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Ha2024-06-26 14:49:10
잠시 길 잃은 당신을 위한 영화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리뷰
호텔방의 커다란 통창으로 시끄럽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도쿄를 한 눈에 담는 주인공 샬롯. 그러한 그녀를 비추는 씬을 극중 몇번이고 반복된다. 빼곡한 빌딩숲 속 도로의 수많은 차와 사람들로 가득 찬 창 밖의 모습과, 창틀에 걸쳐 앉아 있는 그녀의 모습이 대비되며 그녀가 느끼는 알 수 없는 공허함과 외로움은, 마치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조차 피부로 느껴지는 듯 하다.
각 대학을 졸업해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요즘 필자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그녀의 불안에 공감하는 밥의 모습에서는, 가끔은 그 불안과 혼란을 그대로 전부 받아들여줄 수 있고 비록 자신조차 그 답을 다 알지는 못할지라도 "괜찮다. 너는 할 수 있을거다"라 말해주는 정서적 지지의 중요성을 느꼈다.
어쩌면 지금 필자가 가장 듣고픈 말이기에 그럴까.
그가 그녀에게 해주는 말들이, 단순히 나이가 좀 더 많은 인생의 연장자로서 해주는 조언이나 첨언이 아닌
샬롯이라는 사람 자체를 믿는 그의 진심에서 비롯된 일종의 고백들의 나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내내 샬롯과 밥의 감정이 사랑일까 아닐까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키다리 아저씨와 주디일까, 사랑하는 남녀의 모습일까.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사랑에 대한 선호가 없는 개인적인 성향 때문일지 몰라도, 영화를 보는 내내 깊은 우정으로 생각하고 싶었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 스시집에서 삐걱대는 마지막 점심을 먹은 뒤 괜시리 어색해진 두 사람이 한밤 중 호텔 비상알람으로 인해 잠옷차림에 가운만 걸친 모습으로 그 누구랄 것도 없이 우스웠던 점심식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을 보곤, 필자는 두 사람의 마음이 사랑임을 겨우내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랑이란 그런 거 같다. 확인하려고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말과 마음이 통하는 그런 거 말이다.
오래 전에 보고 묵혀두었던 이 영화가, 지금의 필자에게 너무 많은 생각을 들게 했다.
"Lost in Translation" ,
영화의 원제이다.
마치 통역 오류가 나듯
지금 내 상황을 제대로 된 언어로 설명할 수 없을 것만 같아도,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한 나의 생각과 진심을 상대에게 전하기가 어렵다고 해도,
나의 인생을 증명하는 그 통역의 과정에서 길을 잃었다고 해도,
너무 걱정하지 마라. 그저 오류일뿐이니까.
오류는 언제는 바로 잡을 수 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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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치게 정직했던 건 아닐까요 도지사님
주말마다 하는 고민이 있다. '이거 봐야 해 말아야 해?'다. 재미없는 사회복무요원 생활 속 작가님 소리 듣는 건 재미있다. 그래서 CGV 어플을 켜고 프리미어 시사회와 온갖 쿠폰에 민감한지도 모르겠다. 거의 주마다 가는 영화관. 유일하게 생각했던 진로가 물 건너 간 후에 이 영화 저널 쓰기는 나에게 좋은 놀이가 되고 있다.
오늘도 고민에 여념이 없다. 이걸 봐야 해 말아야 해? <정직한 후보>? 1편 그냥 평범했는데. 근 30분간의 고민을 뒤로하고 '그래. 한번 가보자'라고 마음을 먹는다. 버스를 타고 영화관에 도착한다. 이거 장병 할인받고 싶은데요. 네. 5시에 들어가시면 되세요. 이거 맞나? 환불할 수 있나? 어플을 켜서 환불할 수 있나 확인한다. 환불 불가라는 글자가 떡하니 눈에 들어온다. 그래. 한국영화의 부흥을 위해서라고 (다시) 되뇌기로 한다. 그리고 나는 솔직히 후회했다. 조금만 덜 정직하면 좋았을 것 같았다. 2021년, 코로나19가 덮치지 않은 지구, 대한민국에 사는 백수 주상숙 씨가 정치인으로서의 재기를 계획하고 있다. <정직한 후보 2>다.
나는야 백수
전직 3선 의원 주상숙. 국회의원을 세 번이나 했다. 놀라운 기록이다. 국회의원 한번 해보기도 어려운데 3번이나 하는 건 정말 대단한 것이다. 그런 기록이 있으면 보통 원내정당에서 '중진'으로 불린다. 중진의 뜻은 무거울 중자에 잘 담겨 있다. 조직에서 무게감이 있다는 건 많은 책임감을 수반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영 아니다. 인생에서 뭐가 가장 쉬웠니? 거짓말이오! 거짓말로 3선이나 해 먹었지만 그 탓에 역풍이 날아들었다. 4선 도전을 시원하게 말아먹고 시장에 출마한 주상숙. 이미 떠난 민심이 쉽게 돌아올 리가 없다. 당연히 실패했다. 현대사의 여느 정치인이 그랬듯 야인으로 돌아간다. 남편 소유의 아파트까지 팔아 선거 자금으로 댄 주상숙. 그동안 모아놨던 돈은 홀라당 까먹고 강원도의 어느 집에서 남편과 함께 조용히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대로 무너질 거면 주상숙에게 3선의 기운이 날아들지 않았다. 시장에서 생선 손질하고 있는데 트럭 하나가 바다에 풍덩 빠졌다. 수영할 줄 아는 분 없으세요? 없었다. 그럼 내가 빠지고 말지. 무작정 바다에 빠져 트럭 운전수였던 청년 한 명을 구한다. 정작 기절 상태에 빠진 주상숙. 정신을 차려보니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었던 희철이 반긴다. 뭐지? "누나. 기회가 왔어요." 무슨 말이야? 희철은 병상에 있던 커튼을 치웠다. 바로 자기를 취재하려 찾아온 기자들이 상숙을 반겼다. 이게 무슨 일 이래? 아무 계획 없이 바다에 빠졌던 일이 정치인 주상숙에게 구원의 동아줄이 된 것이다. 과연 이대로 죽으란 법은 없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점점 부활의 서막을 밟아가는 주상숙. 눈 떠보니 강원도지사다. 몰락한 커리어가 다시 한번 기지개를 켰다. 고점을 찍는 지지율에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이러다가 대통령도 생각해 볼 법하겠어? 그녀에게 브레이크란 없다. 아니 없을 것 같았다. 주상숙은 두 가지 브레이크를 만난다. 바로 다시 찾아온 '그분', 거짓말 못하는 주둥아리와 도지사 곁에서 열심히 해쳐먹는 부랑자들이다. 그녀는 과연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2년 만에 돌아온 신작
2020년 개봉한 1편이 2년 만에 후속작을 냈다. 주인공은 여전히 라미란, 김무열 두 배우다. 전작은 1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은 넘었다. 전작을 요약하자면 '캐릭터가 잘 살아있는 코미디 쇼'였다. 이는 주상숙이라는 인물의 직업적 특성과도 이어진다. 주상숙은 정치인이다. 정치 인하면 대중적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 이미지는 거짓말이다. 선거 때마다 겉으로만 쨘하고 나타나서 달콤한 말로 유권자들을 속이는 모습은 많은 미디어를 탔다. 이렇게 잘 알려진 특성을 '진실을 말해야만 하는' 상황과 결합시켜 코미디 요소를 만들어냈다.
