CINELAB2025-06-15 19:14:39
6월 2주차 <대사 한 줄, 영화 한 입>
내내 저장해두고 보고 싶은
하은이에게.
너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다.
좋은 걸 보면 너랑 같이 보고 싶고,
맛있는 걸 먹으면 너랑 같이 먹고 싶어.
...
항상 너가 보고 싶고 걱정돼.
수학여행 다녀와서 우리 꼭 맛있는 거 먹자.
영화 <너와 나> 中
Relative contents
-
- <킹덤: 아신전> 활과 화살을 든 돼지의 처연한 복수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추파진에 파견된 첨절제사 '민치록(박병은)'은 백 년 간 사람의 출입이 금지되었던 폐사군에서 강을 건너온 파저위 여진족의 시체를 발견한다. 만주를 통합하고 있던 파저위 여진족과 조선 간의 외교적 분쟁이 야기될 수 있음을 직감한 치록은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조선 땅에 들어와 사는 여진족 상저야인을 이용하기로 결심하고, 만호부락의 '타합(김뢰함)'에게 밀정으로 활동할 것을 명한다. 이에 타합은 병든 아내와 어린 '아신(김시아)'을 뒤로한 채 파저위 여진의 본진으로 향한다. 남겨진 아신은 어머니를 살릴 수 있을 거라 믿고 생사초를 캐기 위해 집을 나서지만, 그 사이 '아이다간(구교환)'이 이끄는 파저위 군사들이 들이닥쳐 만호부락의 부락민을 몰살한다. 큰 슬픔 속에 오갈 데 없어진 아신은 치록을 찾아가 몸을 의탁하고, 성인이 된 '아신(전지현)'은 복수의 날을 준비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의 두 번째 시즌은 '이창(주지훈)'과 '서비(배두나)'가 생사초와 역병 환자들이 가득한 장소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베일에 싸인 인물인 아신을 만나는 것으로 끝이 났었다. 스핀오프이자 프리퀄인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은 바로 마지막에 얼굴만 비친 아신의 정체와 사연을 풀어내는 작품으로, 영국 BBC의 드라마 <셜록>의 시즌 3과 시즌 4 사이의 간극을 메워주었던 <셜록: 유령신부>처럼 시즌 2와 시즌 3간의 가교 역할을 맡는다.
흥미로운 것은 기존 시리즈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어려웠던 <셜록: 유령신부>와 달리 <킹덤: 아신전>은 한 편의 독립된 영화로 감상하는 데 아무런 무리가 없을 만큼 뛰어난 독립성과 완결성을 자랑한다는 사실이다.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시즌 1의 김성훈 감독 연출 아래에서 감정 과잉으로 인해 극의 리듬과 템포를 깬다는 시즌 2의 문제점이 해소된 결과, 조선에 좀비가 창궐하게 된 계기와 아신의 생애는 전반적으로 매끄럽고 안정적으로 펼쳐진다. 호랑이 자리에 카메라를 배치하면서 속도감과 쫓기는 몰이꾼들의 두려움, 다급함 등을 잘 살려냄과 동시에 CG의 한계를 잘 피해 간 액션씬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무엇보다도 <킹덤: 아신전>이라는 한 작품은 물론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두 모티브, '돼지'와 '활쏘기'의 활용을 빼놓을 수 없다. 차갑게 끓어오르는 분노와 슬픔이 담긴 아신의 복수극을 전달함에 있어서 이들이 결정적인 몫을 맡기 때문이다. 우선 돼지를 보자. <아신전>은 아신과 관련된 이들을 모두 돼지에 비유한다. 아신의 아버지는 조선의 백성들을 만지고 돕는 것조차 금지되고 멸시받는 돼지 잡는 백정으로 등장한다. 치록의 명령으로 조선과 여진을 오가는 밀정이었던 그는 여진족에게 붙잡힌 후 돼지나 다름없는 몸으로 전락하기까지 한다. 그의 부락민들도 마찬가지다. 부락민들은 여진족이지만 조선의 관리감독 하에서 살아가며 조선에 협력했던 상저야인으로, 조선이 파저위 여진과 민감한 외교적 문제에 휘말리자 언제든 필요할 때 도살되는 돼지처럼 버려진다. 조선군에게 몸을 맡긴 아신도 돼지우리에서 잠자고, 조선군의 허드렛일을 도맡는 신세를 면치 못한다.
그러나 영화의 중후반부에 들어서 아신과 그녀의 가족, 부족민들의 비참함을 보여주던 돼지는 그 의미가 뒤바뀐다. 이제 돼지는 조선군에 대한 비유다. 아신은 성인이 된 모습으로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멧돼지를 사냥하던 것처럼 자신의 삶을 파탄으로 몰고 간 조선군들을 차례로 사냥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생사초를 이용해 조선군을 앞뒤 가리지 않고 눈앞에 보이는 물체를 들이받는 멧돼지나 다름없는 좀비로 변신시킨다. 그리고 그 좀비들의 홍수에 갇힌 조선군은 그녀 앞에서 자신이 도살장에 갈 차례를 알고 떨고 있는 돼지 마냥 순서대로 죽어간다.
'돼지'에 담긴 의미의 변화는 아신이 서 있는 장소의 변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돼지우리에 있는 평상에도 눕지 못한 채 땅바닥에서 잠을 청했던 그녀는 돼지보다도 계급이 낮은 존재였다. 그러나 조선 군영에 좀비를 퍼트린 그녀는 이제 지붕 위에서 조선군과 좀비들, 곧 모든 돼지와 멧돼지들을 내려다보고 자유로이 활을 당겨 그들을 사냥한다. 마지막 남은 단 한 명의 조선군도 자신의 아버지가 당했듯이 움직일 수 없도록 고정시킨 후에 가볍게 불사른다. 자신들의 부족이 불탄 것처럼, 또 파저위 여진족 본진에 불을 지른 것처럼.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파저위 여진족에게 활시위를 당기는 아신을 비추는 엔딩은 조선군도 여진족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들을 돼지 잡듯 사냥하는 복수귀가 되어버린 그녀의 변화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이렇게 돼지라는 소재를 통해 아신의 성장과 변화의 서사를 보여주는 가운데, 다른 한편으로 <아신전>은 그 결과물인 아신의 성격과 상태를 활과 화살에 담아낸다. 독일의 철학자 오이겐 헤리겔의 '활쏘기의 선'에는 다음과 같은 표현이 있다. "궁사는 자기 앞의 과녁을 맞히는 일 이외에는 자기 자신조차 의식하지 않는다." 그는 활쏘기가 불붙은 초로 다른 초에 불을 붙이듯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하는 과정이라고도 이야기한다. 이러한 표현은 그 자체로 아신을 정확히 설명해준다. 아신이 활 쏘는 모습에는 돼지로 지내야 했던 긴 세월 동안 너무나도 깊어진 복수심에 잠식된 나머지 인간다움을 버린 복수귀로 변한 그녀의 모습이 담겨 있다. 또한 그녀는 팽팽히 당긴 시위에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죽여달라고 했던 아버지의 진심이 담긴 화살을 걸어 원수인 조선군과 여진족을 향해 날리며 죽음이라는 진심을 전해준다.
