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5-01-04 11:35:10
시빌 워 : 분열의 시대 | 늦은 개봉일이 야속할 경고문
<시빌 워 : 분열의 시대>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극심한 사회적 갈등이 지속된 끝에 역사상 두 번째로 내전 상태에 돌입한 미국. 연방에서 독립한 주들의 시민군과 연방군이 치열한 전투를 지속하는 가운데, 기자 ‘리(커스틴 던스트)’와 ‘조엘(와그너 모라)’, ‘새미(스티븐 핸더슨)’, 그리고 ‘제시(케일리 스페이니)’는 연방 정부의 수도 워싱턴 D.C.로 향한다. 내전 발발 후 일방적인 기자회견 외에는 속내를 밝힌 적 없는 '대통령'(닉 오퍼먼)을 인터뷰하기 위해서.
현실에 역사와 상상을 더한 경고문
2021년 1월 6일,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의회 인증일. 폭도들이 미국 국회의사당을 무력 점거했다. 대선 패배 후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며 선거 결과를 바꾸려고. 폭동은 이내 진압되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미국 의회가 1983년 미 의회의 상원 회의장에 폭탄 테러가 자행된 이후 40여 년만에, 그것도 자국민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는 오명을 남겼다.
무엇보다도 이는 민주주의 선도자로 자처하고, 다양성과 포용성의 국가라고 내세우던 미국의 실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이라서 특히 충격적이었다. 부정선거 음모론과 대통령 선거 불복 선언, 그리고 QAnon발 딥 스테이트 음모론과 같은 낭설에 의해 파괴된 미국 민주주의 시스템을 목격했으니까. 극심한 양극화로 인해 미국 사회가 상상도 못 했던 디스토피아에 가까워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빌 워: 분열의 시대>(이하 <시빌 워>)는 이처럼 극심해지는 사회적 양극화에 역사적 맥락과 약간의 상상력을 덧붙였다. 종군기자의 시점에서 일부러 거리를 둔 채 미국의 두 번째 내전을 관찰하며 현실을 바꾸지 않으면 발생가능한 미래를 경고한다. 하지만 <시빌 워>의 야심과 의도는 기대에 비해 날카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영화보다 영화적인 현실이 <시빌 워>의 역할과 메시지를 이미 대신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전쟁
시작은 야심에 걸맞는다. TV에서는 미국 대통령이 비상계엄이라도 선포하는 듯이 결연하게 승전 발표를 진행한다. 중계를 지켜보는 리의 방 밖, 도시 한복판에서는 폭발음이 들리며 내전에 휩싸인 미국의 현실이 보인다. 뒤이어 내전에 휩싸인 미국이라는 상상력에 부합하는 이미지도 연달아 펼쳐진다. 뉴욕에서는 난민들이 구호물자에 의존하고, 구호물품을 배부할 때 또 한 번 폭탄 테러가 발생하는 식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그 이후로 <시빌 워>는 중반부까지 내전 상황임을 알 수 있는 묘사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특히 정보가 부족하다. 내전의 구체적인 원인과 양상은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듣고 알아서 짜 맞춰야 한다. 일례로 새미가 대통령 인터뷰를 위해 준비한 질문을 본 뒤 권위주의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연방정부가 미국 연방수사국을 해체하고, 반정부 시위대를 공습하는 등 폭정을 저질렀음을 유추해야 한다.
이민자와 인종 문제가 내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암시도 마찬가지다. 워싱턴 D.C. 인근에서 제시는 흑인들을 집단 살해 중이던 군인에게 붙잡힌다. 이때 군인들은 그녀의 동행 중 홍콩 출신 기자만 골라 살해하고, 다른 이들은 반항하지 않는 한 위협만 한다. "포틀랜드의 마오주의자"라는 대사와 연결시키면 비로소 인종 차별과 이민자 문제, 미중 대립 등이 내전을 격화시켰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주인공 일행의 여정을 따라가면 캘리포니아 주와 텍사스 주를 주축으로 한 '서부군', 동남부 지역 19주가 뭉친 '플로리다 동맹'이 분리 독립해 연방군과 내전 중이라는 현황도 제한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다. 즉, <시빌 워>는 전쟁 영화처럼 보이지만 정작 마지막까지 전쟁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애쓴다. 자연히 초중반부까지는 내용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몰입을 방해하는 여정
흥미롭게도 <시빌 워>는 전쟁이 아닌 로드 트립에 나서면서 본색을 드러낸다. 종군 기자인 네 주인공은 백악관으로 향한다. 내전 발발 이후 대통령과의 첫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 하지만 서부군이 먼저 워싱턴 D.C.와 백악관에 당도한 나머지 그들은 계획한 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한다. 이는 여정의 목적을 맥거핀으로 이용하고, 그 대신 여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로드 무비 작법에 정확히 들어맞는 전개다.
리, 새미, 조엘, 제시의 여정은 그 자체로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선 내전의 참혹함을 강조한다. 언제 어디서나 시체가 등장하고, 민병대와 군인이 전투를 펼치며, 무고한 시민 사이에서 폭탄이 터지는 불안정한 상황이 끊이지 않는다.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미국 달러 대신 캐나다 달러로만 물건을 살 수 있고, 그저 고향이 홍콩이거나 피부색이 검은색이라는 이유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와 동시에 내전으로부터 거리를 두도록 유도한다. 제시는 베테랑 사진 기자이자 롤모델인 리로부터 전쟁 지역에서 취재하는 법을 배운다. 총격적인 중인 군인들과 동행하면서 가장 생생하고 정확한 현장의 순간을 포착하려 한다. 그런데 묘한 연출 때문에 이 과정은 내전이라는 맥락과 동떨어져 있는 듯하다. 치열한 총격전에 우스꽝스러운 힙합 음악을 더해서 전투 중인 양 진영 어느 쪽에도 동조하지 않도록 만든다.
그렇다고 해서 아담 맥케이 감독의 <돈 룩 업> 같은 블랙 코미디를 의도하지도 않는다. 마지막까지 주요 장면 대부분은 퓰리처상을 수상해야 할 것 같은 흑백 보도사진 구도로 구성된다. 진중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관객을 철저히 관찰자 시점에 머물게 한다. 강렬한 음향 효과 덕분에 살 떨리는 현장감이 강조되고, 갈수록 전쟁 분위기가 짙어지는 후반부에서야 주인공들에게 몰입할 여지가 생겨난다.
영화라는 사진전
그러다 보니 <시빌 워>를 보다 보면 질문 하나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왜 하필 사진 기자 시점에서 내전을 다룰까?'라는 의문이다. 애초에 내전이라는 스펙터클 속에 관객을 빠트리고자 했다면, 극 중 등장한 인물 중 더 적합해 보이는 이들이 많다. 대통령이나 각 진영에 속한 군인들만 내세워도 내전을 충분히 극적으로 묘사할 수 있다. 전투 현장을 구체적으로 묘사할수록 내전의 참혹함도 더 직관적으로 전해질 수 있다.
하지만 사진 기자의 본질을 따져 본다면 <시빌 워>의 독특한 구성과 형식, 연출과 편집은 비로소 하나의 의도를 보여준다. 사진 기자는 언제나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세상을 본다. 어떤 순간은 사진으로 남기고 어떤 순간은 흘려보낼지 필터링을 하는 게 그들의 업이다. 사건과 현장에 일부러 몰입도, 공감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누구보다 냉정하게 가치를 평가하고, 사진만으로 사건의 의미를 극대화하는 게 그들의 일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시빌 워>는 일종의 사진전 같다. 내전에 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만 보더라도 최소한의 설명만 붙는 보도 사진과 유사하다. 즉, 관객들이 미국의 두 번째 내전을 일종의 스펙터클로 즐기는 것은 애초에 목적이 아니다. 꼭 미국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내전으로 표출될 정도로 양극화된 사회적 갈등을 한 발짝 떨어져서 관찰하면서 그 위험성을 곱씹게 만드는 게 본 의도인 셈이다.
