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5-22 11:46:12
5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데이미언 셔젤, 킬리언 머피와 협업 앞뒀다

<라라랜드>, <위플래쉬>를 연출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차기작이 정해졌습니다.
그가 직접 각본을 쓴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스릴러 영화며,
현재 킬리언 머피와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연으로 출연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연진이 확정 지어진다면, 올해 안에 촬영을 돌입할 예정입니다.
당초 차기작으로 알려졌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이블 니벨’의 전기영화는
제작사와 협상이 결렬되며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찬욱 감독,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만난다

오는 6월 18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박찬욱 감독을 만날 수 있다는 소식입니다.
6월 20일에 ‘박찬욱 감독의 믿을 구석’이라는 제목으로 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을유문화사가 함께하며,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사회를 맡은 이 프로그램은 독서광으로 알려진 박찬욱 감독이 소설의 어떤 점에 매료되었는지,
그의 소설 원작 작품들과 영감을 받은 책들을 통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합니다.
드웨인 존슨, A24 심리 스릴러 신작 출연 확정

드웨인 존슨이 A24 심리 스릴러 신작 <Breakthrough> 출연을 확정지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남부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냉소적인 청년이 매혹적인 구루의 어두운 세계에 빠져드는 이야기며,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자기계발 구루 역할을 맡을 예정입니다.
감독과 주연 배우는 미정이지만, 최근 베니 사프디,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협업과
더불어 또다시 비상업적 작품을 선택하고 있는 그의 행보로 인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새롭게 돌아온 미쟝센단편영화제, 섹션명 변경했다

4년 만에 다시 개최되는 미쟝센단편영화제가 기존 섹션명을 전면 개편하여 새로운 섹션명을 공개했습니다.
변경된 섹션명은 영화제의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시대적 감각을 반영하고자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회적 관점을 다룬 드라마 영화들이 상영되는 ‘비정성시’는 ‘고양이를 부탁해’로,
멜로 영화 섹션인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은 ‘질투는 나의 힘’으로, 코미디 영화 섹션인 ‘희극지왕’은 ‘품행제로’로,
공포, 판타지 섹션인 ‘절대악몽’은 ‘기담’으로, 액션, 스릴러 섹션인 ‘4만번의 구타’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변경되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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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들만 간다는 무주산골영화제
🏕 진짜 들만 간다는 무주산골영화제 🎬
6.6-6.8 3일간 진행되는 무주산골영화제!너무 좋아서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데요!
산 속에서 영화 보고, 밤엔 별빛 아래 음악 듣는 경험✨
진짜 영화 덕후들의 진정한 여름 피서지
오늘부터 단 이틀 남았으니 한번 떠나볼까요?
여러 프로그램 중에서도 메인 스팟인
📍등나무운동장에서의 프로그램을 모아봤어요.무주 go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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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하지 않는 애정의 끈기
PROGRAM NOTE.
1980년대 홍콩은 세계적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동시에 이로 인해 수많은 화교들이 해외로부터 흘러들면서 사회, 경제적으로 혼돈의 시대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 홍콩에서 가장 위험하고 불가사의한 무법지대가 바로 구룡성채였다. 그 무렵 홍콩으로 흘러들어와 힘겹게 살아가고 있던 찬 록쿤은 악명 높은 미스터 빅이 이끄는 갱단에게 쫓기게 되고 우연히 구룡성채로 몸을 피한다. 구룡성채를 지배하는 사이클론의 도움으로 구룡성채에서의 삶에 적응하던 찬 록쿤. 그러나 찬 록쿤과 구룡성채를 향한 악당들의 위협은 점점 거세진다.
1993년에 철거되어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홍콩의 씬 시티, 구룡성채. 기괴하고 미로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나이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시대적 배경과 절묘하게 포개어지는 공간적 배경과 더불어 인물들의 다양한 사연과 관계를 통해 그 당시 홍콩의 모습을 절로 떠오르게 한다. 90년대 홍콩 영화 전성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화려한 액션 역시 놓칠 수 없는 매력 포인트. 제77회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첫 공개 당시 이미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정엽 / 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POINT.
✔️ 홍콩 영화를 좋아하세요? 그러면 일단 보세요!
✔️ 고천락, 홍금보, 곽부성, 임현제... 홍콩 영화의 기라성 같은 이름들과 함께 유준겸, 오윤룡, 료자여 등 샛별 같은 이름들이 함께 놓여있습니다. 명배우 파티!
✔️ 하반기 개봉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 제목이 '구룡성채'라는 거다. 아무 정보도 보지 않고, 제목만 보고, 이걸 봐야겠다 생각했다. 구룡성채라니. 홍콩의 씬 시티(sin city)로 불리던 고층 슬럼. 불법 증축으로 거대하게 올라선 굴속 같은 곳. 지금은 철거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곳. 당시에도 위생이나 치안 측면에서 좋은 거주지라 할 수는 없는 곳이었지만, 철거되지 않았어도 들어가볼 수는 없었을 곳. 그럼에도 워낙 독특하여 자꾸 궁금해지는 곳이 아닌가. 다들 좋아하잖아?
아니나 다를까 재빨리 매진되어, 취소 표를 겨우 구했다. 그리고 나서야 영화 정보를 확인해 보니... 범죄 스릴러 액션... 홍금보? 아니 왜 나는 구룡성채의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일 거라 생각했지? 내 편협한 영화 취향 표에 범죄, 스릴러, 액션은 들어가 있지 않으며 홍금보는... 그가 나오는 영화를 본 적이 없다. 괜찮을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보러 갔다가, 만족해서 나왔다. 하, 이게 바로 홍콩영화의 맛이지!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
영화의 스토리라인은 매우 간단하다. 그리고 익숙하다. 미리 알아둘 것도 없다. 구룡성채를 둘러싸고 싸우는 이야기구나 정도로만 파악해 두면,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눈앞에 마치 아침 드라마처럼 익숙한 공식이 펼쳐질 것이다. 시작과 동시에 '옛날 옛적에' 느낌으로 구구절절 펼쳐지는 텍스트부터 전개되는 방식까지 어느 하나 어렵게 소화되는 것이 없다.
