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25-03-24 13:52:51
지옥 테마파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넷플릭스 [계시록] 리뷰
이 글은 넷플릭스 작품 [계시록]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분명 메뚜기 탈을 쓰고 춤추는 사람이었던 그가, 스무 번째 대상을 타는 모습을 지켜본 날이 있었다. 내가 키운 것도 아닌데 그가 여태껏 거쳐온 징검다리들과 절벽들이 내 머릿속에서 스쳐가면서 벅차올랐다. 한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관의 형성에 있어서 정점을, 혹은 또 다른 순간의 환희를 기록하는 것 같은 순간이었다.
이렇듯 누군가의 세계관이 차곡차곡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동시대를 살아야만 지켜볼 수 있는 일이기에, 영광스럽기도 하고 동시에 실망스럽거나 의아할 때도 많다. 그 안에 속해 있는 모든 블록들이 마음에 들면 금상첨화겠지만. 쏟아지는 정보의 사회의 소비자로서는. 단 하나의 조각만 마음에 든다 해도 꽤 건진 게 많다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넷플릭스의 [계시록]은 내게 한 번쯤은 앞에 서서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가로수처럼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연상호 감독 유니버스의 큰 두 갈래 중[지옥]에서 파생된 쪽에 가까운 작품이고, 또 다른 세계관을 차지하는 좀비 떼가 나오는 영화들에 비해 어둡고.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아포페니아(참고 1)적 사고를 가진 목사 성민찬(류준열)의 모습은 [지옥]의 정진수의 모습과 참 닮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미 몇십 년에(?) 걸쳐 내재되어 있어 차마 들여다볼 수 없었던 그의 분노와 변화를 이번 작품에서는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해성사라 볼 수도 있는 비밀이 밝혀지거나 감정이 격해지는 무대도 늘 폐허라는 것도 일치한다. [지옥]에서 쌓아 올린 악마적인 이미지의 재현이 자연스러운 것 역시 덤이라면 덤이다. 물방울만으로 권양래(신민재)를 악마로 만든 모습에서는 고개마저 제법 끄덕여졌다.
그렇다.
이 작품은 [지옥]의 "파생"이지 완벽하게 새로운 작품은 아니다. 분명히 기시감으로 가득하지만, 작품의 절반 가량을 할애해 인물의 상황을 만들어가는 솜씨는 꽤 괜찮았기에. 초반부에서 느꼈던 강렬함은 마치 지옥을 처음 봤을 때와 비슷하지만. 꽤 새로웠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이 작품의 장기였던 치밀한 맛은, 유괴범이 유괴(?)되는 과정부터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 부분부터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까지 겹쳐져서 작품의 성격이 급격하게 바뀌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마치 [살인자 O 난감] 같은 작품에서 [암수 살인]으로 노선이 변경되고. 그 위에 프로파일링과 치유를 급격히 끼얹어 얼레벌레 마무리해버리려는 것만 같다.
또한 연희(신현빈)가 환영을 보는 장면에서의 카메라 촬영 기법은, 새로운 시도였는지는 몰라도 내게는 아이폰 손떨림 방지 광고영상 보다도 못하게 보였다. 어두운 데다 귀신까지(?) 등장하는 이 장면을 더 들여다보다가는 내가 환영을 연희보다 자주 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불쾌함이 느껴졌다.
분명 기억에 남아 길이길이 되새김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나무였건만. 훗날 사진첩을 돌아봤을 때 그날의 추억만 생각날 뿐 그때 느낀 아름다움을 오롯이 기억해 낼 수는 없을 것만 같은. 의미가 많이 사라진 가로수가 된 것만 같은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작품을 사진첩에 남기게 될 것이다. 그의 세계관이 맘에 들고 아니고의 문제는 확실히 별개이지만. 이번 세계관이 나에게 어느 정도 전달되었다는 점에서는 동의하기 때문이다.
참고 1
아포페니아:연결성, 연관성이 없는 정보들 사이에서 일정한 규칙, 의미를 찾는 것.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을 작품에서도 인용하는데. 이런 사람들의 경우는 배가 떨어지면 기어코 까마귀를 만들어 낸다고 묘사됨.
[이 글의 TMI]
1. 마라탕에 꿔바로우 최고!
2. 그리고 난 월요일부터 하체 피티 받는 최후를 맞이함.
3. 요새 자꾸 꿈을 꾸는데... 로또를 살까(?)
#계시록 #연상호 #신현빈 #류준열 #신민재 #한국영화 #지옥 #넷플릭스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리뷰어 #영화해석 #결말해석 #영화감상평 #개봉영화 #영화보고글쓰기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메가박스 #영화꼰대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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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국내에서는 <나를 찾아줘> 등으로 알려진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미국판 <오징어 게임>에 참여합니다.
<오징어 게임: 아메리카>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이 드라마는 리메이크가 아닌 미국을 배경으로 한 스핀오프 시리즈로 변경되어 원작의 캐릭터들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으며, 2025년 말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올해 초 The Playlist의 로드리고 페레즈는 핀처가 2021년부터 이 스핀오프를 구상해 왔으며, 이는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에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 시기와 맞물린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로 인해 핀처는 <차이나타운> 프리퀄 프로젝트를 뒤로 미루고 <오징어 게임>에 집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넷플릭스는 아직 이 프로젝트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페레즈에 따르면, 지난해 핀처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드라마 <유토피아>의 작가 데니스 켈리를 영입해 각본을 맡겼으나, 켈리가 여전히 참여 중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CGV아트하우스 20주년 기획전
CGV아트하우스가 20주년을 맞아 기획전을 개최한다고 합니다.
프로그램은 연도별 한국 독립영화 화제작과 국외 예술영화 화제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파수꾼>, <잉투기>, <우리들>, <홀리 모터스>, <문라이트> 등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들은 물론이고, 관객 수 역대 1위 작품인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시네마톡의 첫 작품인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도 상영될 예정입니다.