전편을 보며 느꼈던 점은 신선했다는 점이다. 정치인이 진실된 말만 한다는 설정은 그냥 문장 자체가 신선하다. 거짓말하는 정치인을 가지고 하는 범죄, 스릴러물은 많이 봤어도 정반대의 특성을 살려 코미디화 시킨 건 거의 처음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라미란이라는 배우는 이런 낯선 설정을 톡톡히 잘 살렸다. 후반부 신파가 들어간 전개와 전반부 코미디 요소를 살리는 방법, 또 정치인으로서의 모순된 지점까지 디테일을 구석구석 살려 생동감을 부여한 좋은 연기가 돋보였다.
이런 생동감은 앞에서도 서술한 '정치인들의 민낯 드러내기'와 시너지를 낸다. 후보의 비리사실을 지적하지만 그런 인물 역시 뒤가 썩었다는 묘사,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오히려 차별점을 부여한다는 설정, 정치인의 기본 준비물 같았던 원정출산, 언론인 매수 등등 어딘가 익숙했던 현대사의 단면을 코미디화 시킨 것은 아주 좋았다. 특히 후반부에 'ZOO'라는 단어를 활용한 말장난은 살짝 아쉽기는 했지만 사실 우리나라 어느 시기의 국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특장점이 앞에서 서술한 라미란 배우의 활용법과 플러스 효과를 내며 나름 좋은 평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상황에서 후속작이 나왔다. 오롯이 장점만 발현됐다면 좋았을 것이다.
우연히 발견한 느낌
1편은 좋았다. 신선했고 정치사 이면을 들여다보는 관점까지 나쁘지 않았다. 후반부에 들어간 신파도 뭐 납득이 안 가는 건 아니다. 충분히 뭉클했고 이야기 전개에 억지로 균열을 낼 정도로 뻔뻔하지는 않았다. 또 초반부 '왜 진실만을 말하는 주둥이가 됐는가?'도 이 정도면 충분한 설명이었다고 본다. 코미디 영화에서 왜 이게 웃겨?를 일일이 설명하면 장르적인 재미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일상을 어긋 내는 요소가 있어야 코미디가 성립하지 않겠어?
그런데 이 영화, 그러니까 본편인 2편에서는 안 좋은 부분만 답습했다. 사실 좋은 부분이 안 좋은 부분으로 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1편에서 느껴졌던 신선한 코미디를 2편에서 그대로 끌고 왔다. 초반부터 코미디 패턴이 예상되기 때문에 안 웃기다. 이 지점은 굉장히 치명적이다. 주상숙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와도 웃기지가 않다. 이 코미디 패턴이 곡선 형태로 바뀌면 모르겠는데 영화 전반적으로 관통하는 코미디는 이 진실밖에 말하는 입에 의존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코미디 영화인데 식상해서 안 웃기는 것이다.
그렇게 전반부를 이 코미디 패턴에 할애하고 중반부로 넘어간다. 중후반부로 넘어가면 사실 이 영화는 스릴러로 변한다. 도지사가 된 주상숙이 어떤 일을 겪고 해결하는 과정이 영화의 물리적인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짠 이야기 전개는 예상외로 좋았다. 고공 행진했던 주상숙의 지지율이 원인이 되고, 정치인으로서 지리멸렬했던 과거가 좋은 인재를 바라보지 못한다는 인과관계가 성립된다. 이를 바탕으로 나름의 전개는 짜임새가 있다. '내가 도지사이기 때문에' 무작정 의사결정을 보여주지 않는 주상숙, 후반부 제시되는 빌런의 정체, 주상숙 친구 캐릭터, 문제 해결을 이루며 소모적으로 활용하지 않은 캐릭터 사용까지. 영화는 코미디를 설계했지만 오히려 스릴러로서의 장점을 발현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왜 그랬을까
왜 코미디가 기능하지 않았을까 더 생각하면 이유가 더 나온다. 일단 초반부.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1편에서 봤던 코미디 패턴이 그대로 반복되기 때문에 그냥 무덤덤해진다. 또 이 방식이 러닝타임 후반부까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식상하기까지 하다. <육사오>에서 군이라는 공간적 세팅을 통해 다방면으로 코미디 요소를 만들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한 <공조 : 인터내셔날>에서 임윤아, 유해진, 다니엘 헤니, 현빈 네 배우의 장점을 활용해서 만든 코미디와도 다르다. 진실을 말하는 입이 된 차희철과 주상숙이 직설적인 화법으로 특별한 상황을 만들어낸다는 것 그게 끝이다.
