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5-01-29 22:23:14
절망과 죄책감, 그리고 후회가 만든 구원의 길
-<검은 수녀들>(2025)





우리는 누구나 이름을 가지고 태어난다. 처음엔 단순히 ‘불리기 위한 호칭’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이름에는 우리가 살아가며 겪게 될 모든 이야기와 감정이 고스란히 스며든다. 그렇기에 이름을 부르고, 또 불린다는 행위는 꽤나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서로 다른 이름들 속에서 ‘나는 누구이고, 넌 누구인지’를 확인하며 관계를 맺는다. 이름이 없다면 나 자신을 정의하기도 어렵고, 타인에게 나를 제대로 각인시키기도 힘들다. 결국 이름이란, 우리 내면을 드러내고 서로를 구분 짓는 뿌리이자, 한 인간의 영혼을 상징하는 가장 기본적인 표시가 된다.
영화 <검은 수녀들>에서 우리는 유니아, 미카엘라, 바오로라는 ‘이름’을 지닌 세 인물을 만난다. 수녀이자 신부인 이들이 각각 품고 있는 절망, 죄책감, 후회는 그들의 이름 속 정체성을 흔들고 시험한다. 어둠에 사로잡힌 세계에서, 구마 의식을 둘러싼 제한과 의심 속에서, 이들은 자기 자신의 이름에 걸린 책임과 소명을 다시금 떠올린다. 과연 절망이 오히려 힘이 될 수 있을까, 죄책감이 사람을 움직이게 만들 수도 있을까, 후회가 도움의 손길로 바뀔 수도 있을까? 다음부터 살펴볼 세 가지 감정은 이 영화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펼치는 출발점이다.
[첫 번째 감정] 유니아 수녀의 절망감

유니아 수녀의 과거가 영화 속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나진 않는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과 태도, 그리고 반응하는 방식에서 그녀가 깊은 절망감 속에 머물러 있음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조금은 외로운 기색이 역력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유니아 수녀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돕고 구하려고 애쓴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녀의 절망감이 오히려 그녀를 움직이는 동력처럼 보인다. 악령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마주할 때조차, 그녀는 흥분하거나 극단으로 치닫기보다 담담하게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한다.
이 태도가 영화 전체에서 중요한 이유는, 유니아 수녀가 어떤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칠 대로 지친 표정을 띠면서도, 막바지까지 타인을 위해 구마 의식에 나서는 모습은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상징한다. 절망감은 흔히 사람을 고립시키고, 스스로를 파괴하는 방향으로 몰고 간다. 하지만 유니아 수녀는 그 절망 위에 일종의 ‘책임감’을 덧씌워, 오히려 자신의 신념을 더욱 단단히 다지게 된다.
특이하게도 영화는 이 ‘절망감’이 유니아 수녀에게서 연민이나 연약함이 아닌, 더욱 단단한 ‘투쟁심’을 끌어낸다고 묘사한다. 실제로 그녀가 처한 환경은 녹록지 않다. 구마 의식은 허가받은 신부만이 거행할 수 있는데, 유니아 수녀는 이 제약을 뛰어넘을만한 권한도, 신분도 갖고 있지 않다. 영화에서는 그녀가 무당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지만,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거절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사람을 구하고, 악령을 막아내려 애쓰는 모습은, 절망을 극복하는 데 있어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두 번째 감정] 미카엘라 수녀의 죄책감

영화 곳곳을 살펴보면, 미카엘라 수녀가 어릴 적부터 죽은 이들을 보아왔다는 암시가 있다. 친구가 자살한 듯한 과거가 엿보이는데, 그녀는 그 환영을 지금도 계속 목격한다. 이상한 기운이나 귀신 같은 존재가 주변을 맴돌면, 미카엘라 수녀도 금방 눈치채는 듯 보인다. 하지만 정작 그녀는 그 모든 것을 ‘질병’으로 치부하고, 외면하려 든다.
아마도 친구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하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현재 그녀를 마비시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친구 대신 살아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미묘한 부채감, 무엇인가 바꿀 수 있었을 텐데 바꾸지 못했다는 자책이 그녀를 무력하게 만든다. 미카엘라 수녀는 그러한 마음의 짐 때문에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으려 하고, 수동적인 태도에 빠져 버린다. 그러나 유니아 수녀를 만나면서부터, 그녀는 조금씩 변화의 계기를 맞이한다.
