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4-07-14 19:07:13
변하지 않는 애정의 끈기
영화 <구룡성채: 무법지대> 리뷰
PROGRAM NOTE.
1980년대 홍콩은 세계적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동시에 이로 인해 수많은 화교들이 해외로부터 흘러들면서 사회, 경제적으로 혼돈의 시대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 홍콩에서 가장 위험하고 불가사의한 무법지대가 바로 구룡성채였다. 그 무렵 홍콩으로 흘러들어와 힘겹게 살아가고 있던 찬 록쿤은 악명 높은 미스터 빅이 이끄는 갱단에게 쫓기게 되고 우연히 구룡성채로 몸을 피한다. 구룡성채를 지배하는 사이클론의 도움으로 구룡성채에서의 삶에 적응하던 찬 록쿤. 그러나 찬 록쿤과 구룡성채를 향한 악당들의 위협은 점점 거세진다.
1993년에 철거되어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홍콩의 씬 시티, 구룡성채. 기괴하고 미로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나이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시대적 배경과 절묘하게 포개어지는 공간적 배경과 더불어 인물들의 다양한 사연과 관계를 통해 그 당시 홍콩의 모습을 절로 떠오르게 한다. 90년대 홍콩 영화 전성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화려한 액션 역시 놓칠 수 없는 매력 포인트. 제77회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첫 공개 당시 이미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정엽 / 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POINT.
✔️ 홍콩 영화를 좋아하세요? 그러면 일단 보세요!
✔️ 고천락, 홍금보, 곽부성, 임현제... 홍콩 영화의 기라성 같은 이름들과 함께 유준겸, 오윤룡, 료자여 등 샛별 같은 이름들이 함께 놓여있습니다. 명배우 파티!
✔️ 하반기 개봉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 제목이 '구룡성채'라는 거다. 아무 정보도 보지 않고, 제목만 보고, 이걸 봐야겠다 생각했다. 구룡성채라니. 홍콩의 씬 시티(sin city)로 불리던 고층 슬럼. 불법 증축으로 거대하게 올라선 굴속 같은 곳. 지금은 철거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곳. 당시에도 위생이나 치안 측면에서 좋은 거주지라 할 수는 없는 곳이었지만, 철거되지 않았어도 들어가볼 수는 없었을 곳. 그럼에도 워낙 독특하여 자꾸 궁금해지는 곳이 아닌가. 다들 좋아하잖아?
아니나 다를까 재빨리 매진되어, 취소 표를 겨우 구했다. 그리고 나서야 영화 정보를 확인해 보니... 범죄 스릴러 액션... 홍금보? 아니 왜 나는 구룡성채의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일 거라 생각했지? 내 편협한 영화 취향 표에 범죄, 스릴러, 액션은 들어가 있지 않으며 홍금보는... 그가 나오는 영화를 본 적이 없다. 괜찮을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보러 갔다가, 만족해서 나왔다. 하, 이게 바로 홍콩영화의 맛이지!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
영화의 스토리라인은 매우 간단하다. 그리고 익숙하다. 미리 알아둘 것도 없다. 구룡성채를 둘러싸고 싸우는 이야기구나 정도로만 파악해 두면,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눈앞에 마치 아침 드라마처럼 익숙한 공식이 펼쳐질 것이다. 시작과 동시에 '옛날 옛적에' 느낌으로 구구절절 펼쳐지는 텍스트부터 전개되는 방식까지 어느 하나 어렵게 소화되는 것이 없다.
그러나 원래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 다른 나라에서 만든 영화였으면 이게 무슨 허무맹랑한 소리야! 하고 실망했을 것들도, 홍콩 액션 영화에서 펼쳐지니 익숙한 장르의 문법에 편승해 그냥 즐기게 된다.
자고로 홍콩 영화의 맛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덕진 의리 아닌가. 의리를 끝까지 지키려는 주인공 무리와, 그 의리를 손쉽게 배반하는 악의 무리 사이의 갈등. 요즘 같은 세상에 우스울 정도로 올바른 주제를 이렇게 고수하는데 어떻게 매력이 없을 수가 있냐고. 게다가 이토록 바른 주제의식을 이렇게 폭력적인 장면에 끼워 넣는 얼얼한 홍콩 스타일. 폭력적이다 못해 헛웃음이 나오는 무협의 경지에까지 이르는 액션. 아는 맛은 정말 무섭다. 헤어날 수 없게 만든다. 나도 이런데 홍콩 액션 영화를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정통으로 맞은 사람들에겐 이 영화가 얼마나 만족스러울까.

패가 없어도 마작은 계속된다
사실 나는 홍콩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았다. 애초에 홍콩 영화에 익숙한 세대는 아니어서, 뒤늦게 왕가위 영화를 몇 편 보면서 마치 영화사 따라가듯 홍콩 영화도 좀 봐야지 의식적으로 본 정도. 무의식적으로 홍콩 영화를 이미 꿀꺽꿀꺽 받아 마신 나의 앞 세대와는 감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홍콩 영화를 대표하는 얼굴 또한 내겐 홍금보 쪽보다는 왕가위 영화로 수렴되는 양조위와 장국영의 얼굴 쪽이 가깝다.
그럼에도 고천락, 임현제, 곽부성 같은 배우들은 어쩜 그렇게 멋있는지. 자신들이 수호하는 의리와 인정을 품은 채 우아하게 나이 든 '형님'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고, 그 아래 각자 있는 대로 멋을 부리고 의리를 받드는 다음 세대의 모습도 보기 좋았다. 무엇보다 세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 같은 것이 결연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세대 교체란 건 일면 서글프기도 하다. 당장 구룡성채는 몇 년 후 철거될 것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고, '형님' 세대는 마치 구룡성채처럼 과거 영광의 기록이 되어 떠나갈 것이다. 홍콩 영화가 아시아 일대를 씹어 먹던 시절은 끝난 것 같다는 말조차 무색해진 지 오래다.
