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24-12-05 14:45:49
그토록 찾고 헤매던 퍼즐 한 조각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리뷰
이 글은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시사회에 씨네랩크리에이터로서 참석 및 관람 후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원작을 읽고 감상하시면 좀 더 재밌게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연말에는 힘이 있다.
생각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어느덧 흘러버린 시간 앞에서 허탈함을 안겨주는 힘. 한 해를, 혹은 인생 전체를 돌아보게 하는 힘.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앞에서 꿇은 무릎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힘.
심장이 뛰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이 손님은 두리번거리다 손아귀를 뻗어 이번엔 빌 펄롱(킬리안 머피)을 잡아당겼다. 하릴없이 공허한 눈으로 굽이굽이 걸어온 열두 장의 달력을 톺아보는 내내. 그의 숨소리는 마치 그를, 그리고 그의 인생을 대변하는 듯했다. 작고 유약했으며, 필사적이었다. 비록 미미할지언정 이렇게 삶의 증거를 뿜어내고 있건만. 그는 어쩐지 자신이 그저 살아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은 수녀원에서의 그 일 이후 더 강해졌다. 석탄 창고에 물건을 채우는 내내 그는 자신의 눈앞에서 새겨지고 있는 일을 차마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곁눈질조차 눈치가 보이는 것처럼. 그는 시선을 내리깐 채로 밭은 숨을 몰아쉬었다. 아마 그때였을 것이다. 자신이 숨소리가 거슬린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순간은.

새벽이야.
석탄 창고에 갇혀있는 세라의 물음에. 펄롱은 그렇게 대답했다.
석탄 가루를 뒤집어쓴 채 떨고 있는 아이에게서, 문득 펄롱은 자신의 어머니를 보았다. 그리고 어머니를 떠나보내던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나약했던 자신도 보았다. 소녀를 바라보는 그때만큼은, 펄롱의 시선이 아래로 가라앉지 않았다.
펄롱은 어머니와 어린 자신의 모습을 만나는 동안, 숨죽여 가만히 다가온 윌슨 부인의 기억을 마주했다. 비록 그는 아이였지만. 다른 사람들에게서 그 어떤 비난도 들은 적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 말이 윌슨 부인을 비롯한 어머니와 자신에게 눈총이 쏟아지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리라. 그저 그 손가락질들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윌슨 부인이.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가 보호해 준 것임을 펄롱은 세라라는 거울을 본 순간 깨달았다.
세라에게는 펄롱의 등장이 새벽의 신호가 되었으리라. 해가 뜨기 전 가장 어둡지만. 이제 밝아지는 것 외에는 남지 않은 상태. 감히 희망이라 불러도 될까. 자신의 어둠이 다 물러갈 수 있을지 점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세라가 펄롱을 보며 큰 숨 한 번은 쉬게 할 시간을 벌어주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펄롱은. 자기 자신에게 그 순간이 새벽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밤의 시작이 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다시 한번. 목소리 가득 용기를 실어 내뱉었다. 마치 자신에게 다가올 모든 먹구름들도 사라지기를 바라는 듯한 마음으로.
새벽이야.

펄롱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직소 퍼즐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받은 것은 보온 물주머니였다. 왜 그런 것 하나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인지. 어린 펄롱은 이해할 수 없어 억울하고 분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제대로 걸을 수 조차 없이 지친 소녀를 데리고 집으로 가는 이 길목에서, 펄롱은 깨달았다. 자신은 인생이라는 퍼즐을 이미 선물로 받았음을. 삶의 그 모든 여정마다 숨어 있는 조각조각들을 자신의 손으로 다 찾아 퍼즐을 채웠음을. 그리고 지금 자신이 그렇게도 찾아 헤매던 마지막 조각이 자신의 품 안에서 힘겹게 걸음을 옮기고 있음을.
새벽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가는 두 사람에게 꽂히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겨울 추위만큼이나 날카로웠으니까. 하지만 그 순간이 되어서야 펄롱은 자신이 내쉬는 숨이 자신의 인생과도. 마음의 울림과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의지대로 살아쉬는 순간을 어쩌면 처음으로 맞이했을 펄롱은 그 시선들에게서 눈을 돌리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펄롱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 마지막 조각으로 인해 퍼즐이 맞춰지고 나면. 다음 퍼즐판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임을. 또다시 산산조각 난 채 쌓여있는 조각들을 맞추느라 자신의 인생을 담보로 해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그때가 되어 또 한 번 연약해지는 순간이 오더라도. 이제는 내리깔던 턱을 조금은 더 당당하게 치켜들 수 있을 것이며. 그 작은 것들이 모여 결국은 또 지긋지긋한 인생의 퍼즐을 완성할 것임을.
