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4-07 14:46:46
4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마인크래프트 무비> 2025년 북미 최대 오프닝 기록 세웠다!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마인크래프트 무비>가 개봉 첫 주말에만 1억 5,7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2025년 북미 최대 오프닝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나쵸 리브레> 등을 연출한 자레드 헤스가
감독을 맡았으며, 한 무리의 아웃사이더들이 포털을 통해 블록 형태의 네모난 세계 ‘오버월드’로 빨려 들어가고,
숙련된 크래프터인 스티브(잭 블랙)와 함께 위험에 빠진 ‘오버월드’를 구하고, 현실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로튼 토마토 평점 48%로 엇갈리는 평가를 받아 걱정을 자아냈지만,
관객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 박스오피스는 지난주에 이어 조훈현, 이창호 바둑 기사의 맞대결을 다룬 <승부>가 차지했습니다.
지난 26일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정상을 내내 지켰던 <승부>는 주말에만 42만 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며, 누적 관객 수 135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뒤이어 개봉 첫 주를 맞았던 하정우 감독, 주연의 <로비>가 누적 관객 수 16만 명으로 2위에,
여전히 화력이 꺾이지 않고 있는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이 누적 관객 수 54명을 넘어서
3위에 올랐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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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 때문에 13년을 기다린 건 아니긴 한데.......
(출처: 네이버 영화)
결론부터 말하겠다. 아바타: 물의 길은 아바타 시리즈의 영화로서는 최고이다. 하지만 독립적인 영화로서도 최고인지는 모르겠다. 이는 물의 길이 새로운 이야기를 위한 판을 깔아주는 영화로 끝나기 때문이다. 물의 길이 장대한 계획의 일부란 점은 영화에 양날의 칼로 작용했다. 아바타를 통해 느꼈던 환상적인 요소는 13년 후에도 여전히 그대로였다. 하지만 물의 길에서는 이러한 시각적인 것들이 물의 길 속에 있는 단점들을 가려주지 못했다.
물의 길에서 선사했던 바다, 섬, 온갖 생물들의 모습은 13년의 기다림을 환호로 바꿔놓았다. 13년 동안 제임스 카메론의 해양 지식과 CG 기술이 이만큼 발전했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풍경뿐만 아니다. 이제 주인공 제이크 설리, 그의 아내 네이타리에게는 2명의 장성한 아들이 있다. 옛 동료가 남기고 간 양딸도 있다. 이 다음 세대들이 지구에서 온 적들을 상대로 싸우는 모습을 보면, 아바타 3가 기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을 보고 느낀 기대치를 물의 길은 온전히 충족해주지 못했다. 발전했을 뿐, 새로운 요소가 없다. 오히려 전작보다 퇴화된 부분도 있다. 영화의 대결 구도는 전편의 그것을 따라간다. 전편보다 더 크게 싸울 것이라는 떡밥은 물의 길에서 회수되지 못했다. 제이크와 악당 쿼리치 대령 간의 악연과 눈치싸움만 있을 뿐이다. 그렇게 되니 전투신에서의 스케일과 두뇌 싸움은 전작보다 퇴화되었다.
물의 길을 보면 13년의 기다림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의문이 들 것이다. 발전한 요소도 뚜렷하고, 퇴보된 요소도 뚜렷하다. 이걸 보려고 13년이나 기다릴 필요가 있었는가 하는 생각과 그래도 아바타 3가 개봉하면 달라지겠지 하는 기대감이 동시에 든다. 어느 감정을 선택할지는 여러분의 몫이다. 아쉬워서 그런 것이다. 여전히 아바타의 세계관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 포인트는 차고 넘친다. 그러나 물의 길을 보면서는 그것을 억지로 안 보여주려는 느낌이 들었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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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랩이 가져왔습니다. 넷플릭스 4월 공개 예정 기대작 5
씨네랩이 가져왔습니다. 넷플릭스 4월 공개 예정 기대작 5
꽃도 피고, 날씨도 좋아 밖으로 나가고만 싶어지는 4월. 넷플릭스가 그 맘을 아는지, 선물 같은 영화들을 가져왔습니다. 미리 알고 보면 더 재밌는 넷플릭스 4월 개봉 영화. 씨네랩이 여러분들께 미리!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취향껏 골라보는 넷플릭스 4월 공개 예정 영화! 같이 보러 가실까요 ?