그러나 원래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 다른 나라에서 만든 영화였으면 이게 무슨 허무맹랑한 소리야! 하고 실망했을 것들도, 홍콩 액션 영화에서 펼쳐지니 익숙한 장르의 문법에 편승해 그냥 즐기게 된다.
자고로 홍콩 영화의 맛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덕진 의리 아닌가. 의리를 끝까지 지키려는 주인공 무리와, 그 의리를 손쉽게 배반하는 악의 무리 사이의 갈등. 요즘 같은 세상에 우스울 정도로 올바른 주제를 이렇게 고수하는데 어떻게 매력이 없을 수가 있냐고. 게다가 이토록 바른 주제의식을 이렇게 폭력적인 장면에 끼워 넣는 얼얼한 홍콩 스타일. 폭력적이다 못해 헛웃음이 나오는 무협의 경지에까지 이르는 액션. 아는 맛은 정말 무섭다. 헤어날 수 없게 만든다. 나도 이런데 홍콩 액션 영화를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정통으로 맞은 사람들에겐 이 영화가 얼마나 만족스러울까.
패가 없어도 마작은 계속된다
사실 나는 홍콩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았다. 애초에 홍콩 영화에 익숙한 세대는 아니어서, 뒤늦게 왕가위 영화를 몇 편 보면서 마치 영화사 따라가듯 홍콩 영화도 좀 봐야지 의식적으로 본 정도. 무의식적으로 홍콩 영화를 이미 꿀꺽꿀꺽 받아 마신 나의 앞 세대와는 감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홍콩 영화를 대표하는 얼굴 또한 내겐 홍금보 쪽보다는 왕가위 영화로 수렴되는 양조위와 장국영의 얼굴 쪽이 가깝다.
그럼에도 고천락, 임현제, 곽부성 같은 배우들은 어쩜 그렇게 멋있는지. 자신들이 수호하는 의리와 인정을 품은 채 우아하게 나이 든 '형님'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고, 그 아래 각자 있는 대로 멋을 부리고 의리를 받드는 다음 세대의 모습도 보기 좋았다. 무엇보다 세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 같은 것이 결연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세대 교체란 건 일면 서글프기도 하다. 당장 구룡성채는 몇 년 후 철거될 것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고, '형님' 세대는 마치 구룡성채처럼 과거 영광의 기록이 되어 떠나갈 것이다. 홍콩 영화가 아시아 일대를 씹어 먹던 시절은 끝난 것 같다는 말조차 무색해진 지 오래다.
그러나 패가 하나 없어도 마작은 계속된다. 몸의 일부를 다치고 잃어도 싸움은 계속된다. 아무튼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이 가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어떤 선언처럼 느껴지는 이 마음. 그 올곧음조차 촌스럽게 치부되는 시대에, 여전히 홍콩 영화를, 홍콩 액션 영화를 고수하는 건 정말 뜨끈뜨끈한 마음이다. 홍콩의 여름 습도만큼이나 끈적끈적하게 마음에 눌어 붙는다.
애정이 묻어날 때 가장 강하다
구룡성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싶었던 내가 꽤나 만족했을 만큼, 이 영화는 사진으로 보던 구룡성채의 면면을 성실하게 재현했다. 빛도 들지 않는 굴속같은 건물 안쪽에서 구멍가게를 내고, 잡은 돼지를 염장하고, 만두를 빚고, 생선을 토막 내고... 하며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공동 수도 앞에 줄은 길고 물은 모자라며 전깃줄은 언제 화재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복잡하게 꼬여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구룡성채의 외양만 구현하고 싶었던 것 같지 않다. 외양을 성실하게 재현하는 동시에, 구룡성채 거주민 사이의 인정까지 그려낸다. 마약과 매음과 폭력 조직 등 각종 범죄만 있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끈한 관계가 존재했던 삶의 현장이었다는 사실도 담아내고자 한 마음이 느껴진다.
홍콩 영화는 늘 홍콩을 정말 사랑한다. 반환이 결정되고 실제 반환이 이루어지면서 홍콩이 겪은 혼란의 상처는 홍콩 사람들에게 선명하게 남았지만, 깊고 눅진한 애정으로 승화되었다. 홍콩 영화마다 혼란과 방황 사이로 그 애정이 깊이 느껴진다.
이 영화 또한 홍콩에, 홍콩 사람들에, 홍콩 영화에, 홍콩 액션 영화에 깊은 애정을 품고 있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난 누군가 이토록 깊은 애정을 품은 시선을 보면 흐물흐물 녹아내린다. 이 애정에 거스르는 방법 같은 건 도무지 모르겠다.
이 영화의 단점이 없지는 않다. (없을 리가...) 영화의 액션은 중간에 좀 과해지면서 무협의 경지에까지 이르고, 아무리 홍콩 맛이라지만 어디까지 가나... 하는 생각이 분명히 든다. 그리고 옛날옛적 액션 영화 답게, 필요 이상으로 남성 중심적이어서 여성과 아동 캐릭터는 소모적으로 표현되는 면이 있다. 구룡성채에서 가장 다부진 눈빛을 하고 있는 (터치드 보컬 윤민 닮았다) 만두집 여성의 경우에도 더 좋은 서사를 부여해줄 수 있었을 것 같다.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더 발전하지 못한 것은 분명히 아쉬운 구석이다.