이는 후반부 링컨 기념관 공방전, 워싱턴 D.C. 시가전, 백악관 공성전, 백악관 내부 전투를 <시카리오>나 <제로 다크 서티>처럼 영웅적 묘사 없이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내전이라는 혼란상을 장르 영화로서 영위하는 대신 가까운 미래에 대한 경고로 활용한다. 언제 내전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사회적 갈등의 개인적, 공동체적 책임과 의무를 한 번쯤은 성찰하게 만드는 현실의 거울이나 다름없다.
사진전에 깃든 기자의 삶
제시와 리의 관계성은 사진전이라는 의도를 한 번 더 강조한다. 제시는 이제 막 현장에 발을 내디딘 사진기자다. 그녀는 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열정 하나를 앞세워 워싱턴 D.C.행 여정에 동행한다. 하지만 그녀가 마주한 현실은 상상을 뛰어넘었다. 주유소 장면이 대표적이다. 주유소 주인은 피범벅이 된 남성 둘을 매달아 놓고 그들을 죽일지 말지 제시에게 묻는다. 예상 못한 상황에 제시는 그대로 주유소 주인 앞에서 얼어붙는다.
베테랑 사진기자 리는 다르다. 주유소 주인을 두 남자 사이에 세운 후 차분히 사진을 찍는다. 스스로를 자책하는 제시에게 냉정히 종군기자의 덕목을 일러준다. 기자는 기록하는 사람이라고. 총알이 빗발치고 폭발이 난무한 전장이더라도 관찰자로서의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못하겠으면 지금이라도 그만두라고. 이 충고에는 뼈가 있다.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 자체가 실수라는 말은 리의 실수 혹은 회한을 암시한다.
열정만 넘치는 제시와 냉정한 베테랑 리의 관계는 마지막 순간 다시 부각된다. 백악관 내부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무리해서 사진 찍을 자세를 취한 제시. 그 순간 리는 몸을 던져 제시 대신 총알을 맞고, 제시는 쓰러지는 리를 연신 카메라에 담는다. 그녀의 희생 덕분에 제시는 대통령이 사살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포착한 사진기자가 된다.
이는 리의 조언에 담긴 회한을 유추할 수 있는 힌트다. 리 역시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해 선배를 잃었고, 그 순간을 후회하지만, 직업적 사명감 때문에 계속 사진을 찍지 않았을까. 그래서 본인을 닮은 제시를 만류하면서도 도와주고, 끝내 그녀를 위해 희생한 게 아닐까. 지친 자신을 대신해 제시에게 사명을 넘긴 것처럼도 보인다. 기자로서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지만, <시빌 워>라는 사진전에 사용될 사진을 누군가는 찍어야 하니까.
영화보다 발 빠른 현실
안타깝게도 <시빌 워>는 영화 외적인 이슈로 인한 평가절하를 피할 수 없다. 우선 흥행을 고려한 선택이겠지만, 로드 무비를 블록버스터 전쟁 영화로 포장한 포스터와 예고편이 아쉽다. 겉포장을 보고 커진 기대를 영화 본편이 충족하지 못하면 실망감은 배가되니까. 예고편과는 전혀 다른 전개와 결말 때문에 혹평을 피하지 못했던 <조커: 폴리 아 되>처럼. <시빌 워>가 그 다음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더라도 놀랍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4월 개봉한 미국과 달리 12월을 선택한 국내 개봉일이 특히 불운하다. <시빌 워>는 정치적, 사회적 양극화의 폐해와 그로 인한 부정적인 미래를 묘사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내란이라는 모습으로 최악의 미래가 이미 현실에 당도해 버렸다. 경고문이 너무 늦게 도착한 셈이다. 그 결과 1달 전이었으면 폐부를 찔렀을 메시지의 위력은, 진중하게 쌓아 올린 완성도가 무색하게도, 현실의 벽 앞에서 반감되고 만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포장지와 타이밍이 야속할 냉철한 사진전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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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4주 차 개봉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날이 풀린 듯~ 했다가 또 추워져서 몸이 저절로 웅크려지는 날씨네요 :-(
오늘은 우울한 기분을 환기시켜 줄 2월 넷째 주 개봉 예정작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제95회 아카데미에서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기대감을 높인 <TAR 타르>부터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스포츠 드라마 영화 <카운트>까지!
기대되는 작품들이 많은 이번 주, 어떤 영화들이 개봉하는지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TAR 타르
TAR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미국 | 158분
감독: 토드 필드
출연: 케이트 블란쳇, 노에미 메를랑, 니나 호스 등
개봉: 2023.02.22.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시놉시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 시대 최고의 지휘자이자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수석 지휘자로 커리어의 정점에 서 있는 리디아 타르(케이트 블란쳇). 말러 교향곡 녹음 음반 발매와 자서전 발간을 동시에 앞두고 있는 그에게 자신이 설립한 아코디언 재단의 회원이었던 크리스타로부터 이상한 이메일이 도착하고, 이후 크리스타의 자살 소식을 접한 그는 불안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무대를 장악하는 마에스트로, 욕망을 불태우는 괴물,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지휘자 리디아 타르. 이 이야기는 그녀의 정점에서 시작된다.
CINE PICK!
영화 <TAR 타르>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노미네이션 발표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 편집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된 기대작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어린 시절의 목표를 위해 매진하고, 그것을 이뤄낸 후 그 꿈이 악몽으로 변하는 캐릭터에 대해 생각했다.” 토드 필드 감독은 영화의 시작에 대해 이같이 전하며, 영화를 통해 무대 위와 아래 모두에 존재하는 권력 구조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음악 감독이기도 한 '존 모세리'의 도움을 받아 이야기를 만들었고, 실제 독일 오케스트라 단원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클래식 음악계에서 그들이 겪은 일들을 조사하기도 했다네요. 특히 이번 작품까지 해서 아카데미에 8차례나 노미네이트 된 케이트 블란쳇은 <TAR 타르>에서의 완벽한 연기로 베니스영화제, 골든글로브,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석권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독일을 대표하는 여배우 니나 호스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노에미 메를랑이 각각 '타르'의 아내 '샤론', 어시스턴트 '프란체스카' 역할을 맡아 극도의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카운트
Count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09분
감독: 권혁재
출연: 진선규, 성유빈, 오나라, 고창석 등
개봉: 2023.02.22.
배급: CJ ENM
시놉시스
1988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지만 1998년 지금은 평범한 고등학교 선생인 ‘시헌’(진선규). 선수 생활 은퇴 후 남은 건 고집뿐, 모두를 킹 받게 하는 마이웨이 행보로 주변 사람들의 속을 썩인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참석한 대회에서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승부 조작으로 기권패를 당한 ‘윤우’(성유빈)를 알게 된 ‘시헌’은 복싱부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아내 ‘일선’(오나라)의 열렬한 반대와, ‘교장’(고창석)의 끈질긴 만류도 무시한 채, ‘시헌’은 독기만 남은 유망주 ‘윤우’와 영문도 모른 채 레이더망에 걸린 ‘환주’(장동주), ‘복안’(김민호)을 데리고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기 시작하는데...! 쓰리, 투, 원! 긍정 파워 풀충전! 그들만의 가장 유쾌한 카운트가 시작된다.
CINE PICK!