1. 콘크리트 카우보이 Concrete Cowboy (2020) - 리키 스타우브
2021.04.02 공개 예정
" 반항만 일삼던 10대 소년. 그 벌로 그는 서먹한 아버지와 여름을 보내야 한다. 하지만 거기에 집이 있을 줄이야. 필라델피아의 흑인 카우보이들이 서서히 그를 받아들인다."
<콘크리트 카우보이> synopsis
<콘크리트 카우보이>는 리키 스타우브가 연출한 영화로, G.네리의 소설 <게토 카우보이>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눈에 띄는 배우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에서 루카스로 얼굴을 알린 케일럽 맥러플린 배우가 아들 ‘콜’역을 맡아 연기를 펼쳤다고 합니다. <콘크리트 카우보이>는 오는 4월 2일 넷플릭스 공개 예정입니다.
2. 마담 클로드 Madame Claude (2021) - 실비 베레드
2021.04.02 공개 예정
" 60년대 파리. 유명 인사들을 상대로 고급 매춘조직을 운영하는 마담 클로드. 우아한 이미지로 포장된 그녀의 제국은 상류층뿐 아니라 지하 세계까지 뻗어있다. 영원히 번성할 것 같았던 제국은 그러나 한 여성의 등장으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마담 클로드> synopsis
<마담 클로드> 의 감독 실비 베레드는 직업여성으로 일했었던 할머니와 사촌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이 사회의 주류가 될 수 없었던 시절, 남성들을 자신의 발아래 두고자 했던 한 여성 갱스터의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포스터부터 강렬함이 느껴지는 <마담 클로드>는 오는 4월 2일 넷플릭스 공개 예정입니다.
3. 썬더 포스 Thunder Force (2021) - 벤 팔콘
2021.04.09 공개 예정
" 슈퍼빌런이 흔하디흔한 세계. 어린 시절 단짝 중의 하나가 특별한 힘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다. 한때 멀어졌던 두 사람은 이제 도시를 지키기 위해 다시 손을 잡는다."
<썬더 포스> synopsis
넷플릭스 영화 썬더 포스는 여성 히어로 영화로, 액션과 코미디를 둘 다 사로잡은 영화입니다. <고스트 버스터즈> <스파이>등 액션 코미디로 활약해온 멜리사 맥카시, <헬프>, <히든 피겨스> 등 옥타비아 스펜서가 출연해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4. 낙원의 밤 Night in Paradise (2020) - 박훈정
2021.04.09 공개 예정
"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낙원의 밤> synopsis
<낙원의 밤>은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제 77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되어 극찬을 받은 영화입니다. <밀정>,<안시성>을 통해 독보적인 연기를 펼치는 엄태구 배우와, 요즘 핫 한 배우 전여빈, 그리고 차승원 배우까지 연기파 배우들이 모여 펼치는 <낙원의 밤>. 오는 4월 9일 넷플릭스 공개 예정입니다.
