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4-12-27 00:07:07
흐릿한 얼굴 위로 하얀 빛
영화 <밀레니엄 맘보> 리뷰
SYNOPSIS.
그녀는 하오하오와 헤어졌지만 그는 늘 그녀를 찾아냈다. 주술이나 최면에 걸린 것처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는 늘 돌아왔고 스스로 다짐했다. "은행에 있는 50만 대만달러를 전부 써 버리면 그를 영영 떠날 거야"
그녀는 클럽에서 잭을 만났다. 잭은 항상 그녀를 데리고 다녔고 그녀를 가장 친한 친구처럼 대해 줬다.
이 일은 10년 전인 2001년의 일이었다. 세계는 21세기를 맞이했고, 새로운 밀레니엄을 축하했다.
POINT.
✔️ <비정성시>, <카페 뤼미에르>, <쓰리 타임즈>, <자객 섭은낭>... 대만 뉴웨이브의 대표자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작품
✔️ 세기말 청춘의 정서를 흠뻑 느껴볼 수 있는 작품.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이 작품에 대해 "요즘 젊은이들"의 빠른 속도 속 젊음을 담았다고 평한 바 있습니다.
✔️ 대배우 서기의 저력을 볼 수 있는 작품. 시나리오 없이 시놉시스로 시작해서 촬영한 영화라고 (아니 뭐라고?) 해요.
✔️ 금마장 영화제 촬영상, 영화음악상, 음향효과상 + 겐트 영화제 감독상. 칸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초청받았어요.
✔️ (재)개봉은 2024년 12월 31일. 밀레니엄처럼 찾아올 새해의 새벽에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빛이 어슴푸레한 터널 안으로 배우 서기가 분한 '비키'가 터널을 가로질러 걸어간다. 뚝뚝 비트가 떨어지는 음악 위로, 긴 머리가 흩날리고, 현란한 무늬의 옷에 감싸인 팔을 휘적거리기도 하고... 그 위로 영화 시놉시스가 내레이션으로 등장한다. 헤어져도 계속해서 찾아오는 연인과 매인 듯 자꾸 돌아가게 되는 연인. 3인칭으로 담백하게 풀어낸 내레이션 이후 터널 끝에서 계단을 내려간 비키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나면, 방금 들은 내레이션이 영화에 그대로 펼쳐진다. 영화 전반은 비키의 내레이션이 나온 후 그 내용을 화면으로 풀어내는 식이다. 내레이션은 2001년으로부터 '10년 후', 즉 2001년작인 이 영화를 기준으로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비키는 '나'라는 1인칭 대신 '그녀'라는 3인칭을 사용해 내용을 풀어낸다. 우연히 만나 불 같은 사랑에 빠져 모든 걸 버리고 서로에게 엉겼던 진득한 풋사랑은, 회상의 말보다 영상 속에서 더 지리멸렬하다.
어리고 철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연인의 관계는 대부분 어두운 조명 속에서 흘러간다. 밤의 간접 조명, 거의 블랙라이트 조명에 가까워 흰 옷이 푸르게 비치는 클럽의 조도, 희미한 빛, 깜빡이는 불빛 아래서나 그들은 서로를 원하고 있다. 그들에게 투명하고 올곧은 직사광선은 내리쬐는 법이 없다. 아침이 되어도 빛은 간유리나 비닐이 덕지덕지 발린 창을 투과하여 들어오며, 그나마도 끊임없이 소리를 빚어내는 유리 문발에 걸려 갈가리 조각난다.
유리알 부딪는 소리는 이내 관계의 파열음으로 발전한다. 목욕 수건과 샤워 타올 차림으로 경찰을 맞이하는 이 커플의 결말은 결국 (이 시대 창작물에 흔했던 방식 중 하나로) 비키를 몰아넣으며 일단락되지만, 내레이션에서 "주술" 같다고 표현했던 것처럼 이 사랑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사람이 파멸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까닭은 아마도... 파멸의 원인이 남긴 자욱이 너무 깊어, 설령 내게 해롭다는 사실을 안다 해도 떼어내기 쉽지 않은 탓일 것이다.
두 사람의 사랑은 무감하게 삐그덕거리며 공허하게 지속된다. 하오하오가 몇 번이나 "우리는 다른 세계에서 왔"다고 강조하듯 상반된 빛이다. 검푸른 클럽 디제잉의 빛을 집안에까지 가져오는 하오하오와 달리, 붉은 계열 물건이 많은 비키의 방은 언제나 난색 조명으로 밝혀져 있다. 간유리와 유리 발로 깎이고 깨져 들어오는 빛일지언정 같은 빛 안에 있던 날들은 이미 바랬다.
사랑이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들려와도 발을 내딛어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에는 사랑을 징검다리처럼 밟아야만 발을 내딛는 이들이 있다. 땅 위에 단단히 두 발을 딛고 서는 대신, 사랑에서 다음 사랑으로, 때로는 불안한 발을 서서히 옮기느라 두 개의 돌 위에, 발을 괴고 있는 것이다.
