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샤2025-03-15 15:55:37
무대 없이 살 수 없는 사람들의 연대
다큐멘터리 영화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
'삶은 무대다(All the World's Stage)'.
아마 지구상 최후의 인간도 모를 수 없을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명언이라고 한다. 이 문장은 셰익스피어의 희극 <뜻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에 나오는 대사로 인생을 연극 무대에 비유한 것이다. 사실 우리의 삶은 죽는 순간까지 쉼 없이 이어지지만 중요한 분기점들을 기준으로 인생을 연극의 막(幕)과 장(場)처럼 나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무대와 삶의 형식적 유사성보다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무대 위의 배우처럼 어느 정도 연기를 하면서 산다는 것이 무대와 삶의 더 중요한 공통점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득을 얻기 위해 꼴 보기 싫은 사람 앞에서도 잘만 웃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서슴지 않고 가시 돋친 말을 하기도 한다. 지구상 최후의 인간이 되어 혼자 살지 않는 한 우리는 타인과 공존해야 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누구나 배우 지망생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는 명맥이 거의 끊어진 여성 국극을 끝내 놓지 못하는 박수빈 배우와 황지영 배우의 삶을 중심으로 1900년대 중반 짧은 전성기를 누렸던 여성 국극의 전설적 배우들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한다. 크든 작든 자신들을 위한 무대만 있다면 전국 어디든 출동하는 1985년생 박수빈, 1993년생 황지영 배우의 검질긴 열정도 놀랍지만 아흔이 넘은 조영숙 배우를 비롯한 나이 많은 배우들이 <레전드 춘향전> 공연 준비 기간과 공연 당일 무대에서 뿜어내는 기운이 경탄스럽다. 평상복을 입으면 그저 푸근한 할머니처럼 보이는 그들이 분장하고 배역에 맞는 의상을 갖춰 입고 무대에 올라 대사를 하고 동작을 하기 시작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예술이 부박한 삶의 정수를 길어 올리는 우물이라면, 영화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의 배우들도 다른 많은 예술가들처럼 우물이 마를 일이 없도록 우물가를 지키는 파수꾼들이다. 그들은 무대 없이 살 수 없는 사람들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무대 없이도 숨은 붙어 있겠지만 제대로 살 수 없는 사람들이다. 스크린으로 그들의 연대를 지켜보는 동안 새삼 예술의 힘과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끝)
* 씨네랩의 초청으로 3월 14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ive contents
-
- 영화관에서 실종되기엔 너무 아깝다.
이 글은 영화 [실종]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실종]은 2021년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 작품이자 봉준호 감독과도 인연이 있는 기타야마 신조 감독의 작품이기도 하다.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님도 올해의 스릴러 영화가 될 것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아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제는 어쩌면 사양길에 접어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법했던 일본 영화계에서도 아직 좋은 작품이 나올 저력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영화라서, 나 역시 좋은 마음으로 영화관에서 관람했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감히 2022년 개봉한 영화 중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고 말할 수 있는 영화였다. 새롭지만 그렇다고 너무 튀지 않는 매력으로 가득한 두 시간이었다.
추리물(?)의 공식을 조용히 부수는 영화;나이브스 아웃을 능가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영화의 큰 틀은 사라진 아빠(아버지보다 아빠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를 찾기 위한 딸의 추적극, 혹은 스릴러다. 하지만 영화는 딸, 살인자, 아빠의 시점에서도 차례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이내 영화가 가지고 있던 전제 자체를 무너뜨린다.
덕분에 무엇이 진실인지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이 후반부로 갈수록 전개되고. 동시에 이 혼란스러움을 비집고 많은 상념들이 밀고 들어온다. 분명 화려하지 않은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만큼은 그런 영화에 못지않을 만큼 복잡하고 섬세하다.
또한 떡밥도 생각보다 눈에 잘 보이는 편이다. 하지만 이 떡밥들이 가지는 의미와. 이런 단서를 회수해야만 했던 마음들이 멋들어지게 낮아떨어져가는 후반부에 다다르면, 그저 가슴을 쥐어 뜯게 만든다. 기존 추리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다른 종류의 카타르시스 앞에서 그저 가슴 아픈 감탄을 하게 될 뿐이다.
영화 [실종]을 보며, 최근 개봉한 영화 중 하나인 [나이브스 아웃]을 보았을 때의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추리극, 혹은 스릴러 장르가 이래야만 한다는 통념을 영화에서 묵묵하게 무너뜨리는 것이 느껴진다. 다행히도 그 통쾌함은 긍정적인 편에 훨씬 가깝고. 익숙하지 않지만 싫지 않은 마음으로 영화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현실에 착 달라붙은 이야기;어딘가 반드시 존재할 것만 같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실종]은 전혀 반짝이거나 세련되지 않았다. 오히려 좁은 공간에 오래 있던 두꺼운 이불에서 풍기는 냄새가 영화 전반에 잔뜩 묻어있다. 퀴퀴하고 눅눅하며, 때로는 아주 약간의 아늑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 어떤 미사여구 없는 현실감을 선택한 것이다.
영화가 이토록 차갑고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루게릭병에 걸렸지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가진 채 생을 마감하고 싶었던 하라다의 아내 지분이 매우 크다. 아내와의 에피소드가 영화에서 붕 떠있거나. 신파를 부르는 정도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외면하고 싶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래서일까.
