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4-12-27 00:07:07
흐릿한 얼굴 위로 하얀 빛
영화 <밀레니엄 맘보> 리뷰
SYNOPSIS.
그녀는 하오하오와 헤어졌지만 그는 늘 그녀를 찾아냈다. 주술이나 최면에 걸린 것처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는 늘 돌아왔고 스스로 다짐했다. "은행에 있는 50만 대만달러를 전부 써 버리면 그를 영영 떠날 거야"
그녀는 클럽에서 잭을 만났다. 잭은 항상 그녀를 데리고 다녔고 그녀를 가장 친한 친구처럼 대해 줬다.
이 일은 10년 전인 2001년의 일이었다. 세계는 21세기를 맞이했고, 새로운 밀레니엄을 축하했다.
POINT.
✔️ <비정성시>, <카페 뤼미에르>, <쓰리 타임즈>, <자객 섭은낭>... 대만 뉴웨이브의 대표자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작품
✔️ 세기말 청춘의 정서를 흠뻑 느껴볼 수 있는 작품.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이 작품에 대해 "요즘 젊은이들"의 빠른 속도 속 젊음을 담았다고 평한 바 있습니다.
✔️ 대배우 서기의 저력을 볼 수 있는 작품. 시나리오 없이 시놉시스로 시작해서 촬영한 영화라고 (아니 뭐라고?) 해요.
✔️ 금마장 영화제 촬영상, 영화음악상, 음향효과상 + 겐트 영화제 감독상. 칸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초청받았어요.
✔️ (재)개봉은 2024년 12월 31일. 밀레니엄처럼 찾아올 새해의 새벽에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빛이 어슴푸레한 터널 안으로 배우 서기가 분한 '비키'가 터널을 가로질러 걸어간다. 뚝뚝 비트가 떨어지는 음악 위로, 긴 머리가 흩날리고, 현란한 무늬의 옷에 감싸인 팔을 휘적거리기도 하고... 그 위로 영화 시놉시스가 내레이션으로 등장한다. 헤어져도 계속해서 찾아오는 연인과 매인 듯 자꾸 돌아가게 되는 연인. 3인칭으로 담백하게 풀어낸 내레이션 이후 터널 끝에서 계단을 내려간 비키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나면, 방금 들은 내레이션이 영화에 그대로 펼쳐진다. 영화 전반은 비키의 내레이션이 나온 후 그 내용을 화면으로 풀어내는 식이다. 내레이션은 2001년으로부터 '10년 후', 즉 2001년작인 이 영화를 기준으로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비키는 '나'라는 1인칭 대신 '그녀'라는 3인칭을 사용해 내용을 풀어낸다. 우연히 만나 불 같은 사랑에 빠져 모든 걸 버리고 서로에게 엉겼던 진득한 풋사랑은, 회상의 말보다 영상 속에서 더 지리멸렬하다.
어리고 철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연인의 관계는 대부분 어두운 조명 속에서 흘러간다. 밤의 간접 조명, 거의 블랙라이트 조명에 가까워 흰 옷이 푸르게 비치는 클럽의 조도, 희미한 빛, 깜빡이는 불빛 아래서나 그들은 서로를 원하고 있다. 그들에게 투명하고 올곧은 직사광선은 내리쬐는 법이 없다. 아침이 되어도 빛은 간유리나 비닐이 덕지덕지 발린 창을 투과하여 들어오며, 그나마도 끊임없이 소리를 빚어내는 유리 문발에 걸려 갈가리 조각난다.

유리알 부딪는 소리는 이내 관계의 파열음으로 발전한다. 목욕 수건과 샤워 타올 차림으로 경찰을 맞이하는 이 커플의 결말은 결국 (이 시대 창작물에 흔했던 방식 중 하나로) 비키를 몰아넣으며 일단락되지만, 내레이션에서 "주술" 같다고 표현했던 것처럼 이 사랑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사람이 파멸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까닭은 아마도... 파멸의 원인이 남긴 자욱이 너무 깊어, 설령 내게 해롭다는 사실을 안다 해도 떼어내기 쉽지 않은 탓일 것이다.
두 사람의 사랑은 무감하게 삐그덕거리며 공허하게 지속된다. 하오하오가 몇 번이나 "우리는 다른 세계에서 왔"다고 강조하듯 상반된 빛이다. 검푸른 클럽 디제잉의 빛을 집안에까지 가져오는 하오하오와 달리, 붉은 계열 물건이 많은 비키의 방은 언제나 난색 조명으로 밝혀져 있다. 간유리와 유리 발로 깎이고 깨져 들어오는 빛일지언정 같은 빛 안에 있던 날들은 이미 바랬다.

사랑이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들려와도 발을 내딛어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에는 사랑을 징검다리처럼 밟아야만 발을 내딛는 이들이 있다. 땅 위에 단단히 두 발을 딛고 서는 대신, 사랑에서 다음 사랑으로, 때로는 불안한 발을 서서히 옮기느라 두 개의 돌 위에, 발을 괴고 있는 것이다.
