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필 K2021-04-11 23:15:36
세이프 - 안전(safe)과 안전하지 못한(unsafe), 아이러니의 연속
한국 영화 최초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수상한지 벌써 2년이 되었다. 한국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비교적 늦게 주목을 받았지만 초청받은 작품들 대부분이 수상하거나 무관이라도 좋은 평을 받았다. 이러한 경향은 장편 뿐만 아니라 단편에서도 보이는데, 단편 부문에서 한국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에 뉴스도 많이 뜨고 인터뷰도 자주하고, 여러 영화제에도 초청받으면서 화제를 받은 걸로 아는데, 제작년에 기생충이 경쟁부문 황금종려상을 타면서 이 영화도 다시 주목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필자는 이 영화를 상암 한국영상자료원의 영상도서관에서도 VOD로 관람하였다.
이 영화는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주인공 민지는 돈을 번다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삶의 안정성(안전)을 추구하지만, 그 돈을 번다는 행위는 위험(안전하지 못한)하다. 애초에 불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본인도 인지하고 있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엔딩에서 극한에 다다르는데, 남자라는 위협을 피하기 위해 금고에서 돈을 빼내고, 자신이 그 금고에 숨는 행위를 통해 안전을 얻는다, 하지만 금고 안에서 핸드폰이 방전되고 금고 안에서는 밖으로 나갈 수 없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안전하지 못한 상황에 처하고 만 것이다. 이러한 상황까지 끌고온 요소인 '돈'의 요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볼 수 있다. 최후에는 돈의 위치를 인간이 차지하게 되니.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 인간보다 더 가치있게 평가되는 것은 더 이상 드문일이 아니게 되었다.
영화는 13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 사운드를 통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며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한다. 감독의 훌륭한 기교를 봄으로서 후속작을 기대하게 되는 부분이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이 작품 이후로 문병곤 감독은 활동이 아예 없다. 2014년에 "문감독 예고편: 40 MIN"이 나오기는 했는데 이것은 세이프를 포함해 자신이 제작한 단편을 합쳐둔거라 새 영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세이프 이후로는 장편에 몰두하겠다고 인터뷰에서 답했지만,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칸 영화제 단편부문 황금종려상이라는 훌륭한 필모그래피를 가진 감독이니, 분명 언젠가 장편, 아니 단편으로라도 다시 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글은 원글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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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감정의 파노라마
정말 마음이 아팠던 순간을 만나면 누구나 울음을 터뜨린다. 마음껏 눈물을 흘리면서 그 슬픔을 온몸으로 느낀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 나면 마음속에 있는 무거움과 압박이 조금 해소된 느낌을 가지게 된다. 매 순간이 기쁨으로 가득 차있다면 물론 행복하겠지만, 실제 인생에선 기쁨을 느낄 시간보단 아픔과 슬픔을 느끼는 시간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 슬픔의 감정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 영화가 바로 <인사이드 아웃> 1편이다.
2015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기쁨, 슬픔, 까칠, 분노, 소심이라는 감정들이 11살 라일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무척 흥미롭게 보여줬다. 디즈니의 픽사는 한 사람의 머릿속에 감정들과 기억을 처리하는 공간을 진짜 존재하는 것처럼 그럴듯하게 창조해 냈다. 기쁨을 담당하는 조이가 조종간을 잡으면 라일리도 기쁨을 느끼고, 분노를 담당하는 버럭이가 조종간을 잡으면 화를 낸다. 실제 라일리가 느끼는 상황에 따라 감정이 변화하는 모습을 무척 자연스럽고 이해하기 쉽게 화면으로 담아냈다.
[첫 번째 감정] 불안
이번 <인사이드 아웃2>는 사춘기가 된 라일리의 감정들을 다룬다. 더 확장된 감정에 어찌해야 할지를 알지 못하는 라일리의 모습과 감정들을 보여준다. 특히나 불안은 라일리의 행동을 흔드는 가장 큰 감정이다. 라일리는 새로운 학교와 친구들, 그리고 학업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불안은 라일리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불안으로 인해 라일리는 자주 예민해지고, 사소한 일에도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영화는 라일리가 시험 성적에 대한 불안으로 밤잠을 설치고, 친구 관계에 대한 걱정으로 식사도 제대로 못 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는 사춘기 청소년들이 겪는 공감할 만한 상황이다.
영화는 라일리의 불안이 어떻게 그녀의 성격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세심하게 그려낸다. 불안한 감정에 휩싸인 라일리는 종종 자기 자신을 의심하고, 작은 실수에도 크게 자책한다. 이러한 모습은 불안이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두 번째 감정] 당황, 따분, 부럽
불안만 있는 건 아니다. 불안이 주로 영향을 주긴 하지만 중간중간 당황이나 부끄러움을 느끼는 포인트도 늘어난다. 라일리가 학교에서 발표를 하다 실수를 하거나,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말을 더듬는 순간들이 그 예이다. 특히나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줄 알고 반응했다가 실수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만한 상황이다.
따분함을 느껴 누군가를 비꼬거나 무시하는 감정도 자주 찾아온다. 라일리는 수업 중에 딴짓을 하거나,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시큰둥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들은 청소년들의 전형적인 태도로, 영화는 이를 통해 라일리의 감정 변화를 더욱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부러움도 청소년기에 많이 나오는 감정이다. 라일리는 반에서 인기 많은 친구나, 학업 성적이 우수한 친구들을 부러워한다. 이는 사춘기 시절 많은 이들이 겪는 감정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비교하면서 생기는 부러움이 자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준다.
[세 번째 감정] 자아 형성
영화 초반 자아의 모습은 하얀색이거나, 빨간색이다. 단색으로 이루어질 거라 생각했던 자아는 영화 후반에는 다채로운 색깔로 변화한다. 상황에 따라 색깔이 이리저리 변화되며, 이는 다양한 감정들이 섞여 자아가 형성되는 과정을 상징한다.
자아 형성의 과정을 사회심리학적 이론과 연결해 보면, 이는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과 관련이 깊다. 에릭슨에 따르면, 사춘기 시기는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라일리는 영화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며 자신의 자아를 찾아간다. 이는 에릭슨의 이론이 제시하는 자아 정체성 확립 과정과 일맥상통한다.
