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2025-04-14 07:31:04
진리의 횃불 앞에 - 본회퍼 Bonhoeffer:Pastor. Spy. Assassin
거짓의 어둠을 밝히는 진리의 빛을 들고 나아간 사명자
파이오니아21에서 배급해 국내 상영 중인 '본회퍼:목사.스파이.암살자'는 독일의 목회자였던 디트리히 본회퍼의 삶을 다룬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개봉일은 2025년 4월 9일로 관람 등급 12세 이상으로 보호자 동반 시 그 이하의 연령도 감상 가능하다.
다만 영화의 내용이 묵직한 울림을 주기에 그것을 머릿 속에서 다시 정리할 수 있을 정도의 정신 성숙은 필요할 듯싶다.

- • 감독 - 토드 코마르니키
- • 출연 - 요나스 다슬러, 오거스트 딜, 모리츠 블라이브트로이, 나딘 하이덴라이히
- • 개봉 - 2025.04.09
- • 장르 - 드라마
- • 순위 18위 / 누적 관객수 3,589명 (2025. 04. 13일 기준)
- • 네티즌 평점 - 9.82
- ⎡ 기독교가 국가와 민족이라는 이름 아래 종속되어,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따르는 삶이 희미해지던 시대. 독일의 젊은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오늘날의 기독교인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교리가 아닌 실천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그는 "교회는 악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신념을 품고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하고, 결국 히틀러 제거라는 치명적인 음모에 연루된다. 한때 평화를 설교하던 그가, 수많은 유대인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기로 결심하기까지? 이 극적인 여정은 본회퍼가 선택한 길이 과연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것이냐, 아니면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갈 것이냐는 물음을 남긴다. 그의 헌신과 죽음은 오늘날까지도 '책임있는 신앙'의 대표적 사례로 기억되며, 시대와 국가를 넘어서 신앙의 본질을 묻는 깊은 울림을 전한다. - 네이버 '본회퍼:목사.스파이.암살자' 소개 줄거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리아인의 제국주의에 사로잡힌 독일에게 교회의 사명과 유대인 보호를 외쳤던 그는 그러한 죽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사형 집행 현장에 있었던 의사의 말처럼 경건하게 이 세상에서의 사명을 마무리한다.
'어떻게 살지는 어떻게 죽을지가 결정한다'
단지 머릿 속 교리에 지나지 않았던 성경 속 말씀은 미국 유학 중 만난 할렘가의 교회 목사 간증(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 시편 34편 8절 말씀)과 인종차별 등을 통해 몸소 경험하며 살아있는 신앙으로 변화되어 갔으며, 부유한 가정의 아들로 성장해 온 삶에서 진리를 담대히 선포하는 목사로서의 삶으로 변모하게 된다.
히틀러가 제2차 세계대전 가운데 성경의 내용을 총통 중심으로 모두 바꾸어 하나님의 자리에 자신을 올려 두어 모두를 거짓으로 물들이려 했으나, 깨어있는 그리고 용기를 낸 목사와 주교 그리고 영국의 목회자들은 그들을 지원하며 꺼지지 않는 등불, 트리니티를 밝힌다.
'하나님의 자리에 총통을 올려둔 너희는 끝까지 죗값을 치룰 것이다'
무력과 생명 위협의 상황 가운데서도 그들은 악과 정면으로 맞섰으며, 거짓에 물들지 아니하고 진리의 말씀에 갈급한 성도들의 마른 목을 진리로서 축여주었다.
마태복음 속 마귀는 예수를 성전 꼭대기에 세워 말씀으로 유혹하듯, 성경 말씀은 나치 정권에 충성하는 이로 인해 비아냥의 도구로 사용된다.
성경 말씀 속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구절은 유대인을 수없이 어둠으로 몰아가던 이들을 용서하고 어떠한 대항하는 액션을 취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묶어버리는 족쇄 역할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본회퍼는 이것이 자신의 사명임을 인정하고 거짓도미으로 사용 중인 말씀 안으로 묵묵히 걸어가 빛의 말씀으로 갈라버린다.
영화는 영어와 독일어로 진행되며, 시간의 변화를 수시로 주며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스토리에 긴장감을 더해 밀도있게 진행되어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말초를 자극하는 장치없이도 진리 자체가 주는 영향력을 감상하는 내내 경험할 수 있었다.
홀로코스트 요소와 스릴러적 요소가 가미되나, 영화는 시대의 사명을 받은 자의 돌진을 보여준다.
기독교인으로서 믿는 자라면 하나님 안에서 자신의 사명에 대해 다시 묻고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힘을 구하는 시간이 될 것이요, 믿지 않는 자라면 밀도있는 구성과 탄탄한 스토리로 영화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감상하며 거짓에 대항하는 진리의 힘 가운데 앞으로 이 사회 혹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하나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될 듯싶다.
'행동하지 않는 것도 행동하는 것이다
침묵하는 것도 말하는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같이 수동적으로 보일 때조차 그것 역시 선택이며 행동이다
* 영화와 관련해 볼 수 있는 책 : '나를 따르라 (Nachfolge)' - 저자 : 디트리히 본회퍼 / 출판 : 복있는사람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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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틸워터> 잔잔해 보이는 물처럼 흘러가는 드라마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국 오클라호마 주 스틸워터에서 프랑스 마르세유로 향하는 '빌 베이커(맷 데이먼)'. 그는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마르세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딸 '앨리슨(아비게일 브레스린)'의 면회를 갔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앨리슨의 사건 현장에 또 다른 목격자 '아킴'이 있었고, 그를 찾으면 딸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빌은 호텔에서 만난 '버지니(카밀 코탱)'와 그녀의 딸 '마야(릴루 소바드)'의 도움을 받아 목격자를 찾아 나서지만, 그는 사건의 실체에 가까워질수록 예기치 못한 진실을 깨달으면서 혼란에 빠지기 시작한다.
