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1-14 10:46:00
1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기념비적인 공포 영화의 귀환! <노스페라투> 개봉
금주에는 대형 영화 대신 높은 완성도로 호평받고 있는 예술 영화들이 대거 개봉합니다.
기념비적인 공포영화 F.W. 무르나우의 <노스페라투>(1922)가 새롭게 돌아옵니다. <더 위치>, <라이트하우스>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만들어낸 로버트 애거스 감독의 시선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북미에서만 누적 수익 8,000만 달러를 넘기며 인디 영화로서는 성공적인 흥행을 기록 중입니다.
얼마 전, 진행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작품인 <리얼 페인>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배우로 더 친숙한 제시 아이젠버그가 연출과 연기를 맡은 작품입니다. 그의 가족사를 바탕으로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1939년까지 조부모님이 살았던 폴란드의 집과 마을에서 촬영했다고 전해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카모메 식당>, <안경>으로 국내에도 사랑받았던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서늘한 신작 <파문>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 배우상을 수상한 <은빛살구>도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럼 1월 셋째 주 PICK 소개를 시작합니다!
노스페라투
Nosferatu
개요: 공포 | 미국 | 132분
감독: 로버트 애거스
주연: 릴리 로즈 뎁, 니콜라스 홀트, 빌 스카스가드, 애런 존슨, 윌렘 대포, 엠마 코린
개봉: 2025.01.15.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줄거리
오랜 시간 통제할 수 없는 강력한 힘에 이끌려 악몽과 괴로움에 시달려 온 ‘엘렌’.
남편 ‘토마스’가 거액의 부동산 계약을 위해 머나먼 ‘올록성’으로 떠난 후부터
엘렌은 불안 증세가 심해지고 알 수 없는 말을 되뇌인다. “그가 오고 있어…”
기이한 현상들이 일어나며 마을로 점점 짙게 번져오는 그림자.
영원한 어둠 속에서 깨어난 올록 백작이 찾아오는데…
리얼 페인
A REAL PAIN
개요: 드라마 | 폴란드, 미국 | 90분
감독: 제시 아이젠버그
주연: 제시 아이젠버그, 키에란 컬킨
개봉: 2025.01.15.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줄거리
달라도 너무 다른 정반대 사촌과의 여행, 괜찮을까?
생김새부터 성격, 취향까지 모든 것이 다른 두 사촌 '데이비드'(제시 아이젠버그)와 '벤지'(키에란 컬킨).
돌아가신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오랜만에 재회한다. 한때는 형제처럼 친밀했지만 각자의 삶과 가족 등의 이유로 멀어졌던 둘의 관계는 할머니의 고향인 폴란드를 방문해 투어를 떠나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둘의 극과 극 성격은 투어에서도 균열을 만들고,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기면서,
미묘한 감정의 골 또한 더욱 커져만 가는데...
파문
Ripples
개요: 드라마 | 일본 | 121분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주연: 츠츠이 마리코, 미츠이시 켄
개봉: 2025.01.15.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줄거리
남편이 집을 나간 후, 생명수를 숭배하는 사이비 종교에 빠진 ‘요리코’.
매일 생명수에 기도를 올리고 정원을 정리하며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집을 나갔던 남편이 암에 걸려 돌아오며 잔잔했던 ‘요리코’의 마음에 커다란 파문이 일기 시작하는데…
은빛살구
Silver Apricot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21분
감독: 장만민
주연: 나애진, 안석환, 강봉성, 김진영, 최정현
개봉: 2025.01.15.
배급: 마노엔터테인먼트
줄거리
퇴근 후 뱀파이어 웹툰을 그리는 웹툰 작가이자 비정규직 웹디자이너 ‘정서’(나애진). 남자 친구 ‘경현’(강봉성)과의 결혼을 앞두고 서울의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지만 계약금 준비가 쉽지 않다.
이에 엄마 ‘미영’(박현숙)은 이혼할 때 ‘영주’(안석환)에게 받은 차용증이 붙은 색소폰을 건네주고, ‘정서’는 아버지 ‘영주’가 있는 강원도 동해시의 묵호항 벌교횟집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가깝지만 먼, 낯선 가족들의 욕망에 휘말리게 되는데…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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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새해 첫 번째 첫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
1월 첫째 주에 새로운 작품들이 개봉하면서 3-5위에 변화가 일어났는데요.
<아바타: 물의 길>과 <영웅> 여전히 1,2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결과를 알아봐볼까요?
그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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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아바타: 물의 길> (-)
▶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물의 길>이 4주 연속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도 1위를 유지하며 장기 흥행을 펼치고 있습니다. 웅장한 스케일과
화려한 비주얼로 많은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주말 동안 (1월 6일 - 1월 8일) 관객 수 59만 1,999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877만 6,654명을 돌파하였습니다.
