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8-05 11:50:28
안도 사쿠라, 어디까지 봤어?
안도 사쿠라의 존재감이 빛나는 작품 6편
“연기하지 않고, 그저 살아내는 배우”
안도 사쿠라 좋아하시는 분 🕺🏻🕺🏻🕺🏻🕺🏻🕺🏻
<백엔의 사랑>으로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어느 가족>으로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의 극찬을 받은 그녀는
늘 작품 속 인물 그 자체로 존재하며 과장됨 없이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차곡차곡 쌓아올린 배우죠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배우인데요,
그런 안도 사쿠라가 <다음 소희>
정주리 감독의 신작 <도라>에 출연합니다!
한국 영화에서의 안도 사쿠라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씨네픽지기의 사심 가득 담긴 안도 사쿠라의
필모그래피 저장해두고 함께 기다려볼까요?
❶ <가족의 나라>, 양영희
❷ <백엔의 사랑>, 타케 마사하루
❸ <어느 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
❹ <한 남자>, 이시카와 케이
❺ <괴물>, 고레에다 히로카즈
❻ <브러쉬 업 라이프>, 드라마, 바카리즈무 각본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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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준호의 사고실험 혹은 순수오락, 그리고 희망
<미키 17>과 비교할 만한 봉준호의 영화들로는 <설국열차>, <옥자>, 그리고 넓게 잡으면 <기생충>까지 들 수 있겠다. <미키 17>이 <설국열차>, <옥자>에 이은 봉준호의 세 번째 영어 영화라는 점에서, 그리고 이들뿐만 아니라 <기생충>과도 주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세 영화들은 <미키 17>과 관련지어 언급할 만하다. 봉준호는 이 세 영화들에서 자본주의 논리에 기반한 현대사회를 비판, 풍자한다. 그리고 그 전략은 존재하는 현실을 대유법으로 과장하거나(<옥자>) 우화적으로 도식화하는(<설국열차>, <기생충>) 방식이었다. 그런데 <미키 17>은 경우가 좀 다르다. 대대적으로 홍보되었듯 <미키 17>은 죽었다가 재프린팅되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인간이라는 설정으로부터 시작한다. 영화에서도 설명에 오랜 시간을 할애한 이후 오프닝 타이틀을 띄울 만큼 이 설정은 중요한 전제이다. 그리고 <미키 17>이 위의 세 영화들과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전제에서 시작된 풍자는 현실세계에 미치는 효력이 없다. <미키 17>이 던지고 있는 '희소성이 없는 생명도 효율성에 우선하는가?'라는 질문은 익스펜더블이라는 영화 내 세계의 특수한 전제 하에서만 유효한 것이다. 현실과 영화가 비유의 언어로 엮여 있는 <설국열차>, <옥자>, <기생충>과 달리 <미키 17>은 원관념과 보조관념을 잇는 끈이 끊겨 있다. 봉준호의 전작들과 <미키 17>의 이러한 차이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미키 17>에 대한 판단의 시작이다. 자주 성기어지는 각본, 산만하게 결합하는 장면들, 전작들의 요소가 어설프게 섞인 세계 등은 부차적인 문제다.
과격하게 뭉뚱그리자면 <미키 17>의 달라진 전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두 가지 경우를 가정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미키 17>의 달라진 전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의 경우. 관객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키 17>을 납득할 수 없다. 미키가 아무리 고난을 겪어도, 마샬 부부가 아무리 우스꽝스럽게 그려져도 관객은 <미키 17>의 주장이 이해되지 않는다. 풍자와 비판은 현실에 복무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현실과 떨어진 전제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사고실험에 가까워진다. 두 번째, ‘<미키 17>의 달라진 전제를 받아들일 수 있다’의 경우. 관객은 봉준호를 오락영화 감독으로 여긴다. 천만 영화 두 편과 블록버스터급 규모의 영화 세 편을 보유한 감독인 봉준호는 실제로 예술영화 감독이기보다 히치콕을 보고 자란 장르영화 감독이기를 자처해왔다. 이 경우라면 현실과의 연결이 느슨해진 <미키 17>의 전제는 그가 보다 자유롭게 원초적 오락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미키 17>의 문제는 오히려 두 번째 경우에서 발생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순수 오락영화를 기대하며 극장에 들어섰던 두 번째 관객은 실망하며 극장을 나선다. 바로 그 오락적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키 17>은 SF 블록버스터로서도, 블랙코미디 장르영화로서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말하자면 <미키 17>은 류승완 필모그래피에서의 <밀수> 같은 영화가 될 수 있었으나 실패한 경우다.