죄책감은 사람의 행동을 옭아매는 강력한 감정이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고, 자신을 처벌하려는 듯한 충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영화에서 미카엘라 수녀는 스스로를 속이는 방식으로 이 감정을 억누르려 하지만, 유니아 수녀를 통해 ‘죄책감이 나 때문에 생긴 감정’이라면, ‘내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자각을 얻는다. 그제야 그녀는 더 이상 뒤로 숨지 않고, 마주보려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미카엘라 수녀는 죄책감이라는 무거운 짐이, 사실은 새로운 결심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세 번째 감정] 바오로 신부의 후회

바오로 신부는 영화 전반에서 중요한 축을 이루는 인물임에도, 의외로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사실 그는 ‘정신병 같은 건 의학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믿으며, 구마 의식 자체를 부정하는 쪽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갈등이 벌어질 때마다, 그는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못하고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인다. 오히려 영화에서 가장 취약해 보이는 존재가 바오로 신부다.
다만 흥미로운 건, 바오로 신부가 어느 순간 결단을 내린 뒤의 모습이다. 영화는 그 과정 자체를 상세히 보여주지 않지만, 결과적으로는 구마를 돕는 인물로 바뀐다. 바오로 신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구마 의식을 직접 행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위한 물품과 장소, 그리고 현실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서 그의 ‘후회’가 얼마나 강렬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내가 진작 믿었다면, 아니, 적어도 무관심하지 않았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후회의 감정은 그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후회라는 감정은 이미 벌어진 과거를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 사람을 무력감에 빠뜨리지만, 동시에 그 무력감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게도 만든다. 바오로 신부가 보여주는 반전과 지원은, 여전히 죄의식과 후회를 품고 있음에도, 어떻게든 사태를 수습하고 희생을 최소화하려는 사람의 모습이다. 이로 인해 유니아 수녀가 고립되지 않고 끝까지 악령에 맞설 수 있게 된다는 점은, 후회가 뒤늦은 도움일지언정 완전히 무의미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이 이야기 속 논쟁거리
정신병에 대한 평가는 사회적으로 여전히 논란거리다. 누군가는 의학적·과학적 치료가 최선이라고 주장하고, 또 누군가는 영적인 문제나 전통적 주술적 방식(무당, 굿 등)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이 영화 <검은 수녀들>은 구마 의식이라는 종교적 접근, 그리고 무당을 통한 민속적 접근, 의학적인 치료를 동시에 보여주면서, 시각에 따라 대처법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을 드러낸다. 현대사회에서도 정신적 문제나 질병을 두고 각기 다른 입장이 충돌하고 있는데, 영화가 그런 복합적인 관점들을 끌어모았다는 점은 꽤 흥미롭다.
물론 이야기 자체에 완벽하지 않은 구멍들이 보이긴 한다. 하지만 어느 한쪽 방식만이 옳다고 단정 짓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트라우마나 초자연적 현상에 접근하는 시도를 보여준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사회학적으로 본다면, 이것은 ‘질병’ 혹은 ‘이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다원성을 반영하는 사례일 것이다. 사람마다, 혹은 문화권마다 시각이 다르고, 그 다름이 때로는 갈등을 낳지만, 동시에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게도 만든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 던지는 메시지
영화 <검은 수녀들>은 제목만 보면 어두운 분위기의 공포·오컬트 장르로 느껴지지만, 정작 핵심은 인물들의 내면에 집중한다. 유니아 수녀의 절망감, 미카엘라 수녀의 죄책감, 그리고 바오로 신부의 후회를 통해, 인간이 경험하는 고통과 상처가 어떻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드러나는지를 펼쳐 보인다. 우리는 종종 절망, 죄책감, 후회 같은 감정이 부정적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영화는 그 감정들이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그래도 앞을 향해 나아가는 힘’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분명 영화상에서 아쉬운 구석이 없진 않다. 마치 급작스럽게 변하는 바오로 신부의 태도나, 미카엘라 수녀가 어떤 식으로 죄책감에서 벗어나는지 좀 더 구체적인 과정이 생략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뚜렷하다. ‘결국 인간을 흔드는 건 외부의 악령이 아니라, 우리가 내부에서 품고 있는 절망, 죄책감, 그리고 후회가 아닐까?’