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4-10 11:57:39
4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2
넷플릭스 <소년의 시간> 시리즈로 확정되나

시의성 있는 이야기와 원테이크 촬영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넷플릭스의 드라마 <소년의 시간>의 시즌 2 제작이 확정되었습니다.
제작사 플랜B 엔터테인먼트는 작품의 후속 시즌이 제작될 것이며, 시즌 1을 공동 창작하고 주연을 맡았던 스티븐 그레이엄과
필립 바란티니 감독과 함께 후속 시즌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즌 2는 시즌 1의 주제, 스타일은 유지하되, 새로운 사건으로 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로버트 패틴슨, <듄: 메시아> 출연 협상 중

데드라인에 따르면, 로버트 패틴슨이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 시리즈와 현재 출연 협상 중입니다.
논의 중인 캐릭터는 악역 ‘스카이테일’이며, 작품 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여름 촬영을 앞둔 <듄: 메시아>는 기존 시리즈에 이어 티모시 샬라메, 젠데이아, 플로렌스 퓨, 안야 테일러 조이,
하비에르 바르뎀, 제이슨 모모아 등이 출연을 확정 지었습니다.
촬영에는 기존의 그리그 프레이저 감독이 하차하고, <라라랜드>의 리누스 산드그렌 감독이 새롭게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칸영화제에서 첫 상영한다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 제78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서 첫 상영을 가질 예정입니다.
톰 크루즈를 비롯해 감독과 각본을 맡은 크리스토퍼 맥쿼리와 배우진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연이자 프로듀서인 톰 크루즈는 <파 앤드 어웨이>, <탑건: 매버릭>에 이어 세 번째 칸영화제 방문으로,
30년간 이어진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으로 영화제에 돌아와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오만과 편견>, 잭 로던 주연 맡나

넷플릭스의 새로운 드라마 <오만과 편견>가 아이코닉한 캐릭터 ‘다아시’를 연기할 배우를 찾고 있는 가운데,
<덩케르크>, <슬로우 호시스>의 잭 로던이 그 주인공으로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처음 발표된 넷플릭스의 <오만과 편견> 시리즈는 <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의 작가 돌리 올더턴이
각본을 맡을 예정입니다. 아직 공식적인 캐스팅은 발표 전이지만, 데이지 에드거-존스가 물망에 올랐다는
초기 보도가 나온 바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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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비우스 / Morbius, 2020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흥행은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실 테니, 해당 작품이 '어떤 청사진을 펼쳤는지?'를 말해보겠습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멀티버스(다중우주)"를 인정하며 3명의 스파이더맨을 비롯해 악당들까지 종합선물세트로 내놓은 결과물은 제작진과 관객들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이제는 관객들의 바램과 제작진들의 의도가 '얼마나 일치하는지와 상충되는지?'에 걱정과 기대가 공존하는데요.
그런 점에서 첫 타자로 나서는 <모비우스>는 어땠는지? - 영화의 감상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희귀 질환을 앓고 있던 "모비우스"는 자신을 비롯해 똑같은 질환에 걸린 이들의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흡혈박쥐와 인간의 DNA 결합에 성공하고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에 나서는데요.
결과는 성공하나 이 과정에서 끊임없는 사람의 피를 갈구하는 것을 알게 되는데...왜, 박쥐 중에서 "배트맨"만 있는 줄 알아?
1. 면접관의 느낌이 이런 건가?
솔직히, 영화 <모비우스>는 본 작품보다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를 비롯한 "SSU(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를 구성하는 하나의 퍼즐로 더 관심이 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하나의 영화로 끝나지 않을게 관객들이나 제작진 모두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모비우스>를 어디에 초점을 두고서 봐야 우리는 좀 더 재밌고 만족스럽게 극장을 나갈 수 있을까요?그래서, 니 이름이 뭐니?
영화 <모비우스>는 104분의 분량의 상당 부분을 자기소개에 할애합니다.
"박쥐"라는 점에서 경쟁사의 "배트맨"이 연상되나 <모비우스>는 처음이라 관객들과는 처음이라서 이런 부분이 꼭꼭 필요한데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미 다름 영화들이 해왔기에 관객들에게는 호기심보다는 피로함부터 앞서니 나름의 차별화는 보여줘야만 합니다.
그렇게, 선보이는 "으스스한 분위기"에서 보여주는 폭주한 상태에서의 액션은 나름 시선을 이끄는데 충분했습니다.2. 여러 갈래로 퍼지는 이야기들
하지만, 이후 각 캐릭터들의 동기에 있어 살짝의 아쉬움이 엿보입니다.
먼저, "모비우스"는 능력을 얻고 치료가 되지만 이후 일정 시간마다 피를 마셔야 하는 부작용에 부득이한 피해에 고민을 합니다.
이에 관객들도 납득할 수 있는 데에는 자신과 비슷한 질환을 가진 아이들을 치료하는 이야기를 사전에 제공했기에 그런 그의 고민에 이해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그의 친구 "마일로"에는 "모비우스"와는 다르게 생략된 설명이 많아 보였습니다.그래도, 악당이고 친구인데...
극중. "마일로" 역시, 똑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인물이나 "모비우스"가 만든 혈청을 맞으며 그와 똑같은 능력을 얻게 되는 캐릭터로 대척점에 서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일로"는 '왜 이를 뽐내는지?'를 설명해야 하는데요. (앞에서 '자신과 비슷한 질환을 가진 아이들을 치료하는 이야기'처럼 말이죠)
그러나, 영화를 보면 그의 행동에는 납득이 가지 않는 설명만을 합니다. - 아버지와 같은 "니콜스 박사"에게는 "차별적 사랑"에 이야기하지만, 전혀 모르는 바입니다.
