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8-15 14:01:37
8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에이리언: 로물루스> 한국 신작들 제치고 1위
시사회에서 호평을 받았던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전작들에 대한 다양한 오마주와 클래식한 분위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며, 실관람객들의 호평을 이끌고 있습니다.
광복절 연휴를 겨냥해 4편의 신작이 같은 날 개봉했지만, 한국 신작들을 모두 제치고 1위에 오른 작품은
<에이리언: 로물루스>였습니다.
작품은 <에이리언: 커버넌트> 이후 7년 만의 신작으로, ‘에이리언’ 1편과 2편 사이의 시간을 배경으로 합니다. 같은 날 개봉한 <행복의 나라>는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했으며, <파일럿>이 2위를 차지했습니다.
리들리 스콧 제작 · <맨 인 더 다크> 페데 알바레즈 감독의 숨 막히는 서바이벌 스릴러로 돌아오다
줄거리
2142년, 부모 세대가 맞닥뜨렸던 암울한 미래를 피하려는 청년들이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식민지를 떠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버려진 우주 기지 ‘로물루스’에 도착한 이들은 악몽과도 같은 에이리언의 무자비한 공격에 쫓기기 시작한다. 그 누구도 그들의 절규를 들을 수 없는 우주 한가운데,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여야 하는데... 폐쇄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압도적인 공포를 느껴라!
로맨스 영화로 돌아오는 김고은 <대도시의 사랑법>
김고은과 노상현이 주연을 맡은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이 최근 공식 1차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이 영화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재희와 세상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데 익숙한 흥수가 함께 살아가며 펼치는 독특한 사랑 이야기를 다룹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었으며, 오는 10월 2일 극장에서 개봉을 확정 지으며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 신작 <어쩔 수가 없다> 8월 17일 크랭크인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가 오는 17일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한다고 12일 발표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성공적인 삶을 살던 회사원 유만수가 갑작스러운 해고 이후 가족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준비하며 겪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병헌과 손예진에 이어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유언석 등이 캐스팅되며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8월 23일 공개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스틸 이미지가 공개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한여름, 수상한 손님의 등장으로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입니다.
김윤석, 윤계상, 고민시, 이정은이 주연을 맡았으며, <부부의 세계>의 모완일 PD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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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추지 않는 것들은 저마다의 속도가 있다
행복의 속도
줄거리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며 일본 자연경관을 대표하는 '오제 국립공원'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차량이 통제되는 이곳에는 산장으로 물건을 배달하는 '봇카'들이 있다.
그들은 지게에 높은 짐을 쌓아올리고 묵묵히 하루하루를 걸어나간다.
24년차 베테랑 봇카 '이가라시'와 9년차 봇카 '이시타카', 두 사람이 걸어가는 '행복의 속도'는 과연 얼마일까?
멈추지 않는 것들은 저마다의 속도가 있다
숨은 의미 찾기
"속도"
영화는 봇카를 바라보며 속도에 주목한다. 당연해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봇카라는 직업을 통해 관심을 갖는 키워드는 '무게'일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무게가 아닌 속도에 초점을 맞추며 그야말로 입체적인 시각을 통해 '봇카'라는 직업을 우리네 보편적인 삶의 궤도에 올려 놓는다.
24년차 베테랑 봇카인 이가라시.
영화는 이가라시의 가족들이 함께 둘러앉아 저녁을 먹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칭얼거리는 둘째 아들,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첫째 아들의 만화영화, 주방과 거실을 왔다갔다 하는 아내. 복작복작하고 정신 사나운 와중에도 가족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밥을 먹는다. 마치 제멋대로인 구성원 각자의 시간들이 식탁이라는 중심점을 기준으로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며 은하수를 구성하는 것처럼.
이가라시의 가족은 각자만의 고유한 시간들이 존재한다.
봇카를 하는 이가라시는 산장에 짐을 가져다주고 홀가분한 어깨로 오제를 내려올 때면 카메라로 주변 풍경을 담는다. 이가라시의 아내는 일을 끝내면 밭에 콩을 심고, 거실에 앉아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첫째 아들은 주로 게임을 하거나 만화를 보고, 아직 어린 둘째 아들은 형의 리모콘을 빼앗아 엄마 주변을 맴돈다. 이렇듯 그들에겐 각자가 살아가는 루틴이 있고, 그것은 도무지 합치되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한데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룬다.
중요한 점은 그들에게 있어 각자의 시간이란 결코 침범당해서는 안 되는 존중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침범하지 않는다고 해서 벽을 치고 사는 것은 아니다. 여름방학을 맞은 첫째 아들과 함께 자신이 물건을 가져다주는 산장에 묵으며 하룻밤을 보내기도 하고, 온 가족이 가을길 산책을 나서서 잠자리를 잡으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기도 한다. 이렇듯 각자의 시간을 추억이라는 케이블 선으로 공유하면서 행복이라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가족이 있다.
한편 9년차 봇카인 이시타카가 있다.
