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8-15 16:15:05
네온사인으로 감정 극대화한 영화
네온사인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영화들 !
네온사인을 통해 다양한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영화들!
영화에서 '네온사인'은 퇴폐적이고 어두운 분위기를 그리거나 긴장감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등장인물의 감정상태를 나타내는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어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하죠.
강렬한 네온불빛으로 채워낸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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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브리 정주행 특집 ②] 마루 밑 아리에티 (The Borrowers, 2010)
- 지브리 정주행 특집 두 번째 영화-
"넌 내 심장의 일부야.
잊지 않을게, 영원히..."
마루 밑 아리에티, 2010
우리 집 어딘가에 나도 모르는 소인이 살고 있다면?
심장이 아픈 인간 소년과 소인족 소녀의 운명적인 만남!
<귀를 기울이면>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 SYNOPSIS
심장이 아픈 소년 쇼우는 수술을 앞두고 엄마가 어릴 때 지냈던 조용하고 한가로운 시골집에 머물기 위해 내려온다.
그 집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는데, 바로 마루 밑에 인간의 물건을 몰래 빌려쓰며 살아가는 소인족 가족이 있다는 것!
어느 날, 소인족 소녀 아리에티는 아버지를 따라 난생 처음으로 인간의 생필품들을 빌리던 도중 밤 잠 이루지 못한 쇼우와 눈이 마주친다.
인간에게 들키면 위험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하는 아리에티는 없었던 일인 척 최대한 눈에 띄지 않고 살아가려 하지만,
그 마음을 모르는 쇼우는 아리에티에게 전날 흘린 각설탕과 함께 몰래 쪽지를 건네주고 계속해서 다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쇼우의 집에 같이 사는 가정부가 소인들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아리에티의 엄마를 찾아내 유리병에 가둬두게 되고
아리에티는 엄마를 찾고 이 집에서 탈출하기 위해 자신이 아는 유일한 인간인 쇼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 REVIEW
1. 소인들의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생활들
쿠키와 각설탕은 빻아서 밀가루와 설탕으로 쓰고, 작은 집게는 머리끈으로, 옷 시침핀은 호신용 무기로 쓰고!
우리가 사소하게 생각하고 사용하는 일상의 모든 물건들이 소인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되고 또 어떤 도구로 활용되는지 보여주는 장면들이 무척이나 재밌고 사랑스러웠다.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서 많이 느껴졌다.
우리가 평소에 잃어버린 물건을 소인들이 빌려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네이버 평점을 읽었는데,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마음이 들면서 흐뭇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어른이 되어서 발견한 너무나 아름다운 동화라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센과 치히로 다음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지브리 작품이었다.
(미안 하울.....)작품을 보기 전에 어렴풋이 어떤 내용이겠거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서 한번 놀랐고, 다 보고 나니 이런 작품이 왜 생각보다 알려지지 않았을까??에 또 한번 놀랐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제발 한번 꼭 보시길! 내용도 좋고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풍경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2. "빌린다"는 표현
이 작품은 소인들이 인간의 물건을 가져와 쓰는 것을 "빌린다"고 표현한다.
처음에는 그 표현을 듣고 뭐지? 싶었는데 생각할 수록 너무 귀여운데다가 조금은 짠하기까지 했다.
사실은 허락 없이 가져오는 거라 빌리는 것과는 조금 다른 것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소인들의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 그럼에도 함께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단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영국 작가 메리 노튼의 <마루 밑 바로우어즈>를 원작으로 한 작품인데,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빌린다는 표현이 이 작품에서는 꽤 중요한 의미인 것 같다. 참 여러모로 정성이 많이 담긴 작품이다.
3. 잃어버린 물건, 각설탕
아리에티가 전날 밤 쇼우에게 들켜 떨어트리고 온 각설탕을 돌려주러 온 쇼우.
너에게 소중한 물건인 것 같으니 가져가, 라는 뜻과 동시에 아리에티가 그토록 모른 척 하고 싶었던 '인간의 눈에 띄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 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비록 직접 만난 것도 아니고, 말 한마디 없었지만, 비 오는 날! 쪽지를 적어! 그 위에 각설탕을 예쁘게 놓고 간! 이 모든 것들이 정말이지 너무너무 설렜던 명장면.... 이 작품이 하울을 제치고 어떻게 내 마음속 2위에 올랐냐고 묻는다면 조용히 이 장면을 보여줄 것 같다...!
