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tto2025-07-29 19:06:57
새벽의 숲을 헤치고
<이사> 리뷰
<태풍 클럽>이 주었던 노스탤지어, 해방, 초현실적인 감각을 기억한다. 소마이 신지가 그리는 아이들의 세계는 눈물 나게 낭만적이기도 하지만, 남자 아이들의 달리기와 가출한 소녀를 좇으면서 나와는 거리가 먼 성장통을 그리기도 한다. 그 주인공들보다 조금 더 어린 초등학생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이사>는 <태풍 클럽>의 이전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구 흔들리는 소녀를 자신의 방식대로 담아 내며, <이사>는 제목의 의미를 조금씩 바꾼다.
주인공 소녀가 부모의 이혼을 겪어내는 것이 <이사>가 다루는 큰 사건이다. 아빠가 집을 비우고 나자 그녀는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혼란스러운 감정을 마주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일을 ‘해결’해 보고자 애를 쓴다. 그리고 관객들은 알고 있다. 젊은 부부의 복잡한 관계가 해소될 리는 만무하고, 소녀는 이걸 겪어 내야만 한다. 그러나 <이사>는 관객들이 어둠 속에 앉아서 자신의 사건에 개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성장담을 그린다. 내내 동네를 뛰어 다니는 힘찬 발걸음, 집 어딘가에 숨어 있던 오래된 물건을 집는 손,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소녀는 혼란을 헤치고 미래로 가는 길에 도달한다.
후반부에 영화는 배경을 완전히 옮긴다. 마츠리를 보러 간 여행은 내달리는 소녀와 아이를 쫓으려는 추격전처럼 변하고, 홀로 축제를 즐기는 것 같던 그녀는 밤새 숲을 헤매고 바다에 들어가 과거의 자신을 마주하는 기묘한 경험까지 하게 된다. 그렇게 하고 나서야 소녀는 어디 가니? 하는 질문에 책가방을 맨 채 ‘미래로 가요!’ 하고 힘차게 대답할 수 있게 된다. 아빠가 홀로 떠난 이사, 아빠 방으로 하는 이사, 그리고 미래로 가는 이사가 되는 것이다.
이미지를 통해서 좀처럼 읽어내기 어려운 아이의 감정을 따라 가는 <이사>는 아이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어른들끼리의 갈등을 묘사하면서 드라마를 만들고 꿈 속에서 겪은 판타지를 보여 주는 것만 같지만 아름다운 ‘하이틴’ 영화로만 끝나지 않는다. 이전의 나, 그리고 미래로 갈 준비를 마친 현재의 내가 교차하는 여행이다.
(본 리뷰는 하이스트레인저 씨네랩에서 초대받은 시사회에 참석 후 작성되었습니다.)
Relative contents
-
- 상처의 재를 사랑으로 쓸어 담으며
2025년 6월 18일 수요일,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드니 빌뇌브 감독의 <그을린 사랑>(2011) 리마스터링 시사회가 진행했다. 스티커와 A3 포스터를 증정했고, 상영 종료 후 일부는 SNS 팔로우 이벤트를 통해 '한맥' 맥주캔을 증정하는 순서도 있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본 영화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씨네픽 시사회 초청으로 참석했습니다.
씨네큐브 광화문 <그을린 사랑> 시사회
미지변수
누구나 로또 당첨을 꿈꿀 것이다. 극한의 확률로 벌어들이는 일확천금의 기회는 사회인이라면 누구나 가슴 한편에 자리 잡을 것이다. 한편, 극한이 아닌 만나선 안될 극악의 확률로 벌어진 내용이 <그을린 사랑>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 초반부에서 쌍둥이 남매 중 딸 잔느(멜리사 디소르미스 폴린)는 대학원생 수학과 조교로 일하고 있다. 어머니의 숨겨둔 형제의 사실을 듣고, 교수님과 이를 추측하는 대화에서 '미지변수'를 언급한다. 미지변수는 '아직 그 값을 알지 못하는 변수'를 의미한다. 영화는 형제와 아버지를 찾아다니는 걸 맥거핀 삼아 쌍둥이 남매가 어머니 '나말 마르완(루브나 아자발)'의 과거 발자취를 따라나서며 자신들은 몰랐던 형제와 아버지, 어머니의 과거라는 미지변수들을 조금씩 알아간다. 유능한 비서로 일했던 유능하고도 조용하셨던 어머니 나말 마르완이 사실, 레바논 전쟁 속 종교 이데올로기에 피해자이자 정치 살해범으로 감옥살이까지 지냈다는 사실을 쌍둥이 남매 잔느와 시몬(막심 고데트)와 관객들이 함께 알아간다. 과거의 아픔과 흔적이 묻은 그을린 자국을 따라가며 당시의 상황을 이해한다. 하지만, 그을린 자국을 모아 다시 불길을 만들 수 없듯이 당시 있었던 불길의 뜨거움과 데인 화상을 관조할 수밖에 없다.
영화 후반부에 마침내 수수께끼의 미지변수를 밝혀낸다. 어머니가 15년간의 감옥살이 중 고문기술자의 강간으로 현재 쌍둥이 남매가 태어난 것인데, 그들의 아버지는 어머니가 처음 낳은 아이인 자히드이자 아부 타렉즉, 쌍둥이 남매가 찾던 형제였다. 페이노 공리 수학공식으로도 마주할 수 없는 극악의 확률로 밝힌 충격적인 사실은 페아노 공리계의 '1+1=2'를 반증한다.