휘적휘적 걷던 비키는, 유리알 같은 파열음을 남기며 끈질기게 이어져온 하오하오와의 인연이 잠시 소강 상태에 들어섰을 때 잭을 만난다. 잭은 의아하리만큼 충성스러운 자세로 비키를 보호한다. 억지로 약을 빼앗아야 했던 하오하오와 달리, 그는 부엌에 서서 비키에게 먹일 무언가를 요리한다. 끊임없이 괜찮다는 말을 해준다.

그러나 잭의 요리는 비키의 입맛에 맞지 않아 매운 소스를 몇 번이나 다시 뿌려야 하고, 반대로 잭의 담배는 비키에게 너무 강하다. 도무지 맞지 않는다. 내레이션이 먼저 펼쳐진 후에 영상이 펼쳐져 비교적 알기 쉬웠던 전반부와 달리, 잭의 시간은 영상이 먼저 펼쳐진 후 내레이션으로 정리된다. 하오하오에 비해 잭은 알기 어려운 인물이다.
엉망진창으로 자기를 좀먹는 관계라는 걸 알았다 해도, 요즘 같으면 인터넷에 올리자마자 헤어지라는 댓글이 빗발칠 (아니면 <무엇이든 물어보살> 나와서 서장훈에게 한 소리 씨게 듣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박제될) 하오하오여도, 그와의 관계는 최소한 비키에게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잭이 아무리 "친구처럼" 대해 주었다 해도 그는 비키에게 미지의 세계다. 그가 해결하려고 애쓰는 일이 무엇인지도 명확히 알 수 없다.

결국 잭과의 관계 속에서도 비키의 얼굴은 내내 흐릿하다. 잭의 집 부엌에는 큼직한 창이 나 있지만, 비키에 앉아있는 거실은 여전히 난색 조명으로만 겨우 밝혀져 있다. 잭의 자동차를 타고 그에게 얼굴을 온통 기대고 있을 때조차, 비키의 얼굴은 터널 속에서 스치는 조명으로 짧고 흐릿하게만 보인다. 터널을 빠져나왔을 때조차 햇빛이 유리에 푸르게 반사되어 얼굴은 흐릿하다. 손에 쥔 머그컵에도 흐린 얼굴 무늬가 찍혀 있다.
영화 내내 비키의 얼굴은 흐릿했다. 흐릿한 간접 조명에 그림자 져서, 클럽의 검푸른 조명에 실루엣만 남아서... 심지어 일본 혼혈 형제와 함께 향했던 유바리 시에서 신나게 눈밭을 뛰어 다니던, 모처럼 생기 있어 보이던 그 날조차 눈밭에 푹 찍은 얼굴은 흐릿한 흔적만을 남겼다. 사랑 비슷한 것에서 사랑 비슷한 것으로, 제 발로 땅 딛고 가기보다 불안하고 빠른 발걸음으로 겅중겅중 넘어온 비키의 사랑이 그랬듯.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에서 눈 쌓인 유바리 영화의 거리를 걸을 때, 낯선 외국어를 입내 내어 따라할 때 비로소 비키의 얼굴은 환하게 빛난다. 그 순간에 이르러서야 내레이션은 잭과 하오하오의 순간들을 무감하게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에 대한 감상을 밝힌다. 그리움이 묻어 있던 잭의 외투를. 해가 뜨면 사라져 버리는 눈사람처럼 느껴졌던 하오하오, 그의 불안을 끌어안고 사랑을 나눈 추억을. 비로소 비키는 사랑의 온전한 서술자가 된다.
그 자리에 영화가 있다. 정갈하게 낡아 가는 오래된 포스터들이,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이 우리의 흐릿한 얼굴을 비춘다. 흰 눈처럼 빛을 반사해 우리 마음을 들여다 보게 하고, 1인칭의 언어로 나의 사랑을 서술하게 한다. 아무 것도 없이 흰 눈만 내리는 것 같은 그 거리에, 영화가 있다. 우리의 마음이, 있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
- 어설픈 트리거 남발에 실패해버린 드라마
호불호가 갈리는 감독이기는 하지만, 〈물랑 루즈〉(2001), 〈위대한 개츠비〉(2013)를 연출한 바즈 루어만은 화려한 비주얼과 극적인 드라마를 결합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감독이다. 그런 그가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이자 로큰롤의 제왕으로 불렸던 엘비스 프레슬리를 스크린으로 소환한다니 당연히 많은 영화 팬이 그 결과물을 기대했을 것이다. 〈보헤미안 랩소디〉(2018), 〈로켓맨〉(2019), 〈주디〉(2020) 등 가수·배우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가 근래에 계속 제작되어왔다는 점도 호재였다. 이전 작업을 비판적 참조물 삼아 자신만의 개성인 더 화려한 볼거리, 더 진득한 드라마를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물은 기대 이하였다. 〈엘비스〉는 엘비스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는 배우 오스틴 버틀러를 캐스팅해 엘비스의 노래와 춤, 비주얼 등을 재연하려 고군분투한다. 그리하여 엘비스를 다시 무대로 올려놓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다. 하지만 바즈 루어만의 또 다른 장기인 드라마의 농도는 형편없다. 〈물랑 루즈〉와 〈위대한 개츠비〉는 화려한 비주얼과 치명적 드라마를 적절히 맞물리게 연출했기에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여러 등장인물 간의 갈등, 사랑, 우정 등 다양한 요소를 가장 본질적이고 주가 되는 드라마를 뒷받침하는 데 활용해 영화의 핵심 감정선을 고조시켰던 것이다.
