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6-12 15:00:17
박평식 평론가가 최고점을 준 영화들 8선
아마도 박평식 인생영화
5100여 편의 영화 중 최고점을 준 영화는 단 11편!
별점 5개(10점)는 아예 없고 별점 4개 반(9점)이 최고점인
박평식 영화 평론가는 70세가 넘는 나이에도 5100편의
평론을 이어오며 영화에 대한 열정을 보이고 계신데요.
만점에 가까운 별점을 매긴 영화와 평론 같이 함께 감상해보시죠.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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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개들의 왕이 행한 어떤 기적
이 글은 씨네랩에서 초대 받아 작성한 영화 리뷰입니다.
* 스포일러 주의
감독: 뤽 베송
출연진: 케일럽 랜드리 존스, 조조 T. 깁스
시놉시스: 어느날 밤, 한 심리학자는 유치장에서 만난 붉은 드레스의 남성을 상담한다. 그의 이름은 '더글러스'. 200마리가 넘는 개를 키우며 '도움이 필요한 이를 돕는다'는 그는 심리학자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학대 받던 과거와 힘겨웠던 장애인으로서의 삶, 그리고 그가 그 도시의 '다크 히어로'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을 털어 놓는다. 한 사회에서 개인의 비극적인 삶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세련되고 흥미진진한 스릴러의 형식으로 풀어낸, 거장 '뤽 베송'의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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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인생에 끔찍한 비극이 몰아닥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인간 개인은 속수무책으로 그러한 불행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숱한 비애와 비탄에도 분명히 끝은 있을텐데도 그것에 시달리는 그 순간만큼은 그것은 영원할 것만 같고, 그로 말미암아 사람의 마음에는 깊은 좌절과 원망, 분노가 깃든다. 그 재앙이 차라리 천재지변이라면 차라리 낫다. 그건 '어쩔 수 없었던 일'일테니까. 그러나 그것이 사람에 의한 것이라면 어떨까? '피할 수 있었지만 피하지 못한' 재앙을 맛보았을 때, 사람은 외롭고 억울해진다. 원망은 사람과 사회와 하늘로 향하고 무엇보다도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다. 애석하게도 사람이 사는 곳에는 언제나 그런 재앙이 있고, 그래서 우리의 도시에는 언제나 비참이 도사린다. 이러한 비참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우리는 우리에게 닥친 비극적 운명의 멍에를 어떻게 벗을 수 있을까?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그리고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아래에서부터 소개할 뤽 베송의 신작, <도그맨>에서 이러한 사회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 재앙과 그에 대해 끝없이 고민하며 벗어나고자 한 인물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1. 철장에서 자란 소년이 '도그맨'이 되기까지
어린 '더글러스'(이하 '더그')는 유년 시절의 어느 일부를 철장에서 보냈다. '투견으로 쓰일 개에게 먹이를 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지극히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이던 아버지의 광기는 집안 어디에서나 도사렸다. 형은 아버지처럼 되어가며 가족을 감시했고, 어머니는 결국 그를 이기지 못하고 떠났다. 그러나 더그는 완전히 고독하지는 않았다. 그의 곁에는 개가 있었으므로. 더그에게 개들은 그와 같은 아픔을 경험하고 서로를 보듬어주는, 그의 유일한 가족이었다. 개들은 언제나 그의 곁을 지켰다. 그가 아버지의 학대 끝에 반신불구가 된 후에도, 그가 도움과 위안이 필요할 때면 언제나. 그런 그가 소위 '도그맨'이 된 것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https://youtu.be/CKHtgQzY3js?feature=shared
소년은 자랐고, 더는 그 끔찍한 집에 살지 않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학대의 흔적은 남았다. 다리를 쓸 수 없었고, 다리를 쓰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히 걷지 못한다는 것 이상의 것을 의미했다. 각박한 인간 세상은 '걸을 수 있는 사람'에 맞춰져 있으니까. 더그에 대한 사회의 취급은 길 위를 떠돌아 다니는 유기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에디트 피아프의 명곡 '군중'의 노랫말에서처럼, 세상은 그에게 환희를 주었지만 곧 그를 거두어가버렸으므로 그는 절망과 분노를 이겨내는 방법을 익혀야 했다.
그래서 그는 원래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기로 한다. 금요일에는 트렌스젠더 바의 '에디트 피아프'가 되었다. 연기를 하고 분장을 했다. 비참이 깃든 얼굴 위로 분칠을 하고, 찰나 같은 순간 동안 바로 서서 노래를 부르고 있노라면, 사람들은 비로소 그를 '걷지 못하는 사람' 이상의 누군가로 보았다. 언젠가 짝사랑하던 연극 선생님의 말처럼, 셰익스피어의 세계에서는 그는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그러지 않은 날에는 '도그맨'이 되었다. '도그맨'은 불행한 개들과 사람을 거두고 도왔다. 그가 합법적으로 남을 도울 길은 흔치 않았으므로 그의 방식은 적지 않은 경우 합법의 영역 밖에 있었다. 그래서 위험했고, 그래서 때론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며, 이윽고는 그의 운명을 끝을 향해 달려가게 했지만, 어쨌든 그는 그 일을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2. 불행이 있는 곳에 신은 개를 보낸다
이러한 '도그맨'의 삶은 예수의 공생애와 닮아 있다. 그는 가장 더러운 개 철장에서 나고 자랐다. 장애는 그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수 없게 했고, 그래서 그는 더욱 고난 길을 걸어야만 했다. 그렇게나 고생했으면 사람을 미워할 법도 한데, 개들에게서 숭고한 사랑을 배운 더그는 가장 외롭고 힘든 이들을 위해 기꺼이 손을 내밀었다. '부의 재분배'라는 명목으로 값나가는 것들을 좀 훔치긴 했으니 숭고한 의미만으로 그 일을 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을테지만, 그가 보인 관용 또한 숭고하지 않다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다크히어로를 움직이게 한 동인은 '돈'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에 대한 연민과 동감이었으니까. 그것은 대단히 숭고한 마음이 아닌가.
