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롬2024-09-08 13:00:44
우주를 넘은 우정
<숀더쉽 더 무비: 꼬마 외계인 룰라!>(2020)
2024년 9월 7일 토요일 20시에 은평 롯데몰 9층 스카이필드 야외 풋살장에서 잔디극장 야외 상영회가 개최되었다. 제12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선착순 무료로 진행한 상영회였다. 영화는 <숀더쉽 더 무비: 꼬마 외계인 룰라!>(2020)이 상영되었다. 여름의 끝자락을 부여잡은 바람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품으며 날아가는 밤이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숀더쉽 더 무비: 꼬마 외계인 룰라!>는 아드먼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최신작이자 ‘숀더쉽’ 두 번째 시리즈 영화다. 점토를 사용하여 스톱 플레이 모션을 활용하는 연출 방식은 아드먼 애니메이션의 아이덴티티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우주를 넘나드는 내용이므로 점토 방식을 넘어 UFO나 로봇의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다. SF 소재 활용뿐만 아니라 작품 전반에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E.T>(1982), <월-E>(2008), <아마겟돈>(1998) 등 SF 영화의 오마주를 영화에 담아낸다. 특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OST와 함께 표현하는 오마주 연출 방식과 <월-E>의 오마주 캐릭터는 직관적이다. SF영화 오마주를 통해 제작자는 고전 영화의 존경심을 전하고, 어른들에게 친숙한 장면을 전하며, 아이들에게 재미를 전한다.
소재의 활용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영화는 캐릭터의 시너지를 더한다. 꼬마 외계인 룰라의 신비스러운 능력과 귀여운 외모는 ‘숀더쉽’ 시리즈에 어울리는 캐릭터로 소화된다. 초반부, 숀과 친구들이 벌이는 엉뚱한 장난과 사고들이 무색하게 룰라의 사고 역시 만만치 않다. 숀이 피곤한 안색을 보일 정도로 벌이는 룰라의 장난과 ‘에이전트 레드’ 일당의 추적을 피하며 UFO를 찾기 위한 여정에서 둘은 우정을 쌓아간다. 한편, 비처의 우정은 특별하다. 숀과 친구들의 장난을 제어하는 양치기 개로 숀과 대립 관계를 이룬다. 하지만, 룰라를 함께 집으로 데려가 주겠다는 공통된 목표로 대립자에서 협력자로 변하는 과정은 관객의 감정도 변한다. 숀과 비처는 피자를 통해 룰라를 만난다. 룰라를 무사히 집으로 바래다주는 결말처럼 피자로 처음 연을 닿은 이들의 둥근 우정은 달처럼 아름답다.
※본 영화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 초청으로 참석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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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백영화의 매력
영화 <패싱>은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흑인들의 삶과 흑인을 향한 인종차별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는 주인공 아이린이 아들이 갖고 싶은 책을 사고자 뉴욕으로 가는 것으로 부터 시작이 된다. 마침 어렸을 적 친구였던 클레어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과거와는 너무나 다른 클레어의 모습에 아이린은 단번에 눈치를 못 챈다. 둘은 이야기를 나누러 클레어의 방으로 들어가 여태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를 나눈다. 얼마 안 있고서 클레어의 남편이 들어오는데 얘기를 하는 도중에 그는 흑인을 혐오하는 인종차별주의자임을 알게 되어 아이린은 걱정하며 불안해 한다. 하지만 클레어는 별 생각이 없는 듯이 이런 자기의 남편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하지만 내심 어렸을 적, 그 시절들을 그리워한다. 이후 클레어는 흑인복지연맹 위원회로 일하고 있는 아이린을 따라 무도회, 모임 등에 참석하며 사람들과 어울어진다. 하지만 클레어의 남편이 아이린이 흑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아내 또한 여태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에 분노하여 클레어를 찾아가지만, 클레어는 자살하며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영화 제목인 '패싱'은 우리가 흔히 아는 '지나가다'라는 뜻은 아니다. 혼혈의 비율이 점점 늘면서 겉으로 봤을 때는 전혀 흑인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인종차별을 피하거나 고등교육을 받는 등 백인 행세를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사실 <패싱>은 흑백영화이기 흑인과 백인, 자세히 어떤 점에서 패싱인지는 파악하기가 조금 어려운 것 같다. 단순히 명도와 채도로만 구분이 가능하다. 실제로 영화에서는 클레어의 머리색이 금발이라고 하지만 '어 피부톤이 좀 밝네? 엇 이 사람은 조금 어둡네?'로 밖에 흑인인지 백인인지 알 수 밖에 없다.
