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 soyo 2025-05-07 15:38:39
헛된 꿈의 자유: ‘미몽’ 속 신여성의 비극
영화 <미몽>을 보고

억압과 통제로 얼룩진 시대 속, 한 여성이 자신의 감정과 욕망에 충실하게 삶의 방향을 선택하려는 순간,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자유가 아닌 사회적 낙인이었다. 영화 미몽은 그러한 여정을 그린다.
진취적으로 자신의 길을 모색하려는 애순의 모습은 당시 사회에선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존재, 소위 ‘신여성’으로 불렸다. 그러나 그 명칭은 환호가 아닌 불편함과 경계의 시선 속에 만들어진 낙인이었음을 알게된다.
제목 미몽(迷夢)은 ‘헛된 꿈’이라는 뜻으로, 애순의 자율적인 삶의 추구가 사회에 의해 ‘잘못된 욕망’으로 규정되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그리고 부제 ‘죽음의 자장가’는 신여성의 가능성과 희망을 품은 이 이야기가 결국 비극으로 마무리될 것임을 암시한다.
애순은 사랑을 좇고, 새로운 삶을 꿈꾼다. 하지만 그러한 선택은 '도덕'이라는 이름의 경계선 너머로 규정되고, '자유'는 곧 '방탕'으로 해석된다. 사회는 그녀를 이상과 비난 사이의 어딘가, 정의되지 않은 자리에 밀어 넣어 자유를 향한 그녀의 몸짓은 곧 사회적 틀에 다시금 갇혀버리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영화 속 ‘새장 속의 새’는 이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날고자 했지만, 어디론가 갈 수 없었던 그녀와 새는 결국 다시 철창 속에 안긴다. 겉으로는 보호받고 있는 듯하지만 실상은 자유를 빼앗긴 채 갇혀 있는 존재. 이는 곧 애순의 처지이자 당시 신여성으로 일컬어졌던 수많은 여성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새장 속에 갇힌 순간, 그 자유는 존재하되 도달할 수 없는 이상으로 전락하는 새와 같이 애순 역시 자율적인 삶을 꿈꾸며 사회의 벽을 넘어서려 하나, 그녀를 둘러싼 도덕과 규범이라는 철창은 그녀의 날갯짓을 끝내 허공에 머물게 만들어버렸다. 즉, 그녀가 느끼는 자유의 감각은 철창 너머 펼쳐진 허상일 뿐, 결코 닿을 수 없는 꿈이라는 것이다.
애순은 순간순간 자유로운 선택을 했다고 믿지만, 그 모든 선택은 사회의 금조 속에서 철저히 제한되고 있었고,결국 그녀는 날 수 있는 새이되 날지 못하는 새로 살아야 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고로 끝나는 결말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신여성의 꿈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의 냉혹한 메시지다. 그것은 경고이자 거부였다. 애순의 죽음은 그녀 개인의 비극이기보다 여성의 자율성과 가능성에 눈감은 시대의 비극 그 자체였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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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블랙 팬서의 속편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개봉부터
전 세계 15개 영화제 초청작이자 9관왕에 등극한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의 개봉까지!
그럼 11월 둘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61분
감독: 라이언 쿠글러
출연: 레티티아 라이트, 다나이 구리라, 루피타 뇽 등
개봉: 2022.11.09
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줄거리
'와칸다’의 왕이자 블랙 팬서 '티찰라'의 죽음 이후 거대한 위협에 빠진 '와칸다'를 지키기 위한
이들의 운명을 건 전쟁과 새로운 수호자의 탄생을 예고하는 블록버스터
관전 포인트
2018년 539만 관객을 동원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블랙 팬서>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1편의 연출을 맡았던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연이어 연출을 맡았고, 더욱 거대해진 이야기와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에브리띵 윌 체인지
ⓒ 네이버 영화
개요: SF| 독일, 네덜란드 | 92분
감독: 마튼 페지엘
출연: 노아 자베드라 등
개봉: 2022.11.09
배급: (주)안다미로줄거리
인간 외엔 모든 동물이 멸종한 디스토피아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2054년, 오래된 음반에서 ‘기
린’이라는 기이한 생명체의 사진을 발견한 벤·피니·체리. 이들은 가까운 과거에 동물과 인간이
공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는다. 영화는 생명이 사라지게 된 결정적 순간의 열쇠를
찾기 위해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세 친구의 여정을 그렸다.
관전 포인트
인간 외엔 모든 동물이 멸종했다는 독특한 소재로 이목을 집중시킨 이 영화는 독일 영화계의 거장
빔 벤더스 감독이 제작했다. 그리고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에서 에곤 쉴레를 연기해 화제를
모은 노아 자베드라가 주연을 맡았다.
내 친한 친구의 아침식사
ⓒ 네이버 영화
개요: 로맨스 | 대만 | 119분
감독: 두정철배우: 에릭 추, 송백위 등
개봉: 2022.11.10
배급: (주)팝엔터테인먼트줄거리
1년 동안 친구 앞으로 조공된 아침을 먹고 사랑에 빠져버린 먹요정 웨이신과 댕댕이 조공 소년
요우췐의 첫사랑 먹방 로맨스를 그린 작품
관전 포인트
2015년 대만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올라온 한 여대생의 남친과의 실제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당시 게시글은 댓글과 좋아요가 5만 개를 넘으며 입소문이 났고, 소설로 각색되어 출판되기까지 하였다.
영화는 지난 1월 28일 대만에서 개봉하여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였고, 흥행에 성공하였다.
첫번째 아이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93분
감독: 허정재배우: 박하선, 오동민 등
개봉: 2022.11.10
배급: (주)더쿱디스트리뷰션줄거리
육아휴직 후 복직한 여성이 직장과 가정에서 겪는 무수한 딜레마를 통해 의지할 수도 홀로 설 수도
없는 세상과 마주한 우리 시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관전 포인트
묵직한 감정 연기와 캐릭터가 돋보이는 배우 박하선 주연작인 <첫번째 아이>.
