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25-07-10 11:41:43
이런 걸 왜 봐요마 소다팝 마이 리틀 소다 팝!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리뷰
이 글은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5분만 참으면 된다.
그러면 웬만한 뮤지컬 뺨치는 퀄리티의 노래들도, 이 세상 만으로도 모자라서 저세상까지 호령하는 아이돌들도. 게다가 왕크왕귀의 정석답게 왕발로 쓰러트린 것들에 집착하는 더피도 모두 누릴 수 있게 된다.
사실 최근에(?) 개봉한 애니메이션이었던 [퇴마록] 덕분에 한동안 마음에 드는 작품은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제목에다 떡하니 케이팝이라는 말이 박혀 있어서 거부감이 좀 컸던 것도 부인하지는 않겠다. 설상가상으로 재생버튼을 누르자마자 얼토당토않은 소다팝 타령을 해대는 바람에 살짝 위기가 왔지만, 정말로 딱 5분이다. 그것만 넘기면 된다.

생각해 보면 반가운 점(?)들이 참 많은 작품이다. 한국적인 색채가 가득하기 때문에 그다지 씹어 삼키려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물론. 샤이니 이후로는 아이돌의 계보에서 멀어진 나 같은 사람들에게도 부담감 없는 노래와 콘셉트(소다팝 제외)이었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작품에 대한 편견이 서서히 사라져서, 보면서 꽤 몰입할 수 있었다.
반대로 말하면 한국 사람들을 제외하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 요소들을 가득 담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 이질감을 전형적이지만 언제나 먹히는 서사와 구조로 안정화시켰다. 게다가 고리타분함을 피하기 위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먹히고" 있는 한국형 아이돌의 모티프를 차용한 셈이다.

이 절묘함은 작품이 가진 확실한 차별점이 된다. 그리고 그 차별점은 신선함이 되어 이 낯선 것들로 가득한 작품의 배경인 한국, 더 크게는 한국 문화(불교 포함)에 대한 궁금증까지 불러일으킨다. 덕분에 우리는 사자 보이즈가 갓끈 돌리는 것에 가장 열렬한 물개박수를 치는 관중들이 되는 동시에 저걸 나는 알고 있다.라는 자부심 비슷한 것 마저 느낄 수 있게 된다.
분명 소다팝이 울려 퍼질 때 머리를 싸매며 꺼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말했던 나였는데 작품이 끝나고 나니 나도 모르게 그 노래를 흥얼거리는 내가 싫어요마 소다팝 마이 리틀 소다팝.
[이 글의 TMI]
1.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웃겼던 것은 HAN의원이었음.
2. 더피 시무룩해할 때 나도 같이 시무룩해짐.
3. 그래도 저승사자한테 가터벨트는 너무한 거 아니오.
#케이팝데몬헌터스 #메기강 #크리스아펠한스 #아덴조 #안효섭 #메이홍 #김윤진 #켄정 #이병헌 #넷플릭스 #OTT #애니메이션 #판타지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리뷰어 #영화해석 #결말해석 #영화감상평 #개봉영화 #영화보고글쓰기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메가박스 #CGV #롯데시네마 #영화꼰대
Relative contents
-
- 잃어버린 인연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안녕, 혹시 나 기억해?"
얼마 전 인스타그램으로 DM을 받았다.
기억이 안 날 리가 없다. 우리는 쉬는 시간이면 매점도 함께 가고, 체육 시간이면 함께 배드민턴 짝꿍을 할 정도로 친한 사이였으니까. 당시 우리는 둘 다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을 잘 하지 않았던 탓에, 고등학교를 각자 다른 곳으로 가게 되면서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그녀와 내가 친했던 기간은 딱 1년.
그리고 연락을 하지 않았던 그 이후의 시간은 20년.
나는 잃어버렸던 친구를 되찾았다.
-
영화 <1초 앞, 1초 뒤, 2024>는 대만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 2021>을 리메이크한 일본 작품으로, 다른 사람보다 1초 빠르게 살아가고 있는 하지메(오카다 마사키)와 남들보다 1초 느린 레이카(키요하라 카야)가 함께 보내게 되는 하루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남들과 속도가 다를 때
하지메(오카다 마사키)는 남들보다 빠른 템포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진을 찍히기 1초 전에 웃고, 달리기 출발 신호를 외치기 1초 전에 출발하며, 알람이 울리기 1초 전에 일어난다. 연애를 할 때에도 상당히 빠른 템포로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여자 친구를 사랑한다며 라디오에 사연을 제보하기도 하고, 그녀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자 덜컥 돈을 빌려주려고까지 한다.