사실 나는 흑백영화를 볼 때 답답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아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영상미와 연출이 둔탁한 느낌이 들고, 메시지 전달에 있어서도 뚜렷하지 않은 것 같아 갑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동주>란 영화를 봤을 때는 흑백 영화인 줄 모르고 봤는데 첫 장면부터 숨 막혔었던 것 같다. 하지만 <패싱>은 이와 조금 다른 느낌이었던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선 흑백으로 함으로써 인종차별을 조금 완화하려고 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흑백영화에서는 백인 또한 자신의 원 피부톤보다는 어둡게 나오니. 오직 밝고 짙은 무채색으로만 구별이 가능하고 빛의 유무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니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영화에 더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다.
또한 1.33:1의 비율로 인해 사람의 표정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패드로 감상을 했는데 화면이 꽉 채웠다는 느낌에 몰입할 수 있었고 다른 영화, 드라마와 같이 가로로 늘려있는 화면이 아닌 타이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인물 한 명 한 명에 집중할 수 있고 배경에 감탄하거나 다른 부차적인 요소들에 시선을 빼앗기는 것이 아닌 인물들의 표정과 말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인종차별을 다루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내심 흑백이라는 베일에 가려진 듯한 방식으로 연출하여 밝고 어두움, 이분법적으로 영화를 보게 되어 신선했다. 오히려 1.33:1 비율과 흑백, 이 둘로 인해 답답하거나 막혀있는 느낌이 아닌 인물의 마음과 표정에 더 초점을 맞춘 상태로 볼 수 있어서 긴장감과 초조함을 계속 유지한 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린과 클레어 간의 감정구도도 흥미로웠던 것 같다. 반감과 걱정의 감정들이 오고가며 누구에게는 끈끈한 관계 누군가에게는 끊고 싶은 관계. 자기 모순적이면서 위선적인 두 여성 인물들에 의해 계속 긴장감을 유지한 채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었고 특히 테사 톰슨 배우의 진지하고 차분한 연기, 엘레강스하고 품위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인종차별은 다양한 형식으로, 방식으로 과거에도 지금 현재에도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조심스럽게 아마 미래에도 계속 끊임없이 언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똑같은 사람으로서 겉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닌 개개인 속의 내면에, 사람의 진심과 마음에 더 귀기울이면 어떨까 한다. 사람의 겉모습이 아니라 사람이 처해있는 상황과 배경, 그리고 놓여있는 그 상황에 따른 개개인별의 문제해결 방법에 그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서로 간의 신뢰, 믿음과 배려를 바탕으로 지금보다 더 따뜻한 사회, 공동체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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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일투사 이야기가 미스터리 스릴러에서 액션으로 변모하는 유령
영화 유령.
독립투사들의 항일운동이 주된 스토리 라인이라 여기고 선택했다.
오프닝을 앞두며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단어는, 미스터리 스릴러.
액션이라는 옷을 걸친 작품이라 보고 싶었던 차에 스릴러 장르라 잠시 멈춤이다.
그렇지만 독립운동이 소재 아니던가? 유태인의 홀로코스트 영화처럼 독립투사들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는 대부분의 관객들은 흥미롭게 본다.
영화 유령은 항일조직 흑색단의 스파이 '유령'을 색출해 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스파이로서 갖출 능력들을 최상으로 갖춘 그들은 조선총독부까지 침투한다.
그들의 활약상은 일본에 치명타를 입히기에 일본 군인들을 유령을 알아내야 하고, 찾아내 없애고자 한다.
마이지아 소설 '풍성 風聲'이 원작이다. 중국에서도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2009년에 상영된 바 있다. 마이지아(혹은 마이자)는 중국 소설가로 중국판에서는 일본에 저항하는 중국 항일 단체를 소재로 하지만, 중국에 대한 리메이크작은 아니다.
영화는 1930년 대 초반 상해를 기반으로 했던 남화한인청년동맹이 모태가 되는 항일구국연맹의 행동부인 흑색공포단을 모티브로 한다.
