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7-01 10:34:47
6월 다섯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고자극 오싹 코미디 <핸섬가이즈> 역주행
" 마지막으로 내가 진실을 말해줄게, 너희들은 더럽게 못생겼어."
<핸섬가이즈> 명대사
좌석 판매율 9.8%로 시작해 30%까지 올라간 <핸섬가이즈는> 전체 좌석 판매율 1위 등극과 함께
주말 관객 수가 계속 증가하며 이례적인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핸섬가이즈>는 누적관객수 45만 여명을 기록하며 3위, <하이재킹>이 100만을 넘기며 2위,
<인사이드 아웃 2>가 560만 명을 넘기며 1위에 올랐습니다.
한편 북미박스오피스에서도 <인사이드 아웃 2>가 1위에 올랐습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이 개봉 첫 주 5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2위
<호라이즌: 아메리칸 사가 챕터 1>가 <배드 보이스: 라이드 오어 다이>를 밀어내며 3위에 올랐습니다.
Relative contents
-
- 논쟁을 피해 무난하고 안전하게 실패하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007년, 분쟁지역 아프가니스탄에서 23명의 한국인이 탈레반에게 납치된다. 이에 외교부는 교섭 전문가인 외교관 '재호(황정민)'을 현지로 파견한다. '테러범과의 협상은 없다' 그리고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고 살린다'는 두 원칙을 지닌 채 카불에 도착한 재호. 그러나 언제든 입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부 관료 때문에 재호의 교섭은 좀처럼 진척되지 않는다. 한편, 초유의 피랍 사건에 국정원도 요원 '대식(현빈)'을 아프가니스탄으로 급히 파견한다. 요원으로서의 실력은 확실하나 원칙에 얽매이지 않은 채 자유롭게 일하는 데 익숙해진 대식은 매뉴얼을 따르는 재호와 계속해서 갈등을 빚는다. 그 사이, 어느새 탈레반이 정한 살해 시한이 다가오자, 재호와 대식은 나날이 성공 가능성이 작아지는 교섭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한다. 개인적인 감정은 잠시 묻어둔 채로.
실화를 소재로 삼은 영화에게는 언제나 같은 과제가 주어진다. 실화라는 수많은 이야기 중 무엇을 영화에 담고 무엇을 담지 않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또 실화를 빌어 이 영화가 도달하고자 하는 지향점도 명확히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작업은 말처럼 쉽지 않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는 실제 사건에 매몰되어 자기 개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빼야 할 부분을 빼지 못해 영화가 난잡해지기도 하고, 전체 주제 의식이 흐려지기도 한다. 애초에 영화의 지향점이 공감을 사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임순례 감독의 신작 <교섭>도 다르지 않다. 영화가 선택한 실제 사건부터 범상치 않다. 온갖 논란을 초래하기에 충분한 소재를 골랐다. <교섭>은 2007년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되어 그중 2명이 살해된 '샘물교회 선교단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다룬다. 그런데 이 사건에는 피랍 인질의 책임부터 정부의 대응에 이르기까지 개인과 국가의 관계라는 범주에 속하는 수많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달리 말해 선택과 집중이 잘못되면 영화가 실화 속에 파묻힐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교섭>은 다분히 원론적인 길만 골라 걷는다. 제목에 충실하다. 탈레반과 협상을 진행하는 외교부 직원과 국정원 요원에게 초점을 맞춘다. 국민을 살려야 한다는 그들의 사명감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그 덕분에 예상할 수 있는 논란은 영화 속에서 거의 부각되지 않는다. 상업 영화로서의 재미를 갖추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대목도 엿보인다. 하지만 그 대가로 영화는 무색무취하다. 장르적 특색, 감독만의 색채는 사라졌다. 그렇게 <교섭>은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지 못한 채로 무너져 내린다.
<교섭>은 안전한 길을 택한다. 한국 영화에서 익히 볼 수 있는 버디 무비, 형사 영화의 형식을 차용한다. 교섭 전문가 재호는 철저한 원칙주의자다. 그에게 국민은 국가가 무조건 책임져야 할 존재다. 하지만 국가는 원칙적으로 테러 집단과 일대일로 협상을 할 수 없다.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만으로도 테러 집단에게 국가가 굴복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 테러 집단이 다른 국민을 납치해서 몸값을 요구하는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그래서 그는 철저히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지원과 협조 하에서 사건에 원론적으로 접근한다. 국정원 요원 대식은 정반대다. 낯선 중동 지역에서 감옥에 갇힐 정도로 험하게 굴러가며 임무를 수행하던 그에게 명분이나 원칙은 무의미하다. 그렇기에 대식은 온갖 루트로 탈레반과 접촉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족에게 접근하고, 사기당할 것을 각오하고서 외국 브로커에게 접근한다.