라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진득하게 남는 여운이 있다면, 그것은 곧 우리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복합적인 감정을 어떻게 품고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감독의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전반적으로 큰 사건과 스펙터클에 집중하기보다는, 인물 간의 심리적 갈등과 변화를 다루는 데 공을 들인 영화라서, 한 편의 심리 드라마를 본 듯한 인상을 남긴다. 오컬트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타인을 구하기 위해 절망감을 이겨내고, 과거의 죄책감을 짊어진 채라도 한 발씩 나아가는 사람들. 어쩌면 이 영화 <검은 수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리 일상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이름이라는 것은 나 자신이자, 내가 지닌 모든 감정의 집합체다. 그리고 그 감정들 사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순간, 우리는 자기만의 구원과 용서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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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키즈크리에이티브3
- 희라의 순간해당 행위가 나쁜 짓인지의 여부보다는 비싼 물건을 가지고 싶고,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나이기에 남우는 절도를 한다. 동경하던 친구가 사실은 도둑질을 손쉽게 하고, 자랑하던 것들은 죄다 거짓이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 희라의 작은 우주는 무너진다. 하루아침에 우주를 잃은 희라는 괜히 애먼 곳에 화풀이를 하기도 하고, 충동적인 행위들을 저지른다. 마음 속 우주가 붕괴되는 장면은 누구나 겪어 봤을 경험들을 떠올리게 하고, 지나온 어린날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충족이 필요한 마음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모르는 어린이들의 일탈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둘의 조우는 가난을 통한 연대라기보다는 같은 비밀을 가진 어린이들 간의 공감대 형성이 적절해 보인다. 단순한 해피엔딩, 구원서사가 아닌, 나쁜 행위를 통한 연대감을 이루어내는 결말로써 오직 둘만이 서로를 보듬을 수 있을 것이다. 남우와 희라가 내일을 기약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교환일기굳게 맹세했던 영원은 이별을 마주하기 마련이고, 내 전부라 생각했던 존재는 사실 드넓은 세상의 일부였음을 알지 못하던 때는 누구에게나 있었다. 미숙했던 그때, 서로를 채워 주는 것은 마찬가지로 미숙했던 친구였고, 단짝이었고, 그것만이 추억의 총체가 된다. 이별은 새로운 만남으로 해소할 수 있다지만, 이를 깨닫기 위해 필요한 것은 타인의 위로가 아닌, 아픈 경험이다. 상실감으로 인해 찾은 놀이터에서 우연한 기회에 새 친구를 사귀게 됨으로써 공백의 채움이 일어나게 되고, 헤어짐을 새로운 만남으로 해소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물을 많이 줄 필요가 없는, 물을 많이 주면 죽어버리는 선인장에 '내 생각이 날 때만 가끔' 물을 주라는 대사가 인상적이다. 떠나간 친구를 마냥 그리워하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슬픔 없는 매일을 살되 지나간 인연을 잊지 말고 가끔 떠올려 달라는 바람이 드러난다. 소중했던 인연들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살아간다. 물을 자주 줄 필요는 없지만 아예 주지 않으면 시들어버리는 선인장처럼, 가끔은 먼 여행을 떠난 존재들에 애정 어린 그리움이 필요하다.새벽 바다 노을관객은 영화의 막바지 어른들의 대화를 통해 비로소 새벽과 바다가 친남매가 아님을 알게 된다. 배다른 남매인 둘은 관객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지만, 어른들은 새벽과 바다를 다르게 대한다. 어린이들의 세상은 평화롭고, 놀이를 통해 끈끈해지지만 어른들의 세상은 어린이들의 다툼은 신경 쓸 겨를조차 없을 만큼 복잡하고 날이 서 있다. 이런 어른들의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새벽이 유일하다. 세 아이 중 홀로 정신적, 육체적 성숙을 경험한 새벽만이 어른들의 대화 주제가 얼마나 민감한 것이고, 다툼의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어 노을에게 빨리 집에 가라며 부추긴다. 새벽은 어른들이 싸우는 장면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 한참을 집에 들어가지 못하다 생리대를 갈지 못해 결국은 생리혈이 새고 만다. 가혹한 어른들의 세계에 더 큰 균열을 내어 이 싸움을 끝내고 싶은 어린이들의 심리가 잘 드러난다. 어른의 눈으로 마주한 순수한 어린이들의 세계가 너무도 천진해서 아프다.자전거 도둑전체적인 스토리가 고전 영화 <자전거 도둑>과 유사한 구조로 흘러간다. 다만 자전거는 도난당한 것이 아니라, 엄마의 병원비를 내기 위해 시장에 나가게 된 것이었고, 이를 알게 되었을 때 '자전거가 엄마보다 중요하지는 않다'며 본인 대신 대회에 나가게 된 친구를 진심으로 응원해준다. 어린이에게서만 발견할 수 있는 돈보다는 우정이 앞서는 때묻지 않은 마음이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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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달달해지는 로맨스 영화 -7-
❣️[CineLab Curation] ❣️
이번 주 씨네랩의 뉴스레터 씨네-뉴스에서는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달달한 로맨스 영화를 준비해 봤어요!
