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2024-07-09 16:45:24
그녀는 분명 달라졌다
원래 당연하지 않은 게 세상을 움직이는 법이다.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을 유추할 수 있는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 My Salinger Year, 2020
드라마 / 12세 이상 관람가 / 101분
감독: 필립 팔라르도
그녀는 분명 달라졌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
꿈은 작든 크든 누구에게나 있다. 현실이 꿈보다 매번 먼저 우릴 찾아와 문제지.
슬프지만, 현실은 늘 꿈보다 한 발자국 앞서 있다. 그래서 우린 매 순간 현실과 꿈 사이에 표류하면서 안전지대를 찾고자 부단히 노력한다. 현실도, 꿈도 모두 포함된 이상적인 공간. 그 공간을 단 한 뼘이라도 마련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혼을 팔아도 좋을 만큼 꿈은 우리에게 절실하며 애틋하다. 꿈꾸던 시절이 곧 '나'의 찬란한 인생의 한 겹이며, 그 투명하고 얇은 겹이 하나둘 겹쳐지면 앞으로의 나를 예견하는 데 요긴하게 쓰이니까. 현실에서 꿈꾸는 일은 언제나 가치 있다.
조안나의 꿈은 뉴욕에서 시작된다. 그것도 아주 즉흥적으로.
남자 친구에게 버클리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그녀의 일방적인 말에서 왜 활기찬 희망이 느껴지는 걸까. 그렇다, 그녀는 작가란 꿈을 이루기 위해 뉴욕을 선택했다. 싸구려 아파트에 살면서 카페에서 글 쓰는 유명 작가들의 노선을 경험하기 위해, 진정한 작가는 바로 그런 사소하면서도 운치 있는 환경에서 탄생한다는 학습된 환상을 이루기 위해서 말이다. 작가라면 갖고 있는, 특별하면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
조안나에겐 그게 결정적으로 필요했다.

조안나는 작가 지망생이란 신분을 숨긴 채 전통 깊은 작가 에이전시에 취직하는 데 성공한다. 그녀에게 주어진 마가렛의 첫 번째 업무는 '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 J.D.샐린저에게 온 편지를 빠짐없이 읽고 정해진 형식에 맞춰 답장하는 일. 첫 만남에 딱 잘라 작가 지망생은 비서로 뽑지 않으며 오로지 내가 시키는 일만 하면 된다는 마가렛의 말에 조안나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마가렛의 비서가 냉정하다 못해 서늘한 직업이라 느껴졌지만, '작가의 세계에 다가간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기에 만족했다. 그러니 편지를 읽고 답장하는 일도 자신의 글쓰기에 분명 좋은 영감을 줄 거라 막연하게 여겼던 그녀였다. 아주 긍정적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독자들의 편지를 분쇄기에 넣을 때마다 불편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마치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일을 하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 원초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짓밟고 무시하고 있다는, 나아가 '작가'로서 독자를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녀는 독자인 동시에 작가였기 때문이다. 정해진 양식으로 독자에게 답장하는 일은, 독자가 존재함으로써 살아 숨 쉬는 작가로선 결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정말 못 할 짓이었다. 그때부터 조안나는 마가렛이 준 임무를 말도 안 되는'허튼소리'라 명명한다.

그러나 조안나는 새내기였다. 꿈을 잃지 않기 위해, 현실에서 자신만의 길을 걸을 것을 과감히 선택했으나 사회생활이라 말하는 사회 구조의 한 일원으로서의 경험이 부족했다. 자신의 뚜렷한 기준 갖고 마가렛의 비서로 일하는 건 나쁘지 않은 자세였지만, 그녀는 직원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의문을 품지 않았다. 왜 작가 에이전시에서 독자에게 똑같은 편지 형식을 고수하는지, 왜 소속된 작가의 작품을 '감상'이 아니라 '판매'에 중심을 두는지, 왜 슬러시 파일(개인 출판사가 없이 활동하는 작가들의 원고)을 대부분의 헛소리로 평가하는지... 조안나는 알 길이 없었다. 그저 지나치게 관료주의적이고 강압적이며, 열정적인 마음을 식게 하는 부정적 시선만을 눈여겨봤을 뿐이다. 그녀는 작가 에이전시가 지금까지도 그런 메마르고 인정머리 없는 감성을 고수하고 있는지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직원으로서 말이다.
