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5-04-08 11:45:32
이렇게까지 해야 살아남는걸까
- <로비>(2025)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적인 제도와 틀 안에서 목표를 추구하고, 노력과 도전으로 성취를 이루려 한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서는 순간, ‘정정당당’이라는 가치가 불리하게 작용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제도권 밖의 방법을 쓰고 싶지 않아도, 주변에선 불법·탈법까지 종용하는 유혹이 강력하게 다가온다. 영화 <로비>는 바로 그 ‘유혹’에 휘말린 한 인물이, 회사와 동료를 살리고자 어떤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다. 무엇이 옳은 길인지 끝까지 알 수 없지만, 관객은 그가 맞닥뜨리는 부조리와 부패의 현실 속에서 스스로 질문하게 된다. '이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과연 어디까지 해야 할까?'
영화는 주인공 창욱(하정우)이라는 사업가의 절망적 상황으로부터 시작한다. 회사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고, 직원들을 해고해야 할 위기가 닥치는데, 그는 정정당당하게 정부 지원을 받거나 공무원을 설득하려 한다. 그런데 잘나가는 업체나 경쟁자들은 ‘로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고, 창욱은 자신이 너무 원칙에만 매달리고 있진 않은가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배경음악이나 화려한 액션 없이도, 오직 사람들의 말과 행동만으로 관객의 마음을 조여 오는 블랙코미디의 형식을 취한다.
[첫번째 감정] 창욱의 절박함
창욱은 나름 괜찮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세상을 움직일 수 없다는 걸 처절하게 깨닫는다. 정부 고위직에게 찾아가 장점을 설명해 봐도, 아무도 듣지 않는다. 영화 초반부 창욱의 모습은 '왜 이렇게까지 외면당해야 할까?'라는 물음을 관객에게 던진다. 그의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누군가가 주목해 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온다.
처음에는 ‘그럴 필요까지 있나’ 하던 창욱도, 회사가 무너질 상황이 되자 결국 로비에 손을 댄다. 다만 이 과정에서 그는 너무도 어색해한다. 사람들을 술자리나 골프장으로 초대해 비위를 맞추는 모습이 전혀 몸에 붙지 않는다. 관객은 창욱이 습관적으로 '이건 아닌데…'라는 표정을 짓는 장면에서, 그의 절박함과 윤리적 갈등을 동시에 본다. 그러나 사업이 살아나야 한다는 책임감이 그를 계속 몰아붙인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창욱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설득이 이루어지지 않음을 깨닫는다. 아무리 절박해도, 결국 결정하는 건 다른 사람들이라는 시스템 앞에서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자신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고생하며 로비를 벌이지만, 수많은 사람과 금전이 얽힌 현실은 그의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영화 내내 창욱의 절박함은 더욱 커지고, 그럴수록 그의 어깨는 무거워진다. 이게 옳은 길이었나?라는 의문과 함께 말이다.
[두번째 감정] 광우의 욕심
광우(박병은)는 창욱의 오랜 친구이자, 창욱이 만든 기술을 슬쩍 가져가 버려 다른 경쟁사를 만든다. 광우가 의도적으로 창욱을 배신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세상살이의 묘수라고 생각했는지는 애매하다. 다만 결과적으로 그는 비즈니스 사회에서 손쉬운 방법으로 성공해 가는 전형을 보여준다. 스스로 기술을 개발하기보다, 로비와 인맥으로 모든 판을 뒤집어 버리는 인물이다.
광우의 방식은 지극히 능률적이고 노골적이다. 접대와 선물을 아끼지 않고, 고위직들을 하나씩 끌어들여 자신의 편으로 만든다. 그런 식으로 얻은 이익은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광우에게 양심의 가책은 전혀 없다. 영화의 전개상 광우가 보여주는 사악함은, 오히려 현대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로비와 청탁 문화의 축소판처럼 느껴진다. 문제는 이러한 승리가 과연 얼마나 지속 가능하고 의미가 있는지다. 친구의 것을 빼앗으면서까지 배를 불리는 모습을 보면, 관객은 뒷맛이 꽤나 쓰다.
영화는 광우라는 캐릭터를 통해, 기업들이 정부 결정권자의 눈에 들기 위해 어떤 짓까지 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프레젠테이션이라는 겉치레 뒤에는 늘 접대와 뒷거래가 있고, 그것이 부서지지 않는 기업 생태계의 축이 되는 상황. 광우의 욕심은 극도로 노골적이고, 가끔은 코미디에 가깝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어쩌면 우리가 사는 현실의 그림자이기도 하다. 관객은 이 장면들을 지켜보며, 어딘가에서 지금도 이런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겠지라는 씁쓸한 생각을 하게 된다.
