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2024-07-09 16:45:24
그녀는 분명 달라졌다
원래 당연하지 않은 게 세상을 움직이는 법이다.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을 유추할 수 있는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 My Salinger Year, 2020
드라마 / 12세 이상 관람가 / 101분
감독: 필립 팔라르도
그녀는 분명 달라졌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
꿈은 작든 크든 누구에게나 있다. 현실이 꿈보다 매번 먼저 우릴 찾아와 문제지.
슬프지만, 현실은 늘 꿈보다 한 발자국 앞서 있다. 그래서 우린 매 순간 현실과 꿈 사이에 표류하면서 안전지대를 찾고자 부단히 노력한다. 현실도, 꿈도 모두 포함된 이상적인 공간. 그 공간을 단 한 뼘이라도 마련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혼을 팔아도 좋을 만큼 꿈은 우리에게 절실하며 애틋하다. 꿈꾸던 시절이 곧 '나'의 찬란한 인생의 한 겹이며, 그 투명하고 얇은 겹이 하나둘 겹쳐지면 앞으로의 나를 예견하는 데 요긴하게 쓰이니까. 현실에서 꿈꾸는 일은 언제나 가치 있다.
조안나의 꿈은 뉴욕에서 시작된다. 그것도 아주 즉흥적으로.
남자 친구에게 버클리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그녀의 일방적인 말에서 왜 활기찬 희망이 느껴지는 걸까. 그렇다, 그녀는 작가란 꿈을 이루기 위해 뉴욕을 선택했다. 싸구려 아파트에 살면서 카페에서 글 쓰는 유명 작가들의 노선을 경험하기 위해, 진정한 작가는 바로 그런 사소하면서도 운치 있는 환경에서 탄생한다는 학습된 환상을 이루기 위해서 말이다. 작가라면 갖고 있는, 특별하면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
조안나에겐 그게 결정적으로 필요했다.

조안나는 작가 지망생이란 신분을 숨긴 채 전통 깊은 작가 에이전시에 취직하는 데 성공한다. 그녀에게 주어진 마가렛의 첫 번째 업무는 '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 J.D.샐린저에게 온 편지를 빠짐없이 읽고 정해진 형식에 맞춰 답장하는 일. 첫 만남에 딱 잘라 작가 지망생은 비서로 뽑지 않으며 오로지 내가 시키는 일만 하면 된다는 마가렛의 말에 조안나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마가렛의 비서가 냉정하다 못해 서늘한 직업이라 느껴졌지만, '작가의 세계에 다가간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기에 만족했다. 그러니 편지를 읽고 답장하는 일도 자신의 글쓰기에 분명 좋은 영감을 줄 거라 막연하게 여겼던 그녀였다. 아주 긍정적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독자들의 편지를 분쇄기에 넣을 때마다 불편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마치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일을 하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 원초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짓밟고 무시하고 있다는, 나아가 '작가'로서 독자를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녀는 독자인 동시에 작가였기 때문이다. 정해진 양식으로 독자에게 답장하는 일은, 독자가 존재함으로써 살아 숨 쉬는 작가로선 결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정말 못 할 짓이었다. 그때부터 조안나는 마가렛이 준 임무를 말도 안 되는'허튼소리'라 명명한다.

그러나 조안나는 새내기였다. 꿈을 잃지 않기 위해, 현실에서 자신만의 길을 걸을 것을 과감히 선택했으나 사회생활이라 말하는 사회 구조의 한 일원으로서의 경험이 부족했다. 자신의 뚜렷한 기준 갖고 마가렛의 비서로 일하는 건 나쁘지 않은 자세였지만, 그녀는 직원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의문을 품지 않았다. 왜 작가 에이전시에서 독자에게 똑같은 편지 형식을 고수하는지, 왜 소속된 작가의 작품을 '감상'이 아니라 '판매'에 중심을 두는지, 왜 슬러시 파일(개인 출판사가 없이 활동하는 작가들의 원고)을 대부분의 헛소리로 평가하는지... 조안나는 알 길이 없었다. 그저 지나치게 관료주의적이고 강압적이며, 열정적인 마음을 식게 하는 부정적 시선만을 눈여겨봤을 뿐이다. 그녀는 작가 에이전시가 지금까지도 그런 메마르고 인정머리 없는 감성을 고수하고 있는지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직원으로서 말이다.