여렸을 적 에피소드를 살펴보면, 편지를 다른 아이들에게 빼앗겨 얻어맞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비우스"입니다. (이를 "마일로"로만 바꿨어도...)
그러면서, "모비우스"와의 힘을 합치자는 이야기와 그의 연인 "밴 크로포드 박사"와의 사랑까지 중구난방으로 뻗치는 느낌이죠.3. 결국, 쿠키 2개에 마음이 녹는다.
이렇게, "마일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에는 이를 맡은 "맷 스미스"의 연기가 주인공 "모비우스"를 연기한 "자레드 레토"도 만들지 못한 스팟을 만들거든요.
바로, <유주얼 서스펙트, 1995>의 "카이저 소제"가 점점 똑바로 걸어나가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거든요.
물론, 앞서 말한 해당 능력에 따른 부작용까지의 설명이 된 상태라서 다른 의미로의 섬뜩함마저 불러오니 더더욱 설명에 아쉬움이 생깁니다.
이렇게, 본다면 영화 <모비우스>는 아쉬움 투성의 영화로 남겨지겠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나쁘지만은 않습니다.이래서, 화날 때 쿠키가 좋다는 거야!
이번 영화를 연출한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의 이름만을 들어봐선 모르겠지만, 그가 연출해온 <세이프 하우스, 2012>와 <라이프, 2017>를 봤다면 그의 스타일이 뭔지는 잘 아실 겁니다.
특출난 작품보다는 공식대로 무난하게 만드는 연출자입니다.
그런 점에서 <모비우스>는 특별히, 모나지도 않는 작품으로 충분히 바라볼만한 작품입니다.
다만, 전작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인 만큼 그 모나지도 않는 평범함이 살짝 아쉽게 다가오지만요.※ 쿠키 영상은 2개로 "엔딩 크레딧"이 나오기 전에 다 나옵니다.
※ 앞서 말한 "SSU(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스파이더맨"이 "꼭, 톰 홀랜드만은 아니겠다"는 예측이 됩니다.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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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의 불안이 가득한 노래들
작년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공식 초청작으로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 고달픈 청춘의 성장기를 담은 독특한 제목을 가진 영화 둠둠 리뷰입니다. 2004년 ‘주홍글씨’ 연출부를 시작으로 제작부, 단역까지 꾸준히 활동하며 단편 ‘프랑소와’, ‘벨빌’ 등을 연출한 정원희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지요. 음악을 하고 싶은 주인공 이나가 겪는 고민과 갈등을 통해 불완전한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는 일종의 성장담으로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현실과 꿈의 괴리에 빚어지는 공감대를 파고듭니다. 근래 독립·예술 장르에서 많이 다루어지는 주제이지만, DJ와 EDM 사운드로 신선함을 전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 둠둠 정보
두려워도 도망치진 않을 거야
과거 유명 DJ로 활동했던 이나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음악을 그만두고 콜센터에서 일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사사건건 자신을 감시하는 듯한 엄마의 성화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었죠. 답답한 일상을 보내던 찰나, 예전 친했던 DJ이자 지금은 유명 인사가 된 민기를 만나면서 감춰뒀던 음악에 대한 열정이 타오릅니다. 결국 베를린행 티켓이 걸린 오디션을 보고 마음에만 담아두었던 좋아하는 음악을 위해 다시금 DJ를 시작하는데...
예고편│ Trailer
원제: Doom Doom│감독: 정원희
출연진: 김용지, 윤유선, 박종환, 김진엽 외 多
장르: 드라마│상영 시간: 101분
국가: 한국│등급: 15세 관람가
제작: (주)이스트게이트컴퍼니
배급: 영화사 진진
평점: 기자·평론가 5.5
개봉일: 2022년 9월 15일
시청 가능 서비스: 현재 극장 상영 예정
# 둠둠 후기
꿈과 현실의 불협화음
즐거움도, 슬픔도, 분노나 짜증마저도 존재하지 않듯, 이미 인생에 통달한 듯이 권태로운 삶 자체가 지친듯한 표정을 가진 이나의 이야기를 합니다. 일찍 세상을 떠나 아버지로 인해 자신에게 과도한 집착하는 엄마와 또 다른 존재인 자신의 딸 지안이 있음에 그런 삶에 대한 중압감을 빠르게 이해시켜줍니다. 홀로 아이를 낳은 미혼모, 정서적 문제가 있는 엄마까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음악을 포기하고 현실에 적응할 수밖에 없었던 무게였던 것이죠. 현실 속 모든 사람이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지 못하듯 그녀 또한 원치 않은 삶이었지만 엄마와는 다른 엄마가 되고싶었고, 돼야 했기에 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자신이 좋아했던 음악과 다시 마주하게 된 것이죠.
이상적 현실의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서 주인공 이나에게는 많은 좌절의 상황이 따라옵니다. 이상 행동이 점차 심해지는 엄마, 자신의 음악을 도둑질해 인기를 얻은 과거의 동료, 오디션에서 경쟁자가 되야하는 선배, 함께하지 못하는 아이, 대중성과 개성까지 보여줘야 하는 창작 작업까지 무엇 하나 쉬운 게 없습니다. 아마 감독은 동일한 문화 예술이라는 장르에서 보이지 않는 미래와 쉽사리 찾아오지 않은 기회, 꿈과 현실과의 충돌 등의 경험에서 빚어진 이를 극복하는 나름대로의 현명한 방법 혹은 답안을 보여주고 싶었던 듯합니다. 결국 과거에서 비롯된 아픔의 기억이 실제 충격으로 이어지며 엄마의 행동에 대한 오해와 애증이 음악과 함께 풀어지듯 사라진 이명이 조금은 나아진 미래와 관계의 변화를 짐작하게 해줍니다.