<그을린 사랑> 스틸컷
문신
문신은 한 번 새기면 다시 지우기 어렵다. 피부에 물든 잉크처럼 영화는 레바논 전쟁의 참상과 이데올로기의 갈등이라는 거대 담론에서 생겨난 지워지지 않는 피해와 고통을 드러낸다. 삭막한 건조 기후 지역의 전경은 전쟁으로 메마른 감정을 대변하고, 극악의 확률로 발생한 근친상간의 비극은 씻어낼 수 없는 슬픔이었다. 그러나 어머니 나말 마르완은 이를 감싸 안는다. 발뒤꿈치에 박힌 문신보다 진했던 혈육에게 당했던 강간의 수모를 사랑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과거로 덮어질 그을린 잔재를 직접 형제들에게 찾도록 만들며 사건을 직시하도록 만든다. 어머니가 보여주는 꺼져가는 불씨 속 마지막 그을림은 거대 담론으로 생겨난 미적변수를 사랑이란 괄호로 끌어안아 포용한다. 자신의 어머니이자 아내인 나말 마르완 비석 앞에 서 있던 아부 타렉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충격과 혼돈마저도 그녀는 편지를 통해 차분하게 정리한다. 마치 지워지지 않는 문신이라면 싫어하기보다 차라리 이를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편이 정신적으로 더 좋은 것처럼 말이다.
-
- 각자 알아서 함께,<강변의 무코리타>
* 본 리뷰에는 영화의 자세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강변의 무코리타 Riverside Mukolitta, 2021
일본 / 드라마 / 121분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각자 알아서 함께, <강변의 무코리타>
출처: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스틸컷 (다음)
작은 어촌 마을에 있는 오징어 공장에 취직한 야마다의 목적은 오늘을 사는 것이다. 어제를 잊고 오늘을 무사히 넘겨 힘차게 내일을 맞이하고 싶단 희망적인 메시지로 읽을 수 있지만, 애석하게도 그의 '오늘' 안에는 다음 날을 향한 기쁨이나 설렘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삶의 여유는 물론이고 이를 찾으려는 의지도 없다. 그저 하루를 흘려보내고 싶은 마음뿐이다. 인생을 알차고 즐겁게 살겠다는 다짐과는 아주 먼, 무기력하면서도 음울한 그의 억지다짐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야마다는 과거를 지우기 위해 도망쳤으나, 지울 수 없어 단순한 노동으로 몸을 혹사하지 않으면 정신이 미쳐버리는, 오늘 현재에 정체된 인물이다.
그에 대해 이렇게 장황하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인물을 특이한 방식으로 소개하는 영화의 특성 덕분이다. <강변의 무코리타>는 모든 인물의 서사를 순간 포착한 사진(이미지)들로 설명한다. 사진 안에는 인물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모두 담겨 있다. 인물을 둘러싼 환경, 인물의 말과 행동, 인물이 겪을 사건과, 이미 겪었던 사건까지 어마어마한 수의 픽셀로 이루어졌다. 나아가 한 인물에 대한 정보를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드러내고 있어, 보는 사람의 역량과 상관없이 누구나 영화의 이야기와 메시지를 파악할 수 있다. 주인공 야마다로 예를 들자면, 누가 툭 치면 바로 쓰러질 것처럼 아무 의욕 없이 마을에 들어서는 그의 걸음걸이와 반가움에 건넨 사장의 악수를 받지 못하고 삐걱대며 주춤거리는 그의 옆모습이 대표적이다. 두 장의 이미지는 이야기 초반에 등장해 야마다의 현재 상황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그의 이전을 짐작하게 하며, 이후의 모습까지 상상하게 만든다. 특히 한없이 무력한 두 눈과 한껏 말린 어깨는 막 오징어 공장에 떨어진 그의 현 상태를 가장 잘 나타낸다.
출처: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스틸컷 (다음)
공장 사장의 소개로 무코리타 연립주택에 입주한 야마다에게 막무가내 이웃, 시마다가 찾아온다. 얇은 벽 탓에 목욕을 방금 마친 걸 알고 있다며 뻔뻔하게 자신도 욕실을 쓰게 해 달라는 시마다. 야마다는 난처함을 표하며 그를 내쫓는다. 찰나의 순간, 시마다는 야마다에게서 자신과 같은 구멍을 발견한다. 분명 나와 다르지만, 내가 가진 것과 같은 구멍. 주택에 사는 사람들도 당연하게 품고 있고, 인간이라면 갖고 있을 수밖에 없는 그것.
"안심하세요, 사람은 누구나 다 죽는답니다."
인간의 죽음. 태어난 순간 당연하게 예정되는 마지막 순간. 영화는 인물들의 살아있음으로 우리의 끝을 이야기한다. 주택 입주민들의 감춰진 이야기는 야마다에게 도착한 연 끊은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시작으로 한 명씩 밝혀진다. 시마다는 자식을 잃었고, 미나미는 남편을 암으로 떠나보냈다. 미조구치는 아들과 함께 묘석 방문 판매를 하지만 반년째 집세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강변의 노숙자들은 여름 태풍이 올 때마다 친구를 잃고 있었다. 모두가 생의 끝자락에서 가족을 잃은 상실과 나를 찾지 못한 슬픔, 가치관을 바꾸지 않으면 살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무코리타 연립주택에 사는 이들에겐 우는 날보다 웃는 날이 더 많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으면서 묵묵히 내일을 생각하며 하루를 산다. 이웃의 이야기에 과도한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눈과 귀로 담아내며 타인의 아픔에 소리 없이 공감한다. 세상으로 나와 어떻게 흘러가야 할지 몰라 밤마다 구구단을 거꾸로 세며 삶의 공포에서 도망가려는 야마다에게, 입주민들만의 방식은 좋은 본보기로 작용한다.
야마다는 마음을 열고 그들과 교류하면서 마침내 자신의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것을 느낀다. 멈춰있던 그의 시간이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죽음과 이별, 상실을 품고 사는 그들만의 방식을 보고 들으면서 자신이 의도적으로 감췄던, 이미 커다랗게 뚫린 구멍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 숨은 상처받은 어린 나를 구출한다.