장르는 스릴러, 첩보, 액션, 역사, 느와르이며, 극의 흐름은 미스터리 스릴러에서 느낄 법한 감정선을 조이는 연출로부터 시작해 점차 액션 활극으로 변모한다.
너구리 꼬리가 달리 시베리아 풍의 모자를 쓴 박소담의 깨끗하고 깔끔한 액션은 군더더기가 없다. 또한 장신을 이용한 무게감있는 동작을 선보이는 이하늬 씨의 설경구 배우와의 합과 그녀만의 아우라로 장면들을 만들어내는 씬들 역시 볼 만하다.
'천하장사 마돈나', 품행제로', '신라의 달밤', '아라한장풍대작전', '독전', '경성학교' 등을 연출한 바 있는 '이해영' 씨가 감독이다.
그가 연출한 작품들은 흥행에 있어 성공하기도 하였으며,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넓은 작품 세계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유령의 손익분기점은 제작비 137억 원에 335만 명이었으나, 66만 명 가량의 관객을 동원했다. 슬램덩크의 흥행이 한국 영화 '교섭'과 '유령'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는 코로나 19로 인해 인상된 티켓 값 때문으로 여겨진다. 가격이 올라 비싸진 영화 관람료는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선택의 폭을 좁혔고, 자신에게 익숙하고 어느 정도는 볼 만한 재미에 있어 안정성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영화를 택하는 편이 관객으로서는 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영화 티켓값의 상승으로 인한 관람객들의 수가 감소하는 현상에 대해 한 칼럼니스트가 글을 기고한 바 있고, 그 내용에 대해 동의가 되는 부분이 있어 내 견해를 덧붙여 적는 바다.)
유령이나 교섭 정도의 영화라면, 작품성이나 스케일에 있어 손익분기점의 1/3 수준의 관객 정도로만 들 작품은 아니었다고 본다. 더 많은 관람객들이 영화관에서 동 기간 내에 여러 영화를 선택해 감상할 수 있도록 격동하던 코로나 시대에 종지부를 찍는 이때에 티켓 가격이 종전처럼 내려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것이 관객과 영화사, 배급사, 영화인 등등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국내에서는 IMAX로 상영된 12번째 작품으로 시나위 베이시스트에서 H2O로 삐삐롱 스타킹을 거쳐 달파란이란 예명으로 활동 중인 달파란이 OST를 맡았다. 그는 대중적으로는 그다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천재적인 음악가로 불리는 자로 2016년 곡성, 2018 독전, 2021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으로 청룡영화제 OST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2017년 이후부터는 주로 영화 OST 작업을 하고 있다.
메인 테마곡은 'Das lied ist aus'로 독일의 유명곡이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Quando Quando Quando'를 불렀던 재즈보컬 'Moon(혜은)'이 영화를 위해 따로 부른 버전이다.
#달파란 #영화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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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톺아보기] 천우희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4월은 이 배우의 달이다!!'라고 할 정도로 현재 큰 활약을 하고있는 배우죠!
바로 현재 상영 중인 <앵커>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의 주조연 배우 '천우희'!!
오늘의 톺아보기 주인공은 바로 배우 천우희입니다.
그럼, 천우희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톺아보러 가볼까요?!
ⓒ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천우희 배우는 강형철 감독의 영화 <써니>에서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주연같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름이 천우희라서 천의 얼굴을 가졌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매 작품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놀랍게 만들었는데요.
독립영화부터 상업영화, 영화에서 드라마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배우입니다.
배우 '천우희' 프로필
ⓒ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이름 | 천우희
출생 | 1987년 4월 2일
소속사 |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데뷔 | 2004년 <신부수업>
별명 | 천둥번개, 개구리, 천의 얼굴
배우 '천우희' 데뷔 과정
ⓒ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천우희 배우는 고등학교 시절 연극반에 들어가면서 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연극반 활동을 계기로 대학도 연기과로 진학하였고, <신부수업>으로 2004년에 데뷔하게 됩니다.
