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2-18 12:01:44
2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1
크리스토퍼 놀란 <오디세이> 첫 모습 공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에서 오디세우스 역을 맡은 맷 데이먼의 첫 모습이 공개되었습니다.
공개된 모습으로 비추어 볼 때, 놀란은 현대적인 해석보다는 전통적인 그리스 배경을 선택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디세이>는 2026년 7월 17일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통해 극장 개봉될 예정이며,
맷 데이먼, 톰 홀랜드, 앤 해서웨이, 젠데이아, 루피타 뇽오, 로버트 패틴슨, 샤를리즈 테론 등 유수의 많은 배우가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우 케이트 윈슬렛, 영화감독 데뷔 앞뒀다

수식어가 필요 없는 배우인 케이트 윈슬렛이 영화 <Goodbye June 굿바이 준>으로 감독 데뷔를 앞뒀습니다.
케이트 솔로몬과 윈슬렛이 공동제작하며, 워킹 타이틀이 총괄 제작자로 참여하는 <굿바이 준>은 윈슬렛의 아들 조 앤더슨이 각본을 썼고,
현재 영국을 배경으로 갑작스럽게 겪게 되는 힘든 현실을 계기로 함께 뭉치게 되는 붕괴된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고 합니다.
토니 콜렛, 조니 플린과 더불어 윈슬렛 본인도 영화에 출연할 예정입니다.
폴 메스칼, 조쉬 오코너 주연 퀴어 영화 <역사의 소리> MUBI 판권 구매

연기력과 스타성을 인정받고 있는 신예 폴 메스칼과 조쉬 오코너가 출연하는 퀴어 영화 에 MUBI가 합류했습니다.
벤 샷턱이 쓴 단편 소설을 기반으로 한 이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 동안, 리오넬(메스칼)과 데이비드(오코너)가
나라의 이야기와 노래를 녹음하며 사랑에 빠지는 역사적 로맨스 드라마로 알려졌으며, 2025년 칸 영화제에서 첫 상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배우 해리스 딕킨슨의 감독 데뷔작 <Urchin>

<베이비걸>, <슬픔의 삼각형> 등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배우 해리스 딕킨슨이 첫 장편영화 연출에 도전했습니다.
그가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장편 영화 <Urchin 부랑아>는 베를린 유럽 필름 마켓(EFM)에서 판매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영화는 런던에서 자멸의 고리에 갇혀 자신의 삶을 바꾸려는 노숙자 마이크의 이야기를 다루며,
“거칠고 어처구니없으며, 우리를 다시 끌어당기는 이상한 패턴에 관한 이야기”라고 알려졌습니다.


Relative contents
-
- 6월 5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최근 국내외 영화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
.
국내
송중기, 영화 <화란> 긍정 검토
ⓒ 하이스토리 디앤씨
배우 송중기가 영화 <화란> 출연을 제안 받고 긍정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하는 위태로운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느와르 영화이다.
CGV, 어른들을 위한 장르 영화 기획전 개최
ⓒ CGV
CGV에서 6월 30일부터 7월 20일까지 3주간 어른들을 위한 장르 영화 기획전 'Cinema Adult Vacation'을 연다고 한다.
<레베카>, <펄프 픽션>, <레 드 로켓> 등 국내 미개봉작을 포함한 총 14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제 1회 청룡 시리즈 어워즈, 국내 최초 OTT 콘텐츠 시상식
ⓒ 청룡시리즈어워즈
국내 최초로 OTT 시리즈 콘텐츠 시상식인 청룡시리즈어워즈가 내달 19일 개최한다.
넷플릭스, 디즈니+, 시즌, 왓챠, 티빙 등 한국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다.
작품상, 남녀주연상, 남녀조연상, 예능인상 등 총 13개 부문에서 시상이 열린다.
마녀2, 11일만에 손익분기점 넘기다
ⓒ 네이버 영화
박훈정 감독의 영화 <마녀2>가 개봉 11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27일 기준, <마녀2>의 누적 관객 수는 224만 1,52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디즈니 + 진심 하우스, 체험형 팝업 하우스 오픈
ⓒ 디즈니+ 진심 하우스
디즈니+ 콘텐츠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팝업 하우스를 홍대에 오픈했습니다.
보고 싶은 콘텐츠를 고르면 아이패드와 헤드셋을 제공해준다고 합니다.
해외
엘비스, 3050만 달러 돌파
ⓒ 네이버 영화
오스틴 버틀러 주연의 영화 <엘비스>가 북미 주말 매출액을 3050만 달러(한화 약 392억 달러)를 돌파하였다.
<엘비스는> 7월 13일에 국내 개봉 예정이다.
기묘한 이야기,윌 생일 변경 검토 중
ⓒ 넷플릭스
시즌 2 에피소드에서 언급된 윌의 생일로 시즌 4의 특정 장면이 다르게 해석되자,
더퍼 형제는 윌의 생일을 배우 입 모양에 맞춰 3월 22일에서 5월 22일로 바꿀 생각이라고 밝혔다.