〈엘비스〉가 실패한 지점은 바로 여기다. 이 영화에는 여러 드라마 요소가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을 뿐이어서 무엇이 메인 드라마인지 파악할 수가 없다. 각각의 요소가 하나로 모이지 않고 자기주장만 하다 금세 사라지는 것이다. 영화는 내레이터의 대사로 어떻게든 여기저기 널린 드라마 요소를 갈무리하려 하지만 유기적 연결 없이 대사만으로 이들을 연결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자신의 산만함을 자백하는 꼴이다.
영화가 최종적으로 강조하고자 하는 드라마는 팬들을 향한 엘비스의 사랑인 듯 보인다. 죽기 얼마 전까지 무대에 올라 열창하는 엘비스, 가족의 친밀감보다 공연할 때 팬과 호흡하며 느끼는 감정들을 더 아끼는 엘비스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데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상업주의적 착취를 거스르는 엘비스의 열정과 의지, 사랑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영화에는 끝내 메인 드라마와 결합하지 못한 다양한 드라마 요소가 남아 있다. 엘비스의 재능(혹은 ‘상품성’)을 알아보고 매니저가 되어 그를 착취하는 톰 파커, 러브 스토리, 극적인 상승과 하강, 사치와 약물중독, 흑인 뮤지션과의 관계 등등. 이 중 몇몇은 영화의 전체적인 서사와 어우러지지만, 대개는 다소 튀는 느낌을 준다. 배우들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진지한 대사를 하기에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까 싶었는데 그 부분은 살짝만 비추고 다시 쳐다보지도 않는 식이다. 이와 같은 유기적이지 못한 이야기의 반복은 영화 중반부에서부터 내내 반복되어 집중력을 떨어트린다. 많은 이야기와 드라마 요소를 갖추었다고 감동이 더 커지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밀도와 농도다. 영화의 헐거움은 자신이 발견한 엘비스의 모든 면모를 보여주고 싶어 한 바즈 루어만의 욕심이 패착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를 보는 내내 〈물랑 루즈〉와 〈위대한 개츠비〉 속 인물들의 얼굴과 대사가 떠올라 아쉬움이 생길 정도였다.
엘비스가 흑인 음악과 맺었던 긴장 관계를 재현하는 영화의 방식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익히 알려져 있듯 가정 형편상 흑인 마을에서 자란 엘비스는 어릴 때부터 흑인 커뮤니티에서 그들 음악의 수혜를 입으며 자랐다.* 백인 가수 중에서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흑인 음악 로큰롤을 부른 엘비스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한편에는 영화 〈드림걸즈〉(2006)에 나오듯 엘비스가 흑인 음악을 도둑질해갔다며 잔뜩 분노한 사람들이 있고, 다른 편에는 그가 아니었으면 흑인 음악이 주류로 부상하지 못했을 거라며 엘비스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의구심이 들었던 건 엘비스가 보수주의적 검열에 맞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장면을 인종 정의와 연결한 연출이었다. 바즈 루어만은 엘비스를 흑인을 위해 싸운 투사로 만들고 싶었던 걸까? 엘비스가 인종 간 교류 등 변화하는 시대의 정수를 체화하여 보수적 연예계에 혁명과도 같은 변화를 불러왔음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이를 엘비스의 의식적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엘비스의 문화정치적 의미는 그가 흑인 음악을 차용해, 딱 달라붙는 화려한 색상의 의상을 입고, ‘선정적인’ 춤으로 소화해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엘비스를 인종 정의를 위한 활동가로까지 만들었을 필요는 없단 소리다.
영화에는 엘비스가 ‘발이 없어 땅에 앉지 못하는 새’와 같았다는 대사가 나온다. 끊임없는 날갯짓은 새를 더 높은 곳에 올려주기도 하지만 쉼을 허락하지 않는다. 엘비스의 삶을 잘 압축한 표현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 탁월한 비유에 맞춰 엘비스 삶의 다양한 요소를 조율하지 못한 채 정돈되지 않은 이야기의 과잉 나열에 그치고 만다.** 아무래도 이 영화는 바즈 루어만의 다른 히트작과는 달리 어설픈 트리거 남발에 실패해버린 드라마로 기억될 것 같다.
*엘비스는 당시 보수적인 백인들이 ‘여성스럽다’고 느낄 만한 패션과 몸짓을 체화한 자이기도 했다. 엘비스의 흑인성과 여성성은 곧 그의 ‘상품성’이 되었다.