배우 '천우희' 대표작
한공주 - 한공주
ⓒ 네이버 영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고, 끝이 보이지 않는 도망을 가는
열일곱살 평범한 여고생인 '한공주'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곡성 - 무명
ⓒ 네이버 영화
사건을 목격한 목격자이자, 미스터리한 궁금증을 일으키는 '무명'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웨이브
어느날 - 미소
ⓒ 네이버 영화
가족 없이 외로운 삶을 살게 된 남모를 사연을 지닌 여자,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왓챠
메기 - 메기
ⓒ 네이버 영화
영화를 진행하는 진행자이자, 지구의 위험을 감지하는 특별한
'메기'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멜로가 체질 - 임진주
ⓒ JTBC
감정 기복이 심한 성격을 가졌고, 드라마 보조 작가에서 신인 작가로 데뷔하는
'임진주'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비와 당신의 이야기 - 소희
ⓒ 네이버 영화
현실에 순응하면서 살고 있고, 엄마와 함께 오래된 책방을 운영하는
'소희'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왓챠
앵커 - 정세라
ⓒ 네이버 영화
방송국 간판 앵커이자, 의문의 제보 전화를 받게 되는
'정세라'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극장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 송정욱
ⓒ 네이버 영화
사건을 둘러싼 아이들의 담임교사이자,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고 애쓰는
담임 교사 '송정욱'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극장
이상으로 배우 '천우희' #톺아보기 시간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앵커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에서
천우희 배우를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그럼 오늘도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기를 바라며,
다음 주에도 톺아보기 콘텐츠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안녕 ٩( ᐛ )و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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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네가 남긴 혼돈 [스페인 드라마] [결말을 포함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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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 때문에 잠시 교직을 쉬고 있던 한 여자가 남편과 함께 이사를 가게 된다. 그녀는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며 다시 교편을 잡지만, 자신이 오기 전 같은 과목을 담당했던 선생님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유 모를 찜찜함에 사로잡히게 된다.
남편의 소개로 오게 되었던 새로운 마을. 알고 보니 남편은 죽은 여자의 후임임을 알면서도 아내에게 그 자리를 추천한 것이었다. 죽은 선생님과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 학생들은 전 선생님과 주인공을 비교하며 괴롭히고, 단단한 마음으로 주인공은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하지만 자리를 잡아갈수록 새로운 사건과 소름 끼치는 일이 벌어지고. 주인공은 어느새 죽음의 음모 한가운데 들어서게 된다.
가끔 스페인 드라마를 볼 때 한국 작품과 비슷한 접점이 생각보다 많다고 느낀다. 네가 남긴 혼돈도 그랬다. 막장 코드와 스릴러 코드를 적절히 잘 조합한 후 몰입도 높게 극을 끌어가는 시나리오. 범죄는 아니지만 정신적으로 주인공을 한 번씩 긁는 시댁 식구(특히 시어머니는 외국 드라마에선 보기 힘든 코드인데 여기엔 등장한다). 고립은 아니지만 자발적 고립과 같은 느낌을 주는 작은 마을에서 외지인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이 겪게 되는 문제. 한국 스릴러 영화에서 보던 일상을 낯설게 만드는 공포 코드와 닮아있다.
죽은 문학 선생님과 후임 문학 선생님의 이야기를 적당히 교차하며 죽은 여자에게 벌어졌던 일을 쫓아 가는 이 드라마는 혼란 스러운 상황에 대한 떡밥을 하나씩 풀어간다. 과거와 현재가 얽히면 작품을 감상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는데, 네가 남긴 혼돈은 경계를 잘 지켜서 흥미를 더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결국 진실에 닿게 된다.
살해는 누가 했는지,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리의 주범은 누구인지를 알게되지만 그럼에도 살아 남는다.
살인, 마약, 성범죄, 학대까지.
시종일관 우울한 톤이지만 그럼에도 이 드라마가 우울하지 않았던 이유는 주인공이 살아남았기 때문인 것 같다.
작품의 마지막화에 깔리는 노래.
스페인 노래는 많이 낯선 편인데, 네가 남긴 혼돈을 다 보고 난 후에도 이 노래를 듣고 있다.
Turnedo (feat. Xoel Lopez / Confesiones-dire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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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플래쉬 / Whiplash, 2014
시간은 저의 나이는 초등학교 3학년으로 10살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입이 짧아 안 먹는 음식이 많았는데, 당시 담임 선생님은 음식을 버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아 자리에 끝까지 이를 다 먹도록 했습니다.
그게 안된다면, 당사자를 향해서 의자를 던지는 등 위협도 불사했습니다.
사건은 "된장국"이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필자는 입이 짧아 안 먹는 음식이 많았고, "된장국" 역시 이에 속했습니다.
