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4-09-18 18:08:41
이것은 제사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 <장손> 리뷰
SYNOPSIS.
3대 대가족이 모두 모인 제삿날 일가의 명줄이 달린 가업 두부공장 운영 문제로 가족들이 다투는 와중, 장손 ‘성진’은 그 은혜로운 밥줄을 잇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설상가상 갑작스레 맞닥뜨린 예기치 못한 이별로 가족 간의 갈등은 극에 달하는데…
핏줄과 밥줄로 얽힌 대가족의 70년 묵은 비밀이 서서히 밝혀진다!
POINT.
✔️ 익숙한 한국 가족 관계, K-유교 문화와 제사와 명절 이야기...를 어떻게 이렇게 잘 풀어냈나 싶을 만큼 섬세하게 풀어내는 영화
✔️ 그리고 그보다 더 깊은 이야기까지 당신을 데려갈 영화. 볼 때도 좋았는데 보고 나서도 자꾸 떠올라요.
✔️ 연기 경력이 어마무시한 배우들이 더없이 자연스럽게 펼치는 가족 연기 (정말 명절 풍경 같아서 사람에 따라서는 트라우마가 올라올 수 있을 정도...)
✔️ 작년도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수상작으로 이미 인정 받은 영화
✔️ 개인적으로는 올해의 한국영화로 손꼽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와중에 매우 아름답고 섬세한 로케이션과 미술! 촬영이 정말 아름다우니까 꼭 극장에서 보아주세요.
*아래 리뷰에는 <장손>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후에 읽어주세요.
영화 <장손>은 얼핏 제사와 명절 풍경, 그 안에 얽히고설킨 가족 갈등을 다루는 영화처럼 보인다. ‘장손’에 대한 조부모 대의 굳건한 믿음이 손녀에게는 분배되지 않는 모습, 차분하게 굄돌처럼 역할을 다하는 며느리와 큰소리만 뻥뻥 치는 아들, 큰 재산 없이 부모 곁을 지키는 큰딸과 ‘부잣집 며느리’가 되어 느지막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작은딸의 역할 차이 또한 더없이 익숙한 풍경이다. 영화 <이장>을 비롯해 우리는 이런 가족 드라마에도 꽤나 익숙해져 왔다. 지고지순 금슬 가족애 이런 단어들 아래서 누군가에게는 안온함을 또 누군가에게는 숨이 턱 막히는 시간을 안기는, 원앙 금침 같은 이 한국식 가족 관계.
연기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펼쳐내는 초반부는 그야말로 명절 풍경 그 자체이고, 아직 철없는 ‘장손’을 포함해 적당히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두 노인은 두부 맛에 깐깐하게 굴고, 장손이 나타나니 그제야 에어컨을 켜거나 제사 시간을 바꾸는 (노인들로서는) 못마땅한 행위마저 은근슬쩍 눈감아 줄 만큼 익숙한 공기를 내뿜는다.
그 익숙한 풍경 안에는 유머러스한 장면만 있지는 않다.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아버지의 고성 뒤로, 할머니는 익숙한 듯이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한글로 쓰는 연습을 흥얼흥얼 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인 눈에는 다소 그로테스크해 보일 수도 있는 이런 장면들이, 가족 안에서는 적당히 넘어가진다.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던 아버지를 장손은 괴로워하지만, 어머니는 지긋지긋할 만큼 익숙한 솜씨로 이불을 가지고 내달려 오고, 할머니는 베개를 놓고 선풍기를 돌려 놓는다. 어둑한 집안, 가족이기에 그 태연함이 이해되는 장면이다.
기실 가족 관계란 절대 단편적인 색깔로 칠해질 수 없다. 완벽한 인간은 없으니, 인간과 인간이 맞부딪는 순간 또한 완벽할 수 없기에. 오랜 세월을 머금은 관계는 어디에선가 반드시 삐걱이기 마련이고, 사건은 각자에게 다른 생채기를 남기고, 다르게 기억되고 해석된다. 가족 간에는 그런 사건이 지근거리에서 너무 많이 쌓이기 때문에, 복잡다단한 감정이 실꾸리처럼 돌돌 말려 그 끝을 파악하기 어렵다. 대충 애증이라고 눙치고 지나가기 쉬운 관계 속 감정이나 사건들을, <장손>은 훌륭한 솜씨로 풀어낸다. 기나긴 대하소설을 읽으며 파악할 법한 정보들을 잘 녹여내어, 한 가족의 전사를 관객이 쉽게 파악할 수 있게끔 잘 풀어냈다.