반면에 레이카(키요하라 카야)는 1초 느린 삶을 살고 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만 피사체가 움직이고 난 후에야 셔터를 누르고, 남들이 묻는 질문에 항상 조금씩 늦게 대답하며, 시험 문제지 뒷장은 풀지도 못한다.
하지메를 보면 왜 이렇게 급한가 싶고, 레이카를 보고 있자면 느려서 답답함이 올라온다. 모든 사람이 속도를 맞추면서 살아가지는 않는데도, 모두가 공유하는 일상의 템포란 그 자체로 존재한다. 가끔 그 속도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말이 정말 빠르다던가 혹은 행동이 정말 느리다던가.
물론 물리적인 속도 이외에 사회적인 템포도 존재한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나이에 따른 정상 속도라는 것이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다. 20살이 되면 대학을 가고, 20대 중반에는 취업을 하고, 30대에는 결혼을 하고, 뭐 그런 것들. 그런 속도가 빠르거나, 느리다면 남들보다는 사회생활의 난이도가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원작이 대만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런 사회적인 속도를 맞추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2. 마이 미씽 발렌타인
<1초 앞, 1초 뒤>는 상당히 로컬라이징이 잘 되어있다. 대만 원작 <마이 미씽 발렌타인>과의 차이점을 꼽자면 가장 먼저 주인공 남녀의 성별 반전이 되었다는 것인데, 이 하나만으로도 두 가지 영화를 모두 볼만한 가치가 생긴다. 다른 영화들도 리메이크를 한다면 성별 반전을 해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원작에 없던 버스 기사와 동생 커플 캐릭터가 추가되었고, 썸을 타는 상대 캐릭터도 살짝 변형되었다. 개인적으로 <1초 앞, 1초 뒤>에서 가수 지망생으로 나온 사쿠라코(후쿠무로 리온)의 목소리와 노래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빠져들었다.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잃어버린 하루가 발렌타인 데이였다는 설정이지만, <1초 앞, 1초 뒤>에서는 지역 축젯날로 바뀌었다. 영화의 배경은 '천년의 도시'라고 불리는 교토인데, 지역적인 특성을 살리면서 판타지 장르와도 더욱 어울리기도 한다. 전통이 깊은 도시의 지역 축젯날에는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영화는 화자를 바꾸어서 동일한 이야기를 두 번 전개하는데, 화자의 시점에 따라 동일한 장소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는 점이 흥미롭다. 한 템포 빠른 하지메는 로맨틱한 하루를 보내지만, 한 템포 느린 레이카가 지켜본 하지메의 하루는 그냥 사기꾼에게 돈을 뜯기는 과정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1초 만에 지나버린 하지메의 하루와는 달리 레이카는 24시간을 알차게 보내게 되는데, 이 부분은 사실 원작보다는 살짝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원작에서는 조금 더 추억을 찾아가는 아련한 느낌이 강했다면, <1초 앞, 1초 뒤>에서는 저렇게까지? 싶을 정도로 레이카의 고군분투가 조금은 소름 끼치게 느껴지기도 한다. 로맨스 영화라는 점을 계속 상기하면서 봐야한다.
#3. 궤도 이탈자
개인적으로는 가출했던 하지메의 아버지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하지메의 아버지는 레이카와 비슷하게 남들보다 느린 속도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국수에 넣을 생강을 사러 간다고 나가서는 집에 돌아오지 않은 실종자다.
그는 자신의 속도로는 세상을 따라갈 수 없기에, 자신만의 템포로 살아가기 위해서 집을 떠났다고 고백한다. 앞에 언급했듯 이 영화는 사회적인 속도에 관한 이야기를 깔고 있는데, 그는 사회 궤도 밖으로 아예 벗어나 버리는 것을 선택한 사람을 의미한다.
정속으로 살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 삶은 녹록치가 않다. 나는 가만히 있어도 다른 사람들은 저 앞에 나가 있고, 나는 이제야 마음먹었고 시작하는 일을 다른 사람들은 수월하고 능숙하게 해내기만 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답답해하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결국 궤도를 이탈하는 선택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이들에게 영화 <1초 앞, 1초 뒤>는 물리적인 하루를 선물한다.
만약 시간이 나를 위해 잠시 멈춰준다면, 다른 사람과 발을 맞춰서 갈 수 있을까?
