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엘2022-11-20 13:37:21
현대 시대에도 미신은 살아있고 그에 대한 불안함은 여전하다
영화 <세이레> 시사회 영화 리뷰
우진은 자신의 아내와 함께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이서라는 아기를 키우는 초보 아빠이다. 하지만 자신의 대학 동창인 세영의 장례식에 와달라는 문자를 받게 되고 자신의 아내가 부정을 탄다는 미신을 믿기 때문에 장례식장에 가는 우진을 말리지만 기어코 세영의 장례식장에 가게 되고 문상을 할 때 세영의 쌍둥이 동생인 예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우진이 세영의 장례식장에 다녀온 후로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아기인 이서는 열이 나면서 아프게 되는데... 과연 미신 따위 믿지 않는 우진에게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우진은 왜 자신에게 죄의식과 수치심을 가지고 있었을까?
미신이라는 주제를 스릴러 영화로 잘 담아냈다!
세영은 우진을 사랑했으며 임신했지만 끝내 유산되고 만다. 그 이후로 세영은 목숨을 스스로 끊게 되고 우진은 그녀의 장례식에 다녀온 후로 잊혀진 기억들이 다시 떠오른다. 그런 그에게 여러 가지 시련들이 찾아온다. 그 시련들이 하나둘씩 나타나자 가까운 지인들은 그를 의심하게 되고 떠나게 된다. 또한 세영의 쌍둥이 동생인 예영의 의미심장한 말투에 자신이 세영과 함께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괴로움에 빠지면서 죄의식을 갖기도 하는데 이 영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민속 신앙과 미신을 믿는 것에만 중점을 둔 게 아니라 우진한테 생긴 공포감으로 인해 생기는 일들도 함께 보여준다. 결론은 현대 시대에서도 미신을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 속에서 탄생하는 불안함을 느끼는 인간의 모습을 잘 표현해낸 작품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현대 시대에도 미신은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계속 전파되고 있다.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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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메이크가 주는 힘에 대하여
‘리메이크는 절대 원작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기대와 달리 실망감을 줄 때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리메이크작에서 재미를 찾은 경험이 더 많았기에 그 말에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 루카 구아다니노의 <서스페리아>, 소피아 코폴라의 <매혹당한 사람들>모두 이전 작품만큼이나 섬세하고 매력적이다. 단순히 리메이크 작품 뿐 아니라 <센스 앤 센서빌리티>, <히든 피겨스>, <재키>처럼 소설이나 실존인물의 삶, 실제 사건, 뮤지컬 등을 영화화한 멋진 작품이 많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오션스 8>처럼 시퀄을 이전 시리즈보다 재미있게 본 경험도 있다. 2016년작 <고스트 버스터즈>를 본 후에 원작을 접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폴 페이그 감독의 <고스트버스터즈>는 위의 작품들처럼 원작의 아이디어를 더 멋진 비주얼로 구현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이다.
2016년 <고스트 버스터즈>에 대해 ‘농담은 끔찍하고, 케빈처럼 멍청한 남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며, 원작에 대한 실례라는’ 식의 리뷰를 여러 번 보았다. 역설적이게도 84년작을 보고 실망을 금치 못한 이유는 그러한 혹평 때문이었다. 당시의 기술로는 압도적이었을 비주얼, 초자연현상을 유쾌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변모시켰다는 점, 4인조의 고스트버스터즈가 유니폼을 갖춰 입은 이미지는 당시 관객의 인기를 끌고 과거에 대한 향수가 되기 충분했다. <아바타>, <해리포터>시리즈, <인터스텔라>를 보고 자랐다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폴 페이그의 <고스트 버스터즈>의 개연성과 현실성이 전작에 대한 실례라는 비판을 들을 만큼 엉망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오히려 라이트먼의 캐릭터들은 부적절한 농담을 구사하고, 캐릭터들의 동기가 다소 결여되어 있으며, 로맨스에는 원인이 없다. 작품의 그런 성격이 오락 영화, 코미디 장르라는 점과는 별개로 영화를 통해 살아본 적 없는 시대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경험을 불가능하게 했다.
물론 세상에 케빈 같은 남자는 없다. 하지만 능력을 저평가당하면서 가정부와 식당 종업원 일이나 찾아보라는 말을 들어도 괜찮은 여자도 없다. 그리고 이제는 아무것도 모르는 여성 캐릭터가 악마적인 힘 때문에 섹스 심벌 같은 이미지로 변신한 후, 주인공에게 구출되는 연출을 즐길 관객도 별로 남아있지 않다.