2. <영웅> (-)
▶ 개봉 3주차에 222만 관객을 돌파한 <영웅>이 2위를 차지하였다. CGV 골든에그 지수 94%,
롯데시네마 관람객 평점 9.4점, 메가박스 실관람 평점 9.1점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열띤 반응과
함께 흥행 저력을 입증했다.
주말 동안 (1월 6일 - 1월 8일) 관객 수 32만 2,674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22만 3,604명을 돌파하였습니다.
3. <더 퍼스트 슬램덩크> (NEW)
▶ 레전드 농구 만화 <슬램덩크>를 원작으로 하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3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영화는 개봉 첫 주만에 42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새해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와 전체 좌석판매율
1위를 기록하며 흥행을 하고 있다.
주말 동안 (1월 6일 - 1월 8일) 관객 수 30만 9,316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2만
121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30회 예측 이벤트는 12월 2주차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 한 주 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 주셨는데요.
<아바타: 물의 길>이 3주 연속 1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을 보고 많은 분들이 1월 첫째 주에도
<아바타: 물의 길>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 것 같습니다. 80%가 넘는 굉장히 높은
예측 성공률을 보였습니다.
3위의 경우,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으로 예상한 유저가 많았는데 예상과 달리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차지하며 8%라는 낮은 예측 성공률을 보였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135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 (NEW)
▶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영화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이 개봉 첫 주에 약
31만 관객을 동원한이 4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실관람평인 CGV 골든에그지수 역시 96%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주말 동안 (1월 6일 - 1월 8일) 관객 수 21만 8,901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1만 6,08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스위치> (NEW)
▶ 1인 2색 캐릭터으로 등장하는 주연 배우들의 매력적인 연기가 돋보이는 <스위치>가 주말
박스오피스 5위를 차지하였다. 배우들의 코믹 연기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며 관객을 모으고
있다.
주말 동안 (1월 6일 - 1월 8일) 관객 수 13만 5,455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2만 4,86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북미 박스오피스 TOP 5는 4주째 한국과 동일하게 <Avatar: The Way of Water>가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였다.
<Avatar: The Way of Water>는 주말 동안(1월 6일 - 1월 8일) 매출액은
45,000,000 (한화 약 559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은 516,789,379
(한화 약 6,426억)을 달성하였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TOP 5>
1. <아바타: 물의 길> 4,500만 달러 (누적 5억 1,678만 달러)
2. <메간> 3,020만 달러 (누적 3,020만 달러)
3.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 1,312만 달러 (누적 8,770만 달러)
4. <오토라는 남자> 420만 달러 (누적 428만 달러)
5.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 339만 달러 (누적 4억 4,543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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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1월 첫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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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락의 해부 / Anatomie d'une chute
추락의 해부 / Anatomie d'une ch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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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봐야지 봐야지하면서 결국 못보고, 드디어 한국에서 보게 된 영화.
/ 영화 소개 /
남편의 추락사로 한순간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명 작가 ‘산드라’. 유일한 목격자는 시각장애가 있는 아들과 안내견뿐. 단순한 사고였을까? 아니면 우발적 자살 혹은 의도된 살인? 사건의 전말을 해부해 가는 제7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네이버 영화-
/ 간략 줄거리 /
갑작스러운 남편 '사무엘'의 죽음이 불러온 법정공방.
개를 산책시키던 아들 '다니엘'이 땅에 추락하여 숨진 아버지를 발견하고 엄마 '산드라'를 부른다. 사망 경위를 조사하던 경찰들은 의심스러운 정황들을 발견하고 사고사가 아닌 타살의 가능성을 논하게 된다.
이후, 사무엘이 사망할 당시 유일하게 같은 집에 있던 부인 산드라가 피의자로서 조사를 받게 된다.
그런 산드라를 도와주는 변호사 뱅상은 산드라와 오래전부터 알고지낸 사이인듯 보인다.
뱅상과 산드라 그리고 아들 사무엘은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지고 결백함을 주장하기위해 고군분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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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
나는 영화를 보러가기 전, 트레일러나 별다른 홍보용 미디어들을 찾아보지 않는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도 그랬다.
나의 영화에 대한 '관람 전' 평가는 오직 영화의 포스터에 달려있다.
이 영화의 포스터는 나에게 조엘 코엔 감독의 영화 '파고 Fargo'를 연상시켰다. 그리고 당연히 이 영화를 파고와 연결시켜 줄거리를 예상해 보았다.
'인적이 드문 산골에서 일어난 살인사건과 살인사건을 덮기위한 여정이겠구나' 하는 단순한 생각.
