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4-11-11 07:42:57
삶과 죽음이 중첩된 곳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파동
영화 〈룸 넥스트 도어〉
종군기자로 일한 마사가 과거를 회고한다. 그녀는 전쟁터에서 한 가톨릭 수사를 만나 취재했다. 그 수사는 위험천만한 전쟁터를 떠나기를 거부했고, 동료 한 명과 그곳에 남기를 택했다. 수사의 또 다른 친구에게서 그가 게이라는 사실을 전해 들은 마사는 추측한다. 아마 그와 함께 전쟁터에 남아 있기로 한 동료는 수사의 연인일 것이며, 두 사람은 섹스의 환희로 일상에 깃든 죽음의 공포를 이겨낼 것이라고.
여기서 전쟁과 섹스는 각각 죽음과 삶을 상징한다. 그리고 이들은 늘 함께다. 비단 전쟁터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마사는 현재 말기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다. 암 선고는 또 다른 전쟁이다. 즉 마사는 죽음에 밀접해 있다. 그런 그녀에게 ‘섹스’, 즉 죽음의 공포를 상쇄해주는 삶의 순간은 무엇일까? 원하는 때에 삶을 끝낼 수 있는 약이다. 다크웹으로 존엄사 약을 구한 마사는 자신의 마지막을 함께해줄 친구를 찾는다.
잉그리드는 유명한 작가다. 최근 그녀는 자신이 죽음에 느끼는 두려움을 주제로 책을 냈다. 우연히 옛 친구 마사의 소식을 들은 잉그리드는 병문안을 가고 묵혀둔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마사에게 부탁을 받는다. 비밀을 지킨 채 자기 삶의 마지막을 함께해달라는 제안이다. 공포와 혼란 속에서도, 잉그리드는 마지못해 그 제안을 수락한다. 잉그리드에게는 마사에 대한 우정과 작가로서의 호기심이 죽음의 공포를 상쇄시켜주는 ‘섹스’ 역할을 한다.
〈룸 넥스트 도어〉에는 삶과 죽음이 병치되어 있다. 마사에게 딸을 주었으나 베트남전 후유증으로 사망한 남자, 마사 커리어의 원천이었던 수많은 전쟁터, 삶의 마지막 순간을 결정할 수단을 확보한 후 마사가 누리는 평온함, 개인 잉그리드의 두려움과 작가 잉그리드의 호기심, 한때는 섹스에 열정적으로 탐닉했으나 지금은 비관적 기후 위기론자가 된 두 사람의 옛 연인……. 마사와 잉그리드가 나누는 이야기와 공유하는 일상에는 늘 죽음과 삶이 달라붙어 있다. 물론 예외도 있다. 마사 사후 잉그리드가 이를 미리 알고 있었으리라 추궁하는 기독교 신자 경찰과 마사가 자신에게도 마지막 순간에 함께 있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경찰에게 폭로한 또 다른 친구가 그렇다. 이들은 마사, 잉그리드와 달리 지극히 단조롭고 따분하게 재현된다. 짜증이 날 정도다. 삶에 대한 애착만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 짝을 이루는 죽음을 품지 못할 때 우리 삶이 얼마나 밋밋하고 멍청해지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북미에서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차기 시민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계급과 인종, 장애, ‘존엄함’의 정의 등 명쾌히 답변되지 않은 지점이 많기는 하지만(이 영화에서도 존엄사/안락사는 두 상류층 백인 여성의 이야기다), 어쨌든 많은 사람이 ‘죽을 권리’를 갈망한다. 마사는 분노에 차 왜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보장되지 않느냐고 따지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의 핵심은 죽을 권리가 필요하다는 외침이라기보다는 어떤 방식으로든 죽을 권리를 획득한 사람이 누리는 삶/죽음의 환희다. 마사는 불법으로 약물을 구할 수밖에 없었고**, 마사 사후 ‘상식’을 대변하는 경찰은 잉그리드를 심문하려 든다. 하지만 영화 속 카메라는 두 사람이 마지막을 스스로 정하기로 한 후 발생하는 미묘한 떨림을 포착하는 데 훨씬 더 큰 중점을 둔다. 마사의 마지막 선택을 암시하는 신호, 그 신호를 오인한 잉그리드의 감정,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모습으로 삶을 마감한 마사가 확보한 ‘존엄’의 내용 등 삶과 죽음이 중첩된 곳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파동을 담아내는 데 주력하는 것이다. 이는 영화의 정서가 ‘잔잔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밀도 높은 드라마에 긴장과 스릴이 더해졌다는 인상이다. 우리의 일상적 사고 습관이 삶에 달라붙은 죽음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죽음의 가능성을 환기하는 것만으로도 종종 서늘한 긴장감이 발생하는 것은. 〈룸 넥스트 도어〉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죽을 권리’에 대한 사유를 촉발하는 영화다.