그렇지만 홍콩 영화는, 홍콩 영화를 둘러싼 애정은 지금도 변치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 건재함을 빛내는 좋은 작품이었다. 개봉 후 아빠 보여줘야지 싶은 작품도 참 오랜만이다. 깊은 애정을 받은 것들은 시간이 가도 은은히 빛난다. 부디 그 빛을 더 갈고 닦으며 시대에 발맞추어 더 오래오래 빛나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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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나서 본 극장 영화 중에 제일 무서웠던
누구야. 영화 추천 좀 해줘! '영화 마니아'로 살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갖는 공통점이 있다. 내 인간관계가 엉망이어서라고 하면 할 말이 없긴 하지만 예외가 별로 없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 공통점은 바로 '추천하면 안 본다'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영화를 보기 시작하고 나서 한 3,4년 즈음에 추천해달라는 말을 한창 많이 들었다. 로맨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나에게 그런 질문을 건넸다. 난 또 신나서 대답한다. 넷플릭스야? 왓챠야? 내 또래의 20대들은 거의 대부분 넷플릭스를 구독했다. 바로 넷플릭스에 어떤 로맨스 영화가 있었는지 생각해본다. 예전엔 <빅 피쉬>를 추천했었다. 아 <이터널 선샤인>도 있다. 예전에 <500일의 썸머>도 넷플릭스에서 서비스하지 않았나? 그래서 그런 영화들 많이 답했던 것 같다. 스릴러 물을 좋아한다. 오. 너 스릴러 좋아하는구나! 나도 사람 죽는 거 좋아해. 바로 <언컷 젬스>를 답한다. 그리고 며칠 있으면 '그 사람이 이걸 봤을까' 싶다.
거의 대부분 안 본다. 딱 한 명 있다. 예전에 근로장학생 할 때 성격 좋았던 주임님이 계셨는데 그분 제외하고 단 한 명도 영화를 본다고 말한 적이 없다. 이제는 뭐 나에 대해서 대화하고 싶어서 그런 말을 꺼냈으니 나쁘다고 말할 건 아닌 것 같다. 뭐 그럴 수도 있는 거지. 그래서 요즘은 그런 질문이 들어오면 그냥 무난한 거 답한다. 아마 <벌새>나 <끝까지 간다>를 많이 답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내가 이제까지 본 영화 취향에 맞을 거라는 보장도 없고 그 사람들도 나름 할 일이 있을 테니, 난 그들의 삶을 응원하는 게 더 보람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항상 주변인들에게 꾸준히 언급하는 작품이 있다. 이걸 실제로 볼 때 극장에서의 그 기분을 아직도 잊질 못하겠다. 또 이런 장르영화에서 느꼈던 결과는 전혀 다른 두려움을 느꼈으니 시야가 넓어지기까지 한 셈이다. 이 영화를 보라고 추천하는 것도 맞는데 그 이면의 '난 태어나서 이 정도까지 무서워봤다'를 주로 이야기하게 됐었으니. 감독이 의도한 바가 나에게 통한 것 같다. 이런 나는 <유전>을 아마 50대가 될 때까지 잊어버릴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여러분도 봤으면 한다. 이왕에 극장에서 보면 좋겠지만 재개봉 계획이 없는 것 같으니 일단 급한 불 끄러 왓챠와 넷플릭스로 가보자.
1. 어떤 것에 대한 영화인가요?
주인공은 중년의 여성 애니다. 애니는 일주일 전에 어머니를 떠나보냈다. 찢어질 것 같이 아픈 마음을 안고 추도식에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어머니는 알 수 없는 분이셨어요. 비밀이 많았죠. 그리고 영화는 추도사 이후의 애니 가족 구성원을 비춘다. 가장 먼저 비추는 사람은 작은 딸 찰리다. 무언가에 홀린 듯한 행동을 하는 찰리. 새의 머리를 갑자기 자르거나, 입으로 똑 똑 소리를 내는 둥 어딘가 좀 이상해 보인다. 이런 기행은 어머니 애니에게 들키게 된다. 딸이 느닷없이 맨발로 싸돌아다니는 걸 본 어머니 애니는 아들 울프에게 찰리와 함께 놀러 가라고 재촉한다. 억지로 따라가는 찰리. 울프의 친구들과 함께하는 파티에서 오빠는 여학생들에게 정신이 팔리게 된다. 자연스레 동생 찰리는 시선에서 멀어지게 되고, 사건이 터진다. 바로 찰리가 땅콩이 들어간 음식을 먹게 된 것이다. 땅콩이 향만 첨가만 되는 정도면 모르겠는데 많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찰리는 오빠 울프에게 호흡곤란을 호소한다. 큰일 났다 싶어 차로 빠르게 병원에 달려가려는 울프. 엑셀을 꽉 눌러 과속하고, 찰리는 알레르기에 의한 답답함을 견디기 위해 창에 머리를 내민다. 그리고, 이 집안에서 일어나면 안 될 끔찍한 사고가 더 일어난다.