휘적휘적 걷던 비키는, 유리알 같은 파열음을 남기며 끈질기게 이어져온 하오하오와의 인연이 잠시 소강 상태에 들어섰을 때 잭을 만난다. 잭은 의아하리만큼 충성스러운 자세로 비키를 보호한다. 억지로 약을 빼앗아야 했던 하오하오와 달리, 그는 부엌에 서서 비키에게 먹일 무언가를 요리한다. 끊임없이 괜찮다는 말을 해준다.
그러나 잭의 요리는 비키의 입맛에 맞지 않아 매운 소스를 몇 번이나 다시 뿌려야 하고, 반대로 잭의 담배는 비키에게 너무 강하다. 도무지 맞지 않는다. 내레이션이 먼저 펼쳐진 후에 영상이 펼쳐져 비교적 알기 쉬웠던 전반부와 달리, 잭의 시간은 영상이 먼저 펼쳐진 후 내레이션으로 정리된다. 하오하오에 비해 잭은 알기 어려운 인물이다.
엉망진창으로 자기를 좀먹는 관계라는 걸 알았다 해도, 요즘 같으면 인터넷에 올리자마자 헤어지라는 댓글이 빗발칠 (아니면 <무엇이든 물어보살> 나와서 서장훈에게 한 소리 씨게 듣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박제될) 하오하오여도, 그와의 관계는 최소한 비키에게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잭이 아무리 "친구처럼" 대해 주었다 해도 그는 비키에게 미지의 세계다. 그가 해결하려고 애쓰는 일이 무엇인지도 명확히 알 수 없다.
결국 잭과의 관계 속에서도 비키의 얼굴은 내내 흐릿하다. 잭의 집 부엌에는 큼직한 창이 나 있지만, 비키에 앉아있는 거실은 여전히 난색 조명으로만 겨우 밝혀져 있다. 잭의 자동차를 타고 그에게 얼굴을 온통 기대고 있을 때조차, 비키의 얼굴은 터널 속에서 스치는 조명으로 짧고 흐릿하게만 보인다. 터널을 빠져나왔을 때조차 햇빛이 유리에 푸르게 반사되어 얼굴은 흐릿하다. 손에 쥔 머그컵에도 흐린 얼굴 무늬가 찍혀 있다.
영화 내내 비키의 얼굴은 흐릿했다. 흐릿한 간접 조명에 그림자 져서, 클럽의 검푸른 조명에 실루엣만 남아서... 심지어 일본 혼혈 형제와 함께 향했던 유바리 시에서 신나게 눈밭을 뛰어 다니던, 모처럼 생기 있어 보이던 그 날조차 눈밭에 푹 찍은 얼굴은 흐릿한 흔적만을 남겼다. 사랑 비슷한 것에서 사랑 비슷한 것으로, 제 발로 땅 딛고 가기보다 불안하고 빠른 발걸음으로 겅중겅중 넘어온 비키의 사랑이 그랬듯.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에서 눈 쌓인 유바리 영화의 거리를 걸을 때, 낯선 외국어를 입내 내어 따라할 때 비로소 비키의 얼굴은 환하게 빛난다. 그 순간에 이르러서야 내레이션은 잭과 하오하오의 순간들을 무감하게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에 대한 감상을 밝힌다. 그리움이 묻어 있던 잭의 외투를. 해가 뜨면 사라져 버리는 눈사람처럼 느껴졌던 하오하오, 그의 불안을 끌어안고 사랑을 나눈 추억을. 비로소 비키는 사랑의 온전한 서술자가 된다.
그 자리에 영화가 있다. 정갈하게 낡아 가는 오래된 포스터들이,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이 우리의 흐릿한 얼굴을 비춘다. 흰 눈처럼 빛을 반사해 우리 마음을 들여다 보게 하고, 1인칭의 언어로 나의 사랑을 서술하게 한다. 아무 것도 없이 흰 눈만 내리는 것 같은 그 거리에, 영화가 있다. 우리의 마음이, 있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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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CFF 데일리] "아이토르가 아닌 루시아라 불러주세요."
2만 종의 벌/20,000 Species of Bees
에스티발리스 우레솔라 솔라구렌 감독/Spain/2023/128min
'국제장편경쟁' 부문
“아이토르!” 스페인의 한적한 숲길. 몇 명의 어른과 아이들이 누군가의 이름을 애타게 부른다. 그들의 긴박하고 절박한 표정으로 보아, ‘아이토르’란 이름의 아이가 사라진 듯하다. 그러다 한 아이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그는 잠시간 망설인다. 미세하게 입을 오물거리고 얼굴 근육도 떨린다. 살짝 고개를 수그렸다 다시 든 그가 소리친다. “루시아!” 그 소리를 들은 옆의 어른도 아이와 같은 표정으로 고민하더니 “아이토르” 대신 “루시아”를 외치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아이토르’를 고집하고 누군가는 ‘루시아’로 이를 대체한다. 산속에는 ‘아이토르’와 ‘루시아’라는 외침이 함께 울린다. 〈2만 종의 벌〉은 아이토르였으나 이제는 루시아가 된 한 아이의 이야기다.
