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4-28 14:58:16
4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20주년을 맞아 재개봉한 <스타워즈 3>, 북미 박스오피스 2위 등극!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뱀파이어 영화 <씨너스: 죄인들>이 지난주에 이어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난 주말 동안 오프닝 4,800만 달러 대비 고작 6% 하락한 수치인 약 4,5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안정적인 흥행세를 기대케 하고 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2위는 개봉 20주년을 맞아 극장가를 다시 찾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가 차지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누적 수익 약 2,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스타워즈 팬덤의 건재함을 증명했습니다.
3위에는 벤 애플렉 주연의 액션 영화 <어카운턴트2>가 안착하며,
1편의 오프닝 스코어를 소폭 넘어선 약 2,45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국내 박스오피스 역시 왕좌의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유해진, 강하늘, 박해준 등 유수의 배우들이 등장하는 한국 영화 <야당>이 개봉 2주 차에도 1위에 올랐습니다.
누적 관객 수 160만 명을 넘긴 <야당>이 마동석 주연의 오컬트 액션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 영화 <썬더볼츠*> 등 대형 영화들이 대거 개봉하는 5월 1주 차에도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2위는 누적 관객 수 30만 명의 <마인크래프트 무비>가 차지했으나,
북미 관객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받았던 것과 비교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3위에는 누적 관객 수 200만 명 돌파에 성공한 <승부>가 올랐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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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내주는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1]
어느덧 크리스마스가 다음 주로 훌쩍 다가왔습니다!
크리스마스 계획은 다들 세우셨나요?
아직 계획을 세우기 전이라면, 끝내주는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추천해 드리려 합니다.
바로 맛있는 음식과 함께 재미있는 영화를 보며 하루를 채우는 것입니다.어찌 보면 가장 뻔하고 쉬운 방법이지만, 그것만큼 신나는 일도 없지 않을까요?
그래서! 여러분이 끝내주는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게 크리스마스에 꼭 봐야 할애니메이션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٩( ᐛ )و
여러분의 크리스마스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다음에는 크리스마스 특별 큐레이션 2편으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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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에서 보내는 응원
"나이 드니까 눈물만 많아져. 어쩐지 눈물이 나네." 같은 말에서는 괜스레 낙엽 냄새가 난다고, 그러니 내 입에서 나오기엔 좀 방정맞은 것 같다고, 아마도 십대쯤이었던 나는 생각했다. 삼십 대에 들어선 지금도 자신이 그런 말을 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내게 그런 말을 했던 이들이 왜 저런 문장을 골랐는지 알 것 같은 순간들이, 가끔 그 비슷한 말이 슬쩍 떠오르는 날들이 있다. 이전에는 무심하게 넘어가던 일들이 실은 여상하지 않음을 깨달아가는 탓이다.
꽃 한 송이 피는 순간이나 새 살이 돋아 상처가 아문 자리는 어쩜 그리 경이로운지. 남들 다 하고 사는 일 중에는 왜 이렇게 어려운 것들이 많은지. 반쯤은 이해하지 못한 채로 그 느낌을 즐기며 천문학 책을 읽어보는데 중력이나 관성 같은 개념은 어쩜 그렇게 신비로운지. 모두 다 이전에는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두 번 생각해보지 않은 것들이다.
그런 깨달음이 켜켜이 쌓인 자리에 무언가 와 닿았을 때, 그래서 물방울이 터지듯 눈물이 훅 고일 때, 그럴 때 우리는 "어쩐지" 눈물이 난다고 한다. 기실 이게 내 마음의 어떤 부분을 건드린 걸까 곰곰이 따져보고 생각할 시간이 우리에겐 많지 않다. 그 모든 것을 '나이 드니까', '어쩐지'라고 해도 자연스러울 만큼 많은 시간을 그렇게 허덕허덕 보내고 있는 것이다.
윤이형 작가의 <작은 마음 동호회>에 수록된 단편을 읽다가 그렇게 "어쩐지" 울컥한 장면이 있다. 어떤 자매의 이야기였는데, 동생에게 생긴 큰 변화를 엄마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 언니가 엄마의 입장을 헤아려보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장면이었다. 버는 돈 대부분을 책과 영화에 쏟아내며 사는 자신의 존재는 엄마에게 어떨까 생각하는, 뭐 대략 그런 문장이었다. 전철 한가운데서 너무나 당황스럽게도 눈물이 터졌다. 어쩐지 울컥하네. 그리고 마침 전철 한가운데였으므로, 종점까지는 아직 한참 남아있었으므로 그 "어쩐지"의 정체를 찬찬히 뜯어보았다.
그건 내가 가진 불안과 맞닿아 있었다. 세상이 말하는 안정적인 것들과 가까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오히려 점점 멀어지는 스스로를 보면서, 엄마도 아빠도 눈치를 주지 않건만 괜스레 눈치 보게 되는 때가 있었던 것이다. 십대 때처럼 대단한 입신양명을 꿈꾸는 건 아니라 해도, 최소한 이 정도는 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니 하는 세간의 말에 나는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작은 아씨들>의 조가 그 '세간'과 반대로 가는 삶도 괜찮다고 나를 다독였다면,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찬실은 그 걸음조차 흔들리는 그대로 괜찮다고 끌어안아준다. 좋은 영화, 마음에 남는 영화가 많지만 찬실은 마치 어려운 날 함께 앉아있어 주는 친구처럼 따스하고 다정하다.
이 영화의 제목을 보고 “ 정말 굉장히 운이 좋은 찬실이란 사람이 나오나 봐 ” 라고 생각한 한국인이 있을까? ( 내 친구는 자꾸 “ 찬실이는 복도 없지 ” 로 기억했다. ) 시놉시스를 볼 것도 없이 찬실이의 날들이 꽤나 박복하게 굴러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제목이기도 하다.
찬실은 영화를 사랑하는 프로듀서다. 즉 감독이 자신의 예술 세계를 영화라는 형태에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할 때, 그걸 현실로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하는 사람이다. 기획과 제작부터 홍보와 개봉까지 전 과정에 손이 닿는 사람, 본인 말을 빌자면 "돈도 관리하고 사람들도 모으고 뭐 이것저것 다 하는" 사람이다. 찬실은 예술 영화로서 하나의 장르가 되어 버린 감독과 오래 같이 일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영화 찍으며 평생 살 줄 알았다. 감독이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사망하여 갑작스럽게 실업자가 될 때까지는.
