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2-12 11:38:20
2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아카데미 작품상 유력 후보 <브루탈리스트> 개봉

금주에는 마블 스튜디오가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옵니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새로운 캡틴과 함께 관객들에게 찾아왔습니다.
이번 작품으로 삐그덕거리던 마블의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곧 개최될 아카데미 시상식의 강력한 후보로 점쳐지는 <브루탈리스트>도 개봉을 앞뒀습니다.
215분이라는 러닝타임과 상영시간 내 인터미션이 존재한다는 정보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골든 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등 각종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고 있는
애드리언 브로디가 과연 이번 오스카에서도 남우주연상을 거머쥘 수 있을까요?
브루탈리스트
The Brutalist

개요: 드라마 | 미국 | 215분
감독: 브래디 코베
주연: 애드리언 브로디, 펠리시티 존스, 가이 피어스
개봉: 2025.02.12.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줄거리
전쟁의 상흔을 뒤로하고 미국에 정착한 건축가 ‘라즐로 토스’(애드리언 브로디). 미국 이민자의 냉혹한 현실 속에 전쟁의 트라우마를 견뎌내던 어느 날. ‘라즐로’의 천재성을 알아본 부유한 사업가 ‘해리슨’(가이 피어스)이 기념비적인 건축물 설계를 제안한다.
하지만, 시대와 공간, 빛의 경계를 넘어 대담하고 혁신적인 그의 건축 설계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반대에 부딪히게 된다.
후원자 해리슨의 감시와 압박, 주변의 비난이 거세질수록 오히려 더 자신의 설계에 집착하던 ‘라즐로’.
혁신적인 브루탈리즘 건축에 자신을 투영하던 ‘라즐로’는 결국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는데...
발 디딜 곳 없는, 소속이 불분명한 삶의 연대기 트라우마가 예술로 승화된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Captain America: Brave New World

개요: 액션 | 미국
감독: 줄리어스 오나
주연: 안소니 마키, 해리슨 포드, 대니 라미레즈, 쉬라 하스
개봉: 2025.02.12.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줄거리
대통령이 된 새디우스 로스와 재회 후, 국제적인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 샘이 전 세계를 붉게 장악하려는
사악한 음모 뒤에 숨겨진 존재와 이유를 파헤쳐 나가는 액션 블록버스터.
두 사람
Life Unrehearsed

개요: 다큐멘터리 | 대한민국 | 80분
감독: 반박지은
주연: 이수현, 김인선
개봉: 2025.02.12.
배급: 반박지은필름, (주)시네마달

줄거리
“가장 낯선 곳에서, 가장 깊은 사랑으로”
파독 간호사로 낯선 나라 독일에 이주한 뒤 지역 사회와 소수자를 위해 목소리 내는 일에 앞장선 ‘수현’.
간호 학교를 졸업하고 신학 연구에 뛰어들며 이주민의 마지막 길을 동행하는 호스피스 리더 ‘인선’.
40여 년 전, 재독여신도회에서 운명처럼 만난 ‘두 사람’ 이민 1세대, 이주 노동자,
그리고 레즈비언으로서 서로에게 쉴 곳이 되어주고, 곁에서 여생을 함께하기로 한다.
첫 황혼에서 두 손을 마주 잡은 <두 사람>의 무지갯빛 블루스가 시작됩니다!
아카디안
Arcadian

개요: SF | 미국 | 92분
감독: 벤자민 브루어
주연: 니콜라스 케이지, 맥스웰 젠킨스, 제이든 마텔
개봉: 2025.02.13.
배급: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줄거리
밤이 오면 죽음의 그림자가 찾아온다! 쌍둥이 아들 ‘토마스’와 ‘조셉’과 함께 문명이 파괴된 세상을 살아가는 ‘폴’.
밤마다 습격하는 정체불명의 괴물들 때문에 이들은 매일 긴장감 속에 전투를 준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일로 한밤중에 집을 나선 ‘폴’은 마주쳐서는 안 될 괴물들을 만나게 되는데…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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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 감독의 영화 속 여배우들, 한 곳에 모인다면 누가 이길까
박찬욱 감독의 영화 속 강렬한 여성 캐릭터들! 이 다섯명이 한 곳에 모인다면 누가 이길까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정신병원의 싸이보그 ‘영군’
“싸이코가아니라 싸이보그에요”
<헤어질 결심> 타지에서 갖은 고생을 한 ’서래’
“한국에서는 결혼했다고 좋아하기를 중단합니까?”