이 과정을 통해 라일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점점 더 명확히 하게 된다. 이는 청소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아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영화는 이러한 자아 형성의 과정을 아름답게 그려내며, 라일리가 성장하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담아낸다.
결론적으로 1편의 신선함에는 못 미치지만, 여전히 훌륭한 픽사의 감정 세계와 감정의 작용 방식을 영상으로 무척이나 쉽고 감동적으로 만들어냈다는 점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라일리의 감정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하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사춘기를 겪는 모든 이들에게 큰 위로와 공감을 줄 것이다.
또한, 이 영화는 감정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다양한 감정들이 조화를 이루며 우리의 자아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인사이드 아웃2>는, 감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영화의 스틸컷은 [왓챠]에서 다운로드하였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https://www.notion.so/Rabbitgumi-s-links-abbcc49e7c484d2aa727b6f4ccdb9e03?pv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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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도 모른 채로 답해야 하는 세상 속에서
영상의 ㅇ자도 모르지만 난 언론을 전공한 사람이다. 전공 학과의 거의 모든 것이 싫었지만 기억에 남는 건 누군가를 취재했던 기억이다. '누구는 잘할 거야!'라고 날 믿었던 적은 많은데 저널리스트 비슷한 걸 하면서 재밌다고는 못 느껴본 것 같다. 기자로서의 글쓰기는 도저히 못할 것 같은 나. 낯을 안 가리고 싸돌아다니기 좋아하며 만드는 걸 좋아하는, 언론사가 좋아하는 특성은 다 갖고 있어도 난 그게 재미있지는 않다. 나는 나를 위해 쓰는 글이 아니면 재미를 못 붙일 것 같아서 마음이 가지 않았다. 그냥 딱 지금 정도로만 쓰고 읽는 게 좋은 것 같다.
근데 그러기엔 사람 만나는 게 뭔가 기 빨리는 MBTI I형의 특징이 오롯이 담겨있다. 내가 물어보는 질문들 사실 세상이 궁금해할 것 같은 게 아니라 내가 묻고 싶은 것들이다. 또 세상이 관심 있어할 주제가 아니라 내가 호기심이 있는 주제를 고르는 것이다. 만약 이게 내 일 외적으로 작용해서 내가 궁금해하지 않는 부분을 뭔가 세상에게 묻는다면 재미없어 질게 뻔해 2년 버텨야 오래 살아남는 게 안 봐도 비디오가 될 것 같다. 근데 사실 이런 마음에는 내가 아직까지 내 지난 일에 대해 완벽하게 답하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다. 그게 본질적으로 불가능하고 어른이 된다는 건 그 물음이 여러 개 생기는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근데 가끔은 이 짐이 무겁다고 생각한다. 무거우니까 영화를 보는 거겠지? 시간에 집중하고. 글로 소통하고.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으니까?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는 세상에 의문을 가졌던 남자 둘이 있다. 이 두 남자는 삼촌과 조카 사이다. 헤어질 결심을 여러 번 명심했던 남, 녀를 뒤로하고 두 사람의 여행에 같이 합류해보자.
어색한 전화 한 통
남자는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자세히 보아하니 남자의 여동생인 듯하다. 뭔가 어색해 보이는 둘. 남자는 결혼하지 않은 것 같다. 여자는 아마 아들이 있는 듯하다. 금세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알 수 있다. 둘은 남매인 것 같다. 여자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 여동생 비브는 오빠 조니에게 부탁한다. 오랜 시간 동안 거리를 두고 살던 남매. 그 원인에는 엄마의 죽음이 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한동안 자주 보지 않았던 남매. 엄마가 아프다는 이유로 둘은 꽤나 자주 싸웠던 것 같다.
그렇게 드문드문 연락만 하고 지내던 남매. 원래 같으면 거의 먼저 연락 안 할 사이지만 오빠가 용기를 낸 것 같다. 오빠에게 사정을 들어놓는 여동생. 아마 여동생의 아들을 맡겨달라는 부탁인 것 같다. 아이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 라디오 저널리스트인 오빠 조니. 조니는 아이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일을 한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에 대해, 그리고 올바르게 이 세상을 받아들이는 법에 대해 질문하는 조니. 그렇게 세상과 인터뷰하는 조니는, 조카 제시와 함께 세상이라는 거대한 의문을 하나, 둘 씩 채워나간다.
