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롬2021-04-11 16:03:18
동심을 찾고 느낄 수 있다
<어린 왕자> ⭐⭐⭐
친구하나 없이 엄마(레이첼 맥아담스)가 짜놓은 인생계획표대로만 살던 소녀(맥켄지 포이). 어느 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옆집의 괴짜 조종사 할아버지(제프 브리지스)를 만나면서 오래 전 조종사가 사막에 추락했을 때 만난, 다른 행성에서 온 어린왕자의 존재를 알게 된다. 소녀는 조종사 할아버지와 친구가 되어가면서 어린왕자가 살던 소행성 B612와 다른 세계로의 여행, 모두를 꿈꾸게 하는 가슴 벅찬 모험을 시작한다.
모모
영화를 보며 소설 책 <모모>가 불현듯 떠올랐다. 두 작품 모두 어른의 세계를 부정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찾길 원하는 주인공의 소재와 둘다 판타지 형식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혹여나 <모모>를 읽어보지 못했다면 <어린 왕자>를 보고,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당신의 어린 모습을 떠오를 수 있고, 어른이 되버린 나에게 동심의 근황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어린왕자
이 영화는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서 모티브를 따와 만든 영화이다. 그래서 영화의 내용도 소설의 이야기에서 새로이 추가된 캐릭터들이 사이에 들어가 영화가 진행된다. 어린왕자만의 따뜻한 성격이나 종이 냄새가 날 거 같은 기분좋은 편안한 색채는 소설에서 느껴진 몽글몽글한 느낌을 잘 표현해준다.
객관적 상관물
객관적 상관물이라고 하면 기존의 물건에 의미를 부여해서 자신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문학 작품만의 표현방식 중 하나이다.
영화에서는 소설에서 등장한 '바오밥나무' ,'장미' ,'별' 등에 의미를 부여하여 소설에서 공감한 느낌을 영화에서도 이어받을 수 있게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영화의 주제도 부각시켜 영화를 본 관객들이 자아성찰을 깨우칠 수 있는 시간도 만들어준다. (다시 보면 원작의 뛰어남이 묻어 나온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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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약돌로 마녀를 쓰러뜨릴 때
이 글은 영화 [블랙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퍼가거나 인용 시 출처를 반드시 표시해주세요.
예고편만 보면 공포영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블랙폰]은 성장 드라마에 조금 더 가깝다.
그리고 이 성장 드라마의 공식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모티브를 많이 떠올리게 한다.
영화는 크게 아이들, 어른, 그리고 탈출의 수단.
총 세 가지의 갈등 요소들을 등장시키고. 각자 충실하게 영화 속에서 자신의 입지를 발로 밟아대며 꾹꾹 다지려 애쓴다.
명절 시즌이면 예상되는 영화 장르로 극장계가 점령되기 쉬운데도, 통상적이지 않게 공포 영화의 가면을 쓰고 관객들을 맞이하는 영화 [블랙폰]의 요소들을. 헨젤과 그레텔의 형식을 빌어 리뷰해보려 한다.
아이들, 헨젤과 그레텔;ignition sequence starts.
사진출처:다음 영화
최근 개봉한 영화들 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블랙폰]은 아이들의 서사나 일상을 보여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덕분에 영화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로 이동한다. 아이들이 그 시기에 가진 가진 두려움도. 스스로에 대한 실망도. 또한 남에게는 말하기 힘든 비밀도 등장인물들의 순수한 입과 행동을 빌어 아무렇지 않지만, 비밀스럽게 이미 어른인 관객들에게 털어놓는 것만 같다.
관심이 있는 여자아이 앞에서 큰 홈런을 맞는 모습을 보여줘 버린 피니(메이슨 템즈)는 이런 고민들 외에도 학대와 엄격의 기로에 서 있는 집안 환경에 대한 우려도 함께 갖고 있다.
언젠가는 스스로의 찌질한 모습을 벗어나 자신만의 창공으로 솟아오르겠다는 집념처럼. 피니의 손에는 늘 작은 로켓이 쥐어져 있다. 당장이라도 날아오르고 싶지만. 아직은.이라는 말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몇 번이고 모의 비행을 해보는 것으로 피니는 현실로의 아주 짧지만 확실한 도피를 하며 일상을 지탱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언젠가가 반드시 오리라는 것을 스스로 믿었던 만큼. 이 유약해 보이지만 동시에 맹목적인 집념은 한낱 유괴납치 피해자 정도에 머물렀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아이들이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존재가 되는 데에 많은 힘을 싣는다.
영화 속 인물들을 통틀어 최약체로 불러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피니는 결국 스스로 원하는 때에 맞춰 자신의 로켓을 쏘아 올린다. 초식동물의 눈에서 벗어난 피니가 지독히도 두려웠던 지하실을 성큼성큼 걸어 나오는 장면이 주는 카타르시스는 매우 크다.
[마녀];큰 솥에 빠지고야 말 운명.
숨참고 솥 Dive사진출처:다음 영화
의심할 여지없이. 마녀 역할은 영화 속에서는 어른들의 몫이다.
아이들은 치고받는 싸움의 현장도. 그로인 해 생기는 상처도 숨길 마음이 전혀 없지만. 어른들은 반대로 상처 또는 치부를 숨기려 애쓴다.
