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2023-02-06 19:40:46
살갗이 타고난 뒤에 바르는 선크림
영화 <애프터썬> 리뷰
*이 게시물은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참여해 작성했습니다*
지난 1월 31일,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리는 <애프터썬> 시사회에 갔다.
2월 1일 개봉한 영화 <애프터썬>은 샬롯 웰스 감독의 데뷔작으로 20여 년 전 아빠와 보낸 튀르키예 여행이 담긴 캠코더를 보며 그 해 여름의 이야기를 회상하는 영화다. 202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초청되었으며 주연을 맡은 폴메스칼은 이번 2023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 영화 평가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96%를 기록하며 해외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으며 사이트 앤 사운드(Sight&Sound), 인디와이어(IndieWire), 메타크리틱(Metacritic), 시네유로파(Cineeuropa), 더 스키니(The Skinny)등 6개의 해외 매체로부터 '올해 최고의 영화 1위'에 뽑힌 영화다.
개인적으로 작년 <애프터 양>을 봤을 때와 비슷한 여운이 몰려왔다.
(제목에 애프터 들어간 영화들은 보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아빠의 내면
이 영화가 특별하게 다가왔던 점은 '과거 회상'이라는 다소 흔해 보이는 주제를 천천히 쌓아올리다가 마지막에 거대한 여운을 준다는 점에서다. 단순히 딸과의 여행의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는 게 아니다. 여행 당시의 아빠의 내면, 우울함; 늘 안아주고 싶었던 아빠의 내면을 어린 딸의 시선 그 뒤에서 애틋하게 보여준다.
볼 때는 몰랐지만 극장을 나오고 나니 두 명의 주인공들이 느꼈던 감정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아마 애초부터, '단순히' 즐기려고 간 튀르키예 여행이 아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금방이라도 바다에 잠식될 것 같던 아빠의 감정은 소피의 행복에 가려져 있었고, 그 햇빛에 의해 서로가 상쇄된 느낌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다. 캘럼(배우 폴메스칼)은 본인의 우울함에을 오로지 껴안은 채, 여행을 갔지만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내면의 혼란이 애써 잠재워진 것처럼 보였다. 소피(배우 프랭키 코리오)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면 한없이 애틋해 보이지만 캘럼의 마음으로 영화를 보면 밑도 끝도 없이 무거워진다.
사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고등학생 시절, 엄마와 종종 말다툼하던 나에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던)언니가 해준 말이 생각났다, "부모님들은 우리에게 절대로 깊은 슬픔을 보이지 않아." 이 영화를 보며, 그리고 캘럼에게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던 소피, 침대에 앉아 목 놓아 울던 캘럼을 보며 왠지 모르게 엄마에게 철없이 행동하던 나의 10대가 생각났다. 어른은, 그것도 하나의 자식이 있는 부모는 아이에게 절대 본인의 우울함을 비추지 않는다는 것.
한편, 소피가 의연하게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어쩌면 아이는 아빠의 내면을 알고 있었던 걸까 싶기도 하다.
?Aftersun 애프터썬 제목의 의미
제목 'Aftersun'의 의미는 원래 햇볕에 살갖이 타고난 뒤에 바르는 선크림이라고 한다.
어쩌면 샬롯 웰스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면서 느끼는 감정을 완벽히 표현하는 단어다. 소피는 10대 시절, 튀르키예 여행을 하며 분명 '설렘'의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앞에 나가서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싶었을 것이고, 본인 나이 또래의 언니/오빠들과 함께 즐겁게 놀고싶었을 것이다. 여느 아이들처럼 사랑에 빠지고 싶기도 하고. 그러나 어른이 된 후에 다시 캠코더로 본 아빠의 모습은 본인의 감정과는 정반대였다. 그걸 다시 펼쳐 본 소피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 뜨겁던 여름의 태양에 한없이 그을리기만 했던 아빠의 마음을, 태양을 있는 그대로 즐겼던 본인의 마음에 다시 한 번 선크림을 바르고 싶었을 것이다. '동상이몽', 우리는 늘 같은 곳에 있어도 '우리들'은 늘 다른 생각을 한다. 그러므로 향후에 각기 다른 기억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때의 기억을 재구성하여 타인의 세상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그대의 '선크림'이다.
?추억을 다시 열어본다는 것
사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개인적으로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그들도 분명 캘럼처럼 힘들었던 본인의 내면을 숨기고 있었을 것이다. 7살, 8살 등 그 어린 나이의 '나'는 무엇을 알 수 있었겠나. 그저 재밌게 놀고싶었던 나와 상반된 감정을 애써 숨겨야 했던 부모님의 그 당시의 기억과 감정을 지금이라도 소피처럼 열어보고 싶다. 추억을 열어본다는 것, 영화 <애프터썬>을 통해 이의 아름다움에 휩싸일 수 있었다.
인간은 기억으로 살아간다. 특정 순간에 머릿속에 생긴 기억 하나로 내일로까지의 삶을 영위하고 또 평생을 살아간다. 소피가 10대 시절에 느꼈던 감정은 어른이 되어 캠코더를 열어본 후, 다시 재성립되었다. 그리고 또 그는 새로운 기억으로 아빠를 기억하고 살아가겠지. 캘럼과 함께 했던 그 여름과 아빠의 슬픔이 겹쳐서 떠오를 것이다.
여름의 그 한 순간을 통해 우리의 '기억'이라는 존재에 다시 생각할 수 있었던, 가벼워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던 영화 <애프터썬>. 두 번째로 보면 캘럼의 첫 번째 등장부터 슬플 것 같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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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추어 | 프로답지 않다는 개성 혹은 실망감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CIA에서 데이터 분석관 겸 해커로 근무하는 '찰리'(라미 말레). 어느 날, 그에게 정보원 '인퀴린'(카이트리오나 발페)가 보낸 첩보 하나가 도착한다. CIA의 '무어'(홀트 맬컬러니) 본부장이 잘못된 작전의 경우 투입된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인명피해도 축소하는 식으로 작전 보고서를 조작해 오고 있었다는 것. 이에 더해 일부 테러리스트들과 손잡고 있었다는 의심까지도. 찰리는 이 첩보를 상부에 보고할지 말 지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다음 날 찰리는 마음을 굳힌다. 런던 출장 중이던 아내 '사라'(레이첼 브로스나한)가 4명의 테러범에 의해 살해당한 가운데, 정작 CIA는 테러리스트를 추적하거나 사살할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 이에 찰리는 기밀 정보를 무기 삼아 무어 본부장을 협박하고, 아내의 복수를 직접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한다. 설령 컴퓨터나 두들기고 사람 한 번 죽여 본 적 없는 ‘아마추어’라고 무시당하더라도.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
아마추어와 프로를 나누는 가장 결정적인 기준. 돈이다. 프로는 돈을 받고 일한다. 아마추어는 업이 아니라 좋아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아마추어(amateur)'라는 단어의 어원만 봐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어휘 'amator'다. 그 연장선상에서 아마추어는 실력을 평가하는 어휘로도 활용된다. 프로 축구 선수에게 아마추어 선수보다 능력이 없다는 혹평은 돈값을 하지 못한다는 모욕이다.