*다이앤 렘, 《나의 때가 오면》, 성원 옮김, 문예출판사, 2024.
**미국에서는 일부 주에서만 약물을 활용한 존엄사가 합법이고, 이 경우에도 승인받기 위한 몇몇 절차가 필요하다. 앞의 책 참조.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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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문턱에서 거짓말로 살아남은 자의 고백
한 유대인 남자가 독일군에게 끌려가 총살되기 전 갑자기 외친다. 자신은 페르시아인이라고. 그는 이전에 샌드위치와 맞바꾼 페르시아어 책으로 페르시아인으로 위장해 살아남는다. 이에 긴가민가하던 독일군은 페르시아인을 찾던 장교에게 그를 소개한다. 그렇게 페르시아어는 아빠밖에 모르는 그는 한순간에 페르시아어 선생이 되어 살아남기 위해 매일 엉터리 페르시아어라도 가르쳐야 하는데....... 과연 그는 이 사실을 들키지 않고 목숨을 보전할 수 있을까?
1. 비정한 전쟁 속 피어난 불안한 우정
유대인 질은 독일군 장교 코흐에게 자신을 페르시아인 레자 준이라고 소개하고 매일같이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 그에게 가르쳐야 한다.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 단어들을 외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그에게 벅찬 일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수많은 고비를 거쳐 코흐에게서 특혜를 받는다. 다른 이들이 다른 수용소로 가 죽고 있을 때 그는 수용자 명부를 작성하고 페르시아어를 가르치면서 말이다.
그렇게 코흐는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코흐는 레자와 우정을 쌓고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질은 그저 얼음판 위를 걸었던 것이다. 코흐는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산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없었기에 몰랐겠지만. 빵이라고 가르쳤던 단어를 나무라고 잘못 말했을 때 그의 편애가 폭력으로 변하는 것을 겪어내며 질은 깨닫는다. 코흐의 친절은 언제 어떻게 죽음으로 되돌아올지 모르는 것이라는 것을. 그는 어쩔 수 없는 적이라는 것을.
2. 전쟁 중 우정은 사치스러운 위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특혜는 질에게 독이 되었다. 그의 특혜 때문에 코흐의 독일군 부하들은 그를 질투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코흐에게 무시당하던 한 군인은 그가 유대인임을 어떻게든 알아내어 분풀이를 하려고 했으며 열등감을 표출했다. 코흐의 편애는 '내가 저 열등한 유대인보다 못할 리 없다' 라는 전쟁 시기 만연했던 인종차별에 기름을 붓는 행동이었다.
코흐는 수용소 내에서 지배 계급이고 질은 피지배 계급임을 감안하면 수용소 내에서 지배자 계급 내에서 알게 모르게 벌어지는 눈치 싸움에 질이 끼어들어버린 셈이다. 코흐의 친절은 질이 그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도 피지배 계급인 질에게 그저 위선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전쟁 중 꽃피어난 우정이라고 하기엔 질과 코흐의 위치가 너무나 달라 그들에게 동질감을 생길 수 없었다. 질에게 코흐의 친절은 다른 이들의 표적이 되게 했으며 이 사실이 그가 걷고 있는 얼음장을 더 얇게 할 뿐이었다.
3.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
이 영화는 각 인물의 마지막 장면이 정말 압도적으로 인상적이다. 전쟁 후 벨기에인으로 위장해 페르시아에 입국하려던 코흐는 공항에서 엉터리 페르시아어를 구사하다 공항에서 잡히고 질은 전쟁 이후 파견된 조사관에게 자신이 기억하는 수용자들 이천 여 명의 이름을 외운다. 이는 그가 코흐에게 가르쳤던 그 언어가 이들의 이름에서 비롯됐고 이 엉터리 언어로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뇌에 넣어야 했기에 가능했다.
또한 그가 그들의 이름을 이렇게 외우고 있지 않으면 죽어야 했던 아이러니한 그의 처지를 대변했던 장면이기도 하다. 이들의 이름을 이렇게 외우고 있는 질을 보고 있자면 전쟁 중 유실된 희생자들의 이름을 조금이나마 기억할 수 있어서, 또 몇 년 간 질이 레자로서 살아온 위태로운 시간을 엿볼 수 있어 마음이 아리고도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총평
이 마지막 장면을 보기 위해 영화관으로 가도 될 정도로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임팩트 있는 장면 중 하나였다. 실화 기반이라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기승전결을 보여준다. 생존을 위한 거짓말이 한 장교의 예기치 못한 친절을 만나 파지배 계급으로서의 복수로 이어지는 서사라니, 영화로 만들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완벽한 서사다.
또 하나의 인상적인 장면을 꼽자면 두 사람이 엉터리 페르시아어로 유창하게 대화하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에서 두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암호로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 유대감 조차 불안함을 가중시킬 뿐이었다. 언제 질의 거짓말이 들킬 지 모르는 일이기에.