영화는 다양한 변수를 더하면서 상반된 두 캐릭터를 뒤흔들기 시작한다. 탈레반의 인질 기한은 나날이 다가오며 그들을 압박한다. 아프가니스탄 외교부는 합의를 뒤집으면서 인질 협상을 엉망으로 끌고 간다. 피랍된 인질이 선교사라는 사실이 방송국 뉴스로 유출되어 기껏 만든 합의안이 물거품이 되기도 한다. 탈레반과 실질적으로 접촉하는 줄 알았던 외국 브로커는 사기꾼으로 밝혀진다. 그 사이 두 명의 인질은 살해되고, 국내외적 압력은 높아져 간다. 이 과정에서 재호와 대식은 서로 인정하지 않던 상대방의 접근 방식이 옳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점차 변한다. 즉, <교섭>은 <공조>, <의형제> 등이 보여줬던 버디캅 무비의 전형을 따른다. 재호는 보고 체계를 무시하고 외교부 장관에게 직접 연락한다. 지금껏 피해 오던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을 성사하기 위해. 한편 외교부의 교섭 지침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던 대식도 철저히 매뉴얼을 따르며 재호를 돕기 시작한다. 이렇게 재호와 대식은 점차 닮아 간다.
문제는 관객이 <교섭>의 브로맨스에 감정적으로 이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영화가 의도적으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을 삭제한 채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샘물교회 피랍사건이 현시점까지도 회자되는 결정적 원인은 명확하다. 당시 샘물교회 선교단은 국가에서 금한 여행 금지 국가로 이동했다.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하지 말고 가급적 남부 지역으로 이동하지 말라는 외교부의 권고를 모두 무시했다가 변을 당했다. 즉, 이 사건은 세월호 사고나 이태원 사고처럼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건이 아니었다. 국민 개개인이 국가의 보호와 도움을 먼저 무시한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그런데 정작 영화에 등장한 선교단은 무고한 피해자다. 탈레반이 그들을 납치하는 오프닝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아무 잘못도 없이 갑작스레 납치당한다. 그 이후로도 영화는 인과관계와 잘못은 지운 채 그저 객관적인 현상만을 묘사한다.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떨리는 목소리. 싸늘한 주검. 여기에는 국가가 구해야 할 불쌍한 사람 외에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가 없다. 선교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교섭이 어려워지니 그들을 자원봉사자로 위장하자는 재호의 계획도 건조하게 당시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그려낼 따름이다. 이 모든 묘사가 '국가는 국민을 어떻게든 보호해야 한다'라는 영화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영화가 묘사하지 않는다고 해서 관객들의 뇌리에 이미 각인된 인질들의 잘못과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는 연이은 의문점을 자아낸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면, 국민은 국가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 걸까?' '자기 잘못 때문에 피해를 본 동료 시민과 다른 공동체 구성원은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게 적절할까?'와 같은.
그래서 관객은 재호라는 캐릭터와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가 없다. 재호는 국가를 대변한다. 어떻게든 국민을 살려야 한다는 그의 사명감은 국가의 존재 이유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 사건을 접하거나 영화를 보는 관객은 자명한 국가의 의무와 역할을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들은 개인이 먼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국가는 그 개인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또 그 개인은 다른 공동체 구성원과 어떻게 대화할지가 궁금하다. 이때 관객에게 필요한 답을 주지 못하는 재호라는 인물은 결국 공중에 붕 떠 버린다. 심지어 재호와 관객을 연결할 최소한의 개인사도 두드러지지 않다 보니 그는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해진다. 오히려 대식에게는 공감하기가 쉽다. 그의 사명감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이라크에서 작전에 실패해 인질이 죽어가는 광경을 두 눈으로 목격한 바 있다. 그러다 보니 대식의 절실함과 필사적인 노력은 자연스럽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그저 나 홀로 있는 게 좋다는, 그래서 중동에 남아 있고 싶다는 그의 심경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 결과 두 주인공 간의 균형이 무너진 버디물, <교섭>의 결과물은 실패나 다름없다. 두 주인공은 갈등을 빚다가 서로에게 배우면서 성장해야 하는데, 관객은 한쪽의 입장에만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는 재호가 중심이 될 때와 대식이 중심이 될 때 묘하게 영화의 톤이 어긋나는 이유다. <교섭>의 주된 포인트는 인물 간의 호흡과 대화, 협상의 심리전이라 할 수 있다. 재호가 아프가니스탄의 외교부 장관과 갈등을 빚거나 탈레반 수장을 직접 만나 협상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는 국민을 살려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대원칙을 강조한다. 그런데 정작 영화에서 감정선이 터져 나오는 대목은 하나밖에 없는 액션 시퀀스다. 인질 몸값을 가로채 간 외국 브로커를 쫓는 대식의 오토바이 추격전에서는 그의 절실함이 진하게 묻어 나온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 액션 시퀀스는 영화의 전반적인 스타일과 따로 논다. 결국 논란을 피하기 위한 안전한 선택이 오히려 장르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영화의 완성도를 낮춘 셈이다.
이에 한국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몇몇 디테일까지 더해지자 <교섭>은 더욱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노골적으로 웃음을 겨냥한 '카심(강기영)'과 같은 캐릭터는 전반적으로 건조하고 차분한 극의 분위기와 동떨어져 있다는 인상이 짙다. 막바지로 향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규모가 커지는 지점도 부자연스럽다.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힘을 준 듯이 느껴지기에 유달리 톤이 이질적이다.
어찌 보면 <교섭>의 실패는 예정된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간 임순례 감독은 가장 최근작인 <리틀 포레스트>처럼 따스한 위로를 담은 느림의 미학을 전하는 작품을 많이 선보여 왔다. 그에 반해 <교섭>은 소재의 성격으로 보나 장르의 지향점으로 보나 감독의 장점이나 개성이 살아나기에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교섭>은 요르단 현지 로케이션 촬영이 선사한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을 제외하면 깊은 아쉬움만 남긴 채 막을 내린다. 흥미롭고 매력적인 소재에 왜 이토록 단순하게 접근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P(Poor, 형편없음)
과연 이토록 무난하게 만들 영화였을까?