정식 개봉을 놓쳐서 아쉬웠던 영화를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아닐까요?
한스 짐머 <듄: 파트 2>, 오스카 레이스 탈락
<라이온 킹>과 <듄>으로 두 차례의 오스카를 거머쥔 바 있는 음악감독 한스 짐머의 올해 수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오스카 아카데미 규정에 따르면, 후속작이나 프랜차이즈 작품의 경우 기존 음악의 20% 이상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듄: 파트 2>의 경우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한편, 한스 짐머는 Variety와의 인터뷰에서 상을 위해 음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내러티브를 전달하고 관객과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듄: 파트2>의 음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스러운 결말을 향해 테마를 확장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쓰여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차기작 화려한 배우 캐스팅
<레버넌트: 죽음으로 돌아온 자>로 오스카를 수상했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차기작에 캐스팅된 화려한 배우 라인업이 화제입니다. 톰 크루즈를 필두로 산드라 휠러, 리즈 아메드, 존 굿맨, 마이클 스털버그, 제시 플레먼스 등이 출연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냐리투의 영화는 "세상의 가장 강력한 인물이 자신이 인류의 구세주임을 입증하려고 미친 듯이 나서지만, 자신이 촉발한 재앙이 모든 것을 파괴하기 전에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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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 Spider-Man: No Way Home, 2021
작년 '코로나19'가 뺏어간 "마블"의 21년도 끝을 짓고 있습니다.
여름 <블랙 위도우>를 시작으로 가을에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과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 그리고 <이터널스>까지 "창고 대방출"의 느낌도 없진 않으나 이로 확인한 건 아직도 관객들은 "마블을 원한다"였습니다.
그렇게, 마지막을 장식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시작부터 제대로 터트렸습니다.
개봉 하루 전까지 예매량은 75만명에 달했으며, 개봉 첫날에만 634,948명으로 이번 "코로나19"이후 개봉일 기준 가장 많은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 인기가 어느 정도냐면, "네영카"에서 유저들이 영화관별로 준비된 굿즈들의 현황이 반나절 만에 동이 나버렸으니 대충 감이 잡히실까요?
그렇다면, 영화는 어떠했는지? -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감상을 "SCREEN X"로 한 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전작 "미스테리오"가 준비한 "악마의 편집(?)"으로 "피터 파커"는 그동안 숨겨온 정체가 밝혀지게 됩니다.
이에 자신뿐만 아니라 "네드"와 "MJ", "메이 숙모"까지 피해를 끼치자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이를 지워달라고 부탁하게 됩니다.
하지만 뭐가 추가되는 사항에 주문은 틀어지고, 그 때문에 다른 차원에서의 악당들이 스파이더맨을 찾게 되는데...이전 스파이더맨, 극장에서 못 봤다고?
진짜 재밌는데 ㅋㅋㅋ1. 1인분인데, 2인분 같단 말이지.
이번 <노 웨이 홈>은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3부작"의 마지막에 속하는 작품입니다.
"MCU"를 전체적으로 살펴본다면, 많겠지만 솔로 타이틀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17년 <홈커밍>을 시작으로 19년 <파 프롬 홈>, 이번 21년 <노 웨이 홈>까지 생각보다 짧게만 느껴지는데요. (첫 등장한 16년 <시빌 워>를 합쳐도 7년이니...)
그래서, 늘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을까요? - 이번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3부작"은 어딘가 빠져있다는 느낌입니다.진짜 홀로서기는 아니었나?
단적으로 '프로레슬링'을 예시로 든다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적은 신인들은 한데 묶는 "태그팀" 혹은 "매니저"를 같이 대동하곤 합니다.
이런 이유에는 서로의 부족함을 메꿈으로 '누구와 함께 있느냐?'로 다양한 에피소드와 시너지를 발산시켜려는 것인데요.
그런 점에서 이전 <스파이더맨>들에게는 "MJ"와 "그웬"이라는 히로인들이 있었다면, 이번 <스파이더맨>에게는 "토니"와 "닉 퓨리" 등으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영화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피터"에게 "같이 고생을 했어도 성장이 필요한 꼬마라는 사실을 까먹는다"라고 대사를 던집니다.
이는 즉슨, 이번 <노 웨이 홈>이 어떤 것을 지향하는지를 넌지시 말하던 건 이니었을까요?2. 언더테이커에 기립박수가 나오듯이!
앞서 말했듯이 이번 <노 웨이 홈>, 역시 "스파이더맨"만으로 이끌어가는 작품은 아닙니다.
요즘 세대들은 어색하겠지만, 저와 같은 올드팬들에게는 한없이 익숙한 "옥타비우스(aka. 문어 박사님)"와 "그린 고블린"을 시작으로 "일렉트로"와 "샌드맨", 그리고 "리자드맨"까지 <어벤져스>를 처음 봤던 그 희열을 되감기 해주는 것만 같습니다.
이외에도 마지막에 "MJ"를 구하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모습이나 "글라어더"로 희생당하는 "그린 고블린"의 오마주, 여기에 각 스파이더맨들이 대결을 펼친 빌런들의 무용담까지
'왜 다들 박수가 터져 나왔는지?'를 납득이 갈 정도로 팬심을 꾹꾹 눌러 담아냅니다.근데, 이젠 톰 홀랜드가 스파이디 잖어!
이렇게 기뻐하기도 잠시, 우리는 이번 <스파이더맨>이 "톰 홀랜드"가 주인공이라는 것을 자꾸 깜빡깜빡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노 웨이 홈>의 "스파이더맨"은 어디까지나 "톰 홀랜드"이고 그 위상이 결코 깎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번 영화까지 세 번째이지만, <스파이더맨>을 꿰뚫는 교훈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에피소드는 늘 인상적입니다.
이런 이유에는 시리즈를 통해서, 쌓아올린 설명도 있겠지만 "그린 고블린"역의 "월렘 대포"의 연기가 가히 압권입니다.3. 악당들의 매력에는 차이가 많네.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분량은 148분으로 일반 영화와 비교해도, 굉장히 긴 시간을 가진 작품입니다.