웰메이드 독립영화란 타이틀과 함께 언론과 평단, 대중의 호평을 거머쥐며
기대 속에 공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한국 | 140분
감독: 김세인배우: 임지호, 양말복 등
개봉: 2022.11.10
배급: 찬란줄거리
마땅히 받아야 할 마음을 원하고 기대했던 ‘이정’과 ‘수경’, 두 사람이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서로의
마음을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드라마를 섬세하게 포착한 영화
관전 포인트
부산국제영화제 5관왕,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 무주산골영화제 대상 등 국내 주요 영화제에서
8관왕에 등극했으며, 해외 여러 영화제에 초대되는 등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복잡미묘한
관계의 중심인 '모녀'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나가는 영화이다.
OTT 공개 영화
3인칭 복수
ⓒ 디즈니+
개요: 스릴러| 한국 |12부작
감독: 김유진
출연: 신예은, 로몬, 서지훈 등
공개: 2022.11.09
스트리밍: 디즈니+줄거리
쌍둥이 오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 나선 ‘찬미’와 불공평한 세상에 맞서 복수 대행을 시작한 ‘
수헌’이 인생을 뒤흔든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하이틴 복수 스릴러
관전 포인트
파격적인 소재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더해지며 하이틴의 새로운 지평을 열 <3인칭 복수>.
탄탄한 연기력에 더해 독보적 열연을 펼치며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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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뷰] 원스 - 실현되어야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감독: 존 카니
출연: 글렌 핸사드, 마르게타 이글로바
개봉: 2007. 09. 20 / 2017. 11. 01 재개봉
줄거리
평범한 청소기 수리공인 '그'는 매일 저녁에 자작곡을 거리에서 부른다.
낮에 사람들은 아는 노래만 들을려고 하기 때문에, 밤에만 나와 부르는 ‘그'
어느 날, 그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그의 음악성을 본 그녀.
그녀 역시, 음악을 좋아하지만 가난한 형편 때문에, 피아노 가게에서 연주를 하는 것이 전부.
그녀의 피아노 연주를 들은 그도 마찬가지로 그녀의 음악성을 확인한다.
그런 그들은 서로 작업을 도와주며, 가까워진다.
더블린의 밤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그와 그녀.
서로 풍족하지 못하고, 늘 서툴던 서로.
닮은 부분이라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뿐인 그들.
그 둘의 부족함은 음악이 채워주고 둘의 이야기가 적힌 영화 속 스크린이 채워져간다.
Miluju tebe
감독&배우
이름 : 존 카니
필모그래피 : 원스, 비긴 어게인, 싱 스트리트 등
특징 :
매번 음악 영화를 만들며, 원스에선 투박함과 어색함, 거친 영상을 다루어 만들었지만, 그런 어색함이 주는 감성을 잘 살리고,
비긴 어게인에선 몰락한 프로듀서, 바람난 톱 가수, 버림받은 연인의 이야기를 잘 다루었지만 원스의 색채는 잃어버린 듯 했으며,
싱 스트리트 에선, 청춘들의 음악이야기를 잘 다루었다.
매번 음악의 사운드트랙은 CD로 구매하여 소장할 가치가 충분히 있을 정도이다.
이름 : 글랜 핸사드
역할 : 그
필모그래피 : 원스, 원스 어게인,커미트먼트 등
특징 :
긴박한 느낌을 잘 주는 노래 'falling slowly'를 특유의 부드러운 음색과 여유로운 감성을 주며 적당히 긴박한 느낌도 잘 주면서 불렀습니다.
실제 아일랜드의 인디밴드 'The Frames'의 보컬로 활동합니다.
노래에서는 특유의 감성이 잘 묻어나며, 여유로운 느낌을 받게 합니다.
이름 : 마르게타 이글로바
역할 : 그녀
필모그래피 : 원스, 원스 어게인
총 평
★★★★☆ 9.5/10.0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으며, &표시가 있는 부분은 스포일러 주의 표시입니다.)
-짧은 평가-
'비긴 어게인'이 프로 가수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그 안에 생기는 갈등과 음악을 담았다면,
'원스'는 음악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중점적으로 다룬 영화입니다.
'존 카니' 감독의 초창기 작품으로 구조만 보면 정말 단순하고,
영화를 이끌어가는 갈등요소도 없으며, 사족이 하나도 없이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아무 소스도 없는 샐러드 같다는 느낌이 처음에는 강합니다.
하지만, 음악이 등장하면, 위에 발사믹 소스가 뿌려진 듯 합니다.
역경, 갈등 아무것도 없어서 그저 강가에서 멀어저 가는 나뭇잎과 같습니다.
영화를 보면, 우리(관람객들)들이 그 나뭇잎처럼
잔잔히 흘러가며, 영화 원스라는 강의 한 가운대로 천천히 나도 모른체 가는 듯 합니다.
-더 현실적이라 여운이 남는 결말-
영화의 마지막을 달리다 보면, '그'와 '그녀'는 현실에 직면합니다.
그는 헤어진 전 애인을 잊지 못하였고, 그녀는 사실 이혼하여 아이가 딸린 엄마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그는 자신을 사랑하냐 묻고, 그녀는 의미심장하게 체코말로 대답합니다. '너를 사랑해'라고 하지만,
그는 무슨 뜻인지 모른체..
그는 아침식사를 제안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가까워지는 것은 둘 다에게 미련만 남고 돌아오지 못할 관계임을 직감하고,
그에게 내일 남편이 온다며 떠나고, 그는 그런 그녀에게 런던으로 작업을 하러 떠나기 전 피아노를 선물로 남겨주고 떠나며,
둘 다 자신의 바램과 서로의 관점에서 보면 성공하였지만, 어느 한 편으론 둘다 실패했습니다.
분명 해피엔딩이지만,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느낌과
항상 승승장구 하지 않고, 무언가를 얻으면 잃는다는 일득일실의 느낌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이 다른 음악영화와의 차이점입니다.
그저 행복한 결말이 아닌 행복하지만, 현실적이며, 어딘가 쑤씨게 만드는 듯한 이 연출은 정말 일품이였습니다.