씨네랩 에디터 Hizy
-
- ? 10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메인 스틸은 지브리 신작 소식에 달려가는 우리들의 미래 모습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번복작! 10년만의 복귀!
지브리 역사상 최대 수준의 제작비! 이 소식만으로도 가슴이 웅장해지는데요.
큰 스케일과는 반대로 신비주의 마케팅으로 영화를 꽁꽁 숨기는것만 같은 지브리. 더욱더 영화가 궁금해지는건 저뿐인가요? 지브리 신작 소식과 함께 개봉하는 킬러 두편의 영화와 조현철 배우의 감독 대변신까지 같이 만나보아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The Boy and the Heron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24분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
개봉: 2023.10.25.
배급: 메가박스중앙㈜
시놉시스
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11살 소년 ‘마히토’는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의 고향으로 간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운 보금자리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하던 ‘마히토’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왜가리 한 마리가 나타나고, 저택에서 일하는 일곱 할멈으로부터 왜가리가 살고 있는 탑에 대한 신비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마히토’는 사라져버린 새엄마 ‘나츠코’를 찾기 위해 탑으로 들어가고, 왜가리가 안내하는 대로 이세계(異世界)의 문을 통과하는데…!
CINE PICK!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이 분다> 이후 10년 만의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은퇴 번복작품으로 스튜디오 지브리 사상 전례가 없는 최장의 제작 기간과 최대 수준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작품입니다.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는 기존 할리우드 영화와는 반대로 신비주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더 킬러
THE KILLER
ⓒ 네이버영화
개요: 스릴러 | 미국 | 118분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스 하워드 , 찰스 파넬, 틸다 스윈튼 등
개봉: 2023.10.25.
배급: CJ CGV
시놉시스
자신을 철저히 통제하며 오직 계획하에 움직이는 냉철한 킬러가 단 한 번의 실수로 타깃을 놓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누아르 스릴러
CINE PICK!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12번째 장편 영화로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며, 영화 <세븐>의 각본을 쓴 앤드류 워커 작가가 집필했습니다. 2007년부터 이 작품을 연출하려했던 감독은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넷플릭스 배급, 스트리밍 공개까지 확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용감한 시민
Brave Citizen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2분
감독: 박진표
출연: 신혜선, 이준영 등
개봉: 2023.10.25.
배급: ㈜마인드마크
시놉시스
불의는 못 본 척, 성질은 없는 척, 주먹은 약한 척 먹고 살기 위해 조용히 살아 온 기간제 교사 '소시민’. 법도 경찰도 무서울 것 하나 없는 안하무인 절대권력 '한수강'의 선을 넘는 행동을 목격하게 된다. 그의 계속되는 악행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그녀, 정체를 숨긴 채 통쾌한 한 방을 날리기로 마음 먹는데… "선은 네가 먼저 넘었다 말이 안 통하면 혼나야지!"
CINE PICK!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용감한 시민>은 낮에는 연약해 보이는 교사, 밤에는 가면 쓴 다크 히어로인 반전 캐릭터의 모습으로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신혜선의 첫 액션 도전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너와 나
The Dream Song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8분
감독: 조현철
출연: 박혜수, 김시은 등
개봉: 2023.10.25.
배급: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주)
시놉시스
“오늘은 너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오후, 세미는 이상한 꿈에서 깨어나 하은에게로 향한다. 오랫동안 눌러왔던 마음을 오늘은 반드시 전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넘쳐 흐르는 마음과 달리 자꾸만 어긋나는 두 사람. 서툰 오해와 상처를 뒤로하고, 세미는 하은에게 진심을 고백할 수 있을까?
CINE PICK!
영화 <차이나타운> <D.P.> <구경이>로 이름을 알린 조현철 배우가 영화 <너와 나>로 장편 영화 연출에 도전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배경으로 삼는 영화는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날 두 여고생이 자신의 마음을 다해 진심을 꺼내 보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
- 원더랜드 | 골대 앞까지 잘 가놓고 헛발질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죽거나 식물인간이 된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원더랜드' 서비스. 원더랜드의 수석 플래너 ‘해리’(정유미)와 신입 ‘현수’(최우식)는 고객을 만나 요구사항을 확인하고, 서비스를 관리하며 바쁜 일상을 보낸다. 어린 시절부터 인공지능 부모님과 지낸 해리는 원더랜드의 시스템 문제를 조금씩 느끼기 시작하고, 현수는 새로운 의뢰인으로부터 가족의 비밀을 발견한다.
#2
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진 남자친구 ‘태주’(박보검)를 원더랜드에서 우주인으로 복원한 ‘정인’(수지). 인공지능 태주와 함께 행복한 일상을 누리던 어느 날, 현실의 태주가 기적처럼 깨어난다. 하지만 정인은 마냥 기쁘지 않다. 그녀는 낯설기만 한 진짜 태주와 자기를 너무나도 잘 아는 가짜 태주 사이에서 헤매며 혼란에 빠져든다.
