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2025-04-14 07:31:04
진리의 횃불 앞에 - 본회퍼 Bonhoeffer:Pastor. Spy. Assassin
거짓의 어둠을 밝히는 진리의 빛을 들고 나아간 사명자
파이오니아21에서 배급해 국내 상영 중인 '본회퍼:목사.스파이.암살자'는 독일의 목회자였던 디트리히 본회퍼의 삶을 다룬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개봉일은 2025년 4월 9일로 관람 등급 12세 이상으로 보호자 동반 시 그 이하의 연령도 감상 가능하다.
다만 영화의 내용이 묵직한 울림을 주기에 그것을 머릿 속에서 다시 정리할 수 있을 정도의 정신 성숙은 필요할 듯싶다.

- • 감독 - 토드 코마르니키
- • 출연 - 요나스 다슬러, 오거스트 딜, 모리츠 블라이브트로이, 나딘 하이덴라이히
- • 개봉 - 2025.04.09
- • 장르 - 드라마
- • 순위 18위 / 누적 관객수 3,589명 (2025. 04. 13일 기준)
- • 네티즌 평점 - 9.82
- ⎡ 기독교가 국가와 민족이라는 이름 아래 종속되어,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따르는 삶이 희미해지던 시대. 독일의 젊은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오늘날의 기독교인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교리가 아닌 실천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그는 "교회는 악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신념을 품고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하고, 결국 히틀러 제거라는 치명적인 음모에 연루된다. 한때 평화를 설교하던 그가, 수많은 유대인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기로 결심하기까지? 이 극적인 여정은 본회퍼가 선택한 길이 과연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것이냐, 아니면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갈 것이냐는 물음을 남긴다. 그의 헌신과 죽음은 오늘날까지도 '책임있는 신앙'의 대표적 사례로 기억되며, 시대와 국가를 넘어서 신앙의 본질을 묻는 깊은 울림을 전한다. - 네이버 '본회퍼:목사.스파이.암살자' 소개 줄거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리아인의 제국주의에 사로잡힌 독일에게 교회의 사명과 유대인 보호를 외쳤던 그는 그러한 죽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사형 집행 현장에 있었던 의사의 말처럼 경건하게 이 세상에서의 사명을 마무리한다.
'어떻게 살지는 어떻게 죽을지가 결정한다'
단지 머릿 속 교리에 지나지 않았던 성경 속 말씀은 미국 유학 중 만난 할렘가의 교회 목사 간증(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 시편 34편 8절 말씀)과 인종차별 등을 통해 몸소 경험하며 살아있는 신앙으로 변화되어 갔으며, 부유한 가정의 아들로 성장해 온 삶에서 진리를 담대히 선포하는 목사로서의 삶으로 변모하게 된다.
히틀러가 제2차 세계대전 가운데 성경의 내용을 총통 중심으로 모두 바꾸어 하나님의 자리에 자신을 올려 두어 모두를 거짓으로 물들이려 했으나, 깨어있는 그리고 용기를 낸 목사와 주교 그리고 영국의 목회자들은 그들을 지원하며 꺼지지 않는 등불, 트리니티를 밝힌다.
'하나님의 자리에 총통을 올려둔 너희는 끝까지 죗값을 치룰 것이다'
무력과 생명 위협의 상황 가운데서도 그들은 악과 정면으로 맞섰으며, 거짓에 물들지 아니하고 진리의 말씀에 갈급한 성도들의 마른 목을 진리로서 축여주었다.
마태복음 속 마귀는 예수를 성전 꼭대기에 세워 말씀으로 유혹하듯, 성경 말씀은 나치 정권에 충성하는 이로 인해 비아냥의 도구로 사용된다.
성경 말씀 속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구절은 유대인을 수없이 어둠으로 몰아가던 이들을 용서하고 어떠한 대항하는 액션을 취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묶어버리는 족쇄 역할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본회퍼는 이것이 자신의 사명임을 인정하고 거짓도미으로 사용 중인 말씀 안으로 묵묵히 걸어가 빛의 말씀으로 갈라버린다.
영화는 영어와 독일어로 진행되며, 시간의 변화를 수시로 주며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스토리에 긴장감을 더해 밀도있게 진행되어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말초를 자극하는 장치없이도 진리 자체가 주는 영향력을 감상하는 내내 경험할 수 있었다.
홀로코스트 요소와 스릴러적 요소가 가미되나, 영화는 시대의 사명을 받은 자의 돌진을 보여준다.
기독교인으로서 믿는 자라면 하나님 안에서 자신의 사명에 대해 다시 묻고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힘을 구하는 시간이 될 것이요, 믿지 않는 자라면 밀도있는 구성과 탄탄한 스토리로 영화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감상하며 거짓에 대항하는 진리의 힘 가운데 앞으로 이 사회 혹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하나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될 듯싶다.
'행동하지 않는 것도 행동하는 것이다
침묵하는 것도 말하는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같이 수동적으로 보일 때조차 그것 역시 선택이며 행동이다
* 영화와 관련해 볼 수 있는 책 : '나를 따르라 (Nachfolge)' - 저자 : 디트리히 본회퍼 / 출판 : 복있는사람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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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묘하지만 균형 잡힌 캐릭터, 크루엘라
삶을 살아가며 경쟁은 필수적이다. 어린아이일 때도 뭔가를 먹거나 얻기 위해 다른 친구들과 작은 경쟁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 그것이 가족이나 형제자매일지라도 그 안에서 경쟁이 벌어지는 순간이 있다. 청소년 시기가 되면 학교에서 여러 가지를 배우며 공부의 성적으로 경쟁을 한다. 내가 몇 번째이고 친구는 몇 번째인지 순위를 알게 되고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앞으로의 진로에 꽤 많은 영향을 준다. 그렇게 유년기의 경쟁이 끝나고 성인이 되면 각자의 직업을 가지고 그 커리어를 발전시키기 위해 더 큰 경쟁의 시장으로 나가게 된다. 그런 상황을 개인이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상관없이 그런 경쟁 상황은 끊임없이 다가오고 또 도전하게 만든다.