찬실이의 복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OST 가사처럼 '집도 없고 돈도 없고', '남자도 없고 새끼도 없'는 현실이 갑작스럽게 부대껴오는 것이다. 시간과 애정을 다 바쳐 사랑한 영화가 자신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 때로는 엉엉 울기도 하고 때로는 애써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기도 하면서 찬실은 씩씩하게 삶을 다시 꾸려나간다. 얼마 안 되는 짐을 추려 언덕길에 할머니 혼자 사는 집 문간방으로, 사각형도 오각형도 아니고 반지하도 1층도 아닌 방으로 이사한다. 생계를 위해 친하게 지내던 배우 소피의 집에서 가사 도우미 일을 시작한다. 이렇게 급브레이크 걸린 길에서 방향을 어디로 틀어야 하나.
찬실에게는 별로 여유가 없다. "한국 영화계의 보배"라며 찬실을 추켜세우던 영화사 대표는 ‘감독의 예술이었으니 프로듀서가 누구여도 상관없었을 것’이라며 직업인으로서의 찬실을 매몰차게 거절하고, 때마침 소피에게 불어를 가르친다는 단편영화 감독 영을 보면서는 또 나름대로 심경이 복잡하다. 좋아하고 어쩌고 할 만큼 상대를 잘 알지도 못하지만, 그리고 정작 알아보면 그렇게까지 잘 맞지도 않지만 ("노올란?!"), 이 정도면 대충 업계도 맞겠다 사람도 다정하니 괜찮은 것 같은데 적당히 연애라도 해볼까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다.
그때 그가 나타났다
조각배 같이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던 찬실의 일상에 한 남자가 더 나타난다. 어쩐지 금방이라도 맘보 춤을 출 것만 같은 속옷 차림새에, 추위에 파르라니 떨면서도 콘셉트에 충실하게 머리카락까지 고슬고슬 만지작거리는 그는, 자신이 장국영이라고 주장한다. 유령일까 환상일까 아니면 영화의 현신 같은 존재일까. 아무튼 그는 본인이 장국영이라고 주장하고, 찬실은 "이제 내가 미칬는갑다... 완전히 돌았는갑다..." 하고 서러워한다.
이 모든 주변인 틈바구니에서 찬실은 어떤 카테고리로 규정되지 않는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간다. 뚜렷하게 계약서 찍힌 직업도 없고, 함께 서로를 보듬자고 미래를 약속한 사람도 없고, 하다 못해 여태까지 해왔던 일조차도 없어졌지만 찬실은 늘 최선을 다한다. 장국영에게 고민 상담을 하거나, 영과 잘해보겠다고 도시락 싸들고 따라가기도 하고, 자신에 대해서 깊이깊이 생각해봐야겠다고 다짐하고, 소피에게도 너 자신에 대해 깊이깊이 생각해 보라고 하고, 더듬더듬 한글을 배우는 집주인 할머니 숙제를 도와드리거나 함께 콩나물을 다듬으면서.
그리고 그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사랑스럽다. 도시 곳곳에 세금으로 조성한 공간을 저렇게 귀엽게 활용할 수도 있구나. 크리스토퍼 놀란을 무시하고 오즈 야스지로(를 비롯해 '시네필'들이 좋아하는 감독)를 좋아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 저렇게 유쾌할 수도 있구나. 빛날 찬 열매 실, "내하고 닮았나" 고민했던 모과처럼 단단하고 향기로운 사람이다. 모과 바로 뒤에 붙어나온 배, 사과, 곶감 등 영화 대박 기원 고사상의 과일들은 끝내 그녀의 것들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찬실에게는 알찬 열매라면 으레 그렇듯 은은한 윤기가 돈다.
그러는 동안 장국영은 찬실에게 계속 묻는다. 자기가 정말로 원하는 게 뭐냐고. 영화를 "해나갈 수 있을까" 묻는 찬실에게, 찬실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묻는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 영과 "잘될 수 있을까"를 묻는 찬실에게, 외로운 건 외로운 것일 뿐이니 상대가 아닌 자신을 들여다보라고 한다. 일련의 일들 끝에 찬실은 모든 걸 게워낸 사람이 물병을 더듬더듬 붙들듯 다시 영화를 잡는다.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다. 그렇게 찬실은 "하고 싶은 일"의 첫걸음을 떼어나간다.
영화 끝에서 찬실은 장국영이 메어주는 아코디언을 한 품 가득 끌어안고 희망가를 연주한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시작과 끝에 어쩐지 쓸쓸한 바람 소리를 품고 있는 악기여서일까. 제목은 희망이라지만 어쩐지 절망적인 시대에 불리던 아득한 노랫말이어서일까. 그 장면은 어쩐지 눈물겹다.
이 영화에서 내게 "어쩐지" 눈물이 난 부분은 이 장면이었다. 차분한 연주 끝, 그동안 자기 일처럼 열을 내며 해준 장국영의 조언이 더 이상 찬실에게 필요치 않다는 걸 모두가 동시에 느끼는 순간.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 제가 멀리 우주에서 응원할게요 "
" 고마웠어요. 오래오래 기억할게요."
그 차분한 인사는 마치 영화와 주고받는 말 같았다. 우리는 이래서 영화를 보는구나, 하는 기분이었다. 영화에 있어 늘 외부자라고만 느꼈던 내게도 영화가 말을 걸어주는 순간이었다. 우주 어딘가에서도 누군가가 담은 마음을, 때로는 택배 받듯 때로는 유리병 편지 받듯 건네어 받는 것. 그리고 그 대가로 오래오래 기억하고 마음에 품고 이따금 끄집어내어 살펴보는 것. 그게 영화와 나의 관계였다. 찬실처럼 프로듀서가 되고 감독이 될 일도, 영처럼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업을 두루 섭렵할 일도, 하다 못해 이미 폐간된 <키노> 지를 쌓아놓고 정성일 평론가의 라디오에 귀를 기울일 일도 없지만 그런 나에게도 영화는 선물처럼 가까이 와준다. 마치 이 영화, 찬실이 그랬듯.
영상으로 보다 보면 닮아 보인다. 진짜다.