이는 작중 좀비들을 볼 때의 충격이 지난 두 시즌에 비해 덜할 뿐만 아니라, 그 오싹함의 결이 미묘하게 다른 이유로도 이어진다. 그간 <킹덤> 시리즈에서 좀비는 그 자체가 공포스러운 미지의 괴물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시즌 2의 대미에서 이창과 그의 동료들이 궁궐에서 근접전을 벌이는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시청자들이 감정적으로 이입된 주인공들과 직접 대면하는 존재들이었다. 달리 말해 즉각적이고 뜨거운 공포를 자아내는 존재들이었던 것이다.
그에 반해 <아신전>에서 좀비는 더 이상 미지의 존재가 아니다. 좀비는 철저히 아신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조종된다. 이제 좀비는 보다 처연한 공포심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존재인 것이다. 그렇기에 좀비 그 자체의 존재보다는 그들의 흑막으로 존재하는, 인정사정없이 민간인과 조선과 여진의 모든 생명체를 죽이려는 아신의 존재가 더 강렬한 섬뜩함을 자아낸다. 당장 가족들과 본연의 삶을 되찾고 싶어 하는 그녀의 회한이 사무친 마지막 장면만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아신전>의 결말은 좀비가 만들어진 경위와 그들의 존재보다도 아신이 너무나도 인간적인 이유로 스스로 좀비나 다름없어졌고, 복수에 미친 살인귀가 되었음을 보여주기에 그 어떤 장면보다 무섭고 소름 끼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그녀가 손에 쥔 활과 화살에 담겨 있다.
조금 더 시각을 확장시켜보면 활쏘기는 <킹덤>이라는 시리즈의 맥락 안에서 시즌 1과 시즌 2에서 위기에 빠진 조선, 그리고 앞으로 더 큰 위기에 빠질 조선을 암시하는 장치로도 기능한다. 시리즈의 배경이 조선시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조선에서 궁술은 왕이 직접 장려할 만큼 중시되었는데, 공자가 사대부에게 권장한 육예인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 중에 사(射)이기 때문이다. 또한 "군자는 경쟁하는 바가 없으나 활쏘기에서는 경쟁한다"는 논어의 말씀처럼 활을 쏘는 것은 예절을 남과 겨루는 일이었기에 도리와 예의를 익히는 심신 단련의 수단으로도 많이 활용되었다. 즉, 활쏘기는 단순한 무예를 넘어서 조선의 이데올로기를 직접 실천하는 행위였다.
그런데 <아신전>은 성리학 국가인 조선의 상징적 이데올로기인 충과 효가 버려지는 세태를 만악의 근원으로 설정한다. 타합을 비롯한 상저야인들은 그들의 충성에도 불구하고 조선으로부터 그 대가나 보상을 받기는커녕 최소한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여진족에게 몰살당한다. 아버지를 지키지 못한 불효를 범한 아신은 부족민들이 죽게 된 이유를 조선군이 미처 회수하지 못한 파저위 여진족의 시신에 꽂힌 화살을 보고 깨닫는다. 활쏘기는 조선의 근간인 충효가 무너졌고 더 이상 무용함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영화적 장치인 것이다.
따라서 아신의 화살이 조선을 겨누는 것은 곧 <아신전> 이후의 시간대에서 조선의 존립이 흔들릴 것이라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실제로 시간상 <아신전>보다 뒤의 일을 다루었던 <킹덤>의 두 시즌에서 조선은 왜란뿐만 아니라 해원 조 씨의 세도정치로 인해 왕위의 승계까지 흔들리는 등 내정이 엉망인 상태로 등장한다. 또한 이는 두 번째 외전인 <킹덤: 세자전>과 <킹덤>의 세 번째 시즌에서 조선이 다시 한번 피바다가 될 것임을 암시한다. 자신의 왕위를 버리면서까지 유학의 이데올로기를 다시 세워 조선이라는 국가와 사직, 종묘를 지켜낸 이창과 그의 안타고니스트인 아신이 대립하고 충돌할 미래는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이렇게 <아신전>의 활과 화살은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복선이 된다.
<아신전>에 아쉬움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제목에 매우 충실한 작품이다 보니 초지일관 아신의 복수극을 그려내고 있고, 따라서 본래 시리즈에서 특출 났던 좀비 영화의 장르적 매력은 결코 강하지 않다. 달리 말해 아신이라는 캐릭터에게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느냐에 따라 이번 스페셜 에피소드에 대한 호불호는 필연적으로 갈릴 수밖에 없다. 아신이라는 인물이 대사가 많지 않다 보니 그녀의 감정선을 그녀의 주변 상황으로부터 캐치해야 하는 것도 한몫 거든다.