그런데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는 어떤 일을 하는 태도에 따라 갈리기도 한다. 프로 같다는 표현은 기계처럼 일하는 사람에게 붙는 경우가 많다. 냉철하게, 능률적으로 과업을 해내는 사람이라는 것. 반면에 일하는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자주 동요하는 사람에게는 아마추어 같다는 표현이 활용된다. 돈이라는 대가와 목적보다 사랑과 열정이라는 동기에 충실한 사람이 아마추어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아마추어와 프로를 가르는 세 번째 기준은 흥미롭게도 첩보 영화에서 클리셰로 자주 활용된다. 처음 임무에 나서거나, 임무를 받는 요원에게는 꼭 사람이나 동물 등 생명을 죽이는 과제가 주어진다. 살인이라는 행위가 유발하는 혼란, 두려움, 망설임 같은 온갖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지, 즉 프로인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절차인 셈이다. 이는 <제이슨 본> 시리즈에서도, <킹스맨> 시리즈에서도 스파이가 되는 마지막 단계였다.
<아마추어>도 마찬가지다. 보다 정확하게는 그 어떤 첩보 영화보다도 아마추어 첩보원과 프로 스파이를 가르는 심리적 경계선에 주목한다. CIA 사무직인 찰리가 아내를 죽인 테러범에게 복수할 때 직접 살인을 저지를 수 있을지, 그의 심경 변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달리 말해 그가 아마추어로 남을지, 프로가 될지를 지켜보는 재미가 <아마추어>를 차별화한다. 아마추어스러운 완성도가 그 묘미를 묻어 버리는 게 문제일 뿐이다.
복수에 성공한 아마추어 첩보원
<아마추어>는 본격적인 찰리의 복수극을 시작하기에 앞서 프로 스파이와 아마추어 첩보원의 차이를 명확히 짚는다. 무어 본부장을 협박해서 현장 요원 훈련을 받게 된 찰리. 그의 훈련이 끝날 때쯤 '헨더슨'(로렌스 피시번) 대령은 그에게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선을 알려준다. 밤중에 찰리를 깨운 그는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라고 윽박지르고, 끝내 방아쇠를 못 당긴 찰리에게 결코 프로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일갈한다.
프로 첩보원은 사람을 죽여야 하는 순간에 아무 고뇌 없이, 기계처럼, 그저 훈련받은 대로 방아쇠를 당길 수 있어야 임무도 완수하고, 생존할 수 있으니까. 그의 평가는 틀리지 않았다. 현장에서도, 현실에서도 그는 여전히 아마추어다. 테러범 4인 중 처음으로 찾아낸 여성 테러리스트가 무방비로 등 뒤를 내주었는데도 찰리는 그녀에게 총을 쏘지 못한다.
하지만 찰리는 아마추어라는 한계를 깨지 못하면서도 목적을 착실히 달성한다. 상대방에게 직접 총알을 박아 넣지는 못하더라도 아마추어스럽게 아내의 복수를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이용해서 질식시키거나, 옥상 수영장을 붕괴시켜서 사고사로 가장하는 식이다. 테러범들을 하나씩 찾아 죽이면서 찰리는 아내를 직접 죽인 네 번째 테러범의 은신처에 대한 정보도 직접 찾아내는 데 성공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찰리의 복수는 아마추어스럽다. 그는 마지막 테러범을 직접 죽이지 않는다. 경찰의 포위망을 뚫기 위한 불가피한 살인이었다고 프로답게 자신을 변호하는 그를 해커다운 방식으로 인터폴과 경찰에게 넘겨 버린다. 이처럼 아마추어의 경계선을 넘지 않는 찰리의 복수극은 특히 순정적으로 느껴진다. 아마추어 첩보원이기에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아내의 복수를 하겠다는 진심이 유달리 강조되기 때문이다.
찰리의 내면을 열어볼 두 열쇠
<아마추어>는 찰리의 진심과 순정에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 문을 두 가지 열쇠로써 열어준다. 우선 찰리의 내적 서사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한다. 일례로 초반부는 부부 관계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지 않은 찰리를 묘사하는 데 주력한다. 런던 출장 겸 여행을 같이 가자는 사라의 부탁을 거절하거나 일하느라 바쁘다면서 마지막 통화도 그냥 끊어버리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찰리의 소극성은 그의 죄책감을 극대화한다. 사라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아내에게 적극적으로 사랑을 말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회한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강조하기 때문. 이는 아마추어 첩보원으로서 찰리의 정체성을 부각한다. 테러범 체포, 사살에 적극적이지 않은 조직에 환멸을 느낀 그의 첩보 활동은 누구보다도 아마추어적이다. 복수심도 열정의 일종이라면, 아내를 향한 사랑에서 비롯된 열정만이 그의 원동력이 되어주니까.
또 다른 열쇠는 찰리의 주변 인물이다. 이스탄불에서 찰리에게 기밀 첩보를 제공하던 정보원 인퀴린 그가 아마추어라서 돕기로 결심한다. 그녀 역시 아마추어이기 때문이다. 프로 스파이였던 남편과 사별한 후에 그를 잊지 못한 나머지 그의 코드네임을 이어받아서 첩보원으로서 활동한 그녀는 찰리에게서 자신을 본다. 돈이나 업 때문이 아니라 사랑 때문에 첩보원이 됐다는 공통점이 있으니까.