그러나, '추락의 해부'는 나의 예상과는 반대되는 행보를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은 시작일뿐이다.
이후의 기나긴 법정공방이 영화의 중심을 차지한다.
영화 제목 '추락의 해부'.
이들은 왜 '해부'라는 단어를 썼을까?
갑작스러운 추락사를 해부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나는 이 '해부'를 '관계의 해부'로 해석했다.
아내 산드라와 남편 사무엘의 관계의 해부.
법정에서 검사는 집요하게 그들의 관계를 해부한다.
그들의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그들이 그린,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남편 사무엘이 그린 미래까지.
사람의 신체를 해부하는 것보다 더 적나라하게, 그들의 정신상태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관계를 해부한다.
그리고 어쩌면 사무엘의 사망이 사고가 아니었을수도 있다는 사실까지 도달한다.
판사, 변호사, 검사, 배심원, 수많은 언론사 그리고 자기 아들 앞에서 자신의 치부와 관계를 낱낱히 해부당한 산드라의 모습과 감정이 인상깊다.
산드라의 정신적 피폐,
이것이야 말로 사무엘이 원하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겪어온 정신적 고통을 산드라도 느껴보았으면, 한번만이라도 역지사지를 당해보았으면 어땠을까하는 그의 간절함이 영화의 후반부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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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당연 아들 다니엘이다.
고작 11살 밖에 안된 다니엘이 겪은 신체적, 정신적 충격 그리고 이 고통 속에서 점점 성숙해져가는 그의 모습은 당연 인상적일수 밖에 없다.
자신의 엄마가 자신의 아빠를 죽인 살인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겁을 먹음과 동시에 우리 엄마가 그럴 이유가 없다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녀의 결백을 증명해내려고 한다.
마지막 재판에서 한 그의 마지막 증언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 그 카오스에서 그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가히 중요한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아버지 말씀의 뜻을 마침내 깨달은 아들의 표정과 감정은 보는이로 하여금 눈물을 자아낸다.
그리고 이 증언이 재판의 판을 뒤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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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관점으로 보여주는 카메라 샷은 이 영화의 핵심 연출이다.
또한, 음악을 사용하여 긴장감을 주는 것도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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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쉬운 점은,
모든 사람이 의문을 품었던 사무엘의 머리에 있던 흉터에 대한 명백한 결론 없이 넘어간 것과 애매하게 보여준 산드라와 뱅상의 관계.
사실, 그 흉터뿐만아니라 이 추락사와 관련한 물리적인 부분들 모두 깔끔하게 해결되지 못한채 무죄판결이 내려진다.
따라서,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과연 사무엘의 죽음이 과연 명명백백하게 그의 자살일까 싶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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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몇가지의 의문을 남겨준 '추락의 해부'에
나는 5점만점에 4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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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딩씬이 인상적.
이 엔딩씬이 없었다면 과연 나는 이 영화에 이러한 평가와 감상을 남길수 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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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로 도전한 아름다움
1926년에 벌어진 한 화가의 인생은 삼각형 도형을 동그란 원형 틀에 끼워 넣으려고 노력한다. 자신을 깎아내리면서까지 동그란 원을 만들어내지만, 끝내 그 틀 안에 들어가지 못한 에이나르 베게너의 실화 기반 영화다. 덴마크와 파리, 독일의 풍경과 20세기 유럽 예술가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대니쉬 걸> 스틸컷
상징
<대니쉬 걸>에서 등장하는 바엘레 호수는 에이나르의 자아다. 에이나르(에디 레드메인)가 한스(마티아스 쇼에나에츠)와 함께 깊은 우정을 쌓은 곳이자, 어렸을 때부터 에이나르가 성장한 장소이다. 이에 자신이 살던 고향의 추억으로 에이나르는 자신이 그린 작품이 대부분 나무 5그루가 나란히 서 있는 바일레 호수 작품을 많이 그려낸다. 하지만, 아내 게르다 베게너(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부탁으로 처음 만진 여성 옷으로 깨어난 '릴리'의 자아로 에이나르의 머릿속 바일레 호수는 희미해져 가고, 그는 점점 바일레 호수 작품을 그리지 않는다. 에이나르 자아가 릴리의 자아로 변화되는 과정이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상징물이다. 그리고 에이나르가 성전환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한스와 게르다가 함께 바일레 호수에 간 장면은 영화가 시작하며 처음에 등장한 바일레 호수 장면이 생각나게 하며 수미상관 구조를 지닌다. 결국, 이 영화는 에이나르를 위한 영화라는 사실을 정의한다.
