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1-31 14:36:17
2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기예르모 델 토로 <프랑켄슈타인> 첫 공개

기예르모 델 토로가 연출한 <프랑켄슈타인>의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오스카 아이작이 연기한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첫 모습이 공개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올해 11월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 예정인 해당 작품은 델 토로가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작품이라고 밝혀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델 토로는 2008년 ComingSoon과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부터 ‘프랑켄슈타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보리스 칼로프의 프랑켄슈타인 관련 수집품을 소장하는 등 오랜 시간 이 프로젝트를 구상해 왔습니다. 2018년 유니버설 픽처스가 해당 프로젝트를 취소하며 무산될 뻔했으나, 이번에 넷플릭스를 통해 마침내 실현되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에는 오스카 아이작을 비롯해 제이콥 엘로디, 크리스토프 왈츠, 미아 고스, 찰스 댄스 등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출연할 예정이며, 촬영 감독 댄 로스텐이 <미믹>, <크림슨 피크>, <셰이프 오브 워터>, <나이트메어 앨리>에 이어 다섯 번째 협업을 이어갑니다.
로버트 로드리게스 <패컬티> 리메이크 확정

1998년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이 연출했던 <패컬티>가 리메이크를 확정 지었습니다. 새로운 <패컬티>는 장편 데뷔작 <컴패니언>으로 현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드류 핸콕이 각본을 쓸 예정입니다. 제작은 <바바리안>의 제작사인 볼더라이트(BoulderLight)가 맡습니다.
<패컬티>는 어느 한 고등학교의 교사들이 외계 기생 생물에 의해 조종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학생들이, 학교가 완전히 점령당하기 전에 힘을 합쳐 저항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조다나 브류스터, 클리어 듀발, 일라이저 우드, 조쉬 하트넷, 셀마 헤이엑 등이 출연한 바 있습니다.
미이케 다카시 <오디션>, 할리우드 리메이크되나

포커스 피처스가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오디션> 리메이크 제작을 추진 중입니다. 공포영화 <스픽 노 이블>로 호평받았던 덴마크 감독 ‘크리스티안 타프드럽’이 각본과 연출을 맡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오디션>은 무라카미 류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아내를 잃은 한 남성이 새로운 배우자를 찾기 위한 가짜 오디션을 열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공포영화입니다.
선댄스영화제, 2027년부터 볼더로 이전 유력

영화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영화제 중 하나인 선댄스영화제가 유타를 떠나 2027년부터 유타를 떠나 콜로라도 볼더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볼더 측은 약 3,400만 달러에 달하는 세금 공제와 토론토, 칸 영화제처럼 보다 중앙 집중형 영화제 운영 방안을 제시한 것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오래된 소규모 극장들과 영화제를 오가는 셔틀
버스가 선댄스의 매력이었기에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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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황은 여행이 되고, 그 끝에는 사랑이 있었다.
#씨네랩 #행복의노란손수건 #일본영화 #영화리뷰
방황은 여행이 되고, 그 끝에는 사랑이 있었다.
스포있는 <행복의 노란 손수건> 리뷰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했습니다.
‘제1회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7개 부문을 수상하고,
일본 역대 흥행 베스트에 등재된 영화
이런 수식어가 붙어 있는 영화를 보고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평소에도 일본 영화를 즐겨봤었기에 이전의 일본 영화가 궁금했다. 어떤 부분이 사람들을 감동시켰고, 비평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지 보고 싶었다. 그렇게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갔다.
원작이 있는 영화
영화는 유명한 원작을 기반으로 한다. 1970년대 뉴욕 포스트에 실렸던 ‘피트 해밀’의 단편소설을 기반으로 한다. 영화 시작 원작자 이름으로 피트 해밀이 뜨는 걸 볼 수 있다. 여행을 떠나는 남녀와 석방 후 집을 향하는 남자. 아내에게 편지를 써서 용서를 받아들일 생각이 있다면 노란 손수건을 나무에 달아주라는 약속을 기다리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용서와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1973년 팝송으로 만들어지며 더 유명해졌다.
영화를 보면서 찾아보려고 한 것은 이 유명한 이야기를 어떻게 일본의 배경으로 풀어냈을지, 결말이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를 두고 1시간 48분간 끌었을지였다.
원작을 변형해 일본의 시대를 담다
영화 줄거리는 원작을 따라가면서 영화의 길이와 일본에 맞게 변화했다. 영화 시작은 좋아하던 여자에게 차이고, 직장도 잃은 ‘긴야’의 시점으로 시작한다. 가진 돈을 모아 새 차를 사고, 홋카이도로 떠난다. 새로운 여자를 만날 것이라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추파를 던진다. 그러다 남자 친구에게 큰 상처를 입고 실연한 ‘아케미’를 만나 함께 여행을 떠난다. 바닷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유사쿠’에게 부탁하며 이 여행의 마지막 동료가 합류한다. 방황하며 떠난 3명의 인물은 여행을 통해 부딪히고, 소통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그러다 ‘긴야’의 복통으로 ‘유사쿠’가 운전을 하게 되었는데 경찰의 검문에 면허가 없던 ‘유사쿠’가 걸리게 된다. ‘유사쿠’가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였던 사실을 알게 된 ‘긴야’와 ‘아케미’는 ‘유사쿠’의 사연을 들어보려고 한다. ‘유사쿠’의 사연을 들은 둘은 ‘유사쿠’에게 집으로 향하자고 권한다. 그렇게 ‘유사쿠’의 결말을 향해 어설픈 3명이 차츰 다가간다.