인터뷰어
영화는 크게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조니의 질문하기와 제시 키우기다. 일단 극을 이끄는 전체적인 줄거리는 제시 키우기다. 육아 난이도 최상의 제시. 모든 9살 아이들의 특징이 잘 나타나듯 제시는 말을 듣지 않는다. 자기 맘대로 사라졌다가 갑자기 튀어나오기도 하고 조니의 본업인 아이들과의 인터뷰를 거절하기도 한다. 역시 초등학교 2학년이 지구 상에서 가장 무섭다. 그런데 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톡톡 튐은 영화와 조니에게 긍정적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하라는 건 일단 다 안 하는 제시. 직장인 조니가 쉬고 있을 때 엿이나 먹으라는 듯 방 안에 큰 음악을 튼다. 이어 절 땐 갑자기 사라지기도 한다. 제시의 동거 난이도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증가하기 시작한다. 자기한테 들어온 인터뷰 제의는 콧방귀를 뀐 조카 제시. 오히려 인터뷰어인 조니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엄마랑 왜 오랫동안 연락 안 했어요?" "결혼은 어떻게 됐어요?" 9살이라 가질 수밖에 없는 순수함을 가진 제시. 이렇게 뜨문뜨문 찾아오는 변수에 조니는 삶을 새로운 각도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조니의 시각 변화와 함께 관객인 우리는 무언가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가는데, 이 색다른 감정이 영화의 주요 소재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시할 수 없던 이야기들
사실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감정과 기분은 조니가 무시하면 안 됐던 내면의 상처와도 맞물린다. 왜 여동생과 교류하지 않았나. 여동생과 조니는 사실 자주 싸웠던 것 같다. 엄마에게 치매가 생겼다는 건 남매가 예민해진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자주 싸웠던 조니. 조니에게 제시는 그렇게 갖고 있던 내면의 흉터와도 관련이 있다. 이 맞이해야 했던 내면의 상처는 하나 더 있다. 사랑하던 이와 있던 이야기다. 인터뷰는 직업의 특성상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봐야 하는 직업이다. 물론 답변을 어떻게 할지는 그 사람 마음이지만 좋은 질문은 양 쪽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게 도와준다. 이렇게 '인터뷰'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조니가 떠나보내야 했던 것에 대해 묘사하는 방식의 이야기 전개는 분명한 영화의 강점이다. 오히려 관객에게 질문을 던질 수도 있고 인물이 제시와 함께 이겨내야 하는 것에 대해 의문문을 던지는 이중의 효과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상호에게 계속되는 질문은 '이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영화의 메시지와도 관련 있다. 사실 인터뷰어 조니는 의문이 많은 사람이다. 날 떠났던 연인, '이 직업이 의미가 있는 것인가?'라는 회의감, 여동생과의 갈등까지 남겨진 기억에 답을 찾아 나서기 위해 아이들에게 질문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근데 이 질문의 해결책을 뾰족하게 남겨두지 않는다. 그 대신, 그 구멍을 상회할 정도의 어떤 것으로 채운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조니의 내적 성장은 아마 우리가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미괄식 영화
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두 가지다. 늦깎이 삼촌 조니의 우당탕탕 육아일기와 그 과정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영화의 명대사들이다. 이 글을 쓰는 나는 제시의 매력보다 후자에 더 마음이 갔다. 이런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이 영화는 아이들이 보면 좋은 영화다. 그러나 어른들이 보고 큰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사에서 조니가 제시의 대화가 영화의 이야기 전개 방식이다. 그러면 조니가 제시하게 하는 말처럼 들리지만 아니다. 이는 조니가 우리에게 하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이는 극의 후반부에 어떤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조니의 대사에서도 다시 조명된다.
우리는 어른이다. 직장에 치일 때, 취업이 안될 때, 연애에 실패할 때, 인간관계에 질릴 때, 수도 없는 무엇에 포기하고 싶거나 혼자 일어날 힘이 없을 때 항상 숨겨야 이득이 된다고 믿고 있다. 지금 당장 글을 쓰다 말고 '나 힘들어요'를 한 2천 자 쓰면 읽는 이들이 부담스러워할 것이다. 또 세상을 향한 걱정을 주변 사람에게 전부 늘어놓기도 참 두렵다. 왜냐면 그 사람들도 같은 고민하고 사는 거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런 우리의 마음을 꿰뚫기라도 하듯 비슷한 상황 연출과 그에 맞는 설루션까지 잔잔한 로드무비로서의 역할에 300% 충실하다. 그리고 이런 식의 대사는 호아킨 피닉스가 맡은 조니가 내레이션을 통해 전하기도 한다. <어머니 : 사랑과 잔인함에 대한 에세이>, <카메라맨이 할 수 있는 불완전한 목록>까지 에둘러 말하면서도 우리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 그냥 무작정 빛나는 삶의 위로를 전하는 게 아니다. 보다 깊이 있는 대사들, 또 배우들의 연기, 시각적으로 중요한 흑백 연출까지 영화는 뭐가 중요해서 어떤 걸 보여줄지에 대해 깊게 알고 있는 듯하다.
날 키워왔던 모든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마이크 밀스 감독의 <가족 3부작>이라고 한다는 말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감독의 전작 <비기너스>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의 20세기>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또 이 작품 <컴온, 컴온>에는 동생과 조카에 대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앞 두 작품에서 장점을 승계하기도 했다. 두 작품에서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있는 그대로의 본인으로 돌아가세요" "깊은 말보다 함께 있는 것의 힘"일 텐데, 영화는 앞 두 작품과는 아주 살짝 방식으로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우선 비슷한 방식은 대사 뉘앙스의 힘이다. 영화 대사 좋다. <우리의 20세기>에서 '어쩌다 이런 사람이 됐어요?'라고 묻는 게 생각난다. 근데 영화가 온 힘을 다해서 그 말에 힘을 빡 주지는 않는다. 그냥, 그렇게 관계를 통해 이어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조명한다. 사실 중요한 건 여기에 있다. 말은 오래 남는다. 근데 그 말을 한 사람은 더 가까이 우리 주위에 있다. 한 번 위로가 되는 존재는 다음번에 계속 봐도 좋다. 엄청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는 듯 하지만 이 문장은 우리가 놓치고 살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다. 이 '놓친 것'에 관한 영화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아주 살짝 다른 것은 '아이들에게 세상에 관한 질문을 묻는 것'에 있다는 점이다. 영화는 어린아이에게 물어 올바른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또 아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의문 투성이었던 지난 과거에 조니가 대답을 하는 형식의 영화이기도 하다. 이 둘은 기존의 영화들이 갖고 있는 것에서 살짝 뒤집어 각자의 동심에게 질문을 요청한다. 그렇게 우리는 이 의문 투성이인 세상에게 지나간 일을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 대답을 했나? 의 답변은 직접 확인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이 <컴온 컴온>은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가 연상되는 작품이었다. 아마 우리는 살아있는 평생 동안 이 질문에 끊임없는 대답을 하며 살아야 할 존재들이다. 내가 살아온 삶은 예상하지 못한 것들의 연속이었다. 이 의문에 끊임없이 질문한다. 어쩌면 내가 만든 불행일 수도, 행복일 수도 있다. 이거에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스티븐 스트레인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는 건 참 질리지만 사실이다. 영화는 이런 현대인들에게 손을 건네며 '컴온!'이라 외친다. 답을 한 번 얻었다는 건 두 번, 세 번 얻을 수도 있으니 이들의 존재가 왜 중요한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좋은 작품이었다. 괜히 <탑건 : 메버릭>과 <토르 : 러브 앤 썬더>, <범죄도시>, <헤어질 결심>에 묻힐까 아쉽긴 하다. 그래도 시원한 극장에서 이 영화와 함께 나를 만들어준 모든 이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다. <조커>만큼은 아니더라도 와킨 피닉스의 호연 역시 빛나는 영화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선선한 힐링 로드무비를 원했던 분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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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인에 의해 드러나는 구찌 가문의 치부
가족은 태어난 이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존재다. 모든 사람은 태어난 직후부터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온다. 서로 많은 교류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각자가 가진 특성이 있겠지만 일단 자신의 부모가 하는 일에 영향을 받는다. 부모가 예체능에 재능이 있는 경우, 그 분야에 접할 기회가 늘어난다. 그리고 어떤 사업을 하는 기업가라면 기업 운영이나 그 기업이 속한 분야에 대해서 알게 된다. 그렇게 접한 정보들을 통해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결정한다. 가족과 비슷한 길을 가든, 그 반대의 길을 선택하든 그것이 가족에게 받은 교육과 정보들을 바탕으로 결정된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일반적으로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부르는 사업들이 있다. 여러 가지 크고 작은 기업들이 대를 이어 가족의 사업을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 재벌이라고 불리는 그룹의 총수들은 부모를 이어 일종의 가업을 물려받는다. 그렇게 기업의 운영권을 물려받는다는 것은 가족의 전통을 이어받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축적된 부를 그대로 물려받는다는 의미도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방해하는 인물이나 요소들은 보이지 않게 제거되어간다. 일종의 가족 문제라고도 볼 수 있는데 가족에 외부인이 새롭게 들어오거나 외부인이 가족의 일에 개입하려 할 때, 그것을 제거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투쟁이 나타난다. 이런 가족 내에서 벌어지는 일은 모든 가족에게 영향을 주고 서로의 관계를 깨지게 한다.
