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5-12 16:50:40
5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마블 <썬더볼츠*> 북미 박스오피스 1위 등극, 국내 박스오피스는?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썬더볼츠*>가 개봉 2주 차에도 1위의 왕좌를 지켰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3,300만 달러를 벌어들여 누적 수익 1억 2,840만 달러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는 누적 관객 수 80만 명으로 3위를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씨네스: 죄인들>은
개봉 4주 차 주말에도 2,11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여전히 강한 흥행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오는 5월 15일부터 21일까지 IMAX 70mm 재상영이 확정되며, 추가적인 흥행 상승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는 누적 관객 수 300만 명 돌파를 목전에 앞둔 <야당>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4주째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야당>이 과연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누적 관객 수 약 301만 명)의 성적을 넘어서,
과연 올해 한국 영화 개봉작 중 최대 관객 수를 기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북미에서 큰 사랑을 받은 <A MINECRAFT MOVIE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누적 관객 수 123만 명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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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돌아온 넷없왓있! 넷플릭스엔 없고, 왓챠엔 있다!
요즘 급격히 날씨가 많이 더워졌는데, 여러분은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시나요?
저는 이렇게 더운 날에는, 침대에 누워서 선풍기 틀고 영상 보는 게 최고의 휴식이라고 생각합니다. :)
극장가는 서서히 활력을 찾아가는 듯 하지만, 여전히 OTT 플랫폼 시장의 인기를 이기긴 힘들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 그리고 곧 들어올 디즈니 플러스까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고민하고 계실 여러분들을 위해, 넷플릭스엔 없고, 왓챠엔 있다! 넷없왓있 콘텐츠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1. 델마와 루이스 Thelma & Louise (1991) - 리들리 스콧
" 보수적인 남편을 둔 가정주부 ‘델마’(지나 데이비스)와 식당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루이스’(수잔 서랜든).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함께 휴가를 떠난 두 친구는 휴게소에서 그녀들을 강간하려는 한 남자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되고, 즐거웠던 여정은 순식간에 끝을 알 수 없는 도주가 되어버린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뒤로 한 채 사막을 달리며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그녀들.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멕시코로 향하는 길목에서 매력적인 카우보이 ‘제이디’(브래드 피트)가 나타나게 되고, 그에게 호감을 느끼는 ‘델마’를 지켜보며 ‘루이스’는 조금씩 불안감이 커진다. 한편, 강력범으로 수배가 된 그녀들은 좁혀오는 수사망과 함께 점차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되는데…"★ <블레이드 러너>, <글래디에이터>,<프로메테우스>,<블랙 호크 다운> 등 여러 영화를 연출하며 영화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1993년 작, <델마와 루이스>는 여자 둘의 일탈을 다룬, 그녀들의 자유를 향한 여정을 그려낸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서 젊은 시절의 브래드 피트도 볼 수 있으니, 아직 안본 분들이 계시다면, 강력 추천드립니다.
2. 톰보이 Tomboy (2011) - 셀린 시아마
"새로 이사 온 아이, ‘미카엘’.
파란색을 좋아하고, 끝내주는 축구 실력과 유난히 잘 어울리는 짧은 머리로 친구들을 사로잡는 그의 진짜 이름은 ‘로레’!
눈물겹게 아름답고, 눈부시게 다정했던
10살 여름의 비밀 이야기가 시작된다!"
★ 영화 제목인 '톰보이'는 "중성적인 매력을 띄는 여성"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영화 <톰보이>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을 연출한 셀린 시아마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그녀는 어린 시절 짧은 머리와 말괄량이 모습 때문에 종종 남자아이로 오해 받았던 경험을 영화에 녹여냈다고 합니다. 셀린 시아마 감독 특유의 세심한 연출이 담겨있는 <톰보이>입니다.
3. 우리집 The House of Us (2019) - 윤가은
" 매일 다투는 부모님이 고민인 12살 하나와 자주 이사를 다니는 게 싫기만 한 유미, 유진 자매는 여름방학, 동네에서 우연히 만나 마음을 나누며 가까워진다.