조안나가 못 박은 허튼소리는 법률적으로든 인간적으로든 수많은 경험과 데이터가 쌓아 올린 최소한의 울타리이자, 가장 안전한 지침이었다. 답장 하나를 마음껏 할 수 없는 현실에 자신의 처지를 '비서일 뿐'이라고 깎아내렸지만, 애석하게도 조안나는 그런 일을 해야만 하는 '비서'가 틀림없었다. 그러니 그녀는 해야 할 일을 잘 해냈어야 했다. 어쩔 수 없는 무력감에 사로잡히란 말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변화시킬 길이 있다면 바꾸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다는 말인데, 다들 알다시피 뭐... 그게 어디 쉽나. 다 실수를 해봐야 아는 거지.

고심하던 조안나는 결국 회사의 타자기를 훔쳐, 허튼소리 대신 자신의 이름을 쓰고 독자에게 정성스럽게 답장한다. 동시에 자신의 세계를 기둥처럼 받쳐주던 관계들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면서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새로 사귄 남자 친구(돈)와의 관계, 냉정한 사장 마가렛과의 관계, 전 남자 친구(칼)와의 관계 마지막으로 내 꿈과 내 현실의 관계까지. 귀중한 관계들이 하나씩 엉키면서, 그녀는 자신이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자신의 마음을 사정없이 흔드는 샐린저의 전화에 본능적으로 반응하고 또 반응한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지?', '내가 뭘 하려고 했었더라?'
점차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고, 언제부터 제멋대로 선을 넘었는지 깨닫기 시작한다. '감정이 확 솟잖아요!'라 소리치던 독자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자신의 답장이 기계적인 편지보다 형편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겸허히 받아들인다. 불이 꺼지기 시작한 관계는 다시 보살피고 필요 없는 관계는 단호히 잘라내면서 마침내 "그들의 편지가 저를 바꿨죠."라고 읊조릴 수 있게 된다. 과거의 나를 책임질 줄 아는 '내일의 조안나'가 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녀는 자기만의 속도로, 또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했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의 매력이 폭발하는 지점이다.

자기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즐겁게 춤추고 뛰어다니며, 끝까지 나를 잃지 않는 힘까지 갖게 된 조안나.
이제 그녀는 샐린저의 외투에 몰래 독자들의 편지를 넣어버리는 걸 들켜도 예전처럼 움츠러들지 않게 됐고,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하면서도 마가렛에게 진심이 담긴 말을 듣는 사람이 됐다. 그녀는 처음 뉴욕에 눌러앉으면서 평범한 사람이 되기 싫다 말했었다. 반드시 특별해지고 싶다 했다. 하지만 더는 자신이 평범하다는 생각에 빠지지 않게 됐으며 이를 불안해하지 않게 됐다. 평범함 속에서 특별한 나를 이끌어낼 방법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우린 언제든 특별한 사람으로 살 수 있다. 평범하다는 말속에 잠시 나를 위로하고 돌보는 거지.
조안나, 그녀는 분명 달라졌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자기감정을 드러낼 수 없는 세상에 사는, 지금도 열심히 꿈꾸고 있는 자들을 위한 작품이다. 조안나를 통해, 꿈을 위해 현실을 이용하는 당차고도 용기 있는 자의 현재와 현실과 꿈의 괴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을 구현해낼 줄 아는 자의 미래를 모두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긴 여운을 남기는 좋은 응원이 될 것이다.