이런 코미디 설정은 이야기의 전개 방식에서도 악영향을 끼친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 절반은 '이런 병 아닌 병이 들어온 후 대응하는 주상숙의 모습'으로 축약할 수 있다. 그런데 1편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할머니의 기도가 주효해서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 큰일 나는 처지가 된 상숙. 무슨 말이냐? 이 사람이 이런 특성을 가진 건 초자연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초반부처럼 '이렇게 말하면 예외가 되어서 난감한 상황을 돌파할 수 있어요'를 제시하는 건 조금 아쉬웠다. 영화가 직접 이 작품의 설정 오류를 말해주는 느낌? 신이 소원을 들어줘서 그렇게 된 건데 예외를 두면 '저런 상황에서 잘 참아서 넘어가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이 들기 쉽다. 그럼 몰입이 깨지는 것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주상숙과 차희철이 이런 처지가 된 사건 설계 자체도 엉성하다. 물론 <육사오>에서의 설정 역시 엉성했다. 보통 그쯤 되는 복권은 알아서 찢어지거나 더러워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의 기본 베이스는 애초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할머니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사진은 왜 버렸대? 그리고 바다에는 왜 그렇게 자주 빠지는 거야? 또 근본적으로 주상숙이 왜 정신을 안 차렸는지도 의문이다. 그렇게 커리어가 허위 공작으로 부서질 뻔한 인물이 높은 지지율 때문에 변해서 위기에 봉착한다? 코미디 영화에서 인과관계를 따지면 웃길 일이 없다는 것 잘 알지만 이건 좀 아쉽다. 아쉬운 만큼 후에 웃기면 다행인데 단조로운 패턴이 식상하기까지 하니 더 두드러지는 것이다. 또 코미디 쪽 파트에서 이야기가 앞으로 전개되는 부분이 거의 없다. 극후반부를 위한 준비물? 생각해보면 그 시퀀스가 없어도 일처리 시원시원한 건 다 알 수 있다. 내가 왜 주상숙이 결혼식 주례 보는 걸 알아야 하지? 큰 의미가 없는데?
이런 식의 이야기 전개가 있다 보니 러닝타임 절반이 의미가 없게 느껴진다. 또 그나마 작동하는 후반부의 스릴러도 각본이 깔끔한 건 아니다. 엉성한 단점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런 영화의 만듦새 때문에 뭔가 텅 비어 보이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반짝반짝 빛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후반부의 스릴러 코드에서 엿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치인과 보좌관들이 정책을 설계하며 겪는 노고가 그대로 전해진다. 또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각본이 엉성하긴 해도 이야기 전개가 굴곡이 있는 편이라서 흥미진진하다. 이 과정에서 주상숙 캐릭터 설정이 빛을 발했다. 이 사람이 사실만을 말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성격이 이래서 그대로 행동한 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를 위해 라미란 배우가 연기를 정말 잘했다. 1편에서 상도 받았지만 오히려 난 이 2편이 이 배우의 최고작 같다. 어디에서 힘을 주고 빼야 하는지를 잘 이해한 좋은 퍼포먼스였다. 또 신파가 들어가진 않았지만 감정적으로 뭉클해지는 부분이 있다. 이 때도 눈빛, 말투 연기 하나로 극에서 설득력을 부여한다. 라미란 배우가 이정은, 김혜수 배우만큼이나 원톱 롤을 줘도 잘 소화한다는 걸 처음 알았다.
또 김무열, 서현우 배우도 높은 경험치를 경제적으로 활용했다. 김무열 배우 연기 잘하는 것 같다. <악인전> <소년심판>이랑 연기가 비슷한 것 같은데 정말 다르다. 특히 <소년심판>에서의 연기는 나긋나긋하게 침착한 인물을 잘 소화했다고 볼 수 있다. 또 내면에 상처가 있어 그만큼의 동기부여를 작동시키는 게 당시의 김무열 캐릭터 아닌가. 그런데 이번에는 같은 원톱 여성 주인공을 보조했지만 아예 정반대의 퍼포먼스를 소화하며 극을 보조한다. 개인적으로 1편에서 싸움 잘한다는 특징을 준 것으로 아는데 액션 신이 없었던 건 많이 아쉽다. 또 서현우 배우 역시 베테랑 티가 난다. <죄 많은 소녀>에서 이기적인 선생님 역할과 비슷한 것 같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또 다르다. 착한 척은 하되 그냥 눈빛부터 나쁜 놈 티가 나면서 차희철 캐릭터와 대비를 이뤄야 하는데, 이 과제를 무탈하게 소화해낸다. 그러나 배우들 중에서 가장 재발견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윤두준 배우다. 하이라이트라는 팀에서 배우를 데뷔한 사람이 누가 있지? 이기광 씨만 기억에 남았는데 윤두준이라는 이름도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말투를 통한 인물 해석이 돋보였다. 드라마에서는 몇 번 나오셨던데 영화에 나와서도 잘하실 것 같다. 역시 액션 연기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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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신에 홀린 듯, 살벌하게 웃게 되는 마력
귀신에게 홀렸다. 웃음 귀신에게. 도대체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이 연속해서 발생하고, 온갖 장르를 믹싱해 전달하는 기묘한 웃음은 뭔가에 씐 듯 폭소를 터트리게 한다. 아마도 이 마력이 개봉 당시 177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동력이었을 터. <핸섬가이즈>는 올해 개봉한 우리나라 영화 중 마음 놓고 신선하게 웃은 영화로 기억될 듯하다.
일단 무섭게 생겼다. 가까이 가면 멀어지고 싶게 만드는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은 도시를 떠나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해 어느 시골 숲속 오두막집으로 이사를 온다. 부동산 웹사이트 이미지와 전혀 다른 집 상태에도 상구는 덜컥 계약하고, 재필은 못마땅해하면서도 집을 고쳐 살기로 마음먹는다. 한편, 친구들과 여행을 온 미나(공승연)는 마음에 있던 골프 선수에게 배신당한 후, 강가에 있다가 물에 빠진다. 우연히 이를 발견한 재필과 상구는 미나를 새집으로 데려와 지극정성으로 보살핀다. 반대로 여행을 함께 온 친구들은 미나를 납치했다고 오인한다. 그 사이 이 오두막 지하실에서는 오래 잠들어 있던 악령이 깨어난다.
<핸섬가이즈>는 한 가지 장르로 귀속되는 걸 거부한다. 오컬트, 슬래셔, 스플래터, 슬랩스틱 코미디 등 철저하게 장르를 뒤섞는다. 그것도 B급으로. 원작 <터커 & 데일 Vs 이블>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각색한 영화는 호러와 코믹 수위를 조절하고, 오두막집에 악령을 부활시킨다. 국내 관객들에게 황당무계한 영화의 설정이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계속해서 웃게 만드는 건 이 골때리는 스토리에 외모지상주의의 폐해를 담았기 때문이다.