현실의 무게를 잔뜩 머금은 살인자의 달리기는 별로 빠르거나 날쌔게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의 흐름도 어찌 보면 참으로 더디다고 말할 수도 있고. 딸의 추격전은 소꿉장난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있을 법 빌리티"덕에 영화의 절박함은 커진다.
그래서는 안 되는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하라다의 행동에 고개가 끄덕여지다 못해 등을 두들겨 주고 싶은 마음도. 하라다의 절규에서 연기력이 아닌 현실적인 처절함을 느끼게 되는 것도. 모두 땅바닥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이야기와 인물의 공이라 할 수 있다.
어딘가 반드시 있을법한.
이 단어야말로 영화 [실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주고받는 탁구였을까.;살인자의 존재가 작아지는 이 매직.
사진 출처:다음 영화
살인자. 그것도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영화라면 이 무시무시한 범죄자에게 큰 비중을 할애하기 마련이다. 적게는 잔혹한 살인 장면을, 많게는 살인자의 배경부터 시작해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을 영화 가득 실어놓을 수 있지만. 오히려 영화는 야마우치 테루미(시미즈 히로야)를 중간 부분에만 "집중" 해서 실었다.
생각보다 적은 비중은 물론, 이미 다른 영화들에서 봐온 극악무도한 범인들에 비하면. 이 영화에서 살인범이 하는 역할은 생각보다 크지도, 그렇다고 너무 무서워 치가 떨리지도 않는다.
사실 이 영화에서 살인자의 위치는 딸과 아빠를 이어주는 중간자에 불과하다.
딸에게 살인자는 숨겨진 진실을 알고 있는 존재이고. 아빠에게는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대상이다. 그랬기에 딸은 살인자를 쫓아야만 했고. 아빠는 살인자를 죽여야만 했다.
딸과 아빠를 이어줌과 동시에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중간자가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사라진 상황에서. 결국 남은 것은 부녀가 직접 해결해야 하는 근본적인 미스터리 단 하나인 셈이다.
부녀가 여태 외면해 온 문제에 대한 답을 무미건조하고 습관적인 탁구 랠리로 대신하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 치열하지만. 의미 없고. 또 공허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면서도 이 랠리는 끊기지 않고 계속해서 서로에게 해답을 요구한다. 그 누구도 손쉽게 변주를 주지 않고 받아넘기기만 하는 몇 분의 시간은 진실만큼이나 무겁고 집요하다.
올해 본 영화 중 손에 꼽힐 만큼 완벽한 엔딩이 아닐까 한다.
마치면서
아내를 죽이려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깨달은 하라다의 연기는. 감히 연기라 부를 수도 없을 정도인 경지의 그 무언가를 보여주었다.
여태껏 참아왔던 모든 것이 폭발하는 순간의 장면에서 나는 슬픔보다는 아픔에 압도되어 온몸을 벌벌 떨며 울었다.
아빠의 모습에 대한 설정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붉은 손가락]에서 따온 게 아닐까 싶어, 이 완벽하다 못해 아픈 히라다의 연극에 그저 고개가 숙여질 뿐이었다.
딸과의 마지막 탁구 랠리도, 피해자가 될 여자의 옷을 갈아입히며 얼싸안고 우는 장면도. 슬픔을 넘어선 감정에 휩싸이기에 충분한 장면들로 가득한 영화였다.
과연 누가 이 아빠에게 손가락질만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숙제를 안고 영화관을 나서게 한 작품이었다.
극장가에는 지금 대작들이 넘치지만. 그냥 묻히기엔 정말 너무 아까운 영화다.
[이 글의 TMI]
1.비가 그냥 계속 왔으면 좋겠다ㅠ
2.영화 관람료 너무 오르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3.이럴 거면 내 월급도 올려줘라.
-
- 케빈의 부모에 대하여
이 글은 영화 [매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배우자를 먼저 잃은 자에 대한 단어는 있어도. 자식을 잃은 부모를 뜻하는 단어는 없다고 했다.
자식을 먼저 잃은 슬픔은 마치 창자가 끊어진 슬픔과 같아서 단장지애. 라고 부른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간접적으로나마 마음을 표현할 뿐 그들의 마음을 정형화할 단어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영화 [매스]는 겉으로 봤을 때는 총기 사고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피해자의 부모와. 사건의 가해자 부모가 만난 것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결국 모두 피해자들이 만나 서로를 위로하는 과정을 꾹꾹 눌러 담았다.
절대 돌아오지 않을 자식들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치는 순간도. 한 사건을 통해 용서에 다다르는 이야기도 담담하게 그리고 있는 네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오히려 끊어진 창자가 다시 이어지는 것이 쉽지 않을까. 하고 느낄 정도다.
피할 수 없는 문제 같았던 방, 그리고 제목의 이유;갑갑하고도 현실적이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영화의 주 무대( 혹은 거의 모든 무대)는 교회에 있는 한 방이다.
초반 부분을 꽤 집요하게 그 방에서 일어날 대화와 방의 "적합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 봐도 이 방이 가지는 의미가 꽤 클 것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방은 그 어떤 상담 장소보다도 좁고. 답답해 보인다. 물리적인 환기를 위한 창문도. 심리적인 환기를 위한 피아노도 놓여있지만. 실제로는 눈물을 닦을 티슈마저도 사치(혹은 사족)처럼 보이는 공간이다. 덕분에 불안함과 함께 신중함이 공존한다.
