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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토로2021-04-17 18:11:16

미국형 막장드라마(feat. 판타지)

그림 시즌1~시즌6

* 스포일러가 다분합니다.

** 리뷰를 쓸 당시는 넷플릭스에서 제공해서 본 것이었는데 지금은 없어요. 현재는 왓챠에서 볼 수 있나봐요.

 

처음 방영된다고 했을 때 소재가 매우 흥미로워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볼 수 있는 TV는 없었고, 방법도 없었다. 불법 다운로드는 안 하고 싶었고 그러다가 놓친 것을 거의 10년 만에 보게 된 것이다. 사랑해요 넷플릭스(지금은 없지만...)

 

그런 애정의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던 그림, 결국 다 보고야 말았다. 보기 시작했으니, 완결도 났으니 끝까지 다 봐야겠다는 이 마음은 오기 혹은 의리에 가까웠다. 그러다보니 사실 꼼꼼히 보지는 않았다. 보는 도중에 다른 사람들 리뷰도 다 찾아봤다.

다른 리뷰를 보면서 가장 많이 봤던 이야기가 '막장'이라는 것이었는데, 정말 막장이다. 아주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무슨 출생의 비밀, 애인 바꾸기, 음모, 술수, 폐륜 등등 한국 아침드라마에서 볼 법한 내용들이 전 시즌에 걸쳐서 가득하다. 물론 간혹 감동을 주는 에피소드도 있기는 하다.

"인물"

주인공 버크하트는 정말 이기적이다. 세상 맨날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동료들을 앞장 세운다. "먼저 가야지 않겠어?" 식이다. 그래서 본인은 잘 안 다친다. 맨날 위험한 현장에는 먼로를 보낸다던지 한다. 심지어 통찰력은 행크랑 우가 훨씬 높다. 버크하트는 뭐랄까 세상 엄청 감정적이다. '우와와와와와악!' 하는 느낌. 시즌 앞쪽이야 그럴 수 있겠다 쳤지만 뒤로 갈수록 오히려 그림이 아닌 다른 캐릭터들이 더 그림 같다.

"스토리"

인물이랑 연결된다. 아니, 줄리엣이 헥센비스트 되고 나서 엄청 삐뚤어지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자기 애 낳았다고 다른 헥센비스트랑 잘 되는 건 좀 어이없다. 줄리엣을 버린 이유가 헥센비스트면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그러니까 막장소리를 들었겠지 싶다.

그리고 다이애나는 엄청 대단한 아이인 것처럼 나왔는데, 결국은 어린신부 후보였고, 막 무서워하다가 "나 이 아저씨 좋음" 이라고 말하면서 엄마아빠까지 죽게 만드는 엄청나게 나쁜 애였다. 성장을 쑥쑥 엄청나게 빨리 하더니 딱 7~8세 정도 되는 나이에서 멈춰서는 자라지가 않았다. 선택형이여? 심지어 성인이 된 모습 나오니 본인 동생이랑 나이 비슷하게 지나갔더라.

세상을 바꿀 애라고 해서 좀 더 빨리 자라서 엄마아빠 모습 쯤에서 멈출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물론 어린 신부 컨셉 맞추려 그랬을수도 있지만 살짝 어이가 없었다. 캐릭터를 잡아놓은 세계관보다 잘 못 쓴 느낌이었다. 드라마가, 그걸 쓴 작가가 '할말하않'의 마음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림은 무능력하고, 캐릭터들은 붕 떠있고.. 그러다보니 우가 제일 좋다. 인간적이야.

결국 판타지도 하고 싶고, 로맨스도 하고 싶고, 종교도 넣고 싶고, 다 넣고 싶어서 때려 넣었던 '원더풀데이즈' 같았다. 그리고 왜 다들 피붙이에 그렇게 집착하는 건지 진짜 한국 드라마인줄.

정말 꾸역꾸역 다 봤다. 기대가 커서 실망이 컸다고 하기엔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에 위안을 얻었다. 

신기한건 2011년~2017년 6년 걸쳐서 찍은건데 배우들이 어쩜 단 하나도 안 늙은 느낌인지. 그 시간동안 나만 늙었나 보다. 마지막 시즌은 다른 시즌보다 짧고, 급하게 마무리한 느낌이 있었다. 아마 정말 급하게 마무리한게 아닌가 싶다. 시작은 했으니 우선 끝은 내야겠다 같은 그런 마음으로 마지막 시즌을 내놓지 않았을까?

첫 시즌할 때 엄청 기대 했었는데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을 줄이야.

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너무 길고, 좋은 드라마라도 보기에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은근 재미는 있었다. 줄리엣 불쌍해서 응원하게 된다. 이러나 저러나 발상은 좋았던 드라마였다.

작성자 . 김토로

출처 . https://blog.naver.com/laputa2018/221443305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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