그러한 점에서 2016년의 <고스트 버스터즈>가 기존 캐릭터들의 성 반전을 시도한 점은 시대에 발맞췄을 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설정을 새로이 소개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굳이 그러한 시도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이 깔끔한 인상을 준다. 동시에 어떤 농담에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새로운 여성 히어로를 만나는 게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세계관의 대부분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성별만 바꾸는 시도가 이전에 평범한 것으로 여겼던 설정들이 실은 차별적이었다는 점을 짚어내기 때문이다.
멋진 비주얼 이상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점이 새로운 <고스트버스터즈>를 더 특별하게 한다. 리메이크의 의미는 단순히 기존 작품보다 더 높은 완성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그 시대의 관객들과 제작자들이 원하는 바를 반영하기도 한다. <고스트 버스터즈>의 2016년 시사회에 유니폼을 입은 여자 아이들과 오랜 팬들이 함께 모여 배우들과 인사하는 사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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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쳇 베이커' 가 들려 주는 공허한 마음의 재즈
가을 영화 하면, 어쩐지 제목부터 가을인부터 떠오른다. 포스터 부터 가을 풍경을 보여주겠다 작정한 <뉴욕의 가을>이나, 우리나라의 아름 다운 가을 풍경을 담고 있는 <가을로> 쓸쓸한 감성으로 가득 찬 <만추> 그리고 <시월애> (시월(10월)이 아니라 시(時)월(越)이지만) 쌀쌀한 날씨가 시작될 무렵 <시월애>나 <만추>를 떠올리는 이유는 영화의 장면보다 음악 때문이기도 한데, 서정적이고 차분한 선율이 가을의 감성과 잘 어울리기 때문일 것이다. 계절을 음악으로 떠올려보면, 여름이 신나고 통통 튀는 음표로 가득 차 있었다면, 가을은 조금 눅진한 느낌의 재즈 아닐까.
쳇 베이커의 음악과 삶을 다룬 <본 투 비 블루>는 다른 계절보다 가을에 보고 싶은 영화고, 듣고 싶은 음악이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의 음악에서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 고 했는데, 청춘의 음색을 지닌 그의 음악에서는 ‘가을의 차가운 공기’가 베어 있는 듯 하다.
아마 재즈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쳇 베이커의 음악은 한 두곡쯤 들어 보았을 것이다. 영화 <본 투 비 블루>는 에단호크의 아련하고 섬세한 눈빛으로 쳇베이커의 어두운 시절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1966년 이탈리아 교도소에 있던 쳇 베이커를 영화제작자가 꺼내주면서 시작된다. 교도소에서 나왔지만, 마약을 끊지 못하던 그는 마약상에게 심하게 맞고 앞니를 모두 잃고 나서 약물 치료를 시작한다. 그 무렵 제인과 사랑에 빠져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반겨주는 어머니와 다르게, 트럼펫 연주자 였던 아버지는 집안에 먹칠을 하고 있다며 그에게 그만 포기하라고 하는데… 쳇은 제인에게 약물을 끊기로 약속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쳇은 틀니를 끼고 피를 뱉어내며 트럼펫을 연습한다. 어쩌면 트럼펫은 삶의 이유가 된 건지도 모른다. 오디션을 보지만, 계속 탈락하게 되고 불안감 속에서 게으른 천재였던 그가 성실히 애쓰는 모습에 조금씩 회복하고, 작은 무대 부터 차근차근 다시 시작한다.
그리고 쳇은 전성기 시절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재즈바인 버드랜드 무대에 다시 설 기회를 얻게 되는데…제인 없이 공연하게 된 불안감에 결국 마지막에 그는 나쁜 선택을 하고 만다. 영화는 내내 먹먹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외롭고 불안하지만, 영혼을 버려, 나를 부서야 했을까? 그의 짙고 깊은 음악과 대조되는 삶을 떠올린다. 최고라는 타이틀을 위해 약물에 의지해 온 그, 약에 기운으로 연주하는 그의 음악은 완벽했지만, 그 안은 비어 있다.
“천사의 혀로 노래하더라도 사랑이 없다면 시끄러운 심벌즈인 거야. 텅 빈 채로 올라가지 말란 소리야.”
"정교함이 떨어져인지 소리에 개성이 생겼어. 예전의 쳇 같지만 더 깊어."
치밀하고 정교하고 완벽 사람이 되기 보다, 개성있고, 매력이 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좋다고.