그러나 패가 하나 없어도 마작은 계속된다. 몸의 일부를 다치고 잃어도 싸움은 계속된다. 아무튼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이 가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어떤 선언처럼 느껴지는 이 마음. 그 올곧음조차 촌스럽게 치부되는 시대에, 여전히 홍콩 영화를, 홍콩 액션 영화를 고수하는 건 정말 뜨끈뜨끈한 마음이다. 홍콩의 여름 습도만큼이나 끈적끈적하게 마음에 눌어 붙는다.

애정이 묻어날 때 가장 강하다
구룡성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싶었던 내가 꽤나 만족했을 만큼, 이 영화는 사진으로 보던 구룡성채의 면면을 성실하게 재현했다. 빛도 들지 않는 굴속같은 건물 안쪽에서 구멍가게를 내고, 잡은 돼지를 염장하고, 만두를 빚고, 생선을 토막 내고... 하며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공동 수도 앞에 줄은 길고 물은 모자라며 전깃줄은 언제 화재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복잡하게 꼬여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구룡성채의 외양만 구현하고 싶었던 것 같지 않다. 외양을 성실하게 재현하는 동시에, 구룡성채 거주민 사이의 인정까지 그려낸다. 마약과 매음과 폭력 조직 등 각종 범죄만 있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끈한 관계가 존재했던 삶의 현장이었다는 사실도 담아내고자 한 마음이 느껴진다.
홍콩 영화는 늘 홍콩을 정말 사랑한다. 반환이 결정되고 실제 반환이 이루어지면서 홍콩이 겪은 혼란의 상처는 홍콩 사람들에게 선명하게 남았지만, 깊고 눅진한 애정으로 승화되었다. 홍콩 영화마다 혼란과 방황 사이로 그 애정이 깊이 느껴진다.
이 영화 또한 홍콩에, 홍콩 사람들에, 홍콩 영화에, 홍콩 액션 영화에 깊은 애정을 품고 있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난 누군가 이토록 깊은 애정을 품은 시선을 보면 흐물흐물 녹아내린다. 이 애정에 거스르는 방법 같은 건 도무지 모르겠다.

이 영화의 단점이 없지는 않다. (없을 리가...) 영화의 액션은 중간에 좀 과해지면서 무협의 경지에까지 이르고, 아무리 홍콩 맛이라지만 어디까지 가나... 하는 생각이 분명히 든다. 그리고 옛날옛적 액션 영화 답게, 필요 이상으로 남성 중심적이어서 여성과 아동 캐릭터는 소모적으로 표현되는 면이 있다. 구룡성채에서 가장 다부진 눈빛을 하고 있는 (터치드 보컬 윤민 닮았다) 만두집 여성의 경우에도 더 좋은 서사를 부여해줄 수 있었을 것 같다.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더 발전하지 못한 것은 분명히 아쉬운 구석이다.
그렇지만 홍콩 영화는, 홍콩 영화를 둘러싼 애정은 지금도 변치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 건재함을 빛내는 좋은 작품이었다. 개봉 후 아빠 보여줘야지 싶은 작품도 참 오랜만이다. 깊은 애정을 받은 것들은 시간이 가도 은은히 빛난다. 부디 그 빛을 더 갈고 닦으며 시대에 발맞추어 더 오래오래 빛나 주기를.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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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가 되기 위한 세 번째 조건
작가란 누구일까? 작가가 되려면 우선 글을 써야 한다. 작가란 글로 무언가를 짓는(作) 사람이다. 작가의 첫 번째 조건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작가가 될 수 있다. 그냥 글을 쓰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수많은 사람이 글을 씀에도 그들이 모두 작가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작가로 인정하려면, 그에게 독자가 있어야 한다. 독자는 작가의 두 번째 조건이다. 우리는 혼자만 읽는 글을 쓰는 사람을 작가라 부르지 않는다. 많든 적든 그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을 때, 글쓴이는 비로소 작가라는 호칭에 어울리는 사람일 수 있다.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 영화가 말하는 작가의 세 번째 조건은 바로 독자와의 상호성이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조안나 래코프의 책 《My Salinger Year》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등장하는 작가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J. D. 샐린저(J. D. Salinger)다. 샐린저는 지독할 정도로 대중 앞에 서는 걸 꺼린 것으로 유명한 작가다. 명성에 비해 발표한 작품의 숫자도 적은데 그마저도 철저하고 까다로운 저작권 관리를 받아 접하기가 쉽지 않다.
영화는 작가 에이전시에 취직해 샐린저를 담당하게 된 조안나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그녀는 은둔자적 삶을 이어가는 샐린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관해 철저히 교육받는다. 제일 중요한 업무는 샐린저에게 온 독자 편지에 응대하는 일인데, 샐린저가 독자의 편지를 받아보기를 원하지 않았으므로 조안나가 적당한 형식에 맞춰 답을 써야 했다. 샐린저에게 오는 편지는 이미 에이전시가 유형화해놓았을 정도로 다양하다. 소설에 감동했다는 독자, 자기 문제에 조언을 요청하는 독자, 인터뷰를 요청하는 언론 등등. 조안나는 샐린저에게 온 수많은 편지를 분류하고 매뉴얼대로 답장해나간다.
