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로진2024-09-29 13:01:16
[DMZ Docs] 소리 없는 아우성
비(非)극장 상영 프로그램 <침묵하는 다리들>(2023

침묵하는 다리들(Muted Bridges)
감독: 얀웨이양 Yan Wai Y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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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개막했다. 다큐멘터리영화를 실컷 볼 수 있는 장이다. 일산 메가박스 킨텍스,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롯데시네마 주엽, 일산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고양시 예술창작공간 해움, 경기도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헤이리시네마, 수원시미디어센터, 갤러리그리브스 등지에서 43개국이 참여한 140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2024년 16회 DMZ다큐멘터리영화제 슬로건이 '우정과 연대를 위한 행동'이다.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에, 가장 필요한 단어가 연대 아닐까 싶다.
DMZ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는 2023년부터 비(非)극장 상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올해 주제가 '풍경 landscape'이라고 한다. "생활 세계의 공간들과 거리, 건축, 조경, 자연의 풍경 안에서 오늘날 세계가 처한 위기와 관경, 저항의 운동들을 식별"(공식홈페이지 인용)한다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얀웨이양의 '침묵하는 다리들'을 관심 있게 보고 왔다.

일전에도 홍콩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보고 온 적이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와 맞물려 아비규환이었던 시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와 이번 양웨이양의 작품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작 3분밖에 안 되는 영상이지만, 도시의 풍경, 특히 홍콩의 다리 5개를 비추는 카메라가 함의하는 바가 크다. 감독이 조명한 다리는 홍콩 민주화운동 당시 정치적 슬로건과 항의문, 대자보로 뒤덮였던 장소다.
그 장소가 지금은 너무도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거의 표백에 가깝다. 한때 뜨거웠던 시간을 모조리 소거해버린 풍경은 몇 년 전의 풍경보다도 살풍경하다.

3분의 영상 앞에서 잠시 홍콩의 거리 시위 현장을 오버랩해 본다. 뜨거웠던 목소리는 사라지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화롭다. 깨끗해진 홍콩의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그때의 열기를 잊을 것이고, 시간이 흘러 깨끗한 다리에 때가 타고 발자국이 찍히는 동안 홍콩에서 누군가가 목소리를 냈다는 사실마저도 잊힐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목소리는 누가 기억해 주나.
아마 얀웨이양 같은 사람에 의해서가 아닐까. 그러므로 기록한다.
왕가위가 작품으로 기록하지 않았더라면 반환 직전의 홍콩 분위기 역시 진작 잊혔을 것이다. 모두가 사랑했던 그 시절 홍콩은 사라지고, 이제 중국화된 홍콩이 남아 있다.
지금 동두천시가 미군 위안부 성병관리소를 철거하고자 하는 움직임에 반발이 거세다. 기록물을 지운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3분의 다큐멘터리 앞에서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연대해야 한다. 폭력과 광기의 역사를 함께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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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6.~ 10.02. 레이킨스몰 3층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간 : 09월 26일 - 10월 02일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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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엘라 (2021)
* 이 리뷰는 영화 <크루엘라>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크루엘라 (2021) 정보
감독: 크레이그 길레스피 (아이, 토냐 연출)
출연: 엠마 스톤, 엠마 톰슨, 마크 스트롱 등
개봉: 5/26
장르: 범죄, 코미디
러닝타임: 134분
디즈니가 재해석한 빌런, 크루엘라
대중적으로 '크루엘라'는 디즈니의 <101마리 달마시안> 시리즈에 나오는 사악한 악녀라고 알려져 있다. '글렌 클로즈'가 '크루엘라'를 연기한 실사화 버전이 1996년에 개봉된 적이 있기는 하지만, 25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다시 '크루엘라'라는 인물에 스포트라이트를 준 디즈니의 선택은 살짝 의외였다. 지금까지 누구도 그녀의 서사에 관심을 주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디즈니는 이미 <잠자는 숲속의 공주> 애니메이션 속 빌런 '말레피센트' 실사화를 통해 선함과 악함이 공존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성공적인 재해석을 한 전적이 있어 2021년 버전으로 새롭게 그려질 '크루엘라'의 모습도 기대해볼만 했다. 더군다나 크루엘라를 연기하는 배우가 '엠마 스톤'이라니!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역할이라 캐스팅만으로도 흥분을 주었다.
도둑들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크루엘라
'크루엘라'의 러닝타임은 2시간 14분으로 제법 긴 편인데, 주인공의 서사를 꽤나 장엄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흑백 반반 머리로 남달리 태어나 사나운 성질과 남다른 재능으로 매사 트러블을 일으켰던 '크루엘라/에스텔라(엠마 스톤)'는 학교 생활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한다. 결국 퇴학을 당해 집을 떠나 엄마와 런던으로 향하던 도중 자신의 치명적인 실수로 엄마가 목숨을 잃게 되면서 한 순간에 고아가 된다. 엄마와 함께 가기로 약속했던 리젠트 공원에 홀로 가게 된 그는 도둑질을 하는 친구 '호레이스(폴 윌터 하우저)'와 '재스퍼(조엘 프라이)'를 만나게 되고, 이들과 절친이 되어 능숙한 강도로 성장한다.