방학을 맞아 할머니가 있는 시골 마을로 떠난 여덟 살 아이토르와 그의 가족. 시골 마을은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로 북적인다. 어른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느라 바쁘고 아이들은 그간의 공백을 아랑곳하지 않고 금세 어울린다. 그런데 이 평화롭고 안온한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아이토르다. 긴 머리, 매니큐어를 한 손, 수영장에서 옷을 벗지 않기……. 아이토르는 가족뿐 아니라 마을 사람에게서도 관심을 끈다. 동네 사람들은 할머니와 함께 길을 걷는 아이토르를 보고 손녀가 참 예쁘다며 덕담을 건넨다. 할머니의 표정은 묘하게 일그러지고 아이토르는 수줍은 듯 웃는다.
아이들이 잠든 저녁. 할머니가 엄마를 부른다. 네가 너무 오냐오냐하며 아이를 키워서 아이토르가 저런 것이라며 엄마를 비난한다. 엄마는 아이가 아직 어리고 정체성을 조금씩 형성해나가는 과정이라며 항변한다. 지난 세대의 성별 가치관으로 아이를 교육하지 않았다는 응수도 덧붙인다. 하지만 엄마 역시 불안하다. 다만 이 불안을 제대로 마주하기에는 아직 용기가 부족할 뿐이다.
아이토르는 왁자지껄한 가족 모임에 끼는 대신 산에서 양봉업을 하는 이모할머니와 금세 친해진다. 이모할머니는 아이토르의 특별함을 알아챈다. 그러고는 두려움과 불안을 마주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아이토르는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털어놓는다. 아이토르는 그전에도 주변에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 보였다. “아빠처럼 되기 싫어요.” “할머니, 전 왜 이래요?” “다들 제가 누군지 아는데 왜 저만 몰라요?” 이런 고민의 연장에서, 아이토르는 이모할머니에게 다시금 묻는다. “제가 죽으면 여자로 다시 태어날 수 있어요?” 이모할머니는 여자가 되기 위해 죽을 필요는 없다고 일러준다. 여러 물음으로 자기 존재를 질문하던 아이토르는 마침내 선언한다. “루시아라고 불러주세요.”
아이토르가 루시아로 불리는 일은 결코 녹록치 않다. 아빠는 할머니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아이를 너무 오냐오냐했다며 화를 내고, 늘 루시아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려는 엄마도 아이토르를 루시아로 부르는 일만큼은 망설인다. 사실 엄마는 지금 루시아 일 말고도 고민할 것이 많다. 조각 예술가로 일하는 그녀는 교수 임용을 앞두고 있다. 마지막 실기 작품을 준비하는 데 매진 중이던 그녀는, 사실 저명한 조각가인 아버지의 작품을 자기 작품으로 제출해둔 상태다. 그런 그녀에게 루시아의 고백은 두 가지 의미로 다가온다. 아들을 딸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그리고 자신은 루시아만큼 솔직하고 용기 있게 살아가고 있는지.
〈2만 종의 벌〉은 이 모든 과정을 차근히 좇으며 루시아와 그녀를 둘러싼 세계의 변화를 담아낸다. 유독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친구와 둘이 산속 계곡에서 수영을 하려던 루시아. 그녀가 옷을 벗기를 망설이자 친구가 먼저 수영복을 바꿔 입자고 제안한다. 자신의 여야용 수영복이 너무 작아서 불편하다고 말이다. 쭈뼛대는 루시아에게 친구가 말한다. 이미 학교에서 루시아와 같은 친구를 만난 적이 있고 자신은 그런 친구의 모습이 “귀엽다”고 말이다. 그제야 루시아가 환하게 웃는다. 그러고는 둘이 함께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물속으로 나아간다. 루시아가 마주한 미래가 쉽지만은 않겠지만, 마냥 껄끄럽기만 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신중함이 깃든 아름다운 미래 전망으로 이 장면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이 장면이 더 많은 사람의 가슴에 새겨지길 바란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제11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는 9월 13일부터 9월 20일까지 진행됩니다. 영화 상영 시간표와 상영작 정보는 아래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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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영화 <페어웰>부터 <새해전야><톰과 제리>까지! 2월, 기다렸던 화제작 총출동!
2월 극장가,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렸던 화제작들이 출격한다. 2월 4일(목) 개봉하는 전 세계 33관왕에 빛나는 룰루 왕 감독, 아콰피나 주연의 <페어웰>부터 화려한 배우 라인업을 자랑하는 영화 <새해전야>, 그리고 추억의 캐릭터 실사판 영화 <톰과제리>까지 개봉을 확정해 오랜만에 극장가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을 전망이다.
먼저 2월 4일 개봉하는 <페어웰>은 뉴욕에 사는 ‘빌리’와 그녀의 가족들이 할머니의 남은 시간을 위해 벌이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거짓말을 담은, 2021년이 거짓말처럼 행복해지는 센세이션 흥행작이다. 봉준호 감독이 극찬한 ‘위대한 아시아 여성 감독’ 룰루 왕의 작품으로,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시작됐다. 룰루 왕 감독의 실제 경험인 만큼 현실적이고 보편적인 감성을 전하는 <페어웰>. 할머니의 남은 시간을 위해 가짜 결혼식을 준비하며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빌리’와 가족들의 모습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진심에 집중해 다정하고 따뜻한 드라마를 기대하게 한다. 무엇보다 온 가족이 모이기 어려운 상황 속 ‘함께’라는 소중함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 예정이다. <페어웰>은 오랜만에 등장한 진정성 있는 감동과 따스한 웃음을 선물할 웰메이드 가족 영화로 흥행몰이를 예고한다. 특히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계 최초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아콰피나의 열연과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에서 <기생충>을 제치고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룰루 왕 감독의 연출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기대감을 높인다.