그런데 점점 의문이 생긴다. 《호밀밭의 파수꾼》이 수많은 독자의 내면을 강렬히 사로잡았기에 샐린저에게 온 편지도 대부분 절절한 이야기다. 그들은 모두 갈급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인 홀튼 콜필드를 창조해낸 샐린저에게 자기 내면의 혼란을 털어놓으며 교감을 추구한다. 조안나의 고민은 여기서 생긴다. 진정성 가득한 편지에 기계적으로 답변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흥미로운 건 샐린저의 태도가 적절한지를 고민하는 조안나 역시 샐린저와 똑같이 행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안나가 뉴욕으로 온 후, 고향에 있는 그의 남자친구는 연락 없는 그녀에게 계속 편지를 보낸다. 하지만 조안나는 이를 읽지 않고, 읽지 않았으므로 당연히 답장도 하지 않는다. 연락이 끊긴 채 멀어져버린 연인에게 쓴 편지의 애절함이 샐린저에게 쏟아진 편지에 담긴 감정에 뒤처질 리 없다. 조안나는 샐린저의 처신에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정작 자기 역시 똑같이 행동하고 있다는 걸 나중에야 깨닫는다.
사실 조안나는 작가 지망생이다. ‘지망생’이란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이미 《파리 리뷰》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안나는 그 이후 별 다른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고, 스스로를 ‘작가’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작가 에이전시에 취업한 것도 이 일이 그녀의 꿈을 본격적으로 펼치는 데 보탬이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에서였다.
영화의 마지막, 조안나는 결국 작가가 되기 위한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선다. 샐린저를 품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고, 연락을 끊었던 남자친구와도 만나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는다. 물론 샐린저는 위대한 작가다. 조안나는 그의 작품에 진정으로 감탄하며, 작가로 살아가는 태도와 방법에 관한 그의 조언에 감동한다. 그러나 조안나는 샐린저가 아니다. 샐린저가 독자와 엮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데 반해, 조안나는 고향의 남자친구가 편지 서문에 자신의 애칭을 부른 것만으로도 과거 기억이 떠올라 편지를 읽지 못할 정도로 섬세한 감성을 가진 사람이다. 직장 상사가 상업적이고 딱딱한 태도로 작가를 대하는 걸 보며 마음 아파하는 장면도 조안나의 여린 감수성을 잘 보여준다.
때문에 그녀가 스스로 작가라는 이름을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는 분명 샐린저와는 다른 작가가 될 것이다. 독자의 반응 하나하나에 설레거나 상처받으며, 이를 소중히 품은 채 다음 작품에 그들이 남긴 흔적을 반영할 것이다. 외골수처럼 자기만의 주제를 파고드는 작가도 좋지만, 독자와 함께 호흡하며 작가 주체성‧정체성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작가도 좋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복잡한 문학이론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작가의 의미를 질문한다는 점에서 꽤 흥미로운 영화다.
한편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작가론을 다루는 영화인 동시에 꿈꾸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내가 그랬듯, 많은 사람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조안나의 모습에 위로 받을 것이다. 샐린저의 궤적을 존중하면서도 자신만의 미래를 꿈꾸는 조안나가 만들어갈 미래를 상상하는 게 퍽 즐거웠다.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미래와 그녀가 선택한 미래를 비교해보는 일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막 어떤 목표를 정하고 본격적으로 매진하려는 초심자에게, 〈마이 뉴욕 다이어리〉가 잔잔한 위로와 재미로 다가갈 것을 확신한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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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 신작
넷플릭스 2022년 4월신작
야차
비밀공작팀과 팀의 악명 높은 리더를 감찰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도시로 날아간 검사
정직하게 살아온 그가 스파이들 사이의 치명적인 전쟁속으로 뛰어드는데...
감독: 나현
출연: 설경구, 박해수, 양동근, 이엘, 송재림, 이케우치, 히로유키, 박진영, 이수경, 진경 등
장르: 액션, 스파이, 영화
공개: 4월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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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사랑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하고,
인생은 좋을 때도 슬플 때도 있는 법
바쁘게 돌아가는 섬 제주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크리에이터: 노희경, 김규태
출연: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엄정화,
김혜자, 고두심, 박지환, 최영준, 배현성, 노윤서, 기소유 등
장르: 드라마
공개: 4월9일 새로운 애피소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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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내일
사고로 반은 인간, 반은 영혼이 된 남자
저승사자가 운영하는 지하세계 회사에 채용되고,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러 나서는데...
크리에이터: 김태윤, 성치욱, 박란, 박자경, 김유진
출연: 김희선, 로운, 이수혁, 김해숙, 윤지온 등
장르: 웹툰 원작, 판타지, 드라마
공개: 4월2일 새로운 애피소드 공개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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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마더스 클럽
초등학생 학부모 커뮤니티의 다섯 엄마들
경쟁적인 분위기 속에 질투심과 비밀들이 얽히고 설키는데
때로는 적을 가까이하기도, 서로 더 가까워지기도 하며
각자의 삶을 헤쳐 나가는데...
크리에이터: 라하나, 신이원
출연: 이요원, 추자현, 김규리, 장혜진, 주민경, 최덕문, 윤경호, 최재림, 임수형, 최광록 등
장르: 드라마
공개: 4월 7일 새로운 에피소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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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방일지
어른이 된 후 매일매일 되풀이되는 단조로운 일상에 지친 세 남매
한없이 평범한 삶 속에서 특별한 성취와 자유를 찾아 나서는데...
크리에이터: 김석윤, 박해영
출연: 이민기, 김지원, 손석구, 이엘, 천호진, 이기우, 박수영, 정수영, 전해잔, 이경성, 김로사 등
장르: 드라마
공개: 4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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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렙은 회의중
개그우먼으로 구성된 걸그룹 셀럽파이브가
코미디 스페셜 회의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개그와 콩트가 난무하는 무대 밖 모큐멘터리가 시작되는데...