그런 경쟁에서는 늘 라이벌을 만나기 마련이다. 좋은 경쟁 관계가 형성되면 상대방보다 앞서기 위해 계속 신경 쓰며 노력하게 된다. 일종의 공생관계처럼 서로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반대로 완전한 경쟁관계가 되어 자신의 부족함을 없애려는 노력을 하며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기도 한다. 자신의 경쟁자들을 어떤 방식으로 대하고 처리해 나가는지는 한 사람의 성공과 밀접히 연관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경쟁자를 인정하고 좀 더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경쟁자를 완전히 없애버리는 방법으로 성공을 얻는 사람도 있다. 배타적으로 사람을 택하는 사람들은 경쟁자뿐만 아니라 자신을 돕는 사람들도 쉽게 제거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성공에 방해되거나 작은 의견 차이가 있으면 바로 그 상대방을 제거해 버리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독특한 기질을 가진 크루엘라의 이야기
영화 <크루엘라>는 주인공 크루엘라(엠마 스톤)의 유년기 삶을 보여주면서 성인이 되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경쟁상황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다. 1996년에 개봉한 <101마리 달마시안>에 등장했던 악당 크루엘라를 재해석한 영화는 검은색과 하얀색 머리가 함께 자라고 있는 크루엘라라는 인물이 남다른 상황에서 성장해나가는 젊은 시절 이야기를 원작 영화와는 다른 시각으로 보여주고 있다. 크루엘라의 원래 이름은 에스텔라다. 엄마 캐서린(에밀리 비샴)과 보냈던 유년기를 보여주는 영화의 초반 20분은 에스텔라로서의 삶을 보냈던 크루엘라의 모습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엄마는 늘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생활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말대로 에스텔라는 노력하지만 그가 원래 가지고 있는 기질은 숨길 수 없으며 학교생활을 하며 지속적으로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게 된다. 엄마와 그가 ‘크루엘라’라고 지칭하는 그 성격은 직설적이고 대범하고 또 지기 싫어하는 어찌 보면 엉뚱한 문제적 아이다. 그래서 남자아이들과 다투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똑 부러지게 말하지만 그로 인해 학교에서는 퇴학을 당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은 크루엘라의 지기 싫어하는 성향 때문이다. 크고 작은 놀림을 견디기 어려워하고 일단 한 번 다툼이 일어나면 꼭 상대방을 밟고 이겨야 하는 성향이다. 또한 호기심이 강해서 이런저런 일에 참견하고 참여하게 되는데, 영화 초반에 벌어지는 파티에 참석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은 어찌 보면 필연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크루엘라는 일반적인 아이와는 완전히 차별화된다. 머리카락의 반은 검은색이고 나머지 반은 흰색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기이한 모습이겠지만, 딱 반반씩 나누어져 있는 머리는 영화 속에서 묘하게 균형 잡힌 것처럼 느껴진다. 학교에서 그는 그 자신의 머리와 자신의 성격을 일부러 애써 감추려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엄마를 잃고 아이가 다른 색깔로 머리를 염색하는 모습에서는 보이지 않는 시선에 의해 억압받아 자신의 모습을 감추는 길을 택해 그간 가지고 있던 균형을 잃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고아로 같이 살아가는 제스퍼(조엘 프라이)와 호레이스(폴 월터 하우저)는 크루엘라에게 유일하게 남은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한 편으로는 바보 같아 보이지만 그들과 함께 지내며 크루엘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자유롭게 드러낸다는 측면에서 엄마의 빈자리를 이 두 명의 친구가 대체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제스퍼와 호레이스는 비록 모자라 보여도 그들이 가진 순수함은 크루엘라가 가지고 있는 두 개의 인격, 즉 에스텔라와 크루엘라의 성향을 균형 있게 삶에서 드러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크루엘라의 경쟁자로 등장하는 남작 부인(엠마 톰슨)은 감정이 전혀 없는 인물처럼 보인다. 유명한 디자이너인 그는 자신의 경쟁자가 등장하면 상대방을 완전히 밟아버려 시장에서 퇴출시켜 버린다. 그리고 그 남은 시장 내 명성과 부를 혼자 독식한다. 그렇게 자신의 명성을 쌓고 자신감을 만들어낸 그는 자신을 위해 일하는 고용인들을 마음껏 부리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생기면 바로 해고를 시켜 버린다. 심지어 사소하게라도 방해되는 사람을 완전히 처단해야 할 일이 생기면 그 일이 살인이라 할지라도 주저하지 않을 성향을 가졌다. 그가 가진 이런 특성과 그가 가진 과거의 비밀은 크루엘라가 그의 경쟁자 반열에 올라갈 수 있게 만드는 도화선을 만들어준다.
모두 뛰어난 재능과 남다른 성격을 가졌지만 남작부인과 차별화되는 크루엘라
영화 <크루엘라>는 크루엘라가 전면적으로 남작부인에게 다양한 형태의 옷과 이벤트로 대중의 시선을 자신에게 돌리는 장면부터 두 사람의 대결을 본격적으로 보여준다. 마치 두 사람이 가진 머릿속의 패션 아이템들을 비교하는 런웨이가 어느 장소에서나 펼쳐지는 느낌이 드는 비교 장면들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디즈니 영화답게 재해석된 이 영화에는 화려한 화면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그것보다 더 흥미로운 포인트는 닮은 듯한 두 주인공의 대결 장면이다. 남작 부인과 크루엘라는 모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고 조금은 괴팍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가진 유년기 시절의 기억은 다른데 특히 크루엘라가 만난 엄마라는 존재와 그가 알려주었던 삶의 팁은 이 두 사람의 삶과 방향성을 크게 차이 나게 만든다.
남작 부인에게는 가족이라고 부를만한 사람이 없다. 그저 자기중심적으로만 사고하고 판단하는 그에게 다른 이들은 그저 성공을 위한 부속품 정도로 보인다. 친한 친구나 친지도 전혀 없어 보이는 그는 극단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고 관계를 만든다. 그리고는 가차 없이 필요 없는 사람을 내친다. 그것은 그를 가장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로 만들었고 오랜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유지하게 만들었다. 뒤늦게 등장한 크루엘라는 사실 남작 부인과 같은 성향을 가지려 하지만 그에겐 가족이라는 존재가 있다. 돌아가신 엄마로부터 받은 기억과 추억들, 그리고 유년기를 함께 했던 제스퍼와 호레이스는 크루엘라가 제2의 남작 부인이 되지 않도록 영향을 준다. 그래서 크루엘라는 괴팍하지만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즉, 남작 부인은 극단적으로 무너지기 쉬운 아슬아슬한 길을 자신만의 강력한 힘으로 지탱해 왔지만 자신의 힘이 느슨해지는 순간, 금방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크루엘라 역시 아슬아슬한 길을 가지만 그가 떨어질 순간순간에 그의 손을 잡아 떨어지지 않게 해 줄 주변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마치 크루엘라의 검은색, 흰색 머리처럼 그가 삶에서도 균형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들도 크루엘라의 관계나 행동에서 묘한 균형을 느끼게 만든다.
디즈니 영화답게 다른 의미, 다른 이미지의 공주 탄생을 보는 것과 같이 구성된 영화는 전형적인 악당이었던 인물을 완전히 새롭게 재해석하여 흥미로운 캐릭터로 탄생시켰다. 특히나 크루엘라를 연기한 엠마 스톤은 완벽하게 크루엘라와 맞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괴팍하지만 따뜻함도 가지고 있는 그는 큰 눈으로 경쟁상대를 제압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이용해 영화 전반을 압도한다. 특히나 크루엘라가 다양한 패션 센스를 뽐내는 영화 후반부는 그의 매력이 더욱 도드라진다. 또한 남작 부인을 연기한 엠마 톰슨의 연기도 훌륭하다. 성공했지만 괴팍한 패션 디자이너를 얄밉게 연기하고 있다. 그가 먹던 점심 그릇을 차장 밖으로 우아하게 던질 때나, 후식 디저트를 먹고 이쑤시개를 떨어뜨리는 모습 등 다양한 행동을 하는 장면을 통해 그 캐릭터의 오만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영화는 흑과 백이 대비되는 것처럼 묘한 균형을 보여준다. 남작 부인과 크루엘라, 크루엘라와 에스텔라의 대비는 궁극적으로 크루엘라의 발전을 이루는데 큰 영향을 주는데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는 둘의 특성의 균형점을 찾아서 그 발전점을 향하게 된다. 그래서 영화 후반부의 크루엘라는 일그러진 괴팍한 인물이 아니라 어떤 적절한 균형점을 스스로 찾아내 자신의 길을 만들어낸 인물로 재탄생하게 된다. 크루엘라는 주변 사람을 챙기며 협력하면서도 자신이 잘하는 것을 매우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그렇게 사람들의 호응까지 얻는 그는 일약 스타로 발돋움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든 그 길은 남작부인이 갔던 길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감독 크레이그 길레스피는 직전 연출작인 <아이, 토냐>(2018)에서 악녀로 취급받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토냐 하딩(마고 로비)의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이기려고 노력하는 토냐의 모습에서 남작 부인의 모습이 보이니도 한다. 어쩌면 전형적인 악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온전히 자신의 성공만을 생각하는 인물이고 주변 관계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 캐릭터이기 때문에 감독이 추구하는 악녀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디즈니와 손을 잡은 감독은 꽤 매력적인 이야기를 매력적인 캐릭터와 함께 만들어냈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튜브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크루엘라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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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번 실패해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어떤 것'
나는 지금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에 끼지도 못한다. 방 한가운데 가만히 앉아서 젤리를 먹고 있다. 아무것도 하기 싫기 때문이다. 그러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한 결론에 도달했다. 내가 벌였던 뻘짓거리는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왜 항상 무언갈 수습하기 위해 이상한 행동을 한단 말인가.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면 상대방도 다 알게 되어있다. 난 이 이유로 어떤 행동을 해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어 항상 후회를 한다. 그게 심각한 잘못까지는 아닌 걸 알면서도 말이다. 나는 습관적으로 나 자신에게 솔직하다고 말은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나는 어느 순간 굉장히 멋있는 사람이었다가 줘 패 버리고 싶을 정도로 구린 인간이 됐다.