원작과 달라진 점은 배경과 인물들이다. 여러 쌍의 연인은 ‘긴야’와 ‘아케미’로 바뀌었다. 뉴욕에서 감옥살이하던 남자는 살인을 저지른 ‘유사쿠’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플로리다 해변을 향하는 여행은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그려졌다. 일본을 배경으로 만들면서 홋카이도의 여름 풍경을 담았다. 당시의 풍경들이 아름답게 담기면서 영화의 매력이 올라갔다. 게다를 신고 다니는 ‘긴야’의 모습이나 기차 승무원을 하는 ‘아케미’ 등 당시 일본의 일상적인 모습들을 담아냈다. 이런 모습들로 당시 일본 관객들에게 공감대로 다가갔을 것 같다.
방황에서 정착으로
3명의 인물은 방황하러 나왔다가 결국 정착할 곳을 찾는다. ‘긴야’와 ‘아케미’는 실연으로 상처 난 마음을 회복하고자, ‘유사쿠’는 부끄러운 죄에 아내를 다시 마주할 용기가 잃어서 돌아다닌다. 우연한 3명의 만남은 서로를 위한 행운이었다. 진심 부족한 ‘긴야’는 ‘유사쿠’에게 혼이 나며, 그의 삶을 보면서 진심을 되찾는다. 자신의 실패에 후회하던 ‘아케미’는 여행 중 실수와 실패를 해도 울면서 이겨낸다. 나중에는 용기가 부족한 ‘유사쿠’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인물이 되기도 한다. ‘유사쿠’는 둘 만큼 어설픈 사람이다. 하지만 어른으로서 둘과 함께하며 책임감과 용기를 되찾는다. 3명 모두 여행처럼 어설프지만 함께 나아가며 어딘가 도착한다. 이러한 결말은 그 시대 청춘과 어른들에게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과 단점은 같다. 오래된 영화라는 점이다. 과거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연출, 카메라 무빙, 편집이 인상적이다. 흔들리는 카메라나 코미디 연출은 더 이전 흑백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오디오도 과거 그대로다. 누군가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킬 요소이고, 누군가에게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과거의 영화를 체험해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어쩔 수 없는 단점은 시간이 지나 시대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메인 스토리인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그때와 지금 달라졌다. 특히 관계를 강요하는 장면에서는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다. 그 장면보다도 더 놀라운 건 인물들의 반응이다. 그냥 넘어가는 분위기가 오늘날과는 다르다. 이런 부분을 감수하기 어렵다면 아쉽게도 추천하기 어려울 것 같다.
시대 이외에 아쉬운 점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조금 덜 풀렸다는 것이다. 영화는 여행 중 인물들의 과거를 잠깐 회상하는 형태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짧게 들어간 컷으로는 인물의 이야기를 다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유사쿠’의 과거 컷 중에는 동료들과 탄광에서 나와서 기자들에게 조명을 받는 부분이 있다. 탄광일을 했다는 것과 어려운 일도 있었다는 것이 예상되지만 이후 과거 이야기를 풀어갈 때 이어지는 부분이 없다. 또 ‘유사쿠’가 경찰 서장에게 신뢰를 받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에 대해서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적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이전 시대를 알아갈 수 있는 영화
<행복의 노란 손수건>은 삶과 사랑에 대해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삶과 사랑이라는 주제는 낡지 않는다. 1970년대든 2020년대든 사람이 겪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두르고 있는 것들이 조금 낡을 수밖에 없다. 영화가 표현하는 방식은 이 시대에는 어색해 보인다. 하지만 그런 차이가 영화의 매력이 되기도 한다. 옛 영화와 지금 시대의 차이 그사이를 느껴보고 싶은 사람과 그 시절 홋카이도의 풍경이 궁금하다면 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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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장난 론 / Ron’s Gone Wrong, 2021
내심 "폭스"와 "디즈니"의 인수로 기대했던 효과는 "블루 스카이"의 부활이었습니다.
그나마, 버텨주었던 <아이스 에이지>시리즈가 마지막 5편의 흥행으로 진짜 위기를 맞이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바램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북미 일자로 19년 <스파이 지니어스>를 마지막으로 회사는 해체되었고, "폭스"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도 사라졌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고장난 론>의 개봉은 기대가 컸습니다.