이 공간에서 이뤄지는 일들을 담은 영화의 제목이 왜 매스(Mass)여야만 했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이 단어는 어떤 것의 물리학적인 무게(1)를 뜻하긴 하지만, 미사(2)도 상징한다. 또한 스펠링은 다르지만 엉망진창(Mess)을 의미하는 단어(3)와도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은 재미있다.
사정이야 어찌 되었건. 자신의 아들이 일으킨 실질적인 사건으로 인해 생긴 마음의 무게(1)는 살아남은 자들의 남은 삶도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3). 피할 수 없는 책임과 동시에 죄의 승화를 이뤄야 하는 곳은 뜬구름을 잡는 천국이나 화려한 장소가 아니어야 함은 당연했고, 그곳에서 이뤄지는 네 사람의 대화(2)야말로 스스로에 대한 구원도 함께 이룰 수 있는 공간이어야 했을 것이다.
영화의 제목과 장소, 그리고 실질적인 주제까지도 맞아떨어지게 하기 위해 고심을 했다고 생각한다면 답답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 장소가 얼마나 제대로 된 선택이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반지의 유무로 알 수 있는 부부의 뒷날들;상실을 견뎌내는 힘.
사진 출처:다음 영화
가해자와 피해자 측으로 분류되는 두 부부는 외적인 모습에서부터 많은 것을 달리한다. 아니, 반대의 성향을 보인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지도 모르겠다. 옷차림도, 금전적인 여유도. 혹은 오고 가는 단어나 말투도.
그러나 그 들을 가장 다르게 만드는 점은, 가해자 측의 부부는 반지를 끼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린다와 리처드는 묘하게 시선이 제대로 맞부딪치지 못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기대하며 던진 문장들이 이어지지 않고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쩌면 방어막을 한껏 두른 말만을 내뱉는 리처드에 대한 원망의 시선조차도 리처드는 받아주지 않는다.
이는 게일과 제이가 그 "사고"이후의 삶을 서로에게 의지해 살아왔지만. 린다와 리처드는 어쩌면 상처를 잊기 위해 현실적인 문제에 더 매달렸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 한다.
그 어떤 방법을 썼다 해도 상처를 잊을 수 있는 데는 적합하지 않았을 수 있기에 무엇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단지 그들 모두 잊기 위해. 혹은 극복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음에는 이견이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과로는 용서를 얻을 수 없다;용서를 구하는 방법.
사진 출처:다음 영화
최근 많은 공인들의 사건 사고가 일어났다.
그들이 일으킨 죄는 음주 운전일 때도 있고. 때론 학교폭력일 때도 있다. 뭐 더 심하게는 성범죄이기도 했고. 그 죄가 무엇이건 간에 우리를 더욱 화나게 하는 것은 그들이 사과하는 방식임과 동시에 용서를 구하는 태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가끔 보면 내가 사과했으니 된 거 아니냐.라는 말을 돌리고 돌려 성명문, 혹은 입장문이라는 종이 쪼가리 하나로 "퉁치려는"성향을 보일 때가 있는데. 사과는 한다고 해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속 편한 그들에 비하면 이 영화는 참 답답해 보인다.
가해자의 부모는 우리도 어쩌면 피해자라며 용서를 구걸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사과를 윽박지르며 협박처럼 쓰지도 않는다. 그저 피해자의 부모가 달랠 수 없는 마음을 토해내고 용서로 이르는 길에 묵묵히 함께 따라간다.
비록 이 사건의 당사자들은 죽음으로 인해 시시비비를 직접 가릴 수는 없고. 린다와 리처드 역시 피해자라고 봐도 무방하지만. 타인과 함께 자신을 용서하는 여정이 얼마나 길고 힘든지 보여주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또한 용서는 가해자 측에서 원할 때 꺼내주는 "맡겨놓은"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이 영화는 잊지 않았다.
이런 균형을 잃지 않은 덕에 영화는 양쪽의 입장 모두를 이해하게 한다.
마치면서
우리는 영화 [케빈에 대하여]에서 부모의 잘못된 훈육과 어쩌고가 아이를 어떻게 망치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쩌면 가해자와 부모 모두 똑같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것에서는 또 다른 영화인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겹치기도 하지만. 영화는 교묘하게 언급한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점들을 피해 간다. 그와 동시에 다루지 않은 점들을 잘 다루고 있다.
영화의 무대가 되는 방은 너무도 간결하다. 덕분에 배우들의 연기에 푹 빠져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손을 떨기도 하고 눈물을 훔치기도 하며 영화를 보게 한다.
영화 [케빈에 대하여]에서 느꼈던 아쉬움이 많이 풀리는 순간.
그 어떤 부모도 자신의 부모가 잘못되기를 바란 적이 없으며.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의 책임은 과연 어디까지인가에 대해 알 수 있어서 많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영화였다.
[이 글의 TMI]
1. 영화 보는 내내 눈물이 좔좔
2.네 분의 연기 진짜 진땀이 줄줄 날 정도였음.
3.아니 복숭아 언제 나오냐고요.