-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 West Side Story, 2021
으레, 모든 영화들이 그렇듯이 본 작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도 "코로나19"로 개봉일을 1년이나 연기했습니다.
먼저 본 사람들의 입에선 "아카데미 수상"을 높게 점할 만큼 평했으니 재수를 택한 게 아쉬웠는데요.
그렇게, 개봉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이번 "골든 글로브"에서 "작품상 - 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와 함께 "여우조연상"까지 총 3개의 상을 수상하며 앞으로 다가올 "아카데미"의 전망을 밝혔습니다.
다만, 이런 호평과 달리 벌어들인 총 수익은 $88,285,000로 제작비 1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 보통 5대 5로 극장과 분배되는 구조를 생각하면, 최소 2억 달러는 벌어야 영화의 제작비가 충당되거든요.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그래도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이고 추운 극장에는 캐럴 대신에 퍼질 노래들을 생각하면 차마 그대로 보낼 수는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과연, 어떤 작품이었는지?' -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감상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한창 개발 중인 "뉴욕"의 패권을 두고 싸우는 "샤크파(푸에리코토리코 갱단)"과 "제트파(백인 갱단)"은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 난 상황입니다.
그런 가운데, 서로의 집단과 관련된 "토니"와 "마리아"는 한눈에 반하는데요.
그리고 이들도 이런 서로의 상황을 알기에 싸움을 말리고자 나서지만, 갈등은 점점 걷잡을 수없이 커지는데...삼천포로 빠지는 건 뭘까?
1. 모든 문제는 복합적이다.
아시다시피, 이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첫 뮤지컬이라는 타이틀을 거며 쥐고 나타난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그에게 여타 감독들에게 느껴본 능수능란한 솜씨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다수의 오락 영화와 드라마들을 연출해온 필모를 보듯이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이야기를 읽는데 좋은 작품입니다.
물론, 그의 오리지널 작품이 아니라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나 보여주는 이야기가 놀랍게도 현재와 비슷하거든요.세기의 명작이라는 이유는 있다.
앞에서 말한 "샤크파(푸에르토리코)"와 "제트파(백인)"는 표면적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로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를 단면적으로 쓰지 않고 보다 복잡한 속내를 드러냅니다.
지난 미국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의 자리에 올라서며 행한 정책을 살펴보면, "반이민 정책"이 있습니다. -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이민자들을 비롯한 외국인들에게 비자 발급의 제한을 걸었죠.
근데, 재밌는 건 "트럼프" 자신도 이민자의 후손일 만큼 미국은 다양한 국가에서 온 이민자들이 많은 국가입니다. (어찌 보면, 국가의 근간을 뒤흔든 것이죠)
그 시작으로 돌아가면, 엄연히 "콜럼버스"가 "신대륙(아메리카)"을 발견했을 때도 그들은 엄연히 외국인의 위치였으니까요.2. 작금을 관통하는 공감대
그런 점에서 이들을 중재하는 장면은 흥미롭습니다.
경찰들이 "제트파"에게 "너희들이 감옥에 가있는 동안 여기 비싼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고, 너희는 푸에르토리코 경비원들에게 쫓겨나겠지"라는 대사가 나오는데요
특히, 본 작품에서 "샤크파"는 집과 가족, 그리고 학교까지 다니는 것과 다르게 "제트파"는 직장과 집이 없는데 역사적인 배경에 빗대어 보면, 역전된 이들의 위치는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럼에도, 영화는 이들에게 "연대"라는 메시지를 꺼냅니다.얼른 사과해!
해당 작품에서 "도시 개발"로 인해 모두가 쫓겨나는 상황은 이들을 한데 묶어주는 분위기를 제시합니다.
임대료가 높아져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는 현대의 "젠트리피케이션"을 떠오르게 만드는데, 이로써 싸우기보다는 뭉쳐야 함을 저들뿐만 아니라 스크린 너머의 관객들까지 끌어들이는데요.
영화가 제시한 갈등의 문제 말고도 "젠더 이슈"와 같이 많은 대립들이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원론적이나 가장 확실한 메시지가 아닌가 싶습니다.3. 느껴보지 못했던 뮤지컬의 전성기가!
이외에도 해당 작품에서 가장 놀라운 것을 손꼽자면, "의도적으로 스페인어 자막은 해석하지 않았습니다"라는 텍스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번역가의 의도가 아닌 감독 본인의 의도로 '이들의 갈등이 얼마나 심한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미번역'은 해당 작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선 "뮤지컬" 그 자체의 존경을 표하는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뮤지컬"은 "무성영화"고 "유성영화"의 과도기에 서있는 장르이거든요.모든 뮤지컬에 보내는 찬사 어린 표현
소리가 없는 "무성영화"에서 관객들이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에는 과장스럽게 느껴질 만큼의 행동과 얼굴 표정에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뮤지컬"에서 보여주는 군무와 "클로즈업"과 같은 촬영기법은 관객들이 해당 캐릭터들의 감정들을 읽어야 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유성영화"로 와서 그 역할들이 유치하게 보이게 변했지만 이를 "미번역"함으로 접해본 적 없는 그때 그 시절의 뮤지컬을 경험케 하는데요.