풀리지 않는 ‘가족’에 대한 고민을 터놓으며 단짝이 된 세 사람은 무엇보다 소중한 각자의 ‘우리집’을 지키기 위해 모험을 감행한다"
★ <우리집>의 감독 윤가은 감독은 전작 <우리들>로 데뷔하여 백상예술대상 영화 시나리오 상등 여러 상들을 휩쓸었습니다. 현실적인 내용이 영화에 잘 어울려, 영화를 보는 내내 따뜻함을 느낄 수 있고,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잘 담겨있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단편영화 <콩나물>, <우리들>을 재밌게 보셨다면, 영화 <우리집>, 추천드립니다.
4. 그녀 Her (2013) - 스파이크 존즈
"다른 사람의 편지를 써주는 대필 작가로 일하고 있는 ‘테오도르’는 타인의 마음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아내와 별거 중인 채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를 만나게 되고,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이해해주는 ‘사만다’로 인해 조금씩 상처를 회복하고 행복을 되찾기 시작한 ‘테오도르’는 어느새 점점 그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 영화 <그녀>는 개봉 후, 인공지능과의 사랑 감정을 다룬 충격적이고 신선한 소재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소재도 특이하지만,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 역의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 그리고 영상미, OST가 전체적으로 영화를 명작으로 이끌어냈습니다. 스파이크 존즈 감독은 뮤직비디오 상을 수상한 후,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로 감독, 베니스 필름 페스티벌 경쟁부문 특별상으 수상하여 영화감독으로서의 역량 또한 인정 받은 감독입니다.
5. 어느 가족 Shoplifters (2018) - 고레에다 히로카즈
"할머니의 연금과 물건을 훔쳐 생활하며 가난하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는 어느 가족.
우연히 길 위에서 떨고 있는 한 소녀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가족처럼 함께 살게 된다.
그런데 뜻밖의 사건으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각자 품고 있던 비밀과 간절한 바람이 드러나게 되는데…"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제 71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배우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페르소나인 키키 키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릴리 프랭크, 등 신인 배우와 히로카즈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배우들이 나온 영화입니다. 원제는 <만비키 가족> 즉, <도둑 가족>이었는데 한국어 제목은 <어느 가족>으로 바뀌어 많은 관객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어느 가족>이라는 제목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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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혼 더 파이널 / 銀魂 THE FINAL, 2021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혹은 소설까지 전체적인 맥락에서 조금은 세세하게 구분 짓는 걸 "장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액션"이나 "코미디"와 같은 명칭이 그런데 이를 거부하고 그 자체로 불리는 장르들도 존재합니다.
오늘 소개할 <은혼>이라는 작품도 특정 장르보다는 "은혼"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는 것이 더 편할 만큼 특정 장르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굳이 분류하면, "SF"이고 "대체 역사물"로 볼 수 있겠지만 '제4의 벽'을 깨는 유머는 실제로 "2008년 서브 프라임 사태로 '선라이즈'가 도산했다"라는 말로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건 <은혼>밖에 못하지만요.근데, 이번 <은혼 더 파이널>은 쉽사리 바라볼 작품은 아닙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1위에서 끌어내린 작품이 이전에 소개한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뿐만은 아니었으니까요.
특히, 일본 개봉 1주차 특전으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그림을 배부하는 기상천외한 모습으로 마지막까지 "은혼"스러운 퇴장을 했습니다. (이유에는 흥행 때문에...)
아무튼, 국내에서는 실사가 아닌 처음으로 애니메이션 극장판으로 어떤 시작과 마무리를 보여줄지 - <은혼 더 파이널>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서로 각자의 위치에서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 지구 멸망을 앞두고서 "긴토키"와 해결사, 그리고 모든 캐릭터들이 한데 모입니다.
부활을 앞둔 "우츠로"를 막기 위해서라도 꼭대기에 올라가려 하지만, 적들의 거센 저항에 도리어 위협을 느끼는데...은혼을 은혼스럽게!
1. 이거, 은혼 맞나요?
앞서 말했듯이 <은혼>은 "은혼"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쉬울 정도로 크게 이해를 바라는 스타일의 작품이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2년 후"라는 단어로 <드래곤볼>과 <원피스>의 그림체를 그대로 가져와 그들의 명칭까지 인용하는데요.