현실이든 영화든 당연한 해피엔딩은 존재하지 않는다. 원래 당연하지 않은 게 세상을 움직이는 법이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처럼, 조안나처럼, 앞으로의 우리처럼, 그리고 오늘의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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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니스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르듯
MBTI에서 끝자리 P를 담당하는 인간으로서, 나는 충동적이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뭔가 헛헛함을 털어낼 수가 없어 영화라도 보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작정 밤 10시에 영화 예매에 돌입해 요새 관심있었던 챌린저스를 보았다.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젠데이아 배우의 팬심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젠데이아로 시작해 두 남자 배우로 끝나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로맨스가 주된 내용인 영화는 서사에서 기대할 것은 딱히 없기 때문에 캐릭터가 매력있으면서도 공감을 살 수 있어야 하거나 서사에서 설정값이 독특한 지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테니스를 주제로 하는 만큼 설정값이 특이한 지점이 있었고, 세 캐릭터 모두 매력있었기 때문에 너무너무 잘만든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1. 인간의 관계성을 상징하는 테니스
"테니스는 관계야" 라는 타시의 대사가 있다. 공을 주고받으면서 상대의 강점, 약점을 모두 알 수 있으니 그럴 것이다. 인간관계도 그렇다.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말을 나누는 행위를 공을 주고 받는 행위와 같다고 한다면, 대화 과정에서도 이 사람의 장점, 단점, 그리고 건드리면 안되는 선이 어디인지 알 수 있게 된다. 테니스는 승부를 보는 게임이기 때문에 상대의 단점을 파고들어 허점을 찔러야 한다면, 인간 관계에서도 누군가와 싸워야할 때, 관계가 진전될 수록 보이는 단점에서 비롯된 상대의 허점을 찔러 안해도 될 말을 하게 된다. 이런 인간관계의 관점에서 많이 알수록, 그리고 친해질수록 범하게 되는 실수는 영화 속 인물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타시:
여주인공 타시는 두 남자 주인공인 아트와 패트릭의 사랑을 받는 여자이다. 타시는 두 남자의 마음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알게 모르게 그들의 마음을 저울질한다. 패트릭은 저돌적이고 자신만만한 허세가 매력인 인물이고, 아트는 겸손해보이고, 수줍어 보이지만 내면의 야망을 숨기는 타입이다. 이 두 캐릭터의 차이를 두고 보았을 때, 타시의 애정을 갈구하는 두 남자의 대결에서 누가 이긴 걸까. 타시는 누굴 가장 사랑했던 걸까. 나는 타시가 두 남자의 성격적인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다기 보다는, 두 남자의 테니스 실력을 사랑했던 것 같다. 테니스를 사랑하고 잘하고자 하는 그들의 마음을 이용해 더 재밌는 테니스를 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녀는 승부의 화신이었던 것이다. 마치의 자신을 떠올릴때면 '승리'가 자동으로 떠올릴 수 있게끔 말이다.
패트릭과 아트:
패트릭과 아트는 주니어 국제대회에서 복식으로 금메달을 따며 환상의 콤비를 보여주며 둘도 없는 친구사이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타시가 두 남자 중 누구를 선택한 걸까 궁금해하지만 나는 오히려 두 남자는 정말로 타시를 사랑한 것일까 의심이 든다. 타시를 일종의 트로피로 생각하고 두 남자는 서로를 사랑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 증거로 아트는 타시와 먼저 사귀었던 패트릭을 질투하며 조용히 이간질을 하기도 하지만 패트릭은 바로 의도를 눈치채면서도 화 한 번 내지 않고, 그저 웃기만 한다. 아트 또한 패트릭과의 과거를 대수롭지 않은척 하면서 기억하지 못하는듯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도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가 신경쓰인다는 것을 그를 격하게 부정하는 모습에서 느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두 사람의 서로를 향한 애정은 두 남자가 타시에게 동시에 애정표현을 하다 타시가 얼굴을 슥 빼면서 두 남자가 키스하는 장면에서 이미 다 드러나있었던 것을 깨달았다. 두 남자의 애정을 확인한 타시의 그 순간의 표정은 내가 사랑받지 못했다는 실망감보다는 '한 건 했다'는 표정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얘네 둘 이용하면 꽤나 재밌어지겠는데?'하는 느낌이었달까. 두 남자는 승리의 상징인 타시를 얻기 위해 경쟁하면서도 서로를 향한 애정을 놓지 못하는 것 같아보인다. 그들에게 타시는 개인적인 욕망을 의미하다가도 일종의 트로피 같기도 하다.