(p.s. 자매품 꽃송이도 있어요.. 이 스윗한 사람...)
4. 쇼우의 세계
심장이 아픈, 병약미 넘치는 미소년 쇼우.
나는 쇼우의 세계가 궁금했다.
극 중에서 쇼우는 심장이 약해 크게 놀라면 안되기 때문에 조용한 곳으로 온 거라고 하지만, 사실 쇼우는 그 어떤 일에도 왠만큼 놀라지 않는 덤덤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소인족인 아리에티와 눈이 마주쳤을 때에도 놀라지 않고, 아리에티를 위해서 방충망에 머리가 끼인 까마귀를 내쫓는다거나, 아무 도움 없이 지붕 위를 걸을 정도로 대담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이유는 알고 보면 조금 슬프다.
극 중 쇼우는 아리에티에게 '너희 종족은 곧 멸망할거야'라는 모진 말을 하는데, 조용하고 내성적이며 아리에티의 얼굴 한 번 보는 것조차 허락을 구할 정도로 심성이 착한 쇼우에게서 들을 거라고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말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그게 상처가 되는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 아주 담담하고 평온한 어투로 얘기한다. 아리에티는 그 말을 듣곤 자신들이 얼마나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지를 설명하는데 그 모습을 보며 쇼우는 곧 '미안해. 사라지고 있는 건 너희가 아니라 나야.'라는 말을 한다.
즉, 쇼우는 자신이 곧 죽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죽음을 눈 앞에 둔 소년이 바라보는 세계는 그러했던 거다.
어느 것 하나 크게 놀랄 것이 없으며 그저 죽기 전 만난 새로운 인연을 조금 더 붙잡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한 세계. 저 한 외로운 소년이 죽음과 멸망에 대해 그토록 담담하게 얘기하기까지 얼마나 혼자 스스로 많이 생각하고 또 고민했을까. 어쩌면 아리에티의 "우린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아!"라는 스스로를 지키려던 말 한마디가 되려 쇼우에겐 가장 필요한 말이지 않았을까 싶다.
5. Arrietty's Song
이 작품이 내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것과는 (아마도) 별개로 ost가 너무나 명곡이다. 듣고 있으면 약간 '첨밀밀'같은 중국풍 느낌도 나는데, 또 듣고 싶어서 유튜브에 검색하니 작품이 그닥 유명하진 않아서인지 커버곡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 중 원곡보다 더 많이 들을 정도로 정말정말 잘 부르신 유튜버분이 있어 가져와봤다. 아리에티가 부르는 노래지만, 쇼우의 관점으로 봐도 해석이 되는 가사인 것 같다.
▶ BEST QUOTES
1.
위험은 멀리할수록 좋은 거야
2.
네 덕분에 살아갈 용기가 생겼어
3.
넌 내 심장의 일부야. 잊지 않을게,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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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련된 신파와 영리한 전략이 만나면 생기는 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걱정을 딛고 일어선 <무빙>의 대성공
지난 2달간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 <무빙>은 600억 가량의 제작비, 조인성, 한효주, 류승룡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인해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마냥 긍정적인 기대는 아니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우선 디즈니+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팀이 없어졌다는 말이 들릴 정도였다.
<무빙>의 장르도 악재였다. 초능력자 히어로물은 더 이상 특별한 소재라 볼 수 없다. 초능력자를 이용하고 팽한 국가와 국가에게 복수하려는 초능력자의 갈등과 비극. 숱한 할리우드 작품에서 이미 여러 번 맛본 이야기다. <엑스맨 시리즈>가 그러했고, 넓은 범주에서 보면 <어벤져스> 시리즈도 비슷한 소재를 다룬 바 있었다.