펄롱은 투박하지만 진실된 손을 세라에게 내밀었다. 파들파들 떨던 퍼즐의 손을 잡으며 느낀 온기는. 다시 한번 그의 숨소리가 그의 마음과 동일한 색임을 알게 해 주었다. 그토록 황망하게 찾던 것을 손에 쥔 채. 펄롱은 그제야 웃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의 마음처럼. 따스하고. 온화하게.
마치면서

사람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고. 용기는 한 번에 생기지 않는다. 언제나 그것을 생각하고 실천하려는 자에게만 찾아온다. 영화에서 이런 사소함이 쌓이는 장면은 펄롱이 손을 씻는 행위로 표현된다.
석탄회사에 종사하기 때문에 더러움을 씻어낸다고 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사회적인 모습을 벗은 자신의 본모습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렇기에 펄롱은 그토록 정성 들여 손 씻는 도구들을 관리하고 공들여 손을 씻는 것이겠지.
분명히 영화 뒤편의 모습이 해피엔딩은 아닐 것이다. 또한 펄롱이 세라를 제외한 나머지 소녀들을 (불타는) 수녀원에서 탈출시키는 일도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펄롱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세라의 인생 전체를 바꾸었다. 한 사람의 세상을 바꾸는 것만큼이나 큰일이 과연 있을까.
[이 글의 TMI]
1. 킬리언 머피의 연기가 너무 섬세해서 좋았음.
2. 내복 입으면 덥고. 벗으면 춥고. 어쩌란 말이냐. 날씨야.
3. 푸바오 아프지 마.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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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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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끝날 일들에 대한 작은 낙관, <해피엔드>
그래서 음악 연구 동아리 친구들은 졸업 이후에도 만났을까, 아니 만나게 될 수 있을까. 코우(히다카 유키토)가 아타(하야시 유타)와 밍(시나 펭)에게는 “우리 가게에 가서 저녁을 먹자”고 제안했지만 유타(쿠리하라 하야토)에게는 애써 그 문장을 내뱉지 않았던 이유는 무얼까.
우리는 애써 알려고 하지 않아도 무언가 알게 되는 순간들을 마주한다. 인간관계에서도 그렇다. 친구 사이에서도 시간에 따라 자연스레 변화하는 미묘함을 우리는 분명히 느낀다. 그 감각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우리 마음에 스며든다. ‘이제 이 관계는 끝을 향해 가고 있다’라는 어렴풋한 감각은 우리가 그 관계를 언제든지 정리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기도 한다.
코우가 노란 보도블럭을 사이에 두고 유타에게 마지막 손길을 내밀지 못했던 것은, 어쩌면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우리의 관계가 완전히 소모됐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관계가 그 힘을 다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더는 상대가 나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는 생각조차도 접어두게 된다. 친구가 언제든지 내가 손을 내밀면 그 손을 다시 잡을 것이라는 희망을 묻어두게 된다.
우리는 그 일종의 ‘포기’와도 같은 감정을 유효하다고 할 수 있을까. <해피엔드>는 관계의 끝에서 생기는 감정에 관해 그다지 부정적인 평가를 시도하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풀리기 시작한 관계의 실타래를 강제로 다시 엮으려는, 애써 추스르려는 마음보다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영화의 제목이 ‘해피엔드’인 이유도 어쩌면 그 마음에서부터 왔을지도 모른다. 그런 끝맺음이 ‘새드엔드’라고 생각하는 사람인 사람들이 많겠지만, 사실은 ‘해피엔드’일 것이라고.
네오 소라의 <해피엔드>는 이런 이유에서 ‘작별에 관한 낙관’을 보이는 작품이다. 우리는 결국 헤어질 인연이기에, 다시 볼 일이 언제 있을지 모르는 것이기에 서로에게 함부로 말하고 대해도 문제 될 일 없다는 사고를 경계한다. 오히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절 인연’이래도, 서로에게 연대를 남기고 좋은 추억을 남기자는 인식을 보인다. 어쩌면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더 삶에 활기를 주고, 미래를 긍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좋게 끝나는 것’은 언젠가 다시 돌아 만나게 될 우리를, 그 막연한 미래를 축복하는 일과 같을 테다. 그래서 후미(이노리 카라라)가 앞장서서 학교의 통제 시스템에 저항하는 것은 인상적인 부분이다. 후미가 선봉장이 돼 교장실 점거 농성을 벌일 때, 교장은 후미에게 묻는다. “어차피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너희의 일이 아니’게 되는데 왜 힘들여 이런 일을 벌이느냐”고. 결국, 그 저항의 이유는 ‘해피엔드’에 있는 것이다. 우리 세대에서 부조리한 규율과 통제를 끝내지 않으면 ‘행복하게 끝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해결되지 않은 찜찜한 마음은 현세대에 남고, 해결되지 않은 통제는 다음 세대가 해결할 몫이 된다. 이 마음은 앞서 말한 ‘포기와도 같은 감정’에 보이는 낙관적인 태도가 되기도 한다. 다음 세대가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를 포기하는 것일 테니까.