우리 모두 혈당 스파이크 조심해야 하니까..
초콜렛 대신 씨네랩이 준비한 영화와 함께 달달한 발렌타인 데이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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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로에 동화된다
어렸을 적 누군가를 간절히 사랑한 적이 있는가. 이 사람밖에 없다는 확신, 내 곁을 항상 지켜줄 것이라는 생각이 무너지는 관계는 슬픔 그 이상일 것이다. <클레오의 세계>는 클레오(루이스 모루아-팡자니)와 유모 글로리아(일사 모레노 제고)의 유대를 보여주며 클레오의 세계를 동화적인 연출로 표현한 영화다. 클레오가 주는 위로와 극복은 가슴속 한편 그리움을 떠오르게 한다.
※본 영화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 초청으로 참석했습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클레오의 세계> 스틸컷
동화
<클레오의 세계>는 컷이 지나고, 투박한 드로잉과 밝은 색깔이 어우러진 애니메이션이 등장한다. 클레오가 상상하는 세계를 가시화해 아이만이 느낄 수 있는 순수한 동화적인 연출을 보여준다. 전반적인 따스한 색감이 눈에 띈다. 서아프리카 배경인 글로리아 고향이 따스한 색감이 더해 클레오와 글로리아의 따뜻한 유대를 더하는 효과를 준다. 그리고, 글로리아 가족을 통해 글로리아를 향한 유대의 자각을 겪으며 배워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클레오가 글로리아를 생각하는 순수함과 관계의 정의를 보며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과 만남, 헤어짐을 떠오르게 한다. 클레오의 동화(童話)에 관객들이 동화(同化)된다.
<클레오의 세계> 스틸컷
고래
클레오는 태어날 때 엄마를 잃고, 유모 글로리아 손에서 성장한다. 글로리아가 착용한 목걸이는 고래 꼬리 모양이 있다. 고래는 공동육아로 새끼를 돌본다. 클레오는 글로리아 고향에서 글로리아뿐만 아니라 그녀의 가족, 마을 사람들도 만난다. 마치 고래 공동육아처럼 다가온다. 신화적 관점에서 고래는 모성성을 상징하고, 자유와 독립을 상징한다. <클레오의 세계>에서 고래의 상징을 비유하면 글로리아를 향한 애착을 그만하는 클레오의 독립과 클레오를 향한 글로리아의 모성성으로 비유할 수 있다.
<클레오의 세계> 스틸컷
세계
어렸을 때부터 클레오를 키운 글로리아였기에 클레오는 글로리아밖에 모른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자 영원히 내 곁을 지켜주는 수호자의 존재다. 하지만, 글로리아 어머니의 죽음으로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고, 유모 일도 그만해야 했다. 클레오는 글로리아를 만나기 위해 아버지의 도움으로 혼자 그녀의 고향에 간다. 클레오의 세계는 글로리아밖에 없다는 생각만 있었다. 그러나 글로리아의 고향에서 그녀의 가족을 만나고, 동네를 지내며 글로리아 세계를 경험한다. 유모 역할이었던 글로리아에서 어머니이자 딸, 할머니, 건물주 등과 같은 그녀의 다른 면을 보며 인간 글로리아를 바라본다. 그 과정에서 클레오의 시야와 세계가 확장한다. 항상 도움만 받던 클레오가 어머니의 죽음을 겪은 글로리아를 위로해 주는 장면은 두 인물이 지닌 세계의 교착점이자 클레오가 성장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글로리아 세계를 향한 마지막 마음을 표현한 후 헤어지는 슬픔은 일몰처럼 저물어가지만, 따뜻했던 두 사람의 유대를 알 수 있는 장면이다.
<클레오의 세계> 메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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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을 담은 영화.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요즘 길거리에 만개한 꽃을 보니 마음이 설레는데요.
밖에서도 꽃놀이를 즐기고, 랜선으로도 꽃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꽃이 나오는 영화를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٩( ᐛ )و
빅 피쉬 (2003)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윌은 아버지 에드워드의 병세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향한다. 아버지의 모험담을 들은 윌은허풍 가득한 그의 이야기 속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기 위해 증거를 찾아다니기 시작한다.CINE PICK!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한 번쯤은 봤을 사진, 1만 송이 수선화가 펼쳐진 꽃밭에서 프러포즈를 하는 장면이죠.
몽환적인 판타지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해 드립니다.
하나와 앨리스 (2004)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단짝 친구인 하나와 앨리스. 하나는 앨리스가 점찍었던 선배 미야모토에게 첫눈에 반하고,문에 부딪혀 정신을 잃은 후 깨어난 미야모토에게 그가 자신에게 고백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만다.CINE PICK!