하지만 <무빙>은 결과로 증명했다. 우려를 넘어서 기대대로 디즈니+의 구세주가 되는 데 성공했다. 구독자 수는 75%가 넘게 늘었고, 시즌 2 추진도 결정됐다. 달리 말해 <무빙>에게는 다른 디즈니+ 작품이 갖지 못한 매력이 있었다.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고,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소재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매력. 그 힘은 명백하다. <무빙>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를, 가능한 세련되게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
한국인의 최애, 가족 드라마
<무빙>의 외피는 히어로물이다. 하늘을 날고, 초인적인 오감을 지녔으며, 미친 듯한 회복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움직일 줄 아는 초능력자가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화려한 액션은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감추는 포장일뿐이다. 한 꺼풀만 벗겨 봐도 <무빙>이 본질적으로 가족 드라마라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무빙>은 세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장주원(류승룡)-장희수(고윤정), 김두식(조인성)-이미현(한효주)-김봉석(이정하), 이재만(김성균)-이강훈(김도훈) 가족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마지막 결전을 향해 달려간다. 이들이 어떻게 국정원 요원이 되었고, 사랑에 빠졌으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떤 시련을 겪어야 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그렇기에 <무빙>에서 초능력은 동경의 대상이 아니다. 그저 가족을 비극에 빠뜨리는 트리거다. 액션도 쾌감보다는 애절함이 크다.
후반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북한 측 초능력자 이야기도 맥락이 같다. 남한 측 초능력자와 같은 애환을 공유한다. 국가는 가족을 인질 삼아 초능력자를 강제하고, 조종한다. 초능력자는 자의에 반해서,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국가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다. 이는 후반부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감이 있는 북한 측 인물들의 서사가 비교적 자연스럽게 전체 흐름에 녹아들 수 있는 이유다.
초능력자판 <국제시장>
사실 가족 드라마를 중심에 두는 스토리텔링은 모험수에 가깝다. 근래 트렌드에 역행하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반응이 조금 다르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소한 국내에서는 가족애에 기반한 신파가 환영받는 분위기가 아니다. 김용화 감독의 두 작품, <신과 함께>과 <더 문>의 흥행만 비교해 보더라도 불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달라진 트렌드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무빙>은 달랐다. 다른 작품들이 모두 실패했지만, <무빙>의 가족 드라마, 신파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유는 세 가지다. 우선 뻔한 가족 드라마를 보여주지 않는다. 무작정 울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세대별로 공감하고 이입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초능력자판 <국제시장>을 보는 듯한 스토리가 핵심이다. 극 중 부모 세대는 시대의 피해자다. 안기부에서 이용당하다가 버려지거나 범죄와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이들. 무장 공비 때문에 인생이 바뀌고 청계천 정비 사업에서 일상을 잃은 이들. 그들이 어떻게 한국의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버텨냈는지를 들려준다. 그러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수많은 주인공과 가족의 서사 중 최소한 하나에는 공감할 수밖에 없다.
부모와 자식의 초능력은 다르다
그렇다고 <무빙>이 과거만 회상하며 눈물샘을 자극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국제시장>과 달리 <무빙>은 신파를 눈물을 자아내는 수단 그 이상으로 활용한다. <무빙>은 과거를 비춘 후,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산업화, 이념 전쟁, 민주화, 노동 인권 투쟁 같은 시대적 과제를 해결한 기성세대의 경험이 어떻게 다음 세대로 이어져야 할지를 고민한다.
그래서 극 중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의 관계는 유독 흥미롭다. 이제 부모와 선생이 된 이들은 각자 나름대로 아이들을 키우려 한다. 그들은 자기 과거에 비추어 미래 세대를 통제하려 한다. 장주원과 이미현은 아이들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이재만은 정시에 아들이 집에 오기를 기다린다. 악역도 마찬가지다. 국정원은 국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아이들의 초능력을 공장식으로 통제하고 길러내려 든다.
하지만 선역, 악역 가리지 않고 부모 세대의 교육은 전부 실패한다. 초능력이라는 유산을 다루는 세대 간의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를 떨치지 못한 이들에게는 초능력이 저주다. 반면에 아이들 눈에 초능력은 상상을 가능케 하는 거대한 가능성이다. 첫사랑을 이루고, 집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수단이다.
시의성 있는 신파
그렇기에 <무빙>은 망령에 사로잡혀 과거를 답습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부모 세대의 방식을 고집해서는 어느 쪽이든 같은 결말에 도달할 뿐이라고 지적한다. 선생과 학교에서 정한 길을 따라가다가 버려지는 전계도(차태현)의 삶만 있을 뿐이라고. 이는 초능력이라는 소중한 유산을 헛되이 날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각자 알아서 각성한 전계도와 아이들이 없었다면 해피 엔딩도 없었을지 모른다.
