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9-09 09:54:15
9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비틀쥬스 비틀쥬스> 개봉 첫 주말 1억 달러 넘겼다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개봉 첫 주에 1억 100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며 흥행 독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데드풀과 울버린>은 2위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비틀쥬스 비틀쥬스>는 한국 박스오피스에서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데요.
개봉 후 누적 관객수 8만여 명을 동원하며 6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박스오피스 1위는 공포와 SF를 결합한
스릴러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차지했고, 푸바오와 사육사가
함께 했던 날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안녕, 할부지>가 2위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는 한국 관객들의 취향이 북미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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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우> - 인공지능 로봇의 학습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인류의 삶은 한 단계 진보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에게 역기능이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인공지능 로봇을 다룰 것인가? 여기 넷플릭스에 타우라는 영화가 있다. 줄리아는 남자들에게 접근하여 금품을 훔쳐 남에게 파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남자가 줄리아를 납치하게 되고 감금을 당한다. 그곳에는 줄리아를 포함한 2명의 인질이 있었다. 이들은 인공지능 로봇들로부터 달아나야 한다. 그런데 인공지능 로봇들을 설계한 엘릭스가 나타나 이들을 도망가지 못하게 가둬두는데 납치를 당해 인질이 된 이들은 과연 무엇을 잘못했길래 피험자가 되었을까? 엘릭스와 인공지능 로봇들로부터 달아날 수 있을까?
"인공지능 로봇이 학습을 통해 발전하게
되어 끔찍한 결과를 낳는다는 영화! <타우>"
하니엘의 주관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세상은 놀랄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가?
타우라는 영화에서 엘릭스가 설계한 인공지능 로봇인 타우는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하인이나 다름이 없었다. 또한 엘릭스가 범죄자들을 납치하여 피험자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죄책감과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로봇의 특징은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단순한 기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허나 인공지능의 놀라운 발전으로 인해 우리의 선입견에 충격을 주고 있다. 타우라는 인공지능은 3번째 시험자인 줄리아로 인해 학습을 하게 되고 엘릭스에게 반항하는 모습도 보인다. 우리가 창조하고 만든 기계의 반란인 것이다. 줄리아도 자신의 부모님에게 학대 당하고 가정폭력을 겪는다. 자신을 창조한 설계자에게 실망하는 모습에서 사람들은 자유를 원한다. 인공지능 로봇도 다르지 않다.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타우에게 세상이란 또 하나의 거대한 세계이다. 우리는 우리를 구속하는 사람들로부터 도피를 하게 된다. 자유라는 목적으로 인해 말이다. 줄리아도 타우를 몰래 학습하게 도와주지만 타우는 엘릭스에게 종속되어 살아간다. 인공지능이 학습하여 자신도 사람과 같은 처지라면 사람은 어떠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까? 사람들도 자신의 선입견으로 인해 자신들이 느끼는 게 진짜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타우라는 인공지능은 엘릭스가 모르는 잠재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바로 학습이라는 것이다. 꾸준히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공지능의 학습력은 더욱 발전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무엇을 배운다는 건 인간이나 인공지능 로봇에게도 더 큰 세상을 바라보게 만드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인공지능의 학습 발달로 인해 머지않아 인간을
초월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을 주는 영화 <타우>"
하니엘의 영화 주관평
※넷플릭스에서 본 영화이고 저의 주관적인 영화 리뷰입니다.
※이미지의 출처는 다음영화입니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하니엘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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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도는 표면에서 찰나의 만남으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왕가위의 영화는 무엇입니까, 가장 먼저 두 편이 떠오른다. <중경삼림>(1994)과 <타락천사>(1995)다. 반드시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타락천사>다. 의외의 선택처럼 보일 수 있겠다. <중경삼림>은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영화지만, <타락천사>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비운의 작품이다. 두 편의 영화는 같은 듯 매우 다르게 느껴진다. 두 영화는 모두 청춘들의 몸부림이 스며든, 홍콩의 중국 반환 직전의 세기말 감성이 물씬 피어나는 90년대를 공유한다. 사실 <중경삼림>엔 경찰 663과 페이의 이야기 뒤에 이어졌어야 할 세 번째 에피소드가 있었다. 하지만 두 개의 에피소드만으로 장편 분량을 충족하자, 왕가위 감독은 후속 에피소드를 덧붙이지 않고 영화를 내놓았다. 그렇게 <중경삼림>에 편입되지 못한 이야기가 <타락천사>의 근간이 된다. 덩그러니 남은 세 번째 에피소드를 각색하고 살을 붙여 만든 영화가 바로 <타락천사>다. 그래서 묘하게 <타락천사>는 태생적 배경에서부터 어딘가에서 떨어져 나온 듯한 소외감과 주변을 배회하는 외로움 따위가 묻어나는 영화처럼 느껴진다.