영화의 결이 뚝 바뀌는 것은 할머니의 죽음 이후이다. 마치 배우 이정은의 얼굴이 영화 <기생충>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뚝 갈랐던 것처럼, 배우 손숙의 얼굴이 담긴 영정 사진이 불에 오그라들면서 <장손> 또한 제사와 갈등 이면으로 관객을 깊이 데려간다.
이전에도 자식들은 서로 처한 상황이 달랐고 이해 관계도 달랐지만, 할머니의 죽음 이후 아버지-고모의 갈등을 주축으로 이해는 더욱 멀어져 간다. 다만 영화 <괴물>의 경우와 달리, 보면서 진실이 무엇일까 궁금해지지 않는다. 세상에는 흑 혹은 백으로 명확하게 정리되는 문제보다 입장의 차이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문제가 훨씬 많고, 가족 관계 안에서는 특히 그러하기에. 증조부 증조모의 무덤이 비어 있어도, 갑작스러운 화재가 발생해도, 범죄 스릴러처럼 범인을 찾기에 급급한 마음 같은 건 올라오지 않는다. 뭔가 이유가 있었으려니. 그리고 그런 이유의 가닥들을 하나하나 모아 틀어 쥐고 있던 것이, 이 집안 안에서 할머니가 해온 역할이려니.
제사의 아우라를 부여하려고 아무 말이나 하거나 장손이 올 때서야 에어컨을 켜주는 귀여운 일면도 있지만, 할머니는 분명 이 집안의 구심점이었다. 꼬장꼬장하게 두부 맛을 보며 가풍을 지키고, 통장이며 모든 대소사를 관할하고 있기도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모양대로 펼쳐내는 돌봄의 모양새가 그렇다. 큰고모네 의료비를 대주거나 월급을 조금씩 여투어 놓는 일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시든 장미꽃을 잘라 솥 아래 불에 쓸어 넣을 만큼 알뜰살뜰하게.
이 내내 ‘장손’ 성진은 관찰자처럼 한 걸음 멀리서 바라본다. 장녀였다면 갖지 못했을 거리감이다. 기묘한 죄책감과 불편함 안에서 갈수록 무거워지는 표정으로, 그럼에도 충실한 인터뷰어처럼 가족 구성원들을 하나씩 만나고 그들의 마음을 듣는다. 고모와 어머니, 누나까지 한 명씩 만나 속마음을 각각 듣게 되는, 서술자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은 오직 성진뿐인데, 독특한 점은 집안 식구 중 여성들만 만나고 있다는 점이다.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는 고모부, 툭하면 고주망태가 되는 아버지와는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으며, 착실한 성품의 (그래서 누나 말대로 공장을 “신경 쓸” 예정이며 사실상 이미 쓰고 있는) 매형은 공장을 물려받을 대상으로는 거론되지 않아 사실상 집안 식구라 보기 어렵다. 성진과도 역할을 분담하는 동료 느낌의 대화만 주고받는다.
‘무능한 아버지’ 대신 현명했고 인내했던 어머니(들)를 하나하나 마주하고, 그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누는 인물은 조부다. 마치 퀘스트를 하나하나 깬 후 최종 보스를 마주하듯이. 이 엄숙한 대화를 마무리하며 그는 무언가를 건네받는다. 최종 보스를 지나는 주인공이 다음 스테이지로 나아갈 열쇠처럼.
이것은 계승이다. 그동안 한 걸음 밖에서 관조적으로 맴돌던 장손은 이제 손에 쥐어진 것을 들고 계승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기구한 현대사 속에서 인물들의 삶을 찾아온 이리저리 꼬인 사건들, 그 안에서 서로 주고받은 말과 애정과 상처들, 그것들의 흔적을 손에 쥔 채, 그는 햇살 아래 눈을 찌푸린다. 영화 첫 장면이 연기로 희뿌연 공장 내부(“문 열어라, 문! 이러다 죽겠다!”)였음을 생각할 때, 영화 <장손>은 제사의 계승이나 갈등의 표출만이 아닌, 그보다 더 깊은 뿌리의 계승을 둘러싼 이야기다. 계승할지 말지 결정해야 할, 뿌리에 빛을 비추어 다각도에서 보여주는 영화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서 꼭 언급하고 싶은 건 아름다운 원경이다. 할머니의 장례 행렬에 꽃상여를 따라가는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마지막에 눈 내리는 겨울 산으로 자분자분 걸어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한 폭 그림처럼 펼쳐진다. 꽃상여는 불에 타오르고, 눈 내리는 소리는 어쩐지 불을 닮아 있다. 무언가의 죽음 뒤에는 불이 뒤따른다. 타고 남은 재를 앞에 두고, 우리는 이제 다음 걸음을 고민해야 한다. <장손>이 한 경상도 가정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 세대의 어떤 것으로 읽히는 이유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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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킷> 로맨스, 액션, 정치 스릴러의 무색무취한 만남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리스에서 애인 '에이프릴(알리시아 비칸데르)'과 함께 휴가를 보내던 미국인 관광객 '베킷(존 데이비드 워싱턴)'. 그는 숙소로 이동하던 중 졸음운전으로 인해 차가 전복되어 추락하는 교통사고를 일으킨다. 애인과는 달리 간신히 살아남은 그는 비탄에 잠긴 채 사건 경위에 대한 조사를 받고, 그리스 경찰에게 차가 추락한 주택 안에서 한 남자아이를 봤다고 진술한다. 그러자 친절하던 그리스 경찰들은 사건 현장을 찾은 그를 향해 느닷없이 총격을 가하기 시작하고, 베킷은 공격을 피해 도망친다. 아테네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으로 가서 도움을 요청하기로 한 베킷은 나라를 가로지르기로 결심하고, 그렇게 그는 그리스를 둘러싼 정치적 음모의 거미줄에 빠져든다.