그는 '일본청년봇카대' 대표로서 봇카라는 직업을 널리 홍보하고자 애쓴다. 봇카 일이 없는 날이면 도시로 나가 관광업체와 미팅을 하는 등, 그의 일상은 쉴 새 없이 바쁘다. 그래서일까, 그의 가정은 보다 이시타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 전업주부인 아내는 항상 앞치마를 하고 밥상을 차리느라 바쁘고, 아이는 냉찜질을 하고 파스를 바르는 아빠 곁에 붙어서 하루를 보낸다.
이시타카는 자신의 시간을 최대한 남들에게 권유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사실 그의 나이대를 생각했을 때, 함께 맥주를 마셨던 친구들을 떠올려봤을 때, 그는 분명히 도시에서 숨가쁘게 살아가던 한 명의 청년이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그가 왜 봇카라는 직업을 선택했는지,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영화에서 다루지 않았으므로 알 순 없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그는 마구잡이로 내달리는 도심의 현대인들에게 조금 더 천천히 가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지게에 주로 음식을 지는 이가라시와 달리, 이시타카는 가스통 같은 물건을 지는 장면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는 그가 가족을 부양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음을 의미한다. 아직 자라려면 한참 남은 아이, 집안을 돌보느라 직업을 가질 수 없는 아내. 무릎과 발목은 점점 아파오는데 봇카 일을 하려는 사람들은 점점 사라져가고.
젊은 이시타카로서는 어떻게든 봇카를 알리는 일에 미래가 걸려있다.
그는 봇카를 홍보하며 '도심의 속도에서 벗어나자'고 말하지만, 몸소 실천하고자 자신도 오제에 정착했지만, 자신 스스로도 여전히 도시의 무자비한 속도에 공포를 느낀다. 그는 런닝머신에서 뛰다가 막 땅으로 내려온 사람같이 빠른 걸음을 걷는다. 그것이 이시타카의 발걸음을 클로즈업했을 때, 이가라시보다 불안정한 이유다.
이들의 '시간'에 대한 구성방식이 다른 이유는 그들의 부모를 통해서 유추할 수 있다.
이시타카는 오랜만에 내려간 부모님의 집에서 잔소리를 듣기 바쁘다. 몸이 상하면 어쩌니, 회사원이 더 안정적이지 않겠니, 아내는 너에게 온전히 의지하고 있잖니... 이시타카와 그의 아내는 죄인처럼 고개를 떨군 채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한다. 그들을 진심으로 걱정한다기보단, 그들 가족이 시간을 채워가는 방식이 불만스러운 듯 하다.
어쩌면 이시타카가 더욱 봇카를 알리는데 힘쓰는 것이 여기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는 이전 세대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강요당한다. 그래서 더더욱 본인의 직업에 대해 미래지향적인 태도를 띄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싶기 때문에.
그에 반해 이가라시의 어머니는 그저 아들이 찍어온 사진을 구경하는데 여념이 없다. 아무도 걷지 않은 아름다운 겨울의 오제를 보며 감탄하는 어머니. 그리고 그 사진을 어떻게 찍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아들. 함께 눈싸움하는 며느리와 손주들. 더불어 어머니의 집에는 아들의 흔적이 가득하다. 자랑처럼 벽에 걸린 아들의 사진까지. 이시타카와 달리 이가라시는 이전 세대로부터 자신의 시간을 존중받았기에, 인정받는 데에 집착하지 않는다.
"우리가 봇카를 할 때, 더 틀을 잡아놨어야 했는데."
이가라시가 제설작업을 할 때 만난, 지금은 봇카를 은퇴한 선배는 이가라시에게 말한다. 자신들이 미안하다고, 자신들이 제대로 하지 않아 봇카가 사라져서 남은 사람들이 더 무거운 짐을 지게 되었다고. 하지만 그건 미련한 사과다. 물론 이전 세대가 노력함으로써 다음 세대가 짊어질 짐을 덜어줄 수는 있었겠지만, 그 때 제대로 된 틀을 잡아놨다고 해도 지금 봇카가 많이 남아있으리란 보장은 없다.
다음 세대는 다음 세대만의 속도가 있다.
헬기 회사의 경영 상황이 악화돼서 철수하면 봇카들은 더 많은 짐을 지게 된다. 그럼에도 지금 남아있는 봇카들이 계속 짐을 나르는 이유는 무얼까. 자신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봇카의 자식들을 바라볼 수 있다. 봇카의 자식들은 봇카가 될까? 그건 모른다. 이가라시와 이시타카의 자녀들이 도시로 내려갈지, 오제에 남을지는 본인들이 선택할 몫이다. 이전 세대는 다음 세대의 길에 결코 관여해서는 안 된다. 타임머신이 발명됐다고 해서 역사를 바꿔서는 안 되는 것처럼. 자신만의 길을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갈 수 있도록 묵묵히 지켜보고 응원하는 것 밖에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이가라시와 이시타카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그들이 살아가는 시간이 현재냐, 미래냐에 있다.
이가라시에게 속도는 그가 딱 24년간 유지하고 있는 그 속도를 말한다. 그는 오랜 시간을 들여 결국 자신에게 딱 알맞은 속도를 찾아낸다. 유독 이가라시 가족이 나올 때면 스크린에 자연경관이 가득하다. 이는 이 가족이 자연의 속도, 즉 계절의 흐름에 발맞춰 걸어가고 있다고 말함과 동시에 그들이 걷고 있는 길이 곧 행복임을 뜻한다. 그러니 그들은 서두르지 않고 그저 현재를 살아간다. 행복이 움직이지 않고 늘 발밑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이가라시 가족에게 있어 행복은 현재진행형이다.