딸 그웬(매들린 맥그로)을 때릴 때조차 최대한 가릴 수 있는 곳을 선택해 학대의 징후를 감추려 하는 알코올 중독자 미스터(제레미 데이비스)만 보더라도. 사회생활 속에서 “번듯한”이미지를 고수하려고 자신의 본모습을 얼마나 애써서 숨기려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등장하는 어른들이 숨기고 싶은 면이 있고. 그 부분이 어른들 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영화는 악역 더 그래버(에단 호크)의 다양한 가면을 통해 보여준다.
아이들은 참 궁금했을 것이다.
가면 뒤에 숨은 더 그래버의 얼굴이 “얼마나” 상처 투성이인지가 아닌. “왜” 상처 투성이의 얼굴을 드러내고 걸어 다니는 것이 “안 되는” 일인지를. 만약 더 그래버가 자신들과 비슷한 나이었다면, 아이들은 아마도 얻어터져 딱지가 겨우 앉은 주먹을 슬그머니 보여주며 나도 그래.라고 씩 웃어버리고 말았을 테니까.
그것이 살아있는 아이들이건. 혹은 결국은 게임에 패배해 죽은 아이들이건. 그들은 상처를 숨기는 것에 두려움 없이 영화 중간중간 충격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니까.
애초에 숨길 것이 없는 아이들을 더 그래버가 이길 수 없는 이유다.
빵조각이 자갈로 바뀌는 순간;기꺼이 화자가 되겠다는 태도
사진출처:다음 영화
영화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의 단절이 등장한다. 죽은 자와 살아있는 자, 그리고 어른과 아이들.
이 단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전 코미디 프로그램처럼 대화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자명해 보이건만. 영화 초반부는 스피커처럼 일방적으로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퍼붓는 식의 대화 방식 밖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서로의 언어를 알아들을 기회도. 마음도 사라질 수밖에.
이 단절을 해결하기 위해 영화가 등장시킨 것은 다름 아닌 전화기의 존재다.
죽은 자와 살아있는 자의 간극은 매우 컸다. 그들은 존재하거나 머무는 장소조차 같을 수 없었고. 더 그래버는 아이들에게서 이름도 빼앗았으며. 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수단인 전화기는 선이 끊어져 고장 난 것으로 묘사된다.
피니는 우선 피해자 아이들에게 이름을 돌려주었다. “너”는 죽었다. 가 아닌. 너희는 나에게 “이런” 존재였다. 를 깨우쳐준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어떤 의미를 가진 존재였음을 온전히 깨달을 수는 없었다. 또한 그들이 남겨준 단서들은 처음에는 발길질 한 번이면 엉뚱한 길을 알려주고도 남을 것 같은 빵조각처럼 보였다. 하지만 피니의 들으려는 태도는 결국 친구들이 짧은 생을 바쳐 놓아준 단서들을 빵조각에서 단단하고 확실한 조약돌로 바꿔주었다.
오빠가 망자와 살아 있는 자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을 때. 그웬은 오빠를 살리기 위해 욕설에 가까운 말을 퍼붓던 경찰의 명함을 집어 든다. 자신이 깊은 골을 파 놓은 어른과의 갈등을 스스로 메우기 위해 힘쓰려는 듯이.
살아 있는 자들을 연결하는 방법은 그리도 쉽고 간단했다. 오빠의 전화기처럼 선이 끊어져 있지도. 그렇다고 원하지 않을 때 울리지도 않았다. 그저 전화기를 들어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그웬은 피니와 고장 난 전화기로만 통화할 수도 있었을 기회를 기꺼이 버렸다.
대화의 수단이자 자신의 죄를 고해할 수단인 전화기의 존재를 애써 무시한 더 그래버의 최후는 어찌 보면 가장 정당하고 타당하다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피니의 탈출 장면이 주는 쾌감은 크다. 그것이 피니의 눈빛이 주는 감정도 크지만. 피니가 맘껏 자신의 로켓을 쏘아 올릴 수 있도록 수신호를 준. 어둠 속에서도 반짝이는 작은 조약돌 때문임을 간과할 수는 없다.
마치면서
겁쟁이 레벨 100인 사람의 입장에서. 일주일에 한 편 보는 영화의 장르를 공포로 고를 때까지 참 많은 시간과 고뇌가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너무 과장된 공포를 주기 위해 쓰이는 점프 스퀘어가 이 영화에서는 꽤 적절하게 쓰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안 놀랬다는 건 아니지만. 과하다. 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또한 이런 장르에서는 보통 어른들의 수단, 도구에 머물렀던 아이들을 영화 전면에 앞 세운 점도 좋았다. 피니가 계단을 올라올 때의 결의에 찬 눈빛이 너무도 강렬해서 이 아역(?) 배우의 미래가 벌써부터 기대되기 시작했을 정도니까.
그러나 더 그래버의 행동이나 대사가 마치 복선을 던지는 것 같았지만 완벽하게 처리하지는 못했다는 점과. 공포라기보다는 밀실 탈출에 가까운 느낌이 드는 쪽으로 영화가 흘러가는 것은 조금 아쉬웠다.