또한 생사초를 최초로 사용하거나 발견한 이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새로운 의문이 생기는 점, 동물에게 물린 사람은 좀비가 되지 않는 설정이 의아한 것처럼 이전작들에서 남겨둔 생사초를 비롯한 여러 설정에 대한 의문이 풀리기보다 오히려 늘어나는 것은 시리즈의 팬들이 다소 실망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신의 사연에 조금이라도 몰입하는 순간, <아신전>이 아신의 성장기와 시리즈의 프리퀄, 더 나아가 화려한 예고편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는 성공적인 작품인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성공적인 복수극, 스핀오프, 프리퀄, 그리고 예고편
-
-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키즈 크리에이티브 3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는 2022년 10주년을 맞이했다.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 방문했다.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의 다양한 섹션 중 ‘키즈 크리에이티브’를 선택했다. 키즈 크리에이티브 섹션은 꿈, 다문화, 폭력, 이주, 사랑, 이혼, 상실과 죽음까지 성장 과정에서 다뤄지는 주제와 그로 인해 형성되는 정체성의 문제를 어린이의 감정과 언어로 치열하게 고민하며 단편으로 풀어낸 부문이다. 그 중 키즈 크리에이티브 3를 감상했다. 키즈 크리에이티브 3은 <희라의 순간>, <자전거 도둑>, <교환일기>, <새벽 바다 노을> 4개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작품 상영 이후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 <희라의 순간>, <자전거 도둑>, <교환일기>, <새벽 바다 노을>의 스포일러가 존재하니 유의 부탁드립니다. ※
<희라의 순간>, 이진영
<희라의 순간>은 ‘희라’와 ‘남우’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외톨이 열세 살 ‘희라’가 학교에 가야만 하는 이유는 오직 단 하나, 잘생기고 인기 많은 같은 반 반장 ‘남우’를 보기 위해서이다. 어쩌다 보니 ‘희라’는 ‘남우’의 비밀을 알게 된다. ‘남우’는 ‘희라’의 생각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오히려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된 이후, 우정을 다지는 계기가 된다. 아이들의 순수한 우정을 담은 작품이다.
<자전거 도둑>, 알리 키반
<자전거 도둑>은 15분의 짧은 러닝타임의 영화이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바히드’는 시합을 위한 새 자전거를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는다. 그런데 친구 ‘알리’가 도둑맞은 자전거와 너무 닮은 것을 발견한다. 반전 아닌 반전을 담은 영화이다. 이 작품을 통해 아이들의 꾸밈없는 모습을 발견한다. 물질적 탐욕 아닌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순수한 모습을 통해 어른인 나를 반성하게 한다.
<교환일기>, 김희진
<교환일기>는 교환일기에 ‘도원’과 ‘예림’이 베프 약속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방학식을 앞두고 ‘예림’이 떠나게 된다. 친구 간의 헤어짐의 표현한 작품이다. <교환일기>의 김희진 감독에 따르면 실제로 친구와 교환일기를 작성했던 일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연출했다고 한다. 마지막 대사는 영화를 꿰뚫는다. “선인장에 물 너무 많이 주지 말고, 내가 생각날 때마다 줘”라는 대사가 그 이상의 여파를 남긴다. 관계의 헤어짐은 또 다른 시작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새벽 바다 노을>, 김영
<새벽 바다 노을>은 사촌 관계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엄마와 외할머니를 따라 사촌 언니 ‘새벽’의 ‘노을’이 방문한다. ‘노을’은 ‘새벽’을 도와 싸움을 끝내고자 하지만 격해지는 어른들 때문에 계획은 무너질 위기에 처한다. 무엇보다도 어른의 싸움 속에서 어린이의 연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마지막 장면의 새벽과 노을의 눈맞춤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
- 범죄도시, 똑같은 패턴은 이제 그만
많은 사람들이 권선징악을 원한다. 권선징악은 착한 일을 권장하고 악한 일을 징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벌을 받게 된다는, 꽤나 단순 명쾌한 의미다. 하지만 의미의 단순 명쾌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권선징악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법의 테두리를 교묘하게 벗어난 범죄자들이나 가벼운 심판을 받고 출소한 범죄자들이 다시 보복을 일삼는 일들은 그 사례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두 건의 사건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사회의 심판이 생각보다 통쾌하게 다가오지 않는 건, 그런 범죄자들에 대한 심판이 생각보다 시원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해외에서도 이런 심리가 있을 것이다. <이퀄라이저> 시리즈나, <존윅> 시리즈 같은 영화들이 계속 사랑받는 건, 조금 폭력적인 방법을 통해 이루어지는 복수나 처벌들이 사람들에게 통쾌함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 영화 속 주인공들의 처벌 방식은 굉장히 폭력적이고 무차별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라는 틀을 빌려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는 마석도 형사의 재등장
영화 <범죄도시4>는 2017년에 개봉한 1편 이후 계속 정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시리즈가 되었다. 영화의 주인공인 마석도 형사(마동석)는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는 인물이다. 사실 마석도 형사에게 온전히 감정이입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조금은 무식하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범죄자 체포나 처단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오히려 범죄자들에게 당하는 일반 사람들이나, 마석도 형사의 팀에 있는 조금 평범해 보이는 동료들에게 더 감정이입을 한다. 그리고 그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나타나는 마석도 형사에게 반가움을 느낀다. 어쨌든 관객들에게 악의 처단이라는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는 점이 이 시리즈가 이어지게 하는 주요 동력이다.
이번 네 번째 영화에서는 온라인 불법 도박 관련 사건을 다룬다. 이번 편의 사건 역시 실제 경찰 수사가 이루 졌던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재구성했다. 영화의 빌런은 백창기(김무열)와 IT천재 장동철(이동휘)이다. 백창기는 엄청난 살기로 사람들을 마구 죽이면서 필리핀 현지에서 도박장을 관리한다. 반면 장동철은 사업가적인 기질과 프로그래머 능력을 활용해 기업을 운영하면서 사람들의 돈을 빨아들인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빌런은 백창기다. 그는 그의 일을 방해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이야기도 들어보지 않고 상대에게 일단 칼을 쑤셔 넣는다.
지난 시리즈들과 구도나 전개 방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엄청나게 악한 빌런을 초반에 등장시키면서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마석도 형사를 비롯한 그의 팀이 어떤 특정한 사건을 수사하다 빌런의 존재감을 알게 된다. 그리고 수사 과정에서 누군가가 억울하게 다치거나 죽음으로써, 마석도 형사가 범인을 꼭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수사 중간중간 유머코드도 빼놓지 않는다. 이번 편에서는 조선족 장이수(박지환)를 다시 등장시켜 지루해질 타이밍에 유머를 끼워 넣는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하이라이트에 좁은 공간에서 최종 빌런과 마형사가 대결을 벌이는 장면을 넣는다.