13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베킷>은 평범한 미국인 베켓이 갑작스럽게 그리스 경찰에게 쫓기는 추격전을 크게 세 개의 플롯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다이아키>와 <안토니아>로 이름을 알린 페르디난도 시토 필로마리노 감독은 우선 베킷과 에이프릴의 로맨스로 문을 열고, 알프레드 히치콕의 <오명>처럼 갑작스럽게 베킷과 그리스 경찰 간의 추격전과 액션으로 노선을 선회한다. 이후 베킷이 자신을 둘러싼 음모에 대한 단서를 맞춰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두 개의 플롯을 포괄하는 그리스 경제위기와 관련된 국내외적 정치 스릴러의 면모를 선보이고, 영화는 윌 스미스 주연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를 연상시키며 마무리된다.
문제는 <베킷>이 선보이는 세 개의 이야기가 전혀 화학작용을 일으키지 못하다는 점이다. 각각의 플롯은 그 자체의 매력이 부재하며, 상호 간의 연결고리도 느슨하다. 즉, <베킷>은 무엇을 보여주고 들려주려 했는지 의도는 어렴풋이 보일지언정, 손으로 만져지지는 않는 영화다.
먼저 도입부를 장식하는 베킷의 사랑 이야기를 보자. 상대적으로 보다 주관적 감상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배우 간의 호흡은 차치하더라도, 영화는 좀처럼 베킷의 심정에 빠져들어갈 계기나 동기를 제시하지 않는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이 커플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두 남녀가 그리스에 여행을 왔고, 시위로 혼란스러운 아테네를 떠나 비교적 한적한 관광지를 돌아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졸음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베킷이 죄책감에 매우 고통스럽고, 스스로를 비난하고 있다는 것 정도다. 영화는 이들의 현재와 상황을 제시할 뿐, 그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피 흘리는 와중에도 베킷을 끊임없이 뛰고 구르도록 만드는 동기 중 하나인 죄책감 혹은 상실감은 마치 타인의 부고 기사를 읽는 듯 무미건조하게 느껴진다. 만약 둘이 어떻게 만났고, 어떤 추억을 공유했으며,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강한 지를 알려줄 장면이 짧게나마 있었다면 이러한 감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물론 위의 내용만 있어도 베킷의 심정을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그러나 영화의 구조상 감정적으로 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가 베킷이 유일한만큼, 주인공에게 공감할 여지를 주지 않는 로맨스는 도입부로서 실패라고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는 베킷과 그리스 경찰 간의 추격전 역시 기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일단 긴장감이 없다. 사실 한 남자가 갑자기 표적이 되고, 정신없이 쫓기는 와중에 자신을 죄어오는 올가미를 하나둘씩 알아챈다는 전개는 이미 그 자체로 하나의 클리셰다. 그렇기에 위기에 빠진 주인공이라는 상황만으로는 더 이상 서스펜스를 자아낼 수 없다.
따라서 <베킷>과 같은 영화는 주인공을 다양한 변칙적인 상황 속에 던져 놓아야 하는데, 바로 이 대목에서 <베킷>은 잘못된 선택을 한다. 경찰에 의해 곤경에 처한 베킷이 그리스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도주하고, 이에 경찰들은 현지인들을 위협해 얻은 정보에 기반해 그를 다시 추격하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암석으로 가득한 그리스의 산을 비롯해 좁은 공간 그 자체로 서스펜스를 고조시키는 집 내부나 기차 칸 같은 다양한 환경을 공간적 배경으로 삼고도 이들을 베켓의 추격전에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시키지는 못한다. 단지 그리스어 대사에 해당하는 자막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불안함과 초조함을 가중시키는 재치만이 잠시 빛날 뿐이다.