특히, "야무치"의 "낭낭풍풍권"을 대문짝하게 박거나 특유의 재배만 포즈까지 보여주며 "패배자"로 지칭하고 <드래곤볼>의 원작자 "토리야마 아키라"까지 직접 언급하는 등 저작권 인식을 아찔하게 만드는데요.
이에 캐릭터들이 직접 '은혼이 아니라 드래곤볼의 아류작으로 알겠다'라는 대사로 뒤늦게 정체성을 잡으려 하는데 이에 익숙한 팬들은 "평소의 은혼"으로 인식할 겁니다.여전히, 웃기는 놈들이구나!
그래서 <은혼 더 파이널>을 받아들이는데 호불호가 존재하는 게 바로, 이 유머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려있습니다.
시종일관 심각한 분위기를 내뿜어도 갑작스레, 유머를 보여주니 상황의 언밸런스함을 '그대로 받아들일지, 불필요할 요소로 받아들일지'에 <은혼 더 파이널>을 넘어서 <은혼>이라는 작품을 보는데 당락이 결정될 겁니다.
<데드풀>에서 유명하게 된 "제4의 벽"을 깨는 행위는 "메타 유머"를 끌어오는 장치로 소위 아는 만큼 재밌게 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제4의 벽"이라는 건 해당 이야기의 현실성을 지키는 방벽으로 이를 깬다면 관객들에게는 몰입이 해칠 수 있어 이야기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참 어렵습니다.2. 이야기 예습하고 오세요.
앞에서 말했듯이 "2년 후"라는 단어로 많은 이야기를 함축시켰지만, 설명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느껴지는 건 <은혼 더 파이널>의 104분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만큼 설명이 제대로 이뤄진 모양새가 아닙니다.
이런 이유에는 앞서 말한 "유머"의 사용으로 분위기가 흐트러지는 것도 있지만, 정작 큰 이유는 이들의 관계가 영화가 의도한 만큼 관객들이 따라와 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제목에서 생략된 "극장판"이라는 글자에 관객들은 <은혼 더 파이널>에 편차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극장판'이라는 한계치?
영화 <은혼 더 파이널>은 기존 TV 에피소드를 "극장판"으로 옮긴 작품으로 해당 극장판만으로 전부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저처럼 <은혼>을 즐겨온 팬들에게는 "긴토키"를 비롯해, "신파치 - 카쿠라"의 해결사, "카츠라", 그리고 "타카스기"까지 이외에 "신선조"와 다른 조연 캐릭터들까지 안면이 익숙하고 관계도 다 알 겁니다.
그렇기에 눈물도 날 것이고, 가슴도 울렁울렁하겠지만 이를 이번 <더 파이널>만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만큼 이번 <더 파이널>은 기존 TV에서 방영된 모든 에피소드까지 포함시켜 말하는 것이니 공부가 필요해도 많이 필요한 영화입니다.3. 언제든 돌아와도 어색하지 않다.
가뜩이나 <은혼>이라는 작품이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작품인데, 이야기에 느끼는 몰입마저 편차가 존재하니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은혼 더 파이널>입니다.
그래도, 이 모든 것들을 알고서 보는 <은혼 더 파이널>은 어떤 작품일까요?
흔히, 마지막이라고 하면 작품들이 진지해지기 마련인데 <은혼>만큼은 "은혼"으로 장르를 소개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줍니다.
마지막 일상 에피소드를 비롯하여 쿠키 영상으로 준비된 "긴파치 선생"까지 "은혼"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보여주고 맙니다.네버 세이 네비?
이렇게, 마지막이라고 못을 박았지만 이를 쉽게 믿지 않는 것에는 <은혼>이라는 작품의 특성 때문입니다.