<친절한 금자씨> 죄를 뒤집어 쓰고 독기 품은 ‘금자’
“언니 이제 밥도 많이먹고 약도 많이먹고 빨리죽어”
<박쥐> 시모, 남편 뒤치다꺼지와 학대까지 당하다 뱀파이어로 변신한 ‘태주’
“저 부끄럼 타는 여자 아니에요”
<아가씨>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엄격한 보호아래 살아가는 귀족 ‘히데코’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박찬욱 감독의 거의 모든 영화에서 여성캐릭터가 핵심적으로 등장합니다.
위의 영화들 말고도 <스토커>, <리틀 드러머 걸>에서도 여성이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이끌어가죠.
박찬욱 감독의 신작에는 손예진 배우가 출연한다고 하는데요.
또 어떤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보여줄지 너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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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고 못 살던 남자가 죽어도, 여자들은 산다
*이 글에는 드라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 여자가 있다. 한 명은 아이를 낳아 정상가족을 이루는 게 인생의 목표인 주디다. 또 한 명은 뺑소니 사고로 남편을 잃은 젠이다. 우연히 만난 이들은 서로의 불행에 공감하며 친구가 된다.
문제는 주디와 젠이 서로의 남자를 죽였다는 사실이다. 젠의 남편을 죽인 뺑소니범은 주디고, 주디가 애착을 끊어내지 못하는 전 애인 스티브를 죽인 건 젠이다. 하지만 주디와 젠은 끔찍한 진실을 안 이후에도 우정을 깨지 않는다. 그 남자들의 죽음으로 또 다른 세계가 열렸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데드 투 미〉 스틸컷 ⓒ넷플릭스
젠의 남편은 그녀가 유방암 예방을 위해 가슴 절제술을 한 이후로 그녀에게 다가오지 않았다. 젠은 더 이상 남편에게 '여자'로 인식되지 못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파탄난 관계를 이어간다. 젠은 남편이 죽고 나서야 자신이 잘못된 곳에 에너지를 쏟아왔음을 알게 된다. 물론 슬픔도 크고 현실적 어려움도 많다. 하지만 젠은 주디와 함께하는 생활이 나쁘지만은 않다.
주디는 아이를 낳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으나 다섯 번이나 유산했다. 게다가 의사로부터 임신은 불가능하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도 듣는다. 무너지기 직전이다. 그런데 거만하고 자기중심적인 전 애인 스티브가 죽은 이후 다른 세계를 만난다. 자신을 존중하며 사랑해주는 레즈비언도 만났고, 젠의 두 아들은 주디를 믿고 의지한다. 이제 주디에게 중요한 건 '정상가족' 아니라 젠과의 우정에 기반한 '대안가족'이다. 그것이 주디의 새로운 토대가 된다.
넷플릭스 드라마 〈데드 투 미〉 스틸컷 ⓒ넷플릭스
그래서 젠과 주디는 자신의 남자를 죽인 서로와 계속 같이 산다. 서로의 존재가 기존의 문제적 욕망을 대체했기 때문이다. 젠과 주디의 살인은 서로에게 큰 상처를 안겨줬지만, 동시에 이전에는 갈 수 없었던 곳으로 그들을 인도해주기도 했다. 남자들의 죽음은 지금껏 현재를 몽땅 투자한 대상이 오히려 불행의 근원이었음을 깨닫게 해줬다. 즉 젠과 주디는 서로의 살인을 매개로 자기 욕망과 에너지를 투여할 새로운 대상을 찾는다. 두 번째 욕망의 대상은 이전처럼 그들의 존재를 갉아먹지 않는다.