-10년 가까이 들어도 편안한 사운드트랙-
아마 제가 이 영화를 처음 본게, 초등학교 2학년 시절에 가족끼리 유럽 일주를 하며 유로스타 기차안에서 보았는데,
그 때는 다른 거는 잘 몰라도 음악은 좋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부터 계속 이 음악은 제 DAP와 아이폰,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의 플레이리스트에 항상 빠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글랜 핸사드의 부드러우면서 귀에 딱딱 박히는 듯한 보이스와
영화 특유의 감성과 여유로우면서 긴박한 느낌을 정말 잘 주는 듯한 노래입니다.
그 외로도 전체적으로 사운드트랙이 준수합니다.
-다소 특이한 연출-
이 영화는 꽤나 특이합니다.
주연인 '글렌 핸사드'와 '마르게타 이글로바'의 캐릭터의 이름이 묘사되지 않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다른 영화들을 돌려보며, 이름에 대한 의미를 생각했습니다.
이름은 누군가, 나 혹은 다른 이들의 정체성과 존재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면, 유바바가 치히로의 이름을 빼았습니다.
하쿠는 이름을 잊으면 되돌아올 수 없다고 합니다.
여기서 저만의 해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음악에 포커스를 더 두며, 둘의 애정은 음악을 더 돋보이게 만듭니다.
이름은 정체성과 존재라고 했는데, 둘이 서로 이름을 말하며 애정을 나누고 한다면,
이 영화에서 둘의 관계는 밋밋하다 느껴졌지만, 그 느낌이 없어지고 연인같다는 느낌을 줄거 같습니다.
저는 '연인같다는 느낌 = 존재감'을 없애기 위해 이름을 안 주었을 수도 있겠다. 라고 해석을 했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은유적으로 묘사된 부분이 많습니다.
남녀간의 사랑과 음악을 표현한 영화인데, 둘은 실질적으로 애정을 나누거나 한 과정이 없습니다.
그저 말 몇마디와 음악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영화의 분위기와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둘의 관계를 대충 유추하는 듯한 느낌의 연출도 정말 일품이였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 뭔가 그냥 영상이 특이합니다
마치, 대학 동아리나 독립 영화나 다큐팀에서 찍은 듯 해서 현장감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실제로 소니의 6mm 캠코더로 촬영하여, 길거리 공연을 하며 사람들이 이에 호응하는 것이
작위적인 것이 아닌 진짜 호응하는 것이 담겨 더 좋았습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전개방식-
우연히 그녀가 저녁에 지나가다 그가 자작곡을 부르는 걸 들었고,
우연히 그녀의 피아노 연주를 들은 그가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았고,
그렇게 둘은 서로 상부상조 하며 음악을 하며 사이가 가까워집니다.
그 후, 그녀와 작업을 하며 돈 문제와 프로듀싱 관련에서 서로 갈등이 없이 그냥 빠르게 해결됩니다.
다른 음악영화를 보면,
'비긴 어게인'에선 데이브가 그레타와 연인 관계지만, 음반회사의 직원과 바람을 피고, 둘은 헤어지게 되며, 그레타는 고향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댄은 원래는 그래미 상을 받을 정도로 유명하고 유능한 프로듀서이지만, 영화에선 퇴물로 묘사되며 회사지분도 넘기고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해고되게 되며, 그러다 그레타의 음악성을 보고 작업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다른 영화에선 갈등요소가 있는데, 이 영화는 전혀 없습니다.
여기서 유심있게 볼 부분은, 두 남녀는 음악을 제외하곤 서로 접점이 하나도 없습니다.
국적도 아일랜드와 체코로 서로 다르며,
직업과 둘의 사회적 위치도 굳이 트러블이 생길 위치가 아닙니다.
그의 직업은 청소기 수리공이며, 그녀는 그저 직업이 묘사되는 부분은 없습니다.
그는 아일랜드 토박이이며, 그녀는 체코 이민자입니다.
서로는 접점이 없으며, 접점이 없다 = 닿는 부분이 없다 = 마찰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도출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서로 닮은 부분도 비슷한 요소도 없는 둘이 친해지며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이
음악 하나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한 것 같습니다.
그게 더 이 영화의 매력을 극대화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이를 먹으며 다시 볼 때마다 느끼는 매번 다른 감정-
이상하게 이 영화를 매년 다시보면,
다 다른 느낌을 받습니다.
초등학생 저학년 시절 이 영화를 보면, 그저 심심하기 짝이 없었고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에 봤을 땐, 음악이 좋았다고 생각했고
중학생 시절엔 그저 사랑의 아픔을 음악으로 승화시킨다고 생각했고
고등학교 1~2학년 시절엔 보다 더 현실연인이 헤어지는 듯 했습니다.
지금 다시 보니, 뚜렷한 목표에 다다를수록 무언가 잃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와 그녀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그는 뮤지션이 되러 런던에 가듯,
그녀는 가족이 다시 재결합 되듯,
여운이 계속 남게 되는 몇 안되는 음악영화 였습니다.
난 당신을 모르지만,
그래서 더욱 당신을 원해요
I don't know you
But I want you
* 본 콘텐츠는 블로거 한이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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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은 프로, 사랑은 바보'인 여성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이 영화에서 굳이, 어떻게든 이야기할 거리를 찾는다면 주인공 재연의 캐릭터 설정에 관한 내용일 것이다. 광고 업계에서 감독으로 일하는 이십 대 후반의 여성 재연은 현장에서는 냉철하고 단호한 모습을 보인다. 일터에서 재연의 권위는 그녀의 프로다운 태도와 능력에서 생겨난다. 그러나 사랑에서의 재연은 정반대다. 촬영장에서와는 다른 표정으로 남자 친구에게 애교를 부리면서 계속 ‘을’처럼 군다. 고압적인 예비 시모에게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다. 그러다 결국 남자 친구의 외도 현장을 목격하고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갖기 위해 제주도로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이별과 사랑 이야기를 만나며, 마음을 ‘분리’하고 ‘수거’할 필요성을 깨달아간다.