출처: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스틸컷 (다음)
텃밭을 가꾸는 시마다는 소소함에서 행복을 찾는 자칭 미니멀리스트다. 그는 자신의 가난을 타인에게 숨기지 않는다. 자신만이 줄 수 있는 소소한 답례로 타인에게 도움과 배려를 당당히 요구한다. 야마다의 욕실과 밥통과 선풍기까지 마음대로 쓰면서, 건네는 건 텃밭에서 난 채소뿐이다. 야마다는 그의 무례함에 대응하지 않는다. 시마다가 건넨 채소는 그를 굶주림에서 구해줬고, 더 나아가 아버지의 끝처럼 고독사로 죽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 줬기 때문이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시마다를 무례한 이웃이 아닌, 좋은 밥 친구로 인식한다. 밉상으로 전락하기 쉬운 옆집 사람이 무코리타 주택에선 친근하고도 마음 따듯한 이웃이다. 자기 할 말만 하고 사라지는 주택 주인 미나미도, 반년 만에 묘석을 팔아 집세를 내는 대신 소고기 전골을 사 먹는 미조구치도, 말없이 눈빛만으로 사람을 제압하는 스님도, 골동품으로 쌓은 쓰레기 산 위에서 외계인의 연락을 기다리는 두 아이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모두 각자 자신만의 속도와 흐름으로 야마다를, 이웃을 살피고 자기 자신을 돕는다.
물론 그들도 자기가 만든 구멍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야마다와 다른 점은 그들은 혼자가 아니라 같이, 함께 견디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을 옥죄는 고통을 아주 조금씩 일상에 녹여내며, 언제 다 녹여내고 뿌리 뽑을지 생각하지도 않는다. 초조함이나 조급함 없이 묵묵히 내일을 살아가려 시마다는 텃밭을 가꾸고, 미조구치는 아들과 함께 계속 고객의 문을 두드린다. 야마다도 오징어를 손질하듯 자신만의 속도로 아버지의 죽음을 아주 천천히 들여다보며 해체한다. 자기를 버렸던 엄마의 기억을 떠올리고, 계속 따라다니는 두려움과 분노의 실체를 입 밖으로 털어놓는다. 이미 뚫려버린 구멍을 메우기 위해선 그 깊이를 먼저 알아야 하니까.
출처: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스틸컷 (다음)
"누구든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는 법이야."
야마다의 사정을 알고 있던 공장 사장의 첫마디, 영화는 처음부터 친절했다. 야마다를 위해 준비된 위로와 사람들, 끝내 미소를 되찾는 그의 정해진 미래까지 무난하고 뻔한 전개 방식이지만, 이는 <강변의 무코리타>가 의도한 것이다. 영화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이야기를 이끄는 인물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현실 속 우릴 대변하는 건 인물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간을 가장 두렵게 하고 움츠리게 하는 건 무엇일까. 영화는 죽음이 그 시작이라 봤다. 야마다와 이웃들을 통해 '인간이 죽는 건 당연하다'는 말속에 담긴 부정을 긍정으로 바꿔 가는데, 단순히 죽음을 좋고 친숙하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죽음이 같은 선상에 있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고 오히려 마땅하다는 것을 얘기한다. <강변의 무코리타>의 강점은 이를 위해 우리의 생을 가장 먼저 찬미한다는 것이다.
죽음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지만, 영화의 추는 늘 살아감에 위치해 있다. 반드시 찾을 수 있는 행복과 희망, 그리고 용기. 야마다는 몰랐던 것뿐이다. 갓 지은 밥을 코로 먼저 맛보고 목욕 뒤 맥주 대신 우유를 마시는 일이 사실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소소한 버팀목이었고, 민달팽이를 보며 어머니를 떠올리고, 과거에 발목 잡혀 불면증에 시달리는 일은 ‘내’가 살아가고 있기에 겪는 과정이었단 진실을 말이다. 야마다는 이웃들과 똑같이 ‘종료되지 않는 치유 과정’에 들어가면서 생명의 전화를 거북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가 그랬듯, 깊은 위로로 받아들인다.
출처: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스틸컷 (다음)
<강변의 무코리타>가 세운 확실한 전제가 좋다. 연립주택에 사는 이들이 구멍을 없애려고 일부러 함께 모여 살고 계획적으로 이웃에게 관심을 주는 게 아니라는 것, 각자의 방식으로 나의 아픔을 헤아리면서 무작정 타인의 아픔을 위로하지 않는 것. 무엇보다 의도적이지 않은 관심과 크기를 재지 않는 진심, 실없이 터지는 무해한 웃음으로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서로를 보살피는 그들의 이야기는, 정말 위로와 힘을 주는 영화다웠다.
야마다 아버지의 유골함, 미니멀리스트 시마다의 거미줄 이야기, 허기진 배를 채우는 미조구치의 상상극, 생명의 전화와 하늘을 헤엄치는 금붕어, 연립주택 사장 미나미가 품은 남편의 뼛조각, 외계인의 연락을 받기 위해 쌓은 전화기 산, 강변 노숙자의 기타 연주… 다양한 형태와 질감 그 속에 똬리를 튼 생의 의미까지 <강변의 무코리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구멍을 파고 또 파면서 이미지를 순간 포착해 생산하고, 비로소 단 한 장의 사진(영화)을 찍어 낸다.
그들의 가족사진에서 하늘을 헤엄치는 금붕어가, 떠난 이들의 유영이 보이는 걸 보니 아무래도 강변에 노을빛을 뿜어내는 무코리타가 온 듯싶다.
-
-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좋은 영화 추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새롭게 추천 콘텐츠를 시작해보려고 하는데요!
바로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입니다!
이 게시물 혹은 씨네픽 인스타그램에 올라간 동일 내용의 콘텐츠 게시물에
자신이 보고싶은 영화에 대해 적어주신다면 다음 콘텐츠를 올릴 때 여러분들의 댓글을 바탕으로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을 해드리려고 합니다:)
이번은 첫 시작이다 보니 씨네랩 에디터가 원하는 영화를 큐레이션 하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 시작해볼까요?٩( ᐛ )و
씨네랩 에디터가 찾고 있는 영화는 바로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좋은 영화'인데요.