오랜 시간 사람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 난제들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테세우스의 배'다. 이 역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테네 인들은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아테네로 귀환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그가 탔던 배를 보존해 왔는데, 배의 판자가 썩을 때마다 그 낡은 판자를 떼어버리고 더 튼튼한 새 판자로 대신했다는 것이다. 이때 판자가 하나만 바뀐다면 여전히 그 배는 테세우스의 배겠지만, 만약 결국에 모든 판자를 갈아 끼우더라도 여전히 그 배를 테세우스의 배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사물의 변화와 정체성의 유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테세우스의 배는 근래 MCU의 <완다비전>처럼 많은 작품의 핵심 주제를 관통하는 알레고리로 활용되어 왔으며, 톰 맥카시 감독이 연출하고 맷 데이먼 주연을 맡은 <스틸워터>에서도 그 존재감을 발휘한다. 2007년에 발생한 아만다 녹스 사건을 모티브로 한 <스틸워터>는 빌 베이커라는 한 남자, 아버지, 이방인의 일상을 조용히 따라가며 그 안에서 한 개인의 변화와 그로 인한 혼란과 충격, 슬픔 등을 관조한다. 그리고 설령 외관에는 변화가 없어도 판자가 다 달라진 배는 더 이상 테세우스의 배라 부를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영화 초반의 빌은 소나무처럼 굳건하다. 경제적으로 풍족하거나 안락한 환경은 아니어도 자신의 삶에 충실하며 매일 같이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딸을 위해 기도를 드릴만큼 종교적으로 확고한 삶을 산다. 달리 말해 그는 변화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인물이기도 하다. 필요한 서류를 인터넷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하고, 마르세유에서 짧지 않은 시간을 지냈는데도 미국인의 모습을 잃지 않는다. 그는 프랑스인들 사이에서도 총기 소유에 대한 대화에서 지극히 미국 중남부 출신다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미식축구 중계를 챙겨보고 유럽 축구를 거부한다.
이렇게 완고하기까지 한 그의 성정은 초반부 전개에 중심 동력이 되어준다. 앨리슨의 면회를 갔다가 딸의 무죄를 확신하게 된 그는 맹렬히 증거를 수집한다. 딸의 변호사를 찾아가 격렬히 항의하고, 사설탐정을 만나 유일한 증거이자 증인인 아킴을 찾으러 다니며, 상황이 여의치 않게 흘러가자 직접 아킴을 찾기 위해서 마르세유의 빈민가를 돌아다닌다. 인종차별과 무슬림 차별 이슈처럼 프랑스에서 민감할 수 있는 이슈와 접점이 생길 위험이 있어도 그저 딸의 무죄를 밝히는 데만 집중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스틸워터>는 범죄 영화, 스릴러 영화에 가깝다.
하지만 딸의 무고를 증명하려는 아버지의 노력이 빈민가에서 실패로 돌아간 이후로 영화는 방향을 바꾼다. 여전히 모자를 쓰고, 청바지를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 미국인이지만 초반부에 보여준 빌과는 다른 빌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마르세유에서 만난 버지니와 그녀의 딸 마야와 함께 지내면서 프랑스어로 간단한 대화도 나눌 줄 알게 되고, 매일 마야와 함께 하교하는 책임감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영화는 미국에서는 생계를 위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가족을 떠나 지내야 했고 몇몇 전과가 남을 정도로 무책임한 삶을 살았던 그가 마르세유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이렇게 범죄 스릴러 영화에서 드라마로 전환되는 전개는 예상을 벗어나는 선택이기도 하고, 그래서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확고한 목적과 신념 하나로 똘똘 뭉쳐있던 단단한 남자가 한 조각씩 교체되는 이야기 덕분에 막바지에 다시 스릴러로 전환되는 영화의 발걸음에는 큰 힘이 실린다. 새로운 삶을 살면서도 항상 앨리슨의 무고를 밝혀내고자 조사를 멈추지 않던 그는 자신이 믿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진실을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는다. 그저 진실의 내용이 놀라워서가 아니다. 이미 진실에 근접해 있었지만 너무나도 완고했던 본인의 확신이 그 진실을 가리고 있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마르세유에서 지낸 시간 동안 점차 달라졌고, 그렇기에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앨리슨의 사건을 볼 수 있었다. 따라서 빌의 충격과 혼란은 그의 배가 한 조각씩 교체된 결과 전혀 다른 배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빌의 모습은 앨리슨과 대비를 이룬다. 사실 그녀는 사건의 발생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줄곧 진실을 감추고 있었다는 점에서 변한 적이 없다. 이는 앨리슨의 진실이 등장하는 타이밍에 영화의 장르가 다시 범죄, 스릴러로 되돌아오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영화는 이러한 두 부녀의 차이와 빌의 심경을 간단히 정리해준다. 고향에 돌아온 앨리슨은 스틸워터가 예전 모습 그대로라고 말한다. 하지만 빌은 자신의 눈에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면서, 마르세유로 돌아갈 수 없듯이 그 이전으로도 되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단정 짓는다. 이렇게 영화는 실화 사건 자체의 임팩트 대신 그 사건으로 인해 큰 변화를 겪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집중한다.
<스틸워터>의 이야기는 맥카시 감독에게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안긴 전작 <스포트라이트>와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울림을 준다. 특히 기자들의 취재 과정을 그저 관찰하듯 제시했던 것처럼, 빌의 발걸음을 뒤따르며 굳이 감정선을 억지로 고조시키거나 갈등을 극대화하지 않는 매우 사실적이고 건조하기까지 한 연출이 눈에 띈다. 이는 맷 데이먼의 부성애 연기를 만나 그의 혼란과 허탈함까지 온전히 전해준다.