이런 복잡 미묘한 기분이 들 때면 가끔 누군가가 날 따라오는 것 같다. 언젠가 아이언맨이 되고 싶었는데 현실은 시궁창이었다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아마 그때 언급했던 아이언맨이 내 주위에 있는 것 같다. 그냥 하지 마. 어차피 다 너를 떠나게 될걸. 토익? 그렇게 오래 붙잡으면 실력이 느냐? 너는 그냥 머리가 안 좋지 않아? 걱정을 뭣하려 해. 네가 바라는 거 다 안 이루어져. 온갖 폼은 잡지만 넌 결국 열등감 덩어리일 뿐이지. 그동안 헛짓거리 한 거 기분이 어때? 아이언맨은 비브라늄으로 만든 슈트를 입고 있어서인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 모든 잡념의 시작은 내 이상한 행동에서 왔다. 무슨 글을 쓰고 어떤 방식으로 날 위로해도 많은 게 날 떠났다는 사실은 지워지지 않는다. 이 미련과 후회를 어떻게 지워버릴 수 있을까? 문득 나 자신을 완벽하게 회복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고 있었다. 지워버릴 수 있다면. 미안한 이들이 꼭 행복할 수 있다면. 아예 없던 일로 돌아갈 순 있을까. 창문을 열어 먼 곳을 바라보았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멀리 새가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근데 갑자기 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 그렇게 하면 될 것 같아.
<버드맨>은 자아의 회복에 관한 영화다. 주인공 마이클 키튼이 리건으로 나온다. 리건은 왕년에 히어로 무비의 주인공으로 이름 꽤나 날렸던 인물이다. 그러나 현재 위치는 퇴물 그 자체.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으로 세상에게 자기의 가치를 증명해보고자 한다. 당연히 쉽지 않다. 나오기로 한 배우의 머리 위에 조명이 떨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함에 따라 대체 배우를 구해야 했던 리건. 제레미 레너나 마이클 패스밴더를 호명하지만 사실 이 둘은 할리우드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기 때문에 연극 대타에 호응해 줄 리가 없다. 유명 배우 마이크 샤이너를 섭외한 리건. 샤이너는 메소드 연기를 하는 사람이다. 그는 인성은 파탄이지만 연기력이라면 둘째 가면 서러워 처음 대본 리딩 때도 빼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대타의 연기력이 워낙 훌륭했기 때문에 만족하는 리건. 그러나 연극에서 변수가 생겼다.
연극에 베드신이 있었는데, 갑자기 급발진을 해버린 마이크가 상대 여자 배우에게 연기가 아닌 실제로 해보자!라고 말한 것이다. 술 한 병 마시고 연극에 들어간 게 화근이 됐다. 어쨌든 연극은 잘 끝났지만 상대역 레슬리는 상처를 받았다. 계속해서 벌어지는 돌발변수에 화가 나버린 리건은 마이크를 해고하려 한다. 그러나 마이크가 가진 티켓파워가 있어 그것마저도 쉽지 않고, 이어진 딸과의 말싸움에서 '아빠는 트위터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인간이다'라는 말을 듣는다. 이렇게 멘탈이 무너질법한 상황들이 하나하나 쌓이다가, 뉴욕 한복판에서 팬티만 입고 후다닥 달리는 상황까지 겪게 된다. 쉽게 마무리되지 않는 연극 준비 과정에 무언가 깨달은 듯 리건은 공연 당일날 뭔가를 결심한다.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성공한 그는 결국 마스터피스를 완성해 세상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버드맨. 직역하면 '새(같은) 남자'라는 뜻이다. 새는 날개를 통해 하늘을 날 수 있다. 반대로 인간은 거의 날지 못한다. 비행기 같은 도구를 이용해야 하늘을 날 수 있다. 그건 아마 사람이라는 동물의 특성상 그럴 것이다. 팔로 부채질 몇 번 한다고 해서 그게 감당이 되나? 당연히 아니다. 건장한 팔다리와 뇌가 있으니 뚜벅뚜벅 걸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뚜벅뚜벅 걷는 모습은 사람의 본성과도 관련이 있다. 그거야 당연히 밖으로 걷지 못하면 맛있는 것들을 갖고 오지 못하니까. 이를 반영하듯 난 아닌 밤중에 배가 고파서 세븐일레븐에 허니버터 칩을 사러 갔다. 원래 사람은 배가 고프거나 졸리면 참지 못한다. 되게 당연한 명제이기도 하다. 근데 그 본질적인 욕구만큼이나 중요한 게 있다. 이건 내가 글을 쓰는 이유와도 관련이 있다. 난 가끔 나에게 물어본다. 왜 그걸 쓰고 있냐고. 나는 돈 많이 벌고 싶다. 엄마 아빠한테 효도하면서 내 인생 잘 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왜 옳은 선택을 하는지 증명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근데 그건 내 개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40여 편의 글을 썼던 이유에는 또 다른 것이 있다. 이 영화를 찾아보는 사람은 나름대로의 시각이 넓어지고, 또 작품과 관련 없더라도 내가 느낀 감정들에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 것이다. 난 나 자신에게 이 두 가지 이유를 바탕으로 글을 쓴다고 되뇌었고 몇 달 동안은 실제로 그러고 있다. 직업적인 무언가와 정서적인 무언가를 내포하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 이건 별게 아니다. 사실 앞에서 언급한 창작의 동기는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나 역시 사랑받고 싶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똘똘이, 다른 이에겐 세상 어디에도 없는 멍청이더라도 나는 사랑받고 싶어 하는 인간이었다.