이러한 기독교적인 메타포는 영화의 말미에서 절정에 이른다. 인생의 모든 것을 고한 더글러스는 그의 벗들로 말미암아 유치장을 벗어난다. 휠체어에서 일어난다. 꺼져가는 생명을 붙잡고 비틀비틀 걷는다. 앉은뱅이를 고친 예수의 기적처럼. 그리고 마침내 외친다.
'저는 떠날 준비가 되었습니다!'
개들의 왕은 마침내 땅 위로 쓰러진다. 등 뒤에 거대한 십자가 그림자를 드리운 채. '대가는 치러졌고, 아픈 과거는 잊었다. 그 자리에는 어떤 후회도 남지 않는다'. 수없이 많은 그의 자식, 개들만이 그의 곁을 지킬 뿐이다.
https://youtu.be/4r454dad7tc?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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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그맨>은 불행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의 인생은 험준하기 그지 없지만 그럼에도 그는 그 안에서 아가페적인 사랑을 찾는다. 비록 그의 생은 마감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사랑이 지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그는 그를 비롯한 많은 이들을 비참하게 만든 세상에 대해 과격한 방식으로 저항한다. '홍길동'이나 '로빈훗'처럼 가진 자의 부를 재분배하고 가혹한 이를 응징하는 그의 방식은 그 옛날 로마 제국에 저항하던 급진혁명파인 '젤롯당'이 연상되기도 하고, '눌린자, 포로된 자'에게 기꺼이 다가갔다는 예수에 대한 묘사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도그맨'을 사랑을 위해 알려지지 않은 혁명을 해 온 혁명가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사랑과 혁명. 이것은 어쩌면 영화가 제안하는 '비극을 이기는 법'일지도 모른다. 물론 우리가 더글라스처럼 개를 부릴 수도 없을테고, 불법적인 일을 일삼을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낮은 이들에게 기꺼이 사랑을 베풀고 우리가 처한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솎아내려는 시도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길 위를 떠도는 유기견들의 사정이 나아지게 하기 위해 개를 '사지 않고' 입양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고, 장애인을 위한 법안이 통과되게 하기 위해 말 한 마디라도 덧붙일 수 있을 것이다. 의심이 가더라도 한번 해 보자. 그런 소소한 베풂이 이어지다보면 언젠가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 개를 다루는 사람의 이야기이지만 개가 폭력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아서 좋았다. 뤽베송 감독은 아주 어릴 때부터 개를 키웠다는데, 그런 감독의 생각이 잘 드러나는 거 같다.
++) 다양한 음악이 삽입되었는데, 특히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들이 더글러스의 삶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영화를 보기 전후에 한번씩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상영 일정]
[부산국제영화제 10.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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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영화 보신적 있으신가요? 혹은 좋아하시나요?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와는 달리 예술영화가 주를 이루는 북유럽 영화는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시나리오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석권한 <슬픔의 삼각형>, <더 스퀘어> 부터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까지 매력적인 북유럽 영화 8선 지금만나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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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퀘어
뭘 해도 더-럽게 안 풀리는 이 남자,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더 스퀘어’라는 새로운 전시를 앞둔
스톡홀름 현대 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크리스티안’ 누구보다 완벽했던 그에게 예측불허! 기상천외한 트러블이
빵! 빵! 터지기 시작했다 통제 불가! 짜증 유발! 그럼에도 불구하고, HELP HIM, P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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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불통 까칠남 ‘오베’. 평생을 바친 직장에서 갑자기 정리해고를 당하고,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던 아내 ‘소냐’까지 세상을 떠난 이후, 그에게 남은 것은 ‘소냐’를 따라가는 것뿐이다. 모든 준비를 마친 ‘오베’. 마침내 계획을 실행할 결심을 하고, 마지막 순간을 앞둔 바로 그때! 그의 성질을 살살 긁으며 계획을 방해하기 시작한 누군가가 있었으니 바로!!!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이웃들! 그의 삶에 제멋대로 끼어든 사람들! 과연 ‘오베’ 인생 최악의 순간은 반전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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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와 안나는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한 직후, 또래인 벤자민, 아이샤와 친구가 된다. 네 명의 아이들은 어른이 개입하지 않는 순간, 특별한 잠재력을 깨워나가기 시작하고 벤자민은 능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조정할 수 있게 된다. 단순한 호기심과 장난으로 행해지던 어떤 일들이, 급기야 분노라는 감정과 이어지고 결국 친구들을 비롯해 주변에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는 벤자민. 가장 순수하고, 본능적이었던, 그래서 더욱 파괴적이고 잔인할 수 있었던 잔혹한 동심의 세계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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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바리스타로 따분한 인생을 살던 '시그네'에겐 행위 예술가로 매거진 표지를 장식한 남자친구 '토마스'가 있다. 점점 유명해지는 '토마스' 옆에서 자꾸만 소외당하던 '시그네'는 인터넷에서 발견한 정체불명의 알약으로 남자친구의 사랑은 물론, 세상의 관심까지 독차지할 황당한 계획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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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데일리] 음악으로 현실을 바꾸는 천 명의 락커들
감독: 아니타 리바로리 / Anita Rivaroli
출연: Fabio Zaffagnini, I Mille, Dave Grohl, Foo Fighters
시놉시스: 천 명의 이탈리안 뮤지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의 목표는 푸 파이터스의 ‘Learn To Fly’를 함께 연주하고 그들을 초대하는 것이다. '천 명의 락커, 하나의 밴드'는 하나의 사운드를 위해 천 명이 합을 맞추는 과정을 담으면서도 연령, 직업 등이 전부 다른 개별 멤버들의 스토리도 놓치지 않고 조명한다. 누군가의 꿈이 현실이 되는 과정은 언제 봐도 즐거운 일. 음악을 사랑하고 연주 자체를 즐기는 이들의 거대한 에너지가 영화 곳곳을 빈틈없이 메운다.