크루엘라는 어려서부터 패션에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었는데, 그의 디자인 실력은 도둑질에만 쓰이기 무척 아까웠다. 크루엘라의 재능을 높이 산 친구 재스퍼의 도움으로 리버티 백화점에 취직하지만, 그에게 주어지는 일은 청소 및 잡무 뿐이다. 우연히 예술성을 뽐낼 기회를 만든 크루엘라는 런던 최고의 패션 브랜드를 가진 '남작 부인(엠마 톰슨)'에게 디자이너로 발탁되고 본격적인 에술 혼을 불태우기 시작한다. 그렇게 남작부인의 능숙한 직원이 되어 꿈을 펼쳐나가기 시작할 때 즈음, 예상치 못한 진실과 마주하며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패션에 대한 광기, 화려한 미장센
'크루엘라'의 빌런으로서의 성향을 패션에 대한 광기로 해석한 시각은 상당히 신선한 접근이다. 충분한 서사가 부여되었기 때문이지 패션에 대한 집착을 통해 악행을 저지르는 크루엘라의 행동들은 왠지 모르게 악해 보이지 않고, 이해가 된다. 과격하고 지나칠 정도로 솔직하지만, 명분 있는 그녀의 행동에 우리는 악하다는 비난을 가하기 보다는 공감을 할수밖에 없다. <말레피센트>처럼 실사화를 하면서 빌런이었던 캐릭터를 선역에 가까울 정도로 묘사하지 않고, 캐릭터 본래의 성격을 끝까지 잃지 않는다는 캐릭터에 대한 해석 방식도 맘에 들었다.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크루엘라'의 모습을 다룬 작품인만큼 극에 등장하는 수많은 의상의 퀄리티가 매우 높고 남작부인을 도발하는 크루엘라의 파격적이고 아티스틱한 의상들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렇게까지 주인공이 패션에 진심인 영화가 이전에 있었던가. 패션과 광기, 일에 대한 열정과 욕망을 표현함에 있어 절제 따위 하지 않고 감각적인 미장센과 함께 극한으로 표출하려 했다는 것이 가장 좋았던 부분이다. 카메라 무빙 역시 일반적인 기법을 따르지 않고, 현란한 방식들을 사용하며 런웨이를 보는 듯한 기분, 패션쇼를 관람하는 듯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에스텔라와 크루엘라 사이, 엠마 스톤의 아수라 백작 같은 연기
'엠마 스톤'이 '크루엘라' 역할로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원작의 캐릭터만을 생각했다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견해였고, '에바 그린'과 같은 배우들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에도 공감이 갔다.
하지만, '엠마 스톤'이 연기한 '크루엘라'는 원작의 캐릭터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인물이고, 그만의 색깔로 악녀로만 여겨졌던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극중 '에스텔라'와 '크루엘라' 두 명의 인격을 연기하는 엠마 스톤의 연기력을 가히 압도적이다. 미세한 표정 연기와 목소리의 떨림, 걸음걸이마저 차이를 두며 인물 스스로가 부여한 2명의 인격체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표현한다. 특히 크루엘라를 연기할 때의 끈적한 악센트와 광기 어린 눈빛, 시선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는 가히 압도적이다. 자아도취적 인물로 그려진 캐릭터의 막장성은 부자연스러운 과장성을 자아낼 수도 있지만, 엠마 스톤의 크루엘라는 전혀 그렇지 않다.
크루엘라의 강렬함 때문에 인물의 본캐인 '에스텔라'의 존재감이 묻히는가? 이 또한 긍정할 수 없는 질문이다. 자극적인 크루엘라의 인격 때문에 인간미가 담긴 에스텔라의 성정이 상대적으로 무난해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광기와 분노 이외의 감정을 표출하는 에스텔라의 모습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특히 부모의 원수에게 모든 것을 잃은 채 분수 앞에서 눈물과 함께 쏟아내는 독백씬은 연기력의 절정을 보여준다. 꿈에 부푼 붉은 머리에 안경을 쓴 모습에서는 '이지 에이'에서의 매력적인 풋풋함이 느껴지고, 엄마의 죽음에 대한 사실에 직면하고 분노하며 빌런을 쓰러뜨리기 위해 모략을 세우는 과정에서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에서의 똘끼가 비춰진다. 그동안 차근차근 좋은 작품들로 출중한 연기력을 쌓아온 엠마 스톤이었기에 '크루엘라/에스텔라'라는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던 것이다.
엠마 VS 엠마, 불꽃 튀는 연기 혈전
'크루엘라'에는 '엠마 스톤'이 아닌 또 한 명의 엠마, '엠마 톰슨'이 빌런으로 등장한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서늘함과 잔혹함을 가졌지만 패션에 대한 욕망만은 누구보다 큰 '남작부인'을 연기하며 크루엘라와 날선 대립각을 세운다. 이 캐릭터는 주인공의 각성을 불러내는 빌런으로서의 역할이 주된 포인트지만, 극 초반까지는 크루엘라의 재능을 알아봐주고 꿈을 실현시켜주는 멘토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양가적인 의미를 지닌다. 화려한 미장센과 서스펜스가 덜한 장면들이라 할지라도, '남작부인'과 '에스텔라'가 형성하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관계 또한 상당한 재미를 준다.
크루엘라의 카리스마가 광기와 저돌적인 태도에서 나온다면, 남작부인의 카리스마는 냉혹함에서 비롯된다. 타인의 죽음 앞에 눈 한 번 깜빡이지 않는 잔혹성을 지닌 인물을 '엠마 톰슨'이 훌륭하게 연기하며 뒷받침해주었기에 '크루엘라'의 캐릭터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 두 캐릭터의 존재감이 워낙 세다 보니 나름 괜찮은 캐릭터임에도 조연들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엠마 스톤'과 '엠마 톰슨'이 함께 나오는 장면들이 가장 재밌고, 투샷이 잡힐 때의 몰입도가 굉장하다.