[세번째 감정] 최실장과 조장관의 추악함
로비의 대상이 되는 최실장(김의성)과 조장관(강말금)은 처음에는 꽤나 그럴듯한 관료처럼 비친다.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좋은 기술을 고르고, 적합한 기업을 찾아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며, 제도권 내에서 올바른 절차를 지키는 척한다. 그러나 로비가 본격화되자, 그들의 민낯이 서서히 드러난다. 이는 감독이 블랙코미디적으로 풀어내면서, 처음부터 대놓고 악역인 것처럼 보이기보다는 누구든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깔아놓는다.
최실장은 유명 골프 선수나 연예인에게 집착하며, 은근슬쩍 성적인 욕망을 드러낸다. 처음엔 그저 점잖은 어른으로 비쳤던 그가, 원하는 걸 얻지 못할 때 아이처럼 떼를 쓰고 짜증 내는 모습은 당혹스럽다. 그가 점점 더 바닥을 드러내는 과정을 보면, 이 사람에게 권력이 주어졌을 때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가를 체감하게 된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최실장은 로비라는 것을 넘어, 자기만족을 위해 다른 사람을 좌지우지하려 드는 전형적 부패한 관료의 면모를 보여준다.
조장관(강말금) 역시 처음엔 골프나 경제정책에 진지한 관심을 보이는 인물처럼 보이지만, 곧 추악한 이면을 드러낸다.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 연예인이나 인물을 함부로 대하고, 물건처럼 부리려 하는 장면은 혐오감마저 느끼게 한다. 그녀는 정부 정책을 공정하게 다뤄야 할 위치에 있으면서도, 끝내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결정권을 남용한다. 이로써 최실장과 조장관이 단순 관료를 넘어, 권력을 쥐고 이익을 취하는 부조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다.
하정우 감독의 개성이 잘 드러난 블랙코미디
<로비>는 블랙코미디의 형식을 빌려, 현재 사회 곳곳에 만연한 부조리를 날카롭게 드러낸다. 기업 운영이 힘든 이유와 청탁 문화가 왜 근절되지 않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살아가면 결국 낙오할 수밖에 없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그러면서도 영화의 결말은 완전히 어둡지만은 않아, 마지막에는 일말의 통쾌함을 남긴다. 관객이 희망을 완전히 버리지 않도록 하는 작은 장치가 깔려 있는 셈이다.
이번 작품은 하정우의 세 번째 연출작이기도 하다. <롤러코스터> 때 보여줬던 예측 불가의 병맛 코미디보다는 훨씬 절제돼 있지만, 군데군데 배치된 대사가 유쾌하고 날카롭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최실장 역의 김의성은 그가 잘하는 얄미운 악역을 제대로 소화하면서, 점점 망가지는 과정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조장관을 연기한 강말금 역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고위직 관료가 가진 알 수 없는 권력욕과 사적 욕심을 한껏 표출한다. 이 밖에도 유명 배우들이 깜짝 출연해 다채로운 재미를 준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화두는 왜 로비를 안 하면 불리해지는가다. 그리고 이 사회가 비정상이라는 걸 알면서도, 인간은 왜 그 안에서 발버둥칠 수밖에 없나라는 씁쓸한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어두운 에피소드 속에서 엿보이는 인물들의 반전과 웃음 포인트가 중간중간 통쾌함을 선사한다. 결코 무겁지만은 않은 톤이 <로비>만의 매력이다.
하정우 표 연출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번 작품도 충분히 흥미롭게 감상할 만하다. 웃음을 주면서도 뼈아픈 현실을 꼬집는 솜씨가 여전하고, 배우들의 열연이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동시에, 기업의 생존 문제와 정치권력의 이면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지금 이 나라에선 더한 일도 일어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현실과 맞닿아 있다. 만약 블랙코미디 장르를 즐기고, <롤러코스터>나 <허삼관>에서 하정우의 개성 넘치는 연출을 인상 깊게 본 적이 있다면, <로비> 역시 한 번쯤 극장에서 관람해보길 권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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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고파지는 요리 영화 모음.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우리 삶 속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을 주제로 잡아봤는데요!
영화를 보고 나면 배고파지는 영화! 맛있는 음식이 등장하는 영화!를 추천해볼까 합니다.
씨네랩이 추천하는 영화와 함께 음식으로 눈으로 즐겨볼까요?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배고파지는 요리 영화 모음집!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라따뚜이
Ratatouille, 2007
ⓒ IMDB
synopsis
레미는 쓰레기만 주워먹는 쥐들의 삶을 벗어나 진정한 요리의 세계에 입문하겠다는 꿈을 꾼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들어간 최고급 식당 주방에서 그는 온갖 종류의 위험 속에 처하고, 그러는 가운데 자신의 재능을 꽃피워 나간다. 식당 청소부 링귀니와의 우연찮은 만남으로 레미의 재능은 빛을 발하게되고 둘은 기묘한 우정을 쌓아가며 나름의 생존법을 터득해간다
cine pick!
요리사를 꿈꾸는 쥐라는 독특한 소재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며, 역동적이고 코믹한 연출과
동시에 호소력 짙게 이야기를 전달하였다. 영화 속 나오는 음식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침샘을 자극한다.
