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2025-07-09 23:23:21
영화가 선사하는 삶의 파노라마
<씨네마 천국> 리뷰
올해로 개봉 35주년을 맞은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명작 <시네마 천국>은 단순히 한 소년의 성장담을 넘어, 영화와 인생, 그리고 진정한 우정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영화에 미쳐 살던 어린 토토가 영사기사 알프레도를 만나 평생의 스승이자 친구로 삼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필름처럼 이어지는 삶의 순간들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영화 속 극장이 토토에게 환상의 공간이었다면, 스크린 밖 현실은 전쟁 직후의 폐허와도 같다. 아버지의 부재, 홀로 자식을 키워야 하는 어머니의 서러움, 그리고 예상치 못한 비극적 사건들은 어린 토토의 삶을 짓눌린다. 영화는 이러한 잔혹한 현실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인생의 런닝 타임을 비극적이지만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토토는 사랑과 이별을 겪으며 청년으로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영화가 인생의 고통을 잊게 해주는 유일한 안식처이자 동시에 또 다른 삶의 교훈을 얻는 공간이었음을 깨닫는다.
영화의 핵심은 알프레도와 토토의 관계에 있다. 알프레도는 토토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보고, 그가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 꿈을 펼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뒤돌아보지 말고,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는 그의 냉정한 말은, 토토의 성공을 위한 알프레도의 지극한 사랑과 희생의 표현이었다. 고향을 떠나 성공한 영화감독이 된 토토가 알프레도의 부고를 듣고 비로소 돌아왔을 때, 모든 것이 변해버린 고향과 사라진 극장은 그에게 낯선 동시에 지울 수 없는 기억들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폐허가 되어 폭파되는 극장은 단순한 공간의 소멸을 넘어, 지나간 시간과 추억의 일단을 정리하는 듯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영화의 마지막, 토토가 알프레도가 남긴 고전 영화 키스신 모음 필름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의 정점이다. 이는 알프레도의 토토를 향한 그리움과 사랑, 그리고 토토가 진정한 사랑을 찾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긴 유산으로 해석된다. 극장에서만큼은 현실의 가혹함과 비극을 잊고 영화라는 환상에 빠져들었던 토토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쓰러움과 함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시네마 천국>은 영화가 가진 근원적인 힘에 대한 예찬이다. 어둠 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함께 웃고 울며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극장이라는 공간의 경험은,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지닌다. 오늘날 관객들이 극장을 외면하는 현실을 마주하며 이 영화를 다시 본다는 것은 씁쓸하면서도, 동시에 극장의 존재 이유를 되묻게 한다. 무성에서 유성으로, 흑백에서 컬러로 진화하며 늘 발전해 온 영화의 기술과 극장의 변화 속에서도 변치 않는 것은, 스크린이 선사하는 마법 같은 순간이 우리에게 주는 위로와 감동일 것이다. <시네마 천국>을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은,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에 더욱 깊은 의미를 부여하며 극장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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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 투 훅 투 어퍼 위빙
청각 장애인 여성 복서. 당신의 머릿속에는 이미 영화 한 편이 그려졌을 것이다. 각고의 노력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클라이맥스에서 멋진 승리를 거두고, 희망찬 미소 혹은 결연한 눈빛 같은 것으로 마무리되는 영화. 그러나 의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과연 장애는 “극복”의 대상인가? 그렇다고 치더라도, 경기에 승리하면 장애를 “극복”하는 것인가? 이런 이야기가 감동을 주는 이유는 사실 장애 유무가 아니다. 우리는 그냥 이런 스토리에 속절 없이 약하다. 그러니까 신체의 한계까지 몰아붙여 눈부신 성과를 거두는 사람들의 스포츠에,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펼쳐지는 누군가의 삶에 매번 감격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영화를 더 보고 싶은지 물어보면, 좀 망설여진다. 보기 전에도 다 본 느낌이 들어서.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을 연출한 미야케 쇼 감독도 같은 생각을 한 것 같다. <씨네21> 인터뷰에서 “수많은 권투 영화 명작이 있다. 그들이 했던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건 큰 승리 이후에도 인생은 계속되고 시행착오 또한 있을 거라는 것이었다. (…) 20대 후반쯤 되면 지금 삶의 방식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도 될 것인가 점검하게 되지 않나. 케이코 역시 권투로 정점을 찍고 난 후 권투를 계속 해야 하는지 고민한다.”라고 밝혔으니까.
그 마음은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 메시지는 이를테면 분자 단위 정도의 크기로 잘게 곱게 분쇄되어 있었고, 영화를 보는 동안 내리는 눈처럼 고요하게 내게 녹아 스며들었다. 연출도 연기도 모두 훌륭해서 그런가? 소리 없이 전해지는 말을 들으면 이런 기분이구나.
영화는 오가사와라 케이코라는 복서의 자서전을 원작으로 하고, 우리는 어쩐지 ‘실화 바탕’이라는 말에 자꾸 집중하게 된다. 마치 거기에 단호하게 선을 긋듯이, 영화가 시작되면 오가와 케이코라는 복서의 기본 정보가 텍스트 자막으로 깔린다. 그리고 체육관의 소리들을 들려준다. 어쩐지 ‘여기까지 기본 정보는 줬으니, 이다음부터는 영화로만 집중해 줘’라고 말하는 느낌이 들었다. 눈 내리는 고요한 날, 체육관 바닥에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낡은 운동기구가 삐걱거리고 줄넘기가 바닥에 탕탕 부딪는 소리가 우리를 영화 안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필름의 질감 안으로. 남녀 탈의실조차 분리되어 있지 않은 낡은 체육관에서, 필담으로 훈련을 시작하는 케이코의 세상으로.
필름에 담긴 도시 외곽은 어쩐지 채도가 낮다. 곳곳에 이른 아침을 시작하는 불빛들만 담겨 있는 시간 케이코가 달리기를 위해 집을 나설 때는 더욱 그렇다. 이른 새벽의 전등들은 왜 그리 피로해 보일까? 밝지 않은 불들이 서서히 켜지는 어슴푸레한 새벽은 왜 스산해 보일까? 그 도시에서 케이코는 채도가 낮은 푸른색으로 표표히 존재하고 있다. 체육관에서 입는 티셔츠도, 성실하게 훈련 일지를 기록하는 노트 옆의 파란 얼음 컵, 한 번씩 덧바르는 짙푸른 매니큐어도.
영화는 케이코의 푸르스름한 세상을 유난스럽지 않게 펼쳐 보인다. 한겨울에 웬 선풍기일까 하고 보면 이내 그 선풍기가 핸드폰과 연동된 아침 알람임을 닫게 되고, 초인종이 울릴 때 집 안에서 플래시가 번쩍인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일터에 수어로 말을 걸어오는 동료도 있고, 케이코에게 살가운 수어로 다가오는 남동생도 있지만, 케이코의 언어는 수어만이 아니다. 케이코에게는 다양한 소통의 수단이, 다양한 언어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복싱이 그의 언어가 된다. 이 영화는 케이코가 복싱을 언어로 체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개인전은 혼자 할 수 없다
케이코에게 다양한 언어가 있지만, 케이코는 그 언어들을 적극 사용해 외부로 나아가는 사람은 아니다. 케이코는 자기 세계가 뚜렷한 사람으로 보인다. 관장님 말대로 복싱에 재능은 없지만 (청각 때문이 아니라 “작고, 짧고, 주먹도 느리”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세계를 견고하게 쌓아 왔다. 복싱은 원래도 개인 스포츠지만, 경기 중에도 아무 훈수를 들을 수 없는 케이코에게는 더더욱 철저하게 자기만의 힘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고민하는 중에도 케이코는 자신의 방식을 유지하려 한다. “말하면 기분이라도 나아지지 않냐”는 남동생에게 “그런다고 달라질 게 없다”며 말하지 않으려 하고, 사람은 결국 혼자라고 생각한다. 그런 고고함이 케이코 나름의 강인함일 수 있을 것이다. 복싱은, 특히나 케이코의 복싱은 철저하게 혼자 하는 개인전이었으니 더욱 그랬을 것이고.
