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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072025-07-21 07:01:32

성장통이라는 꿈

영화 <이사> 리뷰

 

 

 

 

 

 

 

 

* 이 글은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 참석한 시사회를 보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스포일러 포함

 

 

 

 

 

 

 

 

 

 

 

 

성장통이라는 꿈

 

 

 

 

 

‘우리 그때 참 좋았었는데……’

 

 

 

 

 

렌코에게 엄마(나즈나)와 아빠(켄이치)와 함께 한 시간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갑자기 아빠가 집을 나가고, 엄마는 둘만의 규칙을 만들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지만 렌코는 이 변화가 싫다. 왜 예전처럼 지내면 안되는 거야?

 

 

 

렌코는 달린다. 자전거를 끌고 힘들게 올라 온 오르막길을 뛰어 내려가고, 엄마와 선생을 피해 달리고, 렌코를 발견한 아빠를 피해 또 달린다. 렌코가 달리는 이유는 변화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이다.

 

 

 

렌코는 변화를 막기 위해 시위를 계획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나즈나가 일찍 집에 돌아오면서 계획이 틀어진다. 렌코를 잡으려하는 나즈나를 피해 화장실로 도망쳐 문을 잠근다. 소식을 듣고 켄이치가 집으로 온다. 이때 렌코의 상태를 두고 둘 사이 말싸움이 오간다.

 

 

 

 

 

 

 

나즈나는 켄이치와의 생활에서 존중받지 못했다. 그녀는 피를 보면서까지 유리창을 깨뜨리며 울부짓는다. 렌코는 이유를 직접적으로 듣지 못했지만 엄마와 아빠 사이 발생한 균열을 확실히 목격한다.

 

 

 

렌코의 시위 이후 나즈나와 켄이치는 일주일에 한 번 셋이 모이는 식사 자리를 마련하기로 한다. 둘의 관계는 짧은 만남에서조차 평화롭지 않다. 과연 렌코의 가족은 화목했던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렌코는 나즈나의 허락을 받지 않고 예전에 셋이 놀러 갔던 펜션을 예약한다. 그리고 그곳에 켄이치를 부른다. 켄이치는 렌코를 이유로 재결합을 제안하지만 그때 렌코는 자리를 벗어나 도망친다.

 

 

 

 

 

이혼은 아이에게 혼란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또래집단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 나이대에 따돌림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마땅한 가족의 형태는 없다. 부모도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가진 하나의 개인이다. 나즈나는 이미 위태로울 정도로 손상된 상태다. 나즈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렌코는 깨닫는다. 나즈나와 켄이치의 균열은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변화를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행복했던 과거의 기억이 남아있다.

 

 

 

영화에서 ‘불’은 변화와 이별의 상징으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영화 초반 렌코는 불길 속에 타들어 가는 가족사진을 서둘러 꺼내 불을 끈다. 과거의 기억을 간직하고 싶은 렌코의 마음과 달리 렌코는 반복적으로 발화를 목격한다. 불에 타서 소실되는 영혼은 과거의 기억을 의미한다. 즉 영화는 렌코를 불 앞에 두어 과거의 기억을 떠나보내야 한다고 암시한다.

 

 

 

 

 

 

 

 

 

렌코는 우연히 만난 할아버지에게 ‘모든 것을 기억하고 살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마지막으로 바닷가 근처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렌코는 꿈을 꾼다. 파도를 타고 무언가 불타오르며 떠내려온다. 그 옆에서 렌코가 엄마 아빠와 함께 웃으며 장난을 치고 있다. 행복했던 과거의 기억이 그곳에 있다. 모든 게 불에 타자 과거는 바다 저편으로 사라진다. 드디어 과거의 기억이 떠나갔다.

 

 

 

성장은 이사와 닮은 것도 같다. 과거의 상태에서 벗어나는 순간 변화를 맞이한다. 변화의 길목에는 새로운 시작이 있다. 렌코는 엄마와 새로운 둘만의 규칙을 만든다. 앞으로 둘이서 잘살아 보겠다는 다짐을 친구들 앞에서 당당하게 발표한다.

 

 

 

 

 

‘어디 가니?’

 

 

 

‘미래요.’

 

 

 

 

 

 

 

이제 렌코는 미래를 향해 간다.

 

 

 

 

 

 

 

 

 

 

 

 

작성자 . 여름07

출처 . https://blog.naver.com/dreamingink/223941034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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