한국독립영화 둠둠은 과거로 인해 딸에게 편집증을 가진 음악을 반대하는 엄마와 돌봐야 하는 아이가 있는 한 젊은 미혼모의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꿈을 좇는 청춘들에게 모두 적용될 수 있는 소재는 아니지만, 어딘가 모르게 나의 모습이 비춰지는 묘한 공감과 위로가 함께하는 작품이죠. 첫 주연을 맡아 주인공 이나로 열연을 펼친 김용지 배우의 무표정에서 점차 생기 넘치는 얼굴로 변해가는 현실적인 사회인의 모습은 인상적이었고 자신의 과거가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과도한 집착을 보여주는 윤유선 배우의 섬찟한 연기도, 두 사람의 실제 같은 엄마와 딸의 대화도 좋았습니다. 다만, 음악을 소재로 하고도 뇌리에 박힌 사운드트랙이 없다는 점이나 비트를 쪼갠 듯 여러 갈래로 뻗친 이야기에 마지막 장면에서 이나가 정말 행복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불안한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이 모두가 다르듯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네요. :)
한 줄 평 : 청춘의 불안이 가득한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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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카> 진짜 바다 괴물을 찾아가는 성장담 <루카> 리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바다 밖 세상을 궁금해하면서도 두려워하는 바다괴물 소년 '루카(제이콥 트렘블레이)'는 우연히 만난 친구 ‘알베르토(잭 딜런 그레이저)’를 따라 물 밖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 인간세상 전문가를 자칭하는 알베르토에게 걷는 법 등을 배우며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을 구경하는 루카는 잔뜩 흥분하지만, 동시에 언제든 물에 닿아 인간의 모습에서 바다괴물로 돌아갈까 걱정하며 마음을 놓지 못한다. 그러던 중 새로운 친구 ‘줄리아(엠마 버만)’를 만나 수영, 사이클, 파스타 빨리 먹기 3종 대회에 참가하게 된 루카와 알베르토. 그들은 우승 상금으로 꿈에서도 바라던 스쿠터를 사서 자유롭게 멀리 여행할 희망에 부풀어 오른다.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루카>에서는 여러 영화들의 그림자가 느껴진다. 당장 루카가 지상 마을의 모습을 흥미롭게 관찰하는 장면이나 지상과 수중 사람들 간의 갈등과 대립이 기본 구도인 것은 제임스 완 감독의 <아쿠아맨>을 떠올리게 한다. 바다 괴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상이한 태도를 묘사하는 점은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와도 유사점이 있다.
다만 <루카>의 중심 플롯이 결국 한 소년의 성장담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루카>는 티모시 샬라메를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려놓은 작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와 특히 닮았다. 단지 두 소년이 자전거를 타면서 나른한 햇살이 내리쬐는 이탈리아의 오후를 즐기는 공통의 장면이 있기 때문은 아니다. 두 영화 모두 한 소년이 다른 소년, 소녀와 사랑과 우정을 쌓고, 그들로부터 새로운 세상과 그 세상 속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 성장담을 다루는 점이 같아서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엘리오는 마르치아와 올리버 둘 모두와 사랑에 빠진다. 그와 마르치아의 사랑은 청소년기에 접어든 소년만이 느낄 수 있는 달콤한 첫사랑이다. 한 소년이 성인으로 발돋움하면서 더 넓은 세상을 깨닫게 되는 상징적인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그와 올리버의 사랑은 달콤함 사이에 감춰져 있는 씁쓸한 맛의 사랑이다. 특히 성적인 긴장감이 도드라지는 그들의 사랑은 첫사랑의 상흔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한 소년이 넓어진 세상 안에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영화 속에서는 동성애라는 성적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루카>에서 루카와 알베르토, 루카와 줄리아의 우정은 엘리오, 마르치아, 올리버 간의 사랑과 다르지 않다. 마르치아와 사랑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올리버와 함께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엘리오처럼, 루카도 알베르토와 지상 세계를 경험하고 줄리아와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당장 알베르토는 루카를 바다 밖으로 이끌어 준 첫 친구이고, 그래서 루카는 세상을 알베르토의 시선을 공유한다. 엘리오와 마르치아의 사랑이 호기심 왕성한 십 대의 사랑인 것처럼 루카의 마음속은 그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 탐험가의 흥분으로 가득해진다. 한편 루카에게 줄리아는 올리버와 같은 존재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올리버처럼 줄리아는 바다 괴물과 사람이라는 정체성의 충돌로 괴로워하던 루카에게 새로운 길을 알려준다. 그녀는 바다괴물이 갈 수 있는 학교로 그를 초대하면서 두 정체성이 공존할 수 있음을 알려주며 그의 성장을 돕는다. 이러한 주인공 삼인방의 관계성 덕분에 <루카>는 특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와 닮았다.