영화 <버드맨>은 인간이 품고 있는 이 감정을 제대로 건드린다. 사랑받는다는 게 과연 쉬운 일일까? 아니다. 사람 마음 얻는 건 손 꼽힐 정도로 어렵다. 근데 막상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아름답지 않다. 무슨 말이냐? 우리는 필연적으로 추한 존재이기 때문에 실패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뜻이다. 난 잃은 것에 대해 후회하고 또 무언가를 탓해왔었다. 이는 모두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무엇이든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인간관 계고 영화고 예술이기 때문에 좋은 것 나쁜 것 다 각기 개성이 살아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안 좋은 것을 탓하며 시간을 보내다 정신 차려보면 나는 한 꺼풀 성장한 인간이 되어있었다. 내가 얻은 것도 분명한데 잃은 것에 대해서만 자기 자신을 탓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우리에게 <버드맨>은 제안 하나를 건넨다. 무대에 올라서라는 뜻이다. 겁을 먹었건 원래 대인기피라 사람들 앞에 못 나서건 상관없으니 일단 뒤로 숨지 말라는 말을 전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원래 인생을 살면서 내가 바랐던 것 오 전부를 얻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미완성의 존재라 무언가를 실수할 수밖에 없고 가끔 우리는 이를 실패의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먼발치에서 보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원래 완벽한 사람은 없으며 인생 전부를 근사한 순간으로 채우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필연적으로 뭔가를 잃으면서 살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런 점에서 우리의 삶은 연극과도 같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연극은 삼라만상의 인간형을 반영하는 예술이기에 나쁜 사람, 안 맞는 사람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이에 따라 각자의 배역이 다르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있다.
이냐리투 감독은 이 연극이라는 소재의 특성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를 만들었는데 연기를 소재로 했다는 건 난 분명히 연기와 현실을 동일시 키고자 했다고 생각한다. 키건이 연극배우로 나서는 극 그 자체나 이 <버드맨>이 누군가의 연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건 분명하게 대칭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근거는 더 있다. 드럼과 롱테이크다. 드럼 연주자는 극에서 시도 때도 없이 막 등장한다. 마치 이냐리투 감독이 '이건 대놓고 허구예요'라고 넌지시 던지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 안에서의 현실고 연극의 구분선이 얕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영화의 롱테이크 역시 '인물이 어떤 선택을 했는가'에 따라 한 갈래로 나뉜다. 현실은 롱 테이크고 숏 테이크고 그런 거 없다. 일단 눈 떠서 태어났으면 죽을 때까지 롱테이크인 셈이다. 마치 이 영화의 카메라 촬영 기법처럼. 영화는 이 두 가지 소재를 뒤섞은 후 이 극과 현실의 공통점을 뽑아내서 우리에게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라고 질문한다. 이는 우리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와 관련이 있었다. 더 나아가서 나는 이 영화 후반부 리건의 선택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 입장이다. 우리는 이를 추론만 할 수 있는데, 나는 감독이 쉬운 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난 애초부터 이냐리투 감독이 키건의 선택에 대해 스포트라이트를 주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스포트라이트를 주면 그 죽음이라는 것에 관심이 쏠린다. 이 사람이 왜 죽었을까. 우리는 이 선택에 대해 논의할 확률이 굉장히 높다. 명예회복에 성공한 이가 굳이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근데 이냐리투 감독은 처음부터 죽음을 빼버렸다. 아니 사실 누가 봐도 죽을법한 상황에 죽음을 생략하는 과감함을 보여준 것이다. 후반부의 죽음을 생략하는 수를 통해 반사이익을 얻는 건 영화의 메시지다.
내가 생각하는 이 영화에서 내포하는 주요한 메시지는 인생의 역설이다. 세상에게 내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그가 골랐던 선택지가 무엇인가. 연극이 그 선택의 전부였을까? 물론 그의 명예회복에 연극이 좋은 매개체가 된 건 사실이지만 그게 아니다. 팬티바람으로 뉴욕 한복판을 달려가거나 총으로 했던 자살시도가 그의 명예회복을 도운 것들이었다. 완전 대놓고 드러나는 아이러니다. 연극을 통해 사랑받고자 했던 그는 연극 외적인 요소가 내부의 관심으로 환기되는 경험을 했다. 영화는 이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생은 연극과도 같다. 싹수없는 후배 놈이 내 연극을 망쳐가며 퀄리티를 떨어트릴 수도 있고, 내가 생각했던 것 외의 요소로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에게 낯선 것이 아니다. 사랑받는 인생을 위해 우리는 필연적으로 더 넘어져야 한다. 나를 둘러싼 상황은 기본적으로 역겹고 모순적이다. 아닌 사람 있나? 내가 무언갈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대가가 필요하다. 즉 삶에서 간절히 바라는 무언가를 얻는 과정이 무조건 아름답지는 않다는 뜻이다. 영화는 이런 삶의 아이러니를 키건이라는 인물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당신은 어떤 선택지를 고를 것인가요. 창문 밖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같이 스스로의 욕망에 좀 더 솔직해질 것인지, 아니면 실패가 두려워 사람들 앞에 숨을 것인지 물어보고 있다. 우리 인생은 기본적으로 모순덩어리라 사랑받기가 굉장히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는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키건이 그랬고, 당신이 그래 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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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 뚫고 금고터는 이야기, 반만 성공
중학교 때부터 동네 비디오 대여 가게를 자주 방문해 영화들을 빌려봤다. 우연히 조지 로메로 감독의 <시체들의 새벽>(1978)을 빌려봤고 어린 마음에 큰 충격을 받았음에도 너무나 재미있게 봤다. 느릿느릿한 좀비가 사람들을 먹으려 다가오고 그것을 어느 정도는 피해 보지만, 주인공들은 엄청나게 많아진 좀비 무리로부터 다 도망가지는 못한다. 아마도 사람이 사람을 먹을 수 있다는 것과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살아있는 사람끼리 싸우다 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를 내 머릿속에 강력하게 잡아둔 것 같다. 쇼핑몰에 모여 필요한 생필품을 얻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얻었지만 내부 싸움으로 외부의 좀비들에게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들이 꽤 인상적이었다.
그 이후로도 종종 좀비 영화들을 빌려봤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영화들도 있지만, <죽음의 날>(1985), <랜드 오브 데드>(2005) 같은 조지 로메로의 후속작들을 봤고 브라이언 유즈나 감독의 <바탈리언>(1993) 같은 영화도 보게 되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좀비 영화는 완전한 B급 장르였고, 그런 영화들을 본다고 하면 조금은 이상한 시선으로 보기도 했다. 꽤 잔인한 공포영화에 속했고, 각각의 영화들이 가진 스토리도 크게 다르다고 볼 수는 없었기에 완전한 마이너 영화들로 취급되었다.
2003년에 등장한 영화 <28일 후>는 대니 보일이 연출한 일종의 좀비 영화다. 여기서부터 달리는 좀비가 등장해 꽤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다음 해인 2004년 잭 스나이더 감독이 연출한 <새벽의 저주> 리메이크 영화가 개봉하며 좀비 영화가 많은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느렸던 좀비가 속도를 가지게 되면서 영화의 전개 속도도 빨라져 여름 블럭버스터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이후 다른 주제, 다른 감독의 후속편들이 나왔지만 여전히 B급 영화라는 인식을 바꾸지는 못했다.
그러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월드워 Z> (2013)가 개봉해 큰 성공을 거뒀고, 한국에선 <부산행>(2016) 이 개봉해 천만 관객을 넘겼다. 이런 좀비 영화들이 큰 규모로 제작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는데 각종 드라마들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니 좀비가 이제는 일반적인 소재가 되어가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이제는 좀비 영화를 본다고 해도 더 이상 이상하게 쳐다보니 않는 시대가 되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잭 스나이더가 감독했지만 엄밀히 말해 그가 만든 <새벽의 저주>의 속편이 아니다. 그렇다고 프리퀄이라고 할 수도 없다. 설정 자체가 다르고 좀비의 특성도 조금 다르게 묘사된다. 아마도 잭 스나이더는 과거 자신이 리메이크했던 조지 로메로의 세계관에서 좀 더 확장된 좀비 버전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아미 오브 더 데드>에는 알파라는 좀비의 왕 같은 존재가 등장한다. 알파에게 직접 물려 좀비가 된 존재들은 일종의 집단을 형성할 수 있는 인지능력이 있다. 알파가 아닌 일반 좀비들에게 물린 사람들은 과거 우리가 아는 느릿한 좀비가 된다.