#매스 #제이슨아이삭스 #앤도드 # 마샤플림튼 #프란크랜즈 #영화추천 #최신영화#영화리뷰 #영화리뷰어 #총기사고영화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인플루언서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
- [BIKY 데일리] 관조하는 삶, 사랑하는 삶
#제20회BIKY기획기사 (프로그램: 비키 유스)
<눈으로 보이지 않는>
감독 라파엘라 카멜로
브라질 출신 작가 및 감독
2019년, 선댄스 영화제 단편 <Desires of the Flesh> 비아리츠 라틴아메리카 영화제 및 뉴디렉터스/뉴필름영화제 수상
2023년 <The Beads>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
36회 드레스덴 국제단편영화제에서 골든홀스맨 상 수상
2021년, 베를린영화제 탤런트 부문 라틴아메티카 프로그램에 선정
2023년, ‘브라질 차세대 탤런트 10인’ 선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 <눈으로 보이지 않는>은 브라질-칠레 공동제작 작품으로 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국가 Brazil, Chile
제작년도 2025
상영시간 90분
관람등급 +12
프리미어 KP
시놉시스
병원에서 만난 두 소녀의 우정담. 글로리아(10세)는 간호사로 일하는 엄마로 인해 방학을 병원에서 보내게 됩니다. 병원 곳곳을 다니던 소녀는 소피아라는 또래 소녀를 만나게 되는데, 증조할머니로 인해 병원에 오게 되었습니다. 두 소녀의 만남은 외로운 장소였던 병원을 우정의 장소로 변화시킵니다. 두 소녀의 마음은 점점 밖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기적처럼 이들의 소망이 이뤄집니다.
(정보: BIKY)
바람에 흩날리는 숲처럼
영화는 바람에 흩날리는 숲을 올려다보는 시점 샷으로 시작된다. 살아 숨 쉬는 ‘생’의 이미지인지, 하늘로 향하는 ‘사’의 이미지인지 모를 숲은 신이 전환될 때 잦은 횟수로 반복된다. 이중노출의 형태로 겹쳐지는 ‘자연’은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관조의 이미지로 기능한다.
죽음에 관한 고찰
이야기는 열 살 소녀 글로리아의 시선으로 시작한다. 자신이 다 컸다고 생각하는 글로리아는, 간호사로 일하는 엄마와 함께 병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증조할머니로 인해 병원에 온 또래 소녀 소피아를 만난 글로리아는, 그녀에게 새로운 옷을 주겠다며 병원 창고로 향한다. 어른들은 흔히 어린 아이에게 죽음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멀리 떠났다’, ‘여행을 갔다’는 식으로 돌려서 표현한다. 유품이 아닌 분실물로 생각했던 글로리아는 ‘죽은 사람의 물건일 수 있는데 소름끼치지 않냐’는 소피아에 어른들의 거짓말을 마주한다. 지하에 있는 시체의 존재 역시 알게 된 글로리아는 처음으로 ‘사’의 실체와 마주하고 입원실에서 자신을 반겨주는 어르신들이 모두 머지 않아 죽음을 맞게 될 거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두려움은 가슴 한가운데에 상처로 발현된다.
두려움보다는 자연스러운 것
소피아의 증조할머니 대사를 통해 감독의 시선을 드러낸다. ‘죽음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물론 좋진 않지만.’ 삶이란 본래 그런 것이라며, 죽음은 언젠가 다가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한다. 자연의 섭리로 삶을 관조하는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으로, 결국 남는 것은 주변 사람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따듯하게 아껴 주었는지뿐이라고 강조한다. 소피아의 엄마는 죽음을 앞둔 할머니를 끌어 안고 눈물을 흘린다.
‘다름’을 받아들이고, 성장한 두 아이
글로리아와 소피아 모두 스스로를 ‘남들과 다르다’고 느끼는 아이들이다. 소피아는 트랜스여성이다. 상점 주인에게는 ‘아들은 그냥 죽었다’고 말하지만, 글로리아에게는 자신의 원래 이름이 남자였고 자신의 성별이 바뀌었음을 고백한다. 글로리아는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나타나던 돼지를 떠나보내자 가슴 한 가운데 상처가 치유된다. 소피아는 자신의 이전 이름, 즉 이전의 영혼을 인정하고 시골 어른들과 함께 영혼을 위로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받아들인 두 아이는 한 단계 성장한다. 결말부 글로이아는 돼지를 소피아는 십자가를 스케치북에 그리고 영화가 마무리된다. 삶과 죽음, 그리고 정체성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두 아이의 우정 성장물로서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상영일정
2025.07.10.(목) 13:00 인디플러스
2025.07.14.(월) 18:30 소극장
2025.07.16.(수) 16:00 사하구청 대강당
BIKY 2025. 07. 08. (화) ~ 2025. 07. 19. (토)
-
- 죄책감과 균형을 깨부수는 서늘한 복수극
킬링 디어 (The Killing of a Sacred Deer, 2017)
개봉일 : 2018.07.12. (한국 기준)
감독 :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 콜린 파렐, 니콜 키드먼, 배리 케오간, 래피 캐시디, 서니 설직, 빌 캠프
죄책감과 균형을 깨부수는 서늘한 복수극
“선생님 가족도 죽어야 균형이 맞죠?” 뚝뚝하다 못해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눈빛을 가진 소년이 말한다. <킬링 디어>는 서로의 균형을 깨트리고 파괴하는, 차갑고 불쾌한 영화다. 깨진 균형을 다시 맞추기 위해 남아있는 것을 깨트리고, 또 깨트리는 파괴를 반복한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를 보면 소리 없는 격렬한 파동이 느껴진다. 그의 영화는 차갑고 불편하고 딱딱하다. 하지만 그것이 가진 매력은 가히 강력해 영화를 본 후에도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만든 영화들은 나의 마음을 깨부수고 그 안에 깊숙이 침투한다. <킬링 디어>는 아주 천천히, 고요하게 나의 감정을 파먹고는 끝내 공허함만을 남겼다.