'과연, 이게 처음 뮤지컬을 만든 사람은 맞는 건지?'를 의심할 정도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받는 감동은 끊이지가 않습니다.4. 히트곡이 이렇게나 어렵다!
이렇게, 자막을 읽을 수 없기에 이들이 보여주는 '춤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고 가야겠죠? - 아니면, '몸으로 말해요'밖에 더 안되니까...
극 중 "샤크파(푸에리코토리코 갱단)"과 "제트파(백인 갱단)"는 자신들의 생존권을 두고서 경쟁하는 조직들인데, 춤으로 이를 보여주니 우습기도 할 겁니다.
근데, "춤"은 인간에게 있어 생존을 이어나가게 만들어주는 도구입니다.
역사적으로 "강강술래"는 임진왜란 때의 상대적으로 많았던 일본군을 대항해 보이는 군사보다 많고 크게 보이려 했던 전략이었고, "탱고"와 같은 춤은 "같이 춘 사람과의 사랑에 빠진다"라는 속설처럼 세대 간의 이어짐으로 연결됩니다.이야기가 술술 읽혔다면, 듣는 건 어땠을까?
쓰다 보니 많이 길어졌는데, 그만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이야기는 앞선 수상을 납득하게 만들고 이후 "아카데미"에서의 활약을 기대케합니다.
하지만, "뮤지컬" 본연의 매력을 뽐내기에는 아쉬움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인지도가 있는 <베이비 드라이버>의 "안셀 엘고트"의 비중은 너무나도 적으며 귀에 쏙쏙 박힐 넘버의 부재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앞서 말한 '과연, 이게 처음 뮤지컬을 만든 사람은 맞는 건지?'라는 의심은 여기서 깨지고 말았습니다.
이외에도 동물들도 어떤 자세에 따라서 구애와 경계로 감정을 보여주니 이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보여준 춤이 그토록 격렬했던 건 다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앞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개봉 연기에는 주연 배우 "안셀 엘고트"의 "미성년자 성폭행"도 있었다.
※ 극 중 "마리아"의 하얀 드레스와 빨간색 허리띠의 옷차림은 "백설공주"를 연상케하는데요. 공교롭게도 그녀의 차기작은 "디즈니"에서 제작되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에서 "백설공주"에 캐스팅된 상태이다.
-
- 연예인이 밥 먹여 줘? 네!
케이팝 제너레이션
(TVING, (목) 16:00 공개)
크리에이터: 정형진, 임홍재, 차우진
지난 1월 26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예능 '케이팝 제너레이션'! 보셨나요? 1세대 아이돌 강타부터 4세대 아이돌 엔시티까지 다양한 보이그룹, 걸그룹이 나와 화제가 되었는데요. <케이팝 제너레이션>은 단순히 아이돌을 관찰하는 예능이 아니라 그들을 사랑하는 팬의 이야기이자, K-POP의 위상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소위 '머글'도 다가가기 쉬운 프로그램이었답니다!
저도 케이팝 음악을 사랑하고 다양한 아이돌을 찾아보며 좋아하는 입장이지만 찐팬(??) 같이 앨범을 사고... 이런 적은 없거든요. 저에게는 생소한 문화지만 저렇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줄 수 있는 상대가 있다면, 그리고 나에게 그런 사랑을 주는 이가 있다면 그건 정말 이상적인 관계다라고 생각하게 된 거 같아요
그와 반대로 '탈덕'한 팬의 입장도 나와요
오세연 감독님의 '성덕'이란 영화 아시나요
10대 시절을 바쳤지만 스타에서 범죄자로 추락한 오빠
좋아해서 행복했고 좋아해서 고통받는
실패한 덕후들을 을찾아 나선 X성덕의
덕심 덕질기를 담은, 2022년 실패 없을 올해의 최애작!
영화 '성덕' 줄거리
말 그대로 내가 좋아하던 나의 연예인이 한순간에 범죄자가 되어... 팬을 그만두어야 했던 현실 자각 타임(?!)을 그린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슷한 예로 모 보이그룹의 멤버의 불미스러운 사생활이 터지자 '좋아해서 죄송합니다'라는 영상을 찍은 유튜버 '유덕모' 님의 영상도 있죠 ㅎㅎ 유덕모 님들도 케이팝 제너레이션에 출연하셨어요 ㅋㅋ
또한 케이팝 산업의 다양한 전문가 분들은 물론 실제 일본의 앨범 가게에서도 인터뷰를 따 왔고, LA 에이티즈 생일 카페에도 다녀오셨더라구요! 제작진분들이 정말 케이팝의 위상을 알리기 위해서 이 나라 저 나라 다녀오신 흔적이 차고 넘쳐 . . . !! 고로 단순히 즐기기 좋은 예능 프로그램임과 동시에 K-POP 업계에 관심 있는 분들이 보기 좋은 현장감 생생한 다큐 같기도 하다는 점!
시청은 TVING에서 하실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바라요~ ♡
-
- 12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디즈니가 <모아나 2>에 이어 신작 <무파사: 라이온 킹>을 선보입니다.