죽고 못 살던 남자가 죽어도(사라져도), 여자들은 산다. 젠과 주디처럼 때로는 더 좋은 삶을 산다. 그들에게 필요했던 건 불평등한 젠더 권력에 놓인 이성애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며 지지해주는 관계였다. 범죄, 스릴러, 코미디 요소가 절묘하게 섞인 드라마 〈데드 투 미〉의 다음 시즌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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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의 길 위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때
시
손자 '욱이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제일 행복한 할머니 미자(윤정희)는 66세의 나이에도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잃지 않은 사람이다. 미자는 시 한 편 쓰는 것이 소원이다. 접수 마감이 지난 김용탁 시인의 문학강좌를 간곡히 부탁해 듣게 된 후로 미자의 관심은 온통 시에 쏠려있다. 시상을 놓치지 않기 위해 틈틈이 메모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병원에서 희진이라는 아이의 자살 소식을 듣고, 희진의 자살과 종욱(이다윗)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안 미자의 마음에는 낯설고 격렬한 감정들이 차오른다. 미자는 희진이가 걸었던 길을 걸으며 시를 완성하게 된다.
한 편의 시에 대한 긴 해설과도 같은 이 영화는 시와 시인이 탄생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보다
시의 출발은 '잘 보는 것'이다. 시인은 학생들에게 '사과를 진짜로 본 적이 있는지' 묻는다. 조명 아래에서 살펴도 보고, 향도 맡아보고, 한 입 베어 물어도 보고 즉, 온전히 느껴 본 적이 있는지 묻는다. 진짜로 보아야 느껴지는 것이 있고, 그것을 종이에 옮겨내면 그것이 바로 '시'다. 미자는 수업 이후로 일상의 모든 것을 진짜로 보려고 애쓴다. 사과를, 설거지통을, 꽃과 나무를, 손자 종욱이를 본다. 미자가 '꽃을 좋아하고 이상한 소리도 많이 한다'며 시인의 기질이 있다고 말하지만 시상은 도통 찾아오지 않는다.
미자는 아름다움을 찾아 시로 담으려 한다. 하지만 아름다움만으로 시를 완성할 수는 없다. 수강생들이 말하는 '내 인생의 아름다웠던 순간'에는 모두 슬픔이 담겨 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처럼 아름다움과 괴로움은 함께 한다.
“괴로움도 참 아름다워요”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시들기 때문이다. 아름답게 떨어지는 백일홍이, 자신의 몸을 내던져 다음 생을 준비하는 살구가 아름다운 이유를 미자는 차츰 제대로 보게 된다. 미자의 노트에는 꽃의 시들음이 살구의 떨어짐이 차곡히 쌓여간다. 상실과 고통, 괴로움이 쌓여간다. 희진이의 길은 고통의 길이지만 미자는 그 길에서 언제나 아름다움과 사랑을 발견한다. 희진이의 죽음이 미자의 마음 한편에 심은 고통의 씨앗은 그렇게 시로 움트기 시작한다.
미자는 자신의 죄를 똑바로 보지 않는 종욱에게 마주할 기회를 준다. 그것이 미자의 사랑이다. 다른 아이들의 아버지가 아이의 장래와 인생을 위해 죄를 덮으려 할 때 미자는 종욱이가 제대로 보기를 바란다. 명과 암을 보게 된 미자가 희진에게 바친 시와 종욱에게 치르게 한 죗값은 윤리적 판단을 넘어서 미학적인 선택이 된다.
미자는 희진이의 죽음과 손자의 죄를 겪어내며 시인이 되었다. 영화는 한 편의 시가, 한 명의 시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그 과정은 슬픔과 괴로움 그리고 찬란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
아네스의 노래
희진은 순결을 상징하는 성인, 아네스의 이름으로 불린다. 아네스의 위령미사를 본 후로 미자는 자기도 모르는 새에 희진이의 길을 따라 걷는다. 학교의 과학 실습실과 몸을 던졌을 강가의 다리, 가족과 함께 살았던 집과 엄마가 일하는 밭을 미자의 시선으로 본다. 관객은 미자를 따라 걸으며 보이지 않는 희진의 영혼을 계속해서 떠올리며 애도하게 된다.
다리 위에서 떨어진 하얀 모자는 헌사하는 꽃처럼 떠내려가고, 미자의 노트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기도문이 되어 희진의 고통을 어루만진다. 미자는 자신이 무엇을 쓰게 될지 모른 채 걸었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시는 그의 안에서 움트고 있었다.