영화 <카운트>는 권혁재 감독의 드라마 영화로, 전 복싱 선수인 '박시헌'을 모티브로 한 영화입니다.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마이웨이 선생 '시헌'이 오합지졸 제자들을 만나 세상을 향해 '유쾌한 한 방'을 날리는 이야기를 그렸다고 하는데요, 어제 오전 한국 영화 예매율 1위에 오르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배우 진선규는 출연 이유에 관하여 "고향인 진해가 배경이고, 배우 이전에 꿈꿨던 체육 선생 역할이었다"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히기도 했는데, 현재 복싱 국가대표팀 감독이자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던 박시헌 감독은 영화 관람 이후에 진선규 배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영화 속 '시헌'의 성향과 모든 행동들이 자신과 정말 똑같아서 좋았다는 말과 함께 88 올림픽의 아픔, 비화를 영화 <카운트>가 모두 씻어 내려주는 개운함을 느꼈다며 진심이 가득 담긴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카운트>는 스포츠 영화의 문법을 착실하게 따라가면서도 배우들의 열연과 복싱 경기만큼이나 빠른 템포로 관객들로 하여금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하며,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프로 스포츠 승부조작'에 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어 사회적 이슈에 대한 메시지도 전달하는 영화입니다.
서치 2
Missing
ⓒ 네이버 영화
개요: 미스터리, 스릴러 | 미국 | 111분
감독: 니콜라스 D. 존슨, 윌 메릭
출연: 스톰 레이드, 켄 렁, 다니엘 헤니 등
개봉: 2023.02.22.
배급: 소니픽쳐스코리아
시놉시스
여행을 끝내고 월요일 귀국을 알린 엄마의 영상통화, 그리고 마중 나간 딸. 그러나 엄마가 사라졌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결정적인 단서들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딸 ‘준’은 엄마의 흔적을 찾기 위해 엄마가 방문한 호텔의 CCTV, 같이 간 지인의 SNS, 거리뷰 지도까지 온라인에 남아있는 모든 흔적을 검색하는데… 이번에는 딸이 사라진 엄마의 흔적을 검색하다!
CINE PICK!
22일 개봉하는 영화 <서치 2>는 2018년 선보인 1편의 새로운 주인공과 이야기로 잇는 속편입니다. 대학생 딸이 최첨단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매체를 이용해 여행 중 실종된 엄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는데요, 전작이 국내에서 흥행을 했던 만큼 2편에 대한 기대도 뜨거운 편입니다. 또한, 한국계 미국 배우 다니엘 헤니가 주인공을 돕는 FBI 수사관 역할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1편에서 호응을 얻었던 편집 방식을 계승해 노트북,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CCTV 등 주인공 '준'이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 화면으로 스크린을 꽉 채운 덕에 추적 과정을 어깨너머로 지켜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전편에서 연출을 맡았던 '아니쉬 차간티' 감독이 각본을 썼고, 반대로 편집을 맡았던 '윌 메릭'과 '니콜라스 D. 존슨'이 연출을 맡은 작품입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10대를 주인공으로 했기에 휴대전화의 세로 화면, 스마트워치 정사각형 화면 비율까지 등장해 트렌디한 감성 또한 놓치지 않았으며, 촘촘하게 짜인 스토리와 계속되는 반전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입니다.
살수
The Assassin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대한민국 | 101분
감독: 곽정덕
출연: 신현준, 이문식, 김민경 등
개봉: 2023.02.22.
배급: TCO(주)더콘텐츠온
시놉시스
조선 팔도 제일의 살수 '이난'(신현준). 병마가 그를 위협하고, 점점 가까워지는 죽음에 고통스러운 몸을 이끌고 한 마을에 의탁한다. 탐관오리의 횡포와 울부짖는 백성들의 비명으로 점철된 살아있는 지옥… 조선 최고의 살수 '이난', 마침내 그가 깨어난다!
CINE PICK!
배우 신현준이 주연을 맡은 영화 <살수>가 22일 개봉하는데요, 영화 <백두산>의 각본과 <끝까지 간다>의 각색을 맡아 뛰어난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인정받은 바 있는 곽정덕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입니다. 혼돈의 조선을 배경으로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앞에 놓인 조선 최고의 살수 '이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부상 투혼 속 '1:80' 대규모 액션신 등의 볼거리로 신현준의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액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출연과 관련하여 신현준은 <살수>를 그에게 가장 힘들었던 영화로 꼽으며, 리허설 훈련 때부터 얻은 부상을 안고 촬영해야 했던 것과 촬영지였던 문경에서 추위와 싸워야 했던 것들을 회상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면서도 <탑건>의 톰 크루즈나 <테이큰>의 리암 니슨처럼 나이를 뛰어넘는 액션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는 기회가 되었음에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마루이 비디오
Marui Video
ⓒ 네이버 영화
개요: 미스터리, 공포 | 대한민국 | 87분
감독: 윤준형
출연: 서현우, 조민경 등
개봉: 2023.02.22.
배급: CJ CGV, kt알파
시놉시스
국내에서 일어난 사건 영상 중 그 수위가 높아 외부로 유출되면 안 되는 영상물 '마루이 비디오'. 검찰청 지하 보관소에 봉인된 비디오에 대한 소문을 들은 김수찬 PD는 이를 입수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로 하는데… 영상 속에 담긴 1992년 동성장 여관방 살인사건과 1987년 아미동 일가족 살인사건의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CINE PICK!
오랜만에 들려온 한국 공포영화의 개봉 소식입니다. 파운드 푸티지(페이크 다큐) 장르의 공포영화 <마루이 비디오>가 그 주인공인데요, 검찰청 지하 자료실에 보관된 비디오를 가리키는 은어인 '마루이 비디오'는 '극비'를 뜻하는 일본어 '마루히'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합니다. 연출을 맡은 윤준형 감독은 국내에서 원조 파운드 푸티지 작품으로 불리는 전작 <목두기 비디오>를 연출한 적이 있습니다. 감독은 "살인 사건 자료를 쌓아 놓았던 방이 검은곰팡이로 가득 차 있었다"는 살인 사건 전담 기자의 에피소드에서 영감을 받아 해당 작품을 기획했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에 새로 개봉하는 <마루이 비디오>가 바로 <목두기 비디오>에 살을 붙여 완성한 장편영화입니다. CCTV, 블랙박스, 핸드폰 영상, 노트북 웹캠, 보디 캠, 뉴스 화면 등 다양한 형태의 편집된 영상을 교차시키는 추적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진행되어 사실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고, 일반적인 파운드 푸티지 장르 영화와의 차별점으로 공포 자체보다는 이야기 자체에 집중해 차근차근 서사를 전개시켜 결말부에 이르렀을 때 관객이 소름과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합니다. CGV에서 단독 개봉 예정입니다.
컨버세이션
Conversation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20분
감독: 김덕중
출연: 조은지, 박종환, 곽민규, 김소이 등
개봉: 2023.02.23.
배급: 필름다빈
시놉시스
"남자 셋 & 여자 셋, 이들의 시시껄렁한 대화와 뼈 있는 농담!" 20대 후반 파리에서 함께 유학했던 은영, 명숙, 다혜. 오랜만에 불어로 대화를 시도하며 장난스레 추억을 끄집어내지만 현재 30대 후반이 된 이들은 사실 서로 다른 각자의 삶에 대해 고민하기 바쁘다. 한편 승진, 필재는 아파트 인근 공원에서 유모차를 끌며 빙빙 돈다. 과거를 물고 늘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는 현재에 닿지 못하고 겉돌기만 할 뿐이다. 진실과 거짓말, 그리고 게임을 통한 티키타카 대화의 향연! 핑퐁 같은 이들의 대화는 늘 의도와 다른 결말을 향해 가는데…
CINE PICK!