줄리 & 줄리아
Jule & Julia, 2009
ⓒ 네이버 영화
synopsis
전설의 프렌치 셰프 ‘줄리아 차일드’ (메릴 스트립). 외교관 남편과 함께 프랑스에 도착한 줄리아는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생활에서 먹을 때 가장 행복한 자신을 발견하고 명문 요리학교 ‘르꼬르동 블루’를 다니며
요리 만들기에 도전, 마침내 모두를 감동시킨 전설적인 프렌치 셰프가 되는데...
cine pick!
등장인물이 전체적으로 굉장히 매력적이고, 지치고 무기력할 때 보면 힘이 나는 영화이다.
요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요리에 관심 생기게 만들 정도이며, 식욕을 돋우는 영화이기도 하다.
아메리칸 셰프
Chef, 2014
ⓒ 네이버 영화
synopsis
일류 레스토랑의 셰프 칼 캐스퍼는 레스토랑 오너에게 메뉴 결정권을 뺏긴 후 유명음식평론가의 혹평을 받자 홧김에 트위터로 욕설을 보낸다.
이들의 썰전은 온라인 핫이슈로 등극하고 칼은 레스토랑을 그만두기에 이른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그는 쿠바 샌드위치 푸드트럭에 도전,
그 동안 소원했던 아들과 미국 전역을 일주하던 중 문제의 평론가가 푸드트럭에 다시 찾아오는데…
과연 칼은 셰프로서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까?
cine pick!
영화 포스터에 적혀있는 대로 '절대 빈속으로 보지 말 것"!!
주인공의 엄청난 요리 실력으로, 보고 나면 배가 안 고플 수가 없다.
영화가 가진 메시지도 굉장히 좋고, 이와 더불어 좋은 음악이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리틀 포레스트
Little Forest, 2018
ⓒ 네이버 영화
synopsis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은 오랜 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난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은숙’과 함께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끼 한끼를 만들어 먹으며
겨울에서 봄, 그리고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게 된 혜원.
그렇게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된 혜원은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데…cine pick!
마음이 공허할 때 보면 공허함이 사라지는 ,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힐링 영화이다.
사계절 음식 뿐만 아니라 풍경을 다 담아 영상미도 무척 예쁜 영화이다.
카모메 식당
Kamome Diner, 2006
ⓒ 네이버 영화
synopsis
싱키의 길모퉁이에 새로 생긴 카모메 식당. 이곳은 야무진 일본인 여성 사치에(고바야시사토미)가 경영하는 조그만 일식당이다.
주먹밥을 대표 메뉴로 내놓고 손님을 기다리지만 한달 째 파리 한 마리 날아들지 않는다.
그래도 꿋꿋이 매일 아침 음식 준비를 하는 그녀에게 언제쯤 손님이 찾아올까?
일본만화 매니아인 토미가 첫 손님으로 찾아와 대뜸 ‘독수리 오형제’의 주제가를 묻는가 하면, 눈을 감고 세계지도를 손가락으로찍은 곳이 핀란드여서 이곳까지 왔다는 미도리(가타기리 하이리)가 나타나는 등 하나 둘씩 늘어가는 손님들로 카모메 식당은 활기를 더해간다.
사치에의 맛깔스런 음식과 함께 식당을 둘러싼 사연 있는 사람들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는데….
cine pick!
영화가 아닌 현실 속 누군가의 일상을 보는 듯 편안한 분위기 속 진행되는 이야기.
영화 자체는 잔잔하지만, 마음에 큰 파도를 일으키는 영화이다.
개그 코드가 맞다면 웃기기까지 한 인생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족: 라멘샵
Ramen Teh, Ramen Shop, 2018
ⓒ 네이버 영화
synopsis
아빠의 요리 ‘라멘’과 엄마의 요리 ‘바쿠테',
둘이 만나 가족 레시피가 탄생했다.
오직 당신을 위해 요리하는 깊고 진한 가족의 맛,
따뜻한 한 그릇을 대접합니다.cine pick!
로튼 토마토 신선도와 관객 지수 80%의 높은 평가를 받은 영화.
3대 국제영화제를 휩쓴 쿠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며,
일본과 싱가포르를 배경으로 하여 이국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시각적 볼거리가 가득한 영화이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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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모순 속에서 피어난다, 영화 <토베 얀손>
무민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해서 무민 책들도 많이 가지고 있고, 만화책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무민을 만든 토베 얀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개본한다고 해서 굉장히 기대를 했던 영화 <토베 얀손>. 사실 무민이라는 캐릭터와 이야기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그 캐릭터를 만들어낸 토베 얀손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는 완전 무지했던 것 같아서 이번 기회에 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무민의 탄생비화와 무민에 대한 이야기를 또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영화 <토베 얀손> 시놉시스
“난 인생이란 멋진 모험이라고 믿어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예술가 토베는 삽화 의뢰로 알게 된 연극 연출가 비비카와 강렬한 사랑에 빠진다. 자신의 캐릭터 ‘무민’을 연극 무대에 올리고 시청 벽화를 그리며 인정받기 시작한 토베 하지만 비비카는 파리로 떠난다. ‘무민’ 작가로만 알고 있었던 그녀의 진짜 이야기를 만난다.