의외로 감정의 소모가 심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킬링 디어>를 볼까 말까 몇 달을 고민하던 찰나, <이터널스>가 개봉했고, 이를 통해 배리 케오간 배우의 얼굴을 제대로 보게 되었다. 상당히 독특한 느낌이었다.
앞서 <덩케르크>와 <그린 나이트>를 보면서 배리 케오간을 몇 번 만났음에도 핀 화이트헤드와 데브 파텔 배우에 눈길을 뺏겨 그를 눈여겨보지 않았던 나의 시선을 탓하며, 이번엔 용기 있게 <킬링 디어>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차갑게 끓고 있는 표정을 짓고 있는 그를 마주했다.
<킬링 디어>는 외과 의사 스티븐과 어느 날 그에게 불쑥 다가온 소년 마틴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부터 모든 걸 알려주지 않으며 미스터리하게 시작되는 이들의 사이는 점점 복잡하게 변화한다. 시간이 지나 궁금증의 실타래가 풀려갈수록 불편함이 쌓여간다. 시종일관 귀를 날카롭게 긁어대는 소리들과 깨져버리는 피아노, 팔 언저리를 박박 긁고 싶어지는 불협화음들의 향연이 가히 압권이다.
서서히 조여오는 무근거한 심판의 순간과 위협을 벗어나고 싶은 본능에 밀려 버려지는 죄책감. 죄책감과 인간성의 결여에서 오는 불쾌감. 한가득 늘어나는 문제들에 절로 미간이 찌푸려지며 마음이 앙상하게 말라가는 느낌을 받았다.
뜯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선 또 다른 피부를 뜯어내야 한다는 듯 거침없이 감정을 도려내는 소년 마틴의 앞에서 살기 위해 걷고, 빙빙 돌고, 또 기어가는 인물들의 모습이 강렬하게 뇌리에 박힌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다른 대표작, <더 랍스터>는 입문작에 해당할 정도겠다- 싶을 만큼 <킬링 디어>는 더 깊고, 불안하다. 눈으로 보기엔 완벽한 균형을 가졌음에도 말이다.
킬링 디어 시놉시스
성공한 외과 의사 스티븐과 그에게 다가온 소년 마틴. 미스터리한 그와 친밀해질수록 스티븐과 그의 아내의 이상적인 삶은 완벽하게 무너지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시발점을 알 수 없는 불쾌한 악몽
이건 악몽이다. 시발점을 알듯하면서도 정확히 정의할 수 없는 그런 악몽.
마틴의 아버지는 스티븐에게 수술을 받다 세상을 떠난다. 심장외과의인 스티븐은 음주 상태로 수술에 들어갔고, 수술에 실패한다. 스티븐이 음주 상태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운이 없었던 것인지 정확한 인과관계는 알 수 없으나 스티븐은 마틴에게 ‘아버지를 죽인’ 인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스티븐은 병원에 찾아오는 마틴을 앞에 두고 수술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인 것처럼 둘러대고, 그의 앞에서 조금씩 쪼그라든다. 내가 아닌 다른 의사의 잘못으로 수술이 실패한 것이라는 죄의식 떠넘기기를 곁들이면서.
수술 실패라는 과오를 짊어진 스티븐은 마틴이 가하는 압박을 느끼며 극적인 선택의 기로로 걸어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죄책감 같은 사치스러운 감정을 하나 둘 내려놓는다.
복수를 선택한 마틴은 죄인의 오래된 손목시계를 받아들고서는 그의 자식들을 위한 작은 선물을 준비하고, 천천히 산책을 하듯 한 걸음씩 나아가며 죄를 청산하기 위한 높은 성전을 쌓는다. 16살 소년은 악의가 없는 민숭한 표정으로 다가와 문제가 가득한 자신의 가슴을 열어 보인다. 그 과정은 시종일관 불안해 보는 이를 신경질적으로 만들기 충분하다.
마침내 소년이 남자에게 스스로 과오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완벽한 균형을 이룬 가정을 깨트리라며 말도 안 되는 한 줌의 자비를 베푸는 순간. 불쾌감은 절정에 이른다. ‘이게 맞는 건가?’
스스로 균형을 맞추기 전까진 되찾을 수 없는 안정
“제 가족을 죽였으니 선생님 가족도 죽어야 균형이 맞죠?” 다리 마비와 거식증, 안구출혈, 그리고 사망까지. 마틴은 스티븐이 직접 가족 중 한 명을 죽이지 않는다면 이러한 비극이 차례로 일어나 결국엔 모두가 죽게 될 것이라 협박한다. 스티븐과 안나는 설마, 그럴 리가? 하는 불안감 반, 불신 반으로 선택을 미루다가 아이들이 쓰러지기 시작하자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게 된다. 안나는 결혼반지가 헐거워질 만큼 말라갔고, 스티븐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렇게 쭉 버틴다면 가족들이 모두 차례로 죽을게 뻔하지만 부모가 어떻게 살아있는 자식을 직접 쏠 수 있을까? 하지만 가족 모두를 구하려면 자식들 중 한 명을 죽여야 한다. 수학과 물리학을 잘하는 밥, 문학과 음악을 즐기는 킴.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각자의 삶을 살던 죄 없는 어린 아이들 중 한 명이 죽어야 한다.