캐릭터의 완벽함만으로 채우지 못한 빈틈
의상, 연기력, 미장센, 비주얼, 캐릭터까지 모두 완벽하지만 스토리의 정교한 짜임새 면에서는 부족하다. 캐릭터의 서사에 지나칠 정도의 완벽함을 부여하다 보니 범죄를 다루는 장면들의 현실감과 스릴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애초에 '서스펜스'를 보여주기 위한 탄탄한 각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아닌 디즈니 원작의 캐릭터를 재해석하는데만 힘을 쓰다보니 나타나게 된 약점이라고 본다. 동일한 인물들이 계속해서 허술한 작전을 펼치는데, 경찰은 이들을 제대로 잡지도 못하고 계속 당하는데도 알아채는 사람은 없다. 비주얼적으로 보여줄 장면들이 많다 보니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게 퍽 느껴진다. 12세 관람가이다보니 인물들의 잔혹성이나 빌런으로서의 악행 역시 수위가 낮고, 잔혹동화로서의 성격이 강하게 부각되지 않는다. 차라리 제대로 된 수위로 <조커>이상의 빌런 서사를 꾸렸으면 좋았을 듯 한데, 디즈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던 방안인 듯.
처음부터 끝까지 휘몰아치는 현란한 삽입곡의 향연도 피로감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분명 연출의 긴박감과 스타일리쉬함을 강조하는 효과는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산만하고 정신없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캐릭터의 연기는 과하게 다가오지 않았으나 연출적인 부분에서 과하다는 느낌이 조금씩 있었다. 물론, 감상을 해칠 정도로 심각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러한 흠이 있기는 하지만 <크루엘라>의 캐릭터 구성은 완벽했고, 배우들의 연기력과 화려한 비주얼, 그리고 감각적인 연출로 디즈니 실사화의 성공작을 새로 쓰게 됐다. 흥행 하게 된다면, 속편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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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 학대를 막을 수 있는 방법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여러 학대받는 아이들이 있다.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받고, 집에서 가족에게 학대를 받는 아이들은 그 학대의 흔적을 지우려고 무던히 애쓴다. 그래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아무렇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만 그렇게 흔적을 꼭꼭 숨기려 해도 조금씩은 그것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누군가는 그 사소한 흔적을 유심히 살펴보고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을 건넨다. 그 대화 속에서 직접적으로 그 학대의 모습들을 이야기하지 않겠지만, 그런 세심한 관심은 학대를 막거나 멈출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세심히 주변을 둘러보고 손을 건네는 사람이 많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많은 복지단체, 복지사, 경찰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직업적으로 또는 개인의 관심으로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민다.
그런 이들은 일반인에 비해 학대받는 아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먼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학대를 모두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집에서 벌어지는 학대의 경우, 아이의 부모에게서 아이를 완전히 떨어뜨려 놓기는 힘들다. 제도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그들은 최선을 다해 그것을 막으려 하지만 그 힘이 닿지 않을 때도 많다. 얼마 전에 있었던 창녕 아동학대 사건이나, 인천 의붓아들 학대 사망사건 등 최근까지도 이런 학대는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으며, 복지 제도권 안에서 해결해보려는 노력이 있었음에도 멈춰지지는 않았다. 그런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뉴스에 등장하는 것을 보고 있자면 여전히 복지의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정 내 학대를 다루는 영화 <고백>
영화 <고백>은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학대에 대한 영화다. 집 근처에서 조깅을 하던 신입 경찰 지원(하윤경)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왠지 불안하게 앉아있는 오순(박하선)을 발견한다.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받은 지원은 뛰어가다 속도를 멈추고 오순의 옆에 앉게 되어 대화를 나눈다. 그저 간단한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어색하게 헤어진다. 영화는 우순과 지원의 불안하고 찜찜한 얼굴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그리고 가정 학대를 받고 있는 보라(감소현)를 등장시켜 그 주변에서 어떤 반응과 일들이 있는지를 조금씩 보여준다. 뉴스에서는 누군가 아이를 납치하는 일이 벌어지고, 납치범은 아이를 살리고 싶으면 국민 일인당 천 원씩 1억 모금을 요구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같은 날 시작된 주인공들의 만남과 납치범의 인질극은 영화 중간중간 묘하게 겹치며 긴장을 만든다.
영화 속 오순은 사회복지사다. 여느 사회복지사가 그렇듯 어려운 일을 돕는데 특히 학대받는 아이들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인물이다. 그와 그의 동료 미연(서영화)이 학대받는 아이를 돕는 장면이 나오는데, 미연이 차분하게 제도 안에서 그들을 도우려 노력하는 인물이라면, 오순은 보다 적극적으로 아이를 그곳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다. 영화 초반에는 합리적으로 차분히 아이를 돕는 미연에게 동감하게 되지만, 실제로 학대를 받고 맞는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되면 관객은 점점 오순의 행동에 동감하게 된다. 미연의 도움은 제도권 안의 가능한 범위 안에서만 벌어지기 때문에 실제로 학대받는 아이들에게 원인을 차단할 수 있는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 아이 학대 신고로 아이의 멍든 모습을 보더라도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의 집으로 돌려보내는 모습은 앞선 도움의 노력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잘 보여준다.