감독: 김주형, 고민석
출연: 김신영, 송은이, 신봉선, 안영미
장르: 코미디, 예능
공개: 4월1일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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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입 금지된 곳이라서 낙원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전에는 기쿠지로가 정확히 마츠리 날 밤에 죽었고 그 후 소년 마사오는 천사들 귀신들 도깨비들(을 방불케할 정도로 이상하리만큼 친절한 어른들)과 한껏 즐거운 놀이를 하고 집으로 돌아간 거라고 생각했다. 그날 밤 패싸움 후 이상한 꿈을 많이 꾸는 마사오의 도깨비 꿈, 최고로 많이 다치고 해진 기쿠지로의 모습, 그리고 천사의 종을 열심히 울려댄 오후 덕에 더 굳게 믿었다.
영화를 다시 보니 기쿠지로는 굳이 그 마츠리가 아니라 어디서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찻길 위에서 히치하이크하려다 뺑소니 차에 치었을 때든, 호텔 수영장에 빠졌을 때든, 싸움난 길거리(들)에서든, 훔친 택시에서 운전 미숙으로 연기가 났을 때든, 심지어 경륜으로 한탕하고 아가씨들 있는 술집에서 진탕 퍼마신 여행 첫날밤이든.
<탑건 : 매버릭>의 오프닝에서 마하 10을 넘긴 매버릭이 바로 그 사고에서 이미 죽었고, 나머지 2시간은 그의 아름다운 인생을 기리는 주마등이라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같은 간편하고 모호한 표현을 끌어오지 않고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단호히 가정한) 김병규 평론가의 글처럼. <기쿠지로의 여름>도 초반부 새벽 풀밭에 세워진 택시와 거기서 사람이 갑작스레 튀어나오는 장면이 너무 피안 같아서, 혹시 이전에나 이후에 기쿠지로가 이미 죽은 건 아닐지 계속 의심했다.
그러니까 이건 언제 어디서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기쿠지로가 “너도 나와 같구나”를 말하더니 소년을 어떻게든 엄마에게로 또 집으로 데려다주려고 애쓰는 얘기. 자기는 엄마를, 유년기를, 제대로 된 인생을 되찾는 데에 실패했지만 소년에겐 조금 이른 화해를 선물해주려고 하는 얘기. 그렇게 기쿠지로는 어른이 된다, 마사오를 아이로 만들어주기 위해.
그래서 이 영화가 ‘마사오의 여름’이 아니라 ‘기쿠지로의 여름’일 거란 걸 새삼 느꼈다.
또 예전엔 마사오를 놀아주는 후반부가 다소 지루할 만큼 길다고 생각했다. 어른들이 왜 마사오를 놀아주려 하는지는 알았지만 왜 자기들이 더 신난 것마냥 그렇게 필사적으로 분장까지 해가며 온몸으로 놀아주는지는 몰랐고, 그래서 더 그들이 명계에서 온 상상친구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보니 알 것 같다. 오프닝부터 여름 방학을 맞이한 마사오가 얼마나 외로웠는지를... 아이는 축구교실을 친구들 집을 길거리를 찾아다니지만 모두 돌봐줄 가족이 있고 저만 혼자다. 엄마가 정말 돈을 벌러 갔다면 할머니가 손자를 위해 방학 중 하루도 못 빼고 가게에서 일할 것까진 없었을 텐데. 어쩌면 엄마가 새살림을 들었단 것까지 마사오는 어른스레 다 직감하고 있었을 테고… 다른 아이의 엄마가 된 엄마를 처음으로 보면서 애가 (불쌍하게도) 별로 안 놀라보였으니까.
놀아주는 어른들이 생겼기에 ‘무슨 애가 저렇게 울상이냐’던 마사오는 히힛 히힛 밝게도 잘 웃는 애가 된다. 애어른 아니고 진짜 애. 마사오가 달려갈 때마다 하늘에서 지켜봐준 누군가도 더이상 걱정되지 않을 만큼 해맑은 애.
왜 마사오가 얼마나 외로운지 예전에는 제대로 몰랐을까? 어떤 시기는 완전히 지나오고 나서야 그게 남들 눈에 어때 보이는지 알 수 있어서겠지.
그보다도 정말 미치겠는 건 기타노 타케시의 표정들.
피를 닦아주는 마사오에게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처음 말하는 표정
요양원에 모셔둔 괴팍한 어머니를 창 너머로 바라보던 표정
소년 마사오를 그러니까 소년 기쿠지로를 보내주던 마지막 표정
(그러니까, 우두커니 선 기타노 타케시의 얼굴이란 전장의 크리스마스에서도 하나비에서도 소나티네에서도 왜 이렇게 사람을 울리는가. 더이상 마사오의 엄마가 아닌, 더이상 스기모토가 아닌 요시무라 사토코를 멀거니 바라볼 때에도. 사고 때문인 건 알지만 기타노 타케시의 파르르 규칙적으로 떨리는 왼쪽 눈마저도 마사오 대신 울기 위한 것 같다.)
현실의 타케시란 폭력적이고 자주 막말하고 틀린 구석도 있는 노인네란 거 알지만. 어떤 사람의 얼굴은 타인의 슬픔을 너무 깊이 너무 깊이 깊이 깊이 이해하고 있어서, 그걸 대신 짊어져주고 있어서 도무지 미워할 도리가 없다는 거..
바로 이런 얼굴
그리고 또 하나의 마음에 걸리는 얼굴 - 마사오가 올려다본 밤하늘 별자리에 비친, 옛사람 혹은 도깨비 정도로 분장한 기타노 타케시의 표정. 딱 세 컷 지나간 그 얼굴이 이전에도 이상하게 계속 오래 남았었는데, 전엔 그 이유를 몰랐지만 이제는 좀 알겠다. 곱게 화장하고 자신만만하게 눈을 치뜨는 그 얼굴이 너무 자부심에 가득찬 희극인의 것이라 그랬나보다.