그럼, 지금부터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 재미있는 영화를 추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클릭
ⓒ 네이버 영화
synopsis
건축가 마이클(아담 샌들러)은 어여쁜 아내(케이트 베킨세일)와 두 아이를 둔 가장으로 끊임없이 밀려드는 일과 가정 돌보기까지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정신 없는 평범한 직장인. 집에서 TV를 틀려다 수많은 리모컨에 헷갈려 하던 마이클은 여러 기기를 하나의 리모컨으로 조정하는 만능 리모컨을 얻어온다. 무슨 일이든 맘대로 조정할 수 있는 만능 리모컨 덕에 유쾌한 인생개조를 시작한 마이클은 룰루랄라 즐겁기만 한데..
cine pick!
신선한 소재와 함께 재미와 감동을 모두 다 잡은 영화이다.
굉장히 가벼워 보이면서도 한 편으로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하다.
나는 조지아의 미친 고양이
ⓒ 네이버 영화
synopsis
아무때나 애정확인을 하시는 부모님, 자신을 고양이라고 생각하는 어린 동생 리비, 얼핏보면 털뭉치 같은 고양이 앵거스와 살고 있는 평범한 여학생 조지아 니콜슨은 런던에서 이사 온 멋진 로비를 보고 남자친구로 만들기 위해 갖가지 핑계를 만들어내며 접근한다. 하지만 이미 왕가슴으로 유명한 여자친구가 있는 로비.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조지아는 소문난 바람둥이를 찾아가 키스강습도 받고, 엄마가 선물한 연애소설도 활용해 보지만 로비와의 사이는 점점 멀어져만 가는데…
cine pick!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좋은 장르 중 하나가 바로 하이틴물인 것 같다.
여느 하이틴물처럼 뻔하고 오글거리는게 매력적인 영화이다.
매력적인 캐릭터의 등장과 최고의 OST가 삽입됐다는 점에서 추천한다.
레터스 투 줄리엣
ⓒ 네이버 영화
synopsis
작가 지망생 소피는 전세계 여성들이 비밀스런 사랑을 고백하는 ‘줄리엣의 발코니’에서 우연히 50년 전에 쓰여진 러브레터 한 통을 발견하고, 편지 속 안타까운 사연에 답장을 보낸다. 며칠 후, 소피의 눈 앞에 편지 속 주인공 클레어와 그녀의 손자 찰리가 기적처럼 나타나는데…
cine pick!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의 감독 개리 위닉의 작품이며, 스토리 자체가 가벼워
무난하게 보기 좋은 영화이다. 영화는 이탈리아의 풍경을 담으며, 아름다운 영상미 뽐내 보는
내내 눈을 즐겁게 만든다. 다만, 로맨스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21 점프 스트리트
ⓒ 네이버 영화
synopsis
고등학교 시절을 전혀 다르게 보낸 운동만 할줄 아는 젠코(채닝 테이텀)와 공부만 할 줄 아는 슈미트(조나 힐).
하지만, 둘다 '프롬(졸업 무도회)'을 못가긴 마찬가지였다. 졸업후 경찰학교에서 다시 만난 이둘은
서로의 약점을 채워주며 둘도 없는 단짝이 된다. 의욕에 불타는 초보 경찰이었지만 결국 곱상한 외모 때문에
고등학교 잠복근무로 부서 이동되어 버린다. 신종 약물이 활개치는 '21 점프 스트리트'의 한 고등학교에서 그 시절과는 정 반대의 고교생활이 펼쳐진다.
cine pick!
덤앤더머 케미를 선보이는 조나 힐과 채닝 테이텀의 타율 높은 개그, 그리고 반전 매력을 뽐내는 액션씬까지!
여러가지 매력이 더해져 킬링타임용으로 보기 좋은 영화 중 하나로 손에 꼽히기도 한다.
럭키
ⓒ 네이버 영화
synopsis
범죄조직의 1인자를 노리는 재호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는
교도소에서 만나 서로에게 끌리고 끈끈한 의리를 다져간다. 출소 후, 함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의기투합하던 중,
두 사람의 숨겨왔던 야망이 조금씩 드러나고, 서로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들의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하는데…cine pick!
코미디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유해진 배우의 첫 원탑 주인공 영화 <럭키>이다.
유해진에 의한, 유해진을 위한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보는 내내 빵빵 터지며, 유해진 배우의 팬이 될 수 밖에 없는 영화이다.
정직한 후보
ⓒ 네이버 영화
synopsis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에게 청천벽력이 떨어진다.
하루아침에 거짓말은 1도 할 수 없는 ‘진실의 주둥이’를 갖게 된 것!
최고의 무기인 ‘거짓말’을 잃자 그녀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데…cine pick!
<김종욱 찾기> <부라더> 감독인 장유정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와 연기로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끈 영화이다.
프리 가이
ⓒ 네이버 영화
synopsis
평범한 직장, 절친 그리고 한 잔의 커피. 평화로운 일상 속 때론 총격전과 날강도가 나타나는
버라이어티한 ‘프리 시티’에 살고 있는 ‘가이’. 그에겐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다.
우연히 마주친 그녀에게 한눈에 반하기 전까지는…
갖은 노력 끝에 다시 만난 그녀는 ‘가이’가 비디오 게임 ‘프리 시티’에 사는 배경 캐릭터이고,
이 세상은 곧 파괴될 거라 경고한다. 혼란에 빠진 ‘가이’는 ‘프리 시티’의 파괴를 막기 위해
더 이상 배경 캐릭터가 아닌, 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한다.cine pick!
짜릿한 액션부터 시작해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코미디까지!
NPC의 이야기를 담은 신박한 소재로 관객들의 흥미를 끌었으며
매력적인 캐릭터와 CG 효과로 눈까지 즐겁게 만드는 영화이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
- 백종원도 못 살릴 프랜차이즈 영화
이 글은 영화 [데몬 헌터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시간을 아끼고 싶었다.
연차를 쓴 덕에 4/29일 오후부터 5/7일까지 연휴를 즐기고 싶었던 한낱 회사원은 수요일인 4/30일까지 공식 스케줄(?)을 마무리하고 집에 칩거하고 싶었다. 그래서 5/1일에 친구와 만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굳이 4/30일에 약속을 잡았다. 문화의 날이니 영화 티켓 가격도 저렴할 거라는 허울 좋은 핑계와 함께.