그러나 아무리 자기 세계가 견고한 사람이라도 혼자 살 수는 없다. 개인전인 복싱도 사실 상대와의 합으로 이루어지는, 혼자 할 수 없는 스포츠이다. 케이코의 세계에도 이런저런 고민들이 들어온다. 프로가 된 것은 대단하지만 이제 그만하면 어떻겠냐는 어머니의 만류, 갑작스럽게 체육관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 귀가 들리지 않는 케이코를 모든 체육관에서 기꺼이 받아주는 것은 아니므로, 케이코는 복싱을 그만두어야 할지,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관성과 타성을 뚫고
바로 그 지점이, 우리가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하는 지점이다. 진짜 계속할 마음이 있는지. 계속할 것인지. 계속할 수 있는지.
가끔은 그런 질문들이 삶에 벼락같이 찾아오는 일도 있다. 어쩌면 체육관이 갑작스럽게 문을 닫기로 한 것 또한 그런 순간일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언젠가 올 날이 코로나19가 앞당겨 왔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그중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것도 있지만, 도시 외곽의 낡은 복싱 체육관의 경우처럼 이미 멀어져 가던 것들을 코로나19가 가속화한 것들도 있다. 마스크로 인해 입을 읽어낼 수 없어 언어 하나를 잃은 청각 장애인들의 일상도 어쩌면 그럴지 모른다. 케이코와 부딪혔을 때 무례한 언사를 펼치던 어떤 행인처럼, 누군가의 언어 하나를 틀어막는 일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우리 사회에 존재하던 방향성인지 모른다.
그러니 코로나19는 특수 상황이었다고, 이 바이러스가 한물갔다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넘길 수는 없다. 코로나19 없이도 언젠가는 왔을 날이다. 관장님의 육체처럼, 낡은 복싱 체육관처럼, 모든 것은 언젠가 쇠잔해지니까. 우리 삶은 날마다 쇠잔해지는 가운데 우리에게 몇 개의 선택지 사이 고민을 계속 요구할 것이다. 완승하고 링 위에서 기뻐하는 날이 있는가 하면, 링에 오르기 위해 땀 흘리는 날이 있으며, 때로는 그조차 막막해지는 날도 있는 것이다.
#하루하루 어딘가에서
복싱은 무수한 반복이다. 고쳤다고 생각한 버릇을 또 고치고, 뛴 곳을 또 뛰고. 자꾸 힘이 들어가는 몸에 힘을 빼고, 심호흡을 하면서. 숨 하나씩, 주먹 하나씩, 쌓아 올리는 하루하루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힘들고 고단한 길이지만, 혼자 가는 길이 아니다.
바로 그 이유로 나는 이 영화의 엔딩이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 눈 부릅뜨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쌓아 올리는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훅 다가와서. 세상은 복싱이 사장되어 간다고 하고, 사실 필름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다는 말을 많이 듣지. 그밖에도 당신이 사랑하는 어떤 것들 또한 비슷한 평가를 받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한 면면들은 어딘가 여전히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잠깐 지나가는 것 같았던 의사 역할을 나카무라 유코가 맡고 있어, 잠시지만 반가웠던 것처럼. 곳곳에, 어딘가에, 빛나는 면면들이 여전히, 있다.
영화 내내 도시의 불빛과 질감이 피로해 보이고 스산해 보이기만 했는데, 문득 그 불을 밝히며 하루하루를 쌓고 호흡을 가다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서 힘이 솟았다. 눈을 마주할 상대가 있다는 것, 어쩌면 그게 복싱이라는 스포츠의 가장 좋은 점인지도 모르겠다.
겁 많은 사람이 복싱을 하면 등을 보이고 도망갈 것 같지만 오히려 앞으로 뛰어든다. 몸을 숙여 피해야 하는데, 어쩐지 몸을 피하는 그 잠깐이라도 상대에게서 시선을 떼기가 불안해, 피하지 못하고 주먹만 휘두르면서 앞으로 나가곤 한다. 케이코는 프로 선수니까 나 같은 이유는 아니겠지만, 어떤 이유로든 상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는 점, 두려움으로 나아간다는 나쁜 습관 하나는 공통점이었다.
케이코가 배워야 했던 것은, 물러서지 않는 마음. 물러서지 않고 대신 가드를 든든하게 올릴 것. 세상에는 겁나는 일이 많지만, 도망치고 싶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아 진퇴양난에 빠지는 순간의 괴로움도 깊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이다. 물러서지 않기, 대신 가드를 올리기.
싸울 마음이 없으면 계속할 수 없는 게 복싱이다. 고민 끝에서 51:49의 아슬아슬한 결정을 내리게 만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하게 만드는 마음이란 어떤 것인가. 결국 삶에서 결정적으로 소중한 것들은 바로 그 지점에 놓여 있을 것이다. 거울을 보며 원 투 훅 투 어퍼 위빙, 눈물 고인 눈으로 주먹을 휘두르던 케이코처럼.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내일 체육관에 가면 원 투 훅 투 어퍼 위빙, 케이코가 몇 번씩 하던 콤비네이션을 연습해 보기로 다짐했다. 이 동작을 잘하려면 어퍼와 위빙 사이에 몸을 잘 틀어주어야 하고, 그러려면 한쪽 발은 계속 단단한 축으로 중심을 잡아야 할 것이다. 승패와 상관없이 마침내 계속 “할 마음(やる気)”이 생긴 케이코의 모습이 링 위에서 드러났듯이, 나 또한 한쪽 발을 단단한 축 삼아 또 계속해 보기로 한다. 그게 무엇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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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 금쪽이만 문제이던가
6★/10★
딸이 죽었다. 혜영의 사랑스러운 딸 유리는 다른 시체 2구와 함께 한적한 호숫가 바로 옆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를 동반자살 사건으로 본다. 그러나 혜영은 경찰의 수사가 어처구니 없다. 혜영은 유리가 자살했을 리가 없다고 확신한다. 유리는 아침까지만 해도 평소와 같이 웃는 얼굴로 등교했다. 평소에 공부도 곧잘 했고, 학교에서도 반장을 맡는 드 모범적 생활을 이어갔다. 혜영은 유리의 ‘불량스러운’ 친구 예나가 딸의 죽음과 관련이 있을 거라 본다. 어딘가 못 미더운 담임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사건의 비밀을 오래 숨기지 않는다. 유리가 엄마 혜영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음이 금세 드러난다. 갑자기 선한 표정을 거두고 살벌한 표정으로 친구에게 욕을 한다거나, 아이돌 연습생 친구 예나가 전해준 우울증 약을 엄마 몰래 복용한다거나, 엄마 몰래 세컨폰을 사용한다거나. 혜영은 유리를 위해 모든 것을 마련해준다. 그리고 자신이 유리에게 주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100퍼센트 확신한다. 그래서 혜영은 유리의 반항을 허용하지 않는다. ‘널 위해서’, ‘너 좋으라고’ 하는 통제가 끝도 없이 반복된다. 아주 자그마한 반항의 시도만 있어도 날 선 통제가 가해진다.
