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2-05 17:36:44
12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티빙-웨이브 1년 만에 합병 논의 구체화

OTT 서비스가 많아지면서, 불편을 느끼던 소비자들에게 희소식이 찾아왔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논의가 CJ ENM과 SK스퀘어의 투자와 협력으로 1년 만에 구체화되었습니다.
합병 비율 등의 거래 조건 때문에 시간은 더 걸릴 것으로 보이나, 내년 가을에 통합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쓰리 빌보드> 마틴 맥도나 감독, 샘 록웰과 재회한다

<쓰리 빌보드>, <세븐 싸이코패스>에서 협업했던 마틴 맥도나 감독과 배우 샘 록웰이 또 한 번 뭉쳐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마틴 맥도나 감독의 신작 <Wild Horse>는 서치라이트 픽처스를 통해 제작되며, 샘 록웰을 비롯해 오스카 아이작, 크리스토퍼 월켄이 출연을 확정 지었습니다.
아직 신작의 구체적인 줄거리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섬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파라마운트+ 콘텐츠, 2025년부터 쿠팡플레이에서 본다

2022년 TVING과의 계약을 통해 서비스되었던 파라마운트+가 새로운 둥지를 찾았습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소년시대> 등 개성 있는 작품들을 제작해 가고 있는 쿠팡플레이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콘텐츠를 포함해 NCIS 및 CSI 시리즈, <헤일로> 등 파라마운트+의 콘텐츠들은 2025년 초부터 감상할 수 있습니다.
2025년 개봉 목표 한국 상업영화 약 10여편
2025년 한국 영화업계에 대한 어두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최근 한겨레 신문에 따르면, CJENM,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NEW,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등 5대 투자배급사의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의 2025년 개봉 예정 상업 영화들은 최대치로 잡아도 10편을 조금 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투자를 결정하고 내년 촬영에 들어가는 작품은 10편도 안 된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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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돌아온 넷없왓있! 넷플릭스엔 없고, 왓챠엔 있다!
요즘 급격히 날씨가 많이 더워졌는데, 여러분은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시나요?
저는 이렇게 더운 날에는, 침대에 누워서 선풍기 틀고 영상 보는 게 최고의 휴식이라고 생각합니다. :)
극장가는 서서히 활력을 찾아가는 듯 하지만, 여전히 OTT 플랫폼 시장의 인기를 이기긴 힘들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 그리고 곧 들어올 디즈니 플러스까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고민하고 계실 여러분들을 위해, 넷플릭스엔 없고, 왓챠엔 있다! 넷없왓있 콘텐츠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1. 델마와 루이스 Thelma & Louise (1991) - 리들리 스콧
" 보수적인 남편을 둔 가정주부 ‘델마’(지나 데이비스)와 식당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루이스’(수잔 서랜든).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함께 휴가를 떠난 두 친구는 휴게소에서 그녀들을 강간하려는 한 남자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되고, 즐거웠던 여정은 순식간에 끝을 알 수 없는 도주가 되어버린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뒤로 한 채 사막을 달리며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그녀들.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멕시코로 향하는 길목에서 매력적인 카우보이 ‘제이디’(브래드 피트)가 나타나게 되고, 그에게 호감을 느끼는 ‘델마’를 지켜보며 ‘루이스’는 조금씩 불안감이 커진다. 한편, 강력범으로 수배가 된 그녀들은 좁혀오는 수사망과 함께 점차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되는데…"★ <블레이드 러너>, <글래디에이터>,<프로메테우스>,<블랙 호크 다운> 등 여러 영화를 연출하며 영화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1993년 작, <델마와 루이스>는 여자 둘의 일탈을 다룬, 그녀들의 자유를 향한 여정을 그려낸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서 젊은 시절의 브래드 피트도 볼 수 있으니, 아직 안본 분들이 계시다면, 강력 추천드립니다.
2. 톰보이 Tomboy (2011) - 셀린 시아마
"새로 이사 온 아이, ‘미카엘’.
파란색을 좋아하고, 끝내주는 축구 실력과 유난히 잘 어울리는 짧은 머리로 친구들을 사로잡는 그의 진짜 이름은 ‘로레’!
눈물겹게 아름답고, 눈부시게 다정했던
10살 여름의 비밀 이야기가 시작된다!"
★ 영화 제목인 '톰보이'는 "중성적인 매력을 띄는 여성"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영화 <톰보이>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을 연출한 셀린 시아마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그녀는 어린 시절 짧은 머리와 말괄량이 모습 때문에 종종 남자아이로 오해 받았던 경험을 영화에 녹여냈다고 합니다. 셀린 시아마 감독 특유의 세심한 연출이 담겨있는 <톰보이>입니다.
3. 우리집 The House of Us (2019) - 윤가은
" 매일 다투는 부모님이 고민인 12살 하나와 자주 이사를 다니는 게 싫기만 한 유미, 유진 자매는 여름방학, 동네에서 우연히 만나 마음을 나누며 가까워진다.