조안나가 못 박은 허튼소리는 법률적으로든 인간적으로든 수많은 경험과 데이터가 쌓아 올린 최소한의 울타리이자, 가장 안전한 지침이었다. 답장 하나를 마음껏 할 수 없는 현실에 자신의 처지를 '비서일 뿐'이라고 깎아내렸지만, 애석하게도 조안나는 그런 일을 해야만 하는 '비서'가 틀림없었다. 그러니 그녀는 해야 할 일을 잘 해냈어야 했다. 어쩔 수 없는 무력감에 사로잡히란 말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변화시킬 길이 있다면 바꾸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다는 말인데, 다들 알다시피 뭐... 그게 어디 쉽나. 다 실수를 해봐야 아는 거지.

고심하던 조안나는 결국 회사의 타자기를 훔쳐, 허튼소리 대신 자신의 이름을 쓰고 독자에게 정성스럽게 답장한다. 동시에 자신의 세계를 기둥처럼 받쳐주던 관계들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면서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새로 사귄 남자 친구(돈)와의 관계, 냉정한 사장 마가렛과의 관계, 전 남자 친구(칼)와의 관계 마지막으로 내 꿈과 내 현실의 관계까지. 귀중한 관계들이 하나씩 엉키면서, 그녀는 자신이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자신의 마음을 사정없이 흔드는 샐린저의 전화에 본능적으로 반응하고 또 반응한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지?', '내가 뭘 하려고 했었더라?'
점차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고, 언제부터 제멋대로 선을 넘었는지 깨닫기 시작한다. '감정이 확 솟잖아요!'라 소리치던 독자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자신의 답장이 기계적인 편지보다 형편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겸허히 받아들인다. 불이 꺼지기 시작한 관계는 다시 보살피고 필요 없는 관계는 단호히 잘라내면서 마침내 "그들의 편지가 저를 바꿨죠."라고 읊조릴 수 있게 된다. 과거의 나를 책임질 줄 아는 '내일의 조안나'가 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녀는 자기만의 속도로, 또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했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의 매력이 폭발하는 지점이다.

자기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즐겁게 춤추고 뛰어다니며, 끝까지 나를 잃지 않는 힘까지 갖게 된 조안나.
이제 그녀는 샐린저의 외투에 몰래 독자들의 편지를 넣어버리는 걸 들켜도 예전처럼 움츠러들지 않게 됐고,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하면서도 마가렛에게 진심이 담긴 말을 듣는 사람이 됐다. 그녀는 처음 뉴욕에 눌러앉으면서 평범한 사람이 되기 싫다 말했었다. 반드시 특별해지고 싶다 했다. 하지만 더는 자신이 평범하다는 생각에 빠지지 않게 됐으며 이를 불안해하지 않게 됐다. 평범함 속에서 특별한 나를 이끌어낼 방법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우린 언제든 특별한 사람으로 살 수 있다. 평범하다는 말속에 잠시 나를 위로하고 돌보는 거지.
조안나, 그녀는 분명 달라졌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자기감정을 드러낼 수 없는 세상에 사는, 지금도 열심히 꿈꾸고 있는 자들을 위한 작품이다. 조안나를 통해, 꿈을 위해 현실을 이용하는 당차고도 용기 있는 자의 현재와 현실과 꿈의 괴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을 구현해낼 줄 아는 자의 미래를 모두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긴 여운을 남기는 좋은 응원이 될 것이다.
현실이든 영화든 당연한 해피엔딩은 존재하지 않는다. 원래 당연하지 않은 게 세상을 움직이는 법이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처럼, 조안나처럼, 앞으로의 우리처럼, 그리고 오늘의 나처럼.
Relative contents
-
- ? 4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푸바오를 대신해줄 '포'바오! 드림웍스의 간판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의 귀환!
이번주 개봉 예정작 같이 만나보아요!
쿵푸팬더4
Kung Fu Panda 4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액션, 코미디 | 미국 | 94분
감독: 마이크 미첼, 스테파니 스티네
출연: 잭 블랙, 아콰피나, 비올라 데이비스, 더스틴 호프만 등
개봉: 2024.03.27.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시놉시스
오랜만이지! 드림웍스 레전드 시리즈 마침내 컴백! 마침내 내면의 평화… 냉면의 평화…가 찾아왔다고 믿는 용의 전사 ‘포’ 이젠 평화의 계곡의 영적 지도자가 되고, 자신을 대신할 후계자를 찾아야만 한다. “이제 용의 전사는 그만둬야 해요?” 용의 전사로의 모습이 익숙해지고 새로운 성장을 하기보다 지금 이대로가 좋은 ‘포’ 하지만 모든 쿵푸 마스터들의 능력을 그대로 복제하는 강력한 빌런 ‘카멜레온’이 나타나고 그녀를 막기 위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쿵푸 고수 ‘젠’과 함께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포는 가장 강력한 빌런과 자기 자신마저 뛰어넘고 진정한 변화를 할 수 있을까?