또한 중간중간 삽입되는 액션 역시 흥미를 돋우는 데 실패한다. 여러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액션 시퀀스는 신선하지 않다. 단적인 예로 주차장 건물에서 펼쳐지는 클라이맥스는 시간대만 낮으로 다를 뿐,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이 처음 등장하는 주차장 장면과 유사하다. 유사한 주제의식과 이야기를 공유하는 <본 얼티메이텀>을 연상시키도 한다. 액션 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베킷의 능력 역시 몰입을 방해한다. 총탄이 복부를 관통하거나 건물 3층 높이에서 보어내려도 좀처럼 지치지 않고 고장 나지 않는, 슈퍼 히어로에 필적하는 그의 내구성과 신체적 능력은 영화의 개연성을 과하게 파괴한다. 특히 그리스의 현실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작품이라는 측면에서 비현실적인 액션은 영화의 전반적인 톤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베킷>은 이 작품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와 유렵연합, 미국이 뒤얽힌 정치 스릴러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지 못했다. 영화는 그리스에서 급진좌파연합(시리자, SYRIZA)이 정권을 잡고 그리스 구제금융 국민투표를 시행한 2015년 전후를 배경으로 삼은 듯 보인다. 당시 그리스에서는 세 번째 구제금융의 대가로 유럽연합에서 제안한 긴축재정 시행을 두고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었고, 급진좌파연합은 그리스의 경제 주권을 침탈한다는 이유로 긴축안을 거부하며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한편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를 경험한 후 러시아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미국은 그리스가 유럽 연합 대신 러시아 혹은 중국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나토의 방어체계에서 떨어져 나가는 불상사를 걱정 중이었다.
문제는 영화의 불친절함 때문에 이러한 그리스의 국내외 정치적 배경을 좀처럼 알아챌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영화는 철저히 베킷의 시점에서 진행되며, 그 결과 그리스의 정치 상황도 그저 외국인이자 관광객의 시점에서 묘사될 뿐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그리스, 유럽연합, 미국, 러시아가 얽히고설킨 국제정치적 상황에 대한 설명이 미국 대사관에 걸린 오바마 대통령의 사진에 모두 함축되어 암시되는 것이 그 예시다. 베킷이 그리스 정치와 관련된 정보를 미국 대사관과 좌익 활동가로부터 각각 입수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베킷이 발견한 어린 남자아이의 중요성을 정반대의 입장에서 파악하고 해석한 정보는 필연적으로 상충될 수밖에 없고, 이는 베킷과 시청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그래서 그리스의 현실을 자세히 알지 못할 경우, 영화의 흐름과 전개를 쫓는 것도 녹록지 않다.
그러다 보니 <베킷>의 주제의식은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다. 영화는 미국 대사관의 도움에 실낱같은 희망을 거는 베킷과 자국민 보호라는 의무를 저버린 대사관 직원을 대비시키면서 국민의 보호라는 국가의 윤리적 의무와 현실적 이익의 충돌을 담아내고자 한다. 그리스의 정치적 배경이 작중 가상의 그리스 우익 정권을 미국 정부가 돕고, 미국 대사관 측에서 교통사고로부터 그리스 정치계를 뒤흔들 단서를 발견한 평범한 미국 시민을 제거하려는 동기로 작용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맥락에서 보면 자국의 이익과 반대로 행동하며 미국을 공격하는 캐릭터인 베킷, 평범한 시민이었던 그의 변화는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않고 신뢰를 저버릴 때 초래할 나비효과를 상징한다. 잘못된 경제정책과 복지정책으로 인해 국가가 국민을 지켜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그리스를 배경으로 하기에 이 메시지는 분명 의미심장하다. 단지 명료하게 전해지지 않을 뿐이다.
<베킷>의 실패는 영화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주연 배우 존 데이비드 워싱턴의 모습에서 직관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에서 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베킷보다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의 주인공처럼 느껴진다. 물론 두 작품 모두 전반적으로 건조하고 침착한 톤을 유지하며, 주인공을 본인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 빠트린다는 흐름 상의 유사점이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킷이 <테넷> 속 '주도자'로 보인다는 사실은 결과적으로 영화가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베킷이라는 인물을 생동감 있게 묘사할 수 있을 만큼 극의 완성도가 높지 못했기에 영화의 얼굴인 주연 배우에게 다른 얼굴이 온전히 덧입혀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베킷 혼자 나오면 무색무취하던 영화가 에이프릴과 레나가 등장할 때 잠시 생동감을 되찾는 것만 보더라도 <베킷>이 자신의 이야기를 온전히 펼치지 못했다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P(Poor, 형편없음)
설렘 없는 로맨스, 지루한 추격전, 이해가 되지 않는 정치극이 빚어낸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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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을 받아들이는 마지막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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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를 보러 가서 광고로 접한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홍보 티저 영상 속에서는 한 아이가 왕따를 당하는 듯한 모습이 보여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이별과 성장을 다룬 굉장히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시놉시스
소중한 건 기다리는 게 아니야, 찾으러 떠나는 거야!