영화의 현신 장국영. 그를 우리가 길이길이 기억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가 잘생겼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에게는 영화의 아우라가 있으니까. 이 영화에도 나온 <아비정전>의 옷차림이 그의 외적 시그니처라면, <패왕별희>는 그의 내적 시그니처였다. <패왕별희>에서 그가 맡은 데이는 철저하게 이야기 속으로 침잠한 인물이었으니까. 대부분의 현대인에게 가장 공감할 수 없는 캐릭터가 데이인데, 그럼에도 그를 자꾸 들여다보게 되는 건 영화가,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것들 때문이다.
그가 이야기의 극단에 서 있다면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은 쥬샨이다. 거친 현실을 뚜벅뚜벅 걸어가고자 했던 쥬샨과, 이야기 바깥으로 나가고 싶어 하지 않던 데이. 샬로는 그 사이에서 남편이었다 패왕이었다 하며 갈지자로 걸었다. 이야기 안에만 있고자 한 이에게 현실은 너무 거셌고, 현실을 바지런히 걷고자 한 이에게 이야기는 너무 매혹적이었다. 끝내 현실은 이야기를 밀어내지 못했고, 이야기는 현실을 지우지 못했다. 공리와 장국영은 대척점에 있었지만 실은 데칼코마니처럼 겹쳐 찍힌 대척점이었다. 현실과 픽션은, 삶과 영화는 그렇게 먼 것 같지만 멀지만은 않다.
이따금 <패왕별희>의 어떤 장면이 생각나는 이유. 장국영의 눈을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이유. 삶에 에너지가 뚝 떨어지는 기분이 들 때마다 내가 찬실을 만난다는 기분으로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들여다보는 이유. 우리가 늘 이야기를 찾는 이유는, "사는 게 궁금해졌어요. 그 안에 영화도 있어요."라는 찬실의 말에, 다른 이들에게 먼저 가라고 하고 뒤에서 비춰주는 찬실의 플래시에 녹아 있는지 모른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선이정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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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11월 첫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
이번 주는 지난 주보다 기온이 오른다고 하지만, 일교차가 크다고 하니
외출 시 두꺼운 외투를 챙기는 걸 추천드립니다.
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개봉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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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자백> (-)
▶ 개봉 2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자백>. 관객들의 입소문과 함께 지난 주말과 비슷한 관객수를 동원했으며,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주말 동안 (11월 4일 ~ 11월 6일) 관객 수 17만 2,278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53만 6,01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2. <리멤버>
▶ 친일파에 대한 복수에 관한 스토리인 <리멤버>가 2주 연속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신선한 스토리, 빠른 전개,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더불어 두 배우의 케미가 관객을 사로잡았다.
주말 동안 (11월 4일 ~ 11월 6일) 관객 수 14만 1,571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3만 9,350명을 돌파하였습니다.
3. <블랙아담> (-)
▶ 스펙터클한 볼거리와 역대급 스케일로 극장가를 사로잡은 히어로 액션 영화 <블랙 아담>이
지난 주에 이어 3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주말 동안 (11월 4일 ~ 11월 6일) 관객 수 6만 4,317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75만 5,366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25회 예측 이벤트는 11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 한 주 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 주셨는데요.
이번에는 많은 분들이 순위를 맞추셨는데요. 저번 주와 같이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를 보면 TOP3 안에 들어갈 영화는
<자백>, <리멤버>, <블랙 아담>이라는 반응이 뚜렷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125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 (-)
▶ 개성 넘치는 극장판 캐릭터들과 잘 짜여진 스토리로 개봉하자마자 화제를 모으고 있는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
극장판 짱구 시리즈 중 역대급 흥행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주말 동안 (11월 4일 ~ 11월 6일) 관객 수 4만 2,765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75만 2,940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1)
▶ 순수 입소문의 힘으로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10월 마지막 주에 6위를 차지했다 11월 첫째 주에 5위로 올라섰습니다.
주말 동안 (11월 4일 ~ 11월 6일) 관객 수 4만 567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41만 1,471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Black Adam>이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게 되었고, <One Piece Film: Red>가 개봉하며 순위에 등장한 것 외에는
박스오피스 순위의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Black Adam>는 주말 동안(11월 4일 ~ 11월 6일) 매출액은 18,520,299 (한화 약 260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은 137,366,000 (한화 약 1,934억) 달성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TOP 5>
1. <블랙 아담> 1,852달러 (누적 1억 3,736만 달러)
2. <원피스 필름: 레드> 947만 달러 (누적 947만 달러)
3. <티켓 투 파라다이스> 851만 달러 (누적 4,673만 달러)
4. <스마일> 400만 달러 (누적 9,910만 달러)
5. <프레이 포 더 데블> 387만 달러 (누적 1,364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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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11월 첫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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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워즈 영화 랭킹 Star Wars Film Ranked
조지 루카스가 구상한 [스타워즈 9부작] 혹은 [스카이워커 사가]은 한마디로 '다스 베이더의 비극'라는 거대한 서사시다. 그 비극을 지켜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파토스(Pathos, 연민을 자아내는 힘, 측은지심)'을 자아내기 때문에 전설의 위치에 올랐다.
마블과 DC를 포함한 대부분의 장르물이 그렇듯이 [스타워즈] 역시 개연성을 지닌 영화는 아니다. 지난 42년간 [스타워즈]는 MCU처럼 독창적인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무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이전에 팬들에 의해 대중문화 최초로 ‘확장세계관(EU)’를 정립했다. 그런데 [시퀄 3부작]은 [스타워즈] 특유의 ‘설정 놀음’을 간과했다. 특히 캐슬린 케네디 루카스필름 대표와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이 그랬다.