그러면서도 <루카>는 디테일한 측면에서 애니메이션다운 시각적 상상력을 뽐내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그림자를 벗어난다. 주인공의 성장을 보여줄 때 이 영화는 주인공의 외적 변화 혹은 깊은 상실감이나 아픔이 담긴 표정 등을 비추지 않는다. 대신 매 순간마다 주인공의 세계 그 자체가 확대되는 모습을 펼쳐 보인다. 예를 들어 알베르토와 함께 오토바이로 세계를 여행하는 루카의 상상은 오토바이와 인간 사회에 대한 정보가 늘어갈수록 세부 묘사가 조금씩 달라진다. 루카가 표현하는 밤하늘과 우주가 달라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알베르토와 만난 직후 루카의 하늘에는 별과 달 대신 물고기가 떠 있지만, 줄리아에게 우주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그의 밤하늘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특히 루카의 세계가 변하는 과정은 성장담에 독특한 시각적 재미를 더할 뿐만 아니라 영화의 메시지와 관련된 중요한 대목을 보여주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루카의 상상과 밤하늘의 변화는 그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태도를 반영한다. 그는 만나고 느끼고 배우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자신의 세계에 접목시키면서 인식을 확장시킬 줄 안다. 그에게는 자신이 모르는 것,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한 경계나 두려움보다 그것들을 알아가려는 의지와 배웠을 때의 기쁨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는 루카의 세계가 확장되는 첫 발걸음을 이끌어 주지만 정작 본인은 분리된 두 세계를 연결하려는 의지가 약한 알베르토, 바다 괴물을 사냥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날뛰는 에꼴레의 모습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다. 더 나아가 바다괴물 본래의 모습을 한 채 제노바에 있는 학교로 향하는 그의 모습이 감동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그 어떤 장벽, 경계, 장애물도 없는 루카의 태도와 세계는 <루카>가 괴물 영화의 기존 문법을 뒤엎는 스토리텔링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된다. 많은 괴물 영화는 인간의 시점에서 낯선 존재인 괴물이 누구인지를 정의하고, 정의에 따라 괴물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을 주된 내용이자 캐릭터들의 목적으로 삼는다. 앞서 언급한 <셰이프 오브 워터>만 하더라도 양서류 인간이 여주인공인 엘라이자에게는 사랑의 대상이고, 미국 정부에게는 탐구의 대상이자, 그를 연구하는 스트릭랜드 박사에게는 증오의 대상으로 비추어지며, 이러한 태도의 차이는 갈등을 유발한다.
이러한 괴물 영화의 공통된 태도의 뿌리는 리처드 커니가 쓴 <이방인 신 괴물>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대부분의 이방인, 신, 괴물은 인간 심리의 심연에 존재하는 균열의 증거"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그에 따르면 괴물과 같은 존재는 "친숙한 것과 낯선 것, 같은 것과 다른 것 사이에서 우리가 어떻게 분열되는지 말해준다". 더 나아가 그는 인간은 낯선 것에 대한 경험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대신, 주로 그들을 배제하고 아웃사이더로 치부하며 거부해왔다고도 덧붙인다. 야만인을 뜻하는 그리스 단어 'βάρβαρος(barbaros)'가 그리스어를 쓰지 않아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인 이방인으로부터 유래했듯이. 그 결과 어떠한 정의로도 붙잡히지 않고, 우리의 정체성과 관련된 규범들에 도전하며, 세계에 대한 이해의 한계에서 탄생하는 존재인 괴물은 여러 신화와 이야기를 거쳐 영화에 이르기까지 살아 숨 쉴 수 있다.
<루카>는 이러한 괴물 영화의 오래된 기제를 뒤집는다. 인어와 용을 닮은 바다괴물을 주역으로 삼고 인간을 이방인으로 만들면서 친숙함과 낯섦, 같은 것과 다른 것, 주체와 타자의 관계를 뒤바꾼다. 이렇게 괴물과 인간이 서로의 자리를 맞바꾼 상황에서 주인공 루카의 행보는 긴 시간 동안 인간이 낯섦과 다름을 대한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위험한 괴물이자 증오의 대상으로 알려진 인간이지만, 루카는 함께 자전거를 타고 파스타를 먹으면서 인간을 탐구하며 그들의 세계에 적응해 나가고 줄리아와 줄리아의 아빠를 도와주면서 공존할 수 있는 공감의 대상으로까지 인식한다.
이러한 루카의 개방성 및 포용성은 괴물, 곧 타자와 이방인이라면 무조건 배척하는 에꼴레와 같은 일반 사람들의 고정관념, 편견 및 자기중심적 태도와 대조를 이루며 보는 이들마저 낯부끄럽게 한다. 또한 자신과 다른 이들을 두려워하고 내쫓으려 하는 이들이야말로 바다괴물인 것은 아닌지를 성찰하게 만들면서 다양성의 공존이라는 가치를 강조하는 메시지에도 힘을 싣는다. 커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루카>는 바다 괴물을 통해 "우리 안의 지옥을 끄집어내고,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영화인 것이다.
이처럼 인간 외부의 시점으로 인간 세계를 관찰하는 작업은 사실 픽사 애니메이션에서 낯설지 않다. 픽사는 괴물들의 회사, 살아 움직이는 장난감, 사람의 기분을 조종하는 감정들, 사후 세계의 영혼들, 천방지축 물고기, 요리하는 쥐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일상의 이면을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개봉했던 <소울>만 하더라도 일상적인 삶의 의미를 무너뜨리면서 진짜 삶의 목표에 대해 재고할 기회를 준 바 있다. 이렇게 영화를 보는 관객 스스로의 일상과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성찰적 메시지는 아이들과 어른들을 모두 매혹시키는 픽사만의 특별함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픽사의 전작들과 비해 <루카>의 완성도는 더러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루카가 인간과 지상 세계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 나가는 과정을 기발하고 세심하게 묘사한 것에 비해 그의 주변 인물들이 인식을 바꾸는 과정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철인 3종 경기를 기점으로 루카의 가족들, 친구들, 마을 사람들은 서로를 향한 적개심을 누그러뜨리는데, 이 과정은 픽사가 흔히 보여주는 반전 없이 예상대로 평이하게 전개된다. 그러다 보니 애니메이션 영화임을 감안하더라도 결말에서 맥이 풀리는 것을 막을 길은 없다. 또한 통상적으로 픽사 영화 속 주인공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모험을 펼치는 것과 달리 주인공이 특정 장소에 적응하는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미야자키 하야오의 느낌이 짙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루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힘과 감동에 비하면 연출이나 스토리텔링 상의 아쉬움은 그리 크지도 않고, 길게 남지도 않는다. 모든 장벽과 경계 없이 다양함이 동등하게 공존하는 세계를 만들어가는 루카의 성장담과 엔리코 카라로사 감독의 전작, 단편 애니메이션 <라 루나>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한 아름다운 영상미는 모든 단점을 가리고도 남기 때문이다.