주변에 재연 같은 친구들이 종종 있었다. 학업, 취업 등의 영역에서는 철두철미하고 능숙한데 유독 애정 문제에서만큼은 답답할 정도로 바보가 되는 이성애자 여성 친구들. 도대체 어떻게 ‘저런 남자’를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한다는 건가 싶어 놀랐던 기억…. 나는 종종 ‘일과 사랑’에 대한 그녀들의 불일치에 어안이 벙벙해지곤 했다. 친구들 나름대로는 이래저래 만나 봐도 ‘그놈이 그놈이더라’고 판단했을지도 모르고, 내가 알지 못한 매력을 나름대로 찾아낸 것일지도 모른다. 여하튼 나는 종종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이 ‘바보 같은 사랑’으로 스스로를 깎아 먹는 상황에 좌절했고, 언젠가부터는 이해를 ‘포기’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상대의 사랑과 욕망을 투명하게 이해하기는 불가능한 것이라 자위하면서.
이는 아마도 남성과 여성이 가진 사회적 자원이 다른 방식으로 평가되는 것이 애정의 대상을 고르는 개개인의 무의식에 반영된 결과일 수도 있다. 혹은 불평등한 젠더 권력의 격차가 개개인의 친밀성 실천을 특정한 방식으로 주조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과 사랑’의 아찔한 불일치는 현실에서 똑똑한 이성애자 여성을 절망케 하는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그러나 일과 사랑 사이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자신의 감정을 다시 사용할 만한 것과 버려야 할 것(분리수거)으로 추리는 재연의 이야기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작위성이 극대화된 여러 캐릭터다. 재연은 제주도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여러 사랑, 이별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나 그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는 재연이 더 단단하고 건강한 사랑관을 갖는 것과는 아무련 관련이 없어 보인다. 재연의 답답한 사랑에는 사회적 맥락이라도 있는데, 다른 캐릭터들의 사랑은 내실 없는 자극으로만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재취업을 준비하는 애인에게 매달 300만 원씩 용돈을 주고 헤어진 후에도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었다고 믿는 남자, 뷰티 인플루언서지만 연애는 해보지 못한 여자, 능력주의와 성과주의에 기반해 교수 퇴출을 요구했으나 해당 교수가 연인의 어머니란 걸 알고 다시 복직 운동을 벌이는 남학생,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에게 화를 내면서도 그녀가 임신 중지를 선택하자 화를 내는 남성……. 이들 캐릭터에게는 깊이 있고 내밀한 일상적 친밀성 경험에 대한 탐색이 근본적으로 부재한다. 이들의 사연은 작위의 퍼즐로만 존재하는 듯하다. 재연이 이들에게서 감정을 분리수거하는 법을 배운다면, 그 내용은 고작 ‘그래도 내가 저 사람들보다는 낫네’ 정도일 것만 같다. 재연을 위해서는 친밀성과 사랑, 감정에 관한 근본적인 재탐색이 필요해 보인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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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절망보다 푸른 나무처럼
DIRECTOR. 나지바 누리
CAST. 하와 누리
SYNOPSIS. 어린 시절 정략결혼을 한 지 40년이 지난 뒤, 하와는 마침내 독립적인 삶을 시작하며 글을 배운다. 그러나 탈레반이 다시 집권하고, 그녀와 그녀의 딸, 손녀의 꿈은 새로운 고난에 직면해 산산조각 난다.
구글에 "여성 교육이 금지된 나라"라고 검색해 보자. 딱 한 국가의 이야기만 줄줄이 뜬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2024년에도, 해가 바뀐 2025년에도, 지구상에 여성 교육이 금지된 유일한 국가는 아프가니스탄이다.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이들의 현재가 아닌 미래까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이는 정말 치명적이다. 게다가 더 끔찍한 점, 이 악몽은 지금이 아닌 아주 오래 전 싹을 틔웠으며, 이제 되돌아왔다는 점이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현대사에서 두 번 모습을 드러냈다. 소련 붕괴 (및 철수) 후 힘을 길러 1996년 카불을 장악해 2001년까지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통치하겠다는 명목으로 공포 사회를 조성했다. 여성은 공부도 일도 할 수 없이, 집 혹은 무덤에만 있어야 했다. 남성의 경우에는 조금 나았다지만 역시나 특정한 복장과 규율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공개 처형까지 서슴지 않았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탈레반 정권은 다시 자취를 감추고 오사마 빈 라덴은 사망했지만, 미군과 나토군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2021년 철수를 결정했고 같은 해 8월, 카불은 다시 점령되었다.
지금도 유튜브 영상을 관리할 만큼 SNS나 국제 여론을 의식하고 있고, 집권 초기에도 여성을 존중하겠다는 (그러니 국제 사회는 말 얹지 말라는) 성명을 냈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영화를 만든 나지바 누리 감독 또한 여성 기자로서의 삶이 위험에 처했음을 직감하고 옷가지와 노트북, 카메라, 지금까지 만들던 영화의 풋티지 영상이 담긴 장치만 겨우 들고 곧바로 출국한다. 극영화보다 더 극적인 현실.
나지바는 그전까지 엄마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있었다. 그 이름은 하와. 어린 나이에 30살 많은 남자와 결혼해 자식 여섯을 낳았고, 이제는 남편의 치매 증세가 악화되는 상황을 보고 그의 시중을 들고 있는 사람. 동시에 너무나 아름다운 큰 나무 같은 사람. 영화를 보면서 하와가 얼마나 현명하고 용감하며 대담하고 또 넓은 사람인지 느꼈다.
하와는 남편과 함께 사그라드는 날들을 고요히 보내는 대신, 기꺼이 밖으로 나가 자수 천 파는 사업을 벌인다. 동업자를 찾아 역할 분담이나 흥정을 능숙하게 해낸다. 결혼 때문에 학교를 다니지 못했던지라, 뒤늦게 글자도 배운다. 어린 손주들이 지적하고 고쳐주는 내용을 듣고 익힌다. 심지어 손주들은 "할머니가 어떻게 (글씨를) 써?" 라고 되물을 만큼, 할머니가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너무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도.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는 말 그대로의 모습이다. 새로운 것 배우기를 포기하지 않고, 다른 이들이 계속해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사람.