혜영이 미리 확정해둔 유리의 세계가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유리가 자살한 이유 역시 조금씩 ‘납득’된다. 가장 결정적이었던 건 혜영이 유리의 친구 예나를 허락하지 않은 것이었다. 혜영이 보기에 아이돌 연습생 예나는 유리에게 도움이 될 친구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이 딸을 위해 설계해둔 미래를 결정적으로 훼손할 방해꾼이었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유리를 통제하려 든다. 문제는 예나가 유리의 유일한 숨구멍이었다는 것. 유리는 엄마 앞에서는 방긋 웃는 착한 딸을 연기하고, 뒤돌아서는 엄마를 경멸‧증오하는 얼굴로 동반자살을 계획한다. 경찰의 수사로 사건의 진실을 마주한 혜영은 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무너져내렸지만, 사랑하는 딸 유리를 죽인 건 혜영 자신이었다.
혜영에게도 변명의 여지는 있(을지 모른)다. 결혼 정보회사에서 일하는 그녀는 우리 사회가 사람에게 등급을 매긴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등급이 낮게 매겨진 사람이 어떤 대접을 받는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유리를 높은 등급의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혜영 딴에는, 유리에 대한 엄격한 통제가 진정한 ‘사랑의 실천’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혜영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았을까? 예나는 유리의 죽음 이후 큰 상실감에 빠진다. 선생님은 유리를 추모하면서도 내심 자신에 대한 혜영의 고소가 취하됐다는 데 더 큰 안도를 느끼는 것 같다. 혜영은 유리에게 했던 짓을 어린 아들에게 반복한다. 아들은 악을 쓰며 죽은 누나를 데려오라고 소리친다. “누나가 없으니까 이제 엄마가 나를 괴롭히잖아!” 결국 죽은 유리를 진정으로 애도하고 추모한 건 혜영이 그토록 미워했던 예나뿐이다.
혜영을 악마화‧병리화하는 방식으로 〈독친〉을 읽어내는 시도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혜영이 유별나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동시대의 부모는 모두 혜영이 자식을 사랑하는 방식의 자장 안에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상이나 행동의 정수는 본래 이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였을 때 선명하게 드러나는 법이다. 금쪽이도 문제지만, 금쪽이를 자기 소유로 여기는 양육자도 문제다. 그들이 ‘아이를 위해’ 통제를 사랑이라 생각한다는 건 더 큰 문제다. 우리 사회가 굴러가는 방식을 고려했을 때, 이런 유의 사랑이 지극히 합리적인 사고의 결과물이라는 건 더더욱 큰 문제다. 혜영의 눈과 마음은 우리 모두에게 깃들어 있다. 〈독친〉은 장르에서나 메시지에서나 스릴러일 수밖에 없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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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5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최근 국내외 영화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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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송중기, 영화 <화란> 긍정 검토
ⓒ 하이스토리 디앤씨
배우 송중기가 영화 <화란> 출연을 제안 받고 긍정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하는 위태로운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느와르 영화이다.
CGV, 어른들을 위한 장르 영화 기획전 개최
ⓒ CGV
CGV에서 6월 30일부터 7월 20일까지 3주간 어른들을 위한 장르 영화 기획전 'Cinema Adult Vacation'을 연다고 한다.
<레베카>, <펄프 픽션>, <레 드 로켓> 등 국내 미개봉작을 포함한 총 14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제 1회 청룡 시리즈 어워즈, 국내 최초 OTT 콘텐츠 시상식
ⓒ 청룡시리즈어워즈
국내 최초로 OTT 시리즈 콘텐츠 시상식인 청룡시리즈어워즈가 내달 19일 개최한다.
넷플릭스, 디즈니+, 시즌, 왓챠, 티빙 등 한국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다.
작품상, 남녀주연상, 남녀조연상, 예능인상 등 총 13개 부문에서 시상이 열린다.
마녀2, 11일만에 손익분기점 넘기다
ⓒ 네이버 영화
박훈정 감독의 영화 <마녀2>가 개봉 11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27일 기준, <마녀2>의 누적 관객 수는 224만 1,52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디즈니 + 진심 하우스, 체험형 팝업 하우스 오픈
ⓒ 디즈니+ 진심 하우스
디즈니+ 콘텐츠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팝업 하우스를 홍대에 오픈했습니다.
보고 싶은 콘텐츠를 고르면 아이패드와 헤드셋을 제공해준다고 합니다.
해외
엘비스, 3050만 달러 돌파
ⓒ 네이버 영화
오스틴 버틀러 주연의 영화 <엘비스>가 북미 주말 매출액을 3050만 달러(한화 약 392억 달러)를 돌파하였다.
<엘비스는> 7월 13일에 국내 개봉 예정이다.
기묘한 이야기,윌 생일 변경 검토 중
ⓒ 넷플릭스
시즌 2 에피소드에서 언급된 윌의 생일로 시즌 4의 특정 장면이 다르게 해석되자,
더퍼 형제는 윌의 생일을 배우 입 모양에 맞춰 3월 22일에서 5월 22일로 바꿀 생각이라고 밝혔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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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 알고리즘] 어른들을 위한 동화
[무비 알고리즘 Movie Algorithm]:
[무비 알고리즘]에서는 다양한 영화들을 하나로 묶어본다. 너무나 달라보이는 영화들. 그것들에게서 어떠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이번 무비 알고리즘의 연결고리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그리고 다룰 작품은 웨스 엔더슨, 기예르모 델토로, 팀 버튼, 헬리 셀릭이라는 네 명의 거장이 자신만의 색깔로 만들어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네 편이다. 공포와 코미디, 슬픔과 행복, 차가움과 따뜻함까지 그들의 영화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다. 지금부터 그 영화들에 담긴 연결고리를 알아보자.길을 지나다가 발견한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영화 포스터. 포스터를 본 아이는 엄마, 아빠에게 그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러 가자고 조른다. 하지만 막상 영화가 시작되고 스토리가 진행되자, 아이는 영화의 기괴함과 공포스러움, 그리고 잔인한 현실에 깜짝 놀라 눈물을 흘린다. 엄마, 아빠에게 영화관에서 나가자고 말하는 아이. 하지만 아이의 말을 못 들은 것인지 엄마와 아빠는 영화에 몰입했고, 그들의 눈가는 눈물로 젖어있다. 그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아마 아이들의 눈물과는 다를 것이다. 지금부터 어른들을 울린 동화 같은 이야기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나보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Stop-Motion Animation)’이란?
영화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스톱모션’에 대해 잠깐 알아보자. 스톱모션은 애니메이션의 한 기법으로, “물체를 아주 조금씩 움직여서 매 프레임을 촬영하고 이를 영상으로 만드는 기법”을 말한다. 이처럼 프레임을 연결하면 물체가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듯한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스톱모션은 캐릭터를 만드는 재료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질감을 묘사하는데 용이하다. 클레이나 목재, 플라스틱, 고무 등 다양한 재료를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촉각적 심상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실질적 대상을 만들어서 촬영하므로, 다양한 카메라 구도로 연출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고유의 아날로그적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스톱모션은 제작 시간과 비용이 막대하게 들고,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한 기법이라 많은 제작사가 선호하는 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해외의 ‘라이카 스튜디오’나 ‘아드만 스튜디오’, 국내의 ‘콤마 스튜디오’와 같이 스톱모션 기법을 고집하는 제작사들도 존재한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다른 기법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비단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뿐 아니라 실사영화나 광고 등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된다. 그럼 지금까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으니, 네 편의 영화들에 대해 알아보자.