CINE PICK!
드림웍스의 간판 애니메이션이자 개봉 3주차 2억 6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쿵푸팬더 4>!
더빙을 맡은 잭 블랙,아콰피나, 더스틴 호프만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현재 예매 관객 12만장을 돌파하며 <쿵푸팬더3>의 개봉 이틀 전 예매량 5만장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We Made a Beautiful Bouquet
ⓒ 네이버영화
개요: 멜로/로맨스 | 일본 | 123분
감독: 도이 노부히로
출연: 아리무라 카스미, 스다 마사키, 키요하라카야 등
재개봉: 2024.04.10.
배급: ㈜미디어캐슬
시놉시스
“시작은 막차였다” 집으로 가는 막차를 놓친 스물한 살 대학생 ’무기’와 ‘키누’는 첫차를 기다리며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좋아하는 책부터 영화, 신고 있는 신발까지 모든 게 꼭 닮은 두 사람은 수줍은 고백과 함께 연애를 시작하고 매일매일 행복한 시간을 쌓아간다. “내 인생의 목표는 너와의 현상 유지야!” 하지만 대학 졸업과 함께 취업 준비에 나선 두 사람은 점점 서로에게 소원해지고 꿈과 현실 사이의 거리 만큼 마음의 거리도 멀어지기 시작하는데...
CINE PICK!
일본에서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6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눈물이 주륵주륵>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도이 노부히로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사랑이라는 주제를 현실적이고 담백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골드핑거
The Goldfinger
ⓒ 네이버영화
개요: 범죄, 액션 | 중국, 홍콩 | 126분
감독: 장문강
출연: 양조위, 유덕화 등
개봉: 2024.04.10.
배급: 메가박스중앙㈜
시놉시스
1980년대 홍콩 경제를 주무르던 황금제국 ‘카르멘 그룹’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그동안 자행됐던 불법들이 서서히 드러나며 2조 홍콩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수사가 시작된다. 불법으로 악명 높은 그룹의 수장 ‘청’(양조위), 그를 집요하게 쫓는 반부패 수사관 ‘류치웬’(유덕화)
불꽃 튀는 대결 속, 오로지 한 사람만 살아남는다!
CINE PICK!
20년 만에 보는 양조위 X 유덕화의 조합! <무간도> 시리즈의 각본을 썼던 장문강 감독의 신작 <골드핑거>에서 양조위와 유덕화가 다시 스크린에서 마주한다고 하는데요. 영화는 홍콩의 밑바닥에서 무일푼으로 출발해 금융 범죄로 막대한 부를 쌓아 거대 그룹의 수장에 오른 청이옌의 성공과 몰락을 그린 누아르 영화입니다.
슈가│어거스트 디 투어 ‘디-데이’ 더 무비
SUGA│Agust D TOUR 'D-DAY' THE MOVIE
ⓒ 네이버영화
개요: 공연실황 | 한국 | 84분
감독: 박준수
출연: 슈가
개봉: 2024.04.10.
배급: CGV ICECON
시놉시스
방탄소년단 슈가의 앙코르 콘서트 실황 (슈가│어거스트 디 투어 ‘디-데이’ 더 무비) 10개 도시, 25회 공연, 29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월드투어 대장정의 피날레이자 수많은 관중이 뜨겁게 열광했던 ‘SUGA | Agust D TOUR 'D-DAY' THE FINAL(슈가│어거스트 디 투어 디 데이 더 파이널)’ ‘21세기 팝 아이콘’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 솔로 아티스트 Agust D(어거스트 디)의 경계를 넘나드는 풍성한 음악, 화려한 퍼포먼스, 폭발적 에너지 그리고 방탄소년단 멤버 RM, 지민, 정국과 함께한 특별한 듀엣 무대까지 ‘D-DAY’ THE FINAL, 그 날의 뜨거운 열기와 전율을 스크린에서 만난다!
CINE PICK!
방탄소년단의 멤버 슈가의 2023년 8월 D-DAY TOUR 콘서트를 배경으로 한 공연 영화로 그날의 뜨거운 열기와 전율을 스크린에 담았다고 하는데요. 10개 도시, 25회 공연, 29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월드투어 대장정의 피날레, 그리고 방탄소년단 멤버 RM, 지민, 정국과 함께 특별한 듀엣 무대까지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cinepick/
-
- 10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충격적인 소재와 독특한 시각으로 연쇄살인 장르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
영화 <레드 룸스>가 10월 9일 개봉합니다.