* 해당 영화의 시사회는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참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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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김수미 배우가 "작품성은 없고 웃고 싶으면 오세요" 라며 <가문의영광: 리턴즈> 홍보를 전했는데요. 솔직한 말에 반응 역시 뜨거웠습니다. 2002년 첫작품에 이어 벌써 6번째 시리즈가 된 가문의 영광은 과연 과거의 영예를 가져갈 수 있을까요?
가문의 영광
Marrying the Mafia
ⓒ 네이버영화
개요: 코미디 | 한국 | 98분
감독: 정태원, 정용기
출연: 윤현민, 유라, 김수미, 탁재훈, 정준하, 추성훈, 기은세 등
개봉: 2023.09.21.
배급: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시놉시스
돈과 권력을 쥐고 있는 전설의 장씨 가문! 비혼주의를 선언한 막내딸 ‘진경’에게 일등 사윗감의 조건을 두루 갖춘 ‘대서’와 결혼시키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기 시작하는데… !
CINE PICK!
11년 만에 6편 <가문의 영광:리턴즈>로 부활한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2002년에 개봉한 첫번째 작품이 505만명으로 흥행기록을 세웠으며 조직폭력배 가문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설정해서 만들었는데요. 시리즈 전작인 가문의 영광 5번째 작품이 흥행 실패를 겪으면서 다시 흥행을 몰고 올 수 있을지 주목이됩니다.
그란 투리스모
GRAN TURISMO: BASED ON A TRUE STORY
ⓒ 네이버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34분
감독: 닐 블롬캠프
출연: 데이빗 하버, 올랜도 블룸, 아치 매더퀴 등
개봉: 2023.09.20.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시놉시스
“게임이나 하던 애를 데려다 시속 320km 로켓에 앉히겠다고?” 레이싱 게임 ‘그란 투리스모’의 덕후 ‘잔 마든보로’ 스피드라고는 게임으로만 만족해야 했던 그에게 레이싱 선수 발굴을 목표로 만들어진 ‘그란 투리스모 콘테스트’라는 기회가 찾아온다. 앉아서 게임만 하던 그의 앞에 닥친 혹독한 훈련과 치열한 경쟁. 뛰어난 잠재력을 입증해 프로 레이싱 팀에 합류하는데 성공하지만 상대팀 선수들은 게이머 출신인 그를 인정하지 않고, 프로 레이싱의 세계는 그를 더욱 거칠게 몰아붙이는데... 리셋 버튼 없는 목숨을 건 실전! 게이머에서 레이서가 된 소년의 흥미로운 스토리가 스크린에서 펼쳐진다!
CINE PICK!
비디오 게임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GT 아카데미 졸업생 영국 출신 레이싱 드라이버 잔 마든보로의 생애를 다룬 실화 기반 영화입니다.
닐 블롬캠프 감독은 “슈퍼카를 섭외하기 위한 갖은 노력부터 촬영을 위한 개조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여덟 개의 산
The Eight Mountain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 147분
감독: 펠릭스 반 그뢰닝엔, 샤를로트 반더미르히
출연: 루카 마리넬리, 알레산드로 보르기 등
개봉: 2023.09.20.
배급: 영화사 진진
시놉시스
도시에 사는 '피에트로'와 산에 남은 유일한 아이 '브루노' 알프스에서 만나 친구가 된 두 소년은 자연을 누비며 우정을 나눈다. 그 후 성인이 된 '피에트로'는 아버지 '조반니'가 세상을 떠난 뒤 산으로 돌아오고 '브루노'와 재회한다
CINE PICK!
이탈리아의 작가 파올로 코녜티가 집필한 동명 소설 여덟 개의 산을 원작으로 하며, 제75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습니다. 이탈리아의 알프스 산지를 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두 주인공이 소년에서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40년에 걸친 우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마인드 유니버스
Mind Universe
ⓒ 네이버영화
개요: SF, 멜로/로맨스, 가족 | 한국 | 82분
감독: 김진무
출연: 이기혁, 윤소희, 김형석, 김예랑 등
개봉: 2023.09.20.