그에 비해 이시타카의 속도란, 조금 더 복잡하고 단계적이다. 그의 행복은 현재와 미래에 걸쳐 나눠져있다. 느긋하고 여유로운 이가라시를 보다가 이시타카를 보면 초조하고 급박한 마음이 든다. 이시타카가 원하는 행복은 앞서가고 있고, 이시타카는 그것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는 결코 이시타카를 동정하는 눈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미래의 행복에 다다르기 위해 걸음의 속도를 높이지만, 그가 지금 디디고 있는 땅에도 현재의 행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시타카에게 '위로'가 아닌 '격려'를 던진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 중 하나가 무거운 짐을 지고 일어나는 이시타카를 이가라시가 지켜보는 것이었다. 짤막한 이 장면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가라시는 계속 휘청거리는 이시타카를 도와주지는 않지만, 그가 자기 힘으로 일어날 때까지 묵묵히 옆에서 기다린다. 그가 일어날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믿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두 사람이 나아가는 길은 다르다. 그러므로 이시타카가 미래를 위해 걸어가는 것은 이시타카 나름의 속도이다. 행복이 어떤 명확한 물체로 존재하지 않듯이 속도도 마찬가지다.
걸어가든 뛰어가든 속도는 우리가 멈춰있지 않는 한 언제나 존재한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 위에 서 있는 모든 사람을 응원한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스크린을 가득 채웠던 문구다. 백 명의 사람 앞에는 백 개의 길이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시간, 자신만이 짊어질 무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 그 모든 것을 유지하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간다. 아무도 걸어가지 않은 길 위를 걸어간다고 좌절하지 말자. 어쩌면 그 길은 오로지 나만을 위해 준비된 길일지도 모를 테니까.
그들은 왜 오제로 갔을까
감상평
"보통 베테랑 봇카는 몇 kg이나 매요?"
영화 속에 등장하는 관광객은 자연경관을 설명하는 이가라시에게 묻는다. 영화에서 이 무게가 아닌 속도에 초점을 맞춘 것은 대단하지만, 다르게 보면 현대인들이 느끼는 묵직한 무게감을 외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에서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그들이 왜 오제에서 봇카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들이 가는 길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어쩌다가 이런 속도를 유지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는 그들이 걸어가는 속도를 온전히 받아들이기란 어렵다. 더불어 그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 역시 속도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왜'는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걸어가는 길을 우리네 인생으로 확대시켰다는 점에서는 좋은 영화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롯이 하나의 메세지만을 던지는,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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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능 재주꾼 ISTP 배우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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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P가 말이 없는 이유 : 할말이 없으니까.
무관심한데 따수워...무기력해 보이지만 알잘딱깔센의 대명사, 극한의 효율중시인간 잇팁!
실제 mbti istp의 배우들 모아보았습니다. 따듯한 얼굴속 단호박이 보이는건 저뿐인가요? 껄실제 잇팁 배우들 모아보았습니다. 따듯한 얼굴속 단호박이 보이는건 저뿐인가요? 껄껄껄
ISTP의 대표 연예인으로는 박명수가 있죠. 만사 귀찮아 보이지만 자신이 맡은 일엔 최선을 다하는 잇팁.
"어쩔 수 없지" "그럴 수도 있지" "아니 그게 아니라" 이런 말버릇을 입에 달고 산다는데요.
물흐르듯 조용히 사회에 잘 적응하는 MBTI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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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탄한 서스펜스로 빚은 올해 최고의 엔딩
외롭다. 씁쓸하다. 우울하다. 어쩔 수 없다. 이런 단어들은 글로 표현하기 참 어렵다. 그래서 그 어렵기 때문에 영화나 소설 같은 예술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예술은 분명하게 딱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모호하니까 다방면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게 예술이다. 그러니까 영화를 보는 거 아니겠어?
스릴러라는 장르는 참 든든하다. 서스펜스라는 영화의 요소가 있다. 긴장감을 부여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쉬운 이 것. 참 어렵지만 장르적인 쾌감이라는 점에서 영화에 잘 넣으면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알든 모르든 참 재미있는 범죄/스릴러 영화. 나의 취향이 이거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내가 이제까지 본 영화 중 한 60%은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상영관이 없어 짜증이 났었다. 근데 vod가 일찍 풀려서 빠르게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암튼 이번 6월에도 잘 만든 스릴러 영화가 만들어졌다. 끊임없이 질주하다 달성한 탁월한 엔딩으로 많은 분들의 머릿속에 남을 수작이다. 탁구의 대명사가 될 영화 <실종>이다.