#3
어린 딸에게 죽음을 숨기기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 ‘바이리’(탕웨이). 그녀는 어릴 적 장래희망이었던 고고학자로 복원되어 사막 발굴 현장에 투입된다. 생전에 딸에게 친구가 되어주지 못한 게 한이었던 그녀는 매일같이 딸과 영상통화를 한다. 하지만 바이리가 노력할수록 가상과 현실의 괴리는 커져만 가고, 그녀는 예상치 못한 오류를 일으켜 서비스를 종료시키기까지 한다.
SF에 도전한 반쪽짜리 용기
냉정히 말해 한국 영화와 SF의 궁합은 최악이다. 평단과 관객을 모두 만족시키는 경우가 거의 없다. '수박 겉핥기'가 그 이유다. SF 소재는 겉치장에 불과하다. 그 소재가 초래할 인간적, 사회적 딜레마 대신 다른 이야기를 하기 바쁘다.
작년 여름 큰 실패를 맛본 <더 문>만 봐도 그렇다. 조난당한 우주비행사의 내면을 살피거나 필사적인 우주 생존기를 보여줄 수 있는 소재를 값비싸고 화려한 신파로 소비해 버렸다. <외계+인> 시리즈에서도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만의 매력은 찾을 수 없었다. <전우치>를 조금 더 화려하게 포장하는 수단에 불과했기 때문.
김태용 감독의 신작 <원더랜드>는 다르다. 문제를 피하지 않는다. '원더랜드' 서비스가 초래할 딜레마에 용기 있게 맞부딪혀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소재가 지닌 감정의 낙폭을 최대치로 끄집어낸 덕분에 <원더랜드>는 한국 SF 영화 중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설정도, 대사도, 전개도.
다만 한계도 명확하다. <원더랜드>의 용기는 반쪽짜리다. 문제점을 보여주는 방식에 비해 해결법을 상대적으로 덜 고민한 듯하다. 그 결과 인공지능이 초래한 문제는 스케일에 비해 다소 얼렁뚱땅 마무리된다. 그 대가는 크다. 유사 작품들과의 차별성도, 한 작품으로서의 완결성도 모두 잃은 채 익숙한 맛만 남아 버린다.
그러데이션 같은 감성 SF
"죽었거나 사실상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한다." 이 문장만 봐도 원더랜드 서비스가 초래할 딜레마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현실과 가상, 진짜와 가짜의 경계선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죽은 이를 그리워하는 이용자가 가상 세계와 현실 간의 경계선을 잊거나 넘기 시작할 수 있으니까. 여기에 SF적인 상상력을 한 숟가락 더할 수도 있다. '극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이 자아를 갖고 현실로 넘어오려 한다면?'
<원더랜드>는 이 경계선을 개발자, 이용자, 인공지능의 입장에서 다각도로 살핀다. 이때 김태용 감독 특유의 그러데이션 같은 접근법이 눈길을 끈다. 영화는 의미심장한 대사나 사건 대신 주인공의 일상 에피소드를 펼쳐 보인다. 주인공의 그리움이 재회의 기쁨으로, 아픔과 원망으로, 마침내 가상과 현실의 부조화 및 갈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세심히 그려낸다. 관객이 가랑비에 옷 젖듯이 그들의 감정선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비주얼 프로덕션에서도 같은 접근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원더랜드>는 현재나 다름없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삼았다. 미래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은 정인이 사는 아파트의 형태나 지하철 내부 모습 정도가 전부다. 그 덕분에 CG가 순간순간 어색하더라도 원더랜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배어들 수 있다.
꿈 때문에 더 아픈 현실
<원더랜드>의 그러데이션은 꿈의 모티브를 반복하는 연출 덕분에 더 아름답게 빛난다. 같은 구도와 상황을 되풀이하되 구체적인 맥락을 바꿔서 감정선의 변화를 디테일하게 보여주기 때문. 예를 들어 영화는 정인이 침대에 엎드려 있다가 잠에서 깨는 모습을 같은 구도로 잡는다. 그런데 일어날 때 정인의 모습은 매번 다르다. 처음에는 인공지능 태주의 전화를 받고 기뻐하지만, 그를 직접 만지거나 느낄 수 없어서 점점 슬퍼한다.
현실의 태주가 코마에서 깨어난 후에는 정인이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에 두려움마저 깃든다. 처음에는 태주가 깨어난 현실이 꿈이고, 인공지능 태주가 현실일까 두려워한다. 하지만 뇌인지 기능에 아직 문제가 남은 태주가 계속해서 사고를 치자 정인은 인공지능 태주에게 더욱 의지하면서 위화감을 느낀다. 그녀는 원더랜드라는 꿈과 현실이 뒤바뀌기를 바라지만, 오히려 그 꿈 때문에 현실을 더 날카롭게 직시할 수밖에 없다.
행복한 꿈 때문에 현실이 더 날카로운 이 낙차는 바이리가 공유하는 경험이기도 하다. '성준'(공유)은 바이리에게 속삭인다. 그들의 세상은 현실이 아니라 꿈에 불과하다고. 처음에는 이 대사가 농담처럼 지나가지만, 다시 등장할 때마다 무게감이 달라진다. 바이리의 자아가 점점 커지고 그녀가 진짜 엄마처럼 말할수록, 딸은 엄마를 만나러 가겠다고 떼를 쓰고, 이 광경을 지켜보는 할머니의 가슴은 찢어지기 때문.