명품 기업 구찌 가문의 비극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는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했던 구찌 가문의 이야기를 담는다. 여기서 등장하는 구찌 가족들은 그 관계의 멀고 가까움과 관계없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고, 그들의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에도 큰 영향을 받아왔다.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인 마우리찌오 구찌(아담 드라이버)는 사실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인물이다. 영화 초반 그는 법률을 공부하고 있고 아버지 로돌포 구찌(제레미 아이언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티에서 만난 파트리치아(레이디 가가)와 결혼을 한다. 마우리찌오는 가족을 등지면서까지 구찌 가문과 멀어지는 듯하지만 아내가 된 파트리치아에 의해 다시 본인의 가문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마우리찌오가 다시 가족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는데 도움을 준 이는 삼촌인 알도 구찌(알 파치노)다. 구찌의 운영을 대부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자신의 아들인 파올로 구찌(자레드 레토)의 무능함에 실망한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조금은 능력이 있어 보이는 마우리찌오와 파트리치아를 자신의 사업 영역 안으로 들여놓는다. 결혼 이후 아주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마법은 조금씩 마우리찌오를 알도와 가깝게 만든다.
영화의 결과만 놓고 보다면 파트리치아는 악녀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 초반 그의 모습은 열정적이고 순수한 사랑의 추종자다. 파티에서 처음 마우리찌오를 만난 파트리치아는 우연히 길에서 만난 그 남자에게 적극적으로 데이트 신청을 한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서로에게 끌리는 힘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그들의 사랑은 순수해 보이고 구찌 가문이라는 거대한 부의 원천이 없더라도 빛날 것만 같이 보인다. 하지만 그 두 사람이 구찌 가문의 가족들과 조금씩 교류하기 시작하면서 구찌 가문의 영향력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외부인의 시선으로 구찌 가문을 바라보는 파트리치아
구찌 가문과 기업의 문제점을 보는 인물은 다름 아닌 파트리치아다. 외부인의 시선으로 가족을 바라보는 그는 각 인물들이 가진 문제를 제대로 파고든다. 시아버지인 로돌포는 자신이 배우였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고 자신이 만든 구찌의 스카프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하지만 파트리치아는 배우로서의 로돌포를 전혀 알지 못한다. 삼촌 알도에 대해서는 다른 부분을 본다. 기업 구찌를 운영하는 알도의 비도덕적인 재무 문제를 발견해내고 알도를 경영권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조카인 파올로에게는 무능력을 보게 되고 그를 이용해 구찌 경영을 온전히 남편 마우리찌오가 차지할 수 있게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영화는 구찌 가족의 인물들이 가진 문제점을 하나씩 파고들어 관객에게 전달한다.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는 보는 관객들이 어떤 인물에 감정이입을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사라 게이 포든의 소설 '하우스 오브 구찌'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거장 리들리 스콧에 의해 흥미롭게 영상화되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영화를 연출한 리들리 스콧이 각 인물들에 대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바라보기 때문이다. 파트리시아의 시선에서 영화를 볼 수도 있고, 마우리찌오의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구찌 가문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철저히 객관적인 외부자의 시선으로 영상에 담았다.
그래서 이 영화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차례차례 드러난다. 어떤 인물은 편법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고, 어떤 인물은 무능하고 또 다른 인물은 개인적인 욕망에 심취해 있다. 영화 초반 아주 순수하게 보였던 마우리찌오조차 자신이 가진 문제점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오랜 세월을 보낸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영화 속 유일한 외부인이었던 며느리 파트리치아의 시선을 따라가며 하나씩 까발려진다. 그렇게 구찌 가문이 몰락하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게 담겨있다.
레이디 가가의 훌륭한 연기와 리들리 스콧의 뛰어난 연출이 만들어낸 수작
가문의 외부자인 파트리치아가 영화 속 악녀지만, 구찌 가문을 몰락시키는 인물들은 다름 아닌 구찌의 가족들이다. 서로 태어나면서 연결되고 영향을 주는 존재들인 가족은 어쩌면 각자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수많은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에게 무수한 영향을 주고 각자의 장점들이 무엇인지를 서로 알게 해 주지만 구찌의 가족들은 자신이 잘하는 것에 심취되어 자신의 문제점을 보지 못하고 다른 가족이 가진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서로를 향한 보이지 않는 칼들은 외부인 파트리치아에 의해 각자 자신의 심장으로 향하게 된다.