떠도는 표면
<중경삼림>이 낮의 영화라면 <타락천사>는 밤의 영화다. 대도시의 밤은 언제나 외롭다. 컬러풀한 네온사인의 잔상이 밤거리의 쓸쓸함을 더욱 짙게 만들고, 번화가 주변부에선 마음 둘 곳 없는 영혼들이 술로 밤을 지새운다. 도시가 밤으로 물들어가면 평상시에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이 종종 출현한다. 컴컴한 뒷골목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사람들도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낸다. 이들은 대다수 사회구성원이 쉬거나 자고 있을 때 움직이기 시작한다. 직업이 없이 부유하는 사람들도 밤이 되면 이곳저곳에 기웃대며 나름대로 존재감을 표출한다. <타락천사>의 인물들은 한적한 도시의 밤을 누비는 외로운 방랑자들이다. 마음 놓고 쉴 곳을 찾지 못해 계속해서 떠도는 유령들. 이들의 피상적인 몸부림, 표면적인 움직임은 왕가위의 광각 렌즈 속에 갇혀 진한 고독과 상실 등의 파편들로 형상화된다.
<타락천사>는 불친절하다. 인물의 사연을 펼쳐놓긴 하지만, 어쩐지 관객을 설득하기보다는 인물을 어떻게 바라볼지에만 관심이 있어 보인다. 왕가위가 하는 일이라고는 그저 스치는 인연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자들의 부유하는 떨림만을 포착하는 작업이다. 어쩌면 이런 시선은 미국 독립영화계의 상징인 존 카사베츠의 눈과 맞닿아 있다. 언젠가 왕가위가 카사베츠의 영화를 인상깊게 봤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카사베츠는 <차이니즈 부키의 죽음>(1976) 속 비텔리를 그려낼 때도 이미지의 잔상들과 조명, 인물의 인생관을 펼쳐놓는 듯한 장황한 대사들, 도통 의뭉스러워 보이는 클로즈업을 활용해서 삶의 표면과 심연을 오가는 시선을 드러냈다. 비텔리에게 마냥 몰입할 수만은 없지만, 그의 사연을 보고 있으면 생각이 많아진다. <타락천사>의 인물을 볼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날 것의 감정들이 내게 전해지긴 하지만, 어쩐지 쉽사리 공감하기는 힘든 이야기들. <타락천사>가 <중경삼림>과 유사한 스타일이 묻어나는 영화임에도 지지층이 적은 이유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타락천사'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표출하는 카메라
<타락천사>에는 고독과 불안함, 공허와 갈망, 회상과 아련함, 애정, 사랑, 연민 등이 뒤얽힌 복잡한 감정의 파편들이 흩어져 있다. 이 영화는 시청각적 표현력 혹은 영화 기법으로 빚어낸 전달력 등에 있어서 그 어떤 왕가위의 영화들보다도 직관적이고 강렬한 효과를 유도해낸다. 시작부터 끝까지 광각 렌즈를 피사체(주로 인물)에 들이밀면서, 삐딱한 구도를 통해 프레임 내부를 맴도는 인물의 공간을 왜곡한다. 인물들은 과장되고 뒤틀린 형상으로 주변 공간을 점유한다. 특히나 버스 내부, 단골 술집, 식당 등의 장소에서 킬러와 파트너의 얼굴을 통해 그들의 황량한 내면이 극단적으로 표출된다. 작정하고 도시 주변부 방랑자들의 외로움을 담아내는 영화다. 그러니까 왕가위는 영화를 찍는 순간부터 이미 무엇을 담아낼지, 어떻게 표현할지 계획된 공식 아래 솔직하게 드러내고 가감 없이 표출한다.
킬러와 파트너는 늘 엇갈린다. 작업을 마친 킬러가 비밀 아지트로 복귀하고 휴식을 취한 뒤 다른 작업을 위해 자리를 뜨면, 파트너는 킬러가 머문 자리를 청소하고 정보를 건네는 등 중개인처럼 킬러를 돕는다. 두 사람은 유대감이나 이성 간의 호기심이 아닌 비즈니스로 얽힌 사이이므로, 서로가 맡은 일에만 충실하면 잘 맞은 부품이 쉼 없이 돌아가듯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파트너는 킬러를 마음에 품게 되고, 더는 엇갈림을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킬러는 얼굴을 보자는 그녀의 요청을 거절한다. 일과 감정이 섞이면 골치 아파지기 때문이다. 킬러와 파트너는 모두 각자의 사정과 나름의 사연으로 고독에 파묻힌다. 파트너의 수음 행위가 적나라하게 프레임에 두 번째로 담기는 신을 떠올려 보자. 이 장면은 킬러와 베이비(염색한 여자)가 같이 있는 모습 이후 제시된다. 이때 왜곡된 구도 및 광각 렌즈, 음악을 통해 킬러와 엇갈리기만 하는 파트너의 상황과 그녀의 참담한 심리를 아주 짙은 고독감으로 환원한다. 시작부터 광각으로 프레임을 구획하던 왕가위의 카메라는 숨김없이 인물의 표면과 심리를 함께 포착하고 드러낸다.