다만 두 가지 문제가 있기에 절반의 성공으로 보이기도 한다. 일단 영화의 흐름이 느리고 템포가 늘어져서 138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온전히 쫓아가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감춰진 진실을 밝히는 이야기의 지향점 자체는 <스포트라이트>와 같지만, 그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간과한 선택처럼 보인다. 기자들이 거대 권력의 결탁과 비리를 쫓는 내용은 담백하게 전달되더라도 이야기 자체서 긴장감과 비장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범죄 영화 내지는 추적극의 형식에서 드라마로 전환되는 이야기에서는 같은 몰입도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반전이 너무 늦게 등장한다. 빌의 개인 서사와 변화를 지켜본 후 반전을 접할 때 그 임팩트가 가장 강렬할 것이라는 판단한 듯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만큼 굳이 반전을 마지막까지 숨기는 것이 꼭 필요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전체적으로 길고 느린 영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후반부에 몰아치는 전개는 분량 조절에 실패한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결국 <스틸워터>의 모티브가 된 사건이 <스포트라이트>의 그것보다 덜 강렬한 사건인데도 동일한 접근법을 취한 구성이 한쪽 발목을 잡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빌의 이야기와 제목인 스틸워터를 곱씹어보면 이 작품이 칸 영화제에 비경쟁작으로 초청될 수 있었던 이유를 서서히 느낄 수 있다. 빌의 이야기는 단순하 가십이나 이슈로 여겨질 수도 있던 사건 이면에 깃들어 있는 인생에 대해 말한다. 사람의 신념과 감정은 변하기 마련인데 과연 나는 여전히 나인지, 내 앞에 있는 딸과 같은 이들도 여전히 내가 아는 그 사람인지와 같은 보편적인 고민을 건드린다. 이때 단순한 지명이었던 스틸워터(Stillwater)는 멈춘 듯 잔잔해 보이지만 천천히 흐르는 물(still water)이라는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고, 그렇게 <스틸워터>는 천천히 변해가는 각자의 배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영화가 된다.
A(Acceptable, 무난함)
지중해의 항구 도시 마르세유에서 지중해를 가로지르던 테세우스의 배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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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엄마를 부르는 숲, 가족이 되는 순간
Director
Jerome YOO
Cast
JIN Sein, KIM Jae-hyun, NAM Da-nu, KANG Sangbum, Jedd SHARP, Candyce WEIR, Morgan DERERA
시놉시스
1991년 여름, 슬픔에 잠긴 어느 한국인 가족이 야생 들개의 침입으로 고초를 겪고 있는 캐나다의 대초원으로 이민을 간다.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면서 이들은 가족 사이의 깨져버린 유대감과도 직면해야 한다.
들어가며,
이민 2세대인 제롬유 감독의 영화는 캐나다를 배경으로 한 한 이민가정의 생활을 독특한 스토리텔링과 화면구성 방식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God, Cowboy, Blond라는 부제를 붙은 세 파트에선 아버지(광선), 아들(하준), 딸(하나)이 돌아가며 주인공이 된다. 같은 집, 같은 시간에 살고 있지만 진실의 층위가 다르기 때문에 그들이 감각하는 이민생활의 최우선 문제 역시 다르게 인식된다. 한국에 정주하고 있는 관객의 입장에선 ‘이민’이라는 한 단어로 퉁쳐지는 문제가 그를 받아들이는 각 세대마다 이토록 섬세하고 다양한 양상을 가질 수 있음을 알 수 있게 된 영화이기도 했다.
잡종에 대해서,
표면적으로 잡종의 의미는 이것저것이 섞여 순종이 아닌 어떤 종류를 말한다. 모국을 떠나 타국인이 되어야 하는 이민세대의 고충을 뜻하는 뜻이기도 하겠으나 <잡종>은 그것이 지칭하는 대상을 ‘집을 잃어버린 떠돌이 개’로 확장시키며 인물들이 가진 결핍의 구심점을 만든다.
집을 잃어버린 채 마을과 숲을 오가며 사는 이들 들개는 어느 경계에서 이쪽도 저쪽도 아닌자로 해석된다. 이것은 한복을 입고 매니큐어를 칠한 한나, 영어를 쓰고 금발의 친구들과 놀지만 엄마의 노래를 듣는 하준, 땅주인을 위해 들개들을 잡을 때 한국식 위령제를 지내는 광선의 이미지와 겹쳐지며 제목의 필연성을 생각케 한다.
#1. GOD : 광선은 자식들에게 자꾸 강해지라고 한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바다를 건너왔다. 먹고 살기 위해 들개를 잡아 죽이는 사냥꾼이 되었다. 그들 가족에게 살 곳을 제공해준 마을의 목사 스캇은 가족 대대로 내려오는 유산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들개들을 죽이고자한다. 광선은 썩 내키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스킬로 들개를 다루어 단번에 스캇의 팀에 들어가게 되지만 밤이 되면 자신이 개들의 울음소리에 괴로워한다.
사냥을 망설이는 큰아들에게 ‘빨리 죽여주는 게 걔한테 도움되는거야!’라고 소리치지만 사실 그는 사냥을 시작할 때마다 나무에 오색실을 묶어두고 산의 신에게 제를 올리는 사람이다. 먹고 살기 위해 짐승을 물어뜯는 들개와 자신이 다를 것 없다는 죄책감이 그를 괴롭게 하는 것이다.
#2. COWBOY : 하준은 길을 잃어버린 것 같다.
반면 하준은 죽은 들개의 사체 위에 들꽃을 올려주는 마음을 가진 소년이다. 그러니 광선이 하준에게 거칠게 대하는 이유는 아마 그 모습에서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자식들에게 보이는 것은 그의 고통이 아니다. 그저 소리치거나 고성방가를 하는 무서운 아버지일 뿐.
하준은 노아를 비롯한 캐나다인 친구들인과 어울릴 땐 ‘그들’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여동생 하나와 같이 있을 땐 여전히 ‘집’에 있는 것 같지만 여전히 혼란스럽다.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노아가 친구 이상으로 느껴지는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하준이 원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아버지와 싸워도 돌아오게 되는 원점은 '어머니가 죽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극과 극을 향해 달리던 아버지와 아들은 상실의 공감대로 연결된다. 그들은 이제 하나에게 엄마의 죽음을 알려야 한다.