봐주는 사람 없어도 계속 뭘 새로 배우고 연습하고 선보이던 기쿠지로. 수영과 탭댄스와 저글링, 맹인 흉내와 직접 고안한 그 모든 놀이까지.
어쩌면 이건 세상을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보는 뼛속까지 예능인(‘게닌’ 비트 타케시)의 자기충족적 실험이었을지도 모른다. 가장 친숙하고 가장 순진하며 가장 날카로운 관객인 어린아이를 데려다놓고 한 극 무대에서의 실험. 그리고 밤하늘에서 반짝반짝 빛난 그 표정으로 유추해보건대 다케시와 눈에 익은 극단 출신 후배 배우들은 성공한 무대에 굉장히 기뻐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결국 마사오라는 아이 자체도 기타노가 자기 유년기에 보내는 연민의 상징물이나, 성숙으로의 관문보단 ‘곧 내(창작자)가 될 너(관객)’와의 합일을 위해 심어둔 것 아닌가? 싶지만. 그러니까 이 극이 그려내는 좋은 어른이니 성장이니 우정이니 하는 것에 계속 집중하기보다도, 끝에는 ‘감독으로서의 나’를 우위에 두는 메타영화로 무게중심이 기울어질 법도 한데 끝까지 그래보이지 않아서 좋았다.
결국 예술품이 다룬 무언가 중 어떤 게 가장 귀중한가를 따질 때, 그 무엇보다 시간에 구애받는 영화라는 매체는 어느 씬에 얼마 정도의 시간을 할애했는가로 일차적 판단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마사오의 감정 묘사에 상당한 비중을 할애한 - 걸 넘어 오로지 그 감정을 매만져주고 위로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마냥 애쓰는 - <기쿠지로의 여름>은 정말이지 모범적으로 다정한 성장 동화다.
물론 기쿠지로는 여자를 사고 팔고 사람을 갈취하고 패고 죽이는 일을 여전히 우습게 아는 전직 야쿠자일 테지만. 적어도 영화 속에선 기쿠지로가 저지르는 모든 폭력, 절도, 강탈, 사사로운 시비까지도 아이인 마사오를 저 멀리에 두고 진행된다. 기쿠지로는 언제나 마사오에게 “꼬마야 저기 가있어”라고 하는 대신 “꼬마야 여기서 기다려”라고 말하고 자기가 (카메라 프레임 바깥의) 폭력의 자리로 돌아가서 일을 해치우고 온다. 그것이 어른의 태도니까.
물론 마사오도 종종/영영 세상의 잔혹함을 피해갈 수는 없다. 그러나 영화는 살면서 한 번도 안 겪어보는 게 무조건 나을 끔찍한 일이 있다면, 당연히 최선을 다해 네가 그 일을 겪지 않게 해주겠다고 말하듯 든든한 보호자처럼 개입한다. 여행 초입 보호자 기쿠지로가 잠깐 취한 사이, 소아성애자 대머리 중년을 만나면서 중학생 형들보다 훨씬 위험한 폭력에 노출된다. 그때 영화는 현실은 이런 거야,라는 듯이 뻐기며 폭력의 정밀 묘사에 공들이지 않는다. 또한 폭력적 응징의 과정에도 전혀 관심이 없어보인다. 굳이 너의 상처를 훈장 삼을 일도 없고, 세상의 가장 어두운 쓰레기장이 얼마나 끔찍한지 입 아프게 말 얹을 것도 없단 듯한 태도.
사실 이 영화에서 폭력은 대부분 무자비하게 생략/압축된 슬랩스틱 코미디의 결과물로서 소비될 뿐이다. 다케시는 아이에게 좋은 웃음을 선물하고 싶었던 어른-코미디언의 태도로서 그정도가 딱 적절하다고 여긴 것 같다.
그러니 다시.. 예전에는 기쿠지로가 죽었다고, 단지 마사오를 안전히 집까지 데려다주려고 유령처럼 남아있었던 거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기쿠지로를 마사오에게 딸려보낸 그 이웃집 친절한 여자는 갑작스레 남편을 잃고 어떻게 살아가면 좋나 괜히 걱정도 됐는데.
다시 생각해봤더니 혹시 기쿠지로가 죽었더라도 부인은 그냥 잘 살아갔을 것 같다. 그 사람도 기쿠지로가 어디서 어떻게 죽든 어쩔 수 없단 것쯤 알고 살았을 것이다. 세 번째 결혼이기도 했고… 남자들의 사라짐에 그냥 그렇구나 할 것 같은 어른.
그리고 그보다 먼저 기쿠지로는 안 죽은 것 같다. 소리도 없고 그림자도 없고 발자국도 없고 미련도 없어보여서 마치 귀신같고 이상한 움직임이 줄곧 나왔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기쿠지로다, 빠가야로 라고 해줬으니까.
건강하라고, ‘다음에 또’ 엄마 찾으러 가자고 말해줬으니까,
그리고 멀어지는 기쿠지로가 아니라 힘차게 달려가며 멀어지는 마사오가 막의 마무리를 장식했으니까.
귀신이고 도깨비고 천사고 꿈이고 뭐고 .. 그냥 안 죽었을 것 같다 그냥.
마사오에게 다 큰 마사오가, 기쿠지로에게 어린 기쿠지로가 함께 노는 일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는 게 영화의 목적지였으니까. 그게 전부였으니까. 그리고 삶은 결국, 출입금지인 풀밭에 연못에 밭에 해변에 마구 헤집고 들어가더라도 함께 있는 순간의 재미를 찾아내는 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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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몰랐던 세계에 대한 깨달음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되었다. 좋아하는 영화제가 많지만, 부산은 많은 상영작과 가까운 동선으로영화를 많이 보기 최적의 코스인데다가 가을의 뜨거운 햇빛과 차가운 공기, 그리고 바다까지 즐길 수 있어 매해 기다리는 영화제가 되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열흘 동안 4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69개국 209편의 공식초청작과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0편등 총 269편을 상영한다. 많은 영화들 중에서 과연 어떤 영화를 고를 것인지는 사람들마다 기준점이 다를 것이다.내가 영화를 고르는 기준 첫번째는 개봉하지 않을 것 같은 영화, 두번째는 영화제에서 최초 공개 되는 영화다. 그리고 세번째는 영화제를 맞아 특별상영하는 고전들이다.