파트리치아를 연기한 가수 겸 배우 레이디 가가는 <스타 이즈 본>을 통해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이번 <하우스 오브 구찌>를 통해 좀 더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여러 가지 패션과 머리스타일로 구찌 가문에 들어간 며느리로 완벽히 변신했다. 사랑에 빠진 순수한 연기부터 질투와 분노의 화신이 되는 연기까지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그는 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 주연상을 타기도 했다. 마우리찌오를 연기한 배우 아담 드라이버의 연기도 훌륭하며, 특히나 조카 파올로를 연기한 배우 자레드 레토의 열연이 돋보인다. 누군가 배우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으면 그가 자레드 레토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할 것 같다.
영화를 연출한 리들리 스콧은 20년 전에 이 소설의 판권을 구입하여 여러 번 영화화 시도를 했다. 그동안 여러 감독과 배우들의 손에 들어갔지만 구찌 가문의 반대로 영화화까지 연결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제야 비로소 리들리 스콧 본인의 손으로 연출을 하게 되었다. 영화는 그 당시의 분위기를 영상으로 훌륭하게 담고, 그때와 어울리는 음악을 탁월하게 선택함으로써 몰입감을 더한다. 158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훌륭한 연출로 이야기의 끝까지 집중하게 만든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튜브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하우스 오브 구찌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b8yYru53t8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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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노이즈에 피곤할 때 집중하기 좋은 영화
거대한 소음에 둘러 쌓인 기분이 든다. 원치 않아도 들리는 시끄러운 세상 소식과 행동 없는 불평불만에 점점 지쳐간다. 도망치듯 나만의 공간인 휴대전화를 만지작 거리지만, 계속 지워도 쉴 새 없이 쌓이는 광고 알림에 다시 피곤해진다. 외부의 소란함을 타고 불쑥 떠오른 내면의 고민이 더해져 머릿속이 터질 것 같다. 예전에 좋아했던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다시 틀어본다. 주인공의 흘러가는 일생을 바라보면 영화 소리에만 집중하게 될 테니까.
영화 <포레스트 검프>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불편한 다리와 남들보다 조금 부족한 지능을 지닌 소년 '포레스트 검프(톰 행크스)'의 성장과 사랑을 다룬다. 1994년에 개봉하여 수십 억 달러를 넘는 수익을 거두며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제6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총 13개 부문에 후보로 선정되었으며 남우주연상, 감독상, 각본상 등 6개의 부문에서 수상했다.
하지만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지닌 의미를 흥행과 수상 같은 결과로만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주인공을 연기한 '톰 행크스' 역시 최근 인터뷰(22년 6월)를 통해 영화가 여전히 상업적 성공만 부각되는 사실에 아쉬움을 전하며, 주인공의 인간적인 면모를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예고편을 통해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만나보세요!
https://tv.kakao.com/v/78600342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바람에 날린 깃털을 따라 버스정류장에 앉아있는 '포레스트'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는 옆 사람을 힐끔 보더니 갑자기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과거 회상이라는 이야기 구조를 활용해서 그의 인생을 빠르게 표현하는데, 대략 8가지의 굵직한 사건으로 나눌 수 있다.
1. 어린 시절 : 인생의 첫 달리기
2. 대학교 럭비 선수
3. 베트남 전쟁 참전
4. 국가대표 탁구팀
5. 새우잡이배 선장
6. 어머니의 죽음으로 돌아온 고향에서의 생활
7. 3년 2개월 14일 16시간의 달리기
8. 첫사랑과의 재회
예측 불가능한 주인공의 삶을 따라 격변하는 미국의 시대가 방대하게 펼친다. 권력과 명예의 중심인 대통령이 총격을 받는 사건을 묘사하고 베트남 전쟁, 인종차별 등 무거운 역사를 재해석한다. 그 과정에서 '미국 우월주의'가 담긴 영화라는 비판도 있지만, 오늘은 오로지 '포레스트'의 관점으로 굴곡진 세상과 인생을 바라보려 한다.Q. 무슨 말을 듣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포레스트'는 누군가가 시키는 대로 충실히 따른다. 럭비 선수가 되었을 땐 감독님이 뛰라고 하면 뛰었고 군대에서 훈련받을 땐 신호에 따라 순식간에 총을 분해하고 조립한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그는 옳고 그름을 생각하지 않고 엉뚱한 행동을 하는 '바보'같다.
하지만 그의 행동에 피식 웃음이 나는 동시에 정신이 번쩍 든다. 진짜 바보는 '포레스트'가 아니라 이기적인 사람들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생긴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대립과 갈등이 누군가의 인생에서 잠시 스쳐갈 찰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포레스트'는 동료를 살리고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무공훈장을 받는다. 마침 그곳엔 수많은 히피가 모여 반전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그는 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우연히 연설 행렬에 끼게 된다. 영문을 모른 채 사람들 앞에 선 포레스트와, 그에게 잘했다며 칭찬하는 사람들의 관계는 그 자체로 모순이다.그토록 덧없이 흘러가는 게 인생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포레스트'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일지라도 그가 내린 선택에 따라 매일을 충실히 살았다. 그를 향한 비난에 집중하는 대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했다. 결국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가꿀 수 있는 어엿한 어른이 되었고 오히려 다른 사람을 보듬어줄 수 있는 존재로 성장했다. 상처받은 친구를 위로하고 이름 모를 존재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다.
이제 영화 속 도망을 끝낼 시간이 다가오고 다시 세상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그 사이로 '포레스트'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귓가를 맴돈다.
"I don't know if we each have a destiny, or if we're all just floating around accidental-like on a breeze, but I think maybe it's both. Maybe both is happening at the same time."
"모두가 운명이 있는 건지 바람처럼 떠다니는지 모르겠어.
근데 둘 다 인 것 같아. 동시에 일어나기도 하고."
운명과 바람 사이 어디를 지나는지 알 수 없는 시간 속에서 그의 선택을 기억한다. 불필요한 소음에 귀를 막고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속마음에 집중한다. 언젠가 세상의 소란을 담담히 받아들일 용기와 다정한 소리로 채울 아량을 가질 수 있길. 오늘 밤엔 모든 마음을 다해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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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 The Last Duel, 2021
관람 계획이 없었던 영화였습니다.