이처럼 <원더랜드>는 꿈과 현실을 거듭 역전시키면서 인공지능이 초래할 존재론적인 문제를 짧은 순간에 감성적으로 인지시킨다. 그러다 보니 한 번 마음의 문을 열면 <원더랜드>의 이야기에는 깊숙이 빠져들 수밖에 없다. 클라이맥스 전까지는 이용자와 인공지능, 모두의 입장에 공감하면서 함께 아파할 수 있으니까.
나이브한 헛발질
하지만 정작 클라이맥스는 실망스럽다. 이미 무너진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어떻게 다시 바로 세울지 그 방법에 관한 아이디어가 부재했던 모양새다. 축구 경기라면 골키퍼로부터 후방 빌드업은 잘했지만, 정작 상대팀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세부전술이나 약속된 플레이가 없는 셈이다.
모성애가 강해진 바이리가 현실로 나가려고 하자 원더랜드 서비스는 붕괴될 위기에 처한다. 이에 해리와 현수는 바이리를 통제하거나 삭제하는 대신 다른 선택을 한다. 데이터는 한 번 삭제하면 되돌릴 수 없으니 바이리의 선의를 믿고, 그녀의 자유도를 올려주면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런데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영화의 완결도를 저해한다. 일단 개연성이 약해진다. 개발자의 선택에 대한 설명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삭제의 부작용을 언급하기는 하나, 그에 대한 복선이나 암시는 앞선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 결과 두 개발자는 무능력한 데다가 불필요한 캐릭터처럼 보인다. 바이리의 서사도 모성애를 앞세운 익숙한 신파로 마무리되는 것 같아 긴장감이 역효과만 남는다.
'신체만 없을 뿐, 자아를 지닌 인공지능을 인간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도 흐지부지된다. 인공지능의 선의와 이용자의 성찰적 태도에 기대면 된다는 나이브한 결론만 남기 때문이다. SF 세계관을 활용하는 상상력과 용기가 끼어들 공간은 찾아볼 수 없다. 결국 <원더랜드>에는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그녀> 같은 작품으로부터 한 발 더 나아간 부분이 없는 듯하다. 배경이 한국화 됐을 뿐이다.
차라리 시리즈였다면?
물음표가 남는 결말은 감정에 취해 지나친 단점도 다시 보이게 만든다. <원더랜드>는 중반까지 큰 사건 없이 일상을 잔잔히 비춘다. 중반부를 넘어서야 비로소 갈등선이 명확해진다. 달리 말해 주인공의 일상에 감정이입을 하지 못하는 순간, 퍽 지루할 수밖에 없는 영화다.
문제는 몰입을 깨는 지점이 감정 이입을 돕는 장치만큼이나 산재해 있다는 것. 특히 전체적인 구조와 형식이 아쉽다. 정인, 바이리, 그리고 해리와 현수의 이야기는 따로 전개될 뿐만 아니라 중심이 되는 포인트도 다르다. 정인의 이야기가 씁쓸한 로맨스라면 바이리는 눈물겨운 가족 드라마다. 반면에 해리와 현수의 플롯은 코미디에 가깝다. 이 사이를 왔다 갔다 하니 분위기가 엇갈리고 흐름도, 템포도 끊길 수밖에 없다.
차라리 챕터를 끊어서 옴니버스 영화나 OTT 시리즈로 만들면 어땠을까 싶다. 서로 다른 주인공의 이야기를 3개의 챕터로 나눈 뒤, 마지막 챕터에서 후반부 클리이맥스를 다루는 식으로. 그러면 원더랜드가 사람과 사회에 끼치는 다양한 영향력을 더 밀도 있게 다룰 수 있었을 테니. 서로 다른 감정선을 더 깊이 맛보고 나면 클라이맥스의 폭발력도 더 커졌을 것이고.
캐릭터 대신 배우만 보인다
또 애매한 비중을 지닌 채 사라진 몇몇 캐릭터마저 살릴 수 있었을지 모른다. 공유가 연기한 성준이 대표적이다. 그는 원더랜드 서비스 안에서 관리자 겸 안내자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이다. 역할은 <오징어게임> 양복남과 비슷하지만, 단순 특별출연은 아니다. 바이리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주는 조력자에 가깝다.
하지만 중요도에 비해 성준 캐릭터는 미완성 같아 보인다. 바이리와 처음 만날 때나, 그들이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 성준에게는 조금 더 의미심장한 역할이 있는 듯하다. 원더랜드에서 인공지능끼리 새로운 인생을 즐길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과 같은. 그런데 다른 캐릭터의 서사를 풀어내기에도 시간이 촉박한 나머지 성준의 이야기는 잘려 나간 느낌이 강하다.