‘해피엔드’는 두 가지 방식의 형태와 의미가 있다. 지진으로부터의 안전을 빌미로 한, 사실상 ‘비상계엄 조치’인 긴급사태 조항 발령과 교내의 ‘판옵티’ 시스템 도입에 대한 저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왜 저항하는가. 부조리하다고 생각되거나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느끼는 상황에 대해 저항할 의지는 어떤 마음에서 발현되는가. 나는 어쩌면 그 마음이 ‘저항의 효용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서 온다고 본다. 올곧은 저항은 언젠가 그 부조리한 규율을 성공적으로 밀어낼 수 있을 테니까. 일종의 미래를 향한 낙관이다.
다른 하나는 타인을 위한 낙관이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저항해야 하는가. 저항이 왜 효용을 가져야 하는가. 그 본질에는 이타적인 마음이 있다. 다른 이들이 저항하지 않더라도, 나만이 그 저항과 운동에 참여한다더라도 그 행위는 나 자신뿐만 아니라 함께 억압받을 이들의 훗날 행복을 위한 것이다. 그것이 끝으로부터 올 행복에 관한 낙관, 넘어서 타인을 위한 낙관이다. 투쟁하고 쟁취함으로써 찾아올 그 모두의 효용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해피엔드>의 인물들은 서로에게 연대한다. 그렇기에 코우, 후미와 함께 자습실로 이동하던 학급 친구들이, 학생 투표에서 교장의 차를 세운 사람이 자신임을 밝히는 유타가 해낸 일종의 연대의 행위들은 ‘나’를 넘어선 ‘모두’를 위한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두 의미를 모두 갖는 이야기들이 결국 우정으로 수렴되며 마무리된다. 한때는 함께 음악을 향한 꿈을 꾸면서 우정을 쌓아왔던 코우와 유타가, 졸업 이후에도 계속 함께하자고 했던 음악 연구 동아리 멤버들이 서서히 우정보다 자신의 삶과 새로운 지향점을 찾아 나간다. 이야기가 끝나면 그들의 관계도 끝날 것이다. 연극의 한 챕터가 막을 내리듯, 학창시절에서의 우정은 한동안 휴지기를 보내게 된다. 당연히 이 우정이 끝을 향해 간다는 데에서 속상하고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서로를 늘 그래왔듯 지지한다. 어느 순간부터 바라보는 곳이 달라진 우리를 그 자체로 바라보는 과정이 우리를 위한 길이니까. 저항하고 투쟁하는 친구의 곁에 서서 항상 도울 수는 없어도, 중요한 순간에 손을 포개어주는 일이 우리의 미래를 위한 길이니까.
끝난 우정이 영원히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가끔 생각날 것이고, “언제 한번 보자”라는 연락을 주고받을지도 모른다. 그 모든 추억과 그리움, 그 저변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한때의 연대를 위해 <해피엔드>의 인물들은 서로를 그 자체로 위해준다. 그래서 영화 초반부의 유타는 반대 방향으로 내려가는 코우에게 시답잖은 농담을 던지며 관심을 끌었겠지만, 영화 종반부에서는 각자의 방향을 굳이 미련 가지지 않은 채로 간다. 그게 정녕 우리의 끝이더라도, 완전히 끝나 돌아오지 않을 것은 아니라는 일종의 ‘해피엔드’이니까. 아타와 밍, 톰(아라지)에게도 애달픈 미련을 던지지 않았던 것도, 결국은 우리의 해피엔드와 다시 만나게 될 훗날의 순간이 있을 것을 믿는 서로 간의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해피엔드>는 일말의 낙관을 초점화하는 영화다. 미래를 바라보는 낙관과 우리를 바라보는 낙관이 합쳐진다. 우리 국가가 결국 서로를 위하는 길로 나아갈 것이라는, 우리 학교가 학생을 위하는 길로 나아갈 것이라는, 우리 관계가 서로를 위하는 길로 나아갈 것이라는 희망을 본다. 놀랍게도 우리는 그 낙관 덕에 살아가고, 그 희망 덕에 미래를 꿈꿀 수 있다. 형태는 작아도 그 의미는 국가적 규모를 넘어서 세계적 규모로까지 퍼질 희망의 메시지가 <해피엔드>에 있다. 네오 소라의 <해피엔드>는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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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인과 악인, 그 사이에 서 있는 흑기사의 라스트 미션!