관객도 알고 주변인들도 알지만, 극 중 재필과 상구만 모른다. 그들은 자신들이 되게 잘생기고, 섹시하다고 믿는다. 이 세상 긍정마인드로 살아가는 이들은 생김새 때문에 득보다 실이 더 크다. 마트에서 조우한 미나와 친구들에게 강인한 첫인상을 전하는 건 기본, 동네 경찰 최 소장(박지환)의 검문도 받는다. 정작 이들은 그냥 가만히 있는데 말이다.
문제는 오해다. 무섭게 생긴 이들이 범죄자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은 곧 죽음의 길로 인도한다. 오두막에 와서 박히고, 찔리고, 감전되는 등 부상을 입거나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두 주인공을 오해해서 그 일을 당한다. 이렇듯 영화는 겉모습만 보고 쉽게 판단하는 현대인들의 잘못된 시선에 벌을 주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이 메시지가 전반에 깔린 영화는 자책골처럼 황당하고 당혹스러운 주변인들의 죽음을 연속해서 보여준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납득하기 힘든 각 상황은 뜨악함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이 장면들은 단순 휘발되지 않고 그 연속성을 갖는데, 이는 알게 모르게 준비한 빌드업에 있다. 감독은 한 컷도 낭비하지 않고 특이한 상황의 개연성을 마련하고자 노력한다. 코너를 돌던 차에서 장비가 떨어진다거나, 나무에 피스를 과하게 박거나, 전기선이 자주 빠지는 등 기막힌 장면을 만들기 위해 치밀하게 계산된 설정은 곳곳에 뿌려진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걸 다 회수하며 관객에게 공포와 웃음을 동시에 전한다는 점이다.
장르를 타는 영화라는 점에서 <핸섬가이즈>의 중요 포인트 중 하나는 인물들이 관객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있다. 호러 장르 경우, 인물들이 현실에서 붕 뜬 느낌을 주기 마련인데, 이 영화에서는 그 균형을 잘 잡는다.
그 중심에는 이성민, 이희준이 있다. 절대 과장하지 않고, 최대한 현실적이고 진중하게 연기하는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웃음을 자아낸다. 진중할수록 그 웃음의 크기가 커지는데,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는 이들의 연기는 관객이 이 특이한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이게 한다. 홍일점으로 두 배우와 멋진 케미를 보여주는 공승연의 연기도 발군이다. 각 장르에 걸맞게 다른 옷을 입은 것처럼 잘 스며드는 연기를 보여주는 가운데, 초반엔 주변인이었다가 후반부 여성 히어로의 면모도 발휘하는 등 다채로운 매력을 전한다.
물론, 상황이 주는 시끌벅적함과 독특한 설정에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 하지만 마음 열고 대환장 호러 코미디를 받아들인다면 영화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공산이 크다. 이게 바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영화 스타일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상류사회> <티끌모아 로맨스>의 조감독 출신으로 첫 데뷔작을 성공시킨 남동협 감독의 뚝심 덕분이다. 달라도 너무 다르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핸섬가이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신나게 웃어보자. 참고로 영화의 신스틸러인 반려견 봉구의 매력은 덤이다.사진 제공: NEW
평점: 3.5 / 5.0
한줄평: 귀신에 홀린 듯, 살벌하게 웃게 되는 마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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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인생은 '로맨스'입니다.
여전히 MZ세대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테스트는 '영화' 캐릭터 테스트로도 자주 활용되어 왔는데요! 이번에 오픈한 테스트는 꼬이고 얽힌 다양한 관계 속 유쾌한 케미 포텐이 터지는 영화 <장르만 로맨스>의 인생 장르 테스트입니다. <장르만 로맨스>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영화인데요!베스트셀러 작가 '현'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꼬여버린 관계를 다채롭고 감각적으로 담아낸 영화에서, 과연 이들 6인이 어떤 스토리로 얽히게 되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장르만 로맨스>에는 쿨내진동 이혼부부 '현'과 '미애', 일촉즉발 비밀커플 '미애'와 '순모', 주객전도 스승제자 '현'과 '유진', 알쏭달쏭 이웃사촌 '정원'과 '성경'까지! 작가 '현'을 둘러싼 관계가 버라이어티하게 등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다양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 <장르만 로맨스>의 '내 인생의 장르 테스트'는 누구나 직접 참여해 자신의 인생 장르를 탐색할 수 있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공개된 테스트는 7년째 슬럼프에 빠져 한 글자도 못 쓰는 베스트셀러 작가 '현'의 사생활이 각 질문마다 유쾌하게 녹아들어 웃음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현' 몰래 달달한 비밀연애 중인 전 부인 '미애'와 절친 '순모'부터 이웃사촌 '정원'과 놀기 바쁜 사춘기 아들 '성경', 천재적인 재능으로 위기의식을 자극하는 제자 '유진'과의 관게까지, 관객들은 '현'의 다양한 상황에 이입하게 됩니다.
테스트를 마치면 코미디부터 로맨스, 드라마, 미스터리, 판타지까지 내 인생의 장르를 비롯해 <장르만 로맨스> 6인방 중 나와 딱 맞는 궁합이 누구인지 알 수 있어 흥미를 더하는데요. 게다가, 테스트 결과를 SNS에 인증하면 <장르맨 로맨스> 예매권과 굿즈를 증정하는 풍성한 이벤트까지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매일 버라이어티한 우리들의 사생활
내 인생의 장르 테스트하러 가볼까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테스트와 함께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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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과 북의 실감나는 모가디슈 탈출기
어두컴컴한 방의 테이블에 막 준비한 음식들이 보인다. 테이블에는 컵라면과 밥, 김치, 통조림 같은 간단한 음식뿐이다.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남한과 북한 사람들이다. 남한 사람들이 먼저 음식을 먹기 시작하지만 북한 사람들은 선뜻 그 음식을 먹지 못한다. 남한 쪽 사람 중 한 명이 밥을 바꿔 먹는 걸 본 이후, 그제야 북한 사람들은 숟가락을 들고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 독이라도 있을까 봐 먹지 못했던 북한 사람들은 의심이 완전히 없어지기 전까지 적국인 남한을 신뢰하지 못한다. 과거, 현재 등 어떤 시기에도 이에 대한 태도는 남과 북 모두 똑같다.