오순은 보다 적극적으로 학대받는 아이 보라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직접 보라 아빠와 각을 세우기도 하고, 소리치고, 몸싸움도 벌인다. 그렇게 영화는 보라가 아빠에게 학대당하는 모습과 그것이 아이의 일상생활을 어떤 식으로 만드는지를 오순의 눈과 귀를 통해 보여준다. 집에서 보라는 늘 겁에 질려있고, 학교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자신이 선생님의 관심에서 멀어진다고 느낄 때 다른 친구에게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하기도 한다. 많은 학대 아동들은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학교 생활을 이어나가겠지만, 그것은 의외의 모습을 만들기도 한다. 영화 속 선생님의 말처럼 그런 아이의 모습은 섬뜩하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배경을 이해하고 알게 된다면 그 모습이 조금은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사회제도가 보호하지 못하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 세심한 관심
영화 속에 신입 경찰 지원은 주변을 아주 세심히 관찰하는 인물이다. 가정 폭력을 받는 여자를 도우려 한다거나 그런 폭력적인 낌새를 눈치채고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주려고 한다. 그 역시 경찰이라는 사회제도적 울타리에서 행동한다. 그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경찰에 대한 교육을 할 때 그는 경찰은 주변을 잘 관찰하는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의 말처럼 경찰은 주변을 세심하게 살피고 이상한 것이 있는지를 발견해 내야 한다. 보통 가정 폭력 피해자들은 보복 때문에 그것을 주변에 알리기 어려워한다. 영화는 지원의 그런 세심한 관찰을 보여주며 실제로 가까운 사람의 폭력을 어떤 식으로 도와야 하는 것인지를 알려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몇 번이고 도움이 필요한지 묻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피해자들이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도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보라는 자신에게 따뜻하게 해주는 오순을 만나며 보이지 않던 웃음을 짓기 시작한다. 실제로 영화에서 보라는 오순과 보낸 짧은 시간을 행복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가 미소 짓는 순간은 영화의 분위기도 밝게 만든다. 그동안 공포에 질려 보낸 집, 그리고 아무도 그에게 큰 관심이 없었던 학교에서 그는 시종일관 무표정하거나 공포에 질린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아빠에게 별 이유 없이 맞고 잘못했다고 우는 모습은 계속 지켜보기 괴롭다.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서에 가도 아빠라는 이유로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고, 멍이나 여러 가지 학대의 증거에도 불구하고 정말 아빠가 때렸는지 증명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경찰의 이야기는 과연 지금의 제도가 가정 학대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질문하게 만든다.
영화에 또 다른 이야기로 등장하는 유괴사건은 그 실체를 명확히 알려주지는 않는다. 일종의 맥거핀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누가 그 모금을 위한 편지를 보냈는지 왜 모금 계좌를 복지재단으로 했는지 등을 알려주지 않는다. 이 납치 사건과 오순, 보라 그리고 지원이라는 세 인물에게 벌어지는 일을 대비시킴으로써 가정 폭력의 가해자와 납치범 각각의 행위를 도덕적으로 비교하면서 관객들을 고민하게 만든다.
주인공 오순역을 맡은 박하선 배우는 가정 학대를 한 부모에게는 신경질적이고 감정적으로, 다른 한 편으로 피해 아동에게는 차분하고 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깊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오순을 잘 표현해낸다. 그 자신도 학대를 받았던 오순이 아직도 그냥 끔찍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며 오열하는 모습은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지금까지 그가 출연한 작품 중 가장 눈에 띄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원 역을 맡은 하윤경 배우도 따뜻한 시선의 좋은 연기로 영화의 사실감을 더한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튜브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고백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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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 맛을 그대로 재배치
* <비공식작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비공식작전 (2023)
감독: 김성훈
출연: 하정우, 주지훈
장르: 드라마, 액션, 스릴러
상영시간: 132분
개봉일: 2023.08.02
납치된 한국인, 잔혹한 내전에 휩싸인 중동 국가의 배경, 그리고 열악한 상황 속 인질을 구출하고 협상을 성사시켜야 하는 주인공. 여기까지만 들어도 줄거리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소재도, 플롯도 우리에게 익숙하다. 근 2년 동안만 하더라도 우린 남북한 대사관 직원들의 소말리아 내전 탈출기를 그린 <모가디슈>, 아프간 피랍 사건을 다룬 <교섭>을 보아 왔다. 내용상으로 두 작품과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비공식작전>에 관객들의 흥미가 쉽게 닿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럼에도 일말의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이유는 <끝가지 간다>, <터널>을 통해 뻔한 소재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던 김성훈 감독의 신작이라는 것, 그리고 나왔다 하면 기본 이상은 해내는 하정우 주지훈 주연의 작품이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코미디와 서스펜스의 능숙한 호흡으로 아직까지도 감독의 대표작으로 회자되고 있는 <끝까지 간다>가 있기에 분명 <비공식작전>도 익숙한 시놉시스를 매력적으로 탈바꿈해 놓았을 것이라는 낙관 어린 시선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비공식작전>은 '김성훈 감독'의 장기가 두드러진 작품이라 보기는 어렵다. 실화에서 착안한 소재에 각색의 요소를 많이 더해 경직된 전개를 탈피하려고 한 시도가 엿보이나 그럼에도 이야기는 예상 가능한 흐름을 벗어나지 않는다. 쉴 새 없이 총탄이 날아오는 격전지에서 벌이는 택시 추격극에서 긴장감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인물들의 행동이나 다음 신에서 벌어질 장면들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 번쯤 주인공들의 발목을 잡는 정부 윗선, 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제3의 인물, 평범한 소시민이었던 주인공이 영웅 심리에 불타게 되는 변화까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의 연속된 흐름을 굳이 또 한 번 보여준다.