결국 <원더랜드>에서는 헛헛한 감정과 눈물, 그리고 섬세하고 현실적인 연기력을 뽐낸 수지 같은 배우만 남고 만다. 이야기의 깊이도, 메시지도, 장르적인 쾌감도 마지막 순간에는 증발되어 원더랜드로 떠나고 만다. SF다운 소재와 섬세한 접근법이 빛난 만큼 <원더랜드>의 마무리는 더욱 허망하다.
Acceptable 무난함
깊이 빠져들다가 어이없이 깨는 꿈
-
- <루카> - ‘걱정을 뒤로하고 가고 싶은 곳으로 발을 내디뎌!’
루카 (Luca)
개봉일 : 2021.06.17 (한국 기준)
감독 :엔리코 카사로사
출연 : 제이콥 트렘블레이, 잭 딜런 그레이저, 엠마 버만
걱정을 뒤로하고 가고 싶은 곳으로 발을 내디뎌!
픽사의 새로운 영화 <루카>가 싱그러운 이탈리아의 여름을 들고 찾아왔다. 분명히 이 영화관으로 이동하는 내내 내 팔은 강한 햇빛에 따갑다고 소리를 질렀는데 영화 속 여름은 너무도 싱그럽고 활력이 넘쳐서 또다시 여름에 대한 기억 조작을 한판 당하고 나왔다. 톡톡 튀는 귀여운 주인공들과 평화로운 항구 마을, 넘치는 가족애와 아이의 호기심, 그리고 차별 없는 부드러운 시선으로 가득찬 루카와 친구들의 여름이 그 어느 여름 하늘보다 맑게 빛났다.
“수면 근처엔 얼씬도 하지 마!” 엄마가 호기심 많은 아들 루카를 다그친다. 바다와 육지로 나뉜 세상. 바다와 육지에 사는 생물들은 서로를 바다괴물과 육지 괴물이라고 부른다. 조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 바다에선 바다괴물이 나온다고 말하며 꼬리를 가진 바다괴물의 실루엣을 보자마자 무섭고 흉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 바다괴물의 정체는 루카와 가족들, 간단하게 말하자면 루카의 종족들이다. 바닷속에 사는 그들은 육지에 나가면 비늘이 사라지고 육지에 사는 사람들과 같은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하지만 물에 닿아 비늘이 솟아나는 순간 바다괴물이라 인식되며 배척을 받고, 심하면 사냥의 대상이 된다.
어느 날 호기심 많은 소년 루카는 배에서 떨어진 육지 사람들의 물건을 보게 된다. 알람시계, 카드, 유리잔, 축음기. 처음 보는 물건들은 루카의 육지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또 엄마가 안된다 하지 마라 가까이 가면 안된다. 라고 말하면 더 궁금해지는 게 아이의 심리가 아닌가. 루카는 육지 사람들에 대해 잘 안다는 알베르토의 감언이설에 이끌려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두려움을 떨쳐내고 육지에 올라가는데 성공한다.
원래 육지에 살던 존재가 아닌 바다 괴물, 또는 다른 생물, 별종으로 취급되는 루카와 알베르토, 그리고 마을에서 만난 첫 번째 친구 줄리아. 루카와 알베르토는 줄리아를 통해 자전거 타는 법, 파스타 먹는 법, 하늘을 보는 법 등을 배우고 줄리아는 항상 혼자 참여했던 대회의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된다. 밝은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 세 친구는 각자가 바라던 더 큰 세상으로의 여행, 목표를 위해 노력한다. 루카와 알베르토가 육지로 나오고, 줄리아가 끝없이 대회에 출전하는 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자 누군가가 갖고 있는 편견에 대한 도전이었다.
줄리아는 루카와 알베르토가 어디서 왔는지,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자전거를 잘 타는지, 포크질을 잘 하는지 같은 조건을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같은 목표가 있고, 자신과 비슷한 ‘별종’으로 불리는 루카와 알베르토를 자연스레 친구로 받아들였을 뿐이다. 이 순수한 우정을 보며 많은 걸 계량하고 나누던 나의 날카로운 시선을 반성하게 되었고, 씩씩하고 밝은 아이들의 모습에 크게 감동받은 순간이었다.
루카 시놉시스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 바다 밖 세상이 궁금하지만, 두렵기도 한 호기심 많은 소년 '루카' 자칭 인간세상 전문가 ‘알베르토’와 함께 모험을 감행하지만, 물만 닿으면 바다 괴물로 변신하는 비밀 때문에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새로운 친구 ‘줄리아’와 함께 젤라또와 파스타를 실컷 먹고 스쿠터 여행을 꿈꾸는 여름은 그저 즐겁기만 한데… 과연 이들은 언제까지 비밀을 감출 수 있을까? 함께라서 행복한 여름, 우리들의 잊지 못할 모험이 시작된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살렌치오 브루노!
루카는 육지 세상이 궁금하지만 물 위로 올라가는 걸 두려워한다. 밖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사람들이 자신을 해하진 않을지... 온갖 궁금증과 걱정이 뒤섞이고 있을 때, 잠수복을 입은 자칭 육지 전문가 알베르토를 만나게 된다. 알베르토는 고민하고 있는 루카를 망설임 없이 물 위로 올려치고 루카에게 걷는 법을 알려준다.