5. 러브 앤 몬스터스 Love and Monsters (2020) - 마이클 매튜스
2021.04.14 공개 예정
" 괴물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
<러브 앤 몬스터스> synopsis
영화 <러브 앤 몬스터스>는 북미 소수 극장에서는 개봉했으며, 애플 TV 플러스를 비롯하여, 아마존 프라임 등 이미 공개된 작품입니다. <메이즈 러너>로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린 딜런 오브라이언 배우를 비롯하여, <언더워터>의 제시카 헨 윅, 그리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욘두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마이클 루커까지 ! 배우들 라인업이 엄청난 <러브 앤 몬스터스>는 오는 4월 14일 넷플릭스 공개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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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책 속의 등장인물이 현실에 나타났다
- 6명의 등장인물Six CharactersCast감독: M.L. 뿐드헤바놉 데와쿤출연: 마리오 마우러, 탁손 팍숙차레른, 케마닛 짜미콘, 나타폰 떼미락, 챠이야폴 줄리언 포우파르트, 빠껀 찻버리락Synopsis긴장감이 감도는 영화 세트. 호러영화를 촬영하려는 감독은 무척이나 신경이 예민해져 있다. 제멋대로인 배우들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와중에 갑작스럽게 정체불명의 여섯 명이 등장한다. 그리고 자신들은 죽은 작가가 남긴 작품의 등장인물들이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감독은 낯선 이방인들을 비웃지만 결국 그들이 말하는 치명적인 가족의 이야기에 도취되기 시작한다. (출처: 부산국제영화제)Review부산국제영화제에 태국 영화의 등장이라, 재밌어지겠네.드라마 <상속자들>의 대사 ‘사학루등’을 아시나요? “사탄들의 학교에 루시퍼의 등장이라, 재밌어지겠네.” 드라마가 종영한 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만큼 센세이셔널한 대사인데요. 감히 이 대사를 패러디할 정도라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된 태국 영화를 향한 제 기대감이 얼마나 컸는지 충분히 느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태국의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탓인지, 좌석이 매진되어 하마터면 영화를 보지 못할 뻔했습니다. 상영 직전에야 겨우 표를 구할 수 있었죠. 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설레는 마음을 안고 부산 영화의전당 소극장에 들어섰습니다. 낯선 태국어만큼이나 생경하고 신선한 영화 <6명의 등장인물>을 소개합니다.⊙ ⊙ ⊙감독, 배우, 그리고 인물(Character)의 이야기<6명의 등장인물>은 이탈리아의 극작가 루이지 피란델로의 희곡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을 각색한 작품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 작품을 ‘영화에 관한 영화’라는 키워드로 소개하는데요. 정말 그렇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인 감독과 배우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이 사람들도 빼놓을 수 없죠. 우리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을 떠올릴 때 흔히 생각하지 못하는 존재, 바로 이야기 속 인물들입니다.이 영화의 골자는 원작과 유사합니다. 죽은 작가의 등장인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작품을 준비 중인 연출진과 배우들 앞에 나타나 자신들의 삶을 설명하고 호소하죠. 극을 이끄는 건 감독과 배우여야 마땅하나, <6명의 등장인물>의 흐름을 쥐고 흔드는 건 책 속에만 존재해왔던 인물들입니다. 연출진과 배우들은 어느 순간 관객이 되어, 배우보다 더 배우처럼 격렬하게 무대를 장악하는 인물들을 그저 지켜봅니다. 누군가에 의해 표현되어야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던 그들은 고삐 풀린 듯 자신들의 이야기를 토해냅니다. 독자 또는 관객의 흥미에 따라 외면되곤 했던 인물들의 숨은 사정을 조명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 ⊙원작의 철학을 녹여내는 이 영화만의 방법영화 촬영장이라는 한정된 공간, 6명의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스토리텔링되는 사건, 막장 드라마 같은 이야기, 관객을 향한 독백 같은 대사, 지나치게 화려한 의상들과 짐짓 꾸며낸 듯한 과장된 제스처와 말투까지. <6명의 등장인물>은 어찌 보면 조악한 연극 같아 보입니다. 