#3. BLONDE : 그리고 가족을 하나로 모으는 ‘하나’.
하나는 비행기 100개를 먹으면 소원을 빌 수 있다는 엄마의 말을 믿고 착실하게 비행기를 찾아다니는 소녀다. 목사의 부인인 로라는 딸이 없는 아쉬움을 하나에게 투영하며 엄마처럼 잘해주려한다. 옆자리, 생일파티, 기도문화, 선물, 매니큐어까지 하나는 아버지가 오빠가 자리를 비운 빈 집에 혼자 남아 엄마를 그리워 한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알아줄 여유가 있는 가족은 없다. 로라처럼 노랗게 머리를 탈색하려던 하나는 불현듯 숲으로 뛰쳐들어간다.
철없는 아이의 가출이라 생각했던 광선은 엄마가 올 때까지 돌아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하나를 보며 말문을 잃는다.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그리움을 두려움없이 꺼내버리는 천진난만함에 결국 무너지고 만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서로의 끈을 잡고 있던 가족은 다시 조금 가까워지게 된다.
부르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 ‘엄마’라는 단어
하나가 숲 속에서 엄마를 부르고 광선이 (돌아올 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함께 아내를 부르는 장면은 꼭 초혼의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성인인 아버지와 아들이 각자의 이슈로 미루어두었으나 사실 가장 선행되어야 했던 ‘애도’는 막내딸 하나의 챕터에 와서야 이루어지게 된다. 여담이지만 이민가족들은 전통문화에 대한 보수성과 현지 문화에 대한 개방성이 묘하게 섞이게 되는데 높은 확률로 보수성의 일면은 ‘아버지’라는 호칭으로 발현되는 것 같다. 아버지는 아버지인데 엄마는 엄마가 되는 사례도 꽤 많은 것 같다. 현실의 사례에서 채택한 부분일 수도 있지만 나에겐 이 호칭의 차이가 이 가족이 가진 거리감과 상실감의 깊이를 유추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섬세한 포인트였다.
마찬가지로 아버지가 한국식 요리를 해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한나가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한다는 사실은 단순히 어머니의 음식에 대한 그리움만이 아니라 어머니가 이들 가족의 구심점으로서 가족 정체성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었음을 예상할 수 있게 한다. 어머니가 사라진 뒤 심화 된 갈등은 이들 각자의 정신적 위기로 확장되어 서로가 모르는 시간에 존재론적 위기를 겪게 만들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잡종이란 뿌리를 잃어버린 것이라는 해석으로 재정의 된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비단 한 이민가족의 개인사적 위기를 그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불안한 시대를 ‘영혼의 집’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영화로 확장된다.
긴 방황 끝에 같은 그리움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한 세 명의 가족이 들개의 울음소리로 뒤늦을 애도를 함께 하는 장면으로 이 영화를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영혼의 집을 찾기 위해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샤론 최와 함께하는 <영특한 대화>
<잡종>은 사실 각각 부제를 붙인 세 편의 다른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인물 각자가 마주하고 있는 진실이 다르기 때문이다. <영특한 클래스>의 모더레이터로 참석한 샤론최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불균질’한 서사인 셈이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영화가 담고자 한 이민세대의 진짜 고충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는 그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녀의 모더레이팅으로 영화가 사용한 각기 다른 화면비와 색감, 음악의 테마가 이 불균질과 충돌을 다루기 위해서였음을 알 수 있었다. <영특핸 대화>에서는 디아스포라와 영화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 외에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통역한 통역사로 명성을 얻었지만 제롬유 감독과 시네마 스쿨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신인영화감독으로서의 커리어를 준비중인 샤론최의 커리어패스와 작업 근황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Schedule in JIFF
2025.05.02.(금) 17:30 CGV전주고사 1관
2025.05.03.(토) 17:00 CGV전주고사 1관
2025.05.07.(수) 17:00 CGV전주고사 2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 4.30 ~ 5.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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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성과 모성애에 관한 시선과 뒤따르는 감정의 파고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나의 눈부신 친구’의 작가 엘레나 페란테이 집필한 나쁜 사랑 3부작 중 한 편인 ‘잃어버린 사랑’을 원작으로 우리에게 배우이자 제이크 질렌할의 누나로 친숙한 매기 질렌할이 첫 연출과 각본을 맡아 제94회 아카데미 3개 부문 후보를 포함해 전 세계 영화제에서 103개 부문 노미네이트,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각본상을 포함한 37개 수상을 거머쥔 영화 로스트 도터 리뷰입니다. 그리스의 휴양지를 찾은 비교문학 대학교수 레다가 젊은 엄마 니나를 만나 자신의 옛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서스펜스 드라마로 그들의 행동과 모습을 통해 여성성과 모성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보수적이고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인간의 욕망에 충실한 파격적인 여성을 그리는 작가의 솜씨가 여성제작진들과 출연진들을 만나 책을 통해 개인이 혼자 떠올려보는 상상이 아닌 큰 스크린으로 다 함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짜여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현재를 살아가는 엄마, 딸, 여성이라면 다각적으로 생각해 볼 여백을 남겨주는 미묘함을 경험할 수 있을 듯합니다.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 로스트 도터 정보 및 출연진
따님들 어렸을 땐 어땠어요?
다양한 언어에 대한 비교문학을 공부하는 대학교수 레다는 홀로 그리스의 작은 해변 도시로 휴가차 방문합니다. 별장 관리인 라일과 해변 관리 아르바이트 윌의 친절에 조용하고 한적한 해변가에서 그녀만의 호젓한 휴가를 만끽할 줄 알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근 저택에 사는 대가족이 몰려와 해변을 차지하면서 그의 심기는 점점 불편해집니다. 그리고 그들 중 어린 딸 엘레나와 함께 나온 니나에게서 과거의 자신이 떠올라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눈을 뗄 수 없게 됩니다. 15년 전 두 딸을 키우며 워킹맘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식을 얻고 키우는 즐거움보단 괴로움,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성취욕 등이 충돌하던 그때를 말이죠.