반대로 중요한 역할처럼 보이던 현장요원 '곰'(존 번설)은 끝내 맥거핀으로 활용된다. 일반적인 첩보물이라면 성공적인 작전 수행 후에 그가 찰리를 어떻게 비밀리에 지원했는지를 플래시백으로 보여줬을지도 모른다. 찰리가 그의 목숨을 구해준 적이 있으니 자연스러운 전개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는 그 길을 가지 않는다. 찰리의 아마추어스러운 복수극에 끼어들기에는 그는 너무나도 프로페셔널한 스파이이기 때문이다.
구시대적 배경에 의존하다
문제는 이처럼 '아마추어'의 미덕에 충실한 첩보물을 너무나도 아마추어스럽게 구성했다는 것. 주인공이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로 남은 이유를 보여주겠다는 의도와는 별개로 영화의 완성도는 프로다워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세 가지 부재가 문제다. 바로 신선함, 역경, 짜임새의 부재다. 우선 <아마추어>는 구시대적인 소재를 답습한 나머지 찰리의 서사를 더 깊이 느끼거나 들여다볼 유인을 제공하지 못한다.
정보기관이 일반 시민 개개인을 모두 감시하고 있고, 그 정보를 독점한 뒤 국익을 위한다는 미명 하에 위법적인 작전과 활동을 벌이면서 시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소재는 이미 여러 첩보 영화가 활용한 바 있다. 또 엇나가는 첩보 요원을 잡기 위해서 서로 다른 첩보 기관이 제각기 그를 쫓아 나서는 것. 그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 투쟁과 암투. 이 부분 역시 뭐 새로운 것은 없다.
특히 <제이슨 본> 시리즈의 흥행과 스노든의 NSA 기밀자료 폭로사건 이후로는 위와 같은 소재를 반영하지 않은 첩보물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애초에 로버트 리텔의 소설 <아마추어>가 원작인데, 원작부터가 1981년작이라는 점이 반영된 문제점이 아닐까 싶다. 더 이상 새롭거나 신선한 소재나 주제, 호기심이 아니라는 것. 극 중 활용되는 최첨단 감시 및 경비 장비들 덕분에 식상함이 더 두드러지기도 한다.
고난이 없는 아마추어
역경의 부재도 문제다. <아마추어>는 액션이 아닌 방식으로 서스펜스를 조성하려고 애쓴다. 천재적인 기술자라는 찰리의 두뇌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상술했듯이 다양한 작전으로 테러범들에게 복수를 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찰리가 어떤 작전을 활용할지 지켜보는 재미만으로는 120분을 끌어가지 못한다. 그가 작전을 너무 잘 짜고 복수를 너무 잘해버리는 나머지 긴장감이 없기 때문이다.
찰리는 두 적과 싸워야 한다. 그가 죽이려는 테러범은 물론 그를 쫓는 CIA와도 맞서야 한다. 그런데 처음으로 현장에서 작전을 직접 입안하고 실행하는 찰리는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테러리스트와 CIA 요원들보다 몇 수 앞을 내다보며 움직인다. 자연히 영화가 지나치게 일방적으로 전개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찰리의 기발한 아이디어보다는 영화의 허술함, 편의적인 전개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셈이다.
이는 '아마추어'라는 제목에 담긴 함의가 직관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아마추어는 실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데, 극 중 찰리는 총을 잘 못 쏜다는 것만 빼면 너무 프로페셔널하게 할 일을 잘 해낸다. 그러다 보니 아마추어라는 어휘에 내포된 사랑과 열정이라는 의미를 먼저 떠올리지 않는 이상 왜 이 영화의 제목이 '아마추어'인지는 물음표로 남을 수밖에 없다.
라미 말렉만 돋보인다
더 나아가 전체적인 구성과 서순도 적절하지는 않은 듯하다. 영화는 부패한 CIA를 먼저 제시하면서 찰리 대 CIA, 개인 대 조직의 대립을 보여주려고 한다. 하지만 찰리가 너무 일방적으로 조직을 농락하다 보니 조직에게 배신당하고 쫓기는 압박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테러범과 CIA의 접점을 마지막까지 숨기면서 알 수 없는 적과 싸우는 서스펜스를 강화했다면 첩보 영화의 장르적 쾌감이 극대화되지 않았을까 싶다.
빌런 활용법도 아쉽다. 빌런과 찰리의 대립각이 날카로울수록 그의 복수가 남기는 쾌감은 더 커질 수 있다. 그런데 마지막 빌런을 제외하면 게임 미션처럼 한 번 밟고 넘어가야 할 대상처럼 몰개성 하게 묘사되다 보니 복수의 끝은 다소 싱거운 감이 있다. 초반부에 찰리가 느낀 고통과 자책감에 비하면 빌런을 제거했을 때의 시원함이 부족한 것. 결과적으로 영화가 잘 짜여있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결국 <아마추어>는 평범한 할리우드 첩보물 클리셰를 벗어나지 못한다. 일정 수준의 재미는 갖췄지만, 그 이상의 특별함을 뽐내지는 못한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선을 활용한 스토리텔링도 온전히 꽃을 피우지는 못한 채로 흐지부지 끝난다. 구시대적인 주제의식은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볼거리와 상충한다. 그저 아내를 잃은 남편이자 살인의 무게감을 견뎌내는 요원으로 변신한 라미 말렉의 연기력이 인상적일 따름이다.
Poor 형편없음
아무리 그래도 완성도는 프로페셔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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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 워커
스페이스 워커
러시아 우주과학 영화. 1963년, 쏘련은 미국과 냉전 체제를 유지하면서 우주 개발 경쟁에 돌입했다. 우주과학에서는 러시아가 앞서고 있는 상황. 미국은 1965년 5월까지 유인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을 이미 발표했다. 러시아는 이미 유리 가가린이 1961년 4월 12일, 지구인으로는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했으며 지구 궤도를 도는데도 성공했다. 유리 가가린은 1968년 일곱 번째 우주비행에 나섰다가 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미국이 우주 경쟁에 뛰어든 직접적 사건은 쏘련의 스푸트니크호 때문이다. 쏘련은 1957년 10월 4일,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한다. 여기에 곧바로 11월 3일에 스푸트니크 2호를 쏘아올리면서 그 안에 개를 태웠다. 미국은 1958년 1월 30일, 겨우 5kg짜리 위성 익스플로러 1호를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하지만 며칠 뒤인 2월 3일, 쏘련은 과학 탐사위성 스푸트니크 3호를 쏘아올리는데, 이 위성의 무게는 1.3톤이었다.