흔히 록 음악은 반항의 도구이자 저항 정신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퀸과 같은 유명 밴드들도 말년에는 항상 스타덤과 반골 정신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뇌했듯이. 지금도 Linkin Park, Maroon 5처럼 시대를 풍미한 밴드들은 언제나 록의 반항 정신을 잃고 평범한 팝 음악으로 선회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와 비판 사이를 헤어 나오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록 음악은 연주자 혹은 밴드 하나하나의 개성이 유독 온전히 빛나야 하는 장르처럼도 보인다. 관현악단처럼 대규모 연주자가 함께하는 록 음악은 쉽게 연상되지 않는다. 일사불란함과 분업화는 록 음악에 기대하는 선율도 아니며 록 음악의 정체성에서 벗어나는 듯한 위화감마저 안긴다. 하지만 여기, 17회 제천국제영화제의 국제경쟁부문 대상작이자 올해 제천국제영화제에서 다시 한번 상영된 '천 명의 락커, 하나의 밴드'는 그러한 고정관념을 떨쳐내라고 이야기한다.
천 개의 다양성이 만들어낸 하나의 하모니
평범한 지질학자였던 파비오는 어느 날 놀라운, 혹은 미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천 명의 사람이 모여서 밴드 음악을 연주하면 어떨까? 자신이 사랑하는 밴드인 푸 파이터스의 'Learn to Fly'를 천 명이 함께 연주하고 노래한다면 푸 파이터스를 이탈리아로 불러올 수 있지 않을까? 그의 아이디어는 바로 실행에 옮겨진다. 최소한의 실력만 되면 통과되는 온라인 오디션을 통해 사람들을 모집한 후 체세나의 한 평원에 그들을 모은다.
하지만 그들의 합주는 쉽지 않다. 3~5인조 밴드만 하더라도 합주를 위해 숱한 피와 땀을 쏟아내는데 천 명의 합주이니 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엉망진창이었던 연주도 한때, 드럼을 시작으로 기타와 베이스, 보컬까지 마침내 합이 맞기 시작하면서 천 명으로 이루어진 밴드는 가슴과 배가 둥둥 울리는 노래를 완성한다. 그리고 이들의 하모니는 그들이 생각한 것 이상의 나비효과를 끌어 냈다. 유튜브에서의 뜨거운 반응을 시작으로 파비오의 아이돌이었던 푸 파이터스의 리더인 데이브 그롤과의 만남, 푸 파이터스의 체세나 콘서트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합주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사건을 만들었다.
천 명의 개인들이 외친 록 음악의 정체성
그러나 천 명의 락커들이 만들어낸 합주, 그리고 하모니의 힘은 단지 그 연주의 규모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천 명의 합주는 그 개개인들로부터 진심을 얻기 때문이다. 천 명의 리허설을 보여주기 전에 카메라는 체세나까지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짚는다.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생업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는 선장부터, 엔지니어, 프로그래머, 실업자,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던 이들이 체세나의 평원에 집결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 삶에서 음악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털어놓는다. 음악이란 무엇인가? 그들에게 음악은 현실의 매서움을 보여주면서도 현실을 극복할 힘을 주는 존재다. 프로 뮤지션이 아닌 그들에게 음악은 돈이 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은 음악을 포기하지 않는다. 기타와 드럼 스틱을 놓지 않는다. 설령 어릴 적 꿈을 이루지는 못했더라도, 그 꿈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자칫 매서울 수 있는 현실의 풍파까지도 견뎌낼 수 있는 뿌리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 명의 락커가 만든 하모니는 단지 웅장한 선율이 아니다. 그들은 합주하면서 하나의 밴드를 이룬다. 음악적인 측면을 넘어서서. 같은 꿈을 꾸었지만 포기했던 아픔을 공유하는 이들이기에 단 한 곡에 불과한 합주만으로도 순식간에 원 팀, 원 밴드를 이루며 서로를 보듬을 수 있다.
환상이 아닌 현실의 힘이 되는 음악
이들의 합주에 담긴 의미는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 더욱 명징하게 대비된다. 자신들의 아이돌을 콘서트장으로 불러오기 위해 외딴 평원에서 즐겁게 연주했던 이들. 그들은 실제로 푸 파이터스가 이탈리아에서 콘서트를 열고, 자신들을 초대하고, 그 자리에서 ‘Learn To Fly'를 함께 노래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한다.
그러나 영화가 끝날 때 그들은 이제 푸 파이터스의 자리를 대신한다. 본인들이 콘서트의 한가운데에 선다. 그들이 푸 파이터스의 연주에 열광했듯이, 자신들에게 열광하는 관객들 사이에서 천 명으로 이루어진 밴드는 다시 합주한다. 각자의 이유로 음악을 할 수 없거나 멀리 해야 했던 락커들은 이제 음악과 한 몸이 되고, 함께 연주하는 천 명과 하나 되며, 콘서트장의 관객들은 물론 유튜브와 영화를 통해 자신들을 마주한 이들과도 함께 하나의 밴드를,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려주는 합주를 완성한다.
영화의 첫 노래인 푸 파이터스의 'Learn To Fly'와 마지막 노래인 라몬즈의 'Blitzkrieg Bop' 가사를 살펴보면 천 명의 락커가 어떻게 음악을 통해 현실을 바꾸고 있는지가 더욱 잘 보인다. 음악으로 먹고살 수 없는 상황에서 막연하게나마 "현실로부터 자신을 구할 새로운 삶을 꿈꾸며 높이 날기를 꿈꾸던(Now, I'm lookin' to the sky to save me. Lookin' for a sign of life... Make my way back home when I learn to fly high)" 이들. 그러나 이제 그들은 "헤이 호, 이제 가자(Hey ho, let's go)"라는 구호를 외치며 "차가운 현실을 뚫고 진격해 나갈 수 있다는(They're going through a tight wind... The Blitzkrieg Bop) 자신감과 열정으로 가득하다.