“둘 중에서 골라야 한다면 누구를 고르시겠어요?” 이 질문에 흔쾌히 답할 수 있는 아버지가 이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분노와 죄책감의 딜레마 속에서 돌던 스티븐은 자신의 눈을 가려 죄책감을 외면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마틴은 이 과정을 철저히 즐겼을지도 모르겠다.
죽음과 그에 따른 복수. 그 사이에서 죄책감과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마틴의 아버지는 수술 중에 죽고, 피눈물을 흘리던 아들 밥은 스티븐의 총에 맞아 죽었다. 자신의 스파게티 먹는 모습이 아버지와 닮았다고 말하던 아들 마틴은 복수에 성공했다. 아버지처럼 심장 외과의가 되고 싶다던, 아버지를 닮고 싶다던 아들 밥은 아버지의 죄를 대신 사하는 희생양이 되어 죽었다.
밥의 죽음은 가족 모두를 구했지만 가족들 중 그 누구도 희생양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어머니인 안나는 극단적인 상황이 오자 누구든 죽여야 한다며 스티븐에게 책임을 떠넘겼고, 스티븐은 눈을 가리고 제자리를 돌며 자신이 쏘게 될 누군가에 대한 죄책감을 구겨버렸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고, 돌다가 쏘게 된 것이니 나의 선택이 아니었다고 변명하면서. 그리고 희생은 그렇게 잊혀진다.
만일 자명한 신이 존재한다면 누구를 벌하고 누구의 죄를 사하려나? 사실 잘 모르겠지만, 희생양에 대한 애처로운 마음만 명확히 남았다. 죽은 이도 분명한 죄도 희생양도 있는데 그 누구도 죄책감을 갖지 않는 이상한 원통 안에서 끝없이 돌고 돌며 불쾌감의 솜사탕이 만들어진다. 폭하고 찌르면 스르륵 갈라지는, 밀도가 높지 않은 아주 큰 솜사탕이.
-
- ? 12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이번 주 여성 가족의 관계를 그린 한국 영화가 3편이나 개봉하는데요. 비슷한 결을 가진 듯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는 <3일의 휴가> <교토에서 온 편지> <물비늘>. 외의 한국에서 조금 늦게 출발한 영화 <나폴레옹>까지 12월 1주 차 개봉작 지금 같이 만나보시죠
나폴레옹
NAPOLEON
ⓒ 네이버영화
개요: 전쟁, 드라마 | 미국 | 158분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호아킨 피닉스, 바네사 커비 등
개봉: 2023.12.06.
배급: 소니 픽쳐스
시놉시스
코르시카 출신의 장교 '나폴레옹'사교 파티에서 영웅 ‘나폴레옹’을 만난 '조제핀'은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나폴레옹’을 선택하고 ‘나폴레옹’은 마침내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조제핀’은 계속해서 ‘나폴레옹’을 흔들고, ‘나폴레옹’의 야망은 ‘조제핀’과 끝없이 충돌하는데…
CINE PICK!
<글래디에이터> , <마션>을 연출한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과 <조커>로 남우주연상을 휩쓴 호아킨 피닉스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나폴레옹>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일생을 그리는 영화로 2시간40분에 달하는 영화입니다. 실제로 리들리 스콧 감독이 호아킨 피닉스를 캐스팅한 이유가 조커의 연기를 봤기 때문임을 밝혔는데요 그를 보자마자 “나폴레옹이 나타났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3일의 휴가
Our Season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판타지 | 한국 | 105분
감독: 육상효
출연: 김해숙, 신민아, 강기영, 황보라, 박명훈 등
개봉: 2023.12.06.
배급: ㈜쇼박스
시놉시스
죽은 지 3년째 되는 날, ‘복자’는 하늘에서 3일간의 휴가를 받아 규칙 안내를 맡은 신입 ‘가이드’와 함께 지상에 내려온다. 미국 명문 대학교 교수인 자랑스러운 딸을 볼 생각에 설레던 마음도 잠시, 돌연 자신이 살던 시골집으로 돌아와 백반 장사를 시작한 ‘진주’의 모습에 당황한다. 속 타는 엄마의 마음도 모르는 ‘진주’는 자신을 찾아온 단짝 ‘미진’과 엄마의 레시피를 찾아가는데
CINE PICK!
<리틀 포레스트>가 생각나는 영화 <3일의 휴가>는 엄마와 딸의 모녀관계를 그린 따듯한 힐링 영화인데요. 엄마와의 연결고리 이자 추억의 매개체인 음식들까지 겨울 속 따듯함을 느낄 수 있는 포인트들이 스크린에 담겨있다고 합니다.
교토에서 온 편지
A Letter from Kyoto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02분
감독: 김민주
출연: 한선화, 차미경, 한채아, 송지현 등
개봉: 2023.12.06.