한없이 진지해지는 몇몇 장기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일상 이야기를 내세우는 작품이라 언제든지 돌아와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마지막이라 믿고 싶지가 않는데, 어떤 모습이 되었든 <은혼>은 또 "은혼"스러운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어봅니다.※ "엘리자베스", 너무 분량이 없는데...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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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같은 8살 소녀의 이별 이야기<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영화 리뷰
일본의 고즈넉한 풍경 중에서도 우리에게 각인되어 있는 이미지는 바로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거리 사이에 놓인 기찻길 건널목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환상의 빛>과 이와이 슈운지의 <러브 레터>를 비롯해 수많은 일본의 고요하고 따스한 영화들이 일본 고유의 이 풍경을 활용하곤 했다. 조금은 다르지만 기차역을 배경으로 한 <철도원>과 같은 영화들도 일본의 기찻길을 떠오르게 만들며 최근에는 <가족의 색깔>이나 한국영화 <윤희에게> 또한 일본 철도가 주는 소박하고 포근한 풍경에 꽤나 빚을 졌다.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또한 기차 건널목에서 시작하는 영화다. 여덟 살의 소녀 사야카(니쓰 지세)는 그곳을 지나가다 문득 반년 전의 기억을 생각한다. 반려견이었던 루와 함께 이곳을 걸었던 사야카. 조금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년 전에 사야카는 작은 동물들을 분양하는 펫샵 앞에서도 거의 버려지다시피 한 강아지 루를 발견했다. 데려가는 사람이 없으면 가게 사장이 이 아이를 곧 내쫓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사야카는 부모님을 졸라 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는 데 성공한다. 사야카는 학교에서는 친구 없이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지만, 루와 함께면 어디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어 전혀 외롭지 않다.
어느 날, 함께 동네를 걷던 도중 갑자기 루가 조그만 구멍 틈으로 넘어가고, 루를 따라 힘겹게 몸을 구기고 구멍을 통과한 사야카는 그곳에서 아무도 없이 푸른 들판이 펼쳐진 세상과 만난다. 그들은 매일 이곳에 놀러와 자신들만의 세계를 꾸린다. 소풍 온 듯 맛있는 걸 먹기도 하고, 달리기를 하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만끽한다. 어느 날, 킁킁거리며 땅을 파던 루를 따라 사야카 또한 들판의 아래쪽을 캐다 보니 단단한 기찻길을 발견하게 된다. 과연 이곳은 어떤 곳이었을까?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나오키상을 수상한 소설가 이주인 시즈카의 소설이 원작이다. 반려동물과 소녀의 우정을 그리면서 삶과 죽음, 관계라는 것을 따뜻하게 탐구하는 영화로, 사야카 외에도 사야카의 할아버지, 그리고 카페를 운영하는 후세 아저씨(오이다 요시)의 역할을 더해 사야카가 점차 인생의 진실을 깨닫고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루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이 사실을 믿지 못하는 사야카는 주변의 사려깊은 조언과 판타지와 같은 순간들을 경험하면서 인생의 의미를 어렴풋이 깨달악나다. 동물과 인간의 유대감을 그린 영화는 아주 많았지만,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일본 특유의 단촐하고 소박한 감성을 통해, 그리고 소녀의 시선을 통해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인생의 진실을 포착한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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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키 카우리스마키, 사랑은 낙엽을 타고 (2023)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을 빌어 이렇게 말해본다. 행복한 노동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노동의 이유는 제각기 다르다. 행복한 가정의 조건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런데 행복하고 만족 스런 자본주의 노동은 무엇일까? 일을 적게 하고 많이 버는 것? 유명세를 떨치는 것? 늙어서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 적어도, 카우리스마키의 세계관 안에서는, 노동과 감정(행복 혹은 불행)을 연결 짓지 않는다. 몇 년 전 유행했던 소위 ‘일의 기쁨과 슬픔’ 자체가 부재하는 사회인 것이다.
주연, 조연 할 것 없이 일률적인 표정의 부재는, 자본주의 사회 노동의 동적인 단면(들뢰즈의 표현을 빌어)을 보여주는 것 같다. 예컨대 일 때문에 일희일비하는 시기는 사회초년생 시기에 한정된다. 연차가 쌓일 수록, 모니터 앞에 무표정하게 앉아서 덤덤하게 일을 처리하는 시간의 비중이 늘어나고, 사회는 이를 프로답다고 여긴다. 안사의 슈퍼마켓 가드는,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몰래 가져나오는 안사를 발각한다. 잠시 멈추어 보여지는 그의 표정은 우스꽝스러운데, 이것은 마치 자본주의 노동의 총체적인 비디오를 돌리다가 순간, 일시 정지를 누른 것과도 같다.