#4. 잃어버린 인연을 다시 찾는다면
레이카는 멈춘 하루 동안 하지메를 추억의 장소로 데리고 간다. 함께 사진을 찍고, 못 봤던 얼굴을 실컷 마주보기도 한다.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조금 의문이 드는 부분이지만, 항상 그보다 두 발짝 느린 그녀는 그와 보내고 싶었던 시간을 마음껏 보내고 즐거운 얼굴이다.
하지메는 사라진 하루의 행방을 쫓다가 결국 그녀가 누군지 알아낸다. 그녀는 그를 잊은 적 없다. 어릴 적 자신을 살게 해주었던 친구에게 계속해서 편지를 보내고 있었고, 그가 일하는 우체국에 가서 매일 우표를 사서 자신을 잊은 그에게 편지를 부친다.
하지메는 약속을 잊어버리는 것도 빨랐고, 레이카는 약속을 잊기에도 너무 느릴 뿐이다. 하루를 잃어버린 대가로 하지메는 잃어버린지도 몰랐던 인연을 다시 찾게 된다. 하지메는 빠르게 레이카를 만날 수 있는 지점으로 전근하고, 사고를 당했던 레이카는 한발 늦게 우표를 사러 온다. 다른 속도로 살아가도 기억은 그 자리에 모두 남아있었고, 두 사람이 다시 만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인연을 잃어버린다. 시절 인연이라고, 스쳐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을 내 속도로 잡아놓을 수는 없기 마련이다. 마음이 남아 있다면 그 인연을 찾을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 영화는 긍정적으로 대답한다. 결국 속도보다 마음과 방향성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5. 생강을 넣을까 말까
하지메는 엄마와 국수를 먹다가 아버지가 사러 나갔던 생강 이야기를 나눈다. 국수에는 생강을 넣으면 전체의 맛이 변해버린다고, 넣지 않는 편이 낫다는 이야기.
그런데도 하지메의 아버지는 멈춘 하루를 이용해 집에 들러서 아내의 손에 생강을 쥐여준다. 하지메에게는 아이스크림을 사다 주겠다고 했기에, 레이카에게 100엔을 남긴다. 매우 늦었지만 나름 이전 가족들에게 남기는 마무리 인사다.
어떤 사소한 것들은 우리 삶 전체를 흔들어버리곤 한다.
생강, 깁스 위의 낙서, 그리고 사진 한 장처럼.
*본 리뷰는 씨네랩의 크리에이터 시사회에 참석하여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
- 이기심(利己心)
사람들은 자신이 이기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이기심이란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름대로의 관용을 베풀며 그럭저럭 선을 지키며 산다고 생각한다. 즉 자신이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믿기 싫어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기적이다.’ 라는 말은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된다. 마주치고 싶지 않은 본능, 이기심이 주제인 <라쇼몽>은 갖가지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당신은 이기적인 사람입니다.’를 보여준다.
먼저 이야기 전달 방식을 살펴보면, 액자식 구성으로 액자 밖의 이야기는 라쇼몽에서 자신들(나무꾼과 스님)이 관아에서 겪은 이야기를 나그네에게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액자 안의 이야기는 하나의 살인 사건에 대해 각기 다른 등장인물들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하는 구성을 취한다. 그리고 영화는 역순행으로 진행되며, 액자 밖의 이야기는 현재 시간, 액자 안의 이야기는 과거를 말한다.
현재 시간에서 등장인물은 나무꾼, 스님, 나그네이다. 처음 나무꾼과 스님은 라쇼몽 계단에서 허무한 표정을 짓고 있다. 비를 피하기 위해 잠시 들린 나그네는 그 둘이 말하는 “관아에서 겪은 일이 제일 무섭다.” 소리를 듣고 그 이야기에 흥미가 생긴다. 여기서 나무꾼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면서 이야기는 과거로 가게 된다.
액자 안의 이야기는 관아에서 시작된다. 처음 나무꾼은 시체를 발견한 최초 목격자로서 관아로 불려와 말하기를, 나무를 하러 산에 가는 길에 여자 모자와 사무라이 모자, 새끼줄을 보았다고 언급한다. 화면이 전환되고 스님이 얼굴이 클로즈업 되면서 스님은 오후에 말을 타는 여자와 말을 이끄는 남편을 보았다고 말한다. 그 뒤 도적 다조마루가 붙잡혀 온다. 다조마루는 죽은 남편의 물건을 가지고 있었는데 수상함을 느낀 형사는 다조마루를 체포해 관아로 데리고 온 것이다.