풀리지 않는 ‘가족’에 대한 고민을 터놓으며 단짝이 된 세 사람은 무엇보다 소중한 각자의 ‘우리집’을 지키기 위해 모험을 감행한다"
★ <우리집>의 감독 윤가은 감독은 전작 <우리들>로 데뷔하여 백상예술대상 영화 시나리오 상등 여러 상들을 휩쓸었습니다. 현실적인 내용이 영화에 잘 어울려, 영화를 보는 내내 따뜻함을 느낄 수 있고,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잘 담겨있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단편영화 <콩나물>, <우리들>을 재밌게 보셨다면, 영화 <우리집>, 추천드립니다.
4. 그녀 Her (2013) - 스파이크 존즈
"다른 사람의 편지를 써주는 대필 작가로 일하고 있는 ‘테오도르’는 타인의 마음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아내와 별거 중인 채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를 만나게 되고,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이해해주는 ‘사만다’로 인해 조금씩 상처를 회복하고 행복을 되찾기 시작한 ‘테오도르’는 어느새 점점 그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 영화 <그녀>는 개봉 후, 인공지능과의 사랑 감정을 다룬 충격적이고 신선한 소재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소재도 특이하지만,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 역의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 그리고 영상미, OST가 전체적으로 영화를 명작으로 이끌어냈습니다. 스파이크 존즈 감독은 뮤직비디오 상을 수상한 후,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로 감독, 베니스 필름 페스티벌 경쟁부문 특별상으 수상하여 영화감독으로서의 역량 또한 인정 받은 감독입니다.
5. 어느 가족 Shoplifters (2018) - 고레에다 히로카즈
"할머니의 연금과 물건을 훔쳐 생활하며 가난하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는 어느 가족.
우연히 길 위에서 떨고 있는 한 소녀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가족처럼 함께 살게 된다.
그런데 뜻밖의 사건으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각자 품고 있던 비밀과 간절한 바람이 드러나게 되는데…"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제 71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배우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페르소나인 키키 키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릴리 프랭크, 등 신인 배우와 히로카즈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배우들이 나온 영화입니다. 원제는 <만비키 가족> 즉, <도둑 가족>이었는데 한국어 제목은 <어느 가족>으로 바뀌어 많은 관객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어느 가족>이라는 제목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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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커: 폴리 아 되 | 형에게 맞서는 이란성 쌍둥이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세상을 뒤흔든 고담시의 아이콘, 조커로 거듭난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그는 아캄 수용소에 갇힌 채 재판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흘려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간수 '재키'(브렌던 글리슨)의 권유로 참석하게 된 음악 치료에서 그는 운명의 그녀, '리 퀸젤'(레이디 가가)을 만난다. 짧은 대화만으로도 수많은 공통점을 찾아낸 두 남녀. 아서는 사랑을 속삭이는 그녀 덕분에 마음 한 편에 잠들어 있던 조커를 다시 한번 깨운다.
리와 함께 하는 삶을 위해 조커로서 당당히 재판에 출석한 아서. 변호인을 해임한 뒤 스스로를 변호하며 그는 법정을 자신의 코미디 쇼로 뒤바꾸려 한다. 그러나 조커의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조커가 아닌 아서 플렉의 본모습을 알려주는 증언을 들으면서 조커로서의 삶이 과연 옳은지 고민에 빠진 것. 그렇게 그는 평범한 시민 아서 플렉으로 되돌아갈지, 아니면 고담시의 빌런 조커가 될지 선택의 기로에 선다.
5년 전, 우리가 좋아했던 <조커>
조커.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 중 하나다. 잭 니콜슨, 히스 레저, 자레드 레토 같이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마피아, 무정부주의 테러리스트, 로맨티시스트 갱스터와 같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어 왔다. 그래서일까? 5년 전, 토드 필립스 감독과 호아킨 피닉스가 만든 조커의 영향력은 새삼 놀라웠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을 정도로 연기를 잘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할 만큼 반향이 거셌기 때문.
이유는 캐릭터의 해석과 작품의 구성에 있었다. 그는 단순한 가상의 캐릭터나 빌런이 아니었다. 사회 시스템과 체제의 부산물이었다. 정신질환자 아서 플렉은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었고, 계속해서 이어진 재수 없는 사건들에 의해 조커로 거듭났다.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붕괴되면 언제든 등장할 것 같은 현실감이 물씬 느껴지는 인물이었다.
여기에 기존 히어로 영화의 문법이 더해지자 예상 못한 파급력이 터져 나왔다. 조커가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 위치에 서자, 선악의 구도가 전복되어 버렸다. 살인, 파괴, 혼돈의 악은 정당한 분노의 분출로 변모했다. 처벌과 질서의 선은 차별적인 사회의 불합리한 시스템을 상징하는 악으로 의미가 뒤틀렸다. 그 결과 <조커>의 엔딩은 기존의 상식, 질서, 금기를 부정하는 묘한 쾌감(혹은 불쾌감)으로 가득했다.
이 기묘한 고양 상태는 조커와 관객 사이에 독특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대부분의 관객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일상에서 아서 플렉을 곤경에 빠트린 경제 불황, 빈부격차,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느끼며 살아간다. 조커로 변해가는 아서 플렉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히 조커의 광기에 감정이입할 수에 없는 이유다. 이는 그의 탄생 배경을 오독한 인셀 논란, 모방 범죄에 대한 우려 같은 사회적 논쟁을 촉발시킨 힘이기도 하다.