2월 10일(수)에는 매력적인 대세 배우 김강우, 유인나, 유연석, 이연희, 이동휘, 천두링, 염혜란, 최수영, 유태오까지 믿고 보는 멀티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새해전야>가 개봉한다. <새해전야>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사랑의 실패로 새로 찾아온 사랑을 두려워하는 ‘지호’(김강우)와 ‘효영’(유인나), 미래에 대한 고민과 성장통을 겪고 있는 ‘재헌’(유연석)과 ‘진아’(이연희), 국제결혼을 준비하며 생기는 문화적 차이를 극복해 나가는 예비 가족 ‘용찬’(이동휘), ‘야오린’(천두링), ‘용미’(염혜란), 그리고 주변의 편견에 조금씩 흔들리는 오랜 연인 ‘오월’(최수영)과 ‘래환’(유태오)까지 네 커플이 전하는 공감 가득한 이야기들로 연인, 친구, 가족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힐링 무비로 주목받고 있다.
2월 24일(수) 개봉하는 <톰과 제리>는 자타공인 장난꾸러기 라이벌 콤비 톰과 제리의 뉴욕을 발칵 뒤집을 역대급 대소동을 그린 라이브 액션 & CG 애니메이션이 섞인 하이브리드 영화로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앙숙관계의 대표적인 캐릭터이자 환상의 짝꿍인 톰과 제리는 뉴욕 대도시의 화려한 조명 아래, 새로운 무대를 배경으로 서로 힘을 합쳐 잔망 넘치는 깜찍 케미를 펼쳐 보인다. 클로이 모레츠와 마이클 페냐, 켄 정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과의 찰떡 호흡도 기대를 더한다. <톰과 제리>에 담긴 삶에 대한 진실한 태도의 가치, 우정과 협력의 중요성,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는 모험 등은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해 세대를 초월한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2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다양한 장르의 화제작들이 팬데믹 시대 꽁꽁 얼어붙은 극장가를 녹여줄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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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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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여성 가족의 관계를 그린 한국 영화가 3편이나 개봉하는데요. 비슷한 결을 가진 듯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는 <3일의 휴가> <교토에서 온 편지> <물비늘>. 외의 한국에서 조금 늦게 출발한 영화 <나폴레옹>까지 12월 1주 차 개봉작 지금 같이 만나보시죠
나폴레옹
NAPOLEON
ⓒ 네이버영화
개요: 전쟁, 드라마 | 미국 | 158분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호아킨 피닉스, 바네사 커비 등
개봉: 2023.12.06.
배급: 소니 픽쳐스
시놉시스
코르시카 출신의 장교 '나폴레옹'사교 파티에서 영웅 ‘나폴레옹’을 만난 '조제핀'은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나폴레옹’을 선택하고 ‘나폴레옹’은 마침내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조제핀’은 계속해서 ‘나폴레옹’을 흔들고, ‘나폴레옹’의 야망은 ‘조제핀’과 끝없이 충돌하는데…
CINE PICK!
<글래디에이터> , <마션>을 연출한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과 <조커>로 남우주연상을 휩쓴 호아킨 피닉스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나폴레옹>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일생을 그리는 영화로 2시간40분에 달하는 영화입니다. 실제로 리들리 스콧 감독이 호아킨 피닉스를 캐스팅한 이유가 조커의 연기를 봤기 때문임을 밝혔는데요 그를 보자마자 “나폴레옹이 나타났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3일의 휴가
Our Season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판타지 | 한국 | 105분
감독: 육상효
출연: 김해숙, 신민아, 강기영, 황보라, 박명훈 등
개봉: 2023.12.06.
배급: ㈜쇼박스
시놉시스
죽은 지 3년째 되는 날, ‘복자’는 하늘에서 3일간의 휴가를 받아 규칙 안내를 맡은 신입 ‘가이드’와 함께 지상에 내려온다. 미국 명문 대학교 교수인 자랑스러운 딸을 볼 생각에 설레던 마음도 잠시, 돌연 자신이 살던 시골집으로 돌아와 백반 장사를 시작한 ‘진주’의 모습에 당황한다. 속 타는 엄마의 마음도 모르는 ‘진주’는 자신을 찾아온 단짝 ‘미진’과 엄마의 레시피를 찾아가는데
CINE PICK!
<리틀 포레스트>가 생각나는 영화 <3일의 휴가>는 엄마와 딸의 모녀관계를 그린 따듯한 힐링 영화인데요. 엄마와의 연결고리 이자 추억의 매개체인 음식들까지 겨울 속 따듯함을 느낄 수 있는 포인트들이 스크린에 담겨있다고 합니다.