첫번째 기준의 영화에 부합하는 영화들은 미국이나, 일본 보다는 유럽이나 아시아 영화가 많다. 제 3국이라는 말이 참 모호하지만, 아무튼 그렇다. 아름 다운 이야기들로 잘 짜여진 상업영화도 즐겁게 보지만,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과거 때문인지…나는 조금 더 현실을 직시 할 수 있는 소재에 관심이 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영화들은 개봉이 어렵다. 극장에서 보고 싶지만, 그럴수 없으니 영화제에서 찾아서 볼 수 밖에.
예매 오픈일 전날, 영화 소개를 꼼꼼히 보며, 시간표를 짰다. 올해는 주말을 이용해 다녀올 생각이어서, 토요일에 최대한 많은 영화를 보려면 보고 싶은 영화의 러닝타임을 잘 계산하고 최적의 동선으로 움직여야 했다. 매진을 대비해 각 시간별로 1순위, 2순위로 영화를 배치하고, 메인 타임엔 3순위까지 영화를 정해 두었다. 오픈 시간인 오후 2시엔 외부일정이었지만, 잠시 양해를 구하고, 모바일로 접속했다. 하나 하나, 차근 차근 예매를 시작했지만, 꼭 보고 싶었던 토요일 17시 <공드리의 솔루션북>은 거의 1-2분 컷으로 매진이 되어버렸다. 아…제일 먼저 예매했어야 했는데…혹시나 해서 아침 영화부터 순서대로 예매했던 것이 실수 였다. <공드리의 솔루션북>을 제외한 영화 4편의 예매를 마친 시간은 2시 5분. 올해 예매 대전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한 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1순위로 보고 싶었던 영화로 예매했으니, 이만 하면 충분하다.
작년에는 여성 인권과 난민에 관한 주제를 다룬 영화를 주로 보았는데… 올해 예매 내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점이 있다면, 무슬림과 아시아 여성인권 영화에서 아프리카 여성 인권에 관한 영화로, 이탈리아로 들어오는 아프리카 난민에 관한 이야기에서 폴란드로 들어오는 중동 난민에 대한 영화로 지역이 바뀌었을 뿐이다. 세계의 곳곳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인간의 기본권 조차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뜻일 것이다.
‘소수’나 ‘다양성’으로 표현하지만, 사실 이런 영역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집단 대부분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수적으로 적지 않지만, 세상에 목소리를 낼 자본이나 힘이 적은 것일뿐. 영화가 필요한 이유는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사람들이 실상을 알도록, 생각하도록 만들어 주어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충격적이고 먹먹했던 작년의 영화들에 이어서 올해는 어떤 현실을 직면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지…그리하여 나의 세계는 얼마나 더 커지게 될지, 올해의 영화제도 기대된다.
<지극히 사적인 인권에 관한 영화 기대작>
1.신부 납치
우무트는 간호 조무사로 일하면서 정식 간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건실하고 밝은 청년으로 어머니와 함께 서로를 의지 하며 산다. 에게멘은 고철을 훔쳐 생계를 이러가는데, 늙은 아버지와 둘이 사는 집에 누이들이 와서 살림을 대신 해준다. 이들은 날마다 에게멘에게 결혼 할 것을 종용하는데, 그에게는 숨겨둔 애인 메예림이 있다. 메예림은 납치당해 결혼했다가 딸을 데리고 이혼한 처지로, 에게멘은 가족들에게 메예림을 떳떳이 소개하지 못한다. 여전히 키르키스스탄에 만연한 신부 납치의 악습을 고발하는 이 영화는 충격적인 수 많은 실화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시종 건조한 시선으로 인물들과 사건을 관찰자의 위치에서 따라간다. 묵직하게 서사를 쌓아가는 힘과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에도 길을 잃지 않는 날카로운 문제의식이 이영화의 강점이다.
2. 푸른 장벽
2021년 하반기 벨라루스가 중동에서 흘러 들어온 난민들을 인접한 폴란드로 보내면서, 푸른 숲으로 우거진 국경 지대에서 양국의 군인들과 중간에 낀 난민들이 충돌하게 된다. 거장 아그네츠카 홀란드의 최신작 <푸른 장벽> 은 철저한 조사에 기초해 다큐멘터리적 접근을 취함으로써, 때로는 현실이 픽션보다 참혹할 수 있음을 짐작케 한다.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영화를 만들지는 않지만 우리 세상 모든 면이 정치적”이라 했던 감독의 말처럼, 영화 속 모든 등장 인물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정치적 판단을 하게 된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새우등 터지는 난민, 그들을 도우려는 인권 단체, 그들을 두려워하면서도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주민, 그들을 몰아내야 하는 국경 수비대의 다양한 시점을 통해 우리가 선택을 내리는 순간, 그 희미한 선악의 경계를 반추하게 만든다. 그리고 영화의 말미 짧은 에필로그에 이르러, 불과 일 년 후 폴란드의 또 다른 국경에서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3. 10년; 미얀마
10년 뒤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린 옴니버스 영화 <10년>. 2015년 홍콩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일본, 대만, 태국을 거치며 국제적 연작이 된 <10년> 시리즈는 사회적 상상력과 영화적 상상력의 결합으로 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10 년: 미얀마>는 다섯 명의 감독이 다섯 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전 시리즈가 직관적이고 명쾌한 메시지를 그렸다면 미얀마 편은 보다 절제되어 있으며 관객에게 더 많은 상상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각 에피소드에서 연상되는 의문사, 정치범, 저항군, 폭력, 검열 등의 키워드는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엄혹하고 암울한 현실을 상기시킨다. 홍콩을 비롯한 이전 시리즈의 제작자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완성된 작품으로, 민주주의를 향한 아시아 국가들의 ‘밀크티 동맹’이 영화인의 연대로 재탄생하여 결실을 보았다.