아서 플렉과 조커, 조커와 아서 플렉
빌런과 관객 사이에 생긴 유대감과 정서적 고양 상태. 이는 5년 만에 나온 속편 <조커: 폴리 아 되>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했다. 속편인 만큼, 어떤 방향으로든 이 호랑이 위에 올라타야만 했으니까. 토드 필립스 감독은 이 과제에 전편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다. 1편이 아서 플렉의 시점에서 조커의 탄생을 보여줬듯이, 조커의 다음 이야기가 아니라 조커라는 상징의 후광에 대처하는 아서 플렉의 이야기를 노래한다.
이 접근법은 오프닝에서 천언된다. 전편 후반부를 압축한 듯한 짤막한 애니메이션에 조커 분장을 한 아서와 그에게 딸린 그림자가 등장한다. 아서는 옷과 분장을 훔치려는 그림자와 격하게 싸우지만, 끝내 그림자에게 모두 강탈당한다. 토크쇼에 출연한 그림자는 자기 멋대로 '머레이 프랭클린'을 죽이고, 경찰이 오자 그 죄를 아서에게 뒤집어 씌운다. 경찰에게 구타당하면서도 농담을 건네는 아서를 비추며 애니메이션은 끝난다.
<조커: 폴리 아 되>는 오프닝을 통해 다음 질문을 던진다. "아서 플렉과 조커는 동일인인가?" 영화의 구조와 구성도 이 질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전편의 연장선에서 이야기를 펼치는 것 같다가도 전편의 그림자와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새로운 캐릭터의 모습으로 등장한 전혀 다른 두 이야기가 서로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며 긴장감을 산처럼 쌓는다.
단지 캐릭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장르적으로도 로직이 전혀 다른 뮤지컬과 법정 영화를 오가며 오프닝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그 끝은 전편과 사뭇 다른 방향처럼 보이는 결말로 귀결된다. 그렇기에 <조커: 폴리 아 되>는 속편인데도 동생보다는 이란성 쌍둥이 같다. 같은 유전자(접근법)를 가졌지만, 전혀 다른 외양(결말)으로 귀결되니까.
폴리 아 되, 광란의 뮤지컬
실제로도 <조커: 폴리 아 되>는 중반까지 전편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 중심에는 리 퀸젤이 있다. 의사 아버지를 두고 대학원까지 다닌 엘리트 여성. 하지만 조커의 광기에 매료된 그녀는 단지 그를 만나기 위해 아캄 수용소에 입원한다. 첫눈에 반한 조커와 함께 하는 삶을 꾸리기 위해서 아서 플렉을 계속 부추긴다. 그와 조커가 별개의 인격이 아니며, 조커야말로 그의 진정한 인격이고, 자신은 조커와 사랑에 빠졌다고 속삭이면서.
이 대목에서 등장한 뮤지컬은 1편 속 코미디쇼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코미디쇼는 차별당하고 주류에서 배제된 아서의 삶을 보여줬다. 뮤지컬은 그런 삶이 사랑을 찾아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들려준다. 병동에서 리를 만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조커로서 그녀와 함께하는 삶을 꿈꾸는 상상을 멜로디와 가사에 응축해 보여준다. 처음으로 사랑을 느끼는 조커의 읊조림과 레이디 가가의 가창력이 만나 노래의 울림은 더 극대화된다.
그렇기에 그들의 관계를 표현하는 데는 '폴리 아 되', 곧 '공유정신병적 장애'라는 부제만큼 적절한 단어도 없다. 아서가 만들어낸 조커에 매료된 리. 그런 리의 희망과 상상을 토대로 더 커진 아서의 망상. 어느 한 사람에게 먼저 증상이 나타난 뒤 가까운 관계를 맺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병의 증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따라서 개봉 전 우려와 달리 뮤지컬 시퀀스는 되려 전편의 조커를 볼 수 있는 귀중한 순간이다. 그들이 수용소에 불을 지른 후 함께 노래하며 철문에 매달리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법정에서 증인 심문을 듣던 조커의 갑작스러운 망상도 같은 맥락에서 충격적이다. 그를 심문하는 검사 '하비 덴트'(해리 로티)와 판사를 모두 때려죽이고, 법정을 점거한 뒤 노래하며 춤추는 그의 모습은 전편 결말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법정에서 벗겨진 조커의 분장
하지만 법정에서의 분량이 늘어나면서 <조커: 폴리 아 되>는 점차 예상을 벗어난다. 법정의 쟁점은 오프닝 애니메이션과 다르지 않다. 하비 덴트는 아서와 조커가 동일인이라며 유죄를 주장한다. 반면에 변호인은 조커라는 별도의 인격이 모든 범죄를 저질렀으니 아서는 무죄라고 주장한다. 법정이라는 일종의 거울 안에서 아서는 본래 본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마주할 기회를 잡는다.