<에이리언: 커버넌트>와 <올 더 머니> 이후 4년 만에 복귀한 "리들리 스콧"의 신작이라고는 하지만, 152분의 분량을 가진 시대극은 아무리 영화를 좋아하는 저로써도 부담스러웠거든요.
여기에 앞서 북미에서 공개된 성적은 1000만 달러에 못미쳤으니 아무리 제작비가 공개되지 않았다고한들, 그가 연출해온 다른 시대극 작품 <글래디에이터>와 <킹덤 오브 헤븐>이 1억 달러들을 넘긴 것을 생각하면 4년 만에 복귀가 머쓱하게 보여지는데요.
이런 모습은 국내라고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순위로는 3위로 높은 숫자이나, 누적 관객 수는 12,012명(10.21 기준)으로 같은 날에 개봉한 <듄>이 10만명을 불러모은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근데, 현지에서 보여주는 '전문가 87%와 관객 79%'과 미리 보고온 이웃들의 의 반응은 '흥행이 전부가 아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직접 보는 것이야말로,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기에 본 작품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를 보았습니다.
'과연, 어떤 작품이었는지?' -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영화는 14세기 프랑스, 전장을 같이 누비며 서로의 목숨을 구해준 '장'와 '자크'는 둘도 없는 친구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서로의 골이 깊어지고 이 관계를 마감 지을 하나의 사건이 발생합니다.
잠시 집을 비워둔 '장'의 집에서 '자크'는 그의 아내 '마르그리트'를 겁탈하고 이를 안 '장'은 프랑스의 국왕 '샤를 6세'에게 '결투재판'을 건의합니다.
실제로, 대결하여 이들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으로 누구 하나는 죽어야만 하는데...마지막은 없는거야!
1. 152분처럼 안 느껴지는데요?
평균적으로 영화는 120분으로 '기-승-전-결'을 완성시키지만, 앞서 말했듯이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는 152분입니다.
32분을 줄여도 모자를 판에 늘려났으니 이에 겁먹은 관객은 관람을 하기도 전부터 포기할텐데, 여기서 "리들리 스콧"은 영화를 편식하지않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는 총 3개의 챕터로 이야기를 나눠 152분이라는 분량을 보여주는데요.
실제로, 일부 내용도 겹쳐 부담스러웠던 분량은 90분 내외로 짧게 느껴질만큼 몰입감을 안겨줍니다.너와 내가 던진 공은 같을까?
N회차를 하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영화를 다시 보는건 그만큼 이야기의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나 이미, 알고있는 부분으로 적잖은 피로감도 생깁니다.
152분을 3개의 이야기를 나누면, 평균적으로 50분의 이야기를 3번이나 반복해야하니 관객들로서는 적잖은 피곤함을 팝콘처럼 가지고 나오겠죠.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90분 내외로 짧게 느껴질만큼 몰입감을 안겨주는 이유에는 다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 각기 다른 이야기입니다.
야구 경기를 살펴보면, 선수들의 투구폼이나 타격 자세들이 각기 다른 것처럼 똑같은 이야기임에도 "장 - 자크 - 마르그리트"의 시점에서 보여주는 캐릭터들의 모습들은 다릅니다.2. 건조한 법정극이 아니다?
먼저, "장 - 자크"를 살펴보면 "장"은 "자크"를 살려주었고 "자크"는 이를 고맙다고 말하지만 "자크"의 시점에서는 이게 나오지가 않거나 자신이 "장"을 구해준 장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화해를 건넨 것도 서로 자신이 먼저 건넸음을 보여주니 이런 세세한 차이는 피로함보다는 흥미로움을 유발하는데요.
여기에 "장 - 마르그리트"의 관계도 "장"은 헌실적인 남편상을 말하지만 "마르그리트"의 시점에서는 자신을 겁탈한 "자크"와 동일한 인물쯤으로 묘사하니 관객들의 머리를 어지럽힙니다.
이렇게, 각기 세 캐릭터의 말들이 다르니 흥미로워도 내심 걱정이 되는건 "그래서, 진실이 뭐야?"라는 질문에 직면합니다.근데, 법정 드라마 아니었어?
그도 그럴것이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의 장르는 "법정"입니다.
대개, 관객들이 생각하는 "법정 드라마"는 건조하게 수많은 대사와 증거들로 범인을 추려내지만 본 작품이 보여주는 방법은 이와 거리가 멉니다.
그도 그럴것이 해당 작품이 보여주는 두 번째 방법, "플래시백"은 이를 설명하기보다는 읍소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겁니다.
이런 이유에는 배우들의 얼굴이 카메라에 크게 벗어나지 않아 객관적인 설명보다는 주관적인 감정에 먼저, 노출됩니다.
자칫하면, 때아닌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주객전도되어 범인을 가려내기 어려워지죠.
하지만, 영화는 이를 통해서 우리네 관객들이 해야할 일을 명백하게 일러줍니다.
배심원석에 앉아 시시비비를 가리지말고, 어떤 주장에 더 몰입하고 선택할지라고 말이죠.3. 이기는데, 의자도 쓰고 그러는거지.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이 준비한 마지막 세 번째는 "마르그리트"입니다.
일반적인 법정을 소재로 한 작품이었다면, "장 - 자크"의 시점만을 소개하고 곧바로 마지막 장면으로 인도했을겁니다.
하지만 "마르그리트"의 시점으로 영화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지게 만듭니다.
"장 - 자크"의 시점만으로도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은 충분히, 흥미진진하지만 '악당과 영웅'에 그칠 뿐입니다.
하지만, "마르그리트"의 시점이 추가되어 보여지는 이들의 모습은 '악당과 영웅'에 그치지 않았습니다.Triple Threat(3자간 경기)
앞전 <고질라 VS. 콩>의 리뷰를 인용하자면, "보통 1 대 1로 진행되는 경기에는 너 아니면 내가 쓰러지는 것이 경기의 승패이지만, 3자간 경기는 내가 쓰러지지 않아도 경기에서 질 수 있거든요. 여기에 무기와 반칙 사용도 가능해지니 하나의 경기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비약적으로 늘어납니다."처럼 1명이 새로이 들어갔음에도 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장 - 자크"의 시점처럼 서로가 달랐듯이 "마르그리트"의 시점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모습도 앞전 이야기와 다르게 변합니다.