배급: 영화사빅
시놉시스
이별, 그리고 만남 AI 기억회복 가상세계 <내일의 오늘> 79세의 희진은 40년 넘게 함께한 남편 선우을 떠나 보낸다. 남편을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에 마인드업로딩 시스템을 통해 선우를 30대 모습으로 복원된 AI 로 만난다. 희진은 기억데이터를 더 완전하게 만들기 위해서, 무(無)인 상태의 낯선 선우의 자아를 깨우고, 접속할 때마다 남편의 기억은 제로로 리셋된다. 남편과의 기억을 홀로 간직한 채 만남을 거듭하면서 희진은 점차 지쳐간다. AI 온라인 장례식서비스 <우리의 우주> 가깝고도 먼 미래, 우주탐사대원인 소리는 소테르 은하를 횡단하는 중 아버지 김형석 작곡가의 사망 소식을 접한다. 소리는 언택트 시대에 발맞추어 3일간의 장례기간 동안 인공지능으로 업로딩된 고인과 영상채팅을 할 수 있는 온라인 상조서비스 어플을 이용하게 되고, 온라인 장례식에 초대받은 아버지 형석과 그의 지인들은 함께 추억을 여행하기 시작한다. 유명한 작곡가였으나 항상 일이 우선이었던 아버지에게 소리는 선뜻 말을 건네지 못하고 그 모습을 지켜볼 뿐이다
CINE PICK!
<마인드 유니버스>는 마인드 업로딩된 인공지능에 대한 두 개의 단편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으며 김진무 감독이 연출을 맡고 이기혁, 윤소희, 김예랑 배우와 작곡가 김형석이 영화의 음악과 출연을 겸한 작품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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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한 만남을 담은 영화 모음.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누구나 한번 쯤은 영화같은 만남을 꿈꿔 본 적 있으실 거에요.
그래서 오늘은 특별한 만남으로 시작되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을 모아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특별한 만남'을 담은 영화 모음집!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시월애
A Love Story, 2000
ⓒ 네이버 영화
synopsis
성현에게 2년 후 미래로부터 온 이상한 편지가 도착하고, 그 내용들이 예언처럼 현실 속에 나타난다.
한편, 자신의 편지가 2년 전으로 갔다는 것을 믿게 된 은주는 계속해서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cine pick!
편지를 통해 시작된 두 남녀의 이야기.
우체통을 매개로 편지를 주고 받는 두 사람의 모습은 더욱 더 애틋해 보인다.
태양의 노래
Midnight Sun, 2006
ⓒ 네이버 영화
synopsis
아무도 없는 역에서 나홀로 버스킹을 하는 것이 유일한 취미인 소녀 카오루.
어느 날, 평범한 소년 코지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자신의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을
깨닫고 코지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cine pick!
같은 태양 아래 함께 할 수 없는 소녀와 소년의 이야기.
무엇보다 아름다운 OST가 영화를 더욱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월-E
WALL-E, 2008
ⓒ 네이버 영화
synopsis
텅 빈 지구에 홀로 남아 외롭게 일만 하며 보내던 월-E가 탐사로봇 이브를 만나면서
인생의 소중한 목표가 생겼다. 우주에서 펼쳐지는 월-E의 환상적인 모험이 시작된다.
cine pick!
청소 로봇 월-E와 식물 탐색을 위해 지구에 온 탐사 로봇 이브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대사가 없어도 충분했던 영화.
김종욱 찾기
Finding Mr. Destiny, 2010
ⓒ 네이버 영화
synopsis
융통성 없는 한기준은 고지식함에 결국 회사에서 잘리게 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첫사랑 찾기'라는 사업을 시작하고,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지우와 함께 김종욱 찾기를 돕는다.
cine pick!
특별한 만남의 연속인 <김종욱 찾기>
부드럽고 낭만적인 영화이자 영상미가 예쁜 영화이다.
조제
Josee, 2020
ⓒ 네이버 영화
synopsis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집, 그곳에서 책을 읽고 상상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살고 있는 ‘조제’.
우연히 만난 그녀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영석’은 천천히, 그리고 솔직하게 다가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처음 경험해보는 사랑이 설레는 한편 가슴 아픈 ‘조제’는 자신에게 찾아온 낯선 감정을 밀어내는데…cine pick!
자신만의 세계에 사는 '조제'와 조제의 세계에 들어온 '영석'.
누구나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이다.
괴짜들의 로맨스
I WeirDo, 2020
ⓒ 네이버 영화
synopsis
강박증을 앓고 있는 두 사람은 우연한 만남으로 거울처럼 닮은 서로를 알아본다.
썸에서 사랑 마침내 소울메이트가 된 이들. 우리, 평범하게 사랑할 수 있을까?cine pick!
강박증을 가진 두 남녀의 우연한 만남.
아이폰으로 촬영을 했으며, 쨍한 색감이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이다.
연애 빠진 로맨스
Nothing Serious, 2021
ⓒ 네이버 영화
synopsis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잡지사 기자 ‘우리’,
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만의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
cine pick!
데이팅 어플로 만나게 된 두 남녀의 이야기.
신선함과 솔직함이 매력인 영화이다.
프리 가이
Free Guy, 2021
ⓒ 네이버 영화
synopsis
선량한 은행원이 자신이 사실은 개방형 비디오 게임의 배경 캐릭터였음을 깨닫고,
영웅이 되어보자고 다짐한다. 뭐든 가능한 게임 세상에서, 가이는 더 늦기 전에 세상을 구한 영웅이 되기로 한다.
cine pick!