말에서 달리다 떨어진 다조마루를 붙잡았다고 말하자 다조마루는 크게 웃으며 천하의 다조마루가 말에 떨어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계곡물을 잘못 먹어 복통이 나서 쓰러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다조마루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흘 전 오후 지나가던 부부의 모습을 보는데 다조마루는 부인에게 첫 눈에 반하고 만다. 그는 여인을 뺏기 위해 남편을 속여 딴 곳으로 보낸 뒤, 여인을 꼬셔 함께 남편이 있는 곳으로 가는 도중 여자의 모자가 풀에 걸려 떨어지게 된다. 남편이 있는 곳까지 도착 했지만 남편이 보이지 않았고, 여인은 속았다는 것을 깨달은 뒤 격렬하게 저항한다. 하지만 다조마루는 여자를 차지하게 된다. 그때까지만 해도 다조마루는 남편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갑자기 여인이 ‘둘 중 살아남은 사람을 따라가겠다.’라고 말하자 남편과 도적은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싸우게 된다.
결국 다조마루가 승리하자 여인은 도망가고 자신 또한 달아난 것이라 말한다. 다음 증인으로 여인이 등장한다. 여인의 진술과 다조마루의 진술은 일치하지 않았다. 여인은 대 도적 다조마루 앞에서 저항조차 할 수 없었고 그저 남편이 보는 앞에서 겁탈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며 슬피 운다. 다조마루가 여인을 떠나고 난 뒤 아내는 남편에게 서러움을 토로하지만 남편은 자신을 매정한 눈으로 쳐다 볼 뿐이었다. 그 눈빛에 두려움과 죄책감을 느낀 여자는 정신을 잃고, 다시 깨어나 보니 남편이 단도에 찔려 죽어있었다고 말한다. 남편의 시체에서 도망치면서 강물에 몸을 던지면서 자살을 기도했지만 빈번히 실패하였다고 슬피 울며 관아에 고한다.
다음 증인은 빙의 된 남편이 진술을 시작한다. 남편은 아내가 겁탈을 당하고 아내는 다조마루와 도망가려는 순간 다조마루에게 남편을 죽여달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다조마루는 여인에게 정이 떨어져 여인을 밀어내고, 남편에게 ‘저 여인을 내가 죽일까 아니면 당신이 죽이겠냐’고 물어왔다. 그 말을 들은 남편은 도적을 용서했지만 여인은 이미 도망갔고 다조마루는 남편을 풀어준 뒤 사라진다. 한순간에 아내를 잃게된 자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져 자살을 했다고 진술한다.
마지막 목격자의 진술은 다조마루는 무릎을 꿇으면서 여인에게 같이 살자고 빌었지만 여인은 아무말 없이 남편의 새끼줄을 끊는다. 그 의미를 깨달은 다조마루는 남편과 싸우려고 하는데 남편이 저런 정조없는 여자는 필요없다며 쓰레기만도 못하다고 비난한다. 그 말을 들은 다조마루도 여인을 버리려고 하는데 갑자기 여인은 광기에 휩싸여 남자면 남자답게 칼로 싸워서 여자를 쟁취해야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냐며 남자들을 조롱한다.
그 말을 들은 다조마루와 남편은 어쩔 수 없이 싸움을 시작하는데, 싸움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허우적대대며 속된 말로 개싸움을 보여 준다. 나름대로 치열한 싸움 끝에 남편을 찔러 죽인 다조마루는 여인에게 다가가지만 여인은 도망친다. 힘이 풀린 다조마루는 여인을 잡지도 못하고 겨우 자신의 몸만 추스리고 도망친다.
이것이 이 이야기의 진실이다. 아내는 지조를 버리고 남편을 죽이려고 한 이기심을 숨기고 싶어했고, 도적 다조마루는 기세등등한 도적인척 굴었지만 여인에게 굴복하고 싸움도 약한 잔챙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했다. 그리고 남편은 아내를 잃고 싸움에도 진 자신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한다.
<라쇼몽>은 앞서 말했듯이 역순행 구성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각기 다른 진술로 빠르게 전환되는 이야기는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런 이야기 구조를 취함으로써 사람이 자신이 이기적인 본성을 숨기려는 메카니즘을 보여주는 장치로 작용된다.
다조마루는 자신이 최고의 도적이라는 권위를 지키고 싶어 했다. 여인은 가련하고 연약한 여성으로 보이기를 원했다. 남편은 요망한 아내에게 당하지만 남자 대 남자로서 정정당당하게 겨루고, 여인을 용서하는을 무사로 보이기를 원했다. 허나 이 모든 것은 거짓이었다.