그러니 마지막 두 사람의 숨차는 랠리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약점을 파고든다는 느낌보다는 '잘 지냈냐, 이 새끼야'라고 애정어린 대화를 하는 것 같다. 여기에서 타시의 테니스 관계론이 성립한다. 두 남자의 관계를 보고 있자면 관객은 두 남자에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고, 이들을 애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두 사람을 보고 있자면, 인간은 모두 관계를 논할 때, 일정부분 거짓말을 하고 있진 않은지 고민해보게 된다. 아트는 타시에게 사랑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지쳐있고, 패트릭도 타시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타시의 케어를 받는 아트가 부러운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타시도 아트를 겉으로 사랑한다고 하며 코칭을 하지만 사실은 테니스를 사랑하는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현 상황에 충실하기 위해, 혹은 체면을 위해 그들은 자신을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내 자신에게 포커스를 맞추게 된다. 누군가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하면 솔직을 가장한 거짓을 고하는 내 자신을 보면서 한심함을 느낀다. 어쩔 때는 나는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한 인간인가 싶다가 정작 관심을 받으면 바로 도망쳐버리고 싶어지는 내 자신을 그들의 테니스 랠리에 비추어 고민해 보게 된다. 나는 내 인간관계에 얼마만큼 충실하고 솔직한지. 얼마나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있는지.
2. 마치 스포츠 광고 같은
이 영화는 세 사람의 관계성에 포커스를 두지 않아도 이미 테니스 경기를 보는 듯 혹은 나이키, 아디다스 광고를 보는 듯한 영상미도 일품이다. 선수들의 땀을 잘 보이게 하는 연출이나 공에 카메라를 붙이고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랠리에 참여할 수 있게끔 했던 장면에서 잘 드러난다.
경기장면 하나하나 모두 세련미를 강조하고자 했다는 지점에서 박수를 치고 싶다. 세 배우의 화보집을 보는 듯한 이 지점이 이 영화를 오락영화로만 소비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음악도 마치 트렌디한 광고음악같아서 ost도 따로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관객분들도 음악 얘기 해주시던데 정말 음악이 특별하다. 그 음악들을 듣고 있자면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런웨이다'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좋다.
총평
가볍게 영화 보고 싶은 분들, 가볍지 만은 않은 영화 보고 싶은 분들 모두에게 추천한다. 젠데이아 배우의 멋있음을 보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잘모르는 배우 새로이 덕질하고 싶다 하는 분들도 이 분들은 어떠냐는 소개를 하고 싶게 만든다. 좋은 영화는 한 번봐서는 제대로 보았다고 할 수 없으니 한 번더 봐야겠다. 요새 좋은 영화들이 참 많이 개봉해서 좋다.
그나저나올해 쓴 글들은 거의 다 괜찮았던 영화였던 것 같다.
어, 아닌가. (이전 썼던 글 다시 보고 오겠음)(확인하고 옴) 음, 맞다. 내 취향을 저격했냐 아니냐를 떠나서 만듦새가 좋은 영화들이었다고 생각하는 영화들만 글쓰게 되어서 기쁘다. 그 기쁨에 이 영화가 들어가서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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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군분투
고군분투[孤軍奮鬪]: 전장에서, 구원병이 없이 고립된 군사나 군대가 많은 수의 적군과 맞서 용감하게 잘 싸움
1940년대, 프랑스에서 23살의 대학생 '안'이 임신을 한다. 상상치 못한 임신에 아이를 지울 방법을 찾지만 쉽지 않다. 당시 낙태 수술은 엄청난 범죄로 취급받았기 때문이다. 12주 차가 돼서야 '안'은 은밀하게 낙태 수술을 하는 사람을 알게 되고, 목숨을 내건 수술을 강행한다.
'안'은 지극히 평범한 또래 여자아이들처럼 이성과의 관계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피임 도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여성들은 그저 운에 자신의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또한 성인이 된 이후임에도 '안'을 비롯한 여자 대학생들은 성 경험이 없거나 있어도 숨긴다. 이는 당시 시대가 성에 대해 얼마나 폐쇄적이었는지 보여준다.