근데, 이마저도 앞서 소개한 캐릭터들의 분량으로 부족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앞서 관객들에게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으로 완벽하게 이관된 것과 달리, 악당에서는 약간의 부족함이 느껴집니다.
앞서 말했듯이 "그린 고블린"을 제외하면, "옥타비우스"정도 인상적이지만 추후 돌아서는 모습은 현재의 관객들에게 이해가긴 어려울 겁니다. (원작를 본 팬들은 이런 이유를 알 겁니다)
그리고 나머지 캐릭터들도 크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아 이런 점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당신의 악당에 1표를!
여기에 "SCREEN X"로 보는 액션은 그 스케일을 가늠케 하는데요.
단적인 예시로 시작과 동시에 도시의 빌딩에서 지하철까지 시원하게 활강하는 액션부터 앞서 언급한 다양한 빌런들과의 투탁거림은 이를 꼭 봐야 한다고 말하는 거 같습니다.
특히, "샌드맨"의 모래폭풍이나 "리자드"의 추격전까지 모두 "SCREEN X"로 보여주니 이 포맷도 한 번 관람을 고민해 봐도 좋을 겁니다.
여기에 거드는 <노 웨이 홈>의 이야기에서만큼은 역대 오리지널 작품들과 견주어도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4. 소니야, 잘 키워야 해!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번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3부작"은 솔로 영화임에도 혼자서, 이끌어가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이유가 뭘까 고민도 해보았지만, 딱히 답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닥터 스트레인지"가 말한 "같이 고생을 했어도 성장이 필요한 꼬마라는 사실을 까먹는다"라는 대사로 뭔가 알 거 같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이를 일으킨 원인만을 생각하는데, 이는 전작 <파 프롬 홈>에서도"토니의 유산"을 두고서 "미스테리오"에게 보여준 회피 행동과도 맞물려 보입니다.3번이나 우린 게 아니라 끓인 거야.
그런 점에서 보여주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에피소드에 지겨움보다 "클래식"으로 느껴지는 건 저뿐인가요?
이에 영화는 슈트로 그 책임감을 보여줍니다.
이전까지 "스타크"가 만들어준 슈트에서 마지막에는 자신이 만든 슈트를 입는데, 이는 "태그팀"에서 혹은 "매니저"를 막 떼어낸 솔로 레슬러의 포효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3부작을 마지막으로 "마블"과의 협업이 끝난 그이지만, 어디선가 다음 3부작의 계약을 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특히, "소니"에서 준비하는 "SSU(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가 막 출범했기에 "어벤져스"가 아닌 "소니"를 이끄는 그의 모습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예상대로, 쿠키는 2개인데 다음 <닥터 스트레인지 인 더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를 위해서라도 <완디비전>과 <로키>는 꼭 챙겨 봐야겠습니다. (필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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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르: 러브 앤 썬더 (2022)
**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토르: 러브 앤 썬더 (2022)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나탈리 포트만, 테사 톰슨, 크리스찬 베일, 타이카 와이티티
장르: SF, 액션, 판타지
상영시간: 118분
개봉일: 2022.07.06
토르, 오락영화의 본질을 되새기다
MCU 영화 중 최초로 네번째 솔로무비를 갖게 된 '토르'.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각각 은퇴와 사망으로 하차한 이후 '어벤져스 빅3' 중 유일하게 현역 히어로로 잔류한 '토르'의 행보는 세대교체로 이어질지, 새로운 플롯과 함께 영광스러운 은퇴식을 거행할지 귀추가 주목되어왔다. 특히 '토르4'의 타이틀이 <토르: 러브 앤 썬더>로 확정되고, 과거 히로인으로 출연했던 '제인 포스터(나탈리 포트만)'의 복귀가 예고되면서 그녀가 연기하는 '마이티 토르'가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의 뒤를 이어 히어로로 활약하는 작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쉬헐크'나 '케이트 비숍'처럼 현 시대상에 맞춰 젠더 스와프를 표방한 작품들이 MCU 내에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적어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이러한 의미부여성 스토리에는 관심이 없다. 감독이 연출한 전작(토르: 라그나로크)처럼 스페이스 오페라의 화려한 영상미와 코믹스러운 연출에 포커스를 두며 마블 영화는 본래 어린아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오락영화였음을 시사한다. 이는 다른 MCU 작품들과 달리 어린아이들을 스토리에 적극 활용한 부분에서 두드러진다. 극중 빌런 '고르(크리스찬 베일)'에 의해 납치된 아스가르드 아이들은 결말부에 썬더볼트로부터 힘을 얻어 괴수들과 직접 맞서 싸운다. 약자인 어린이들은 히어로들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클리셰를 깬 부분이다. 최근 개봉했던 마블 영화들이 극중 설정만으로 관객에게 피로도를 증가시켰던 것을 생각하면 현재 MCU의 흐름보다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액션오락영화라는 본질에 좀 더 비중을 두었음을 알 수 있다.