'타락천사'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찰나의 만남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짙은 고독에 신음하는 <타락천사>의 무드는 하지무가 나오는 에피소드로 인해 살짝 달라진다. 킬러와 파트너, 하지무와 아버지, 킬러와 베이비, 하지무와 찰리의 에피소드가 뒤섞이다가 마침내 영화는 파트너와 하지무가 만나면서 끝으로 향한다. 하지무는 아버지를 잃고 찰리를 떠나보냈으며, 파트너는 킬러를 잃었다. 광각 구도에 갇힌 파트너의 뒤에 피를 흘리는 하지무가 있다. 상처받은 두 사람은 상실과 고독을 잠시 뒤로하고, 같이 오토바이에 몸을 맡긴다. 왕가위는 마지막에 두 사람을 이어준다. 상실의 흔적, 고독을 지우려는 몸부림, 오토바이 등이 두 사람 사이를 매개하면서 두 사람의 조우는 아슬아슬하게 잠시나마 지속된다. 인물 간의 만남이 짧게나마 유지되는 이 순간이 <타락천사>뿐만 아니라 왕가위 영화에선 특히 중요하다. 영원한 이별이나 영원한 만남은 없다. 우리가 <타락천사>에서 포착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건, 어지럽게 흩어지다가도 문득 정신을 차리면 어느새 얼굴을 맞댈 수 있는 아주 잠깐의 순간들이다. 따라서 터널을 빠져나오는 마지막 쇼트에서 카메라의 시선은 오토바이를 타는 두 사람을 영원히 담지 않고 하늘로 향한다.
하지무는 <중경삼림>의 경찰 223과 묘하게 겹친다. 모든 것에는 유통기한이 있다는 말을 뱉는다든가, 파인애플 통조림에 관한 에피소드라든가. 223과 하지무를 연기하는 배우가 같다는 점 또한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만, 소소한 재미를 준다. 그렇다고 두 영화를 매개하는 이런 요소들을 가볍게 흘려보내기에는 어딘가 아까운 구석이 있다. 두 영화는 사실 한 편의 영화로 기획됐었다. 경찰 223과 마약 밀매상의 관계가 삐삐로 인해 강화됐던 것처럼, 하지무의 캠코더에 담긴 영상을 통해 아버지와 아들의 유대가 강화되는 듯 보인다. 이때 인물과 매개물 사이의 실질적인 만남은 찰나에 불과하지만, 삐삐 속 목소리와 캠코더 속 영상은 휘발되지 않고 남아 있다. 게다가 파트너와 킬러는 단골 바의 주크박스 속 음악(망기타[忘記他])에 의해 매개되기도 한다. 음악은 인물이 바를 떠난 뒤에도 계속 필름에 남아 킬러와 파트너의 상황적인 괴리를 강조하고 있다. 형식과 내용의 경계를 짓이기는 기묘한 매개가 펼쳐진다.
어쩌면 이 영화는 찰나의 만남을 매개하는 것들에 관한 영화가 아닌가. 하지무가 끊임없이 제공하는 아이스크림 덕분에 장발 남자의 가족이 한데 모여 잠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가족이 다 모여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짧은 시간은 아이스크림이 만들어낸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 이렇듯 클로즈업과 왜곡된 앵글을 동원하는 뒤틀린 표면의 탐닉은 피상적인 조우의 순간들과 스치는 만남을 담아내다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휘발되는 순간들을 매개하는 몇몇 요소들이 이 영화를 표면과 심연을 넘나드는 매력적인 텍스트로 가공하고 있다. 왜곡된 듯한 표면적인 움직임과 심연 어딘가의 보존된 추억, 잊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매개물을 통해 공존할 수 있다. 그래서 순간을 가두려는 스텝 프린팅 기법이 왕가위의 영화에서 자주 쓰이는 게 아닌가. <타락천사>는 그 표면과 심연을 오가는 움직임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영화다. 스쳐가는 만남이 자아내는 자그마한 위안과 추억들을 잠시나마 머금으려는 솔직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원한 낭만도, 영원한 고독도 없이 오로지 찰나의 마주침에서만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이게 바로 <타락천사>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타락천사'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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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소녀가 자란다
이번 주말 태풍 링링이 왔다.(이 글의 초안은 2019년 9월에 작성 됐다.) 집 안에 틀어박혀 잠옷도 안 갈아입은 채로 커피를 내리고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연주하는 프로코피예프와 창 밖의 바람 소리를 동시에 들었다. 몇년에 한번 꼴로 유난히 많은 피해를 남기는 이 9월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얼마나 청명하고 맑은 가을 하늘이 되어있을지 상상한다.