교토에서 온 편지
A Letter from Kyoto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02분
감독: 김민주
출연: 한선화, 차미경, 한채아, 송지현 등
개봉: 2023.12.06.
배급: 판씨네마㈜
시놉시스
책임감 때문에 집을 떠날 수 없었던 첫째 혜진, 작가를 꿈꿨지만 빈 손으로 돌아온 둘째 혜영, 가족을 떠나 서울에서 자유를 꿈꾸는 막내 혜주, 그리고 혼자서 세 자매를 키운 엄마 화자. 부산 영도에서 나고 자란 세 자매는 우연히 오래된 일본어 편지 꾸러미를 발견하고 50년간 엄마가 가슴 속에만 묻어왔던 비밀을 알게 된다.
CINE PICK!
서로 다른 세대의 여성들의 가족의 유대와 성장을 그린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는 부산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을 시작으로 프랑스 브줄 국제아시아영화제, 스페인 이매진인디아 국제영화제, 런던 한국영화제, 바르셀로나 한국영화제, 오사카 한국영화제에 공식 초청받았고, 브줄 국제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INALCO 특별언급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물비늘
The Ripple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99분
감독: 임승현
출연: 김자영, 홍예서, 정애화, 설시연, 김현정, 장준휘 등
재개봉: 2023.12.06.
배급: 싸이더스
시놉시스
‘예분’은 손녀 ‘수정’을 사고로 잃은 뒤 삶이 1년 전 그날에 멈춰버렸다. 손녀의 유해를 찾기 위해 매일 같이 강가에 나가는 ‘예분’ 앞에 손녀의 절친 ‘지윤’이 나타난다. 두 사람에겐 들어야 할 진실이 있고, 삼켜야 할 비밀이 있는데… 진실과 비밀 사이 깊은 슬픔이 일렁인다
CINE PICK!
<물비늘>은 손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찾는 할머니와 절친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숨긴 소녀와의 조우를 담은 시크릿 드라마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부문에 첫 공개되어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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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성크리처 2 | 의도가 느껴지려면 일단 맛있어야지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강에 몸을 던진 후 나진이 뇌에 파고들어 초인적인 괴력과 불사, 불로의 능력을 갖게 된 '윤채옥'(한소희). 그녀는 자신의 능력이 타인을 해치지 않을까 두려워하면서 세상으로부터 숨어 지낸다. 대신 그녀는 능력을 살려 실종자를 찾아주는 뒷거래로 생계를 꾸린다. 어느 날, 의뢰를 받아 몰래 들어간 모텔 방에서 윤채옥은 놀라운 사람을 발견한다. 이미 죽었어야 하는 옛 연인 '장태상'을 똑 닮은 '장호재'(박서준)를 발견한 것.
절친한 형 '권용길'(허준석)과 함께 흥신소 일을 하면서 간신히 입에 풀칠하던 장호재. 밀린 월세에 의해 압박받던 그는 의뢰를 받아 향한 모텔 방에서 의뢰인 대신 사체와 윤채옥을 발견한다. 윤채옥이 곧바로 모습을 감춘 나머지 살인 혐의로 수사를 받던 호재는 윤채옥을 찾아 진상을 알아내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장호재와 윤채옥은 미처 몰랐던 진실과 그들을 노리는 과거의 적에게 한 걸음씩 다가선다.
맛을 빼먹은 의도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성황리에 끝났다. 시청자도 많았고, 수많은 밈을 만들어냈다. '의도가 느껴져야 한다'는 안성재 셰프의 일관된 심사평도 그중 하나다. 음식을 먹는 순간 셰프의 의도가 분명하게 느껴져야 활용된 기술이 유의미하다는 그의 미식 철학은 공감 혹은 의문을 자아내며 화제가 됐다. 그런데 안성재 셰프의 말에는 전제가 하나 숨어 있다. 기본적으로 맛이 있어야 한다는 것.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2>는 안성재 셰프의 심사평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인 듯한 드라마다. 창작자의 의도는 분명하다. 전편이 일제의 만행을 장르적으로 풀어내려 했다면, 이번에는 일제강점기의 아픔과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있는 현 세태를 비판하고자 한다. 문제는 전제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 의도를 보여주는 데 지나치게 힘을 쏟은 나머지 밑바탕이어야 할 맛, 곧 드라마의 재미를 놓쳐 버렸다.
분명한 의도
<경성크리처 2>가 겨냥하는 대상은 확실하다. '토착왜구'다. 일제를 미화하거나 일본의 정치적, 역사적 입장을 옹호하는 한국인 혹은 그러한 현상을 비판하려고 한다. 일제강점기가 끝난 후에도 친일파가 급변하는 세태에 발맞춰 부와 권력을 유지했으며, 지금까지도 한국 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세간의 인식과 현실을 시나리오에 녹여냈다.
악역 캐릭터만 봐도 의도가 보인다. '마에다'(수현)와 옹성병원 위에 지어진 전승제약의 존재가 대표적이다. 일본군 장교와 일본인, 친일파의 후손이 협력해 과거의 연구를 이어가는 이 조직은 토착 왜구의 정의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그들의 스토리도 마찬가지다. 일제 패망 후 정부 수립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혼란했던 한반도. 마에다는 그 틈을 타서 장태상과 그의 동료들을 제거하고 재산과 영향력을 되찾았다.