**영화를 본 후 찾아보니, 로튼 토마토에 비슷한 평이 있었다. 평론가 Marcelo Stiletano는 “루어만은 모든 실존적 디테일에 큰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들은 끝내 허위의 제단에 희생되었을 뿐이다(Even though Luhrmann seems really interested in all the existencial details, they end up sacrificed on the altar of pretension)”라고 이 영화를 평했다.
-
- 용의자는 없습니다. 흥미로운 인물이 있을 뿐
* 범인 스포 없음
[그렇게 사건 현장이 되어 버렸다]는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한 최악의 선택이다.
시험을 일주일 앞두고 이걸 정주행하느라 이틀을 버렸다.
내가 많은 추리물을 본 것은 아니지만 최근 본 추리물 중에서는 가장 재밌는 추리물이다.
# 백악관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백악관의 총 관리자였던 윈터가 살해된다. 그를 중심으로 두고 백악관의 직원, 대통령, 유명 인사들의 관계와 그들의 진술들을 풀어나간다. 누구는 그에게 약점을 잡혔었고, 누구는 그가 재수 없어서 싫고 등등. 여러 증거들이 다양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대통령의 친구나 대통령의 말썽쟁이 가족들, 백악관의 직원들이 이 드라마의 용의자와 목격자가 되어 주기에 미국 정치 풍자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미국식 농담 개그들도 함께 이 추리물에 곁들어 있다. 사치와 패악을 부리는 낙하산 관리자들과 고통받는 직원들. 그들의 무능함이나 혹은 무례함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웃음 포인트들이 된다.
또 기득권층을 가득 채우는 백인 남성들에 대한 풍자 개그들도 더러 있다. 아무것도 못하고 여성 탐정을 닦달하는 FBI, 경찰, 고위 정치인들, 그리고 그들의 추리를 그냥 통째로 무시해버리는 세계 최고 탐정의 우아함이 드라마의 매력이다.
# 드라마의 연출
드라마의 연출이 상당히 신기하다. 추리물을 많이 본 편은 아니지만 보통 추리물은 탐정의 시선을 따라서 현재 탐정이 초점에 둔 사건 혹은 인물의 뒤를 캐면서 진행된다. 내가 보았던 나이브스 아웃이나 오리엔탈 특급 열차나 혹은 다른 추리물들도 비슷했다.
다만, 이 드라마는 마치 따지고 보면 미국 시트콤이나 혹은 다큐멘터리의 진행 방식과 닮았다.
어느 인물이 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 사건에 관련 있는 모두가 사건에 대해 진술하는 방식이다. 탐정이 인터뷰나 조사를 어떻게 했는지를 타임라인으로 보기보다는 서로 다른 진술들을 퍼즐처럼 맞추어가는 형태다. 그렇기에 그전의 사건이 어땠는지를 시청자인 우리도 생각하며 보게 만든다.
또 이 드라마는 사건 현장인 백악관뿐만 아니라 청문회와도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백악관에서는 탐정이, 청문회에서는 탐정에게 취조 받은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사건이 조금씩 해결되는데 탐정은 어디 있는지? 이 청문회 장면은 왜 나오는 건지? 이 또한 시청자들이 기다리고 볼 몫으로 남겨진다.
# 매력적인 탐정
코델리아 컵 탐정, 흑인 여성 탐정이고 위에서 말했듯 상당히 우아하다.
조류 관찰자? 탐색가?라서 탐조하는 것이 취미고, 수사 방식부터가 새들의 사냥 방식 혹은 생존방식에서 영감을 얻는다. 내가 추리물을 많이 안 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보통 잘난 탐정이 서민들을 무시하며 우리도 모르는 사이 퍼즐을 맞춰놓고 이것도 몰랐냐? 이 바보야? 하고 농락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인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
탐정이 누누이 말한다.
"용의자는 없습니다. 흥미로운 사건 혹은 인물이 있을 뿐이죠."
그 말처럼, 탐정의 수사 방식은 한 사람 혹은 증거에 꽂히는 것이 아니다. 탐정은 최대한 많이 듣고 많이 보고 많은 사람과 만나며 그들의 진술을 기억한다. 설사 그들의 진술이 도대체 이 사건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거지? 하는 것들도 많다. 예를 들면 피해자가 신중한 성격이어서 항상 문을 닫고 얘기를 했다든지, 대통령의 장모님이 술 중독이라든지, 그날 오기로 했던 가수가 안 왔다든지. 그러한 진술들을 자신의 노트에 차곡차곡 기록해둔다. 그들의 인상착의, 말하던 말투, 특기, 하다못해 방 안의 그림들까지.
팀장은 침착하고 그리고 우아하게 사람들을 심문한다. 탐정이 자주 쓰는 방식은 "침묵"인데 사람들 앞에서 침묵을 통해 그들이 찔려 하는 부분을 술술 불게 만든다. 반은 변명이고 반은 거짓말이지만 탐정은 그러한 거짓말 또한 차분히 들어주며 하나의 조각으로 삼는다.
맨 마지막에 가서야 처음에는 상관없어 보였던 모든 조각들이 모인다. 탐정은 그것을 천천히 맞춰나간다. 우리가 천 피스 퍼즐을 사서 바닥에 풀어놓으면 꼭 안 이어질 것 같은 퍼즐들이 난잡하게 되어있는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는 그것이 조금 느리거나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난 정석적인 추리처럼 느껴졌다.