영화 <문라이트>, <빌 스트리트가 말할 수 있다면> 등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많은 영화 팬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베리 젠킨스 감독이 이번 영화의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베리 젠킨스 감독은 “내가 십 대 청소년이었을 때 조카들을 조용히 시킬 목적으로 <라이온 킹>을 본 적이 있다. 그때 강렬한 감정이 우리 모두에게 교차되는 느낌을 받았다. 아버지를 잃고 고향을 떠난 외톨이 아기 사자는 거친 정글에서 조용히 성장해 세상을 개혁한다. 이 모든 것을 온화한 이미지로 말하는 시간이 마법 같았다.”라며 연출을 맡은 이유가 오직 <라이온 킹>에 대한 사랑과 존경 때문이었음을 밝혔는데요. (출처: 씨네21)
과연 그가 그려낼 <라이온 킹>은 어떤 모습일까요?
무파사: 라이온 킹
Mufasa: The Lion King
개요: 애니메이션 | 미국 | 118분
감독: 베리 젠킨스
주연: 아론 피에르, 켈빈 해리슨 주니어, 존 카니, 세스 로건, 빌리 아이크너, 도날드 글로버, 매즈 미켈슨, 탠디 뉴튼, 블루 아이비 카터
개봉: 2024.12.18.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줄거리
외로운 고아에서 전설적인 왕으로 거듭난 ‘무파사’의 숨겨진 이야기가 베일을 벗는다!
길을 잃고 혼자가 된 새끼 사자 ‘무파사’는 광활한 야생을 떠돌던 중 왕의 혈통이자 예정된 후계자 ‘타카(스카)’와 우연히 만나게 된다. 마치 친형제처럼 끈끈한 우애를 나누며 함께 자란 ‘무파사’와 ‘타카’는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거대한 여정을 함께 떠난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적들의 위협 속에서 두 형제의 끈끈했던 유대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예상치 못한 위기까지 맞닥뜨리게 되는데…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우리들의 공룡일기
Crayon Shinchan the Movie: Our Dinosaur Diary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05분
감독: 사사키 노부
주연: 박영남, 강희선, 김환진
개봉: 2024.12.18.
배급: CJ ENM
줄거리
다이노스 아일랜드에 어서 오세요! 멸종된 공룡을 현대에 부활시킨 테마파크 다이노스 아일랜드 오픈!
떡잎마을은 물론, 전국이 공룡 열풍에 빠져든다!
그 무렵, 흰둥이는 어디선가 작은 공룡 나나를 발견한다. 나나는 짱구네 집의 새로운 가족이자 떡잎마을 방범대의 친구가 되어 아주 특별한 방학을 보내게 된다. 한편, 자신이 나나의 주인이라는 빌리가 나타나 나나를 데려가겠다 하고 다이노스 아일랜드 창립자 버블 어마무시와 그의 수하들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나와 짱구를 쫓는다. 설상가상으로 다이노스 아일랜드의 공룡들이 탈출해 떡잎마을은 물론 도시 전역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리는데…!
나나를 지키기 위한 짱구, 흰둥이, 떡잎마을 방범대의 사투가 시작된다! 지킬 거야, 나의 소중한 인연! 초거대 공룡들과 맞서는 지구에서 가장 다이노믹한 짱구가 온다!
힘을 낼 시간
Time to Be Strong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05분
감독: 남궁선
주연: 최성은, 현우석, 하서윤, 강채윤, 홍상표
개봉: 2024.12.18.
배급: (주)엣나인필름
줄거리
평균 나이 약 26살! 전 재산은 98만 원?
우리는 시끌벅적한 여행을 계획했다!
주목받지 못해 은퇴한 아이돌 ‘러브앤리즈’의 수민과 사랑, ‘파이브 갓 차일드’의 태희.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지만 학창 시절에 갈 수 없었던 수학여행을 뒤늦게 떠나 보기로 하는데...
파라다이스 이즈 버닝
Paradise is Burning
개요: 드라마 | 덴마크, 스웨덴 | 108분
감독: 미카 구스타프슨
주연: 비앙카 델브라보, 딜빈 아사드, 사피라 모스버그, 이다 엥볼
개봉: 2024.12.18.
배급: (㈜트리플픽쳐스
줄거리
“뒤지고 싶으면 건드려 봐”
16살 로라에게 미라와 스테피는 자신이 지켜야 할 존재들이다. 가장 아끼는 사람들이고, 가진 것 중 최고로 소중한 것이다. 그러므로 절대 뺏길 수 없다. 절대, 절대로, 헤어지지 않을 것이다. 설사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된다 해도.
“혼자 마음대로 사는 게 누군데?”
12살 미라는 요즘 외롭다. 틱틱거리지만 다정했던 언니 로라가 요즘은 뭘 하는지 꽁꽁 숨긴 채 밖으로만 나돌고 자신과 스테피는 안중에도 없는 것만 같다. 미라는 언니가 필요한데. 언니에게도 미라가 필요했으면 좋겠는데.
“우리 언니 건들지 마”
모두들 7살 스테피를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어린아이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스테피는 사실 다 안다. 무언가 언니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걸! 언니들을 괴롭히는 것들은 전부 X까! 스테피가 혼내줄 테니까!