<레드 룸스>은 다크 웹 속 미지의 공간 ‘레드 룸’에서 3명의 10대 소녀를 살해한 과정을 생중계한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를 추종하는 의문의 여성을 다룹니다.
감독은 “우리 사회의 범죄에 대한 집단적 매혹을 반성하고 비판하는 일종의 ‘반(反) 연쇄살인범 영화”라고 설명하였는데요. “이 영화가 인간 본성의 가장 어두운 부분으로 깊이 파고들어 관객들에게 놀라움과 오랜 불편함을 남기길 바란다”며 관객들이 느끼길 원하는 바를 전했습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상영 후 <추락의 해부>, <괴물> 등 쟁쟁한 상영작 사이에서도 관객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던 <레드 룸스>를 전국 극장에서 만나보세요!
레드 룸스
Red Rooms
개요: 스릴러 | 캐나다 | 118분
감독: 파스칼 플랜트
주연: 줄리엣 가리에피, 로리 바빈, 맥스웰 맥케이브 로코스
개봉: 2024.10.09.
배급: 찬란
줄거리
10대 소녀 3명을 끔찍하게 살해하고 생중계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슈발리에’ 그리고 슈발리에의 재판을 매회 방청하는 모델 겸 해커 ‘켈리앤’. 심증만 있을 뿐, 물증 없는 재판이 길어지는 가운데 슈발리에를 추종하는 팬들과 희생자 가족이 대립한다. 한편, 존재하지 않는 줄로만 알았던 마지막 희생자 영상이 다크 웹에 등장한다.
너의 색
The Colors Within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01분
감독: 야마다 나오코
주연: 스즈카와 사유, 타카이시 아카리, 키도 타이세이, 아라가키 유이
개봉: 2024.10.12.
배급: CJ CGV
줄거리
음악으로 이어진 세 사람을 비춘 가장 찬란한 청춘의 색! 사람을 색으로 느끼는 엉뚱한 여고생 ‘토츠코’ ‘토츠코’는 어느 날 학교에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찬란하고 아름다운 색을 가진 소녀 ‘키미’를 만난다. 그리고 우연히 작은 책방에서 조우한 음악을 좋아하는 소년 ‘루이’까지 합세하여 오랫동안 꿈꾸던 밴드를 결성하게 되고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하는데..! 무지갯빛 청춘을 위한 노래가 시작된다!
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
When Evil Lurks
개요: 공포 | 아르헨티나, 미국 | 100분
감독: 데미안 루냐
주연: 에지킬 로드리게스, 데미안 살로몬
개봉: 2024.10.09.
배급:(주)팝엔터테인먼트
줄거리
외딴 마을, 잔혹한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쫓던 형제는 마을 속에 숨어 지내는 한 가족이 관련된 것을 알게 된다. 악령이 깃들어 온몸이 부패해 죽어가는 아들 ‘우리엘’을 숨겨왔던 것. 두 형제는 ‘우리엘’을 마을 밖으로 유기하려 하지만 이미 악령의 봉인이 풀리고 마을을 잠식하는데...
싱글 에이트
Single 8
개요: 드라마 | 일본 | 112분
감독: 코나카 카즈야
주연: 후쿠자와 노조미, 우에무라 유, 쿠와야마 류타, 타카이시 아카리
개봉: 2024.10.09.
배급: 오드 AUD
줄거리
"찍는다 레디, 액션, 컷!" 우리들의 시간 역행 SF 영화 만들기 1978년 스타워즈를 보고 흥분한 고등학생 히로시와 그의 절친 요시오, 사사키는 8mm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카메라 가게 직원의 제안으로 ‘시간 역행’을 주제로 한 SF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 오랜 짝사랑인 나츠미를 여주인공으로 내세우려는 히로시의 열의와 함께, 학교 축제에서 상영을 목표로 이들의 청춘 가득한 영화 만들기가 시작된다.
-
- 공포 영화 대전, 과연 승자는?
한국 개봉 3주 만에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하며, 극장 전반을 견인한 <분노의 질주 9: 더 얼티메이트> (F9)가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6월 25일 북미 개봉을 앞둔 '분노의 질주' 시리즈 제9편은 5월 19일 전 세계 최초 개봉 이후 총 2억 5천만 달러 (한화 약 2780억 원) 를 벌어들였는데요. 특히, 중국 매출이 2억 300만 달러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고무적입니다. 블록버스터 중에서도 특히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어야 하는 시리즈인 만큼, 당연히 손익분기점 돌파를 위해 이를 뛰어넘는 북미 수익을 기대해야 하는데요. 개봉 전 북미 외 기타 박스오피스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북미 시장도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 거라 기대됩니다.