2015년 위험에 처한 콜걸을 도와주며 시작한 맥콜 아저씨의 여정이 끝이 났다. 약자를 위해 나선 흑기사 맥콜의 마지막 여정지는 이탈리아 시골 마을. 이곳에서 그는 시리즈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라는 그 임무를 멋지게 수행한다. 1, 2편과 마찬가지로 맥콜은 존 윅처럼 화려한 건(gun)격 액션이 난무하거나 제이슨 본처럼 리얼리티 액션과 거리가 먼 그저 무겁고, 조용하고, 강력한 한 방을 보여준다. 그것도 9초 안에. 더불어 시리즈를 관통하는 맥콜의 부채감과 선인과 악인 그 사이에 놓인 자신의 처지에 대한 고뇌도 잊지 않는다.
맥콜이 앉아 있는 곳은 어느 이탈리아 포도 농장 지하창고다. 보나마나 마피아 소굴인 이 곳에서 그는 시계 타이머에 맞춰 악인을 심판한다. 하지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 법. 등에 총을 맞은 그는 사력을 다해 차를 몰고 그곳을 빠져나가지만 결국 어느 해변 도로에서 의식을 잃는다. 마을 경찰관과 의사의 도움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맥콜은 상처가 아무는 동안 그곳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처음에는 이방인이었지만, 차츰 마을 사람들과 유대감을 나누는 그는 오랜만에 평화를 느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을을 공포로 몰아넣는 마피아 집단이 등장하고,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경찰관 가족은 물론, 사람들을 공격한다. 잠자는 맥콜의 코털을 건드린 마피아. 그것도 모른 채 오만방자함의 극치를 달리고, 맥콜은 보란 듯이 어둠 속에서 자신의 방식대로 이들을 처단한다.
<더 이퀄라이저> 시리즈는 1980년대 중반 방영했던 <맨하탄의 사나이>를 각색한 작품이다. 감독과 배우, 그리고 주된 이야기는 달라졌지만, 근간은 1980년대 감성을 오롯이 옮긴 스타일과 권선징악의 주제는 변함없다. 약자를 위해 나서고, 악인은 무조건 처단한다는 맥콜의 기조는 영화의 중심이 되며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안긴다.
이번 3편에서도 그 기조는 변함없다. 주요 무대와 주변 인물이 달라졌을 뿐이지 맥콜의 흑기사 활약은 계속된다. 초반 등 총상 이후 지팡이를 든 그의 모습이 낯설기도 하지만, 이는 후반부 지역 마피아를 상대로 인정사정 봐줄 것 없이 휘두르는 폭력의 파괴력을 더하기 위한 장치처럼도 보인다. 전편들 모두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지만, 3편의 액션 수위는 좀 더 강하다. 마지막 편에 걸맞은 피날레를 장식하듯 액션은 좀 더 강하고, 잔인하다. 물론 이를 자행하는 맥콜은 눈 하나 깜작하지 않지만 말이다.
<더 이퀄라이저> 시리즈는 액션에 치중한 작품이고, 악을 처단하기 위해 오로지 전진하는 한 남자의 단선적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 시리즈를 단순 액션 영화로 치부하지 않는 건 맥콜의 고뇌 덕분이다. 감독은 맥콜의 액션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이 과묵한 남자에게 죄책감을 안긴다. 1편에서는 사랑하는 아내, 2편에서는 사랑하는 동료, 3편에서는 사랑하는 마을 사람들 등 실력이 출중한 요원이지만 결국 사랑하는 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은 계속해서 그를 괴롭힌다.
이런 상황에서 맥콜은 1편에서 자신의 고뇌에 발버둥치고, 2편에서 과거 자신이 살던 집을 찾아가면서 내면의 고통을 들여다보며, 3편에서 이 모든 걸 고통과 속죄에서 벗어나 비로소 구원받는 지난한 과정을 통과한다. 특히 3편에서 마을 의사와의 대화 내용은 그가 구원의 길을 걷게 된다는 걸 암시한다. 의사는 맥콜에게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물어보는데, 정작 맥콜은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놓는다. 이 말을 들은 의사는 나쁜 사람은 잘 모르겠다는 답변 조차 안한다며 그를 선인으로 인정하고 포용한다. 마치 예수가 죄인을 사하여 주는 것 처럼 말이다.
덴젤 워싱턴은 액션은 물론, 자신이 가진 연기 스펙트럼을 최대한 활용해 맥콜이란 캐릭터를 감정적으로 공감하게 한다. 그는 단순히 정의 구현에 그치지 않고, 이 남자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여지를 스스로 만들어내는데, 이는 앞서 소개한 의사와의 대화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액션의 파괴력이 현란한 촬영과 움직임이 아닌 감정의 진폭에서 비롯된다는 걸 스스로 증명한다.