시리즈의 연장 속 답보 상태에 놓인 토르
마블 영화의 초심으로 되돌아가고자 함이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의도였다면 본작의 스토리 흐름과 기획 방향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현재 다면적으로 세계관을 확장 중인 MCU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토르: 러브 앤 썬더>는 페이즈4 내에서 아무 기능도 해내지 못한 채 그저 평이한 MCU 시리즈 홍보물에 가까울 정도로 보인다. 히어로물은 보통 트릴로지 정도로 구성되는 게 일반적인데, '토르'는 무려 4편까지 제작되었다. 이는 신화적 성격이 강했던 1-2편과 달리 <토르: 라그나로크>를 시점으로 '토르' 솔로 무비의 스타일이 '코미디+스페이스 오페라'로 완벽하게 변화하였고,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일행에 합류하면서 등장인물 중 가장 변화무쌍한 행적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고향인 아스가르드는 소멸되고, 가족과 소중한 친구들을 잃었으며 '엔드게임'을 끝으로 소행을 다했기 때문에 '토르'라는 인물의 다음 페이지를 새롭게 써내려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본작은 '토르'의 성장도, 인상적인 행보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 MCU 시리즈 내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감을 가진 히어로 중 하나였던 '토르'의 본래 매력마저 선명하지 못하다. 지금까지의 <토르> 시리즈는 주인공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매 편마다 기획의도와 명분이 뚜렷했다. 반면 이번 작품은 가만히 살펴보면 <토르: 라그나로크>의 구조를 그대로 가져온 채 오히려 지금까지 빌드업해온 시리즈를 퇴보시키는 행보를 보인다. 존재감 강한 강력한 빌런의 등장은 '헬라'에서 '고르'로 대체되었으며 부모를 잃은 것에 대한 슬픔으로 가득찼던 '토르'는 추가로 친구와 동생을 잃어 삶의 의미를 상실한 상태의 모습 그대로로 등장한다. 판타지적 배경으로 등장했던 사카아르 행성은 옴니포턴스 시티와 섀도우 렐름으로, 핵심 무기(?)를 손에 쥐고 있던 '그랜드마스터'는 '제우스'로 뒤바뀌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3편과 4편에서 겹쳐보이는 인물이나 장치들이 완벽하게 동일한 포지션에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전작을 떠오르게 하는 요소가 많다는 것은 변함 없는 사실이다. 스토리 면에서는 퇴보했고, '토르'의 서사보다는 히로인인 '제인'과 빌런 '고르'의 이야기가 영화의 중심이 되면서 주인공은 이렇다 할 역할도 하지 못한 채 내내 붕 떠 있기만 하다. '토르'라는 인물 자체로서는 더 이상 써내려갈 성장담이나 이야깃거리가 없는데, 시리즈물을 과하게 연장하다보니 발생한 문제점이랄까. 차라리 본작이 '토르'의 은퇴나 세대교체, 혹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과 함께 꾸리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였다면 이렇게까지 맥없는 작품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탈리 포트만, 의미 있는 복귀였나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 가장 주목받는 캐릭터는 단연 묠니르를 들고 9년만에 컴백한 '제인 포스터(나탈리 포트만)'이다. '나탈리 포트만'은 <토르> 1-2편에서 히로인으로 활약했지만 이후 제작진과의 의견 충돌로 하차하면서 시리즈에 등장하지 않았다. 작중 설정도 '토르'와 '제인 포스터'가 사귀었다가 결별한 것으로 일단락 되는 듯했다. 하지만 제인은 4편을 기점으로 다시 복귀하였고, 단순히 히어로가 보호해야 하는 여주인공이 아닌 적과 대등하게 맞서는 '마이티 토르'가 되어 돌아왔다. 천문학자인 제인이 묠니르를 들고 근육질 몸매가 되어 적에 맞서 싸우는 장면은 본작의 제일 큰 볼거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마이티 토르'는 결과적으로 제인의 다음 페이지를 기약하기 위한 장치는 아니었고, MCU와의 아름다운 이별을 기리는 일종의 선물 같은 존재였다. 이를 통해 갑작스러운 하차로 일전에 깔끔하게 마무리짓지 못했던 '토르'와의 러브스토리를 정리하고, 두 편이나 히로인으로 등장했던 '제인 포스터'라는 캐릭터를 허투루 쓰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다만 '토르'와 '제인'의 9년 공백을 채우기 위해 등장한 회상 장면들은 관객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었던 두 남녀의 애정을 전달하는데 역부족이었고, 작중 투샷으로 비춰지는 장면들도 애인보다는 전투 콤비로서의 성향이 더 강했다. 또한 '사랑'이라는 핵심 소재가 '고르'와의 대립이라는 또다른 주요 소재와 맞물리지 못하고 충돌하면서 토르와 제인의 애틋한 관계가 생각보다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즉, 주인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동적인 위치에 놓였던 캐릭터를 전투신에서 전면에 나서 싸우는 캐릭터로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그 이상의 의미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나탈리 포트만'이 연기한 '마이티 토르'의 모습은 신선했다.)
황홀한 영상미, 그에 반하는 개그 남발
<토르: 라그나로크>로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우주 곳곳의 영역을 환상적으로 그려낸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은 이번에도 영상미로는 뒤지지 않는 연출력을 선보였다. 특히 토르 일행이 '제우스(러셀 크로우)'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옴니포턴스 시티'는 전지전능한 신들이 모인 쾌락의 공간답게 황금빛으로 물들인 장관으로 그려진다. (극장의 큰 스크린으로 본다면 그 시각적 감동은 좀 더 클 것이다.) 마치 십여년 전 MCU 영화에 '아스가르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느꼈던 황홀감과 비슷했다. 후반부 '고르(크리스찬 베일)'와 전투신이 펼쳐지는 쉐도우 렐름을 피폐한 흑백으로 처리한 것도 빌런의 스산함과 공포스러움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에 적절했다. 화려한 컬러로 대변되는 '토르'와 흑백으로 표현되는 '고르'의 선명한 대비는 애니메이션 속의 클래식한 선악 구도로 느껴져 이 부분에서도 어린이들을 핵심 타겟으로 잡은 감독의 지향점이 드러났다.
그러나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영상미를 빼면 남는 것이 많지 않다. 감독은 <토르: 라그나로크>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개그성 장면들이나 대사들을 수없이 가미했는데, 문제는 의도한 코믹함이 재미있지 않다는 것이다. 본작의 핵심 플롯이 무엇인가. 병마와 싸우다 '마이티 토르'가 되어 마지막 생명력을 다 소진할 때까지 전투력을 불사르는 '제인', 그리고 신들의 외면으로 하나뿐인 딸을 잃고 신에 대한 증오에 사로잡혀 스스로 악당이 된 '고르'의 이야기다.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내기보다는 진지하고 무겁게 접근해야 할 스토리라는 것이다. 제인과 토르의 사랑과 이별이 절절하게 느껴지지 않고, 고르의 결말이 어물쩍하게 이뤄진 것처럼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웃으라고 넣은 장면과 대사들이 웃기지도 않고, 영화의 전반적인 톤 자체를 흐렸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는 큰 실책이 되었다.