이런 상황이니 미국은 초조하고 심하게 열 받은 상태였고, 쏘련은 충분히 앞서가고 있었지만, 미국의 기를 완전히 꺾어놓으려는 시도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 계획이 바로 '유인우주선'이었다.
이 시기의 쏘련과 미국은 냉전 상태로 군비 경쟁과 우주 경쟁에 동시에 뛰어들어 서로의 체제가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1950년대 이미 매카시즘 광풍이 불어 미국의 정치, 문화,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진보적 지식인을 공산주의자로 좌표를 찍어 내쫓거나 감옥에 보내거나 불명예 퇴진을 강요했다. 한국에서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존재했던 '블랙리스트'가 미국에서는 이미 이 시기에 존재했다.
1962년에는 쏘련의 미사일이 쿠바에 설치되고 있는 걸 미국 정보기관에서 탐지했다. 이 사건으로 미국은 발칵 뒤집혔고, '공산주의의 위협'이 코앞까지 다가왔다는 공포를 미국인들이 실감하는 사건이었다. 미국 정부로서는 이런 사태를 쏘련과의 군비, 체제 경쟁으로 끌어들여 미국 - 자본주의 -의 우월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우주 경쟁에서 러시아는 초반에 확실한 승기를 잡고 있었다.
유인 우주선 프로젝트는 미국이 먼저 발표했는데, 이미 쏘련의 유리 가가린이 우주 비행에 성공한 만큼, 이번에는 우주인이 지구 궤도를 돌면서 우주 유영을 하는 단계로 나가야 하는 과제가 부여되었다. 쏘련은 앞서 가고 있었지만, 미국이 바짝 뒤쫓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번 우주 유영 프로젝트에서도 앞서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었다.
개발 팀에서는 정상적으로 우주선을 만든다면 1967년이 되어서야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쏘련 당국은 1965년 3월까지 앞당기라고 주문한다. 개발 팀장은 쏘련 정부의 입장과 실제 개발을 담당한 과학자들 사이에서 일정을 조절해야 하는 압박을 느낀다.
최초의 우주 유영 비행사는 두 명이 선정되었고, 베랄예프 중령과 레오노프 소령이 그들이다. 쏘련 최고의 공군조종사이자 우주인인 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영화의 중심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우주 유영 우주선 보스호드 1호는 시험 발사에 성공했고, 이제 2호를 쏘아 올리기 직전이다. 사람을 태우지 않은 시험 발사는 성공했지만, 우주인을 태워야 하는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개발 팀장은 1965년 3월의 일정에 맞출 수 없다고 상부에 보고한다.
하지만 두 우주인은 불완전한 우주선이라도 타겠다고 팀장에게 말하고, 두 사람의 의지를 확인한 팀장은 보스호드 2호에 두 사람을 태우고 발사한다. 1965년 3월 18일 오전 10시, 미국보다 한 발 앞선 시도였다.
이 우주선 발사는 세계 최초의 시도였기에, 생방송으로 쏘련 연방에 방송되었다. 보스호드 2호는 지구 궤도에 도달해 마침네 레오노프 소령이 기체에서 나와 최초의 우주 유영을 한다. 이 장면 역시 생방송으로 중계되었으며, 레오노프는 당시 공산당 서기장이던 브레즈네프와 직접 통화한다.
우주 유영은 성공했으나 다시 우주선 안으로 들어오기까지 레오노프는 거의 죽을 고비를 넘긴다. 우주복은 뻣뻣하고, 팽창해서 팔이 잘 구부러지지 않았고, 에어록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우주복의 팔다리의 관절이 접히지 않아 몹시 고생한다. 여기에 에어록 문이 닫히지 않아 수동으로 어렵게 닫아야 했고, 레오노프는 에어록에서 산소가 소진되어 기절하걸 벨라예프가 살린다.
우주선은 지상 관제소와 통신을 유지하지만 일시적 사각지대가 있고, 이곳을 지날 때는 통신이 끊겨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게 된다. 보스호드 2호는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궤도를 그려야 하는데, 연료 문제로 22시간 동안 지구를 12바퀴 돌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렇게 서서히 돌면서 대기권을 향해 내려오는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 우주인은 산소중독의 위험에 놓인다. 에어록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산소가 새나와 우주인들이 산소중독을 일으킨 것이다. 지상관제소에서는 원인을 발견했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주인이 직접 수리를 해야만 했다. 이미 두 사람은 산소 중독이 시작되고 있었다. 게다가 우주선이 사각지대로 접어들고 있어서 지상관제소에서도 통제할 수도, 상황을 알 수도 없는 위험한 시간이었다.
다행히 레오노프는 새고 있는 산소 문제를 해결하지만, 이번에는 자동착륙 유도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우주선을 수동으로 조정해 지구 궤도에 진입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 우주선을 수동으로 조정한 것도 이번이 최초였으며, 아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위험한 일이기도 했다. 벨라예프는 우주선의 각도를 지구에 맞추고 엔진을 가동한다. 하지만 아주 작은 움직임만으로 하강 각도가 7도 정도 차이가 발생하게 되고, 처음 계획했던 착륙지점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내리게 된다.
이때 지상관제소에서는 자동착륙 유도장치가 작동하지 않고, 우주인이 수동으로 우주선을 조작하다 쏘련 땅이 아닌, 미국이나, 중국 땅에 떨어지면 쏘련의 우주 정보가 새나가게 되니 우주선을 추락시키고 두 우주인을 사망하는 것으로 하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개발팀장은 단호하게 반대한다.
우주선이 수동으로 지구를 향해 내려오는 과정에서 대기권을 지나며 우주선 몸체가 차츰 분리되고, 공기마찰로 연소되는데, 우주선은 이런 극한의 상황을 극복하고 무사히 땅에 착륙한다. 이미 내려올 때 각도 차이로 착륙지점과는 매우 먼 곳에서 내리게 되는데, 이들이 떨어진 곳은 허허벌판, 깊고 깊은 숲속이었다. 영하 35도에 폭풍이 몰아치는 극한 상황에 놓인 두 우주인은 우주에서 겨우 살아 돌아왔지만 지구에서 다시 죽음의 위기에 놓인다.