<유령신부 Corpse Bride >
- 영화: 유령신부 (2015)
- 감독: 팀 버튼, 마이크 존슨
- 출연진: 조니 뎁, 헬레나 본햄 카터, 에밀리 왓슨 外
‘죽음과 삶 따윈’
어느 유럽 마을 생선 가게 졸부의 아들인 ‘빅터 (조니 뎁 分)’. 그는 신분상승을 원하는 부모님에 의해 몰락한 귀족의 딸인 ‘빅토리아 (에밀리 왓슨 分)’와 결혼을 약속한다. 서약 내용을 외우기 위해 숲속에 간 빅터는 너무나 몰입한 나머지 땅 속에 있던 ‘에밀리 (헬레나 본햄 카터 分)’의 손가락 뼈에 반지를 끼우게 된다. 빅터가 자신에게 청혼했다고 생각한 에밀리는 빅터를 사후세계로 데리고 간다. 사후세계에 간 빅터는 에밀리의 과거 이야기를 듣고 그녀를 동정하게 된다. 그러나 빅토리아가 자꾸 생각나는 빅터. 결국, 에밀리를 속여 현실세계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빅터는 빅토리아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이때, 자신이 속은 것을 깨달은 에밀리는 빅터를 다시 사후세계로 데리고 간다.
에밀리는 빅터의 청혼이 실수였음에 좌절하는데, 그를 위로해주는 빅터로 인해 그들은 점점 가까워진다. 사라진 빅터로 인해 갑부 ‘바키스 (리처드 E. 그랜트 分)’와 결혼하게 된 빅토리아. 그 소식을 들은 빅터는 독약을 먹고 자신도 죽어 에밀리와 결혼하기로 한다. 하지만 바키스가 자신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했다는 것을 알게 된 빅토리아는 교회로 도망치고, 그 곳에서 빅터와 에밀리의 결혼식을 보게 된다. 에밀리 역시 빅토리아를 보게 되는데 그들을 위해 자신이 빅터를 놓아주기로 한다.
그 순간 빅토리아를 찾아온 바키스. 빅터와 바키스는 치열한 결투를 하게 되고, 결정적 순간 에밀리가 빅터를 구해준다. 사실 바키스는 오래전 에밀리를 죽인 장본인이었고, 다시 한번 에밀리를 모욕한다. 하지만 독약을 와인으로 착각하고 마신 바키스. 결국 악당 바키스는 유령들에게 끌려가게 된다. 그리고 빅터와 빅토리아를 위해 자신의 사랑을 포기한 에밀리는 나비가 되어 그들의 행복을 빌며 하늘로 돌아간다.
‘산 사람보다는 죽은 사람’
팀 버튼 감독은 실사영화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발휘했지만, 그의 기괴하고 독특한 상상력은 스톱모션에서 더욱 빛났다. 그의 첫 작품이었던 <빈센트> 역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었고,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이나 <프랑켄위니>와 같이 대중과 비평가 모두를 만족시킨 훌륭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도 했다. 팀 버튼 감독은 이번 <유령신부>에서도 특별한 연출들을 선보였다.
유령신부에서 잘 나타나는 연출은 먼저 두 세계의 색감 대비이다. 작품의 색감을 살펴보면 현실세계와 사후세계의 색감이 너무나도 대비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빅터에게 있어 현실은 자신이 무엇 하나 결정할 수 없는 수동적이고 억압된 공간이다. 반면 저승은 자신이 선택하고 이에 따라 온전히 행동할 수 있는 주체성과 자유가 강하게 나타나는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숲이나 집과 같은 현실 속 공간은 회색이나 갈색 등 차분하고 낮은 톤의 색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반해 사후세계의 공간들은 청록색이나 보라색과 같이 화려한 색으로 활기차게 묘사된다.
캐릭터들 역시 마찬가지로 빅터의 부모님, 빅토리아의 부모님, 바키스와 같이 현실세계의 부정적 캐릭터들은 무채색의 색감을 가진데 반해, 에밀리와 벌레 친구, 유령들은 형형색색의 색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에밀리가 일반적인 유령의 색인 회색이나 검정색이 아닌 파란색의 피부를 가지고 있다는 점 또한, 색감을 통해 해당 캐릭터의 성격을 의도적으로 부여한 것이다. 이처럼 유령이나 괴물 등 인간이 아닌 대상에게 오히려 인간보다 더욱 인간다운 모습을 부여하는 것은 팀 버튼 감독의 다른 영화인 <비틀쥬스 시리즈>나 <가위손>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또한 스톱모션 기술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에밀리로 대표되는 캐릭터들의 표정 역시 세밀하게 묘사했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특유의 질감을 활용해, 얼굴 근육이나 눈동자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묘사한 것이다.
또한 작품에 등장하는 에밀리나 빅터, 빅토리아와 같이 길쭉하고 빼빼 마른 캐릭터들이나 해골들은 <팀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속 ‘잭 스켈링턴’과 마찬가지로 스톱모션과 만났을 때 더욱 시각적 재미를 준다. 작품 초반 사후세계에서 유령들이 에밀리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춤을 추는 장면이나, 작품 후반 빅터와 바키스의 결투 장면에서도 등장인물들의 체형은 스톱모션으로 인해 시원시원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희생’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놓아 줄게”라는 말은 누군가에게는 말도 안되고, 역설적으로 들릴수도 있다. 하지만 작품 내내 빅터만을 사랑했지만 그를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놓아준 에밀리. 그녀의 마음은 우리가 인생을 살다보면 어느 순간 온전히 이해하고 느끼게 된다. 삶과 죽음이라는 비유가 너무나 극단적이라고 할지 몰라도, 사랑이나 꿈 등을 무언가가 갈라 놓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 속에서 너무 좌절하거나 매달리지 말자. 멍이 들 만큼 꽉 쥔 손도 조금은 놓아보면 어떨까.
<개들의 섬 Isle of Dogs >
- 영화: 개들의 섬 (2018)
- 감독: 웨스 엔더슨
- 출연진: 브라이언 크랜스턴, 에드워드 노턴, 란킨 코유 外
‘개와 인간’
가까운 미래, 일본의 한 도시 ‘메가사키’ 그곳에서는 시민들에게 치명적인 전염병이 돌기 시작한다. 그 병은 바로 ‘개 독감’ 즉, 개가 전염병의 원인이었다. 그러자 시민들을 보호하겠다는 명목으로 메가사키의 시장 ‘고바야시 (노무라 쿠니치 分)’는 도시의 개들을 쓰레기 섬으로 내쫓는 도그노포비아 정책을 실시한다. 하지만 고바야시의 입양아 ‘아타리 (란킨 코유)’는 아버지와 다르게 개를 사랑했고, 자신의 개 ‘스파츠 (리에브 슈러이버)’를 찾기 위해 쓰레기 섬, 일명 개들의 섬으로 향한다.