희진은 미자의 시 『아네스의 노래』를 통해 우리에게 말한다. 미자의 목소리가 한 번도 들은 적 없었던 희진의 목소리가 될 때 학교와 집을 거쳐 강으로 향하는 1인칭의 카메라에서 관객은 희진이의 모습을 선명히 보게 된다. 영화는 가해자의 '왜?'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다만 희진의 마지막을 정성 들여 애도하고 배웅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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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한번 쯤 기대해 봤을 법한 사랑이야기
당신에겐 마음속에서 품고 있는 어떤 이야기가 있는가? 난 있다. 근데 그게 사랑이야기는 아니다. 26년의 삶이 무색하게 난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의 말이 맞다. 내 인생은 더 잘 풀릴 구석이 있는 게 맞는 것이다. 내가 그냥 좋은 사람이 아니고 너무 좋은 사람이랜다. 근데 그거에 걸맞지 못한 20대의 추억이 없으니 내가 봐도 참 통탄할 일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내 마음속에 있는 일은 후회와 미련에 관한 이야기다. 왜 그랬어야 했나. 과거의 나를 때려죽여서라도 혐오해서 현재의 나에게 정당성을 찾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내가 놓쳐버린 수많은 것들이 다시 떠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할 수 있다. 이렇게 다짐하지 않으면 뭔가 일상에서 생기는 기대가 없어진다. 미련하다고? 사람들에게 날것의 무언가를 보여주면 부담스러워 도망간다는 것도 30분 전에 안 나는 너무나도 바보라서 이런 식이 아니면 하루를 살 수가 없다. 이 웃기고 창피한 생각들을 마무리하는 방법은 하나다. 그 사람들을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다. 또,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그런 흔적들을 상회하는 더 멋진 사람이 나타날 거라고 정신승리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건 꿈이다. 잠깐 달콤하게 꾸다 말 것이다. 그런 희망사항 일어날 확률 0.01% 정도 됐었다. 나의 이기적인 행동에 상처를 받았던 사람들은 하늘이 두쪽 나도 돌아오지 않는다. 병 때문이라니 트라우마 때문이라니 헛소리를 해도, 나 변했다고 세상에게 소리 질러도 그럴 일은 없다. 당연하다. 그 사람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그때 먹은 마음가짐이 사람을 성장시켜준다는 것 빼고는 더 이상의 의미는 없다. 젠장.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나면 참 좋을 텐데. 현실성이 있을 법하다가도 그런 건 없다는 걸 자각하면 마음에 구멍이 생긴다. 이렇게 생긴 그 구멍을, 홍콩의 영화감독 왕가위가 그리움과 재회라는 키워드로 채워주려고 하는 것 같다. 1994년의 홍콩, 그리고 왓챠로 달려가 보자.
1. 어떤 것에 대한 영화인가요?
영화는 두 개의 에피소드를 하나로 묶은 옴니버스형 로맨스 영화다. 이 두 에피소드에 나오는 경찰 두 명이 있다. 금성무가 맡은 하지무/양조위가 맡은 경찰 663이다. 또 이 둘에겐 두 명의 여주인공이 있다. 임청하가 맡은 금발의 여인/왕페이가 맡은 페이다. 따끈따끈하게 여자 친구에게 차인 하지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친구들을 불러 모으지만 나름의 삶이 있는지라 전부 다 거절당한다. 전 여자 친구가 좋아했던 파인애플 통조림을 하루에 하나씩 먹고, 1달이 지나고 나서도 연락 오지 않는다면 깔끔하게 잊기로 한다. 그렇게 30캔을 먹은 4월 30일. 만우절 때 차였던 경찰 하지무는 4월 30일이 된 날 아무 술집에나 들어가 처음 만나는 여자를 사랑하기로 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이 경찰이 술집에서 만나는 여자와의 일화를 담았다.
두 번째. 경찰 663의 이야기다. 경찰 663 역시 따끈따끈하게 여자친구에게 차였다. 663의 전 여자친구는 그가 자주 가던 음식점에 663의 집 열쇠와 편지를 맡겨놓는다. 열쇠와 편지를 맡겨놓은 음식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페이. 페이는 사실 663을 마음에 두고 있다. 누가 봐도 전 여자 친구인듯한 느낌에 호기심이 생겨 편지를 열어본다. 열쇠가 있는 것을 확인한 페이.
엄격하게 따지면 무려 경찰 집에 무단침입을 한 셈이지만그녀는 663의 집에 들어가 그의 전 여자친구가 남긴 흔적을 서서히 지워나간다. 페이의 이런 이중생활은 들키지 않을 수 있을까. 두 번째 에피소드는 페이의 이런 비행에 대해 다룬 영화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흔적을 제삼자가 등장해 쨘! 하고 지우는 이야기 인 셈이다. 영화의 두 에피소드는 이것들을 소재로 삼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2. 어떤 영화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간단하다. 희망을 심어주는 영화다.