새로운 세상을 알려주는 루가 봄과 함께 사야카 곁을 떠났다. 사야카를 처음 겪는 이별이 낯설기만 하다. 오래 전 아들을 잃은 할아버지 후세와 함께 헤어진 이들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사랑하는 존재들과 이별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은 한 역에서 이별을 받아들이고 다시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간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아름답게 풀어낸 추억의 한 장면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는다면 사야카와 루가 행복하게 초원을 뛰오는 장면이다. 어찌보면 무미건조할 수 있는 장면이지만 슬로우 모션과 클로즈업을 활용해서 둘 사이의 행복감이 그대로 전해질 수 있는 미장센을 선보였다. 상당히 긴 시간을 사야카와 루의 행복한 모습을 담아내는데 쓰고 있었다. 대사 없이 장면으로만 쭉 이어지는 전환들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었을텐데 오히려 그 행복한 장면들을 계속해서 보고 싶게끔 만들었던 연출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아마 누구나 어렸을 때 티없이 행복해하며 뛰놀았던 시절이 있기에 자연스럽게 회상을 하게되면서 그 장면을 흐믓하게 바라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공허함을 표현하다
편견일수도 있겠지만 사실 나는 어린 배우가 공허함을 표현하기에는 그 감정의 폭이 얕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사야카 역을 맡은 닛츠 치세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현장학습을 다녀온 사이 세상을 떠난 루를 잃은 사야카는 루와 함께 놀았던 비밀기지, 함께 기차를 보았던 기차역, 그리고 루가 있었던 동물병원을 혼자 돌아다니면서 루의 흔적을 찾고, 추억에 잠긴다. 그리고 동물병원에서 루가 죽었다는 말을 다시금 들으면서 클로즈업 된 사아캬의 눈에는 정말 한순간에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사람의 공허한 눈빛이 담겨있었다. 어떻게 어린 소녀가 그 공허함을 표현할 수 있었을까?
극 중에서 닛츠 치세는 크게 울지 않는다. 눈에 눈물이 차올라도 펑펑 우는 장면은 없다. 눈물을 참아내면서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낸 분노, 우울함, 외로움, 공허함과 같이 있었던 순간을 생각하며 스쳐지나가는 즐거움, 행복, 따뜻함이라는 감정을 눈에 오롯이 표현해낸다. 그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감정이 배가 되어 전달됐고 관객이었던 나는 펑펑 울 수밖에 없었다.
이별을 받아들이는 소녀의 이야기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초반에는 도대체 영화 이름이 왜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행복한 사야카와 루, 그리고 루를 떠나보낸 외로운 사야카의 모습만이 비쳐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초반 이상할 정도로 사야카와 루가 열중해서 땅을 파는 장면을 길게 보여준다. 철길과 같은 곳을 열심히 파고 결국에는 이 철길이 무엇인지는 밝혀내지 못한다.
루가 죽고 나서야 비로소 이 철길이 무엇인지 밝혀진다. 바로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태워가는 간이역이었다. 이 곳에서 사야카는 루를 떠나보낸다. 그 사이 재즈바 할아버지와 친구를 맺고 함께 여행을 가서 각각 자신들을 떠난 루와 아들을 맘나면서 이별을 받아들일 준비를 했고, 할아버지 마저 병환을 돌아가신다. 사야카는 자신의 친구였던 루와 할아버지를 이곳에서 다시 만나고 마지막 인사를 건네면서 이별을 받아들인다. 그리소 루스라는 새로운 강아지를 만나 현실을 살아간다. 이별 후 직면하는 다양한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끼며 진정으로 이별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존재를 보내주는 그 과정을 굉장히 담담하게 잘 풀어낸 작품이었다.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8살 소녀가 갑자기 찾아온 이별을 경험하면서 그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한층 성장하는 모습을 잘 담아낸 작품이었다. 담담하게 풀어낸 이야기가 꽤 오랫동안 심금을 울렸다. 간만에 감성적으로 촉촉하게 젖을 수 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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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무료한 목요일에 활기를 더해줄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한눈에 정리해 드릴게요 :)
그럼, 4월 둘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웅남이> 베트남 박스오피스 1위 차지
ⓒ 네이버 영화
해외 배급을 맡은 CJ ENM과 박스오피스 베트남에 따르면, 박성광 감독의 영화 <웅남이>가 베트남에서 개봉 3일 만에 베트남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다고 합니다. <웅남이>는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웅남이’의 좌충우돌 코미디 영화입니다. <웅남이>는 지난 7일 개봉된 대만을 시작으로 베트남에서도 개봉하며, 국내의 코믹 신드롬을 해외에서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허광한, 백상예술대상 시상자로 내한
ⓒ 네이버 영화
<상견니>로 국내에서도 다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배우 허광한이 오는 4월 28일 개최되는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백상예술대상의 유일한 외국 배우 시상자로 초청된 배우 허광한 주연 영화 <메리 마이 데드 바디>는 국내에서 5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다음 소희>, 해외 영화제 연이어 수상 쾌거
ⓒ 네이버 영화