이게 영화의 30분 정도 되는 부분의 지점이다. 애니 가족은 이 사고를 기점으로 점점 혼령에 홀린 듯 행동한다. 울프, 애니, 스티브 그리고 다시 찰리까지. 집안의 우환이 구성원들이 선택하는 것 외에서 점점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 이를 위해 어머니 애니는 이 운명에 가까운 악재들을 극복하기 위해 크고 작은 노력들을 지속한다. 영화는 이 애니의 선택지에 대한 작품이다. 애니가 가족들을 구원해 단란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을까?를 보여주며 다른 공포영화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두려움을 안겨준다. 이 과정에서 오컬트와 호러라는 키워드가 들어간다. 더 구체적으로 쓰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뭐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다시 한번 말해보자면, 이 영화는 다른 공포영화와는 살짝 다른 두려움을 안겨준다. 소재가 '오컬트'인 부분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2. 어떤 영화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오컬트 영화. 대표적으로 <사바하>와 <검은 사제들>이 생각날 것이다. 이 영화에는 의식이라는 소재가 들어간다. 또 악마와 유령이라는 소재도 들어간다. 우리 일상 속에 악마와 유령이 있을까?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으니 '없다'라고 말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근데 우리는 이들의 속성을 알고 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이는 이 유령과 악마의 속성은 '우리 선택지 외의 것을 각자의 인생에 가져다준다'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는 이 악마의 속성을 반영했다. 정해져 있는 미래에서 오는 두려움이 뭐냐. 생각하는 게 그대로 결론이 난다면 내가 무슨 짓을 해도 결과가 똑같다는 뜻도 되기 때문에 무력감이 든다는 점에서 사람이 겁이 많아진다. 영화는 치밀하게 짜인 이야기 구성으로 사람을 점점 이 공포감을 안겨준다. '혹시 이렇게 되면 어떡하지?'의 겁이 점점 현실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원인이 악마 때문은 아닐까? 싶게 만든다. 마치 모든 게 전지전능한 존재의 조종 아래에 있는 인형들처럼.
3. 이 영화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 무섭다. 엄청 무섭다. <악마를 보았다>나 <해피 데스 데이>같이 강한 이미지를 쓴 공포는 아닐 수도 있다. 근데 2번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서서히 조여 오는 공포가 영화의 특장점으로 발현되는 영화다. 아니 사실 많은 조건들 다 떠나서 공포영화의 최고 덕목이 뭐냐? 무서우면 최고 아닌가? 이 영화는 무서운 영화다.
두 번째. 미술이다. 세트장 구현을 잘해놓은 것 같다. 세트장이 영화의 중요한 소재가 되는 것 같은데 장소마다 인물이 커져 보이는 설계를 통해 오컬트라는 장르적 특징을 강화시켰다. 또 비주얼적으로 무섭다. 후반부 울프가 교실에서 하는 장면, 초반부 찰리가 머리를 자르는 부분, 또 찰리에게 일어난 사고 사후의 묘사 등 압도되는 영화를 만들었다. 이와 함께 의식이나 주술의 비주얼도 잘 살려서 몰입하기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4. 난이도가 있는 영화인가요?
난 어렵지는 않았다. 그런데 영화 자체가 3대 가문에서 이어지는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매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엥?' 싶을 수도 있을 듯.
5. 배우들의 연기는 어떠한가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토니 콜렛 이 해에 좀 서운했을 것 같다. 당시 아카데미 기록을 찾아보니 후보에도 못 들었다는데 나 같으면 좀 섭섭했다. 이 배우의 퍼포먼스로도 극을 이끌어가는 부분이 있으니 좋은 캐스팅이라고도 볼 수 있을 듯. 또 중반부 가족끼리 싸우는 신이 있는데 이 장면에서도 배우들의 연기가 탁월했다.
6.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알아야 할 사실이 있나요?
첫 번째. 무조건 밤에 봐라. 두 번째. 무조건 불 끄고 이불 덮고 봐라. 끝. 최대한 공포영화를 즐길 수 있는 상황을 각자가 만들면 몰입에 도움이 될 듯!
7.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공포 영화의 팬이라면 당연히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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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세한 화법은 어디 가고 두루뭉술 넘기기로?
청천벽력
이 영화의 주인공은 승무원 정인(배수지)이다. 멀지 않은 미래. 끔찍한 사고가 있기 전까지 정인은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었다. 사랑하던 남자친구 태주(박보검)가 사고가 일어난다. 뜨겁게 사랑했던 두 사람. 혼자가 됐다는 외로움에 정인은 '원더랜드' 서비스를 알아본다. 원더랜드 서비스는 간단하다. 일종의 멀티버스에 사랑하는 사람을 구현시켜 그 인물과의 영상통화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서비스를 관리하는 사람은 (정유미)와 (최우식)이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고고학자 바이리(탕웨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딸을 잃은 바이리. 바이리는 딸이 살아있다는 일념 하에 원더랜드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간절한 그리움에 있는 사람들.
SF적 상상력으로 만들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는 건 질문이다. 어떤 질문? 이 영화가 나누는 세 가지 챕터에 따라 각기 다르다. 첫 번째 질문은 정인과 태주의 서사에서 읽을 수 있다. 기본적인 설정. 정인과 태주는 서로 알콩달콩 예쁜 연애 중이었다. 하지만 사고가 나 태주가 식물인간이 된다. 정인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원더랜드를 통해 가짜 태주를 만든다. 이 말은 곧 ‘사랑하는 사람을 같은 존재로 대체하겠다’라는 말처럼 들린다.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히네’ 같은 노래가사 같은 사랑이 아니다. 그 사람의 빈자리를 그 사람으로 메울 수 있을까?라는 사랑의 난제에 도전한 것이다. 이 <원더랜드>는 전적으로 영화 같은 정인의 사랑에 대해 질문한다. 글쓴이 생각엔 이 질문 던지기가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 같다. 왜? 이 질문이 정인의 입장에서 딜레마가 되는 데 있어 SF적 상상력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진짜/가짜 태주 사이의 갈등은 (보통의 sf가 다루는) 철학적인 문제임과 동시에 ‘뭐가 진짜 사랑이야?’라는 로맨스적인 요소가 된다. 이것은 영화가 갖고 있는 윤리적인 문제가 로맨스, SF장르 모두를 꿰뚫는 좋은 수가 됐다. 인간을 복제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와 사랑을 같은 사랑으로 대체할 수 있는가?를 동시에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이 덕에 <원더랜드>는 이 장르를 고른 당위성을 어느 정도는 챙겼다.