사람은 자신이 못나게 비춰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 당연하다. 사람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은 이기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무꾼이나, 스님처럼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며, 이기적인 사람들도 교화가능하다고 말하는 인물들조차 결국은 이기적인 사람임을 영화는 보여준다. 나그네 또한 힘든 상황 속 아기의 보자기를 훔쳐가는 행동은 인간의 이기적 본성을 잘 드러낸다.
사람은 이기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같은 사람을 믿지 못한다. 영화 마지막 갓난아기를 발견한 나무꾼은 사람이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세상이지만 그는 무언가 결심한듯 아기를 데리고 집으로 간다. 이기적인 세상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이 되길 바라며 살아간다.
-
- 11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난해하다 vs 걸작이다 평이 갈리고 있는 가운데 100만 관객수를 돌파했습니다. 대만 거장 감독 허우샤오시엔의 은퇴소식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괴물>까지 오늘의 씨네뉴스
같이 만나보시죠
고레에다 히로카즈 <괴물>11월 개봉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작품 <괴물>은 <어느가족>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연출한 일본
거장 고레에다 감독의 신작입니다. 초등학교에서 학교 폭력을 의심할 만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이
일에 연루된 두 소년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외계+인 2부> 1부 실패만회 가능할까
영화 <외계+인 2부>가 <외계+인 1부>가 나온지 18개월만에 관객을 만납니다. 현재와 630년 전
고려 시대를 오가며 특별한 능력을 가진 신검(神劒)을 차지하기 위해 과거와 미래 인물들이 한 데
모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난해하다 vs 역작이다평 갈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관객 수 10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걸작이라는 평가와 난해한 작품이라는 평이 갈리는 가운데, <소년들> 개봉에도 1위를 지키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만 영화 거장 허우샤오시엔,치매 투병으로 은퇴
<비정성시> <타이페이 스토리>의 대만 거장 감독 허우샤오시엔이 치매를 진단받고 영화 제작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족의 성명에 따르면 차기작 <수란 강>을 작업하려 했으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폐렴과 후유증 등으로 건강 상태가 악화되었다고 전했습니다.
BTS 공연 실황 영화 11월 공개
쿠팡플레이는 <BTS: Yet to Come>을 11월9일 선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 작품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담은 영화로다음 달 9일 오후 8시부터 쿠팡플레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CGV 3분기 매출·영업익 모두 상승
CJ CGV가 2023년 상반기 첫 반기 흑자 이후 3분기에도 연속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4,076억 원, 영업이익 305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중국 사업 호조 및 광고 사업 매출
증가로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
- ‘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 공개!
드니 빌뇌브는 지난 3일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가진 기자 회견에서 "결국은 모두에게 힘든 시기이다. 안전이 우선이다. 만약 관객들이 편안함을 느낀다면 우리 영화를 큰 스크린에서 보도록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대형 스크린에서 이 영화를 보면 육체적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영화적 체험에 최대한 몰입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12월에 워너 브라더스는 COVID-19 상황 속 상영관의 폐쇄 여파로 극장 및 HBO Max에서 동시에 개봉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출처 : 네이버영화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역사적인 살라 그랜드 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듄"은 큰 스크린에서 많은 사람의 관심 속에서 상영되었다.
‘듄’에 출연한 티모시 살라메는 프랭크 허버트의 원작인 1965년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인물인 폴 아트레이드 역으로 출연했다. 그는 촬영 두 달 전에 1984년 오리지널 "듄"에서 카일 맥라클란의 연기를 봤지만, 이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찰리와 초콜릿 공장’ 프리퀄 ‘윌리 웡카’에 관한 영화를 찍고 있는 티모시 샬라메는 "듄"을 만드는 것이 "인생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속편으로 계속 전해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티모시 샬라메는 영화에서 안무가 벤자민 밀레피드와 함께 “Sandwalk’을 연습했지만 동작을 재연하는 것은 거부했다. "바라건대 사람들이 틱톡에서 동작을 재연하는 모습을 보게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출처: 네이버영화
드니 빌뇌브는 또한 프랭크 허버트의 원작소설이 1960년대에 쓰여졌지만, 종교와 정치의 혼합, 식민주의의 영향, 그리고 오늘날 세계가 환경에 가지고 있는 현재 진행 중인 문제에 대해 말하는 것이 오늘날에 대한 예지력이 있다고 말했다.
"듄"은 10월 22일 미국 HBO 맥스를 통해 극장 동시 개봉될 것이다.