<더 이퀄라이저 3>에는 특별한 손님이 참여했다. 바로 덴젤 워싱턴과 연이 깊은 다코타 패닝이 등장한다. 극중 CIA 금융 작전팀 소속 콜린즈 요원으로 나온다. 오지랖 넓은 맥콜 아저씨와 알게 모르게 공조 수사를 하는 다코타 패닝의 연기는 반가움 그 자체 <맨 온 파이어>에서의 연이 이 영화를 통해 이어졌다는 것만으로도 놀랍다. 물론, 캐릭터 구축이나 활용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기지만, 한 장면 안에서 이들을 함께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게는 큰 즐거움. 후반부 맥콜이 수많은 요원 중 콜린즈 요원을 선택했는지 그 이유도 나오니 끝까지 집중하시길.
사진: IMDB
평점: 3.0 / 5.0
한줄평: 이름처럼 시원하고 마무리. 흑기사여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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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법의 파괴가 언제나 혁신은 아니지
구파도 감독의 신작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를 좀 더 깊게 감상하려면, 이 영화를 두 계보의 연장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구파도의 필모그래피다. 그는 청춘의 질감을 포착할 줄 아는 감독이다.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비롯해 그가 각본을 쓴 〈카페, 한 사람을 기다리다〉는, 첫사랑의 경험을 대만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하 로코물) 특유의 장르적 문법과 결합한 영화다. 한편, B급 괴수물 〈몬몬몬 몬스터〉는 전혀 다른 느낌의 청춘물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잘 나가는’ 로코물 주인공과는 정반대에 있는 ‘왕따’ 학생으로, 가장 아름다워야 할 시기에 상처만 받은 청춘이다. 요컨대, 구파도는 청춘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혹은 가장 참혹한 순간을 (로코물이든 괴수물이든) 장르적으로 풀어내는 데 재능이 보여온 감독이다.
구파도를 이해하는 또 다른 계보는 장르 영화의 문법, 그중에서도 대만 로코물의 문법에 보다 집중했을 때 드러난다. 특유의 과장된 연출로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앞서 언급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비롯해, 프렝키 첸 감독의 〈나의 소녀시대〉, 〈장난스런 키스〉 등은 국내에서 꽤 관심을 받은 영화들이다.
대만 로코물이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로코물이 더 이상 주류 장르가 아니라는 상황을 그 첫 번째 이유로 들 수 있다. 로코물의 ‘위기’는 로코물의 주 소비층이었던 2030 여성이 페미니즘 의식화 과정을 거치면서 이성애 사랑을 낭만적으로만 묘사하는 로코물에 회의를 품기 시작하면서 시작되었다. 로코물이 소소한 화제는 끌 수 있을지 몰라도, 과거 〈엽기적인 그녀〉와 같은 신드롬을 일으킬 수는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대만 로코물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였다. 주류가 될 순 없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소비층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르로서 대만 로코물의 장르적 위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다.
로코물의 시대적 위기와 이를 돌파해내는 방식은 영화 내부의 표현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 〈나의 소녀시대〉, 〈여름날 우리〉를 비롯한 대만 로코물뿐만 아니라 한국의 로코물(〈피끓는 청춘〉, 〈너의 결혼식〉 등) 역시 과거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로코물은 아니지만 화제를 모았던 대만 멜로 영화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 한국의 〈건축학 개론〉도 마찬가지다.
사랑을 다루는 이들 영화의 시공간적 배경이 과거인 이유는 양국의 정치적 상황과 관련이 있다. 한국에서는 80년대 후반, 대만에서는 90년대 초반에 정치적 민주화가 진행되었고, 이에 사람들의 관심은 ‘체제’, ‘정의’와 같은 거창한 것들에서 일상으로 옮겨왔다. 사랑은 일상의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확인하게끔 해주는 최상의 소재다. 즉, 퍽퍽한 삶을 영위하기 바빠 사랑이 ‘불가능’해진 시대에, 시대적 조건과 맞물려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과거를 추억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소비함으로써, 과거의 아름다움을 척박한 현재로 연장시키고자 하는 시도의 일환으로 이 영화들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로 돌아와 보자. 이 영화는 귀신이 되어서도 잊지 못하는 첫사랑을 주제로 한다는 점에서 두 계보(청춘 영화‧로코물)의 연장에 있다. 하지만 결이 조금 다른 지점도 있다. 이 영화는 대만 로코물의 문법을 ‘위반’한다. 기존 대만 로코물은 다소 과하게 느껴질 정도의 연출로 사랑을 판타지‘처럼’ 그려낸 데 반해, 이 영화는 아예 대놓고 판타지를 표방함으로써 대만 로코물의 장르적 성취를 스스로 허물어버린다. 사람들이 대만 로코물에 기대하는 건 이제 더는 있을 법하지 않은 사랑을 ‘현실’에서 펼친다는 점인데, 영화의 무대를 아예 판타지로 바꿔버림으로써 대만 로코물 특유의 ‘비현실적 현실감’이 사라진 것이다. 사랑이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 있을 때는 성취 가능한 것처럼 보여 몰입할 수 있지만, 아예 판타지의 영역으로 넘어가버리면 오히려 공허한 현실을 환기해버리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요컨대,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의 패착은 판타지‘같은’ 영화를 바라던 관객에게 ‘대놓고’ 판타지를 표방했다는 데 있다. 저승세계의 시각적 구현과 저승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에 너무 많은 공을 들이다 보니 대만 로코물의 기본이 훼손된 것이다. 이 영화는 ‘창조적 파괴’라기에는 저승세계의 비주얼과 역할이 어딘가 밋밋하고, 대만 로코물의 문법에서도 너무 멀리 벗어나 있다. 문법의 파괴가 언제나 혁신인 것은 아니다. 이 영화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옛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듯 싶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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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다섯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이동욱 X 임수정의 <싱글 인 서울>이 오는 29일 개봉합니다. 선남선녀 배우의 케미로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뿐만아니라 제 76회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과 퀴어 종려상을 수상한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의 개봉소식을 알렸는데요.
