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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ZUHA2025-03-03 12:47:42

멜로, 사랑의 형태를 넘어 성장으로

멜로 무비 리뷰



ⓒ넷플릭스 

 

〈멜로 무비〉는 궁극적으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야기를 담지만, 그 속에는 단순한 사랑 이상의 감정들이 녹아 있다. 한 사람을 그 자체로 이해하는 법, 그리고 당연하게 여겼던 사랑을 다시금 상기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펼쳐진다. 우리는 사랑을 말할 때 흔히 기쁨과 설렘을 먼저 떠올리며, 사랑은 때때로 아프고 어려운 감정들을 동반한다는 것을 망각한다. 〈멜로 무비〉는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지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사랑이 필요한 이유, 사랑을 추구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어떻게 삶의 동반자로서 상처와 아픔을 딛고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드라마이다. 또 '멜로' 무비라는 제목 때문에 연인과의 사랑만 담긴 것처럼 보이지만, 직장 선후배 사이의 사랑, 동창 / 친구와의 사랑, 형과 동생의 사랑, 엄마와 딸의 사랑 등 여러 형태의 사랑을 보여준다.

 

말 안 해도 전달되지만, 굳이 말로 전하는 이유

가끔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만 같은 순간들이 있다. 눈빛으로도 마음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결국 우리는 말로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멜로 무비〉 속에서 무비 (박보영)가 차 안에서 겸(최우식)에게 눈빛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전하며 '전달'이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겸이가 불안했던 무비는 겸이를 다시 마주하며 혼자가 아니라고, 앞으로도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며 타이른다. 이 변화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위로를 건네고 싶지만, 위로하는 것조차 상대방에게 상처일까 봐 머뭇거리고 아무 말 못 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아도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전해지는 것이 있지만, 말로 전해야만 더 확실하게 닿는 순간이 있음을 말해주는 장면 같았다.

 

ⓒ넷플릭스 

 

사랑은 결국 이해와 존중

겸은 형 고준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해 처음에는 화를 내고 원망했다. 형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싶어 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그것이 이기적인 행동이라 여겼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겸은 형이 살아온 삶의 무게를 이해하게 된다. 형의 고통을 헤아리게 되면서, 그는 형의 선택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간다. 이해와 존중이란 결국 상대의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걸, 겸은 형을 통해 배우게 된다. 또한 무비는 평생을 원망하던 아빠를 이해하게 되고, 아빠를 사랑하던 엄마의 마음과 자신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주던 엄마를 깨닫게 된다. 한 사람의 인생은 그 사람의 선택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을 존중해 주는 것과 같다.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선택을 존중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으나, 생각· 감정 · 경험이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그 사람이 왜 이런 선택을 이해하는 과정은 꼭 필요한 것 같다.

 



ⓒ넷플릭스 

 

상실의 고통을 알지만, 그럼에도 사랑하는 이유

드라마에서 상실의 고통은 처음에 실감조차 나지 않는다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문득 그 사람이 이제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고통을 느낀다는 대사가 있다. 죽음이든 이별이든 사랑의 끝은 존재한다. 우리는 이 끝을 마주하기 두려워 사랑을 기피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상실을 견디는 것은 꼭 오롯이 혼자의 몫이 아니다. 누군가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고통을 나누고, 상실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다. 함께하며 서로의 아픔을 알아주는 것이 우리가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사랑은 언젠가 상실을 마주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사랑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사랑은 가슴 한쪽에 흔적을 남기고 우리는 그 흔적이 삶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사랑은 타인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 내 삶을 사랑하는 것

처음에는 서로에게서 사랑을 배웠지만, 결국에는 각자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무비는 겸을 통해, 겸은 무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사랑이란 단순히 누군가를 향한 감정이 아니라, 나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때때로 사랑을 하면서도 자신을 잃어버리곤 한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타인에게 기대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더라도 나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이처럼 〈멜로 무비〉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서로를 통해 성장하고, 이해하고, 결국은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다.

 

혹은 어쩌면, 바로 그렇게 때문에, 그 어떤 사랑도 영혼에 비길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감상에 빠져 사랑을 주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밤하늘 별들의 위대한 무심함을 사랑하듯이 내 조그만 잉크병을 사랑하지 못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 페르난도 페소아 〈불안의 서〉 중 발췌



작성자 . YUZUHA

출처 . https://blog.naver.com/youngyongee/223781759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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