빌런의 악랄함은 높이고 있지만, 아쉬움도 높아지고 있는 시리즈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면서 똑같은 구성과 전개를 보이지만, 달라지는 것이 있다. 바로 빌런이다. 이번 영화의 빌런도 꽤나 강력해 보이지만, 점점 그 강도가 약해지는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범죄도시> 시리즈 최고의 빌런은 1편의 장첸(윤계상) 일 것이다. 가장 큰 무게감과 공포를 전달했던 그 빌런 이후, 다양한 배우가 연기한 악랄한 빌런이 등장했지만, 기억에 남는 빌런은 2편의 강해상(손석구) 정도다. 3편의 빌런은 이름조차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3편의 빌런은 부패경찰 주성철(이준혁)과 일본 조폭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도 강력했지만, 이름까지 기억될 정도는 아니었다.
이번 4편의 빌런 백창기 역시 강력함을 전달한다. 하지만 캐릭터를 연기한 김무열 배우의 조금은 선한 얼굴이 악랄한 느낌을 다소 희석시키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그동안 김무열 배우는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양한 빌런을 연기한 경험이 있다. 그가 연기했던 다른 악한 캐릭터들과 겹쳐 보이는 것도 강렬함을 방해하는 요소다. 그래서인지 이번 4편은 이전 시리즈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카드를 하나 추가했다. 바로 음악감독을 바꾸는 것이다.
이번 <범죄도시4>의 음악감독은 작곡가 윤일상이 맡았다. 윤일상 음악감독은 김무열 배우에게 보이는 선함을 가리기 위해 그가 등장할 때 나오는 테마음악을 좀 더 강렬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빌런 백창기라는 캐릭터가 등장해 다양한 악행을 벌일 때, 관객은 음악과 상황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좀 더 무섭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음악 감독이 바뀐 영향은 다른 곳에서도 나타난다. 필리핀 카지노가 등장하는 장면에선 카지노의 분위기에 맞는 배경음악이 나오고, 액션이 벌어질 땐 좀 더 경쾌한 음악이 등장한다. 특히나 마지막 비행기 격투 장면에선 이 영화의 시그니처 음악이 흐르며, 통쾌함을 더 잘 느낄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이 시리즈에서 관객들이 기대하는 건 유머일 것이다. 유머도 적절하게 영화 곳곳에 뿌려져 있는데, 이번 편에서는 장이수가 등장해 유머 파트를 담당한다. 많은 관객들에게 이미 사랑받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가 등장하는 순간 관객들은 좀 더 편안하게 그의 엉뚱한 행동을 기다리며 웃을 준비를 하게 된다. 마석도 형사의 유머도 간간히 등장하지만, 그의 말장난 유머는 생각보다 타율이 높지 않다.
1,2,3편의 종합판
<범죄도시4>는 어쩌면 1편, 2편, 3편의 종합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전 시리즈에서 사랑받았던 요소들을 총망라하여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극악한 범죄자들이 마석도 형사의 주먹에 나가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통쾌함을 선사한다. 그 모습 자체는 무척 통쾌하고 시원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이야기가 그렇게 촘촘하지 않다 보니 했던 이야기를 또 하는 것 같은 기시감을 준다는 것이 큰 문제다. 비슷한 전개 방식에 빌런만 바꿔 끼워 넣은 방식이기 때문에 더 이상 신선함을 주지 않는다.
이 시리즈는 앞으로 8편까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생각보다 적은 제작비를 이용해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마석도 형사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네 편의 영화가 보여준 방식을 그대로 반복한다면,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더라도 관객이 이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만들지 않을까. 마석도 형사는 사실 시리즈 내내 폭력적인 방식으로 깡패나 범죄자들을 단죄해 왔다. 그가 벌인 난장의 뒤처리는 늘 동료 형사의 몫이었다.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한 고민도 담겨야 하지 않을까.
<범죄도시4>는 여전히 적정한 재미를 준다. 기존 시리즈를 재미있게 봤던 관객이라면 비슷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관객들은 너무 똑같이 전개되는 이 영화의 느슨한 이야기에 실망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영화에 실망할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이후 이어지는 시리즈에서는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과 이야기 전개를 조금 더 촘촘히 해서 좀 더 관객들이 몰입하여 따라갈 수 있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https://www.notion.so/Rabbitgumi-s-links-abbcc49e7c484d2aa727b6f4ccdb9e03?pvs=4
-
- [BIFF 데일리] 점입가경에 흠집 내기
감독] 프리스비 코나누르Prithvi KONANUR
출연]Sherlyn BHOSALE, Neeraj MATTHEW, Rekha KUDLIGI, Bhavani PRAKASH, Ravi HEBBALLI, Nagendra SHAA, Sudha BELAWADI
프로그램 노트] 디파와 하리는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컬리지의 학생들로,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디파와 하리가 방과 후 빈 교실에서 장난삼아 찍은 비디오가 포르노 사이트에 유출되자 학교에서는 이들을 징계하고자 위원회를 개최한다. 그러나 위원회는 브라만 계급의 하리와 불가촉천민 계급의 디파에게 공정한 판결을 내리지 않고, 인권운동가인 변호사 제시가 개입하면서 사건은 또 다른 양상을 띠게 된다. <열일곱>은 <핑키를 찾습니다>(2020)로 부산을 비롯한 유수 영화제에서 호평받았던 프리스비 코나누르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이다. 프리스비 감독은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도 작은 소동이 점차 사회적, 계급적, 젠더적으로 맥락화 되는 과정을 치밀하게 쌓아간다. 그 과정이 매우 현실적이어서 순간순간, 숨이 멎는다. (박선영)* * *
<열일곱>은 인도의 한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카스트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언급될 만큼 철저하게 '인도'라는 국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다. 그러나 한국 관객들은 큰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일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자, 서로 사랑하는 디파와 하리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둘은 12학년이다. 본격적인 대학 입시를 앞둔 나이이자, 10학년을 마치는 졸업 시험으로 이미 수험생 시절을 한 차례 겪어본 나이. 더 이상 아동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른도 아닌 나이. 그러다 보니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기는 너무 쉬운 나이.