연기
에이나르를 연기한 배우 에디 레드메인의 눈빛 연기는 에이나르 자아와 릴리의 자아를 모두 표현한 눈빛 연기다. <대니쉬 걸>에서 에디 레드메인의 눈빛 연기는 바일레 호수와 같이 평온하면서 여자가 되고픈 열망과 섞여 강렬하게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에이나르가 행동하는 여성스러워 보이는 손짓과 표현들은 그가 얼마나 여자가 되고픈지 간절함이 느껴온다. 러닝타임이 지나며 점점 중성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에디 레드메인의 연기는 에이나르 그 자체를 보여준 거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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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인이 누구냐에 따라 그의 여정은 매우 쉬울수도, 고난이 될 수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사회는 모두에게 평등하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같은 세상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다른 세상이며 미지에 가까울 수 있다.
이 영화는 난치병으로 시력과 기동성을 잃은 한 남자를 통해 그런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본 영화는 실제로 다발성 경화증을 가진 배우가 연기를 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에서 보여주는 연기가 정말 본인이 겪어온 경험들과 섞이는 듯 해서 정말 훌륭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화면은 계속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을 빼면 초점이 안 맞춰져 있다.
이것은 실제로 본 질병 중 거의 앞이 안 보이는 것을 관객도 직접 느낄 수 있게 의도한 연출인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관객에게 단순히 작중 상황을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그리고 러닝타임이 짧은 만큼 작중 줄거리는 생각보다 단순하고, 장소도 그리 많지 않다.
사실 생각해보면 작중에서 주인공 야코가 언급한거 처럼, 주인공의 여정은 생각보다 안 어렵게 느껴진다.
'좋은 타인' 몇명을 만나 몇번의 도움만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기차를 탈 때나, 택시를 탈 때 정도 말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단순하게 끝나지 않는 이유는, 그 '타인'을 잘못 만나서 고난이 되버리기 때문이다.
기차역에서 지갑을 뺏기고, 그 사람이 계속 쫓아와 공장으로 데리고 가는 등, 상황은 더 이상 관객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처음에 그가 말한 좋은 타인을 만나, 시르파의 집 앞까지 도달한다.
어떻게보면 문제가 정말 쉽게 해결된건데, 단순히 내용을 편의적으로 전개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타인이 누구냐에 따라 이렇게까지 야코의 여정이 달라진다는 게 정말 현실적이면서도 슬프게 느껴진다.
만약 처음에 좋은 타인을 만났다면 애초에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와서 드디어 시르파를 현실에서 만나고, 처음으로 주인공의 얼굴을 빼고 타인의 얼굴이 선명하게 나온다.
영화에서는 마지막의 시르파를 빼면 단 한번도 다른 사람의 얼굴을 선명하게 보여주지 않는데, 마지막에야 드디어 다른 사람의 얼굴이 선명하게 나오고, 그 사람이 오랜 시간 동안 전화만 했던 시르파라는 사실이, 그 장면의 힘이 정말 강력하게 느껴지게 한다.
이 영화는 장애인을 이용해 가난 포르노 같은 걸 찍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를 이러이러하게 바꿔나가야 한다 같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아주 현실적으로, 담담하게 응시한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고 나서 관객들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원글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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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대장을 찢어버리듯 붕괴시키는 클리셰의 밭
이상한 초대장
초대장이 왔다. 초대장의 목적지는 정치인 클레어 디발라다. 그녀는 정치인이다. 한창 상원의원 선거 도중인 미국의 어느 날. 한창 바쁜데 난데없이 파티 초대장이 왔다. 초대장을 받는 와중에도 선거운동 중인 클레어. 클레어의 후원자는 초대장을 건넨 억만장자 마일즈 브론이다. 이 마일즈는 클레어에게만 다리를 뻗지 않았다. 과학자 라이오넬, 트위치의 인기 스트리머 듀크와 여자친구 위스키, 모델 겸 디자이너 버디와 페그에게도 초대장이 온다. ‘살인 미스터리 게임’을 해결해야 한다고? 마일즈 브론이 또 이상한 짓을 꾸미고 있나 보다. 원래 우리 주위에서 헛소리를 하는 친구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절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파티에 참석하는 마일즈의 친구들. 서로 반갑게 인사한다. 포옹은 안 된다. 마스크를 낀 채로 인사한다. 그런데 좀 낯선 얼굴이 있는 것 같다. 어? 저 사람?