"픽사"의 영입으로 "디즈니"의 작품이 달라졌듯이 말이죠. - 하지만, 이런 바램은 또 그때처럼 무너졌습니다.먼저 공개된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는 5위로 데뷔한 <고장난 론>은 오프닝임에도 1000만 달러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국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고요.
현재까지 15만명으로 앞전 추석 때 개봉해 20만명들을 넘긴 <짱구는 못말려>와 <포켓몬스터>를 생각하면, 역시 자존심이 구길만한 성적입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본 이유는 흥행과 반비례하는 평가였습니다. - 북미 현지에서 전문가 79%와 관객 97%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먼저 본 이웃분들의 호평까지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과연, 어떤 작품이었는지?' - 영화 <고장난 론>의 감상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소심한 성격에 친구가 없는 "바니"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다 있는 "비봇"이 나만 없으니 그것 때문이라도 더 소외되니 "바니"의 아빠는 큰맘을 먹고서 생일날에 "비봇"을 선물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딘가 이상합니다.
네트워크 접속이 되지 않아 의도치 않게 자유로운 행동을 하는 "론"때문에 "바니"는 곤경에 처하는데...고장은 없어 보이는데?
1. 고놈, 잘생겼다!
먼저, 영화 <고장난 론>의 장르와 주 관객층을 생각하면 106분의 분량은 뭔가 맞질 않습니다.
물론, 연령이 '쪼꿈(?)' 많은 제가 보았지만 '애니메이션'의 경우. 연령이 낮은 관객층이 보는 장르인 만큼 분량은 정말 중요합니다.
이런 이유에는 영화의 마무리를 영화가 아니라 관객이 직접 맺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영화 <고장난 론>은 어떻게, 몸을 뒤척이고 금방 자리를 박차고 나서지 않게 만들었을까요?이렇게 귀여운데, 가실 거예요?
이런 말이 있습니다. - '언제나 겉으로 파악하지 말고, 내면을 봐라'라고 말이죠.
하지만 최근 면접을 봐온 입장에서 일단, 내면을 말하기에 앞서 겉으로 사람을 쭉 지켜볼 수 있게는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고장난 론>의 "론", 즉 "비봇"의 이미지는 저를 비롯한 관객들의 이목을 이끄는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먼저, "비봇"의 외견에는 "디즈니"계열의 스튜디오답게 다양한 IP들이 나오는데요.
<스타워즈>의 "스톰 트루퍼"와 "다스 베이더", 이외에도 "마블"의 다양한 슈퍼 히어로까지 나와 재미를 더하며, "론"은 "도트"로 표현됩니다.
이렇게, 말하다 보니 어째 어린이들보다는 성인들이 더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많네요.2. 거짓말은 못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얼굴만 뜯어먹고 사는 것은 아니기에 관객들은 <고장난 론>이 '어떤 대답들을 준비해왔는지?'를 질문해야 합니다.
투명한 바둑돌 같은 표면의 "론"을 보자면, 한없이 긍정적인 작품을 기대하겠지만 해당 작품은 현 상황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모습들을 가져와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냅니다.
먼저, "비봇"을 살펴보면 "알고리즘"을 통해 취미와 공통점을 통해 유저들을 매칭 시키는 모습은 "왓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이고 있음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게 맞지 않는다면, 만남을 꺼려 하는 장면으로 어두운 이면까지 드러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한없이 깨끗한 줄 알았는데...
이외에도 이번 <고장난 론>의 악역에 포진한 "앤드루"의 모습도 어딘가 익숙합니다.
"페이스북"을 비롯하여 많은 기업들에서 유저들의 개인 정보로 불법적으로 활용하거나 감시하는 사고들은 비일비재하게 봤을 겁니다.
이외에도 조회 수 혹은 하트, 좋아요을 많이 받기 위해서 자극적인 콘텐츠를 찍는 모습과 자신의 행복함을 보여주려 사진을 보정하는 장면들은 각색 없이 보아도 잘 전달되니 영화는 "바니"와 "론"의 우정에 대해 잘 말하면 되겠죠.
하나 앞에서 안 했던 각색을 지금에서 한다고 한들 잘할 수 있을까요?3. 말솜씨는 아쉬운데, 결과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고장난 론>은 굳이, 각색을 하지 않았어도 자신을 관객들에게 말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 안일한 생각으로 서사한 "바니"와 "론"의 우정은 약하게만 느껴집니다.
여느 영화에서 보듯이 맞지 않는 첫인상을 시작으로 점점 맞다가 싸우고 갈등을 봉합하고 사건을 해결하고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과정은 똑같습니다.
"클리셰"로 볼 수 있지만, 마지막 헤어짐에서 그 진부함이 확실하게 전달되지 않습니다.감정은 ctrl+c, ctrl+v가 안됩니다.
이런 이유에는 "바니"와 "론"의 우정을 깊이 설명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고장난 론>의 전체를 살펴보면 제대로 설명이 된 캐릭터가 없습니다.