영화를 보다 보면 당시 몇몇 남성들이 여성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몰상식했는지 알 수 있다. '안'은 남자 동기인 '장'에게 낙태 수술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장'은 '안'에게 임신을 하게 된 경위를 묻고 어땠냐고 묻는다. 언짢아진 '안'이 자리를 피하려고 하자 '장'은 '안'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고 "지금 너 안전하지 않냐"며 관계를 요구한다. 단지 여성을 욕구를 풀기 위한 도구로 보는 '장'의 시선이 끔찍했다.
산부인과 의사는 낙태를 원하는 '안'에게 주사를 처방해준다. 하지만 낙태가 되지 않자 찾아간 다른 병원에서 의사는 뜻밖의 말을 한다.
“그 주사는 아이를 더 튼튼하게 해주는 약이에요. 사람들은 낙태의 권한이 여성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받아들이세요."
그렇다면 그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 아이를 품고 낳는 주체인 나에게도 없다면.
"언젠가 아이를 가지고 싶어요. 다만 제 인생과 바꾸고 싶지 않아요."
'안'은 임신을 집에만 있어야 하는 여자만 걸리는 병이라고 표현한다. 문학에 재능을 가진 앞길이 창창했던 23살의 '안'에게 낙태는 어쩔 수 없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낙태가 되지 않았단 사실에 좌절해있던 '안'은 '장'의 도움으로 겨우 낙태 수술을 받게 된다.
영화는 당시 낙태 수술 장면을 적나라게 보여준다. 상상한 것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보면서 몇 번이나 눈을 가리고 싶었지만 전혀 과장되지 않은 실제 모습이란 게 느껴져서 꾹 참고 봤다. 그 장면이 불편했다기보다 안타깝고 슬펐다. 오로지 혼자서 모든 걸 해낸 '안'에게 위로를 해주고 싶었다.
오늘날 계획에 없던 임신을 확인하면 여성들은 낙태를 선택하지만 낙태가 불법이었던 1974년 이전에 은밀하게 낙태를 감행한 여성들은 한해 30만 명이었다. 지금도 매년 1명의 여성이 낙태 수술로 목숨을 잃고 있으나 1975년에는 매월 2명, 1960년대에는 하루 한 명이 희생됐다. 프랑스는 1970년대가 돼서야 낙태 합법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안'이 끔찍한 고통을 견디고 30년이 지난 후였다.
이 작품은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봉준호 감독님이 극찬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의 메시지뿐만 아니라 프랑스 영화 특유의 분위기와 연출도 좋았다. 1주 차, 2주 차 태아의 주차로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면서, 관계를 한 여성이 생리가 늦어지면서 느끼는 공포를 고조시키는 연출이 기억에 남는다. 글의 제목을 고민하다 문득 고군분투라는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영화 비주얼면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지만, 이 작품의 메시지를 설명하기엔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고군분투해본 사람이라면 꼭 봤으면 좋겠다.
사진 출처: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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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을 도와주세요
줄거리
정신과 치료를 마치고 보육원에 맡겼던 어린 딸, 도도를 데리고 온 리뤄난.
하지만 딸은 계속해서 무언가 보이는 듯 행동하고, 리뤄난은 이 모든 것이 6년 전 사건 때문이라고 말한다.
금기를 깬 자신들에게 저주가 내린 것이라며,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리뤄난.
과연, 도도는 저주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감상 포인트
1. 최상은 아니지만 잔인함 수위가 꽤 높은 편이다.
2. 결국엔 대만식 오컬트 물.
3. 페이크 다큐 형식이라서 약간 지루할 수도 있다.
감상평
영화 [주]는 여름에 한창 공포 영화 많이 볼 때 봤던 영화다. 리뷰를 쓰려고 했다가, 정말 할 말도 없고 개인적으로 재미없다고 느껴서 리뷰를 포기했었다. 그래도 봤던 영화들은 기록을 위해서라도 남기는 편이 좋겠다 싶어서 이렇게 결국 리뷰를 쓴다.
영화 [주]의 가장 소름 돋는 공포 포인트는 잔인한 장면이 아니라, 평범한 장면에서 오는 기괴함과 압박감이다. 분명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는데 주인공의 표정이나 눈동자 움직임에서 긴장감을 느낀다.