두 번째 질문. 이 원더랜드를 운영하는 해리와 현수의 서사로 읽을 수 있는 질문이다. 이 두 인물은 이 영화에서 돋보여야만 하는 캐릭터다. 왜? 이 두 사람의 속성 때문에. 이 인물들을 거칠게 말하면 '복제인간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 설정은 해리와 현수가 영화 안의 인물들의 위에 있다는 걸 보여주는 설정이다. 실제로 영화 안에서 원더랜드 안의 사람들이 말썽을 일으키면 두 캐릭터가 해결책을 고심하는 장면이 있고, 이 부분은 두 사람의 서사에서 중요한 것으로 묘사된다. 영화는 이 두 사람의 이런 행보가 윤리적으로 옳은가?라고 질문한다. 또 인간이 인간에게 개입할 수 있는 선이 실재하는가?라고도 묻는다고 볼 수 있다. 이 질문을 구현하는 것이 할머니와 손자에 관한 이야기다. 이 두 사람이 연애하는 것을 그릴 수도 있고 원더랜드를 운영하는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다룰 수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굳이 이 사건을 골랐다. 할머니와 손자 간의 사건에 개입하는지를 고민하는 모습을 중요하게 보여준다. 이 고민은 영화 안에서 강조되다 해리와 현수가 후반부에 고른 선택과 직접적으로 이어지는데,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 인간의 내면에 도전하는 난제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장르를 잘 골랐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세 번째 질문. 바이리의 서사에서 읽을 수 있는 질문은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지능을 정말 사람이라고 인식해도 될까?'에 대한 부분이다. 바이리는 죽은 사람이다. 해리와 현수가 프로그래밍을 통해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가상세계를 뒤흔드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이 뒤흔든다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영화가 정말 중요하게 밑줄 그은 부분은 딸 바이지아의 리액션이다. 바이리만 일방적으로 뒤흔들지 않는다. 바이지아도 이 행보에 호응하는 형식으로 플롯이 짜여 있다. 두 사람이 선을 직접 넘어드려고 노력한다는 것. 이 의미는 영화가 이 선에 대해 응시하고 싶었다는 의미기도 하다. 더 나아가 바이리와 함께 등장하는 성준(공유)의 캐릭터는 이 선 그 자체를 암시하는 인물이다. 후반부에 이 인물의 정체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이 인물의 동선으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가로지르며 이야기를 연결하고 있다. 이 SF의 장르적인 특성을 살린 선택은 두 번째 질문과 마찬가지로 영화의 가족드라마적 특성과도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 바이리라는 인물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SF적 상상력으로 구현하면서, 장르가 가진 윤리적인 부분도 건드리는 것이다.
맥 빠지는 전개
하지만 영화의 축을 이루고 있는 세 이야기 전부 뒷심을 보여주지 못한다. 첫째. 태주와 정인의 로맨스와 관련된 부분에는 각본 상 결함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태주가 오랜 시간 동안 식물인간이었다고 하는 건 충분히 납득할만한 설정이다. 하지만 이 설정에 지나치게 기대 영화의 무리수로 돌아오는 장면이 몇 있다. 가령 영화 안에서 정말 태주의 행동인지 아닌지 관객에게 묻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은 태주라는 인물의 추후 행보가 가능한가?라는 점에서도 의문이고 이게 두 사람의 사랑과 뭔 관련이 있는가?라는 점에서도 단점으로 돌아온다. 정인의 내면 역시 마찬가지다. 이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여줌과 동시에 더 나아지는 것을 애초에 포기한 캐릭터처럼 보인다. 인물의 방향성을 초반부터 딱 정해놓고 외부가 끼치는 영향을 전부 차단했기 때문에, 정인이는 옛사랑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인물인 것처럼 묘사된다. 두 사람의 로맨스가 여운을 만들며 사랑영화가 가진 힘을 보여줘야 하는데 '쟤 왜 저래'만 남는 것이다. 로맨스와 SF의 공존에 대해서만 연구하고 정작 자세한 부분을 채우지 못한 패착이 느껴졌다.
둘째. 바이리와 현수/해리의 서사에 관한 부분이다. 두 서사는 결합하지 못하고 서로 붕 떴다. 이 부분은 다양한 예를 들어 쓸 수 있겠지만 글쓴이는 바이리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싶다. 시놉시스에도 언급됐듯이 바이리는 복제인간이다. 실제 인간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캐릭터가 실제 인간과 차이점을 더 부각하는 연출이 이 영화의 핵심과도 이어진다는 의미다. 왜? 실존이라는 조건이 아니더라도 가족의 유대감을 ai가 구현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토의를 자유롭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 영화가 굉장히 적극적으로 '이 캐릭터는 인간과 다를 바 없어요'라고 강조하고 있는 듯했다. 이건 두 사람 현수/해리에게 몰입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왜? 이 연출은 영화가 가진 모순을 스스로 자백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AI로 만든 세상이라고 공언했는데 이 인물이 이렇게 행동하는 게 가능한 일일까? 프로그래머가 만든 프로그램을 통제하지 못하는 게 현실성이 있을까? 글쓴이가 이런 의문이 든 이유는 감독이 '바이리의 서사를 중요하게 생각해서'라고 생각한다. 그 무엇보다 바이리의 숭고한 무언가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 선택이 오히려 현수와 해리의 개성을 납작하게 만드는 악수처럼 느껴졌다.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윗문단의 연장선상에서 성준, 해리, 현수의 캐릭터 세팅은 끝마무리가 이상하다는 점에서 과연 기획의도를 잘 살렸을까? 의문이 들게 만든다. 우선 해리와 현수는 사이좋은 선후배 관계다. 영화 안에서 뭐 이렇다 할 그게 없다. 큰 문제는 '이렇다 할 그게 없다'는 점에서 온다. 이 둘은 가족이 원더랜드와 관련이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실제로 분량도 크다. 하지만 이 사건은 나열에서 그치고 플롯의 선후관계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후반까지 가면 이 무의미한 설정들이 더 크게 다가오는데, 영화 안에서 의미를 보여주지 못하고 캐릭터를 기능적으로 남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이 <원더랜드>는 그걸 스스로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이상한 대사를 넣기도 했다. '우리 잠깐만 사귈래요'같은 대사가 있었는데 이 문장이 이후에 두 사람 간의 관계에 유효타를 끼치지도 못했으며 현수와 해리 사이의 로맨스의 ㄹ자도 없었다는 것이 부실한 서사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악수였다.