없어지니 보고 싶었던
어디론가 뛰어가는 주인공. 카에데는 어떤 연락을 받고 후다닥 달려가고 있다. 죄송합니다. 저희 아빠가 좀 모자라서요. 아버지가 또 사고를 쳤다. 화가 난 카에데. 여러모로 밉상인 아빠에게 한번 시원하게 짜증을 냈다. 그래도 둘은 부녀관계다. 아빠와 딸 아니랄까 봐, 둘은 친구처럼 서로를 의지하고 있다. 아빠 하라다는 딸 카에데에게 말 한마디를 건넨다. "그런데, 나 누구 본 적 있는 것 같아." "누구?" "연쇄살인마. 그 요즘 현상수배 걸린 그놈."
탁구장을 운영했던 사토시 가족. 사업에 실패하고 여러모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탁구장을 재개하기 위해 드는 돈은 그 연쇄살인마의 현상금으로 충분했다. 신고하고 포상금을 타겠다는 하라다. 뭔 소린가 싶은 카에데. 그러나, 그다음 날에 일이 벌어졌다. 아빠 하라다가 사라졌다. 아무 흔적도 없이. 카에데는 사라진 아빠를 찾기 위해 추적에 나선다. 아버지가 일했던 공사장에 가 본 딸. 거기서 하라다가 봤다던 연쇄살인마 야마구치 테루미를 보게 된다. 처음엔 아닌 줄 알았다. 아니었다. 그 남자는 살인마가 맞았다. 딸은 사라진 아빠의 행적을 찾기 위해 연쇄살인마를 쫓는다. 숨겨져 있는 비밀이 무엇인지 모른 채로.
정통파 스릴러
이 영화는 근본이 탄탄한 스릴러다. 범죄 수법 잔혹하고. 범인 캐릭터 확실하고. 추격극 서스펜스 꼼꼼하고. 정말 범죄/스릴러/미스터리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건 탄탄히 짜여있는 영화다. 일단 범죄 수법이다. 어디선가 본 범죄 방식일 수도 있다. 약간 애니메이션 코난 시리즈에서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들긴 한다. 근데 기시감이 들어도 그 방식이 특이하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중반부쯤에 굉장히 중요한 살인 장면이 있다. 이 살인 장면 자체의 수위가 그렇게까지 세진 않다. 근데 엄청 자극적이다. 순수 연출 방식으로 끌어낸 잔혹함이다. 아마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수많은 살인사건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은 살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이 전후의 살인사건 수위는 세다. 근데 이 수위가 센 것만으로 이 영화의 서스펜스가 유지되지 않는다. 전반부의 추격전이 후반부의 어떤 갈등구조로 이어지는 방식은 이야기가 탄탄하기 때문에 이뤄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전반부의 추격전에는 인물의 특성을 경제적으로 활용한 느낌이다. 츤데레인 카에데. 겉으로는 아빠에게 툴툴대지만 아빠에게 의지하고 있다. 근데 여자 중학생쯤 되는 나이다. 여자 중학생이면 사춘기다. 이성에 눈을 뜬 시기다. 남자친구가 되고 싶어 스멀스멀 접근하는 동급생 친구와의 로맨스 코드가 재밌기도 하고 긴장감도 유발하며 극을 이끈다. 또 물리적으로 이 사람은 성인에게 이길 수 없다. 정면대결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여러 수를 둔다. 이 수를 둔 방식이 후반부에게도 작용하며 경제적인 효과를 낸다.
후반부는 잔혹한 살인극이 벌어진다. 악역의 시점에서 극을 이끈다. 이때 앞에서 썼던 살인 장면을 위시로 악역의 인물 설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중요하게 작용하는 건 당위성이다. 이 당위성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적으면 스포일러다. 다만 확실한 건 전반부의 추격극과는 다른 방식의 정통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다. 추격하는 사람이 누구고, 당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바꾼 시점 전환은 탁월했다. 아직도 후반부의 장면이 기억난다. 과연 내가 어느 쪽을 응원하고 있는 걸까?라는 회의감이 들 정도로 몰입감이 뛰어나다.
이런 영화의 구성은 왠지 모르게 <셔터 아일랜드>와 <세븐>, <사이코>가 생각난다. 히치콕과 핀처, 스콜세지의 손맛이다. 물 흐르듯이 샤샤삭 지나가는 각본의 몰입감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다. 왠지 모르게 잘 안 보이는 것 같은 정통파 스릴러다. 근데 이 영화는 뭔가 잊히고 있는 것 같은 긴장감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부처 아저씨
이 사람을 예전에서 짤로 본 적 있다. 바로 사토 지로다. 시트콤에서 부처로 분장해서 웃기는 역할을 했었다. 이게 일본 특유의 유머 감성이 있다. 이 유머에 잘 어울리는 목소리 톤과 비주얼이다; 한국인인 나는 일본 영화를 그렇게 자주 볼 일이 없다. 그렇게 기억하고 있던 나. 이 영화에서 아마 선명하게 이 캐릭터가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이 인물을 통해 던지는 질문은 '그렇게 보이지?'다. 사실 아닌 거 같지만 이 인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끊임없이 감독이 연출로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소화해야 하는 인물의 내면을 복사+붙여 넣기 하듯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저번 <큐어>에서 야쿠로 쇼지를 일본 송강호라고 했듯 이 아저씨는 과연 일본 최민식인 것 같은 느낌이다. 연쇄살인마 역을 맡은 배우보다 더 개성이 강한 역할을 보여주는 베테랑의 면모를 보여준다.