A(Acceptable, 무난함)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셰이프 오브 워터>가 픽사스럽게 만난 9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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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리의 횃불 앞에 - 본회퍼 Bonhoeffer:Pastor. Spy. Assassin
파이오니아21에서 배급해 국내 상영 중인 '본회퍼:목사.스파이.암살자'는 독일의 목회자였던 디트리히 본회퍼의 삶을 다룬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개봉일은 2025년 4월 9일로 관람 등급 12세 이상으로 보호자 동반 시 그 이하의 연령도 감상 가능하다.
다만 영화의 내용이 묵직한 울림을 주기에 그것을 머릿 속에서 다시 정리할 수 있을 정도의 정신 성숙은 필요할 듯싶다.
✅ 본회퍼: 목사.스파이.암살자- • 감독 - 토드 코마르니키
- • 출연 - 요나스 다슬러, 오거스트 딜, 모리츠 블라이브트로이, 나딘 하이덴라이히
- • 개봉 - 2025.04.09
- • 장르 - 드라마
- • 순위 18위 / 누적 관객수 3,589명 (2025. 04. 13일 기준)
- • 네티즌 평점 - 9.82
- ⎡ 기독교가 국가와 민족이라는 이름 아래 종속되어,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따르는 삶이 희미해지던 시대. 독일의 젊은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오늘날의 기독교인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교리가 아닌 실천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그는 "교회는 악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신념을 품고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하고, 결국 히틀러 제거라는 치명적인 음모에 연루된다. 한때 평화를 설교하던 그가, 수많은 유대인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기로 결심하기까지? 이 극적인 여정은 본회퍼가 선택한 길이 과연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것이냐, 아니면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갈 것이냐는 물음을 남긴다. 그의 헌신과 죽음은 오늘날까지도 '책임있는 신앙'의 대표적 사례로 기억되며, 시대와 국가를 넘어서 신앙의 본질을 묻는 깊은 울림을 전한다. - 네이버 '본회퍼:목사.스파이.암살자' 소개 줄거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리아인의 제국주의에 사로잡힌 독일에게 교회의 사명과 유대인 보호를 외쳤던 그는 그러한 죽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사형 집행 현장에 있었던 의사의 말처럼 경건하게 이 세상에서의 사명을 마무리한다.
'어떻게 살지는 어떻게 죽을지가 결정한다'
단지 머릿 속 교리에 지나지 않았던 성경 속 말씀은 미국 유학 중 만난 할렘가의 교회 목사 간증(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 시편 34편 8절 말씀)과 인종차별 등을 통해 몸소 경험하며 살아있는 신앙으로 변화되어 갔으며, 부유한 가정의 아들로 성장해 온 삶에서 진리를 담대히 선포하는 목사로서의 삶으로 변모하게 된다.
히틀러가 제2차 세계대전 가운데 성경의 내용을 총통 중심으로 모두 바꾸어 하나님의 자리에 자신을 올려 두어 모두를 거짓으로 물들이려 했으나, 깨어있는 그리고 용기를 낸 목사와 주교 그리고 영국의 목회자들은 그들을 지원하며 꺼지지 않는 등불, 트리니티를 밝힌다.
'하나님의 자리에 총통을 올려둔 너희는 끝까지 죗값을 치룰 것이다'
무력과 생명 위협의 상황 가운데서도 그들은 악과 정면으로 맞섰으며, 거짓에 물들지 아니하고 진리의 말씀에 갈급한 성도들의 마른 목을 진리로서 축여주었다.
마태복음 속 마귀는 예수를 성전 꼭대기에 세워 말씀으로 유혹하듯, 성경 말씀은 나치 정권에 충성하는 이로 인해 비아냥의 도구로 사용된다.
성경 말씀 속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구절은 유대인을 수없이 어둠으로 몰아가던 이들을 용서하고 어떠한 대항하는 액션을 취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묶어버리는 족쇄 역할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본회퍼는 이것이 자신의 사명임을 인정하고 거짓도미으로 사용 중인 말씀 안으로 묵묵히 걸어가 빛의 말씀으로 갈라버린다.
영화는 영어와 독일어로 진행되며, 시간의 변화를 수시로 주며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스토리에 긴장감을 더해 밀도있게 진행되어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말초를 자극하는 장치없이도 진리 자체가 주는 영향력을 감상하는 내내 경험할 수 있었다.
홀로코스트 요소와 스릴러적 요소가 가미되나, 영화는 시대의 사명을 받은 자의 돌진을 보여준다.