# 추리물이란
나는 추리물에 대한 편견이 좀 있다. 어릴 때 봤던 코난도 그렇고 조금이지만 봤던 셜록도 그렇고 전혀 모르겠는데 그들은 나름의 "트릭"을 발견했다며 기가 막히게 사건을 해결한다. 꼭 "저기 창틀에 물방울이 하나 있는 것을 보았어요. 아마 어제 새벽에 비가 왔는데 그때 미처 재킷을 털지 못한 스미스 씨가 아침에도 그것을 입고 와서 바쁘게 일을 하느라 미처 못 닦았던 그 물방울이겠죠?" 식으로 진행되니 그다지 명석하지 못한 내 입장에서는 이게 뭔가 싶다.
다만 이 사건은 조금 친절하게 그리고 천천히 진술을 모으면서 진행된다. 또한 추리물보다 코미디인가 싶을 정도로 캐릭터들이 웃기고, 또 누구 하나를 용의자로 선택하지 않아서 오히려 덜 긴장한 상태로 보게 된다. 이 드라마의 흐름에 나를 맡기다 보면 어느새 퍼즐이 모아져 있다. 아마 추리물의 놀라운 트릭이나 그들의 명석함, 혹은 천재적임을 기대했다면 코델리아 컵 탐정의 천재력은 조금 아쉬울 수 있으나 함께 풀어나가는 문제 풀이식 추리물 + 코미디를 원했다면 상당히 좋은 선택이다.
-
- 9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일본에서 주목받는 떠오르는 영화감독 미야케 쇼의 신작 <새벽의 모든>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극심한 감정 변화에 시달리는 후지사와와 공황장애로 인해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린 야마조에가 특별한 연대로 삶의 희망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공감 드라마입니다.
새벽의 모든은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공식 초청되었고,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에 이어 3연속 베를린에 초청된 미야케 쇼 감독은 일본을 대표하는 신예 감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의 섬세한 연출력과 따뜻한 시선으로, 삶의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9월 셋째 주 개봉예정 PICK
새벽의 모든
All the Long Nights
개요: 드라마 | 일본 | 119분
감독: 미야케 쇼
주연: 마츠무라 호쿠토, 카미시라이시 모네, 미츠이시켄, 시부카와 키요히코
개봉: 2024.09.18.
배급: (주)디오시네마
줄거리
한 달에 한 번, PMS 때문에 짜증을 억제할 수 없게 되는 ‘후지사와’. 한층 악화된 증상에 다니던 회사를 도망치듯 그만둔 그녀는 아동용 과학 키트를 만드는 작은 회사, ‘쿠리타 과학’으로 이직한다.
친절한 동료들과 가족 같은 회사 분위기에 차츰 적응해 가던 중, 직장 내 자발적 아웃사이더 ‘야마조에’의 사소한 행동에 또 한 번 참지 못하고 크게 분노를 터뜨린다. 그러던 어느 날, 발작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야마조에’가 극심한 공황 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서로의 고충을 나눈 두 사람 사이에는 친구도 연인도 아닌 특별한 우정이 싹트기 시작하는데…
수유천
BY THE STREAM
개요: 드라마 | 한국 | 111분
감독: 홍상수
주연: 김민희, 권해효, 조윤희, 하성국
개봉: 2024.09.18.
배급: (주) 영화제작전원사, 콘텐츠판다
줄거리
한 여대에서 촌극제가 있다. 전임이라는 이름의 강사가 외삼촌에게 자신의 학과 촌극 연출을 부탁한다. 전임은 매일 학교 앞 수유천에서 그림을 그린다. 자신의 작품 패턴을 얻어내려는 것이다. 외삼촌은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몇 년 째 일을 못하고 있는 배우 겸 연출자이다.
사십 년 전 이 여대에서 대학 일학년의 신분으로 촌극을 연출했던 기억 때문에 연출을 맡은 것이다. 촌극하는 학생들 사이에 스캔들적인 사건이 하나 일어나고, 전임과 외삼촌은 그 사건에 가볍게 끼어들게 된다. 그사이 외삼촌은 텍스타일과 여교수와 가까워지는데, 밤마다 하늘의 달은 점점 커져만 가고, 전임은 아침마다 수유천에서 그림을 그린다.
테인티드 러브
Tainted Love
개요: 드라마 | 중국 | 100분
감독: 마잉신
주연: 주동우, 장위, 장유호, 이몽
개봉: 2024.09.19.
배급: (주)디스테이션
줄거리
“사랑해… 거짓말” 연인에게 사기를 당한 여자 ‘저우란’. 진실을 찾기 위해 방문한 낯선 곳에서 두 남자 ‘린즈광’과 ‘쉬자오’를 만난다. 꿈 같았던 만남도 잠시, ‘저우란’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고 깊어지는 사랑과 의심 속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트랩
Trap
개요: 스릴러, 범죄, 미스터리 | 미국 | 105분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주연: 조쉬 하트넷, 아리엘 도노휴, 살레카 샤말란, 헤일리 밀즈, 알리슨 필
개봉: 2024.09.18.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
팝스타의 콘서트, 경찰의 거대한 덫… 탈출해야만 한다!