과연 음악과 영화를 쫓아 제천에 모인 우리들의 모습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그야 물론 자기 자신만이 알 것이다. 단지 한 가지 확실한 것이라면, 79분의 러닝타임이 지난 후라면 누구든 잠시나마 현실에 맞설 뜨거운 의지를 지닌 1001번째 락커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Schedule in JIMFF
'천 명의 락커 하나의 밴드' 2022-08-13 16:30 레스트리 리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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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A to Z를 알아보자
-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으로밖에 즐길 수 없었던 영화인들의 축제가 다시 오프라인으로 그 장소를 옮깁니다. 2022년 4월 28일(목) 개막하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말이죠.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영화제다운 영화제가 열리는 것이 이로써 3년 만입니다. 오랜만의 영화 축제 소식에 개막식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 소식을 알렸습니다. 전주에 모일 영화인과 관객, 두 집단의 행복한 교감을 앞두고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볼거리, 즐길거리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름하여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A to Z입니다.※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 프레스로 참석합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022년 4월 28일(목)부터 5월 7일(토)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개최합니다.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JEONJU International Film FestivalAfter Yang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의 <애프터 양>으로 축제의 포문을 엽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애프터 양>은 아시아계 청년의 모습을 한 안드로이드 '양'과 그를 소유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파친코>를 연출하며 한국에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코고나다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죠.Book전주국제영화제는 책으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가이드를 잡지 형식으로 엮은 <J 매거진>, 이창동 감독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영화는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이태원 태흥영화사 전 대표를 추모하는 <위대한 유산, 태흥영화 1984-2004> 등 6종의 출판물을 전주국제영화제 온라인 굿즈샵과 각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합니다. 영화제 기간에는 전주 시내 서점과 카페에서도 구입 가능하답니다.Cinema, dam따스한 봄 햇살이 쏟아질 야외무대에서는 영화인과 관객이 만나는 '시네마, 담' 이벤트가 열립니다. 전주라운지에 위치한 토크스테이지에서 4월 29일(금)부터 사흘간 무료로 영화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정은 배우 주연의 <오마주>를 시작으로 전 상영 회차가 초고속 매진된 <윤시내가 사라졌다>까지,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놓치지 마세요.Dome전주 돔이 3년 만에 문을 엽니다. 전주 돔은 2017년부터 영화제의 마스코트로서 주요 행사들을 담당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두 번의 영화제에서 운영되지 않았는데요. 전주국제영화제는 3년 만에 전주 돔의 문을 연 만큼, 개・폐막식 외에도 다양한 전주 돔 이벤트를 구성하며 축제다운 축제를 개최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습니다.E-screening전주에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염려 마세요. 팬데믹 이후, 국내 영화제 최초 온라인 상영을 도입한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도 온라인 상영을 이어갑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은 24시간 불 꺼지지 않는 영화제 전용 온라인 플랫폼 온피프엔(ONFIFN)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요. 이곳에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의 절반이 넘는 112편(해외 69편, 국내 43편)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Frontline급진적인 주제, 파격적인 도전정신을 담은 작품을 소개하는 ‘프론트라인’ 세션이야말로 진정 ‘영화제스러운’ 세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프론트라인’ 세션에서는 작년보다 2편 늘어난 12편의 도발적인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의 믿을 수 없는 기록을 알리는 다큐멘터리 영화 <그들이 서 있던 곳에서>부터 공상 세계의 전자 폐기물 쓰레기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해왕성 로맨스>까지, ‘프론트라인’ 세션의 작품들을 흥미롭게 감상해보세요.Guest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는 전 세계 영화인들이 게스트로 참여합니다. 국내에서는 임권택 감독, 이창동 감독, 공승연 배우, 권해효 배우, 나문희 배우, 송새벽 배우 등이 참석하고, 해외에서도 약 60명의 게스트가 내한해 축제를 빛낼 예정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벤트별 게스트 참석 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Have A Nice Day공연기획사 민트페이퍼와 전주국제영화제가 손을 잡고 5월 5일(목)부터 이틀간 음악 페스티벌 ‘Have A Nice Day’를 엽니다. 5월 5일(목)에는 10CM, 소란, 스텔라 장 등이, 5월 6일(금)에는 김필, 선우정아, 홍이삭 등의 가수가 무대에 섭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현장에서 뜨거운 공연의 열기를 즐겨보세요.Identity전주국제영화제는 매년 색다른 아트 디자인의 페스티벌 아이덴티티를 선보이는데요. 올해의 아이덴티티는 과감한 색상과 도형 표현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전주의 알파벳 ‘J’와 개최 횟수인 ‘23’을 다방면의 삼각형으로 형상화했죠. 김광철 아트디렉터에 따르면, "삼각 도형은 영화 장치인 영사기가 공간에 투사하는 빛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전주 영화의거리에서 이 포스터를 만나면 반갑게 기념사진 한 장 어떠신가요?Judge심사위원들이 오프라인으로 심사를 진행하는 것도 3년 만입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는 아시아, 유럽, 남아메리카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의 영화 전문가들이 선정됐습니다. 국내에서는 박하선 배우, 주진숙 중앙대 명예교수 등이, 해외에서는 안드레이 터너세스쿠 빌뉴스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클라리사 나바스 감독 등이 자리합니다.K-sound한국영화의 음향을 책임지는 사운드 마스터들도 전주를 찾습니다. 사운드 마스터가 선정한 영화를 관람한 후, 관객에게 영화 음향에 관한 노하우와 경험들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4월 30일(금)에는 <2차 송환> 상영 후 포용수 사운드 슈퍼바이저의 클래스가, 5월 1일(토)에는 <스윙키즈> 상영 후 김준석 음악 감독의 클래스가 진행됩니다.Lee Chang-dong이창동 감독의 삶과 영화를 돌아보는 특별전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은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세션 중 하나입니다. 