그러나 그 시간대에 볼 수 있는 영화는 아쉽게도(?) 지금 현재 내가 리뷰를 쓰고 있는 영화 밖에 남아있지 않았고 친구와 오래간만에 닭가슴살 아닌 밥을 먹은 것에 들떠서 오랜만에 팝콘 무비를 보며 가벼운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짧다면 짧은 내 영화 리뷰어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로 영원히 기억될 선택이 되어버렸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분명 그가 하던 많은 것들이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의 주먹은 시원했고 그가 가져다주는 결말은 아슬아슬하지만 언제나 해피엔딩이었으며 복잡한 마음 없이 순수하게 웃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영화들로 그를 기억할 수 있었다. 그 덕에 그는 조금 식상하다는 말을 들을지언정 주먹 하나로 세계를 제패하는 큰 줄기를 가진 영화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물론 어느 시점에서부터는 식상하다는 말을 “보장된” 혹은 “마동석표”라는 꼬리표로 슬며시 가리고.
그러나 이번만큼은 장르를 잘못 골랐다.
오컬트라고 불리는 장르의 기본은... 다시 한번 설명하지만.. 악마에 씐 피해자의 몸에서 악마를 몰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를 위해서는 필요한 것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구마의식을 거행하는 사람의 존재다. 구마의식의 가장 핵심은 몸 안에 깃든 악마의 이름을 알아내는 것이고 , 그 이름을 알아내는 게 피해자를 있는 대로 줘패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이 의식으로만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마동석이 필요할 이유가 전혀 없어지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누군가를 터트릴 것처럼 두들겨 패는 것은 여태 줄곧 해온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익숙한 주먹질마저도 임팩트가 없다는 점이다. 주먹질(?)이 임팩트가 있으려면 정말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리고 압도적인 힘으로 이뤄져야 할 텐데 이 영화에서 있을 하이라이트는 샤론(서현)의 구마 의식에 맞춰져 있는 것이 장르의 특성상 당연하니, 결과적으로 제아무리 악마의 자식이라며 눈을 시뻘겋게 칠하고 나온다 해도 한낱 육신이 있는 존재일 뿐인 사람을 향한 타격이 구마의 절정이 될 수는 없다. 그러니 가볍고 형식적인 주먹의 합 만이 오갈 뿐, 목적도, 힘도 잃은 그의 주먹은 그저 애꿎은 액션배우들에게만 꽂힐 뿐이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불행하게도, 이 영화는 시기도 잘못 선택했다. 그것도 두 가지 의미의 시기로.
최근에는 유난히 한국형 오컬트 영화가 많이 개봉했다. [검은 수녀들]을 필두로 [퇴마록], 그리고 조금 더 넓게(?) 보았을 때는 넷플릭스의 [계시록]까지. 모두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일정 수준 이상의 화제성은 다 갖고 있었던 작품들이었고, 구마 의식에 있어서도 종교의 통합을 보이려는 신선한(?) 시도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오컬트 장르에 대한 체감적인 장벽이 유난히 한국 관객들에게는 낮아진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 역시 팀을 이뤄 구마의식을 행한다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는 했지만, 나머지 영화 장르적인 특성은 소위 뜬 영화들에서 다 갖고 와서 섞어놓은, 아니 그저 휘휘 저어놓은 것에 불과했다.(어떤 장면의 경우는 언급하기도 싫을 만큼 똑같아서 불쾌할 정도였음).
그 사이에 장르영화를 보는 눈이 최소 한 뼘 이상은 성장한 한국 관객들에게 이런 점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라면. 그것은 오산이라는 단어를 벗어나 기만에 가깝다 말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언급한 시기적인 문제가 시간의 흐름상이라는 의미를 제외하고 동시간대.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해도. 이 영화에서 받은 실망감을 설명할 수 있다(?). 이 영화를 본 다음 날 조조영화로 본 영화 [파과]의 리뷰를 먼저 썼을 정도이니 말이다.
마치면서
사진 출처:다음 영화/영화를 본. 내 표정과 같음.
그의 주먹을 앞세운 액션 세계관은 이제 장르를 넘어 문어발 프랜차이즈를 노리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하지만 이제는 그의 장기마저도 통하지 않아서, 백종원이 와도 살리지 못할 것만 같은 영화가 제작되는 시점까지 와 버린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영화를 보며 딱 한 번 웃었는데 웃으면서도 내가 싫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안 통하는 마동석의 운수 나쁜 날이 2025년 4월 30일로 기억될 것이다.
[이 글의 TMI]
1. 마지막 장면은.. 뭐 제작비가 남아서 넣은 걸까.
2. 글을 쓰면서도 어이가 없다.
3. 다음 주는 뭘 봐야 할까. 추천 좀...
#거룩한밤데몬헌터스 #임대희 #마동석 #서현 #이다윗 #경수진 #한국영화 #오컬트 #액션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리뷰어 #영화해석 #결말해석 #영화감상평 #개봉영화 #영화보고글쓰기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메가박스 #영화꼰대
-
- <연애다큐>,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기록해준다는 것
영화를 보고 나면 항상 '무언가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영화를 보고 난 후 '집에 가서 꼭 떡볶이를 먹어야겠다', '이 영화를 보고 피로해졌으니 집에 가서 푹 쉬어야겠다' 등의 생각이 드는 것 말이다.
나는 영화를 보고 난 후 다짐한 것을 꼭 실천하는 편인데,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내가 다짐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기록하자'였다.
<오늘 영화>의 세 번째 에피소드인 <연애다큐>의 큰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연인 사이인 교환과 하나는 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사전제작지원금을 받기 위해 둘의 셀프 연애 다큐멘터리(프로젝트명: 러브(LOVE))를 촬영한다. 이 다큐는 캠코더를 들고 교환과 하나가 계속 서로를 찍어줌으로써 완성한 작품이다.
이들은 1차에 합격하고, 2차 피칭심사까지 무사히(?) 마쳤다.
하지만 하나의 '변덕'과 예술성 취향의 차이 등을 이유로 둘은 헤어지게 된다.