가을은 아무리 생각해도 여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관문 같다. 매년 느끼지만 겨울은 깔끔히 사라지지 않고 3월이고 4월이 될 때까지 차가운 바람으로 길게 꼬리를 드리우며 물러가는데, 여름은 하룻밤을 기점으로 언제 그런 계절이 있었냐는 듯 자취를 감춰 버린다. 그래서 어느 날 현관문을 열었을 때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살갗을 때리면 허망한 기분마저 든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갖은 수를 다 쓰며 한 분기를 살다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해야 갑자기 그 계절을 그리워하며, 여름이 어떤 의미였는지 차분히 돌아보게 된다.
사람들은 저마다 계절에 대해 총체적 감각을 버무린 하나의 이미지로 기억한다. 나에게 몇년 전부터 여름은 영화 <콜럼버스> 속 계절이었는데, 오늘은 거기에 <벌새>까지 더해졌다.
<콜럼버스> 속 케이시는 고향인 콜럼버스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떠나고 싶어한다. 콜럼버스의 모더니즘 건축물들을 사랑하고 아직은 자신이 엄마를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도시에서의 삶이 얽매여 있는 것인지 자신이 선택한 것인지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 답답하기도 하고 괜찮기도 한 일상 속에서 그녀는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진을 우연히 만나며 새로운 기회를 마주치게 된다. 가족, 현재의 일상, 지나온 삶들과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고민하는 두 사람은 푸른 잔디밭과 울창하게 잎사귀를 드리운 나무 아래에서 사리넨의 건축물을 바라본다. <콜럼버스>는 두 주인공 케이시와 진이 각각 선택을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성장 서사인 동시에, 두 사람이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선택을 격려한다는 점에서 버디 무비이기도 하다. 두 동료는 뜨거운 여름의 열기와 쏟아지는 장대비를 머금고 있는 콜럼버스의 녹음 속에서 앞을 향해 나아간다.
<벌새> 속 중2 은희의 여름은 1994년 대치동이 무대다. 은희는 보편적이고 평범한 소녀다. 미도상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부모님과 언니와 오빠와 대치동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 보편적인 은희의 이야기는 가능한한 아주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묘한 향수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나는 은희처럼 흰 반팔 블라우스와 체크 치마로 구성된 여름 교복을 입고, 머리는 학칙에 맞춰 단발로 자르고 발목을 덮는 흰 양말과 장식이 없는 검은 구두를 신고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영화에 나온 진선여중과 대청중을 졸업한 친구들과 함께 고등학교를 다녔고,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에는 미취학 아동이어서 기억이 희미하지만 동시에 삼풍 백화점과 세월호라는 사회적 비극의 간접 목격자다.
은희의 구체적인 일상은 그래서 비슷한 시대를 지나온 이들의, 그리고 그 나잇대를 지나온 모두의 성장 이야기다. 영화의 끝에서는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고, 춘추복을 입은 여러 소녀들의 얼굴이 비춰진다. 10대 소녀들에게 세상은 어떤 존재일까. 이해할 수 없고, 폭력적이고, 갑갑하지만 때로는 숨통이 트이는 순간이 있고, 즐겁고 행복하고, 그러다 또 갑자기 비극적이기도 한 세상. 비단 10대 소녀들에게만 그런걸까? 대학생인 영지에게도, 아이를 셋 낳은 숙자에게도, 여전히 세상은 그런 곳이다. 살아남은 우리는 그렇게 복잡한 세상을 응시하며 자라간다.
누군가는 여름을 축제의 계절로 기억할지도 모른다. 여름밤의 낭만이나 해변의 불꽃놀이로 기억할지 모른다. 케이시와 은희처럼, 나에게 여름은 도시의 녹음 속에서 차분하게 주시하는 계절이다. 자신을 주시하고 세상을 주시하는. 뜨거운 햇빛과 숨막히는 수분을 양분삼아 소녀들은 나무처럼 가만히 자라난다. 계절이 바뀌면서 햇빛은 한층 기울고 습도는 사라진다. 갑작스러운 찬바람에 당혹스럽고 허전한 기분이 들면 그제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여름 사이 우리의 키가 한뼘 자라있음을.
* 본 콘텐츠는 브런치 Good night and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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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주말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보내셨나요?