영화제 기간 동안 <오아시스>를 포함한 이창동 감독 영화 8편이 상영되며,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으로 생생함을 더한 <박하사탕>이 4K 화질로 공개됩니다.Movie이번 영화제에서 감상 가능한 상영작은 총 217편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모든 상영작을 검색해보세요.New4년 만에 돌아온 이창동 감독의 신작 <심장소리>가 전 세계 최초로 전주에서 상영됩니다. <심장소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작에 참여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한데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을 누구보다 먼저 만나보세요.Opening화려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4월 28일(목) 오후 5시부터 진행되는 개막식은 유려한 말솜씨의 장현성 배우와 유인나 배우의 사회로 막을 엽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랜만에 문을 연 전주 돔에서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춘 재미있는 개막식을 만들겠다고 예고했는데요. 개막식 티켓이 너무 빨리 매진돼 슬프시다고요? 개막식은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될 뿐만 아니라, 개막식 티켓이 없어도 전주 돔 외부에서 레드카펫 행사를 지켜볼 수 있으니 걱정 마세요.Posters2015년부터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의 포스터 페스티벌이 올해도 어김없이 열립니다. 포스터 페스티벌은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를 100팀의 그래픽 디자이너가 포스터로 재해석해 전시하는 이벤트인데요. 영화제 내내 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홀에서 볼 수 있으며, 온라인 전시로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Quarantine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었어도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인과 관객의 안전을 무엇보다 우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주시 보건소, 호흡기 내과 전문의 등의 도움을 받아 자체 방역 자문단을 신설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자문단 회의 결과를 토대로 철저한 방역 계획을 수립했는데요. 즐거우면서도 안전한 축제를 위한 노력이 엿보입니다.Rights축제 기간 중 맞이하는 어린이날을 기념해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아동권리영화제 수상작인 단편영화 4편을 감상하는 특별한 자리도 마련됩니다.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념해 1996년작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을 4K 화질로 무료 상영하기도 한답니다. 부모와 아이 모두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놓치지 마세요.Slogan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슬로건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영화는 계속된다'입니다. 팬데믹이 잠시 관객을 주춤하게 했지만, 이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Theater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18개 상영관, 7만 5천 여석의 좌석에 관객을 맞이합니다. 전주 돔을 포함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CGV전주고사, 씨네Q, 그리고 카페 비오브에서 상영작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Ukraine day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영화제 이튿날인 4월 30일(금)을 우크라이나 데이로 지정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데이에는 세르히 로즈니챠 감독의 <미스터 란즈베르기스>, 카테리나 호르노스타이 감독의 <스톱-젬리아> 등 우크라이나 감독의 작품을 연이어 상영합니다.Virtual영화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실천적 논의를 위해 2021년 출범한 전주컨퍼런스가 올해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을 통칭하는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XR)을 주제로 개최됩니다. 전주컨퍼런스 2022는 5월 2일부터 이틀간 라한호텔 전주 온고을홀에서 펼쳐집니다.World cinema전주국제영화제의 중추라고 불리는 '월드시네마' 세션에서는 총 23편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소셜 미디어에 게시한 글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메디 메클라’의 실화를 소재로 한 <아르튀르 람보>부터 이란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담아낸 <길 위의 가족>까지, 전 세계 각국의 매력적인 영화를 전주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X아무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었다고 하더라도 방심은 금물입니다. 코로나19 예방 수칙과 상영관 운영 수칙을 철저히 따르며 매너 있게 축제를 즐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꼭 지켜야 할 사항과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사항을 꼼꼼히 확인해보세요.Yeon Sang-ho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선정된 영화인 한 명이 직접 상영작을 고르는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세션.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연상호 감독입니다. <부산행>, <돼지의 왕> 등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 영화를 넘나들며 관객을 사로잡은 연상호 감독은 요즘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장르 영화를 3편을 상영작으로 골랐습니다.Zombie치명적인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국회의사당에서 나 홀로 살아남은 경비원의 이야기를 담은 <겟 더 헬 아웃>이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됩니다. 이 작품을 포함해 <그레타 툰베리>,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애플> 등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7편의 작품은 넷플릭스, 왓챠 등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에서 지금 바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비록 전주국제영화제의 현장감은 즐길 수 없겠지만, 상영작으로 선정된 작품들을 방 안에서 감상하는 재미를 누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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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늦게 온 DCEU의 마지막 편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부동생 '옴'(패트릭 윌슨)의 야욕을 꺾고 아틀란티스 왕국의 왕좌를 차지한 '아쿠아맨/아서 커리'(제이슨 모모아). 왕비 '메라'(엠버 허드)와 행복한 신혼을 보내고, 아들을 키우며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던 그에게 과거의 악연이 다시 찾아온다. 아쿠아맨에게 아버지를 잃은 '블랙 만타'(야히아 압둘마틴 2세)가 지구를 파괴할 무기인 '블랙 트라이던트’를 손에 넣고 아틀란티스를 공격한 것.
예기치 못한 기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아서는 과거 블랙 만타와 손을 잡은 바 있는 옴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한다. 사막 감옥에 갇힌 옴을 찾아가고, 그를 감옥에서 꺼내준 아서. 의심과 불신 속에 한 팀을 이룬 아서와 옴은 이제 남태평양의 한 섬으로 향한다.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켜 지구를 파괴하려는 블랙 만타와 그를 조종하는 사라진 왕국의 '코닥스 왕'을 무찌르기 위해서.
<아쿠아맨 2>를 보는 두 시선
2018년에 개봉한 DCEU(DC 확장 유니버스)의 <아쿠아맨>은 시리즈 초석 역할에 충실한 영화였다. 전작 <저스티스 리그>에서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해 그저 '물고기랑 대화하는 애'였던 아쿠아맨. 그의 이미지는 '호쾌하고 상남자스러운 바다의 지배자'로 180도 달라졌다. <컨저링> 시리즈와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의 메가폰을 잡았던 제임스 완의 연출력이 빛을 발한 결과였다.