글쓴이가 이 영화의 가장 강력한 단점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성준 서사다. 이 영화에서 성준이가 왜 필요했을까? 글쓴이는 단지 바이리의 존재를 부각하기 위해서 단지 바이리의 존재만을 부각하기 위한 것 말고는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 왜? 성준이 바이리에게 그 어떤 존재도 되지 못한다. 대신 다른 주인공과의 공통점은 있는데, 이 공통점도 이야기에서 핵심을 드러낸다거나 하는 설정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인물이 겉돈다. <가족의 탄생>에선 1인 2역으로 구현하던 캐릭터의 생동감이 본작 <원더랜드>에선 죽은 것이다.
조악한 시각화
이야기에서 몰입감을 잡지 못하다 보니 CG의 상태에 대해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사실 극후반부 전까지는 시각화를 따지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이 영화는 윤리적인 문제를 장르적인 특성과 결합시켜서 관객에게 던지는 영화다. 이 영화에 대해 비판하고 싶다면 작품이 던지는 화두에 대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라고 맞는 게 적절하다고 볼 수 있지 않겠어? 영화가 그 부분은 나름대로 제 구실을 하고 있으니 최무성 배우의 캐릭터가 속해있는 세계가 풍기는 이질감이나 가짜 태주가 있는 우주의 어색함을 일일이 따지지 않는다면 보는데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이 시각화의 퀄리티가 영화의 엔딩에게 칼끝을 겨누고 있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글쓴이가 이 영화의 엔딩을 보고 든 생각. <가족의 탄생>과 지나치게 대비된다는 점이다. <가족의 탄생>의 엔딩을 생각해 본다. 그 영화의 이야기 구조는 <가족의 탄생>이 그린 가족 구성원과 유사하게 닮아있다. 그리고 엔딩에서 벌어지는 사건도 그 영화의 플롯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탐탁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정을 주고받는 가족의 속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 <원더랜드>는 뭘 추구했을까? SF와 가족드라마의 접합을 시도했다. 어떻게? <가족의 탄생>을 어설프게 따라 했다. 핵심은 '어설프게'라는 점이다. 이야기의 구조를 엔딩에서 집약시킨 것도 아니고, 어설픈 VFX로 시각적인 설득력을 보여준 것도 아니며 가족영화로서의 감동도 잡지 못했다. 그렇다고 엔딩에서의 사건이 치밀한 핍진성을 통해 구현된 것인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1차원적으로 보면 그 사건 자체는 합리적이지만 인물의 내면을 촘촘하게 묘사하지는 못했다는 점과 성준의 동선이 꼬인다는 점에서 마무리를 잘 짓지 못했다. 반대로 바이리가 그 장면에서 특정 사건이 벌어졌다고 해서 영화가 핍진성이 무너진다는 보장이 있을까? 글쓴이는 아닌 것 같다. 영화 전체적인 아이디어 '결핍을 SF적 상상력으로 채운다'라는 것을 해치지도 않는 것 같다. 어차피 이 '원더랜드' 서비스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 아니니까.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어떤 것도 건드리지 못한 채 진부한 방식으로 마무리짓는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부분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시각화하는 방식은 극의 몰입을 깬다. 전반부야 그럴 수 있다지만 후반부에서는 확실하게 힘을 줬어야 하는 것 아닐까? 기억에 남는 건 바이리 역의 탕웨이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다.
적당히 잘 만든걸 기대할리가
어떤 관점에선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스크린에서 오랜만에 보는 박보검 배우의 해사함이나 이제 베테랑이 된 배수지 배우의 경험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관람에는 무리가 없다. 하지만 이 김태용이라는 이름이 한국영화에 <만추>와 <가족의 탄생>이라는 선물을 두고 갔던 것 치고는 너무나도 부실한 결과물이다. 솔직히 감독 이름 가리고 냈으면 누군가의 입봉작일 거라고 생각할 것 같기도 한 것이 이 <원더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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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더 체어 (2021)
* 본 리뷰는 <더 체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더 체어 (2021)
출연: 산드라 오, 제이 듀플라스, 홀런드 테일러 등
장르: 코미디, 드라마
공개일: 2021.08.20
방송 횟수: 6부작
유색인종 최초의 여성 학과장 '지윤'
미국의 명문 펨브로크 대학교의 영문학과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학과장이 된 '지윤(산드라 오)'. 부푼 마음을 껴안고 승진해 높은 자리에 앉았으나 그녀가 학과장이 된 것은 사실상 독이 든 성배를 손에 쥔 것과 다름 없었다. 영문학과는 수강생이 날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었고, 학장은 노년의 교수들을 잘라 비용 삭감을 하기 위해 지윤을 학과장 자리에 앉힌 것이다.
지윤이 학과장이 된 직후부터 마치 예고했다는 듯이 사건사고가 시한폭탄처럼 터진다. 연인과 친구 사이를 애매하게 유지하는 동료 '빌(제이 듀플라스)'는 학생들의 영상 조작으로 인해 나치 신봉자가 되어 학교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지윤이 한때 존경했던 노교수 '조앤(홀런드 테일러)'은 쫓겨나듯 학교 지하로 연구실을 강제로 옮기게 되면서 학교에 울분을 터뜨린다. 이와 같은 다양한 갈등의 요소들은 모두 지윤을 향해 화살을 돌리고, 학과장으로서 적응할 시간조차 없었던 지윤은 이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벅찬 상태다. 학과장이 된 '지윤'의 소소한 교내 에피소드와 승승장구 스토리가 이어질 줄 알았지만, 실상은 거지 같은 유리절벽을 마주한 그가 고군분투하며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긴박한 과정을 그린다.