사카모토 류이치의 유작이 담겨져 있는 <괴물>은 어떤 내용일지, 그 외의 개봉소식까지 같이 알아볼까요?
괴물
12.12: THE DAY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스릴러 | 일본 | 1427분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안도사쿠라, 나가야마 에이타, 쿠로카와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등
개봉: 2023.11.29
배급: (주)NEW
시놉시스
“우리 동네에는 괴물이 산다” 싱글맘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행동에서 이상 기운을 감지한다. 용기를 내 찾아간 학교에서 상담을 진행한 날 이후 선생님과 학생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흐르기 시작하고. “괴물은 누구인가?” 한편 사오리는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미나토의 친구 요리(히이라기 히나타)의 존재를 알게 되고 자신이 아는 아들의 모습과 사람들이 아는 아들의 모습이 다르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는데… 태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아무도 몰랐던 진실이 드러난다.
CINE PICK!
제76회 칸영화제 각본상과 퀴어 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괴물>은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의 자신의 어린 시절 체험을 바탕으로 각본을 집필한 영화로 지난봄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영화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마지막 영화음악이 담긴 작품이기도합니다.
싱글 인 서울
Single in Seoul
ⓒ 네이버영화
개요: 멜로/로맨스, 코미디 | 한국 | 103분
감독: 박범수
출연: 이동욱, 임수정, 이솜, 장현성, 김지영 등
개봉: 2023.11.29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나한테 딱 맞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싱글이 답이다!” 혼자 걷기, 혼자 쉬기, 혼자 먹기, 혼자 살기…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 “사실 혼자인 사람은 없잖아요” 혼자 썸타기, 나 홀로 그린 라이트… 유능한 출판사 편집장이지만 혼자는 싫은 ‘현진’(임수정) 싱글 라이프를 담은 에세이 <싱글 인 더 시티> 시리즈의 작가와 편집자로 만난 ‘영호’와 ‘현진’. 생활 방식도 가치관도 서로 다른 두 사람은 책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하면서도, 함께 보내는 시간이 나쁘지만은 않은데…? 서울, 혼자가 좋지만 연애는 하고 싶은 두 남녀의 싱글 라이프가 시작된다!
CINE PICK!
<레드카펫>을 연출한 박범수 감독과 이동욱, 임수정이 만난 <싱글 인 서울>은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연애에 대한 관점이 다양해진 현실을 반영해 만든 로맨스 영화로 예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합니다. 역주행에 이어 장기흥행까지 이끌어낸 로맨틱 코미디 영화 <30일>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레슬리에게
To Leslie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미국 | 120분
감독: 마이클 모리스
출연: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오웬 티그, 마크 마론 등
개봉: 2023.11.29
배급: 진진
시놉시스
“말해주세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술에 빠져 수억의 복권 당첨금까지 잃은 레슬리는 몇 년 후, 사이가 틀어진 아들 제임스와 재회하지만 달라지지 못한 모습 탓에 그와 다시 멀어진다. 그런 레슬리에게서 과거를 떠올린 모텔 주인 스위니는 레슬리에게 모텔 청소부 일을 제안하는데… 지난 잘못을 돌이킬 수 없을 때 찾아온 새 출발의 기회! 흔들리는 세상의 모든 <레슬리에게>
CINE PICK!
제33회 런던비평가협회상 영국여우주연상 수상,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노미네이트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주연의 <레슬리에게>는 가족의 화해와 이해, 공감의 드라마로 수많은 후회를 거쳐 끝내 용서받기를 원하는 한 인간이 자립하는 순간을 포착하고 관객들에게 따듯한 용기를 건네는 영화입니다.