특히, '장'의 캐릭터성이 크게 달라지는데요.
극 중 "자크"에게 겁탈당한 "마르그리트"의 심경을 헤아리기는 커녕, 그녀와 잠자리를 가지거나 이후 재판 준비에 있어 소문을 일부러 퍼트리는 등 그녀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장'의 시점에서 보여준 그와는 적잖은 혼선이 생길겁니다.4. 우리들에게 말해주려던건 뭘까?
이런 혼선때문이라도,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은 이미 결과가 역사책에 새겨져있음에도 그 결과를 함부로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런 어려움을 겪는 관객은 저뿐만은 아닐겁니다.
이외에도 "마르그리트"를 법정에 세우는 장면에서 법관들이 행하는 "성희롱"적인 발언이나 "인내하라"는 시어미니의 말, 그리고 "사람"이 아닌 "장"의 재산에 침해했다는 죄목은 상당히 불편하게 다가올겁니다.감독님이 보여주려던건?
물론, 이를 완벽하게 해소하지않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보여주려던건 당시 시대상이 보여준 "여성"에 대한 무지가 아닌 "법정"으로 대표하는 현재에도 유효한 제도와 장치가 존재했음에도 세심하지 못한 인간들의 무지를 보여주려던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 "결투 재판"에서 "얼른 끝내라"며 흥분한 국왕의 모습만을 보더라도, 더 이상 진실따윈 중요하지 않게 되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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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무료한 목요일에 활기를 더해줄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한눈에 정리해 드릴게요 :)
그럼, 3월 둘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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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첫날 14만 명이 찾은 ‘스즈메의 문단속’
<스즈메의 문단속> 스틸컷, ⓒ 네이버 영화
혜성 충돌을 소재로 하면서 동일본 대지진을 간접적으로 다뤘던 <너의 이름은>,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를 다룬 <날씨의 아이>에 이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 마지막 작품으로 불리는 <스즈메의 문단속>이 지난 8일 개봉과 동시에 관객 수 14만 3천여 명을 끌어모았습니다. 이는 2017년 개봉한 <너의 이름은>의 오프닝 스코어인 13만 8028명을 뛰어넘은 기록으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중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입니다. 이번 영화는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담았으며, 시코쿠, 고베, 도쿄 등 실제로 재난이 덮쳤던 일본 내 여러 지역들을 조명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1년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의 리히터 규모 9.0을 기록한 동일본 대지진을 소재로 만든 영화인데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지난 8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전작 <너의 이름은>의 대히트 이후 영화 제작에 있어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며, 단순히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일본 전체의 트라우마인 재해를 영화로 그려 재난을 잊었거나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기억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문'을 영화의 모티브로 삼은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 드라마 <도깨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하며 '문'이 사람들의 일상을 상징하는 소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람들은 매일 아침과 저녁 문을 여닫으며 집을 나서고 들어오는데, 재해라는 것은 그러한 일상을 단절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번 작품 역시 감독의 전작들에서 함께한 래드윔프스(RADWIMPS)가 OST에 참여했고, 다수의 할리우드 작품에서 활약한 작곡가 진노우치 카즈마 또한 함께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합니다.
조각가 권진규의 생애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된다
생전의 권진규의 모습, ⓒ 디자인프레스
박수근, 이중섭과 함께 한국 근대미술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조각가 권진규의 다큐멘터리 영화 <권진규 이야기>가 제작될 예정입니다. 권진규는 1922년 함흥에서 태어나 1973년 51세의 이른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떠난 비운의 작가인데요, 일본 유학 당시 일본을 대표하는 시미즈 다카시에게 정통 근대 조각을 배우고 스승을 넘어섰다는 평가까지 받았으나 당시 현대추상조각이 대세였던 한국에서는 불상의 조형미를 탐구하고 인물이나 동물의 형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던 그의 진가를 알아보는 이가 드물어 경제적인 고난 속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영화는 명필름과 권진규기념사업회가 제작을 맡았으며, 민환기 감독이 연출해 2024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권진규의 작품을 140여 점 소장하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은 영화 제작을 위해 관내 촬영에 협력하고 자료 등을 적극적으로 제공할 것을 약속했으며,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이 그의 삶과 예술세계를 심도 깊게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브뤼셀판타스틱영화제 초청받은 이정재 연출작 ‘헌트’
<헌트> 촬영장에서의 이정재, ⓒ 네이버 영화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가 브뤼셀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BIFF)의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BIFF는 스페인에서 열리는 시체스 판타스틱 영화제,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판타스포르토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장르영화제로 손꼽히는데요, 앞서 <헌트>는 제55회 시체스 영화제의 경쟁 부문 '오르비타' 섹션에 초청되어 현지 관객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헌트>는 이외에도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공식 초청을 비롯해 토론토 국제영화제, 판타스틱페스트, 판타지필름페스트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은 바 있으며, 브뤼셀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는 오는 4월 11일 개최될 예정입니다.
방송사·배급사·OTT 협의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 형사고소
누누티비 홈페이지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의 운영을 막고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저작권자들의 반격이 시작됐습니다. MBC, KBS, CJ ENM, JTBC 등 방송사는 물론 영화제작사 및 배급사들로 구성된 '한국영화영상저작권협회'와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SLL, 웨이브, 티빙 등이 모여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를 구성했으며, 세계 최대 불법복제 대응조직인 ACE까지 합세해 영상물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인 '누누티비'에 대해 형사고소장을 제출한다고 밝혔습니다. '누누티비'는 국내 수사망을 피해 해외에 서버를 두고 OTT 콘텐츠와 드라마, 영화 등을 불법으로 제공하는 동시에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 등의 광고를 받아 수익을 올리는 사이트인데요, 여러 차례의 접속차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주소를 우회하며 활발히 운영 중에 있습니다. 지난달 기준으로 총 동영상 조회수가 약 15억 3800회에 달하는 등 국내 OTT들보다도 많은 방문자 수를 기록했으며, 수익 창출을 위해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받고 있습니다.