토르는 다시 돌아온다고 했다...
마지막 쿠키영상에서 보았듯이 '토르'는 다시 돌아온다는 예고편을 날렸다. 시리즈의 후속편이 나올 것이라는 쪽이 가장 가능성이 높겠지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같은 다른 시리즈물에 등장할 것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잃은 토르에게는 자신을 죽이려 했던 고르의 딸, '러브'가 생겼고 부녀가 함께 우주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돕는다는 스토리라인이 추가되어 토르의 후속편을 기약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의 영향일까. 더 이상 '토르'의 이야기가 크게 궁금하지는 않다. 한때 자신을 죽이려 했던 빌런의 아이를 갑자기 키우게 되고, 두 사람이 전투 콤비가 된다는 것은 지금까지 '토르'가 써내려온 이야기 중 가장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토르: 라그나로크>로 급상승되었던 시리즈에 대한 평가가 본작으로 인해 다시 급락하게 되었으니 다음 작품을 내놓을 생각이라면 명분과 방향성이 확실한 스토리를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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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토르'마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반응을 남김으로써 MCU의 향후 행보가 크게 위태로워질 듯하다. <닥터 스트레인지2>는 <완다비전>과의 연계성과 '멀티버스'라는 설정의 본격적인 도입으로 진입장벽이 높아졌다는 확실한 리스크가 있었고, <이터널즈>는 신생 시리즈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크게 낮았다. 따라서 극명하게 갈렸던 두 작품의 평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여지가 존재하나 <토르: 러브 앤 썬더>는 많은 이들이 호평을 보장할 만한 시리즈였다. 페이즈3까지만 하더라도 마블 영화들은 절대적인 호평을 받는 추세였으나 페이즈4에 진입하면서 혹평이 지속되고 있다. 물론 계속해서 흥행에는 성공하고 있지만, 이전과 같은 완성도를 구현하지 못하는 현상이 장기화된다면 제아무리 MCU라 할지라도 하락세가 찾아오지 않으리란 법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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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0년을 기다려 깨달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약간 스포 있음)
세상 모든 이야기를 연구하는 서사학자 알리테아가 한 고물상에서 우연히 구매한 유리병을 통해 정령 지니를 깨운다. 지니는 알리테아에게 단 세 번. 마음속 가장 깊은 곳, 가장 오랫동안 바라온 소원을 말하면 자신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알리테아는 '소원에 관한 이야기는 경고가 담겨 있다'라며 그에게 소원 빌기를 거부하는데........ 지니는 무슨 사연으로 그 병에 갇혀 있었으며 알리테아는 무슨 소원으로 지니를 구원할까?
1. 내용은 많지만 어딘가 빈약한 스토리 라인
이 영화의 장점은 옛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그려낸 미술에 있다. 전설 속 시바 여왕의 이야기부터 페르시아의 왕가의 생활상, 제피르의 발명품 등 흥미를 자극하는 신비로운 배경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영화의 ost도 정말 좋아서 다시 듣고 있다.또한 이 영화에는 '알라딘'처럼 지니가 등장하는데 이번엔 램프가 아닌 유리병 안에 들어가 있다는 차이점도 재미있다.
여기서 지니는 정령으로서 등장하는데 알리테아는 정령은 실제로 있다고 믿고 있기에 지니가 등장했을 때 그는 지니의 천일야화에 귀를 기울인다. 이렇게 흥미로운 세 가지 이야기를 들으며 과연 알리테아는 지니에게 어떤 소원을 빌게 될지 관심이 집중됐는데 이게 왠걸 알리테아의 소원이 드러나는 순간 이 영화의 대한 기대가 하락한다. 이 때부터 갑자기 지니와 알리테아의 로맨스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관객 입장에서는 알리테아는 지니의 이야기를 잘 듣다가 뜬금없이 지니에게 사랑 고백을 해 당황스럽기만 했다. 알리테아의 소원은 '나를 사랑해달라'라는 것이었는데 어떤 부분에서 그녀가 사랑을 느꼈는지도 아이러니했다. 심지어 내 옆에 있던 어떤 관객 분이 '엥?' 하시는 소리를 듣기까지 했으니 이 의아함은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니겠거니 했다. 이후 두 캐릭터가 연인이 되면서 이야기의 국면이 전환된다. 고백씬이 뜬금없어서였는지 뒤이어 등장하는 연인으로서의 알리테아와 지니의 일상 장면에서도 이들의 사랑에 감정 이입하기가 힘들었다.
2. 사랑은 도구가 아니라 목적일 때 성공할 수 있는 것
하지만 영화가 말하는 바가 무엇이었을까 예상해본다면 '인생에서 사랑은 도구가 아닌 목적으로서 기능해야 한다'라는 것이 영화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였던 듯하다. 그래야 상대를 자신의 열등함을 채우는 데 쓰지 않고 온전히 상대를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니가 유리병 속에 3번이나 갇혀 있었던 이유는 소원을 들어주는 정령 이상의 존재가 되고자 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시바 여왕에게는 유일무이한 사랑이 되고 싶어 시바 여왕과 솔로몬 왕의 사랑을 방해하기도 하고 한 번은 죽을 운명이었던 한 페르시아의 시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인간사에 개입한다. 또한 가장 사랑했던 여인 제피르를 떠나지 않기 위해 마지막 소원을 말하지 못하게 막기도 한다.