배우 배두나와 김시은 주연작 <다음 소희>가 제45회 크레떼이유 국제 여성 영화제 젊은 관객 부문 최우수 장편 영화상, 제3회 랭스 폴라 스틸러 영화제 심사위원상, 제21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습니다. 한편, <다음 소희>는 프랑스에서도 현지 유력 언론 매체들로부터 찬사를 얻었고, 개봉 2주 차에 51,68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상영관 수가 확대되기도 하였습니다.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이선균·주지훈 주연 <탈출>, 칸 국제영화제 초청
ⓒ CJ ENM
이선균·주지훈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가 오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되었습니다. 영화는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영화는 <신과 함께> 시리즈의 연출을 맡았던 김용화 감독이 제작을 맡았고, <굿바이 싱글>을 연출한 김태곤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트와일라잇>, TV 드라마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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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소설, 영화 시리즈 <트와일라잇>이 드라마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미국 매체 '더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드라마 <트와일라잇>은 라이온스케이트에서 개발 중이며, 원작자인 스테파니 메이어가 제작에 참여하고,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 5편의 프로듀서였던 윅 갓프레이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게 되었다고 합니다.
<엘리멘탈>,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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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엘리멘탈>은 불, 물, 흙, 공기인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로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엘리멘탈>은 <업>, <인사이드 아웃>, <소울>에 이어 4번째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입니다. <엘리멘탈>은 개봉 전부터 놀라운 작품성과 독창적인 비주얼로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3주 만에 매출 1조 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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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인기 게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영화화한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개봉 18일 만에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영화는 미국 포함 아메리카·유럽·호주 등에 개봉한 후 23일까지 누적 매출 8억 7,183만 달러(약 1조 1,634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제작비 1억 달러의 8배가 넘는 기록입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오늘(26일) 국내 개봉하였습니다.
이것으로 씨네랩이 들려드리는 오늘의 씨네뉴스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곧 주말이 다가오니 조금만 더 힘내서 시간을 보내봅시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HIZY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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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 최초의 여성감독, 사라 고메스
다시, 주목할 만한 감독 칼럼은 오랜 기간 작품 활동이 없어 언급이 잘 안돼는 감독이나 한국에서 비교적 주목받지 못한 감독을 다시 주목해보자는 취지로 적는 칼럼입니다.
본 칼럼 시리즈를 통해, 다시, 주목할 만한 감독들에 대해 알아가시면 좋겠습니다.
사라 고메스 감독의 이름은 한국에서 비교적 생소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녀는 주류 영화계에서 비주류에 속하는 쿠바 영화의 감독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영화를 나쁘게 생각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비교적 다른 대륙에 비해 소개가 덜 되고 특히 한국에서 아프리카 영화가 소개되는 경우는 영화제에서도 드문 것이 사실이니.
그 뿐만이 아니라, 사라 고메스 감독은 장편이 딱 한편 밖에 없어 더욱 그렇다.
바로 급진적이며 혁신적인 다큐멘터리, <어떤 방법으로> 이다.
사라 고메스 감독은 쿠바 대중 문화의 중심지인 과나바코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직접적으로 성차별과 인종 차별을 겪었다.
그녀의 이런 어린 시절은 이후 감독이 되어 만든 작품들에서 크게 드러난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신문사에서 근무하며 여러 기사들을 투고하기도 했으며, 여러 감독들과 함께 설립한 쿠바 영화 예술 및 산업 연구소(ICAIC)를 설립하고 조감독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쿠바의 여러 사회 문제들을 다루는 단편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며, 장편 영화를 위한 토대를 쌓아왔다.
이 과정을 통해 그녀는 쿠바 최초의 여성감독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인 <어떤 방법으로>는, 1974년 ICAIC에서 제작하였다.
이 영화는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쿠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픽션이 혼재된 영화다.