전작 <에듀케이션>으로 크게 주목받았던 김덕중 감독의 신작 <컨버세이션>이 23일 개봉합니다. 영화 <컨버세이션>은 제목 그대로 대부분이 '대화'로 이루어진 영화인데요, 3명의 여자와 3명의 남자, 혹은 그중 2명의 남녀가 나누는 대화가 영화의 거의 전부를 차지합니다. 전작에서 불편한 관계를 조명했던 김덕중 감독이 이번에는 6명의 주인공들이 현재와 과거, 결혼과 가정, 유학 생활, 인간관계, 자존심, 현실, 미래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 생겨나는 미묘한 순간들을 포착했습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제23회 부산독립영화제, 제10회 무주산골영화제 등 국내 대표 영화제들을 휩쓸며 극찬받았던 작품으로, '대화' 자체가 주는 묘한 분위기와 생동감이 매력이며, 조은지, 박종환, 곽민규, 김소이, 송은지, 곽진무 등 독립영화계 대표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시몬
Simone
ⓒ 네이버 영화
개요: 멜로/로맨스, 스릴러 | 푸에르토리코 | 113분
감독: 베티 카플란
출연: 에사이 모랄, 쿤쥐에 리 등
개봉: 2023.02.23
배급: (주)콘텐트마인
시놉시스
이혼 후 절제된 생활을 하고 있는 작가이자 대학교수인 남자 어느 날 누군가로부터 '지켜보고 있다'라는 쪽지를 받게 되고 상대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머지않아 그 정체가 자신의 제자, 동양인 '리'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존재를 알게 된 두 사람은 짧은 순간 서로 깊이 탐닉한다. 그러나 뜨거웠던 순간도 잠시! '리'의 모호한 태도 속에 교수는 혼란에 빠지고 마는데…
CINE PICK!
로물로 가예고스 상 수상작인 에두아드로 랄로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작가가 각본에 함께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TV 시리즈 연출 경력을 가진 베네수엘라계 미국인 감독 베티 카플란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동양인 여성과 서양인 교수의 사랑을 통해 푸에르토리코 자국의 현실을 투영한 영화로서도 화제를 모았으며, 주인공을 맡은 배우 '쿤쥐에 리'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미녀와 야수: 마법에 걸린 왕자
My Sweet Monster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모험, 판타지 | 러시아 연방 | 98분
감독: 빅토르 글루쿠신
출연: 박시윤, 김용, 정성원 등
개봉: 2023.02.22.
배급: 인터파크, (주)예지림 엔터테인먼트, (주)띵크
시놉시스
용감하게 세상을 구하는 ‘에드워드’ 왕자와 비밀스럽게 사랑을 키워 나가는 공주 ‘바바라’. 교활한 ‘조이스’의 계략으로 아버지인 왕이 ‘조이스’와 결혼을 시키려 하자 왕궁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바바라’는 숲에서 길을 잃고 험상궂은 몬스터 ‘보기’와 말하는 토끼 ‘버니’를 만나게 된다. ‘조이스’는 군대를 이끌고 숲으로 향하고 ‘바바라’는 둘의 도움으로 마침내 꿈에 그리던 ‘에드워드’ 왕자를 만나러 찾아가는데… 꿈에도 그리던 ‘에드워드’ 왕자의 진짜 정체는 과연 무엇?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마법의 물을 훔치려는 ‘조이스’의 음모에 맞서 ‘바바라’는 숲과 왕국을 지켜내고 자신만의 진짜 왕자님을 찾아낼 수 있을까?!
CINE PICK!
처음 왕궁 밖 신비로운 숲으로 발을 내딛은 ‘바바라’ 공주의 버라이어티한 모험을 유쾌한 재미로 그린 <미녀와 야수: 마법에 걸린 왕자>는 사랑스럽고 당당한 ‘바바라’ 공주를 비롯해 용맹한 몬스터 ‘보기’, 말하는 토끼 ‘버니’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시너지로 웃음을 유발한다는 호평을 얻고 있습니다. 여기에 아름다운 멜로디의 OST가 적재적소에서 캐릭터들의 감정을 풍부하게 전달하고, 스펙터클한 액션과 자연에 대한 교훈적인 메시지까지 더해져 봄방학 극장가에 꼭 알맞은 애니메이션 영화가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영화가 개봉하는 이번 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영화는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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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뷔'가 사랑한 영화
안녕하세요, 다시 돌아온 ‘씨네 러버스 클럽’입니다!
오늘은 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BTS의 ‘뷔’가
사랑한 영화들을 소개해볼게요!
🎞 <대부>부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까지
🎧 라이브방송에서도 OST를 틀고 영화에대한 감상을 공유하거나 무대 콘셉트를 위해
특정 장면을 참고하기도 했던 뷔.
뷔의 음악과 인생에 영감을 준 영화들을 통해
여러분만의 인생 영화도 발견되길 바라며 🍿
저장해두고, 마음이 끌리는 날 하나씩 꺼내보세요.
주말엔 영화 한 편, 어떨까요? 🎞✨
이외에도 뷔의 추천작을 알고
계시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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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1주 최신 개봉영화
2022년 11월 3주 개봉영화!
압꾸정 Men of plastic , 2022
범죄도시 제작진과 마동석 또 뭉쳤다!
영화 "압꾸정"은 샘솟는 사업 아이디어로 입만 살아있는 압구정 토박이 대국이
한때 실력파였던 성형외과 의사 지우와 손잡고 K-뷰티 사업을 시작하는 내용을 담은 코미디 휴먼 드라마입니다.
마동석은 "압꾸정"에서 샘솟는 사업 아이디어와 타고난 '말빨'의 압구정 토박이 '강대국'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180도 변신합니다.
마동석 뿐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 역시 이 세계관에서 새롭게 그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정경호, 오나라, 최병모, 그리고 오연서가 K-뷰티의 비하인드 스토리 속 유쾌한 웃음을 책임집니다.
임진순 감독은 자연스러운 코미디를 담아내기 위해 배우들이 주고 받는 대사에
배우 각자가 실제 생활에서 쓰는 말투와 표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고 현장에서는
애드리브에 대한 자율성을 열어두고 배우들의 자유로운 티키타카에 흐름을 맡겨 유쾌한 장면들을 탄생시켰습니다.
웃음!케미! 말맛의 강력한 한 방 선사하는 '마블리'표 코미디!
이번주 추천영화 "압꾸정" 입니다.
탄생 A Birth , 2022
조선근대 개척자 청년 김대건
영화 "탄생"은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개척자 청년 김대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대서사 어드벤처로
바다와 육지를 넘나들었던 모험가이자 역사를 바꿀 수 있었던 선구자였던 김대건의 진취적인 면모와 안타까운 순교를 감동적으로 그린영화입니다.
김대건의 역활은 윤시윤이 맡게 되었는데요 이제껏 본 적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탄생"은 마카오 유학, 불란서 극동함대 사령관 세실의 에리곤호 승선, 아편전쟁, 동서 만주 육상 입국로 개척, 라파엘호 서해 횡단,
백령도 해상 입국로 개척 등 3,574일의 역동적인 모험을 담기 위해 자료조사와 연구, 국학진흥원의 검수를 거쳤고
서울을 제외한 충남 논산, 태안, 보령, 충북 단양, 전남 여수, 전북 부안,
강원도, 경남 창원, 경북 문경, 대구, 제주도와 경기도 일대 및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촬영으로 영화를 완성시켰습니다.
세계지도 번역한 언어천재,
서해를 횡단하는 모험가!3,574일 동안 세상에 없던 길을 넘나들었던
청년 김대건의 생사를 넘나드는 모험기!