하지만 지니를 가두었던 세 여자들 모두 궁극적으로 지니의 사랑이 필요하지 않았다. 지니의 사랑은 그들의 갈망을 이뤄주는 과정에서 빚어진 결과였고 그들의 목적은 지니를 사랑하는 일이 아니었다. 세 여자들은 지니를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는 도구로서 사용했을 뿐 목적이 아니었기에 관계 속에서 을일 수밖에 없었던 지니는 항상 관계에서 패배해 유리병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지니는 소원을 통해 남을 구원해 주는 것으로 자신의 저주를 풀 수 있던 것이 아니었다. 온전히 그를 사랑하겠으니 나를 사랑해달라는 직접적인 고백만이 그의 저주를 풀 수 있는 소원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그를 온전히 사랑해줄 수 있는 존재는 사랑 빼고 모든 것을 이룬 알리테아 뿐이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 외롭다는 것 빼고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던 그녀였기에 지니를 더이상 도구로써 사랑하지 않을 것이니 서로의 이해 관계가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3.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
사람들은 상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자신에게 부족한 점들을 상대에게서 찾으며 상대를 괴롭히기도 한다. 하지만 '3000년의 기다림'은 이런 사람들이 찔릴 만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의 부족함을 상대에게 채워달라고 징징대지 않고 그저 온전히 나일 수 있을 때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된다는 것이다.결국 알리테아와 지니가 나눈 길고 긴 이야기는 '진정한 사랑은 상대의 인생을 통제하지 않고 그저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사랑이 하고 싶다면 상대부터 찾을 것이 아니라 자신으로서 일어서고 자립할 것, 그것부터가 사랑의 시작이다.
영화의 전개가 급작스러운 면이 있어 관객마다 해석이 다를 것 같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리뷰도 찾아보려고 한다. 왠지 내가 놓친 영화의 메타포가 있을 것 같고 정령인 지니가 전자파로 이뤄진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혹시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 남겨주시기를 바란다.
* 해당 영화의 시사회는 씨네 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참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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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란 게 지겹긴 해도 좋은 건가 봐'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나 어쩌다 살아있지?'라는 생각이다. 내 삶에 있는 여러 페널티에 대해 생각해봤다. 여러 가지가 있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역시 이 노예 생활이었다. 주말에 극장도 맘 편히 못 가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선 넘었다. 빨리 이 400여 일이 지나야 나도 직장이란 걸 가져 주말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은 신체적인 문제가 있다. 이 쪽으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강박증이다. 지금도 글 쓰다 말고 손톱을 바싹 깎았다. 또 지금 리뷰를 작성하는 이유는 무언가에 홀렸기 때문이다. 매주 한 편을 안 봐서 두 번 글을 쓰지 않으면 그 다음주가 굉장히 불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씌었다. 물론 이게 재밌기도 하다. 그런데 가끔 이런 일들이 단순히 재미로만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열 받으면 온 몸이 간지러운 두드러기. 요즘 자주 그러는 건망증. 신기할 정도의 이해능력. 뭔가 부족한 사회성. 흥분하면 아무 말 대잔치하는 화법까지. 또 지울 수 없는 후회가 남아있다. 나라는 인간을 감당하기엔 단점이 많은 게 확실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지금 막 우울하고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행복하지도 않고 불행하지도 않다. 그냥 내가 뭔가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도 아니다. 그냥 그런 기분이랑 상관없이 가끔은 세상이 날 필요하지 않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되는 건 없고. 노력해도 달라지는 게 없는 것 같고. 어쩌다 오늘같이 나태한 내가 싫고. 사랑도 우정도 추억도 기쁨도 새롭게 시작하기엔 멀리 온 오늘. 우울하진 않아도 마음이 답답하니 그저 흘러가는 하루를 살뿐이다. 난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일까? 내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따뜻함은 뭘까? 이런 회의감이 참 지긋지긋도 하다. 잘 안다. 다들 이렇다는 걸. 그래서 이렇게 글로 쓰는 게 사실 조심스럽기도 하다. 읽는 사람에게 어두운 이야기는 부담스럽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쩐지 내 삶의 이유를 찾고 싶다고 생각이 들 때, 역시 최고의 해답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한다. 이 영화 역시 좋은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전주 어디쯤에 사는 춘희 씨를 만나보자.
지갑은 얇아도 마음은 따뜻해
1998년, IMF가 직격으로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어느 날이다. 주인공은 평범한 10대 소녀 춘희다.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한 집에 들어오는 춘희. 일행은 전부 검은색 옷을 입었다. 아마 친척 집에 머무르려고 하는 것 같다. 어디에서 잘까? 대화하는 친척들. 어느 방이 좋겠어. 어느 곳이 괜찮아. 이야기를 하다가, 한 방으로 낙찰이 됐다. 그 방은 다락방이다. 책상도 있고 옷장도 있고 이런 구성이 아니다. 사람이 딱 눕기만 가능한 그런 곳이다. 남의 집 더부살이가 속이 편할 리가 없다. 손에 땀이 많이 나는 춘희. 땀 흘렸던 자국을 없애라고 꾸중 듣기 일쑤다. 거의 침낭 수준의 방에서 숙식하는 것도 모자라 신체적인 콤플렉스까지 춘희의 10대는 영 편하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교우관계가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 폴카 댄스도 혼자. 노래방도 혼자. 놀이공원도 혼자. 언제나 혼자였던 춘희. 어머니, 아버지는 왠지 안 계시고, 집에서도 그렇게 환영받지 못한다. 아까 썼듯 다한증까지 있던 춘희. 심지어 학교 선생님까지 춘희의 손에 있는 땀에 질겁해 거리를 둔다. 춘희에게 혼자는 낯선 것이 아니다. 늘 그랬으니까. 아니었던 적이 없었으니까.