◆평가 기준
1순위 시리즈로써 의의
2순위 공유 세계관 기여도
3순위 단일 작품으로써 완성도
#11 : 에피소드 9: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Episode IX: The Rise Of Skywalker, 2019)
디즈니는 ‘스카이워커 사가의 종결’을 홍보했지만, 9편의 실제 임무는 ‘브랜드 관리’다. J.J. 에이브람스의 최우선 과제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라스트 제다이]에 대한 팬들의 반발을 잠재우는 것이다. 거기다 자신이 던져놓은 7편의 떡밥을 회수하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따지고 보면 라이언 존슨이 8편에서 7편의 떡밥을 싹 무시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제작을 맡은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이 ‘팬 서비스’를 핑계 삼아 8편의 아이디어를 깡그리 쓰레기통에 버린다. 속편이 나올 때마다 전편을 부정하는 [시퀄 3부작]은 구체적인 청사진 없이 팬들의 반응만 살피며 돌려 막기 하다 보니까 캐릭터, 설정, 세계관, 스토리 전부 일관성을 잃어버린다. 거기다 캐슬린 케네디가 꺼내 든 황제 클론 아이디어는 그 자신이 2014년 4월 25일에 폐기한 레전드에서 가져왔다. 캐슬린 케네디의 '빈곤한 상상력'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느라 포스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만능키)' 되고, 레이는 '메리 수(천하무적)' 화 되어 시리즈 전통을 더더욱 망가뜨린다. 이게 다 라제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전부 다 수습하려고 노력하면서, 9편은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한다. 돌이켜보면 시퀄 3부작 내내 기존 시리즈에 대한 지나친 오마주를 하면서 전통 파괴를 일삼는 모순을 매번 일삼았다. 그렇기 때문에, 도통 [시퀄 3부작]의 주제가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세 편 모두 제각각 따라 놀며 [시퀄 3부작]의 정체성과 주제를 전부 잃어버렸다.
이렇게 된 근본적인 문제는 빈곤한 상상력과 방향성의 부재다. 이것이 디즈니가 '새로운 스타워즈'를 내세우면서도 [스타워즈 6부작]을 의존하는 [시퀄 3부작]의 한계다. 고로 창의적인 비전이 결여되었을 뿐 아니라 제작진이 [스타워즈] 시리즈 자체를 오독하고 있다는 말밖에 더 되겠는가? 실로 안타깝다.
#10 : 에피소드 8 : 라스트 제다이 (EPISODE VIII - THE LAST JEDI, 2017)
당연하게도 시리즈물은 단 한 편의 완성도로 평가할 수 없다. 라이언 존슨은 우리가 익히 알던 스타워즈의 영웅 서사를 해체시킨다. 영화 전체에 걸쳐 낡은 스타워즈를 새롭게 갈아엎지만, 5편 [제국의 역습]처럼 하는 일마다 죄다 실패하는 통에 다 보고 나면 허무하다. 왜 [제국의 역습]을 레퍼런스한 [라스트 제다이]는 감흥이 적을까? 비극은 공포와 연민을 통해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완수한다. [제국의 역습]은 '부살(父殺·Patricide)' 모티브를 차용해 루크에게 감정 이입하게 되지만, [라스트 제다이]의 성장 자체가 없는 레이에게 어떻게 연민과 공포를 가지겠는가?
라이언 존슨이 전통에만 기반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는 '미래주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을 따르는 건 좋다. 해체하기에 앞서서 우선 시리즈의 본질을 제대로 통찰했어야 했다. 아니면 아예 과거와는 선을 긋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어야 했다. 덧붙여서 차라리 [라스트 제다이]를 첫 번째 영화로 내세워 [시퀄 3부작]에 걸쳐 차근차근 진행되었다면, 훨씬 순조로웠을 것이다. 결국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일부터 저지르는 8편은 J.J. 에이브람스를 포함한 스타워즈 팬들에게는 40년 동안 쌓아왔던 공유 세계관에 대한 '반달리즘'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
라이언 존슨은 제다이와 시스로 구분 짓지 말자고 계속 설득하지만, 정작 '저항군 VS 퍼스트 오더' 선악구도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또, 영화 내내 탈영웅 서사를 부르짖지만, 결국 시련과 고초를 한 번도 겪지 않는 완전무결한 레이의 영웅 서사를 보면 자기모순처럼 읽힌다. 거기다 서스펜스에 약한 라이언 존슨의 약점이 겹치면서 저항군을 계속 위기로 몰아넣지만, 지켜보는 관객 입장에서 긴박감이 전혀 와닿지 않는다. ([나이브스 아웃]을 보면 그는 미스터리에 강점이 있는 감독이다.) 전부 라이언 존슨이 별다른 설득 없이 시리즈의 요소들을 본인 입맛대로 취사선택하고 변용한 결과였다. 왜 그랬을까?
포스트모더니즘의 거두, 자크 데리다는 흔히 '선과 악' 같은 이항대립 체계를 종언한 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 가르침대로 라이언 존슨 역시 제다이와 시스의 대결을 종식시키고 싶었을 테다. 그러나 사실 데리다는 이항대립의 경계, 울타리를 이야기할 뿐 종언을 고하지 않았다. 데리다는 이항대립을 해체하되 이항대립 그 자체가 종결될 수는 없다고 봤다. 왜냐하면 성경을 포함한 서구인의 사고체계 전부를 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라이언 존슨도 그런 포스트모더니즘의 맹점에 빠졌던 것이다.
결국에는 괜찮은 완성도임에도 불구하고, 후속작인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그 즉시 기록 말살 형에 처해진다. 이제 루카스 필름 내부에서조차 ‘흑역사’로 공인된 셈이다. 그러나 조만간 재평가 받을지도 모른다. 현재 라이언 존슨이 집필하는 구 공화국 시점의 신규 3부작(10,11,12편)이 2022년 12월, 2024년 12월, 2026년 12월 개봉 예정으로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케빈 파이기가 제작하는 스타워즈 작품 역시 2022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어 동일한 프로젝트로 예상된다.
#9 : 에피소드 7 : 깨어난 포스 (EPISODE VII - THE FORCE AWAKENS, 2015)
첨 볼 때는 클래식 느낌이 나서 반가웠다. 다시 보니 [깨어난 포스]는 [에피소드 4·5]을 리뉴얼했을 뿐 아니라 개봉 당시 과대평가보다 실제 완성도가 떨어지고, 의미 없는 서사가 많았다.
물론 당시에는 이러한 구멍들이 차기작을 위한 떡밥으로 간주하고 넘어갔었는데, 라이언 존슨의 8편 [라스트 제다이]이 떡밥 자체를 무시하고, 세계관 자체를 붕괴시키는 바람에 에이브람스가 직접 연출한 9편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망가진 세계관을 수습하고, 설정 구멍을 막는데 급급하게 되었다.