4. 21주후
임신 21주 차인 여자는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나 종교적으로도 금지된 낙태를 결정한다. 유산한 아이를 몰래 묻어주기 위해 도시의 이곳저곳을 떠돌지만, 그 어디에도 안전한 곳을 찾을 수 없다.
5. 꿈꾸는 청소부
슬럼가에서 딸 무니와 함께 사는 비르주와 쇼나 부부는 매일 아침 콜카타의 부촌을 돌며 손수레에 쓰레기를 수거한다. 쓰레기 가운데 쓸만한 물건들을 골라내 집으로 가져가고, 이 물건들은 매일 밤 딸에게 들려줄 이야기의 소재가 된다. 비르주는 관리자로부터 앞으로는 오토바이로 쓰레기를 수거하라는 지시를 받게 되고, 오토바이를 몰 줄 모르는 그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전작을 통해 인도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선보여온 수만 고쉬 감독은 이 영화에서 쓰레기 수거일을 하는 부부의 일상에 근접해 들어가는 카메라를 통해 다큐멘터리적 리얼리즘과 환영적 리얼리즘을 절묘하게 결합한다. 딸에게 들려주는 판타지가 비르주의 현실적 불안과 뒤섞이며 영화는 사회적 불평등과 빈부 격차를 언급하는 동시에, 그럼에도 꿈꾸는 가족의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견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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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3주 최신 개봉영화!
2022년 1월 3주 개봉영화!
레지던트이블 : 라쿤시티 Resident Evil: Welcome to Raccoon City , 2021
좀비 액션 호러 레전드!
영화 "레지던트 이블: 라쿤시티"는 엄브렐러의 철수 후 좀비 바이러스에 의해 지옥으로 돌변한 라쿤시티,
그 곳을 탈출하기 위한 클레어와 생존자들의 사투를 그린 서바이벌 액션 호러영화 입니다.
게임 ‘바이오하자드’를 원작으로 한 '레지던트 이블'은 2002년 처음 등장해 좀비 호러 액션의 레전드로 불리며,
역대 게임을 원작으로 한 프랜차이즈 영화 중 가장 성공적인 흥행을 이루어낸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죠
이번 영화에서는 오리지널 스토리였던 이전 시리즈와는 다르게 원작게임 ‘바이오하자드’ 1, 2편을 최초 실사화 했습니다.
클레어, 크리스, 질, 웨스커, 레온 등 게임의 캐릭터 뿐만 아니라 1편의 배경인 스펜서 저택과 2편의 주요 스토리가 벌어지는 라쿤시티 경찰서,
그리고 게임에서 벌어지는 주요 사건을 그대로 가져온 스토리로 관객들의 흥미를 올리고 있습니다.
‘바이오하자드’의 팬과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팬의 만족도를 한꺼번에 충족시킬
첫번째 추천영화 "레지던트이블: 라쿤시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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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리벤저스 東京リベンジャーズ , Tokyo Revengers , 2020
2021년 일본 실사영화 흥행 1위 화제작
2017년 부터 '주간 소년 매거진'에 연재 중인 와쿠이 켄의 원작 만화 '도쿄 리벤저스'는
운명을 바꾸기 위한 타임리프라는 독특한 설정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로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2021년 10월 10일 기준 누적 판매부수 4000만부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원작 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일본 현지는 물론 아시아를 넘어 북미에서도 방영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과 OTT 등을 통해 서비스 되며 팬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작의 매력을 극대화하한 실사 영화 "도쿄 리벤저스"가 개봉을 하는데요
2021년 7월 9일 현지에서 개봉한 "도쿄 리벤저스"는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것은 물론
11월 25일 기준 334만 관객을 동원하고 흥행수입 44억 6천만엔을 기록하며 2021년 실사 영화 흥행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본 대세스타 10인이 총 출동한 초호화 캐스팅!
원작 팬과 영화 관객 모두 만족시킨
두번째 추천영화 "도쿄 리벤저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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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라운드 Druk , Another Round , 2020
술과 삶에 대한 유쾌한 인생
영화 "어나더 라운드"는 무료한 일상에 사라진 열정을 되찾기 위해 알코올과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에 나선 4명의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유쾌한 찐 어른들의 술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22년 맹활약을 예고하는 명배우 매즈 미켈슨과 토마스 보 라센, 라르스 란데, 마그누스 밀랑까지
베테랑 배우들이 최고의 앙상블을 펼치며 실제를 방불케 하는 현실적이고 공감 가는 이야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데요
미국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과 영국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비롯해 세계 영화상을 휩쓸었고
미국의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 전문가 평점인 신선도 92%, 관객 점수인 팝콘 지수 90%를 기록하는 등
완성도는 물론 대중적인 재미까지 인정 받았습니다.
음주가 인생에 가져오는 모든 어른들의 이야기!
세번째 추천영화 "어나더 라운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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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틸 빌리브 I Still Believe , 2020
감동실화 러브스토리
영화 "아이 스틸 빌리브"는 20대 초반 가수를 꿈꾸는 제레미 캠프가 운명의 연인 멜리사를 만난 후,
그녀가 암에 걸리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적으로 노래한 감동실화 러브스토리입니다.