애국심으로 포장한 작위적인 메시지, 불필요한 캐릭터, 감성에 호소하는 신파적 스토리 같은 곁가지를 모두 쳐내고 '오락 액션' 하나에 집중한 건 호평할 만하다. 레바논(실제 촬영지는 모로코이지만)을 배경으로 한 영상은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택시 한 대로 상대하는 무장 테러리스트 집단을 상대하는 추격전은 나름대로 관객들이 즐길 만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갖췄다. 이미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 호흡을 맞췄던 '주지훈'과 '하정우'의 조화는 신선함 대신 능숙함을 택하며 한 편의 콩트 못지 않은 티키타카를 선보인다. 특히 '주지훈'은 본인의 장기인 능글 맞고 뻔뻔한 캐릭터로 완벽히 분해 아는 맛도 분명 맛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다른 작품들과 연기 면에서 큰 차별화를 느끼지 못했던 '하정우'보다 작품에 유쾌한 바람을 불어넣어준 '주지훈'의 힘이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단순히 오락을 추구한 작품으로서는 비록 뻔한 내용일 지라도 큰 흠결은 없다. 다만 후반부에 이를수록 본분을 잊기 시작하며 힘겹게 끌어온 극의 동력마저 상실한다. 시각적 재미와 서스펜스에 가려져 있지만 사실 <비공식작전>은 한 가정의 파괴, 그리고 인간에게 가해진 비인륜적 행태를 이야기의 모태로 삼고 있다. 결국 작품의 핵심이 오락성일지라도 가볍게 다뤄서만은 안 되는 소재라는 것이다. 따라서 극은 끝으로 향할수록 어설프게나마 주제의식을 전하려 한다. 목숨을 걸 정도로 강한 동포애를 보여준 '이민준(하정우)'과 언젠가부터 그를 착실하게 따르는 '김판수(주지훈)', 그리고 외무부 직원들을 통해 돌아본 국가와 공직자들 간의 신뢰 관계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작품의 주제를 강조하는 효과를 얻었다기보다는 오히려 드라마틱한 전개를 위한 일종의 수단 정도로만 느껴졌다. 빈 껍데기 같은 메시지는 오히려 이야기와 어우러지지 못한 채 겉돌 뿐이다.
나쁘지도 않지만, 좋지도 않다. 이국적인 배경과 화려한 액션신에서 나오는 시각적 재미, 그리고 적당한 서스펜스가 존재하지만 <비공식작전>만의 특색을 꼽으라 하면 딱히 떠오를 만한 게 없다. 세련미는 없더라도 연출가로서의 특징이 확실했던 '김성훈'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 것은 분명하다. 오락과 대중성이 가장 중요한 여름 텐트폴 영화이지만, 흥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줄 힘이 약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비공식작전>은 아는 맛을 그대로 가져와 재배치하기만 했을 뿐 아이디어는 안일했고, 고민은 부족했으며 디테일은 외면 당했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l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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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기록과 역사의 경계에서 풀뿌리 기억을 말하다.
시놉시스
호루몽: ‘버리는 것'이라는 어원을 가진 곱창구이의 일본 말. 도축하고 남은 쓰레기 내장을 주워다 먹은 사람들이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건너간 한국인들. 일본인들은 내장을 주워다 구워 먹는 모습을 보며 멸시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사랑하는 음식이 되었다. 호루몽은 일본에서 살아온 자이니치에게 삶과 역사이다. (출처: 전주국제영화제)
Cast
감독: 이일하
출연: 신숙옥, 케이코
리뷰
역사학과 고고학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과거 사건을 추론하는 방식에 있다. 고고학이 토기나 건축물, 뼛조각 등 물질적인 흔적을 바탕으로 과거를 추론한다면, 역사학은 기록된 문헌에 기반하여 과거를 탐구한다. 교육과정은 물론이거니와 일상생활에서 우리에게 훨씬 더 친숙한 단어는 역사다. 달리 말해 인간은 대부분 기록에 의존하여 과거를 재구성한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기록할 권한을 지닌 자는 언제나 힘 있는 자였으며, 그러므로 기록되지 못한 자들의 목소리는 너무도 쉽게 스러졌다. 그것이 21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가능해진 풀뿌리 기억의 정의다. 역사 속에 미처 기록되지 못한 자들의 목소리. 망각된 사건과 잊힌 기억들. 그리고 이름없이 쓰러진 사람들.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관동 대지진 당시 사망한 조선인의 수는 231명이지만, 대한민국 임시 정부 산하의 독립 신문 특파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6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러나 일본어를 못하는 조선인 여성을 묶어놓고 트럭으로 깔아뭉개 죽였다는 생존자의 증언이 존재함에도 이제와서 정확한 피해자 수를 집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가, 어디서, 언제,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짐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들이 왜 죽었는지뿐이다. 다만 그들은 조선인이라서 죽었다. 이름도, 무덤도, 기록도 없이.
<호루몽>은 러닝타임 내내 자신의 역할을 주인공인 자이니치 3세, 신숙옥의 목소리를 빌려 천명한다. DHC TV와 명예훼손 재판을 추적하는 이 영화의 목적은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서라고. 기록이 없어 한국인도, 일본인도, 심지어는 북한 사람도 될 수 없었던 자이니치들의 삶을 지켜본 그로서는 본능적으로 기록 없는 역사의 서러움을 체감했을 것이다. 그래서 신숙옥은 오키나와 평화시위대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그가 돈을 벌기 위해 사람들을 선동한다는 소위 우파 논객들의 발언을 일본 법정의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소송을 시작한다. 그러나 풀뿌리 기억을 기록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는 참혹했다. 신숙옥은 이 사건으로 가족들이 공격 받을까 봐 거의 연을 끊다시피 살았고, 그 자신도 만연한 협박과 미행 때문에 도망치듯 독일로 떠나야 했다.