모두가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할리우드의 경우, 2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켜낸 파라마운트 사의 <콰이어트 플레이스 2>를 제치고 개봉 버프를 등에 업은 또 다른 공포 영화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가 1위를 차지하였는데요. <컨저링 3>는 북미 3,102개의 극장에서 2400만 달러 매출을 올리며, 많은 이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기록을 세우며 극장 박스를 지켜냈습니다. 이는, 워너브라더스의 <컨저링 3>가 이미 HBO Max에서 ‘추가금’ 없이 공개되었기에 더 놀라운 기록이기도 합니다. 현재, 워너브라더스 측은 <컨저링 3>의 HBO Max 시청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제작비 4000만 달러의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는 이미 그에 상응하는 수익을 올리며 시리즈 (스핀 오프 포함) 전체 수익을 18억 달러까지 끌어올렸습니다.
그리고 <컨저링 3>로 인하여 잠시 2위로 하락했던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북미에서 올린 경이로운 수익 8800만 달러를 포함하여 전 세계 총 1억 38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요. 아직 시들지 않은 인기를 보이고 있는 <콰이어트 플레이스 2>가 다시 <컨저링 3>를 제치고 weekly 박스오피스 1위가 될 거라는 전망입니다. 이러한 북미 흥행에 힘입어 아직 개봉하지 않은 한국 시장을 포함한 기타 시장의 흥행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특히, 오랜만에 돌아온 한국의 공포 명작 <여고괴담>과 같은 주에 개봉하는 <콰이어트 플레이스 2>가 얼마나 많은 박스를 차지할지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공포 영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여타 지역과는 다르게 중국 시장에서는 디즈니의 <크루엘라>가 개봉일인 일요일 하루에만 약 20억 원을 벌어들였다고 하는데요. 이는 팬데믹 이후 개봉한 디즈니 영화 가운데, 개봉일 수익 850만 달러를 기록한 <뮬란>에 이은 2위의 기록이며,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과 <소울>보다 앞선 기록입니다. 워너브라더스와 마찬가지로 디즈니 또한 현재 디즈니 플러스 내 시청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보도를 통해 현재 <크루엘라>를 향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고 전했습니다.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디즈니는 곧바로 <크루엘라> 속편 제작을 발표했는데요. 올 7월 개봉될 디즈니-마블의 <블랙 위도우>까지 가세한다면 디즈니의 주가가 조금은 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연,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바 있는 <캐시트럭>이 개봉하는
이번 주 박스오피스 순위는 어떻게 될지! [씨네픽]을 통해 예측해보시길 바라면서!
영화로운 한 주의 시작 보내시길 바랍니다 :)
씨네랩 에디터 Cammie
-
- [BIFF 데일리]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는 태도
감독: 미아 한센 로브출연진: 레아 세두, 파스칼 그레고리, 멜빌 푸포시놉시스: 8살 딸을 키우고 있는 산드라(레아 세두)는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돌본다.아버지의 병이 점차 악화되면서 그녀는 아버지를 어디서 모시는가 하는 문제에 봉착한다.한편, 친구 사이였던 클레망(멜빌 푸포)과의 관계가 발전된다.아버지의 증세가 악화되기 시작하면서 가족의 위기는 본격화된다. 단순히 요양원 비용의 문제만이 아니다. 사라져 가는 아버지의 기억에 가족의 추억은 사라지는 것만 같다. 산드라는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그런 아버지를 돌보는 건 버겁다. 다행히도 점점 지쳐가는 그녀의 곁에는 8살 난 딸과 친구 클레망이 있어 이들에게 기대 잠시 숨통을 틀 수 있다. 산드라의 아버지는 그녀와 다른 가족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 하지만 이미 진행되고 있는 병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 아버지가 가끔 머릿속에서 영화가 나온다면서 뭔가 없어진 기분, 그 비일관성에 대해 토로하는 장면은 그가 겪을 혼란스러운 상황을 잠시나마 상상하게 만든다. 동정을 결코 바라지 않던 아버지가 딸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자신을 위해 뭔갈 계속해서 해주는 것 즉, 같이 있어주는 것이지만 지쳐가는 산드라에게 이는 어쩌면 무리한 요구처럼 비친다. 모두가 입을 모아 외칠 “할 수 있을 때(후회하기 전에) 최선을 다하세요”라는 말은 진리처럼도 들리지만 지친 그를 무겁게 옥죄는 말이기도 하다.미아 한센 로브 감독 자신이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듯 이 영화는 비슷한 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관련된 감독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감독을 ‘산드라’라는 인물에 바로 투영해 보는 것은 물론 무리가 있겠지만, 바로 이전작 <베르히만 아일랜드>의 크리스와 마찬가지로 떨어뜨려놓고 볼 수도 없다. 