또한 마지막에 가면서 여동생의 능력 하나에 급물살을 타듯 사건이 후루룩 해결되는 점도 영화 전체의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게 하는 단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절 시즌에 대담하게 공포라는 장르로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 글의 TMI]
1. 분명 한 분이 나 말고 예매를 하셨었는데. 안 오셔서 혼자 봄.ㅠ
2. 진짜 울 뻔했다.
3. 정말 심하게 깜짝 놀란 부분이 있었는데 거기서 꽥하고 소리 지름.
4. 네. 팝콘도 당연히 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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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마로서 살다가 인간으로서 죽다
경고: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무미건조함으로 가득찬 살인마의 일생
<언더 더 스킨>은 인간의 몸에 기생해서 살인을 저지르는 외계인을 그린다. 외계인은 로라라는 이름으로 흰 바탕 앞에 누워 있는 여자의 옷을 뺏어서 입고, 어딘가에서 받은 거대한 트럭을 타고, 자신에게 추파를 던지는 남자들을 유혹해 집으로 들여보낸다. 그러나 더 이상 그들이 집에서 나오는 일은 없었다. 이게 끝나면 로라는 사냥감이 될 새로운 남자를 찾아 떠난다. 이러한 유혹과 사냥이 영화 초반부 ~ 중반부에 계속 반복된다.
로라는 살인에 매우 유능한 외계인이다. 한 치의 실수도 없이 남자들을 유혹해 사냥감으로 삼는다. 그러나 캐릭터의 특성을 드러내야 할 이러한 과정은 오히려 반복되는 노동처럼 느껴진다. 지나치게 무미건조한 연출 탓이다. 특히 로라가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은 이러한 연출의 끝을 보여준다. 로라가 어두운 곳에 홀로 서 있다, 로라를 발견한 남자는 그녀에게 다가간다, 그런데 남자는 중간에 어두운 늪으로 빨려 들어가버린다. 이게 끝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사이코패스 살인마 안톤 쉬거도 로라처럼 무미건조한 톤을 통해 그려지는 캐릭터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안톤은 살인을 저지르기 전에 꼭 동전을 던진다. 동전이 나오는 면에 따라서 살인을 할지 말지 결정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는 자신의 우위를 숨기기 위한 변명일 뿐이다. 한편 안톤은 살인을 할 때도 총이 아니라 공기 봄베를 쓰는 등 무미건조함 속에서도 캐릭터의 매력을 확실히 각인시킨다. 그러나 로라한테는 그럴만한 장면이 없다.
인간으로서의 삶을 시작하다
이처럼 <언더 더 스킨>이 로라한테 철저하게 거리를 두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로라에게 얼굴이 흉측한 남자가 찾아온 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 남자는 그동안 로라가 만나왔던 남자들과 달리 외모 때문에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걸 꺼려했던 사람이었다. 그 사정을 들은 로라는 그 때부터 연민이라고 하는 감정을 그 남자에게 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가 유혹했던 남자들 중 처음으로 그를 산 채로 집 바깥으로 꺼내준다.
인간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로라는 살인을 멈춘다.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삶을 배우기 시작한다. 자신의 장기를 버린 그녀는 이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마침내 샤낭감과 사냥꾼의 위치가 바뀐 것이다. 다행히 이후 로라가 첫 번째로 만난 남자는 남자는 로라를 도와주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녀는 관계를 맺을 수 없단 걸 알고 그 남자와 헤어지고 만다. 두 번째 남자는 숲의 관리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숲에 찾아온 외계인을 강간하려 했다. 그리고 로라에게 불을 붙여 그녀를 불타죽게 만든다.
그래도 마침내 인간으로서 죽다
로라는 죽기 직전, 마침내 외계인으로서의 모습을 드러낸다. 온몸이 검은 비늘로 덮인 흉측한 모습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점은 이 모습이 로라가 인간의 피부 속에서 살인을 저지를 때보다 훨씬 인간답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로라에게 공감할 수 있는 모습들이 그녀가 살인을 멈출 때부터 나타나기 때문이다. 연출도 로라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식으로 바뀌게 된다. 로라가 케이크를 먹으면서 얼굴을 찡그리는 걸 보여주는 식으로 말이다.
<언더 더 스킨>은 이렇게 감정을 쌓아나가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일으킨다. 로라가 붉은 불에 타죽어갈 때 하늘에서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로라가 살인마 시절이었을 때 주로 검은색과 푸른색으로 둘러싼 화면이 등장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렇게 영화의 초반부 ~ 중반부의 무미건조함은 이 카타르시스를 증폭시키기 위한 밑밥으로 밝혀진다. 이는 로라가 끝내 인간으로서 죽는 모습에 아름다움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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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연말에 다소 무거웠던 <서울의 봄> <노량: 죽음의 바다>를 벗어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소재의 영화로 관객들에게 찾아온 <시민 덕희>!
영화는 실화바탕의 '보이스 피싱' 소재로 통쾌한 스토리를 들려줄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이번주 개봉예정작 같이 만나보실까요?
시민 덕희
Citizen of a Kind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4분
감독: 박영주
출연: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장윤주 이무생 안은진 등
개봉: 2024.01.24.