이 글을 볼 수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당신이 생각하는 대표적인 로맨스 영화는 어떤 것이 있나요?라고 물으면 <이터널 선샤인> <500일의 서머>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등등이 나올 것이다. 물론 앞에서 쓴 세 단어는 무지 좋은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잘 묘사했다고 생각한다. 난 이 <중경삼림>도 앞에서 쓴 세 작품과는 살짝 다른 결이긴 하지만 전혀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실제로 그렇게 여기는 사람도 많은 듯하다. 이 영화는 도입부에서 쓴 소재, 그러니까 그리움과 재회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정말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우리는 가끔 그 사람들과의 재회를 꿈꾼다. 근데 거의 그럴 일 없다. 이에 대한 근거가 수많은 사랑노래라고 생각한다.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이라는 가사도 있지 않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소망이 되어서 간절한 그리움이 되는 것이다. 이게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감정이니 예술작품이 되어 사람에게 다가간다. 이런 우리는 노래를 들을 때마다 공감하게 된다. 그 사람 역시 언젠가 변한 나를 보고 마음이 바뀔 수 있을 거라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다. 그때 내가 갖고 있던 악습들 다 뜯어고쳤으면 언젠간 오겠지. 예술이 사람의 삶 이면을 때리는 아주 진부한 클리셰다. 이 영화 역시 이 막연한 기대에 관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영화는 절대 진부하지 않다. 줄거리는 많은 로맨스들과 크게 차이가 없을지도 모르는데 현실적으로 환상적인 왕가위식 미장센이 덧붙여졌다. 이 덕에 그리움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느꼈던 기분을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한다. 오래 남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어. 이 영화처럼 그 추억들이 다시 돌아올 거라고 믿는 거지. 이 영화처럼.
3. 이 영화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2번과도 이어진다. 첫 번째. 왕가위식 미장센이다. 보통 이 감독의 특성이 반영된 연출 방식으로 <화양연화>나 <해피 투게더>를 뽑는 사람이 많다. 난 근데 그의 미장센 연출 능력이 이 둘에 못지않은 것이 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임청하가 맡은 의문의 금발 여성을 보자. 그녀는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를 입는다. 이 종류의 의류가 있는 분들이라면 베이지가 어떤 느낌인지 알 것이다. 살짝 탁하게 어두운 노랑이다. 그리고 그녀는 가발을 쓰는 듯한 묘사가 나온다. 근데 그 가발이 금발이다. 또 립스틱은 비비드 한 빨강으로 배치한다. 또 신발은 흰색 계열이다. 그러니까 이 '의문의 여성'은 노랑머리-황색 피부-베이지색 의류-빨간색과 검은색이 들어있는 선글라스-빨강 입술-흰색 구두로 코디한 사람인 것이다. 패션디자인과 학생이 좋아할법한 3색 배치에 요즘 말로 하면 톤인톤 코디를 보여주는데, 이거 쉬운 것 같지만 고려해야 할게 많은 연출 방식이라 생각한다. 이 인물의 큰 특성은 세 가지다. 멀끔한 미녀처럼 보이지만 범죄자라는 것이다. 또 가발을 쓰는 것과 같이 타인을 속여야야 만 한다는 것이다. 또 눈빛을 보여주면 안 된다. 그냥 일 있으면 후다닥 달려갈 사람인데 뭐하러 처음 보는 남자랑 연애를 하나? 이 세 가지 캐릭터 설정을 코디 안으로 축약해놨다. 멀끔함(트렌치코트를 활용한 톤인톤) - 타인을 속여야 함(가발) - 의외로 뛰어다녀야 하고 무려 범죄자임(이동이 불편한 신발 '흰색 구두')의 요소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이 뿐인가? 어쩐지 좀 탁한 영화 전반적인 색조까지 있으니 우리가 흔히 쓰는 아날로그 카메라로 영상을 찍은 듯한 느낌이 든다. 영화가 그냥 예쁘니까 올드하고 그런 거 없다. 오히려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연출이 숨어있는 것이다.