브누아 블랑이다. 이 ‘살인 미스터리 게임’에 미국 최고의 탐정 브누아 블랑도 초대받았다. ‘형이 왜 거기서 나와?’ 브누아 블랑은 자기도 초대장을 받았다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이 사람들과 블랑은 단 조금의 관련이 없는데 말이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 블랑. 이 불편한 손님은 브누아 블랑만이 아니다. 갑자기 등장한 이들의 친구 ‘앤디’. ‘앤디’는 등장만으로도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쟤가 왜 여기에 왔지?’ 아연실색하는 일행들. 그래도 파티는 파티니까 즐기기로 한다. 섬에 도착한 사람들. 살인 미스터리 추리 게임을 즐기기 위해 파티장 마일즈 브론이 개최사를 연다. 그러나 그 개최사를 연 마일즈도 예상할 수 없는, ‘살인 미스터리 게임’이 벌어진다.
전편을 승계하다
영화에서 중요한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승계다. 전편 <나이브스 아웃>에서 주인공 소설가의 자식들과 그 가족들로 다양한 사람들이 묘사됐다. 이와 유사하게 마일즈의 초대장에는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있다. 직업이 의미심장하다. '남성 인권 운동가'로 묘사된 듀크. 이 듀크는 '트위치'라는 곳에서 자기의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이다. 마일즈는 억만장자다. 그런데 이 억만장자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하나 있다(물론 후반부가 되고 나서야 알 수 있다). 다른 친구 중 하나는 주지사 출신 정치인이다. 어떤 친구는 모델이고 과학자다. 1편이 다양한 세대와 계층을 품어서 미국이 갖고 있는 이민자들을 대하는 태도의 이중성을 보여준 것과 유사하게 이 영화는 이 상위계층이 품고 있는 위선을 조롱하고 있다. 결국 이 친구들을 움직이는 것은 극에서 중요하게 나오는 '어떤 단어' 때문이었다.
영화의 형식도 전편 느낌이 난다. 사실 이 시리즈에서 사회적인 맥락과 블랙코미디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장르적인 재미다. 이 영화들은 그냥 재미있는 스릴러/후더닛 무비다. 두 영화는 1차적인 목표와 2차적인 목표, 또 3차 목표가 다른 영화처럼 들린다. 2편이 어떤 목표를 두고 있는지는 여러분이 직접 확인하시면 되기 때문에 쓸 수 없겠지? 그러나 1편이 어떻게 이 목표를 설정했는지는 쓸 수 있다(1편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편에서 중요한 것은 주인공 소설가를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 그 이후 벌어진 사건의 진상은 무엇인가? / 영화의 엔딩이라고 볼 수 있는, 흑막의 결론은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전복을 묘사하기 위해 인물의 다각도에서, 적당히 핍진성이 성립하는 선에서 이야기를 비튼 라이언 존슨의 역량이 돋보였다. 아직도 그 주인공을 죽였던 방식을 묘사하는 방법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다른 주인공 마르타의 지병, 크리스 에반스의 호연은 영화에서 입체감을 부여하는 좋은 매개체였다. 본작 2편은 후더닛 무비의 형식은 살리면서 이야기의 토대를 바탕으로 허점을 찌르는 플롯을 보여준다. 이 과정 속에서 우리가 팬더믹 직전 후를 겪으며 겪었던 몇몇 사건이 떠오른다. 이를 입체감 있게 잘 넣었기 때문에 이 영화의 장르적인 쾌감은 역시 생생하다. 그러나 추리물로서 범인을 쫓아가는 과정으로서의 재미는 좀 약할 수도 있다. 영화가 조명하는 것은 그게 아니기 때문이다.
1편만큼 강력하게
영화에서 ‘우와’ 싶은 부분이 있다. 바로 로케이션이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제목에도 있는 ‘글래스 어니언’이다. ‘글래스 어니언’은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모티브로 작동한다. 이 모티브가 무엇인지는 역시 후반부에 제시되기 때문에 안 본 여러분이 직접 확인하시길 바란다. 물론 후반부가 아닌 완전 초반부에 제시되는 요소도 몇 가지 있다. 마일즈 브론이 불쌍할 때 친구들과 함께 술을 먹던 곳의 술집 이름이 글래스 어니언이다. 또 글래스 어니언은 브누아 블랑을 위시로 한 파티 초대자들이 행동하고 살인극을 벌이는 극의 무대로 볼 수 있다. 당연히 억만장자가 만들었으니 미장센을 예쁘게 뽑아야 한다. 영화는 이 모든 속성을 설득시키는 집 구성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주요한 모티브는 내실의 부족이다. 이를 유리라는 소재로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또 전편에서 30개국에 출간되는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특징을 활용한 것처럼 색감을 활용한 연출이 돋보인다. 가령 마일즈의 수영장에서 대화를 나누는 신이 있다. 여기서 수영장 의자는 노란색이다. 두 여성 캐릭터가 입은 것은 노란색 비키니다. 조명도 노란 색으로 쐈다. 전체적으로 누리끼리한 화면. 두드러지는 것은 파란색의 블랑이다. 이는 공간 안 실내로 들어와도 마찬가지다. 의상으로 변박을 주며 인물을 강조하는 연출이 돋보인다. 이와 유사하게 어떤 인물들끼리의 감정적인 연대도 의상으로 배치하고, 속 마음은 다른 동상이몽의 누군가도 피부색과 의상으로 표현하는 감독의 섬세함이 느껴진다. 영화에서 이야기 내적으로 서서히 떡밥을 뿌리는 것도 있지만 이렇게 사소한 것들로 영화의 이야기를 수거하는 연출은 가히 장점이라고 뽑을 수 있다.