가고 싶은 곳으로 발을 내딛고, 쓰러지기 전에 다른 발을 내디뎌!
알베르토의 응원과 코치 덕분에 루카는 육지에 빠르게 적응하게 된다. 하늘, 구름, 태양, 중력, 공기, 사람들의 물건으로 가득한 육지. 모든 게 새롭고 즐겁다. 지금껏 접하지 못한 세상은 두려움보다는 새롭고 궁금한 것으로 가득하다. 물에서 나와 해변 땅을 밟으니 하늘에 보이는 것이 궁금해지고, 육지 괴물이라 칭하는 육지 사람들의 생활이 궁금해진다. 특히 육지 사람들이 만든 ‘베스파’는 알베르토와 루카에게 더 큰 세상에 대한 꿈을 갖게 만든다.
알베르토는 베스파를 타고 더 넓은 세상을 여행하자며 루카에게 함께 항구 마을로 가지 않겠냐고 묻는다. 루카는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육지 괴물’들의 마을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베스파를 갖고 싶은 마음과 호기심에 알베르토의 제안을 수락한다.
“머릿속 브루노를 물리쳐야 해!”, “살렌치오, 브루노!”
처음으로 가본 육지 사람들의 마을엔 두려운 것이 가득했다. 바다괴물 또는 바다 생물들을 잡는 그림이 그려진 벽, 바다괴물을 사냥한다는 줄리아의 아빠. 모르는 물건들 투성이인 가게들. 그리고 혹여나 물이 닿아 피부가 변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나를 공격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새로 만난 세상과 새로운 도전 앞에서 루카가 작은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알베르토는 이렇게 말한다. “머릿속 브루노를 물리쳐야해!”, “살렌치오, 브루노!”.
알베르토는 루카의 머릿속엔 걱정을 하게 만드는 존재 ‘브루노’가 있다고 말한다. 자전거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를 때,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야 할 때, 항구 마을로 모험을 떠날 때 등등. 루카는 여러 순간에 고민과 갈등을 반복하고 알베르토는 그 모든 걸 깨야 새로운 세상으로의 모험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루카는 알베르토의 말에 “살렌치오, 브루노!”를 외치며 더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내가 원하는 건 학교에 가는 거야.
새로운 육지 세상, 새로운 친구 줄리아, 높은 하늘에서 빛나고 있는 수많은 별들. 루카는 엄마가 항상 위험하다고만 말했던 육지에 나와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고 줄리아처럼 학교에 가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된다. 깊은 바다에서 그냥 생각만 하면서 사는 심해어 큰 아빠 같은 삶이 아닌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 더 많은 걸 배우고 싶다는 꿈. 근데, 육지 사람들이 ‘바다괴물 루카’를 받아줄까? 알베르토와 루카는 루카의 새로운 꿈을 중심에 두고 갈등을 일으킨다.
육지에서 알베르토와 루카, 줄리아는 별종이다. 평범한 사람이 아닌 바다괴물인 알베르토와 루카, 그리고 이 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평가받는 줄리아. 루카의 부모님은 루카가 별종으로 취급받는 육지에 올라가지 않길 바라고 알베르토는 루카가 학교에 갈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줄리아의 아빠는 매번 경기에 홀로 출전하는 줄리아를 걱정한다. 아이의 꿈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선가 별종으로 취급받고 배척당할지도 모르는 환경에 놓이지 않을까 싶어 걱정스러웠던 게 아닐까.
루카와 알베르토, 줄리아는 어른들의 걱정 어린 시선을 뒤로하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경기에서 우승해 나도 이 마을에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줄리아와 나도 육지 사람들과 다르지 않음을, 더 큰 세상을 여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는 루카와 알베르토. 아이들을 만류하던 부모님들은 어느새 아이들의 꿈을 인정하고 힘을 실어준다. 루카의 엄마는 다른 아이들 사이에 섞여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루카를 멍하니 보며 “엄청 빠르다”라고 말하고 아이들이 우승을 했을 때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인다. 줄리아의 아빠는 줄리아의 부탁에 경기 참여 비용을 마련해 주고 파스타 먹기 연습을 위해 여러 파스타를 준비해 준다. 그리고 루카와 알베르토를 바다 괴물이 아닌 줄리아의 친구, 자신의 새로운 아이로 받아들인다.
제가 잘 알죠. 이 아이들은 루카, 알베르토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바다 괴물이라 칭하는 존재들을 잘 모르고 있었음에도 바다에 산다는 이유로, 비늘을 가졌다는 이유로 괴물이라 말하고 배척해야 하는 존재로 생각한다. 그들이 큰 해를 끼치거나 잘못한 일이 없음에도 우리와 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다른게 아닌 틀린, 없애야 하는 존재라고 인식한다. 육지와 바다의 명확한 선은 바다 사람들을 더 깊은 바닷속으로 숨게 만들었으며 육지와 바다의 사이를 더 멀게 만들었다.