가장 가까운 존재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
영화 말미에서 토베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신다. 토베는 자식으로서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고 마음을 가다듬던 중 어머니로부터 책자 하나를 전달받는다. 아버지는 토베가 예술가로서 능력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며, 만화 작가로서 작업을 하는 토베에게 핀잔을 주기 일쑤였다. 그랬던 아버지였지만 토베 몰래 토베가 투고하는 신문사에서 매주 발간되는 토베의 무민 이야기와 토베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하나 다 스크랩을 해두고 보관해오고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야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깨달은 토베. 그간 그토록 아버지에게 듣고 싶었던 말을 이제서야 눈으로 보게 되어 눈물을 흘리고 만다. 이 장면을 보면서 한 사람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일깨우는 데 가장 가까운 사람의 인정과 칭찬이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놓치 못했던 관계를 끊어내고 성장하다
토베가 늘 불안함에 쌓여있었던 이유도 바로 아버지에 대한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토베는 그런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고 아버지의 길만을 강조하는 아버지 밑에서 충분한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워나가지 못했다. 그런 그녀에게 자신을 인정해주는 존재였던 남자 아토스와 여자 비비카. 그들을 놓고 싶어도 놓지 못한 이유는 그들은 토베에게 자신을 인정해준 첫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유품을 받고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기 시작한 토베는 드디어 스스로 비비타와의 관계를 끊어낸다. 프랑스에서 재회하고 다시 이어지는 듯 하지만 그 관계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스스로 자립한 느낌이 들어서 인상적이었다.
무민처럼 사랑스러운 인생만을 살아간 것은 아닌 토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사실 나는 토베 얀손에 대해 무민을 만든 작가라는 사실 외에 아무것도 몰랐다. 그저 귀여운 생명체를 만들어낸 작가이기에 토베 얀손의 작품 역시 사랑스럽고 귀엽지 않을까 하는 시대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는 굉장히 무겁게 흘러간다. 토베의 불안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흔들리는 카메라 워킹과 자신의 상황에 무서움을 느끼는 듯한 bgm. 내가 기대했던 따뜻함과 귀여움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고, 오히려 우울함이 지배를 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었던 나의 개인적인 기대와는 영화의 흐름이 달라 이 부분은 조금은 실망스러웠지만 인간으로서, 사람으로서의 토베 얀손에 대한 이야기는 그녀의 감정이 고스란히 잘 전달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는 비비카고 내가 사랑하는 남자는 당신 아토스라며 당당하게 말하는 토베. 그리고 그 두가지 사랑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자유로운 토베. 자신의 삶이 어떻게 될지 무서움을 느끼며 굉장히 유약해보이지만, 그 행동에 있어서는 두려움이 없는 사람 토베. 어찌보면 모순적으로 보일 수 있는 한 인간, 한 여성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내서 인간은 모순을 갖고 살아가는 것임을 그 속에서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성장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토베 얀손>은 추석 연휴를 맞이하기 전 잔잔하면서도 섬세한 작품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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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백영화의 매력
영화 <패싱>은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흑인들의 삶과 흑인을 향한 인종차별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는 주인공 아이린이 아들이 갖고 싶은 책을 사고자 뉴욕으로 가는 것으로 부터 시작이 된다. 마침 어렸을 적 친구였던 클레어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과거와는 너무나 다른 클레어의 모습에 아이린은 단번에 눈치를 못 챈다. 둘은 이야기를 나누러 클레어의 방으로 들어가 여태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를 나눈다. 얼마 안 있고서 클레어의 남편이 들어오는데 얘기를 하는 도중에 그는 흑인을 혐오하는 인종차별주의자임을 알게 되어 아이린은 걱정하며 불안해 한다. 하지만 클레어는 별 생각이 없는 듯이 이런 자기의 남편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하지만 내심 어렸을 적, 그 시절들을 그리워한다. 이후 클레어는 흑인복지연맹 위원회로 일하고 있는 아이린을 따라 무도회, 모임 등에 참석하며 사람들과 어울어진다. 하지만 클레어의 남편이 아이린이 흑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아내 또한 여태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에 분노하여 클레어를 찾아가지만, 클레어는 자살하며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영화 제목인 '패싱'은 우리가 흔히 아는 '지나가다'라는 뜻은 아니다. 혼혈의 비율이 점점 늘면서 겉으로 봤을 때는 전혀 흑인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인종차별을 피하거나 고등교육을 받는 등 백인 행세를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사실 <패싱>은 흑백영화이기 흑인과 백인, 자세히 어떤 점에서 패싱인지는 파악하기가 조금 어려운 것 같다. 단순히 명도와 채도로만 구분이 가능하다. 실제로 영화에서는 클레어의 머리색이 금발이라고 하지만 '어 피부톤이 좀 밝네? 엇 이 사람은 조금 어둡네?'로 밖에 흑인인지 백인인지 알 수 밖에 없다.