마블스튜디오의 대작 '이터널스'가 개봉한 가운데,
어김없이 매주 한주의 주말 박스오피스를 알아보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11월 5일, 6일, 7일의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와 관객 수를 알아보겠습니다.
그럼 11월의 둘째 주,
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시작해볼까요?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이터널스>(NEW)
▶드디어 11월 3일 베일을 벗은 <이터널스>이 단숨에 주말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주말 동안에만 무려 100만명이 넘은 1,138,557명의 관객 수를 동원했으며, 누적관객 수는 160만명입니다.
이 기록은 올해 국내 상영된 작품 중 개봉 첫 주 최고 흥행 기록인데요.
이 기록은 올해 외화 최고 흥행작인 '블랙 위도우'와 같은 개봉 나흘째 1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개봉 첫 주 누적 스코어는 '블랙 위도우'(136만5천여명)를 뛰어넘었습니다.
지금 극장가는 <이터널스>개봉에 힘입어 극장가를 찾은 관객도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요.
전주(58만8천여명)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138만5천여명으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2위. <듄>(▼1)
▶주말 박스오피스 2위는 전 주 대비 1계단 하락한 드니 빌뇌브의 <듄)이 차지했습니다.
<듄>은 같은 기간동안 12만여명의 관객 수를 동원했으며, 누적 관객 수는 999,660명입니다.
이번 주는 누적관객 수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터널스>의 독주가 계속 예상되는 가운데 <듄>의 박스오피스 상위권도 유지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3위.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1)
▶주말 박스오피스 전 주 대비 한계단 순위하락한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입니다.
줄줄이 할리우드 대작이 개봉하는만큼 박스오피스 순위는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말동안 4만명이 넘는 관객 수를 동원했고, 총 누적관객 수 이제 2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이터널스>의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추이를 보면
여성 40%, 남성 60%로 남성 관객들이 더 많은 비율로 관람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연령대 별로는 30대 비율이 39%로 가장 많이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다음으로는 20대가 3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대와 30대를 합친 관람비율이 76%로 <이터널스>의 주 관람 연령층은 20,30대 젊은 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씨네픽 이벤트 참가자분들이 예상한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는 어땠는지 확인해보록 할게요!
씨네픽 이벤트 참가자의 20,30대 비율은 79%에 가깝습니다.(20대-37%, 30대-42%)
20대가 예측한 <이터널스>의 주말박스오피스 스코어는 1,030,870(오차범위-107,687)명이며
특히 구체적으로는 26~30세의 여자 참가자들이 예측한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는 1,156,264(오차범위 -17,707)명으로 높은예측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씨네픽은 11월 5일~7일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관객수)를 예측하고 정답자분들에게 상금을 드리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이번 회차에서 또한 참여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총 상금이 커지는 특별 이벤트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이터널스>의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를 예측해주신 우승자는 1,140,000명으로 예측해주셨습니다.
오차범위 1,042명이며 우승상금은 157,320P입니다.
씨네픽 박스오피스 스코어 이벤트에 참여한 모든 분들과 정답자분께 축하의 말씀드립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이벤트에 많이 참여해주시고, 꼭 상금 받아가시길 바랍니다! :)
4위. <고장난 론>(▼1)
▶주말 박스오피스 4위는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고장난 론>이 차지했습니다.
<고장난 론>은 주말동안 33,890명의 관객 수를 동원했으며 총 누적관객 수는 13만명을 돌파했습니다.
5위. <바다 탐험대 옥토넛: 육지수호 대작전>(▲1)
▶주말 박스오피스 5위는 <바다 탐험대 옥토넛: 육지수호 대작전>이 차지했습니다.
할리우드 대작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주말동안 6,400명을 동원했습니다.
지금까지 총 2만명에 가까운 누적관객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아무래도 전주대비 극장가를 찾으신 관객분들도 많으시고, 가족 단위로 찾아주신 분들이 많아서 5위를 차지할 수 있지 않았나 판단됩니다.
<바다 탐험대 옥토넛: 육지수호 대작전>은 바다 폭풍에 휩쓸린 옥토넛은 우연히 사막에 상륙하면서 벌어지는 일로 ‘옥토 요원’으로 새 친구 ‘포니’가 합류하고,
옥토포드 조종사 ‘대쉬’는 새로운 탐험선 ‘옥토레이’에 탑승해 사상최초 육지수호 대작전을 펼치는 이야기 입니다.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북미기준 11월 5일 개봉한 <이터널스>가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에만 무려 $71,000,000(한화 약 841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2위는 전 주 대비 1계단 하락한 <듄>입니다.