배급: ㈜쇼박스
시놉시스
내 돈을 사기 친 그 놈이 구조 요청을 해왔다! 세탁소 화재로 인해 대출상품을 알아보던 생활력 만렙 덕희에게 어느 날, 거래은행의 손대리가 합리적인 대출상품을 제안하겠다며 전화를 걸어온다. 대출에 필요하다며 이런저런 수수료를 요구한 손대리에게 돈을 보낸 덕희는 이 모든 과정이 보이스피싱이었음을 뒤늦게 인지하고 충격에 빠진다. 전 재산을 잃고 아이들과 거리로 나앉게 생긴 덕희에게 어느 날 손대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는데… 이번엔 살려달라는 전화다! 경찰도 포기한 사건, 덕희는 손대리도 구출하고 잃어버린 돈도 찾겠다는 일념으로 필살기 하나씩 장착한 직장 동료들과 함께 중국 칭다오로 직접 날아간다.
CINE PICK!
이 영화는 2016년에 발생한 사건을 모티브로 경기도 화성시에서 작은 세탁소를 운영하던 김성자씨의 보이스피싱 사기로 직접 보이스피싱 총책의 사진, 은신처 정보, 중국에 소재한 사무실 주소 등을 모아 경찰에 제출하며 경찰이 총책을 검거하는데 성공한 실화 사건을 영화로 옮긴 작품입니다.
넥스트 골 윈즈
Next Goal Wins
ⓒ 네이버영화
개요: 코미디 | 미국, 영국 | 104분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오스카 카이틀리 등
개봉: 2024.01.24.
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인성 논란으로 퇴출 위기에 놓인 축구 감독 ‘토머스 론겐’은 31: 0이라는 기록적인 패배로 창설 이후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FIFA 랭킹 최하위 아메리칸사모아 국가 대표팀의 감독을 어쩔 수 없이 맡게 된다. 승률 제로, 단합 제로, 용기 제로 모든 것이 부족한 선수들과 ‘론겐’은 고군 분투하게 된다. 그들의 목표는 승리도, 우승도 아닌 오직 한 골!
CINE PICK!
<조조 래빗> <토르: 라그나로크>의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과 <엑스맨: 아포칼립스>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연기력을 보여준 마이클 패스벤더가 만난 영화로 2014년에 나온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바탕으로 미국령 사모아 축구 국가대표팀의 2014fif a 월드컵 브라질 오세아니아 1차예선 시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클럽 제로
Club Zero
ⓒ 네이버영화
개요: 미스터리, 스릴러 | 오스트리아, 영국, 독일, 프랑스, 덴마크 | 110분
감독: 예시카 하우스너
출연: 미아 와시코브스카 외
재개봉: 2024.01.24.
배급: 판씨네마㈜
시놉시스
STEP 1. 깊게 심호흡하고 눈앞의 음식에만 집중해 보세요 STEP 2. 한 번에 한 가지 종류의 음식만 먹어보세요 STEP 3. 음식을 먹지 않으면 죽는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세요 모든 단계를 통과한 여러분을 이제 ‘클럽 제로’의 회원으로 임명합니다! 최고급 기숙사 시설에서 학생들에게 일대일 특별 교육을 제공하는 엘리트 학교의 새로운 영양교사로 임명된 ‘미스 노백’. 건강을 유지하면서 학습 능력을 키우는 ‘의식적 식사법’을 가르치는 ‘미스 노백’의 다정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수업에 아이들은 점차 빠져들게 되고 더 극단적이고 위험한 식사를 이어가는데…
CINE PICK!
<슬픔의 삼각형> 제작사 참여, <스토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미와 와시코브스카의 만남으로 영화 <클럽 제로>는 독특한 식사법을 설파하는 미스 노백과 이를 맹목적으로 믿는 앨리트 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영화입니다.
도그맨
DOGMAN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프랑스, 미국 | 115분
감독: 뤽 베송
출연: 케일럽 랜드리 존스 외
개봉: 2024.01.24.
배급: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불행이 있는 곳마다, 신은 개를 보낸다" 뉴저지의 한 도심, 핑크 드레스에 짙은 화장을 한 남자가 수백 마리의 개와 함께 긴급 체포된다. 아무런 진술도 하지 않던 그는 정신과 의사에게 15년간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하는데... 개들의 사랑으로 구원받은 한 남자의 쇼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이 펼쳐진다!
CINE PICK!
<도그맨>은 안티히어로가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는 휴먼드라마로 <레옹> <루시>를 연출한 뤽 베송 감독이 연출을 맡으며 2021년 칸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케일럽 렌드리 존스, 폭스테리어, 도베르만, 그레이하운드와 같이 열연을 펼칩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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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드코어 헨리
이 영화는 뭐라 정의하기 힘든 영화이다.
진짜 FPS를 하는 기분이 드는 영화이다. 1인칭 게임 울렁증이 좀 있는 나로선 오묘했다.
콜 오브 듀티와 울펜슈타인을 3~4 시간하면 좀 어지러운데, 이 영화가 딱 그러했다.
액션은 상당히 시원시원 해서, 마치 '둠' 또는 '울펜슈타인'을 하는 느낌이다.
음악도 상당히 빠른 템포라서 액션이 더 시원하며, 루즈하다는 느낌이 없다.
이 영화의 특징으로는 1인칭 시점이라는 것이다.