또 카에데 역을 맡은 배우도 귀여웠다. 초중반부에 이걸 코미디라고 해야 할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 신이 있다. 이때 은근슬쩍 넘어가는 영화의 연출을 살리는 좋은 표정연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내면 연기를 잘 소화했다. 짜증이 가득한 얼굴과 잘 맞는 것 같았다. 또 액션부터 감정연기까지 폭발하는 연기를 잘 이행한다. 그리고, 엔딩 신에서 이 배우의 잠재력은 폭발한다.
어디서도 본 적 없던 엔딩
엔딩에 대한 해석을 어느 정도 써도 크게 문제가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거의 대부분의 관객들이 예상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단 글쓴이가 보고 나서 헉? 싶었다. 예상하지 못한 급부를 찔렀다. 그리고 설마 그게 아닐 거야 생각했다. 엔딩으로 신이 전환된다. 두 인물을 보여주고 엔딩으로 마무리짓는다.
이 엔딩을 묘사해보자면 텅 비었다. 이 텅 빈 의사표현을 이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으로 성사시켰다. 이 모든 이야기를 지나치면 지치다는 느낌이 든다. 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영화가 치밀하게 쌓아 올린 이야기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현재 일본의 세태는 비어버린 영화의 정서를 느끼기 충분하다.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 사람들. 다시 합치고 싶었던 가족. 가본 적은 없지만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두려움과 공포. 방법이 없는 일본 사회가 융합되어 웰메이드 스릴러의 저력이 느껴지는 수작이다. 아마 올해 개봉된 외국영화들 중에서 손 꼽힐 것 같다. 얼마 없던 상영관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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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원자폭탄을 다룬 영화 <오펜하이머>에 대한 A to Z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이 될 영화 <오펜하이머>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들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
그럼 다같이 살펴보실까요?
크리스토퍼 놀란은 이론물리학자이자 "원자폭탄의 아버지"인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을 바탕으로 한 <오펜하이머>의 개봉으로 2023년 영화계에 복귀할 예정인데요. 놀란은 지금껏 전기 드라마를 만든 적이 없지만 놀란의 모든 영화들이 그렇듯이, <오펜하이머>에 관한 한 예상치 못한 결과를 기대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거의 없지만, 보도에 따르면 놀란은 2억 달러 이상의 영화 <테닛>이 상영된 이후 이보다는 제작비를 축소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막대한 제작비의 영화를 만드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차기작은 어떤 모습일지 천천히 알아보도록 합시다!
1. 첫번 째 스틸 공개
킬리언 머피는 전기 물리학자인 J. 로버트 오펜하이머로 변신한 스틸 사진을 첫 공개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2023년 7월 21일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2. 케네스 브래너와의 협업
케네스 브래너가 <테닛>에 이어 크리스토퍼 놀란과 함께 다시 작업한다고 합니다.
케네스 브래너는 2022년 2월 <오프네하이머>에 미공개 역할로 정식적으로 캐스팅됐다고 밝혔습니다.
3. 프로덕션 In 멕시코
매거진 할리우드 리포터가 2월 22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 영화의 제작은 뉴멕시코에서 시작될 것이며, 맞춤 제작 세트장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합니다.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손수 한땀한땀 제작하기로 유명한 감독이죠?)
4. 드라마 <더 보이즈>의 '잭 퀘이드'의 출연
드라마 <더 보이즈>의 스타 '잭 퀘이드'는
2022년 2월, 영화 <오펜하이머>의 출연자로 발표되었습니다.
5. 배우 '데인 드한' <오펜하이머> 출연하다
'데인 드한'은 <오펜하이머>의 출연진에 합류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역할을 맡았다고 합니다.
데인 드한은 또한 HBO 맥스의 '캐슬린 피터슨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한
곧 개봉될 실화 범죄 시리즈인 <The Stairs>에도 출연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6. 훈남 배우 '조쉬 하트넷'의 캐스팅 결정
과거 국내 여성팬들의 남친짤로 유명했던 배우 '조쉬 하트넷'이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 출연진에 합류할 것이라고 보도된 바 있습니다.
그가 이 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또한 그는 가장 최근에 가이 리치 감독의 <Wrath of Man>에 출연한 바 있습니다.
7. 플로렌스 퓨, 라미 말렉, 베니 사프디 등의 그야말로 핵 캐스팅 라인업!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플로렌스 퓨', 보헤미안 랩소디의 '라미 말렉', 감독 겸 배우인 '베니 사프디' 또한 영화에 출연합니다. 그들은 이전에 먼저 주연배우로 캐스팅이 확정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맷 데이먼, 에밀리 블런트, 그리고 킬리언 머피와 함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플로렌스 퓨는 오펜하이머와 불륜 관계인 공산당 당원 '장 타트록' 역을 맡았으며, 사프디는 수소폭탄의 아버지로 가장 잘 알려진 헝가리 물리학자이자 맨해튼 프로젝트의 동료인 '에드워드 텔러' 역을 연기할 것이라고 합니다.