이 영화는 두 사람의 사건을 통해 이 사각지대를 조명한다. 십대 청소년 둘의 행동 하나가 어디까지 큰 일로 번질 수 있는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폭탄 돌리기 같은 사건
사랑을 나누려고 들어간 빈 교실에서, 두 사람은 핸드폰을 주고받으며 영상을 찍는다. 서로의 모습을 담을 때까지만 해도 둘 다 별생각이 없었고, 장난치듯이 가벼운 마음이었다. 그러나 별안간 다음 장면에서 두 사람은 교장실로 불려간다. 두 사람의 영상이 인터넷에 쫙 퍼졌고, 포르노 사이트에도 올라갔다는 것이다. 학교 측은 두 아이의 부모님을 부르고, 위원회를 소집하여 두 아이에게 내릴 처분을 고민한다.
이 과정에서 여학생이자 카스트가 낮은(소위 '불가촉천민'이라 알려진, '지정 카스트Scheduled Caste'이다.) 디파에게는 이전의 행실을 근거로 더 무거운 징계가 내려지고, 브라만 계급이자 남학생인 하리는 큰 징계 없이 넘어가게 된다. 디파 가족의 지인이자 인권변호사인 제시까지 개입하여 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갈등은 갈수록 고조되어 간다.
디파와 하리로서도 미래가 걸린 일이니만큼 쉽게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고, 학교 측도 이사회와 학부모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 기묘한 역학 관계 안에서 폭탄 돌리기 느낌으로 급박하게 굴러가는 동안, 이 일은 어느새 모두에게 머리 아픈 사건이 되어 있다. 아무도 말하지 않지만 모두가 지치고, 지켜보는 관객 입장에서도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싶다.
촘촘한 차별의 방향
차별은 촘촘하다. 학교 측에서는 '디파가 보인 과거의 행실'을 문제로 삼았다고 하지만, '과거의 행실'에 대한 해석부터가 물음표를 남긴다. 차별은, 특히 이렇게 오랫동안 사회 전체에 내재화된 차별은 무척이나 촘촘하고 섬세하다. 미세먼지처럼 작고 유해하게, 아주 작은 그물코까지도 다 뚫고 들어간다. 차별이 사람을 내모는 자리는 얼핏 '피해자의 자리'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게 그 증거다. 차별은 이따금 사람을 '가해자의 자리'처럼 보이는 곳으로도 내몬다. 온건한 반대를 할 수 없는 자리에 놓인 자들이 거칠게 저항할 때 그 행위를 '가해'라고 부르기는 너무나 쉽다.
게다가 벌써 디파와 가족을 대하는 태도와 하리의 가족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영화에서 짚고 넘어가는 말투와 방식은 물론이고, 교감 선생님이 앉아있는 자리부터가 다르다. 계급은 결국 누가 어떤 의자에 앉느냐의 문제임을 깨닫게 한다. 의자가 '없는' 계급을 위해 대학 입학, 정계 진출 등에 할당제를 부여하는 등,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카스트 문제에 대한 노력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휘두르는 순간 '역차별'이라는 또 다른 소리를 듣게 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감독은 "카스트 시스템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다이내믹으로만 존재한다"고 했다. 법적으로 카스트제가 폐지되었으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다이내믹 안에서 차별은 일방향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려웠다.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이 시스템 안에서 약자가 아닐 것이다. 특정 상황 속에서 역차별 같다고 느끼는 개인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소위 '역차별'의 혜택을 받는 계층에게 화살을 돌릴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방향성을 고민해야 한다. 사회 전체에서 문제의 흐름이 어디로 가는지 살피면 차별에는 분명한 방향이 보인다. 이 영화는 그 지점을 너무나 섬세하게 포착해냈다.
정말 '보호'가 맞나요
디지털 성범죄로 인한 고충을 앓고 있는 사회에 사는 입장에서, 디파와 하리가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무도 없는 빈 교실에서라고 하더라도 공공장소인 점, 촬영물은 복제와 유포가 쉽다는 점에서 촬영은 분명 두 사람의 안위에 너무 위험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이들에게 안전한 성교육을 해주지 않았을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실수인 동시에 당사자들에게 너무 큰 상처이기도 한 사건인데 아무도 두 사람의 상처를 돌보지 않는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두 사람의 손을 떠난 사건은 어느새 사회적 갈등이 되었다. 가깝게는 다른 학생들 사이에서 흩어지고 모이던 시선, 비릿한 웃음과 경멸의 눈초리부터, 멀게는 어른들 사이의 묵직한 싸움과 각종 법률 용어로까지 번져버린 상황까지.
사건이 진행될수록 아이들은 사라지고 어른들의 욕망과 입장만 남는다. 아동보호를 위해 존재하는 법과 제도들은 기묘하게도 아이들의 머리 위에서만 휘날리고 있을 뿐, 정작 아이들을 지켜주지는 못한다. 어른들은 책임을 회피하고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기 위해 그때그때 말을 바꾸고, 거짓말과 임기응변으로 상황을 헤쳐 나간다. 진심 없이 성글게 적용하는 제도, 입장 없는 입장이 얼마나 유해한지를 볼 수 있었다.
무거운 마음으로 볼 수밖에 없었던 이 영화에 그나마 한 줄기 희망이 보인다. 아이들이다. 오직 아이들만이, 자기 안위만을 챙기기 급급한 어른들이 거짓과 위선으로 쌓아 올린 점입가경에 흠집을 낸다. 아이들이 풍선처럼 잔뜩 부풀려진 그 점입가경에 흠집을 낸 도구는, 친구를 위하는 마음으로 꺼내든 진실 한 조각이다. 상대를 이겨먹으려는 의지가 아니라 이 일을 해결할 의지, 그뿐이다.
감독은 현재 동시대 인도 도시에서 무수히 일어나고 있는 일을 담았으며, 각본을 쓰는 과정을 변호사와 함께했다고 한다. 이 세심한 노력 덕분에 영화는 현미경처럼 사회 일면을 선명하게 비추는데, 어쩐지 그 현미경 아래에는 인도 아이들만 있지 않다. 디지털 성범죄와 아동보호 문제를 아직 풀지 못한 숙제로 품고 있는 우리 사회도 보인다. 이 점입가경에 흠집을 내려는 이들에게, 참담한 현실과 함께 한 조각 희망까지 보여주는 영화였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열일곱> 상영시간표]
10월 07일 20:00 영화의 전당 소극장(GV)10월 08일 18: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4관 (GV)10월 12일 13:30 CGV센텀시티 2관
-
- <캡틴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무난한” 캡틴 아메리카를 위한 관객은 없다.