예고편│ Trailer
원제 : The Lost Daughter│감독·각본 : 매기 질렌할
원작 : 엘레나 페란테의 소설 잃어버린 사랑
출연진 : 올리비아 콜맨, 다코타 존슨, 제시 버클리, 피터 사스가드, 폴 메스칼, 에드 해리스 외 多
장르 : 드라마│상영 시간 : 122분
국가 : 미국, 영국, 이스라엘, 그리스│등급 : 15세 관람가
평점 : 기자·평론가 6.75, 왓챠피디아 예상 3.2, 로튼 토마토 신선도 94% 팝콘 50%, IMDB 6.7, 메타 스코어 86점
개봉일 : 2022년 7월 14일
여성들의 앙상블, 그들의 섬세한 메시지
원작을 쓴 엘레나 페란테가 여성을 묘사하는 방식은 굉장히 직선적으로 느껴지는데, 마치 우리 사회에서 암묵적인 룰처럼 여겨왔던 모종의 합의를 깨부수는 형태로 접근합니다. 이러한 미묘하고 비전형적인 심리묘사의 중심되는 레다를 돋보이는 것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올리비아 콜맨으로 묵직한 존재감으로 드라마임에도 묘한 긴장감을 만들며 중심을 잡아주죠. 그리고 여성에서 엄마라는 위치로 옮겨가며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이자 작품의 상징적인 의미인 여성성과 모성애를 둘러싼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는 니나를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 중 한 명인 다코타 존슨이 맡아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라이징 스타라 할 수 있는 아일랜드 배우이자 가수인 제시 버클리로, 누군가는 이기적으로 볼지 모르지만 부모 이전에 한 여성이자, 인간으로 솔직한 젊은 레다를 맡아 완벽하지 않아 더 일반적이라 느낄 수 있는 열연을 펼칩니다. 세 명의 출중한 배우들과 현장 경험이 많은 감독이 만들어낸 앙상블은 이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충분한 메시지를 완성시킵니다.
# 로스트 도터 평점
애들이 없으니 어떻던가요?
교수이자 번역가인 주인공은 작은 해변 마을에 도착해 햇빛 아래서 휴식을 취하기를 고대하고 있지만, 그녀를 둘러싼 상황들은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세상과 주변 사람들이 문제일까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자기중심적으로 강박적인 행동에 이상한 것의 중심은 그라는 걸 쉽게 깨달을 수 있죠. 그렇게 작품은 한 여성이 다른 여성을 보며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욕망과 충동에 이끌려 자유를 갈망했던 기억들을 통해 현재의 불안한 감정에 대한 수수께끼를 천천히 풀어갑니다. 이러한 현재의 장면들은 20년 전 레다의 삶이 겹쳐지는 신비롭고 긴장된 묘사를 통해 개인의 성취욕과 자신에게 매달리는 두 딸을 양육하는 것에 애쓰지만 점차 지치고 짜증이 쌓여 압도당해버린 한 여인의 과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죠.
‘82년생 김지영’처럼 근래 한국독립영화에서 종종 사용되는 산후우울증이지만, 그녀가 받는 스트레스에 대한 묘사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으로 점차 깊이 빠져들고 마는 늪처럼 그려집니다. 일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남편이 등장하지만, 자신의 무게에 짓밟혀 질식되어가는 모습은 끝끝내 극단적인 일탈을 불러오고 외형적으로 꿈꾸던 목표에 도달했죠. 하지만, 그녀에게 남은 죄의식은 다른 형태로 현재를 잠식해가고 자신이 밟아왔던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 같은 니나에게 감정을 투영할수록 문제는 복잡하게 꼬여갑니다. 결국 소소한 사건들이 이어져 점차 더 자신을 갉아먹는 과거에 옥죄어 현재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고 그 모습을 통해 완벽한 해답보다 관객들에게 답을 구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죠.
사람들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고 니나의 현재 모습과 결부되어 두 인물이 묘하게 평행선을 이루면서 양육의 모습과 당시의 심리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줌으로써 많은 관객에게 공감을 살 것 같습니다. 반대로 지금까지 관습적으로, 묵시적으로 내려오는 무게감이 주인공의 충동적인 행동들이 불편하거나 꺼림칙할지도 모르죠. 동전의 양면처럼, 빛과 어둠이 있듯 어쩌면 엄마이기 이전에, 여성이자 한 사람으로서 지극히 인간적 캐릭터임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매기 질렌할은 첫 연출임에도 원작의 색을 잘 이어 인형을 통해 과오를 속죄하고자 하는 행동들, 다시금 상기되는 배꼽의 상흔, 흘러나오는 음악들(특히, 가사 의미가 투영된 본조비의 Livin' on a Prayer)까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다양하고 복잡한 심리를 잘 표현한 세 배우의 연기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특히,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 일에 대한 성취, 성적 욕망 등에 빠져든 제시 버클리는 ‘멘’이랑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아마 남성 관객이 100% 공감과 이해를 하기는 어려운 부분들이라 출산과 육아에 대한 경험이 있는 여성 관객이라면 감정적으로 많이 와닿지 않을까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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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리> - ‘잘못된 믿음에 묶인 소녀의 비명’
캐리 (Carrie)
개봉일 : 1978.09.17 (한국 기준)
감독 : 브라이언 드 팔마
출연 : 씨씨 스페이식, 에이미 어빙, 윌리엄 캇, 낸시 알렌, 존 트라볼타, 베티 버클리
‘잘못된 믿음에 묶인 소녀의 비명’
“소름 끼치는 캐리다!” 영화 속 아이들은 캐리를 이렇게 부른다. 아이들의 시선이 꽂힐 때마다 두려움에 파르르 떨리는 소녀의 속눈썹이 무척 안타깝다. 어리고 나약한 소녀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고통을 겪으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캐리>는 종교에 관한 그릇된 믿음을 가진 어머니 밑에서 자란 소녀에 관한 이야기다. 캐리의 엄마 마가렛은 “최초의 죄악은 성교다.”라고 외치며 딸의 모든 것을 제어하려고 한다. 그녀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조각상 밑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잘못된 믿음에 바친다. 제대로 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한 캐리는 당연하게도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이상한 믿음을 가진 집안의 아이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한다. 또래 아이들에겐 당연하게 느껴지는 일상들이 캐리에겐 공포와 고통이 되어 다가온다.