8. 할리우드 대스타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맷 데이먼 출연
할리우드 소식지 데드라인에 따르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맷 데이먼은 놀런의 <오펜하이머>의 합류를 발표한 가장 최근의 할리우드 톱스타 배우입니다. 아직 맷 데이먼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이 프로젝트에서 연기할 사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비밀에 부쳐지고 있습니다.
한 영화 속에서 맷 데이먼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또한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멧 데이먼은 전작 <인터스텔라>에서의 짧은 조연 이후 재결합을 기념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9. '에밀리 블런트', 오펜하이머의 아내 역할을 맡다!
할리우드 소식에 따르면 '에밀리 블런트'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오펜하이머>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소식에 따르면 그녀는 원자폭탄 발명을 이끈 맨해튼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과학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아내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에밀리 블런트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정글 크루즈>, 파라마운트 <콰이어트 플레이스(A Quiet Place)>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배우로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에는 첫 출연합니다.
10.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항상 전기영화를 만들고 싶어했다!
<오펜하이머>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테닛>의 후속작이자 그의 12번째 장편 영화가 될 것인데요.
특히, <오펜하이머>는 감독의 첫 전기 드라마가 될 것입니다.
놀란 감독의 연출은 흔한 전기영화의 특성을 따라갈 것 같지 않기에 전기 영화라고 칭하기 애매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는 과거의 전작 <더 프레스티지>에서도 현실의 인물(니콜라 테슬라)을 다루긴 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이번 영화에서는 역사적인 인물의 삶이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 서사 추진력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전기 드라마 장르는 항상 놀란의 관심의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11. 워너 브라더스에서 유니버설로 이적
<오펜하이머>를 둘러싼 가장 큰 뉴스는 이 영화가 2002년 <인썸니아> 이후 놀란 감독의 첫 워너브라더스 영화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놀란 감독과 워너 브라더스의 협업은 거의 20년 동안 지속되었만,
둘 사이의 관계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악화되었는데요.
올해 모든 워너 브라더스 영화들은 HBO 맥스를 통해 31일간 방영될 수 있는 동시 극장 개봉을 선택했고, 이 결정에 대해 놀란 감독은 공개적으로 워너 브라더스에 반대했습니다. 결국 놀란감독과 워너브라더스의 이별이 진행됩니다.
놀란은 한 인터뷰에서 "2021년, 세계 최고의 영화 제작자들이 출연했으며, 어떤 경우에는 영화계에서 가장 큰 경험을 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에 수년간 참여한 최고의 스타들도 있다. 이 영화들은 가능한 한 가장 많은 관객들을 극장에서 보게 하기위해 제작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런 상의 없이 스트리밍 서비스, 즉 신생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희생양으로 변햇다." 라고 하면서 안타까움을 밝힌 바 있습니다.12. 유니버설 픽쳐스의 극장 배급 약속
유니버설픽쳐스로 이적하게 되면서 영화의 독점 극장 배급이 보장 받았습니다.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는 개봉 전 기준인 90일에서 100일 안팎의 극장 상영 기간을 가지며,
새로운 산업 표준이 되고 있는 45일보다 훨씬 길어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유니버설픽쳐스로 이적하기 전에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동시 개봉이 아님을 철저히 요구했고 그 점을 약속, 보장 받은걸로 전해진 바 있습니다.
13. 배우 킬리먼 머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에서 첫 주연 배우 역할
킬리언 머피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조연 배우 중 한 명이었으며,
이것이 그가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주연을 맡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머피는 놀런의 영화 <다크나이트> 3부작, 영화 <인셉션>과 덩케르크>에 조연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은 바 있습니다.
머피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스는 이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마다 다르지만 크리스와 몇 차례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어 크리스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자신과 제작진, 출연진에게 매우 엄격하고 까다롭다. 집중력이 대단하다. 그의 비전은 너무 분명하고 강해서 당신은 그것의 일부가 되는 것에 자신감을 느낍니다. 그가 그것을 밀어붙일 때, 그것은 좋은 장소처럼 느껴집니다." 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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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에 남아있는 감정
<애프터썬>은 어릴적 아버지와 갔던 튀르키예 여행을 했던 기억이 담긴 비디오를 재생하며 시작한다. 엄마가 캠코더를 들고 나의 어린 시절을 담았던 기억이 나에게도 있다. 그리고 내가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이곳저곳을 찍으며 다녔던 영상이 남아있기도 하다. <애프터썬>을 보며 그런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좀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소피(딸)과 아빠는 사이가 좋다. 이건 튀르키예 여행을 내내 보면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어딘가 위태롭다. 소피는 이제 막 성인으로 가고자 하는 단계에 들어서 좀 더 성숙한 것들에 눈이 가기 시작했고, 이미 성인인 아빠는 어딘가 어두운 모습이다. 이들 부녀의 여행은 특별한 것 없이 평범한 여행이지만 그 안에서 나타나는 소피와 아빠의 감정은 너무나도 다르게 튀어나간다.