이번주 추천영화 "탄생" 입니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からこの恋が消えても , Even If This Love Disappears from the World Tonight , 2022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5천 여석을 매진시킨 올겨울 최고의 화제작!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리셋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여고생 '마오리'와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고 있는 평범한 남고생 '토루'의 풋풋하고도 애틋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원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4,607:1의 역대 경쟁률을 뚫고
제26회 전격소설대상 미디어웍스 문고상을 수상한 이치조 미사키의 빛나는 데뷔작입니다.
국내에서도 교보문고 9주 연속 외국소설 1위 기록, 누적 판매부수 40만 부 돌파 등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단번에 베스트셀러에 등극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의 역주행과 영화화까지 이끌어내는 파급력을 보였습니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미키 타카히로 감독,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츠키카와 쇼 각본!
두 감독이 작정하고 만든 최고의 청춘 로맨스!
이번주 추천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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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엄마를 부르는 숲, 가족이 되는 순간
Director
Jerome YOO
Cast
JIN Sein, KIM Jae-hyun, NAM Da-nu, KANG Sangbum, Jedd SHARP, Candyce WEIR, Morgan DERERA
시놉시스
1991년 여름, 슬픔에 잠긴 어느 한국인 가족이 야생 들개의 침입으로 고초를 겪고 있는 캐나다의 대초원으로 이민을 간다.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면서 이들은 가족 사이의 깨져버린 유대감과도 직면해야 한다.
들어가며,
이민 2세대인 제롬유 감독의 영화는 캐나다를 배경으로 한 한 이민가정의 생활을 독특한 스토리텔링과 화면구성 방식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God, Cowboy, Blond라는 부제를 붙은 세 파트에선 아버지(광선), 아들(하준), 딸(하나)이 돌아가며 주인공이 된다. 같은 집, 같은 시간에 살고 있지만 진실의 층위가 다르기 때문에 그들이 감각하는 이민생활의 최우선 문제 역시 다르게 인식된다. 한국에 정주하고 있는 관객의 입장에선 ‘이민’이라는 한 단어로 퉁쳐지는 문제가 그를 받아들이는 각 세대마다 이토록 섬세하고 다양한 양상을 가질 수 있음을 알 수 있게 된 영화이기도 했다.
잡종에 대해서,
표면적으로 잡종의 의미는 이것저것이 섞여 순종이 아닌 어떤 종류를 말한다. 모국을 떠나 타국인이 되어야 하는 이민세대의 고충을 뜻하는 뜻이기도 하겠으나 <잡종>은 그것이 지칭하는 대상을 ‘집을 잃어버린 떠돌이 개’로 확장시키며 인물들이 가진 결핍의 구심점을 만든다.
집을 잃어버린 채 마을과 숲을 오가며 사는 이들 들개는 어느 경계에서 이쪽도 저쪽도 아닌자로 해석된다. 이것은 한복을 입고 매니큐어를 칠한 한나, 영어를 쓰고 금발의 친구들과 놀지만 엄마의 노래를 듣는 하준, 땅주인을 위해 들개들을 잡을 때 한국식 위령제를 지내는 광선의 이미지와 겹쳐지며 제목의 필연성을 생각케 한다.
#1. GOD : 광선은 자식들에게 자꾸 강해지라고 한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바다를 건너왔다. 먹고 살기 위해 들개를 잡아 죽이는 사냥꾼이 되었다. 그들 가족에게 살 곳을 제공해준 마을의 목사 스캇은 가족 대대로 내려오는 유산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들개들을 죽이고자한다. 광선은 썩 내키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스킬로 들개를 다루어 단번에 스캇의 팀에 들어가게 되지만 밤이 되면 자신이 개들의 울음소리에 괴로워한다.
사냥을 망설이는 큰아들에게 ‘빨리 죽여주는 게 걔한테 도움되는거야!’라고 소리치지만 사실 그는 사냥을 시작할 때마다 나무에 오색실을 묶어두고 산의 신에게 제를 올리는 사람이다. 먹고 살기 위해 짐승을 물어뜯는 들개와 자신이 다를 것 없다는 죄책감이 그를 괴롭게 하는 것이다.
#2. COWBOY : 하준은 길을 잃어버린 것 같다.
반면 하준은 죽은 들개의 사체 위에 들꽃을 올려주는 마음을 가진 소년이다. 그러니 광선이 하준에게 거칠게 대하는 이유는 아마 그 모습에서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자식들에게 보이는 것은 그의 고통이 아니다. 그저 소리치거나 고성방가를 하는 무서운 아버지일 뿐.
하준은 노아를 비롯한 캐나다인 친구들인과 어울릴 땐 ‘그들’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여동생 하나와 같이 있을 땐 여전히 ‘집’에 있는 것 같지만 여전히 혼란스럽다.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노아가 친구 이상으로 느껴지는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하준이 원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아버지와 싸워도 돌아오게 되는 원점은 '어머니가 죽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극과 극을 향해 달리던 아버지와 아들은 상실의 공감대로 연결된다. 그들은 이제 하나에게 엄마의 죽음을 알려야 한다.
#3. BLONDE : 그리고 가족을 하나로 모으는 ‘하나’.
하나는 비행기 100개를 먹으면 소원을 빌 수 있다는 엄마의 말을 믿고 착실하게 비행기를 찾아다니는 소녀다. 목사의 부인인 로라는 딸이 없는 아쉬움을 하나에게 투영하며 엄마처럼 잘해주려한다. 옆자리, 생일파티, 기도문화, 선물, 매니큐어까지 하나는 아버지가 오빠가 자리를 비운 빈 집에 혼자 남아 엄마를 그리워 한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알아줄 여유가 있는 가족은 없다. 로라처럼 노랗게 머리를 탈색하려던 하나는 불현듯 숲으로 뛰쳐들어간다.
철없는 아이의 가출이라 생각했던 광선은 엄마가 올 때까지 돌아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하나를 보며 말문을 잃는다.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그리움을 두려움없이 꺼내버리는 천진난만함에 결국 무너지고 만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서로의 끈을 잡고 있던 가족은 다시 조금 가까워지게 된다.
부르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 ‘엄마’라는 단어
하나가 숲 속에서 엄마를 부르고 광선이 (돌아올 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함께 아내를 부르는 장면은 꼭 초혼의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성인인 아버지와 아들이 각자의 이슈로 미루어두었으나 사실 가장 선행되어야 했던 ‘애도’는 막내딸 하나의 챕터에 와서야 이루어지게 된다. 여담이지만 이민가족들은 전통문화에 대한 보수성과 현지 문화에 대한 개방성이 묘하게 섞이게 되는데 높은 확률로 보수성의 일면은 ‘아버지’라는 호칭으로 발현되는 것 같다. 아버지는 아버지인데 엄마는 엄마가 되는 사례도 꽤 많은 것 같다. 현실의 사례에서 채택한 부분일 수도 있지만 나에겐 이 호칭의 차이가 이 가족이 가진 거리감과 상실감의 깊이를 유추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섬세한 포인트였다.
마찬가지로 아버지가 한국식 요리를 해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한나가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한다는 사실은 단순히 어머니의 음식에 대한 그리움만이 아니라 어머니가 이들 가족의 구심점으로서 가족 정체성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었음을 예상할 수 있게 한다. 어머니가 사라진 뒤 심화 된 갈등은 이들 각자의 정신적 위기로 확장되어 서로가 모르는 시간에 존재론적 위기를 겪게 만들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잡종이란 뿌리를 잃어버린 것이라는 해석으로 재정의 된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비단 한 이민가족의 개인사적 위기를 그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불안한 시대를 ‘영혼의 집’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영화로 확장된다.