딱지 뒤집기
영화의 플롯 뒤집기는 영화를 두번 보면 무릎을 칠 정도다. 그 말은 '괜히 인물이 이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영화를 볼 때 글쓴이는 브누아 블랑의 캐릭터를 묘사하는 방식에 의문점이 생겼다. 이걸 이렇게 유치하게 한다고? 이 사소한 의문점들은 서서히 쌓였다가 후반부에 전말이 드러나면서 쾌감을 준다. 이는 뭔가 허전한 인물묘사가 아닌 1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의 이야기만으로도 설득이 되는 각본 덕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야기가 전복되기 전까지 나름대로의 영화가 전개되는 것, 그리고 그 이후를 뒤집는 감독의 선택은 칭찬받을 만하다. 후더닛 무비의 문법에서 과감히 탈피한 선택지가 된 것이다. 모든 장면이 그냥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미투운동과 반지성주의를 풍자하면서도 큰 그림을 그렸으니 아마 생각 많이 하고 이야기를 쓴 것 같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가끔 보면 좀 신기한 영화감독들이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전복을 드러내기 이전에 두 사람은 정말 극을 이끌고 갔다고 말할 만하다. 한 명은 이 영화의 번역가 황석희다. 물론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더 두드러지겠지만 모든 외국어를 다 한글처럼 들을 수는 없는 일이다. 뉘앙스의 차이로 이 대사들을 전달해야 한다. 그 대사를 생동감 있게 재창조한(?) 황석희 씨에게 박수를 보낸다. 역시 구강액션엔 황석희다. 그리고 주인공을 맡은 다니엘 크레이그는 영화에서 반전을 어떻게 줘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억양과 제스처만으로도 영화의 절반을 책임진다. 이런 연기는 <유주얼 서스펙트>의 흑막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뭐 그만한 충격은 당연히 아니지만 궤가 유사하다는 점에서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다.
실망할 수도 있어
영화 후반부까지 보면서 글쓴이가 느낀 핵심 키워드는 미투운동과 반지성주의다. 주인공 마일즈 브론이 미국의 유명한 기업가와 기업가였던 사람을 생각나게 하는 것이 그렇다. 단순히 어떤 집단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과학이고 논리고 지식이고 다 무시하는 요즘 몇몇 장면은 인물들이 단체로 무얼 하는 것과 겹쳐 보인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트위치로 대표되는 '보이는 것'에 관한 요즈음의 세태도 영화의 주요한 소재가 되었다.극에서 흑막이 어떻게 범죄방식이 들통나는가?를 보면 라이언 존슨 감독이 이를 분명히 의도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글래스 어니언'같은 세태를 꼬집기 위해서 1편의 추리물과 유사하면서도 살짝 다른 노선을 탔다. 그래서 이런 걸 기대하고 본 관객분들이라면 살짝 실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이야기의 왔다 갔다 하는 전개치고 후반부의 어떤 이미지가 좀 약한 느낌? 좀 더 찰지게 만들 수도 있을 걸 그냥 덩그러니 그 행동만 카메라에 찍어서 좀 비어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뒷맛이 깔끔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글쓴이는 이 영화가 후더닛 무비의 장르 이전에 '재미있는 (그냥) 영화'라는 점을 상기해주셨으면 한다. 또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풍자에 관객분들이 들어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것을 생각하며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글쓴이도, 어쩌면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마일즈와 친구들 같은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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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운 <비상선언>, 그래도 좋았던 건...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린 현실에서 수많은 재난을 봐왔다. 그 재난을 경험하고 살아난 생존자들도 있고, 반대로 희생당한 사람들도 무척 많다. 그것을 화면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은 복잡해진다. 자신이 그곳에 있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우연히 그 자리에 있어서 그 악몽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함께 마음에 자리 잡는다. 그렇게 재난상황은 사람들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본능을 끌어올린다.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생존에 대한 본능은 사회에 보여주는 가면을 치워버리고 진짜 얼굴을 드러내게 한다. 따뜻한 얼굴, 차가운 얼굴, 무심한 얼굴 등 다양한 얼굴은 진정한 세상의 모습을 수면으로 끌어올린다.