문제는 이 압박감을 계속 느끼다 보니 약간 피곤해지는데, 그럴 때마다 한 번씩 놀래주는 타이밍이 좀 느리다고 해야 하나? 찬찬히 쌓아가다가 느리게 터트려주니까 조금 지루해진다. 이건 페이크 다큐라는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영화 보다가 좀 졸았다는 리뷰를 종종 읽었는데, 나도 졸았음...
기괴한 분위기뿐만 아니라, 오컬트 영화 특유의 찝찝함도 잘 느껴진다. 주인공이 계속해서 보호 주문을 외워달라고 하는데, 알고 보니 이 주문이 자신에게 저주를 거는 주문이었다든지. 이 영상을 봤던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든지. 근데 이런 부분은 좀 반칙 아닌가? 싶다. 이건 관객의 심리를 자극하는 게 아니라, 그냥 기분 나쁜 말에 불과하잖아.
개인적으로는 동양이든 서양이든 오컬트 영화를 딱히 안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기분 나쁜 포인트까지 있어서 더더욱 리뷰하기 싫었던 것 같다.
게다가 이게 실화 바탕이라길래 찾아봤는데, 그다지 연관성이 없다. 사이비 종교에 미친 부모가 자기 자식을 학대해서 경찰에게 잡혔다는 이야기가 실화라는데... 그럼 이건 이 영화랑 너무 연관성이 없잖아요. 그냥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거지, 이런 걸 두고 우리는 실화 기반이라고 하진 않아요... 감독님.
재밌다고 얘기를 많이 들어서 약간 기대했는데, 찝찝함만 남기고 사라진 영화. 랑종과 비슷하다고들 하는데, 같은 이유로 랑종도 초반에 보다가 꺼버린 사람이라서... 오컬트가 정말 재미있으려면 분위기와 캐릭터 빨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는 나의 취향에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이런 영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의외로 즐길 것 같아서 호불호의 차이인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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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 나이트 시사회 영화 후기 - 목 베기 게임에 참전한 겁 많은 도전자의 목 베이기
아서 왕의 조카인 가웨인 경은 크리스마스 축제 때 아서왕의 궁전에 침입한 녹색 기사의 목 베기 게임에 출전한다. 딱히 위업적인 이야기가 없었던 가웨인 경은 녹색 기사의 목을 베는 대신 1년이 지난 후에 녹색 예배당에 가서 자신의 목을 내놓아야만 한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는 사랑하는 사람도 있었고 마녀이자 엄마인 모건 르 페이도 있었다. 그렇지만 자신의 명예를 얻기 위해 떠나는 여정이니만큼 가웨인 경은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곳으로 가야만 하고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할 것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원작으로는 시로 되어있지만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J.R.R. 톨킨이 이야기로 해석하여 지금의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한다. 과연 녹색 기사가 가웨인 경에게 주는 마지막 의미란 무엇이었을까?
녹색 기사를 만난 가웨인 경은
목 베기 게임에서 어떤 결심을 하게 될까?
가웨인 경은 녹색 기사의 목 베기 게임에 참전해 무엇을 얻게 되고 잃게 될까?
녹색 기사와 가웨인 경은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것이고 누구를 상징하는 것일까?
아서 왕의 조카인 가웨인 경은 영화 속에서 녹색 기사의 목 베기 게임에 참전한다. 겁이 나지만 위업적인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떤 가웨인 경은 녹색 기사의 위협적인 제안에 두려웠을 것이다. 겁도 많고 도전의식도 많은 가웨인 경에게 녹색 예배당으로 가는 긴 여정은 많은 고난이 시작된다. 먼저 도전과제가 주어지는게 많아진다. 첫번째 고난은 어린 양아치들에게 손발이 묶인 채로 가지고 있는 물픔들을 빼앗기고 자신의 힘으로 탈출하는 것이고 두번째 고난은 괴한에게 머리가 잘린 성 위니프레드의 해골을 호숫가 깊은 곳에서 찾는 것을 보답으로 잃어버린 물품 중인 도끼(녹색 기사가 목 베기 게임에서 놓고 간 것)를 찾는다. 세번째 고난은 푹풍우를 피해 동굴에 숨어 지내었을 때 우여를 쫒아내지 않고
들여보내 여정의 동반자가 된 것이다.