영화는 우리에게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잘하고 싶고, 최고가 되고 싶었던 쳇의 마음과, 그를 사랑하 던 사람의 진심어린 조언이 담긴 마음을 생각하며
이 가을 쳇 베이커의 재즈를 들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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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나리 (2021)
* 이 리뷰는 영화 <미나리>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아카데미 6개 부문 노미네이션, <미나리>
지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미나리>는 오늘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도 외국어영화상과 아역배우상 총 2관왕을 차지하며 오스카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그리고 마침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공개날 여우조연상,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하여 6개 부문에 노미네이션 되며 오스카 수상이 허황된 꿈이 아니었음을 보란듯이 증명해주었다. 연초부터 각종 비평가상과 영화제 수상을 휩쓸고 있는 화제작 <미나리>는 도대체 어떠한 이유로 이와 같은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일까.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었던 한인 가정
1980년대, 미국 아칸소 농장의 트레일러로 이사를 온 '제이콥(스티븐 연)'과 '모니카(한예리)', 그리고 부부의 자녀 '앤(노엘 케이트 조)'과 '데이빗(앨런 킴)' 가족은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낡은 트레일러 집 대신 농사 지을 땅을 산 제이콥은 가장으로서 무언가를 해내겠다는 부푼 마음을 안고 있지만, 안정적인 주거생활이 보장되지 않은 환경 탓에 모니카는 앞으로의 현실이 막막하기만 하다. 하루는 집이 토네이도의 위협을 받아 모니카가 큰 불안을 느끼게 되고, 제이콥과 크게 부부싸움을 벌인 끝에 손자들을 돌봐주고 모니카에게 안정을 가져다줄 외할머니 '순자(윤여정)'을 아칸소로 모셔오기로 결정한다.
한국인이지만 미국에서의 삶이 더 익숙한 데이빗은 할머니와 잦은 갈등을 빗게 되고, 이웃 '폴'과 단둘이 농사를 짓는 제이콥의 수확도 녹록지 않다. 데이빗과 순자의 관계가 좋아질 무렵, 순자는 갑작스런 뇌졸중으로 몸을 가누기 힘들어지고 모니카가 견뎌내야 하는 삶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진다. 제이콥은 끝내 수확에 성공하지만, 제이콥의 농사, 데이빗의 심장병, 아이들의 양육, 어머니의 부양에 완전히 지쳐버린 모니카는 현실의 한계를 느끼고 제이콥에게 이별을 고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가족의 관계는 다시 회복되게 되는데...
예상 가능한 플롯, 큰 재미는 없다
개인적으로 <미나리>라는 작품에 거는 기대가 컸다.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 실적이 워낙 좋기도 했고, 극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자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접 감상한 결과 생각만큼 인상이 진한 영화는 아니었다. 1980년대 미국의 한인 이민자 가정에서 발생하는 가족 간의 갈등, 낯선 곳에서 새 출발을 한다는 불안 등을 표현한 여타 비슷한 스토리 구조를 가진 작품들과 뚜렷한 차별점이 없었다. 드라이하게 가슴을 울린 좋은 영화임은 인정하지만, 이렇게까지 극찬을 받을만한 영화인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미나리>에게 이어진 극찬들은 주로 해외 시상식에서 주어졌기 때문에 한인 이민자 가정을 바라보는 미국인들과 한국인들의 관점 차이에 따라 영화에 대한 평가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움의 미학, 클리셰 탈피
<미나리>는 한국인 배우들이 출연하고, 한국어로 대사를 치지만 엄연히 미국영화다. 그렇기 때문에 내용 자체는 굉장히 한국적이지만, 그 스토리의 구조와 촬영 기법, 연출 방식은 상당히 미국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나리>는 굉장히 기이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적인 내용을 갖고도 영화가 진부하지 않게 보일 수 있던 이유는 작품이 추구하는 방향이 절제와 비움이었기 때문이다. <미나리>는 한국 가족영화 특유의 전형적인 전개 방식을 답습하지 않는데, 이 부분이 바로 영화가 호평을 이끌어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미나리>가 한국감독이 연출한 국내 영화였더라면, 뇌졸증에 걸린 '순자'의 죽음과 같은 신파적인 소재로 가족에게 깨달음을 주거나 성장을 이끌어내는 플롯을 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이삭 감독'이 만든 <미나리>는 할머니 캐릭터를 억지 눈물 짜내기 포지션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감동을 강제하지 않는데도, 드라이한 여운을 이끌어내고 관객들로 하여금 각자의 할머니에 대한 추억을 충분히 떠올릴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에 좋은 영화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인물 간의 갈등을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미나리>의 극중 배경인 1980년대는 동양인에 대한 백인들의 원색적인 차별이 만연했던 시기다. 