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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채원2025-05-09 03:18:06

[JEONJU IFF 데일리] 사랑에 매료된 사랑

영화 <아이 엠 러브>리뷰

아이 엠 러브 I AM LOVE

Korea | 2024 | 81min | Fiction | 전체관람가 | 지역 독립영화 쇼케이스

 

Director

백승빈 BAEK Seung-bin

 

▶Cast

장선

 

 

시놉시스

사랑과 죽음에 관한 낭만적인 시()를 가슴 속에 품고 생존한 여자, 오사랑은 자신이 약사 보조로 일하는 약국에 매일 들르는 남자 철수가 궁금하다. 그가 약국의 약사이자, 그녀의 사촌 동생인 오종희를 짝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사랑의 환상은 점점 더 커진다. 철수가 가망 없는 사랑을 하는 절박한 환자라는 사실에 완전히 매료된 것이다.

 

리뷰

 <아이 엠 러브>는 사랑 그 자체, 오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이 사랑과 죽음에 관한 시, 그리고 자신과 동일한 사랑(LOVE)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이 벌인 사건에 매료되고, 사촌 동생 종희를 향한 철수의 사랑에 매료되는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감정에 대 해 풍부하게 탐구한다. 성장영화 같기도, 멜로 같기도, 때로는 비선형적 편집과 사운드를 통해 긴장감을 유발함으로써 미스테리/ 스릴러같기도 한 영화는 결국 사랑이라는 감정을 탐구하는 여정에 탑승한다사랑의 음성은 대사보다 내레이션으로써 더 많이 등장하는데, 그녀의 내레이션은 등장인물들, 즉 그녀의 주변 인물들을 그녀의 입장에서 섬세히 들여다보도록 만든다. 종희가 철수 앞에서 대놓고 자신은 과체중인 사람에게 정이 안간다는 말을 하는 와중에도 카메라는 다소 충격을 받은 표정의 철수를 보여주고 있지만, 우리는 그에게 동일시되거나 그의 감정에 이입하게 되기 보다는 그를 지켜보는 입장에서 안타까운 감정과 답답한 마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아이 엠 러브>가 극 전반에 걸쳐 유지하고 있는 시점, 이 영화가 우리를 데리고 가고 싶어하는 관점이 참 짝사랑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에서 오사랑은 모든 사건이 일어나는 곳에 함께 있으면서도, 눈에 띄는 대사 한번 뱉지 않고 조용히 머무는 경우가 다수이며 그저 묵묵히 철수를 세밀하게 지켜보기만 하는데, 이렇게 늘 함께 속해있지만, 그 속에서 어딘가 소외된 듯한 기분이 드는, 주변을 맴돌지만 관심은 끝없이 중심으로 향하는 관찰자 시점이 이 영화의 시선이 짝사랑의 본질과 참 닮았다고 느껴지게 한다. 영화에서 두드러지게 보이는 사랑은 매일 소화제와 자양강장제를 핑계로 약국에 들러 어설프게 전하는 종희를 향한 철수의 사랑이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지배적으로 느껴지는 감각은 그렇게 종희에게 가닿지 않을 애처로운 짝사랑을 하고 있는 철수에 대한 사랑의 시선과 감정이다. 그렇게 <아이 엠 러브>는 누군가에겐 외롭고 애처로운 짝사랑인 감정임을, 누군가에겐 사랑이라는 이름을 쓴 범죄와 두려움인 감정임을, 누군가에겐 답답하고 용기를 낼 수 없는 감정임을 보여주며 사랑을 둘러싼 특정할 수 없는 다양한 감정과 형태를 깊이 탐구한다.

 

 한편, 내내 조용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던 사랑의 일상에 고등학교 시절 커다란 소리로 달려오는 트럭을 향해 거세게 욕을 뱉었던 것처럼 때때로 삽입되는 사랑의 폭발적인 장면은 그녀가 누르고 있는 마음과 감정의 크기가 얼마나 커다란지 체감하게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지만 행여 관계에 해가 될까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짝사랑의 요동침을 표현하는 영화를 보며 사랑의 본질이 무엇일지, 어떠한 감정을 느낄 때 우리는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사랑을 할 때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은 어떤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렇게 영화가 진행되는 81분 동안 나는 사랑을 탐구하는 여정에 빠져들어 함께 하게 되었다.

 

 

 사랑은 어느 하나로 특정할 수 없고, 그렇기에 안정되지 않으며 끊임없이 흔들리는 불안한 감정이지만, 그 무엇보다도 넓은 스펙트럼의 감정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다채롭고 예측할 수 없는 깊은 진동과 감정의 폭을 느끼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 엠 러브>는 그런 예측할 수 없는 감정인 사랑을 진솔하고 세밀하게 포착했다는 점에서 사랑에 관한 다양한 감정의 폭과 시선을 세밀하고도 면밀하게 체험하게 한다.

 

 

26회 전주국제영화제

2025. 4. 30. ~ 2025. 5. 9.

 

▶상영일정

2025. 05. 01 () 메가박스 전주객사 721:00

2025. 05. 06 () 메가박스 전주객사 717:30

2025. 05. 06 () 메가박스 전주객사 817:30 (GV)

2025. 05. 08 () CGV 전주고사 3(GV)

 

 

 

작성자 . 캘채원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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