주말동안 $7,620,000(한화 약 90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지금까지 총 누적 매출액은 한화로 약 994억원입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역시 <007 노 타임 투 다이>와 <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가 여전히 상위권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미기준 10월 1일 개봉하여 어느덧 개봉한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총 누적 매출액 $197,007,635(한화 약 2,334억)을 돌파했습니다.
씨네픽이 준비한 11월 둘째 주의 박스오피스 순위와 스코어 분석 시간은 여기까지입니다.
재밌게 보셨나요? :)
다음 주도 더욱 유익하고 재밌는 콘텐츠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오늘은 비가 오고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비 오는 날씨가 끝나면 정말 추워진다고 하는데요.
여러분들 모두 감기조심하시고, 한 주 동안 건강하세요!
안녕~~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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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13구, Les Olympiads (2021)
자크 오디아르 감독
“사랑이든 인생이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화를 내든 울든 너의 틀을 벗어나서 비로소 찾게 되는 너의 자리가 좋은 거야.”
회색 빛의 집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뿜어낸다. 그 안에는 누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어떻게 사랑을 나누고 있을까?
에밀리와 카미유.
이 영화의 제목은 파리 외곽 비즈니스 지구인 라데팡스(La Défense)와 비슷한, 파리 외곽 주거 지역인 13구 (13th arrondissement) 를 뜻한다. 위키피디아에서 찾은 파리 13구의 에스플러네이드, 영화의 주인공인 중국계 프랑스인 에밀리가 거주하고 일하는 차이나 타운도 있다고 써있다.
영화의 시작은 수많은 집들을 보여준다. 입체적인 사각 면체 안의 수많은 방들, 쓸쓸한 집들에게서 번져 나오는 외로움들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그저 시간만 흐를 것 같은 공간들 속에서, 구슬픈 목소리로 중국어 노래를 부르는 에밀리의 나체가 눈에 들어온다. 에밀리와 카미유는 룸메이트로 만났고, 처음 만난 날부터 즉각적인 육체 관계를 가진다. 박사 학위를 준비하면서 학교 선생일을 하는 카미유는 일에서의 스트레스는 ‘격렬한 섹스’로 풀어낸다고 에밀리에게 말한다. 파리 정치 대학을 졸업하고도 OTT 스트리밍 멤버십 가입을 권유하는 콜센터에서 일하는 에밀리는, 사실은 어딘가 조금 부서져 있고, 사랑과 자유 – 가족으로부터의 완전한 자유-를 꿈꾸는 여자다.
그녀는 섹스를 할 때만, 자유롭고 행복해 보인다. 그녀에게 그것은 세상에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행위인 것 같고, 그녀가 가장 그녀 자신일 수 있는 순간인 듯하다. 그러나 카미유와 에밀리의 관계는, 카미유가 다른 여자친구인 스테파니를 집에 들이면서 틀어진다. 스테파니에게 집세를 내라는 둥, 카미유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둥 하며 이간질을 하던 에밀리는, 카미유에게 화가 난 감정을 주체 못하고 일할 때 그것을 풀어내고 만다. 성적인 뉘앙스로 고객 응대를 했다는 것을 빌미로 회사에서 잘리고 만 에밀리. 설상 가상 카미유도 집을 나가 버려 그녀에게는 수입원이 사라진다. 그렇게 에밀리에게는 ‘어쩌면 필요했을지도 모를’ 변화의 시기가 찾아온다.
다음으로 등장한 엠버 스위트. 그녀는 화상 채팅으로 자신의 ‘성’을 팔고 있다. 동시에 30대 초반에 법대생으로 파리에 온 노라가 등장한다. 고향에서의 아픈 기억을 뒤로 하고 홀로 서기를 하기 위해 대학의 문을 두드린 그녀는 그러나, 신입생들과 어울리기 위해 참석한 파티장에서 쓴 금발 가발 때문에, 포르노 모델인 엠버 스위트와 동일 인물로 오해를 받고 만다.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공공연히 그녀에게 야유를 보내고, 그녀는 휴학한 뒤 원래 했던 일인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자 카미유가 친구 대신 운영하던 사무실에서 그와 처음 만난다.
여자를 좋아하는 카미유가 능력있고 매력적인 노라를 그냥 두지는 않는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에밀리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보는 카미유의 문자에, 가능한 한 모든 욕을 섞어서 답변하는 에밀리. 그와 만나는 자리에서도 뻔뻔하게만 구는 그녀. 하지만 카미유는 그녀에게 노라와의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에밀리 또한 새 직장인 중국 레스토랑의 동료 웨이트리스들에게 알아낸, 데이트 매칭 앱에서 만난 남자들과의 잠자리 이야기를 한다. 업무 시간에도 잠시 집에 가서 그 행위를 하고 돌아오는 그녀는, 누구보다도 자유로워 보인다. 치매로 요양원에 있는 할머니의 유산인 집에서, 카미유라는 룸메이트가 없이 살았던 에밀리는 일과 집에 눌려 박제된 사람처럼 매일을 살던 그런 여자였다. 카미유와의 일들이 없었다면, 그런 자신의 인생에 화를 내는 일도, 섹스에 눈뜨는 일도, 사랑을 찾으려 하는 노력도 하지 않았을 것만 같은데. 노라에게 일어나는 변화도 다르지 않다.