따라서 극에 제이콥의 가족을 괴롭히거나 인종차별적 행동을 가감없이 펼쳐줄 인물이 등장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그렇지만, <미나리>는 그러한 진부한 설정을 따르지 않는다. 교회에서 만난 백인들은 낯선 분위기 속에서 적응을 못하는 모니카에게 친절을 베풀고, 데이빗이 새로 사귄 백인 친구 역시 처음에 호기심 때문에 차별적인 언행을 했을 뿐 후에 친구로 함께 잘 지낸다. 즉, 제이콥의 가족을 제외한 인물 중 악인이라 칭할 법한 인물이 등장하지 않아서 쓸데없는 갈등 비중을 모두 배제하고, 오로지 미국이라는 낯선 공간 속 이방인들이 겪는 내적 갈등에만 주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굉장히 사소한 설정 차이일 수 있지만, 이러한 미세한 부분에서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윤여정의 순자, 그녀에게 열광하는 이유
<미나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존재는 감독도, 영화도, 젊은 배우들도 아닌 배우 '윤여정'이다. 윤여정은 주인공들의 어머니이자 외할머니 '순자'를 연기하며 미국인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K-할머니'의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 캐릭터가 해외에서는 매우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 사실 한국 드라마를 수백 편 봐 오고, 윤여정 배우가 등장한 수십 편의 작품들을 봐 온 시청자 혹은 관객의 입장에서는 '순자' 캐릭터에 왜 이렇게 이목이 쏠리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하지만, <미나리>가 제작된 미국이라는 국가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분명 우리가 보는 시선과 달리 보게 될 지점들이 있을 것이라고 느꼈다.
'순자'는 전형적인 할머니상에서 탈피한 인물이다. 데이빗이 불평하는 것처럼 손자들에게 맛있는 쿠키를 구워주고, 공부를 가르쳐주거나 책을 읽어주고, 다정하게 보살펴주는 일반적인 할머니들의 모습과는 제법 거리가 있다. 순자는 요리도 못하고, 손자들과 함께 화투를 즐기고, 교회에서 십일조를 훔치는 등 일명 날라리 할머니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순자가 나쁜 할머니일까? 순자는 자신의 성격과 방식대로 힘든 처지에 있는 모니카의 가족을 위로하고, 자신과 끊임없이 갈등을 벌이는 손자 데이빗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 이러한 뻔하지 않은 할머니의 캐릭터가 '윤여정'이라는 개성적인 연기파 배우와 만나게 되면서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순자'라는 인물을 그려낼 수 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유수의 해외 영화제 여우조연상을 휩쓸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극의 중심이 되어주는 할머니
극의 중후반부까지 활약을 하다가 뇌졸증을 앓게 된다는 설정으로 비중이 작아지긴 하지만, 순자라는 인물은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캐릭터다. 죽음으로서 가족에게 깨달음을 준다는 신파적 장치의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미 차별화가 되기는 했지만, 순자의 역할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순자는 우선적으로 모니카와 제이콥의 관계를 원만하게 중재해주는 인물이다. 토네이도가 들이닥쳤을 때, 부부싸움의 언성이 최고조에 달하며 관계가 험악해졌지만 순자가 등장하면서 부부관계는 차츰 완화된다. 순자는 모니카 부부뿐 아니라 손주인 앤과 데이빗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창고에 화재를 일으키고 망연자실한 채 허허벌판으로 걸어가던 순자를 잡기 위해 아픈 심장을 뒤로 하고 용기를 내어 뛰는 데이빗은 극 초반의 말 안 듣는 철부지 손자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아픈 심장 때문에 일찍 죽지는 않을까 걱정하던 데이빗에게 따스한 품을 빌려주며 희망을 불어넣어준 할머니로 인해 그가 조금은 변화하고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준 대목이었다.
순자의 영향력은 극의 결말부까지도 발휘된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탓에 쓰레기를 태우다 화재를 일으킨 사건은 제이콥의 전재산이라 할 수 있는 농작물들을 모조리 몰살시킨 대형사고였다. 하지만, 결별을 이야기할 정도로 파국의 단계에 들어섰던 제이콥과 모니카는 오히려 이 대형사고를 계기로 다시 뭉친다. 농사로 꿈을 이루겠다는 제이콥의 막연한 믿음이 무너졌을 때, 가족을 안정적으로 지키고자 하는 모니카의 마음은 더욱 커지고 이는 곧 가족이 흩어지지 않는 계기로 작용한다. 즉, 가족 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이들이 서로를 의지하고, 믿을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준 셈이다.