배급: 판씨네마㈜
시놉시스
책임감 때문에 집을 떠날 수 없었던 첫째 혜진, 작가를 꿈꿨지만 빈 손으로 돌아온 둘째 혜영, 가족을 떠나 서울에서 자유를 꿈꾸는 막내 혜주, 그리고 혼자서 세 자매를 키운 엄마 화자. 부산 영도에서 나고 자란 세 자매는 우연히 오래된 일본어 편지 꾸러미를 발견하고 50년간 엄마가 가슴 속에만 묻어왔던 비밀을 알게 된다.
CINE PICK!
서로 다른 세대의 여성들의 가족의 유대와 성장을 그린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는 부산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을 시작으로 프랑스 브줄 국제아시아영화제, 스페인 이매진인디아 국제영화제, 런던 한국영화제, 바르셀로나 한국영화제, 오사카 한국영화제에 공식 초청받았고, 브줄 국제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INALCO 특별언급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물비늘
The Ripple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99분
감독: 임승현
출연: 김자영, 홍예서, 정애화, 설시연, 김현정, 장준휘 등
재개봉: 2023.12.06.
배급: 싸이더스
시놉시스
‘예분’은 손녀 ‘수정’을 사고로 잃은 뒤 삶이 1년 전 그날에 멈춰버렸다. 손녀의 유해를 찾기 위해 매일 같이 강가에 나가는 ‘예분’ 앞에 손녀의 절친 ‘지윤’이 나타난다. 두 사람에겐 들어야 할 진실이 있고, 삼켜야 할 비밀이 있는데… 진실과 비밀 사이 깊은 슬픔이 일렁인다
CINE PICK!
<물비늘>은 손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찾는 할머니와 절친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숨긴 소녀와의 조우를 담은 시크릿 드라마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부문에 첫 공개되어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
- 살갗이 타고난 뒤에 바르는 선크림
*이 게시물은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참여해 작성했습니다*
지난 1월 31일,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리는 <애프터썬> 시사회에 갔다.
2월 1일 개봉한 영화 <애프터썬>은 샬롯 웰스 감독의 데뷔작으로 20여 년 전 아빠와 보낸 튀르키예 여행이 담긴 캠코더를 보며 그 해 여름의 이야기를 회상하는 영화다. 202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초청되었으며 주연을 맡은 폴메스칼은 이번 2023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 영화 평가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96%를 기록하며 해외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으며 사이트 앤 사운드(Sight&Sound), 인디와이어(IndieWire), 메타크리틱(Metacritic), 시네유로파(Cineeuropa), 더 스키니(The Skinny)등 6개의 해외 매체로부터 '올해 최고의 영화 1위'에 뽑힌 영화다.
개인적으로 작년 <애프터 양>을 봤을 때와 비슷한 여운이 몰려왔다.
(제목에 애프터 들어간 영화들은 보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아빠의 내면
이 영화가 특별하게 다가왔던 점은 '과거 회상'이라는 다소 흔해 보이는 주제를 천천히 쌓아올리다가 마지막에 거대한 여운을 준다는 점에서다. 단순히 딸과의 여행의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는 게 아니다. 여행 당시의 아빠의 내면, 우울함; 늘 안아주고 싶었던 아빠의 내면을 어린 딸의 시선 그 뒤에서 애틋하게 보여준다.
볼 때는 몰랐지만 극장을 나오고 나니 두 명의 주인공들이 느꼈던 감정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아마 애초부터, '단순히' 즐기려고 간 튀르키예 여행이 아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금방이라도 바다에 잠식될 것 같던 아빠의 감정은 소피의 행복에 가려져 있었고, 그 햇빛에 의해 서로가 상쇄된 느낌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다. 캘럼(배우 폴메스칼)은 본인의 우울함에을 오로지 껴안은 채, 여행을 갔지만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내면의 혼란이 애써 잠재워진 것처럼 보였다. 소피(배우 프랭키 코리오)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면 한없이 애틋해 보이지만 캘럼의 마음으로 영화를 보면 밑도 끝도 없이 무거워진다.
사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고등학생 시절, 엄마와 종종 말다툼하던 나에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던)언니가 해준 말이 생각났다, "부모님들은 우리에게 절대로 깊은 슬픔을 보이지 않아." 이 영화를 보며, 그리고 캘럼에게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던 소피, 침대에 앉아 목 놓아 울던 캘럼을 보며 왠지 모르게 엄마에게 철없이 행동하던 나의 10대가 생각났다. 어른은, 그것도 하나의 자식이 있는 부모는 아이에게 절대 본인의 우울함을 비추지 않는다는 것.
한편, 소피가 의연하게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어쩌면 아이는 아빠의 내면을 알고 있었던 걸까 싶기도 하다.
Aftersun 애프터썬 제목의 의미
제목 'Aftersun'의 의미는 원래 햇볕에 살갖이 타고난 뒤에 바르는 선크림이라고 한다.
어쩌면 샬롯 웰스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면서 느끼는 감정을 완벽히 표현하는 단어다. 소피는 10대 시절, 튀르키예 여행을 하며 분명 '설렘'의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앞에 나가서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싶었을 것이고, 본인 나이 또래의 언니/오빠들과 함께 즐겁게 놀고싶었을 것이다. 여느 아이들처럼 사랑에 빠지고 싶기도 하고. 그러나 어른이 된 후에 다시 캠코더로 본 아빠의 모습은 본인의 감정과는 정반대였다. 그걸 다시 펼쳐 본 소피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 뜨겁던 여름의 태양에 한없이 그을리기만 했던 아빠의 마음을, 태양을 있는 그대로 즐겼던 본인의 마음에 다시 한 번 선크림을 바르고 싶었을 것이다. '동상이몽', 우리는 늘 같은 곳에 있어도 '우리들'은 늘 다른 생각을 한다. 그러므로 향후에 각기 다른 기억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때의 기억을 재구성하여 타인의 세상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그대의 '선크림'이다.