시간이 지나 춘희는 어른이 됐다. 여전히 그 집에서 숙식하는 춘희. 왠지 외삼촌 가족은 집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춘희는 뚜렷한 직장이 없다. 집에서 혼자 마늘을 열심히 까 외사촌의 가게에 납품하는 것으로 돈을 모으는 모습이 제시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다한증 수술을 하기 위해 돈도 꼬박꼬박 모았던 춘희. 여러모로 괴로웠던 10대 생활을 뒤로하고 꿋꿋하게 삶을 살아가는 듯한 그녀다. 춘희는 정도 많다. 지나가던 노숙자에게 선물 받은 건강신발도 주기도 하고, 심리치유 프로그램에서 만난 말더듬이 남자에게 '말을 잘하시네요'라며 빙긋이 웃어 보이기도 한다. 삶은 어렵지만 마음은 따뜻했던 춘희. 춘희에게 새로운 인연이 생기는 것 같다. 외로웠던 유년시절을 뒤로하고 이제 누군가가 자기를 사랑해주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 춘희에게 새로운 봄이 찾아오는 것 같다. 사랑스러운 춘희 씨는 뭔가 다른 삶을 찾을 수 있을까. 영화는 새롭게 시작된 인연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든 삶에게 바치는 따뜻한 손 하나
그러니까. 다들 그럴 때 있지 않나. 이 세상의 불행이 나에게 다 몰빵 된 것 같은 기분. 마음대로 되는 건 없고. 난 과연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의문이 들고. 사실 혼자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 그렇게 세상에게 선택받은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그러면 항상 분기점이 되는 트라우마로 기억이 향한다. 시간을 돌린다고 해서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같은 곳에서 나를 자학하고 있다. 이 영화는 그 지점에 관한 작품이다. 이유와 목적을 찾지 못했기에 계속해서 나에게 그 원인을 묻는다. 멍청한 놈. 네가 그런건 다 그 시기 때문이야.
그런데 사실 삶의 의미나 목적이라고 하는 것이, 언제는 의미가 있었나?라고 반문할 수 있다. 목표 좋다. 나도 이 글 써서 반응이 좋았으면 좋겠다. 또 좋은 곳에 취업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처럼 잘 살고 싶다. 근데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 잘 안다. 만약 내가 원하는게 이뤄졌다 치자. 소집해제를 하면 자취를 해야 한다. 그럼 거기에서 만들어지는 문제가 있을 것이다. 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겪어야 할 일이 있다. 내 뒤에서 글을 쓰고 있는 부모님도 언젠가 내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 이런 부정적인 일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그게 환기가 될까?라는 생각을 한다. 솔직히 난 지금도 세상이 내 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내가 뭘 이루건 내 안에 부정적 에피소드가 쌓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토록 잘 써왔다고 자부했던 내 인생의 역전극의 엔딩이 어찌 됐건 아무 의미 없을 거 같다. 그렇게 삶이 어두워지는 게 아무렇지 않게 성격이 변한다. 그런데. 인생이 엔딩으로 끝나는 게 전부가 아니다. 해피엔딩으로 삶이 끝나서가 아닐 것이다. 엔딩이 나면 일단 인생이 없는데, 그게 과연 중요할까? 아닐 것이다. 난 말을 못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디서 만난 여자가 내가 달변가라고 칭찬했다. 그럼 행복한 거다. 비슷한 맥락으로, 세상에 닳고 닳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이유는 수천 가지인데, 행복한 건 그 단 한 가지면 된다. 영화는 이런 행복의 과정을 반복되는 자기혐오 속에 내던진다. 내가 불행했던 이유를 어린 시절의 나에게서 찾는 것에 대해 '그게 인생의 전부가 아니야'라고 말한다. 밝은 삶도, 어두운 삶도 괜찮으니 이제 자기 학대는 그만두라는 땀 가득한 손을 건넨다. 어차피 우리에겐 많은 빛이 남아 있다는 말과 함께.
말 더듬이 주황
두 주인공의 인물 설정이 좋았다. 특히 쓰고 싶은 건 홍상표 배우가 맡은 주황이다. 주황은 유물에서 문지기를 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잘 사는 집안 아들이 아니었던 남자. 주황 역시 어떤 트라우마를 안고 말을 더듬게 됐다. 이 더듬는다는 단점이 갖는 탄력이 좋았다. 사람이 갖고 있는 다른 단점이야 수 없이 많다. 예를 들어 키가 작거나, 피부가 안 좋거나 등등. 단순히 말더듬이가 아닌 다른 것을 보여줘도 큰 전개에는 무리가 없었을 것 같다. 그러나 말더듬이로 설정한 건 여주인공과 유사점이 있다. 말더듬이가 되면 불편한 게 뭘까? 세상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일 것이다. 나를 싫어하는 듯한 세상에 씩씩하게 살아가는 춘희와 공통점을 갖는다. 이를 기점으로 설정 하나로 인한 각본의 탄력이 물 흐르듯이 이어진다. 여주인공 춘희의 따스함, 주황의 지난했던 삶, 특정 집단에게 받았던 상처, 코미디 요소, 후반부 클라이맥스까지 내용의 전개가 부드러웠다. 감독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물론 영화 내적인 측면에서도 말더듬이라는 설정이 탁월했지만, 이 영화에서 이 인물이 좋았던 건 그냥 매력이 있었다. 왠지 모르게 정이 가는 사람이었다. 주황은 연애 경험이 그렇게 많을 수 없는 사람이다. 말을 심하게 더듬으니 사람 만날 일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그 덕에 엄청 소심하다. 그런데 이 사람의 행동은 확실히 진심이다. 캐릭터 자체가 이런 순박함이 보였다. 그 덕에 행동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남았다. 극의 전개상 춘희의 이야기가 영화의 중심이지만 주황 캐릭터의 서사도 궁금할 정도였다.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들어갔을 법한
일단 첫 번째. 인물 직업 중에 '영화감독' 있다. 이거 아마 자기를 투영해서 만든 캐릭터일 것이다. 그리고 주황이 수문장으로 있는 '경기전'은 감독이 지금 살고 있는 전주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또 HOT나 폴카 댄스 같은 요소도 왠지 최진영 감독이 마음에 들었던 소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 춘희의 코디가 맘에 들었다. 텍스트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인데, 빨간색을 활용한 느낌이 '이 사람은 꾸밀 줄 안다'는 느낌이 들기 충분하다. 그리고 일부 대사에서 감독이 왠지 자기가 듣고 싶은 말을 넣은 게 아닐까 하는 부분이 있다. 여러분이 영화를 보시면서 '이 부분은 그런 거 같다'라고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엔딩에 나오는 음악도 감독의 취향이 반영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영화가 좋긴 했지만
영화 좋았다. 엔딩까지 보고 나서 기분 좋아지는 느낌이 기억에 남았다. 그런데, 단점이 없지는 않다. 좋은 작품이라는 걸 인정하면서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드는 기시감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뭐 보는데 큰 지장이 있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쉽고 재밌게 잘 짜인 영화라 삶에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손난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독립영화계의 국밥들