영화는 쿠바 사회를 교사 욜란다와 공장 노동자 마리오의 로맨스와 갈등을 담음과 동시에, 단순히 페미니즘 뿐만 아니라 교육과 아동복지, 노동자 인권으로도 담론의 폭을 넓힌다.
특정 계층에 대한 혐오와 우월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 발전이라는 이상적 목표를 지향하는 다큐멘터리로서 모범적이라 평할 수 있으며, 다큐멘터리와 픽션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연출이 선구적인 작품이다.
1977년 개봉 후, 인종과 젠더 갈등을 탐구한 최초의 영화라는 평과 함께 큰 주목을 받았다.
다만 사실, 이 작품은 사라 고메스 감독이 완전히 마무리 짓지 못한 영화다.
왜냐하면 영화 제작중이던 1974년, 천식 발작으로 인해 31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후반 작업 중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ICAIC에서 함께 근무하고 작업한 다른 스태프의 마무리로 1977년에야 개봉하게 된다.
이 작품이 공개되고 나서 이후로 많은 언급이 되지 못했는데, 이후 ICAIC의 조직 개편과 여전히 존재하던 사회의 보수적 분위기 등 여러가지 이유로 그녀의 작품들이 검열되며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립 영화 연구소에서도 1989년에 그녀의 영화들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나서야 등재가 되었으며, 단편들은 2007년에야 디지털 리마스터링이 진행되어 ICAIC 아카이브에 묻혀 있던 영화들이 대중에게 다시 공개되었고, 어떤 방법으로는 바로 작년인 2021년이 되어서야 아스날 영화 및 비디오 아트 연구소에서 리마스터링 되었다.
사라 고메스 감독은 2011년까지 ICAIC에서 장편 영화를 감독한 유일한 쿠바 여성 감독으로 남았으며, 또한 현재까지 유일하게 본 기관에 소속된 흑인 여성이다.
그녀의 이런 사회적 활동과 영화 작품들의 시선은 당시 페미니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녀의 작품은 젠더 뿐만 아니라, 노동자, 아동 복지와 같은 사회 그 자체에 대한 수많은 문제들과 차별에 맞서 싸운 영화라 말할 수 있다.
현재 페미니즘의 주류가 급진적인 레디컬 페미니즘이고, 이러한 성향의 작품들은 대부분 특정 계층의 혐오와 우월을 내세운다는 비판점이 많다는 점에서 1970년대에 이러한 시도를 했다는 것은 정말 시대를 앞서갔다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녀의 영화가 비록 영화사의 변방에 존재하는 작품임은 부정할 수 없겠지만, 시대를 앞서간 그녀의 시선은 지금도 여전히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원글 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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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차박은 위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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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수원과 미유는 결혼 1주년을 맞은 부부이다. 둘은 결혼 기념 여행으로 산으로 가서 차박을 하기로 한다. 하지만 차박을 하려고 할 때 이상한 사람들만 자꾸 나타나고 차박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결국 차박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실종 사고가 발생했다는 아까 만난 의문의 남자의 말이 떠오른다. 한편 미유는 수원에게 아까 그 실종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혹시 토막 살인범이 나타나면 어떻게 하겠냐고 묻자 수원은 산 높은 곳까지 올 리가 없다며 다독인다. 그러나 차 안에서 잠든 사이에 미유는 수원이 없어졌다는 걸 알게 된다.
큰 걱정을 하는 미유가 수원을 찾기로 하는데 그녀의 앞에 가면 쓴 살인마가 나타나 죽이려고 한다. 과연 차박을 한 곳에서 수원과 미유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미유에게는 수원에게 말하지 못할 비밀이 있는데 그건 바로 아는 남자와 잠자리를 가졌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안 수원은 자신만의 계획을 짜서 미유와 함께 차박을 하는 것을 유도하고 가면 쓴 살인마와 미유가 아는 남자를 불러 사건을 일으켰다. 둘의 사랑은 변함없는 사랑이지만 어긋나버린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아내의 외도를 바라본 남편의 관점에서 복수심이 불타오른 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 영화에서는 차박이라는 일상생활에서 있을 수 있는 일들을 담아서 공포심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영화의 형인혁 감독은 로맨스와 스릴러를 합친 영화라고 한다. 근데 스릴러보단 로맨스의 비중에 조금 더 두었다고 기자 간담회에서 밝혔다.
딱히 완전히 스릴러 장르라고 보기는 어렵고 로맨스물이 첨가된 장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미유 역을 맡은 김민채 배우는 포틀랜드 호려 영화제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김민채 배우가 선보이는 호러 연기와 수원 역을 맡은 데니 안 배우의 감미로운 발라드 노래도 볼 수 있다.
또한 의문의 남자 역을 맡은 홍경인 배우의 스산한 모습도 이 영화를 보는데 매력을 더한다.