영화는 인물의 무표정과 무감동을 극대화시키는 한편, 동시대의 감각을 없애서 이러한 노동 조건이 시간이 흘러도 크게 변하지 않고 영구고착되었다는 공포를 느끼게 한다. 유일하게 시대 감각을 일깨우는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 마저 전기세가 비싸기 때문에 단
절된다.
노동자들은 통신이 발달하지 않은 세계에서, SNS 대신에 80년대스러운 무대형 가라오케와, 술 담배가 주는 도파민에 절어 있다. 우연한 만남에서 오는 도파민은 그 중 최고이다. 과장하자면, 이 모든 쾌락들은 노동을 지속하고, 삶을 지속하기 위함일 것이다.
아무리 심한 중독이나 의존증이라도 노동 자체를 이길 수는 없다. 안사는 홀리파의 부주의한 실수로 몇 차례씩 바람을 맞고 마음이 무너지지만, 다음 날은 어김없이 여전한 무표정으로 공장에 출근해야 한다. 홀리파는 술 때문에 산업재해 처리도 못 받고 해고 당하지만, 그 즉시 다른 일자리를 찾아 전전한다. 한 마디로, 인간의 노동에 대한 의존은 가장 끊을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그러한 노동이라 하더라도, 다가오는 사랑을 막을 수는 없다. 역설적으로 노동조차 끊지 못하게 하는 술에 대한 중독을 사랑은, 언젠가 치유해준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힘은 없지만, 안락사 당할 뻔한 개를 구하고, 혼수상태의 연인에게 책을 읽어줘서 마법처럼 그를 일으킨다. 안사와 홀리파가 (그들의 강아지와 함께) 전기세를 나눠내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전쟁소식에도 귀기울이는 상상을 한다.
[Eurofilm 13. 핀란드, 독일]
- 이미지 제공 : 씨네랩
2023년 12월 13일 감상 / 2023년 12월 20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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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뷰] 엠마 (2020), 낭만주의 영국에서 펼쳐지는 하트시그널 (안야 테일러 조이/넷플릭스/영국 시대극/영국 영화)
엠마 (2020)
“낭만주의 영국에서 펼쳐지는 하트시그널”
영화 <엠마> 정보
개봉: 2020.02.27
감독: 어텀 드 와일드 (장편영화 데뷔작)
출연: 안야 테일러 조이, 자니 플린, 미아 고스, 빌 나이, 미란다 하트, 칼럼 터너, 조쉬 오코너 등
원작: 제인 오스틴 소설 <Emma>
중매를 좋아하는 귀족 아가씨의 성장기
중매가 취미인 귀족 아가씨 '엠마 우드하우스(안야 테일러 조이)'는 스물 한 살에 나이에도 아버지(빌 나이)와 단 둘이 살면서 마을 사람들을 이어주는 걸 삶의 낙으로 삼고 있다. 언제나 자신의 뜻대로 모든 일이 잘 풀렸던 그녀 앞에 사생아 출신인 여자 기숙학교 학생 '해리엇 스미스(미아 고스)'가 나타나 그의 짝을 점지어 주려 하는데, 생각만큼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마을의 목사 '엘튼(조쉬 오코너)'과 해리엇의 중매를 시도했으나 실패로 돌아가고, 또다른 상류층 자제 '프랭크 처칠(칼럼 터너)'과 눈에 거슬리는 '제인 페어팩스(앰버 앤더슨)'가 등장하면서 그녀의 계획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해리엇의 중매 실패에 책임을 느낀 엠마는 두 번째 시도를 감행하지만, 관계에 함께 얽힌 '조지 나이틀리(자니 플린)'에게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서 내적 혼란을 겪는다. 사랑 앞에 자만했던 그녀는 자신의 오만을 인정하고, 한 발짝 더 성장해나간다.