특히나 “이 영화를 만들면서 아버지의 생전 모습을 다시 발견하고 그때의 기억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랐”다는 그의 말은 영화보다도 급작스럽게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했던 감독이 아버지를 다시금 잘 떠나보내는 계기로써의 측면에서 이 영화를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단순히 이것을 달성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감독이 언제나 우선시하는 삶에의 가장 진실된 시선에서의 포착은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아버지를 대하는 산드라의 선택이 바로 이것의 응축에 가깝다 볼 수 있는데 단순히 생각했을 때는, 책임보다도 마음이 향하는 방향을 따르는 그녀의 선택은 보편적 심리에 반대돼 양가감정이 들게 만드는 부분이 존재한다. 산드라는 죽음에 가까워지는 아버지를 보며 절망에 빠지면서도 많은 시간을 아버지에게 할애하려 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자신의 삶까지 전복되고 말 상황에 처했을 때, 산드라에게 우선시되는 것은 결국 아버지보다도 자기 자신의 행복이다. 어쩌면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는 선택이다.그러나 영화는 산드라를 단순히 이기적 선택을 내리고 아버지를 떠나는 '나쁜' 인물로 그리지 않는다. 영화의 제목과도 관련이 있는 아버지의 노트를 우연히 보고 그 안에 아버지가 끄적여둔 자서전의 초고 내용을 보고 생각에 잠기는 산드라의 모습은 그녀가 아버지를 떠난 것이 자신의 삶에서 아버지를 배제한 것이 결코 아님을 보여준다. 산드라는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행복을 위해 아버지를 떠나게 되는데 최종적으로 그녀의 이 선택은 불확실한 삶을 대하는 감독의 태도로도 읽힌다.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하나의 불확실한 미래와 클레망과의 또 다른 불확실한 미래 사이에 선 산드라는 자신의 삶을 위해 결정을 내린다. 무엇이 옳은지는 닥치지 전에 알 수 없지만 당장 내린 최선의 선택이다. 제목 "어느 멋진 아침(One Fine Morning)"이 가지는 미래와 희망의 의미 때문에라도 이 영화의 엔딩은 슬프거나 절망적이지 않다. 각자의 삶은 그것이 언젠가 끝날 때까지 지속될 것이고, 그들의 사랑은 여전히 그들 안에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상영 일정-10/06 16:30 CGV센텀시티 2관-10/07 10: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7관-10/09 10:30 CGV센텀시티 4관부산국제영화제 5-14. 10. 2022
-
- 4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4월의 마지막 한 주만이 남았습니다.요즘, 다시 날이 따뜻해지고 있는데요.오늘 낮 기온이 뜨겁다고 하니 이 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씨네픽과 함께 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콘텐츠'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 '신비한 동물' 시리즈 중 세 번째 시리즈인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은 전 편에 비해 성적이 잘 안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박스오피스에서는 여전히 1위르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4월 22일~24일) 관객 수 18만 6845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76만 9002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저번 주와 비교했을 때 누적 관객 수가 약 30만 증가하였습니다. 이번 주에도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이 1위를 유지할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2. <공기살인> (NEW)▶ 실제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다뤄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영화 <공기살인>. 주말 동안 (4월 22일~24일) 관객 수 6만 4841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7만 181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봄이 되면 나타났다 여름이 되면 사라지는 죽음의 병. 공기를 타고 대한민국에 죽음을 몰고 온 살인무기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그들의 사투. 증발된 범인, 피해자는 증발되지 않았다!3. <엥커> (NEW)▶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천우희가 타이틀롤을 맡은 영화인 <앵커>가 3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 영화 두 작품이 나란히 순위권에 올라간 게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은데요. 앵커는 주말 동안 (4월 22일~24일) 관객 수 6만 1436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0만 3038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생방송 5분 전,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천우희)에게 자신이 살해될 것이라며 죽음을 예고하는 제보전화가 걸려온다. 장난전화로 치부하기에는 찝찝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세라’. 진짜 앵커가 될 기회라는 엄마 ‘소정’(이혜영)의 말에 ‘세라’는 제보자의 집으로 향하고 제보자인 ‘미소’와 그녀의 딸의 시체를 목격한다.