이토록 현명하고 강인한 하와는 그 동안 '집 안의 사람'으로만 살았다. 뭐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들은 여성에게 불합리했다. 하와는 어린 나이에 수십 년이나 나이 차이가 나는 남자와의 조혼을 겪어야만 했으며, "부모가 자신을 위했다면 아이를 낳지 말라고 말했어야 했다", "이런 결혼으로 우리에게 상처만 남겼다"고 오랜 세월 후에도 그 상처를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나지바의 언니는 이혼과 함께 두 살배기 딸의 양육권을 박탈당했다. 그 딸, 자흐라는 엄마가 보고 싶다는 말만 해도 돌아오는 매를 맞으며 유년기를 보냈고 끝내 쫓겨나 12년 만에 제 엄마를 찾아왔다. 나지바 언니의 새 남편은 다행히도 친절하고 합리적으로 자흐라를 대해 주지만, 부부 또한 현실의 벽을 넘어설 생각은 감히 하지 못한다. 양육권 분쟁에 시달릴 마음도, 혹시나 자흐라의 친부가 새로 낳은 아들들과 새로운 삶에 손을 뻗쳐오게 둘 마음도 없다. 결국 손녀를 맡아 옷과 팔찌를 사주고 글자를 가르치는 것은 하와의 몫이다. 마치 이럴 줄 알고 배웠던 사람처럼, 하와가 쓰려고 산 화이트보드는 자흐라의 공부 터전이 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재난은 언제나 약자를 치고, 어린 여자는 재난 상황에 약자 중의 약자이므로.
탈레반이 오면 14살 자흐라는 언제 끌려갈지 모르는 신세가 된다. 결국 자흐라는 시골 집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다는 어른들의 결론이 난다. 그 동안 자흐라는 내내 울고 있고, 하와가 똑같은 표정으로 망연자실하게 앉아 있다. 방 안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 그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공포로 바라보는 사람은 그 둘이다. 하와가 탈레반의 치하에서 느끼는 공포와 불안의 깊이를 가늠하게 하는, 가장 마음 아픈 장면이다.
영화에서는 계속 극영화 못지않게 극적인 상황이 전개된다. 그러나 내 마음은 자흐라와 하와의 표정에서 떠나지 못한다. 하와는 글을 배우기로 결심했을 때 몰랐을 것이다. 손녀에게 글을 가르칠 줄도, 딸이 멀리 떠나야만 해서 편지로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될 줄도. 마치 이럴 줄 알고 배웠던 것처럼, 그토록 유용하다.
아니, 이 말은 틀렸다. 마치 이럴 줄 알고 배운 것처럼 배운 게 아니라, 글을 배운다는 건 그만큼이나 일상에 필수적인 것이다. 이렇게나 필수적인 기술을 배워야 하는 기회를, 소녀들은 박탈당하고 있다. 하와는 그 고통을 알고 있다. 이미 피부로 겪었기에.
"차라리 다 같이 몰려가서 우리를 다 죽이라고 하자. 몰살을 당하는 게 낫겠어. 그러면 애도도 하루만 하면 되잖아." 얼마나 절망하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닿을 수 없는 깊이의 절망을 스크린 너머 바라볼 수밖에 없다. 탈레반은 이미 여자들을 몰아냈다. 이미 공부하고 일하고 생각하고 "나대기" 시작한 여자들을 탈레반이 어찌 갑자기 가두겠나 했던 사람도 있을 텐데, 결국 그렇게 되고 있다. 이토록 생명력 넘치는, 푸른 나무 같은 여자들의 오늘과 내일을 탈레반이 뒤덮고 있다.
하지만 하와는 포기하지 않았다. 책과 자수 천을 곱게 챙겨 두었다. 언젠가 다시 펼쳐 옷을 만들어 팔고 사업 수완을 발휘할 날이 올 수 있길 바라며. 하와가 꾹꾹 눌러 쓰고 읽는 문장들을 자흐라와 다른 아이들도 계속 읽고 쓸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를 앞두고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전 세계가 모두 비슷해지는 시대에 다른 경험을 하는 것 자체가 저항입니다."라는 말로 관객을 전주에 초청했다. 어쩌면 이런 영화를 함께 본다는 자체로도, 우리가 지켜보고 있음을 명확히 하는 자체로도, 포기하지 않은 어떤 이들에게 가 닿을 수 있는 마음이 있지 않을까. 보기 괴로워도 포기하지 않고, 아프가니스탄 소식에 귀를 기울여 본다. 나무 같은 여자들의 자장이 더 넓게 드리우기를.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2025.04.30-05.09) 상영일정]
2025.05.01 10:00 메가박스 전주객사 1관 (상영코드 111)
2025.05.03 13:30 CGV전주고사 8관 (상영코드 330)
2025.05.06 17:30 메가박스 전주객사 5관 (상영코드 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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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립 투 그리스> 오디세우스의 두 발자국을 쫓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국 유명 배우 '스티브(스티브 쿠건)'와 '롭(롭 브라이든)'은 ‘옵저버’ 매거진의 제안으로 6일 동안의 그리스 여행에 나선다. 터키 아소스를 시작으로 이타카에 이르기까지 <오디세이아> 속 오디세우스의 발자취를 따르는 둘은 동시에 레스보스 섬에서는 레즈비언이라는 단어의 유래, 델포이 신전에서는 신탁을 받는 방법, 아테네 디오니소스 극장에서는 그리스 비극과 희극의 차이 등 온갖 주제로 인생과 예술, 사랑에 대해 토론과 농담을 나눈다. 이처럼 유쾌하던 여행은 스티브가 아들의 예상치 못한 전화를 받고 롭이 아내의 빈자리를 절실히 느끼는 찰나에 뭉클한 인생 여정으로 변모한다.
2010년 <트립 투 잉글랜드>를 시작으로 <트립 투 이탈리아>와 <트립 투 스페인>을 거쳐 2021년 <트립 투 그리스>로 이어지는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트립' 시리즈는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작품이 아니다. 마치 <꽃보다 청년> 시리즈를 영화관에서 보는 듯한 독특한 매력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이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보는 풍광과 즐기는 음식,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는 때로는 극적으로, 때로는 그들 바로 옆에서 함께 여행을 즐기는 것처럼 사실적으로 전달한다.