사실 나는 흑백영화를 볼 때 답답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아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영상미와 연출이 둔탁한 느낌이 들고, 메시지 전달에 있어서도 뚜렷하지 않은 것 같아 갑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동주>란 영화를 봤을 때는 흑백 영화인 줄 모르고 봤는데 첫 장면부터 숨 막혔었던 것 같다. 하지만 <패싱>은 이와 조금 다른 느낌이었던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선 흑백으로 함으로써 인종차별을 조금 완화하려고 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흑백영화에서는 백인 또한 자신의 원 피부톤보다는 어둡게 나오니. 오직 밝고 짙은 무채색으로만 구별이 가능하고 빛의 유무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니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영화에 더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다.
또한 1.33:1의 비율로 인해 사람의 표정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패드로 감상을 했는데 화면이 꽉 채웠다는 느낌에 몰입할 수 있었고 다른 영화, 드라마와 같이 가로로 늘려있는 화면이 아닌 타이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인물 한 명 한 명에 집중할 수 있고 배경에 감탄하거나 다른 부차적인 요소들에 시선을 빼앗기는 것이 아닌 인물들의 표정과 말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인종차별을 다루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내심 흑백이라는 베일에 가려진 듯한 방식으로 연출하여 밝고 어두움, 이분법적으로 영화를 보게 되어 신선했다. 오히려 1.33:1 비율과 흑백, 이 둘로 인해 답답하거나 막혀있는 느낌이 아닌 인물의 마음과 표정에 더 초점을 맞춘 상태로 볼 수 있어서 긴장감과 초조함을 계속 유지한 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린과 클레어 간의 감정구도도 흥미로웠던 것 같다. 반감과 걱정의 감정들이 오고가며 누구에게는 끈끈한 관계 누군가에게는 끊고 싶은 관계. 자기 모순적이면서 위선적인 두 여성 인물들에 의해 계속 긴장감을 유지한 채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었고 특히 테사 톰슨 배우의 진지하고 차분한 연기, 엘레강스하고 품위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인종차별은 다양한 형식으로, 방식으로 과거에도 지금 현재에도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조심스럽게 아마 미래에도 계속 끊임없이 언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똑같은 사람으로서 겉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닌 개개인 속의 내면에, 사람의 진심과 마음에 더 귀기울이면 어떨까 한다. 사람의 겉모습이 아니라 사람이 처해있는 상황과 배경, 그리고 놓여있는 그 상황에 따른 개개인별의 문제해결 방법에 그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서로 간의 신뢰, 믿음과 배려를 바탕으로 지금보다 더 따뜻한 사회, 공동체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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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3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이번 주 역시, 정말 많은 기대작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고르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럼 4월 세 번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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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영화
앵커
ⓒ 네이버 영화
개요: 스릴러 | 한국 | 111분
감독: 정지연
출연: 천우희, 신하균, 이혜영 등
개봉: 2022.04.20
배급: 에이스메이커
줄거리
생방송 5분 전,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천우희)에게 자신이 살해될 것이라며 죽음을 예고하는 제보전화가 걸려온다. 장난전화로 치부하기에는 찝찝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세라’. 진짜 앵커가 될 기회라는 엄마 ‘소정’(이혜영)의 말에 ‘세라’는 제보자의 집으로 향하고 제보자인 ‘미소’와 그녀의 딸의 시체를 목격한다.
그날 이후, ‘세라’의 눈앞에 죽은 ‘미소’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르기 시작한다. 사건 현장에서 미소의 주치의였던 정신과 의사 ‘인호’(신하균)를 마주하게 되며 그에 대한 ‘세라’의 의심 또한 깊어진다.관전 포인트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천우희가 <앵커>의 타이틀롤을 맡아 극을 이끌어간다는 소식에 화제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천우희 배우는 런칭쇼에서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보며 장르적인 재미를 느끼고, 범인이 누구일지 추측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보길 추천하였습니다. 영화를 본 후, 서로의 추리를 나눠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4월은 너의 거짓말
ⓒ 네이버 영화
개요: 로맨스 | 일본 | 121분
감독: 신조 타케히코
출연: 히로세 스즈, 야마자키 켄토 등
개봉: 2022.04.20
배급: (주)팝엔터테인먼트
줄거리
모노톤의 인생을 살고 있는 천재 피아니스트 ‘코세이’ 어느 날 바이올리니스트 ‘카오리’를 만난다.
어머니의 사망 이후 피아노를 치지 않는 ‘코세이’에게 ‘카오리’는 콩쿨에서 함께 연주해 줄 것을 부탁한다.
관전 포인트
일본의 하이틴 스타인 '야마자키 켄토', 그리고 일본판 <써니>에서 나미 역을 맡은 '히로세 스즈'가 주연배우로 출연하는 <4월은 너의 거짓말>.