두 우주인은 구조를 위한 활동을 하지만, 너무 넓고,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벌판에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어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이 두 우주인을 살린 사람은 아마추어 무선사였고, 이 사람의 전화를 받은 지상관제소에서 위치를 확인하니 사할린 숲속으로 밝혀진다. 그 사이에 쏘련 당국은 두 우주인이 지구로 귀환하다 사망했다는 뉴스를 내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우주선이 착륙해서 무려 9시간이 지나서 두 사람은 가까스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생존과 귀환은 쏘련 연방 최고의 뉴스가 되었으며, 두 사람은 영웅이 되었다. 이 영화를 만들 때, 실제 주인공인 레오노프가 자문을 했으니 사실성이 높은 거라 생각한다.
러시아 우주과학 영화는 미국 헐리우드에 비해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지지만, 내용은 훌륭하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기 어려운 긴박한 순간들로 이어진다. 때로 쏘련의 체제를 홍보하는 듯한 내용도 잠깐 등장하지만,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우주탐사를 하는 쏘련 과학자들과 우주인의 노력이 돋보이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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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그 소녀들이다 I am All Girls 후기 / 남아프리카 영화
넷플릭스 영화 내가 그 소녀들이다 I am All Girls 후기 / 남아프리카 영화
넷플릭스에 새로 올라온 영화들을 고르다가 선택한 영화가 <내가 그 소녀들이다 I am All Girls>이다. 감독은 <헌터 킬러>를 감독한 도노반 마시 이지만, 남아프리카 공화국 배우들이 출연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영화다. 예고편을 봤을 때는 어렷을 때 납치되어 성폭행 당한 여자들 중 생존자들이 팀을 이루어 복수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는 그런 식의 이야기 진행이 아니었다. 복수를 하는 이야기인 것은 틀림없지만, 그 전개 방식이 예상과는 달랐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암울한 현실을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느낌이 나는 영화이다. 소녀들의 이야기가 우울함에 잠기게 하는 불편한 영화이기도 하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Positive.
1. 다큐멘터리 느낌이 강해서 실화라는 느낌을 받는다.
어린 소녀들을 납치한 그 당시의 모습과 비디오 테이프에서 본 자백 영상, 그리고 죽은 소녀들의 이름이 등장하는 방식은 액션 스릴러가 아니라 다큐멘터리 고발 영화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소녀들의 상황이 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2.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배경인 영화는 처음이라서, 낯설기도 하고 상상과는 다른 모습에 무섭기도 하다.
3. 톰비의 캐릭터는 매력적이다.
어렸을 때부터 격투와 공부를 병행하며 생존해서 복수하는 강인하고 슬픔을 안고 있는 캐릭터를 잘 보여준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배우인 호루비 음보야가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4. 형사의 집 주소가 비밀로 유지되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놀랍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섭다.
Negative.
1. 인신매매 단속을 하는 주인공 형사인 조디는 매력이 없는 캐릭터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배우인 에리카 웨셀스가 연기하는 조디는 자신의 생각이 무조건 맞다는 생각으로 감정적인 일처리가 너무 많은 형사다. 규칙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형사다. 아주 위험한 스타일이다.
2. 과거의 범인들에게 복수를 하는 자의 능력이 너무 강하다.
사람들에게 둘러 싸여 있을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쉽게 죽는다.
3. 좋은 주제에 비해서 영화적 완성도는 아쉽다.
전체적인 진행이 느슨하고, 주인공 형사들은 매력이 없으며, 긴장감이 그다지 생기지 않는다.
4. 손녀까지 제물로 삼는 악당의 모습은 경악스럽다.
5. 마지막 복수 장면도 너무 쉽다. 그래도 경호원들이 지키는 장관의 집인데도 말이다.
총평
약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충격적이고 우울하지만 재미는 떨어진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출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그 소녀들이다 평점 6.0 (작품 6, 재미 6)
* 본 콘텐츠는 블로거 네레이드 제이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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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매거진] 찬란한 폐막 전야
찬란한 폐막 전야
‘원 썸머 나잇-멜로우 나잇’ 현장 스케치물과 바람으로 싱그러웠던 제천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은 아니죠. ‘폐막 전야’라는 말에서 어쩐지 아쉽고 쓸쓸한 기운이 묻어나는 것처럼 보이신다면, 이 아름다운 ‘원 썸머 나잇’의 ‘멜로우 나잇’으로 초대합니다.
‘멜로우 나잇’은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눈여겨본 분들이라면 이미 잘 알고 계시겠죠? 십센치, 선우정아, 이석훈, 폴킴, 잔나비, 이무진까지 모두 만날 수 있는 자리라니! 비가 와도 포기할 수 없죠.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활동가인 짐프리(JIMFFree)들이 다정하게 하나씩 나누어 준 우비를 받아 입고, 모두 자리에 앉았습니다.
사운드 체크가 시작되자 관객들의 웅성거림 속에도 설렘이 감돌기 시작합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밤바람을 타고, 악기를 맞춰보는 소리가 들려오고, 기대감에 젖은 목소리들이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조명이 꺼지고 오늘의 첫 무대가 시작됩니다. 십센치입니다.
오래도록 빛바래지 않는 명곡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로 아름다운 밤이 시작됩니다. 마이크를 관객석으로 넘기는 순간, 마치 준비라도 한 것처럼 자연스러운 떼창이 시작되었는데요. 무대를 이끄는 십센치의 노련함과 관객의 애정이 동시에 돋보입니다.
관객들은 ‘폰서트’의 “지금이야 크게 소리 질러줘!”라는 가사에 맞추는 것은 물론, 모든 소절 끝에서 열렬한 떼창과 함성으로 함께했습니다. 바로 이어 함께 부른 ‘봄이 좋냐’에서는 모두 계절을 잊었습니다. 봄이면 어떻고 여름이면 어떤가요? 어차피 십센치 목소리에 모두 녹아내리기는 마찬가지인 것을.
마지막 곡은 늘 아쉽지만, 앞으로도 이 아름다운 해바라기밭에서 노래하고 싶다며 제천에 또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십센치는 떠났습니다. 앙코르곡과 함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요. 십센치와 함께하니 빗방울조차 마치 폭죽이나 꽃가루처럼 느껴집니다.