(쉽게말해서 머리에 캠을 달고 찍었다는 소리다.)
영화는 FPS 좋아하는 사람이 보면, 굉장히 시원하고 짧고 굵은 액션을 선사해서 좋아할 것이다.
스토리는 그냥 일반적인 액션영화 스토리이다.
이 영화를 높게 평가할 점은 러닝타임 96분을 전부 1인칭 시점으로 전개한 점과 주인공의 대사 없이 유쾌하며, 시원한 액션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주인공만의 대사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의사소통 하는 것이 일품이다.)
1인칭 시점으로 액션영화를 보니, 사실감과 재미는 극대화됬다.
청불등급에 맞게 시원한 액션과 피튀기는 액션이 더해져서 영화는 충분히 과격하다.
3인칭 시점에 적응되있던 나라 그런지, 충분히 재미있고, 실험정신도 좋다.
그러나, 시원시원한 액션과 스토리랑은 별개로 그냥 안맞는 느낌이였다.
(아마 이런 류의 영화를 처음 접해서 그런 것 같았다)
영화 자체만 놓고보면, 러닝타임도 길지 않아 잠깐 즐기기에 제격이다.
다만 액션의 수위가 어느정도 있으니, 잔인한 영화를 못 본다면, 비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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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틀 포레스트>
<리틀 포레스트>
" 심심한데 맛있는 영화 한 편 보고 싶을 때 "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 <리틀 포레스트>. 사실 일본에서 먼저 만들어진 영화를 봤지만 크게 마음에 와 닿지 않아 끝까지 보지는 않았다. 한국에서 리메이크된다고 했을 때 보러 가려고 표까지 끊어놨건만 밀려드는 일이 바빠 보지 못했다. 그렇게 마음속에서 차차 잊혀 간 작품으로 남을 줄 알았는데 ... 이런저런 영화를 보다 보니 자극적인 맛에 질린 때가 오고야 말았다. 액션은 너무 정신없고, 드라마는 너무 마음 아프고, 로맨스는 너무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아껴두었던 이 영화가 떠올랐다. 주저 없이 영화를 틀고 조용한 공간에서 혼자 보았다. 103분이라는 적당한 러닝타임 동안 숨소리만 내고 영화를 즐겼다. 평화롭고 단조로운 아주 진한 여행을 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그런 영화였다. 이 영화를 특별하다고 정의해야 할까, 잘 모르겠다. 다만, 기존에 있던 것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는 영화였다. 정말 <리틀 포레스트>만의 색깔을 담고 있다고 해야 할까.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꽤 슬픈 일이다. 꿈을 위해 도시로 나선 사람들이 각박함을 이기지 못하고 돌아온다는 건 그리 현대사회가 가진 슬픈 이면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현대사회 속 미디어는 귀농에 대한 모습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사람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장면들로 가득 채워 도시와 대비되는 환경을 만들어놓고 마치 그곳을 현실처럼 꾸며놓는다. 하나, 20년간 시골에서 자란 내가 생각하기에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꿈꾸는 시골에서의 삶이란 영화만큼 완벽할 수 없다. 그렇기에 <리틀 포레스트> 완벽한 대리만족의 영화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어보지 않았기에 공감할 수 없다는 점은 이럴 때 이점이 된다. 그저 낭만을 편집해 붙여놓은 장면들은 간접적으로 겪어 보기에는 행복한 꿈이지만, 현실은 이상적인 판타지가 아니다. 감독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 언질을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긴 하다.
그러니까, 현실성은 많이 떨어진다. 많은 평론가들이 지적한 부분이기도 하고 몇몇 관람객들도 이질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틀 포레스트>가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아마 '힐링'이 가득 담겨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따듯한 난로를 켜고,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 요리해먹고, 친구들을 만나 그저 수다나 떠들 수 있는 그런 환경은 현대인들이 가장 꿈꾸는 이상 중 하나일 것이다. 사람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 도시로 모여든다. 도시에서의 삶은 다친 마음과 허무한 나날뿐이다. 도시를 떠나올 때 혜원(김태리 분)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시험에서 떨어지고, 아르바이트로 연명해가는 삶이란 결국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삶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돌아온 고향에서 누구에게도 재촉받지 않고 오로지 먹고살기 위한 것에만 집중한다.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괜찮은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 이 단순한 문장으로 영화는 진짜 소중한 삶의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무작정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선택해서 살아가는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요리는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야' 맞는 말이다. <리틀 포레스트>는 음식으로 유명한 영화이다. 음식을 담아내는 컷들이 세련되고 감각적이다. 감독이 마치 어떻게 찍어야 예쁘게 나오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음식의 조리과정이나 맛이 궁금하다는 이유로 영화를 찾는 관객은 없을 것이다. 음식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정성을 다한다는 것, 온 마음을 전부 내비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리틀 포레스트> 속 음식에 관한 의미는 깊다. 편의점 도시락이나 길거리에 파는 컵밥 같은 게 아니라 직접 수확한 재료로 시간을 들여 음식을 해 먹는다는 것은 그동안 잃어버렸던 삶의 본질적인 의미에 관한 '채움'이었을지도 모른다. 허무하고 공허하기만 한 도심 속 삶에서 내 손으로 만들어본 적 없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어보는 것. 음식은 사계절의 시간을 따라가며 마음속 엄마(문소리 분)를 불러일으키고, 때를 기다려 하루를 보내도록 유도한다. 영화 속 음식은 곧 혜원의 내적 감정을 좀 더 활성화하는 장치였을 것이다.