이러한 전개는 한국전쟁을 지렛대 삼아 경제를 재건한 일본과 혼란을 틈타 과거를 씻어냈던 몇몇 친일파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정작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권준택'(위하준)의 자손은 임대료 걱정을 하며 어렵게 살아가다는 모습도 현대사의 비극을 환기하기에 충분하다.
더 나아가 그들의 대사에는 친일파, 뉴라이트, 일본 우익의 사관을 반영되어 있다. 마에다는 양아들이자 시즌 1 막바지에 사망한 명자의 아들 '승조'(배현성)에게 절대적인 복종을 요구한다. 또 장태상에게 과거는 과거일 뿐이니 이제 새롭게 관계를 시작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속삭이기도 한다. 마치 식민지 근대화론을 필두로 한 일본 측 사관을 요약해 보여주는 듯하다.
의도만 남은 디시
에피소드 7개에 꽉꽉 눌러 담은 메시지는 사실 비판하기 어렵다. 피식민지국 국민 입장에서는 항상 관심을 갖고 염두에 둬야 할 이야기가 맞기 때문이다. 역사적 맥락에 들어맞을 뿐만 아니라 시의적으로도 적절해 보인다. 중국, 러시아, 북한의 공조 긴밀해지는 만큼 한국, 일본, 미국의 협력도 중요시되고 있다. 그 가운데 <경성크리처 2>가 일본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를 두고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논제를 제시하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메시지를 뻔하게 만드는 기제다. 기시감이 강한 클리셰의 반복은 의의가 중요한 의도마저도 거부감이 느껴지게 한다. 극 중 분량이 상당한 액션이 대표적이다. 나진을 맞은 이들의 초인적 괴력과 속도를 활용한 연출은 돋보이지만 구성은 식상하다. 한국 드라마 중에서는 <기생수>와 유사하고, MCU의 <시크릿 인베이젼>과도 흡사하다. 팔을 대신하는 촉수를 활용하는 식의 아이디어는 더 이상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드라마의 정체성 문제와도 직결된다. '크리처물'을 표방하지만 전편의 세이싱 같은 괴물의 비중이 거의 없다. 크리처물에게 기대할 법한 시각적 쾌감이 사라지면서 차별점도 잃었다. 이러한 맥락에서는 퀄리티도 아쉽다. 어두운 복도, 공터, 폐공장에서 주로 액션이 펼쳐지다 보니 회차가 지날수록 같은 내용이 반복된다는 인상이 짙다. 경성의 화려함과 옹성 병원의 스케일을 강조하며 눈을 즐겁게 한 지난 시즌과는 대조적이다.
그나마 멜로는 살았다
그래도 마지막 보루를 지켰다는 점은 위안이다. 두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세밀해진 덕분에 로맨스의 완성도가 높아졌기 때문. 사실 지난 시즌은 장태상과 윤채옥의 멜로를 납득시키지 못했다. 첫눈에 빠진 운명적이 사랑이라는 클리셰를 답습했고, 둘이 사랑을 싹 틔우는 과정도 못 보여줬다. 로맨스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옹성병원에 갇힌 채 각자 사투를 펼쳤으니까. 서로를 위해 목숨을 거는 선택에 자연히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시즌 2는 두 주인공 간의 감정선을 영리하게 그려냈다. 10부작에서 7부작으로 분량을 줄이고, 각자의 서사를 데칼코마니처럼 대칭시키면서 아련함을 극대화했다. 전반부는 윤채옥이 이끌어 나간다. 그녀는 어머니 세이싱으로부터 나진을 이식받아 불로 및 불사의 존재로 79년간 홀로 지냈다. 시즌 1에서의 첫 만남과 같은 구도로 이뤄지는 윤채옥과 장태상의 재회는 그녀의 그리움과 쓸쓸함을 극대화하고 뇌리에 각인시킨다.
중반부부터는 장태상이 극을 이끈다. 그는 마에다가 억지로 투여한 나진 때문에 괴로워하다가 겨우 나진을 적출하고 기억을 잃은 채로 1년간 장호재로 살아왔다. 과거의 악연과 비극을 모두 잊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었지만, 그는 윤채옥과 재회한 후로 점차 기억을 되찾고 끝내 장태상으로서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전승제약이 잡아간 윤채옥을 구출하러 간다.
그 끝은 다크 초콜릿 같다. 윤채옥은 나진을 제거당하고 기억을 잃은 상태로 평범한 대학생활을 영위한다. 반면에 장태상은 장호재라는 이름으로 죽지 못하는 삶을 홀로 살아간다. 그들이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순간, 서로 맞바꾼 삶의 궤적은 한눈에 들어온다. 해피엔딩 같지만 정반대의 상황을 마주한 쌉쌀한 멜로를 완성한다. 이러한 결말은 <경성크리처 2>가 최소한의 몫은 해냈다는 평가가 아깝지 않은 이유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경성크리처 2>는 예술 작품의 본질을 간과한 여러 작품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예술은 창작자가 미적 감각 속에 의도를 숨겨서 전달하고, 수용자는 미적인 즐거움 속에서 자연스럽게 의도를 발견 혹은 체화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경성크리처>는 창작자의 의도가 너무 강하게 드러나는 반면, 미적 감각과 기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나머지 역효과가 발생한 듯 보인다.