만일 상처 입은 약한 소녀에게 주체할 수 없는, 신과 같은 능력이 생긴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이 영화는 가장 나약하고 상처가 많은 인물인 캐리에게 모든 걸 다스릴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염력을 쥐여준다. 마음 약한 소녀는 당연하게도 그 힘으로 무언가를 지배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소녀의 마음을 다시 붙일 수 없을 만큼 난도질을 해놓는다면? 그렇다면 소녀의 힘은 어느 방향을 향해 발휘될 것인가. 그 순간, 소녀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흐릿하게 보이는 이 이야기의 결말을 예측해보며 눈 밑이 따가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캐리 시놉시스
여고생 캐리는 병적일 정도로 독실한 신자인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어머니의 순결 강요로 항상 내성적이고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받고 박대받고 있다. 그런데 그녀에게는 염력으로 물체를 움직일 수 있는 초능력이 있다. 친구들로부터 심한 놀림을 받은 그녀에게 동정을 느낀 어느 한 친구가 그녀를 파티에 올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순결을 강요하는 어머니의 강한 반대를 무릎쓰고 멋진 남자와 함께 즐거운 파티 시간을 가진다. 그러나 거기에는 또 다른 음모가 숨어있었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뿌연 연기 속에서 홀로 남아 샤워를 하고 있는 소녀, 캐리가 보인다. 갑작스러운 초경을 맞이한 소녀는 자신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새빨간 피에 공포감을 느낀다. 여태껏 생리가 무엇인지, 여성의 몸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같은 당연한 성교육조차 받지 못한 캐리는 동급생들의 어깨를 붙잡고 늘어진다. 어떤 것이 두려운지, 어떤 것이 무서운지 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도와달라고만 소리치고 있는 캐리의 모습이 너무도 나약하게 느껴진다.
“최초의 죄악은 성교다”
남편 없이 홀로 캐리를 키워온 엄마 화이트는 되바라진 믿음을 가진 사람이다. 모든 인류의 시작이라 불리는 아담과 이브조차 죄악을 저지른 것이라 칭하는 화이트는 자신의 딸이 죄악을 저지를 수 없도록 모든 걸 관리하려 한다. 그녀가 성교를 죄악이라 칭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종교에 대한 믿음과 캐리와 자신을 버리고 떠난 남편의 영향인 걸로 보인다. 화이트는 화살을 잔뜩 맞은 예수상을 집안에 걸어둔다. 어딘가 음산하고 소름 끼치는 분위기가 감도는 집안. 캐리가 깬 거울에 예수상이 비친다.
캐리는 초경을 시작하면서 여느 여자아이들처럼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새로운 능력을 얻게 된다. 마음이 지닌 힘이자 기적이라 불리는 ‘염력’. 그것은 마치 캐리를 불쌍히 여긴 신이 ‘더 이상 세상에 휘둘리지 말라’며 하사한 선물처럼 느껴진다.
동급생들은 모두 캐리를 괴롭힌다.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모든 아이들이 캐리를 무시한다. 그나마 캐리의 담임인 콜린스 선생님이 캐리를 위로해 주는 듯 보이지만, 사실 콜린스 또한 캐리를 바라보며 위로를 전하는 게 아닌, 거울 속 자신을 향한 칭찬을 반복하고 있는 사람일 뿐이었다.
이 영화에서 진심으로 캐리를 위하는 인물은 ‘수’뿐이다. 수 또한 다른 아이들과 함께 캐리를 괴롭히거나, 그것을 묵인하던 인물이었지만 점점 더 심해지는 괴롭힘을 보며 캐리에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 수는 졸업파티를 포기하고 자신의 남자친구 토미를 통해 캐리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수 덕분에 토미와 함께 졸업파티에 가게 된 캐리는 태어나 처음으로 첫사랑의 설렘을 느껴본다. 화이트는 여전히 자신의 딸을 마녀라 칭하며 말리려 들지만 캐리의 능력 앞에 굴복하고 만다.
“드디어 내 기도를 들어주신 걸까?”
캐리는 별 장식이 반짝이는 졸업 파티장에서 꿈같은 밤을 보낸다. 괴롭힘을 당하고 소름 끼치는 존재로 취급받던 소녀가 가장 빛나는 여왕의 자리에 앉은 순간, 소녀는 처음으로 맑은 웃음을 지어본다. 하지만 누군가의 행복을 절대 두고 볼 수 없는, 욕망이 가득한 입을 가진 아이들은 캐리의 몸에 빨간 피를 붓는다. 진한 빨간색을 띠고 있는 피는 캐리의 잠들어있던 능력과 감정들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캐리는 졸업 파티장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집으로 돌아와 피를 씻어낸다. 화이트는 다시 여린 소녀로 돌아온 자신의 딸을 칼로 찌르고, 캐리는 그녀에게 반격한다. 화이트는 옷장 안에 걸려있던 예수상과 비슷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캐리의 집은 무너진다. 단단히 뭉쳐진 잘못된 믿음과 죄악이 한데 뒤섞여 무너지고 있다.