먹는 것으로 시작해 먹는 것으로 끝을 낸다면, 먹방과 다를 것 없는 한 편의 영상으로밖에 남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의 본질은 이야기에 있다.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영화의 수준을 판가름하는 척도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리틀 포레스트>는 스토리면에서도 타 영화들과 비교되지 않는 탄탄한 구성을 선보인다. 서울살이에 지쳐버린 딸은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오래전에 떠난 엄마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감독은 영화 초반에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그냥 그랬다' 식으로 이야기를 군데군데 던져두고 사건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도 하지 않는다. 관객은 백 스토리를 통해 '그랬겠구나'하고 암묵적인 내용만을 파악할 뿐이다. 하나, 놀랍게도 이러한 전개가 큰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읊조리는 주인공을 따라 천천히 가다 보면 어느새 결말에 당도해있다. 삶 속 여유에 대한 메시지를 이야기해주기 위해 비교적 느리게 스토리를 전개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마치 지루한 전개에 답답해하는 관객들에게도 여유를 가져라 하고 말하듯이 말이다. 유년시절의 주인공과 현재의 주인공, 시간의 순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아마 이 이유에서 나온 게 아니었을까.
여백이 많은 영화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극의 호흡을 느리게 다듬어 관객에게 쉴 시간을 주는 그 순간은 극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느낄 때도 있다. 이러한 여백을 만드는 데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당연하게도 여유가 있어야 하고, 둘째는 아름다워야 하며, 셋째는 흐름을 끊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나가야 한다. <리틀 포레스트>는 이러한 여백의 공간을 천천히 메워나간다. 계절이 되었다가, 재료가 되었다가, 마음이 되었다가 말이다. 겨울을 시작으로 이어가는 계절 컷은 시간의 진도를 맞출뿐더러 각 계절이 가진 색과 향을 그대로 담아냈다.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과 초록색으로 도배된 봄, 찐한 햇빛을 머금은 여름과 갈색빛의 가을까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이해시키는 여백들은 영상미와 더불어 영화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주위 인물인 재하(류준열 분)나 은숙(진기주 분)의 모습을 보면 혜원을 만날 수 있다. 재하는 자존감을 갉아먹는 회사에서 뛰쳐나와 농사라는 자신의 삶으로 돌아갔고, 서울의 삶을 꿈꾸는 은숙은 현실과 타협하고 고향에서 살아간다. 영화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현실의 모든 삶을 포기하고 농촌으로 돌아와 그럭저럭 살아라가 아닐 것이다. 혜원이 선택해야 할 삶의 방향을 친구들을 통해 이야기한다. 적당히 괜찮게 타협하고 살 것인지, 아니면 벗어나고 진짜 자신의 삶 근본으로 돌아올 것인지 말이다. 혼란스러운 혜원의 마음이 남 일 같지 않은 건, 20대라는 배경과 인물 설정이 현대 사회 취업준비생인 20대들과 지나치게 닮아있기 때문이다.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지 못하고 그냥 휘둘리는 대로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비극적인지 혜원의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고한다. 때문에, 감독은 재하의 입을 통해 이야기한다. 혜원은 지금 아주심기를 준비중일 거라고. 아주 쓸쓸한 겨울 될 테지만 좀 더 단단해지고 견고해지는 시기가 오게 될 거라고 말이다. 당신도 아주심기를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앞서 말했듯 영화가 단순히 귀농의 판타지를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아닐 것이다. 영화와 현실의 경계는 다소 머니까 말이다. 임순례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은 '당신만의 공간에서 당신만의 휴식'이 아닐까. 어린시절에 살았던 고향이 혜원에게 하나의 '공간'이 되었듯이 당신 또한 그러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집이 될수도 있고, 카페가 될수도 있고, 취미가 될 수도 있다. 오로지 당신의 공간에서 당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그 시간을 통해 성장하고 바뀌어나가는 것. 이러한 성장을 통해 자신 안에 있는 근본을 찾아낼 것을 강조한다. 또한 감독은 20대 혜원의 모습을 통해 당신의 휴식을 권고한다. 바쁜 도시생활에서 벗어난 혜원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삶은 늘 뜻대로 되지 않고 버겁기만 하다. 주위 사람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잡아가는데, 나만 제자리에 서서 똑같은 위치에 맴돌고 있다면 그것만큼 비극적인 청춘이 없을 것이다. 영화는 말한다. 사회적 성공이나 명예에 집착하기보다, 혜원의 '배가 고프다'는 말처럼 인간의 기본 욕구에 좀 더 충실하라고.