차박 - 살인과 낭만의 밤은 대형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저예산으로 만든 스릴러 영화이다. 그래서 만약 9월 영화 중에 연인끼리 스릴러와 로맨스물을 결합한 영화를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차박을 이용한 스릴러+로맨스 영화!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영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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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베이의 청춘들의 사랑과 집착의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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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팡은 타이베이의 천 의원의 딸이다. 자신의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다가 기차역에서 칼을 든 괴한의 습격을 받는다. 다행히 유팡을 밀쳐낸 남자친구는 다치지만 그 괴한은 이미 사라졌다. 알고 보니 괴한의 이름은 밍량이였고 현실과 게임을 구분하지 못하며 조용한 성격의 남자이다. 사실은 유팡의 집에서 같이 사는 밍량은 말도 한마디도 하지 않으며 게임만 하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키키의 유혹에도 밀쳐내며 오직 자신의 세계에 빠져 산다. 그리고 유팡은 자신의 집에서 포르노 배우인 모니카와 사랑을 나눈다. 그 장면을 몰래 동영상을 찍은 밍량은 자신이 한 짓이 어떤 파급력을 가질지 생각해야 되는데...
유팡은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포르노 배우인 모니카와 동성애인 관계였다.
청춘 그 속에 스며든 무언가
유팡이 자신의 전 여자친구라고 여긴 밍량은 자신이 했던 짓들이 CCTV에 드러나게 되고 경찰서로 자백하러 간다. 그리고 유팡이 포르노 배우인 모니카와 성관계를 나눈 동영상을 경찰들에게 보여준다. 그 동영상이 방송으로 유출되자 유팡은 구토를 하고 천 의원은 자신의 딸이 모니카와 동성애를 하는 관계였다는 것 때문에 기자들의 질문 폭격을 받는다. 그러나 그 사실이 알려지자 남자친구는 충격을 받는다. 결국엔 천 의원은 자신의 딸인 유팡과 함께 이란으로 가고 그곳의 기차역에서 자신의 남자친구와 만난다. 이 영화는 타이베이에서 청춘들이 겪는 사랑과 집착같은 주제를 다루며 자신들이 겪는 시련에 아픔이 있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몇몇 장면들이 청소년 관람 불가로 판정될 만큼 강렬한 사랑을 다루는데 그 속에서 삶의 걱정을 잊게 만드는 안정제가 된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청춘이 위험하면서 과감하기도 한게 아닐까?
타이베이의 청춘들이 겪는
사랑과 집착 이야기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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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그래비티에 담긴 주제와 흥미로운 이야기들 #8
환몽(幻夢) CINE 리뷰 8화_ 영화 그래비티 해석
** 영상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 이번엔 왓챠 회원님들의 멋진 한줄평과 함께 했습니다!
이전까지 이런 우주영화가 없었기에, 개봉했을 당시 평단의 극찬이 엄청났었는데요.
있는 그대로 느끼고 체험해도 엄청나면서, 숨겨진 비유와 상징, 알고 보면 재미난 이야기까지 모두 준비해봤습니다.- 화려한 이력을 가진 '그래비티'
- 압도적인 오프닝
- 영화의 주제 : 중력과 삶의 의지에 관하여
- 영화 속 비유와 상징
- 알쓸신잡 : 과학적 고증 오류와 아닌강(?)
- 우리가 꼽은 명장면
- 환줄평 / 몽줄평영화 '그래비티'를 보고 마구 생각하고, 마구 떠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그래비티 #그래비티해석 #알폰소쿠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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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승리호>
어느날, 사고 우주정을 수거한 ‘승리호’는 그 안에 숨어있던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다.
돈이 절실한 선원들은 ‘도로시’를 거액의 돈과 맞바꾸기 위한 위험한 거래를 계획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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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유체이탈자> 캐릭터 예고편
“누가 진짜 나인지 모르겠어요”
교통사고 현장에서 눈을 뜬 한 남자.
거울에 비친 낯선 얼굴과 이름,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또 바뀌었어. 낮에도 바뀌더니 밤에도 또”
잠시 후, 또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난 남자.
그는 12시간마다 몸이 바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기 시작한다.
그가 12시간마다 몸이 바뀌었던 사람들, 가는 곳마다 나타나는 의문의 여자까지,
그리고, 이들이 쫓고 있는 국가정보요원 ‘강이안’.
“이제 알게 됐어. 내가 뭘 해야 되는지”
모두가 혈안이 되어 쫓고 있는 ‘강이안’이 바로 자신임을 직감한 남자,
자신을 찾기 위한 사투를 시작하는데…
진짜 나를 찾기 위한 본능적 액션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