남한과 북한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밥을 먹는 장면은 영화 <모가디슈>의 중반에 등장하는 장면이다. 영화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 발생한 내전으로 생사를 걸고 탈출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 당시 UN에 가입하기 위해 회원국인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에 외교전을 벌이고 있었던 남한과 북한은 소말리아에서도 소말리아 정부의 지지를 받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그때 남한과 북한 사람들의 거리감은 영화 중반에 그들이 밥을 먹는 장면으로 표현된다. 서로 같은 언어를 쓰고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 완전히 믿지 못하는 모습은 배고픔 앞에서도 상대방을 의심한다. 영화는 그 당시 남과 북의 거리감과 불신, 경쟁관계를 여러 에피소드로 일관되게 표현하고 있다.
1991년 모가디슈에서 벌어진 탈출기를 그린 영화
영화의 초반에는 한국 대사관 사람들의 외교전을 긴박하게 그린다. 한신성 대사(김윤석)를 중심으로 안기부 출신 강대진 참사관(조인성), 서기관 공수철(정만식)은 소말리아 대통령과 고위급 인사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선물을 소말리아 무장단체에 뺏기거나 북한 림용수 대사(허준호) 일행에게 선수를 빼앗기기도 한다. 소말리아의 고위급 인사들과 미팅을 하는 모습을 통해 소말리아의 정치적인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대통령의 친인척들이 주요 권력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소말리아의 상황은 반대 세력들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결국 힘을 키운 반군은 소말리아에서 긴 분쟁을 시작한다.
<모가디슈>의 이야기는 사실 한 줄로 간단히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급작스럽게 내전이 발생한 소말리아를 탈출하는 것이 바로 그 내용이다. 실제 있었던 상황을 영화적으로 각색했는데, 여러 상황이나 인물 구도를 복잡하게 가져가지 않음으로써 영화적인 긴장감과 속도감을 잃지 않았다. 남과 북의 대립과 각각에 속한 인물들의 생각도 복잡하게 꼬아놓지 않고, 단순히 탈출에만 집중한다. 사실 한신성 대사와 림용수 대사의 관계를 조금 더 감정적으로 가져가거나 아니면 서로 완전히 믿지 못하는 존재로 그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두 인물은 탈출에만 집중하며 그 사이에는 어느 정도 상대방을 신뢰한다. 또한 감정적으로 가까워지기보다는 딱 서로에게 필요한 만큼 동료 정도로 묘사된다.
영화에서 가장 적대적으로 부딪히는 인물은 강대진 참사관과 태준기 참사관(구교환)이다. 각각의 정보부 역할을 하는 그들은 마치 남한과 북한의 군대로서 대리전을 펼치듯 격렬하게 부딪힌다. 두 대사가 외교적인 차원으로 서로에게 접근한다면, 두 참사관은 좀 더 적대적으로 상대방을 바라본다. 실제로 격투까지 벌이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등, 이 둘이 부딪힐 때 영화의 긴장은 높아진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 두 인물은 서로를 완전히 신뢰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그런 두 인물의 관계가 오히려 더 영화의 현실감을 높인다.
영화가 전개되는 과정은 내전 발생 후 한국과 북한 대사관의 각기 상황이 나오고, 대사관을 습격받은 북한 사람들이 한국 대사관으로 오면서 모든 인물이 한 자리에 모인다. 그 후 각 대사와 참사관은 자신의 국가와 수교 관계에 있는 나라의 대사관에 각각 나뉘어서 방문하게 되고 다시 한국 대사관에 모여 모든 인물이 한 번에 탈출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는 맨 마지막에 다시 남한과 북한이 각자의 길을 간다. 마치 남한과 북한의 관계가 긴장관계에 있다 다시 하나의 목적을 위해 모였다가 또다시 긴장관계에 처하는 것처럼 영화에서 남한과 북한 사람들은 두 갈래에서 한 갈래, 다시 두 갈래로 나뉘는 것을 반복한다. 이는 카체이싱 장면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데 북한 대사가 다른 길로 갈라졌다가 다시 합쳐지는 장면이 대표적일 것이다.
영화는 남과 북의 사람들을 어떤 편견도 없이 그린다. 어디가 더 잘 살고 어디가 더 맞는 체제라는 정치적인 관점은 철저히 배제하는데, 그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같은 밥과 반찬을 먹는 것처럼 그들은 그 상황에서 만큼은 똑같이 탈출만을 바라보고 있다. 같은 의미에서 마지막 자동차를 이용한 탈출 장면에서도 남과 북의 사람들은 소속 국가와 상관없이 섞여 타서 탈출하게 된다. 또한 영화에서 그들 간의 교류는 크지 않지만 중반부터 만들어져 지속되는 그들 간의 서로에 대한 신뢰는 영화 끝까지 깨지지 않는다.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관점도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가 된다.
높은 완성도로 만들어진 카체이싱으로 느껴지는 영화의 긴장감
영화는 다른 국가의 반응이나 남한과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보여주지 않는다. 온전히 모가디슈에서 두 대사관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일들에 집중한다. 그래서 영화 속 인물들처럼 관객들도 같이 도시에 갇혀있다는 느낌이 들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내부의 인물과 상황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외부에서의 도움을 기대하기보다 주요 인물들이 어떤 방법으로 탈출을 할 수 있을지에 보다 포커스를 두고 영화를 보게 만든다. 그러니까 이야기는 병렬적으로 이 얘기, 저 얘기하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직선으로 달려가기 때문에 끝까지 영화의 힘을 잃지 않는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후반부 카체이싱 장면이다. 차량 4대에 책이나 모래주머니 등을 총알을 최대한 막아내기 위해 설치하고 이탈리아 대사관까지 가는 과정을 담은 장면은 무척 박진감이 넘친다. 카메라가 차량 4대를 통과하면서 앞뒤의 상황과 차에 탄 사람들의 표정을 보여주면서 그 상황을 다채롭게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상황의 긴장감까지 디테일하게 전달한다. 이탈리아 대사관까지 4대의 차량이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가면서 서로 여러 번 부딪치고, 총알을 받아내는 모습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남한과 북한의 대사를 연기한 김윤석 배우와 허준호 배우의 연기도 좋지만 특히나 참사관을 연기한 조인성 배우와 구교환 배우의 연기가 특히 좋다. 서로 신뢰하지 못하지만 서로를 믿어야만 하는 상황에서 끝까지 각자의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는 두 인물은 두 배우가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적인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영화 중반 두 배우가 서로 대립하며 아주 치열하게 격투를 벌이는 모습은 이제 막 만들어진 남한과 북한의 관계가 깨져버릴까 더욱 아슬아슬하게 느껴진다. 약간은 어리바리하게 나오는 서기관을 연기하는 정만식 배우나, 대사 부인을 연기한 김소진 배우의 연기도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아들었다.