루카와 알베르토, 줄리아는 그 진한 선을 뛰어넘고 친구가 되어 함께 손을 잡고 결승선을 통과한다. 그 모습은 구석에 숨어있던 바다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었고, 용기를 내 드러낸 바다 사람들의 진짜 모습은 육지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육지, 바다 사람들은 드디어 편견 없이 서로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잘못된 존재가 아닌 조금 다른 존재임을 받아들인다.
“거긴 위험한 곳이야”, “너는 달라서 받아주지 않을 거야.” 같은 편견, 미리 집어먹은 걱정과 고민 앞에서 주저앉기보다 같은 꿈을 가진 친구의 손을 잡고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던 영화 <루카>. 더운 여름날, 특히 흰 구름이 하늘 가득 떠있는 날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틀림없이 지금보다 한 뼘쯤 더 행복해질 거라 말하고 싶다.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새로운 세상으로의 도전을 앞두고 고민과 갈등, 두려움이 가득한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분명 힘이 될 것이다. 머리에 가득 찬 두려움을, 브루노를 떨치고 새로운 꿈을 꾸자. “살렌치오, 브루노!”
-
- 철 지난 멜로, 음악이 살리네!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은 여자와 고교 시절 패싸움에 휘말려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남자의 사랑 이야기. <사일런트 러브>는 사는 환경과 신분, 처지가 달라도 서로의 빈 곳을 채워주면서 가까워지는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정통 멜로를 복원한다. 이 설정이 자칫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고, 또는 과거의 멜로 스타일이기 때문에 새로워 보일 수 있는데, 영화는 아쉽게도 전자에 가깝다.
한 음악 대학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아오이(야마다 료스케)는 옥상 작업 도중, 자살 하려는 여학생을 구한다. 여자의 이름은 미카(하마베 미나미).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고 손도 아파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 고교 시절 목을 다쳐 소리를 낼 수 없는 그는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미카는 폐강당에 있는 피아노로 연주 연습을 하려하고, 아오이는 열쇠가 가져와 강당 문을 열어주고 창밖에서 그녀의 아름다운 연주 소리를 듣는다. 이후 미카는 자신을 도와주는 아오이에게 의지하게 된다. 그런 미카를 마음에 둔 아오이는 그녀가 시력을 되찾을 때까지 자신의 모든 걸 걸고 도와주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사일런트 러브>를 끌고 나가는 주제는 ‘사랑의 힘’이다. 아오이와 미카가 가까워질 수 있었던 건 서로의 신체적, 정신적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이다. 그 상황에 부닥친 사람만이 그 아픔을 알 수 있듯이, 목소리를 잃은 아오이는 시각을 잃은 미카의 아픔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리고 그녀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다. 시작은 사랑이라기 보단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그녀가 이뤄졌으면하는 바람에 있다.
과거 패싸움에 휘말려 목을 다친 후, 그의 삶은 피폐해졌다. 목소리를 잃은 후, 삶의 목표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대학교에서 투명 인간처럼 청소부로 지내며, 하루를 살아가는 그는 인생의 실패자처럼 살고 있다. 그런 그에게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처했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는 미카를 보게 되었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녀를 도와준다. 그 마음은 순수한 사랑으로 번져간다.
영화에서 흥미로운 점은 손의 활용이다. 감독은 주인공들의 손을 중요하게 잡는데, 아오이와 미카의 커뮤니케이션은 손으로 이뤄진다. 미카의 질문에 맞춰 아오이는 피아노 건반을 치듯 그녀의 손등을 손가락으로 친다.
아오이의 손은 청소부와 과거 살인을 저질렀던 전과범이라는 설정이 입혀져 더럽다는 이미지가 씌워져 있고, 미카의 손은 아름다운 피아노를 연주하는 설정으로 고귀함이 씌워져 있다. 이들은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 손이 중요한 관계를 맺게 하는 중요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미카 앞에서 아오이의 손은 더 이상 더럽고 추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살리고 이끌어주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극 중 이들과 삼각관계로 이어지는 기타무라(노무라 슈헤이)의 손도 중요하게 잡는데, 부와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모두 가진 그의 손은 도박장에서 더 현란히 움직인다.
이렇듯 영화는 진정한 사랑은 사회적 신분과 편견을 뛰어넘어 사람이 가진 그 마음을 알아보는 순간 이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사랑 이야기는 고루하게 느껴진다.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는 과정은 너무 느리고, 사랑의 감정도 느릿하게 다가온다. 속도감만이 문제는 아니다.
아오이와 미카의 사랑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삼각관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미카가 아오이를 피아노 전공자로 오해하고 연주를 들려달라는 말에, 우연히 피아노를 치던 기타무라에게 돈을 주고 대신 피아노를 쳐달라고 하면서 이들의 관계가 얽힌다. 아무리 눈이 보이지 않아도 아오이가 피아노를 치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음에도 중반부 이후까지 이를 모르는 미카가 답답해 보이고, 이를 실토하지 않는 아오이도 고구마 100개 먹은 기분을 들게 한다. 이런 설정이 관객으로 하여금 설득력이 떨어지다 보니 후반부 큰 사건이 벌어진 후 이어지는 스토리가 잘 붙지 않는다.