재판 초반에는 변호인의 전략에 순응하던 아서. 하지만 환상 속에서 리 퀸젤과 펼친 뮤지컬 공연이 분기점이다. 뮤지컬 안에서 그는 처음으로 의미가 있는 사람이 되었고, 그토록 갈구했던 사랑과 관심을 마침내 찾았다고 믿었다. 그래서 아서는 리의 말을 따라, 그녀가 원하는 조커로서의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조커와 아서를 분리하려는 변호인을 해임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두 번째 분기점이 주어진다. 왜소증을 앓는 '개리'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괴롭힐 때 오직 아서만 자신을 동등하게 대했다고 증언한다. 그 증언을 들으면서 아서는 깨닫는다. 설령 조커가 되지 않아도 사랑을 받고, 나눠주고, 의미를 지닌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또 수용소에서 조커를 지지하던 환자가 간수에게 구타당해 사망하자 그는 조커라는 또 다른 자아의 의미에 관해 회의를 품는다.
마침내 아서는 답을 내린다. 조커는 허상이라고. 사랑과 관심을 갈구한 자신이 만든 존재일 뿐이라고. 따라서 6명을 죽인 자신은 유죄라고. 이 결정의 대가로 아서는 사랑도, 목숨도 잃는다. 아서가 아닌 조커를 사랑했던 리는 그를 떠나고, 병동에 있던 또 다른 조커의 지지자는 배신감을 이기지 못해 아서를 살해한다. 이러한 전개를 보면 <조커> 2부작이 사실은 <아서 플렉>이라는 한 작품을 구성한 게 아닌가 싶다.
조커는 죽지 않았다
그런데 조커와 아서 플렉을 분리시킨 <조커: 폴리 아 되>의 선택에는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더 있다. 결말을 곱씹다 보면 아서와 달리 조커는 죽지 않았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조커를 포기한 아서를 대하는 주변인의 태도가 그 방증이다. 리는 그의 고백을 거절한 뒤 떠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는 자기가 원하는 조커 역할을 할 다른 누군가를 찾으면 그만이다. 세상이 조커에게 열광하는 가운데, 꼭 아서가 조커여야 할 필요는 없다.
아서 살해범도 마찬가지다. 조커의 열렬한 지지자인 그에게 아서와 조커는 동일인이 아니다. 오히려 아서가 세상에서 사라져야 그들이 원하는 조커가 생명력을 유지한다. 그 둘이 별개라면 아서의 결심과는 무관하게 조커가 존재할 수 있으니까. 조커라는 불이 이미 붙은 상황에서 아서라는 불쏘시개는 더 이상 가치가 없는 셈이다. 아서가 없는 세상에서는 누군가가 조커를 자칭하며 배트맨과 싸울지도 모를 일이니까.
즉, 조커라는 광기가 이미 아서의 손을 떠난 가운데 아서 플렉은 죽어도 조커라는 상징과 이미지는 그를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았다. 이 대목에서 부제 '폴리 아 되'는 이중적으로 읽힌다. 아서와 리의 관계뿐만 아니라, 조커와 조커의 지지자 간의 유대감을 설명하는 제목처럼도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아서 플렉이 조커를 포기하는 이야기인데도 <조커>라는 제목이 어색하지 않다.
동생이 아니라 쌍둥이였던 속편
물론 <조커: 폴리 아 되>는 실망스러워도 이상하지 않은 영화다. 예고편과 포스터를 비롯한 마케팅의 초점이 전부 빌런 '조커'와 '할리퀸'에게 맞췄으니 관객 입장에서는 속았다는 느낄 수 있다. 전편에서 탄생한 '조커'의 활약만 암시해 놓고, 정작 아서 플렉이 조커가 되기를 거부하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보여줬으니 당연한 일이다.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뮤지컬 시퀀스도 과하게 삽입되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편을 부정하는 작품이라며 <조커: 폴리 아 되>를 비난하는 것도 적절하지는 않다. 비록 아서는 조커가 아닌 채로 죽었지만, 조커라는 상징이 지닌 의미만큼은 아서의 비참한 결말로부터 여전히 살아남아 있으니까.