가웨인 경에게 내려진 고난과 시련은 어떻게 해결될까?
여우도 도움이 많이 되는 역할로 나오는데 거인들을 불러 가웨인 경이 길을 갈 수 있게 도와준다. 계속 그렇게 비가 오고 푹풍우가 몰아쳐도 가웨인 경과 여우는 계속해서 여정을 떠난다. 그러자 그들 앞에 보이는 것은 성이었는데
성주를 만나고 귀부인을 만난다. 그리고 가웨인 경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조언도 해주고 책도 선물해준다. 완벽한 초상화 그림까지 말이다. 하지만 귀부인이 가웨인 경을 유혹하고 시험에 빠뜨린다. 그리고는 녹색 허리띠를 찢어서 주며 갖고 있으라고 한다. 아마도 녹색이란 자연을 상징하기도 하고 이끼와 부패도 상징하기도 하는 것 같다. 이 영화에서도 녹색 기사는 자연과 같다고 한다. 카멜롯은 발전된 문명이고 자연을 이용하는 그런 종족이다. 천년이 지난 현대 시대에서도 여전히 우리는 자연을 개척하고 이용한다. 하지만 그런 자연에게 감사할 줄은 모르는 것 같다. 여전하게도 녹색 기사는 목 베기 게임에 가웨인 경만 참전시킨 것만이 아니라 천년이 지난 우리에게도 종식시키지 못할 목 베기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목이 베이기가 두려워 겁이 나는 가웨인 경은 녹색 기사를 피해 도망쳤지만 자신에게 올 미래의 피해를 알고 있었던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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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트홈 리뷰」당신이 느꼈을 점을 세세하게 담아냈습니다ㅣ스포주의ㅣ자막을 위주로 봐주세용ㅣSweet home reviewㅣ
?"스위트홈 리뷰(*스포주의)"
뭐 저는 고민시 배우가
발레하는 거 봤으니까 만족입니다^^*- "스위트홈" 시놉시스1
세상을 차단하고 방 안에 틀어박힌 10대 소년. 현수가 세상 밖으로 나온다. 인간이 괴물로 변했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아직은 사람이니까. 이웃들과 함께 싸워야 한다.- "스위트홈" 시놉시스2
끔찍한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은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는 그린 홈이라는 낡은 아파트 단지로 이사한다.
절망에 빠진 그는 점차 그린 홈에 관한 비밀을 깨닫는다.
왜곡된 인간 욕망을 여러 가지 형태로 투영하면서 인류를 몰아내려는 괴물이 그린 홈을 둘러싸고 있으며, 자신을 포함해 그린 홈 주민들은 그 괴물들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스위트홈" 정보
공개일: 2020년 12월 18일
화수: 10부작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StudioN
장르: 호러, 크리처, 생존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연출: 이응복
극본: 홍소리, 김형민, 박소정
출연: 송강, 이진욱, 이시영, 박규영, 고민시, 고윤정
원작: 네이버 웹툰 스위트홈
시청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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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척살대> 예고편
영웅들이 깨어난다!
마도문의 제자 ‘아청’은 사부의 명으로 당문의 장문에게 서신을 전달하려 길을 떠난다.
허나 당문을 비롯한 강호의 각 무림 장문들이 원인 모를 독에 중독되어 사경을 헤매게 되고
그 원인이 불양수의 음모임을 알게 된 ‘아청’은 창술의 ‘복풍’, 상인 ‘강약신’등 동료들과 함께
강호의 평화를 위한 마지막 전투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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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컨트랙터> 티저 예고편
국가를 위해 극비 작전에 뛰어든 남자 특수부대 중사 출신 ‘제임스 하퍼’는 전역을 명 받고 법의 테두리 밖에서 국가에 충성하는 극비 조직에 합류한다. 그에게 주어진 첫번째 미션은, 전세계를 혼란에 빠뜨릴 바이러스 테러를 막는 것. 그러나, 미션 수행 도중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게 되고 충격과 위기를 겪게 되는데…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모든 것을 건, 새로운 미션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