화려한 의상, 아름다운 영상미
<엠마>는 19세기 영국 낭만주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인만큼 독보적인 영상미를 자랑한다.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인물들의 화려한 의상과 거주 공간의 장식들, 자연광을 활용한 화사한 풍경의 색감들이 가져다주는 시각적인 효과는 매우 강렬하다. 비주얼적으로 눈길을 끄는 요인들이 많다보니 내용 자체가 극적이거나 사건이 많이 등장하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등장인물 대부분이 귀족 자제인만큼 사치스러울 정도로 고급스러운 의상들 수십 벌이 등장하는데, 의상에 보통 신경을 쓴 게 아닌 듯 하다.
<엠마>가 장편영화 데뷔작인 '어텀 드 와일드' 감독은 그동안 뮤직비디오 위주로 커리어를 쌓아왔는데, 그래서인지 화면을 예쁘게 담는 데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특히 마을의 주인공과도 같은 '엠마'를 예쁘게 보이게끔 촬영 기법이나 화면 구도, 색감 톤 배치 등을 세밀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전반적으로 장면 장면의 채도가 높고, 화사하고 밝은 톤을 유지하고 있어 시각적인 피로도를 줄 수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활용한 자연광과 색감 간의 대칭과 조화로 인해 굉장히 자연스럽고 안정적이다. 영국 사극 작품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일 지라도, 영상미와 화려한 비주얼을 감상하기 위해 꼭 봐야 하는 작품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유럽여행을 가서 왕립미술관 전시를 관람하거나 오페라 공연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엠마의 하트시그널을 동반한 성장기
중매가 취미인 '엠마'는 마을에서 제일 예쁘고, 부자인 아가씨이기 때문에 모두의 부러움을 사고, 본인 스스로도 자신이 잘났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중매를 할 때도, 자신이 점지어 주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조리 꿰뚫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극 초반~중반까지의 엠마는 예쁘고 똑똑하지만, 다소 오만하고 허영심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녀의 자만은 '해리엇'의 중매 실패를 불러왔고, 젊은 청춘남녀의 사랑을 훼방놓을 뻔했다. 그리고, 사랑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했던 자신마저도 '프랭크 처칠'과 '제인 페어펙스'의 관계를 눈치채지 못한다.
극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사치스럽고, 허영심이 넘치지만 엠마와 이들이 다른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엠마는 부잣집 자제임에도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성장해나간다는 것. 직설적인 언행으로 상처를 줘버린 이웃 '베이츠(미란다 하트)'에게 직접 사과의 말을 전하고, 자신 때문에 사랑에 실패한 '해리엇'을 위해 마지막 큐피트의 일을 수행한다. 그리고 매번 바른 말로 자신을 질책하는 '조지 나이틀리'의 말을 받아들이고, 반성하기도 한다. 시작은 분명 엠마가 날린 잘못된 화살로 관계가 꼬여버린 하트시그널이였지만, 끝은 그녀의 성장기로 마무리된 것이다.
고리타분한 시대극 탈피, 센스와 유머
유럽 배경의 시대극을 생각하면, 왠지 고리타분하고 지루할 것 같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엠마>는 19세기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작품임에도 굉장히 현대적인 감각으로 만들어졌다. 아무래도 원작 소설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 아닌 어느 정도의 각색을 시도했고, 다양한 인물들의 얽히고 섥힌 관계에서 비롯된 사랑스러운 멜로드라마에 초점을 맞춰 흥미를 쉽게 유발한다. 단순히 영상미에만 시선이 빠져들기에는 스토리의 재미가 크게 뒤지지는 않는다.
극에 등장하는 수많은 익숙한 얼굴의 배우들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퀸스 갬빗>과 여러 스릴러 영화로 이미 얼굴을 충분히 알린 '안야 테일러 조이'는 물론, 시트콤 <미란다>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미란다 하트'는 적은 분량임에도 웃음을 유발한다. 넷플릭스 인기드라마 <오티스의 비밀상담소>에 '애덤'으로 등장하는 '코너 스윈델스'와 '릴리'로 등장하는 '타냐 레이놀즈' 역시 반가운 얼굴들이다. 그리고, 극의 그 어떠한 젊은 남성 캐릭터들보다도 매력이 넘치는 '빌 나이'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익숙한 배우들이 많이 등장하고, 연기력들이 모두 출중하다보니 극에서 다소 소홀하게 다뤄지는 인물들 간의 사랑과 우정 관계를 연기로 커버하는 경향이 있다. 덕분에 센스와 유머가 함께 어우러지는 건 덤.