이에 더해 1편과 2편이 동떨어져 있다고 단정 짓기도 어렵다. 조커의 탄생을 아서의 시점에서 보여준 전편도, 아서의 몰락을 그려낸 속편도,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함으로부터 누구나 언제든 조커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 따라서 <조커: 폴리 아 되>는 형의 존재를 부정하는 동생보다는, 형과 동생이 대등하게 겨루는 이란성 쌍둥이 속편에 가까워 보인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역할을 다 한 불쏘시개는 불 타 사라지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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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시하는 카메라를 내려놓기
카메라를 내려놓기 – 영화 <마이제너레이션>(2004)
영화는 병석이 촬영한 영상으로 시작한다. 카메라를 들고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담던 병석은 버려진 수첩을 줍는다. “내가 보지 못한 것은 없는 것이다.” 수첩의 주인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병석의 목소리로 발화될 때, 그것은 카메라를 든 병석의 욕망이자 선언으로 들린다. 보고자 하는 욕망. 본 것을 기록하고자 하는 욕망. 그렇게 영화는 시작부터 병석을 ‘보는’ 사람이자 기록하는 사람으로 규정한다. 그의 시선이 닿은 곳까지, 촬영한 곳까지가 그의 세상이다. 병석에게 카메라는 돈이나 재산 이상인 동시에 세상을 바라보는 틀이고, ‘보기’는 세상과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원리이다. 하지만 자칫 숭고하기까지 한 카메라는 정작 병석의 현실에서 너무도 무기력하다. 병석의 영상은 별다른 맥락 없는 주변 사물의 나열에 그치고, 불안하게 흔들리는 화면과 조악하게 사용된 줌에는 아무런 규칙도 없는 듯하다. 그가 카메라를 다루는 방식, 세상을 보는 방식은 다소 투박하고 미숙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병석은 돈이 없다. 통장엔 잔고가 없고 카드엔 빚이 있다. 아버지와는 따로 살고, 어머니는 어떤 정보도 없이 서사에서 완전히 지워져 있다. 친형은 병석의 이름을 훔쳐 빚을 내고 달아났다. 무력한 현실과 무용한 카메라. 회색뿐인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컬러를 담아내는 순간이 병석이 촬영한 화면이라는 이유로 그의 카메라에서 희망을 읽어내는 것은, 어쩌면 오만한 기만일지도 모른다. (흑백영화인 <마이 제너레이션>은 병석이 그의 카메라로 촬영한 화면만을 컬러로 보여준다.)
<마이 제너레이션>은 카메라를 든 병석이 그것을 내려놓기(버리기)까지의 과정이고, 현실에 짙게 깔린 어둠과 무기력함을 들여다 보는 영화이다. 그렇기에 진정 흥미로운 건 그 안에, 혹은 그 다음에 미약하게나마 느껴지는 온기, 희미한 가능성이다. 카메라를 내려놓은 다음에야 발견되는 또 다른 가능성. 그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긴 우울을 지나야 한다. 아니다. 긴 터널을 지나서라도 반드시 그 빛을 이야기해야 한다.
한 선배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영상을 찍고 다닌다는 병석을 한가하다고 비웃고 일거리를 제안한다. 차가 쌩쌩 내달리는 도로에서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일. 병석은 너무 춥다고 선배에게 말하지만, 홀로 운전석에 앉아 딴짓하던 그는 창문을 내리곤 “넌 고생 좀 해봐야” 한다고 욕을 섞어가며 핀잔한다. 병석은 결혼식 비디오 촬영 아르바이트도 하지만, (업체)사장은 뮤직비디오 마냥 “왔다리갔다리 쌩쇼”하는 병석의 카메라를 못마땅해 한다. 그에게 병석의 카메라는 병석이 갚아야 할 ‘카드빚’일 뿐이고, 그는 그 빚을 핑계로 본격적으로 자신의 일을 돕기를 권유한다. 제안과 권유. 혹은 은근한 강요. 선배와 사장은 자신들의 기준에 쓸모없어 보이는 병석의 카메라, 즉 세상-보기 방식을 버릴 것을 요구하고 그보다 더 생산적인, 돈으로 환산되는 노동을 요구한다. <마이 제너레이션>이라는 제목이 부르는 ‘세대’에 대한 감각. ‘나의 세대’라는 명명에는 ‘다른 세대’와의 구분이 뒤따른다. 선배와 사장, 친형으로 대표되는 윗세대는 병석(과 그의 방식)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 어쩌면 병석의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그들은 보다 먼저 자본의 논리에 적응했다는 특권으로 아랫세대에 자신들과 똑같아질 것을 요구한다. 병석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이는 같은 세대라 할 수 있는 그의 애인 재경뿐이다. 하지만… 재경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가족은 보이지 않고, 힘들게 얻은 직장에서는 하루 만에 해고당한다. 재경은 해고에 불복하지 않고, 할 수도 없다. 대신 자신의 얼굴이 “우울해 보이냐”고 묻는다. 직장에서 잘리기 전 사장의 “우울해 보인다”는 말이 재경의 마음에 남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재경은 숱하게 당한 해고보다 자신의 얼굴에 그늘진 우울을 더욱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것 같다.