그렇게 드러난 얼굴은 생존만을 바라보게 만든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안전을 좀 더 바라보게 만들고 필요한 경우, 보다 나은 안전을 위해 시위를 하기도 한다. 반면에 정치인들은 그 재난의 상황을 이용해 정치적인 생명을 연장하려고 한다. 공무원인 정부 고위 관계자 역시 마찬가지다. 정치인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 고위 관계자들은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정치인의 지시를 충실하게 따른다. 그것이 옳고 그른지보다는 일단 자신의 조직 내에서 안정적인 결정에 따르려고 한다. 그리고 그 재난 상황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장 생존할 기회를 찾게 만든다. 이 가혹한 상황은 모두를 몰아붙인다.
비행기 속 테러와 재난을 함께 다루는 영화 <비상선언>
영화 <비상선언>은 테러와 재난 상황 속 인물들과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모인 외부의 인물들의 얼굴을 담는다. 이 상황을 시작한 건, 테러범인 진석(임시완)이다. 그는 미리 SNS에 비행기 테러를 하겠다는 영상을 올리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타는 비행기의 표를 구매해 탑승한다. 그의 목적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마치 남대문을 불태운 테러나 대구 지하철 참사의 테러범이 했던 것처럼 사회를 향한 분노를 드러내는 것 자체가 목적이다. 정작 테러를 한 진석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즐기려는 목적이 아니다. 단순히 비행기를 탄 모두를 죽이는 것이 그가 유일하게 바라는 것이다. 영화 속 어디에도 그가 다른 사람이 차례로 죽는 것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없다. 단지 그는 치사량 높은 바이러스 하나로 자신이 가진 분노를 표출하고 그 자신도 그 분노에 의해 먼저 현장을 떠난다.
비행기 내부에서는 벌어진 테러의 중심에 다양한 인물이 포진된다. 부기장 현수(김남길), 스튜어디스 희진(김소진)과 과거 비행기 조종사였던 재혁(이병헌)이 진석을 막기 위해 애쓴다. 그들은 테러범인 진석을 막으려 최선을 다하지만 그가 이미 퍼뜨린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승객들은 하나둘씩 감염되기 시작하고 어떤 해결책도 가지고 있지 못한 그들에겐 불안이라는 또 다른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진다. 그와 중에 스튜어디스들과 조종사들은 최선을 다해 사람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쓴다. 비행기 내부의 사람들은 대부분은 지시에 따라 안정을 취하고 있지만 그 사이에서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안전을 위해 사람들을 구분 짓기를 원한다. 영화 중반 이후엔 바이러스 증상 발현자들과 무증상자를 따로 나누게 되고 이는 그 안에서 작은 계급을 만든다. 짧은 시간에 형성된 작은 벽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영화는 차근차근 보여주고 있다.
비행기 외부에서는 형사 인호(송강호)가 테러리스트인 진석의 뒤를 쫓는다. 그리고 정부 관계자들도 상황실을 만들어 이 상황에 대처하려고 한다. 가장 열심히 뛰는 건 아내가 비행기에 타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인호다. 그는 필사적으로 진석의 행적을 수사해 그 상황을 해결할 단서를 찾으려고 한다. 반면에 국토부 장관 숙희(전도연)와 청와대 관계자 태수(박해준)는 관련 관리자들을 모아 대책회의를 하고 그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 의견 충돌이 있고, 대통령을 비롯한 윗선의 결정을 기다리는 측면에서 그들의 논의와 결정은 무척 늦은 감이 있다. 피해자 가족이기도 한 개인은 필사적으로 그 상황을 타계하려 노력하지만 정작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부 관계자들은 늘 한 발 느리게 다음 해결책을 제시한다. 어떤 경우엔 다음 결정을 못하고 지지부진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테러 장르로 시작해 중반까지 이어지는 압도적인 긴장감
지난 수요일 개봉한 영화 <비상선언>은 관객 사이에서 호불호가 심하게 나뉘고 있다. 영화의 구성 자체가 이렇게 호불호가 나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영화의 전반부는 테러 장르라고 볼 수 있다. 테러리스트가 등장하고 그가 하와이행 비행기에 생화학 테러를 벌인다. 그리고 그가 퍼트린 바이러스가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기 시작한다. 한 명으로 시작했던 감염자는 금방 그 숫자를 늘려간다. 그렇게 비행기 안이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과정이 영화 중반까지 담긴다. 중반까지 진행되는 테러 장르는 꽤 훌륭하게 영상에 담겼다. 실제와 똑같은 형태로 만들어진 비행기 세트를 실제로 돌리면서 촬영된 비행 시퀀스는 굉장한 현실감을 주고 긴박감을 더해준다. 여기에 동기를 드러내지 않고 테러를 벌이는 빌런 진석은 영화에 엄청난 긴장감을 선사한다. 또한 지상에서 진석의 뒤를 쫓는 인호의 추적극도 굉장히 빠르고 박진감 있게 담겨있다.