흥행 성적도 훌륭했다. 전 세계에서 10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고, 국내에서도 5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국내에 개봉한 DC 원작 영화 중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조커>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었다. "물맨(아쿠아맨) 봄은 온다"는 밈이 유행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1편의 평가와 성적만 놓고 보면 5년 만에 돌아온 속편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을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문제는 DCEU의 현황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연출한 제임스 건이 총괄 기획을 맡은 DC 유니버스가 새 출발을 알리면서 세계관 자체가 취소됐기 때문. 그 결과 DC 유니버스로 편입되지 못한 <아쿠아맨 2>은 굳이 봐야 할 이유가 없는 상황에 처해졌다. 숱한 재촬영과 재편집 뉴스도, 조니 뎁과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패소한 엠버 허드의 출연도 희소식은 아니었다.
엇갈린 시선 속에 도착한 <아쿠아맨 2>는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보여준다. 전편에서 스쳐 지나간 환경 문제를 주요 소재로 삼아 예상 못한 큰 그림을 보여줬고, 아쿠아맨의 서사도 한층 풍성해졌다. 근래 히어로 영화 중에서도 손꼽히는 액션의 쾌감도 강렬하다. 하지만 그만큼 아쉬움도 크다. 미처 못 지운 재촬영의 흔적 때문에 영화는 전반적으로 산만하다. 특히 존재 의의가 없다는 한계를 뒤엎을 한 방은 끝끝내 보여주지 못했다.
다급한 현실을 직시한 큰 그림
MCU의 전성기였던 2010년대 후반만 해도 MCU의 장점은 현실성이었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호크아이 등은 당장 지구에서 활동해도 위화감이 없어 보이는 영웅이었다. 그랬기에 관객들도 그들의 서사에 기꺼이 빠져들었다. 반면에 DCEU의 다소 비현실적인 히어로들은 감정적으로 이입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솔로 영화가 나온 슈퍼맨과 원더우먼만 해도 다른 세계에서 넘어온 외계인과 신화 속 인물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MCU와 DCEU에 대한 평가가 마침내 뒤바뀐 듯 보인다. 멀티버스 사가에 힘을 쏟은 마블은 점점 공허해졌다. 다중 우주와 양자 영역, 시간여행이 중심 소재가 되면서 MCU 영화들은 관객들이 발 딛고 있는 지구로부터 점점 멀어졌다. 반면에 DCEU는 오히려 지구에 가까워졌다. 지구 온난화라는 환경 이슈를 전면에 내세운 <아쿠아맨 2>의 메시지는 그 어떤 히어로 영화보다도 현실적인 위협과 맞닿아 있으니까.
물론 전편에서도 환경 문제는 중요한 소재였다. 해양 오염 문제 때문에 옴이 이끄는 아틀란티스 군대가 육지 침공을 계획했을 정도였다. 단지 1편이라는 특성상 부각되지 못했을 뿐이다. 거시적인 문제를 화두로 던지기 전에 아쿠아맨 캐릭터 소개, 아서와 옴의 왕위 싸움, 아서와 메라의 로맨스만 다뤄도 러닝타임이 부족했으니.
<아쿠아맨 2>는 다르다. 빌런의 동기, 행적, 계획 모두 지구 온난화와 맞닿아 있다. 당장 극지방이 녹지 않았다면 블랙 만타는 블랙 트라이던트를 발견할 수 없었다. 이에 더해 블랙 만타를 통해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켜 남극 빙하에 갇힌 사라진 왕국 '네크루스'를 부활시키려는 코닥스 왕의 음모도 이뤄질 수 없다. 이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영구 동토층에 얼어있던 고대 바이러스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를 환기시킨다.
야심 찬 그림 위에서 뛰어놀다
이처럼 현실적이고, 어찌 보면 야심 찬 큰 그림은 아쿠아맨이라는 영웅의 서사를 풀어내는 데 최적화된 도구이기도 하다. 여러 능력이 있지만, 아쿠아맨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소통'이기 때문. 특히 기껏해야 물고기와 대화한다고 놀림거리가 되는 이 능력이 의외로 가장 영웅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스 신화적 관점에서 볼 때, 영웅은 인간과 신의 세계를 넘나들며 소통하는 인물이다. 영웅은 신의 대리인으로서 예언을 실천하는 이다. 동시에 인간 중 가장 뛰어난 자로서 신이 정한 운명에 도전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 간극은 그리스 비극의 원천이었다. 오이디푸스도, 아킬레우스도, 테세우스도 인간으로 태어나 신의 세계에 도전하다 파멸하는 삶을 살아야 했다.
아서 커리의 서사도 다르지 않다. 그는 아틀란티스의 왕이자 육지와 바다의 전쟁을 막은 영웅 아쿠아맨이다. 육지와 바다를 자유로이 오가며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두 세계의 공존을 가능케 한 셈이다. <아쿠아맨 2>는 이제 그의 영웅성을 다른 방향으로 확장시킨다. 두 세계의 가교 역할을 넘어서서 두 세계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과업을 아서에게 부여한다. 지구를 지키는 일은 인간과 아틀란티스인 모두의 생존을 위한 일이니까.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블랙 만타는 아버지를 죽인 아쿠아맨을 증오하고, 인간은 미지의 국가인 아틀란티스를 막연히 두려워한다. 옴을 비롯한 아틀란티스인들은 바다를 파괴하는 육지에 세계에 분노를 품고 있다. 그렇기에 아서는 블랙만타와 그를 조종하는 코닥스 왕과 대적하고, 자기와 반목했던 이부동생의 마음을 되돌려 협력해야 한다. 모든 적개심을 극복할 때 비로소 바다와 육지가 협력하는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장점을 계승하는 중입니다
더 나아가 <아쿠아맨 2>는 슈퍼 히어로 영화다운 방식으로 아쿠아맨의 과업을 보여준다. 바로 액션이다. <아쿠아맨 2>의 액션은 영화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탁월하게 구현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남태평양의 한 섬에 도착해 블랙 만타를 찾아 나서는 여정이 대표적이다.