영화로 재탄생하는 추억의 만화 ‘닌자거북이’
<닌자터틀: 뮤턴트 대소동> 예고편 스틸컷, ⓒ Variety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여러 편의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영화로 만들어졌던 만화 '닌자 거북이'의 최신 애니메이션 영화 <닌자터틀: 뮤턴트 대소동>이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닌자 거북이 시리즈가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공개된 예고편과 컨셉아트를 통해 마블 애니메이션으로 크게 히트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와 같이 실제 코믹북과 비슷한 질감의 컬러풀하고 독특한 연출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배우 겸 코미디언이자 각본가, 영화감독 등으로 다양하게 활동 중인 세스 로건이 제작을,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을 연출했던 제프 로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폴 러드, 성룡, 마야 루돌프 등의 스타들이 출연을 예고해 기대를 모은 바 있습니다. 원작 만화의 오랜 팬이기도 했다는 세스 로건은 원제에도 있는 'teenage'에 초점을 맞춰 주인공 캐릭터인 레오나르도, 도나텔로, 라파엘, 미켈란젤로 배역에 모두 10대 연기자들을 섭외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십 대 이미지를 살리는 데 집중했다고 합니다. 올해 8월 4일 북미 전역에서 동시 상영 예정이며, 국내 개봉 일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HBO 드라마 ‘The Idol’ 폭로전으로 뭇매 맞은 ‘더 위켄드’
<더 아이돌> 예고편 스틸컷, ⓒ HBO
블랙핑크 제니의 할리우드 데뷔작으로 알려져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었으며 HBO 인기 드라마 <유포리아>로 이름을 알린 샘 레빈슨 감독의 HBO 신작 드라마 <The Idol>에 대한 폭로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The Idol>의 제작에 참여한 13인과의 인터뷰가 롤링 스톤지 단독 보도를 통해 공개되었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처음 감독을 맡았던 에이미 세이메츠가 하차하고 샘 레빈슨이 합류하며 드라마의 내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합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사람들은 원래 이 드라마가 '포식적인 연예 업계의 희생양이 되어 자신의 소속사를 되찾기 위해 싸우는 여성 스타'의 이야기로 할리우드에서 일어나는 여성 착취를 고발하는 차원의 내용을 담고 있었으나 샘 레빈슨과 더 위켄드가 드라마를 공동 제작, 집필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정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위켄드는 드라마가 너무 여성의 관점에 치우쳐져 있다고 느꼈고, 릴리 로즈 뎁이 맡은 주인공 캐릭터의 비중이 너무 크다며 자신이 맡은 역할의 비중을 대폭 확대시켰다고 합니다. 한 제작진은 결과적으로 새 각본이 '강간 판타지'와 다름없었고 '그녀가 겪은 폭력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음악을 위해 남자에게 돌아가는 여성'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폭로전을 통해 HBO와 샘 레빈슨, 더 위켄드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는데요, 이에 위켄드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롤링 스톤지를 모욕하는 내용이 담긴 드라마 속 한 장면을 업로드하며 비아냥대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HBO 측은 해당 폭로에 대해 '드라마 제작진들은 안전하고 협조적이며, 상호 존중적인 제작 환경을 만들기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다'라고 밝혔으며, 릴리 로즈 뎁은 감독이 샘 레빈슨이 그녀가 함께 일했던 최고의 감독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해당 사건은 인터넷상에서 여러 분쟁을 불러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애프터 양’ 코고나다 감독, 스타워즈 드라마 ‘애콜라이트’ 합류
<애콜라이트> 티저 이미지, ⓒ IMDB
배우 이정재가 주연으로 캐스팅되어 화제를 모은 스타위즈 시리즈의 실사 드라마 <애콜라이트>에 영화 <애프터 양>을 연출한 코고나다 감독이 합류했다는 소식입니다. 드라마는 스타워즈 세계관 속 '고 공화국 시대'의 말기를 배경으로 했으며 은하계의 어두운 비밀과 다크사이드의 대두를 그려내는 미스터리 서바이벌 호러 장르로 디즈니 플러스에서 단독 공개 예정에 있습니다. 앞서 이정재를 비롯해 매니 자신토, 조디 터너 스미스, 다프네 킨, 캐리 앤 모스 등의 배우 라인업으로 많은 팬들을 기쁘게 했었는데요, 레슬리 헤드랜드를 주요 감독으로 한 데 이어 <데어데블>,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 <위쳐> 등의 알렉스 가르시아 로페즈 감독과 영화 <애프터 양>, 드라마 <파친코>로 전 세계의 극찬을 받았던 코고나다 감독의 합류까지 전해져 더욱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현재 드라마는 촬영을 시작한 지 5개월 차에 접어들어 올해 5월까지 영국 전역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2024년 상반기 중으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OCN, 티빙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생중계로!
<파벨만스>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케이블 채널 OCN이 오는 13일 오전 9시부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국내 독점 생중계할 예정입니다. CJ ENM이 TV조선에게 빼앗겼던 아카데미 시상식의 중계권을 4년 만에 되찾은 결과인데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로스앤젤리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개최되며 미국의 코미디언 지미 키멜이 사회를 맡았습니다. OCN은 영화평론가 이동진과 방송인 김태훈, 안현모에게 해설과 진행을 맡겨 풍성한 영화 정보와 현장의 감동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며, 모바일 시청자의 경우 티빙 내 OCN 채널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서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편, CJ ENM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일찌감치 많은 화제를 불어 모으고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전적 영화이자 34번째 장편영화 <파벨만스>의 수입, 배급을 맡아 오는 3월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럼 남은 한 주도 힘차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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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몬스터: 어둠 속의 살인> 예고편
빅풋이 나타나는 화이트 홀 마을에서는 많은 여성 실종 사건이 일어난다.
실비아와 제이미의 친구 데이나도 실종하고, 빅풋이 여성 실종 사건의 범인이라 생각한다.
그러던 중 실비아와 제이미는 데이나를 찾기 위해 알렉스와 만나게 된다.
실비아는 알렉스의 집에서 머무르며 실종사건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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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해피 뉴 이어> 티저 예고편
올 연말도 혼자 쓸쓸히 보내시나요?? 12월 29일! 소중한 인연을 만나는 '호텔 엠로스' 문이 활짝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