담임과 "이를 먹느냐, 마느냐"로 신경전을 펼쳤으며, 담임은 '자기가 보는 눈앞에 먹어라'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 숟가락을 떠먹고선 당당히, "오바이트(?)"를 했습니다.
영화 <위플래시>는 음악도 음악이지만,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2002-2007>에서 괴팍한 편집장 "J.K. 시몬스"를 "플레처"라는 새로운 이미지로 각인시켰습니다. (이는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수상"으로 공식적인 결과까지 이어졌고요.)
무엇보다 개봉 당시 군 복무로 극장에서 볼 기회를 놓쳐 아쉬웠는데, 이번 재개봉이 저에게는 운 좋게 다가왔습니다.
여기에 올라간 링크에도 있듯이 마지막 곡이 "업스윙윙"과 "카라반"인데도 "이 플래시"로 적어놓는 실수가 있어 이를 바꿀 기회도 겸사겸사 극장에서의 관람을 택했습니다.
그러면, 보는 것은 2번째이지만 극장에서는 처음 보는 영화 <위플래시>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뉴욕 최고의 명문 셰이퍼 음악학교에 입학한 "앤드류"를 보여줍니다.
그는 학교 최고이자 최악의 지휘자 "플레처"의 눈에 들며, 그의 밴드에 들어가 단숨에 메인의 자리를 차지합니다.
날로 실력이 늘어나는 "앤드류"이지만, 점점 여자친구와 가족들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며 그의 삶을 바꿀 사건이 일어나는데...
관객들의 눈에 플래시가 터진다!
1. 음악영화의 클리셰가 깨졌다?
영화 <위플래시>를 보기에 앞서 "데이미언 셔젤"의 <라라랜드2016>에서 "재즈"에 익숙지 않는 "미아"를 위해 "세바스찬"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재즈는 싸움이고, 주도권이 쉴 새 없이 바뀌며 매일매일이 달라진다"라는 말을 건넵니다.
이런 시점에서 보는 영화 <위플래시>는 애당초 "플레처"의 일방적인 싸움으로 전개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가 영화에서 줄기차게 내뱉는 대사 'Not quite my tempo'는 악보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나 사실상 그가 통제하는 리듬을 의미합니다.
발버둥 쳐봤자 손바닥 안?
그도 그럴 것이 "앤드류"가 그토록 미쳐가는 자리는 사실 "플레처"가 통제하는 밴드 안에서 일어나는데요.
그가 그토록 원하는 "메인"은 "플레처"의 밴드에서 "플레처"의 말로 일어나는 일이며, 그가 손에 피가 튈 정도로 두들긴 이유 또한 "플레처"의 입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를 통해서, "앤드류"는 자신이 되고픈 "찰리 파커" 혹은 자신의 리듬이 아닌 "플레처"의 리듬에서 고군분투했음을 보여줍니다.
보통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노래"는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이어주는 매개체임을 고려하면, 영화 <위플래시>는 "클리셰"를 깨부순 영화인 것입니다.
2. 스릴러 같은 음악영화
이외에도 영화 <위플래시>의 특이한 이력을 살펴보면, "공포 영화"를 주로 제작하는 "블룸 하우스"에서 제작된 영화입니다.
물론 "드라마"로 소개되지만 "스릴러"가 더 어울리고, 무엇보다 이들이 제작한 그 어떤 공포 영화들 가운데 가장 무서운 상황들을 전개하는데요.
바로, 관객들의 입에서 "어떡해?"가 나오며 절로 발을 동동 굴리는 모습을 만들게 합니다.
극 중 누군가가 실수를 해 이를 밝히는 장면은 어린 시절 학교에서 눈을 감고서 손만 들라는 교실의 모습이 겹쳐 보였으며, 얼굴을 앞으로 내밀어 큰소리로 다그치는 선생님의 모습은 학교를 다녀보았으면 겪어볼 만할 상황들을 장면으로 꺼내 관객들의 공감을 일으키는데요.
이야기가 "공감"을 넘어서서 "이입"이 되는 것이먈로 가장 좋은 상황임을 본다면, 영화에서 "플레처"는 이야기를 가장 좋게 만드는 매개체입니다.
"블룸하우스"의 어떤 공포보다 무서운데?