이 영화하면 기억에 남는게 관객들이었다.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이후 극장에 사람이 많은 경우를 처음 봤다. 그런데 배우들이 통통 튀고 사랑스러웠다. 어린 춘희 역을 맡았던 박혜진 배우가 기억에 남았다. 물론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 정도면 주인공 역을 잘 소화했다고 볼 수 있다. 아. 위에서도 썼듯 홍상표 배우도 연기가 좋았다. 내가 제주 사람이라 기억할 수 밖에 없는 이름이기도 했지만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분인지는 몰랐다. 연기를 사랑해서 하는 느낌? 또 강진아 배우도 역할에 맞는 온화함과 사랑스러움이 느껴졌다. 이런 독립영화에 자주 나오시고 상영관도 많이 잡혀서 볼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요, 여러분 ^_^
세상을 이겨내는 모든 춘희씨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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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인터뷰] 영화와 음악으로 전하는 진심
영화와 음악으로 전하는 진심, 영화 '오랜만이다'의 방민아 배우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선정된 영화 '오랜만이다'는 가수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무채색의 일상을 살던 33살의 여자 연경이 오래된 기타를 매개로 순수했던 10대 시절의 감각을 회복해가는 이야기다. 8월 13일, 엽연초 하우스에서 방민아 배우를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았다.
영화 '오랜만이다'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영화 '오랜만이다'에서 연경 역할을 맡은 배우 방민아입니다. 제가 맡은 연경이라는 인물은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어린 소녀였고, 현재는 서른세 살의 성인이 되어 여전히 음악을 하는 여성입니다. 음악을 그만두어야 할지 고민하며,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어요. 여기에 현수라는 인물이 나타나면서 연경이의 음악에 굉장한 영감을 주게 되고, 앞으로 계속해서 음악을 할 수 있게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마음 한편의 추억, 그리고 향수와 함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영화 속 음악이 주는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영화 '오랜만이다'에 담긴 음악이 주는 힘은 ‘진심’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연경이는 진심만을 말할 수 있는 친구였는데, 그것이 노래에 고스란히 잘 담겨 있어요. 현재에서는 과거와는 다르게 무언가와 타협을 하는 음악들이 많이 나와요. 두 음악이 상반되는 게 저는 좋더라고요.
영화 속 가장 좋아하는 OST는 무엇인가요?
저는 모든 OST가 다 좋은데, 그중 한 청년이 쓴 ‘고양이 별’이라는 곡이 굉장히 애정이 가더라고요. 제가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보니 이상하게 그 노래가 되게 좋았어요.
영화 촬영 중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는 무엇인가요?
정태춘 선생님의 '들 가운데서'를 가장 많이 들은 것 같아요. 연경이에게 힘을 주는, 힘의 원천 같은 노래였습니다.
영화에서 음악을 하시는 모습이 무척 반가웠는데요. 이런 역할이 들어온다면 또 하실 건가요?
백 퍼센트 할 의향이 있어요. 너무 즐거웠던 작업이었습니다. 그리웠고요. (웃음)
배우님께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어떤 의미인가요?
무척 특별했어요. 이번에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엔 처음 초청받아 참여하게 됐는데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고, 내년에도 또 오고 싶습니다. 다른 영화제들과는 다른 뿌듯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제 '히든트랙' 행사에 참여했는데, 영화를 함께 보면서 음악을 즐기다가, 영화가 끝나고 영화 안에서 들었던 곡들을 다시 라이브로 바로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는 관객분들의 말을 들으니 기쁨이 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정말 행복했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냥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들의 사이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 하나씩 잘 살피면서 하고 있고 그러다 보면 또 어딘가에 제가 머물러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으로 JIMFF 관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오시면 정말 재밌으실 거예요. 영화를 보고 그 영화 속에 있던 음악을 그 자리에서 같이 즐길 수도 있고, 또 음악 영화제인 만큼 많은 가수분들도 오시고, 공연도 있어서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내년에도 꼭 다시 올 거예요.
글: 하이스트레인저 김민서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김혜지, 신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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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 영화 후기 / 매즈 미켈슨 주연 / 덴마크 영화 / 영화제목이 갱단 이름이었다니.. ^^;;;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작남의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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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언프레임드> 티저 예고편
최희서 감독의 <반디>는 엄마와 함께 사는 소녀 반디의 사연을 담았다. 떠난 사람의 빈자리를 보듬는 사려 깊은 태도가 돋보인다. 손석구 감독의 <재방송>은 이모와 조카의 짧은 동행을 따라간다. 함부로 위로하는 대신 무심한 척 상대의 마음을 쓰다듬는 원숙함이 신뢰를 더한다. 박정민 감독의 <반장선거>는 초등학교 반장선거를 소재로 마치 범죄영화처럼 흥미진진한 전개를 펼친다. 아이를 동심의 대상으로 포장하지 않는 시선이 흥미롭다. 이제훈 감독의 <블루해피니스>는 취업준비생이 주식에 얽히면서 일어난 일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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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엑소시스트 : 믿는 자> 1차 예고편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 가 선사하는 공포의 바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