NPC의 관점에서 진행되는 독특한 설정과
특별 카메오의 대거 등장!!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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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각적인 프로덕션 디자인 요르고스 란티모스 세계관
기묘한 영화 전문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비현실적이고 우화적인 설정, 정교하고 인공적인 미장센이
돋보이는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가여운 것들>
<더 랍스터>의 프로덕션 디자인 같이 살펴보아요.
여러분들의 최애 영화는 뭔가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절대 권력을 지닌 히스테릭한 영국의 여왕 ‘앤’(올리비아 콜맨). 여왕의 오랜 친구이자 권력의 실세 ‘사라 제닝스’(레이첼 와이즈)와 신분 상승을 노리는 몰락한 귀족 가문 출신의 욕망 하녀 ‘애비게일 힐’(엠마 스톤)은 여왕의 총애를 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발버둥치기 시작하는데…
[가여운 것들]
천재적이지만 특이한 과학자 갓윈 백스터(윌렘 대포)에 의해 새롭게 되살아난 벨라 백스터(엠마 스톤). 갓윈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하던 벨라는 날이 갈수록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이 넘쳐난다. 아름다운 벨라에게 반한 짓궂고 불손한 바람둥이 변호사 덩컨 웨더번(마크 러팔로)이 더 넓은 세계를 탐험하자는 제안을 하자, 벨라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으로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을 떠나고 처음 보는 광경과 새롭게 만난 사람들을 통해 놀라운 변화를 겪게 되는데…. 세상에 대한 경이로움과 아름다움, 놀라운 반전과 유머로 가득한 벨라의 여정이 이제 시작된다.
[더 랍스터]
가까운 미래, 모든 사람들은 서로에게 완벽한 짝을 찾아야만 한다. 홀로 남겨진 이들은 45일간 커플 메이킹 호텔에 머무르며, 완벽한 커플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짝을 얻지 못한 사람은 동물로 변해 영원히 숲 속에 버려지게 된다. 근시란 이유로 아내에게 버림받고 호텔로 오게 된 데이비드(콜린 파렐)는 새로운 짝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숲으로 도망친다. 숲에는 커플을 거부하고 혼자만의 삶을 선택한 솔로들이 모여 살고 있다. 솔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그들의 절대규칙은 바로 절대 사랑에 빠지지 말 것! 아이러니하게도 데이비드는 사랑이 허락되지 않는 그곳에서 자신과 같이 근시를 가진 완벽한 짝(레이첼 와이즈)을 만나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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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마지막 주 씨네랩 홈시네마 추천작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벌써부터 2월의 마지막 주가 되었습니다.
2월 한 달동안 씨네랩 콘텐츠에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다음 달 3월에도 좋은 콘텐츠로 찾아뵐 것을 미리 약속드리면서
2022년 2월 마지막 주 씨네랩이 추천하는 홈 시네마 추천작 3편을 소개드리겠습니다. :)
오늘은 데이빗 핀처 감독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위쳐>입니다.
그럼 오늘도 씨네랩이 작품을 선정 및 추천하는 이유와
간단한 작품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씨네랩이 추천하는 홈시네마작을 시청하면서
오늘 하루도 영화로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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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영화 - 판타지, 드라마ㅣ166분
- 콘텐츠 소개 :
1918년 제1차 세계 대전 말 뉴올리언즈. 80세의 외모를 가진 사내 아이가 태어난다. 그의 이름은 벤자민 버튼. 부모에게 버려져 양로원에서 노인들과 함께 지내던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젊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12살이 되어 60대의 외모를 가지게 된 그는 어느 날 6살 소녀 데이지를 만난 후 그녀의 푸른 눈동자를 잊지 못하게 된다. 청년이 되어 세상으로 나간 벤자민은 숙녀가 된 데이지와 만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비로소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벤자민은 날마다 젊어지고 데이지는 점점 늙어가는데…
- 선정 및 추천 이유 :
35회 새턴 어워즈(최우수 판타지영화상, 최우수 여우조연상, 최우수 분장상)
81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미술상, 분장상, 시각효과상)
62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분장상, 특수시각효과상, 프로덕션디자인상)
29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감독상)
F.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데요. <위대한 개츠비>로 국내팬들에게 많이 알려진 레전드 작가입니다.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주연과 또한 할리우드에서 존경받는 배우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감독 중의 한 명인 '데이빗 핀처' 감독의 연출작인만큼 개봉 당시에도 많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노인의 외모로 태어나서 아이의 모습으로 생을 마감하는 특이하고 재밌는 스토리라인으로도 충분히 영화적 재미를 느끼실 수 있는 작품입니다. 감독의 연출은 물론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우리에게 많은 생각과 감동, 여운을 주는 영화인데요. 특히 영화 곳곳에 묻어나오는 대사들과 개성있고 사랑스러운 배우들의 연기로 감동을 많이 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점점 젋어지는 배우 브래드 피트의 멋진 외모를 감상하는 것도 영화의 묘미로 꼽히고 있습니다.