그 곳에서 아타리는 ‘치프 (브라이언 크랜스턴)’를 비롯한 개들을 만나, 함께 모험을 떠나게 된다. 아타리와 치프 일행은 스파츠가 코바야시 연구소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곳에 도착한다. 하지만, 아타리를 잡으러 로봇견과 사람들이 나타나 그들은 위험에 빠지게 되는데, 그 순산 스파츠가 나타나 아타리와 치프를 구해준다. 그러던 와중 처음에는 아타리에게 적대적이었던 치프가 너무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소년인 아타리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스파츠와 치프가 형제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어느덧 새로운 무리의 리더이자 아버지가 된 스파츠. 스파츠는 아타리의 경호견 자리를 치프에게 넘겨준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고바야시 시장이 쓰레기 섬의 개들의 안락사 조건으로 재선에 성공하였고 파티를 열고 있었다. 파티와 동시에 개들에게 겨눠지는 와사비가 든 총. 그 순간 아타리와 개 백신의 혈청을 가진 ‘트레이시 (그레타 거윅 分)’가 나타나고 그들은 치프에게 혈청을 주입한다. 개들을 살리자고 연설하는 아타리. 아들의 연설에 고바야시 시장은 마음을 바꾸고 안락사 계획을 취소하려 하는데, 그 순간 고바야시 시장의 집사가 공격을 하며 파티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결국, 아타리 일행은 승리하나 아타리와 스파츠는 크게 다친다. 다친 아들을 위해 자신의 신장을 이식해준 고바야시 시장. 결국 아타리는 깨어나게 되고, 메가사키의 새로운 시장이 되어 스파츠와 치프와 함께 살아가게 된다.
‘털 하나부터 도시 전체까지’
미장센하면 뺄 수 없는 웨스 엔더슨 감독답게, 이 미장센을 위해 <개들의 섬>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통해 탄생했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자체가 수많은 돈과 노동을 필요로 하지만 이번 영화는 일반적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넘어섰다. 영화를 만드는데는 2년이 넘게 걸렸는데, 대부분의 시간이 퍼펫 (애니메이션에 사용된 봉제인형)을 만드는데 사용되었다. 개들의 섬을 위해, 개 캐릭터 퍼펫 500개, 인간 캐릭터 퍼펫 500개 총 1000개의 퍼펫이 만들어졌다. 또한 캐릭터 하나당 총 다섯 가지의 사이즈가 제작되는등 엄청난 노력이 들었다.
하지만 단순히 양적 노력 말고도 질적 노력 역시 병행되었다. 질적 노력의 대표적인 것이 퍼펫의 소재였다. 작품 속 개들의 털 질감을 현실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테디베어 공장에서 사용되는 알파카 털과 메리노 양털이 사용되었으며, 인간 캐릭터의 피부 생기를 살리기 위해 반투명 수지 점토를 사용했다. 또한 실제 같은 표정을 구현하기 위해 얼굴 교체 시스템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신속하게 표정변화를 표현할 수 있었다.
캐릭터 말고 배경을 만드는데 있어서도 커다란 규모의 세트장을 만들었고, 진짜 도시처럼 곳곳에 쓰레기를 배치함으로써 현실감을 더했다. 또한 CG를 최대한 배제하고 아날로그 제작 방식을 통한 디테일을 중시하는 웨스 엔더슨 감독답게, 구름 하나하나 강물 하나하나까지 만들었다. 화면 속 구름은 솜으로, 강물은 샌드위치 포장지로 된 컨테이어 벨트로 만들었다. 또한 작품에 기괴함과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에서 사용하는 기법인 ‘On Ones (1초당 24프레임)‘가 아닌 ‘One twos (2초당 24프레임)’를 의도적으로 사용했다.
누가 봐도 웨스 엔더슨의 영화임을 알 수 있게 만드는 그의 대표적 특징, 대칭적 구도와 균형. 속도의 조절을 통해 만들어진, 정적인 표현과 동적인 표현의 오고 감. 적절한 유머와 만화를 보는 듯한 이펙트와 편집은 스톱모션의 매력을 잘 살렸으며, 작품의 재미를 극대화했다.
‘저항의 미학’
일본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만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들개>나 <7인의 사무라이>를 오마주한 구도가 나오는가 하면, 일본의 다양한 문화가 아름답게 묘사되기도 한다. 그리고 일본어가 작품 내내 등장하기도 하는 등 작품은 일본과 너무나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작품은 개봉 직후, 서양인의 관점에서 보는 동양(일본)에 대한 전형적인 오리엔탈리즘적 시선을 갖고 있다고 논란이 되었다. 그 이유는 작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스테이시’ 일본 사회의 비랍리적인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백인 구원자의 서사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어가 자막 없이 등장한 것도 관객의 상상의 자유와 전체적 스토리의 집중을 위해서라는 감독의 설명과는 다르게, 인종차별 논란의 불씨를 지피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과 별개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만들어낸 훌륭한 비주얼과 믿고 듣는 음악은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또한 개와 인간의 관계를 통해 파시즘과 환경파괴에 대한 경계, 다수에 대한 소수의 저항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어린 소년과 그의 개가 만든 우정, 그리고 그들이 함께하는 투쟁과 이야기는 너무나 작고 절실하기에 더욱 아름다웠다.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Guillermo Del Toro's Pinocchio >
- 영화: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 감독: 기예르모 델토로, 마크 구스타프슨
- 출연진: 이완 맥그리거, 데이비드 브래들리, 그레고리 맨 外
‘가족은 만들어지는 것’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한 노인이 거대한 소나무를 깎고 있다. 노인의 이름은 ‘제페토 (데이비드 브래들리 分)’. 노인이 만든 것은 비행기 폭격으로 죽은 자신의 아들을 닮은 목각 인형, ‘피노키오 (그레고리 만 分)’였다. 피노키오를 만든 그날 밤, 제페토가 잠든 사이 숲 속의 ‘푸른 요정 (틸다 스윈튼 分)’이 피노키오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주고, 피노키오는 생명을 갖게 된다. 살아난 피노키오를 본 제페토는 충격을 받으나 이내 피노키오를 자신의 아들처럼 키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본 유랑극단의 ‘볼페 백작 (크리스토프 발츠 分)’은 피노키오를 이용하기 위해 데려간다. 하지만 피노키오를 다시 찾은 제페토와 볼페 백작. 그들이 싸우다가 피노키오는 교통사고를 당해 정신을 잃는다.
그러나 불사의 몸이었던 그는 이내 다시 이승으로 돌아온다. 볼페 백작의 부당한 계약서의 내용을 본 피노키오는 제페토를 위해 극단에서 일하게 된다. 점점 인기를 얻게 된 피노키오는 어느덧 총통 ‘베니토 무솔리니 (톰 케니 分)’를 위해 공연하게 되는데, 피노키오는 공연을 일부로 망친다. 결국 무솔리니의 경호원에 총에 맞아 죽은 피노키오. 이번에도 역시 피노키오는 이승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피노키오는 불사의 몸의 활용가치를 인정받아 군사훈련을 하게 되는데, 훈련 중 공습경보가 울린다. 그러나 공습에 살아남은 피노키오의 앞에 볼페 백작이 나타나고 피노키오를 죽이려고 한다. 버로 그 순간, 피노키오의 친구가 된 볼페 백작의 원숭이 ‘스파차투라 (케이트 블란쳇 分)’이 그를 구해준다.
하지만 그들은 바다로 떨어지고, 바다괴물의 뱃속에 들어온다. 거기서 자신을 찾아온 아버지 제페토와 세바스티안(이완 맥그리거 分)과 재회한다. 그리고 그들은 괴물이 재채기하는 틈에 다행히 탈출하지만, 그 순간 기뢰가 터져 모두가 위험에 빠지고 피노키오는 죽게 된다. 한시가 급한 피노키오는 제페토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영생을 포기하고, 영속의 모래시계를 깨버린다. 결국, 목숨이 하나 남은 평범한 목재인형이 된 피노키오. 그는 제페토와 스파자투라, 세바스티안 모두를 구하고 목숨을 다한다.