영화 전체를 아프리카에서 모두 촬영한 류승완 감독은 <베를린>의 로케이션 촬영을 경험을 통해 성공적인 로케이션 촬영을 이끌었고, <군함도>의 실패로 실화에서 올 수 있는 정치적 논쟁들을 어느 정도 비껴간 연출로 관객들이 영화의 이야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냈다. 마치 1990년대 그 당시에 방문한 듯한 아프리카 현지의 모습과 여러 가지 다양한 차량들도 영화의 사실감을 높인다. 무엇보다 영화는 감성적인 신파로 흐르지 않고 그들이 탈출을 완성하는 것에만 오롯이 관심이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바로 떠오르는 영화는 비슷한 탈출 영화인 <아르고>다. 배우 벤 에플렉이 연출한 <아르고>도 훌륭한 탈출극이었지만, 영화의 긴장감과 현실성에서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가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또한 총기 액션의 타격감도 살아있어 전쟁영화의 분위기도 꽤 많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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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티블루 37.2>, 찬란하고도 쓸쓸한 사랑
이 영화를 다시 되짚어보면 찬란하고도 아프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베티의 웃는 얼굴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더욱 강렬해진다. 눈이 부실 정도로 예쁘지만 어딘가 슬프게 느껴지는 표정.
이 영화는 조르그와 베티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정말 불도저같이 자신이 하고픈 것을 망설임없이 다 하면서 살아가는 베티는 조르그와 사랑에 빠진다. 우연히 조르그가 예전에 쓴 글을 읽은 베티는 작가가 되길 원했던 그의 꿈을 포기하지 말 것을 신신당부하며 열렬히 지지한다.
이 둘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더 깊이 사랑하게 되었고, 그러던 어느 날 베티는 자신이 임신을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행복도 잠시,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베티는 사실 임신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임신에 대한 환상이었을 수도 있고, 유산한 것일 수도 있다.
아기를 가진 사실에 매우 기뻐했던 베티는 점점 무너져간다. 이는 그칠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베티는 그저 하염없이 계속 무너지고, 또 무너졌다.
그녀를 너무나도 사랑했던 조르그는 끝까지 그녀와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 하지만 베티는 다른 아이를 잠시 납치하기까지 하고, 결국 자신의 눈을 스스로 파내어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조르그는 그녀를 탈출시키려는 시도도 하였지만 실패하였다. 결국 조르그는 베개로 질식시켜 직접 그녀의 숨을 거둔다. 영화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모든 장면이 인상 깊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감명 깊고, 오래오래 기억해두고 싶은 장면들은 다음과 같다.
싸우다가 우연히 조르그가 예전부터 써 왔던 글을 발견하고, 베티가 조금은 뜬금없이 그의 글을 읽는 장면이다.
밤에 읽기 시작하여 시간이 흘러 새벽이 되고, 곧이어 태양이 뜰 때까지 베티는 멈추지 않고 조르그의 글을 계속 읽었다. 무언가에 홀린듯이 집중해서.
- 30세가 되면 인생을 알기 시작한다. 가끔은 쉬어갈 줄도 알게 된다.
조르그는 잠시 자신의 꿈을 보관해두었던 것이다. 나이가 들어 현실을 깨닫게 되면서 아직 순수함이 남아있는 꿈을 넣어두었던 것이다.
- 내게 중요한 거야, 그건 버리지 마.
- 제발 버리지 마.
- 대단한 건 아니야.
바쁜 삶에 치여 잠시 잊고 있던 꿈에 대한 기억이 다시 상기되는 순간이 있다.
내가 이 꿈을 꾸며 열심히 노력했던 사진이나 글 등의 작품을 우연히 발견하여 그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평상시에 일상생활을 하다가 문득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나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한다. 나도 이런 적이 있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런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기록과 기억들은 남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을만큼 대단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겐 소중한 것이다. 이 장면에서의 조르그도 그랬을 것이다.
- 결국 그 원고는 베티가 처음으로 읽었고, 그걸 읽으면서 진정을 찾았다.
베티가 조르그의 꿈을 발견한 순간이다.
그리고 베티가 조르그에게 잠시 잊고 있던 꿈을 상기시켜주는 순간이다.
직접 조르그의 글을 타이핑하여 출판사에 보내는 열정을 보이며 그 누구보다도 조르그의 꿈을 열렬히 응원하는 베티가 멍하니 기찻길을 바라보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보고 나면 베티가 왜 그렇게 극적이고 충동적으로 말하고 행동했는지를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본능이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다 본 후 이 장면만큼은 한 번 더 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쩌면 베티는 꽤 오래 전부터 속이 문드러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위태롭고 불안한 사람이었다.
온전히 조르그를 사랑하며 그가 쓴 글은 명작이고, 그는 위대한 작가임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주는 베티 덕분에 조르그는 살아갈 이유를 찾아냈다.
하지만 여전히 베티의 눈빛은 공허하게 느껴진다.
조르그가 베티를 넓은 들판으로 데려가 성벽에서부터 바위 있는 데까지, 저 멀리 보이는 작은 집까지 모두 사서 베티에게 줄 것을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조르그에게 베티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 순간의 햇빛과 바람소리도, 나뭇가지 사이로 비추는 석양도, 고요함과 언덕을 내려오는 산들바람도 모두 주고 싶은 사람.
불가능하지만 가능하게 해주고픈 사람.
최고의 선물을 안겨주고 싶은 사람.
항상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사람.
임신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점점 무너져가는 베티를 보며 이런 고통을 끝까지 함께 하고자 했던 조르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화장이 번져 엉망이 된 베티의 얼굴을 본 조르그는 식탁 위에 있던 음식의 소스를 자신의 얼굴에 덕지덕지 묻힌다.