-
- 밥 딜런 영화에서 밥 딜런이 없었다면 큰일 났을 영화
과거 한참 음악에 미쳐있던 시절, 강헌 교수님의 <전복과 반전의 순간 vol.1>를 우연히 읽게 되었다. 그 책을 모두 읽은 후 필자의 머릿속에 들었던 생각은 "예술의 역사와 반전은 반항에서 시작한다."였다. 특히나 음악 같은 경우, 한 사회를 주름잡고 있던 장르가 새로운 장르로의 변혁을 거치기 위해선 반항의 역사가 항상 동반되었다. 재즈가 그랬고, 포크 음악이 그랬으며, 로큰롤이 그랬다. 재밌는 것은 그 재즈, 포크, 로큰롤도 후대 장르에게 밀릴 때에 그들이 밀어낸 방식과 동일한 방식인, 젊은 세대의 기성 세대에 대한 반항으로 밀렸다는 점이다. 작지만 울림있는 반항들은 현재의 음악사까지 이어져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그렇기에 현재까지의 음악사를 반항의 역사로 칭하는 것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역사 속엔 우리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뮤지션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 로큰롤의 황제인 엘비스 프레슬리, 이름이 곧 역사인 비틀즈,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그리고 반항의 아이콘이자 최초의 작사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이다.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밥 딜런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음악에 빠질 수 있었고, 작사와 포크 음악을 통해 최고의 스타텀에 올라 지금까지 그 전설을 지켜올 수 있었는지 그 연대기를 보여준다.
포크 음악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한다면 어쿠스틱 기타 외에 다른 악기들을 달리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직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의 음색으로만 승부를 보는 장르이기 때문에, 가수의 음색과 개성, 분위기, 리듬 그리고 가사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포크 음악을 우리나라 말로 직역하자면 민요 음악이고, 민요라 함은 그 사회와 국가의 전통과 분위기를 담아 만들어진 음악이다. 그렇기에 포크 음악은 휘황찬란한 조명이나 무대 효과, 화려하고 볼거리가 충만한 무대 퍼포먼스로 승부하는 음악이 아니라 노래 속 감정을 함께 공유하고, 음악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하고, 함께 비판하고, 함께 일어설 힘을 나누는 음악이다.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엔 영화 <위키드>과 같은 뮤지컬 영화만큼이나 음악이 굉장히 많이 존재하고, 모두 주인공인 "밥"이나 당시 포크 음악을 하는 인물들이 직접 연주하는 식으로 관객에게 제공하게 되는데, 이런 씬들 모두 연주 중인 뮤지션의 얼굴과 표정, 입에서 나오는 가사에 집중하게 하여 가사를 통해 당시의 상황과 사회적 분위기에 공감할 수 있게 하고, 당시 사회 전반에 관한 것들을 부연 설명이나 기타 소잿거리를 통해 소개하지 않고,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관객이 젖어들 수 있게 한다. 과연 최초의 작사 노벨 문학상다운 가사들은 오히려 전쟁이 끝난 후의 냉전시기와 인종 차별 금지 시위의 혼란한 형국의 미국을 관객에게 이해시키기 효율적이었고, 영화가 마치 가사가 없지만 가사가 들리는 한 개의 재즈 음악같은 매력을 소유하였다.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을 '친절하다', '안 친절하다'의 이분법적인 시선으로 굳이 구분지어야 한다면 불친절하다 편에 속한다. 당대 사회적 분위기나 당대 유명 밴드와 뮤지션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소개나 묘사는 다소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관객들이 영화 속 맥락이나 상황 속에서 눈치껏 이해해가는 편이 수월한 편이며, 음악사적으로나 포크 1960년대에 기초 지식이 동반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일 것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영화의 다소 불친절하다는 특징에도 불구하고, 1960년대에 대한 기초 지식이 빈약한 필자에에게도 영화를 이해하는 데에 큰 지장이 있지 않았고, 영화 속에서 제시하는 단서나 소재만으로도 영화 자체를 즐기는 데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영화는 포크 음악이 주류 음악이 아니던 시절부터 시작한다. 이곳 저곳을 떠도는 방랑자처럼 보이는 이는 당시 포크 음악으로 유명세가 있던 "우디 거스리"를 찾았고, 병원에서 중증을 앓고 있던 "우디"는 그의 친구이자 또다른 포크 ㅇ음악 유명인 "피트"의 도움을 받아 그 방랑자와 인사하게 된다. 그 방랑자가 바로 작품의 주인공 "밥 딜런"이다. 미스터리한 그는 "우디"에게 들려주고 싶어 그의 앞에서 포크 음악을 들려주게 되고, 그가 맘에 들었던 "피트"는 그를 무대에 세웠고, 영화는 그렇게 시작한다.
"밥 딜런"은 영화 속에서 소위 '깨어있는 사람'으로 보이진 않는다. 자신에 대한 소개를 여자친구인 "실비"에게도 터놓지 않으며, 항상 어딘가 수상하고, 예술인으로서의 고뇌에 빠진 듯한 느낌을 풍기게 된다. 또한 그는 다소 사회성마저 떨어져 보인다. 작품 속 그에 대한 인물들의 직접적인 평가는 그에게 환장한 팬들의 열화와 같은 예찬이 아니면 직장 동료들의 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었다. 그럼에도 사회적 분위기를 잘 캐치하면서 포크 음악과도 잘 어울리게 가사에 담아내는 그의 천부적인 능력과 신비주의 속 자유로워 보이는 그의 아우라는 사람들이 그를 결코 놓지 못하게 만든다. 앞서 언급했듯 영화의 초반부엔 포크 음악이 주류 음악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밥 딜런"의 등장은 포크 음악을 메인으로 만들기 충분했고, 그는 초대박 스타가 되었다. 이전 포크 가수들의 음악을 커버하는 게 아니라 본인만의 개성과 스타일이 담긴 포크 음악은 그를 성공시켜주었고, 성공을 바라던 "밥 딜런"은 찾아온 행복에 자신의 개인적 공간이 계속해서 사라지는 거 같아 갈수록 피폐해지기 시작했다. 또한 그에게 더이상 음악은 즐거움의 그것이 될 수 없었고, 새로운 장르, 새로운 음악을 하고 싶은 그에게 포크 음악은 이제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일 뿐이었다. 그렇게 1965년 뉴포트 포크 패스티벌이 되었고, 반항의 아이콘 "밥 딜런"은 이름 그대로 포크 음악만을 했으면 하는 "피트"와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일렉트릭 사운드를 겸비한 포크 록을 선보였고, 수 많은 관객들이 이에 대해 아유를 퍼부었다.