"바니"와 "론"이 해당 작품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나 "바니"는 이외에도 아빠와 할머니, 그리고 "시바나", "리치", "노아" 등의 실 친구들과의 관계까지 뻗어나갈 이야기가 정말 많습니다.
그렇기에 이것저것 건들다 보니 갑작스레, 협력을 한다든지 급전개들이 이뤄져 공감은커녕 설명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합니다.
결국, 마지막 엔딩은 캐릭터 스스로 "복사"를 말하지만 "왜, 안되는지?"를 설명해 주지 않는 통보식 신파는 앞서 보여준 인상과 다르게, 아쉬움을 남깁니다.
결국, 이름값을 마지막에 보여준 <고장난 론>의 마무리가 더더욱 안타까움으로 비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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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기꾼 계 자강두천의 볼만한 대결
영화의 시작은 심플하다. 전후 상황에 대한 설명 없이 그저 시체를 집 바닥에 숨기고 집을 불태워버린다. 시체의 정체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 주인공이 죽인 건지, 그저 죽은 사람을 발견하고, 자신이 의심받을까봐 그렇게라도 처리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영화는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영화 초반에 주인공, 스탠턴은 특별한 대사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그 누구보다도 추진력이 있었다. 그 추진력의 바탕이 된 그의 과거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성공하는 사람이라면 가질 법한 야망이 있는 남자였다. 그런 야망과 영리함에 반한 여자가 있었는데, 그녀는 그가 잠시 몸을 숨긴 유랑단에 소속된 외로운 여자였다. 두 외로운 남녀가 눈이 맞아 더 넓은 세상으로 뛰쳐나가는데, 이들의 미래는 순탄하기만 할까?
1. 내용이 예상가지만 그래도 끝까지 보게 된다
영화 초반에 감독은 관객들에게 굉장히 불친절하다. 스탠턴이 왜 유랑단에 숨어들어가게 되었는지, 대사가 암시하듯 그의 과거에 아버지와 관련한 안 좋은 추억이 있는 듯한데, 그 추억이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는다. 다만, 그의 과거가 어떠했을지 짐작만 가능할 뿐이다. 하지만 짐작만으로는 그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가 왜 그렇게까지 야망을 표출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는지 그저 대사가 주는 암시로 짐작만 하기에는 납득이 잘 안되었었다.
하지만 명확하게 납득이 가지는 않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음에 이 남자가 어떻게 살아갈지, 어떤 갈등이 있을지 혹은 어떻게 추락할지 어렴풋이 예상이 가능할 만큼 뻔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지루하지는 않았다. 영화의 크레딧이 가면서 꽤 곰곰이 생각했던 부분이었다. 내용이 드라마틱하지 않았는가? 아니다. 내용도 이정도면 드라마틱하긴 했지만 꽤나 클리셰들이 많았다. 욕망이 가득한 남자가 갈 곳이 결국 어디겠는가? 당연히 타락인 것을. 그리고 그 타락의 과정에서 등장한 묘령의 매력적인 여인, 릴리스 박사의 존재도 주인공의 목적 실현에 도움이 되는 듯하다가도 그의 집중력을 흐릿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본드걸과 비슷한 역할이어서 찾으려면 다른 영화에서도 그런 역할을 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영화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었을까 되짚어보면, 결국 연출의 힘이었던 것 같다.이 영화가 연출이 정말 좋은 영화임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인물 하나하나의 감정이 알 것 같으면서도 그렇다고 단정을 지을 수는 없도록 미스터리함을 유지하는 배우들의 표정에서도 느낄 수 있었고, 그런 배우들의 표정을 잘 담을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클로즈업하는 카메라 워킹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되돌아보니, 오히려 초반에 캐릭터에 대한 인식을 헷갈리게 한 것도 오히려 이 영화가 가진 클리셰를 미스터리로 푸는 데에 도움이 되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영화 포스터에서는 근 10년간 나오지 않았던 반전이라고 홍보했던데, 그 정도로 반전이었는가라고 생각해 본다면,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 결말로 인해 이 영화, 굉장히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인상은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2. 기예르모 델 토로인 듯 그렇지 않은
오히려 영화 크레딧이 올라갈 때, 더 놀랐던 점이 있다면, 감독이 기예르모 델 토로였다는 점이었을 것이다. 양심선언을 하자면, 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를 본 적은 없다. 하지만 과거에 LA시립뮤지엄에 놀러갔다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한 영화 소품들을 모아놓은 전시회를 갔던 적은 있었다. 그 때, 이 감독의 작품 세계에 대해 얼추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그 때, 느꼈던 이 감독에 대한 인상은