이는 <무빙>의 가족애와 신파가 세련된 이유다. 단순히 눈물을 자아내는 게 아니라, 눈물로써 공동체의 고민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직접적이지는 않아도, <무빙> 속 가족들의 고민은 현재 한국 사회의 불안과 맞닿아 있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오히려 미래 세대의 발목을 붙잡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는 사회가 잘못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무빙> 속 가족애와 자연스레 결부되기 때문이다.
장르는 이렇게 섞는 거야
마지막으로 신파로 시청자로 끌고 가는 장르적 접근도 인상적이다. <무빙>은 처음부터 가족 드라마를 보여주지 않는다. 로맨스로 문을 열고, 액션으로 눈을 사로잡은 후, 눈물을 자아내며 출구를 막는다. 특히 로맨스가 눈에 띈다. 로맨틱 코미디, 정통 멜로, 청춘 로맨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종합선물세트로 보여주면서 다방면으로 시청자를 끌어 모으는 1등 공신이기 때문.
특히 청춘 로맨스를 초반부에 배치한 게 신의 한 수로 보인다. 간과될 수 있지만, 근래 극장가에서는 1020 세대 중심으로 청춘 로맨스가 인기를 모은 바 있다. 21년 개봉 당시 관객 약 4만 명에 그쳤지만, 올해 재개봉해서 40만 명을 돌파한 <여름날 우리>가 대표적이다. 즉, 온라인상에서 초반 화제성을 불어 일으키는 데 최적화된 승부수였던 셈이다.
또 청춘 로맨스가 분위기를 돋우고, 이어서 부모 세대의 과거사와 로맨스를 등장시키는 순서도 영리했다. 몰입도와 화제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볍게 드라마에 유입된 후에는 각 커플의 개성 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면 부모-자식 간의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거부할 틈도 없이 비극적인 가족사와 신파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시청자 니즈를 읽은 승부수
강풀 작가와 디즈니+가 선택한 공개 방식도 눈길을 끈다. <무빙>은 7화까지 한 번에 공개한 후 매주 2편씩 공했다. 마치 시즌 1을 몰아본 후, 곧장 시즌 2가 공개되는 듯한 독특한 느낌을 줬다. 이는 넷플릭스와의 차이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디즈니+ 플랫폼 자체 인지도까지 끌어올리는 일석이조처럼 보인다.
화제성 유지에 유리한 접근법이기 때문이다. <무빙>은 내용이 방대하다. 20화가 부족해 보일 정도로 다룰 내용이 많다. 만약 넷플릭스 스타일대로 시즌을 나눠서 공개했다면 지금만큼의 화제성을 담보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시즌을 기다리면서 답답하거나 감질맛만 났을 테니까. 최근 넷플릭스도 시리즈 한 시즌을 여러 파트로 나누어 공개하면서 화제성을 유지하려 애쓰는 중인데, 디즈니+는 <무빙>으로 한 발 빨리 답을 찾은 듯하다.
물론 단점이 없는 드라마는 아니다. 제작비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지만, CG 완성도는 분명 아쉽다. 특히 비행 장면에서 CG 장면과 일반 장면 간의 연결이 유독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짜임새도 문제다. 마지막 학교 액션 시퀀스는 클라이맥스 치고 맥이 빠지며, 인물들의 행적도 어색하다. 그렇다고 <무빙>의 성공을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다. 시즌 2에서 몇몇 아쉬움까지 지워주길 기대케 한다는 점에서 이미 제 몫을 다 했으니까.
Acceptable 무난함
망령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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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를 정할 수 없는 한계에 가로막히다.
제한된 시간 내에 한계(limit)를 넘어서기 위한 사투를 그대로 담아낸 추격 액션 스릴러 영화 '리미트'를 소개한다. 노자와 히사시의 소설 '리미트'가 원작인 이승준 감독의 신작이다. 아동 연쇄 유기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예상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여러 신념이 부딪히는 순간이 다소 날카롭게 표현된다. 예측 불허의 상황과 결코 내려놓을 수 없는 두 가지 역할 사이에서 각 인물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아이를 향해 뻗어오는 손길과 그를 뿌리칠 수 없는 아이가 교차된다.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공간에서 저항하지도 못한 채 납치된 아이를 찾기 위해 수사가 진행되지만 범인의 추적이 쉽지 않다. 딸의 유괴 소식에 쓰러진 피해자 엄마를 대신해 소은이 엄마 대역을 맡게 되고 부족한 단서로 인해 수사에 난항을 겪는 와중 소은에게 수상한 전화가 걸려온다. 그 전화로 인해 최악의 상황에 치닫게 된 소은은 사건을 해결하면서도 자신의 전부와 다름없는 이를 위해 한계를 넘어선 추적을 감행하며 누구도 모를 치열한 추격전이 펼쳐진다.