극의 전개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합리적인 데가 하나 없습니다. 영화를 찍으려고 모인 사람들이 영화를 찍기는커녕, 어디선가 난데없이 나타난 인물들의 이야기에 속절없이 빠져버리는 것만 해도 그렇습니다.원작자 루이지 피란델로가 자신의 예술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던 철학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영화의 접근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실은 헛되고 실체가 없다”고 말한 피란델로는 인간의 부조리를 내용으로 하는 작품을 많이 썼거든요. 작가가 정해놓은 대로 살아가는 인물들마저도 진실의 일면만을 설파하며 새로운 현실을 창조해내려 한다는 ‘의붓딸(6명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의 고백에서 피란델로의 철학이 직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무의미하고 불합리함으로 점철되어 어느 것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어느 것이 현실이고, 이야기인지, 누가 배우이고, 인물인지 끊임없이 모호하게 하는 <6명의 등장인물>. 아마도 이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과한 연극적 요소와 조악함, 불합리함 등은 루이지 피란델로의 작품을 영화적 방법으로 표현해내기 위한 선택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누구나 한 번쯤 해볼 만한 상상에 인간의 부조리에 관한 깊이 있는 탐구를 더한 작품, <6명의 등장인물>. 이야기 속 인물이 현실에 존재한다는 상상은 뻔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도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습니다.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태국어 원제 <มายาพิศวง>를 안 살펴볼 수 없죠. มายา는 기만이나 속임, พิศวง는 기이하게 느끼거나 의혹을 품는 것을 뜻합니다. 결국 기이한 속임, 의심스러운 기만으로 풀어볼 수 있는데요. 이 영화에 대한 한 줄 평을 해야 한다면 딱 저 제목을 빌리고 싶습니다. “기이한 속임과 의심스러운 기만.” 6명의 등장인물의 터무니 없는 이야기가 혹시 기만은 아닌지 의심하다 보면, 진실과 거짓, 현실과 이야기를 오가는 기이한 속임을 경험하는 작품. 제목처럼 묘하고 매력적인 영화였습니다.Schedule in BIFF2022.10.06(목)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16:302022.10.07(금) 영화의전당 소극장 12:302022.10.09(일)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4관 13:30부산국제영화제 기간: 10월 04일 -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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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비와 매미
이 글은 영화 [첫여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순(허진)의 가슴팍에 달린 나비 브로치를 볼 때만 해도. 나는 그녀가 나비인 줄 알았다. 아니, 나비가 되길 바랐다. 그러나 30분 남짓의 영화를 보는 내내. 그녀가 정말 나비가 될 것인지. 아니면 한 철 울다 사라져 버리는 매미인지에 대해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혼란이었다.
그녀가 나비같이 훨훨 나는 순간, 화면은 반드시 그녀의 손톱을 비다. 고급스럽지도, 그렇다고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마치 그녀의 반항심을 보여주는 듯 불타오르는 매니큐어가 투박하게 발린 손을. 그러나 그녀가 사회와 관습이라는 것에 묶여 땅 속에 갇힌 매미 같은 모습을 보여줄 땐 그저 늙고 주름진 얼굴만이 화면에 동동 떠 있을 뿐이었으니까. 동시에 존재하는 나비와 매미를 마치 서로가 대체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했던 내가 어리석었을 뿐.
사진 출처:다음 영화그러나 과연 영순이 마지막에 스스로가 나비가 되기로 선택한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할 수가 없는 것 같은 심정이다. 얼핏 보면 나비의 삶을 살기로 결심한 것처럼 보인다. 그녀는 손녀의 결혼식 대신 남자친구의 49재를 선택했고. 분위기에는 어울리지 않게 남자친구와 추던 춤을 췄으며, 화려한 드레스를 세탁해 빨랫줄에 너는 뒷모습으로 조용히 fade out 했으니까.