아줌마
Ajoomma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싱가포르, 한국 | 90분
감독: 슈밍 히
출연: 후이팡 홍, 정동환, 강형석, 여진구 등
재개봉: 2023.11.29
배급: 싸이더스
시놉시스
자식 키워봤자 소용없다 가슴으로 낳은 한류스타 ‘여진구’의 나라 한국으로 떠나다! 평생 가족만을 위해 살아온 싱가포르 아줌마 ‘림메이화’(홍휘팡) 한국드라마 촬영지 투어를 위해 인생 처음으로 나 홀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하지만 꿈 같은 시간도 잠시, 그녀를 두고 떠나버리는 관광버스?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 홀로 남겨진 그녀의 여행은 뜻밖의 인연들을 마주하며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여진구’ 찾아 떠나온 곳에서 진짜 ‘나’를 찾는 여행을 시작하다! 어서와~ 싱가포르 아줌마는 처음이지?
CINE PICK!
<아줌마>의 연출을 맡은 허슈밍 감독은 실제 자신의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본인의 어머니가 늘 3~4개의 한국드라마를 챙겨보았다며 중년여성이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기에 한국이 완벽한 장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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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물 영화 모음.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혹시 추리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 계신가요?!
영화를 보면서 추리 게임도 동시에 할 수 있는 추리물 영화!
영화에 몰입하여 범인이 누군지 예상하고,
맞췄을 때는 희열감을 느끼고 못 맞췄을 때는 경탄하는 매력이 있는 장르죠.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추리물 영화 모음집!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용의자 X의 헌신
Devotion of suspect X, 2008
ⓒ 네이버 영화
synopsis
어느 날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남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사망자가 판명되자 전처인 야스코가 용의자로 지목되고,
그녀의 치밀한 알리바이에 형사 우츠미는 물리학자 유카와 교수에게 도움을 청한다.
cine pick!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370만 관객을 동원했다.
탄탄한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영화!
셔터 아일랜드
Shutter Island, 2010
ⓒ 네이버 영화
synopsis
탈출이 불가능한 섬 셔터 아일랜드의 정신병원에서 환자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연방 보안관 테디는 동료 척과 섬으로 향하지만 수사에 진전이 없고, 게다가 폭풍까지 불어닥쳐 두 사람은 섬에 갇히고 만다.
cine pick!
수많은 복선과 함께 촘촘한 구성과 디테일이 돋보이며
독특한 미장센과 긴장감 가득한 OST가 영화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켰다.
인비저블 게스트
The Invisible Guest, 2016
ⓒ 네이버 영화
synopsis
호텔 방에서 눈을 뜬 남자 옆에는 연인이 싸늘하게 식어 있었고,
범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단, 3시간 안에 사건을 재구성해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cine pick!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치고 볼 수 없는 영화!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보여줄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2017
ⓒ 네이버 영화
synopsis
폭설로 열차가 멈춰선 밤, 승객 한 명이 잔인하게 살해 당한다.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진 13명의 용의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추리를 시작한다.
cine pick!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화려한 출연진과 화려한 미술이 돋보이며, 일반 추리물 영화와 달리 철학적인 부분이
조금 더 돋보이는 영화이다.
비뚤어진 집
Crooked House, 2017
ⓒ 네이버 영화
synopsis
대부호 애리스티드 레오니디스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손녀 소피아는 탐정 찰스에게 사건을 의뢰하였고, 모든 가족 구성원에게서 살인 동기를 발견한 찰스.
그리고 곧 저택에서 두 번째 살인이 일어난다.
cine pick!
디테일한 미장센과 영화에 대한 몰입감을 높였으며
12명의 명품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서치
Searching, 2018
ⓒ 네이버 영화
synopsis
딸 마고에게 걸려온 부재중 전화 3통. 아빠 데이빗은 그 후 연락이 닿지 않는 마고가 실종 됐음을 알게된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지만 단서는 나오지 않던 중, 데이빗은 마고의 노트북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다.
cine pick!
촬영은 13일, 편집은 2년이 걸린 영화 <서치>.
컴퓨터 화면으로만 진행되는 독특한 진행 방식으로 새로운 추적 스릴러 영화를 탄생시켰다.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2019
ⓒ 네이버 영화
synopsis
세계적인 미스터리 소설 작가 할런이 85세 생일날 숨진 채 발견된다.
그의 죽음에 탐정 블랑은 죽음의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파견되고,
할런의 가족들 모두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cine pick!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99%를 달성하였고,
제작비의 7배 이상인 3억 달러를 넘기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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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의 향연, 영화 <카네기 홀>
한 해가 저물어간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정동회 12월 모임에 8명의 회원이 모였다. 지난해 12월 모임에서 비엔나 필이 황금 홀에서 공연한 실황 베토벤 <합창 교향곡> 전곡을 스크린을 통하여 한 시간 넘게 즐겼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에 <합창 교향곡>의 감동을 가슴에 품은 기억이 새롭다. 올해 금년 모임의 대미는 무엇으로 장식할까? 기대에 찬 심정으로 안양 공방으로 향했다.