아서와 옴은 정글에서 거대해진 메뚜기와 식충식물에게 불시에 기습당한다. 블랙 만타가 가공할 만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동안 섬의 생태계가 불안정해졌고, 그 결과 돌연변이 동식물이 등장한 것. 지구의 이상 징후를 경고하는 메시지를 액션 시퀀스의 배경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셈이다. 그렇기에 괴물이 된 동식물과 아서 형제의 추격전은 마냥 유머스럽지 않다. 꽤 징그럽고 섬뜩하기까지 하다.
물론 메시지, 서사와의 연결성을 빼고 보더라도 <아쿠아맨 2>의 액션은 그 자체로 인상적이다. 비록 스케일이 전편보다 줄어들었고 CG 티가 나는 부분도 있지만, 아틀란티스에서 펼쳐지는 수중전이나 네크루스 전투는 여전히 화려하다. 다양한 색상의 광원을 활용한 덕분에 액션의 움직임과 흐름을 따라가는 데도 무리가 없다. 이는 너무 어둡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한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탈로칸 연출과 대비를 이룬다.
초기 DCEU 영화의 느낌이 되살아난 장면도 눈에 띈다. 히어로와 빌런이 일 대 일로 맞붙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경쾌한 리듬감과 명확한 카메라워크의 조합 덕분에 아쿠아맨과 블랙 만타가 각자 삼지창을 들고 일기토를 펼치는 장면은 문자 그대로 눈이 호강한다. 잭 스나이더가 제작에 참여한 <맨 오브 스틸>, <원더우먼> 등이 빠른 템포의 액션씬을 통해 히어로의 초인적인 힘을 강조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대목이다.
부실할 수밖에 없는 기초 공사
하지만 야심 찬 소재와 메시지, 히어로 영화로서 부족함 없는 액션의 완성도는 온전히 빛나지 못한다. 영화의 기본 토대인 각본과 편집이 상당히 불안정하기 때문. <아쿠아맨 2>의 플롯은 크게 세 개다. 1) 숙적이었던 아서와 옴이 함께 모험을 떠나는 버디 무비. 2) 복수심으로 가득 찬 블랙 만타와 그 배후인 코닥스 왕의 계략. 3) 왕이기 이전에 남편이자 아버지가 된 아서의 가족 이야기.
그런데 <아쿠아맨 2>는 플롯 간의 연관성을 제때 못 보여준다. 1번과 2번의 연결은 자연스럽다. 블랙 만타를 막기 위해 전편에서 그와 관련이 있는 옴을 활용한다는 내용이므로 쉽게 납득할 수 있다. 반면에 세 번째 플롯은 코닥스 왕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까지 나머지 플롯과 분리되어 있다. 그런데 정작 세 플롯 중 등장은 가장 빠르다. 그러다 보니 클라이맥스 직전까지 영화는 전반적으로 산만하다는 인상을 지우지 못한다.
또 각 플롯은 나름의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아서의 가족 이야기에서는 아버지로서 아서 커리의 정체성을 강조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 엠버 허드의 분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내용이 대폭 삭제된 흔적이 역력하다. 할머니가 된 '아틀라나'(니콜 키드먼)의 등장 타이밍은 이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녀는 가족 이야기가 펼쳐지는 초반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대신 아틀란티스가 습격당할 때 갑자기 등장해 존재감을 뽐낸다.
아서와 옴의 버디 무비는 진부하다. 특히 <토르: 다크월드> 속 토르와 로키의 이야기를 답습한다. 선조가 패퇴시킨 고대의 적과 맞서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설정도, 감옥에 갇힌 동생을 형이 몰래 구해 모험에 참여시킨다는 전개도 빼닮았다. 그나마 옴이 로키보다 콤플렉스가 덜하고 진중한 게 차이점이다. 그런데 이조차도 장점은 아니다. 달리 말하자면 아서 형제의 서사가 토르와 로키의 갈등보다 덜 극적이라는 뜻이니까.
근본적인 한계는 못 넘은 마지막 인사
그뿐만이 아니다. 디테일의 부족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시퀀스 간의 전환은 종종 부자연스럽고, 음악도 전편에 비해 활용법이 어색하다. 전편이 분위기를 환기시킬 때마다 음악을 적재적소에 삽입한 반면, 이번에 활용된 음악은 분위기를 자꾸 끊는다. 개그씬도 맥락이 어색한 경우가 잦다. 그 결과 <아쿠아맨 2>는 전반적으로 마치 밀린 과제를 해치우는 듯하다. 결말을 향해 달려 나가기 바쁘다는 인상이 진하게 남는다.
인상적인 큰 그림과 확실한 장점을 갖추고도 세밀한 완성도가 부족하다면, 결국 불안정한 제작 환경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제임스 완이 주연 배우 사망으로 인해 각본을 수정하고 숱한 재촬영을 진행하면서도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을 성공적으로 완성시키는 전례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그런 그에게도 DCEU와 DC 유니버스 사이에서 표류 중이던 <아쿠아맨 2> 구조작업이 얼마나 난관이었을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기대 이상의 완성도와 재미를 갖췄지만 <아쿠아맨 2>의 끝은 공허하다. <아쿠아맨 2>의 결말은 <블랙팬서>와 유사하다. 아서의 결단 덕분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아틀란티스는 육지와의 협력을 약속한다. 만약 DCEU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 이는 세계관의 일대 변화를 기대케 하는 가슴 뛰는 마무리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럴 일은 없다. 그렇게 <아쿠아맨 2>는 무의미한 자기소개를 마지막으로 DCEU의 문을 닫는다.