그러나 그 모습을 또 다른 해석으로 본다면. 그녀는 결혼식보다는 가까운 자신의 장례를 미리 답사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녀 자신의 장례식에 대한 생각에 눈물을 보이는 것 같았으며, 이제는 더 이상 입지 않을 드레스이기에 세탁한 상태로 장롱에 넣어두기 위해 마지막 의식을 치르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영화의 제목 중 일부인 "처음"이라는 의미도 이런 혼란을 가중시켰다. 드디어 고치 속에서 빠져나와 숨겼던 날개를 펼치고 날아다니는 첫여름이란 의미로 보이기도 하고. 남편 대신 남자친구를 택한 덕분에 연금도, 집도, 남편도, 그리고 자식마저도 없이 오롯이 혼자 남은 첫여름이란 말로 여겨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였다.
분명 행복해 마지않아야 할 영순의 모습이거늘. 그녀의 남은 생이 반드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은 않았다. 그러기에 나는 괴로웠고. 안쓰러웠으며. 그러면서도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한숨일지 후련함일지 알 수 없을 그녀의 숨결을 함께 담은 담배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면서. 차마 그녀에게 다가갈 수도. 그렇다고 그녀에게서 발길을 돌릴 수도 없는 것 같은 기묘한 거리감을 둔 채 그 자리에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글의 TMI]
1.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나와서부터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음.
2. 오늘만 일하면... 금토일 쉰다... 버텨... 견뎌...
3. 빨래하기 싫다.
#첫여름 #허가영 #허진 #정인기 #신미영 #한국영화 #독립영 #영화 추천 #최신영화 #영화리뷰어 #영화해석 #결말해석 #영화감상평 #개봉영화 #영화보고글쓰기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메가박스 #CGV #롯데시네마 #영화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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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가 vs 시민’ 구도에 관한 홍상수의 관찰
8★/10★
내가 본 첫 홍상수 영화는 2023년 작품인 〈물안에서〉였다. 그가 예술의 의미를 도출해내는 방식에서 긍정적인 의미의 큰 충격을 받았다. 예술, 현실, 윤리의 경계를 지우며 포개는 그의 솜씨는 정말 대단했다. 그러나 ‘예술가 vs 시민’의 익숙한 구도를 고루하게 반복한 〈여행자의 필요〉는 실망스러웠고, 예술가로서의 자신에 대한 혐오와 변명이 뒤섞인 〈수유천〉은 아리송했다. 최근 개봉한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이 계보의 연장에서 다시 한번 예술가, 예술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삼십 대 중반의 시인 동화가 애인 준희를 집에다 바래다준다. 낡디낡은 중고 프라이드를 타고서. 동화는 교외에 번듯하게 자리 잡은 준희의 집에 놀라고, 얼결에 준희의 가족을 마주하게 되어 집으로 초대받는다. 이러저러한 탐색의 시간이 전개되는 동안, 영화의 핵심 구도가 서서히 부상한다. 유명한 변호사의 아들이지만 독립한 채 가난하게 시를 쓰는 동화, 웨딩 촬영 아르바이트를 하며 최소한으로 필요한 돈만 버는 동화, 준희와 결혼하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준비가 안 된 동화……. 동화와 준희 가족 사이에는 긴장감 넘치는 대화가 흐르고 결국 갈등은 폭발한다. 동화가 준희의 가족에게 ‘삶에 필요한 기술’을 갖추지 못한, ‘책에서 읽은 내용’으로 삶을 사는 사람으로 판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술에 취해 언성을 높인 다음 날, 동화는 도망치듯 준희의 집을 빠져 나가다 결국 차가 퍼져버린다. 동화는 작게 혼잣말한다. “이 차는 좀 팔아야겠다….”