일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은 바로 벚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일본 영화 중에 벚꽃을 담은 영화를 꽤 많이 볼 수 있다.
등교하는 두 소녀의 배경으로 보이는 벚꽃이 영화의 분위기를 한껏 몽환적이고, 따뜻하게 만든다.
너는 내 운명 (2005)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시골총각 석중은 동네 순정다방 레지 은하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결국, 석중의 진심을 받아들인 은하는 평생 함께하기로 약속한다.힘들어 하는 은하를 위해 전재산을 처분한 석중. 그런데 어느 날 은하는 편지 한 통만 남긴 채 석중의 곁을 떠난다.CINE PICK!
<너는 내 운명>에서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장면으로 꼽은 과수원에서 데이트를 하는 석중과 은하의 모습.
흩날리는 꽃잎 사이로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2015)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조그마한 바닷가 마을 카마쿠라에 살고 있는 사치, 요시노, 치카는 15년 전 집을 떠난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찾아간장례식장에서 홀로 남겨진 이복 여동생 스즈를 만난다.CINE PICK!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 벚꽃 풍경이 아주 잠깐 나옴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너무 아름다운 장면이다.
벚꽃이 나온 영화를 말하라고 하면 가장 많이 이야기할 것 같은 영화입니다.
플라워 쇼 (2016)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자연과 정원에 대한 열정을 가진 메리는 유명 플로리스트이자 가든 디자이너인 샬롯의 팀원이 되지만, 기회를 얻는 데에 실패한다.메리는 식물학자 크리스티와 함께 에티오피아에서 자연의 새로운 모습을 느끼고 돌아와 첼시 플라워쇼에 도전한다.CINE PICK!
본 영화는 메리 레이놀즈의 자서전 『데어 투 비 와일드』를 바탕으로 한 실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가 꽃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보니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는, 눈이 즐거운 영화이다.
미녀와 야수 (2017)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어느 날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아 폐허가 된 성에 도착한 벨은 저주에 걸린 ‘야수’를 만나아버지 대신 성에 갇히고, 야수 뿐 아니라 성 안의 모든 이들이 신비로운 장미의 마지막 꽃잎이 떨어지기 전에저주를 풀지 못하면 영원히 인간으로 돌아올 수 없는 운명임을 알게 된다.CINE PICK!
'장미의 꽃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진정한 사랑을 하면 마법이 풀린다'는 신비로운 장미가 등장하는 <미녀와 야수>.
2017년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고,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과 미술상에 노미네이트된 작품이다.
막다른 골목의 추억 (2018)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나고야에 있는 남자친구 태규를 만나러 간 유미는 그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겼음을 알게 된다.뜻하지 않은 이별에 낯선 도시를 방황하던 유미는 우연히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카페에 들어선다.CINE PICK!
이 영화는 총 4개의 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제1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수상하였다.
영화의 스틸컷을 보면 배경으로 만개한 벚꽃이 보이는데 정말 사진으로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예쁜 풍경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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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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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3주차 주말 박스오피스
🏆 7월 3주차 주말 박스오피스가 도착했습니다!
이번 주말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는
개봉 4주 차를 맞은 <F1 더 무비>가 33만 2,91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다시 1위에 올랐고(누적 187만 3,720명), 역대 한국영화 북미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K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가 드디어 7월 18일 개봉하여 2위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국내에서는 이번 주말 박스오피스 6위를 기록한 <슈퍼맨>이 북미에서는 1위 자리를 지키며 워너브라더스의 구원투수로 나서고 있네요!
여러분은 주말에 어떤 작품 보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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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 더럽게 안 좋은 한 킬러의 운수 좋은 날
운이 없더라. 만약 사회복무요원 복무지에 노트북을 놓고 오는 건 운이 안 좋은 편에 속할까? 그런 것도 운이 안 좋은 것에 해당하면 난 정말 옴 붙었다. 좀 재미있는 일 없을까? 아니면 갑작스러운 행운에 걱정 없이 살 순 없을까? 금세 길거리에서 시비 붙었던 어떤 사람의 말이 떠오른다. 착하게 생겨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날 건든다. 진짜 좀 짜증 난다. 나 좀 안 건들 수 없나?