사실 <새벽의 저주>의 스피디함과 박진감을 기대했다면 대부분 실망할 것이다. 최근에 나온 <부산행>, <반도>, <월드워 Z> 같은 영화들과 색깔이 다른 좀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속도감이 별로 없다. 그리고 잭 스나이더가 좋아하는 슬로우 모션도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스콧(데이브 바티스타)이 팀을 조직하여 좀비 격리 구역인 라스베가스의 금고에서 돈을 가지고 오는 것이 내용인데, 팀을 조직하고 들어가는 데까지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후반부 액션에서도 크게 속도감이 증가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 영화가 재미있게 느껴지는 건, 과거 B급으로 취급되던 좀비 영화와 블럭버스터 좀비 영화 중간 어딘가에 이 영화가 위치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느릿한 좀비들을 처치하고 피해 가지만 엄청난 숫자의 좀비들은 위압감을 주는 장애물이 되고, 더 위험한 좀비가 등장해 그와 대결을 벌이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과거 좀비 영화의 감성과 최근 트렌드의 좀비 영화를 같이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거의 후반부에만 몰려있는 액션 장면들도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금고를 터는 이야기와 알파 좀비로부터 탈출하는 전개가 같이 이어진다. 물론 이런 어중간함이 많은 사람들에게 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좀비 영화에 금고를 턴다는 하이스트 영화의 내용을 가지고 와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하이스트 영화로서 그 구성이 깔끔하다고 할 수 없고, 좀비 영화로서의 매력이 완전히 돋보인다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어중간한 느낌이 있다.
잭 스나이더가 실제로 만들고 싶었던 건 <새벽의 저주>가 아니라 <아미 오브 더 데드> 버전의 좀비 영화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온전히 자신만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구성하여 자신만의 스타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가 만들어낸 약간은 다른 좀비 영화가 나쁘지 않았다. 아마도 과거 B급 좀비 영화를 보던 그 감성과 최신 좀비 영화의 감성이 내게는 잘 통했던 것 같다. 알파라는 존재가 등장하고 집단을 형성한 것을 보면 떠오르는 영화는 <나는 전설이다>(2007)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도 있다. 그 영화에서도 흡혈귀들이 어떤 조직을 형성하고 행동했기 때문이다. 그 영화의 원작 소설의 결말을 좋아하는데, 인간들을 두려워한 흡혈귀가 주인공에게 죽음의 약을 주고 선택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어쩌면 <아미 오브 더 데드>의 알파와 집단들도 인간들이 두려워 그렇게 집단생활을 하며 살아왔는지도 모른다는 나만의 생각도 해보게 된다.
좀비 영화에는 좀비보다는 인간의 추악한 욕망이 세상을 더욱 어둡게 만든다. <새벽의 저주>에서 아무 생각 없는 좀비가 쇼핑몰 주변에 엄청나게 몰려온 것처럼 어쩌면 우리는 이미 좀비처럼 몰려다니며 세상을 어둡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미 오브 더 데드>에는 잠자는 좀비가 나온다. 아주 화려한 라스베가스의 건물 안에서 잠든 좀비들의 모습은 화려함 속에서도 회복에 힘써야 하는 인간들의 모습도 떠올리게 한다.
아주 최신 감성을 가진 좀비 영화는 아니지만 조금 결이 다른 좀비 영화인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잭 스나이더의 영화다. 여느 좀비 영화가 그렇듯 감염자가 어디론가 가면서 끝이 나는데, 후속 편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넷플릭스에서 제작을 맡은 모든 영화들이 그렇듯 그들은 스나이더에게 전권을 줬고, 이번에 공개된 영화가 바로 감독판이라는 이야기도 스나이더가 한 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온전한 스나이더의 영화고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좀비 영화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여러 가지 평을 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이너 장르였던 영화가 완전히 메이저 장르가 되었다. 나만의 좀비물이 모두가 이야기하는 좀비물이 되었으니, 그것이 혹평이라고 할지라도 이야기된다는 그 자체가 참 좋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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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 오브 더 데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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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안전한, 슴슴한 누아르
경관의 피 (The Policeman's Lineage, 2021)
개봉일 : 2022.01.05.
감독 : 이규만
출연 : 조진웅, 최우식, 박희순, 권율, 박명훈, 이얼, 이현욱, 백현진
쿠키 영상 : 없음
관람 등급 : 15세
너무 안전한, 슴슴한 누아르
멋진 중년 배우의 표본인 조진웅 배우와 삐약삐약한 시절을 지나 <기생충>을 통해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은 최우식 배우, <마이네임>을 통해 “엄마, 나 아저씨 좋아해.”드립의 주인공이 된 박희순 배우. 그리고 권율, 박명훈, 이얼, 이현욱 배우 등 기대감이 절로 드는 배우진을 갖춘 누아르 영화 <경관의 피>.
일찍이 2020년 2월에 크랭크업이 됐으나, 코로나로 인한 극장의 침체기를 의식해서인지 꽤 오랜 시간 부유하고 있던 이야기가 2022년이 되어서야 제자리를 찾았다.
누아르의 불패 소재들을 모으고 모아
사사키 조의 동명 소설 [경관의 피]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3대째 경찰의 길을 걷고 있는 신입 경찰 민재가 흙탕물 속에서 뒹굴고 있는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융통성 없다는 취급을 받으면서도 올바른 길을 추구하는 신입 경찰 민재는 최우식 배우가, 악인인지 선인인지 정확한 정체를 알 수 없는 광수대 반장 강윤은 조진웅 배우가 맡았고, 민재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청문 담당 인호 역은 박희순 배우가 맡았다.
빠릿하고 올바른 신입 경찰, 강한 힘을 갖고 있지만 정체와 속을 알 수 없는 광수대 반장. 두 남자가 만들어내는 얕은 우정과 완전히 털어내기 힘든 불신. 그리고 강윤의 비밀을 알아오라는 언더커버 작전까지. 누아르의 불패 소재들을 잔뜩 가져와 섞어놓은 느낌이다.
기대감과 그 뒤에 남은 실망감
경관의 피 시놉시스와 주연 배우들의 이미지 합을 보자마자 문득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 떠올랐다. 언더커버 작전을 벌이는 대상은 사뭇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느낌의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다.
하지만 <경관의 피>는 나의 기대감을 모두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많은 관객들이 한국 영화의 아쉬운 점으로 꼽는 대사의 낮은 명확도. 그리고 컷이 바뀔 때마다 심하게 튀는 엠비언스와 날카로운 치찰음이 꽤 있었다. 거기에 캐릭터와 완벽히 부합하지 않는 배우의 이미지. 길을 정하지 못하고 헤매는 진행까지. 겉으로 보이는 깔은 좋았으나, 막상 마주해보니 단점이 명확히 다가오는 영화였다. 그중에서도 음향의 퀄리티가 정말 아쉬웠다.