2. 넷플릭스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영화 - 판타지 ㅣ119분
- 콘텐츠 소개 : 1944년 스페인, 내전은 끝났지만 숲으로 숨은 시민군은 파시스트 정권에 계속해서 저항했고 그들을 진압하기 위해 정부군이 곳곳에 배치된다. ‘오필리아’는 만삭의 엄마 ‘카르멘’과 함께 새아버지 ‘비달’ 대위가 있는 숲속 기지로 거처를 옮긴다. 정부군 소속으로 냉정하고 무서운 비달 대위를 비롯해 모든 것이 낯설어 두려움을 느끼던 오필리아는 어느 날 숲속에서 숨겨진 미로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을 “산이고 숲이자 땅”이라 소개하는 기괴한 모습의 요정 ‘판’과 만난다. 오필리아를 반갑게 맞이한 판은, 그녀가 지하 왕국의 공주 ‘모안나’이며 보름달이 뜨기 전까지 세 가지 임무를 끝내면 돌아갈 수 있다고 알려주면서 미래를 볼 수 있는 “선택의 책”을 건넨다. 오필리아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현실 속에서 인간 세계를 떠나 지하 왕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용기, 인내, 그리고 마지막 임무… 판의 미로가 다시 열리고,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진다!
- 선정 및 추천 이유 :
7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촬영상, 미술상, 분장상)
60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의상상, 외국어영화상)
32회 새턴 어워즈(최우수 국제영화상, 최우수 신인배우상)
41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작품상)
71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촬영상)
32회 LA 비평가 협회상(미술상)
지난 23일 개봉한 <나이트메어 앨리>를 연출한 기예르모 델 토로 연출의 영화입니다.
판타지라는 장르 안에서 인간의 역사, 철학 등 다양한 메시지와 감동을 자아내는 감독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이 영화를 어린이를 위한 순수한 판타지 영화로 오해하시면 안됩니다. 관객들이 영화 포스터만 보고 '어린이 판타지영화'로 판단하여 영화관을 찾았다가 알고보니 잔혹동화였다는 웃지못할 평이 많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장르/평을 떠나 영화는 잔혹?하리만치 여러생각을 하게되고 여운을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소녀 '오필리아'의 눈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 전쟁과 가족의 세계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성찰과 여운과 감동을 줍니다. 그러한 메시지들은 기이하고 판타지스럽게 그리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만의 연출과 독특한 분위기로 풀어냅니다. 특히 지금도 인터넷에서 극 중 괴물 캐릭터의 비주얼 등은 많은 짤들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연출/각본 등에 참여한 작품들은 너무 많지만 아직 그에게 입문하지 않은 분들이 계시다면 입문작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3. 넷플릭스 <위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ㅣ 총 시즌 2
- 콘텐츠 소개 : 운명과 가족의 대서사시 <위쳐>는 베스트셀러 판타지 소설 시리즈가 원작이다. 리비아의 게롤트는 괴물을 사냥하며 살아가는 고독한 사내. 때로는 인간이 괴물보다 사악한 이 세상에서, 그는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찾고자 분투한다. 하지만 운명은 그를 두 여인에게로 인도한다. 강력한 힘을 지닌 여자 마법사와 위험한 비밀을 간직한 공주. 세 사람은 점점 불안해지는 대륙에서 살아나갈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 선정 및 추천 이유 :
'안제이 삽코프스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 액션 드라마인데요. 이미 게임으로도 출시해 많은 팬들을 보유한 유명 콘텐츠입니다. 그만큼 넷플릭스에서 시리즈화하여 제작한다는 사실이 확정됐을때 여러팬들의 관심을 모은 작품이고 지금은 시즌 2를 종료하고 시즌 3의 제작도 확정이 된 상황이라고 합니다.
판타지 액션 서사를 기본 스토리라인의 뼈대로 삼고 있고 크리처, 흔히 괴물들이 주로 많이 등장하는만큼 CG가 많이 들어간 시리즈입니다. 또한 시대적 배경이 불분명케하지만 중세 시대를 연상케하는 캐릭터들의 의상과 비주얼, 화려한 로케이션 등은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슈퍼맨>으로 유명한 '헨리 카빌'을 주축으로 다양하고 개성있는 주조연들의 캐릭터들, 그리고 그들이 뿜어내는 연기들의 합을 보는 것도 시리즈의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시즌의 회를 거듭해갈수도록
캐릭터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주인공들에게 더욱 공감이 되고 그 변화를 보는 재미도 분명히 있는 것 같은데요.