여러 번의 총격전 속에서 충동적인 인물들과 대치하는 순간에 다다르며 영화에서 엄마라는 존재는 각기 다르게 표현되는 것을 보여준다. 누구에게는 나를 버린 존재, 혹은 모든 것을 다 줄 수 있는 존재가 되는데, 이는 빼곡하게 들어찬 기억들로 인해 은연중에 묻어나는 편견으로 자리 잡아 사소하고 살아가고 있는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이 부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지만 누구에게나 같은 모성애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이정현, 문정희, 진서연을 주축으로 이루어진 영화는 최상의 조합이라고 할 만큼 기대감을 자아냈다. 그리고 엄마판 테이큰이라고 할 만큼 처절한 액션과 감정 표현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 긴박감에 비해 매끄럽지 않은 각본이 몰입감을 떨어뜨린다. 여러 선택의 개연성과 부족한 이야기 구조에는 뛰어난 연기로 가득 메워도 역부족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뻔함에 촌스러움을 더한 뻔뻔함에 모든 선택지의 흩어짐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짧은 시간 내에 풀어내기엔 부족한 서사와 매끄럽지 않은 이야기가 아쉽게 느껴진다. 이제는 여성 서사의 시작이 아닌 한계를 넘어서는 이야기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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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어 아이즈 텔> 감성 장인 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오감을 일깨우는 눈부신 로맨스!
<유어 아이즈 텔> 감성 장인 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오감을 일깨우는 눈부신 로맨스!
출처 : 더쿱/리틀빅픽쳐스
눈을 감아도 선명하게 보이는 사랑 <유어 아이즈 텔>로 일본 최고의 감성 장인 미키 타카히로 감독이 돌아와 다시금 극장가에 감성 로맨스 신드롬을 일으킬 것을 예고한다. 영화 <유어 아이즈 텔>은 마음을 닫아버린 남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여자가 그리는 아름답고 눈부신 로맨스.
미키 타카히로 감독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감독이자 최고의 감성 장인으로서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유수 영화제를 휩쓸며 실력을 입증한 그는 뮤직비디오, 광고,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2005년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재팬에서 베스트 비디오 상을 받는 등 일본 최고의 비주얼 아티스트임을 증명했다. 2010년, 동명의 일본 대표 청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소라닌>을 통해 성공적으로 장편 영화 데뷔 신고식을 치른 미키 타카히로 감독은 이후 요시타카 유리코와 첫 호흡을 맞췄던 <우리들이 있었다> 전편과 후편을 비롯해 <양지의 그녀>, <입술에 노래를>,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나다> 등을 선보이며 일본을 넘어 전 세계를 휘어잡는 최고의 감성 로맨스 장인으로 등극하게 되었다.