‘보기’를 대신하는 재경의 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장면. 재경은 배가 먹고 싶다는 병석을 위해 남의 밭에 쪼그려 앉아 배가 떨어지기를 기다린다. 직접 손을 대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기다리면 언젠가 배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믿기 때문에. 남의 배 대신 자신의 배(腹)를 문지르며 빨리 떨어지라 주문을 외워도 보지만 결국 얼마간 기다림 끝에 둘은 발길을 돌린다. 그래, 그게 언제 떨어질지 알고 기다리겠어. 하지만 바보 같던 재경의 믿음은 틀리지 않았다. 멀어지는 두 사람의 등 뒤로 배가 떨어진다. 배는 떨어지지만 그들은 보지 못한다. 아니다. 그들은 보지 못했지만 배는 떨어졌다. 아무것도 모른 채 걸어가는 재경과 병석의 뒷모습이 마냥 슬퍼 보이지만은 않는다. 먹고 싶던 배는 먹지 못했지만 곧바로 이어지는 장면이 둘의 단촐한 식사 장면이라는 점은 분명 우리에게 위로를 준다. ‘보기’ 대신 ‘보이진 않아도’ 괜찮다는 감각. 직접 눈으로 보진 못해도 믿음과 희망으로 견뎌낼 힘이 여기 있다고, 이 장면은 말하는 것 같다. 또 다시 이어지는 재경의 대사. 재경은 병석에게 착하게 살자고 말한다. 그 뻔하고 단순한, 순진한 구호 또는 다짐이 이 숏들을 통해 우리에게 비(非)응시의 희망을 전언한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반대되는 두 사람의 방식은 단번에 융합되지 않는다. 병석은 재경의 우울한 얼굴을 촬영하고자 한다. 문제는 재경이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 병석이 말 없는 재경의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밀 때 그 불안하고 미숙한 프레임은 폭력에 가깝게 느껴진다. 재경이 자신의 우울한 얼굴을 마주하는 대신 부정 혹은 유예를 택했다면, 병석은 재경의 우울을 정확히 응시하고 기어코 카메라에 담아내길 욕망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대신 재경의 대답. “왜 항상 네 방식으로만 모든걸 봐?” 오프닝 내레이션(“나는 장님이다. 아무것도 없다... 그럼 뭐가 있는 거지?”)이 다시 환기되는 건 이때다. 자신이 본 것까지를 존재함으로 명명하던 병석은 정작 가장 가까이 있는 재경 앞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된다. 또 한 번의 기회. 영화의 마지막 시퀀스. 공교롭게도 오늘은 그가 카메라를 들 수 있는 마지막 날. 재경은 쇼핑몰 다단계까지 당하고, 결국 병석은 둘의 빚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카메라를 팔기로 했다. (병석의) 화면 속 재경의 얼굴이 더욱 시리게 다가오는 이유는 지금을 마지막으로 병석이 카메라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병석은 변하지 않았다. 그의 프레임을 꽉 채우는 재경의 얼굴. 병석은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두 번이나) 묻고, 기어코 재경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찍는다. 우리가 정말로 견디기 힘든 건 어쩌면 영화 내내 이어지는 두 청춘의 끝없는 실패와 좌절, 무기력함 보다도 재경을 향한 병석의 집요한 응시와 그로 인한 두 사람의 소통 불가능성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놀라운 건 이 마지막 장면이 끝나는 순간, 처절함이 극에 달하는 그 때 “카메라 끄면 말할게”라는 재경의 대사 뒤로 병석의 카메라가 꺼짐과 함께 영화 또한 끝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병석의 카메라와 <마이 제너레이션>의 카메라가 동시에 꺼지며 열리는 다른 차원. 세상-보기 방식으로의 카메라를 버리기를 내내 요구받았던 병석이 끝내 카메라를 내려놓게 되는 건 자본주의의 힘 때문도, 그것을 이용한 윗세대의 강요 때문도 아니라 재경의 요청 때문이다. 병석은 재경의 요청으로 카메라를 내려놓음과 동시에 새로운 방식을 얻는다. 재경의 우울을 응시할 수 없음을, 그것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것은 병석의 깨달음인 동시에 <마이 제너레이션>의 감독 노동석이 깨달음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병석은 카메라를 버리고 일어서야 한다. 그러니까 <마이 제너레이션>은 그 순간 끝마쳐야 한다. 이제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재경을, 세상을 마주할 것이다.
또 한 가지 덧붙여보고 싶은 이야기. 동생(병석)을 이용해 빚을 진 형(병석의 친형)이 퇴장한 뒤에야 등장하는 또 다른 동생(요한). 형은 어느 날 병석의 집을 찾아 오고, “한 대만 때리자”는 병석의 말에 형은 맞을 준비를 갖춘다. 병석은 “이게 형제냐”고 따져 묻고 한 대 때리기 대신 형을 껴안아버리기를 선택한 뒤, 마찬가지로 자신과 제대로 된 형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동생 요한을 찾아간다. 병석은 어린 동생이 자신을 알아보는지 확인하고 싶다. 동생에게 아버지의 안부를 묻는 듯 싶지만 병석이 실제로 묻는 건 아버지가 잘 계신지가 아니라 그가 동생을 잘 놀아주는지, 다시 말해 동생이 (아마 병석은 받지 못했을) 아버지의 보살핌 아래 잘 지내는지의 여부이다. 형제는 물론 부모와의 관계도 온전하지 않은 병석이 교류 없던 어린 동생을 찾아간 이유는 무엇일까. “야”로 시작해 “요한아”로 이동한 짧은 대화. 존댓말이 아닌 형제끼리의 반말(“다음부터는 존댓말 하지마. 형제끼리는 반말하는 거야. 알았지?”)을 요청하는 대화. 그것은 요원하고 불완전한 동생과의 관계를 접합하려는 시도이자, ‘다음 세대’로 기약되는 희망을 붙잡으려는 마음이다. 나는 그 마음이 병석과 재경에 각자의 방식대로 옅게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쩌면 이들이 우리에게 짙게 남긴 흔적 또한, 영화 전반에 깔려 있는 무력한 현실과 차가운 자본의 논리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이 미약한 온기에 기인한다고 믿는다. 영화로 확인할 수 없는, 카메라를 내려놓은 병석과 재경의 대화, 그리고 동생 요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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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기다린다.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오는 사람 없지만
그는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
그는 기다린다 아무도 오지 않지만
영화 아무도 없는 곳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창석"이 사람을 만나면서 겪게 되는 스토리를 엮어낸 영화입니다.