기독교인으로서 믿는 자라면 하나님 안에서 자신의 사명에 대해 다시 묻고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힘을 구하는 시간이 될 것이요, 믿지 않는 자라면 밀도있는 구성과 탄탄한 스토리로 영화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감상하며 거짓에 대항하는 진리의 힘 가운데 앞으로 이 사회 혹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하나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될 듯싶다.
'행동하지 않는 것도 행동하는 것이다
침묵하는 것도 말하는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같이 수동적으로 보일 때조차 그것 역시 선택이며 행동이다
* 영화와 관련해 볼 수 있는 책 : '나를 따르라 (Nachfolge)' - 저자 : 디트리히 본회퍼 / 출판 : 복있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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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말란이 다시 인류에게 보내는 서늘한 경고
가족 여행
신난다! 가족 여행이야! 언제 어디를 가든 여행은 늘 설레다. 귀여운 꼬마 웬. 한적한 별장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말에 즐거운 기분이다. 노래 볼륨 크게 키우고 이동하고 있다. 적지 않은 시간을 이동하는 세 사람. 여행지에 도착했다. 짐을 꺼내고 어디서 뭘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복잡한 고민은 어른 둘이서 해도 큰 문제는 없잖아? 팔랑팔랑 뛰어 어딘가로 향하는 웬. 별건 아니다. 별장 앞에 어떤 풀숲이다. 혼자 놀고 있는데 떡대 큰 남자가 성큼성큼 다가온다. “안녕!” “안녕하세요!”
성격은 좋아 보인다. 처음 보는 아저씨와 대화하는 웬. 서로 이름을 말한다. 저는 웬이에요. 난 레너드야. 사람 없는 한적한 동네였기 때문에 웬의 입장에서 이 손님이 낯설다. 왜 여기에 오셨어요? “사실 인류를 구해야 할 과제가 있거든” 갑자기 차분한 전원일기에서 sf로 장르가 바뀌고 있다. 뭔 소리지? 웬이 레너드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난 너희 가족을 만나러 왔어. 너희 가족은 이제 숭고한 결정을 해야 하거든.” 느낌이 안 좋다. 어린 나이지만 이 사람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런 느낌이 현실로 이뤄지듯 웬의 시야에서 어떤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사람들은 무기를 갖고 있다. 설마? 이거 우리 가족을 해치려고 오는 건가? 쿵쿵 다가오는 사람들의 발소리를 듣자마자 웬은 달린다. “아빠! 아빠!” 그런 웬을 보는 레너드. 레너드의 속셈은 간단했다. “웬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을 죽여 인류를 살려야 한다”라는 것이다.
믿지 못하는 이유
영화에서 핵심으로 작동하는 문장은 예고에도 나온 것으로 보인다. “내 가족을 희생시킬 것인가, 인류를 구할 것이다”다. 이 질문은 굉장히 자극적이다. 만약 여기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묻는다면 답이 쉬울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공리주의에서 타고 내려오는 인류의 고전적 떡밥이 영화에서 구현된 셈이다. 영화는 이 딜레마를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어떻게? '불신'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적으로 내세웠다. 왜 불신하게 됐을까? 영화에서 배경이 되는 가장 기본적인 세팅이 있다. 이게 시놉시스에서 구체적으로 언급이 되어 있지 않아서 뭐라고 쓸 수는 없다. 대략적으로 써보자면, 이 웬 가족은 약간 특별한 가족이다. 가족 구성원이 살짝 다른 것이다. 이 다르다는 특성은 영화에서 핵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인과관계를 갖는다.
바로 이 가족 구성원의 배치는 불신이라는 핵심으로 닿을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사회를 들여다보면, 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있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뭐 PC주의다 뭐다 해서 이 사람들을 인위적으로 뛰운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혐오 내지는 혐오범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영화는 두 이야기(가족의 탄생, 레너드 일행과의 인질극)를 축으로 끌고 줄거리를 이끈다. 이 가족이 왜 세상에게 이럴 수밖에 없는가? 의 배경을, 또 두 가지 이야기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것이다. 괜히 세상이 망해가는 이야기와 가족의 탄생을 병치시킨 것이 아니다.
이들이 소수자이기 때문에 갖고 있는 불신이라는 키워드는 영화에서 굉장히 흥미롭다. 영화에서 왜 딜레마가 일어날까? 상대를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믿지 못하는 이유’에 따라 주인공(들)이 설정해 놓은 장치들이 있다. 뭐 동양인 딸을 입양했다던가, 차에 뭔가가 있다던가 하는 것들이 이야기에서 중요하게 작동한다. 이 장치들이 매 번 다르고, 왜 구비했는지도 사실감이 있게 제시했기 때문에 글쓴이는 영화가 흥미로웠다. ‘아, 감독이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이 도구들을 영화에 넣었구나’ 싶은 것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인류와 가족 중 어떤 것을 고를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불신할 수밖에 없는 사회’를 전개한다는 생각에 빨려 들어갔다.
현재 그리고 미래
영화에서 제시한 불신을 과거 그리고 현재에 어떻게 적용시키는가에 대해서도 흥미로웠다. 우선 영화의 현재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는 종말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종말을 어떻게 다루는가? 의 답은 간단하다. 주인공 일행이 이걸 믿지 않으면 그의 반작용으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샤말란은 이 현재 세태에 대해서 '단순히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가 비극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라고 규정지었다. 이는 우리 현대 사회에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를 인과관계로 설정했다는 것이 터무니없는 영화가 되지 않았다고 느낀다. 과연 이 영화에서 제시하는 재앙들이 어느 날 갑자기 뚝딱 일어났던 걸까? 아닐 것이다. 이미 레너드와 같은 사람들이 계층을 가릴 것 없이 경고했던 것이다. 또 이런 일들이 전부 다 별개라고 볼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어떤 각도에서 보면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은 살짝 이루어져 있다. 물질론적 사회구성이론이 세상에 한 트럭인 것이 이 근거로 볼 수 있다. 영화는 이런 것들이 서로 별개가 아니라는 것을 항변하는 듯이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이 역설을 중심으로, 좁은 공간을 설정한 후 강강강의 템포로 전개하는 영화의 서사가 강력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영화의 목표와 목적이 정해진 것이다.
