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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ong2025-02-24 01:25:01

드디어 갖춘 자력 엔진으로 미래를 향해 활공하다

<캡틴 아메리카 : 브레이브 뉴 월드> 스포일러 없는 리뷰

 

 

 

 

세 번째 캡틴 아메리카

 

 

 

이 영화의 주인공은 캡틴 아메리카 샘 윌슨(앤서니 매키)이다. 스티브가 떠난 자리. 캡틴 아메리카가 된 샘. 타노스와의 일전 이후 외계인까지 이 세계에 침략하는 일은 없었다. 인간 단위의 악행(?)은 샘이 등장해도 충분하다. 하지만 꼭 악행을 펼치는 사람이 악인이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미국 새 대통령으로 선출된 썬더볼트 로스(해리슨 포드). 이 사람, 악인까진 아니다. 그냥 단지 어벤저스가 싫은 인물일 뿐. 슈퍼히어로를 통제하고 싶었던 인물이 미국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이 샘에게 좋기만 한 소식은 아니다. 어느 날. 샘은 백악관으로 초청된다. 대통령의 초대? 자리가 주는 책임감에 샘은 백악관으로 향한다. 일행이 있었던 샘. 파트너 호아킨 토레스(대니 라미레즈)와 샘의 친구이자 전직 캡틴 아메리카 이사야(칼 럼블리)와 함께한다. 샘을 따로 부르는 로스. 샘에게 "어벤저스를 다시 모아달라"라고 지시하는 로스. 당황스러운 말에 '이게 뭐지'라고 고민하던 도중, 갑자기 이사야가 이상하게 행동한다. 어떤 음악이 흘러나오더니 갑자기 로스에게 총구를 들이민 것이다. 몇십 년 동안 감옥에서 썩었던 이사야가 제 명 재촉할 일을 할 이유가 있나?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샘과 호아킨. 그 이면에는 미국을 통해 세상을 뒤흔들고 싶었던 빌런의 계획이 깔려 있었다. 새로운 세상을 위한 용기가 필요하다. 반드시 임무를 해결해야 하나도.

 

 

 

혈청 맞지 마 그냥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샘 윌슨이라는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가 혈청을 맞지 않았다는 점을 장르적 재미로 적극 활용하며 차별화를 꾀한다. 전임자인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는 혈청에서 오는 압도적인 운동능력으로 빌런들과 대결했다. 샘은 스티브와는 전혀 다르다. 초반부, 샘이 빌런들의 계획을 방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특징과 캡틴의 시그니처인 방패를 활용한 액션을 선보이는 샘. 여기까진 좋지만, 샘이 혈청을 맞지 않았기 때문에 전투력이 스티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샘 자체가 특수훈련을 받은 군인이기에 웬만한 악당은 제압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아무래도 힘겨운 싸움을 펼칠 수밖에 없다. 유효타를 날리는 만큼 얻어맞는 샘, 힘겹게 싸워서 힘겹게 이긴다.

 

 

 

이 액션 장면은 사실 샘이라는 히어로를 단적으로 요약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늘을 나는 히어로의 특성은 자연스럽지만, 동시에 승리를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 초인적인 힘 없이도 누구나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스티브 로저스가 든든한 존재감으로 사람들을 지켰던 것과 대비되는 캐릭터 설정이다. 영화는 이러한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 전작을 오마주 하는 방식을 택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에서 스티브가 배트록과 맞붙는 장면처럼, 본작에서도 초반부 액션 장면을 통해 샘의 히어로적 특성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맞거나 그렇지 않았거나

 

 

 

이 영화의 빌런 또한 이러한 테마(혈청을 맞지 않았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슈퍼히어로 장르에서 빌런의 존재는 중요한 요소이며, 본작의 메인 빌런인 레드 헐크는 어벤저스의 헐크(브루스 배너/마크 러팔로)와 유사한 방식으로 탄생한 인물이다. 쉽게 말해 혈청과 비슷한 강화 과정을 거친 존재다. 혈청을 맞지 않은 히어로와 혈청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효과를 지닌 빌런의 대결 구도는 자연스럽게 혈청의 존재를 부각하는 역할을 한다.