"제레미 캠프"는 미국 CCM 계의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인정받는 가스펠음악협의회 '도브 어워즈' 5회 수상을 비롯해
'ASCAP 뮤직 어워즈' 작곡가상, '리더스 초이스 뮤직 어워즈' 최우수 남성 아티스트를 수상했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 노미네이트됐고 'AC 라디오' 10주 연속 1위를 포함한 6개 곡의 연속 1위,
기독 음악 부분 1위 등 수많은 기록을 차지했습니다.
모두가 사랑한 그의 대표곡이자 처음으로 작곡한 노래 'I Still Believe'의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네번째 추천영화 "아이스틸 빌리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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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싱타는 여자들 Sewing Sisters , 2020
1970년대 평화시장 소녀 미싱사들의 어제와 오늘
영화 "미싱타는 여자들"은 여자라서 혹은 가난하다는 이유로 공부 대신 미싱을 탈 수밖에 없었던
1970년대 평화시장 여성 노동자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편견 속에 감춰진 그 시절 소녀들의 청춘과 성장을 다시 그리는 휴먼 다큐멘터리입니다.
개봉 전부터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을 포함한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12회 광주여성영화제, 제22회 제주여성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관객들에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미싱타는 여자들"은 여자라서 혹은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로 인생의 선택지를 빼앗겼던 1970년대 여성들의 애환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마치 나의 엄마를 보는 것만 같은 애틋함의 눈물로,
또 어떤 이에게는 다른 시대를 살았던 또래 친구들이 전해주는 용기로 다가갑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섬세한 이야기
다섯번째 추천영화 "미싱타는 여자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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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면 생각나는 영화,
비가 오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저는 노래는 에픽하이에 <우산> 영화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생각나는 거 있죠?! 비가 오는 날에 시작되는 마법 같은 기적. 일본 원작도 정말 재미있다고 하는데~ 저는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만 봤었네요! 오늘은 감동 한가득 받을 수 있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리뷰 시작할게요!
기본 정보
장르 : 판타지, 멜로, 로맨스, 드라마
감독 : 이장훈
각본 : 강수진
출연진 : 소지섭, 손예진
개봉일 : 2018년 03월 14일
평점 : 8.99
스트리밍 : tvN , 웨이브, 왓챠
기획 의도
세상을 떠난 그녀가 다시 돌아왔다. 모든 기억을 잃은 채. 비가 오는 날 다시 돌아오겠다는 믿기 힘든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수아' 그로부터 1년 뒤 장마가 시작되는 어느 여름 날, 세상을 떠나기 전과 다름없는 모습의 '수아'가 나타난다. 하지만 '수아'는 '우진'이 누구인지조차도 기억하지 못한다. 난, 너와 다시 사랑에 빠졌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해도 그녀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에 젖은 '우진'과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그와의 이야기가 궁금한 '수아', '우진'이 들려주는 첫 만남, 첫사랑, 첫 데이트, 첫 행복의 순간을 함께 나누며 '수아'는 '우진'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데...
기다려 주세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여담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의 동명의 영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그렇다 보니 캐릭터 배경 설정 모두 2004년도 배경으로 만들었다.
영화는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호응을 받았지만, 일본 원작과 비교하는 평이 종종 있지만, 8.99라는 훌륭한 평점을 유지하고 있다.
후기 및 결말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결말을 살펴보자면.. 장마가 끝난 후 수아(손예진)은 우진(소지섭)의 곁을 떠나게 됩니다. 이후 우진은 아내의 일기장 속에 적혀있는 학창 시절의 자신을 좋아했던 일기를 보며 둘의 만남이 이어졌다는 사실을 알아챕니다. 과거 수아는 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져있을 때 그 시간 동안 미래에 남편 우진과 아들 지호를 먼저 만나게 되며 자신이 가족을 두고 먼저 하늘나라로 간다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혼수상태가 빠져있던 수아가 깨어나며 미래에 와 똑같이 우진과 결혼하고 아들 지호를 낳으며 행복한 생활을 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는 타임 슬립이라는 소재를 통해 미래를 먼저 다녀온 수아가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하는 장면이 진하게 여운이 남습니다.
비가 오면 유독 더 생각나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인 것 같아요.
비가 오는 날, 지금 만나러 갑니다 한편 보는 거 어떨까요?~
한줄평 : 비 오면 생각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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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드시 알아야 할 완다비전의 새로운 사실들
#산돌구름 #완다비전 #EW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영상 타임라인*
00:00 인트로
00:39 미국의 TV 황금기, 시트콤
01:37 리얼 시트콤 with 라이브 청중
02:16 완다 & 하우스오브엠
04:00 인피니티 사가의 보상들?
04:56 키스씬
05:27 아웃트로2020. 11. 17 영상입니다.
유튜브 채널 구독하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6jj...
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https://www.epidemicsou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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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기담> 메인 예고편
경성 최고의 의료기술이 갖춰진 ‘안생병원’,
동경 유학 중이던 엘리트 의사 부부 ‘인영’(김보경)과
‘동원’(김태우)이 부임하고
병원 원장 딸과의 정략결혼을 앞둔 의대 실습생 ‘정남’(진구)은
유년 시절 사고로 다리를 저는 천재 의사 ‘수인’(이동규)과 함께
경성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저마다 비밀스런 사랑에 빠져든 이들은
점점 지독한 파멸의 공포와 마주하게 되는데…
1942년 경성 안생병원
우리는 죽은 자와 사랑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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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플레이 <뉴토피아> 1차 예고편
우리가 헤어지던 날 좀비가 세상을 덮쳤다. 박정민X지수가 말아주는 신선도 1❤️❤️% '좀콤'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토피아] 2025년 2월 7일 (금) 저녁 8시 쿠플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