이번 <유어 아이즈 텔>은 감각적인 영상미를 만들어내는 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집약된 작품으로, 단연 필모그래피 최고의 작품으로 등극할 예정이다. 송일곤 감독, 소지섭, 한효주 주연의 <오직 그대만>이 입증한 탄탄한 멜로 드라마에 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풍부한 예술성이 결합해 오감을 자극하는 영화로 탄생한 <유어 아이즈 텔>은 원작의 명성을 뛰어넘는 올봄 최고의 감성 로맨스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미키 타카히로 감독은 “관객들이 시각적인 것 이상의 정보를 얻기를 원했다”라며 “영화는 보는 것이지만, 영화 속 내용을 만지거나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랬다”라고 사고로 시력을 잃어가는 ‘아카리’(요시타카 유리코)가 주인공인 만큼 영화로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게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또한, “이 영화는 단순히 두 사람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라기보다, 궁극적으로는 과거의 죄를 용서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라며 보다 성숙한 사랑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감독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미키 타카히로 감독은 3월 최고의 데이트 무비로 등극할 <유어 아이즈 텔>에 이어 ‘체리마호’ 신드롬의 주역 아카소 에이지가 출연한 <사랑하고 사랑받고, 차고 차이고>를 통해서도 국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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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듄 (Dune) [2021]
* 본 리뷰는 <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듄 (2021)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티모시 샬라메, 레베카 페르구손, 오스카 아이작, 제이슨 모모아, 조시 브롤린, 젠데이아, 장첸, 하비에르 바르뎀, 스텔란 스카스가드 등
장르: SF, 판타지, 스페이스 오페라
러닝타임: 155분
개봉일: 2021.10.20
장대한 운명의 서막, 시련에 맞서다
10191년,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인 '폴 아트레이드(티모시 샬라메)'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베네 게세리트' 출신인 어머니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페르구손)'의 피를 물려받아 꿈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볼 수 있고, 미래의 구원자로 점지되어 태어난 인물이다. 아트레이드 가문은 황제로부터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인 '스파이스'가 생산되는 '아라키스'를 다스리라는 명을 받고, 낙원과도 같은 본거지를 떠나 새 터전에 자리를 잡는다.
하지만, 이는 세력이 커지는 아트레이드 가문을 시기한 황제의 함정이었다. 아라키스를 오랜 기간 억압했던 하코넨 가문과 사다우카 연합군이 아트레이데스 가문을 기습하고, '레토 아트레이드(오스카 아이작)' 공작은 물론 성 안의 모든 인물들이 몰살당한다.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레이디 제시카'와 '폴'은 그들을 지키는 소드마스터 '던칸 아이다호(제이슨 모모아)'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하고, 적에게 맞서기 위해 아라키스의 '프레멘' 부족을 찾아간다.
복잡하고 심오한 세계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시놉시스나 줄거리를 텍스트로만 접한다면, <듄>의 복잡하고 장대한 세계관에 대해 알 길이 없다. 따라서 <듄>을 단순히 킬링타임용으로 관람하는 것이 아닌 웅장한 스토리에 담긴 깊은 매력을 탐미하고 싶다면, 유튜브를 통해 세계관 정보와 관련된 짤막한 영상을 우선적으로 시청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듄>은 가상의 거대한 제국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부족들의 권력 투쟁이 등장하고, 현실 세계의 방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SF영화 특유의 미래 기술과 소품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스타워즈>, <블레이드 러너>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물을 표방한다. <스타워즈>가 어느 정도 오락성과 스펙터클함을 가져간 시리즈라면, <듄>은 좀 더 심오하고 황량한 느낌이 강하다. 따라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에 익숙한 10-20대 관객들에게는 다소 지루한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듄>에 대한 사전 정보를 조금만 인지한 상태에서 관람한다면 마냥 따분한 작품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의 상상력을 통해 구현된 세계의 다양한 인간 군상과 판타지적 존재들, 그리고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이들의 관계성을 하나씩 짚어보며 전개를 따라간다면, <듄>이라는 발상 자체에 대한 놀라움과 어릴 적 한번쯤 머릿속으로라도 해보았을 법한 비현실적 시공간에 대한 공상을 떠올리게 한다. 십 년간 지속되어온 마블 세계관에 이제는 익숙해졌을 대중에게 새로운 신비감을 자극할 만한 드넓은 무대가 펼쳐진 셈.
광활한 우주와 행성, 영상미에 취하다
<듄>은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에 달할 정도로 작품의 길이가 길고, 생소한 세계에 대한 설명적인 내용의 등장, 그리고 알 수 없는 시공간이 뒤섞인 '폴'의 꿈에 관한 이야기 등 때문에 상당한 집중력을 요한다. 작품의 이러한 심오함은 집중을 통해 몰입감을 끌어낼 수도 있지만, 몰입과 흐트러짐은 한 끗 차이이기 때문에 본편의 서막과도 같은 내용에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스토리를 제쳐두고라도 <듄>은 봐야할 가치가 있다. '드니 빌뇌브' 작품답게 영상미에 상당한 공을 들였는데, 대표적으로 광활함과 잔혹함이 공존하는 '아라키스'의 사막 배경은 작품의 장대한 세계관을 머금은 듯 엄청난 위압감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뿐만 아니라 <테넷>을 뒤로 하고 <듄>을 택한 '한스 짐머'의 묵직하고 웅장한 음악이 더해져 언제 어디서든 주인공들을 향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듯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 만든다. 줄거리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어렵더라도, 영상의 압도적인 비주얼만큼은 우리 두 눈에 최대한의 만족도를 선사한다. IMAX로 촬영하여 화면 비율을 무려 1.43:1까지 확장한 스크린은 드넓은 우주의 시공간을 폭넓게 탐험하는 기분을 자아내는데, 이 때문에 꼭 IMAX로 관람하기를 추천하고 싶다.