문득 왜 에이브람스가 ‘떡밥의 제왕’이 되었을까? 가 궁금해진다. ‘쌍제이 특유의 떡밥 투척’은 독창성이 부족하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약점을 가리기 위해서다, 맥거핀(떡밥)을 많이 설정해서 재빨리 흥미를 유발하고, 연속된 위기를 통해 긴장감을 조성하며 돌려 막기일 뿐이다. 7편과 9편에서 쌍제이의 단점이 크게 부각되는데, 새로운 맥거핀이 파생될 때마다 또 다른 플롯 포인트가 생긴다는 점이다. 무언가 흥미로운 떡밥을 던지긴 하는데 전체적인 흐름은 전진된 게 없다. 게다가 쌍제이가 캐릭터들조차 도구적으로 정보와 아이템을 주는 용도로 쓴다. 아마 데이지 리들리조차도 레이가 어떤 역할인지 잘 몰랐을 것이다. 3편 내내 자꾸 설정이 바뀌니까 말이다. 핀과 포 다메론도 마찬가지다.
디즈니가 안정된 돈벌이를 위해 ‘추억 팔이‘에 안주한 결과, 시리즈로의 신규 관객 유입에 실패한다. 진부한 [시퀄 3부작]으로 스타워즈를 처음 접한 세대들에게 "개연성도 부족하고 재미없는" 시리즈로 받아질 수밖에 없다. '영혼 없는' 팬 무비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시퀄과 프리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깨어난 포스]에서 레이가 모아 온 고물을 수거하는 배급소 주인 '운카 풀럿'은 뚱뚱한 구두쇠 정도로 단편적으로 묘사한다. 반면에 [보이지 않는 관계]의 부품가게 주인으로 나오는 '와토'는 어떤가? 이방인 '콰이곤 진'을 경계하지만 장사치답게 흥정을 건다. 자신의 노예인 아나킨의 포드 레이싱 재능을 인정해서 포드를 제공해준 적이 있으며, 경주 도박을 하기도 한다. 또, 자바 더 헛을 두려워하고, 세불바가 아나킨에게 해코지 못하도록 단속한다.
루카스는 '단역'이라고 해도 그 전후 배경와 상호작용을 미리 설정해둔다.
그렇기에 루카스의 형편없는 연출력에도 불구에도 [스타워즈]가 확장세계관의 선구자로 매김 할 수 있었다. 간과하기 쉽지만, 조지 루카스 세계관과 캐릭터를 설정할때 입체적 사고로 그린다. 거대한 세계관을 창조하려면 인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지라 언뜻 별 관계가 없는 대상과 우리는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명시적으로 표시되지 않지만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문화와 관습이 있지 않은가? 제임스 카메론도 조지 루카스처럼 인류학적·미학적 맥락을 철저히 따진다. 그는 [아바타]를 제작할 때 나비족 언어와 종교, 규범, 문화, 지리까지 미리 설정한 다음에야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했다.
6편 [제다이의 귀환]에서 은하 제국이 멸망하고, 들어선 신 은하 공화국이 어떤 과정으로 붕괴되었는지 7편 [깨어난 포스]가 전혀 설명하지 않아서 납득이 가지 않았다. 즉, 정체불명의 퍼스트 오더가 왜 위협적인지를 관객 입장에서 와닿지 않기에 [시퀄 3부작] 내내 ‘긴장감의 부재’에 시달려야 했다. 이런 부실한 세계관 구현이 2020년 현재 [시퀄 3부작] 관련 작품보다 이전 [프리퀄 3부작] 혹은 [클래식 3부작]에 기반한 미디어 믹스 및 파생상품이 더 많은 이유다.
#8 :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 (SOLO: A STAR WARS STORY, 2018)
크리스 밀러 & 필 로드의 급작스러운 해고로 말미암아 캐슬린 케네디가 싹 다 갈아엎도록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워즈] 간판을 떼고 보면 괜찮은 하이스트 무비다. 다만, 구원투수로 등판한 론 하워드가 산으로 갈 뻔한 작품을 겨우겨우 수습한 티가 난다. 예를 들면, 항공권이 없는 한은 제국군에 의해 수배령이 내려지지만, 정작 제국군 입대 담당관은 그에게 성을 붙여준다. 이렇듯 얼렁뚱땅 넘어가는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도 베테랑 론 하워드가 촉박한 제작 기한 내에서 균열을 최소화했다.
해리슨 포드를 닮지 않은 엘든 이렌리치는 차분하게 연기를 잘했고, 까칠한 드로이드 L3-37과 도널드 글로버의 랜도 칼리시안은 씬 스틸러다. 그럭저럭 즐길만하지만, 애초부터 3부작으로 기획되어서 그런지 속 시원한 기원담을 들려주지 않는다. 꽁꽁 싸맨 채 이야기를 진행시키려다 보니 자꾸만 여타의 SF 영화들이 연상될 뿐 특별한 인상을 안겨주지 못한다. 문제작 [라스트 제다이]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프랜차이즈 최초로 적자 흥행을 기록하게 된다. 이 사단의 원흉인 캐슬린 케네디는 어쩔 수 없이 한 솔로의 속편 계획과 [오비완 케노비], [보바 펫]의 앤솔로지 시리즈를 취소한다.
그러나 [더 만달로리안]에 앞서 시리즈 최초로 '암시장의 밀수와 범죄'를 조명한 공로는 인정해야 한다. 자바 더 핫이 이끄는 핫 카르텔, 코렐리아 행성에서 제국 전함이 건조되는 장면, 우주 공항의 묘사, 코악시움 광산의 묘사, 츄바카와 우키 종족의 묘사 등 [시퀄 3부작]이 등한시했던 세계관 구현에 노력했다.
#7 :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 (EPISODE I - THE PHANTOM MENACE, 1999)
[프리퀄 3부작]의 밑바탕을 깔기 위한 거대한 예고편에 불과하다. 포드 레이스 장면과 다스 몰과의 검투신만 보거나 [보이지 않는 위험]을 통째로 건너뛰더라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러나 상상력이 결여된 ‘시퀄 3부작’으로 말미암아 [보이지 않는 위험]의 세계관 확장이 긍정적인 평가로 돌아섰다. 살다 살다 [프리퀄 3부작]을 응원하는 날이 오다니
무역협상, 분리주의 연합 등 진지한 정치적 담론, 자자 빙크스의 고통스러운 CG 슬랩스틱, 부재한 주인공, 처참한 대사, 느슨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클래식 3부작과는 확연히 차별화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바로 로마 공화정이 제국화되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주인공의 결함으로 인해 자신과 주변인이 파멸로 치닫는 셰익스피어리언 비극을 시리즈에 훌륭하게 이식시켰기 때문이다.