이런 시대상을 반영하는 방식은 전작을 생각나게 한다. 바로 <올드>다. 이 <올드>와 <똑똑똑>이 세상을 구현하는 방식은 유사한 듯 보인다. 먼저 좁은 공간을 설정했다는 것이다. 어느 해안 <올드>, 한적한 별장 <똑똑똑>이 공간적인 비슷하다. 또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담았다는 점도 비슷하다.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올드>, 경고와 불신을 소재로 담은 <똑똑똑>이 그렇다. 또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점에서 시간을 소재로 다룬 <올드>와 인과관계를 소재로 담은 <똑똑똑>이 유사하다. 물론 이 둘은 안 좋은 지점까지도 닮은 듯하다. 그러나 이 유사하다는 특징은 인간을 바라봤던 샤말란의 관점이 느껴진다는 점, 그러니까 감독이 샤말란을 어떻게 현재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절대 그냥 넘어갈만한 세팅은 아닌 듯하다.
좀 심했어
그러나 이렇게 사회비판적인 코드를 '샤말란스럽게' 잘 소화한 듯 하지만 이 영화의 불호 포인트는 명확할 듯싶다. 우선 첫 번째, 영화 템포가 너무 강강강의 템포를 가졌다는 점이다. 이 빠른 템포에 비해서 영화의 키워드가 주인공들의 특수한 세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어떤 분에게는 영화를 부정적으로 보기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전작 <올드>는 주인공들에게 병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 여러 커플이 나오기 때문에 샤말란이 품고 있을 다층적인 관점을 품을 수 있다. 넓은 영화라고 보기는 좀 어렵기 때문에 이 영화의 이야기 방식이 지루하고 기가 빨린다고 느끼기 쉬울 것 같다. 또 주인공들의 선택(들)이 합리적이었는가? 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을 수도 있다. 영화의 후반부에 박력이 갑자기 풀리기 때문이다.
또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동하는 몇 가지 반전이 있다. 그중 하나는 집단의 구성이다. 영화에서 거의 주인공격인 집단이 후반부즈음에 밝혀진다. 이 집단이 구성되는 이유가 샤말란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때려 박았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를 제시하는 방식도 위에서 서술했던 '박력이 약해지는 이유'기도 했지만 글쓴이는 더 나아가 이 암시가 굳이 필요한지도 의문점이 있다. 영화에서 중요하게 작동하는 서스펜스 중 하나는 주인공들이 '일반인'이라는 점이다. 이 사람들은 전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지금 일어나는 상황이 뭔지 감 잡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인물들이 벌이는 어떤 행동들이 더 잔혹하게 느껴진다. 이걸 이야기의 긴장감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것 자체가 영화에서 충분히 하고 싶은 말을 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를 하는 방식과 내용까지 아쉬운 단점이 되는 것이다. 아니 초중반부까지 '이 사람들이 과연 어떤 인간인가'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 그러니까 일반인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상상하게 만들었던 힘으로 영화가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런데 이를 후반부에서 다 너무 설명하고 넘어가니까 주인공의 입장 빼고 영화가 무뎌졌을 것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또한 이 인물구성이 이루어진 계기를 생각해 보면 좀 살짝 작위적인 느낌이 있다. 이 사람들이 크고 작게 행동하는 근거들이 힘이 떨어진다. 게다가 네 명 중 한 사람의 가장 또렷한 히스토리는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기능적으로 끼워 맞췄다는 느낌이 좀 있다. 이는 후반부가 될수록 좀 이질감이 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레슬러
영화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캐스팅 둘이 있다. 바로 레너드 역을 맡은 데이브 바티스타와 레드먼드 역을 맡은 루퍼트 그린트다. 데이브 바티스타는 MCU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에 출연하며 나름의 인지도를 높였다. 또 이를 바탕으로 작년 <나이브즈 아웃 : 글라스 어니언>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치를 잘 살리듯 바티스타는 영화를 끌고 가는 원 톱 주인공으로서 이야기를 이끈다. 영화에서 '안타까움'에 대한 감정적인 리액션이 좀 단조롭게 느껴지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바티스타의 공이 크다. 그러나 후반부에 가면 갈수록 살짝 질리기는 한다. 뭐 관객 분들이 보는 데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 또 '해리포터' 시리즈의 론 위즐리 역이었던 루퍼트 그린트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론 위즐리' 생각이 잘 안 났다. 그렇게 좋은 연기를 보여준 두 사람과는 다르게 주인공 둘은 연기가 많이 아쉽다. 한 인물은 감정연기를 하는데 거의 똑같은 표정으로 매번 같은 억양을 보여준다. 레너드 일행이 나올 때는 몰입되지만 주인공 가족이 나올 때 루즈해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었다. 또 세 주인공 중 하나는 영화에서 입체적인 캐릭터가 되는데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연기에 힘이 없었다. 이러다 보니 주인공들이 별로 기억에 안 남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역시 샤말란 영화에 절대 빠질 수 없는 깜짝 카메오가 있다. 솔직히 좀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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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 마니아들도 보긴 할까?