이렇게 무사히 전반부를 마친 영화는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재난 장르로 방향을 튼다. 재난 장르에는 빌런이 사라지고 피해자들과 지상의 가족 그리고 공무원들이 화면을 채운다. 그러니까 목적 자체가 테러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비행기 안의 사람들이 무사히 지상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중점적으로 비추기 시작한다. 피해자 중의 중심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재혁이 전면에 등장하게 되고, 그의 과거 이야기도 덧붙여진다. 그렇게 신파 코드를 덧붙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여기에 사회적인 메시지도 포함되면서 중반까지 응축해왔던 긴장감을 풀리게 만든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해 시간과 사람들의 행동들도 조금은 인위적으로 압축해놓았다는 느낌도 든다. 이런 점에서 영화 <비상선언>의 후반부는 아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후반부에 던지는 사회적인 메시지 자체는 명확하다. 우리가 지금도 겪고 있는 바이러스라는 특수한 상황 앞에서 여론은 급격하게 갈라진다. 그 안에서 여러 의견들을 보고 자신이 어떤 것을 따를지 결정하기도 하지만 사실 어떤 것이 더 옳은 것인지 단번에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영화 속에 피해자들이 탄 비행기의 착륙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그것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그 두 가지 의견 중 어떤 것이 더 옳은가라고 묻는다면 쉽게 답하기 어렵다. 피해자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겠지만 한 편으로는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같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반인의 의견이 갈리더라도 정부는 피해자를 최대한 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정치인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정치적인 안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결정을 한다. 그들의 비겁한 모습 또한 영화 후반부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쉽지만 평가절하되서는 안 될 이야기
영화 <비상선언>은 동일한 재난 상황이 벌어질 때 우리 사회의 단면을 무척 잘 캐치하여 담았다. 이런 모습은 우리가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재난을 통해 겪어온 일이다. 더 과거로 가서 반복적으로 일어난 다양한 한국 내 재난을 떠올릴 수도 있다. 특별한 테러 동기도 찾기 어려운 테러범 진석도 우리 사회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인물이다. 사회에 대한 불만에 가득 차 있는 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대구 지하철 테러 같은 끔찍한 범죄를 일으켰도 남대문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그들이 원하는 건 그저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는 것뿐이다. 그런 점들이 바로 이 영화가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영화는 테러 장르로 시작해 재난 장르로 마무리가 된다. 비록 후반부 아쉬운 점들은 있지만 이 영화가 평가절하될 만큼 엉망은 아니다. 하이재킹 테러 장르로 보여줄 수 있는 최대의 긴장감을 영화에 담았고 후반부에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고 있다. 여기에 신파적인 장면들 역시 포함되어 있지만 생각보다 그 강도가 세지는 않다. 비록 압축적으로 상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시간의 비약과 너무 딱 맞게 떨어지는 설정들이 들어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이 영화 전체를 엉망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영화에는 피해자와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있고, 무책임한 정부 관계자도 있기만 그 상황과 결정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관료도 있다. 거기에 피해자 가족들의 모습도 같이 보여주면서 다각도로 영화의 상황을 볼 수 있게 구성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무엇보다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는 임시완이다. 테러범 진석 역할을 맡고 있는데 평범하지만 분노를 깊숙이 숨기고 있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무척 좋은 인상을 가진 그가 사람들에게 무심하게 죽었으면 좋겠다고 내뱉는 장면은 무척 인상적이다. 송강호나 전도연, 이병헌 같은 탑 배우들도 이 영화 안에서 혼자 따로 놀지 않고 적절하게 잘 맞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를 연출한 한재림 감독은 과거 <연애의 목적>, <연애의 온도> 같은 관계에 대한 영화를 탁월하게 연출했었고, <관상>, <더킹>, 같은 사회고발과 관련한 영화도 완성도 있게 연출한 경험이 있다. 이번 <비상선언>에는 실감 나는 비행기 테러 이야기와 함께 현실에서 실제로 겪고 있는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문제들을 적절하게 이야기에 녹여냈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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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윽 쓰윽~ 그려 그려~!
짱구가 미라클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리자
브리프, 가짜 이슬이 누나, 부리부리 용사가
스케치북 밖으로 튀어나오는데..!
과연, 크레용 용사 짱구는 낙서 용사들과 함께
위험에 빠진 떡잎마을과 세계를 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