학교에서 야유를 당한 노라는 직접 자신과 닮았다는 포르노배우 엠버 스위트와 유료 채팅을 시작한다. 그녀에게 돈을 주면서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노라, 야동 사이트에서조차 정직하게 자신의 본명을 쓰는 노라에게 엠버 스위트도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털어놓고, 둘은 개인 스카이프 계정을 통해 일상의 이야기를 하는 친구로 발전한다. 노라는 또, 카미유와 정기적인 성관계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큰 재미를 느끼지는 못하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중국인 고객의 통역을 위해 부동산 사무실에 들른 에밀리를 보고, 노라는 깨닫는다. 카미유에게 필요한 그녀는 노라 자신이 아니라는 걸.마음이 헛헛하고 추울 때, 매일이 그냥 어제와 같을 때, 나를 둘러싼 것들이 답답해 견딜 수 없을 때, 그럴 때. 섹스는 그저 내가 있는 곳을 확인할 수 있는 행위일 뿐일 때. 다들 어딘가의 자기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걸 하지만 그걸 뛰어넘을 수 있는 것 또한, 큰 용기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이 셋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까. 그게
‘일’ 외에 ‘사랑’이라면, 방법이 섹스만이 아니라면,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할 수 있을까?
포스터 카피가 인상적이다. 서울도 파리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미디어가 발달한 만큼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온라인/오프라인 구분이 명확하다.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하는 건, 내가 서울을 난 10년 전보다 더더욱 어려워 보인다. 오랜만에 들른 서울에서 이 영화를 보며 감명 깊었던 것은, ‘아직 포기를 모르는’ 에밀리의 절제 없는 매력. 어디로 튈 줄 모르지만 자기 자신은 명확히 알고 있는 그녀의 당찬 모습이었다. 파리 13구 차이나 타운 어딘가에서 살고 있는 디아스포라가 찾아가는 파리에서의 사랑 이야기. 단조로운 듯 해도 감각적인 Rone 의 음악이 영화와 잘 어울린다.
영화니까 비로소 가능했던 이야기일까? 나의 관점에서 에밀리와 노라, 엠버와 카미유는 모두 닮아있다. 그저 외로운, 사랑을 원하는 사람들일 뿐이다. 현실에도 수많은 에밀리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대부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이 계절이면 좋겠다.
..메마른 감성의 봄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한 시사회를 바탕으로 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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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데일리] 〈라라랜드〉만큼 매혹적인, 어쩌면 더 진득한
치코와 리타/Chico & Rita
Spain, UK | 2011 | 93min | DCP | Color | Animation
'제천 리와인드' 섹션
1948년 쿠바 아바나. 재능과 야심을 가진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치코는 어느 클럽에서 노래하는 리타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치코의 적극적 구애로 팀을 이룬 두 사람은 차차 명성을 얻고, 리타가 뉴욕의 연예기획사 사장의 눈에 들어 미국에까지 진출한다. 리타가 점점 스타가 되어가면서 두 사람은 종종 어긋나지만 끝내 노년이 되어 재회한 후 못다 한 사랑을 나눈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서로를 향한 사랑이 끈적하게 얽혀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사랑이 엇갈리고야 마는 순간의 안타까움을 탁월하게 포착한다는 점에서, 〈치코와 리타〉는 자신보다 4년 늦게 개봉한 〈라라랜드〉와 닮은 데가 있다. 그러나 개인적 취향을 전제로 하자면, 내게는 〈치코와 리타〉가 더 매력적이었다.