국내에도 10월 개봉 예정 중이며 출연배우로는 티모시 샬라메는 물론 레베카 퍼거슨, 오스카 아이삭, 조슈 브롤린, 제이슨 모모아, 하비에르 바르뎀, 젠데이아 콜먼 그리고 장첸까지. 정말 초호~~화 캐스팅인데요.
하루빨리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
씨네랩 에디터 Hezis
-
- 광활한 자연과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 영화 '교섭'
실화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에 외면했던 영화이다. 하지만 한 번쯤 보아도 좋을 법한 작품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보았다.
샘물교회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을 배경으로 했지만, 오프닝에 보여주듯 그것이 영화를 제작한 주 목적은 아님을 밝힌다. 그저 이건 극을 이끌어가는 소재일 뿐이라고.
예전에 북한에 억류되었다가 미국으로 돌아간 미국인의 기사를 접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자국민의 생명을 저리 살려낸 일이 있었던가를 두고 한동안 궁금했었다.
비록 정부 차원에서 가지 말라던 땅에 가서 의료적인 도움을 준 것이 화근이 되었지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바라보는 시선은 믿음직스러운 나라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다.
각종 고문과 자국민의 생명을 앗아가던 대한민국은 지나갔고, 어떠한 목적으로 그들이 갔든 그들의 목숨을 구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정부 차원의 노력은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외국에 나갔을 때 나의 생명을 저리 살려주겠지'라는 마음을 들게 만들어주었다.
두 남자의 버디무비, 장르는 액션, 드라마, 스릴러, 시대극, 어드벤처를 띠고 있는 영화 '교섭'을 만나보자.
교섭
교섭은 임순례 감독의 작품이다.
감독은 1996년 장편영화 '세 친구'로 데뷔했다. 신인 감독 시절 영화 평론계의 정점에 서있는 기념비적 인물로 알려진 '정성일'이 극찬한 인물이다. 그 당시 정성일 평론가가 주목할 신인 감독으로 임순택, 김기덕, 홍상수를 거론하였는데, 이 셋 모두 현재 영화계에서 큰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1960년 인천광역시 출생으로 대한민국 핸드볼을 소재로 삼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일명 우생순)'을 제작했으며, 이외 다수의 작품을 감독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작한 인권 소재의 옴니버스 영화 '여섯 개의 시선 (2003)' 중 외모 지상주의를 다룬 '그녀의 무게' 부분을 연출하였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에브리원 에브리씽 올 앳 원스'로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아시아계 '양자경' 여배우가 수많은 여성 배우들이 연기의 스펙트럼과 작품의 선택 폭이 넓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수상 소감을 밝혔는데, 여배우들의 연기 생활이 외모로서만 어필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참고로 '몬스터볼'로 유색 인종으로서는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할리 베리'가 시상자로서 참석해 더 빛났던 아카데미 시상식이었다.
개봉일은 2023년 01월 18일로 설 연휴를 겨냥한 작품이었으나, 초반부의 순조로운 스타트와는 달리 일본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에 밀리고, 여러 이유로 인해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제작비는 150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은 관객 수 350만 명이었으나, 동원된 수는 대략 170여만 명이었다.
블록버스터로 만들어진 영화였으니 볼거리가 있는 편이다.
관람 수위는 12세 이상으로 부모 동반하에 자녀와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실제 피랍 사건은 2007년 7월 21일 발생하여 사건 종결까지 44일이 소요되었으나, 영화 내에서는 2006년 9월 19일에 발생, 극의 긴장감을 유발하며 18일 만에 상황 종료가 이루어진다.
작作 중 '김선일 사건'과 '마부노호 피랍사건'이 잠깐씩 나오는데, 김선일 사건은 이라크전과 마부노호 피랍사건은 소말리아와 연관되었다.
황정민 배우는 '와이키키 브라더스' 이후 22년 만에 임순례 감독과 다시 촬영한 작품이며, 그의 캐릭터가 스테레오 타입으로 가는 듯싶어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황정민 배우의 연기 자체는 탁월하고 좋지만, 그가 어떠한 작품에 출연했다면, 어떠한 톤과 어떠한 목소리로 어떠한 표정으로 연기를 할지가 자동적으로 떠올라 배우의 연기에 대한 새로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외교관 '정재호'를 연기하는 황정민과 일명 또라이로 불리는 국정원 '박대식'을 연기한 현빈,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유일하게 파슈토어를 구사할 줄 아는 '카심'과 '이봉한' 역을 맡은 강기영
이 세 명을 한 영화 내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울 관객들이 있을 작품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 문화적인 차이가 큰 아프가니스탄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요소들이 들어가 있으며, 2020년 7월부터 9월까지 요르단 해외 로케이션을 한 덕분에 광활하게 펼쳐진 그 땅의 자연을 보는 것도 감상의 한 묘미이다.