그러나 영화가 지향하는 바는 자이니치와 우익, 일본인과 조선인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그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영화는 이러한 구분선의 틈새에 사는, 또는 살았던 사람들의 연대를 통해 이러한 구분선 자체를 지울 수 있음을 말한다. 신숙옥은 독일에 있는 동안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고, 한국에서 독립운동가들의 숨결을 따라 마시며 오직 자이니치만을 위해 싸우는 대신 일본의 공식적인 기록에서 밀려난 사람들과 연대를 택한다. 마지막 대법원 재판에서까지 일본 사회는 신숙옥을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 또는 조선학교(일본에 있는 북한계 민족학교) 출신으로 규정하려 하지만, 그는 인간의 정체성이 그렇게 단순하게 네, 아니오로만 규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래서 기꺼이 똑같이 억압받는 풀뿌리 기억들을 위해 맞서 싸운다. 단 하나의 들풀은 바람에 쉬이 쓰러지지만, 땅 속 뿌리로 단단하게 얽힌 들판은 짓밟히고 짓밟혀도 또다시 새싹을 틔울 수 있기에.
실제로 자이니치나 한국인에 대한 혐오 감정이 얼마나 만연하냐는 관객의 질문에 신숙옥은 영화 속에서 열정적으로 자이니치에 대한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여중생이 사실은 BTS의 팬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일본 내 K-POP 및 K-Drama의 인기와 혐한 감정은 절대 배타적인 관계에 있지 않다고 설명한다. 너와 나를 구분지으려는 노력이 무색하게 그들의 혐오는 모순 위에 세워진 모래탑과도 같다. 그래서 신숙옥은 그 모든 원색적인 비난과 협박 속에서도 한 걸음 더 내딛기를 멈추지 않는다. 일본 사회의 아주 작은 양심이라도 함께 손을 잡고 전진한다면, 그것이 비단 5mm에 불과할 지언정 다음 세대를 위한 전진의 발걸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호루몽>을 보는 내내 영화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영화는 근대 러시아 영화인들이 주장했던 것처럼 관객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고, 현실의 일부분을 잘라내어 확대하는 돋보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호루몽>은 영화의 또다른 가능성을 외친다. 대 생성형 AI의 시대에, 영화는 망각된 자들을 위한 기록으로서 역사, 그 자체가 될 수 있다고.
상영스케줄
2025.05.01(목) CGV 전주고사 3관 14:00 (상영코드:125)
2025.05.03(토) CGV 전주고사 4관 17:00 (상영코드:345)
2025.05.04(일) 메가박스 전주객사 2관 10:30 (상영코드:412)
2025.05.07(수) CGV 전주고사 8관 17:30 (상영코드:721)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2025.04.30~20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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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주말은 건강히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1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를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씨네픽과 함께 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콘텐츠'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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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계속해서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차지했습니다.
개봉 한 이후로 4주 째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주말동안 (1월 7일~9일) 관객 수 30만 463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현재 659만 8995명입니다.
지난 주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북미에서만 약 395억원, 그리고 지난 달 17일 개봉 이후 현재까지 약 8012억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이 기록은 <아바타>, <블랙 팬서>,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에 이어 북미 역대 흥행 순위 6에 오른 기록이라고 합니다.
현재 국내 극장가에서는 1월 5일 개봉한 <경관의 피>와 나란히 박스오피스 1,2위를 차지하고 있어 과연 이번 주에는 순위가 변동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
2위. <경관의 피>(▲42)
▶이번 주 주말 박스오피스 2위는 지난 1월 5일 개봉한 <경관의 피>입니다.
주말동안 (7일~9일) 주말 관객 수 6만 0027명을 동원했고, 총 누적 관객 수는 37만 4412명입니다.
다시 박스오피스에서 국내영화가 흥행을 하고 있는데요.
<경관의 피>는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으며 또한 주연 배우들의 무대 인사 등에서 최대한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이번 주 누적관객 수 50만 돌파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대 인사마다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만큼 앞으로도 주연배우들이 극장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의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3위. <씽2게더>(NEW)
▶주말 박스오피스 3위는 유니버설 픽쳐스의 <씽2게더>입니다.
같은 기간(7~9일)동안 주말 관객 수 20만 3800명을 동원했으며, 충 누적 관객 수는 28만 2264명입니다.
<씽2게더>는 오디션 그 이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쇼 스테이지에 오르기 위한 크루들의 고군분투 도전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U2, 콜드플레이, 아델, BTS, 테일러 스위프트 등 세계적인 가수들의 히트곡 40여곡이 등장할 예정이며,
스칼렛 조핸슨, 태런 에저튼, 매튜 맥커너히, 리즈 윈더스푼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이 목소리 역으로 참여힌 작품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82회 예측 이벤트는 1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입니다.
먼저 1월 첫째 주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65%, 여성 35%로 계속해서 남성 관객들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20대 비율이 44%, 다음으로는 30대가 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럼 제82회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에 참여한 씨네픽 유저들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위의 표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씨네픽 제 82회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의 참가자 중의 대부분은
박스오피스 1위 -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예측하셨고, 박스오피스 2위 -<경관의 피>, 3위 - <씽2게더>를 예측해주셨습니다.
이 순위는 실제 박스오피스 순위와 일치했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82회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의 참가자 중
56%의 참가자분들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박스오피스 1위, 34%가 <경관의 피>의 박스오피스 2위를 예측,
3위도 마찬가지로 34%의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씽2게더>의 박스오피스 3위를 예측했습니다.