아마 이 영화에서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하마베 미나미, 야마다 료스케의 연기일 것이다. 두 청춘스타의 멜로 영화라는 점에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들의 연기는 피상적으로만 활용한 듯 보인다.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지만 최근 힘든 상황에 놓은 젊은이들의 초상이 이들의 얼굴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들이 연기한 두 주인공의 이야기는 좀처럼 현실에 안착하지 못하고, 과거 스타일에 안착한 느낌이 든다.
그나마 영화의 매력을 살리는 건 음악이다. 대다수의 지브리 애니메이션 음악을 담당한 히사이시 조가 만든 음악은 제목처럼 말보단 침묵이 더 긴 주인공들의 감정을 깊고 넓게 보여준다. 마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섬세한 감정을 피아노 등의 선율로 보여주는 히사이시 조의 대단함은 이 영화에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일본 록 밴드 미세스 그린 애플의 ‘Nachtmusik’이 엔딩곡으로 사용되며 그 감흥을 더 살린다. 영화를 보다 고루함이 느껴진다면 눈을 감고 음악에 심취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한다.사진 제공: 미디어 캐슬
평점: 2.5 / 5.0
한줄평: 철지난 멜로, 음악이 살리네!
-
- 12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모아나 2>가 개봉 2주 차에도 선두를 지키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주 만에 누적 관객 수 220만 명을 돌파하며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강력한 흥행 파워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2016년 개봉한 1편이 개봉 2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빠른 속도입니다. 다른 애니메이션과 비교해 보아도 누적 관객 수 724만 명의 <엘리멘탈>보다 8일, 누적 관객 수 557만 명의 <스즈메의 문단속>보다 하루 빠른 속도라고 하는데요.
과연 <모아나 2>는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2위는 주연 배우 곽도원의 음주 운전 논란으로 인해 개봉일이 미루어지는 곤욕을 치렀던 <소방관>이 차지했습니다.
‘홍제동 방화 사건’을 다룬 <소방관>은 목표 관객 달성 시, 기부 공약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100만 관객 달성 시 약 1억 1,900만 원, 손익분기점인 250만 명 돌파 시 약 3억 원을 국립소방병원에 기부할 계획이며, 목표 초과 시 추가 기부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또한, 관객 1명당 티켓 구매액 중 119원을 적립하는 ‘119월 기부 챌린지’를 통해 상영 4일 만에 약 5,950만 원이 모금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뒤이어, 꾸준한 입소문으로 관객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는 <위키드>가 누적 관객 수 149만 명을 돌파하며 3위에 올랐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는 지난주와 동일한 영화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모아나 2>와 <위키드>가 나란히 1, 2위를 유지하며 각각 누적 수익 3억 달러를 돌파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모아나 2>는 전 세계 수익 6억 달러를 넘어 곧 1편의 총수익인 6억 4,300만 달러를 추월할 전망입니다.
<위키드>는 최근 미국 영화 비평위원회(NBR)로부터 올해의 영화상, 감독상, NBR 스포트라이트 상을 받으며 앞으로 이어질 시상식 시즌에서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한편, 3위를 차지한 <글래디에이터 Ⅱ>는 개봉 3주 차 주말 동안 북미에서 1,240만 달러를 추가로 벌어들여, 현재 북미 누적 수익은 1억 3,270만 달러, 전 세계적으로는 3억 6,800만 달러를 기록 중입니다.
-
-
- 이 세상 전투가 아니었다 - GHOSTS OF WAR
흥해라 이 영화
고스트 오브 워 (2020)
- 2차대전 막바지 크리스와 4명의 분대원들은 한때 나치가 점령했던 프랑스 대저택에 도착한다
휴양지 같은 그곳에서 편하게 지내려 했으나 정체불명의 소리와 의문의 사건들과 마주하게 되는데...
적군과의 교전도 모자라 정체불명의 존재와 싸워야 하는 군인들의 퇴마미션 '고스트 오브 워' 이 영화 흥해라!!
-
- 영화 <댓글부대> 어그로 예고편
"기자님 기사 오보 아니었어요" "악플도 다 가짜예요" 손석구 X 김성철 X 김동휘 X 홍경 [댓글부대] 3월 27일 극장 대개봉
-
- 영화 <마크맨> 메인 예고편
그가 가진 것은 트럭 한 대와 총 한 자루!
한 소년을 지키기 위한 목숨 건 추격전이 시작된다!최고의 사격수였다가 은퇴한 군인 ‘짐’(리암 니슨)은
애리조나 국경 지역을 지키며 조용한 말년을 보내고 있다.
어느 날, 우연히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쫓기는 모자를 구해주지만
무자비한 놈들의 공격에 소년의 어머니가 숨을 거둔다.
소년을 시카고에 있는 친척에게 데려가 달라는
그녀의 마지막 부탁을 외면할 수 없었던 ‘짐’은 길을 나서고
마약 카르텔의 표적이 되어 숨막히는 추격전을 벌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