10대 딸과 함께 인기 팝스타의 콘서트를 찾은 ‘쿠퍼’. 신나게 콘서트를 즐기던 그는 순간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그곳이 최악의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한 거대한 덫임을 알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쿠퍼’ 자신이 바로 연쇄살인마라는 것! 이제 ‘쿠퍼’는 수많은 관객과 경찰을 따돌리고 어린 딸과 함께 무사히 이 덫에서 탈출해야만 하는데…
-
- 사랑, 그 엉망 진창에 대하여.
이 글은 영화 [루이스 웨인;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랑. 봄의 다른 이름이자 숨겨진 본심처럼 느껴지는 단어다.
오래 기다려온 아름다움으로 눈앞이 아찔해지는 경험은 마치 사랑에 빠진 연인의 마음과도 같아서, 짧아서 언제나 아쉬운 마음도 더해져 계절 내내 우리를 웃고 울게 한다.
영화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는 마음이 솜털처럼 푹신해지는 봄과 사랑을 둘 다 담은 영화이다. 또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필모에도 봄바람이 부는 것 같은 영화이니 터지는 꽃망울처럼 거부할 수 없는 영화가 되기를 빌어본다.
돋보기를 프리즘으로 바꾸기;베니가 사랑에 빠지면 일어나는 일.
사진 출처:다음 영화
영화에서 제2의 주인공이라 불릴만한 요소는 당연히 고양이다. 무려 산책하는 고양이 피터의 귀여움을 앞세웠으며 루이스 웨인은 익숙지 않았던 고양이 그림으로 자신의 유명세를 날렸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영화에는 고양이만큼 폭력적으로(?) 존재감을 어필하지는 않지만 분명 다른 주인공이 하나 더 있다. 사랑을 속삭이는 두 연인의 대사에서도 빠지지 않는 대상인 "빛"이다.
루이스의 삶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단 한 곳, 삽화에 집중한 돋보기 같은 삶을 살았다. 그는 성공적으로 종이의 한 부분을 태울 수 있었지만 다른 모든 것들에 있어서는 그 어떤 요령도 터득하지 못한 채 살았다. 삽화를 그리는 행위 외의 모든 것은 그를 그저 괴롭히는 것들에 불과했고, "쓸데없는" 것들에 정신을 빼앗길수록 그림에 집중하려는 마음은 더 강해졌다.
루이스의 삶은 에밀리를 만나면서부터 달라졌다.
그녀는 프리즘과 같은 삶을 살았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일들을 총천연색 무지개로 바꿀 줄 알았다. 덕분에 루이스는 난생처음 보는 색의 축제 속에 삶을 내던질 수 있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집중할 줄 알았고, 서로에게 받은 마음을 여러 색으로 한껏 풀어낼 수 있었다. 두 사람이 만나 행복을 만들어가는 장면들에 유독 빛이 아름답게 촬영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비록 영화이지만 화면 가득한 빛들을 보면 움츠러들었던 마음도 보송하게 마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랑.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던 것에 대해서.;하나의 사랑이 아닌 다양한 사랑.
사진 출처:다음 영화
영화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타이틀에 내걸었다.
하지만 우리가 이 단어에서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연인 사이에서 존재하는 감정"만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천륜이라는 단어에 이보다 더 어울릴 수 없는 가족에 대한 애증에 가까운 사랑. 루이스가 직업에 대해 가진 사랑, 그리고 루이스의 작품으로 인해 많은 기쁨을 얻은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함께 보여준다.
에밀리가 루이스에게 삶을 보는 태도를 바꿔준 것처럼.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루이스는 조금씩 자신이 알고 있는 형태의 사랑이 아닌 다른 모습의 사랑들에 익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책임감으로 착각했던 가족의 사랑과 인정을 조금씩 쌓아가고, 직업에서도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 덕에 초라한 말로를 맞이할 뻔했던 한 예술가의 인생은 그나마 정상 궤도 가까이 올라오게 된다.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영화에 등장할수록, 평생을 그 어떤 무언가에 눌려 살았던 루이스의 모습이 더욱 딱하게 느껴진다. 만약 에밀리마저 없었더라면, 이 모든 형태의 사랑은 그에게 평생 걸리적거리는 장애물이었을테고. 이로 인해 루이스는 에밀리를 만나기 전의 그 어벙하고 멍해 보이는 상태로 오늘도 길을 걸어가기 바빴을 것이다.
루이스는 눈치챘을까.
에밀리와의 달콤했던 시간 이외의 모든 순간들도 자신을 향한, 혹은 자신이 원한 사랑들의 다양한 형태로 이뤄졌던 삶이 존재했음을.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배우가 된 그 남자.;이젠 그냥 멋있음.
사진출처: 다음 영화
유튜버 [거의 없다]님의 최신 영상에 의하면.