영화는 물론 재밌고,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음악이 너무 좋았고, 그 음악을 화면에 구사하는 방식 또한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밥 딜런"이 무대를 할 때마다 관객 수가 많아지는 것을 관객이 직접 목도할 수 있게끔 보여주는 씬들도 또한 인상깊었고, 삐딱하면서 어딘가 미스테라힌 그의 신비주의가 상황이 흘러감에 따라 어떤 식으로 악화되는지 또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당시의 혼란한 미국 사회를 포크 음악으로 대동할 수 있었음을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 의도, 그 의도를 구현한 방법 등 여러가지로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영화의 종반부, "밥 딜런"은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나와 "우디 거리스"를 찾아온다. 그를 쳐다보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그 노래가 바로 우디 거리스의 <Dusty Old Dust>이다. 노래 속엔 이런 가사가 존재한다. "잘 가시게. 알게 되어서 너무도 좋았네." 이 가사를 읊조리던 "밥 딜런"은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그곳을 떠나면서 영화가 막을 내린다. 영화는 "밥 딜런"이 자신의 우상이자 음악을 시작하게 해준 자신의 우상이었던 "우디 거리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내미는 듯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장식하면서 동시에, 포크 음악을 주류로 만들었던 전설적인 뮤지션 "밥 딜런"이라는 인물이 포크 음악에서 떠나 새로운 모험,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을 조명하고,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점에서 선곡적으로나 이를 영상화하는 과정, 결과물 모두 만족스러웠던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을 완벽했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완벽함에선 다소 거리감이 있어보인다고 답할 것이다. 우선 화면이 너무 어둡다는 점이 대단히 아쉬웠다. 영화적 설정, 당시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그런 채도를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관람하는 데에 불편함이 있었고, 영화가 대부분 오후나 저녁 시간대, 어둑한 실내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본 단점은 더욱 부각되었다. 특히 소위 '아이홀'이 굉장히 짙은 티모시 샬라메가 주연이기 때문에 어둑한 영화적 배경과 합쳐져 그의 표정이나 얼굴을 보는 것이 다소 제한됐다.
더불어,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밥 딜런"이라는 인물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헷갈리게 한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천재성이 부각되고, 그의 음악성을 통해 사람들이 감화되는 모습들을 통해 음악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점은 충분히 좋았지만, 영화 속 인물만이 아니라 관객마저도 "밥 딜런"이라는 인물에 대해 좀처럼 정이 갈 수 없게 제작된 거 같아 영화를 보는 내내 의문만이 남았었다. 예술가적 예민한 태도에 대해선 우리 관객들도 충분히 감안할 수 있지만,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속 예술가적 예민성이라고 보기엔 지나쳐보이는 "밥 딜런"의 무례함과 삐딱함은 영화를 통해 그를 알아가야 하는 관객의 입장에서 의심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또한 필자의 입장에서 영화가 음악계에 대한 그의 행보를 변혁과 자유로운 반항으로서 보여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반골 기질이 있는 한 음악 천재로써 보여지게 했다는 점에서 "밥 딜런"이라는 인물이라는 인물을 다소 작게 표현한 것은 아닌가 생각되었다. 혹 그러할 의도가 있었다면 이를 역전시킨다거나 아니면 그러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어떠한 메시지를 내포한다거나 하는 영화적 장치도 없어보여 결론적으로 영화의 메시지가 무엇일까 헷갈렸다. 영화의 종반부를 통해 영화의 마무리를 정리하고, 그의 심정들을 음악으로서 대변하고자 하는 영화적 장치들을 만들었지만 이전 장면들에서 그에게 충분히 공감되거나 그를 이해할 수 없는 상태였기에 그의 행동에 필자가 감화되기란 쉽지 않았다.
-
- 조연인 부모, 그리고 그 무게
조연인 부모, 그리고 그 무게
영화 <애프터썬> 리뷰
감독] 샬롯 웰스
출연] 폴 메스칼, 프랭키 코리오
시놉시스] 영화 애프터썬은 캠코더 영상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아빠와 20여년 전 갔던 튀르키예 여행을 담은 영상이다. 소피는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혼한 엄마, 아빠 사이에서 철이 빨리든 소녀다. 엄마와 함께 살다가 여름휴가 차 아빠와 함께 튀르키예로 여행을 오게 된다. 그 때의 영상을 살펴보는 31살의 소피는 회상에 잠기면서 지금의 자신과 같은 나이였던 그 때의 아빠를 그리워한다.