(IMDB, 발췌 편집)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지속된 졸작들로 인해 바닥까지 내려간 마블. 엔드게임 이후 지금까지 개봉했던 주요 캐릭터의 영화와 시리즈를 돌아보자.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완다비전>, <팔콘과 윈터솔져>, <로키>, <블랙 위도우>, <샹치>, <이터널스>, <호크아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미즈 마블>, <토르 러브 앤 썬더>, <쉬헐크>,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가오갤3>, <더 마블스까지> 총 17편이 개봉했다. 이 중에서 '스파이더맨'과 '가오갤'을 제외하면, 꼭 봐야할 좋은 작품이 없다. 이렇게 참담한 상황에서,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개봉했다. 이 작품이 엔드게임 이후의 세계관을 잘 이끌어나갈 진정한 첫 번째 영화가 될 수 있을지 하나씩 따져봤다.
예고편 대참사
(IMDB)
이번 영화를 기다리면서 어처구니없었던 부분은 다름 아닌 예고편이었다. 감칠맛을 살짝 돋우는 정도로 보여주는 게 예고편의 목적이지만, 영화 전부를 보여줬다고 해도 무방했다. 주인공이 쉽게 죽거나 다치지 않는 특성을 지닌 히어로 장르는 베일에 싸인 빌런으로 긴장감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하지만 레드 헐크를 공개해 버리면서 영화의 긴장감은 다 날아가 버렸다. 물론, 메인 빌런인 스턴스는 예고편에 많이 등장하지 않았지만, 캐릭터 자체에 큰 매력이 없었다. 이 부분은 밑에서 다루고자 한다.
이번 예고편에 대해 너무 가혹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는 건 아닌지 비교해 보기 위해 어벤저스 : 인피니티 워 예고편을 다시 봤다. 인피니티 워를 몇 번이나 봤던 입장이지만, 타노스가 어떤 식으로 싸우는지 그리고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고편 마저 명작이다.
이번 예고편을 보면서, 이번 영화마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난다는 마블의 불안감과 성급함이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주인공이 캡틴아메리카 아닌가. 엔드게임 이후 처음 개봉하는 캡틴 아메리카 영화이기에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그들 입장에서 당연할 터다. 예고편으로 인해 긴장감은 제로 였지만, 캡틴 아메리카니까 뭔가 보여주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품고 극장에 갔다. 그런데 또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다.이런 빌런, 지긋지긋해.
예고편에 많이 등장한 레드 헐크는 메인 빌런이 아니다. 무려 2008년에 개봉했던 인크레더블 헐크에 등장한 스턴스가 메인 빌런이다. 17년 전 등장한 일회성에 가까운 빌런을 등장시킨 느낌이다. 등장시킬 빌런이 얼마나 없었길래 하는 궁금증이 생길 정도다. 스턴스는 히어로 영화에 나오는 대표적인 빌런 중 하나인 매드 사이언티스트라고 보면 된다. 이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굳이 예전 영화를 찾아볼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실험을 하다가 일이 틀어져서 세상에 앙심을 품은 빌런 정도로 이해해도 문제없다. 빌런이 지루한건 오랜만이다.
(IMDB)
게다가, 극중 스턴스의 실제 모양새를 보면 메인 빌런이 이렇게 허약해 보일 수도 있나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가녀린 모습에 빌런이 안쓰럽게 보일 지경이다. 메드 사이언티스트 답게 두뇌 싸움은 잘하느냐? 꼭 그렇지도 않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등장했던 헬무트 제모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여러모로 폼이 떨어진다. 빌런이긴 한데, 빌런의 역할을 제대로는 한 건지 의문이 생기는 사이드와인더. 그의 등장도 아쉽다. 캡틴 아메리카가 운전 중인 차량을 폭파하고, 그와 단독 액션 장면이 있을 정도로 비중 있는 캐릭터처럼 그려졌다.
윈터 솔저가 닉 퓨리를 급습하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다. 스턴스보다 묵직한 느낌의 빌런처럼 보였지만, 영화가 끝나는 무렵까지 사이드와인더의 쓸모는 무엇이었는지 답을 내리기 어려웠다. 예전 캡틴 아메리카 영화에 등장했던 레드 스컬이나 헬무트 제모를 생각하면 이번 빌런들은 총체적 난국에 가까웠다. 마블 원작에 따른 빌런의 등장 순서가 이렇게 정해져 있다면 어쩔수 없다. 하지만, 레드 헐크의 마무리와 무전기나 들고 다니는 빌런의 모양새를 보면 이건 좀 아니지 않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아, 생각해도 이건 너무 아니다.
캡틴 아메리카는 무난해선 안 된다.
(IMDB)주인공 캡틴 아메리카는 어땠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쁘지 않지만 그렇게 좋지도 않고 아직 어색하다. 캡틴 아메리카 보다는 강화된 팔콘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여기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팔콘의 첫 등장은 스티브 로저스의 조력자였다. 여러 영화에서 전투에 참여했지만, 팔콘 개인의 서사를 쌓을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았다. 팔콘의 서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부분이 어벤저스: 엔드게임에서 스티브 로저스로부터 방패를 받는 순간 아닌가. 이후에야 팔콘 중심의 서사가 펼쳐지는 팔콘 윈터 솔져 6부작 시리즈가 나왔었다.
하지만, 팔콘 개인의 서사를 차곡차곡 쌓는 데 집중하지 않았다. 썬더볼츠 개봉을 위해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이는 데 신경을 분산했기 때문이다. 팔콘의 서사가 쌓이기보다는 마블의 세계관만 넓어졌다. 물론, 팔콘이 캡틴 아메리카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고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고민은 스티브 로저스가 시빌 워에서 보여줬던 신념에 비교하면 소박하다. 이제야 팔콘의 첫 번째 개인 영화가 나왔는데, 아직도 “내가 캡틴 아메리카 맡기에 적임자 일까?”, “내가 혈청을 맞았더라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으니까. 솔직히 좀 짜치더라.
(IMDB, 반가웠고.)