하지만 불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웃픈 일들은 보통 한꺼번에 몰려온다. 받아들이는 사람 속사정 같은 건 고려해주지 않는 부자비한 놈이다. 만인에게 평등한 불평등. 이 우연 같은 불평등을 만나 사람 인생이 종종 바뀌곤 한다. 긍정적인 사람이 부정적으로 변하는 게 인간 아니겠어? 이런 모티브는 수많은 영화에 공통적으로 자리 잡혀있다. 이번에는 브래드 피트가 운 없는 킬러로 돌아왔다. 또 <불릿 트레인>을 시사회에서 본 입장에서 이 정도의 글이 감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운수 참 좋은 날
인생사의 많은 것들은 사실 설명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는지도 모른다. 유달리 운이 없는 이 남자는 방금 쓴 문장에 격하게 공감할 것 같다. 운이 없는 킬러 코드명 레이디버그. 갑자기 느닷없이 주위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건 일도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원래 임무를 하기로 했던 킬러가 아파서 불참한다는 건 그냥 무덤덤하게 넘기기로 한다. 아니 뭐 고등학생이야? 아파서 조퇴하게? 툴툴대는 레이디버그. 그런 레이디버그를 마리아가 격려한다. 임무를 전달하는 마리아. 오늘 레이디버그가 해야 할 일은 일본을 경유하는 기차에 찌그러져 져 이 가방 하나를 무사히 가져오는 것. 그게 임무야? 일본의 한 지하철에서 가방만 찾으면 되는 게? 왠지 이번 임무는 확실히 쉬운 것 같다.
이 가정은 현실로 드러났다. 굉장히 쉬운 임무였다. 손님들이 가방을 넣는 칸에 간 레이디버그. 어렵지 않게 돈이 들어있는 가방을 찾는 데 성공한다. 이게 이렇게 쉽다고? 근데 사실 일이 그렇게 쉬울 리가 없다. 같은 열차 안에 있는 손님 중 몇몇은 레이디 버그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미 ‘백의 사신’에게 의뢰인의 아들을 엄호하고 돈가방을 챙기라는 지시를 들은 킬러 레몬과 탠저린이 있었다. 또 뭔가 아들과 관련한 사연이 있어 보이는 남자와 어려 보이는 여자도 기차에 탑승했다. 이 사람들은 평범한 인물들이 아니었다. 전부 킬러였다. 운도 더럽게 없는 레이디 버그. 이 사람들은 각자 목적과 계기를 가진 채로 열차에 탑승한 것이었다. 단순히 돈가방만 찾아서 빼돌리면 되는 미션인 줄 알았는데 오늘도 잘못 걸렸다. 지독한 불운을 무릅쓰고 레이디 버그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보는 재미는 있는 편
이 영화의 강점 중 하나는 보는 재미다. 이 영화의 보는 재미는 촘촘하게 잘 구성되어 있다. 일단 보는 재미 첫 번째. 액션이다. 액션 잘 뽑았다. 이야기의 배경과 설정 상 기차라는 속성은 극에서 중요한 지분을 차지한다. 기차는 한번 탑승하면 다음 역까지는 못 내린다. 또 승객끼리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점도 그 특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넓게 탁 트이지는 않았다는 점이나 역이라는 게 있어 정류장 도착시간마다 서로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비행기, 버스와는 다른 대중교통으로서의 차이점이다.
영화는 이 특징을 십분 활용한다. 일단 좁은 공간에서 액션 잘 활용했다. 예고에도 나오는데, 이 영화의 액션이 공간이 좁았다면 상상하기 어려웠을 지점이 몇 군데 있다. 예를 들어서 극후반부엔가 열차의 운전석쯤에서 액션신을 벌이는 장면이 있다. 열차를 운전해야 함 + 근데 그 좁은 곳에서 총, 칼을 맞을 것 같은 긴박감이 잘 조합돼서 시너지가 난다. 이런 식으로 영화 내부에서 맨몸액션을 하는 것도 지형지물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게다가 이것 때문에 막 벽에 부딪힌다거나 하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그리고 인물들끼리 숨는 것도 한계가 있다. 어차피 직선 쭉 돌아다니면 보이는 게 승객들 얼굴인지라 어디 숨고 이런 묘사가 나오지는 않는다. 이렇게 '좁다'라는 특징에서 오는 큼지막한 요소들을 잘 살린다. 또 공간이 좁고 따닥따닥 붙어 있으면 소리 전파가 잘 된다. 막 멀리 있고 이러면 소리가 잘 안 들리지 않나? 또 일반 대중들이 출퇴근하며 오고 가는 지하철의 특성상 사람들의 이목을 끌면 의심 사기 쉽다. 이 덕에 총소리를 줄이기 위해 잔머리를 굴리거나 주요 인물 암살을 가리려고 노력하는 등 초중반부까지는 영화의 강점이라고 볼 수 있게 잘 작동하는 편이다. 이 공간 활용은 반대 맥락에서도 작용한다. 지하철이 정차한다. 역에서 내린다. 그럼 그 하차하는 시간 동안 잠깐은 역에서 인물들이 대화할 수 있다. 이 넓은 공간에서 벌이는 액션신도 영화의 완급조절을 위해 잘 사용한 것 같다. 글쓴이 개인적으로는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보다 넓은 곳에서 일어나는 액션이 더 기억에 남았다.