이는 쿠키 영상대로 시즌 3가 나오더라도 기대가 크지 않은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쿠키 영상을 토대로 추측하자면 시즌 3은 나진이 세상에 퍼짐으로써 그 유산을 비로소 사람들이 직시하고 맞서는 전개를 보여줄 듯 싶다. 나진을 현재까지 남은 일제의 유산이나 저주로 이해한다면, 지난 두 시즌 동안 보여준 의도의 연장선상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시즌 3만큼은 철저히 장르적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반일이라는 가치와 메시지는 상식적인 수준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기 때문. 달리 말해 두 주인공의 멜로와 액션, 그리고 크리처물의 정체성만 살아나도 작가의 의도가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는 데는 문제가 없지 않을까.
Poor 형편없음
반일이라는 의도를 감싸지 못한 액션과 크리처물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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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넷 - 더 탐닉하거나 도망치거나. 선택은 당신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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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많은 영화가 개봉을 연기하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개봉을 강행하는 경우로 나뉘어졌다. 개봉을 강행하는 경우는 대부분 저예산이나 독립 영화였는데, 블록버스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개봉을 강행한 영화가 있었다. 바로 크리스토퍼 놀란의 '테넷'이다. 감독의 전작들의 평과 흥행에 과연 코로나 시국에도 흥행을 할 수 있을까, 극장가를 살릴 구원자가 될 것 인가 라는 의견들이 나왔지만, 안타깝게도 그러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테넷이 의미 없는 영화는 절대 아니다. 흥행과 평가는 별개이기에, 테넷 또한 감독의 전작들과 함께 주목할만한 영화이다.
필자는 이 영화를 유료 시사회로 개봉 전에 관람했는데, 당시에 영화가 어렵다는 평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나오는 주요 용어들에 대해 개념을 숙지하고 관람을 하러 갔으나, 결국 영화에게 패배했다. 여기에서의 패배란, 이해를 못 했다는 것이다. 분명 초반부까지는 문제가 없는데, 중반부부터 난이도가 갑작스럽게 상승한다. 비유를 들어보자면, 수학 문제를 푸는데 처음에는 기초 맛보기 문제 한 두문제 설명하다가 갑자기 블랙라벨 몇권을 통째로 갖고와서 무작정 설명하는 느낌이랄까. 예고편에서 중심적으로 보여주는 인버전이라는 개념 자체는 어려울 것이 없다. 다만 그것이 응용되면서 어려워지는 것이다. 여기에서 관객은 둘로 나뉘어 질 것이다. 더 파고들어 테넷을 탐닉하거나, 아니면 포기하고 도망치거나.
테넷은 일반적인 블록버스터 영화랑은 다르다. 통상적인 블록버스터 영화는 많은 관객들을 포용해야 하기에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인 서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테넷은 그렇지 않다. 영화를 본 관객이 테넷 관계자이거나 천재가 아닌 이상 첫관람에 완벽한 이해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처음봤는데 다 이해했다고 하는 사람은 천재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흥미로운 점은 영화를 재관람함으로서 이해하는 재미, 공부하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맞춰지지 않는 퍼즐이, 다시 볼 수록 테넷이라는 이름의 퍼즐이 맞춰지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일반적인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는 찾아보기 매우 힘든 특성이기에, 대부분의 관객들은 둘로 나뉘어지는 것이다. 탐닉하는 자는 영화를 다가가기를 원하는 이들이고 도망치는 자는 영화가 다가오기를 바라는 이들일 것이다.
영화 평론가들은 관객이 다가가는 영화를 통해 진보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나도 그것을 동의하는 이들중 한 명이지만), 그렇다고 다가오기를 바라는 이들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영화란 보편적인 잣대도 존재하지만, 취향으로 갈리는 영역임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렇게 둘로 나눠지기에, 테넷은 더더욱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탐닉한자와 포기한자, 두 그룹의 대조. 다만 확실한 것은 이번 영화도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만든 영화들 답게 본인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문제는 이번의 '매력'을 탐닉하는 자와 쟁취하지 않는 자로 나뉨으로서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는 것이다. 또 확실한 것은 이렇게 갈리기는 하지만, 영화를 안 본 사람들이 한번 봐볼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확실하게, 또 강력하게 매혹한다는 것이다. 어딘가 모를 은밀한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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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신자를 광신도로 만드는 경이한 힘
'듄: 파트2'의 힘은 경이롭다. '듄' 세계관을 전혀 몰라도,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가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들을 극장 좌석에 앉혀놓고 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짜인 걸 알면서도 진짜처럼 믿게 만드는 힘, 이것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전하는 영향력이 아닐까.
'듄: 파트2'는 전편인 '듄'의 스토리를 이어간다. 황제의 계략으로 아트레이데스 가문 몰락과 아버지 죽음 이후 각성한 폴(티모시 샬라메)이 프레멘 종족과 함께 생활하며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복수를 위한 여정에서 전사의 운명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다만 1편에선 모친이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페르구손)가 아닌 프레멘 종족의 전사 챠니(젠다이아 콜먼)가 폴의 조력자로 나선다.