"아니, 기괴하고 고어(gore)한 생물체를 왜 이렇게 많이 등장시킨 거야? 이 감독 진짜 특이하고, 웃긴(좋은 쪽으로) 사람이다."였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딱히 외관적으로 기괴한 생물체는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각기 다른 사람들의 행위들이 죄다 기괴하다. 서커스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영화의 초반부에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슬로건을 마음 속에 품고, 비인류적인 행위(멀쩡한 사람을 데려다가 반불구를 만드는 일)도 서슴치 않고, 다른 이들을 위로한다는 명분 아래 사기치는 것도 당연시되는 그 서커스 사회 자체가 이미 기괴하고, 고어하다. 외관적으로 기이해 보이지 않아도 이미 그 사회 속에 들어가서 주인공이 적응하는 것만 봐도, 이 주인공 또한 범상치 않은 인간임을 보여준다. 주인공을 묘사한다면, 그가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었던 새디즘적 기질과 기괴한 환경이 만들어낸 괴물, 딱 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감독의 의도를 감히 뇌필셜로 유추해 본다면, 이 영화는 더 이상 외적으로 솟구쳐 표현된 기괴함보다는 인간의 내면에 깊게 자리잡은 울퉁불퉁한 욕망의 위험성에 대해 고찰해 본 그의 시간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스탠턴은
3. 나쁜 놈 위에 나쁜 놈
“사람들을 속이는 게 아냐, 사람들이 스스로를 속이는 거지”
스탠턴은 사람을 속이는 일에 대해 점점 대담해지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돈이고, 돈 많은 사람들에게서 돈 버는 게 왜 나쁘냐는 식이다. 하지만 릴리스 박사는 좀 다르다. 영화를 보는 중간중간 왜 이 여자는 이 위험한 게임에 동참하는 것인지 도저히 목적이 뭔지 찾을 수가 없었다. 명백하게 돈 때문에 이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영화의 끝으로 갈수록 이 여자가 더 큰 빌런이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마치 막장 드라마를 볼 때의 시원함을 느꼈다. 스탠턴과 같은 나쁜 놈들에게 큰 깨달음을 주는 것은 회개도 아니고, 착한 사람들의 존재가 아니다. 결국, 더 나쁜 캐릭터가 등장해 뚜들겨 패놓아야 비로소 자신의 현실을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애매모호하게 나쁜 놈 위에 날고 기는 더 나쁜 사람으로 분한 릴리스 박사가 오히려 이 영화의 리얼 주인공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중반부에 등장해 후반부의 스릴러를 담당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영화 초반부에서는 스탠턴이 소시오패스 같았는데, 영화를 다 보면, 결국 이 세게의 최강 소시오패스는 릴리스 박사임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돈도 아니고, 스탠턴의 파멸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것 뿐이었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본인의 즐거움을 위해서 움직인 것이기 때문에 공부도 즐거워서 하는 이를 이기지 못한다고 하듯, 스탠턴은 그녀를 이길 수가 없었다. 애초에.
4. 총평
결국 스탠턴은 본인이 다른 이에게 행하던 사기를 다른 이에게 똑같이 당하고 만다. 자신이 만든 덫에 다른 이들만 잡아넣은 게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 빨려 들어간 셈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계속적으로 되돌아봐야 하는 것 같다.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너무 달리기만 하느라, 놓친 것은 없는지 등등을 점검해보아야 한다. 뭐, 과거에 매여서 후회하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만든 덫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지는 않은지 최소한의 점검 정도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최소 틀린 길은 아닌지 인지한다면, 당신의 욕망에 눈을 가려진 스탠턴이 되지 않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런 당신의 삶은 최소한 불행하진 않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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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을 도와주세요
줄거리
정신과 치료를 마치고 보육원에 맡겼던 어린 딸, 도도를 데리고 온 리뤄난.
하지만 딸은 계속해서 무언가 보이는 듯 행동하고, 리뤄난은 이 모든 것이 6년 전 사건 때문이라고 말한다.
금기를 깬 자신들에게 저주가 내린 것이라며,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리뤄난.
과연, 도도는 저주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감상 포인트
1. 최상은 아니지만 잔인함 수위가 꽤 높은 편이다.
2. 결국엔 대만식 오컬트 물.
3. 페이크 다큐 형식이라서 약간 지루할 수도 있다.
감상평
영화 [주]는 여름에 한창 공포 영화 많이 볼 때 봤던 영화다. 리뷰를 쓰려고 했다가, 정말 할 말도 없고 개인적으로 재미없다고 느껴서 리뷰를 포기했었다. 그래도 봤던 영화들은 기록을 위해서라도 남기는 편이 좋겠다 싶어서 이렇게 결국 리뷰를 쓴다.
영화 [주]의 가장 소름 돋는 공포 포인트는 잔인한 장면이 아니라, 평범한 장면에서 오는 기괴함과 압박감이다. 분명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는데 주인공의 표정이나 눈동자 움직임에서 긴장감을 느낀다.
문제는 이 압박감을 계속 느끼다 보니 약간 피곤해지는데, 그럴 때마다 한 번씩 놀래주는 타이밍이 좀 느리다고 해야 하나? 찬찬히 쌓아가다가 느리게 터트려주니까 조금 지루해진다. 이건 페이크 다큐라는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영화 보다가 좀 졸았다는 리뷰를 종종 읽었는데, 나도 졸았음...