독이 든 성배, 유리절벽에 내몰리다
명문대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학과장, 에밀리 디킨슨을 가르치는 영문학과의 한국계 미국인 교수. 한국인이라면 쉽게 끌릴 수밖에 없는 소재다. 인물의 신선한 설정을 통해 구태의연하고 낡아빠진 학과를 뜯어 고치는 개혁가의 모습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 누가 오더라도 살릴 수 없을 정도로 기피 학과가 되어버린 영문학과의 문제를 모두 떠안기기 위해 유색인종 여성을 앉혔다는 점에서 <더 체어>는 '유리절벽'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사실 학과장이라는 자리는 비백인 여성 교수로서 커리어를 쌓기 위해 혹할 수 밖에 없는 제안이고, 대학 입장에서는 이를 빌미 삼아 학과의 문제를 쉽게 떠넘길 수 있다. 지윤이 학과장이 된 이후 중요한 책임은 모두 그에게 물으면서 학과장의 자율적인 권한은 학교 측에서 통제하려는 모습에서 그를 학과장에 발탁한 의도가 다분히 드러난다. 1화에서 지윤이 학과장실 의자에 앉자마자 의자가 부서진 것은 곧 학과장으로서의 그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을 예고하는 사건이며 지윤을 벼랑 끝으로 모는 사건들이 연달아 찾아오며 그의 자리를 위태롭게 만든다. 유색인종 여성 교수의 성공사를 그린 것이 아닌 현실적인 고난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지윤의 모습들은 특히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무려 K-돌잔치 문화까지 등장, 한국인만 느낄 수 있는 재미
주인공을 맡은 '산드라 오'는 극중 한국계 미국인 역할로 등장하는데, 배역명이 '김지윤'이라 캐릭터가 더욱이 한국적으로 느껴진다. 미국 드라마에서 한국의 문화를 표현하는 경우는 최근 들어 적잖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지만, 미국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스테레오타입에 가까운 모습일 뿐 한국의 제대로 된 문화를 담아낸 작품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간간이 한국어를 쓰는 '산드라 오'부터 아예 한국말로만 대화하는 그의 아버지 '하비', 그리고 미드에 등장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던 K-돌잔치 문화와 한국인 아주머니들 특유의 뒷담화까지.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면, 만들어낼 수 없었을 디테일한 요소까지 반영하였다. 타 국가의 문화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극에 녹여내면서 현실 고증에도 충분한 신경을 기울였다는 게 다른 작품들과의 차별점으로 느껴져서 인상적이었다. '산드라 오'가 직접 제작에도 참여한 작품이기 때문에 한국 문화을 담은 각본에도 추가적인 검증을 세세하게 거쳤을 것이라 본다.
몰락해가는 순수문학 학과의 현실
유색인종 여성 교수의 역경과 극복이 일차적으로 중요한 스토리라면, 주인공 지윤을 비롯한 그의 주변 인물들, 즉 영문학과에 속한 교수들에 관한 이야기에 이차적으로 주목해볼만 하다. 영문학과의 위기는 다름 아닌 IT 기술의 중요성이 팽배해져 가는 시대에 순수문학 학과가 겪고 있는 몰락의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송합니다'로 알려져 있는 문과생들의 취업난은 이미 현실이 된 지 오래이고, 당연히 이들은 순수문학을 학문적으로 이해하고 접근하는데 큰 관심이 없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은 노년의 교수와 젊은 교수들 간의 강의 방식에 차이를 일으키고 , 학문을 향해 상이한 견해를 가지게 됨으로써 또 한 번의 갈등 관계를 만든다. <더 체어>는 이와 같은 순수문학을 다루는 학과 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기보다는 해당 교수진들의 고민과 갈등들을 현실적으로 제시하는 정도로 마무리한다. 주인공의 이야기뿐 아니라 다양한 접근법을 통해 작품을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셈.
간결하고 빠른 호흡, 적절한 유머
<더 체어>는 한 회당 30분 정도 되는 분량이 6회차까지 이어지는 드라마인데, 호흡이 짧고 전개가 빠르며 사건의 발단과 갈등의 심화까지의 과정들이 휙휙 지나간다. 사회적으로 꽤나 심각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음에도 시트콤적인 연출과 이색적인 한국식 유머를 더하며 무겁지 않게 해당 소재들을 담았다. '산드라 오' 특유의 단단하고 고혹적인 저음 보이스는 학과장 역할과 상성을 일으키며 티격태격하는 딸 '주주'와의 관계도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그리고 다양한 갈등이 오가는 속에 백인 노교수 '조앤', 젊은 흑인 교수 '야즈', 그리고 동양인 학과장 '지윤' 세 사람만큼은 서로를 존중하고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는 점에서 여성들의 끈끈한 유대감 또한 느껴진다. 짧은 분량의 작품에 많은 내용을 담으려다 보니 결말이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메이저한 소재의 작품이 아님에도 가볍고 쉽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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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종원도 못 살릴 프랜차이즈 영화
이 글은 영화 [데몬 헌터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시간을 아끼고 싶었다.
연차를 쓴 덕에 4/29일 오후부터 5/7일까지 연휴를 즐기고 싶었던 한낱 회사원은 수요일인 4/30일까지 공식 스케줄(?)을 마무리하고 집에 칩거하고 싶었다. 그래서 5/1일에 친구와 만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굳이 4/30일에 약속을 잡았다. 문화의 날이니 영화 티켓 가격도 저렴할 거라는 허울 좋은 핑계와 함께.