특히 새로운 캐릭터(괴물들 포함)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그에 맞는 화려하고 크고 작은 스케일의 액션 장면들을 보는 것이 가장 큰 오락적 체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편 보게되면 정주행하고야 마는 흡인력있는 시리즈를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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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고긴 인터넷 게시글을 본 느낌-
* 이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대부분의 정보는 웹상에서 얻게 된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기술의 엄청난 발전으로, 우리는 어느 곳에 있든 인터넷에 접속해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길을 찾을 때도, 여러 뉴스를 찾아볼 때도, 물건을 살 때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어떤 것이든 할 수가 있다. 그만큼 우린 과거보다 엄청난 정보의 바닷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과거 정보격차라고 하면 인터넷이나 컴퓨터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층과 아닌 층이 나뉘었다면 지금은 수많은 정보 중에 어떤 것이 쓸만한 정보인지를 가려내는 능력이 정보격차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엄청나게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들을 접하다 보면 어떤 것이 정말 신뢰할만한 정보인지를 가려내는 것이 무척 어렵다. 기사 하나 만으로, 게시글 하나 만으로는 그것이 맞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세상이다. 직접 다시 검색해 보고 다른 의견이 있는지를 찾아보는 과정을 통해 그것을 받아들일 것인지를 판단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게시글의 댓글이나 파생된 다른 글이 있다면 조금은 쉽게 그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할 수 있다. 전체 인류의 역사에서 이렇게 다른 사람의 의견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시기는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영화 <댓글부대>는 인터넷의 다양한 게시글과 댓글들의 조작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누군가 다른 의도로 게시글을 올리고 그것으로 인해 누군가는 돈을 벌거나 정치사회적인 대가를 받기도 한다. 그런 체계화된, 조작된 게시글을 만들고 관리하는 조직이 있다는 소문은 이미 우리 사회 여러 곳에서 암암리에 이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난 건 많지 않다. 영화는 주인공 임상진 기자(손석구)의 사례를 보여주면서, 인터넷에 수많은 글들에 대해 단순하고 직설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첫 번째 감정 - 임상진 기자의 억울함
임상진 기자는 대기업 만전의 비리와 관련된 기사를 쓰지만 해당 기사가 오보로 판명 나며 정직당한다. 임기자는 이 모든 것이 만전이 기획한 음모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 취재를 좀 더 해보고 싶지만 그것을 이어갈 연결고리가 없어졌고, 정직 중이어서 정식 기자로서 활동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기자는 계속 관련된 근거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우연히 만전의 수법을 알고 있다고 하는 제보자(김동휘)를 만난다.
임기자가 가진 억울함은 그가 취재를 계속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만전과 관련된 글을 찾고 또 읽으면서 다양한 음로론을 접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찾게 된 제보자의 증언은 임기자가 가지고 있는 억울함을 풀고 기자로서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과거 자신의 취재가 맞았다는 제보자의 말만으로도 임기자는 자신의 억울함이 모두 풀리는 것 같은 해방감을 느꼈을 것이다.
억울함이 기사를 쓸 에너지를 만들었고, 그가 새로운 기사를 쓸 수 있게 만든다. 화면 속 임기자의 취재를 응원하게 되지만,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과연 제보자의 말을 정말 믿을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사실상 제보자의 말을 제외하면 모두 추정적인 사실들만 있을 뿐이고, 인터넷 게시판의 여러 글들이 제보자의 말의 근거로 뒷받침되지만 이것이 딱 맞는 근거라고 할 수는 없다. 결국 임기자의 억울함이 풀리기 위해서, 임기자는 제보자의 입을 바라봐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러니까 제보자의 말을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에 임기자의 모든 경력이 달려 있다는 의미다.
두 번째 감정 - 제보자의 안심
제보자는 임기자를 만나 안심한다. 시종일관 증언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선 점점 긴장감이 없어진다. 만전이라는 거대한 기업에 대항하여 제보를 하는 그의 증언은, 그가 가진 긴장이 줄어들수록 점점 신뢰할 수 있게 된다. 제보자의 안심은 곧 임기자가 제보자에 대한 의심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그 모든 이야기를 보는 관객들의 마음도 안심시킨다. 그래서 이야기 구조 상 제보자에 대한 신뢰도는 점점 높아지고, 관련 취재를 하는 임기자에게는 좀 더 영향력 있는 정보들이 들어오게 된다.
사실 중반부부터는 제보자가 어떤 식으로 여론을 만들고 조작하는지를 세세하게 알려주게 된다. 좀 더 세밀하게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의견이라는 걸 만들어내고, 그 의견에 대다수가 동의하는 것처럼 여론을 만들어낸다. 꼭 정치적인 문제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특정 상품에도, 어떤 인물에게도 그런 계획을 적용할 수 있다. 그 모든 증언들은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영화 속 제보자가 이야기하듯, 100%의 진실보다는 약간의 거짓이 섞인 진실이 더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현혹한다.