영화 제목처럼 꽃이 만개한 4월에 연인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일 것 같습니다.
세븐틴 파워 오브 러브 : 더 무비
ⓒ 네이버 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 한국 | 115분
감독: 오윤동
출연: 세븐틴
개봉: 2022.04.20
배급: CJ 4DPLEX, CGV ICECON
줄거리
5 연속 밀리언셀러, 빌보드 200 2주 연속 차트인, 오리콘 차트 정상을 꿰차며 매번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글로벌 아티스트 SEVENTEEN의 첫 번째 영화!
풍성한 퍼포먼스부터, 13인 멤버들의 속마음 인터뷰, 과거와 현재 그리고 캐럿과 함께 그려나갈 미래를 담은 다채로운 코멘터리까지 전부 담았다!
관전 포인트
<블랙핑크 더 무비> <몬스타엑스: 더 드리밍>에 이어 오윤동 감독의 세 번째 아이돌 다큐멘터리 <세븐틴 파워 오브 러브 : 더 무비>.
이 영화는 2D 뿐만 아니라 스크린X, 4DX, 4DX Screen 등 다양한 포맷으로 공개하기 때문에 더욱더 실감 나는 콘서트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로스트 시티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11분
감독: 애덤 니, 아론 니
출연: 산드라 블록, 채닝 테이텀, 다니엘 래드클리프 등
개봉: 2022.04.20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줄거리
전설의 트레저를 차지하기 위해 재벌 페어팩스(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유일한 단서를 알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로레타(산드라 블록)를 납치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비지니스 관계로 사라진 그녀를 찾아야만 하는 책 커버모델 앨런(채닝 테이텀)은 의문의 파트너(브래드 피트)와 함께 위험한 섬에서 그녀를 구하고 무사히 탈출해야만 한다.
관전 포인트
<로스트 시티>는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하며, 한국에서 이 작품을 기다리는 관객이 늘어났는데요. 개봉 전 프리미어 때 외신들의 극찬을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작으로 등극하였습니다.
할리우드 대표 배우인 산드라 블록, 채닝 테이텀, 다니엘 래드클리프, 그리고 브래드 피트가 특별 출연을 하면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중경삼림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홍콩 | 102분
감독: 왕가위
출연: 임청하, 양조위, 왕페이, 금성무 등
개봉: 2022.04.20
배급: (주)디스테이션
줄거리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 년으로 하고 싶다” 만우절의 이별 통보가 거짓말이길 바라며 술집을 찾은 경찰 223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술집에 들어온 금발머리의 마약밀매상.
"그녀가 떠난 후 이 방의 모든 것들이 슬퍼한다" 여자친구가 남긴 이별 편지를 외면하고 있는 경찰 663 편지 속에 담긴 그의 아파트 열쇠를 손에 쥔 단골집 점원 페이.
네 사람이 만들어낸 두 개의 로맨스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방법에 대한 독특한 상상력.
관전 포인트
많은 이들의 인생 작품으로 꼽히는 <중경삼림>은 1995년 개봉 이후 2번 재개봉을 하였고, 올해도 재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큰 스크린으로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공기살인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08분
감독: 조용선
출연: 김상경, 이선빈, 윤경호 등
개봉: 2022.04.22
배급: TCO(주)더콘텐츠온
줄거리
봄이 되면 나타났다 여름이 되면 사라지는 죽음의 병. 공기를 타고 대한민국에 죽음을 몰고 온 살인무기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그들의 사투. 증발된 범인, 피해자는 증발되지 않았다!
관전 포인트
<공기살인>은 실제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다룬 영화입니다. <공기살인>은 단순히 사회 고발로 그치는 것이 아닌 이러한 참사의 해결책은 우리 모두의 관심임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OTT 공개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79분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출연: 니시지마 히데토시, 미우라 토코 등
공개: 2022.04.20
스트리밍: 왓챠
줄거리
누가 봐도 아름다운 부부 가후쿠와 오토. 우연히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가후쿠는 이유를 묻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아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2년 후 히로시마의 연극제에 초청되어 작품의 연출을 하게 된 가후쿠.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를 만나게 된다. 말없이 묵묵히 가후쿠의 차를 운전하는 미사키와 오래된 습관인 아내가 녹음한 테이프를 들으며 대사를 연습하는 가후쿠. 조용한 차 안에서 두 사람은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서로가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눈 덮인 홋카이도에서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서로의 슬픔을 들여다보게 된다.
관전 포인트
<드라이브 마이 카>는 아카데미에서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하였는데요. 이외에도 95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되었고, 그중 73개 부문에서 수상을 하였습니다.
약 3시간의 러닝타임을 지닌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고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평이 많은 작품입니다.
아이스 에이지 : 스크랫 이야기
ⓒ Rotten Tomatoes
개요: 애니메이션 | 미국 | 6회
감독: 크리스 웨지
출연: 캐리 월그렌 등
공개: 2022.04.20
스트리밍: 왓챠
줄거리
<아이스 에이지>의 검이빨 다람쥐 '스크랫'이 주연을 맡은 6편의 완전히 새로운 단편 애니메이션.