그러나 그 시간대에 볼 수 있는 영화는 아쉽게도(?) 지금 현재 내가 리뷰를 쓰고 있는 영화 밖에 남아있지 않았고 친구와 오래간만에 닭가슴살 아닌 밥을 먹은 것에 들떠서 오랜만에 팝콘 무비를 보며 가벼운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짧다면 짧은 내 영화 리뷰어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로 영원히 기억될 선택이 되어버렸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분명 그가 하던 많은 것들이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의 주먹은 시원했고 그가 가져다주는 결말은 아슬아슬하지만 언제나 해피엔딩이었으며 복잡한 마음 없이 순수하게 웃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영화들로 그를 기억할 수 있었다. 그 덕에 그는 조금 식상하다는 말을 들을지언정 주먹 하나로 세계를 제패하는 큰 줄기를 가진 영화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물론 어느 시점에서부터는 식상하다는 말을 “보장된” 혹은 “마동석표”라는 꼬리표로 슬며시 가리고.
그러나 이번만큼은 장르를 잘못 골랐다.
오컬트라고 불리는 장르의 기본은... 다시 한번 설명하지만.. 악마에 씐 피해자의 몸에서 악마를 몰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를 위해서는 필요한 것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구마의식을 거행하는 사람의 존재다. 구마의식의 가장 핵심은 몸 안에 깃든 악마의 이름을 알아내는 것이고 , 그 이름을 알아내는 게 피해자를 있는 대로 줘패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이 의식으로만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마동석이 필요할 이유가 전혀 없어지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누군가를 터트릴 것처럼 두들겨 패는 것은 여태 줄곧 해온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익숙한 주먹질마저도 임팩트가 없다는 점이다. 주먹질(?)이 임팩트가 있으려면 정말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리고 압도적인 힘으로 이뤄져야 할 텐데 이 영화에서 있을 하이라이트는 샤론(서현)의 구마 의식에 맞춰져 있는 것이 장르의 특성상 당연하니, 결과적으로 제아무리 악마의 자식이라며 눈을 시뻘겋게 칠하고 나온다 해도 한낱 육신이 있는 존재일 뿐인 사람을 향한 타격이 구마의 절정이 될 수는 없다. 그러니 가볍고 형식적인 주먹의 합 만이 오갈 뿐, 목적도, 힘도 잃은 그의 주먹은 그저 애꿎은 액션배우들에게만 꽂힐 뿐이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불행하게도, 이 영화는 시기도 잘못 선택했다. 그것도 두 가지 의미의 시기로.
최근에는 유난히 한국형 오컬트 영화가 많이 개봉했다. [검은 수녀들]을 필두로 [퇴마록], 그리고 조금 더 넓게(?) 보았을 때는 넷플릭스의 [계시록]까지. 모두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일정 수준 이상의 화제성은 다 갖고 있었던 작품들이었고, 구마 의식에 있어서도 종교의 통합을 보이려는 신선한(?) 시도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오컬트 장르에 대한 체감적인 장벽이 유난히 한국 관객들에게는 낮아진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 역시 팀을 이뤄 구마의식을 행한다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는 했지만, 나머지 영화 장르적인 특성은 소위 뜬 영화들에서 다 갖고 와서 섞어놓은, 아니 그저 휘휘 저어놓은 것에 불과했다.(어떤 장면의 경우는 언급하기도 싫을 만큼 똑같아서 불쾌할 정도였음).
그 사이에 장르영화를 보는 눈이 최소 한 뼘 이상은 성장한 한국 관객들에게 이런 점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라면. 그것은 오산이라는 단어를 벗어나 기만에 가깝다 말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언급한 시기적인 문제가 시간의 흐름상이라는 의미를 제외하고 동시간대.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해도. 이 영화에서 받은 실망감을 설명할 수 있다(?). 이 영화를 본 다음 날 조조영화로 본 영화 [파과]의 리뷰를 먼저 썼을 정도이니 말이다.
마치면서
사진 출처:다음 영화/영화를 본. 내 표정과 같음.
그의 주먹을 앞세운 액션 세계관은 이제 장르를 넘어 문어발 프랜차이즈를 노리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하지만 이제는 그의 장기마저도 통하지 않아서, 백종원이 와도 살리지 못할 것만 같은 영화가 제작되는 시점까지 와 버린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영화를 보며 딱 한 번 웃었는데 웃으면서도 내가 싫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안 통하는 마동석의 운수 나쁜 날이 2025년 4월 30일로 기억될 것이다.
[이 글의 TMI]
1. 마지막 장면은.. 뭐 제작비가 남아서 넣은 걸까.
2. 글을 쓰면서도 어이가 없다.
3. 다음 주는 뭘 봐야 할까. 추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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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건 매버릭, 실감나는 전투기 액션을 담다!
?Rabbitgumi 입니다!
탑건 매버릭이 개봉했습니다.
1986년에 1편이 나온 이후 30년이 넘게 지난 시점이죠.
톰 크루즈의 매력이 돋보였던 1편인데, 이번 2편에는 그 매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까요?
전투기 액션이 많이 담겼고 실제로 배우들도 전투기를 조종했다고 하죠.
여러가지 제약이 많았을텐데 과연 멋지게 담아냈을까요?
제가 영화가 어땠을지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는 아래 링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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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언더그라운드> 티저 예고편
모두가 잰걸음으로 땅 위 삶을 향해 지하를 거쳐만 갈 때
'언더그라운드'에는 이 반듯한 공간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도 시끄럽게만 돌아가는 세상 아래
지하에서의 삶은 어떠한지 그들에게 다가간다
도시를 지탱하는 지하의 노선도, 언더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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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엘리오> 티저 예고편
2024년 봄, 디즈니와 픽사가 선사하는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로 여러분을 소환합니다?? 지구 소년 '엘리오'의 은하계 모험 [엘리오] 티저 예고편 대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