동화가 기른 수염은 준희의 가족에게 그가 ‘일반적’ 사회생활을 하지 않는 표지다. 한편 동화는 시력이 좋지 않은데도 안경을 쓰지 않는다. 준희의 아버지는 왜 앞이 흐릿하게 보이는데도 그가 안경을 쓰지 않는지 의아해하고, 준희의 언니는 동화가 잠깐 안경을 쓰자 안경이 잘 어울린다며 칭찬한다. 동화의 좋지 않은 시력은 동화가 세상 물정 모른다는 의미고, 안경은 이를 교정해주는 도구다. 세상을 또렷하게 보지 못해 안경이 필요한 사람. 시인(예술가)에게 따라오는 숙명적인 평가일 터다. 결국 처음에는 점잖게 경제생활에 관한 질문을 우회적으로 던지던 가족들은 준희 언니가 동화에게 ‘변호사 아빠 빽’ 발언을 건넨 이후 술에 취한 동화가 언성을 높이자 표면적인 예의마저 거둔다. 동화는 자기의 세계관을 지키기 위해 항변하지만 술에 취해 예의를 어기고, 술 취한 채 산책하다 넘어져 상처가 생기며, 도망치듯 빠져나와 가는 길에 차마저 퍼진다. 준희네 집에서 나오기 전, 동화는 준희에게 몇 번이나 사랑한다고 말하며 그녀를 꽉 끌어안는다. 동화는 어젯밤 일로 준희에게 버림받을까 무서운 것 같다.
그리하여 차를 팔아야겠다는 동화의 혼잣말은 세계에 대한 예술가의 패배 선언일까? 예술가와 시민의 대립 구도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예술가의 편에 선 전작들과 달리, 이번 작품은 어느 한쪽의 편에 분명하게 서지 않는다. 이 긴장감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한다. 예술가와 시민이라는 길항하는 두 세계에서 때로는 성공적으로(〈물안에서〉), 때로는 실망스럽게(〈여행자의 필요〉) 예술가를 옹호하던, 그리고 〈수유천〉에서 아리송해서 매혹적인 방식으로 자신이 갇힌 덫을 그려낸 홍상수가 이번에는 이 구도 자체를 한 걸음 물러나 관찰함으로써 또 하나의 완성도 높은 작품을 내놓은 느낌이다. 영화에서 무척이나 자주 나오는 뒷모습 대화 씬도 ‘관찰자’로서 예술가와 시민의 대립 구도를 살펴보겠다는 그의 의도가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 제75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 상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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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듄' 리뷰
*원작 소설을 읽지 않았습니다.
**주로 영화 자체의 이야기보다는 세계관에서 파생되는 생각을 쓰겠지만,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SF 영화에서 던지는 주제의식은 언제나 미래지향적일까? 21세기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지금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듄은 이런 생각들이 자유롭게 떠올랐던 영화였다. 나는 정확하게 그런 이유 때문에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 내가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를 신뢰하는 이유는 경계 없는 사유의 여지를 만들어두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원작 소설에서도 내가 생각했던 부분의 이유가 나오는지는 모르겠으나 나온다면 영상화를 굉장히 잘 해낸 것이라 생각한다. 실물로 구현해낸다고 했을 때 원작에 구체적으로 묘사된 내용을 표현하는 것보다 구현하기 어려운 건 저 세계관에서 통용되는 상식이나 통념, 구조를 시각화하는 일이다.
이게 말이 쉽지 단지 몇 마디로 퉁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인물들의 대사나 자막 몇 개로 설득할 수는 없다. 극 중에 등장하는 사건-대화-도구를 종합해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그 사고방식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면 관객들은 그 세계에 몰입한다. 스크린이라는 벽을 넘어서 주인공의 여정에 함께하는 느낌을 받는다. 여기서 드니 빌뇌브 감독은 긴 호흡으로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 길다는 특징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도 있었다. 나는 이야기 자체를 까다롭게 고르지 않는 편이라 필요하다는 생각이었지만 주변에선 몰입이 아예 어려웠다고 말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내가 이 영화에 재미를 붙이고 몰입할 수 있었던 근거는 영화에서 묘사하는 사회 구조에 있었다. 영화에는 제국과 공작, 남작과 같은 작위가 등장하며 향신료와 '상호 간의 계약'을 이야기한다. 나는 이 지점이 영화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키라고 생각한다. 유럽의 봉건제 구조를 SF 배경으로 옮겨놓았다. 귀족 집안 사회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역학 관계의 현실감이 굉장히 핍진했다. 현실 세계의 역사를 상징으로 치환해서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 소설을 읽어보면 더욱 명확해질 거 같지만, 이런 이유로 배경은 익숙하지 않아도 인물들의 행동을 이해하기에는 충분했다.