배우는 크게 감정을 안으로 소화시키는데 능한 사람과 터뜨리는 것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영화 [신세계]가 흥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도 전자에 속하는 배우 이정재와 후자의 황정민이 만났기 때문이라고.
가끔 베니(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애칭)를 보고 있으면 이 희한한 배우는 대체 어디에 속하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데뷔작에 가까운 상업 드라마가 국제적 대박을 치고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알고. 하는 작품마다 자신의 위치를 완벽하게 찾아들어가 어떤 오점도 남기지 않는 연기를 하는 이 사람. 호통을 쳐도. 한숨을 내쉬어도. 이 배우 외의 다른 사람은 생각도 할 수 없게 만드는 사람. 물론 아쉬울 때도 있었다.
예전에도 리뷰한 것처럼 상실에 젖은 천재의 역할에 너무 자주 거론되는 사람인 것만 같아서.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가 연기하는 모든 인물들은 다 다르게 느껴진다. 그들은 모두 각각 다른 슬픔과 고뇌를 가지고 있고 이 모든 역할들은 베니의 노력으로 우리에게 항상 마음의 이곳저곳을 울리곤 한다.
그가 어떤 곳에 속하는 배우이건 상관없이.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인해 우리에게 찾아와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말을 마음으로나마 전한다.
이번 영화에서도 베니는 루이스 웨인의 일대기를 연기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 한 편에서 보여주는 연기의 스펙트럼 만으로도 그가 영화사(史)에 해야 할 일은 다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배우가 아닌 인간 베네딕트 컴버배치만큼은 사랑이 무엇인지 충분히 느끼고 마음 가득 머금기만을 바랄 뿐이다.
마치면서
가끔 예고편이 영화를 좀 더 (효과적으로) 망친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물론 예고편이 보여주는 모습이 인물들의 인생에 있어 가장 드라마틱 했기에 루이스와 에밀리의 모습을 영화 전면에 내세운 것이겠지만. 이 영화를 두 사람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사랑 이야기로 착각하면 매우 실망하기 쉽다. 또한 고양이가 엄청 나올 것이라 예상하면 더욱 재미없는 영화가 될 것이다.
그러나 루이스 웨인의 삶과 그 안에 사랑이라는 것이 어떤 모습으로 존재했는지에 집중한다면. 단지 달콤하기만 한 영화는 아니지만 조금 더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 이제 정말 대배우가 되어버린 베네딕트의 연기도 가슴을 울리기 충분하다. 흔치 않은 그의 멜로 눈깔(?)을 감상할 수 있었기에 더 귀하기도 한 영화랄까.
카카오뷰도 있어요+_+
[이 글의 TMI]
1. 이제 어느 정도 일정이 정리되었다.
2. 응원해 주신 덕분에 좋은 조건으로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백수 처음 해보는데 이렇게 좋은 것인 줄 몰랐음다.
4. 코로나 후유증은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하다.
5. 그래도 그릭요거트 퍼먹으면서 씩씩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루이스웨인사랑을그린고양이화가 #베네딕트컴버배치 #최신영화 #영화리뷰 #영화리뷰어 #네이버인플루언서 #브런치작가 #내일은파란안경
-
- 청춘의 즉흥 연주, 스윙걸즈
때론 가장 우연한 순간이 우리의 삶을 바꾼다. 일본 영화 <스윙걸즈>는 단순한 선택이 어떻게 열정이 되고, 결국 한 사람 그리고 모두를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일본 시골 마을의 여고생들이 엉겁결에 빅밴드 재즈를 시작하면서 펼쳐진다. 여름방학, 수학 보충 수업을 피하려던 토모코와 친구들은 급식 배달을 맡게 되고, 예상치 못한 사고로 기존 밴드 멤버들이 빠지면서 얼떨결에 그 자리를 메우게 된다. 처음엔 장난처럼 시작한 재즈였지만, 점차 리듬에 빠져들며 그들만의 소리가 만들어진다.
단순한 호기심이 동기가 되고, 동기가 쌓여 몰입이 되고, 결국 ‘더 잘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든다. 주인공들은 재능이 넘치는 천재들이 아니다. 실수하고, 좌절하고, 악기를 제대로 살 돈조차 없지만, 그 모든 과정을 거쳐 진짜 밴드가 되어간다.
친구들과 함께 연습하며 실수를 웃어넘기고, 허름한 창고에서 땀을 흘리며 연주를 맞춰가고, 돈이 없어도 어떻게든 악기를 구하는 장면들은 음악을 향한 순수한 열정을 그대로 담아낸다.
우리는 음악을 듣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누구나 직접 연주할 수 있고, 스윙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빅밴드 재즈를 사랑하지만 한 번도 무대에 서지 못했던 수학 선생님, 처음엔 재즈가 뭔지도 몰랐지만 점점 빠져든 주인공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까지, 모두가 ‘스윙’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찬란하고 순수해서 더욱 여운이 남았다.
한 여름의 햇살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때묻지 않은 감성과 마음들이 한 데 모여 빅밴드를 이룰 때의 그 리듬감과 흥겨움은 잊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스윙걸즈>는 특별하다. 재즈를 몰라도, 악기를 연주할 줄 몰라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시작하는 것’, 그리고 ‘즐기는 것’이다.