샘물교회 선교단이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이 발생할 무렵 우리나라에서는 아프간에서 의료봉사를 많이 했다.
영화를 보는 동안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저 나라를 간다면, 문화적 차이에 낯설고 이질적인 차이로 그들을 밀어낼 것인가. 그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들과의 차이를 더 알아가고 그것을 통해 그들을 더욱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액션이 있지만, 드라마 라인도 함께 해 감정선을 건드리는 부분들이 함께 한다.
김선일 피랍사건 당시 인질을 구출해 내지 못한 자책감에 괴로워하는 박대식은 아프가니스탄의 인질들을 구해내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자리로 간다. 사람들의 희생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으며, 일명 또라이라던 그의 마음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해 있음을 보게 한다.
쟁쟁한 배우들을 본다는 것, 지나간 사건을 재조명해 본다는 것, 촉망받았던 신인 시절을 지나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가는 거목으로 자리매김한 감독의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 등등 수많은 이유로 이 영화를 접할 수 있겠지만, 문화적 차이를 알아갈 수 있다는 것과 광활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영화 '교섭'이다.
-
-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 '탐욕의 끝을 보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The Wolf of Wall Street)
개봉일 : 2014.01.09 (한국 기준)
감독 : 마틴 스콜세지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조나 힐, 매튜 맥커너히, 장 뒤자르댕, 존 번탈, 로브 라이너, 마고 로비
‘탐욕의 끝을 보다'
빨간 선과 파란 선이 위로 올라가느냐, 아래로 내려가느냐에 따라 하루가, 아니 몇 달, 몇 년, 어쩌면 인생이 바뀌기도 하는 그곳 ‘월 스트리트’를 배경으로 한 영업 천재 또는 주가조작의 대가 ‘조단 벨포트’의 실화를 담은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절대 실패하지 않는 조합인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로, 아주 자극적이고 혼을 쏙 빼놓는 작품이다. 주인공들은 시도 때도 없이 흰 가루를 흡입하고, 선정적인... 장면들이 굉장히 자주 등장하며, 그 김에 욕설도 시원하게 뱉어내는 이 영화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그냥 미친 것 같다고 밖엔 할 말이 없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광기 어린 눈동자와 3시간의 러닝타임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란의 순간들을 보고 있자면, 눈이 핑핑 돌다 못해 나도 그들의 일부가 된 것처럼 눈앞이 아득해지는 기분이다.
월 스트리트는 조금 전까진 억만장자가 될 운명이었던 사람이 한낱 휴지조각을 안고 쓰러지게 될지도 모르는 곳이다. 꿈을 좇아 대금융가를 찾아온 사회 초년생 조던은 회사에 완벽하게 적응하기도 전에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월 스트리트에서 밀려난다. 그는 월 스트리트에서 갈고닦은 말빨을 살려 죽어있는 거나 마찬가지인 주식들을 훌훌 팔아넘긴다. 주식 천상계인 월 스트리트에선 말단 사원이었던 그는 인간계로 내려오자마자 족족 홈런을 치기 시작한다.
끈질긴 전화 한 통이면 몇천, 몇만 달러가 내 것이 되고, 돈이 있으니 큰 집이 생기고, 큰 집이 있으니 파티를 열 수 있고, 파티엔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이 잔뜩 몰려든다. 여자들과 함께 밤을 보내고, 코를 통해 약을 후웁- 들이키면 그곳이 천국인 거다. 조던은 이제 어리버리한 사회 초년생이 아니다. 차고 하나를 임대해 친구들과 함께 시작한 사업은 점점 덩치가 커졌고, 그들은 번듯한 건물로 이사를 간다. 주식을 내다 팔아 버는 이익의 숫자도 점점 커진다. 커지는 돈의 액수만큼 조던과 친구들의 욕망도 함께 커져간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돈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탐욕스러워질 수 있는지, 얼마나 추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여과 없이 보여준다. 어차피 평생 놀고먹을 돈은 다 번 것 같은데,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조던 밸포트 당신은 대체.. 어떤 사람이었던 건가요..- 그에게 물어보고 싶을 지경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작품 중에 또 다른 희대의 사기꾼 프랭크를 연기한 <캐치 미 이프 유 캔>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그와 비교해보자면.. 이건 사기의 질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주인공 프랭크도 위조지폐를 만들거나 신분을 속이는 사기꾼이었지만, 그는 정말 순한 맛이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의 조던 벨포트의 이야기는 정말 강한 마라맛이다. 처음 이 영화가 개봉하던 당시엔 미성년자여서 바로 보진 못했고, 그 다음 해에 성인이 되어 벼르고 벼르던 ‘아직 다 못 깬 레오의 청불 영화 깨부수기’에 각잡고 도전하며 이 영화를 처음 봤는데.. 적잖은 충격을 먹기도 했다. 굉장한 경험이었다.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레오의 청불 필모 몇 작품을 깬 상태였는데.. 이 영화가 그중에서도 가장.. 선정성이 강한 작품이었다.