여기에 영화 <위플래시>의 음악은 장면을 보다 풍성하게 만듭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음악은 자고로, 가사가 있어야 하는 주의인데 본 영화의 음악은 가사가 없어도 제목이 머리에 쉽게 쉽게 남는데요.
이런 이유에는 해당 음악들이 극 중 "플레처"와 "앤드류"의 사이에서 소비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으로 혼이 나는 장면에서는 "위플래시"를, 경쟁을 부추기는 장면에서는 "카라반"이 쓰이며 가사들이 없어도 관객들의 머리에 크게 남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마지막에는 완곡하지 못한 "업스윙윙"까지 아직 기억에 남는 건 영화가 이를 잘 활용했다는 것이고요.
3. <인셉션>의 팽이처럼 관객들의 탄식이 쏟아진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영화에서 "앤드류"는 "플레처"의 리듬에서 고군분투하는데요.
이는 마지막에서도 일어나고 맙니다.
관계가 회복된 것으로 보였던 "플레처"와 "앤드류"는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가지지만 예상에 없던 "업스윙윙"이 나오며, "앤드류"는 "플레처"에게 한방을 먹습니다.
이에 자리를 비우는 "앤드류"이지만, 이내 돌아오며 곧장 "카라반"을 치는데요.
여기서, 더 이상 "플레쳐"의 지휘가 아닌 "앤드류"의 연주로 시작되었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동안 영화가 "플레처"의 손으로 연주가 이어지고 중단된 것과 다르게, 이번 연주는 "플레처"도 함부로 중단하지도 못합니다.
1:1, 승패를 결정지을 "위플래시"는 누구에게?
결국, 영화는 "위플래시"를 관객들에게 이 대결의 승패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오직, 소리로만 들려주고는 누구의 템포로 시작했는지의 모습은 장면으로 보여주지 않아 <인셉션>의 팽이처럼 관객들의 탄식을 자아내게 합니다.
"업스윙윙"이 "플레처"의 승리였고, "카라반"이 "앤드류"의 승리로 동률을 만들었으니 이들의 승패가 결정지을 "위플래시"의 결과가 사뭇 궁금해지는 것은 비단, 저만은 아닐 겁니다.
그렇게 <위플래시>가 결말을 지었듯이 앞에서 말씀드린 저의 된장국 결과도 말해야겠죠.
"된장국"은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못 먹는 음식은 아닙니다. 결국, 저는 된장국을 선생님 보는 앞에서 밥 말아먹었습니다.
식판을 들며 국물까지 싹싹 긁어서 먹었으니 나름 해피엔딩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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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으세요. 굶으면 구원받습니다.” 극단주의의 메커니즘
- 6★/10★
몇몇 사람이 집단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보자. 그 배경에 대한 온갖 말과 추측이 난무할 것이다. 명확한 것은 그들이 죽었다는 사실뿐이니까. 사람들은 금세 혀를 찰 것이다. 파편화된 채 흩뿌려진 근거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집단 자살을 할 만한 그럴듯한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죽은 자들은 곧 ‘극단주의자’, ‘정신이상자’ 등으로 불릴 것이고, ‘상식적인’ 사람들은 금세 그들을 잊고 일상으로 돌아갈 테다. 그러나 그리 간단치가 않다. 집단 자살에 동참한 사람 중 그들처럼 ‘상식적인’ 사람이 포함되어 있다면? ‘상식적인’ 사람을 정신적으로 취약하게 만들어 위험한 신념을 품게 하는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면? 죽은 자들을 ‘이상한’ 사람으로 성급히 단정 짓는 일은 왜 그들이 그런 선택에 이르렀는지 질문할 기회를 박탈한다. 〈클럽 제로〉는 상상력을 발휘해 왜 누군가가 극단주의의 강력한 추종자가 되는지, 그 과정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질문한다. 다양한 형태의 극단주의가 난립하는 요즘 시대에 긴요한 상상력이다.
상류층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에 노백이 영양교사로 임명된다. 노백은 늘 끝까지 단정하게 단추를 채운 카라티를 입고 다니며 흥분하지 않고 단호하게 말한다. 옷차림부터 언행까지, 노백이 특정한 형태의 완벽주의/극단주의의 상징임이 암시된다. 그는 다양한 이유로 식이법을 고민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개설하고, 그들에게 ‘의식하며 먹기’를 제안한다. 처음에는 심호흡하며 먹기 등의 간단한 요법만 제시하던 노백은 점차 식사량을 줄이고 마침내는 아무것도 먹지 않음으로써 얻게 될 자유를 설파한다. 학생들을 자신의 신념에 동참시키기 위해 노백이 사용하는 기술들은 기묘하고 절묘하다. 이런 유의 얼토당토않은 극단주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참고할 만하다.