그 모습을 본 세바스타안은 피노키오를 올바른 길로 이끌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냐며, 그를 돌려달라고 푸른 요정에게 애원한다. 푸른 요정은 그의 말을 인정하고, 세바스티안의 소원을 들어주게 되며 피노키오는 다시 살아난다. 제페토는 피노키오에게 사랑한다고, 네 모습 그대로 살아달라고, 피노키오는 제페토에게 아버지가 되어달라고 말한다. 제페토, 피노키오, 세바스티안, 스파자투라는 한 집에서 서로가 생명을 다할 때까지 살아가며 영화는 끝난다.
‘나무와 동화 ’
앞서 본 작품의 감독들 역시 자신만의 특별한 세계와 개성이 있지만, ‘기예르모 델토로’ 역시 잔혹하고 기괴하지만, 또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다. 어찌 보면 ‘팀 버튼’ 감독과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필자는 기예르모 델토로의 세계가 팀 버튼 감독보다도 진중하고, 잔혹하며 무겁다고 생각한다. 특히, 영화 내내 깔려있는 찝찝하고 불쾌한, 하지만 어딘가 따뜻한 분위기. 이번 작품에서 이 분위기를 만든 것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캐릭터의 질감이다. 작품의 주인공 피노키오만을 두고 보더라도 정말 나무로 만든듯한 질감이 가히 예술이다. 목각인형 특유의 질감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그 거칠고 불완전한 질감은 피노키오의 아직 완성되지 못한 미숙하고 순수한 자아와 거기서 오는 불안감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다. 이는 스톱모션 특유의 연출을 통해 물리적 질감이 잘 드러났다. 또한 수많은 크리쳐 디자인을 만들어온 기예르모 델 토로답게 ‘푸른 요정’의 날개나 ‘장의사 토끼들’의 털, ‘바다 괴물’의 피부 등은 사실적이진 않지만, 기괴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잘 전달했다.
피노키오의 움직임과 카메라 움직임 역시 스톱모션의 특징과 어울러져 특유의 느낌을 만들었다. 목각인형이라는 피노키오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애니메이션 기법은 단연 스톱모션일 것이다. 사람과 다르게 유연성이 없는 딱딱한 나무처럼 걸어다니는 피노키오의 움직임은 스톱모션만이 주는 정지된 느낌과 맞물려 절묘하게 작용한다. 카메라 움직임 역시 피노키오를 위주로 다이나믹하게 따라가거나, 공습이나 바다괴물 장면처럼 위험한 상황에서는 정말 미세하게 흔들리면서 실사 영화를 보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몰입이 더욱 쉬웠다. 이 외에도, 전쟁 중인 이탈리아 마을의 모습이나 바다, 숲 등의 배경을 충실히 구현해 잔혹하지만 아름다운 동화의 느낌을 살렸다.‘세상 끝에서 나와’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은 그의 작품 <악마의 등뼈>나 <판의 미로>,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과 같이 전쟁이나 냉전시대의 혼란함에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하곤 했다. 이번 작품 역시 1차 세계 대전이라는 전쟁 상황을 바탕으로 동화 피노키오를 새롭게 재해석한 것이다. 피노키오는 작품 내내 제페토에게 그의 죽은 아들 ‘카를로’의 대체재 느낌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나고 피노키오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면서, 피노키오는 카를로가 아닌 제페토의 아들 피노키오 그 자체가 된다.
전쟁이나 인신매매, 죽음 등 비도덕적이고 고통스러워서 인간이 무력감을 느끼는 상황 속에서 피노키오뿐 아니라, 제페토 역시 성장한 것이다. 순수하지만 따뜻한 피노키오. 이제 필자도 어느덧 자라, 아이가 아닌 어른의 시점에서 피노키오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렇게 피노키오를 바라보니, 티끌 하나 없는 순수함을 가진 그가 부러워졌다. 부디 피노키오는 가슴 속 그것을 영원히 잃지 않기를 바란다.
<코렐라인: 비밀의 문 Coraline>
- 영화: 코렐라인: 비밀의 문
- 감독: 헨리 셀릭
- 출연진: 다코타 패닝. 테리 해처, 존 호지맨 外
‘꿈 속으로, 꿈 속에서’
새 집으로 이사온 ‘코렐라인 (타코타 패닝 分)’ 그녀에게 새 집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상한 이웃들에 찝찝한 풍경, 거기에 계속되는 부모님의 무관심까지. 심심한 코렐라인은 수맥 찾기 놀이를 하다 검은 고양이와 이웃집에 사는 ‘와이비 (로버트 베일리 주니어 分)’를 만나게 된다. 집에 돌아온 코렐라인은 집을 돌아다니다 막혀있는 작은 문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날 밤 어떤 쥐가 그 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되고 코렐라인은 따라가게 된다. 코렐라인이 통로를 지나 들어간 곳은 ‘다른 세계’였다. 그곳에는 단추 눈을 가진 ‘다른 엄마 (태리 해처 分)’와 ‘다른 아빠 (존 호지맨 分)’가 있었고, 그들은 너무나 친절했다. 그렇게 다른 세계에 빠져버린 코렐라인은 그곳과 현실 세계를 왔다갔다하게 된다. 그러나 코렐라인에게 그 세계는 위험하다고 말하는 이웃들과 고양이. 하지만 코렐라인은 이를 무시한다.
평소처럼 다른 세계에 있던 코렐라인. ‘다른 엄마’는 코렐라인에게 이 곳에서 살고 싶다면 눈에 단추를 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 말에 두려움을 느낀 코렐라인은 얼른 잠을 자 원래 세계로 돌아가려 하지만, 눈을 뜨니 여전히 다른 세계였다. ‘다른 아빠’의 말실수로 코렐라인은 다른 세계가 ‘다른 엄마’에 의해 창조되었고 그녀가 마녀라는 것을 알게된다. 결국 코렐라인은 탈출하려 하나, 다른 엄마가 이를 막아서고 코렐라인이 계속해서 반항하자 그녀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며 코렐라인을 거울 감옥에 가둔다. 그리고 그 곳에서 눈과 생명을 빼앗긴 3명의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다른 와이비의 도움으로 겨우 현실 세계로 돌아온 코렐라인. 하지만 코렐라인의 부모님은 마녀에게 잡혀간 상태였다.
부모님을 구하기 위해 다시 다른 세계로 돌아간 코렐라인. 그녀는 자신의 눈과 부모님을 걸고, 마녀와 내기를 하게 된다. 세 개의 눈을 찾아야 하는 코렐라인. 그녀는 마녀의 방해에도 세 개의 눈을 모두 찾아낸다. 그러나 내기에 졌지만 마녀는 인정하지 않았고, 코렐라인은 마녀가 현실 세계로 돌아가는 문을 열게 유도해, 부모님과 현실 세계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현실 세계와 다른 세계를 오갈 수 있는 열쇠를 찾기 위해 현실세계로 찾아온 마녀의 손. 코렐라인은 다시 한번 위기에 빠지지만 와이비의 도움으로 마녀의 손을 무찌른다. 결국, 평화를 되찾은 그들. 코렐라인과 와이비 그리고 부모님과 이웃들은 함께 파티를 하고 정원을 가꾸며 영화는 끝난다.
‘이곳에만 있는 너’
‘헨리 셀릭’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았는가? 물론, 위에서 만나본 3명의 감독에 비해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가히 스톱모션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이라고 불러도 손색 없는 위대한 애니메이터이다.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과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의 연출을 맡기도 했으며, <코렐라인: 비밀의 숲> 말고도 2022년, 넷플릭스에 공개된 <웬델 & 와일드>의 연출을 맡기도 했다. 실사영화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오고가며 작품 활동을 하던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오로지 스톱모션 외길인생을 살아온 헨리 셀릭. 그가 이번 작품에서 보여주는 특별한 요소들에 대해 알아보자.