그러던 중 교환은 둘의 작품이 심사에서 합격하여 사전 제작지원금 500만원이 지급될 것이라는 연락을 받게 되었고, 하나에게 이 소식을 알리며 연애다큐를 다시 찍자고 한다.
헤어진 뒤로 다시 교환과 만날 생각이 없었던 하나는 처음에는 거절한다. 하지만 전시회를 구경하다 300만원짜리 도자기를 깨트려버린 하나는 지원금 500만원 중에서 300만원을 가져간다는 조건을 걸고 결국 교환과 다시 연애다큐를 찍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교환의 가족잔치에도 참여한 하나는 갑자기 다큐를 촬영하러 나오지 않았고, 며칠 후 교환에게 깨진 도자기를 택배로 보낸다.
교환은 깨져버린 도자기를 온 집안에 본드냄새를 풍기며 억지로 다시 붙인다.
그리고 본드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도자기를 들고 하나를 찾아간다.
- 가끔 누군가 나를 기록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게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이자, 영화의 시작과 끝에 내레이션처럼 나오는 대사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록하는 것은 단순히 그 순간의 상대방의 모습을 영구적으로 남기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 나의 마음'도 함께 기억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사진이나 영상은 화면 위에 보여지는 모습뿐만 아니라 그 기록을 남긴 사람의 마음도 함께 담아져서 나오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를' 찍느냐- 만큼 중요한 게 '누가' 찍느냐-라고 생각한다.
교환과 하나가 열심히 연애다큐를 찍고 있는 장면들이다.
진짜 내가 한 커플의 연애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다.
- 나는 갑자기 아빠에게 교환이를 소개시켜줄 마음이 사라졌다.
그냥 변덕이었다.
두 시간 동안 오토바이를 탔는데 아직 여의도롤 못 벗어나서도 아니고, 지식인에서 봤다는 그 저질스러운 오줌소태 퇴치법이 소용없어서도 아니었다.
그건 그냥 변덕이었다.
'변덕'.
때로는 그 단순하다고 느껴지는 변덕 때문에 많은 모습이 바뀌곤 한다.
변덕 때문에 열심히 준비하거나 쌓아왔던 어떤 일을 단숨에 그르치기도 한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도 아니고, 해서는 안 되는 일도 아니다.
변덕 때문인데 뭐 별 수 있나.
- 교환이는 남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비춰질까에 대해서 많이 신경쓰는 타입이다.
EIDF 다큐멘터리 제작지원작 공모를 알리는 뉴스에 교환이 자꾸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장면이다. 너무 재미있다.
이런 유머포인트가 정말 너무 진짜 완전 좋다..
보다보니까 약간 무한도전 <TV전쟁> 에피소드에서 자꾸 서성거리는 정준하 같기도 하다.
화면에 자꾸 나오는..
교환: 셀프 연애다큐멘터리 '연애다큐' 가제를 기획한 구교환, 이하나 커플입니다.
이하나 배우와 저는 실제 연인입니다.
이하나 배우는 저희 집에서 같이 삽니다. 아니, 거의 같이 잡니다.
근데 저는 부모님이랑 같이 삽니다.
하나: 그렇다고 저희가 결혼을 약속한 사이는 아니구요.
구교환 어머님, 구교환 감독님의 어머니께서는 저한테 매우 잘해주십니다.
맛있는 걸 많이 주십니다. 참외는 어디서 사오시는지 껍질채 먹어도 참 맛있습니다.
-
심사위원: 그래서 주제가 뭔가요?
교환: 반지의 제왕에도 주제가 있죠? 뭐, 좆밥 호빗이 큰일을 해낸다든지?
마찬가지로 저희 다큐에도 주제가 있는데요, 그 호빗이··· 아라곤과···
2차 피칭심사를 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정말 영상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글로만 전달되지 않는 그 무언가가 이 장면에 가득하다.
주제가 뭐냐는 심사위원의 질문에 '좆밥 호빗이 큰일을 해내는' 반지의 제왕 이야기를 꺼내는 교환의 모습이 참 재미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내 웃음포인트이다. 너무 재밌어.. 너무 웃겨
그리고 황급히 하나가 교환의 마이크를 뺏는다.
심사를 마치고 둘은 치킨을 시켜 먹는다.
하나는 양념을 좋아하는데 교환은 후라이드만 주문했다.
그럼 반반을 시키면 되는 거 아니냐는 하나의 말에도 불구하고 교환은 왜 양념을 고집하냐면서 또 카메라를 꺼내든다.
술을 마시다 전시회에 가자는 하나의 전화를 받고 교환은
- 내가 어쩌다 문화예술오타쿠를 만나가지고···
라는 말을 남긴다.
하나는 먼저 와서 전시회의 커플 사진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숙취로 힘들어하는 교환은 뒤늦게 전시회장에 도착했다. 하나는 이런 교환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먼저 전시회장 밖으로 향한다.
사람이 꽉 차 있는 엘리베이터를 본 교환은 얼른 엘리베이터에 탔고, 하나가 가만히 서 있자 하나에게 밑에서 만나자는 수신호를 보낸다.
하나는 이 모습을 가만히 서서 보다가 큰 소리로 웃더니 교환을 기다리지 않고 그냥 나가버린다.
하나와 헤어진 교환은 노래방에서 변진섭의 '로라'를 열창한다.
실제로 구교환 배우가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부른 노래도 로라라고 한다.
완전.. 진짜 다큐다..
영화 <세마리>에서 윤종신의 '부디'를 부르는 교환 배우를 보고도 한 생각이지만 담백하게 노래를 참 잘 부르는 것 같다.
그리고 며칠 후, 교환은 2차 피칭심사도 합격하여 최종적으로 사전제작지원금 500만원을 받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는다.
그리고 하나에게 연애다큐를 다시 찍자고 한다.
처음에 이를 거절했던 하나는 전시회장에서 도자기를 깨트리게 되었고, 결국 300만원을 본인이 가져간다는 조건 하에 다시 연애다큐를 찍기로 한다.
<연애다큐>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다.