저 봉건적 구조의 작동 원리를 안다면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가주인 레토 공작의 행동은 당연하게 느껴진다. 봉건제는 계약을 통해 형성되는 주종 관계다. 유럽의 봉건제는 아시아의 봉건제와는 다르기에 레토 공작의 행동도 그런 배경을 염두하고 보면 이해가 쉽다. 그가 함정임을 알면서도 임무를 수행했던 이유는 충성과는 거리가 멀다. 아들인 폴의 생모인 레이디 제시카와의 관계도 그렇다. 그녀는 레토 공작의 연인이지만 부인은 아니다. 정략혼인은 봉건적인 정치 체제 아래에서 동맹을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니까 레토 공작은 부인의 자리를 비워둘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사건이 벌어지는 배경은 머나먼 미래지만 그 사회를 이루는 구조는 고전적이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생각해보면 SF를 다루는 다양한 문학이나 영상 작품들을 보면 꼭 '은하 제국'이 등장한다. 각 행성마다 지적 생명이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서 은하계를 다스리는 제국의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다. SF 세계 속의 정치 체계가 전제군주정이라는 점은 어떤 의미가 있지 않을까. 만약 행성 간 여행이나 이동이 자유로워지는 시점이 오게 된다면 우리가 소속감을 느끼는 집단의 규모도 달라질 것이다. 행성 단위로 주거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생활양식이나 사고방식에 차이가 발생할 것이고 국가라는 단위의 인식 체계 또한 바뀔지 모른다. 혹시 모르지 그때가 되면 한국 사람이라는 설명보다 '지구 사람'이라는 표현이 더 자연스러울지도.
자유로운 이동의 수준에 따라 수많은 시스템이 바뀐다. 성간 이동의 연료가 되는 스파이스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갈등을 다룬 이 장대한 서사시는 그래서 매혹적이다. 이권을 중심으로 인물 간의 당위와 목적이 명확하게 엿보인다. 저 스파이스의 유통권을 쥐고 있는 입장에서는 그렇기에 유통시켜야만 한다 '스파이스는 흘러야 한다'. 성간 이동이 어려워지면 궁극적으로는 저 체제를 유지하는 게 어려울 테니까. 그만큼 귀중한 자원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권력이 명확하게 집중되어 있어야 한다. 자원의 생산부터 정제, 활용까지의 과정이 막히면 곤란하다. 그런 점에서 민주정, 공화정은 행성 규모의 생명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체제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듄을 보면서 오래전에 읽었던 소설 '은하영웅전설'도 생각이 나고 게임 '크루세이더 킹즈' 시리즈도 생각이 났다. 은하영웅전설을 통해서는 카리스마를 지닌 걸출한 한 인물에 집중해서 정치 체제를 고찰해볼 수 있고 크루세이더 킹즈를 통해서는 가문의 존속을 위해 감당해야 하는 것들을 알아볼 수 있다. 아무래도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이라고 생각하고 보니 그런 작품들이 떠올랐다. 이 시리즈 자체가 거대한 프로젝트인 만큼 이번 편은 주인공인 폴의 기원을 다루고 있지만 앞으로 나올 내용에는 정치적인 내용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우주 사극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근사한 영화였다.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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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작가 에이전시에
CEO 마가렛의 조수로 입사한다.
출근 첫날, ‘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 J.D. 샐린저의
팬레터에 기계적으로 응대하라는 지시를 받지만,
조안나는 그들에게 진심 어린 답장을 보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