한예리의 돋보이는 존재감
순자가 극 안에서 내용의 중심을 잡아준 캐릭터였다면, 모니카 역을 맡은 배우 '한예리'는 극중 미국인에도, 한국인에도 그 어느 곳에도 제대로 섞여들지 못한 인물을 연기하며 극의 경계선을 조율하는 역할을 해준다. 즉, <미나리>는 엄연한 미국영화이지만, 한예리가 등장함으로써 이 작품이 완전히 미국영화로 보이지 않게끔 만들어준다. 미국인 감독이 만든 미국영화이지만, 한국인 배우가 등장하고, 한국인 가정의 이야기가 주된 스토리이기 때문에 그저 평범한 미국의 가족영화가 되는 것을 한예리가 끊임없이 경계해주는 셈이다.
적당한 만족감, 어쩔 수 없는 아쉬움
<미나리>는 그 어떠한 갈등이나 주된 사건전개보다 미국이라는 낯선 공간이 가져다주는 큰 불안과 이곳에서 새 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방인들의 내적 갈등이 가장 큰 중심 소재다. 이러한 감정선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바로 모니카다. 극 후반부 제이콥에게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며 한계와 울분을 표출하는 한예리의 연기는 모니카라는 인물이 견뎠을 인고의 시간들이 얼마나 힘겨웠을지를 충분히 드러낸다. 많은 이들이 윤여정이나 아역배우에 연기에 좀 더 포커스를 두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한예리의 존재감이 가장 빛났다고 느낀다.
<미나리>는 한 이민자 가정의 삶이라는 굉장히 사소해보일 수 있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지만, 영화를 통해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보면 분명 잘 만든 영화다. 비슷한 플롯의 작품들을 답습하지도 않았고, 한국영화와 미국영화의 경계선에 있는 듯한 오묘한 분위기를 매력적으로 담아냈으며 배우들의 연기 또한 훌륭하다. 하지만, 현재 <미나리>를 향해 쏟아지고 있는 극찬들에 진정으로 부합되는지는 영 의문이다. 개인적으로도 영화 감상을 마쳤을 때, '정말 잘 만든 영화다'라는 생각보다 '이렇게까지 극찬 받을 영화인가?'라는 생각이 앞섰다는 것은, <미나리>가 준수한 작품 이상의 무언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부한 노선을 탈피하긴 했지만, 그 이상의 신선함을 더하지는 못했다. 인물들의 행동이나 성격, 이민자 가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 모든 게 예상 밖을 벗어나지 않는다. 드라이하다는 게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과연 <미나리>에게 걸었던 기대가 드라이한 만족 정도였을까. 호평일색인 평가들이 왠지 조금은 과하게 느껴진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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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국에서 홀로 자생하는 미나리들에게
다우징 로드를 들는 노인의 뒤를 제이콥(스티븐 연)과 데이빗(앨런 김)이 조용히 따른다. 수맥을 찾아 우물을 만들 예정인 제이콥은 오랫동안 꿈꿔왔던 농장 경영을 위해 가족들과 아칸소로 이사를 결정했다. 병원을 가는데만 1시간이 넘는 변두리에 위치한 집을 본 모니카(한예리)는 심장이 약한 데이빗이 걱정이지만 제이콥은 농장일이 크게 성공할 거라 믿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가던 마음속 앙금은 임계점을 맞아 폭발하게 되고 부부는 쌓인 감정을 서로를 향해 분출하기 시작한다. 부모의 싸움을 멈추고자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이들이 화해의 비행기를 날려보지만 화산같이 폭발하는 감정들에 의해 좌초되고 만다. 치열한 공방이 있은 후 부부는 모니카의 어머니자 아이들의 외할머니(윤여정)를 집으로 모시기로 결정하면서 이야기는 변곡점과 마주하게 된다.
<미나리>와 <페어웰>
<미나리>는 수많은 이들이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낯선 타국의 땅으로 향했던 시절의 한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민과 가족 그리고 정체성이란 소재를 활용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룰루 왕 감독의 <페어웰>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두 작품 모두 봉준호 감독의 호평을 받았다). <페어웰>의 빌리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면서 정립된 정체성과 중국의 뿌리 깊은 관습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데이빗은 할머니가 가족을 찾게 되면서 생전 처음으로 한국의 냄새란 것을 경험하게 된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낯선 것들의 침투 그리고 그 중심엔 언제나 할머니가 있었다.
작지만 강한 미나리
제이콥과 모니카는 열심히 일하면서 가족들을 유지해 나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로 인해 가족이란 공동체에 균열이 가기 시작된다. 위기의 순간 찾아온 할머니에게 데이빗은 “할머니는 할머니 같지 않아요”라는 말을 한다. 어린아이의 철없는 행동이라 치부할 수 있는 말은 영화의 핵심을 관통한다. 데이빗은 미국에서 자란 아이지만 제이콥의 영향으로 인해 한국의 정서를 주입받게 된다. 언제나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서 쓸모 있는 존재가 되라는 아버지의 말을 통해 세상을 보는 데이빗에겐 쿠키조차 굽지 못하는 할머니는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다. 데이빗은 자신 안에 점점 커져가는 할머니의 역할에 대한 의구심을 풀기 위해 계속해서 질문하지만 연배 짙은 할머니의 노련함엔 대적할 길 없다. 그런 데이빗에게 할머니는 넌지시 미나리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미나리는 약이든 요리에든 어디에든 쓸 수 있는 쓸모 있는 존재라고...