무작정 좋은 영화라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고, 너무 영상미에만 치우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 사회 영화는 너무 맵고 짠맛에 길들여져 있다. 이것이 꼭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자극적인 것들로는 마음을 채우기 어렵다고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다. 흥미롭지 않으면 관객들이 봐주지 않으니까, 소비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8년의 <리틀 포레스트> 열풍은 반가우면서도 낯설었다. 맵고 짠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순한 맛을 찾아왔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컷들의 연속, 영상미가 돋보이고, 카메라를 통해 완성되는 요리와 맛까지 ... 현대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제는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 방영되었던 영화처럼 부작으로 나누어 상영했다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으면서도, 동시에 한 편으로 끝났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만한 여지를 주었구나 라는 만족감이 든다.
출처 : <리틀 포레스트> In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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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하지 않는 애정의 끈기
PROGRAM NOTE.
1980년대 홍콩은 세계적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동시에 이로 인해 수많은 화교들이 해외로부터 흘러들면서 사회, 경제적으로 혼돈의 시대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 홍콩에서 가장 위험하고 불가사의한 무법지대가 바로 구룡성채였다. 그 무렵 홍콩으로 흘러들어와 힘겹게 살아가고 있던 찬 록쿤은 악명 높은 미스터 빅이 이끄는 갱단에게 쫓기게 되고 우연히 구룡성채로 몸을 피한다. 구룡성채를 지배하는 사이클론의 도움으로 구룡성채에서의 삶에 적응하던 찬 록쿤. 그러나 찬 록쿤과 구룡성채를 향한 악당들의 위협은 점점 거세진다.
1993년에 철거되어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홍콩의 씬 시티, 구룡성채. 기괴하고 미로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나이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시대적 배경과 절묘하게 포개어지는 공간적 배경과 더불어 인물들의 다양한 사연과 관계를 통해 그 당시 홍콩의 모습을 절로 떠오르게 한다. 90년대 홍콩 영화 전성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화려한 액션 역시 놓칠 수 없는 매력 포인트. 제77회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첫 공개 당시 이미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정엽 / 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POINT.
✔️ 홍콩 영화를 좋아하세요? 그러면 일단 보세요!
✔️ 고천락, 홍금보, 곽부성, 임현제... 홍콩 영화의 기라성 같은 이름들과 함께 유준겸, 오윤룡, 료자여 등 샛별 같은 이름들이 함께 놓여있습니다. 명배우 파티!
✔️ 하반기 개봉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 제목이 '구룡성채'라는 거다. 아무 정보도 보지 않고, 제목만 보고, 이걸 봐야겠다 생각했다. 구룡성채라니. 홍콩의 씬 시티(sin city)로 불리던 고층 슬럼. 불법 증축으로 거대하게 올라선 굴속 같은 곳. 지금은 철거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곳. 당시에도 위생이나 치안 측면에서 좋은 거주지라 할 수는 없는 곳이었지만, 철거되지 않았어도 들어가볼 수는 없었을 곳. 그럼에도 워낙 독특하여 자꾸 궁금해지는 곳이 아닌가. 다들 좋아하잖아?
아니나 다를까 재빨리 매진되어, 취소 표를 겨우 구했다. 그리고 나서야 영화 정보를 확인해 보니... 범죄 스릴러 액션... 홍금보? 아니 왜 나는 구룡성채의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일 거라 생각했지? 내 편협한 영화 취향 표에 범죄, 스릴러, 액션은 들어가 있지 않으며 홍금보는... 그가 나오는 영화를 본 적이 없다. 괜찮을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보러 갔다가, 만족해서 나왔다. 하, 이게 바로 홍콩영화의 맛이지!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
영화의 스토리라인은 매우 간단하다. 그리고 익숙하다. 미리 알아둘 것도 없다. 구룡성채를 둘러싸고 싸우는 이야기구나 정도로만 파악해 두면,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눈앞에 마치 아침 드라마처럼 익숙한 공식이 펼쳐질 것이다. 시작과 동시에 '옛날 옛적에' 느낌으로 구구절절 펼쳐지는 텍스트부터 전개되는 방식까지 어느 하나 어렵게 소화되는 것이 없다.
그러나 원래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 다른 나라에서 만든 영화였으면 이게 무슨 허무맹랑한 소리야! 하고 실망했을 것들도, 홍콩 액션 영화에서 펼쳐지니 익숙한 장르의 문법에 편승해 그냥 즐기게 된다.
자고로 홍콩 영화의 맛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덕진 의리 아닌가. 의리를 끝까지 지키려는 주인공 무리와, 그 의리를 손쉽게 배반하는 악의 무리 사이의 갈등. 요즘 같은 세상에 우스울 정도로 올바른 주제를 이렇게 고수하는데 어떻게 매력이 없을 수가 있냐고. 게다가 이토록 바른 주제의식을 이렇게 폭력적인 장면에 끼워 넣는 얼얼한 홍콩 스타일. 폭력적이다 못해 헛웃음이 나오는 무협의 경지에까지 이르는 액션. 아는 맛은 정말 무섭다. 헤어날 수 없게 만든다. 나도 이런데 홍콩 액션 영화를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정통으로 맞은 사람들에겐 이 영화가 얼마나 만족스러울까.
패가 없어도 마작은 계속된다
사실 나는 홍콩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았다. 애초에 홍콩 영화에 익숙한 세대는 아니어서, 뒤늦게 왕가위 영화를 몇 편 보면서 마치 영화사 따라가듯 홍콩 영화도 좀 봐야지 의식적으로 본 정도. 무의식적으로 홍콩 영화를 이미 꿀꺽꿀꺽 받아 마신 나의 앞 세대와는 감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홍콩 영화를 대표하는 얼굴 또한 내겐 홍금보 쪽보다는 왕가위 영화로 수렴되는 양조위와 장국영의 얼굴 쪽이 가깝다.