관전 포인트
2002년 처음으로 선보인 <아이스 에이지>가 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나왔던 총 4편의 속편도 모두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기록한 최고의 애니메이션 시리즈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다람쥐 '스크랫'의 이야기를 다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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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WFF 데일리] 레즈비언 축구팀의 이야기!
감독: 케테반 카파나데
출연: 조지아의 어느 도시의 레즈비언 축구팀
시놉시스
우리의 작고 친밀한 방이라는 이 영화는 레즈비언 축구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선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 레즈비언들은 성소수자 혐오 단체에 맞서 싸우지 않고 자신들의 방식대로 서로를 사랑하면서 살아간다. 자신들은 도덕주의자를 싫어하는 듯한데 아마도 유럽의 분위기가 진보적인 성향이 있다 보니 동성애자들을 혐오하기도 하지만 하나의 성적 취향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을 듯하다.
이 레즈비언들은 축구팀을 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뽐낸다. 여자들로 이루어진 축구팀이라도 남자 축구팀보다 실력이 없는 게 아니다. 다만 이들은 자신이 성적 소수자라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가끔씩 성적 취향에 대해 논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후반에 갈수록 점점 동성애에 대한 논쟁을 격렬하게 하며 성적 소수자들을 혐오하는 것에 무뎌진다.
어떤 한 축구팀 멤버는 자신이 여성이지만 보이쉬한 헤어스타일과 남자처럼 옷을 입으며 다닌다. 자신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이 가지 않지만 그러한 모습을 추구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레즈비언들이 서로를 안거나 키스하는 것을 보여준다. 담배도 거리낌 없이 피면서 술도 마시고 파티를 한다. 아마도 이 영화가 주는 메세지는 동성애자들을 다루지만 자신이 어느 틀에 얽매이지 않고 싶다는 메세지를 주는 것 같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08/25(목) - 09/01(목)
2022-08-27 20:30 - 21:44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8관
2022-08-29 19:30 - 20:44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4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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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막히는 임무로 극복하는 상실감
인생에서 가장 실패한 시점은 다른 사람이 실패로 보는 시점이 아니라 자신이 실패라고 생각하는 시점이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는 실패보다 자신의 실패는 평생 마음속에 남아 자신을 괴롭힌다.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다른 일에 몰두하고 여행을 가고 술에 취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임시적인 조치는 그 실패를 완전히 잊게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종종 우리는 쉴 새 없이 자기 자신을 어떤 몰입의 상황으로 밀어 넣기도 한다. 그렇게 다른 일에 몰입하면서 괴로운 기억을 잠시 잊는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 업데이트된 <익스트랙션2>는 타일러(크리스 햄스워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일러는 아들이 죽는 시기에 옆에 있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그 일은 일적으로 임무를 실패한 것보다 더 큰 실패로 그에게 느껴진다. 2020년에 공개된 <익스트랙션> 1편에서도 그는 자신이 가진 트라우마로 인해 좀 더 아이를 구출하는 임무에 몰입할 수 있었다. 어쩌면 감정적으로는 자신의 아들에게 해주지 못한 것을 최선을 다해 만회하는 과정을 보는 듯했다.
최선을 다하는 액션영화 <익스트랙션2>
이번 속편은 1편의 마지막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타일러는 삶에 대한 의지가 그렇게 강해 보이지 않는다. 1편에서와 마찬가지로 2편의 타일러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모든 힘을 던져 누군가를 구출하기 위해 애쓴다. 이번 속편에서는 이혼한 전 아내의 동생과 그 아이들을 구하는 임무를 맡는다. 전 아내의 동생을 구한다는 측면에서 감정적으로 전편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이어 이번에는 아내에 대한 죄책감이 덧붙여진다.