이런 모습을 자기들도 알고 있는 건지, 팔콘의 캡틴 아메리카로의 성장을 위한 조언자 역할로 버키를 잠깐 등장시키기까지 했다.(오랜만에 봐서 반갑긴 하더라.) 이런 모든 과정을 거친 후, 뜬금없는 입담으로 레드 헐크를 잠재우는 캡틴 아메리카의 모습을 보여주며 마무리했다. 참 뜬금없었다. 레드 헐크와의 대치 과정에서 새로운 액션과 기술을 선보였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팔콘이 캡틴 아메리카로서의 정체성 고민을 이번 편에서 끝내던가, 아니면 스스로 해답을 찾는 과정이 제대로 그려졌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어설프게 빌런을 처리하고, 고민 살짝 하다가 브레이브 뉴 월드가 끝났다.
팔콘이 캡틴 아메리카로서 보여준 힘과 기술은 어땠는가? 전보다 확실히 발전한 느낌이다. 방패를 사용하며 전투하는 어떤 장면에서는 스티브 로저스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 부분은 칭찬할 만하다. 레드윙도 전편에 비하면 발전된 느낌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짜치게 만드는 요소가 또 있었다. 바로 CG다. 역대 캡틴 아메리카 영화 중에서 가장 CG 퀄리티가 떨어졌다. 과장 더하자면, 마블 영화 중에서도 CG 기준으로 보면 중하위권이라 해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 항공 전투 장면은 탑건: 매버릭보다 못했다. 이번 편에서는 팔콘을 이을 호아킨이라는 인물도 등장한다. 스티브 로저스의 조력자로 등장했던 샘처럼, 그 역시 같은 포지션의 인물로 등장한다. 그런데, 그는 항공 전투에 한 번 참여해 부상을 당했다는 이유만으로 팔콘을 계승할 것처럼 그려진다. 팔콘이 수년간 함께하며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받아 계승한 과정과 비교하면, 초고속 승진한 느낌이다.
수습 가능할까?
종합해보면, 빌런을 빌런답게 그려내는 데 실패했다. 캡틴 아메리카는 여전히 애매하다. 아군으로 등장해 팔콘의 위치를 계승받는 호아킨의 등장도 양산형 느낌을 지울수 없다. 팔콘이 캡틴 아메리카로 진급하니까, 빈 자리를 채우는 느낌이다. 팔콘은 수년간 어벤저스의 조력자로 등장하며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받아 그를 계승했다. 초고속 승진이라는 말이 적합하다. 또한, 페이즈 1에서는 쿠키 영상도 아주 잘 활용했다. 쿠키 영상을 다음 편에 대한 짧은 예고편 느낌으로 사용하며 관객들에게 다음 편에 대한 감칠맛을 줬다. 다음 편에 대한 수많은 추측을 만들어내며 수많은 팬들이 생기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서의 쿠키 영상은 엔드게임 이후에 나온 영화들의 쿠키 영상들에 비해 영양가 없었다. 더욱이, 이제는 그만 했으면 하는 소재를 또 등장시켰다. 바로, 멀티버스다. 다른 세계에서 적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페이즈 1에서 최종 빌런 타노스를 향하는 빌드업에 비하면 너무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다. 다음 편에 대한 감칠맛은커녕 또티버스라는 짜증만 만들어낸다. 생각하면 할수록 앞으로의 영화들에 대한 빌드업을 하고 있는 걸까 라는 생각만 든다. 이쯤 되면, 엔드게임에서 모든 이야기를 끝냈어야 하는 건 아니었을까. 과연, 수습이 가능할까.
(IMDB)
*이 와중에 등장한 리브 타일러는 왜 반지의 제왕에서 봤던 모습이랑 다르지 않은지 신기할 뿐이다.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이라는 현실 국제 외교 포인트를 차용한 건 흥미로웠다.
-
- [SIWFF 데일리] 서로의 손을 잡고 벗어나자
SYNOPSIS
1999년, 폭력이 만연하던 종말론의 시대. 무엇 하나 쉽지 않던 그 시절, 어느 여름보다 뜨거웠던 소녀들의 사랑과 친구들의 우정을 다룬 이야기.
PROGRAM NOTE
고교 태권도 선수 주영(박수연)에게 그해 여름은 서글프고 찬란하다. ‘정상’여고 태권도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하나 같이 비정상적이라 세상이 소문대로 멸망이라도 해버렸으면 싶은데, 우연히 만난 예지(이유미)와 사랑에 빠진 다음부터는 자꾸 영원을 꿈꾸게 된다. 세상은 그렇게 두 갈래로 간극을 넓혀 나간다. 한쪽은 폭력과 비리로 얼룩져 있고, 다른 한쪽은 설렘과 애틋함으로 물들어 간다. 영화는 삐삐와 공중전화 같은 소품, 향수를 자극하는 가요 등으로 시대를 다채롭게 재구성하면서 두 세계를 동시에 경험하는 여성 청소년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들은 나이와 성별, 신분을 이유로 위계를 나누며 폭력을 정당화하는 시스템의 부조리를 목격하는가 하면, 사랑과 우정이 북돋는 용기에 힘입어 이에 저항하고자 나선다. 영화는 사각지대에 내몰린 청소년을 조명하고 체육계 미투 운동을 상기시키는 에피소드를 전개하면서 어른의 역할에도 질문을 던진다. 다만 인물 곁에는 못되고 못난 어른뿐만 아니라, 제 한계를 확인하며 고민에 빠지거나 타인의 감정을 그 자체로 수용해 주는 어른 또한 자리한다. 덕분에 소녀들은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경직된 시선에 압도당하지 않고 저마다 소망하는 방향으로 애써 나아간다. 그 길은 미래의 천국보다 현재의 사랑을 기꺼이 택하는 것이기에, 영화는 끝내 반짝이는 순간을 꺼내 보인다. [차한비]
유행은 돌고 돈다. 똑딱이 디카와 DSLR이 ‘보급형’이 된 세상에서 필름 카메라가 아성을 되찾은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캠코더가 유행하더니 뉴진스의 <Ditto> 뮤직비디오를 통해 캠코더를 위시한 2000년대 카메라들까지 유행이 돌아왔다. 그래서일까. 1999년은 내가 아직 문화를 향유하기엔 너무 어렸던 나이임에도, 어쩐지 자꾸 대중문화 속에서 소환된 덕분에 기묘한 감각으로 흐릿하게 돌아보게 되는 것은. 대중문화에서 그리운 그 시절로 회고하니 자꾸 그리운 듯한 느낌이 들지만, 그러는 동안 약간의 위화감이 들었다. 그건 ‘과연 그립기만 한 시절이 맞나?’ 하는 것이었다. 비위가 약했던 어린 날의 나는 그 시절 웬만한 공중화장실이 괴로웠던 것도, 버스 뒷자석이나 페인트 칠해진 벽 위에 수정액 혹은 매직으로 적혀 있던 낙서들이 얼마나 날 서 있었는지도 어렴풋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폭력이 좀더 익숙하던 시대였다. 1999년은 분명 그랬다.