이 장면을 보며 감탄했고 감동했다.
대사 하나 없었지만 그녀의 고통에 공감하고, 이를 함께 나누고자 했던 조르그의 마음이 정말 잘 느껴졌다.
사랑하는 사람이 하염없이 무너지는 것을 가장 가까이서 보는 심정은 어떨까.
상상하기도 두렵다.
자신의 눈을 파내어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 베티의 인생을 마무리지어주는 조르그의 모습이다. 조르그는 직접 그녀의 얼굴을 베개로 눌러 질식시켜 죽음에 이르게 한다.
- 베티는 존재하지 않은 걸 가지려고 하는 것 같아. 이 세상은 베티한테 숨 막히는 곳이란 게 문제야.
- 집에서 네 목소리가 들려. 너 없는 정적이 너무 괴로워. 여기저기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
설탕이 어디 있지?
웃기지 마.
고물 청소기다!
조르그.
조르그, 자고 있어?
조르그의 삶 속에 깊이 들어와 불꽃같은 뜨거움을 안겨준 베티.
그리고 불꽃처럼 금방 사라져버린 베티.
- 우리 도망가자.
조르그는 아마 알고 있었을 것이다. 둘의 이야기의 끝은 파멸이라는 사실을.
어쩌면 베티도 알았을지도 모른다.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본능적으로 그 길을 계속 걸어갔던 것일지도 모른다.
처음에 조르그와 베티의 곁에 있던 고양이는 베티가 죽은 이후, 조르그가 베티를 투영시키는 대상이 된다.
조르그는 그렇게 베티와 함께, 베티를 그리워하며, 베티를 기억하며, 베티를 사랑하며 계속 글을 써 내려간다.
이후로도 쭉 써 내려갈 것이다. 자신을 꿈꾸게 만들어준 베티를 추억하며.
베티가 있어야만 자신이 온전한 '나'가 되기에.
영화의 초반부에 나왔던 베티가 너무 사랑스러웠기에 영화의 끝에서 더 우울하고 씁쓸했던 것 같다.
서로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표현하는 연인의 모습이 너무 예뻐보여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무너지고 지쳐가는 둘의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다.
한 사람에게 온 열정을 다 불태워 꿈과 생기를 불어넣어 준 사랑.
이보다 찬란하고 쓸쓸한 사랑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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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니 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 '잿빛 도시를 향해 뿜어진 붉은 복수심과 광기’
스위니 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개봉일 : 2008.01.17 (한국 기준)
감독 : 팀 버튼
출연 : 조니뎁, 헬레나 본햄카터, 앨런 릭먼, 티모시 스폴, 시챠 바른 코헨, 제인 와이즈너, 제이미 캠베 바우어
‘잿빛 도시를 향해 뿜어진 붉은 복수심과 광기’
잿빛으로 물든 세상에 빛과 구원은 없다. 파랗게 질려버린 하늘만 남아있을 뿐.이발사 벤자민 바커는 탐욕으로 가득 찬 터핀 판사에 의해 모든 걸 빼앗긴다. 따스하게 내리쬐던 햇볕 아래 아름답게 피어난 꽃처럼 아름다운 아내와 딸을 잃은 그에게 남은 건 복수와 악에 받친 광기뿐이다.
<스위니 토드>엔 팀 버튼 감독 특유의 음울한 색채가 가득 담겨있다. 권력에 의해 인생을 약탈당한 벤자민 바커는 ‘스위니 토드’라는 새로운 이름을 짓고, 재를 뿜어내고 있는 새까만 도시로 돌아온다. 무채색에 가까운 낮과 밤. 스위니 토드가 바라보는 무채색의 도시엔 고유한 아름다움과 색을 뽐내고 있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이 갇혀있는 듯 정적이고 새까맣다. 하지만 그중, 유독 강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색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빨간색이다. 복수, 광기라는 단어와 빨간색이 합쳐지면, 이 색이 무엇을 뜻하는지 대략 감이 오지 않는가.
이 이야기는 마치 언젠가 유행했던 ‘어른들을 위한 잔혹동화’같다. 선혈이 낭자하고, 단단할 거라 예상했던 사람들의 신체가 한순간에 뭉개진다. 모자람 없이 기괴하다. 다소 잔인하기도 하며 허망하다. 소중한 사람을 되찾기 위해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세상으로 돌아온, 복수심만 남은 잔혹한 이발사의 이야기에 희망 따윈 존재할 수 없었던 걸까.
스위니 토드 시놉시스
사랑하는 아내와 딸과 함께 행복한 남자 벤자민 바커(조니 뎁). 그러나 자신의 아름다운 아내를 탐한 악랄한 터핀 판사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다. 그 후로 15년. 아내와 딸을 되찾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복수를 위해 스위니 토드로 거듭나 이발소를 연다. 그날 이후 수 많은 신사들이 이발하러 간 후엔 바람같이 사라져 나타나지 않고, 이발소 아래층 러빗 부인(헬레나 봄햄 카터)의 파이 가게는 갑자기 황홀해진 파이 맛 덕분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데. 그런데 스위니 토드의 사랑하는 아내와 딸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난 바커가 아냐. 그는 죽었어.”
아름답고 다정한 아내, 작은 숨을 내쉬고 있는 딸을 품에 안았던 벤자민 바커는 이제 없다. 벤자민 바커 가족이 떠나고, 그의 면도 칼이 2층 마루 밑에 묻힌 날. 벤자민 바커라는 인물은 사라진다. 터핀 판사에 의해 끌려간 감옥에서 지옥 같은 15년을 보낸 그에게 남은 건 스위니 토드라는 새 이름과 분노뿐이다. 다시 돌아온 런던은 15년 전 그날에 비해 더 진한 잿빛이 되어있었다. 어둠 속에 갇혀있던 면도칼과 이발 도구가 다시 주인의 손으로 돌아간 날 밤. 스위니 토드는 면도칼을 들고 이제 곧 루비처럼 새빨간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 말한다.
러빗 부인은 아내 루시가 독약을 먹었다며 스위니 토드가 떠난 후에 일어났던 일들을 얘기해 준다. 자신의 수모로도 모자라 사랑하는 아내를 농락하고, 거기에 얼굴도 제대로 본 적 없는 어린 딸을 데려간 파렴치한이라니. 스위니 토드의 분노는 하늘 끝까지 치솟는다. 하지만 기회를 기다려야 했다. 아직 살아있는 딸을 만나기 위해, 저 위층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터핀 판사를 한 번에 잡기 위해서.