<미나리>는 매일 우리 옆에 있는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가족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세상에 자기를 증명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제이콥의 모습이 위선적 일지 모르나 공감 가는 이유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부모님의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이 한국을 넘어 타국에서도 이어지는 현실이 우리에게 큰 아픔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미나리>는 가족이란 개인의 능력을 증명하는데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꼬집는다. 할머니가 뿌린 미나리 씨앗은 낯선 토양과 물에서도 자연스레 숲과 같이 큰 군락을 이룬다. 이렇게 큰 집단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씨 하나하나의 우수성보다 같은 공간에 다 같이 살아갔기 때문일 것이다. 쓸모를 바라지 않고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하는 것, 그것이 바로 가족이라는 사실을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려 한다. 그리고 가족이란 때론 피가 섞이지 않는 우리들의 이웃들에게도 적용된다는 소소한 사실 또한 잊지 않는 배려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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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 Ghostbusters: Afterlife, 2020
영화의 제목만으로 이 영화를 안다는 건 저처럼 나이를 많이 먹었거나 많은 영화들을 봐왔다는 것이겠죠.
하지만, 동명의 노래를 들어보신다면 '어! 이 노래가 이 영화에 나오는 거였어?'라고 깜짝 놀라실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는 84년에 첫 선을 보였고, 89년 2편을 마지막으로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물론, 흥행이 전혀 안되건 아니었습니다. - $296,578,797과 $215,394,738로 각각 제작비를 훨씬 웃도는 성적을 기록했으나 수뇌부의 기준에는 못 미쳤나 봅니다.
그리고 2016년 기존 남성 캐릭터들을 여성으로 바꾸며, '리메이크'를 강행했지만 평가와 흥행이 실패하며 그대로 '유령'이 돼버리고 맙니다.하지만, 이대로 멈추기에는 아쉬움이 컸을 겁니다.
이에 영화는 "제이슨 라이트만"감독을 선임하는데, 특이사항이라면 아버지가 "이반 라이트만"으로 대표작이 <고스트버스터즈>라는 것이죠.
이 소식에 '낙하산'이라는 말도 나오겠지만, <주노>를 시작으로 <인 디 에어>로 "아카데미"의 선택을 받아왔으며, 최근 "샤를리즈 테론"의 <툴리>까지 흥행은 아쉬워도 실력을 인정받은 그이기에 때아닌 기대를 끌어모았는데요.
그렇게, 아들이 만든 시리즈의 3편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으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재밌는 건 평론가의 반응과 관객들의 반응이 상반되는데, 이는 16년 버전과 정반대라는 것입니다.
'과연, 어떤 작품이었는지?' -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의 감상을 한 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누군가로부터 도망치는 한 남성은 황급히 집으로 들어오지만, 끝내 목숨을 잃고 마는데요. 이에 연락을 받은 딸의 가족은 남겨진 그의 집에 들어와 살게 됩니다.
시골이고, 외진 곳에 있는 만큼 지루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던 가운데 '피비"는 집에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감지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물건을 발견하고, 지하실을 찾게 되며 자신의 할아버지가 "고스트버스터"였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내가 누군지 알겠니?
1. 30년도 더 된 영화들을 찾아봐야 하나요?
앞서 말했듯이 이번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시리즈'에 속하는 영화입니다.
이는 즉슨, 고정 관객층들이 있다는 것으로 이런 시국일수록 이런 영화들의 개봉은 불가피하지만 좋은 선택지로 보이나 문제는 전작 <고스트버스터즈>가 1984년에 나온 영화입니다.
그나마, 빠른 최근 작이 89년에 나온 작품이니 빨라도 32년 전에 나온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2016년에 나온 영화가 있지만 이는 전혀 상관없는 작품이 되었으니 이번 <라이즈>를 보려면 30년도 넘은 영화를 찾아봐야 하니 높디높은 진입장벽에 해당 관람을 포기하는 팬들도 존재할 겁니다.
무엇보다 30년이나 넘은 영화인만큼 요즘 같은 매끈한 시각효과를 기대하긴 어렵겠죠.그럼에도, 찾아봐야 할까?