더불어 조진웅, 최우식. 멋진 두 배우의 케미를 기대했으나 기대감이 너무 컸는지 적지 않은 실망감이 남았다. 민재와 강윤이 부딪히고 뒤섞이며 케미를 만들어냈다면 좋았을 텐데, 민재는 둥둥 떠있고 강윤이 그를 감싸 안기만 하는 느낌이었달까. 딱 막걸리 장면까지는 괜찮았는데 말이다.
실패하지 않을 명확하고 자극적인 소재들을 버무렸지만 <경관의 피>는 슴슴한 맛이 강하다. 성공할 확률이 높은, 속된 표현으로 ‘안전빵’ 같은 소재들을 사용했음에도, 이 이야기는 그저 같은 궤도를 머물다 못해 서서히 텐션을 잃어간다. 심장을 조이기 위해 열심히 음악의 힘을 빌려보지만 끓는 점에 가닿지 못한다. 배우의 매력을 제외하고 캐릭터 자체만의 매력도 크지 않다. 누군가는 어울리지 않고, 누군가는 너무 뻔하고, 누군가는 큰 사건의 중심으로서 응당 지녀야할 존재감을 부여받지 못하고 묻혀버린다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완전히 거친 누아르보다 슴슴한 맛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다. 잔인하거나 성애적인 장면은 없고 욕조차도 거의 나오지 않는 이 진라면 같은 누아르를.
아쉬움 속에서 살아남은 것들
아쉬운 부분들이 많지만 그 속에서도 분명히 살아남은 부분들이 있다. 조진웅 배우의 묵직한 연기와 올바른 수트핏. 간간이 등장하는 믿음직스러운 얼굴들이 터주는 작은 숨통. 그리고 완전하진 않았지만 새로운 연기 스타일을 보여준 최우식 배우. 개인적으로 그의 연기가 호에 가깝진 않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용기였다고 한마디 보태고 싶다. 최우식 배우가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라 믿으면서.
흑과 백. 그 경계에서
브로맨스, 3대째 이어져오는 경관의 피, 사명감과 가장 효과적인 범죄 소탕 방법 등 여러 주제들이 솟아오르고 그 안에서 가장 그럴싸한 물음은 하나뿐이다. ‘나쁜 놈들을 잡을 때, 넘어도 되는 선은 어디까지인가?’
독보적으로 유능하지만 어딘가 검게 느껴지는 강윤과 사수가 징계를 받게 될 것이 명확함에도 사실을 고하는 꿋꿋하고 하얀 신념을 가진 민재. 그리고 민재가 경찰의 꿈을 갖게 만든, 흐린 회색만을 남긴 그의 아버지 최동수
강윤은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하고, 민재는 눈앞에 있는 현행범조차도 손대지 못한다. 완전한 흑과 백의 특징을 가진 강윤과 민재가 만나고, 두 사람은 흐린 회색빛을 띈 민재의 아버지, 동수에 대한 기억을 공유한다. 그리고 민재는 강윤의 강한 색에 물들기 시작한다.
선을 지키기 위해 악을 타도하는 방법의 수는 무궁무진하다. 무작정 사건에 뛰어들고, 우직하게 법을 지키는 일명 ‘깨끗한 방법’이 있고, 큰 사냥을 성공하기 위해 작은 끄나풀을 남겨두거나 흙탕물에 함께 뒹굴며 함정을 파는 등 처절하고 강력한 ‘지저분한 방법’도 있다.
경찰로서 ‘악을 타도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숙명인데, 이를 이루기 위해 깨끗함을 포기해도 되는 것인지, 민재는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혼란을 느낀다. 지금껏 본 적 없는 어두운 세계와 기밀로 부쳐졌던 진실이 커다란 공이 되어 민재에게 부딪힌다.
경관의 피 시놉시스
출처불명의 막대한 후원금을 받고 고급 빌라, 명품 수트, 외제차를 타며 범죄자들을 수사해온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조진웅)의 팀에 어느 날 뼛속까지 원칙주의자인 신입 경찰 민재(최우식)가 투입된다. 강윤이 특별한 수사 방식을 오픈하며 점차 가까워진 두 사람이 함께 신종 마약 사건을 수사하던 중 강윤은 민재가 자신의 뒤를 파는 두더지, 즉 언더커버 경찰임을 알게 되고 민재는 강윤을 둘러싼 숨겨진 경찰 조직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서로 다른 색을 가진 강윤과 민재의 만남
범인을 꿇어앉혀놓고 사건의 관계자를 캐내기 위해 주먹을 휘두른 선배를 말리던 민재는 법원에 앉아 그의 폭력을 인정한다. 범인의 증언은 수사에 큰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민재는 폭력을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야 최민재, 너만 옳은 것 같지?” 분노 반, 비꼬는 마음 반으로 던진 질문에 민재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는 이게 올바른 선을 행하는 경찰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융통성이 없다고 생각될 만큼 올곧은 사람,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길을 따라 그들을 이해하고 싶어 이 길에 뛰어든 사람. 그게 바로 최민재다.
독보적으로 유능한 능력을 가진 강윤은 뒤에 무언가를 숨겨놓고 있는 광수대 반장이다. 혼자 해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크기의 조직들을 척척 잡아넣는 그는 비교적 몸집이 작은 악을 이용하는 경찰이다.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 선을 아슬히 넘나드는 그는 자신보다 더 나쁜 놈들을 다 잡겠다며 위험한 수사를 계속한다.
민재는 경찰의 뒤를 캐는 것은 불명예라며 언더커버 작전을 거절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인호가 내민 동수에 대한 기밀문서를 보고 마음을 바꾼다.
밝혀진 비밀과 새로운 길
기밀로 묻혀있었던 조직 연남회와 흐려진 물 안에서 살다 떠난 동수의 흔적을 발견한 민재는 고민에 빠진다. 조사비를 마련하기 위해 스폰서를 모집하고,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주사기를 배에 꽂았던 동수. 강윤은 그가 키워낸 새까만 그림자다.
연남회의 시작은 새하얀 눈밭이었지만, 끝은 더럽게 녹은 눈만이 가득한 진흙 밭이었다. 윗선에서는 썩어버린 뿌리를 뒤흔드는 노란 이파리들을 털어내고 싶어 한다. 이들은 연남회와 동수의 사건 경위를 극비에 부치고 강윤의 꼬리를 밟기위해 민재를 이용하려 한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민재는 강윤과 함께 아버지가 걸었던 그 길을 그대로 밟기로 결심한다. 영화의 마지막, 출소한 강윤을 태우러 온 민재는 “저보다 더 나쁜 놈들을 모두 잡을 때까지 해보려고요”라고 말한다. 흑과 백, 명확히 나눠져있던 선안을 벗어나 그 위를 아슬하게 걸어가겠다는, 막무가내인 조금은 나쁜 놈이 되겠다는 이야기다.
착한 놈들 중에 가장 나쁜 놈
수사를 위해, 아주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 위장을 하고, 법의 울타리를 넘는 강윤을 보면서 생각했다. 이 인물은 착한 놈들 중에 가장 나쁜 놈이라고. 근데 도저히 척결할 수 없는 나쁜 놈이라고. 옳고 그름을 명확히 나누기엔 너무도 애매한 회색 선 위에서 민재와 강윤이 나쁜 것들의 잔재를 훌훌 털어낼 수 있을지, 그대로 물들어버리진 않을지. 그들의 패기가 어디까지 뻗쳐나갈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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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제94회 아카데미 수상작은?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드디어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는데요.