십센치가 떠난 자리, 사운드 체크만 듣고도 관객은 웅성웅성 그의 이름을 말합니다. 트럼본과 콘트라베이스 소리가 기분 좋게 울려 퍼지는 재즈 셋이라면 역시 선우정아! 유튜브에 올라온 그의 재즈 박스 영상을 싹 훑으며 행복해한 사람이 저 하나만은 아닌 것 같죠?
인이어가 들리지 않는 상황을 첫 곡 ‘구애’의 가사 “안 들려요?”와 유려하게 엮으며 시작하는 무대 매너가 돋보였습니다. “이럴 수도 있는 거죠.” 말하는 목소리에 이미 반하고 맙니다. 선우정아가 부르는 ‘구애’를 듣고도 그를 사랑하지 않는 방법을 아시나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오늘 셋 리스트에 ‘비 온다’는 없다는데,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비가 내려도 좋습니다. 선우정아의 목소리와 함께라면 비 내리는 풍경은 세상 가장 로맨틱하니까요. 여름날의 끈적함까지 사랑하게 만드는 ‘동거’를 들으며, 잠시 아련한 홍콩 영화 속 연인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질 만큼 황홀해진걸요.
영화와도 연이 깊은 곡 ‘도망가자’를 들으며 울컥했던 것도 잠시, ‘고양이’로 관객과 스캣을 주고받으며 신나는 밤이 무르익습니다,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한번 빠지면 답이 없지”라는 가사는 그가 무대를 떠나기도 전에 이미 현실이 되어 있네요. 보고 있는데 더 보고 싶어요…
선우정아를 떠나보낸 아쉬운 자리에 힘차게 잔나비가 등장합니다. 아직 소리 한 번을 내기도 전부터 함성이 울려 퍼집니다. ‘잘생겼다!’부터 밥은 먹었냐는 질문까지. 지금 잔나비가 얼마나 사랑받는 아티스트인지 여실히 느끼게 됩니다. 그 마음에 보답하듯, 잔나비 또한 밴드 사운드 체크가 진행되는 동안 나직한 기타로 노래 한 소절을 들려주고, 무대 내내 객석 구석구석을 세심히 살피며 관객을 향한 사랑을 아낌없이 드러냅니다.
비가 오니까 촉촉한 노래를 많이 준비했다는데, 그 마음에 하늘도 반응했는지 폭우가 시작되었습니다. 신나는 두 곡이 언제 있었냐는 듯, ‘전설’부터 ‘뜨거운 여름 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까지 촉촉한 노래들이 계속됩니다. 비를 같이 맞겠다며 앞으로 나온 잔나비 멤버들의 얼굴 위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다 못해 폭삭 젖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스태프들에게 박수 달라는 말까지 건네며 살뜰하게 챙기고, 마지막까지 다정한 얼굴로 관객석 모든 방향에 따스하게 손을 흔들며 떠났습니다.
계속되는 폭우 속에서, 우리 모두 익히 아는 전주가 나오고 이무진이 등장합니다. 응원법까지 익혀 오신 팬클럽 분들이 곳곳에서 반응하셨지만, 사실 ‘신호등’은 모르는 사람 하나 없는 국민가요가 되어 있죠. 절로 떼창이 나옵니다.
이무진이 입은 베이지색 정장 호피 무늬처럼 되고, 재킷을 벗은 보람도 없게 짙은 고동색이 될 만큼 폭삭 젖었습니다. 그러나 “비 오는 날에는 재즈죠”라고 호탕하게 말하고는 ‘우주비행선’으로 무대를 이어 갑니다. ‘참고 사항’을 마지막 곡으로 무대를 떠날 때까지, 한치의 흔들림도 없는 단단한 목소리로 노래합니다. 어느새 이무진과 함께 그가 있었을 ‘8번 연습실’에 함께 다녀온 기분입니다.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중간중간 관객들과 함께 셀카도 찍고, 오늘 날씨를 모두 이겨내고 이 자리를 지키는 관객들이 멋있다고 격려해주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또 다른 ‘비의 요정’ 폴킴이 무대에 등장합니다. ‘비’ 하면 떠오르는 곡을 보유한 신흥 강자라고 할 수 있죠. 폴킴의 노래들은 왜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걸까요?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너를 만나’를 부르면, 비가 오든 말든 관객은 떼창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능에서 마르고 닳도록 사용되어도 노래를 뺏기는 법이 없습니다. 폴킴이 ‘커피 한잔할래요’ 부르는 순간! 지금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어도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싶어지네요. 폴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명곡이 많지만, ‘모든 날 모든 순간’을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요? 플래시를 켜고 양옆으로 흔들며, 관객 모두 함께 모든 날 모든 순간을 즐겼습니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이석훈이 등장합니다. 그의 노래를 마지막에 배치한 것은 ‘멜로우 나잇’, 부드럽고 풍성한 밤이라는 제목에 너무 잘 어울리는 선택이 아닐까요? 이석훈이 “사랑합니다” 노래하면 세상 모든 사랑이 흘러오는 기분이 드니까요. ‘우리라는 세상’을 들으며 그 목소리의 호소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관객이 비를 맞는다고 같이 비를 맞으며 노래를 부르는, 마지막 곡 ‘지붕’으로 관객의 마음에 감동까지 안겨주는 이석훈의 모습은 그가 왜 오래도록 사랑받는 가수인지 느끼게 합니다. 비 내린 밤, 관객들의 마음에 소중한 지붕을 씌워주는 따사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상영된 영화 <사랑해 주세요 그리고 버려요>까지 완벽한 밤이었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노래하면서도 길을 잃지 않고 오래 그 자리에 존재해온 아티스트 김사월 같은 존재들은, 어느 시대에 데려다 놓아도 청춘의 표상일 것만 같습니다. 1980년대에도, 1990년대에도, 2020년대에도. 그렇기에 노이즈 머금은 필름 속에서 뚜벅뚜벅 걷고, 가방을 메고, 쓰고, 기다리는 김사월의 모습은 이 밤에 더없이 잘 어울렸습니다.