저는 이에 "굳이, 안 보셔도 문제없습니다"라고 말할 겁니다.
이런 이유에는 이번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가 '시리즈'에 속하지만 전작들과의 텀이 길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을 겁니다.
이를 영화에서도 하나의 과거담으로 적용시켜 역으로 "궁금증"을 자아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원동력으로 활용시킵니다.
여기에 어린 주인공들의 성장을 "귀신"과 접목시킨 <그것2017-19>의 사례대로 밟아가니 어색함은 느껴지지가 않아 하나의 작품으로 봐도 무방합니다.2. 그래도, 시리즈를 찾아본다면 달라질 거예요.
다만,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 일부 개연성이 아쉬운 장면들이 있습니다.
극 중 숨겨진 "고스트 트랩"을 발견하는 우연성 짙은 장면이나 보지도 못한 "먹깨비"의 존재와 등급을 유추하는 장면은 그러한데요.
특히, 이번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의 러닝 타임은 124분으로 앞선 107분의 1편과 2편보다 더 많은 분량을 가진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미스플레이"입니다.
이런 이유는 앞서 말한 길어진 시리즈의 텀을 정리하는 것과 새로이 소개할 "피비"와 같은 아이들의 설명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시리즈를 챙겨봤어야 하나?"싶은 후회도 생기겠지만, 이는 예습을 못한 우리의 잘못은 아니잖아요.그래도, 찾아본다면 달라질 거예요.
이렇게, 본다면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다소 평범한 범작에 그치겠지만 앞선 "시리즈"들을 챙겨본다면 흥미로운 영화가 될 겁니다.
앞선 84년 89년에 나온 영화의 분위기는 마냥 어둡지만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귀신"을 소재로 삼았음에도 영화는 내내 코믹스러우면서도 밝은 분위기를 유지했는데, 이를 보여주는 캐릭터가 "마시멜로맨"이죠.
여기에 "먹깨비"의 존재도 사람들을 해코지하는 것보다 먹는 것에 초점을 두었으니까요.
근데, 앞서 <그것>시리즈를 언급한 이번 <라이즈>에서는 그 분위기가 정반대로 흘러나갑니다.3. 기술의 발전에 비례하는 무서움?
영화의 시작과 동시에 펼쳐지는 "유령"과의 추격전과 대결부터 영화는 이전과 다른 다크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런 이유에는 "점프 스케어"와 같은 공포 영화의 방식을 일부 차용한 것도 있지만, 보여주는 비주얼의 발전이 크더군요.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가 "고저"와 '도사견'같은 하수인들입니다.
84년 영화에서는 기술의 한계로 옷과 섬광 효과, 그리고 점토와 같은 질감으로 표현되어 어설픈 감이 없지 않는데요.
이제는 강산도 3번이나 바뀔 만큼 세월이 흘렀으니 그 비주얼들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겁니다.발전하는 기술만큼 무서워진다.
앞서 말했듯이 '도사견'의 모습을 한 하수인들은 그 자체만으로 제법 무섭습니다.
특히, 마트에서 보여주는 추격전은 저라도 "꺄아!"를 극장에서 떠나가라 할 정도로 압도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고저"도 84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물론, 여성의 모습과 남성의 목소리는 외양만으로도 충분히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들 만큼 완벽했으니까요. (이에, '정치적 올바름'도 나오죠)
그런 점에서 이번 <라이즈>에서는 외양에 있어 합격점이나 그 안에 있는 이야기는 84년 영화에서 조금 더 뻗어나가지 못했습니다.
물론, 자신을 봉인한 "고스트 버스터즈"와의 관계가 존재하나 그를 부활시키려던 시장의 이야기는 정작 풀어내지 못했네요.4. 다음 고스트 버스터즈는 언제쯤?
그럼에도,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세대교체"라는 시점에서 바라보면 만족스러운 영화입니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어느 조직이든 "세대교체"는 정말 어려운 숙제인 것이 '나이'를 빌미로 삼자니 당장의 성적이 눈에 아른거리고, 영화나 드라마 같은 미디어는 "로다주가 아닌 아이언맨이 맞나?'라고 팬들의 반발심만 살 겁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다음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을 기대케한다는 것은 이전 16년 작품과는 어떤 차이가 있던 것일까요?무릎을 꿇어 맞춰준다 한들...
이번 <라이즈>와 16년 작품, 모두 전작의 주인공들이 "카메오"로 나오는 것은 맞지만 보여주는 위상은 정반대입니다.
<라이즈>의 경우. 공식적인 후속작인 만큼 악당 "고저"와의 관계부터 보여주는 힘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집니다.