잔잔한 작품에서는 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 애프터썬. 필자 역시 감동, 신파로 눈물 콧물 빼내는 작품이 아니라 ‘잔잔’ 그 자체인 작품들에서는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편이었으나 그리고 큰 울림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는데 그 편견을 깨준 작품이 바로 영화 애프터썬이다.
같은 퍼즐조각으로 다른 작품을 만들다
영화 애프터썬은 보는 관객마다 이를 해석하는 것이 굉장히 다양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명확한 답을 내리기 보다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이 영화는 사실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다.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왜 영화에서 사실을 운운하냐고 할 수 있을테지만, 등장인물을 기준으로 본다면 영화의 이야기는 등장인물에게 있어서는 모두 사실이다. 실제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실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반복적으로 보여지는 5개의 캠코더 영상 뿐이다. 그 외의 장면들은 어른이 된 소피의 기억과 상상이다.
5개의 캠코더 영상과 어쩌면 왜곡되었을지 모르는 소피의 기억이 조합되면서, 그리고 이 내용들이 시간 순서대로 배치된것도 아니다보니 이를 보는 관객들은 각자의 경험에 따라 이 영화를 굉장히 다양하게 해석하게 된다. 같은 퍼즐조각이 주어졌지만 사람마다 다른 작품으로 만들어지는 느낌이어서 신기했다.
잔잔함 속의 격정
해석의 여지를 굉장히 많이 남긴 작품이기에 영화 애프터썬이 꽤나 잔잔한 영화지만 졸음이 찾아올 수 없는 작품이지 않았을까 싶다. 솔직히 말하면 컷 구성이 관객들에게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 기본적인 서사를 따라간다거나 해당 이야기를 풀어냄에 있어서 시간순으로 배치하면서 인과를 설명해준다는 등의 친절함은 없다. 평화롭고 여유로운 오후를 보여주다가 갑자기 어둠 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든지, 분명히 앞에서 봤던 캠코더 장면인데 갑자기 다시 등장한다든지. 컷 구성이 굉장히 산발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산발적인 컷구성 때문에 여유로운 여름휴가에서 자칫하면 느껴질 수 있는 무료함과 느슨함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컷구성들을 관객은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컷이 어디로 가야 맥락이 맞을까? 어?? 여기가 아니라 훨씬 전으로 가야 이게 설명이 되네?? 하면서 소피가 이 여름휴가를 회상하며 느끼는 감정들이 관객들에게 더 증폭되어 다가오면서 영화 자체는 잔잔하지만 그 감정은 폭풍이 되어 전해지지 않았나 싶다.
주변인이 된 부모에게서 느껴진 무게
11살의 소피는 자기 자신밖에 보지 못한다. 이는 캠코더 영상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캠코더에 찍힌 주인공은 소피고, 아빠는 잠깐잠깐 등장할 뿐이다. 캠코더 속에서 소피의 감정을 알 수 있지만 아빠의 감정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아빠의 기분과 상태를 파악하고 아빠를 위로할 수 있는 철이 든 소피지만 결국에는 아빠가 어째서 힘든지 왜 울었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는 하지 못한다. 이런 장면들을 보면서 자식들은 언제나 그 세상의 중심에 자기 자신만이 있을 뿐, 부모라는 무게에 대해서 큰 이해를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괴리감은 마지막 캠코더 영상에서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아빠와 헤어지면서 발랄하게 공항에서 인사를 하는 소피의 캠코더 영상.그리고 소피에게 인사하며 장난치는 소피를 사랑스럽다는듯이 웃는 음성이 영상에 담긴다. 그렇게 영상이 끝나고 캠코더를 접은 아빠는 터덜터덜 암흑의 공간으로 걸어나간다. 이 두 장면의 대비를 통해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와 그 무게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대부분의 이야기는 소피의 감정선대로 흘러가지만 영화 속에서 주변인으로 표현된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부모의 무게에 대한 울림을 더욱 효과적으로 줄 수 있었다고 느껴졌다.
영화 애프터썬은 잔잔함 속에서 카타르시스가 강력했던, 아름답지만 쓸쓸하고 행복하지만 그리운 정서를 잘 담아낸 작품이었다.
-
- [Movielog #10] 각본가 맹키위츠가 바라본 그 시대의 위선
데이빗 핀처 감독의 영화 맹크가 넷플릭스에 공개 되었습니다.
고전 영화 시민 케인의 공동 각본가 맹키위츠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그가 시민 케인을 쓰게 된 이유나 쓰는 과정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영화사나 미국 당시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하면 조금 흥미가 떨어질 수 있지만 그래도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에요.
마치 예전 흑백영화를 보고 있는 착각이 드는데요. 흑백영화 특유의 화면 질감과 음향이 완벽히 재연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맹키위츠가 보고 들었던 그 당시의 할리우드 권력과 정치인들의 위선이 그대로 영화에 담겨있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그런 점들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참고하세요!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
- 나쁜 부모 밑에서 자란 귀여운 천재소녀 마틸다
-
- 넷플릭스 <사이버 지옥 : n번방을 무너뜨려라> 공식 예고편
“이것은 그 무엇도 아닌 학대다” 2019년 대한민국, 가장 끔찍한 지옥을 추적하다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5월 18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
-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메인 예고편
마블의 새로운 강력한 히어로 ‘샹치’의 탄생과 베일에 싸여 있던 전설의 미스터리 거대 조직 ‘텐 링즈’의 실체를 다룬 첫 번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