스위니 토드는 때를 기다리며 수많은 사람들의 목을 긋는다. 서서히 광기에 말려들고 있던 그는 자신의 정체를 들킬 위기에 처하자 폭발해버린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물을 끓이고 있던 주전자로 피렐리의 머리를 내리친 순간, 15년간 쌓아왔던 분노와 원망, 광기가 터져 나온다. 한 번에 터져 나온 그것을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러빗 부인은 스위니 토드의 옆에 딱 붙어 그가 살해한 사람들로 파이를 만들기 시작한다. 육즙이 줄줄 흐르는, 먹음직스러운 파이를.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세상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위에 있는 사람들이 아래 있는 사람들을 잡아먹는 세상이다. 스위니 토드와 러빗 부인, 그리고 어린 토비는 아래 계층에 있는 사람, 러핀 판사와 그의 수족인 비들은 그 위에 서 있는 사람이다. 러핀 판사는 피고인보다 높은 판사석에 앉아 무심하게 교수형을 선고한다. 피고인은 어린아이였고, 진짜 범인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지만 그는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 범인인지 확실치 않아도 어차피 죄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말 할 뿐.
러핀 판사는 높은 곳에 앉아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으면서도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 가진 거라곤 사랑하는 가족뿐인 벤자민 바커의 가정을 파탄 내고, 그의 아내를 미치광이로 만들고, 홀로 남겨진 딸, 조안나를 자신의 집에 가둬둔다. 그리고 악을 구원하겠다며 어린 조안나와의 결혼을 결심한다.
스위니 토드와 러빗 부인은 어차피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세상이니, 아랫놈이 윗놈을 잡아먹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면도를 하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간 남자들은 목이 그어진 채 건물의 지하로 떨어져 완전한 죽음을 맞이한다. 아랫놈을 잡아먹는 윗놈에 대한 복수심으로 시작된 잔혹한 일이었다.
근데 이 복수가 참 아이러니한 게, 결국 스위니 토드의 손에 죽은 사람들은 대부분 그와 비슷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스위니 토드에게 죽은 사람들은 모두 연고가 없는 남자들이다. 우아한 옷을 차려입고, 부채를 펄럭이는 아내와 함께 온 남자는 연고가 있다는 이유로 무사히 살아돌아가고, 그렇지 못한 남자들은 스위니 토드의 손에 죽게 된다.
이 이야기의 아이러니함은 스위니 토드가 딸 조안나와 마주치는 순간과 루시의 목을 긋는 순간 절정에 이른다. 복수에 성공한 직후, 단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딸의 얼굴을 마주한 스위니 토드는 딸에게 내 얼굴을 잊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에게 아는 사이지 않냐고 물어오던 아내의 목을 긋는다.
그토록 궁금하고 그리웠던 딸에게 건넨 유일한 한마디는 나를 잊으라는 명령이었고, 사랑하는 아내를 죽인 건 러핀 판사가 아닌 광기로 가득한 자기 자신이었다.
스위니 토드는 뒤늦게 사실을 알고 러빗부인을 오븐에 가둬 태워버린다. 복수는 모두 성공했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건 나의 면도칼에 목을 베인 아내와 얼굴조차 제대로 마주한 적 없는 딸의 존재뿐이다. 스위니 토드가 토해낸 피는 루시의 얼굴을 타고 흘러 바닥에 닿는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끈적하게 더러워진 바닥 틈새를 파고든다.
이 복수 계획은 무엇을 위해 존재했던 걸까. 라고 묻는다면 명확히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 말고 다른 방법이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그 또한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다.
고귀하지 않다고 여겨지던 자의 피는 벽과 바닥을 타고 톱니바퀴 위에 떨어진다. 피는 톱니바퀴 사이를 파고들고, 톱니바퀴는 묵직한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피는 흐르고 흘러 결국 지하보다 더 깊은 지하. 하수구를 타고 흐른다. 그들의 피는 사회라는 커다란 기계를 돌리는 톱니바퀴 사이에서 사정없이 짓이겨지고 있다. 정의가 사라진 사회에서 윗사람이 되지 못한 사람들의 피는 점점 더 아래로, 더 깊은 곳으로 흘러내려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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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동석 형네집? 안젤리나 졸리의 로멘스? 이터널스 모든 사건의 중심, 바빌론을 알아보자!
#이터널스 #길가메쉬 #마동석
2021. 06. 02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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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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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0 역사의 시작, 바빌론
02:00 길가메쉬 & 바빌론
02:55 안젤리나 졸리의 사랑
03:50 이터널스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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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랑종」리뷰ㅣ여자가 예쁘고 야한 장면이 나오는 과학적 이유ㅣ스포없음ㅣ영화보는건데ㅣ공포영화 여자ㅣ
? "랑종" 으로 알아보는 공포영화의 과학원리(*스포없음)
- 랑종 정보
장르: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페이크 다큐멘터리, 오컬트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각본: 나홍진, 반종 피산다나쿤
제작: 나홍진, 반종 피산다나쿤
원안: 최차원, 나홍진
- 랑종 스토리 시놉시스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 낯선 시골 마을.
집 안, 숲, 산, 나무, 논밭까지,
이 곳의 사람들은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랑종(무당) ‘님’은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날이 갈수록 이상 증세가 점점 심각해지는 ‘밍’.
무당을 취재하기 위해 ‘님’과 동행했던 촬영팀은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밍’과 ‘님’, 그리고 가족에게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
#랑종 #랑종리뷰 #랑종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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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챠 <사랑은 딥하게> 공식 예고편
바다를 사랑하는 해양학자 여자와 거대 마린 리조트 개발에 인생을 건 남자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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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피어 오브 레인> 티저 예고편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10대 소녀 ‘레인’
어느 날, 옆집에 살고 있는 학교 선생님의 다락방에 감금되어 있는 어린 소녀를 보고 납치라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누구도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지만 유일하게 전학생 ‘케일럽’만이 그녀를 믿고 도와준다.
‘레인’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몰래 옆집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과연 소녀의 정체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