먼저 학생 개별에 밀착하여 각자의 사연에 맞는 계몽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들을 주체로 호명한다. 호명은 주체화의 조건이다. ‘너는 새로운 식이법의 주인공이야’라는 속삭임은 자기 쓸모와 미래를 고민하는 인간의 내면을 파고든다. 방황하는 인간이 갖기 어려운 주체로서의 역능과 효능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주체성의 토대가 마련되면, 그에 반하는 행동(즉, 먹기)에 죄책감을 느끼게끔 한다. 힘에 부칠 때는 의지로 돌파해야 한다고 북돋는다. 이탈자나 회의자가 생기기도 하지만 지속적인 계몽으로 이것이 자유를 향한 고난의 길임을 강조한다. 당연하게도 기성 사회의 상식에 반하는 가치, 즉 진정한 자유의 추구에서 과학적 사고는 거부된다. ‘옳은 일’에는 과학 따위가 들어설 곳이 없다.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신념을 잘 따라오는 자에게는 포상이 주어진다. ‘클럽 제로’라는 비밀 조직에 입회할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클럽 제로 입회가 자유를 성취했다는 증거라는 사고의 연결고리가 형성된다. 비밀 임무를 주어 내부자들의 결속과 소속감을 다지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선민의식을 낳는다. 진짜 자유를 아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에 위계가 생기는 것이다. 같은 신념을 가진 사람들끼리 총화總和하면서는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고 신념을 재확인한다. 내부 구성원 이외의 관계망을 약화시키거나 끊는 건 필수다. 이 영화에서는 자녀의 거식拒食을 걱정하는 부모가 그 관계망의 핵심이다. 부모의 애정 어린 간섭의 의미를 자유에의 훼방으로 뒤바꿔놓는 것이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조차 구성원 간 신념의 차이는 존재한다. 그러나 이제는 그 누구도 이 신념 공동체를 완전히 이탈하지 못한다. 먹지 않아 쓰러지는 친구 옆에서 몰래 먹으며 눈치를 볼 뿐이다. 구성원들에게 이 신념 공동체에서 이탈한다는 것은 곧 사회적 사망 선고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사람들의 눈에 띄는 건 이때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부모, 학교 당국이 논의를 시작하지만 이미 늦었다. 노백을 해고해도 아이들은 바뀌지 않는다. 그의 신념은 아이들에게 이미 깊숙이 새겨졌다. 식이법에 대한 학생들의 간절함에서 시작된 노백의 극단적 신념 공동체는 그들이 클럽 제로 입회 후 ‘위대한 길’로 갔다는 말과 함께 사라지는(혹은 ‘구원’받는) 사건으로 마무리된다. 그 아이들이 정말 ‘낙원’으로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가족‧학교에 머물며 만들어갈 미래가 사라졌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부모와 학교(사회)는 진작 더 촘촘하게 아이들(구성원)의 마음을 살폈어야 했다.
노백이 아이들을 휘어잡는 과정의 서스펜스 강도가 더 높았다면 좋았겠다 싶다. 그러나 동시에 바로 여기서 영화 속 극단주의와 우리 주변의 극단주의를 면밀히 비교해볼 적당한 비평적 거리가 생기기도 한다는 점은 감안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극단적 신념 공동체’의 일원이었던 적이 있던(지금도 그럴지도 모르지만) 사람으로서, 영화는 적당한 객관화의 계기가 되어주기도 했다. 극단적 신념의 메커니즘을 미스터리 장르로 버무려내는 시도는 장르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유의미한 일이다. 그러나 끝끝내 남는 질문도 있다. 어떠한 극단적 신념이 정말 옳은 것이라면? 그 신념으로 부조리한 세계를 뒤집어 자유를 얻을 수 있다면? 역사는 때때로 극단주의가 옳았음을 증명한다. 때문에 ‘극단주의’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이 ‘좋은’ 극단주의인지를 감별하는 안목과 구성원이 ‘나쁜’ 극단주의에 거리를 둘 수 있게끔 하는 사회의 자정 능력이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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