또, [클래식 3부작] 과는 이질적이었던 디자인이 클래식의 변영에 지나지 않는 진부한 디자인을 선보인 [시퀄 3부작]으로 말미암아 지금에 와서는 과감한 도전으로 재평가를 받았다.
끝으로 미디클로리언을 통해 '기(氣)'에서 착안한 포스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려고 했다. 이 개념으로 노예 신분인 아나킨을 '선택받은 자'로서의 정당성을 부여한다. 8편 이전부터 누구나 포스를 가질 수 있다는 '포스 에브리웨어' 설정은 이미 존재했었다.
#6 :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 (EPISODE II - ATTACK OF THE CLONES, 2002)
[클론의 습격]은 조지 루카스의 유치하기 짝이 없는 대사와 형편없는 연출,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발성 문제가 겹치면서 '역대 최악의 로맨스 영화'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그러나 영화사에서 중요한 작품이다. 100% 디지털 촬영으로 완성된 첫 블록버스터이며, 이 영화를 기점으로 영화 산업은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요다와 두쿠 백작의 라이트세이버 결투, 제다이 기사단와 분리주의 연합의 드로이드 간 전투 등으로 액션을 강화했으며, 의회를 장악한 팰버틴 의장이 무역 연합에 대항하고 분리주의자들로부터 은하 공화국을 방어할 목적으로 비상 권한을 부여받는다거나 보바 펫과 클론 트루퍼를 결부 짓는 아이디어 자체는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법이다. 루카스의 탁월한 기획력에 비해([시스의 복수]을 위해 아껴둔) 드라마의 부재를 막을 캐릭터 묘사에 실패하면서 시리즈 사상 가장 지루하다는 혹평을 면치 못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점은, 조지 루카스가 프리퀄을 만들게 된 직접적인 동기인 '클론 전쟁'의 개전만을 알린다는 점이다. 추후 전쟁의 진행 상황은 [클론 전쟁(2003/2008)]로 대체됐다. 있으나 마나 한 ‘제다이의 결혼 금지 규율’ 따위보다 '클론 전쟁' 자체에 포커스를 뒀다면, [에피소드 1·2]가 이리 허무하게 낭비되지 않았을 터, 무척 안타깝다.
하지만 2편의 숨은 장점은 비극의 단초인 ‘하마르티아(Hamartia)’를 제공했다는 데에 있다. '하마르티아’의 글자 그대로의 의미는 ‘화살이 과녁을 맞히지 못하고 빗나가다’ ‘길을 잃고 헤매다’이지만, 하마르티아는 주인공이 지닌 결함으로, 아나킨은 금혼 계율을 어기고 파드메와 결혼하고, 제다이답지 않게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감행한다. 이것이 아나킨의 하마르티아다. 그의 판단 실수는 '비극'이라는 커다란 기계를 작동시킨다. 마치 브레이크 페달이 고장 나 절벽 아래로 떨어지게 된 자동차의 결함처럼 파국을 향해 달려간다. 2편의 빌드업이 있었기에 3편에서 극적으로 반등할 수 있었던 것이다.
#5 :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 (EPISODE VI - RETURN OF THE JEDI, 1983)
놀란의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처럼, 3부작을 마무리 짓는 일은 어렵다. [제다이의 귀환]은 전편 [제국의 역습]이 근사하게 던져놓았던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고, 지금까지 끌어온 시리즈의 결말을 내야 하는 힘겨운 미션이 남아있었다. 그럼 [스타워즈]의 주제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파우스트]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과 동일하다.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에 넘어간 인간이 어떻게 타락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결국 자신의 구원을 가능케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제다이의 귀환]라는 제목은 아나킨이 메피스토펠레스(팰 버틴)을 원자로에 던져버리며, 인간성을 회복하는 걸 의미한다. 가면을 벗어던지고 아들의 얼굴을 마주함으로써 부자간의 화해가 이뤄진다. 여기서 그리스 비극과 [스타워즈]의 차이점이 발견한다. 그리스 비극은 신이 정한 운명론에 의존하지만, 팰버틴에게 끌려다니던 다스 베이더가 자신의 의지로 다시금 아나킨 스카이워커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타락한 영웅이 스스로 선택해서 악의 굴레를 벗어나는 것이 바로 '포스의 균형'이다.
더욱이 6편은 분명히 4편 [새로운 희망]의 아이디어를 재탕하고, 인물 간의 갈등구조가 할리우드 영화답게 안전하다.
그것이야말로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게 [배트맨 비긴즈]을 참고하라는 교훈으로 받아졌음은 물론이다.
이렇게 [제다이의 귀환]는 클래식 3부작이 남긴 수많은 질문에 대답함으로써 무용담을 장중하고 우아하게 마무리했다. 이후 루크와 레아를 중심으로 레전드 확장 세계관(EU)이 진행되고, 팬들로 하여금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악당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그로부터 16년이 흐른 뒤에 팬들의 소원은 마침내 이뤄진다.
#4 :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 (ROGUE ONE: A STAR WARS STORY, 2016)
드디어 디즈니 스타워즈가 재탕을 멈추고, [스타워즈]의 감춰진 이면을 파헤친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저항군 특공대들의 희생을 다룬다. 원래 [스타워즈] 자체가 제2차 대전 전쟁 영화들에게서 착안한 작품이었다. 은하제국 군복은 나치 독일과 매우 유사하며, 저항군은 연합 군을 연상시키지 않은가? [로그 원]은 한발 더 나아가 ‘레지스탕스‘의 이미지를 덧입힌다.
다시 말해 스타워즈 특유의 유치한 가족영화의 틀을 버리고, 본래 스타워즈 세계관에 지니고 있던 2차 대전 특공대를 내세운다. 그러면서도 [스타워즈 6부작]과 연결성을 중시한다. 무엇보다 가렛 에드워즈의 장단점이 다 발휘됐다. 무미건조한 캐릭터 구축과 초반부의 산만한 드라마가 아쉽지만, 스펙터클하게 규모를 살리는 연출이나 사실성을 강조한 서사구조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요즘 미드 [만달로디안]가 호평을 받는 이유는 [로그 원]과 동일하다. 기존 스타워즈 설정을 존중하면서도 세계관을 확장하려는 참신한 시도가 병행되었다는 점이 성공 비결이다.