이번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연출을 맡은 "페이튼 리드"는 "MCU"로서는 처음으로 3부작을 완성시킨 감독이 되었다. - 물론, 이번 5월에 개봉하는 <가오갤>의 "제임스 건"도 있지만...
이만해도, 그의 능력을 알 수 있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바뀌지 않는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있다.
근데, 이를 온전하게 그의 영화로만 볼 수 있을까?
그도 그럴 것이 1편은 "에드가 라이트"의 각본이었고 감독 본인이 하차를 요구해 "떔빵(?)"으로 들어갔으며, 무엇보다 "세계관(MCU)"에 맞춰졌으니 말이다.양자 영역으로 신호를 보내는 기계를 발명한 "스콧"의 딸 "캐시"의 행동에 "재닛"은 '얼른 기계를 꺼라'라고 말하지만, 이내 사고가 일어난다.
그렇게, 양자 영역으로 빨려 들어간 이들은 이곳을 빠져나가려 하나 이곳을 포함해 향후 지구에 위험을 줄 악당 정복자 "캉"을 만나는데...1. 따라 하지 말라고 했잖아!
흥행으로만 따져본다면, <앤트맨>시리즈는 "MCU" 영화들 가운데 저조한 측면에 속한다. - 제목처럼 "개미 똥구멍"만 한...
그럼에도, 개성만큼은 뚜렷했던 작품이다.
"배스킨라빈스는 항상 알아내지"라는 대사를 시작으로 "루이스"의 떠버리 장면, "커트 - 데이브"까지 매력적인 조연 캐릭터들은 계속해서 이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3편에서 이들의 부재 소식으로 <앤트맨>도 "세계관"에 맞춰야 하는 눈치를 본다는 게 가장 안타까운 소식이었다.결국,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평범한 블록버스터로 전락한다.
어느 블로거의 말마따나 <스타워즈> 시리즈 혹은 같은 회사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스페이스 오페라"를 적극적으로 차용하나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이는 앞선 작품들이 지우기엔 이번 <퀀텀매니아>만의 장면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무엇보다 '이게, 양자역학과 무슨 연관인지?'를 설명하지 못한다.이런 모호함은 캐릭터들 소개에서도 이어지는데, 이번 이야기의 빌미는 만드는 "캐시"는 아버지 "스캇"과 갈등을 빚어내는 인물이다.
도움을 주는 데에 선과 악을 바라보는 기준을 얇게만 설명하다 보니 캐릭터의 매력을 느끼기에도 앞서 관계가 빠르게 해결된다.
이런 문제는 메인 빌런 "캉"에게도 해당되는데, 드라마 <로키>에서 소개했다고 하나 해당 작품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에서는 "복수"와 "탈출"만을 반복할 뿐이다. - 설정상. 멀티버스마다 성격이 다른데, 이마저도 "쿠키 영상"과 드라마 <로키>에서 소개된다!2. 예고된 실패였을까?
이런 번잡스러운 부분은 더더욱 이전의 빌런 "타노스"와 비교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지구를 비롯한 온 우주의 절반에 대한 철학을 내세웠던 "타노스"의 모습은 영화에만 국한되었기에 "드라마"까지 확장된 현재의 "MCU"를 더 곱씹게 한다.
물론, 120분 내외의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최근에 나온 영화들 가운데 적은 분량에 속한다.
하나 정해진 "MCU"의 노선을 생각하면 자신만의 개성도 뽐낼 수도 없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근데, 이런 문제들을 건너뛰고 의문스러운 점들이 한두 개가 아니다!
그렇게, 몇 세기나 진보된 기술에도 "앤트맨"의 줄었다 늘었다 하는 "핌입자"는 만들지 못한 점(옆에 그 녀석도 있는데...)과 "타노스" 다음으로 지목되는 강한 캐릭터의 마무리가 영 좋지 않다.어찌 보면, 계속해 지적되는 설명의 부족은 "추리 소설"을 좀 읽어본 독자들에겐 익숙하지 않을까?
대개,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데에 "치정 - 복수 - 돈"까지 이 3개의 조건이 많이 언급되는 앞서 언급한 "치정 - 복수"는 단어 자체로 감정인데 "돈"은 감정이 아니다.
결국, 그 안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돈을 벌어야 하는 영화가 이야기를 만들지 않았다? - 예정된 실망이다!· tmi. 1 - 1편과 2편에서 "커트"를 맡았던 "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은 이번 양자 영역에서 나오는 "베브"로 출연하며, 시리즈 개근을 챙겼다! - 다음에는 사람으로 나와줘...
· tmi. 2 - 쿠키 영상은 2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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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노매드랜드 후기 / 제92회 아카데미 3관왕 /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 미국 중서부의 자연경관 / home이 아닌 house가 없는 노매드의 삶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노매드랜드”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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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기적> 티저 예고편
1988년 찻길 하나 없는 시골 마을,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 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동네에 간이역 만드는 게 단 하나의 꿈인 ‘준경’(박정민)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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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캔디맨> 메인 예고편
들어봤니? 미지의 존재 캔디맨
비주얼 아티스트 '안소니'는 새 작품 구상을 위해 어릴 적 살던 도시로 돌아가고, 그곳에서 오래 전부터 떠돈 괴담을 듣고 매혹되면서 '캔디맨'에 대한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되는데...
불러봤니? 죽음을 부르는 남자 캔디맨
세상을 뒤흔든 미지의 존재 캔디맨,캔디맨,캔디맨,캔디맨,,,
한 번만 더 부르면 그가 나타나게 되는데..
용기가 있다면 그의 이름을 불러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