교환과 하나는 어느 날, 교환의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사진관에서 함께 일하게 된다.
손님 한 분의 여권사진을 찍고 사진을 보정하면서 교환이 다음과 같은 말을 건넨다.
- 하나야. 난 이렇게 가게에 손님이 딱 들어오잖아? 그럼 이 사람이 증명사진 찍으러 온 건지, 여권사진 찍으러 온 건지 딱 안다?
내 이 여자도 여권사진인줄 딱 알았어.
눈이 너무 슬프잖아. 떠날 사람은 준비하는 게 보여.
'떠날 사람은 준비하는 게 보인다.'
이미 그 눈에서 떠나기로 결심한 슬프고도 단단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이 말을 하는 교환의 눈빛이 조금은 슬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교환의 가족잔치에도 초대된 하나는 그곳에서 노래를 불러보라는 가족의 성화에 이선희의 '인연'을 부른다.
- 노래를 부르기로 한다. 난 여배우니까.
하지만 이날 이후 하나는 연애다큐를 찍으러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교환에게 하나가 보낸 깨진 도자기가 도착한다.
교환은 온 집안에 본드 냄새를 풍기며 깨진 도자기를 다시 붙인다.
- 나는 하나가 왜 도자기를 보냈는지, 그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이건 이하나의 편지다.
이미 깨져버린 도자기.
산산조각나서 온 집안에 본드냄새를 풍기면서 다시 붙여야만 원래의 모습을 간신히 갖출 수 있는 도자기.
하지만 원래의 깨끗하고 정교한 모습을 갖추지는 못하는 도자기.
자칫 잘못 만지면 손이 베여서 다칠수도 있는 도자기.
이미 깨져버린 하나의 마음, 깨져버린 교환과 하나의 사이.
자칫 잘못 건드리면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게 되어버렸다.
- 우리 엄마가 너 되게 미워해. 집에 본드 냄새 많이 난다고.
이걸 내가 붙이면서 진짜 생각을 많이 했어.
이렇게 막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거 있잖아.
잘했어. 잘 보냈어, 응.
그리고 교환은 자신이 열심히 붙인 도자기를 하나의 앞에서 떨어트린다.
당연히 이미 한 번 깨졌었던 도자기는 산산조각이 났다.
- 이거 딱 붙여놓고나서 이걸 보니까 무슨 생각이 제일 먼저 든 줄 알아?
봐봐. 안 예쁘잖아.
'안 예쁘잖아'.
이미 깨져버린 도자기는 다시 열심히 붙여봐도 안 예쁘다.
이미 떠난 사람도 붙잡아봤자 그 마음이 이전과 같을 리가 없다. 오히려 더 이질적이다.
교환도 이를 깨진 도자기를 붙이면서 깨달았다.
깨진 도자기를 다시 붙여봐도 안 예쁘듯이, 이미 깨져버린 하나의 마음을 다시 붙일 수 없다는 사실을. 깨져버린 하나와의 사이도 옛날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 가끔 누군가 나를 기록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이 대사가 나오며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난다.
유난히 예뻐보이는 사진이나 영상이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기록물들에는 모두 사랑이 담겨 있었다.
누군가를 기록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 순간의 장면만 포착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누군가'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 나의 마음, 나의 사랑까지 모두 담아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끔 누군가 나를 기록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게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정말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모습을 마음을 담아 기록해준다면.
-
- 혼돈과 비극으로 넘쳐나는 세상을 품은 낯선 뮤지컬
이 영화를 어떻게 봐야 할까? 한 마디로 카오스다. 장르도, 이야기, 형식도 하나로 규정짓기 힘들다. 마치 각 요소를 특성만을 가져와 한데 섞은 혼돈의 모양새다. 성을 바꾸는 마약왕의 설정이나, 스페인어 기반의 뮤지컬 형식, 멕시코의 척박한 현실 속 핍박 받는 여성들의 이야기 등 보기만 해도 잘 붙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는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발휘되었다. 작년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여우주연상 수상,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다 후보작(13개 부문 노미네이트)만 봐도 그렇다. 영화가 담은 혼돈의 세상이 마치 우리의 인생처럼 느껴져서일까? 평가야 어떻든 <에밀리아 페레즈>는 흥미로운 작품인 것만은 확실하다.
멕시코에 사는 리타(조 샐다나)는 정의로운 법조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변호사가 되었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돈과 권력의 논리에 살인자를 변호하는 처지.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찾는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송신자는 마약왕 마니타스(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그는 리타를 향해 자신이 여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고 도움을 요청한다. 여자가 된 이후의 삶을 만들어주면 거액의 돈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리타는 고민 없이 이를 수락하고, 마니타스를 에밀리아라는 여성으로 만든다. 마니타스의 아내 제시(셀레나 고메즈)와 아이들을 챙긴다. 몇 년 후, 리타 앞에 에밀리아가 나타난다. 그리고 또 하나의 부탁을 한다. 과거 자기 가족과 함께 살게 해달라고.
<에밀리아 페레즈>는 마약왕에서 성녀가 되는 구 마니타스 현 에밀리아의 삶을 중심으로 이어간다. 진정 자신의 모습을 찾고 싶었던 트랜스젠더의 삶은 그 자체로 우여곡절이 많다. 새로운 인생을 갖기 위해서 그만큼 과거의 인생을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 써야 했던 사회적 가면을 벗어던지고, 진정한 얼굴로 살아가는 걸 선택한다. 물론, 그로 인해 생기는 일들은 기쁨보단 슬픔이 가득 차 있다.
영화는 이런 에밀리아의 선택을 통해 한 사람이 정반대로 변한다고 해도 그가 과연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 수 있겠느냐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작금의 시대에서 사회적 가면을 벗고 자신의 본모습을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처럼도 들린다.