두 번째. 명대사다. 아마 <중경삼림> 하면 생각나는 대사는 '사랑의 유통기한이 있다면 만 년으로 하고 싶다'일 것이다. 난 솔직히 이 대사가 그렇게 멋있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조명하고 싶은 대사는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하는 건 의미가 없다. 사람은 변하니까'다. 왕가위는 캐릭터 설정에 능하고 그런 성격이 있을 법한 사람의 말을 잘 만들어내는 감독이라 생각하는데, 이 사람의 이런 특성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세 번째. 양조위다. 90년대 중후 반생이라면 한번쯤 봤을, 영화사에 남는 663의 첫 등장신을 볼 수 있다. 사진으로 몇 번 봤다고? 그래도 다시 보는 걸 추천한다. 이건 알고 봐도 너무 멋있다. 아무것도 아닌데 그냥 멋있다. 그리고 엔딩신에 누군가에게 무슨 말을 하는 표정연기 역시 어마어마하다. 딱 홍콩의 그 시절 감성을 축약한 느낌. 외롭고 고독한 역할이 걸핏하면 중2병으로 보일 수 있는 극의 맹점을 채우는 훌륭한 퍼포먼스다.
4. 난이도가 있는 영화인가요?
아니오! 무난한 영화다.
5. 배우들의 연기는 어떠한가요?
2-3에서 양조위의 연기에 대해 썼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쓸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양조위만 좋은 퍼포먼스고 나머지는 구렸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난 페이 역을 맡은 왕페이의 연기도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난 한국인이고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영화라 이 사람이 이게 두 번째 데뷔작이고 본업이 가수라는 것을 몰랐다. 이걸 나중에야 알 만큼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역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6.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알아야 할 사실이 있나요?
없다. 그냥 무난하게 볼 수 있는 로맨스 영화다. 아. 사람 일은 모르니까 미리 적어놓는다. 만약에 기적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왕가위 특별전이 열린다는 기사가 뜬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무조건 극장에서 봐야 한다. 왕가위 미장센은 극장에서 봐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모바일 환경에서 보는 거지 뭐.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봐도 큰 무리는 없다.
7.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홍콩 영화 좋아하고. <샹치 : 텐 링즈의 전설>에서 양조위에 눈빛에 치였고. 로맨스 영화 좋아하고. 마음속에 기다림을 품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각본의 이음새가 완벽한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전부 마음에 들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계속 영화의 장면 하나하나가 생각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렇게 오래 남는 영화의 기억과 마음속의 그리움이 나란히 걷는다는 것도 알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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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가장 위대한 영화 중 하나,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보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감독 : 상탈 에커만
출연진 : 델핀 세리그
잔느 딜망
이 영화의 주인공은 1970년대의 벨기에 어느 동네에 사는 주부 잔느 딜망이다. 가정주부인 잔느. 하는 일이라곤 정해져 있다. 밥하고. 빨래하고. 요리하고. 아이들 챙기고. 딱히 치열하거나 게으를 것도 없이 하루가 간다. 밖으로는 잘 안 나가는 것 같은 잔느. 하지만 이 모든 게 당연하다는 듯 잔느의 관심사는 집이다. 아들 아들도 딱히 지루해하는 구석이 없는 것 보니 엄마를 좋아하는 것 같다. 평화로운 일상. 겉보기에 잔느의 안분지족 하는 일상은 그녀에게 안성맞춤이다.
이런 그녀에게도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사실 잔느의 집은 집안일과 매춘이 동시에 벌어지는 장소였다. 별다르게 일을 하지 않는 잔느. 이 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같은 일만 계속 반복하려니 지겹다. 갑자기 잘 깎이지 않는 감자. 신경질적으로 감자를 깎는다. 또 아들의 시답잖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무너지는 일상. 잔느는 더 끔찍한 비극을 받아들여야 한다.