딸인 소피는 어리지만 이제는 더이상 어린아이가 아닌 어른으로 취급되고 싶어 하는 아이다. 자신과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들과는 놀고 싶지 않고 좀 더 성숙해 보이는 사람들과 놀기를 바라는 11살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 알 수 없는 춤을 추고 있는 아빠의 모습은 어째서인지 쓸쓸해 보인다. 하지만 이런 마음은 소피 앞에선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자신의 딸 앞에서는 자신의 어두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아빠의 마음이 느껴졌다. 하지만 소피도 알고있다. 자신의 아빠가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이렇게 교차되는 감정 속에서 아버지와 딸은 서로를 끌어안고 춤을 춘다. 어른이 되고 싶은 딸의 마음과 이미 어른이지만 혼란 속에 살고 있는 아버지의 마음이 합쳐진 것이다.
어릴적 성인이 된다면 성숙해진다면 모든게 해결될 것만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 그 어렸을 때보다 더 혼란스러웠다고 한다면 그 어릴적 내가 믿지도 않을 것이다. 소피와 아빠도 마찬가지다. 아직 어린 소피와 이미 어른이 된 아빠는 절대 서로의 고민과 힘듦을 나눌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아끼기에 끌어안고 춤을 춘 것처럼 각자의 고민을 그러안고 받아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래서 그런지 이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다.
이 영화에서 아쉬웠던 점은 소피와 아빠의 여행과 그에 따라 흘러가는 감정에 같이 이입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튀르키예의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나는 그저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지루함이 떠나가질 않았다. 하지만 이것 역시 나는 아쉬웠지만 다르게 보면 이 영화만의 특징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성인이 된 소피가 튼 캠코더 영상을 보는 것이다. 소피가 기억하는 과거를 되짚어보는 것이다. 이것들을 따라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남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소피는 이제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상황이 됐다. 소피는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서 캠코더에 남겨진 추억을 되짚어보며 즐거웠던 과거를 기억하고 그때의 아빠를 공감할 것이다. 마지막에 나타난 소피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만큼 내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애프터썬> 시사회에서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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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진 운명과 자유의지의 싸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우리는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꽤 많은 혼란 속에 빠지게 된다. 주변의 여러 상황들, 성인이 되기 위해 해야 할 많은 것에 대해 다른 어른들에게 듣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방향성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그것이 진짜 맞는지, 선택을 했다면 그게 잘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그 선택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그 결과가 어떤 식으로 펼쳐지든 그것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만이 온전히 알 수 있고 마지막 결과에 대해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주변 어른들은 삶에서 해야 할 것들이 정해져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청소년기엔 자신의 경험으로 확고한 삶의 길이 있는 부모들과 의견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다. 부모의 입장에선 자신의 자녀가 좀 더 안전하고 쉬운 길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아이에게 딱 맞는 길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과 얻고 싶은 결과는 다르다. 아이는 최대한 자신이 하고 싶은 길을 자신의 의도대로 만들어가려고 한다. 어른들의 입장에서 그 길은 때론 올바르지 않아 보이고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종종 사춘기 시절 부모와 자녀 간에 의견충돌이 있기도 하다.
새로운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의 성장기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2018년에 개봉했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후속 편이다. 이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주인공은 우리가 알고 있던 피터 파커(목소리: 제이크 존슨)가 아니라 마일스 모랄레스(목소리: 샤메익 무어)다. 다중우주에 존재하는 다양한 스파이더맨이 등장하는 이 시리즈에서 마일스의 위치는 독특하다. 그가 살던 세계의 피터 파커는 죽었고, 대신 거미에 물린 마일스가 스파이더맨 역할을 하게 되지만 그에게는 영웅을 해야 할 책임이 원래 피터에 비해 적다. 다른 세계의 스파이더맨과 다르게 마일스의 부모는 살아있고 대신 삼촌이 죽음을 당한다. 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으로 그가 영웅 역할을 해야 할 거라는 당위를 주진 않는다.
1편에서의 마일스는 우연히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그가 해결하지 못했던 악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우주의 스파이더맨인 피터 B. 파커(목소리: 제이크 존슨)와 스파이더 우먼 그웬(목소리: 헤일리 스테인필드)과 힘을 합한다. 그 과정에서 그가 왜 스파이더맨이 되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는 과정이 1편의 이야기였다면 2편은 주요 인물들이 좀 더 궁극적인 갈등 속으로 빠져든다.
이번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인물은 여전히 마일스이지만 그웬이 상당히 큰 비중으로 등장한다. 이번 영화에 처음 등장하는 인물이 그웬인 것은 그가 이번 이야기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린다. 그웬은 그의 세계에서 스파이더 우먼으로 영웅 역할을 하고 있다. 경찰 서장인 자신의 아빠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그의 절친이었던 피터 파커는 잘못된 실험으로 죽었다. 그 과정에서 피터의 살인범으로 몰린 스파이더 우먼은 자신의 아빠에게 쫓기게 된다.
고립감을 느끼는 청소년 영웅, 스파이더 우먼과 스파이더맨
그웬은 아빠에게 자신이 스파이더 우먼이라는 진실을 말할 용기가 없다. 그가 가진 두려움은 모든 청소년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이다. 자신의 진짜 모습을 부모가 알았을 때, 부모가 보일 반응. 그러니까 정확하게는 진짜 모습에 실망하는 부모의 얼굴이 두려움의 대상이다. 영화의 첫 시퀀스에서 결국 아빠에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그웬은 경찰인 아빠가 당황스러워하고 실망하는 표정을 보고 절망한다. 이건 마일스에게도 똑같이 벌어지는 일이다. 마일스도 자신이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을 부모에게 말하지 못한다. 몇 번이나 솔직하게 이야기하려고 부모의 앞에 서지만 이내 포기해버리고 만다.