긴 방황 끝에 같은 그리움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한 세 명의 가족이 들개의 울음소리로 뒤늦을 애도를 함께 하는 장면으로 이 영화를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영혼의 집을 찾기 위해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샤론 최와 함께하는 <영특한 대화>
<잡종>은 사실 각각 부제를 붙인 세 편의 다른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인물 각자가 마주하고 있는 진실이 다르기 때문이다. <영특한 클래스>의 모더레이터로 참석한 샤론최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불균질’한 서사인 셈이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영화가 담고자 한 이민세대의 진짜 고충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는 그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녀의 모더레이팅으로 영화가 사용한 각기 다른 화면비와 색감, 음악의 테마가 이 불균질과 충돌을 다루기 위해서였음을 알 수 있었다. <영특핸 대화>에서는 디아스포라와 영화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 외에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통역한 통역사로 명성을 얻었지만 제롬유 감독과 시네마 스쿨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신인영화감독으로서의 커리어를 준비중인 샤론최의 커리어패스와 작업 근황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Schedule in JIFF
2025.05.02.(금) 17:30 CGV전주고사 1관
2025.05.03.(토) 17:00 CGV전주고사 1관
2025.05.07.(수) 17:00 CGV전주고사 2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 4.30 ~ 5.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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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을 빼앗긴 두 남자의 벌거벗은 몸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쓴 글입니다.
얼마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LH의 직원 비리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그들이 업무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활용해 투기놀음에 나섰고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뉴스 때문이었다. ‘내 집 마련’이 중산층임을 입증하는 표지가 되어 모두가 목숨 거는 시대에, 정작 이 꿈을 실현시켜줘야 할 공공기관의 직원이 자기 잇속을 챙기고 있었다는 데 모두가 분노한 사건이었다.
영화 〈사상〉은 이제는 사람들이 더 이상 '분노하지 않는' LH의 또 다른 문제를 다룬다. 〈사상〉에서, LH는 원주민의 주거권·생존권을 위협하는 폭력의 주체다. 부산 사상에 벤처타워가 들어오게 되었다. 보상을 받고 마을을 떠난 사람도 있지만 삶의 공간을 빼앗길 수 없다며 버티는 사람도 있다. 〈사상〉은 각각 자본과 공권력을 대표하는 건설회사·LH와 맞서 오래도록 이어지다 끝내 패배해 버리고만 싸움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 〈사상〉 스틸컷
주인공은 두 명의 중장년 남성이다. 먼저 박성희. 그는 감독의 아버지다. 새로 살 집을 알아보러 다니는 그의 삶은 고단해 보인다. 산업 재해로 검지를 잃은 왼손, 보호대 착용이 필요한 허리, 육체노동으로 거칠어진 발. 그리고 우울. "이 나이 되도록 집 하나 못 산 건 내 팔자려니 싶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생각하니 눈물이 팍 쏟아졌다"는 그의 말은 LH가 늙고 약해진 남성을 집이라는 안식처로부터 몰아내는 무던함과 대비되어 무력감을 자아낸다. 또 다른 주인공 최수영은 굴삭기 기사이자 운동가·활동가다. 그는 사상에서의 싸움을 강제이주의 역사 속에 맥락화한다. 그럼으로써 집·주거권을 체계적으로 박탈해 온 국가·자본의 폭력을 고발한다.
요컨대 〈사상〉의 두 남성 주인공은 모두 무언가를 ‘잃은’ 존재다. 집, 주거권, 삶 그리고 마을 공동체. 이들이 상실한 것이 과연 그리 아름답기만 한 것이었을지에 관한 의문은 잠시 제쳐놓고, 영화가 자본·공권력이라는 체계적 폭력을 재현하는 방식을 살펴보자.
영화 〈사상〉 스틸컷
〈사상〉은 자본과 공권력의 얼굴을 명료하게 그리지 않는다/못한다. 자본·공권력의 악행을 가능케 하는 메커니즘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는 소리다. 자본과 공권력은 그저 ‘나쁜 대상’으로 말해지고 보여질 뿐이다. 체제로서의 폭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이토록 느슨하게 조명한 〈사상〉의 연출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거대한 폭력에 대한 적확한 분석을 결여한 채 그저 끝없이 괴로워할 뿐인 감독을 냉소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고민이 필요할까? 그럼으로써 우리는 어떻게 감독이 세상을 느끼고 바라보는 방식에 비판적으로 개입하여 함께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고민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감독이 ‘남성’이라는 점에 주목해 보는 것이다. 자본·공권력이 휘두르는 권력을 비판하는 그는 정작 두 주인공과 자기 자신이 기대고 있는 젠더 권력에는 다소 둔감해 보인다. 〈사상〉을 보는 내내 성차별적인 장면, 발화가 불쑥 튀어나오진 않을까 불안했다. 영화가 '남성적 방식'으로 재현되는 '남성 서사'였기 때문이었다. 박성희의 가족이 모여 제사를 지낼 때 정작 제사 음식을 준비한 여성(그녀가 박성희 가족과 어떤 관계인지는 알 수 없다)은 함께 절하지 않는 장면에서 알 수 있듯, 영화가 낭만적 공동체로 재현하는 '사상에서의 삶'은 자본·공권력과는 다른 또 다른 권력(가부장제)이 작동하는 공간이었을 수도 있다.
감독이 내레이션으로 ‘봉분 같은 아파트’와 ‘밀양 할매들과 함께한 식사’를 대비시킬 때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차갑고 무뚝뚝한 건축물을 따뜻하고 정겨운 할매의 품이라는 젠더화된 비유와 대비시킨다. 삭막한 과학/문명과 여성이 제공하는 포근함의 대비는 오랜 역사를 지닌 성차별적 구도다. 현실의 척박함을 고발하기 위해 밀양 할매들을 호명하는 〈사상〉의 발화는 조금 더 섬세했어야 했다.
영화 〈사상〉 스틸컷
하지만 젠더 권력에 대한 감독의 무관심, 둔감함만으로 〈사상〉을 평가할 순 없다. 〈사상〉이 자본·공권력을 치밀하게 묘파하지 ‘않음으로써/못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중요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사상〉의 '결점'은 영화가 어떤 계보에서 작업되어 왔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만회될 수 있다. 감독의 내레이션이 말해 주듯, 〈사상〉은 4대강 사업, 밀양 송전탑을 기록한 작업의 연장이다. 또한 최수영이 말하듯, 사상에서의 싸움은 1970년대의 강제이주에 대한 저항의 계보에 놓여 있기도 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자본·공권력에 대한 〈사상〉의 두루뭉술한 묘사는 구체적 경험의 지위를 획득한다. 감독과 사상의 주민에게 자본·공권력이 폭력임은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는 너무도 자명한 경험적 사실이다. 즉, 자본·공권력에 대한 〈사상〉의 느슨한 묘사는 영화의 결함이 아닌 영화의 핵심 메시지다. 왜 ‘우리’에게 자명한 것이 ‘당신’들에겐 그렇지 않느냐는 성찰적 물음으로써 권력에 대한 허술한 묘사가 기능하는 것이다.
〈사상〉은 그 어떤 다른 해석도 허락하지 않은 채, 완고한 태도로 자본과 공권력을 불신한다. 공사장에서 발생한 진동으로 무너진 집, 기울어진 벽을 지탱하는 나무 받침대, 밝은 표정의 정치인의 달콤한 약속과 그 약속에서 배제된 자들 등등. 〈사상〉의 이미지들은 마치 자신이 그 자체로 폭력의 증거이기에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는 듯 스스로를 쓸쓸히 전시한다.