졸업파티가 있던 날 밤, 캐리를 포함해 그녀의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죽게 된다. 동급생중 살아남은 사람은 ‘수’뿐이었다. 진심으로 사죄하고, 하루만이라도 캐리가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했던 유일한 사람. 어느덧 저주로 바뀌어버린 캐리의 능력이 휩쓸고 간 피바람 속에서 그나마 청렴했던 소녀 한 명만이 살아남게 된다. 하지만 반성하고 사과했다 하더라도 그전에 지었던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수는 캐리가 피 묻은 손으로 자신의 어깨를 붙잡던 순간이 반복되는 꿈을 꾼다. 그 꿈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나약한 소녀에게 쥐어진 초능력은 축복이었을까, 저주였을까? 그리고 이 능력이 축복이 될지 아님 저주가 될지,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누구였을까. 나약한 소녀가 홀로 해냈다기엔 너무도 큰, 피의 파장을 만들어낸 건 바로 그녀를 바라보던 따가운 시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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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하게 빠져드네… 134개국에 판권 선판매한 K-좀비물
6★/10★
한국에서 나온 것이 세계적 관심을 끌 때 우리는 그 앞에 ‘K’자를 붙인다. K팝, K콘텐츠, K방역, K뷰티, K콘텐츠 등등. 그중 ‘K좀비’라는 표현도 있다. 탄탄한 각본, 박진감 넘치는 액션에 자본을 곁들인 〈부산행〉,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국제적 성공을 거둔 후 등장한 말이다. 그리고 여기, ‘K좀비’의 계보를 잇겠다고 나선 영화가 있다. ‘B급 코믹 좀비 액션’을 표방하는 〈강남좀비〉다.
〈강남좀비〉는 강남 한복판에 자리한 대형 건물에 좀비가 등장하며 생기는 일을 담은 영화다. 현석은 태권도 국가대표 상비군이었으나 지금은 직원 월급과 사무실 월세조차 밀리는 조그만 영상 콘텐츠 기획 회사에서 일한다.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민정은 제법 능력 있는 영상 편집자지만 아직 별다른 경력이 없어 경험을 쌓고자 한다. 남몰래 민정을 좋아하는 현석은 크리스마스이브에 민정에게 데이트를 신청하지만 거절당해 조금은 침울한 상태다. 그 와중에 회사 사장이 민정에게 은근슬쩍 성추행을 일삼아 분통이 터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좀비가 등장했으니 줄거리를 예측하는 게 그리 어렵진 않다. 현석은 태권도 국가대표 상비군답게 고군분투하면서도 좀비 떼들로부터 회사 직원, 특히 민정을 멋지게 구하고 민정 역시 그런 현석에게 조금씩 의지하며 마음을 연다. 영화의 중심이 되어야 할 좀비 액션도 기대 이상이다. 저예산으로 만든 좀비 영화이 액션과 블록버스터 좀비 영화‧좀비 드라마의 액션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 최초의 좀비 감염자를 연기한 조경훈 배우의 열연, 흰자를 보이지 않게 한 좀비 분장, 배우들의 노력으로 채운 좀비 액션은 분명 적당히 즐길 만한 정도다.
영화가 표방하는 B급 정서도 포인트다. 흥미로운 건 영화가 웃음을 주고자 의도한 장면에서는 헛웃음이 나고, 영화가 진지해지고자 하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난다는 점이다. 즉 〈강남좀비〉가 의식적으로 표방한 B급 연출은 다 빗나간다. 그러나 진지한 감정선을 만들려 할 때는 오히려 B급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억지로 세태를 욱여넣은 장면과 장르 영화의 클리셰가 뒤섞인 장면을 보기가 조금 민망했다. 하지만 그런 장면들이 저예산 영화의 공백을 기묘한 방식으로 채워내 의도치 않은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데서는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오프닝 액션을 보며 나온 ‘아……’ 하는 탄식이 ‘이 영화, 왜 재밌지…?’라는 당혹스러운 물음으로 전환될 때쯤부터, 나는 〈강남좀비〉를 기꺼이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134개국 판권 선판매가 그에 상응하는 결과로 이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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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트메어 앨리> <피그> <시라노> 2월 4주차 씨네랩 개봉작 추천작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
매 주 화요일!
한 주의 개봉작 중에서 여러분께 소개드리고 싶은 작품을
씨네랩이 직접 큐레이션하여 소개드리는 콘텐츠를 시작합니다!
2월 4주차 개봉 추천작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나이트메어 앨리>
마이클 사노스키 감독의 <피그>
그리고 조 라이트 감독의 <시라노>입니다.
오늘도 힘차고 영화로운 하루를 보내시길 바라면서,
그럼 다같이 이번 주 주요 개봉 추천작을 알아보도록 할게요. :)
1. 나이트메어 앨리
범죄, 스릴러 | 미국 | 150분
감독 : 기예르모 델 토로 | 출연 : 브래들리 쿠퍼, 케이트 블란쳇, 토니 콜렛, 루니 마라 등
개봉 : 2022년 2월 23일
배급사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성공에 목마르고 욕망으로 가득 찬 ‘스탠턴’은 절박한 상황에서 유랑극단에서 만난 독심술사 ‘지나’를 이용하여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는 기술을 터득한다. “사람들을 속이는 게 아냐, 사람들이 스스로를 속이는 거지” 수려한 외모, 현란한 화술, 마음을 현혹시키는 능력으로 뉴욕 상류층 상대로 부를 손에 쥐게 된 ‘스탠턴’. 채워지지 않는 그의 위험한 욕망을 꿰뚫어 본 심리학자 ‘릴리스’ 박사는 뉴욕에서 가장 위험한 거물을 그에게 소개해 주는데…"
*관전포인트* :
멕시코 출신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첫 느와르 장르의 영화이자 동명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한 영화입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영화에서는 주로 영화 속에 괴물과 귀신이 자주 등장하게 되는 데, 이번 작품에서는 최초로 괴물 및 귀신이 등장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그 또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소위 할리우드에서 잘 나가는 감독 중의 한 명인데요. 전작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에서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포함한 4관왕을 차지한 작품의 감독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블레이드>, <헬보이> 시리즈 등으로 국내팬들에게 잘 알려진 감독입니다.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는 이미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다수의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작품이고, 이번 2022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 촬영, 프로덕션 디자인, 의상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캐스팅이 환상적입니다. 브래들리 쿠퍼, 케이트 블란쳇, 토니 콜렛, 루니 마라, 월렘 대포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이 총 출동하는데요! 영화 안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연기호흡만 봐도 많은 영화팬들을 충분히 설레게 하는 포인트가 될 것이며 '지난 10년 영화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엔딩'이라고 평하고 있는만큼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영화라고 하니 꼭 극장에서 만나보시길 추천드립니다.