스릴러 주인공에서 벗어난 안야 테일러 조이의 새로운 가능성
<엠마> 이전의 "안야 테일러 조이"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대부분 스릴러나 공포 장르의 작품들로 많이 채워져 있었다. 비슷한 장르에 반복해서 출연한 탓인지 스릴러물에 적합하다는 이미지가 고착화되어 연기하기 어렵거나 어두운 캐릭터 위주로 섭외를 받는 듯 했다. 하지만, <엠마>를 통해 공감 능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영리하고 사랑스러운 '엠마'를 연기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에 성공한다. 분명 완벽하게 호감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은 아니지만, 친구에게 사과할 줄 아는 솔직담백한 모습과 욕망에 따라 움직이는 적극적인 모습을 함께 보이며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엠마>는 곧 그녀에게 밝은 분위기의 작품도 소화해낼 수 있다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 작품인 셈이다.
2시간 안에 담기엔 넘치는 스토리
<엠마>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극에 등장하는 인물이 상당히 많고, 인물 간의 관계가 복잡하다보니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모든 이야기들을 풀어내기에 무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차라리 영화가 아닌 미니시리즈 장편이었다면 훨씬 더 이야기를 풀어내는 게 수월했으리라 본다. '엠마'의 이야기 외에도 이웃과 친인척들의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데, 대부분의 사건들이 대사를 통해서만 풀어지다보니 인물 간 관계를 온전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극 초반 인물들의 대사 속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여러 사건들은 아직 관계도의 틀이 머릿속에 제대로 잡히지 않은 관객의 입장에서 지루함과 산만함을 느낄 수 있다. 영상미와 캐릭터 면에서 확실한 장점이 있는 작품이지만, 분량 조절에 실패한 스토리와 페이스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 이미지 출처: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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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공개되었습니다.
해당 작품에서 보니와 클라이드 같은 역할을 맡게 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테야나 테일러가시민운동가로서 알라나 하임, 레지나 홀의 캐릭터가 소속되어 있는 반정부 그룹에 가담하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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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작은 PTA의 가장 상업적인 시도로 여겨지며, 러닝 타임은 약 3시간으로 알려졌습니다.애초 <One Battle After Another>는 2025년 8월 8일 극장 개봉 예정이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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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미언 셔젤, 에빌 나이벨의 전기 영화 감독 예정
<바빌론>의 상업적 실패 이후, 차기작 소식이 들리지 않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스턴트맨 에빌 나이벨 전기 영화를 연출할 예정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 작품은 1974년 아이다호 스네이크 강을 오토바이로 뛰어넘으려 했던나이벨의 야심찬 도전을 다룬다고 합니다. 그는 오토바이 스턴트로 유명한 미국의 퍼포머, 엔터테이너였지만, 자신을 비판하는 책을
쓴 남성을 야구 방망이로 폭행한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경력을 무너뜨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찰리 카우프만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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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 게펜의 단편 소설 ‘Debby's Dream House’을 각색한 작품인 찰리 카우프만의 차기작에 에디 레드메인과 테사 톰슨이 출연할 예정입니다.
이번 베를린국제영화제 EFM에서 비밀리에 소개된 것으로 알려졌으며,사람들을 위해 꿈을 제조하지만 결국 그들에게 악몽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합니다.
이번 작품은 2025년에 제작을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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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bbitgumi 입니다!
탑건 매버릭이 개봉했습니다.
1986년에 1편이 나온 이후 30년이 넘게 지난 시점이죠.
톰 크루즈의 매력이 돋보였던 1편인데, 이번 2편에는 그 매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까요?
전투기 액션이 많이 담겼고 실제로 배우들도 전투기를 조종했다고 하죠.
여러가지 제약이 많았을텐데 과연 멋지게 담아냈을까요?
제가 영화가 어땠을지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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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소년심판> 티저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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