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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비됴2025-05-17 20:56:53

왜 불호큰인줄 알았다!

<브로큰> 리뷰

 

 

<브로큰>이라 보고 ‘블호큰’이라 불렀다. 개봉 당시 관객에게 외면당한 영화의 운명은 아이러니하게 OTT에서 달라졌다. (오래가지는 못하겠지만) 넷플릭스 영화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 차마 극장에서 돈을 지불하고 이 영화를 볼 엄두가 나지 않았던 관객들은 그 호기심을 OTT로 풀고 있는 듯하다. 필자 또한 마찬가지. 스토리 설정에 따른 호기심, 하정우의 날 것 액션 등 아예 장점이 없는 영화는 아니지만, 다수의 부분이 작품을 향한 관객의 관심을 가차 없이 부러뜨린다. 

 

 

 

 

 

 

하나뿐인 동생 석태(박종환)가 사라졌다. 그리고 동생의 아내 문영(유다인)도 자취를 감췄다. 민태(하정우)는 음성 메시지를 남긴 채 연락이 두절된 동생을 찾기 위해 형제가 몸담았던 조직을 찾아가는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찾아 나선다.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생은 싸늘한 시체로 돌아온다, 그러던 와중에 자신과 같은 흔적을 쫓는 소설가 호령(김남길)을 만난 민태는 호령의 소설 ‘야행’처럼 동생의 죽음이 예견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의뭉스러운 문영을 찾기 위한 추적을 시작한다.  

 

 

애증의 관계에 놓인 동생의 죽음, 홀연히 사라진 동생의 아내, 그리고 이미 예견이라도 한 듯 이 사건이 오롯이 담긴 베스트셀러와 이를 집필한 작가. 초반 설정은 좋다. 한때 조직에 몸담았던 이가 동생의 죽음에 둘러싼 일들을 파헤쳐가면서 수면위로 드러나는 진실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하기 얼마 되지 않아 이 호기심은 반감된다. 

 

 

 

 

 

 

영화가 제목을 따라가듯 캐릭터와 이야기가 따로 논다. 본격적으로 민태가 사건을 추적하는 가운데, 호령의 실체가 드러난다. 비밀로 감춰진 문영과의 관계로 궁금증을 야기시키는 호령은 민태와 더불어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캐릭터처럼 보인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시간이 지날수록 호령은 수면 아래로 사라지고, 민태의 원맨쇼가 이뤄진다. 두 바퀴로 굴러가다 한쪽 바퀴가 고장 난 8t 트럭처럼 영화는 덜컹거리는데,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영화는 그냥 밀고 나간다. 

 

 

민태 또한 날 것의 추적자로서 일임을 다 하지만, 공감대를 부여하는 서사가 약하다 보니 점점 설득력이 떨어진다. 죽은 동생의 범인을 찾는 형이라는 설정이야 이해는 되지만, 왜 저렇게까지 집착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그 힘이 떨어진다. 물론, 사나이픽쳐스 제작 영화라는 점에 기인해 하드보일드 장르로서 날 것의 쇠 파이프 액션은 그 자체로 보는 재미를 더하지만, 앞서 소개한 단점이 상쇄되지는 않는다. 여기에 동생의 죽음에 둘러싼 진실도 예측 가능한 지점에 있어 그 반전의 쾌감도 크지 않다. 

 

 

 

 

 

 

 

또 하나의 안타까운 부분은 배우들의 활용도다. 호령은 물론, 문영, 민태의 과거 조직 보스(정만식) 등 주변 인물들은 스테레오 타입으로 머물거나 거세당하기 일쑤다. 호령은 분량이, 문영은 대사가 실종된다. 플래시백 대신 소설을 통해 고통의 삶을 산 문영의 내레이션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게 다다. 이 역을 맡은 유다인은 인물의 분량도 많지 않지만 표정으로만,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는데, 그 존재감이 크지 않아 이마저도 잘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 박종환, 임성재, 이설, 서현우, 정재광, 허성태, 차미경, 김시은 등 다들 한 연기 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데, 그 활용도가 단순해 각 인물의 매력이 살지 않는다. 적은 분량이라도 임팩트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았을 텐데, 그마저도 없으니 배우들의 연기는 이내 휘발된다. 

 

 

 

 

 

 

연출을 맡은 김진황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우여곡절이 많은 삶을 사는 한 여인에게서 출발해 그에게 고통을 안기는 주변인들을 그려보고 싶었다. 그런데 문영을 화자로 두자니 플롯 상 내가 염두에 둔 그림대로 가기 어려울 것 같았고, 고심 끝에 화자를 바꿨다”고 말했다. 어쩌면 화자와 장르가 바뀌면서 영화의 결함이 생긴 건 아닐까. 민태처럼 기존 이야기처럼 뚝심 있게 밀고 나갔으면 어땠을까? 감독의 전작으로 디테일한 서사의 재미가 다분했던 <양치기들>이 더 그립다. 

 

 

 

사진제공: 바른손이엔에이

 


평점: 2.0 /5.0
한줄평: 그러니까. 제목을 잘 지어야 한다고!

 

작성자 . 또또비됴

출처 . https://blog.naver.com/anqlepdl/22386860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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