그날 이후, ‘세라’의 눈앞에 죽은 ‘미소’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르기 시작한다. 사건 현장에서 미소의 주치의였던 정신과 의사 ‘인호’(신하균)를 마주하게 되며 그에 대한 ‘세라’의 의심 또한 깊어진다.▶ 씨네픽의 이번 주 95회 예측 이벤트는 4월 2주 차 박스오피스(순위) 예측입니다. 한 주동안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는데요.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4월 2주 차 박스오피스 순위의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 한 주 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 주셨는데요. 박스오피스 1위 순위를 가장 많은 분들이 맞혀주셨고,
그다음으로 3위, 2위 순으로 많이 맞춰주셨습니다. 이번 예측 수치를 보면 절반 이상의 사람이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의 순위를 맞추셨습니다. 이에 비해 2위와 3위를 맞춘 비율이 굉장히 적었는데요.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98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로스트 시티> (▲13)
▶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해 기대를 모았던 영화 <로스트 시티>. 주말 동안 (4월 22일~24일) 관객 수 3만 9695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6만 4216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수퍼 소닉2> (▼3)
▶ <수퍼 소닉2> 개봉한지 벌써 약 3 주가 지났는데, 여전히 TOP 5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4월 22일~24일) 관객 수 3만 9695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6만 4216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The bad guys>, <The Northman>, <The Unberable Weight of Massive Talent> 가 주말 박스오피스에 새롭게 등극했습니다.
주말 동안(22일~24일) <The Bad guys> 북미 기준 주말 매출액 $24,000,000 (한화 약 298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누적 매출액은 동일합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4월 22일 ~ 2022년 4월 24일)1. <배드 가이즈> 2400만 달러 (누적 2400만 달러)2. <수퍼 소닉2> 1522만 달러 (누적 1억 4582만 달러)3.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1401만 달러 (누적 6712만 달러)4. <노스맨> 1200만 달러 (누적 1200만 달러)5. <The Unbearable Weight of Massive Talent> 717만 달러 (누적 717만 달러)...씨네픽의 4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
- [스크린 너머 세계 속으로… 독일] <타인의 삶>을 보면서 배우는 정치
<타인의 삶>을 보면서 배우는 정치
- 감시자의 눈으로 본 인간의 본성
한 남자가 있다. 그는 국가를 위해 감시하고, 의심하고, 고발한다. 인간의 숨결까지 탐지하려는 국가의 냉혹한 눈, 바로 슈타지의 비밀요원 게어트 비슬러. 그의 존재는 사람을 들여다보는 듯하지만 정작 인간의 마음은 닫힌 채 살아온 그림자다. 그러나 그가 감시하던 한 예술가 커플의 삶, 그 속의 자유와 사랑은 서서히 그를 흔들게 된다.
이 영화는 감동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역사적 증언이 된다. 배경은 1984년 동베를린. 철의 장막 이편, 동독은 사회주의라는 이념 아래 국가가 개인의 삶을 철저히 지배하던 곳이었다. 슈타지(Ministerium für Staatssicherheit), 국가보안부는 그런 통제의 최전선이었다. 이들은 말 그대로 '국민을 보호하는 척, 국민을 감시한' 조직이었다. 1950년부터 90년까지 존재한 이 기관은 소련의 KGB를 모델로 창설해 서방 세계의 자유주의를 '적대적 사상'이라 규정하고, 이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시민들의 일상까지 침투했다. 이 조직은 이웃, 연인, 가족의 신뢰까지 파괴해버린다.
이 냉혹한 국가 장치는 바로 냉전의 부산물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미국과 소련의 이해관계 속에서 서독과 동독으로 분단됐다. 서독은 마셜플랜과 NATO의 보호 아래 자유주의 진영의 전진기지가 되었고, 동독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일원이자 소비에트 블록의 전초기지가 되었다. 이념은 경계를 만들었고, 경계는 인간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밀어냈다.
영화 <타인의 삶>은 냉전기의 동베를린이라는 단절된 시간 속에서 감시라는 절대적 권력 아래 무너져 가던 인간성을 기적처럼 다시 일으켜 세운 이야기다. 이 영화는 한 비밀경찰의 ‘변화’나 ‘감동적 회개’를 그리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감시라는 구조적 억압이 인간의 내면을 어떻게 포위하고 파괴하는지를 보여주며 그 틈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인간적 연민의 가능성을 직조해간다.