이야기와 액션의 전 과정이 한 여자와 두 아이를 구하는 것이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타일러가 마음의 짐을 덜게 되는 일종의 속죄과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타일러는 다친 몸을 추스르면서도 무척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다. 마치 목적 잃은 사람처럼 보이는 그가 다시 지켜야 할 사람이 생겼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의 얼굴은 심각해지고 활기가 돈다. 어쩌면 새로운 임무가 그의 죄책감을 만회할 기회라고 느꼈을 것이고, 가만히 머무르는 시간보다는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다시 전투 임무를 수행할 몸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는 바로 임무를 시작하는 타일러와 그의 팀을 보여주며 본격적으로 다양한 전투 액션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누군가를 적의 한복판에서 탈출시켜야 한다는 설정 자체가 주는 긴장감이 무척 크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영화에 무게감을 더해주는 건 긴 호흡으로 벌어지는 군중 액션과 카체이싱 그리고 기차에서 벌어지는 액션들이다. 크리스 햄스워스 라는 근육질 배우가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으로 총을 쏘고 적에게 주먹을 날리는 모습은 꽤 큰 타격감을 전달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액션 장면이 쉴 새 없이 쏟아지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이야기의 구조는 단순하지만 이 영화의 빌런도 독특한 위치에 있다. 주라브(토니케 조그릭치아니)는 평생 자신의 동생을 보호하면서 살아왔다. 하지만 타일러가 동생을 죽였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그 복수를 하려고 한다. 그러니까 주라브가 악당으로서 타일러를 쫓는 것도 그가 가진 상실감과 죄책감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조금은 비슷해 보이는 목적을 가진 두 인물인 타일러와 주라브의 충돌은 한쪽은 잡히지 않으려는 힘이고, 다른 쪽은 잡으려고 하는 힘이다. 그래서 그에 따라 벌어지는 액션 장면들은 두 인물이 온 힘을 모두 쏟아붓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영화는 맨몸, 자동차, 오토바이, 기차, 헬리콥터를 이용한 다양한 액션이 다채롭게 등장한다. 무기도 칼, 권총, 소총, 기관총, 저격총, 바주카포까지 다양하게 등장한다. 땅에서 벌어지는 액션이 있는가 하면, 높은 고층에서 벌어지는 액션도 있다. 그래서 눈앞에 펼쳐지는 다양한 액션 장면들이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진다. 전편의 액션도 무척 흥미로웠지만 이번 속편에서는 좀 더 스케일을 키우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다양한 액션
<익스트랙션2>를 극장에서 보지 못하는 건 다소 아쉽다. 과거 <그레이맨>과 같이 사전 극장 개봉을 한 이후에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면 어땠을까. 넷플릭스라는 거대한 플랫폼의 예산이 없었다면 만들어지지 못했을 영화지만 이렇게 다양한 액션들을 작은 화면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진다. 그만큼 이 영화는 쉬지 않고 이어지는 훌륭한 액션 장면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 영화는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와 <어벤저스: 엔드게임>을 연출한 루소 형제가 제작을 맡았다. 루소 형제는 <어벤저스: 엔드게임>을 끝으로 마블의 영화를 연출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넷플릭스와 함께 <익스트랙션>시리즈와 <그레이 맨> 같은 액션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마치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저>가 보여줬던 액션과 스릴을 그대로 다른 영화에 심어놓은 것 같이 느껴진다. 비록 연출까지 맡진 않았지만 그들이 가진 액션 연출의 분위기가 무척 훌륭하게 담겼다. 또한 연출을 맡은 샘 하그레이브 감독은 스턴트맨 출신이다. 그래서 좀 더 실감 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 연출이 가능했던 것 같다.
타일러 역을 맡은 크리스 햄스워스는 이제야 그가 중심에 서는 프랜차이즈를 찾은 느낌이다. 마블의 토르 역할로 굉장히 유명해졌지만 좀 더 그에게 어울리는 액션을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익스트랙션> 시리즈의 타일러다. 또한 상실감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인물에도 그의 연기가 무척 잘 어울린다. 근육질의 몸으로 빠른 액션을 소화하면서 강력한 힘으로 악당들을 물리치는 모습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싸우는 그의 모습이 무척 통쾌하게 느껴진다.
이번 <익스트랙션2>는 주인공 타일러가 심리적으로 느끼는 마음의 짐을 극복하는 이야기처럼 구성되어 있다. 전편부터 이어졌던 타일러의 심리적인 서사는 이번 편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타일러는 과거의 실패를 새로운 임무를 통해 극복하려 노력했고 그것이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다른 임무를 맡을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영화의 마지막에 이어질 속편을 예고하는 듯한 장면도 포함되어 있다. 빠르고 묵직한 액션이 포함된 타일러의 다음 임무를 빠른 시일 내로 다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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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건 매버릭, 실감나는 전투기 액션을 담다!
?Rabbitgumi 입니다!
탑건 매버릭이 개봉했습니다.
1986년에 1편이 나온 이후 30년이 넘게 지난 시점이죠.
톰 크루즈의 매력이 돋보였던 1편인데, 이번 2편에는 그 매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까요?
전투기 액션이 많이 담겼고 실제로 배우들도 전투기를 조종했다고 하죠.
여러가지 제약이 많았을텐데 과연 멋지게 담아냈을까요?
제가 영화가 어땠을지 알려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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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나병의 영화정보 #14? ?국내 영화제?!?
?씨나병의 영화정보 #14? ⠀ ?열네 번째 주제? ⠀ ? 국내 영화제?! 영화제에 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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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티저 예고편
1957년 뉴욕, 라이벌 갱단인 제트와 샤크 사이의 갈등과 그 안에서 이뤄지는 ‘토니’와 ‘마리아’의 사랑을 그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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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턴트맨> 1차 예고편
감독/프로듀서: 데이빗 레이치 감독 출연: 라이언 고슬링, 에밀리 블런트, 윈스턴 듀크, 애런 존슨, 한나 웨딩햄, 스테파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