해당 작품 역시 상당한 정성과 노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다른 세계’의 환상적인 모습을 위해 많은 풀잎들을 모두 인조털로 만들거나 하나하나 색을 칠해 꾸몄으며, 40 그루의 나무를 직접 만들었다. 또한, 주인공 코렐라인 인형은 28개가 제작되었는데, 10명의 스태프가 3, 4개월의 시간 동안 1개의 인형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자연스러운 머리카락을 표현하기 위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최초로 합성 모발을 사용하는가 하면, 55km가 넘는 촬영장소에 52개의 무대를 만들고 그 위에 130개가 넘는 세트장을 짓는 등 대규모 촬영 구역을 만들었다.
영화 속 장소를 보면, 같은 장소라도 현실 세계와 다른 세계가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대비를 보여주기 위해 각각 다른 거대한 규모의 세트를 만들었다. 특히 작품 속, ‘보빈스키 (이완 멕쉐인 分)’의 서커스와 ‘미스 스핑크 (제니퍼 손더스’), ‘미스 포서블 (돈 프렌치)’의 뮤지컬 공연 장면을 완성시키기 위해 300명이 넘는 스텝들이 일주일간 작업하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는 74초 정도만 등장하지만 말이다. 이번 영화도 앞서 소개한 <유령신부>와 마찬가지로 두 대조적 세계를 색감을 통해 강조한다. 현실 세계와 그곳의 인물을 회색과 무채색으로, 다른 세계와 그곳의 인물을 화려한 색으로 묘사한 것이다.
또한 다른 세계에는 따뜻한 조명을 사용해 그 공간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그러나, 코렐라인이 다른 세계의 숨은 진실을 알아갈수록 그곳의 전체적인 색은 안개가 낀 것처럼 탁해진다. 작품을 촬영할 때 사용된 카메라는 실사 영화에서 쓰이는 카메라였는데, 이로 인해 실사영화와 유사한 구도로 촬영이 가능했으며 극적이고 다양한 촬영기법들이 가능했다. 특히 작품 속 카메라 앵글은 어떤 상황에서, 왜곡되고 비대칭적으로 사용되어 다소 과장되고 극적인 효과를 준다. 예를 들어, 현실 세계와 비교되는 다른 세계의 기괴함과 모순을 드러내기 위해, 화면을 삐딱하게 잡거나, 인물의 신체를 갑자기 꺾어버리는 등 다양한 연출을 시도했다.
‘나와 우리를 찾아서’
영화는 주인공 ‘코렐라인’이 마녀로 대표되는 두려움에 맞서 싸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그녀는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게 된다. 또한 환상과 현실, 거짓과 진실의 차이를 느끼며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내면에 숨은 가치를 발견한다. 마지막에 가족과 친구, 이웃들과 소박하게 파티를 하는 코렐라인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어쩌면 그녀가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그녀에게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다.
혼자 있는 타인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사랑하는 이들을 불러모아 함께 식사를 하는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바라왔던 순간들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나만 성장하고 진정한 나만을 찾으려고만 애쓰는 것은 어쩌면 생각보다 큰 가치를 가지지 않을 수도 있다. 나를 찾았다면, 이제는 내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자. 그들이 있어야 우리가, 우리가 있어야 내가 되는 것이다.
동화와 스톱모션
특유의 질감과 분위기로 특별한 느낌을 주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을 보다보면, 어른이 된 내가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를 다시 읽어보는 듯한 느낌이 난다. 어른의 생각과 어른의 느낌으로 동화를 보자, 단 한번도 느끼지 못했던 생각과 기분이 드는 것처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도 그러하다. 수많은 노력의 날들이 만들어낸 두 시간도 채 되지 않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한 편. 그 한 편이 우리에게 주는 위로와 따뜻함은 동화처럼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지금까지 어른들을 위한 동화와 같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 4편에 대해 알아보았다. 처음과 마지막에 소개한 영화 <유령신부>와 <코렐라인: 비밀의 문>에 대해 더욱 알고 싶다면 ‘온더플로어’의 팟캐스트 ‘펀치 드렁크 무비’를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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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이 현실이 되는 한 해가 되길
한해의 마지막에 이찬혁의 인스타그램에 이런 피드가 올라 왔다. ‘새해 처음으로 듣는 노래가 그 해를 비유한다는 말이 있어요. 1월1일 0시 1조와 같은 행운이 24년에 당신과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1월 1일에 ‘1조’ 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그 귀엽고 사랑스러운 말에 기분이 참 좋아졌다. 새해 처음으로 보는 영화도 한 해의 기운을 넣어주는 것으로 보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제목만 들어도 모든 소원과 희망을 이루어 줄 것만 같은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라이프’ 잡지사에서 사진 현상을 담당하며 16년째 근무중인 월터 미티는 성실한 일상을보내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월터는 회사의 구조조정 때문에 폐간을 앞둔 ‘라이프’지의 마지막 호 표지 사진, 25번째 필름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25번째 사진을 꼭 표지로 써줬으면 하네, 거기에 내 사진작가 인생의 정수를 담았어.” 평소 어디론가 멀리 떠나본 적이 없는 월터는 사진작가 숀 오코넬의 사진을 찾기 위해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히말라야를 넘나들며 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어린시절 개성있는 헤어스타일을 하고 스케이트 보드에 우승할 정도로 활동적인 소년이었지만,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가장이 되고, 하루를 성실히 꾸려가는 직장인이 되었다. 평소 월터는 상상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곤 했는데,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미션을 완성하기 위해, 상상을 벗어나 세상밖으로 떠나게 된 것이다. 숀 오코넬이 사진고료를 수령해간 곳이 그린란드의 어느 술집임을 동료 셰릴에게 듣고, 그린란드로 가게 되는데…공항에 내려 렌터카 업체를 찾은 월터앞에 빨간차와 파란차 두대가 있고, 빨간 차를 선택한 월터는 술집에서 숀을 태워준 적이 있다는 헬기 조종사를 만나 헬기를 타고 물 그림자 사진에 찍힌 배까지 가기로 하는데, 이 때 두려움을 느끼는 월터의 앞에 상상 속에서 셰릴이 나타나 기타를 치며 데이비드 보위의 ‘Space oddity’를 들려주고 월터는 용기를 얻고 헬기로 뛰어 들게 된다. 고생끝에 배에 승선 했지만, 숀은 이미 아이슬란드로 떠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아이슬란드로 다시 떠나지만, 숀은 닿을 듯 닿지 않고 월터는 계속해서 숀의 사진을 찾아 모험을 하게 된다.소심하고 조용한 듯하지만 마음속에서는 끝없는 상상력으로 하고 싶은 일을 시원시원하게 해내고,세상을 구하는 슈퍼히어로가 되기도 한다. 상상을 하느라 현실에서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도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그 상상 덕분에 용기를 내기도 한다. 승진과 성공 더 큰 성과를 위한 도전이 아닌, 이제 문을 닫는 회사의 폐간호 표지사진을 찾기 위해 한번도 가 본적이 없는 곳으로 떠나는 여정. 자신이 오랫동안 해 온 일의 좋은 끝을 위해 낸 용기.
“아름다운 것들은 관심을 바라지 않지,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난…개인적으로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에 머물고 싶지. 그래 바로 저기 그리고 여기.