영화 〈사상〉 스틸컷
그리고 두 남자의 벌거벗은 몸. 영화는 박성희와 최수영이 벌거벗은 채로 씻는 모습을 꽤 오랫동안 비춘다. 질병, 장애로 인해 느리게 움직이는 이들의 취약한 몸은 자본·공권력 앞에서 벌거벗겨진 생명의 표상일 수 있다. 또는 시종일관 진지한 남성의 목소리로 자본·공권력을 비난하던 영화가 남성의 몸을 취약성과 연결짓는 이 급작스러운 균열로부터, 고난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 숨쉬는 삶의 리듬이 새겨진 장소로써 벌거벗은 몸을 독해할 수도 있다.
용산참사 이후 10여 년. 이제 아무도 강제철거, 원주민을 내쫓는 재개발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투쟁’이라는 말에 빨간딱지가 붙었던 때는 차라리 나았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빨갱이’의 목소리는 시끄럽게 '들리기'라도 하니 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변화에 너무 빠르게 적응했다. 우리를 분노케 했던 문제의식은 몰아치는 신자유주의 앞에서 증발해 버렸고, 여전히 ‘투쟁’을 외치는 사람은 낡은 구닥다리가 되었다.
이토록 빠르게 도달한 파국 앞에서 벌거벗은 두 남자의 몸*은 우리의 기억을 일깨워 〈사상〉의 문제의식에 동참케 할 수 있을까? 4대강, 밀양, 사상으로 이어지는 투쟁은 사라지지 않고 자본·공권력을 비판하는 동력으로 남을 수 있을까? “원주민을 내쫓고 세워진 미래”에 빼앗긴 자들의 삶을 다시 기입할 수 있을까? 그리하여 우리는 과잉 남성 자의식으로 자본·공권력에 대한 ‘피해의식’에 빠져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사상〉의 감독과 연대할 수 있을까? 〈사상〉은 해소되지 않은 여러 질문을 남기는 영화다.
*영화의 음악이 흥미롭다. 영화에는 중간중간 분절되고 끊어지며 뒤로 감는 듯한 독특한 음악이 나온다. 자본과 결탁한 국가폭력에 짓눌려 어긋나 버린 두 남자의 삶 리듬을 형상화한 것일 수도 있고, 우리 사회를 변주할 새로운 리듬일 수도 있는 이 음악은 '벌거벗은 두 남자의 몸'과 같은 이중적 질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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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와 프롤로그 사이에서 허우적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정의명'(김성철)이 초래한 혼란을 뚫고 탈출을 감행한 '이은유'(고민시), '윤지수'(박규영)를 비롯한 그린홈 아파트 생존자들. 그들은 안전캠프로 향하지만, 캠프로 향하는 길도 힘겹게 도착한 캠프도 엉망진창이다. '박찬영'(진영)을 비롯한 군인들은 코피만 흘려도 사람에게 총을 쏘고, 안전캠프는 감옥이나 다름없으므로.
반면에 홀로 아파트를 빠져나간 '서이경'(이시영)은 밤섬 특수재난기지에 특수감염인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기지 본부로 향한다. 남편 상원을 찾기 위해. 하지만 임신한 그녀의 배는 지나치게 빠르게 불러오고, 그녀는 강력한 진통 속에서도 남편을 찾고 살아남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한편, '편상욱'(이진욱)의 몸을 숙주로 삼은 의명에게 잡힌 '차현수'(송강). 그는 다른 특수감염인을 찾아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의명과 대립한다. 현수는 본인을 실험체로 희생해 상황을 종결시키려고 밤섬 특수재난기지로 향하고, 상욱이 그를 막으려 들면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반도>의 패착을 반복하다
2016년 한국 영화 시장의 승자는 유일한 천만 영화 <부산행>이었다. 좀비물이라서 흥행에 한계가 있을 거라는 예상을 깨부순 결과였다. 특히 신선함이 눈을 사로잡았다. 할리우드만큼의 제작비를 쓸 수 없으니 기차와 역사라는 협소한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상황을 연출한 전략이 주효했다. 관객, 평단 모두 호평을 보냈다.
2020년에 개봉한 속편 <반도>는 정반대의 평가를 받았다. 과한 신파, 부족한 개연성, 어색한 CG와 액션 때문에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관객의 기대와 어긋난 선택이 뼈아팠다. 관객은 <부산행>과 같은 좀비 영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스크린에는 디스토피아 세계 속 군상극이 펼쳐졌다. 자연히 실망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3년 만에 돌아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의 두 번째 시즌은 <반도>의 전철을 밟는다. <스위트홈>은 확실한 매력이 있었다. 그간 쉽게 접하지 못한 장르인 '크리처물'이었기 때문. 그런데 <스위트홈> 시즌 2는 디스토피아 장르로 방향을 틀었다. <반도>처럼 세계관을 키우고, 등장인물도 늘렸다. 그 대가로 구심점은 약해지고, 지향점도 모호해졌다. 결국 <스위트홈> 시즌 2는 본래 매력도, 시청자의 기대도 저버렸다.
3회까지는 좋았다
그래도 초반부까지는 지난 시즌의 장점과 새로운 시도를 나름대로 융화시킨 듯 보인다. 전반적인 스토리는 시즌 1의 연장선상에서 진행하되, 새 인물과 볼거리를 더해 신선함을 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기 때문. 실제로 3회까지는 지난 시즌 말미에 등장한 의명과 특수감염자가 된 현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괴물답게 인간을 제거할지, 아니면 자기 능력을 활용해 인간을 보호할지 고뇌에 빠진 두 주인공의 악연을 쫓는다.
동시에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그린홈 아파트를 탈출한 인물의 시점에서 외부 세상을 보여준다. 군이 통제하는 암울한 서울 도심, 위압적인 정부의 대응, 비인도적인 특수감염자 실험은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새로운 캐릭터의 역할이 지대하다. 시즌 2에 각각 미스터리와 긴장감을 불어넣는 매드 사이언티스 '임 박사'(오정세)와 까마귀 부대 상사 탁인환'(유오성)은 진주인공처럼 보일 정도다.
화려해진 액션 시퀀스 덕분에 디스토피아 세계관도 실감 난다. 괴물을 상대하는 까마귀 부대는 밀리터리물을 보는 것 같은 긴장감과 생생함이 강조한다. 반포대교에서 벌어진 추격씬, 서울종합운동장을 배경으로 한 폭발씬이 대표적이다. 이에 더해 한 층 발전한 특수감염자의 초능력도 인상적이다. 특히 현수와 의명의 액션씬은 그 자체로도 박력 넘치고, 둘의 대립과 차이를 보여주는 장치로서도 적절히 기능한다.
사라진 크리처물의 매력
문제는 4화부터다. 시즌 1에서 이어지던 이야기를 일단락하고, 새 출발을 알린다. 의명과 현수의 대립은 초점에 밀려난다. 그린홈 생존자와 까마귀 부대를 비롯해 잠실종합운동장 지하에서 살아가는 스타디움 사람들이 중심에 위치한다. 이 선택은 결정적인 실수로 보인다. 크리처물의 매력을 스스로 포기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드라마에는 괴물이 끼어들 여지가 많지 않다. 군인과 일반 생존자의 대립. 그린홈 생존자와 기존 스타디움 사람들의 충돌. 스타디움 사람들과 외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갈등까지. 괴물 없이도 풀어낼 사연이 많다. 그러다 보니 수호대가 보급품을 챙기려 스타디움 밖으로 나갈 때를 제외하면 괴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 각각의 특징이 부각되지 않다 보니 초반에 등장한 몇몇 괴물 외에는 임팩트를 남기지도 못한다.
이에 더해 4화를 기점으로 시즌 1처럼 밀폐된 공간이 주 배경이 된 것도 문제다. 시즌 1에서 아파트라는 공간은 크리처물의 매력을 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아파트는 그 존재 자체로 사람들이 괴물로 변하는 데 적합한 환경과 동기를 제공했다. 괴물과 맞서 싸우는 입주민들의 절박함을 강조하는 도구이기도 했다.