#3 :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EPISODE III - REVENGE OF THE SITH, 2005)
조지 루카스의 여전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이야기의 본질에 다가선다. 아나킨은 한 개인이 막을 수 없는 불행이 연달아 닥치며 타락하게 되고, 공화국 역시 멸망하게 되고,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동정심을 가지게 한다. [프리퀄 3부작]을 통해 ‘제다이 vs 시스’로 세계관이 확장하게 되면서 클래식 3부작의 ‘부자간의 골육상잔'은 수 천 년간 이어진 제다이와 시스의 대립 중 하나로 재정립한다.
시스 로드인 황제가 제다이 기사단의 '선택받은 자'를 회유하며 시스의 복수를 완성한다. 스타워즈 팬들은 아니킨 스카이워커가 다스 베이더가 되는 결말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창시자가 새롭게 공개한 사실들에 놀람과 감탄을 금치 못했다. 스승과 제자의 처절한 혈투는 물론이고, 요다가 황제 암살에 실패하면서 은거한다거나 오더 66에 의한 제다이 기사단이 몰락하고, C3P3와 R2D2가 기억을 잃는 과정, 오비완이 포스의 영이 되는 법을 요다에게 전수해준다거나 파드메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들쑥날쑥한 [프리퀄 3부작]을 매끄럽게 마무리하면서도 [클래식 3부작]에서 빠진 빈틈을 세심하게 메웠다.
또, 시리즈 최초의 배드 엔딩에도 불구하고, 라이트 세이버가 누군가에 전해지면서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된다. 서사와 액션이 완벽한 균형을 이룬 유일한 스타워즈 작품이며, 밝고 유쾌한 [클래식 3부작]과는 180도 다른 어둡고 진지한 [프리퀄 3부작]을 성공적으로 완결 지었다.
만약 ‘현자 다스 플레이거스의 비극’이 없었다면 9편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의 황제 클론 아이디어는 그야말로 휴지조각이 될 만큼 확장 세계관과 캐릭터 정립에 큰 기여를 한 작품이다.
#2 :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EPISODE IV - A NEW HOPE, 1977)
대중문화를 영원히 바꾼 영화다. 처음으로 ‘블록버스터’ 영화를 정의 내리고, '콘텐츠 산업'으로의 패러다임을 바꿔, 부가상품을 대중화시킨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영화산업 역시 [스타워즈]를 기점으로 현실의 영역에서 ‘판타지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된다.
국내에서 [스타워즈]가 유치하다고들 하는데, 실제로 그러하다. 원래 조지 루카스가 어릴 적 즐겨본 코믹스 [플래시 고든], 구로사와 아키라의 [숨은 요새의 세 악인(1958)], 조지프 캠벨의 원형 신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동양의 '기(氣)' 개념을 서양식으로 재해석한 포스 등의 철학적 우화, 전쟁영화, 갱스터, 호러, 뮤지컬, 서부극의 요소를 섞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이자 밝고 경쾌한 어드벤처 SF 영화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 복합장르 전략은 이후 영화 제작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스타워즈]는 조지프 캠벨의 원형 신화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칼로 총알(빔)을 막거나 우주가 배경인데 18세기 라인 배틀을 펼치는 광경이 의아할 것이다. 이는 시대와 문화권에 구애받지 않는 원형 신화를 차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5편부터 '다스 베이더'를 그리스 비극처럼 그리면서 시리즈로써 환골탈태한다. 이때부터 할리우드 극작술에 '원형 신화'가 도입된다.
#1 :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 (EPISODE V - THE EMPIRE STRIKES BACK, 1980)
루소 형제의 말마따나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이 관객의 예상과 기대를 배반한 용기는 [제국의 역습]에서 배웠다. 당시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모두 "도대체 뭘 본 거지?" 싶었다고 한다. 악에게 패배한 주인공, 어긋난 로맨스, 새드 엔딩은 상업영화의 오래된 금기들이었다.
전편 [새로운 희망]이 한 편의 독립된 영화로서 완결성을 갖춘 반면에 [제국의 역습]은 어떻게 이야기를 확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지속적인 선례로 여전히 남아있다. 스타워즈 9부작의 밑그림은 여기서 출발했다. 한편 팬들은 [새로운 희망]과 [제국의 역습] 사이의 설정 구멍을 메우며 [확장 세계관 (EU)]를 만들고 놀았다. 바로 ‘원 소스 멀티 유즈의 기원’인 것이다, 이것이 ‘스타워즈’를 신화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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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블로거 영혼아이 TERU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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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4주 차 최신 영화 소식이 도착했습니다!
📮7월 4주 차 최신 영화 소식이 도착했습니다!
<어느 가족>과 <괴물>의 안도 사쿠라가
정주리 감독 신작 <도라>로 한국영화에 첫 출연합니다!
바닷가 마을 배경으로 여성 간 연대를 그리는 작품으로
영화는 신체적, 정신적 아픔을 갖고 있는 한 소녀가
또 다른 여성을 만나면서 치유받는 이야기를 담을 예정입니다.
오는 8월, 남해에서 크랭크인 한다고 하네요.
박찬욱 감독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82회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습니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13년 만이며
박찬욱 감독은 2005년 <친절한 금자씨>로 젊은 사자상 등
세 개의 비공식 부문으로 상을 받은 이후 20년 만에
베니스를 다시 찾게 되는 셈인데요! 일단 빨리 보고싶네요
예고편 보니 감도 안잡혀서…!
마지막으로 마블 소식인데요
케빈 파이기는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 이후
마블은 X-멘과 토니 스타크 등 주요 캐릭터를 새로운 배우로 교체하고,
이를 “리부트”가 아닌 하나의 “리셋”으로 진행할 계획”
이라고 밝혔습니다. 원년 멤버들은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에서가
정말 마지막이겠네요 🥲
❶ 루카 구아다니노 신작 <Artificial> ‘일론 머스크’역은 누구?