또 다른 강점으로는 코미디 타율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이런 미국식 B급 유머가 살짝 식상해지고 있는 것 같다. 근데 그건 영화를 많이 본 글쓴이(나) 같은 분들의 입장일 것이다. 다른 일반 대중들이 보기엔 이런 유머가 충분히 먹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의 전작인 <데드풀 2>에서 봤던 라이언 레이놀즈의 입담이 이 영화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일례로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을 활용한 유머 난 솔직히 좀 재미있었다. 내가 이런 실없는 농담 좋아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 대사를 하는 캐릭터들이 그렇게 순수한 이야기를 하는 건 봐도 봐도 재미있다. 또 극 중에서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레이디버그의 대사를 듣고 중후반부쯤에 나를 제외한 다른 관객분들이 많이 웃는 걸 들었다. 이런 거 보면 코미디가 막 아예 재미없다고 말할 부분은 아닐 듯하다. 뭐 앞에서 쓴 부분 이외에도 'F' 단어가 많이 나오는 타란티노식 유머나 순간순간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인물들의 행동은 충분히 재미있다. 이런 맛은 익숙한데도 웃길 땐 웃긴다.
말이 너무 많아
그러나 이 영화의 치명적인 단점 두 가지가 있다. 일단 말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주인공 레이디 버그부터 시작해서 극후 반부 장면까지 말이 너~무 많아서 러닝타임 내내 늘어진다. 레이디버그도 자기 운 없다는 거 좀 적당히 좀 하지 초중반부까지 내내 말한다. 그리고 레몬, 텐저린 뭐 그리 말이 많은지 서로 쓸데없는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해서 이야기 전개가 느려진다는 느낌까지 받는다. 또 모든 상황을 장황하게 설명하기까지 해서 지나치게 친절한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례로 레몬, 텐저린 두 형제에게 어떤 사건이 일어난다. 이때 레몬, 텐저린이 대화하는 내용 1/2를 쳐도 사실 아무 문제없을 것 같다. 또 두 형제 중 한 명이 레이디 버그와 액션신을 벌이는 장면이 있다. 예고에도 나오는 장면이기도 한데, 이 때도 왜 굳이 싸우는데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점이 든다. 아니 그런 식으로 대화할 거면 청부살인 업을 왜 해? 진짜 그럴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말을 하는 걸까? 이 말 많아서 짜증 나는 지점은 극후 반부에서 다시 한번 나타난다. 엔딩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레이디 버그. 주절주절 말을 하는데 좀 영양가 없는 말이라서 몰입이 깨진다. 분명 중요하고 클라이맥스일 텐데 굳이? 싶은 것이다.
그리고 각본에 구멍이 있다. 이 부분을 전부 서술하기엔 살짝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 대략적으로만 써보자면, 원작 소설을 읽어야 설명이 될 거라고 드는 지점이 있다. 일본에 있는 신칸센을 저렇게 관리한다고? 싶은 부분이다. 이에 대한 근거는 영화의 줄거리에서 찾을 수 있다. 사실 이 영화는 총 쏘고 뱀 왔다 갔다 돌아다니고 주먹으로 때리고 창가 깨지고 불타는데 실질적인 열차 관리에 대한 대응이 많이 부족한 편이다. 물론 감독이 이에 대한 대응을 하긴 했다. 이와 관련해서 후반부에 어떤 인물이 대사를 하긴 하는데 그 한 줄로 이 모든 설정의 오류가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뭐 그렇다고 아예 개연성이 붕괴되는 영화는 아니다. 반대 측면에서 각본에서 딱딱 맞아떨어지게 설정한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왜 대타로 일을 하게 되었는가? 에 대한 부분이다. 또 어린 소녀의 개인 서사나 그 소녀와 함께하는 남자의 가족사까지 허술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을 타당한 전개로 잘 틀어막은 건 각본의 섬세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런데 이 외의 설정 몇 군데를 장르적으로 소비하기 위해 'ㅋㅋ 이래도 되겠지?' 하며 소비한 부분은 좀 아쉽다. 충분히 킬러들 간의 이야기를 밀도 있게 묘사했다면 이야기의 긴장감이 더 잘 나타났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방형 멋있어요
아무튼 뭐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지만 확실한 건 역시 브래드 피트는 멋있다. 이제 그의 얼굴에 주름살이 보이기 시작한다. 근데 이목구비를 따로따로 분리해서 보면 아직도 소년 같다. 그리고 액션 신도 깔끔하게 잘 소화한다. 굉장히 젊은 옷차림으로 나오기도 하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사람이 멋있으니 무리 없이 소화하는 연예인 아우라가 여지없이 드러난다. 이 영화가 괜찮다고 느끼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브래드 피트의 스타 성일엔 텐데, 이 지점은 감독이 십분 이해해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브래드 피트가 아니더라도 레몬/텐저린 역을 맡은 두 배우의 코미디 연기와 중반부 갑자기 튀어나오는 암살자, 또 조이 킹이 연기한 어린 소녀 캐릭터도 캐릭터 설정과 생동감을 잘 부여했다고 생각한다. 심각하게 많은 말에도 코미디에서 안타와 홈런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뭐 이런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후반부에 카메오 느낌으로 두 명이 나온다. 영화판에서 굉장히 알려진 슈퍼스타들이다. 그런데 우정출연 느낌으로 등장한 배우가 있다. 다른 영화에선 몰랐는데 이렇게 험한 조폭 포스도 잘 연기하는 것 같아서 신기했다. 약간 더 착하게 생긴 윌렘 더 포 느낌..