오늘은 빨간색이었던 것이 내일은 파란색이 될 수도 있고, 오늘의 동업자가 내일의 밀고자가 될 수도 있는 치열한 주식판에서 조던은 한 마리의 야생 늑대가 된다. 쉼 없이 사냥감을 물고, 흔들고, 뒤집어놓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조던을 연기하는 레오의 연기력에 압도되기도 했다. 언젠가 레오가 자신은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던 인터뷰를 본 기억이 있는데, 매번 느끼는 거지만 정말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 극 중에서 레오가 표현해낸 광기 어린 인물의 대담함에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 웃기게도 그를 응원하는 친구가 되기도 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총 3시간의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다. 누군가에겐 지루할 수도, 누군가에겐 차원의 문을 열어줄 수도 있는 영화다. 개인적으론 2시간에서 대략 10분 정도 넘긴듯한 피로감을 선사하는 영화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하긴 했으나, 극 중에서 워낙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다 보니 그 자극으로 인해 가끔씩 시간의 흐름을 빡-하고 맞는 느낌이었달까. 아무튼 시간 날때마다 가볍게 보는 영화라기보단, 딱 마음먹고 집중해서 제대로 즐기고 싶은 영화다.
레오의 신들린 연기가 궁금하거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작품 중 가볍고, 재치 있는 작품을 찾는다면 추천하겠다. 하지만 약물복용과 선정적인 장면, 욕설을 불편하게 느끼는 편이라면 감상을 고려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
-
- 불도저에 탄 소녀 리뷰 - 무엇이 그녀를 불도저에 태웠는가 (스포O)
-
세상을 향한 현실 폭주 드라마
‘불도저에 탄 소녀’는 갑작스런 아빠의 사고와 살 곳마저 빼앗긴 채 어린 동생과 내몰린 19살의 혜영이 자꾸 건드리는 세상을 향해 분노를 폭발하는 현실 폭주 드라마다.
드라마 ‘SKY캐슬’,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강단과 순수의 모습을 모두 보여주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김혜윤이 장편영화 첫 주연을 맡아 한쪽 팔에 용 문신을 하고 거침없이 내달리는 유일무이한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한다. 실제로 김혜윤은 직접 불도저를 다루며 혜영 역할을 위해 뜨거운 에너지를 쏟아 부어 인물의 들끓는 내면을 온몸으로 표출해 열정을 불태웠다.
개성파 연기자 배우 박혁권과 영화 ‘범죄와의 전쟁’ 드라마 ‘경찰수업’, ‘쌍갑포차’ 등의 오만석 배우, 또한 가수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예성이 출연해 극의 완성도를 더한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박이웅 감독의 데뷔작으로 사회를 향한 관점과 인물에 대한 시선으로 중장비를 끌고 관공서를 들이박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각본을 썼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현실성이 가진 이야기의 힘을 기반으로 현재를 가리키는 시의성을 더해 공감을 이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서 선보여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
- 영화 <유체이탈자> 메인 예고편
“누가 진짜 나인지 모르겠어요”
교통사고 현장에서 눈을 뜬 한 남자.
거울에 비친 낯선 얼굴과 이름,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또 바뀌었어. 낮에도 바뀌더니 밤에도 또”
잠시 후, 또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난 남자.
그는 12시간마다 몸이 바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기 시작한다.
그가 12시간마다 몸이 바뀌었던 사람들, 가는 곳마다 나타나는 의문의 여자까지,
그리고, 이들이 쫓고 있는 국가정보요원 ‘강이안’.
“이제 알게 됐어. 내가 뭘 해야 되는지”
모두가 혈안이 되어 쫓고 있는 ‘강이안’이 바로 자신임을 직감한 남자,
자신을 찾기 위한 사투를 시작하는데…
진짜 나를 찾기 위한 본능적 액션이 시작된다!
-
- 영화 <예언자> 메인 예고편
4월 2일 극장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