초호화 캐스팅, 제몫 다한 배우들
<듄>은 명감독인 '드니 빌뇌브' 감독, 그리고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원작 소설만으로도 감상의 가치가 있는 작품이지만, 초호화 캐스팅을 실현시키며 작품의 스케일을 극대화시켰다. 주인공 '폴'을 연기한 '티모시 샬라메'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대 배우 중 한 명이며 그의 부모님을 연기한 '레베카 퍼거슨'과 '오스카 아이작', 전투 장면에서의 카리스마를 보여준 '조시 브롤린'과 '제이슨 모모아', 섬뜩한 악역 '데이브 바티스타'와 '스텔란 스카스가드', 후속작에서의 기대를 남긴 '젠데이아'와 '하비에르 바르뎀'까지. 주인공급 인물들이 대거 출연하며 짧은 등장에도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개인적으로 가장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한 배우는 '레이디 제시카'를 연기한 '레베카 퍼거슨'이라고 생각하는데, 전형적인 어머니상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서 강인한 눈빛과 카리스마로 작품의 중심을 무게감 있게 잡아준다. 보통 부녀가 함께 등장하는 SF 장르 영화에서는 아들이 어머니를 지키는데, 레이디 제시카는 작중 가장 강한 인물 중 하나로 그려지며 각성을 앞두고 혼란을 겪는 폴의 멘탈을 케어해주는 것은 물론 모진 시련에도 아들보다 앞장 서서 상황에 맞서는 모습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특히 두려움과 기개가 공존하는 '레베카 퍼거슨'의 표정과 눈빛 연기, 그리고 적을 공격할 때 발산하는 파워는 작중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티모시 샬라메' 때문에 본 작품이지만, 의외로 가장 눈길이 가는 배우는 '레베카 퍼거슨'이었다.
운명을 받아들인 유약한 소년의 성장
<듄>의 원작 소설은 6부작으로 된 대작이지만, 영화는 해당 소설을 2편에 걸쳐 모두 담는다고 한다. 따라서 극에 등장하는 여러 세력의 특징 혹은 '레토 공작'과 '하코넨'의 대립 관계 등 극에 미처 담지 못한 에피소드들이 많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HBO Max 드라마 <듄: 자매들>을 추가로 기획했다고는 하지만, 원작을 보지 못한 관객들은 여전히 이 세계관을 이해하기에 갈 길이 멀다.
따라서 시리즈 1편에 해당하는 본작은 주인공이 각성해나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며 본편의 인트로인 것처럼 그려진다. '폴'의 강인함이나 구원자적 존재로서의 용맹함보다는 유약함과 두려움이 부각되는 것 역시 운명을 거부하고 싶지만, 받아들여야만 하는 삶에 놓인 인물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담기 위해서일 것이다. <듄>은 SF 판타지 영화임에도 그 흔한 주인공의 전투신조차 없다. '폴'의 활약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극이 끝나고 도대체 무슨 내용이 전개된 것인지 납득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주인공 혹은 히어로의 능력을 강조하여 주인공 보정을 입히고, '데우스 엑스 마키나'급 활약을 하는 틀에 박힌 구조를 탈피했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 된 시선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듄>은 이제 시작일 뿐이며 '폴'이 이끌어갈 후속작에 대한 완벽한 빌드업을 마쳤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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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형 막장드라마(feat. 판타지)
* 스포일러가 다분합니다.
** 리뷰를 쓸 당시는 넷플릭스에서 제공해서 본 것이었는데 지금은 없어요. 현재는 왓챠에서 볼 수 있나봐요.
처음 방영된다고 했을 때 소재가 매우 흥미로워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볼 수 있는 TV는 없었고, 방법도 없었다. 불법 다운로드는 안 하고 싶었고 그러다가 놓친 것을 거의 10년 만에 보게 된 것이다. 사랑해요 넷플릭스(지금은 없지만...)