❷ 케빈 파이기 <시크릿 워즈>로 MCU 리셋…“X-멘·토니 스타크 바뀐다”
❸ 다코타x엘르 패닝 자매 <더 나이팅게일> 동반 출연
❹ <어느 가족> 안도 사쿠라, <다음 소희> 정주리 감독 신작 출연
❺ 손예진x조유리 주연…넷플릭스 시리즈 <버라이어티> 제작 확정
❻ 박찬욱 감독 신작 <어쩔수가없다> 82회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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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정수
줄거리
'라이프(Life)' 잡지사에서 필름 원화 관리자로 근무하는 월터 마티는 지루하고 평범한 일상을 다이내믹한 공상으로 이겨내는 습관이 있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공상을 하며 출근하는데,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그는 동료에게서 회사가 팔리는 바람에 인터넷 잡지사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거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핸드릭스라는 구조조정 담당자에게 최악의 첫인상을 선사하고 원판 관리실로 출근한 월터.
마지막 라이프 잡지의 표지를 장식할 사진작가 숀 오코넬이 필름과 선물을 보냈다. 선물은 다름아닌 회사의 모토를 새겨놓은 지갑. 감동에 젖은 것도 잠시, 필름을 인화하는데 중요한 25번 필름이 없다. 설상가상 숀이 25번 필름을 꼭 표지로 써달라고 간부에게 전보까지 보낸 상황. 사진을 꼭 찾아야만 한다. 월터는 직접 숀을 만나러 가기로 한다.
떠돌이처럼 세상을 누비는 숀은 어디에 있을까? 월터는 그를 찾을 수 있을까?
감상 포인트
1. 파워 N이라면 한 번쯤은 해봤을 상상들이 펼쳐진다.
2. 사진 속 장소와 사람들을 찾아내며 앞으로 나아가는 추리형 전개라서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
3. 반전이라면 반전인 마지막 장면은 '라이프'라는 잡지사의 이름을 곱씹게 만든다.
감상평
그린란드에서 아이슬란드, 상어와의 싸움부터 화산 폭발까지. 결코 현실이라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의 연속이다. 하지만 인생은 그 어떤 영화보다도 영화 같다고 했던가. 어쩌면 말도 안 된다고 코웃음 치는 그런 일들이야말로 인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예측 불허의 영역일지도 모른다. 당장 뒤를 돌아봤을 때, 내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을 거라고 1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있었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이 영화도 인셉션처럼 소설에 참고하려고 본 영화인데 인생 영화로 등극했다. 마지막 장면은 반쯤 예상하고 있었는데도, 그 뻔하디 뻔한 장면에 왈칵 눈물이 차올랐다. 돌려서 다시 보고 다시 볼 만큼 짙은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 그렇다고 미련을 갖게 하는 결말이 아니라, 용기를 얻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반복되는 삶에 지쳤을 때,
자신이 한심해 보일 때 보면 좋은 영화.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월터의 가족이 피아노를 버리지 못했던 이유는, 어머니가 아닌 월터가 애지중지하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어머니 핑계를 대며 이사를 다닐 때마다 피아노를 가지고 다녔지만, 막상 어머니는 피아노 뚜껑도 열어보지 않는다. 다만 그 상처 난 피아노의 사진을 찍을 뿐이다.
피아노는 월터의 미련을 뜻한다. 이리저리 떠돌다가 생긴 피아노의 상처는 월터가 아버지를 잃고 아파했던 것에 대한 상징이다. 어머니는 아버지 대신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시달리는 아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그래서 늘 말없이 믿고 바라보는 편을 택한다. 이미 옆에 없는 남편이 선물해 준 피아노를 치는 대신, 언젠가는 유럽 여행을 떠날 아들을 위해 '월터 박스' 속에 차곡차곡 옛 물건들을 보관한다.
월터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그리워하면서도 막상 모히칸 머리를 하고 스케이트보드를 타던 그 시절처럼 과감하게 살지 못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심하게 여긴다. 그가 현실의 늪에 더 깊게 빠져들어 삶에 소극적이게 될수록 그의 공상도 심해진다. 그가 그린란드로 떠나는 순간부터, 그는 단 한 번도 공상을 하지 않는다. 오직 그를 응원하고 힘을 주는 셰릴의 모습만을 발견할 뿐이다.
"언제 찍을 거예요?"
"어떤 때는 안 찍어.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난 개인적으론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지."
"순간 속에 머문다고요?"
"그래. 바로 저기. 그리고 여기."
숀은 월터만큼 자신의 사진을 가장 잘 이해하고 그 의미를 있는 그대로 담아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말을 줄곧 한다. 정작 월터가 숀의 사진을 그토록 섬세하고 정성스럽게 담아냈던 이유는 그의 사진을 통해 자신이 가보지 못했던 곳들, 이루지 못한 꿈들을 찍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숀의 사진을 통해 대리만족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숀이 말하는 '인생의 정수'는 월터의 지갑 속에 있었다. 뒷주머니에 손을 쑥 넣기만 하면 잡을 수 있었던 인생의 소중한 순간들을 월터는 종종 과거에 대한 미련 때문에 공상을 하느라 놓치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월터는 사진을 확인조차 하지 않고 담당자에게 넘겨준다. 그 사진 속에 무엇이 담겼든, 더 이상 상관하지 않는다는 것. 앞으로는 자신의 인생을 공상하느라 허비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고 움직이며 경험할 것이니까.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To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 is the purpose of LIFE.
세상을 보고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마지막 '라이프' 잡지의 표지는 사진을 검토하고 있는 필름 원화 관리자, 즉 월터 자신의 모습이었다. 인생의 본질은 주변 사람들과 함께 치열한 삶을 응원하고 격려하며 매 순간순간을 살아내는 것. 그 아름다운 결과물이 바로 '라이프' 잡지라는 것을 증명해낸 것이다.
숀은 단순히 사진기 버튼을 눌러 사진기 속에 담아낸다고 해서 사진 속에 우리의 삶의 온전히 담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쳐 지나가는 모든 순간들을 잡을 수는 없기에, 신중에 신중을 가해서 방해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셔터를 누르는 것이다. 그는 월터를 두고 '유령 표범처럼 아름다운 것'이라고 표현한다. 과연 숀은 월터의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몇 날 며칠 동안 그와 함께 출근하고 퇴근했을까.
우리는 때로 너무나 쉽게 현재를 잊어버린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들과 소망들에 얽매여 과거에 집착하거나, 자신의 모습이 불만족스러워 가혹하게 미래로 내달린다. 하지만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의 나다. 사진기의 셔터를 누를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소중한 순간들은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공기 속에 담겨 있는 현재를 느끼는 행복이야말로, '인생의 정수'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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