No.1
이 영화는 작년 2022년에 발표한 ‘사이트 앤 사운드 선정 역대 최고의 영화’ 1위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영화가 고전 영화 중 하나로서 좋은 평가를 받는 건 합리적으로 보인다. 사실 영화 러닝타임의 대부분이 주인공 잔느가 집안일하거나 밖에 잠깐 외출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의 이야기가 잔느의 집안일에 기반한 탓에 일반적인 극영화랑은 거리가 있다. 하지만 영화(를 비롯한 모든 창작물)가 하고 싶은 말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작품의 정교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카메라의 구도부터 이 영화는 특별하다. 영화는 지겨울 정도로 특정 구도를 반복한다. 눈높이는 잔느와 비슷하다. 인물 양옆에 물건들이 있다. 영화의 위-아래도 잔느의 움직임을 방해하고 있는 물건들이 배치되어 있다. 영화는 이 구도를 20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전부 적용한다. 심지어 이 구도는 잔느가 외출하는 장면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전체적인 화면에 비해 인물이 작아 보인다. 외출을 끝내고 잔느가 집으로 돌아올 때 엘리베이터를 탄다. 다시 잔느의 부피가 커진다. 다시 답답해진다. 이 구도는 잔느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더 의미가 명확해진다. 잔느는 마치 철문을 열고 감옥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실내 안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이 영화의 촬영구도는 집 안 / 집 밖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집 밖에선 고립감을, 안에선 폐쇄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영화가 여성들에게 있어 ‘집안일=감옥’과 유사하다는 걸 은유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모든 상황을 통제하듯
잔느가 집안일이라는 감옥에 있기 때문에 서서히 미쳐가는 인물을 묘사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주인공 잔느가 감자를 깎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잔느는 손목이 다쳐도 두렵지 않은 것 같이 감자를 깎는다.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 있다. 한 번 마시고 그냥 다 버린다. 후반부에 아이를 돌보는 장면이 있다. 얼굴에 단 조금의 미소도 품지 않고 정색한 채로 아이를 달랜다. 달래려고 하면 할수록 아이는 더 크게 운다. 이젠 아예 아기가 울든 말든 신경조차 쓰지 않는 잔느. 인물에게 누적된 스트레스를 체감하게 한다. 이 감옥은 다른 의미로 치환되기도 한다. 우선 집안일과 성노동이 같은 공간에서 이뤄진다는 점은 가사노동의 본질적인 부분을 표현하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성노동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으로 이뤄지는지를 극후반부에서야 그나마 보여주는 편이다. 이 말은 즉슨 성노동이 인물의 생계와도 관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생략했다는 뜻이다. 이는 여성의 일상이 얼마나 피폐한가를 묘사하는 것과 대치되기 때문에 감독이 고의적으로 분량을 없애버린 것이다. 일상에서 서서히 벌어지는 균열이 후반부의 선택과 이어진다는 것이 플롯의 핵심이다. 그런데 (충분히 자극적인) 잔느가 누구와 잤는지가 영화에서 중요할까? 오히려 잔느의 일상에 더 개입한 변태적인 카메라가 되는 건 아니었을까?
영화에서 물건이 등장하는 방식도 미묘하다. 이 영화는 물건을 일상으로 비유하고 있다. 잔느의 첫째 날은 평화롭다. 두 번째 날부터 이야기에 광기가 서려있다. 아들이 ‘엄마 단추 떨어졌어요!’라고 말한 후부터 잔느가 온 동네를 뒤져 단추를 찾는다. 사건의 선후관계를 생각해 보면 ‘잔느가 집안일하다 밖으로 나오는 것 마저 가사노동의 일부’라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영화에서 누군가가 선물을 보낸다. 집안일과는 다른 무언가가 나올 법도 한데 잠옷이 나온다. 잠옷은 집에서 입는 옷이라는 점에서 ‘일상의 마무리’를 의미하고 있다. 잔느가 구두를 수선하려고 어딘가로 들어간다. 주인장인 남자는 잔느에게 ‘아들 잘 지내고 있나요?’라고 묻는다. 구두가 잔느 본인 것이 아닐뿐더러 주인장이 하는 말까지 아들에 대한 것이다. 영화가 느릿느릿하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단지 지루하게 하려고 이렇게 이야기를 연출한 것이 아니다. 느릿느릿해야, 더 상황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이고 섬세한 부분까지 캐치해야 이 영화 이면의 깔려있는 어마무시한 광기를 이해할 수 있다.