시리즈의 네 번째 영화인 <트립 투 그리스>도 다르지 않다. 여름날 에게 해의 바다를 수영하는 행복, 다 무너져가는 델포이 신전에서 안개 낀 그리스의 산등성이를 바라보는 벅참과 허무함, 그리스의 자랑인 꿀술에 곁들인 다양한 해산물과 육류 요리의 향연은 당장 영화관을 박차고 그리스로 날아가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여행지에서의 로맨스와 예상치 못한 만남은 이 모든 경험을 더욱 화려하고 다채롭게 즐기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이 영화를 이국적인 도시와 매력적인 레스토랑, 맛있는 음식 뜨거운 태양과 푸른 바다의 향연만으로는 온전히 표현할 수 없다. <알쓸신잡> 마냥 영국의 시인 윌리엄 워스워즈, 낭만파 시인 바이런과 셸리,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와 같이 특정 인물을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누었던 전작들처럼, <트립 투 그리스> 역시 터키 아소스에 위치한 트로이 유적지로부터 오디세우스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를 대표할 수 있는 수많은 인물들과 영웅들 중 굳이 오디세우스를 여행의 나침반으로 선정한 것은 <트립 투 그리스>에서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영화를 특별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자타공인 그리스 신화 최고의 영웅인 헤라클레스와 그리스의 수도인 아테네의 시조 테세우스를 비롯해 아르고 호의 원정을 이끈 이아손의 행적을 따라가더라도 영화에서 보여주는 대부분의 장소를 둘러보는 데 사실 아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의미심장한 선택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두 주인공이 겪는 서로 다른 모습의 삶에 담겨 있다.
성공에 대한 야망이 가득해 유럽 곳곳을 돌아다니던 스티브는 어느새 성인이 된 아들로부터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한다. 즐거운 여행과 로맨스를 즐기다가 갑작스러운 충격에 빠진 스티브에게 이제 그리스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그리스인들이 저승세계의 입구로 여겼다는 동굴 안에서 그는 자신이 마치 아버지 대신 스틱스 강의 뱃사공 카론이 모는 나룻배를 타는 듯한 불길한 느낌을 받고, 밤에는 영혼들이 영원히 떠돌아다닌다는 아스포델 들판에서 아버지를 만나는 악몽까지 꾼다. 결국 마지막 목적지인 이타카로 향하던 중 부고를 접한 스티브는 급히 아들이 있는, 20년 전에 이혼한 아내와 함께 살았던 집으로 돌아간다.
한편 편안한 여행을 추구하는 롭은 일주일 간 여행을 떠난 것에 불과한데도 끊임없이 가족을 그리워한다. 낮과 저녁을 가리지 않고 딸에게 영상통화를 거는 그는 자신만이 그리스의 미를 즐기는 것이 불편하고, 잠시 집을 떠난 사이 더욱 커지는 아내의 빈자리를 좀처럼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스티브가 영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그는 아내를 마지막 목적지였던 이타카로 불러 멋진 재회를 즐기고, 그녀와 함께 여행을 계속하며 그토록 바라던 소소하고 행복한 일상을 영위한다.
이러한 스티브와 롭의 이야기는 <오디세이아> 속 오디세우스를 구성하는 두 모티브를 각각 나누어 재해석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집으로 가고 싶은 지친 여행자이면서 호기심 가득한 열정적인 여행자라는 두 개의 모티브가 겹쳐진 영웅이고, 그래서 선역도 아니고 악역도 아니며 매우 입체적이고 인간적이기에 가능한 해석이다. 우선 오디세우스는 지친 여행자다. 단순히 트로이에서 10년을 보내고, 바다에서 10년을 떠돌았기 때문이 아니다. 세상 끝에 다다른 항해 중 잠시 들른 저승에서 어머니 안티클레이아의 혼을 만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깊은 슬픔에 빠지기 때문이며, 갓난아기 이후로 보지 못한 아들 텔레마코스가 자신을 대신해 가족을 지탱해야 했던 것에 죄책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작중 스티브는 이러한 오디세우스를 닮았다.
동시에 오디세우스는 열정적인 여행자다. 그는 키르케와 칼립소가 제안하는 안정적이고 죽지 않는 삶을 마다하고 바다로, 이타카로, 아내를 향해 끊임없이 항해한다. 어떤 괴물과 시련이 기다리고 있어도 그리워하던 아내 페넬로페를 만나고, 그녀를 괴롭히던 모든 구혼자들을 죽이고 행복을 누릴 때까지 결코 여행을 멈추지 않는다. 그의 여행은 새로운 세상을 탐구함과 동시에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이 오디세우스는 유머와 호기심으로 무장한 채 스티브의 여행까지 이어받은 롭의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중요한 것은 스티브와 롭의 서사로 나뉜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하나로 합쳐서 들여다볼 때, <트립 투 그리스> 속 주인공들이 오디세우스의 항해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드러난다는 사실이다. 이는 오디세우스가 그리스의 모든 영웅들과 가장 다른 삶을 추구한 영웅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그를 그리스인 중 최초의 현대인이라고 볼 수 있는 이유이고, 그렇기에 그가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삶을 일주일 간의 여행으로 축약시키는 이 영화가 본보기로 삼기에 가장 적합한 그리스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다.
그가 다른 그리스 영웅들과 목표가 다르다는 사실은 아킬레우스와의 만남과 이후 그의 행동에서 엿볼 수 있다. 오디세우스는 저승에서 만난 아킬레우스에게 살아생전에 가장 위대한 전사였고 그 이름은 죽은 후에도 세상에서 영원히 빛난다고 위로를 건넨다. 이에 아킬레우스는 "죽음에 대해 내게 그럴싸하게 말하지 마시오. 영광스런 오디세우스여! 나는 세상을 떠난 모든 사자들을 통치하느니 차라리 지상에서 머슴이 되어 농토도 없고 재산도 많지 않은 가난한 사람 밑에서 품이라도 팔고 싶소이다”라고 답한다. 이러한 아킬레우스의 한탄을 들은 후 오디세우스는 옛 전우의 말대로 살아간다. 칼립소와 함께 영원히 살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며 인간으로서 자신의 유한함을 인정하고, 귀향하여 페넬로페와 함께 이승에서의 시간을 행복하고 값지게 살아나간다.
