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drma162025-03-01 16:44:33
오징어게임으로 바라본 순수함의 변모 과정
오징어게임 시즌 2 리뷰
최근 가장 핫한✨ 콘텐츠 <오징어게임 시즌2>
문학문화콘텐츠학과생이 마음대로🦑 분석해봤습니다.
(※스포주의※)
얼마 전, 목빠지게 기다리던 오징어게임 시즌2를 다 봤다. 한창 입시를 준비하던 고등학교 3학년 가을과 겨울 사이, 오징어게임 시즌1을 처음 본 충격의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고3, 18살이었던 나에게는 빚을 진 사람들은 한 데 모아두고 한낱 게임 부속품 취급을 하며 무자비하게 죽이는 내용이 많이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받은 충격만큼 이야기의 매력은 더욱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당시 오징어게임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관련 리뷰나 분석글을 많이 찾아보고, 유사한 후속 프로그램들도 챙겨봤던 기억이 있다.
오징어게임 시즌1을 좋아했던 한 명의 관객 입장에서 시즌2는 어떻게 느껴졌는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은 무엇을 대변하고 있나

시즌2는 새로운 캐릭터들, 새로운 배우들의 등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번 시즌2에는 트렌스젠더, 코인 유튜버, 마약하는 래퍼 등 시즌1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한다. 어쩌면, 이러한 캐릭터들의 등장이 여러 이유로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기존에는 보기 어려웠던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 캐릭터들은 모두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일부분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특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반영하는 매체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의 새로운 이슈들을 반영한 캐릭터들이 매체에 등장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 아닐까?
따라서 시즌2에 등장한 다양한 캐릭터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들을 반영한 것이고, 이러한 캐릭터들은 잔인한 '게임'속 세상도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닮아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 금자가 겪은 전쟁은,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는 '금자'와 '용식'이라는 모자가 나오고, '금자'는 6.25 전쟁을 겪고도 살아남은 '용식이의 엄마'이다. 이인삼각 게임 중 공기놀이를 성공해내야 하는 금자가 벌벌 떨자, 용식은 금자에게 말한다.
(대사 부정확)
"6.25에서도 살아남은 사람이~"
"엄마! 전쟁 때 총알로 공기놀이 했다며"
금자는 6.25라는 전시 상황에서도 살아남았다는 것에 자신감을 얻고, 전시 상황에서 놀았던 경험으로 게임을 통과한다.
금자가 급박한 상황 중 떠올린 전쟁 속 천진난만한 경험, 그리고 전쟁과도 같은 오징어게임 속에서 하고 있는 공기놀이. 둘은 모두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연결된다.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금자는 총알로 순수하게 놀며 살아남았고, 이 과정에서 삶의 희망과 재미를 찾아냈을 것이다. 그리고 수십년이 흐른 뒤, 이 경험은 오징어게임이라는 또 다른 전쟁 상황 속에서 빛을 발휘한다.
금자가 겪은 두 번의 전쟁 경험은 아무리 처절하고 막막한 상황일지라도, 최소한의 희망과 인간다움을 부여해 줄 가장 근본적인 가치는 '순수함'임을 전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성기훈은 왜 그랬나
시즌1을 인상 깊게 본 시청자라면, 시즌2를 보는 내내 가질 수 있는 의문이 있다.
"성기훈은 왜 저렇게 행동하는거야?"
시즌1의 성기훈이라는 캐릭터는 이야기의 가장 큰 뷰포인트 중 하나였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인간다운 면모를 지니는 입체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시즌1 속 그는 경마를 하고 나이를 먹도록 어머니께 용돈을 받으며 사는 구제불능 불효자인 동시에,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고 흔히 말해 상도덕이 있는 마음이 따뜻한 인물이기도 했다. 성기훈은 위선적이지 않고 그 때 그 때 자신의 마음에 충실히 살아가는 나약하지만 따뜻한 캐릭터다.
하지만, 이번 시즌2에서는 달랐다. 시즌1 성기훈의 인간적이고 입체적인 면모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 456억을 모텔방에 쌓아두고 게임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 주최자를 잡기 위해서만 돈을 쓴다. 그리고 자신의 생니를 뽑아 위치추적기를 심고, 게임을 직접 무너뜨리기 위해 다시 게임에 참여한다.
시즌2 속 성기훈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보 같을 정도로 맹목적이다. 자신의 계획이 비현실적이고, 상대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면서 자신과 주변사람들을 희생시킨다. 그리고, 게임 속으로 들어가서는 무리한 계획을 이끌다 실패하고 만다. 그는 게임 참여자들을 살리기 위해 '얼음~!'을 외치고 약자를 보살피는 것 처럼 보이지만, 결국 모든 행동은 '게임 주최자에게 한 방 먹이기 위해' 행해진다.
그렇다면, 성기훈은 도대체 왜 그랬던 것일까?
🦑 성기훈의 순수함은 어떻게 변모되어 가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기훈은 '그 누구보다 아이같이 순수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성기훈은 '순수함' 그 자체이고, 이는 시즌1의 여러 갈등상황을 통해 충분히 비춰졌다. 그리고 그는 오징어게임이라는 '굉장히 비인간적인 일'을 겪었다. 이를 경험한 후, 그의 순수함은 더렵혀져 '악'이 아닌 '지나친 무모함'으로 변한다. 시즌2에서 비춰지는 그의 변모된 순수함은 순진한 어린아이에게서 볼 수 있는 비계산적이고 섣부른 판단과 유사하다.
순수함은 가장 진실된 가치 중 하나이지만, 오징어게임과 같이 비합리적이며 세속적인 상황에서는 그 자체로 빛나기 어렵다. 그렇기에 성기훈의 순수함은 시즌2 속 그의 행동과 같은 지나친 무모함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시즌2 마지막 부분에서 참가자 사이로 숨어든 프론트맨은 성기훈의 절친 정배를 죽이고 성기훈을 잡으며 그에게 '영웅놀이는 재미있었나?'라고 말한다.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영웅놀이'는 시즌2 이야기의 중심이며, 이는 모두 성기훈의 순수함이 무모함으로 변모되어 비롯된 행동들이다.
결국, 오징어게임 시즌2는 '성기훈이 지닌 순수함이 변모하는 과정'을 담아내려 했는지도 모른다. 성기훈을 통해 개인이 가진 순수함이 외부 환경에 의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려내고, 게임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 성기훈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순수함, 인간다움 등과 같은 본질적 가치가 어떻게 표출되고 이를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해 표현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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