마일스와 그웬이 겪는 절망감은 이내 고독감으로 옮겨간다.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인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 때문에 고립된 느낌을 받고 그나마 자신의 사정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다른 우주의 존재를 그리워한다. 이건 마일스와 그웬만 겪는 문제는 아니다. 영화 속에서처럼 무수히 많은 다중 우주에 스파이더맨이나 스파이더우먼이 존재한다면 그 모두가 겪게 되는 감정이다.
영화에는 모든 스파이더 유니버스를 총괄 관리하는 흡혈귀 스파이더맨인 미겔(목소리: 오스카 아이작)이 등장한다. 그는 모든 스파이더맨이 겪는 좌절과 고통이 벌어지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몸소 겪었던 당사자다. 그러니까 그는 일어나야 할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어떤 불행이 오는지를 경험한 인물로, 이후 그런 일이 벌아지지 않도록 전체 다중우주를 관리하고 있는 인물이다. 일종의 운명론자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영화가 훌륭한 건, 꽤 생각할만한 문제를 관객에게 던진다는 것이다. 미겔을 비롯한 모든 스파이더맨들은 이미 정해져 있는 일이 당연히 일어나야 세상이 파괴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모든 스파이더맨이 그런 운명론을 따르고 있을 때, 마일스는 그 운명론에 반기를 든다. "너의 삶은 이래야 된다" 라든가 "이게 너의 한계야"라는 식의 말이 마일스에게 전달되었을 때, 마일스는 그 수많은 운명론자들 앞에서 아니라고 외친다. 자신의 삶은 내가 만들어간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으려 한다. 운명론자들과 대결을 벌이는 마일스는 자유의지론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운명론과 자유의지론 사이를 훌륭하게 파고드는 서사
마일스의 선택은 다른 모든 스파이더맨들이 선택하지 않았던 길이다. 스파이더맨들 중 정해져 있는 운명을 바꿨을 때 세상이 파괴되거나 혼란이 생기는 것을 목격한 인물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그들이 바꾼 일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마일스의 의견에 관객들이 따라가게 된다. 그건 불행을 보지 않으려는 감정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관객은 어느 한 편을 선택하기 어렵다. 그래서 영화의 후반부에 관객은 어떤 것이 진짜 옳은 일인지 한참을 고민하며 볼 수밖에 없다.
이렇게 영화가 이야기하고 있는 운명론과 자유의지론은 부모와 자식 간의 의견대립에도 적용될 수 있다. 영화 속 마일스와 그웬의 부모들은 정해진 길이 있고 옳은 길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마일스와 그웬의 입장에선 자신이 선택한 길도 옳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확고하게 자신들이 생각하는 길을 보고 있는 부모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자녀들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자유와 선택을 부모에게 주장하기는 힘든 일이다. 마치 미겔과 마일스의 의견대립처럼 부모와 자녀의 의견대립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각 인물들의 선택을 어떤 식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고 마일스의 선택이 불러올 파장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도 다음 편에서 확인해야 한다.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이야기에서 던지는 질문은 꽤나 묵직하다. 지금까지 등장했던 다중 우주나 시간여행의 서사에선 가능하면 알고 있는 미래나 과거를 바꾸지 않아야 현재가 혼란스럽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주인공 마일스는 다른 선택을 했고 다르게 보면 안정적인 시스템에 맞서 변화를 시도하려는 인물처럼 보인다.
이 영화의 작화나 화면 전환 그리고 인물들이 등장할 때마다 다르게 나오는 배경음악도 무척 훌륭하다. 마치 만화책을 움직이는 화면으로 보는 듯한 작화는 다양한 상황에서 변주되며 몰입감을 더해준다. 경쾌하고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 흐름도 이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영화의 서사와 던지고 있는 문제의식이 무척 훌륭하기 때문에 극장 관람을 추천한다. 나는 운명론자일까, 아니면 자유의지론자일까. 이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어떤 것이 더 옳은 것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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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쓰러져 있는 아만다. 다비드라는 소년이 그녀에게 기억을 떠올리도록 계속 질문을 던진다. 아만다는 소년의 엄마가 아니고 소년은 아만다의 아들이 아니다. 점점 사그라지는 아만다의 시간. 그녀는 가슴에 사무치도록 강렬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강박적인 질투와 숨겨진 위험, 아이를 향한 엄마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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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스 베이비 2> 메인 예고편
가족 같은 회사로 모십니다
베이비 주식회사의 레전드 보스 베이비에서 인생 만렙 CEO가 된 ‘테드’.
베이비인 줄 알았던 조카 ‘티나’가 알고 보니 베이비 주식회사 소속이라니!
뉴 보스 베이비 ‘티나’의 지시로 ‘테드’는 형과 함께 다시 베이비로 돌아가야만 하는데…
보스 베이비 IS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