이때 '칼립소(kalupso)'라는 이름이 그리스어로 '감추는 자'라는 뜻임을 고려하면, 오디세우스가 영원히 살되 세상에서 잊히고 자신의 삶이 무의미해지는 것을 거부했음을, 대신 아킬레우스가 말한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삶의 의미로 선택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불멸의 명성을 추구하던 그리스 영웅들과는 달리 지금 당장의 삶의 아름다움에 주목했고,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손에 넣기 위해 발버둥 친 영웅인 것이다. 그 결과 오디세우스는 완전무결해 보이는 신화 속 인물들과 달리 인간적이고 소박한 면모를 가졌고, 그 어떤 영웅들보다 현대인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따라서 두 주인공이 오디세우스의 발자취를 따르는 건 최선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오디세우스는 그리스 여행 중 현재까지의 삶을 되돌아보고, 여행의 끝에서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며, 결국 각자의 삶으로 되돌아가는 여정을 가장 먼저 경험한 그리스인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트립 투 그리스>는 오디세우스의 인간적인 삶을 답습하는 것을 벗어나서 그의 여행을 현실적인 범주로 확장시키기도 한다. 스티브가 영화 촬영 당시 자신을 도왔던 스태프를 만나 난민 캠프로 가는 시퀀스가 대표적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머나먼 남의 땅에 와서 기약 없는 생활을 지속하고, 지중해 온갖 곳을 표류하며 집 없이 전전긍긍하며, 정착할 수 있는 집으로 가고 싶어 하는 난민들의 모습은 수천 년 전에 살았던 한 남자를 닮았다. 이때 대본 없이 실제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들어가 현지 상황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원터바텀 감독의 연출은 그리스의 현실을 자연스럽게 영화와 오디세우스의 이야기에 스며들도록 유도하면서 더 크고 짠한 울림을 남긴다.
물론 <트립 투 그리스>의 모든 점이 좋지는 않다. 차 안에서 서로 자신이 가성을 더 잘 쓴다면서 '그리스'의 테마곡 'Grease is the word'를 부르는 장면처럼 두 배우의 상황극이나 농담이 과하게 길어지는 순간에는 극본 없이 배우들의 역량을 믿는 윈터바텀 감독의 스타일이 성공과 실패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듯 보인다. 허구와 사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넣기는 하지만, 또 그렇기에 안정된 형식의 부재가 낳는 태생적 불안함을 떨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그리스 신화나 비극, 역사 등을 비롯한 인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의 차이에 따라 만족도가 널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점들이 그리스 여행이라는 코스 요리를 즐기는 것 그 자체의 즐거움을 가리지는 못하기 때문에, 두 배우의 여행과 대화가 선사하는 낭만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그리스 최초의 현대인을 따라 걷는 그리스의 과거와 현재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영화 <트립 투 그리스>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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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왕을 차지하라. 영화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
-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 (THE FAVOURITE, 2018)제작 : 미국,드라마 │ 감독 :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 올리비아 콜맨(앤 여왕), 엠마 스톤(에비게일), 레이첼 와이즈(사라)
등급 : 15세 관람가 │ 러닝타임 : 119분영화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은 18세기 영국 왕실의 이야기다. 유럽 중세, 근대의 시대극은 항상 나를 사로잡는다. 지금은 볼 수 없는 화려한 의복들(특히 드레스)이 가득하고, 궁정생활은 또 어찌나 신기하고 재밌는지. 게다가 제목을 보라. 왕의 여자도 아닌, 여왕의 여자다. 재밌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이야기임을 단박에 눈치챘다.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는 영화는, 1700년대의 영국 궁정을 배경으로 다룬다. 그 당시 영국은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를 통합한 그레이트브리튼 왕국으로, '앤' 여왕이 즉위해 통치하고 있었다.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앤 여왕은 개인사가 눈물겹다. 어릴 때부터 나약했던 여왕은 젊은 시절부터 비만이 심각했고 통풍을 앓았다 한다. 18번의 임신 중 대부분은 유산하거나 사산했고, 나머지 출생한 자녀들도 10살이 되기 전 죽는 불행을 겪었다. 개인사가 너무 비극이라 그랬을지, 여왕은 근엄하고 리더십 있는 군주라고 보긴 힘든 모습이다. 늘 쉬고 싶어 하고, 변덕스럽고, 충동적이고, 아무튼 여러모로 군주감은 아닌 듯 보였다.
(앤 여왕과 그녀의 최측근 사라)
그런 여왕 앤의 곁에는 '사라'라는 인물이 있다. 어릴 적부터 앤 여왕의 소꿉친구였으며, 성인이 되어서도 몸이 약한 앤을 대신해 국정을 돌보는 인물이다. 그러다 보니 왕정은 사라가 실세가 된 섭정의 모습으로 흘러간다. 그러던 중 사라에게 한 인물이 찾아오는데. 사라의 먼 친척이자 몰락한 귀족인 '에비게일'이다. 알거지가 되어 뭐라도 일거리를 달라던 그녀는, 사라의 호감을 사 궁정의 하녀로 일하게 되는데.
그렇게 궁정생활을 시작한 '에비게일'이 자신을 가난에서 구제해준 사라를 따라 끝까지 신의를 지켰더라면 좋았겠지만. 얘기는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우연히 여왕의 서재에 들어갔다가 앤 여왕과 사라가 밀애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한 에비게일. 그때 그녀의 머리에 야망의 스위치가 켜진 것이다. 그 이후, 에비게일은 작정하고 앤 여왕을 유혹하기에 이르고. 머지않아, 여왕의 침대에서 나체로 여왕과 끌어안고 자는 모습을 사라에게 들키고 만다. 서슬 퍼런 고의였음은 물론이다.