기괴한 분위기뿐만 아니라, 오컬트 영화 특유의 찝찝함도 잘 느껴진다. 주인공이 계속해서 보호 주문을 외워달라고 하는데, 알고 보니 이 주문이 자신에게 저주를 거는 주문이었다든지. 이 영상을 봤던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든지. 근데 이런 부분은 좀 반칙 아닌가? 싶다. 이건 관객의 심리를 자극하는 게 아니라, 그냥 기분 나쁜 말에 불과하잖아.
개인적으로는 동양이든 서양이든 오컬트 영화를 딱히 안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기분 나쁜 포인트까지 있어서 더더욱 리뷰하기 싫었던 것 같다.
게다가 이게 실화 바탕이라길래 찾아봤는데, 그다지 연관성이 없다. 사이비 종교에 미친 부모가 자기 자식을 학대해서 경찰에게 잡혔다는 이야기가 실화라는데... 그럼 이건 이 영화랑 너무 연관성이 없잖아요. 그냥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거지, 이런 걸 두고 우리는 실화 기반이라고 하진 않아요... 감독님.
재밌다고 얘기를 많이 들어서 약간 기대했는데, 찝찝함만 남기고 사라진 영화. 랑종과 비슷하다고들 하는데, 같은 이유로 랑종도 초반에 보다가 꺼버린 사람이라서... 오컬트가 정말 재미있으려면 분위기와 캐릭터 빨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는 나의 취향에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이런 영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의외로 즐길 것 같아서 호불호의 차이인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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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네트에게 오은영 박사님이 보인다.
분명히 다작 감독은 아니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 1984>, <나쁜 피, 1987>, <퐁네프의 연인들, 1991>, <폴라 X, 1999>, <홀리 모터스, 2012>, 그리고 <아네트, 2021>. <아네트>는 <홀리 모터스> 이후 9년 만에 '프랑스 천재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카락스 감독의 복귀작이며, 2021년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였다. 2020년 칸 영화제는 코로나19로 열리지 않았고, 2019년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은 마침 본 브런치에 있어 잠깐 소개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https://brunch.co.kr/@ppeeppae/3
작가주의 경향이 짙은 영화는 감독 그 자체가 된다. 그동안의 작품을 보면 자신에 대한 질문에서 사랑으로 넘어가 <아네트>에서 본격적으로 딸의 존재를 둘러싼 질문을 늘어놓는 것처럼 보인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 위태로운 요트 위에서 추는 왈츠는 전쟁 같은 부부싸움을 수려하게 그린다. 이 장면은 <아네트> 포스터의 대표 이미지로 실렸다. <라라랜드, 2015>에서 미아와 셉이 함께 추던 왈츠와는 차원이 다르다. 카락스 감독은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감독으로서의 삶, 한 여인을 사랑한 남자로서의 삶, 특별한 재능을 가진 딸을 육아하는 아버지로서의 삶 사이에서 무수한 고민을 하였고, 그것에 대한 답을 <아네트>로 작성하여 세상에 내놓았다. 그러나 답을 쉽게 공개하면 재미가 없을지 모르니 생각하고 또 생각하도록 몇 가지 장치를 마련하였다.
영화 <아네트, 2021> 포스터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감독>
스탠딩 코미디 쇼를 하는 헨리와 오페라에서 노래를 하는 안은 결혼 하여 부부가 되었다. 그러나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셀럽으로 사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가십거리가 되어 대중에게 소비된다. 헨리는 코미디로 대중을 '죽여주고', 안은 극 중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대중 대신 '죽어준다'. 대중은 날카로운 것 같다가도 때로는 한없이 우매하게 느껴지는 존재이다. 그들의 코드를 알아채는 것은 쉬운 것 같기도 하고, 어려운 것 같기도 하다. 결혼을 하고 난 후 자신의 직업에 대한 질문은 더욱 깊이를 더해가고, 꺼내고 싶지 않은 심연과 마주하기도 한다. 미래를 약속한 동반자는 나도 모르는 새 나를 옥죄는 경쟁자가 되어버린다.
바나나를 즐겨먹는 '신의 유인원' 헨리는 '킹콩', 사과를 즐겨먹는 '인간' 안은 '앤'을 닮았다. 헨리는 무대 위에 올라 대중에게 즐거움을 제공하지만, 분노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안은 소프라노라서 높은음으로 소리를 잘 낸다. 1930년대 초기 미국 영화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들은 전통적인 셀럽이었다.
라라랜드에 사랑과 전쟁을 더하면
<한 여인을 사랑한 남자>
헨리는 안을 사랑해서 결혼했고, 딸 아네트를 낳았다. 그러나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질수록 그 불똥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아내 안에게 튀어버린다. 지극히 못난 행동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방법으로 자신의 불안을 달래고 있다. 금이 간 부부 사이를 붙여보고자 세 식구는 요트 여행을 떠나지만, 술에 취한 헨리는 강제로 안을 붙들고 왈츠를 추다가 바닷물 속으로 영영 잃어버리고 만다.