또한 제 82회 박스오피스 순위예측에 참여하여 1위, 2위, 3위를 모두 맞혀 상금을 받아가실 분들은 모두 57명 입니다.
제 82회 예측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모든 참가자분들께 감사드리며, 상금을 받으신 정답자분에게도 축하의 인사드립니다!
다음 주에는 더 재밌고 유익한 제 83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위.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2)
▶주말 박스오피스 4위는 지난 주 순위에 비해 2계단 하락한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입니다.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주말 관객 수 7만 2459명을 기록, 총 누적 관객 수는 92만 0952명을 기록했습니다.
좌석 판매율은 14.5%로 높은 편이어서 관객들의 관심이 계속해서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인데요.
하지만 이번 주에도 할리우드 대작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
박스오피스 4위 유지는 힘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5위. <해피 뉴 이어>(▼2)
▶주말 박스오피스 5위는 <해피 뉴 이어>가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 1만 0611여명의 관객 수, 총 누적 관객 수는 22만 5949명을 기록했습니다.
많은 기대 속에 개봉한 <해피 뉴 이어>가 이번 주 박스오피스 5위를 차지했는데요.
OTT플랫폼인 티빙과 동시에 공개한 점의 핸디캡과 <씽2게더>, <경관의 피> 등 굵직한 대작들이 개봉함에 따라
박스오피스 하락은 어떻게 보면 예상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금주 누적 관객 수 30만명 돌파 또한 힘들 것으로 예상되며, 박스오피스 5위 유지 또한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세계 극장가에서 흥행 질주를 하고 있는 <Spider-man: No Way Home>이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7~9일) $33,015,000 (한화 약 396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총 누적 매출액은 $668,753,195 (한화 약 8,027억)을 기록했습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월드 와이드 수익은 15억 3625만 달러로 <어벤져스:인피니티 워>(20억 4835만 달러), <쥬라기 월드>(16억 7051만 달러), <라이온 킹>(16억 6289만 달러)에 이어 역대 월드 와이드 흥행 순위 8위에 오르는 기록이라고 하니 대단하네요!
이 기록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이룬 기록으로 더욱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TOP 10> (2022년 1월 7일 ~ 2022년 1월 9일)
1.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3301만 달러 (누적 6억 6875만 달러)
2. <싱2게더> 1195만 달러 (누적 1억 901만 달러)
3. <355> 480만 달러 (누적 480만 달러)
4.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327만 달러 (누적 2509만 달러)
5. <아메리칸 언더독> 241만 달러 (누적 1874만 달러)
6. <매트릭스: 리저렉션> 186만 달러 (누적 3431만 달러)
7.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41만 달러 (누적 3215만 달러)
이번 주 박스오피스 분석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주에도 더욱 더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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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 로봇이 전하는 두 가지 눈물!
눈물이 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드림웍스를 사랑했던 팬들이라면 <와일드 로봇>은 자연스럽게 눈물을 훔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불시착한 외딴섬에서 엉겁결에 새끼 기러기를 키워야 하는 가사 로봇의 모성애는 물론, 이 작품이 드림웍스 애니메이터들이 자체 제작하는 마지막 작품이라는 사실이 뭉클함을 전하기 때문. 만약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30주년 작품에 걸맞은 영화냐고 물어본다면 대답은 YES! 이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로봇 영화가 아니다.
‘쿵’ 하고 뭔가가 떨어진다. 놀란 해달 가족이 버튼을 눌러 ‘짜잔’ 하고 등장한 건 ‘로줌 7134’ 일명 로즈(루피타 뇽오)다. 인간들의 편의성을 위해 탄생한 이 로봇은 배송 도중 악천후 때문에 외딴섬으로 불시착한 것. 가사 로봇으로 프로그램되어 있는 로즈는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으러 다니지만, 그 대상을 찾기 힘들다. 사람 대신 다양한 동물이 사는 이 섬에서 로봇을 원하는 이는 없기 때문. 이 상황에서 로즈는 불의의 사고로 기러기 둥지에 홀로 남겨진 알을 발견한다. 갓 부화한 아기 기러기 브라이트빌(키트 코너)은 처음 본 로즈를 엄마로 여기고 계속 따라다닌다. 수만 가지의 지식이 입력되어 있지만 엄마 되기 프로그램만 없었던 로즈는 불순한 의도로 접근한 조력자 여우 핑크(페드로 파스칼)의 도움을 받으며 쉽지 않은 양육을 해나간다.
‘과연 심장과 감정이 없는 로봇이 기러기를 키울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하는 <와일드 로봇>은 유사 모자로 나오는 로봇 로즈와 새끼 기러기 브라이트 빌의 관계와 성장에 주목한다. 엄마가 될 운명을 알지 못했던 로즈는 이를 받아들이고,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처음 말끔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수많은 흠집과 녹슨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 그가 얼마나 많은 힘듦과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로즈 덕분에 브라이트빌은 조금씩 커나가고, 가까워진 둘의 관계만큼 이들은 성장한다.
이는 브라이트빌이 기러기 무리에 합류해 이동하는 과정에 잘 담겨 있다. 선천적으로 몸집이 작고 날개도 짧아 비행이 어려운 브라이트빌은 밤낮없이 훈련시키는 로즈 덕분에 기러기 무리에 합류 후 더 넓은 세상으로 힘차게 날아간다. 이 모습을 통해 영화는 기술에 따른 문명이 발달함에도 돌봄과 성장에 따른 교육은 고유의 인간 또는 생명체들만이 할 수 있다는 걸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이 부분은 AI에 점점 의존해 가는 현대사회에 큰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전한다.