(여왕의 호감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에비게일)
앤 여왕을 곁에서 40년 가까이 보필한 사라의 마음은 어땠을까. 얼마나 큰 충격과 배신감에 휩싸였을까. 하지만 어쩌겠는가. 최고 권력자는 철저히 앤 여왕이며, 여왕 곁에 남을 수 있는 길은 에비게일과의 투쟁에서 이기는 법 밖에는 없었다. 그때부터 사라와 에비게일이, 남자도 아닌 여왕을 두고 치정극을 벌이기 시작한다. 실제로 셋의 관계가 성적인 부분까지 내포한 관계였는지까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왕의 신임을 얻기 위한 권력다툼 자체는 실화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치정극의 배경이 왕실이니 만큼, 이 싸움에 그저 왕의 애정 유무만이 작용했던 건 아니다. 영국의 중요한 역사적 배경이 중심에 있었다. 당시 영국은 네덜란드, 오스트리아와 동맹해 프랑스, 스페인과 전쟁 중이었다. 그리고 이 문제를 두고 전쟁을 찬성하는 휘그당과, 화친과 평화를 주장하는 토리당이 존재했다. 문제는, 앤 여왕을 40년간 돌본 사라의 남편, '말버러 공작'이 이 전쟁에서 엄청난 공을 세운 인물이었다는 것. 그러다 보니 사라는 당연히 팔이 안으로 굽어 전쟁을 부추기는 쪽이었고,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던 앤 여왕과 점점 사이가 나빠졌다고 한다. 시종일관 이 문제로 부딪치는 사라에 비해 여왕님 편만을 들던 에비게일이, 여왕 입장에서 더 예뻤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까.
에비게일의 계략과 더불어 이런 에비게일에게 힘을 실어준 토리당이 결국 실세가 되면서, 사라는 결국 궁에서 쫓겨나고 만다. 영화에서는 세 여자의 암투극에 더 초점을 맞추었지만, 실제론 전쟁이라는 정치적 문제로 사라와 앤이 대립했던 것이 사라가 쫓겨난 큰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흡사 조선의 한 역사가 떠오른다. 각각 서인과 남인을 등에 업고 왕 곁에서 싸우던 인현왕후와 장희빈 말이다. 조선이나 영국이나 궁정의 모습은 근본적으로 다 비슷했던 모양이다. 심각하고 지루할 수 있었던 역사의 한 부분을, 세 여자를 필두로 한 코믹 암투극으로 풀어냈기에 영화가 더 재밌게 느껴진 것 같다. 왕, 그것도 여자인 왕을 두고 싸우는 두 명의 여자라니. 태어나 처음 들어보는 신선한 이야기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그녀들은 과연 왕을 인간으로 사랑해보기는 했을까. 권력욕에 불타 있던 사라, 출세욕에 불타 있던 에비게일. 그들이 뚱뚱하고 변덕스럽고 무능한 여왕을 사랑했던 건, 단지 그녀가 왕관을 쓴 권력자였기 때문 아닐까. 그런 면에서 왕은, 왕관의 빛으로 유지되는 참 고독한 존재가 아닌가 싶다. 18명의 아이를 잃고 그 상실감에 18마리의 토끼를 기르던 여왕 앤의 모습은, 왕이라기보단 그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었던 평범한 인간의 모습에 가까웠다. 그게 사라든 에비게일이든, 그녀는 진정한 친구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앤 여왕은 결국 비만으로 인한 여러 질병으로 일찍 죽었다. 죽기 직전에는 휠체어 없이는 이동도 못할 만큼 거동이 힘들었다고 전해진다. 반면 사라는? 궁에서 쫓겨나고도 84세까지 살았다고. 권력이 다 무엇이고, 그를 향한 암투가 다 무엇일까. 어떤 역사를 뒤져봐도 세상에 마냥 행복한 왕은 없고, 영원한 권력도 없는 것을.
영화가 끝난 뒤 나는 잠시 생각해보았다. 내가 에비게일이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내게도 일말의 출세욕 같은 게 모락모락 피어나, 나를 구제해준 친척 언니 사라를 제치고 왕의 사랑을 받고자 애썼을까. 음, 아닐 것 같다. 소심한 나는 일단 나를 구제해준 사라 언니를 위해 열심히 일했을 것이다. 공작부인인 사라 옆에만 잘 있었어도 남은 내 여생은 그럭저럭 괜찮았을 테니까. 내가 사라였다면 또 어땠을까. 나는 치정 싸움 그 멀리까지는 가지도 않고, 그저 앤 여왕의 말벗 정도로만 만족하며 살았을 것 같다. 여왕의 친구로만 있었어도 분명 편안히 살 수 있었을 테니까. 괜한 권력 욕심의 끝은 언제나 비극인 법, 절레절레 사양이다. 역사시간에 아무리 졸았어도 내 그쯤은 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역사는 그야말로 선택과 선택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라가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앤 여왕이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에비게일이 이렇게 했더라면. 모든 역사는 조금씩 다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역사는 재미있고, 늘 영화의 흥미진진한 소재거리가 되나 보다.
이 이야기는 20년 전에 이미 각본이 쓰여진 바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여자 주인공이 무려 셋이나 되는 왕정 이야기를 아무도 영화화하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히 란티모스 감독이 이 각본을 보게 되면서 현재의 영화가 되었다고. 여자들 얘기가 얼마나 재밌는지 왜 옛사람들은 몰랐던 걸까. 적당한 풍자를 곁들인 이 여성들의 맛깔난 권력 찬탈 이야기는, 아마도 내가 본 궁정 영화 중 최고가 아닌가 싶은데 말이다. 이 각본을 알아본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혜안에 엄지를 치켜들어 본다.
글쓰는우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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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중기 스타일의 액션 /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 / 보고타: 기회의 땅 / 권해효, 이희준의 물오른 연기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보고타: 기회의 땅"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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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크레센도> 티저 예고편
점점 세게, 점점 강하게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꿈꾼다!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에두아르트’는 평화 콘서트를 위해
오디션을 거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재능 있는 연주자들을 뽑는다.
수십 년간 이어온 분쟁과 갈등을 넘어 오직 음악을 바라보고 모였지만,
깊이 담겨 있던 분노와 증오는 이내 서로를 공격한다.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위해 지휘자 ‘에두아르트’는 진심을 담아 노력하고
영원히 평행선을 걸을 것 같던 이들은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공연을 하루 앞두고
팔레스타인 클라리넷 연주자 ‘오마르’와 이스라엘 프렌치 호른 연주가 ‘쉬라’가 사라지는데…
오케스트라 공연은 무사히 열릴 수 있을까?
평화를 향한 희망의 멜로디가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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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빙 <아일랜드> 메인 예고편
다시 시작되는 운명 세상을 구원할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악에 대항해 싸워야 하는 운명을 가진 인물들의 여정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