헨리와 안 사이에는 한 남자가 있다. 이 남자는 안이 노래를 부를 때 무대 아래에서 피아노 반주를 했었다. 늘꿈에 그리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된 날 그는 이루지 못한 사랑인 안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다. 실례한다고 하면서 독백과 지휘를 반복하는 이 장면은 영화의 백미로 꼽고 싶다. 사실 삼각관계의 완성은 서브 남자 주인공의 매력 발산이 아니겠는가.
헨리와 안 사이에 나의 무대를 갈망하는 지휘자가 있다
<특별한 재능을 가진 딸을 육아하는 아버지>
셀럽의 2세는 태어날 때부터 피곤하다. 탯줄을 자르는 순간부터 콘텐츠가 되어 대중에게 소비되기 때문이다. 아네트는 어머니를 잃었지만, 엄마의 재능을 물려받아 노래를 잘 부른다. 헨리는 망가져버린 자신의 꿈을 밀어 두고, 아네트를 데리고 다니며 전 세계를 누빈다. 아버지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고 있던 아네트는 마지막에 아버지와 정면으로 맞서며 '아버지를 사랑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슬픈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자신은 온전하게 사랑을 받기보다는 그저 착취당했다고 고백한다.
영화의 처음과 끝에 카락스 감독과 그의 딸 나스탸가 직접 등장한다. 공교롭게 나스탸의 어머니도 돌아가셨다. 영화의 처음에는 이제 영화가 시작한다고 알리며 조용히 집중하라고 공지하고, 영화의 마지막에는 영화가 재미있었다면 소문을 내달라고 당부한다. 카락스에게 천재 감독이라는 수식어는 허용됐지만, 흥행 감독이라는 수식어는 붙여지지 못했다. <아네트>는 카락스 감독의 첫 영어 영화로 아마존 스튜디오가 배급을 맡아 감독의 전작보다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영화와 현실의 경계 허물기는 <아네트>가 카락스 감독의 것임을 드러내며 선명한 도장을 찍는다.
레오스 까락스 감독과 그의 딸 나스탸
아네트에게 오은영 박사님이 보인다. 아버지와 맞선 후 인형은 죽고, 사람이 다시 태어났다. 혹시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사람이 아닌 인형처럼 대하지 않았는지, 그동안 아이를 착취하지는 않았는지 질문해보자. 그리고 온전한 사랑을 주겠노라 다시 한번 다짐하며 꼭 안아주자. 우리는 서로 너무 많이 사랑하니까. We love each other so much.
* 해당 리뷰는 씨네 랩(CINE LAB) 크리에이터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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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당신들이 이야기하는 방법, 우리들이 듣는 방법
감독
애덤 웡 (Adam WONG)
영화 정보
Hong Kong /2024 /133min /DCP /Color/Fiction/전체관람가/Korean Premiere
리뷰
홍콩 아담 웡 감독의 2024년 작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원제: The Way We Talk, 看我今天怎麼說)은 세 명의 청각장애인 주인공을 통해 그들이 세상을 마주하고 소통하는 다양한 방식과 정체성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선보이는 작품이다. 단순한 재현을 넘어, 청각장애인의 세계를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하는 혁신적인 사운드 디자인과 그들의 고유한 문화에 대한 존중 어린 시선이 빛나는 영화다.
첫 오프닝의 시기는 2005년으로, 이때까지만 해도 농인들은 수어가 아닌 '말하기' 교육을 강요 받았다. 정책적으로 수어를 언어로 인정하고, 농인들의 수어 선택을 존중한 것은 불과 2010년부터 였다. 장애인이 비장애인처럼 도달하려는 노력은 인공와우로 비유된다. 인공와우로 농인은 청인처럼 들을 수 있고, 말하며 의사소통도 가능해졌다. 더이상 수어가 아닌 말하는 방식으로 비장애인과 함께 어우릴 수 있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영화는 장애를 '극복'하려는 대상이며, 인공와우로 비장애인에 '근접'한 농인들을 '배려의 대상자'로 여겨지며, 농인이 꿈을 꿀 수 있는 자격과 환경이 장애로 인해 박탈되는 현실을 보여주며, 비장애인과 장애인, 농인과 청인의 간극을 보여준다.