미리 준비한 뜨끈한 양구 펀치볼산 우거지 소고기 국과 함께 김밥을 먹으며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들었다. 오늘의 메인코스 영화 <카네기 홀(Carnegie Hall)>을 감상하기 전 맛보기로 들려준 애피타이저다. <카네기 홀>은 1947년에 개봉하였으니 환갑과 고희를 넘겨 이제 80세를 바라보는 고전 영화다.
여주인공 노라, 다섯 살 때 카네기 홀에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연주를 직관하는 경험을 한다. 어른이 되어 카네기홀에서 일하며 뛰어나지만 고집이 센 피아니스트와 결혼하여 아들을 얻는다. 남편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뜨고, 노라는 아들을 남편과 같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키우는데 전력을 다한다.
노라는 카네기 홀에서 세계적인 음악가의 연주회가 있을 때마다 아들과 함께 공연을 직관한다. 음악도로서 이보다 더 좋은 교육환경이 있을까? 러닝타임 내내 아들 토니가 대가의 연주회를 감상하며 음악의 깊이를 더할 때, 덩달아 클래식의 향연을 즐겼다.
이 영화는 음악사적으로도 소중한 자산이다. 노라가 아들 토니를 데리고 와서 감상하는 음악회가 실제라는 데 가치가 크다. 영화를 만들면서 찍은 것이 아니라 1940년대에 실제 카네기 홀에서 있었던 연주 실황을 영화에 편집하여 담아낸 거다. 덕택에 관객들도 전설적인 음악가들의 연주 실황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클래식의 보물 상자를 여는 듯한 주옥같은 음악 영화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시작해, 역사적으로 절대 완벽한 연주자는 없었으나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라면 유일한 예라고 칭송받던 하이페츠가 연주한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처음 곡이 나왔을 때, 연주가 불가능하다고 평가되었던 어려운 곡이다. 하이페츠는 이 곡을 완벽하게 소화하여 자신이 20세기 최고 바이올린의 전설임을 보여주었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음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가 은발을 휘날리며 지휘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 가장 참혹한 전투가 벌어진 레닌그라드. 근처에 독일군 포탄이 떨어지고 있었지만 레닌그라드 필 하모니 오케스트라가 끝까지 연주한 곡이다.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144분 내내 이토록 황홀한 음악 영화를 보다니.... 이렇게 2023년 한 해가 감동을 안고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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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소희 한 사람의 죽음이 드러낸 현실
?Rabbitgumi 입니다!
영화 다음 소희가 개봉했어요.
과거 전주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요.
가슴아픈 현실을 볼 수 있는 영화에요.
많은 분들이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콜센터 직원들의 노동 현실과 고등학교 현장 실습의 현실이 잘 표현되어 있어요.
누가 죽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지금의 현실이 무척 답답하게 느껴지는 영화에요.
이 영화가 어땠을지 저의 간단한 리뷰를 영상에서 말씀드릴게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에서는 일반적인 영화 리뷰 보다는 보면서 떠올렸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정리하여 전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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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옥만세 리뷰 - 제목은 학교폭력 가해자의 회개라고 짓겠습니다, 근데 이제 사이비를 곁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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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지옥의 정점에서 세상의 종말을 외치는 쏭남 그리고 종말을 외칠 기력도 남지 않은 황구라 두 소녀의 급발진은 박채린의 유학 소식으로부터 시작됐다. 우릴 지옥으로 내몰고 한국을 떠? 그 X 앞길을 막을 수 없다면, 두고두고 거슬릴 기스 정돈 낼 수 있겠지! 그런데… 오히려 우리가 박채린의 구원이라니? 이게 무슨 불온한 소리람? 구원? 누가 누굴? 믿어? 누가 누굴! 복수가 구원이 되어버릴 위기에 처한 쏭남과 황구라의 지옥행 수학여행기! 오키오키!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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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티저 예고편
서울에서 사업으로 잘나간다는 형 토오루(오다기리 죠)의 말만 믿고
아들을 데리고 무작정 한국으로 날아온 츠요시(이케마츠 소스케)는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한 형 때문에 하루아침에 낯선 서울 길바닥에 나앉을 위기에 처한다.
그러자 토오루는 기발한 사업 아이템이 있다며 좌절한 츠요시를 꼬셔 강릉으로 향하고,
기차 안에서 우연히 사연이 가득해 보이는 삼 남매
솔(최희서), 봄(김예은), 정우(김민재)를 만나 동행하게 되는데…
불운만 가득했던 인생에 벌어진 우연 같은 운명!
기적이 간절할 때, 우리는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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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이브 <앨런 vs. 패로 : 진실공방> 공식 예고편
우디 앨런과 미아 패로의 만남고 ㅏ결혼부터 우디 앨런의 아동 성폭행 의혹까지 다룬 다큐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