반면에 시즌 2에서 지하 공간은 크리처물의 매력, 장점, 특징을 살리는 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 공간 활용법이 다르기 때문. 스타디움은 고립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분쟁을 보여주는 단순한 배경에 불과하다. 그 공간이 생존자들의 욕망을 자극하거나 극대화해 괴물로 변하게 하는 식의 전개는 없다. '정재헌'(김남희)이 칼을 들고 괴물과 싸우는 장면처럼 강렬한 액션씬도 없다. 자연히 지난 시즌과의 비교도 피할 수 없다.
마음 둘 곳 없는 캐릭터
디스토피아물로 방향을 바꾼 중후반부 전개도 불만족스럽다. 물론 시간을 건너뛰는 부분을 활용해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적절하게 활용하기는 했다. 각 캐릭터에게 어떤 일이 있었고,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새로운 상황에 대한 의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조차도 마지막까지 극을 견인할 동력은 되지 못했다.
일단 감정적으로 이입할 주인공이 없다. 의명, 현수, 이경 등 이미 친숙해진 이들은 잊히고, 돌연 새 인물이 줄줄이 등장한다. 시즌 2를 시즌 1의 연장선상으로 인지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뿐이다. 그렇다고 새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온전히 조명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절대적인 분량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 회차는 2화가 줄었는데, 전체 분량은 70분가량 늘어난 것이 그 방증이다.
결국 시즌 2는 끝을 향할수록 답답하고 혼란스럽다. 새 캐릭터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전작에서 이어진 물음표를 해소하는 대신, 다음 시즌으로 넘어갈 물음표만 대거 만들어낸다. 괴물의 정체, 특수감염자와 관련된 음모, 의명의 목적, 지 반장의 행적, 임 박사의 꿍꿍이와 백신의 행방 등. 시즌 1에서 암시된 내용과 시즌 2에서 생긴 의문이 더해질 뿐, 확실하게 해결되는 내용은 많지 않다.
속편? 에필로그? 프롤로그?
그 결과 시즌 2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 전체적인 윤곽은 보인다. 희생과 욕망을 키워드 삼아 인간 본성을 고찰하는 듯 보인다. 현수가 괴물들에게서 인간성을 발견하는 장면, 임 박사가 "인간은 바이러스고, 괴물이 백신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시즌 3 내용을 암시하는 데 치중하다 보니 전체 이야기와 메시지가 잘 전달될 리 없다.
어찌 보면 예고된 난국일 수도 있다. 원작 없이 오리지널 스토리로 시즌 3까지 진행한다는 결정 자체가 로드맵의 부재를 뜻했을지도 모른다.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처럼. 실제로 시즌 2의 지향점은 끝내 불분명하다. 시즌 2를 두고 시즌 1의 에필로그라고 해도, 시즌 3의 프롤로그라고 해도 내용이 부족하고 완성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 한국형 크리처물이라는 <스위트홈>만의 장점도 확실하지도 않다.
물론 지금 시즌 2에 대한 평가를 확정 짓기에는 너무 이른 것도 사실이다. 내년 여름 공개를 확정 지은 시즌 3가 긴장감 넘치고 화끈한 전개를 선보이다면, 시즌 2도 재평가받을 여지도 아직 충분하다. 완성도와는 별개로 다음 시즌을 위한 빌드업은 어느 정도 끝냈으니까. 단지 시즌 3를 향한 기대가 시즌 2에게 향했던 기대만큼 커지기 어려워 보이는 게 문제일 뿐이다.
Poor 형편없음
에필로그답지 않게 판이 크고, 프롤로그 치고는 지리멸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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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세계 - 아름다움과 아픔이 비례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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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한 남자가 출소했다. 그가 본 세상은...
13년간 감옥에 복역 중이던 전직 야쿠자 미카미는 새로운 각오를 품고 출소한다.
변해버린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 매번 트러블을 일으키지만
주변 이웃들의 작은 관심과 애정으로 자신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기 시작한다.
자신의 갱생의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싶어 하는 진지한 청년과도 만난다.
하지만 13년이라는 시간의 공백과 범죄자라는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고 정상이라 말하는 이 세상은 자신이 소중히 지켜온 것마저 버리게 만들어 버린다.
이 세상은 과연 그가 꿈꾸던 멋진 세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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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2021)' 예고편 분석 영상
- 수어사이드 스쿼드(제임스 건) 멤버 설명
- 상어인간(킹 샤크), 불가사리(스타로) 설명스태프
감독: 제임스 건
제작: 찰스 로븐, 피터 새프런, 월터 하마다 (기획), 잭 스나이더 (기획), 데보라 스나이더 (기획)
각본: 제임스 건
출연: 마고 로비, 이드리스 엘바, 존 시나, 조엘 킨나만 외
장르: 슈퍼히어로 영화, 액션
음악: 존 머피
촬영 기간: 2019년 9월 23일 ~ 2020년 2월 28일
제작사: DC Films logo, 사프란 컴퍼니, 아틀라스 엔터테인먼트, 트롤 코트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개봉일: 2021년 8월 6일영화정보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각본: 데이비드 에이어
제작: 리처드 서클, 찰스 로븐, 콜린 윌슨 (기획), 잭 스나이더 (기획), 데보라 스나이더 (기획), 제프 존스 (기획)
출연: 윌 스미스, 마고 로비, 비올라 데이비스, 자레드 레토, 조엘 킨나만, 자이 코트니 등
촬영: 로만 바시야노프
장르: 슈퍼히어로 영화, 액션
음악: 스티븐 프라이스
촬영 기간: 2015년 4월 13일 ~ 2015년 8월 24일[1]
제작사: DC 엔터테인먼트, 랫팩-듄 엔터테인먼트, 애틀러스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개봉일: 2016년 8월 3일
상영 시간: 123분
제작비: 1억 7,500만 달러
마케팅비: 1억 5,600만 달러
북미 박스오피스: $325,100,054 (최종)
월드 박스오피스: $746,846,894 (최종)
국내 총 관객수: 1,898,121명 (최종)등장인물/캐릭터
할린 퀸젤 / 할리 퀸 - 마고 로비
로버트 듀보이스 / 블러드스포트 - 이드리스 엘바
크리스토퍼 스미스 / 피스메이커 - 존 시나
릭 플래그 - 조엘 킨나만
조지 하크니스 / 캡틴 부메랑 - 자이 코트니
싱커 - 피터 카팔디
폴카도트맨 - 데이비드 더스트몰치언
랫캐처 - 다니엘라 멜키오르
사반트 - 마이클 루커
술 소리아 - 앨리스 브라가
블랙가드 - 피트 데이비슨
마테오 수아레스 - 호아킨 코시오
실비오 루나 - 후안 디에고 보토
틸라 - 스톰 리드
T.D.K. - 네이선 필리언
? - 타이카 와이티티
존 이코노모스 - 스티브 에이지
위즐 - 네이선 필리언
? - 타이카 와이티티
존 이코노모스 - 스티브 에이지
위즐 - 숀 건
자벨린- 플룰라 보르크
플로 크로울리 - 티나시 카제세볼덴
에밀리아 하코트 - 제니퍼 홀랜드
루이스 - 훌리오 세자르 루이즈
킹 샤크 - 실베스터 스탤론 (목소리)
아만다 월러 - 비올라 데이비스
스타로 - ?#더수어사이드스쿼드 #수어사이드스쿼드 #수어사이드스쿼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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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섹스/라이프> 공식 예고편
[2021년 6월 25일, 넷플릭스 공개]
마음 가장 깊은 곳에 묻어둔 욕망. 그 갈증을 채우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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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발로 걸음마를 시작한 딸 ‘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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