봉준호의 영화가 흥미로워질 때는 후반부에 이르러 질문을 살짝 비틀 때이다. <설국열차>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커티스와 남궁민수 모두가 죽을 때이다. <옥자>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미자가 옥자를 살 때이다. <미키 17>에서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흥미로운 지점이 바로 이 지점이다. <미키 17>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마마 크리퍼가 루코와 인간의 1대1 생명 교환을 요구할 때이다. 따지자면 <옥자>와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미키 17> 속 세계는 ‘희소성 없는 생명 < 효율성’의 공식을 주장한다. 크리퍼 종족은 ‘1개의 생명 = 1개의 생명 > 효율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뿐이다. 크리퍼는 인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약간 고능한 존재로 그려지며, 미키를 살려준 이유는 단지 죽일 이유가 없어서였다. 만약 이들에게도 익스펜더블이라는 특수한 전제가 주어진다면 어떨까? 이 질문에 대한 봉준호의 대답이 궁금해진다.
이동진 평론가는 <옥자>에 대해 ‘봉준호의 세계에서 희망은 횃불이 아니라 불씨다’라는 한 줄 평을 남겼다. 이 말은 <미키 17>에도 적용된다. 크리퍼마저 생명의 가치를 계산하는 디스토피아에 대항해 봉준호는 ‘마샬&미키 18 - 루코’의 2대1 교환이라는 묘수를 둔다. 생명의 등가교환을 요구하는 크리퍼의 질문에 그 질문은 애초에 성립 불가능한 것이라고 대답한 것이다. <미키 17>에서 희망이 불씨의 형태인 이유는 그 희망의 크기가 작아서가 아니라 희망이라는 봉준호의 대답이 형식적으로 눈에 띄지 않아서이다. 영화에서 2대1 교환이라는 선택은 그 불균질함이 강조되지도 않고, 마마 크리퍼의 요구와 미키 17&18의 멀티플 문제, 마샬이라는 빌런에 대한 해결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서사적 장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봉준호가 내놓은 이 독특한 형식의 대답이 <미키 17>의 실패 속에서도 반짝이는 불씨처럼 느껴진다는 점 자체가 이 영화에서 정말로 흥미로운 지점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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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한 번쯤 꿔 본 도피의 꿈
영화 <한국이 싫어서>
주연 고아성, 김우겸, 주종혁
감독 장건재
“행복을 찾아 새롭게 시작하기로 했다”
내가 왜 한국을 떠나느냐고? 두 마디로 요약하자면 ‘한국이 싫어서’.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계나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좇아 떠나기로 했다.
때때로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이 지겹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출근길 지하철에 몸을 밀어 넣는다거나, 일정에 늦을까, 늦지 않을까를 마음속으로 재 보며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서 있다거나, 상사에게 혼이 났을 때, 원하는 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그 수많은 순간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그런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아, 못 살겠다.
그리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한국이 싫어서>의 주계나와 같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1. 한국이 싫어서 – 남들 눈에는 안정, 내게는 불안정!
영화 <한국이 싫어서>의 주인공, 주계나는 이미 취직한 회사원이다. 그녀에게는 기자를 꿈꾸는 남자친구가 있다. 아직 학생이고, 취업을 준비 중이긴 하나 곧 취직할 예정인, 장기연애 중이라 특별히 적응할 것도, 불안감을 가질 것도 없는 남자친구.
다만 그렇다고 해서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곧 이사를 갈 예정인 부모님은 선택할 수 있는 두 평수 중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자며, 계나에게 동생과 합해 삼천을 보태라고 말한다. 동생은 어엿한 직장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로, 사실상 계나 홀로 삼천을 보태야 하는 셈이다. 자신에게 삼천이 어디 있냐고 하소연을 해 보지만, 엄마는 적금 든 게 있지 않냐며 태연하기만 하다. 아빠는 신경쓰지 말라고, 우리가 해결하겠다고 말하지만, 답답한 마음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다니는 회사에서의 생활은 만족스러운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점수 미달인 업체와의 거래를 터 주기 위해 점수 조작을 눈 감아줘야 하는 상황 앞에 선 계나는, 입버릇처럼 내뱉었던 말을 또 한 번 내뱉는다.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계나의 말에 당황한 상사는 뒤늦게 계나의 마음을 헤아리는 척 계나와 조건부 합의를 보고 계나의 퇴사를 막아선다.