오늘 무대에 오른 모든 아티스트 또한, 오늘의 부드러운 밤 바깥에서 이러한 창작의 시간을 보내왔겠지요? 창작은 어느 정도 고독한 침묵을 먹고 자라는 측면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그 고요한 밤을 모으고 다져, 오늘 우리에게 ‘멜로우 나잇’을 선물해준 아티스트들의 존재가 새삼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물 만난 영화, 바람 난 음악. 폐막 전야의 제천은 여전히 그 슬로건 그대로 찬란합니다.
*글 : 정유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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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구심과 배덕감 사이의 스릴러
*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메이 디셈버'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을 가리키는 영어의 관용구이다. 영화 <메이 디셈버>는 이 관용구를 그대로 가지고 와 실제로 인생에서 초여름에 놓인 남자와, 겨울에 놓인 여자 그리고 그 둘을 관찰하는 제삼자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13살 소년 조와 사랑에 빠진 36살 여자 그레이시는 복역 후 결혼을 하고, 무려 23살이나 차이가 나는 둘의 러브스토리는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다. 이들의 사랑이 영화화가 결정되고 주연을 맡은 엘리자베스는 이들의 삶을 관찰하여 연기에 도움을 얻고자 한다. 엘리자베스는 과연 대중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그들의 사랑을 볼 수 있을까. 아니, 그 들의 사랑을 애초에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23살의 나이차이를 뛰어넘은 사랑의 대상이 아동임을 부정할 수 없기에, 그레이스와 조의 사랑은 이성애로 아무렴 시간이 지나고 둘 사이에 자녀가 있음에도 쉬이 인정받지 못한다. 2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장성한 청년이 된 조와 여전히 아름다운 그레이스를 보자면 그저 나이차이가 나는 커플일 뿐이라 생각되지만 그 들의 시작이 아동성범죄자라는 얄팍한 토대 위에 세워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엘리자베스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그레이스라는 캐릭터를 깊이 탐구해 보고자 하지만, 실제 그녀가 얻은 것은 입체적이라기보단 단편적인 것에 가깝다. 그레이스를 연기한 엘리자베스가 결국 그녀를 고뇌하는 한 명의 인간이 아닌, 색욕을 지닌 인물로 그리니 결국 그녀는 조와 그레이스에게 그저 질문하는 이의 역할만을 하고 떠난 것이다.
그러나 엘라지베스가 던진 질문은 잔잔하게 흘러가는 듯 보이는 조와 그레이스 삶의 큰 파동이 되었기에, 무시할 수 없다. 동년배임에도 불구하고 한 명은 아이를 대학교에 곧 입학시키는 부모이지만 한 명은 이제 결혼을 앞둔 미혼이다. 얼핏 보면 어른의 세계로 진입한 이는 아이를 가진 아버지 쪽에 가까워 보이지만 그는 아들보다도 여리고 어릴 뿐이다. 엘리자베스에게 '제가 원해서 그랬어요'라는 말을 24년이 지나도 똑같이 내뱉는 조의 말은 과거를 그대로 답습할 뿐이다.
그레이스를 변호했던 변호사는 엘리자베스에게 그녀는 스스로를 그저 잘생긴 소년과 사랑에 빠진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정도로만 여겼다고 말했지만 이전에 조에게 보낸 그레이스의 편지에서 이미 그녀가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음을 인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겉으로는 과거를 뒤로하고 현재를 중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레이스이지만 매일밤 불안함에 눈물바람으로 조에게 안긴다. 할머니와 손녀뻘이라는 나이차이를 이기지 못해 자식과의 불화도 겪으니 오히려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반면 조는 성장한 3명의 아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른의 화법을 알지 못한다. 그레이스 몰래 틈틈이 연락을 주고받는 여성과 마치 소꿉놀이에 신난 아이처럼 함께 공통의 관심사인 나비를 보러 가자며 해맑게 묻지만 이내 돌아오는 것은 결혼하지 않았냐는 물음뿐이다. 일반적인 연애를 하고, 관계를 가져본 30대 중반의 기혼남성이라면 자신의 물음이 어떠한 파장을 가지고 올 것임을 알기에 쾌락을 위해 행동하거나, 혹은 자중할 것이다. 조는 그조차도 알지 못한 채로 마치 엄마와 몰래 친구와 약속을 잡는 어린아이처럼 문자를 주고받았을 뿐이다.
그리하여 조와 엘리자베스의 섹스는 이 영화에서 큰 변곡점을 가진다. 자신을 좋아해서 섹스한 줄 알았다는 조의 처연한 질문에 엘리자베스는 그저 어른의 일이었음이라 말한다. 그 의미 없는 섹스를 통하여 조는 자신이 미처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을 확연히 깨달았고, 늦게나마 그레이스에게 그동안 차마 묻지 못한 질문을 건넨다. '어쩌면 당시 나는 어렸고,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을지도 몰라'라는 의구심. 이에 그레이스는 어렸던 조에게 책임을 돌리며 먼저 시작한 사람은 조임을 주입시키지만 알맹이 없는 그 외침은 그레이스의 묵혀둔 배덕감을 채 가리지 못한다. 조는 아이들의 졸업식 날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들을 보며 눈물이 고인다. 그 눈물에 담긴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회한처럼 보인다.
<메이 디셈버>를 굳이 하나의 장르로 분류해야만 한다면 스릴러라고 말하고 싶다. 누구보다도 진실에 대해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이를 애써 마주 보지 않는 이의 배덕감과 자신이 보호받았어야 할 존재였음을 뒤늦게 깨달은 이가 품은 의구심. 그 둘 사이에서 질문하는 자는 그저 어떠한 답도 가져가지 못한다. 평범한 사람의 비도덕적인 면을 깊이 탐구해보고 싶었던 엘리자베스에게 남겨진 것은 혐오일 뿐이다. 애당초 엘리자베스의 질문은 중요하지 않았기에, 영화는 그녀의 물음에는 명쾌한 답을 내린다.
다만 남겨진 이들이 서로의 진실을 외면할지 혹은 마주 볼지에 대해선 오로지 관객의 상상에 맡긴다. 미처 질문하지 못한 진실과 애써 부정하고 싶었던 과거에 사이에서 과연 진실됨이란 존재할 수 있을까. 토드 헤인즈는 <메이 디셈버>를 통해 자극적인 소재 안에 숨긴 철학적인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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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많은 여성 예술가는 어디로 갔을까?