합리적인 엔딩
이 영화의 엔딩은 특별하다.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전 세계의 여성들을 바라보는 방식’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잔느는 엔딩에서 흰 옷을 입고 있다. 러닝타임 내내 색이 흐린 옷만 입었던 잔느. 잔느는 일상 속에서 깔끔함을 추구한다. 이렇게 강박적인 성격이 강한 잔느이지만 성노동과 가사노동을 거부하듯 살인을 저질렀고 흰 옷에 피가 묻었다. 금기를 어긴 잔느. 표정이 명확하지 않았던 잔느는 200여 분동 안 처음으로 혼자 웃는다. 하지만 이 모습을 찍는 구도가 흥미롭다. 집 안이다. 사실 혼자 멍하니 웃는 장면을 실외에서 찍어도 이야기의 논리관계에는 어떤 악영향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장면을 굳이 실내에서 찍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또 옆에 있는 주전자 던져버릴 수도 있는 건데 그대로 놔뒀다. 이는 잔느가, 그러니까 여성이 스스로 주체성 있게 우뚝 섰다 하더라도 가부장제라는 감옥은 피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감독의 탄식처럼 보인다. 실제로 엔딩 후반부에 러닝타임 중반부쯤에 등장했던 생활소음이 삽입된다. 또 심지어 조명까지 어둡다. 이 두 요소를 굳이 넣었다는 점 역시 촬영 구도와 마찬가지이다. 이 영화가 제기하는 문제의식은 1970년대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사실 2023년을 살아가면서 여전히 가부장제의 무언가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13일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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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의 즉흥 연주, 스윙걸즈
때론 가장 우연한 순간이 우리의 삶을 바꾼다. 일본 영화 <스윙걸즈>는 단순한 선택이 어떻게 열정이 되고, 결국 한 사람 그리고 모두를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일본 시골 마을의 여고생들이 엉겁결에 빅밴드 재즈를 시작하면서 펼쳐진다. 여름방학, 수학 보충 수업을 피하려던 토모코와 친구들은 급식 배달을 맡게 되고, 예상치 못한 사고로 기존 밴드 멤버들이 빠지면서 얼떨결에 그 자리를 메우게 된다. 처음엔 장난처럼 시작한 재즈였지만, 점차 리듬에 빠져들며 그들만의 소리가 만들어진다.
단순한 호기심이 동기가 되고, 동기가 쌓여 몰입이 되고, 결국 ‘더 잘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든다. 주인공들은 재능이 넘치는 천재들이 아니다. 실수하고, 좌절하고, 악기를 제대로 살 돈조차 없지만, 그 모든 과정을 거쳐 진짜 밴드가 되어간다.
친구들과 함께 연습하며 실수를 웃어넘기고, 허름한 창고에서 땀을 흘리며 연주를 맞춰가고, 돈이 없어도 어떻게든 악기를 구하는 장면들은 음악을 향한 순수한 열정을 그대로 담아낸다.
우리는 음악을 듣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누구나 직접 연주할 수 있고, 스윙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빅밴드 재즈를 사랑하지만 한 번도 무대에 서지 못했던 수학 선생님, 처음엔 재즈가 뭔지도 몰랐지만 점점 빠져든 주인공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까지, 모두가 ‘스윙’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찬란하고 순수해서 더욱 여운이 남았다.
한 여름의 햇살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때묻지 않은 감성과 마음들이 한 데 모여 빅밴드를 이룰 때의 그 리듬감과 흥겨움은 잊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스윙걸즈>는 특별하다. 재즈를 몰라도, 악기를 연주할 줄 몰라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시작하는 것’, 그리고 ‘즐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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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크맨 후기 / 테이큰은 벌써 13년전 / 은퇴한 해병대의 멕시코 갱들 참교육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마크맨”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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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젠틀맨: 더 시리즈> 공식 티저 예고편
범죄가 캐비아와 만났을 때! 《젠틀맨: 더 시리즈》에서 클래스가 다른 범죄자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원작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가이 리치 감독의 신작 드라마 시리즈. 《젠틀맨: 더 시리즈》, 올 3월 공개.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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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그 여름의 일주일>
[2021년 3월 26일 넷플릭스 공개]
-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던 10대 소년 윌 호킨스(케빈 퀸)는 결국 법에 어긋나는 짓까지 저지른다.
이제 중대한 갈림길에 놓인 윌. 소년원에 가고 싶지 않으면 크리스천 여름 캠프에 참가해야 한다니.
하지만 캠프에서 겉돌기만 하던 윌은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캠프의 단골 소녀(베일리 매디슨)와 사랑에 빠진다.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가 있을 곳은 바로 여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