극중 에밀리아는 성만 바꾼 게 아니다. 범죄 집단 내 지위, 가장의 지위를 내려 놓는다. 수술로 인해 180도 바뀐 삶을 즐기는 듯 하지만, 이내 과거의 삶으로 돌아가려 한다. 아이들이 보고 싶어 멕시코로 가고 마니타스의 친척으로 위장해 가족과 함께 산다. 그로 인해 복잡한 문제들이 생긴다. 몸은 에밀리아지만, 마음은 마니타스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감독은 이 캐릭터를 통해 아무리 자신의 본모습으로 살려고 해도 한 번 쓴 사회적 가면은 벗기 힘들다는 걸 보여준다. 이는 인간 본성과 사회적 역할의 첨예한 대립으로 읽히며, 인간에게 정해진 운명을 쉬이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도 확장 해석할 수 있다.
리타와 제시도 마찬가지다. 에밀리아를 도와준 후 거액을 받고 유럽에서 새로운 삶을 살았지만, 결국 멕시코로 돌아오고, 제시 또한 새로운 연인과 사랑을 불태우고 떠나려 하지만, 에밀리아와의 연을 끊어내지 못한다. 영화 초반 “정말로 수술한다 해도 ‘여자’의 몸을 가진 내면의 ‘남자’가 될 수 있다”는 성전환수술 담당 의사의 대사는 이 비극을 예견한 듯하다.
이는 힘든 여성의 삶으로 전이된다. 남성 권위주의적인 세상에서 여성들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목소리도 낼 수 없다. 결국 사회가 지정한 성 역할에 갇혀 살아간다. 마치 새장 속 새처럼. 리타와 제시, 그리고 범죄 조직에 가족을 빼앗긴 멕시코 여성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에밀리아도 잔혹한 세상에서 살아남고자 자신의 자아를 새장에 넣어 놓았으니 앞서 소개한 여성들과 마찬가지의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서사의 맥락과 상관없이 툭툭 튀어나오는 뮤지컬 장면은 가슴속에 응어리진 이들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극 초반. 살인자를 변호해야 하는 리타의 삶을 한탄하는 'El Alegato', 리타와 에밀리아가 만연한 부정부패 사회에 일침을 가하는 'El Mal', 진정한 사랑을 찾아 자유로운 삶을 살고픈 제시의 마음을 담은 'Mi Camino' 그 자체로 멋진 곡이면서도 한풀이 같은 성격이 짙다. 참고로 'El Mal'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을 받았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다양한 장르와 요소를 통해 자유를 갈망한 한 인간의 선택이 저지른 실수가 업보로 돌아와 결국 자신의 발목을 잡는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순간순간 우리나라 드라마보다 더 센 막장극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결국 극 중 뼈저린 반성과 구원의 메시지는 마음을 동하게 만든다. 큰 범주 안에서 인간의 삶을 그린 자크 오디아르의 연출력, 진부한 표현일지 몰라도 온 힘을 다해 이 영화에 자신의 모든 재능을 쏟아부은 조 샐다나의 연기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영화를 얼룩지게 만든 건 영화 안이 아닌 밖에서 벌어진 이슈다. 에밀리아 역을 맡은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의 과거 SNS에 남긴 문제적 발언, 유럽의 시선으로 너무나 가볍게 담은 멕시코의 암울한 현실(강제 납치와 실종 사건)과 문화적 표현, 멕시코가 아닌 대부분 프랑스에서 대부분 촬영했다는 점 등은 영화가 가진 메시지와 상충하면서 감상을 저해한다. 이는 13개 부문에 올랐음에도 단 2개에 그친 오스카 수상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인다.
극 중 이야기처럼 <에밀리아 페레즈> 또한 업보가 작품의 족쇄가 되어 돌아온 셈.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말할 것도 없고) 현실 속에서 비로소 영화가 완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현실의 부정 이슈까지 끌어안은 이 혼돈의 영화는 과연 우리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사진 제공: 그린나래미디어
평점: 3.5/ 5.0
한줄평: 혼돈과 비극으로 넘쳐나는 세상을 품은 낯선 뮤지컬
-
- 아이언맨의 진정한 후계자는 누가 될까?
#산돌구름 #아이언맨후계자 #아이언맨4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2021. 01. 24 영상입니다.
유튜브 채널 구독하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6jj...
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https://www.epidemicsound.com/*영상 타임라인*
00:00 인트로
00:52 스파이더맨
02:37 아이언하트
03:43 할리 키너
05:06 모건 스타크
06:28 엔딩
-
- 영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두 여왕의 숨겨진 슬픈 이야기(영화리뷰)
이 동영상은 결말을 포함하고있습니다. 영화: 메리,퀸 오브 스코틀랜드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사용중인 이어폰 : 저지연 무선이어폰 GTW270 hybrid
-
- 영화 <드림걸즈> 컴백 예고편
브로드웨이 사상 가장 화려한 쇼 | 그대, 화려하게 꿈꾸어라! | 재능, 열정, 그리고 필요한 마지막 하나
디트로이트 출신의 여성 트리오 디나(비욘세 놀즈), 에피(제니퍼 허드슨), 로렐(애니카 노니 로즈). 꿈과 재능, 열정까지 가진 그녀들이지만 오디션에 실패하는 등 화려한 스타의 길은 멀기만 하다. 그런 그녀들은 쇼 비즈니스 계의 성공을 꿈꾸는 야심찬 매니저 커티스와 절호의 만남을 갖게 된다. 그는 그녀들이 가지지 못한 성공의 카드를 쥐고 그녀들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이제 그녀들은 최고의 인기가수인 제임스 ‘썬더’ 얼리의 백보컬로 투입, 기회와 경험을 쌓아 가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으로 다가서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제 커티스는 팀을 변모시키기 위한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다. 음악 스타일 뿐만 아니라 리더인 에피 대신 뛰어난 외모를 가진 디나를 리드싱어로 교체하려는 것. 이에 에피는 반발하고 팀은 위기에 봉착하지만, 디나는 그렇게 찾아온 기회가 싫지는 않다. 이제, 더 드림즈의 운명는 어떻게 될까? 그녀들은 계속 노래할 수 있을까?
-
- 영화 <해피 뉴 이어> 런칭 예고편
이 배우들과 함께라면 올 연말 외롭지 않아요? 14인 14색, 우리 모두의 로맨스 #해피뉴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