<슈렉>부터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드림웍스 표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는 이번 작품에도 이어진다. 동물 커뮤니티에 속하지 않는 로즈와 브라이트빌, 이들을 도와주는 핑크가 서로 의지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은 생김새는 달라도 서로에게 필요하고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예상대로 이 메시지는 함께 살아가는 모든 동물에게도 전파되며, 후반부 섬에 닥친 위기를 한마음 한뜻으로 해결한다. 참고로 주요 인물들이 아웃사이더라는 점을 잘 표현하기 위해 로즈 역에는 루피타 뇽오, 핑크 역에는 페드로 파스칼 등 유색인종 배우들이 목소리 출연을 하는 건 우연이 아닐 듯하다.
예고편을 본 이들은 느꼈겠지만, 영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언 자이언트> <천공의 성 라퓨타>가 생각난다. 국내 관객들은 무조건 <마당을 나온 암탉>도 떠올릴 듯하다. 부분적으로 기시감이 드는 것은 물론,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결말로 치닫는 과정은 새로움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관객은 알고 당한다. 메가폰을 잡은 크리스 샌더스의 마법 같은 연출력 덕분이다.
<드래곤 길들이기>로 드림웍스의 새 지평을 열었던 장본인이기도 한 감독은 소년 히컵과 용 투슬리스의 우정처럼, 로봇과 동물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연대를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감독은 브라이트빌에 헌신하는 로즈의 모습을 통해 <드래곤 길들이기>의 오마주를 바치는 장면도 선보인다.
활공 장인이라 불리는 감독의 장기는 이번 영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브라이트빌과 철새들의 활공 모습은 그 자체로 웅장한데, 특히 달리는 로즈의 팔 위에 올라타 멋진 하늘을 향해 날개짓하는 브라이트빌의 모습은 장관이자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손꼽힌다. 여기에 피터 브라운의 동명 원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한 작화로 구현한 동물의 모습, 광활한 자연 풍광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감독은 CG의 정교함보다 인상주의적 붓 터치가 살아있는 작화로 마치 한 폭의 그림을 선사한다. 이로 인해 관객들은 스크린이란 화폭에 옮겨 담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오롯이 느낀다.
누구나 이 야생 로봇의 영화 같은 이야기를 마주하면 마음을 빼앗길 것이다. 아이들은 물론, 부모 또한 마찬가지. 아이는 아이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감동을 얻고 의미 있는 눈물을 흘릴 것 같다. 특히 부모라면 브라이트빌처럼 과거 자립했던 그 순간, 그리고 자신을 보내는 부모의 마음을 곱씹게 된다. 결국 성장은 혼자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으면서 말이다.덧붙이는 말: 앞서 소개했듯이 <와일드 로봇>은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자체 제작하는 마지막 영화다. 재정적인 문제로 외주 비중을 늘려갈 예정이라 밝혔기에 이 영화는 그 의미를 더한다. 개인적으로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통해 드림웍스의 비상이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
사진 제공: 유니버셜 픽쳐스
평점: 3.5 / 5.0
한줄평: 보일러 필요없는 아웃사이더들의 온기, 그리고 비상(飛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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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퀸 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 캐릭터와 스토리 완벽정리
"수어사이드 스쿼드" 느낌이 팍팍 나는
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Birds of Prey, 2020) 예고편 분석 및 감상 영상
감독: 캐시 얀
각본: 크리스티나 호드슨
제작: 마고 로비, 수 크롤, 브라이언 언클레스
출연: 마고 로비,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저니 스몰렛, 이완 맥그리거 외
장르: 슈퍼히어로 영화, 액션
음악: 대니얼 펨버턴
촬영기간: 2019년 1월 14일 ~ 2019년 4월 15일
제작사: DC 필름스, 럭키챕 엔터테인먼트, 크롤 & 코 엔터테인먼트, 클럽하우스 픽쳐스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2020년 2월 7일 예정#버즈오브프레이 #버즈오브프레이예고편 #할리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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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나이스 인 러브 - 익숙한 프랑스식 로맨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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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아나이스’의 인생은 오직 그녀 자신을 중심으로 숨가쁘게 돌아간다. 견고할 것만 같았던 ‘아나이스’의 세상은 그녀에게 반한 ‘다니엘’이 아닌, 그의 파트너 ‘에밀리’를 만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본능에 몸을 맡긴 둘의 사랑엔 원칙도, 한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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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코멘터리 예고편
1957년 뉴욕, 라이벌 갱단인 제트와 샤크 사이의 갈등과 그 안에서 이뤄지는 '토니'와 '마리아'의 사랑을 그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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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더라인> 메인 예고편
“어디에 있어도 네가 보여”
런던에 살고 있는 작가 지망생 ‘안나’ 앞에
평범한 삶을 원하는 그녀 ‘로빈’이 나타난다.
첫 만남부터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을 느낀 그들은
생애 단 한 번, 처음 겪는 사랑을 시작한다.
“날 사랑해줘. 원하든 원치 않든”
창작에 대한 집착과 갈망이 심해진 ‘안나’는 점점 현실 감각을 잃어가고
‘로빈’은 변해가는 ‘안나’의 행동에 괴로워한다.
사랑을 시작할수록 늘어가는 고통에 평온했던 ‘안나’의 일상은 뒤흔들린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마주한 그날, 나에게 가장 위험한 첫사랑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