추억을 다시 열어본다는 것
사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개인적으로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그들도 분명 캘럼처럼 힘들었던 본인의 내면을 숨기고 있었을 것이다. 7살, 8살 등 그 어린 나이의 '나'는 무엇을 알 수 있었겠나. 그저 재밌게 놀고싶었던 나와 상반된 감정을 애써 숨겨야 했던 부모님의 그 당시의 기억과 감정을 지금이라도 소피처럼 열어보고 싶다. 추억을 열어본다는 것, 영화 <애프터썬>을 통해 이의 아름다움에 휩싸일 수 있었다.
인간은 기억으로 살아간다. 특정 순간에 머릿속에 생긴 기억 하나로 내일로까지의 삶을 영위하고 또 평생을 살아간다. 소피가 10대 시절에 느꼈던 감정은 어른이 되어 캠코더를 열어본 후, 다시 재성립되었다. 그리고 또 그는 새로운 기억으로 아빠를 기억하고 살아가겠지. 캘럼과 함께 했던 그 여름과 아빠의 슬픔이 겹쳐서 떠오를 것이다.
여름의 그 한 순간을 통해 우리의 '기억'이라는 존재에 다시 생각할 수 있었던, 가벼워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던 영화 <애프터썬>. 두 번째로 보면 캘럼의 첫 번째 등장부터 슬플 것 같다.
-
- 「스위트홈」 회당 제작비 30억(!)의 한국 넷플릭스 드라마 프리뷰ㅣ스위트홈 웹툰ㅣ결말포함 스포주의ㅣ여진구?ㅣ결말포함 영화리뷰ㅣ
? '스위트홈(2020)' 넷플릭스 드라마 보기 전 필수 시청
스위트홈 웹툰 스토리 요약(*결말과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위트홈" 시놉시스1
세상을 차단하고 방 안에 틀어박힌 10대 소년. 현수가 세상 밖으로 나온다. 인간이 괴물로 변했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아직은 사람이니까. 이웃들과 함께 싸워야 한다.- "스위트홈" 시놉시스2
끔찍한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은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는 그린 홈이라는 낡은 아파트 단지로 이사한다.
절망에 빠진 그는 점차 그린 홈에 관한 비밀을 깨닫는다.
왜곡된 인간 욕망을 여러 가지 형태로 투영하면서 인류를 몰아내려는 괴물이 그린 홈을 둘러싸고 있으며, 자신을 포함해 그린 홈 주민들은 그 괴물들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스위트홈" 정보
공개일: 2020년 12월 18일
화수: 10부작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StudioN
장르: 호러, 크리처, 생존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연출: 이응복
극본: 홍소리, 김형민, 박소정
출연: 송강, 이진욱, 이시영 외
원작: 네이버 웹툰 스위트홈
시청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청소년 관람불가[2]#스위트홈 #스위트홈_웹툰 #스위트홈_리뷰
-
- [독립시대] 끝장리뷰 | 대만과 중국 | 에드워드 양의 양가성 | 예술에 대한 코멘트 | 오프닝, 결말해석 | 제목분석 | 아킴과 찰리 채플린 상징
[독립시대](1994)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대만
Chapter 2 예술
00:00 독립시대
01:20 대만 은유
02:45 유자의 곤혹
04:07 제목 분석
04:57 아킴과 채플린
08:18 양덕창 예술론
09:40 오프닝, 결말해석
11:39 별점 및 한 줄 평
11:56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립시대에드워드양 #독립시대해석 #독립시대리뷰 #독립시대 #독립시대영화 #영화독립시대 #에드워드양 #양덕창 #AConfucianConfusion #AConfucianConfusionmovie #AConfucianConfusionreview #EdwardYang
-
- 영화 <트립 투 그리스> 메인 예고편
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이번엔 그리스다!
오디세우스의 모험을 따라가는 그리스 대리만족 미식 여행기영국 유명 배우 스티브와 롭은 ‘옵저버’ 매거진의 제안으로
6일 동안의 그리스 여행을 떠난다.
터키 아소스를 시작으로 그리스 아테네, 이타카까지 [오디세이] 속
오디세우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낭만적인 여행을 통해
인생과 예술, 사랑에 대한 유쾌한 대화를 나눈다.
-
- 영화 <날씨의 아이> 4K UHD 예고편
비가 그치지 않던 어느 여름날,
가출 소년 ‘호다카’는 수상한 잡지사에 취직하게 되고
비밀스러운 소녀 ‘히나’를 우연히 만난다.
“지금부터 하늘이 맑아질 거야”
그녀의 기도에 거짓말 같이 빗줄기는 멈추고,
사람들의 얼굴에 환한 빛이 내려온다.
“신기해, 날씨 하나에 사람들의 감정이 이렇게나 움직이다니”
하지만, 맑음 뒤 흐림이 찾아오듯
두 사람은 엄청난 세계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데…
흐리기만 했던 세상이 빛나기 시작했고, 그 끝에는 네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