그 안에서 창석은 여러 그리움과 기다림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그를 처음 만난 장소에 항상 있는 창석의 어머니 "미영"은
그 곳에서 창석의 아버지를 처음 만났던 때를 항상 회상합니다.
창석은 아버지인 척하며 어머니의 회상을 도와주죠.
어머니에게 창석의 아버지는 그리움으로 남아있습니다.
작가인 창석의 후배이자 편집자인 "유진"은 전에 헤어진 인도네시아 남자친구를 추억하며 담배를 핍니다.
유진은 얼마 남지 않은 인도네시아산 담배를 피우며 그와 있었던 일을 덤덤히 말합니다.
사진작가 "성하"는 아내가 아픈 상황에서 기적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다 그만 아내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됩니다.
바텐더 "주은"은 사고로 인해 기억을 잃었고, 현재는 손님들의 이야기로 시를 쓰고 있죠.
그런 그에게 창석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고,
주은은 창석을 기다린다고 말했기에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고 시를 씁니다.
그렇게 모두와 만난 창석은 혼자 남게 됩니다.
혼자 남은 시간동안 그는 여러곳을 다니면서도 그리움과 공허함에 휩싸이죠.
누군가를 잃어버린 충격과 아픔으로 공허한 일상을 살아가는 창석은
결국 오늘도 혼자 남아있습니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연우진 배우가 연기한 "창석"이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총 4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겪는 그리움과 공허함을 보여주는데요.
그러다 보니 영화 자체가 어렵다는 평이 많습니다.
하지만 김종관 감독 특유의 잔잔한 스토리와 영화 자체의 분위기만은 이 영화의 확실한 장점이 되었는데요.
지친 일상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누군가를 추억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이상,
기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아무도 없는 곳" 이었습니다.
* 본 콘텐츠는 임범영(크랭크 위드 미)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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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참혹하고, 가슴 아프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라는 영화는 오리지널 영화가 아니다. 1929년 소설 원작을 비롯 이미 1930년대와 1979년에 영화화한 작품이고, 이번 2022년에 한 번 더 리메이크화 된 작품이다. 20세기 영화들과 크게 변화된 줄거리 없이 이어지는 플롯과 대비된 더 생동감 있는 미장센이 1차 세계대전 속 참담함과 잔혹함을 부각한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스틸컷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제1차 세계대전 프랑스 지방 동북부 지역에서 벌어지는 참호전 중 독일 병사 시선에서 플롯이 진행한다. 서로 죽고 죽이는 이 치열한 참호전의 실태와 현실을 영화에 그대로 드러난다. 고작 몇 백 미터 땅을 진전하고자 백병전과 인해전술을 동원해 몇 백만 명이 희생되는 1차 세계대전 속 참혹함을 너무나도 훌륭한 미장센을 통해 표현한다. 색조 효과는 참호전에 띄는 푸른빛은 전쟁의 차갑고 냉담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경기관총과 수류탄이 쏟아내는 난사로 푸른빛의 전장이 곳곳에서 터지는 갈색 먼지바람과 병사들이 흐르는 피로 붉그스름하게 섞이며 공기가 변화한다. 이 뿐만 아니라 오블리크 샷(oblique shot), 클로즈 업(close up)을 이용해 병사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감과 공포감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롱 샷(Long shot)을 통해 격전으로 죽거나 다치는 병사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던가 혹은 전쟁으로 떠들썩한 환경에 맞지 않는 주변 자연경관을 조용히 보여주며, 조용하지만 늘 불안함을 안고 있는 1910년대 풍경을 보여준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2022)가 세 번째 영화화를 할 정도인 이유는 역시 뛰어난 원작의 내용 덕분이다. 참혹한 참호전의 표현, 인간의 윤리 배반, 1분에 1명 꼴로 죽어나가는 전쟁터가 익숙하듯이 사람이 죽는 게 낯설지 않다는 뉘앙스가 강렬한 영화 제목 등이 있다. 특히, 프랑스나 여타 연합국과 마찬가지로 독일 역시 전쟁 속에서는 서로가 피해자만 되는 꼴인 의미 없는 희생과 불필요한 싸움으로밖에 없는 아픔을 영화 속에서 훌륭하게 표현하기에 원작이 칭송받지 아니한가. 그러나 흑백영화와 당시에는 대단했지만 지금 들어서는 아쉬운 사운드 연출을 이번 <서부 전선 이상 없다>(2022)에서 완전히 업그레이드하여 더 강렬하게 전쟁을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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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맘마미아, '아빠 찾기' 서사 속 어머니의 이야기
이 글은 맘마미아2를 보고 맘마미아1을 복습하면서 느낀 소소한 감상임을 밝힌다.