숀오코넬이 히말라에게서 찍으려고 기다렸던 눈표범을 보게 되지만 사진을 찍지 않고 바라보면서 하는 대사이다. 세계를 구하는 엄청난 활약보다, 평범한 하루 조용한 일상속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것만 같다. 일상 속에 아름답지 않은 순간은 없다고. 현재의 행복과 평안을 만끽 하는 것 보다 과거에 머물고, 미래를 떠도는 우리 마음을 되돌아 본다.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은 무엇인가?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영화의 처음 시작엔 월터의 현실과 상상의 구분이 명확하다. 하지만 숀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일어나는 모험은 어느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상상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아마도 월터의 ‘상상’이 ’현실’이 되어 가는 가정일 것이다.
영화의 첫 시작에 숀이 지갑에 새겨 월터에게 선물한 라이프지의 모토를 떠올려 본다.
"세상을 보고, 장애물을 넘어 너의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성공하거나, 최고가 되기 위한 여정이 아니라 나 자신이 되기 위한 여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 속에서 빠져 나와, 다른 무엇이 아닌 나 다운 삶을 꾸려 가는 한 해가 되길.
Stop Dreaming, Start liv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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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후보, 배우 이정재 시상식 불참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
2022년 새해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영화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과 영화 개봉작들의 이벤트 소식과 굿즈 일정을 소개드리는 콘텐츠입니다!
2022년을 맞이하는 이번 주 영화계 소식을 다 같이 알아보실까요?
1.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 배우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불참하기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미국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이정재는 시상식에 불참하는걸로 전해졌습니다.
그 이유는 <오징어 게임>의 제작 투자사인 넷플릭스가 시상식에 보이콧을 선언한 탓이기 때문인데요.
배우 이정재는 오는 9일에 열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최종 참석하지 않기로 전해졌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총 3개 부문 (드라마 작품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가 되었는데요.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뿐만 아니라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오영수 배우도 시상식에 불참하는걸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넷플릭스는 아마존스튜디오, 워너브라더스와 함께 골든글로브 보이콧을 선언했습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최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가 인종 다양성, 젠더 차별, 비윤리적 관행 등 부패 스캔들로 보이콧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합니다.
2. 1월 5일 <경관의 피> 드디어 개봉!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박스오피스 1위 독주 속에서 한국영화 <경관의 피>가 드디어 1월 5일 개봉했습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일 오전 9시30분 기준 실시간 예매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같은 날 개봉한 <씽2게더>와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경관의 피>는 예매율은 27%로 예매율만 놓고보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29.4%)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경관의 피>는 위법 수사도 개의치않는 광수대 에이스와 그를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신입경찰의 위험한 추적을 그린 범죄수사극입니다.
조진웅, 최우식, 박희순, 권율, 박명훈 배우등이 출연했습니다.
3. 지금은 최우식 배우 전성시대!
최우식 배우는 그야말로 요즘 전성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 연일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드라마 <그 해 우리는>과 영화 <경관의 피>로 거의 같은 시기 상반된 캐릭터로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어느 덧 10년 차 배우로 연기를 해오고 있는 최우식 배우는 한 인터뷰에서 이러한 과정 속에 있는 자신이 요즘 행복과 여유에 대해서도 느끼고 있다고 하네요.
최근 SBS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디렉터스 어워드를 수상한 최우식 배우.
올해 우리는 <그 해 우리는>과 <경관의 피>를 통해 동시 최우식이라는 배우를 만나볼 수 있고 그가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영화사에 아니 세계 영화사에서 전설로 기억이 될 영화 <기생충>속의 기우는 하나의 발자취로 간직한 채 배우 최우식의 행보도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4. 이번 주 (1월 5일~1월 9일) 영화계 이벤트 &굿즈 증정 일정
1월 5일(수)
[CGV] <경관의 피> 필름마크 증정
일시 : 1월 5일(수)~ 소진 시
극장 : CGV
증정 : <경관의 피>필름마크 1종
[CGV] <노웨어 스페셜> 엽서 증정
일시 : 1월 5일(수)~ 11(화)
극장 : CGV 용산아이파크몰
증정 : <노웨어 스페셜>랜티큘러 엽서
[CGV] <램> 포스터 증정
일시 : 1월 5일(수)~ 11(화)
극장 : CGV 일부극장
증정 : <램> 스페셜 포스터
[롯데시네마] <경관의 피> 시그니처아트카드 증정
일시 : 1월 5일 (수) ~ 소진 시
극장 : 롯데시네마
1월 6일(목)
[CGV] <전장의 피아니스트> 포스터 증정
일시 : 1월 6일 (목) ~ 11(화)
극장 :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서면, 오리
증정 : <전장의 피아니스트> 메인 포스터[CGV] <드라이브 마이 카> 포스터 증정
일시 : 1월 6일 (목) ~ 11(화)
극장 : CGV 일부극장
증정 : <드라이브 마이 카> 오리지널 포스터[롯데시네마] <해탄적일천> 포스터 증정
일시 : 1월 6일 (목) ~ 소진 시
극장 : 롯데시네마 일부 극장
증정 : <해탄적일천> 메인 포스터[메가박스] <해탄적일천> 포스터 증정
일시 : 1월 6일 (목) ~ 소진 시
극장 : 메가박스 일부 극장
증정 : <해탄적일천> 메인 포스터[메가박스] <하우스 오브 구찌> 빵원티켓 +
일시 : 1월 6일(목) 14:00
수량 : 0원 관람권 750매 / 2,000원 관람권 1,500매
방법 : 쿠폰 다운로드 및 선착순 할인 적용[메가박스] <특송> 시사회
일시 : 1월 6일(목) 20:00
증정 : <특송> 홀로그램 엽서1월 8일(토)
1월의 첫째 주 영화계 소식과 이벤트(굿즈) 소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씨네랩은 다음 주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소식과 함께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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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숨막히는 긴장감이라니! 파워 오브 도그!
제인 캠피온 감독의 파워 오브 도그 가 공개 되었습니다.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는데요.
서부극에 흔하게 등장하는 총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막히는 긴장감을 보여주죠.
대신 네 인물의 심리를 보여주는데요.
매우 긴장감있게 이들의 관계가 펼쳐집니다.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Jane Campion's Power of Dog has been released.
It was released on Netflix.
Guns that commonly appear in western movies do not appear.
Nevertheless, it shows a breathtaking tension.
Instead, it shows the psychology of four characters.
Their relationship unfolds with great tension.
Please refer to the video for detailed revi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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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언프레임드> 티저 예고편
최희서 감독의 <반디>는 엄마와 함께 사는 소녀 반디의 사연을 담았다. 떠난 사람의 빈자리를 보듬는 사려 깊은 태도가 돋보인다. 손석구 감독의 <재방송>은 이모와 조카의 짧은 동행을 따라간다. 함부로 위로하는 대신 무심한 척 상대의 마음을 쓰다듬는 원숙함이 신뢰를 더한다. 박정민 감독의 <반장선거>는 초등학교 반장선거를 소재로 마치 범죄영화처럼 흥미진진한 전개를 펼친다. 아이를 동심의 대상으로 포장하지 않는 시선이 흥미롭다. 이제훈 감독의 <블루해피니스>는 취업준비생이 주식에 얽히면서 일어난 일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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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러브 어게인> 티저 예고편
어느 날 도착한 운명의 메시지로 시작되는 예측 불가 로맨스!? ? 화이트데이 사탕 같은 로맨틱 코미디? [러브 어게인] 2023년 대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