과연 어떤 작품들이 수상을 했는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작품상 - 코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에서는 영화 <코다>가 작품상을 수상하였습니다. OTT 사상 첫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하게 되었는데요.
영화 <코다>는 24/7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을 세상과 연결하는 코다 '루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감독상 - 제인 캠피온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감독상은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온 감독이 수상을 했는데요.
<파워 오브 도그>는 토마스 새비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1920년대 미국 몬태나를 배경으로 목장을 운영하는 카우보이 '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남우주연상 - 윌 스미스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남우주연상은 영화 <킹 리차드>의 윌 스미스가 수상을 하였는데요.
윌 스미스는 <킹 리차드>에서 세계 최강 테니스 제왕 윌리엄스 자매를 키워낸 아버지 리차드 '윌 리엄스' 역할을 맡았습니다.
여우주연상 - 제시카 차스테인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은 <타미 페이의 눈>의 제시카 차스테인이 수상하였는데요.
제시카 차스테인 TV 전도사이자 엔터테이너로 활동하며 인기와 명성을 얻은 '타미 페이 베이커' 역을 맡았습니다
남우조연상 - 트로이 코처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남우조연상은 예상했던 것처럼 <코다>의 트로이 코처가 수상하였습니다.
트로이 코처는 <코다>에서 어부이자 농인인 아버지 '프랭크 로시' 역을 맡았습니다.
여우조연상 - 아리아나 데보스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여우조연상 역시 전에 예상한 것처럼 영화 <웨스트 사이트 스토리>의 아리아나 데보스가 수상을 하였는데요.
아리아나 데보스는 <웨스트 사이트 스토리>에서 원하는 걸 투쟁으로 쟁취하려고 하는 불같은 성격을 지닌 캐릭터 '아니타' 역을 맡았습니다.
각색상 - 코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에서는 영화 <코다>가 각색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원작이 있는 경우에는 각본상이 아닌 각색상을 주는데요.
<코다>의 원작은 에릭 라티고 감독의 영화 <미라클 벨리에>입니다.
각본상 - 벨파스트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에서는 영화 <벨파스트>가 각본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벨파스트>는 1969년 북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를 배경으로 집 앞 골목과 짝사랑하는 소녀,
사랑하는 가족이 전부였던 소년과 사랑스러운 가족의 이야기를 흑백 화면 위로 그려낸 영화입니다.
촬영상 - 듄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에서는 영화 <듄>이 편집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듄>은 시공을 초월한 존재이자 전 우주를 구원할 예지된 자의 운명을 타고난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인 폴이
황제의 명령으로 폴과 아라키스로 향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의상상 - 크루엘라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에서는 영화 <크루엘라>가 의상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크루엘라>는 뛰어난 패션 감각을 이용해 완벽한 변장으로 도둑질을 하던 '크루엘라'가 꿈에 그리던 남작 부인 브랜드 디자이너로 들어간 후,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편집상 - 듄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에서는 영화 <듄>이 촬영상에 이어 편집상까지 수상하였습니다.
<듄>에 대한 설명은 위에 촬영상 부분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분장상 - 타미 페이의 눈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아카데미에서 분장상은 <타미 페이의 눈>이 수상하였는데요.
<타미 페이의 눈>은 70, 80년대에 남편 짐 베이커와 세계적인 종교 방송망과 테마파크를 세운
TV 전도사 타미 페이 베이커의 흥망성쇠와 구원을 다루는 영화입니다.
미술상 - 듄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의 미술상은 <듄>이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영화 <듄>의 미술은 약 17편의 영화에 참여한 아트디렉터 '톰 브라운'이 맡았습니다.
음향상 - 듄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의 음향상은 <듄>이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영화 <듄>의 음향에는 맥 루스, 마크 만지니, 더그 헴필, 테오 그린, 론 바틀렛이 참여하였습니다.
음악상 - 듄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음악상은 <듄>이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듄>의 음악 감독인 '한스 짐머'는
<라이언 킹>, <007 노 타임 투 다이>, <덩케르트> 등 140여 편의 영화에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거장이다.
주제가상 - 007 노 타임 투 다이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주제가상은 <007 노 타임 투 다이>가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주제가는 빌리 아일리시와 빌리 아일리시의 친오빠인 피니어스 오코널과 함께 작업을 했는데요.
빌리 아일리시의 'No Time to Die'는 빌보드 HOT 100에서 16위, 영국에서는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시각효과상 - 듄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음악상은 <듄>이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듄>의 시각효과에는 브라이언 코너, 폴 램버트, 트리스탄 마일스, 제드 네프저가 참여하였습니다.
장편 애니메이션상 - 엔칸토: 마법의 세계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바이론 하워드 감독의 <엔칸토: 마법의 세계>가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엔칸토>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마드리갈 패밀리의 마법의 힘이 사라질 위험에 처하자, '미라벨'이 나서서 구하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장편 다큐멘터리상 - 소울, 영혼, 그리고 여름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장편 다큐멘터리상은 아미르 "퀘스트러브" 톰슨 감독의 <소울, 영혼, 그리고 여름>이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소울, 영혼, 그리고 여름>는 단지 흑인들의 축제라는 이유로 그 어느 곳에서도 방영되지 못한 '할렘 컬쳐 페스티벌'을 조명한 작품이다.
국제영화상 - 드라이브 마이 카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국제영화상은 많은 분들이 예측한 대로 <드라이브 마이 카>가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 2014년 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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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의 전신 하이 스트레인저의 공동 배급 작품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아쉽게도 각본상과 국제영화상을 수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의 개봉을 기다리는 것을 보았는데요.
올해 개봉 예정 중에 있으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그럼 제94회 아카데미 수상작 정리 콘텐츠는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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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생물을 만나 얻은 삶의 동력
무언가를 잃는다는 것은 한 사람에게 큰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그 상실감은 슬픔과 분노, 외로움 같은 다양한 감정들로 변형되어 퍼진다. 그런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며 삶을 살아내야 할 목적을 찾아 헤맨다. 대부분은 그런 의지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죽음을 택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은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살고자 하는 욕구를 조금씩 느끼게 된다. 그것이 바로 상실감 속에 숨겨진 삶의 의지이고 그것을 꺼내게 되는 계기는 바로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로부터 나온다.
상실감이라는 감정의 파고는 언젠가 잦아들지만, 그런 일련의 과정을 겪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그 시간에 누군가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기도 하고, 때론 모르는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며 나의 감정을 이해받기도 한다. 상실감이 극에 달한 그 상황에서 결국 위로받는 건 주변에 다가오는 존재들로부터 온다. 그것이 바로 삶의 의지를 꺼내는 계기가 된다.
넷플릭스에 공개된 <기생수 더 그레이>는 괴수 장르 혹은 외계인 크리쳐 장르에 속한다. 일본 원작 만화의 세계관을 따르고 있는 이 시리즈는 한국의 수인(전소니)이 중심인물이다. 여기에 건달 강우(구교환), 특수수사팀 그레이의 팀장 준경(이정현)이 등장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이 세 인물의 공통점은 모두 상실감 속에 있다는 것이다. 세 인물 모두 상실감을 느끼고 있지만 그것이 연결되어 겉으로 드러나는 감정은 무척 다르다.