다른 시리즈 영화처럼 '듄: 파트2' 또한 전편을 관람하지 않거나 원작 소설을 보지 않은 이들에겐 불친절한 작품이다. 하지만 드니 빌뇌브 감독은 진입장벽을 낮춰 관객들이 쉽게 유입하게 만들 생각은커녕 오히려 1억 9000 달러(약 2531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밀어붙인다.
사실 드니 빌뇌브가 연출한 '듄' 시리즈는 애초에 원작자 프랭크 허버트 작가가 써 내려간 동명 원작 소설의 방대한 서사를 모두 살려내기엔 편 수가 너무 적었다. 그런데도 그가 담아낸 장면들 하나하나가 세계관 속 설정이나 용어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강력해서 보는 이들을 영화 속 주무대인 10191년 아라키스 행성에서 목격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스틸가(하비에르 바르뎀)를 비롯해 남부 출신 프레멘인들은 폴을 자신들의 구원할 메시아 '리산 알 가입'이라고 믿지만, 그는 단순히 외지인이며 '리산 알 가입' 설화를 미신에 불과하다고 믿지 않는 불신자들도 많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각성하여 프레멘 전체를 이끄는 '폴 무앗딥 우슬'이 된 폴의 모습에 광신도로 바뀌는 불신자들처럼 관객들 또한 광신도로 만든다.
물론 원작을 읽었거나 '듄' 세계관을 빠삭하게 알고 있는 이들에겐 이 실사 영화에서 부족함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것이다. 복수에 눈이 멀고 운명에 휘말리는 폴 아트레이데스의 내면 및 성장 서사, 새로운 빌런 페이드 로타 하코넨(오스틴 버틀러)이나 황제의 딸 이룰란 코리노(플로렌스 퓨) 등 일부 캐릭터들의 분량이 짧고 단순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결점을 실제로 있을 법하게 구현한 CG와 대규모 전투신 등을 선사하며 빈약한 영화의 내러티브를 커버한다.
스크린 안팎에서 '리산 알 가입'을 찾게 만드는 원동력은 역시 티모시 샬라메다. 전작인 '듄'에서도 관객들을 휘어잡는 아우라를 내뿜었듯, 2편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퀴사츠 헤더락' 그 자체였다. 소년과 성인 남성을 모두 간직한 얼굴, 나약함과 강인함 중간에 있는 눈빛, 생존에 불리해 보이는 가냘픈 몸이 주인공 폴 아트레이데스를 실사화한 것 같다.
특히 후반부에서 프레멘 전체를 이끌고 황제와 하코넨 가문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는 리더 겸 메시아로서 카리스마는 가히 압도적이다. 1달 전 '웡카'로 만났던 천진난만함, 스윗함과는 180도 다른 매력이다. '듄' 시리즈는 곧 티모시 샬라메이며, 그가 현재 왜 대세 배우인지를 이번 영화로 입증했다.
'듄: 파트2'에서 티모시 샬라메와 더불어 진주인공급으로 활약한 젠데이아와 레베카 페르구손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그 외 하비에르 바르뎀, 조쉬 브롤린, 스텔런 스카스가드, 오스틴 버틀러 등 '듄: 파트2'에 출연한 초호화 라인업들이 펼치는 연기차력쇼는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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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옥의 화원 - 평범한 여직원이 분노하면 벌어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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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은 씨네 랩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12월 15일 개봉한 작품
‘지옥의 화원’의 시사회를 다녀온 뒤 제작한 영상입니다.
압도적 격투 능력만 있다면 최강의 여직원으로 칭송 받는 대양아치의 시대… 왕년의 양아치, 폭주족들이 최강 자리를 놓고 사내 파벌을 형성하며 군웅할거하고 있는 혼란 속에서 지극히 평범한 회사 생활을 보내던 나오코는 새로 입사한 란과 우연한 계기로 친해지게 된다. 그러나 뛰어난 싸움 실력을 지닌 란이 사내 서열을 평정한 후 전국 양아치들의 표적이 되고 나오코 역시 주먹 세계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마는데… 회사원은 언제나 싸우고 싶다. 심장을 뜨겁게 할 오피스 코믹 액션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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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챠 2022년 1월 1주 신작 영화
[WEEKEND CHOICE MOVIE] #왓챠#왓챠신작 #왓챠영화#왓챠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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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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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십개월의 미래> 티저 예고편
만성 숙취를 의심하던 미래는 자신이 임신 10주라는 사실을 알고 당황한다. 아무 예고 없이 찾아온 변수 앞에서 갈팡질팡하는 사이, 가족과 연인, 국가는 각기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의 십개월은 빠른 속도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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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흩어진 밤> 티저 예고편
“그냥 같이 살면 안 돼?”
갑자기 집에 찾아드는 낯선 사람들.
엄마와 함께 공부에 집중하는 오빠.
일주일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아빠.
그리고 원치 않게 떠맡게 된 힘든 선택.
어둠 속에서 흩어지는 마음들을 바라보는 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