그 시절의 몽글몽글한 감성과, 그 시절의 폭력성을 동시에 재현하는 영화는 그래서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 (이하 우천사)가 필요했다. 물론 <오징어 게임>으로 이제 그의 연기력 모르는 사람 없게 된 배우 이유미, 담담해 보이는 표정으로 놀라운 기량을 보여주는, 내겐 너무나 ‘믿고 보는’ 배우 박수연에 대한 기대도 한 몫 했다. 그리고 <담쟁이>로 우리에게 찾아왔던 한제이 감독까지. 보지 않을 이유가 없는 영화였다.
영화 미술팀이 얼마나 꼼꼼하게 노력을 기울였는지 느껴진다. 델몬트 유리병, ‘사랑’ 액자, 야광 별, 옥색 가구… 90년대 집의 무드가 물씬 풍겨 나는 곳. 그 집에서 자란 주영(박수연)은 정상여고 태권도부에 속해 있다. 학교명은 올라야 할 ‘정상’을 지향하고자 하지만, 정상에 오르기 위해 비정상을 감내해야만 한다. 방관은 숱하게 일어나고, 심지어 교육을 빙자한 폭력조차 만연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교 벽면에는 “방관도 폭력이다” 혹은 “제3자도 가해자다” 같은 ‘맞는 말’이 적힌 포스터가 잔뜩 붙어있을 뿐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 학대 같은 조건도 “다 하는 건데”라며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다정하고 청소년에 대한 이해가 깊은 어머니가 있음에도, 주영은 그 비정상의 세계를 벗어날 수가 없다. 구조화된 폭력의 세계니까.
거기에 사이렌을 울리며 뚜벅뚜벅 걸어오는 사람이 있다면,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다 주고 싶은 첫사랑, 생각만 해도 행복하고, 같이 있으면 다 아름다운 두 개의 거울 같은 사랑을 외면할 자신이 있는지. 그러나 아직 어린 소녀들의 주변은 부서지기 너무나 쉽다. 세기말의 흉흉한 세계에서는 더더욱.
폭발할 것 같은 세계였던 동시에, 그 폭발을 핑계로 폭력을 숨겨보려는 이들이 있는 세계이기도 했다. 세기말의 흉흉한 소문들과 권위 의식이 뒤섞이는 이상한 세계이기도 했다는 말이다. 이러한 손길들이 작은 삶들을 짓뭉개려 했지만, 세계는 멸망하지 않았다.
이 영화는 햇볕이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듯 말랑말랑한 첫사랑의 안온한 온도와, 그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가장 차가운 세상에서 가장 뜨거워져야 했던 온도까지 하나에 모두 담았다. 그 극명한 온도 차를 오가다 보면 관객은 목도하게 된다.
소녀가 소녀를 구한다는 것을. 거칠고 폭력적이고 꼬여 있는 세상에서. 사랑이든 우정이든 운동이든, 동기가 무엇이든 그들 모두에게 자유롭게 뛰는 체육관 하나가 필요했음을.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무관하게 지구 종말은 부분적으로 사실이었을지도 모르다. 사랑이 없고, 깨어진, 그 모든 날들이 어쩌면.
나는 이미 어른이 되어 버렸다. 수정액으로 여기저기 날 선 낙서가 적혀 있는 세상을 막연하게 거칠다 느꼈던 어린 시절에서, 수정액과 수정 테이프를 섞어 사용하던 학창시절을 지나, 이제는 오래 전 한 개 사둔 수정 테이프가 집 어딘가 굴러다니지만 좀처럼 쓸 일이 없는 그런 날들을 산다.
그러나 이 영화가 보여준 마음들은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자신을 태워서라도 모든 걸 내어주고 싶은 첫사랑의 애틋함, 가볍고 즐겁지만 그 이상을 분명 간직하고 있는 우정, 같은 상처를 가졌다는 이유 하나로 스크럼을 짜고 연대할 수 있는 마음. 부디 주영과 예지, 다른 아이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 사랑할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서로 손을 잡고 벗어나자. 사랑 없음으로 종말에 이르는 세상을.
2023. 08. 26. 10:30-12:22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4관
-
- 다우렌의 결혼 - 완성도보다는 힐링과 성장에 집중하다
-
입봉을 꿈꾸며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카자흐스탄에 도착한 조연출 ‘승주’. 하지만 현지의 고려인 감독 ‘유라’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예정된 결혼식을 놓치게 되며 다큐멘터리 촬영에 문제가 생긴다. 한국에서는 연출을 해서라도 다큐를 완성해 오라는 압박을 가하는데... 이때 ‘승주’의 다큐멘터리 촬영을 돕던 ‘유라’ 감독의 삼촌 ‘게오르기’는 가짜 신랑, 신부를 구해서 결혼식을 찍자고 하며 ‘승주’가 신랑 ‘다우렌’이 된다. “지금부터 가짜 결혼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다큐 찍는 게 맞나…?
-
-
- 영화 <슈퍼문> 메인 예고편
어느 날 갑자기 머리에 뿔이 생긴 10살 소년 건우는 숲의 지킴이가 된다.
그러던 중 동물들을 마구 사냥하는 밀렵꾼과
세상을 지배하려는 좀비 호랑이가 나타나 숲은 위기에 빠진다.
동물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아름다운 한반도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건우와 친구들은 숲을 구할 열쇠가 있는 슈퍼문을 향해 모험을 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