-
- 2월 다섯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여러 차례 개봉일을 변경하여 영화팬의 마음을 애타게 했던 <미키 17>이 드디어 개봉합니다!
<미키 17>은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어 세계를 놀라게 했던 <기생충> 이후,봉준호 감독의 첫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로버트 패틴슨, 마크 러팔로, 토니 콜렛 등
할리우드 스타의 출연 소식을 알려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미키 17>은 하나의 SF이면서 코미디이기도, 인간 휴먼스토리이기도 하니까관객들이 그냥 그 자체로 편안하게 즐겼으면 좋겠다."라는 소회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키 17
Mickey 17
개요: 모험 | 미국 | 137분
감독: 봉준호
주연: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아키에, 스티븐 연, 토니 코렛, 마크 러팔로
개봉: 2025.02.28.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A Complete Unknown
개요: 모험 | 미국 | 137분
감독: 제임스 맨골드
주연: 티모시 샬라메, 에드워드 노튼, 엘르 패닝, 모니카 바바로, 보이드 홀브룩
개봉: 2025.02.26.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줄거리
문화적 격변기, 무명 뮤지션 밥 딜런은 음악을 하기 위해 뉴욕을 찾는다.그곳에서 놀라운 공연을 펼치게 된 밥 딜런은 조금씩 주목받기 시작하고, 당대의 뮤지션들과도 교류하면서 서서히 인기를 끌어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멈추지 않고 새로운 삶을 노래하고자 하는 밥 딜런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뉴포트 페스티벌에서 충격적인 무대를 펼치는데…
시대의 아이콘에서 세기의 전설로!
반항하는 청춘들의 아티스트 밥 딜런의 노래가 울려퍼진다!
첫 번째 키스
1ST KISS
개요: 드라마 | 일본 | 124분
감독: 츠카하라 아유코
주연: 마츠 다카코, 마츠무라 호쿠토, 요시오카 리호, 모리 나나, 릴리 프랭키
개봉: 2025.02.26.
배급: 메가박스중앙㈜
줄거리
오늘, 내 남편이 죽습니다.
이혼 위기의 칸나(마츠 타카코)는 남편 카케루(마츠무라 호쿠토)를 갑작스런 사고로 잃고 하루 아침에 혼자가 된다.슬픔을 느끼기도 전에 그녀는 업무에 몰두해야만 하고 늦은 시간, 급한 업무 연락을 받고 다시 출근하던 중 이상한 터널로 향한다.
터널을 지나는 순간 15년 전, 처음 남편을 만난 때로 돌아왔다는 걸 깨닫게 된다.15년 전, 그와 다시 마주친 순간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데…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
No Love Lost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91분
감독: 에르완 르뒤크
주연: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 셀레스트 브룬켈
개봉: 2025.02.26.
배급: (주)엣나인필름
줄거리
“아빠, 엄마를 지금도 사랑해?” “없는 사람을 사랑할 순 없어”
17년간 딸 로자의 전부가 되어준 다정한 싱글대디 에티엔. 미술을 사랑하는 딸의 재능을 응원하며,엄마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온 마음을 다해 로자를 키워왔다.
어느 날, TV 속에서 마주친 익숙한 얼굴. 떠나간 로자의 엄마는 잊고 있던 과거를 일깨우며 평온했던두 사람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서로가 전부였던 두 사람은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서로의 마음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되는데…
-
-
- 핫도그로 잃어버린 몸찾는 액션 스릴러!
윤계상 배우가 주연을 맡은 유체이탈자가 개봉했습니다.
12시간 마다 유체가 이탈하여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간다는 신기한 설정인데요.
게다가 다른 사람을 옮겨다니는 사람이 기억을 잃은 상태라 더욱 긴장감을 높이죠.
한정된 공간과 한정된 인물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만 긴장감은 높습니다.
핫도그와 노숙자를 통해 실마리를 찾아가게 되는데요.
근접액션, 차량 액션, 총기 액션 등 다양한 액션이 포함되어 있어 볼거리도 많습니다.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제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Spiritwalke starring actor Yoon Kye-sang has been released.
It's a strange setting that the fluid escapes every 12 hours and enters another person's body.
In addition, it raises tension even more because he who move around people have lost his memories.
The movie lead the story with limited space and limited characters, but the tension is high.
the main character track clues through hot dogs and homeless people.
There are many things to see as it includes various actions such as close action, vehicle action, and gun action.
Please refer to the video for detailed reviews!
Please subscribe and like my Rabbitgumi channel. :)
-
- 디즈니+ <형사록 시즌 2> 티저 예고편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강력계 형사 '택록'의 마지막 반격?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 시즌2] 7월 5일, 오직 디즈니+에서!
-
- 영화 <외계+인 2부> 2부 캐릭터 로드맵 영상
신검을 둘러싼 8인 8색의 시너지가 폭발한다! [외계+인] 2부 캐릭터 로드맵 영상 공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