Acceptable 무난함
조금만 빨리 왔다면 DCEU의 미래가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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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개념 로맨스 드라마 추천
내 브런치 글들을 꾸준히 읽어오신 분들이라면, 이 사람 로맨스 드라마 잘 못 본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으실 것이다. 그렇다. 귀가 딱지가 앉도록 서술한 바 있듯이 로맨스 드라마를 완주한 경험이 정말 없다. 그런데 정말 하루만에 완주한 드라마가 생겼다. 로맨스 장르를 이렇게 빨리 본 것도 정말 기록적인 일이지만 보다가 질리지 않고 게속 봐온 내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낄 정도로 이것은 정말 흔하지 않은 일이기는 하다. 오글거림을 참아내고, 드라마 하나를 완주한 내 자신이 너무 뿌듯하기도 하고, 괜찮은 드라마인데, 사람들이 은근히 모르는 것 같으니까, 도시남녀의 사랑법에 대한 리뷰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1. 3쌍의 커플, 그들은 모두 현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우리네와 같은 사람들
이 드라마는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은 어떤 제작진이 사랑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든다는 이유로 3쌍의 커플, 6명의 남녀들을 각각 인터뷰를 하고,그 인터뷰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한 실제 그들의 연애 라이프를 보여주는 포맷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각자 굉장히 쿨한 연애들을 하는 것처럼 답변하지만 실제 연애 라이프에서는 각자 조금씩은 찌질한 면모들을 보이는 것이 굉장히 인간적이기도 하다.
여기서 등장하는 세 쌍의 커플.
건축가인 재원과 마케터인 은오. 이 커플이 세 커플 중에서 가장 메인 커플이다. 그리고 프리터의 삶을 살아가는 린이, 그리고 그녀의 오래된 남자친구 경준. 그리고 또다른 커플, 선영과 건. 이 세 커플은 각자의 캐릭터로서의 관점에서는 특별히 이 두 커플들이 모여 각자만의 연애관을 공유하는 포맷은 굉장히 신선했고, 이 여섯 사람들을 보면서 시청자들도 각자의 연애라이프와 비교해보면서 공감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랑 앞에서 발광을 해가면서까지 표현하는 재원, 그리고 사랑 앞에서 가장 소극적인 은오, 오래된 연애를 하고 있는 두 남녀, 그리고 겉으로는 제일 쿨한 연애를 하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지지부진한 연애를 하고 있기도 한 건과 선영, 이 세 커플 중에서 연애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하나라도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있지 않을까 싶다. 마치, '당신이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같은 느낌?? 각자의 연애에 대한 고민을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에게 상담하듯이 진행되는 포맷이라서 연애에 대해 집단지성, 토론을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포맷의 매력이 다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2. 대사의 티키타카
기본적으로 인터뷰 형식을 차용하고 있지만 인터뷰 와중에도 6명의 남녀가 서로 솔직한 대화를 가장한 디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뷰 도중에는 만나지 않지만 은근히 존재하는 티키타카 때문에 타격받고, 인터뷰하는 제작진들이 욕받이가 되는 그 모든 과정들이 굉장히 골때리고 재미있다.
역시 나같이 오글거림을 단 5초도 못 참는 나에게는 대사의 티키타카가 정말 중요하다. 평소엔 쿨하고, 시크한 재원이 미스테리한 은오 때문에 상사병 걸리는 과정과 아주 지랄발광하며 시들시들해져 가는 모습이 아주 재미있다. 사실 나는 재원의 그런 모습 때문에 이 드라마 끝까지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멀쩡한 척하는 또라이인 은오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런 캐릭터 본 적이 있었던가. 조증과 우울을 넘나드는 캐릭터라서 너무 정감이 갔다. 고백하자면, 두 사람이 알콩달콩하던 모습은 정말 못 봐주겠어서 빨리감기 했지만 두 사람이 정말 환장의 호흡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또한, 프리터로 사는 린이의 삶이 불안해보이는 경준도 이해가 가고, 헤어졌지만 헤어진 것 같진 않은 건과 선영의 관계성도 아주 재미있다. 다양한 인간상의 연애를 훔쳐본 느낌이 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연애에 대해서 굉장히 쿨한 척하기도 하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연애에 있어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그들도 연애가 항상 어렵기 때문에 그런 허세도 부리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드라마를 보고 나니, 이 여섯 사람들 전부 맹탕들이었다. 우리 모두 사랑 앞에서는 하수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맹탕들.
3. 인생에 현타가 온 사람들에게 던지는 위로
살짝 스포가 될 수 있지만 은오는 굉장히 힘든 시기를 겪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살고 있다. 면접관의 평범하다는 말에 크게 상처를 받았던 은오는 그 말을 듣고 난 이후, 이상해보일 만큼 다른 사람으로 거듭났다. 내가 평범하기 때문에 나는 경쟁력이 없다는 사실을 그렇게 직설적으로 듣고 나면 얼마나 상처를 받을까 싶고, 그 상처는 치유가 된다고 해도 완벽히 치유되지 않을 것 같았다. 은오의 노력들이 평범하다는 말로 묵살되어 버리는 사회의 비정함에 또다시 반항심이 밀려오다가도 은오가 혼자서 정말 열심히 길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은 지금 현재 나에게도 큰 위안이 되었다. 나에게는 은오가 재원을 만나는 우연은 없겠지만 은오처럼 없는 길이라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허구의 인물에게 위로를 받게 되는 드라마를 만나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로맨스 드라마를 보고, 이런 포인트에 감명을 받는 나는 뭐지? 좌파인가 싶지만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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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위도우 #나타샤 #호크아이
2021. 07. 10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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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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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마블다운 영화
01:15 나타샤의 마지막
03:47 호크아이가 만약..?
04:33 엔딩크레딧
05:33 걱정되는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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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별점 및 한 줄 평
10:49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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