‘힐마 아프 클린트’. 이 예술가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서양미술사와 친하지 않은 이들은 물론, 이 분야에 박식한 사람들도 이 예술가의 존재를 알리 없다. “20년 동안 내 작품을 공개하지 마라”라는 유언으로 100여 년간 미술계에서 사라졌다가 이제야 세상에 나온 화가이기 때문. 실제 존재했던 예술가임에도 왜 우리는 그녀의 존재를 이제야 알았을까? <힐마 아프 클린트-미래를 위한 그림>은 그 이유를 소개하는 작품이다.
다큐 <힐마 아프 클린트 - 미래를 위한 그림> 스틸 /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한 여성 예술가는 이런 유언을 남긴다. “20년 동안 내 작품을 공개하지 마라!” 이후 100년 동안 그녀의 작품은 봉인되었다. 이후 1,500여 점의 그림과 2만 6천 페이지의 작업 노트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19세기 말에 활동한 힐마 아프 클린트라는 이름의 독일 예술가의 이야기다. 칸딘스키, 몬드리안보다 앞서 추상회화를 선보인 이 여성 예술가의 등장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서양미술사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다큐 <힐마 아프 클린트 - 미래를 위한 그림> 스틸 /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힐마 아프 클린트-미래를 위한 그림>은 알려지지 않았던 한 여성 예술가의 작품과 삶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다. 귀족 가문 출생 엘리트로서, 꾸준히 그림을 그린 힐마는 추상회화의 선구적인 역할을 한 예술가다. 그녀의 추상회화 시작점은 19세기 말 과학이 발전한 시대상에 있다. 과거 기독교적 관점에서 벗어나 원자, 우주 등 과학의 발달로 인해 더 넓은 세계가 펼쳐진 상황 속에서 그녀는 자신만의 세계관을 창조한다.
단순히 북유럽 자연의 아름다운 경관을 그리는 게 아니라, 그 자연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의 것들을 그려내는 것에 집중한다. 그녀의 그림을 보면 나선형, 원형의 선과 면이 특징인데, 생명체의 본질을 우주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이를 그림으로 옮기려는 부분이 돋보인다. 더불어 신지학 운동 등의 영적 연구까지 예술로 승화하려는 힐마의 노력도 나온다.다큐 <힐마 아프 클린트 - 미래를 위한 그림> 스틸 /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다큐는 단순히 알려지지 않은 여성 예술가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데 그치지 않는다. 왜 그녀가 살아 생전에 빛을 보지 못했고, 이제야 그녀의 이름과 작품이 알려지게 되었는지 소개한다. 19세기 말. 힐마 또한 그 시대를 산 여성들처럼 양지가 아닌 음지의 삶을 살아간다. 능력이 있고, 누구보다 자신만의 특색을 담은 작품을 그렸지만, 사회는 그녀의 진출을 반기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갤러리에 전시해야 하고, 예술적 동지들과의 교류가 활발해야 하는 등 제반 여건이 갖춰져야 했는데, 힐마에겐 그런 기회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물론, 고흐 등 사후에 인정받은 예술가들도 있지만, 힐마의 경우에는 ‘가난’이 아닌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기회가 박탈되었다는 차이가 있다.다큐 <힐마 아프 클린트 - 미래를 위한 그림> 스틸 /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감독은 힐마가 남긴 작업 노트와 그녀의 작품과 자료를 보관하고 있었던 조카의 증언을 토대로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 한 예술가의 고뇌와 좌절을 소개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미술 및 미술 산업 관계자들을 통해 과거 재능있는 여성 예술가들이 많았지만, 주목받지 못하고 아스라이 사라진 이유, 그리고 힐마 아프 클린트의 출현으로 서양미술사는 다시 작성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전한다.다큐 <힐마 아프 클린트 - 미래를 위한 그림> 스틸 /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런 점에서 ‘미래를 위한 그림’이란 부제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그녀의 그림이 시대를 앞선 추상회화라는 점에서의 ‘미래’라는 의미는 물론, 과거와 달리 앞으로 더 많은 여성 작가가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길 바라는 ‘미래’라는 의미도 느껴진다. 힐마 아프 클린트 뿐만 아닐 것이다. 과거 사회의 장벽에 부딪히면서도 자신의 작품 세계를 견고하게 가져갔던 여성 예술가들은 지금도 누군가 그 봉인을 풀어주기를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아무쪼록 이 작품이 그 봉인의 첫 열쇠가 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말: 힐마 아프 클린트의 작품은 영화에서도 사용되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의 <미드소마> 중 춤추는 주민들의 동심원은 힐마 아프 클린트의 그림에서 착안되었고,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퍼스널 쇼퍼>에서도 작가의 그림이 등장한다. 이 다큐를 보고, 힐마 아프 클린트 작품에 매료되었다면 두 영화를 만나보길 바란다. 더불어 과거 인정받지 못한 여성 예술가의 고뇌를 담았다는 점에서 다큐 <밤쉘>도 함께 보는 걸 권한다.
평점: 3.0 / 5.0
한줄평: ‘그 많은 여성 예술가는 어디로 갔을까?’에 대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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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는 장면이 너무 많은데 전부다 100% 리얼로 한 영화 ㅋㅋ
두번다시 안나올 레전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2004)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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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주 최신 개봉영화(화이트데이, F20, 스틸워터, 쁘띠마망, 인어가 잠든 집)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10월 1주차 #개봉영화
#최신영화#영화추천 #영화예고편
#화이트데이 #F20 #스틸워터 #쁘띠마망 #인어가잠든집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Weekend Choic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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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유니언> 메인 예고편
고대 흑마술을 연구하는 학자 '엘리'는 출산 준비를 위해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엄마 '아이비'는 딸을 반갑게 맞이하지만 두 사람 사이엔 뭔지 모를 무거운 기류가 흐른다. 시간이 멈춘 듯 낡은 집은 봉인된 기억을 깨우고, '엘리' 앞에 죽은 자매 '카라'가 나타나면서 끔찍한 악몽이 되살아난다.
"우리, 이번엔 진짜 가족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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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바타 : 물의 길> 메인 예고편
판도라가 다시 열린다" 판도라 행성의 신비로운 바다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선사하는 최고의 영화적 경험! [아바타: 물의 길] 메인 예고편 대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