2. 피그
드라마 | 미국, 영국 | 91분
감독 : 마이클 사노스키| 출연 : 니콜라스 케이지, 알렉스 울프, 아담 아킨 등
개봉 : 2022년 2월 23일 개봉
배급사 : 판씨네마㈜
"이름을 버리고 숲속에서 트러플 돼지와 살던 '롭'. 그를 방문하는 사람은 푸드 바이어 '아미르' 뿐이다. 어느 날, '롭'은 낯선 이들이 훔쳐간 소중한 돼지를 되찾기 위해 '아미르'의 도움을 받아 15년 전에 떠난 포틀랜드로 다시 돌아간다. 그곳에서 '롭'은 한때 가까웠지만 이제는 자신을 잊고 사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는 사라진 돼지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진짜 이름을 밝히게 되는데…?"
*관전포인트* :
미국비평가협회상 신인감독상 수상, 시카고비평가협회상 유명감독상을 수상했던
'마이클 사노스키' 감독의 차기작입니다.
로튼토마토 지수 97%를 기록하며, 자연스레 영화팬들에게 2022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는데요.
전 세계 60개가 넘는 영화시상식에서 노미네이트 되고 또 다수의 수상을 하면서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1990년대 할리우드를 풍미했던 대배우 '니콜라스 케이지'의 귀환 작품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그동안 배우생활이 잠깐 멈칫했던 '니콜라스 케이지'가 영화 <피그>속에서 엄청난 변신과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영화 속에 나오는 '돼지'라는 캐릭터의 참된 영화적 소재부터 내용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속에 따뜻한 이야기와 울림, 감동을 전하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하니 꼭 극장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유전>, <올드> 등에서 개성있고 흡입력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던 배우 '알렉스 울프'도 출연하는데 33살 차이가 나는 '니콜라스 케이지'와의 환상적인 연기호흡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3. 시라노
멜로, 로맨스 | 미국 | 123분
감독 : 조 라이트 | 출연 : 피터 딘클리지, 헤일리 베넷, 켈빈 해리슨 주니어 등
개봉 : 2022년 2월 23일 개봉
배급사 : 유니버설 픽쳐스
"사랑을 대신 써주는 남자 시라노! 여기, 10명의 남자와 싸울 용기는 있지만 평생을 사랑해 온 한 여자에게 고백할 용기만큼은 없는 작은 시인이 있다. 그가 사랑한 여자는 바로... 진실된 사랑을 찾는 여자 록산! "아이들은 사랑이 필요하고, 어른들은 돈이 필요해."라고 말하는 시대. 하지만, 록산은 진짜 사랑을 원한다. 그런 그녀 앞에 눈부신 남자 크리스티앙이 나타나고, 두 사람은 첫 눈에 반하고 마는데… 사랑의 시를 빌려 쓴 남자 크리스티앙! 록산을 향한 뜨거운 마음을 표현할 줄 모르는 그는 시라노가 대신 써준 편지로 그녀에게 마음을 전하기 시작한다. 지금부터, 엇갈린 사랑의 노래로 전하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로맨스가 펼쳐진다!"
*관전포인트* :
<어톤먼트>, <오만관 편견> 등에서 보여준 놀라운 연출력의 감독 '조 라이트' 감독의 신작입니다.
이번에는 뮤지컬 영화로 돌아왔는데요. <시라노>는 그동안 수많은 연극과 뮤지컬에서 작품화된
레전드 고전 명작입니다. 그만큼 입증된 완성도있는 스토리텔링의 고전 명작이라는 것을 뜻하기도 할 것입니다.
레전드 명작 <왕좌의 게임>을 통해 세계적인 배우로 떠오르고 영화 <쓰리 빌보드>, <퍼펙트 케어> 등으로 국내영화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게 된 배우 '피터 딘클리지'가 주인공 시라노역을 맡아 뛰어난 연기력은 물론 애절한 사랑의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할 예정입니다.
또한 '시라노'의 상대역이자 시라노의 사랑을 받게되는 '록산'역에는 배우 '헤일리 베넷'이 출연합니다. 헤일리 베넷은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스왈로우>, <힐빌리의 노래> 등 다양한 배역과 개성있는 연기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인데요. 이번 영화에서는 과연 어떠한 아름다운 미모와 연기로 어떻게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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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이 소개하는 개봉작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 개봉작은 할리우드 유명감독들의 영화가 많이 개봉하게 되는데요.
극장이 주는 영화적 체험과 감동이 배가 될테니, 꼭 안전하게 극장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주도 건강하고 안전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씨네랩 콘텐츠는 다음 주에 더 재밌는 개봉작 소개와 함께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
안녕!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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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플리트 언노운] 끝장리뷰 | 밥 딜런의 두 가치 | 의문의 지점들
[컴플리트 언노운](2025)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두 개의 정체성
Chapter 2 의문의 지점들
00:00 컴플리트 언노운
02:00 두개의 정체성
05:56 의문의 지점들
08:18 별점 및 한 줄 평
08:38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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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범죄도시2> 론칭 예고편
청불 액션 영화의 레전드 <범죄도시>의 속편으로 괴물형사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의 더욱 짜릿해진 범죄소탕 작전을 담은 범죄 액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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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카시오페아> 메인 예고편
“괜찮아…” 한마디에 눈물샘 폭발! 안성기 X 서현진 애틋한 부녀 열연 모두의 마음을 울릴 아주 특별한 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