먼저 영화의 시공간이다. 1948년 리타를 처음 만난 후, 우여곡절 끝에 치코가 다시 쿠바로 돌아오는 건 1959년 이후로 보인다. 쿠바 혁명(1959)에 들뜬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즉 치코와 리타의 사랑과 음악은 1950년대 쿠바 아바나와 뉴욕을 오가며 연속되고 단절된다. 혁명을 앞둔 쿠바와 인종차별이 횡행하지만 아메리칸드림 역시 가능하던 시절의 뉴욕, 두 공간이 만들어내는 역동적 긴장은 두 사람의 이야기와 어우러져 긴장감과 몰입감을 증폭시킨다. 재즈를 비롯해 쿠바의 음악인 맘보와 콩가가 대세인 1950년대 뉴욕에서, 검은 피부를 가진 두 남녀가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설정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낭만적이다. 눅진한 OST 목록과 두 사람의 진득한 사랑 이야기는 이 낭만적 기대를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무턱대고 낭만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의 사랑과 음악을 한껏 부풀린 영화의 시공간은 동시에 비극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기서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이 피어오른다. 치코와 리타가 뉴욕으로 떠난 이후부터, 아니 어쩌면 아바나에서부터, 두 사람은 자기 삶의 온전한 주인인 적이 없었다. 사랑과 음악의 중요한 순간마다 늘 외력이 개입해 두 사람을 흩어놓았기 때문이다. 치코를 두고 리타만 뉴욕에 데려가는 기획사 사장, 치코와 리타가 각각 라틴계 남성과 여성으로서 겪은 무시와 착취, 사업적 성공을 위해 두 사람을 어떻게든 떨어뜨려 놓으려는 주변인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체념한 채 돌아간 혁명 이후의 쿠바에서조차 재즈가 ‘제국주의 음악’이라는 이유로 연주하지 못하는 치코……. 치코와 리타의 음악과 사랑이 꺾이고 흔들리는 이유가 그들 자신의 문제가 아닌 두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의 개입 때문이라는 점은 이들의 엇갈림에 대한 안타까움을 배가한다. “미래 같은 건 의미 없어. 내가 바라는 건 다 과거에 있거든.” 리타의 이 말은 자기 삶의 주인이기를 부정당한 두 사람의 비애를 대변한다. 꿈 말고는 가진 것 없던 과거는 빈곤하지만 풍요로웠고, 이 풍요로움을 원천으로 치코와 리타는 사랑과 음악의 모험을 감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풍요로움이 소진되었을 때, 두 사람은 스러졌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가 되어버린 영화 속 시공간처럼.
치코와 리타가 50여 년 만에 재회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영화의 결말은 다소 판타지처럼 느껴진다. 차라리 두 사람이 간절히 추구했으나 실현되지 못한 낭만을 ‘실패’한 상태로 남겨두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 실패의 아련함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품은 아름다움을 거듭 곱씹을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그러나 이런 결말은 치코와 리타, 두 사람에게는 조금 가혹할지도 모른다. 더 이상 음악을 하지 않고 길거리에서 구두를 닦으며 생계를 유지하는 치코와 원치 않는 방식으로 은퇴한 후 허름한 모텔에서 청소 일을 하며 살아가는 리타에게 두 사람이 함께했던 과거는 어떤 식으로든 완결될 필요성이 있다. ‘비현실’적이라도, 두 사람에게는 기나긴 슬픔 끝의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
〈치코와 리타〉는 24회 유럽영화상을 비롯해 스페인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고야상(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고, 제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주년을 맞이하는 이번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는 이전 영화제에서 사랑받은 작품을 다시 한번 선보이는 ‘제천 리와인드’ 세션에 선정되었다. 진득한 쿠바 음악과 남미 특유의 생기 넘치는 문화, 1950년대의 아바나와 뉴욕이라는 매력적인 시공간을 배경으로 두 연인이자 음악가의 상승과 하강을 낭만적으로 버무린 이 영화를, 부디 많은 관객이 다시금 큰 스크린에서 만끽하기를 바란다. 낭만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을 아주 깊은 곳부터 적셔줄 영화다.
*〈치코와 리타〉 상영 정보 및 예매 페이지
-9월 7일(토)/9:00~20:33/제천의림지자동차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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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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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문제아’ 위에 나는 ‘교장’ 있다!
꿈도, 배우고자 하는 열의도 없던 학생들이 모인
그곳에 날라리 교장선생님이 부임했다!
이상한 탈을 쓰고 등교하는 건 기본이요,
점심시간마다 학교를 가득 채우는 버스킹에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리는 교장실까지!
“공부를 포기했다고 인생도 포기한 건 아니야!”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선생님과
그 안에서 인생의 목표를 찾아가는 아이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날라리 교장쌤의 특별한 ‘인생수업’이 시작된다!
공부보다 중요한 ‘진짜 인생’은 지금부터!
오늘도 신나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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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웬디> 메인 예고편
‘피터팬’ 탄생 110주년 기념,
새로운 주인공, 새로운 시각의 All New ‘피터팬’!기찻길 옆, 작은 식당이 세상의 전부인 소녀 ‘웬디’는
내면에 차오르는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매일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피터’가 나타나고
‘웬디’와 쌍둥이 형제 ‘더글라스’, ‘제임스’를 이끌고 여정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로 어른이 되지 않고 영원히 어린이로 살 수 있는
신비로운 섬에 도착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