넷플릭스 오리지널 같다
이 영화를 보고 극장에서 나오면서 느낀 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같다는 것이다. 그게 나쁜 건 아니다. 이 영화도 사실 마음 놓고 웃고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로서 충분하게 기능한다. 아니 액션 코미디 영화에 주인공이 싸움 잘하고 웃기면 장땡이지. 이 부분에서는 나름 괜찮은 평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영화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다. 극장에서 돈 주고 상영관에 맞게 그 시간에 들어가서 영화를 본다. 이때 뭐 재밌고 이런 거 다 좋은데 우리가 알고 있던 액션 영화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같이 뭔가 미국 중심주의적인 작품을 보기엔 살짝 아쉽다. OTT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다. 이제 극장 가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러면 OTT 영화들과는 다르게 더 밀도 있는 영화를 만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질 못하니 넷플릭스로 봐도 충분한 느낌? 그냥 단순히 볼만한 영화 만들기엔 넷플릭스가 너무 잘 나가니 앞으로 영화 제작의 난이도가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든다. 뭐 나름 재미있었다고 생각하는 이 영화지만 솔직히 주변 사람들이 극장에서 뭐 보면 되냐고 물었을 때 이 작품을 거론하긴 좀 힘들 것 같다. <헌트>보라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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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찌 가문의 문제점을 파헤친 여자의 이야기!
하우스 오브 구찌가 개봉했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20년전에 원작의 판권을 사놓았다가 구찌 가문의 반대로 영화화를 못하다가 드디어 만들어지게 된거에요.
러닝타임이 길지만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고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합니다 .
특히나 레이디 가가의 연기가 정말 훌륭하죠.
이 영화에 자레드 레토도 등장을 하는데요. 엄청난 연기변신을 보여줍니다.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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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인 1부] 감상평 - 팝콘무비로써는 합격이지만, 어딘가 헐거운 l 아주 약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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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팀업무비의 특성상 관객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몇가지 요소들이 있습니다. 매력적인 빌런, 혹은 적대자일 것,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능력들을 최소 한 번이상 임팩트있게 연출할 것. 작품이 그려내는 세계관이 관객들에게 충분히 납득이 될 것. 그밖에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제가 말씀드린 이 세가지만 갖춰져도 분명 작품을 보는 관객들은 일정 부분 긍정하게 만들 수 있을겁니다.
그렇다면 이번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부는 어땠을까요? 오늘 영상은 스토리보다는 전체적인 감상평으로 이뤄져있으나, 리뷰의 특성상 캐릭터, 혹은 개연성에 관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기 때문에 작품을 감상하시는데 큰 무리가 없는 선에서 작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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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에 잠식된다! 생존을 향한 몸부림의 시작 절대 소리 내지 말 것 [에이리언: 로물루스] 파이널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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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베놈 2 : 렛데어 비 카니지> 첫번째 30초 예고편
'베놈'과 완벽한 파트너가 된 '에디 브룩' 앞에 클리터스 캐서디'가 '카니지'로 등장, 앞으로 닥칠 대혼돈의 세상을 예고한다. 대혼돈의 시대가 시작되고, 악을 악으로 처단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