영화는 각기 다른 배경과 생각을 가진 세 명의 젊은 청각장애인 울프, 앨런, 소피의 삶을 교차하며 그들의 내면으로 관객을 이끈다. 태어날 때부터 농인 가족에게서 자라 수어를 자신의 첫 번째 언어로 여기며 자부심을 느끼는 울프,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구화와 수어를 함께 사용하며 세상과 소통하려는 앨런, 그리고 청인 사회에 통합되기를 바라며 인공와우에 의지했던 소피가 점차 농인 문화와 수어의 세계를 알아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우정을 나누며, 사회의 편견과 무지에 맞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 나선다. 사회와 사람들이 이들에게 좌절과 상처를 줘도, 언제나 딛고, 꿈을 이루는 방법을 모색하며, 자기만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주체적인 개인으로서 발돋움한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의 가장 주목할 만한 성취는 단연 사운드 디자인이다. 영화는 청각장애인이 어떤 소리를 듣고 어떤 소리를 듣지 못하는지에 대한 세심한 이해를 바탕으로, 의도적인 뮤트(무음), 인공와우 착용 시 들릴 수 있는 왜곡된 노이즈, 먹먹하게 처리된 음향 등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청인 관객은 청각장애인의 청각 세계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며, 그들이 느끼는 감각의 간극을 좁히고 소통 방식의 다양성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시도를 넘어, 공감의 깊이를 더하고 주제 의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핵심적인 영화적 장치로 기능한다.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언급했듯, 이 영화는 청각장애인들이 단순히 '듣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와 언어(수어)를 가진 존재임을 강조한다. 수어를 모국어로 여기며, 청인이 되기를 반드시 바라지 않는 그들의 선택은 청인 중심의 사회에서는 다소 낯설거나 아리송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이러한 시선이야말로 우리가 넘어서야 할 편견임을 이야기한다. 인공와우를 통해 청인과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농인이 있는가 하면, 수어와 농인 공동체의 언어적, 문화적 유산을 지키고자 하는 농인이 있으며, 이 두 가지 모습 모두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는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영화는 세 주인공의 관계와 성장을 통해 농인 사회 내부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특히 청각장애인 배우 마르코 응(Marco Ng)의 참여와 주연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는 이야기에 현실감을 불어넣으며, 각 캐릭터가 마주하는 도전과 선택의 무게를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은 청각장애인의 삶을 대상화하거나 동정적으로 그리는 대신, 그들의 주체적인 선택과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며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이들에게는 혁신적인 사운드 디자인을 통해 감각적 차원에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더 나아가 소수자의 문화와 정체성에 대한 보편적인 존중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소통의 본질과 다양성의 의미를 곱씹게 만드는,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다.
상영스케줄
2025.05.02 CGV전주고사 8관 17:00 (상영코드 249)
2025.05.07 CGV전주고사 8관 13:30 (상영코드 709)
2025.05.08 CGV전주고사 5관 17:30 (상영코드 823)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4.30 -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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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주 최신 개봉영화(이터널스, 세버그, 시그널X, 크림, 퍼스트 카우)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11월 1주차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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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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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 오브 도그] 끝장리뷰(ENG) | 씻지 않는 형, 청결한 동생 | 말과 차 | 기타와 자동피아노 | 수색자 오마주 | 동성애자 형, 이성애자 동생 | 제목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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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오브 도그](2021)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과거 vs 현재(feat. 수색자)
Chapter 2 필의 동성애, 피터의 살인
00:00 은사자상 수상
02:02 대결 구도들
04:44 수색자 오마주
05:59 기타와 자동피아노
06:37 꽃을 태운 이유
07:44 필의 동성애
09:31 피터의 아버지 살해
12:19 별점 및 한 줄 평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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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고마워요, 판타스틱4! 영상
우주로 갔다 완전히 달라져서 돌아온 판타스틱한 우주비행사 ④명 고마워요, 판타스틱④!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7월 극장 대개봉 #판타스틱4_새로운출발 #TheFantasticFourFirstStep #판타스틱4 #마블 #Marvel #7월대개봉 #페드로파스칼 #바네사커비 #조셉퀸 #에본모스바크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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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익스트랙션 2> 공식 예고편
목숨을 건 구출이 시작된다. 크리스 헴스워스가 타일러 레이크로 돌아오는 《익스트랙션 2》, 곧 공개 예정. 오직 넷플릭스에서. 헴스워스와 샘 하그레이브 감독이 다시 한번 뭉친 작품. 조 루소와 앤서니 루소의 AGBO가 제작을, 조 루소가 각본을 맡았다. 골시프테 파라하니가 전편과 같은 역할로 출연하며, 다니엘 베른하르트와 티나틴 달라키슈빌리도 함께 열연을 펼친다. 《익스트랙션 2》는 앤디 파크스의 그래픽 노블 《Ciudad》에 바탕을 둔 첫 번째 영화의 속편으로, 앤디 파크스, 조 루소, 앤서니 루소의 원안에 페르난도 레온 곤살레스가 일러스트레이션을 맡았다. 《익스트랙션 2》에는 앤서니 루소, 조 루소, 마이크 라로카, 크리스 헴스워스, 패트릭 뉴얼, 샘 하그레이브가 프로듀서로, 앤절라 루소오츠토트, 제이크 오스트, 벤저민 그레이슨, 스티븐 스카벨리, 크리스토퍼 마커스, 스티븐 맥필리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