첫 번째 감정 - 수인의 외로움
수인은 부모를 모두 잃었다. 어린 시절 직접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할 정도로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성장했다. 그리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집을 떠나 다른 가정을 꾸렸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어머니를 몰래 찾아가 봤지만, 어머니는 5만 원 몇 개를 쥐어주고는 절대 다시 오면 안 된다는 말을 건넬 뿐이었다. 그러니까 수인은 부모에게 완전히 버림받은 존재다. 한 명은 육체적으로 수인에게 폭력을 가했고, 다른 한 명은 정신적으로 수인에게 폭력을 가했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상실감 속에서도 그녀가 버틸 수 있었던 건, 형사 철민(권해효) 덕분이다. 철민은 무심한듯하지만 세심하게 수인이 삶을 이어갈 수 있게 도움을 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인은 상실감이 만들어낸 외로움 속에서 평생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어딜 가도 안 좋은 일만 생기는 듯한 그녀에게 우연하게 들어온 기생생물은 그녀의 뇌를 다 먹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지킬과 하이드처럼 수인의 몸속에서 다른 인격의 존재가 된다. 철저하게 외롭게 살아가야 할 수인에게 어쩔 수 없이 같이 살아가야 할 존재가 생긴 것이다.
기생생물이 들어온 이후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저주 같아 보였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수인과 기생생물 하이디는 동화되어 간다. 각자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고, 서로의 감정을 알게 된다. 이야기의 후반부로 갈수록 수인은 좀 더 큰 용기를 내어 과감한 행동을 하는데, 그런 수인의 변화는 평생 같이 함께 하게 된 하이디의 존재가 무척 큰 동기가 된다. 수인의 외로움이 점점 약해지고 그녀의 주변에 그를 돕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길수록, 수인의 삶의 의지는 조금씩 커져간다. 그리고 수인이 가지고 있던 외로움과 상실감도 그녀가 가지게 된 삶의 의지를 꺾지 못한다.
두 번째 감정 - 강우의 슬픔
사실 강우와 슬픔이라는 감정은 잘 어울리는 감정은 아니다. 그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이야기 내내 그는 무척 가벼워 보이고 철없는 인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일을 즉흥적으로 결정하거나, 대충 마무리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그는 도통 중요한 인물처럼 보이지 않는다. 감독이 이 인물을 넣은 이유는 아마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회사원 같은 모범생 타입의 인물은 아니지만, 조금 철없지만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기생생물에 감염된 누나에게 이상함을 느끼고 실종된 여동생을 찾으려 애쓴다. 그 과정에서 그는 어떤 상황을 맞이하고 큰 슬픔을 느낀다. 실제로 극 중에서 그는 꽤 많은 눈물을 흘리는데 그건 그의 주변에 그를 이해할 사람이 없어졌다는 의미이고, 실제로 이야기 속에서 그의 주변에 그를 도와줄 수 있는 인물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간다. 그래서 겉으로는 무척이나 밝고 별 걱정 없어 보이는 강우지만, 그의 내면에 박혀있는 상실감은 더욱더 커져간다.
그렇게 그는 자신이 무너지기 직전에 수인과 하이디를 만난다. 전혀 연결점이 없을 것 같은 세 존재가 만나게 되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상실감의 무게를 조금씩 나누어 가진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을 완전히 잡아먹은 기생생물들을 퇴치하고자 하는 공통 목표를 가지게 된 그들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된다. 결국 강우의 슬픔은 두 존재와 나누면서 이겨낼 수 있는 감정이 되고, 강우에게도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의지가 만들어진다.
세 번째 감정 - 준경의 분노
준경은 <기생수 더 그레이> 안에서 가장 이성적으로 보이는 인물이다. 프로파일러 출신 경찰인 그녀는 약간 상대방에게 비아냥대는듯한 말투를 가지고 있지만, 기생생물을 찾아내고 처치하는 작전 수행능력은 무척 뛰어나다. 프로파일러가 가진 특유의 감은 그가 좀 더 옳은 판단을 할 수 있게 돕는다. 그녀는 기생생물을 잘 이용할 줄 알지만, 과도하게 기생생물 퇴치에 목을 매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준경을 움직이는 힘은 바로 그녀가 가진 분노다. 그녀는 기생생물 등장 이후, 그것에 감염되어 버린 남편을 잃었다. 바로 눈앞에서 기생생물에 전염된 남편은 준경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죽이려고 시도하고 실제로 많은 사람을 죽인다. 비록 준경은 가까스로 자신의 목숨을 지켰지만, 손이 잘리고 심한 부상을 입었다. 갑작스럽게 남편을 잃은 그 상황은 그녀를 슬픔에 가두기보다는 분노를 끓어오르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야기 내내 그는 무척 차가 워 보이고 기생수 퇴치가 전부인듯한 말을 내뱉는다.
그녀의 앞에 나타난 세 존재, 수인과 하이디 그리고 강우는 준경에게 그렇게 중요한 존재로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그들, 그리고 그들이 제시하는 여러 가지 정황들을 보면서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한다.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마음, 그 마음은 수인과 강우도 똑같이 경험한 감정이며, 기생생물인 하이디도 동일하게 느낀 감정이다. 그러니까 이들은 갑작스럽게 상실감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에 놓은 존재들이고, 우연히 만나 상실감으로부터 발현된 외로움과 슬픔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존재들이다. 이들이 만나 세상에 흩어져버린 기생생물들과 벌이는 대결은 감정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며 끝까지 집중하게 만든다.
연상호 감독은 <기생수 더 그레이>를 짧은 호흡으로 구성했다. 총 6회로 구성되어 있는 이 시리즈는 다른 시리즈보다 짧은 호흡으로 전개되면서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본론으로 진입한다. 또한 각 인물들의 감정을 단순하게 표현하면서 좀 더 직관적으로 그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전혀 다른 성격의 인물들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들은 꽤나 흥미롭다.
이 시리즈는 수인의 이야기다. 기생생물 하이디와 공생하게 된 수인은 끔찍하게만 느껴졌던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큰 용기를 내어 기생생물들과 대결을 벌인다. 비록 그녀의 가족은 그녀를 버렸지만, 수인은 혼자가 아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상실감과 외로움으로 시작하지만, 모두가 함께인 따뜻함으로 마무리된다. 무엇보다 시리즈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비밀스런 새로운 인물은 원작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더욱 반길 것이다. 그는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영화의 스틸컷은 [왓챠]에서 다운로드하였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HRDUH5A0Jbs?si=cIaXY3LwMKKkD36N
https://www.notion.so/Rabbitgumi-s-links-abbcc49e7c484d2aa727b6f4ccdb9e03?pv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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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의 솔직한 연애이야기 ❤ 근데 이제 거기다 영화 얘기를 곁들인...(500일의 썸머, 건축학개론) ?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씨네마사지 ?
씨네마사지 비주얼 특집!?
YG 케이플러스의 비주얼 모델들이 떴다!
모델돌 ATO6의 현우와 용국, 모델 출신 배우 고이진 그리고 여연희 까지~
훈훈한 남녀들을 모아놓고 달달한 연애영화를 주물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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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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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트위스터스> 2차 예고편
올 여름, 역대급 토네이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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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사랑하고 사랑받고 차고 차이고> 메인 예고편
모두가 행복한 사랑을 바라는 ‘아카리’(하마베 미나미)와
한 발 뒤에서 사랑을 기다리는 ‘유나’(후쿠모토 리코).
서로 정반대의 성격이지만
우연한 계기로 친구가 된 둘.
고등학교 첫 학기가 시작되고
‘아카리’와 ‘유나’에게도
마음을 전하고 싶은 상대가 생겼다.
“너도 내 마음과 같을까…?”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로 가는 길
열일곱, 우리들의 성장형 청춘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