결국 제보자가 안심하는 듯 보이는 그 순간부터 영화는 본격적으로 힘을 내기 시작한다. 그 안심으로 증언은 더 힘을 얻고 임기자는 자신만의 특종을 낼 수 있게 된다. 이상하리만치 순조롭고 운이 좋게 느껴지는 그 모든 과정에서 관객은 통쾌한 복수나 사실이 세상에 폭로되는 것을 원하게 된다. 그건 주인공 임기자와 똑같은 것을 원하게 되는 것인데, 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 건 바로 제보자의 안심이다.
세 번째 감정 - 관객의 당혹감
관객은 이 모든 이야기를 다 보고 나서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모든 이야기 중에서 어떤 것이 진짜 있었던 현실이고, 또 거짓일까. 명확히 알 수 없다. 정확히 임기자가 처한 상황에서 영화가 끝을 맺기 때문에 그 당혹감은 더욱 커진다. 영화는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라는 임기자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실제로 이 영화는 실제로 일어났던 여론 조작 사건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더욱더 헷갈린다. 이 모든 건 진짜였을까.
영화 속에는 게시글이 어떤 식으로 사람들에게 진실처럼 받아들여지고 또 퍼지게 되는지가 꽤나 명확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런데 이 영화를 하나의 게시글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영화가 끝나는 순간 우리는 이 모든 이야기를 믿고 있지 않을까. 분명히 영화가 끝나기 10분 전까지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영화의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나면, 이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영화가 일종의 댓글 공작이나 게시글 공장의 과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고 봐도 좋다. 영화 속 임기자가 겪었던 것과 동일하게 관객도 똑같이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마도 이 영화의 목적 자체가 비공식적으로 존재하는 댓글부대가 어떤 식으로 여론을 만들어가고 상황을 바꿔나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관객은 거대한 댓글 공작을 눈으로 체험한 것이다.
영화 <댓글부대>는 극적인 재미가 그렇게 높다고 할 수 없다. 제보자의 증언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중반부는 다소 극적인 재미가 떨어진다. 후반부에 피치를 올리지만 큰 반전 하나만으로는 영화의 재미가 올라간다고 할 수는 없다. 앞서 반전에 영향을 주는 증언 이야기가 너무 느리게 쌓였기 때문에, 너무 급하게 풀려버리는 반전 이후의 이야기의 임팩트도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결말 부분에서 뭔가 관객이 안도감을 느낄 수 있는 전개가 있었다면 오히려 조금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온라인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게시판 여론 조작이나, 댓글 부대가 어떤 식으로 의견을 만들어내고 또 조종하는지를 잘 알려준 영화다. 조금은 캠페인 영화처럼 보이긴 하지만 임기자의 뒤를 따라가는 관객들은 제보자의 등장과 그의 증언, 그리고 임기자의 취재를 보는 것 자체가 흥미롭게 느껴지는 영화다. 인터넷의 여론이 어떤 식으로 조작되고 조종되는지 궁금한 관객들은 좀 더 흥미롭게 영화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의 스틸컷은 [왓챠]에서 다운로드하였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73Saa8wzCrQ?si=FIRON44OseX86Koc
https://www.notion.so/Rabbitgumi-s-links-abbcc49e7c484d2aa727b6f4ccdb9e03?pv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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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 제목: 브레이킹 아이스
- 원제: The Breaking Ice
- 감독: 안소니 첸
- 출연: 주동우, 류호연, 굴초소
- 수입: 찬란
- 배급: (주)디스테이션
- 공동투자: 퍼스트맨스튜디오, 소지섭
- 개봉: 2025년 6월 3일
- 관람등급: 15세이상관람가
- 장르: 청춘 케미스트리
- 러닝타임: 100분
◉ SYNOPSIS 연길에서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나나(주동우)는 휴대폰을 잃어 홀로 고립된 여행객 하오펑(류호연)을 샤오(굴초소)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한다. 다음 날 상하이로 향하는 비행기를 놓친 하오펑은 나나, 샤오와 함께 어울리기 시작하고 그들이 함께한 7일 동안 단단하게 얼어붙었던 세 사람의 세계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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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킹메이커> 런칭 예고편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네 번 낙선한 정치인 ‘김운범’ 앞에
그와 뜻을 함께하고자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찾아온다.
열세인 상황 속에서 서창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선거 전략을 펼치고
‘김운범’은 선거에 연이어 승리하며, 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까지 올라서게 된다.
대통령 선거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되고 그들은 당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그러던 중 ‘김운범’ 자택에 폭발물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용의자로 ‘서창대’가 지목되면서 둘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치열한 선거판,
그 중심에 있던 두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