<타인의 삶>이 보여주는 비극은 총성이아닌 침묵 속에서 벌어진다. 그것은 독재가 강요한 '침묵의 사회'며 감시가 개인의 내면까지 잠식한 체제의 결과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사람은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은 사람을 위해 변한다. 비슬러는 감시를 중단함으로써 처음으로 누군가의 삶에 진심으로 '참여'한다. 이것이야말로 정치가 놓친 인간의 가능성이다.
동독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며 붕괴의 길을 걷는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는 숨겨진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고, 결국 독일은 1990년 10월 3일 통일을 이뤄냈다. 이 통일은 국경이 아니라 체제와 기억, 억압과 저항의 통합이기도 했다.
출처 : 나무위키
이 영화는 국가와 체제가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왜곡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역사서다. 동독이라는 나라는 소련의 영향 아래 세워진 ‘작은 전체주의’였고, 감시는 단지 정치적 기술이 아닌 일상적 감각이자 언어였다. 믿음은 분해되었고, 관계는 해체되었으며, 침묵은 권력이 되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한반도를 생각하게 된다. 독일은 수십 년 간 동서독 정상회담과 베를린 협약 등 정치적 협상을 통해 꾸준히 준비해왔고, 주변국 특히 프랑스의 협력도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Asia Paradox’의 그림자 아래 있다. 경제적으로는 상호의존이 깊지만 정치와 안보는 대립의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데올로기의 균열을 극복하지 못한 민족주의, 그리고 '존재론적 안보'에 집착하는 주변국들의 태도는 탈냉전의 기회를 아시아에서는 아직 꽃피우지 못하게 한다. 북한의 핵 위협과 중국의 부상, 미중 체제경쟁과 일본의 군사적 재무장까지 지금의 동아시아는 냉전의 유산 위에 여전히 군림하는 긴장 상태다.
우리는 타인의 삶을 어디까지 들여다볼 수 있을까. 혹은 들여다보는 그 순간 우리는 여전히 우리 자신일 수 있을까? 우리는 체제의 감시자이면서 동시에 양심의 증인이 될 수 있는가?
비즐러는 이 질문에 대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응답한다. 침묵하는 감시자에서 말없이 도운 구원자로의 여정은 곧 인간이 시스템을 넘어설 수 있다는 희망의 변주다.
여전히 감시의 언어가 살아있는 북쪽, 그리고 여전히 분단을 일상의 배경으로 삼고 있는 남쪽. 우리는 아직도 역사 속에 머물러 있다. <타인의 삶>이 동독의 폐허 속에서 조용히 속삭이는 ‘양심’의 존재는 지금 우리가 직면한 한반도 분단 현실에서도 중요한 울림을 남긴다. 우리는 언제쯤 타인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함께 살아낼 수 있을까?
감시의 균열에서 피어난 양심. 그 서사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아마도 그것은 이제 우리의 서사가 되어야 한다. 그런 가능성을 우리가 믿는다면 언젠가 이 땅에도 장벽이 무너질 수 있으리라
<영화에서 보는 정치> 교양 수업에서의 영화 <타인의 삶>을 보고 -
-
-
- 송중기 스타일의 액션 /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 / 보고타: 기회의 땅 / 권해효, 이희준의 물오른 연기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보고타: 기회의 땅"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어요~
-
- 영화 <무녀도> 메인 예고편
영험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을 느끼는 이름난 무녀 ‘모화’
아들 ‘욱이’를 절에 보내고 아픈 딸 ‘낭이’를 애지중지 키우며 살아간다.
하지만 10년 만에 돌아온 아들 ‘욱이’와 그가 섬기는 예수님이
‘모화’ 자신의 삶을 점점 흔들기 시작하는데...
스러지는 모화의 삶, 마지막 굿판이 시작된다!
-
-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메인 예고편
기다림은 끝났다!
전 세계가 기다려온 단 하나의 액션블록버스터!도미닉(빈 디젤)은 자신과 가장 가까웠던 형제 제이콥(존 시나)이 사이퍼(샤를리즈 테론)와 연합해
전 세계를 위기로 빠트릴 위험천만한 계획을 세운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막기 위해 다시 한 번 패밀리들을 소환한다.
가장 가까운 자가 한순간, 가장 위험한 적이 된 상황
도미닉과 패밀리들은 이에 반격할 놀라운 컴백과 작전을 세우고
지상도, 상공도, 국경도 경계가 없는 불가능한 대결이 시작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