그럼에도 고천락, 임현제, 곽부성 같은 배우들은 어쩜 그렇게 멋있는지. 자신들이 수호하는 의리와 인정을 품은 채 우아하게 나이 든 '형님'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고, 그 아래 각자 있는 대로 멋을 부리고 의리를 받드는 다음 세대의 모습도 보기 좋았다. 무엇보다 세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 같은 것이 결연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세대 교체란 건 일면 서글프기도 하다. 당장 구룡성채는 몇 년 후 철거될 것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고, '형님' 세대는 마치 구룡성채처럼 과거 영광의 기록이 되어 떠나갈 것이다. 홍콩 영화가 아시아 일대를 씹어 먹던 시절은 끝난 것 같다는 말조차 무색해진 지 오래다.
그러나 패가 하나 없어도 마작은 계속된다. 몸의 일부를 다치고 잃어도 싸움은 계속된다. 아무튼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이 가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어떤 선언처럼 느껴지는 이 마음. 그 올곧음조차 촌스럽게 치부되는 시대에, 여전히 홍콩 영화를, 홍콩 액션 영화를 고수하는 건 정말 뜨끈뜨끈한 마음이다. 홍콩의 여름 습도만큼이나 끈적끈적하게 마음에 눌어 붙는다.
애정이 묻어날 때 가장 강하다
구룡성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싶었던 내가 꽤나 만족했을 만큼, 이 영화는 사진으로 보던 구룡성채의 면면을 성실하게 재현했다. 빛도 들지 않는 굴속같은 건물 안쪽에서 구멍가게를 내고, 잡은 돼지를 염장하고, 만두를 빚고, 생선을 토막 내고... 하며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공동 수도 앞에 줄은 길고 물은 모자라며 전깃줄은 언제 화재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복잡하게 꼬여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구룡성채의 외양만 구현하고 싶었던 것 같지 않다. 외양을 성실하게 재현하는 동시에, 구룡성채 거주민 사이의 인정까지 그려낸다. 마약과 매음과 폭력 조직 등 각종 범죄만 있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끈한 관계가 존재했던 삶의 현장이었다는 사실도 담아내고자 한 마음이 느껴진다.
홍콩 영화는 늘 홍콩을 정말 사랑한다. 반환이 결정되고 실제 반환이 이루어지면서 홍콩이 겪은 혼란의 상처는 홍콩 사람들에게 선명하게 남았지만, 깊고 눅진한 애정으로 승화되었다. 홍콩 영화마다 혼란과 방황 사이로 그 애정이 깊이 느껴진다.
이 영화 또한 홍콩에, 홍콩 사람들에, 홍콩 영화에, 홍콩 액션 영화에 깊은 애정을 품고 있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난 누군가 이토록 깊은 애정을 품은 시선을 보면 흐물흐물 녹아내린다. 이 애정에 거스르는 방법 같은 건 도무지 모르겠다.
이 영화의 단점이 없지는 않다. (없을 리가...) 영화의 액션은 중간에 좀 과해지면서 무협의 경지에까지 이르고, 아무리 홍콩 맛이라지만 어디까지 가나... 하는 생각이 분명히 든다. 그리고 옛날옛적 액션 영화 답게, 필요 이상으로 남성 중심적이어서 여성과 아동 캐릭터는 소모적으로 표현되는 면이 있다. 구룡성채에서 가장 다부진 눈빛을 하고 있는 (터치드 보컬 윤민 닮았다) 만두집 여성의 경우에도 더 좋은 서사를 부여해줄 수 있었을 것 같다.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더 발전하지 못한 것은 분명히 아쉬운 구석이다.
그렇지만 홍콩 영화는, 홍콩 영화를 둘러싼 애정은 지금도 변치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 건재함을 빛내는 좋은 작품이었다. 개봉 후 아빠 보여줘야지 싶은 작품도 참 오랜만이다. 깊은 애정을 받은 것들은 시간이 가도 은은히 빛난다. 부디 그 빛을 더 갈고 닦으며 시대에 발맞추어 더 오래오래 빛나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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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낫 아웃 영화 후기 / 고3 야구선수 / 불공정한 세상의 서바이벌 / 돈으로 대학가나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낫 아웃”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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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메인 예고편
1957년 뉴욕, 라이벌 갱단인 제트와 샤크 사이의 갈등과 그 안에서 이뤄지는 ‘토니’와 ‘마리아’의 사랑을 그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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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생각의 여름> 런칭 예고편
뒹굴뒹굴 무기력증에 빠진 시인 지망생 ‘현실’.
공모전에 내야할 마지막 시가 데굴데굴 산으로 가자,
새로운 영감을 찾아 집을 나선다.
시가 산으로 가면, 산으로 가는 게 답?
‘현실’은 생각의 여름 속에서 집 나간 영감도 찾고,
호구 잡힌 자신도 찾을 수 있을까?
남다른 현실의 한여름 기행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