 

 

 

또 다른 빌런 캐릭터는 혈청을 맞지 않았다. 대신 혈청과 비슷한 강화(?)를 겪은 캐릭터다. 물리적인 강화가 아니라 다른 방식의 진화를 체화한 캐릭터다. 이 캐릭터는 샘의 캐릭터성을 강조시키기 위해 설정된 인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샘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공중전의 히어로잖아? 그런데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해서 온갖 외계인들과 싸워 이기리라는 법은 없다. 그럼 다른 방식의 리더십과 전략이 더욱 중요해진다. 전투력보다 정무적인 판단이나 용인술이 중요하다. 이 샘의 선천적인 성격이 강조되려면 무력 외적으로 강력한 캐릭터가 필요한데, 여기에 이 빌런은 안성맞춤이다. 

 

 

 

이 빌런이 주로 등장하는 공간 역시 샘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그는 어두운 공간에 갇혀 있는 존재로 묘사되며, 영화의 중반까지는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 반면 샘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자유로운 이미지로 대비된다. 이러한 구도는 전직 슈퍼히어로들과도 대비되며, 이번 캡틴 아메리카는 자유와 의지를 상징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만 후반부에서 빌런이 내리는 선택이 다소 작위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속박과 자유의 대비라는 주제 의식을 연계해 보면 영화가 나름대로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캡틴 아메리카의 유산

 

 

 

이 영화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장르적 요소는 스파이물의 긴장감을 유지하려 했다는 점이다. 스파이물이란 본질적으로 ‘스파이가 누구인가?’를 추론하는 장르다. 본작에서 이 긴장감을 유지하는 핵심 인물로 루소(시라 하스), 릴라(쇼사 사르코머), 이사야, 그리고 썬더볼트 로스가 등장한다. 이들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지만, 각 캐릭터는 스파이물의 전형적인 요소를 충실히 수행한다.

 

이러한 스파이물적 요소는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가 가진 전통을 계승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시리즈 중에서도 특히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가 스파이물로서의 성격을 가장 강하게 드러냈던 작품인데, 본작 역시 이러한 전작의 분위기를 차용했다. <윈터 솔저>에서 하이드라가 실드를 장악하며 스티브 로저스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것처럼, 본작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빌런이 사람들을 포섭한다. 관객들은 누구를 믿어야 할지 의심하게 되고, 결국 이 모든 것이 샘이 캡틴 아메리카로서 적합한 인물이라는 결론을 향해 수렴한다.

 

 

 

편의적인 마무리

 

 

 

그러나 영화의 마무리는 편의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 감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레드 헐크의 묘사 방식이다. 이 영화가 정말 표방하고 싶은 캡틴 아메리카의 모습이 끈기와 근성을 강조하는 것이었다면, 이를 뒷받침하는 장면이 더욱 많았어야 했다. ‘누구나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히어로 영화의 핵심이라면, 샘의 승리가 보다 설득력 있게 다뤄졌어야 했을 것이다. '헐크를 어떻게?'라고 생각할 수 있다. 글쓴이는 반대로 MCU에서의 브루스에게 약점이 아예 없었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이 부분도 충분한 설명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샘과 팔콘은 그렇게 연구했으면서 레드 헐크는 그냥 때려 부수는 액션만 활용하려고 했다는 것이 아쉽다.

 

 

 

또 마블의 CG 기술력은 시리즈가 지속되면 될수록 우려된다. 이 부분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VFX의 품질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최근 마블 영화들이 VFX 품질 저하 문제를 겪고 있는 가운데, 본작에서도 이 현상이 심각하게 드러난다. 클라이맥스에서 감정이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며, 결국 영화의 마무리를 아쉽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엔진은 갖췄으나

 

 

 

이 영화에 대한 글쓴이의 총평은 나름대로 자구책을 갖췄다는 것이다. '엔드게임' 이후 마블은 과거에 편승하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이나 <데드풀과 울버린> 같은 영화는 과거 마블의 히어로들 등장시켜서 거대한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그 외에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나 <더 마블즈> 같은 영화가 과거 MCU의 영광을 승계할 만큼 매력적인 히어로를 등장시켰다고 보기엔 어렵다. 대신 본작 <캡틴 아메리카 : 브레이브 뉴 월드>는 나름 이 히어로의 성격 '자유와 끈기'를 전적으로 등장시켜 시각적으로나 플롯 상으로나 구현했다는 점에서 기본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 해리슨 포드는 이 제작자들의 노력을 더욱 빛내는 압도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자격지심과 정의감 사이 여기저기 충돌하는 한 인간의 내면을 가감없이 표현했다. 

작성자 . udong

출처 . https://brunch.co.kr/@ddria5978uufm/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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