그러나, 16년의 경우. 극의 전개에 아무런 영향도 없는 캐릭터들로 축소되니 두 영화 새로운 주인공들을 위한 의도된 푸시라고 한들 느껴지는 감정은 다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분명히,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이번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일어나라"라는 부제만큼 쓰러진 팬심을 다시 기립시켜주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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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회] 얼어붙은 마음들이 모여서
개봉 | 2025.06.04.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멜로/로맨스
국가 | 중국, 싱가포르
러닝타임 | 100분
배급 | ㈜디스테이션
시놉시스 |
연길에서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나나(주동우)는 휴대폰을 잃어 홀로 고립된 여행객 하오펑(류호연)을 샤오(굴초소)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한다. 다음 날 상하이로 향하는 비행기를 놓친 하오펑은 나나, 샤오와 함께 어울리기 시작하고 그들이 함께한 7일 동안 단단하게 얼어붙었던 세 사람의 세계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난다.
지난 15일,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브레이킹 아이스> 시사회를 다녀왔습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괴물> 등의 감독을 맡았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어떤 영화였는지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노볼을 흔들면 문득
약속들 반짝이며 흩어졌다 눈송이처럼 가라앉는다
그 시간을 한 생이라 부르지 말자
이은규, <스노볼*>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 기대어 쓰다.
영화를 보고 떠오른 시 구절입니다.
<브레이킹 아이스>는 중국 북부의 국경 도시 연길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연길은 몹시 추운 지역이고, 상하이로 가는 비행기도 무척 뜸하죠. 친구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연길을 찾았던 하오펑은 휴대폰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나나, 샤오와 함께 연길에 며칠간 머물게 됩니다. 셋의 관계는 우정과 사랑을 넘나들며 엉키기 시작하죠. 셋은 각자만의 결핍을 안고 있습니다. 하오펑은 정신과에서 걸려오는 상담 전화를 회피하고 있었고, 나나는 과거 피겨스케이팅 선수였으나 부상으로 꿈을 접었으며, 샤오는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일상에 지쳐 있습니다. 아름다운 겨울의 풍경 속에서 이들은 위로와 회복을 경험합니다.
영화는 세 인물의 내면적 고립과 상호 작용을 통해 현대 청년들의 정체성과 소외감을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이들이 머무는 아름다운 겨울의 풍경은 이들의 이야기에 깊이를 더하죠. 앤서니 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즉흥성과 감정의 흐름에 집중하여,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풀어냅니다. 싱가포르 출신의 앤서니 첸 감독은 더운 나라에서 살았기 때문인지 추운 날씨에 대해 풀어보고 싶었다고 배경 설정에 대한 언급을 하기도 했죠.
사실, 영화에서 이야기의 짜임새나 캐릭터의 입체성을 중시하는 분은 이 영화를 통해 큰 울림을 느끼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스토리가 촘촘하다고 느낀다든지, 인물들이 가진 이야기들에 공감이 간다든지 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정동”으로 일컬을 수 있는, 인물들이 감정을 느끼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인물들 사이에 흐르는 정서가 이 영화에선 가장 중요한 지점입니다. 이 감정은 인물들 사이에서 전염되고, 유영하며 관객들에게까지 서서히 번집니다. 이러한 감정의 이동은 배우들의 명연기가 있었기에 가능하기도 합니다.
<브레이킹 아이스>는 “얼음”이라는 메타포를 통해 현대 청년들의 내면적 고립을 그려냅니다. 그리고 상호 작용을 통해 삶의 의미와 연결의 중요성을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저는 해당 영화가 섬세한 연출을 통해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이 영화는 2023년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었으며, 싱가포르의 2024년 아카데미 국제 장편영화 부문 공식 출품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서사보다는 인물들의 감정 그 자체에 깊이 몰입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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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럭키부터 범죄도시2의 베트남 형사 트란까지!
감초연기 전문가 배우 송요셉님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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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Say - dya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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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dise - 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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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 - 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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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love - LiQW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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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 Julian Avi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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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 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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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m Trees (feat. Joey Edwin) - Joakim Kar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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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To Summer - Nekz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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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vly - Joakim Kar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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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After Day - Joakim Kar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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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Sky - 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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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y - Vlad Gluschen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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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 Island - Day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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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Trip - Joakim Kar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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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x - Peyru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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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Life - LiQW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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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lore - LiQW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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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dawn - Vlad Gluschen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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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베놈 2 : 렛 데어 비 카니지> 두번째 30초 예고편
베놈’과 완벽한 파트너가 된 ‘에디 브록’(톰 하디) 앞에 ‘클리터스 캐서디’(우디 해럴슨)가 ‘카니지’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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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없는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20대 청년 타케미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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