맘마미아2에 대한 스포일러는 없을 예정.
내가 영화 맘마미아를 좋아하는 것은 이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아빠찾기’ 서사에서 정작 중요한건 ‘아빠’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버지가 부재한 많은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그들의 아버지가 누구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주목해왔지만 이 영화에서는 도리어 아버지 후보들을 셋이나 불러와놓고 정작 진짜 아빠가 누구인지를 가리지 않는데, 그것은 이 영화가 기존의 남성중심의 서사를 답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아버지가 부재한 상황에서 아버지의 존재를 끊임없이 그리면서 결혼식장에서 자신을 신랑에게 넘겨주기를 꿈꾸지만, 결국 이 ‘아버지 찾기’ 헤프닝을 통해 그녀가 깨달은 것은 그녀와 어머니의 끈끈한 유대와 사랑이다. 극 중 도나의 말마따나 ‘딸이 있는지도 몰랐던’ 아빠 후보 셋은 훤칠하고 개성적이며 매력적인 들러리 역할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주인공 모녀의 관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는 못한다.
그러고보면 맘마미아1에서 도나가 보였던 불안해하는 모습들은 사랑했던 옛 연인의 등장에 솔직하게 동요하고 흔들리는 모습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는 딸을 실망시킬까봐 두려워했던 것이 더 컸을 것이다. 20년간 부재했던 연인보다 더욱 소중했던 것은 단연코 그녀의 딸 소피였을 테니까.
맘마미아는 ‘어머니’를 어떤 이상적이고 숭고한 존재로 그리지 않는다. ‘도나’는 지극히 인간적이다. 홀몸으로 아이를 낳아 기르고 호텔을 운영할 정도로 강인하면서도, 옛 연인들(?의 등장에 흔들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딸이 실망할까 두려워하는. 전통적으로 싱글맘을 떠올리면 어머니의 일방적인 ‘희생’을 연상하기 쉽지만, 도나에게 소피가 그런 일방적을 희생을 강요한 존재가 아니다. 소피는 도리어, 도나의 20년을 지탱하고 꾸려나가는 것에 동참한 동반자다.
한바탕의 요란한 ‘아버지 찾기’ 서사는 도리어 가장 명확한 관계, 즉 도나와 소피라는 모녀의 관계를 조명하면서 이들이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소피는 어떤 완전한 가족의 형태를 꿈꿔왔지만, 사실 그녀는 이미 완벽한 가족을 꾸려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보면 이 영화는 전통적인 가족상의 해체라는 점에서 무척 인상적이다. 소피가 막판에 결혼을 미루게 되고, 세 명의 아버지 후보들이 저마다 소피의 3분의 1만큼 아버지가 되겠노라고 선언하는 것은 남성과 여성이 만나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지극히 헤테로 섹슈얼 중심의 가정에 대한 관념에 대한 전면적인 저항이다.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렸던 샘과 타냐가 모두 돌싱이 되어버린 것은 어쩌면 꽤 의도적인 설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소피는 아빠가 셋에 엄마 하나, 그리고 잘 생긴 애인 하나라는 독특한 가족 형태를 꾸리게 되는데, 아빠 하나는 엄마와 20년 의 공백기를 둔 쌍방향 삽질()끝에 결혼했고, 아빠 하나는 엄마의 친구랑 사귀고, 나머지 아빠 하나는 게이 성향이 강한 바이섹슈얼이다.(!)
맘마미아2에서도 사실 비슷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맘마미아2가 더 좋았던 것은 전편에서 어쩌면 단순히 마음 여린 여인으로 보였을지도 모를 도나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줬다는 것. 시시콜콜한 보이토이들의 이야기를 줄이고, 여성들의 이야기에 더욱 주목했다는 것이다.
1편에선 도나(메릴 스트립) 이외에도 훤칠한 아빠 후보들에 눈이 많이 갔다면 2편에서는 소피, 도나(릴리 에반스)의 이야기에 좀 더 확실하게 포커스를 맞춘거 같아서 좋았다. 사실 다소 뜬금없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한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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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여인의초상#퀴어영화#동성애
오랜만에 너무 볼만한 영화를 본거 같습니다. 영상이 길지만 시청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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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로리타 #lolita
안타까운 소식이 끊이질 않습니다
시국이 정말 뒤숭숭한 요즘이 시국 이 시점에서
우리에 책임은 없는가
우리를 되돌아봤으면 합니다영화 롤리타를 통하여
성과 성욕 그리고
올바름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작가 슈라 원칙
1.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2. 어그로를 끌지 않는다
3. 수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4. 함부로 남을 비방하지 않는다※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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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Download / Stream: http://ncs.io/Gizmo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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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검도, 유도 도합 9단 무도 유단자 '이정도'(김우빈)가 보호관찰관 '김선민'(김성균)의 제안으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전자발찌 대상자들을 24시간 밀착 감시하는 ‘무도실무관'으로 함께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 9월 13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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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족을 지킬게" 그 돈을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죽은 자의 돈때문에 처절하게 얽힌 《모범가족》 8월 12일,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