그런 애정의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던 그림, 결국 다 보고야 말았다. 보기 시작했으니, 완결도 났으니 끝까지 다 봐야겠다는 이 마음은 오기 혹은 의리에 가까웠다. 그러다보니 사실 꼼꼼히 보지는 않았다. 보는 도중에 다른 사람들 리뷰도 다 찾아봤다.
다른 리뷰를 보면서 가장 많이 봤던 이야기가 '막장'이라는 것이었는데, 정말 막장이다. 아주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무슨 출생의 비밀, 애인 바꾸기, 음모, 술수, 폐륜 등등 한국 아침드라마에서 볼 법한 내용들이 전 시즌에 걸쳐서 가득하다. 물론 간혹 감동을 주는 에피소드도 있기는 하다.
"인물"
주인공 버크하트는 정말 이기적이다. 세상 맨날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동료들을 앞장 세운다. "먼저 가야지 않겠어?" 식이다. 그래서 본인은 잘 안 다친다. 맨날 위험한 현장에는 먼로를 보낸다던지 한다. 심지어 통찰력은 행크랑 우가 훨씬 높다. 버크하트는 뭐랄까 세상 엄청 감정적이다. '우와와와와와악!' 하는 느낌. 시즌 앞쪽이야 그럴 수 있겠다 쳤지만 뒤로 갈수록 오히려 그림이 아닌 다른 캐릭터들이 더 그림 같다.
"스토리"
인물이랑 연결된다. 아니, 줄리엣이 헥센비스트 되고 나서 엄청 삐뚤어지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자기 애 낳았다고 다른 헥센비스트랑 잘 되는 건 좀 어이없다. 줄리엣을 버린 이유가 헥센비스트면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그러니까 막장소리를 들었겠지 싶다.
그리고 다이애나는 엄청 대단한 아이인 것처럼 나왔는데, 결국은 어린신부 후보였고, 막 무서워하다가 "나 이 아저씨 좋음" 이라고 말하면서 엄마아빠까지 죽게 만드는 엄청나게 나쁜 애였다. 성장을 쑥쑥 엄청나게 빨리 하더니 딱 7~8세 정도 되는 나이에서 멈춰서는 자라지가 않았다. 선택형이여? 심지어 성인이 된 모습 나오니 본인 동생이랑 나이 비슷하게 지나갔더라.
세상을 바꿀 애라고 해서 좀 더 빨리 자라서 엄마아빠 모습 쯤에서 멈출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물론 어린 신부 컨셉 맞추려 그랬을수도 있지만 살짝 어이가 없었다. 캐릭터를 잡아놓은 세계관보다 잘 못 쓴 느낌이었다. 드라마가, 그걸 쓴 작가가 '할말하않'의 마음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림은 무능력하고, 캐릭터들은 붕 떠있고.. 그러다보니 우가 제일 좋다. 인간적이야.
결국 판타지도 하고 싶고, 로맨스도 하고 싶고, 종교도 넣고 싶고, 다 넣고 싶어서 때려 넣었던 '원더풀데이즈' 같았다. 그리고 왜 다들 피붙이에 그렇게 집착하는 건지 진짜 한국 드라마인줄.
정말 꾸역꾸역 다 봤다. 기대가 커서 실망이 컸다고 하기엔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에 위안을 얻었다.
신기한건 2011년~2017년 6년 걸쳐서 찍은건데 배우들이 어쩜 단 하나도 안 늙은 느낌인지. 그 시간동안 나만 늙었나 보다. 마지막 시즌은 다른 시즌보다 짧고, 급하게 마무리한 느낌이 있었다. 아마 정말 급하게 마무리한게 아닌가 싶다. 시작은 했으니 우선 끝은 내야겠다 같은 그런 마음으로 마지막 시즌을 내놓지 않았을까?
첫 시즌할 때 엄청 기대 했었는데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을 줄이야.
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너무 길고, 좋은 드라마라도 보기에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은근 재미는 있었다. 줄리엣 불쌍해서 응원하게 된다. 이러나 저러나 발상은 좋았던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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