남자친구와의 연애는 안정적인가, 하면 또 그것도 아니다. 남들 눈에는 ‘너 아직도 걔랑 잘 만나고 있구나’ 같은 말을 듣는, 평탄하고 안정적인 장기연애의 주인공처럼 보일지 몰라도, 계나에게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뜻이다. 계나가 꿈꾸는 해외로의 도피를 가장 크게 반대한 건, 다름 아닌, 계나와 가장 가까운 사이인 남자친구, 지명이다. 지명과는 가깝지만 멀고, 또 멀지만 가까운 사이다. 남자친구인 지명의 취업을 축하할 명목으로 지명의 부모님과 식사 자리를 마친 뒤, 계나와 지명은 함께 웃으며 서로를 안아주는 대신 마주 보고 다툰다. ‘너는 내가 뭘 못 먹는지도 모르잖아’에서 시작한 다툼은 결국 계나의 답답한 속을 또 한 번 건드린다. 지명의 부모님께서 챙겨주신 상품권을 마주한 계나. 좋은 뜻으로 챙겨주신 거라고, 동정 같은 게 아니라고 지명이 말해보지만, 계나에게는 이미 상처가 되었을 뿐이다.
그래서 계나는 떠난다.
이번엔, 말만이 아니라 정말로.
춥고 외로운 대한민국을 떠나, 따뜻한 낯선 나라, 뉴질랜드로.
2. 일상이 싫어서 – 낯선 공간에서 시작한 새로운 삶, 목적은 없어도!
계나가 뉴질랜드로 떠난 주목적은 그저 ‘한국에서의 생활로부터 도피’다. 다시 말해, 여기에는 어떤 부담이나 책임도 없다. 책임져야 할 가족도, 다니고 있던 회사도, 함께하고 있던 남자친구도, 모두 한국에 남겨둔 채 계나는 뉴질랜드로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비슷한 처지의 한국인, 재인을 만난 것을 시작으로 뉴질랜드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사실 우리도 한 번쯤 도피성 짙은 모험을 꿈꾸곤 한다. 여행이 될 수도, 연수가 될 수도, 그곳에서 정착할 수도 있는, 모험의 시작을 꿈꾼다. 그러나 그를 꿈꿔본 이들이 쉽게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 이유는 두려움과 막연함 때문이다. 낯선 공간으로의 도피를 꿈꿨을 때, 그 이상에는 설렘만이 가득하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로 옮겨졌을 때는 말이 다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무엇으로 살아갈 것인지, 자금 마련과 언어 장벽 등 고려해야 할 여러 문제들이 뒤따라오기 때문이다. 경제적 문제만이 아니다. 한국이 과거 ‘헬조선’이라는 단어로 불렸다고 해서, 다른 나라들이 ‘천국’과 같은 삶만을 보장한다고 볼 수는 없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말처럼, 계나가 도망치듯 떠난 뉴질랜드도 완전한 이상향에 가까운 나라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영화가 보여주는 계나의 ‘새로운 삶’은 꽤 희망적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계나는 흔들리다 도망친 인물이지만, 도망친 뒤로는 방황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적응하지 못한 ‘계나’가 문제가 아니라, 계나가 안정적인 하루를 보내도록 만들어주지 못한 ‘한국’이 문제인 것처럼. 한국에 남겨둔 가족과 이제는 전 남자친구가 된 지명, 다른 모든 것들로부터 책임을 덜었기 때문일까. 목적은 없고, 노후가 보장된 직업을 가지지도 못했지만, 계나는 뉴질랜드에서의 삶에 잘 적응해 나간다.
3. 경쟁이 싫어서 – 경쟁에서 도망친 계나, 계속해서 경쟁하는 경윤
계나가 스스로 돌아본 '주계나'라는 인물은 '경쟁력 없는' 사람이다. 경쟁력은 없고, 추위는 잘 타고, 뭘 치열하게 목숨 걸고 하지도 못하고, 물려받은 건 없지만 지나치게 까다로운 인물. 이런 인물은 특별하거나 특이하지는 않다. 경쟁력 없는 청년, 뭘 치열하게 하지 못하는 청년, 까다로운 청년. 우리 주변에 한 명쯤 있을 법한 특징이 아닌가. 그러나 이 ‘평범함’은 또 다른 영화의 특별함을 가져온다. ‘공감’할 수 있다는 것. 계나가 흔들리면서 느낀 것, 계나의 일상, 그 일상을 살아가는 계나의 심정에, 한 번쯤 계나와 같은 생각을 해 본 사람들은 쉽게 이입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일상으로부터의 도피를 꿈꾼 것은 계나만이 아니다. 작중 계나가 우연히 만나 연을 다시 이어가게 되는 인물, ‘경윤’은 계나보다도 더더욱, 치열하게 ‘살아야만’ 하고, 경쟁력을 ‘챙겨야만’ 하는, 그래야만 자신이 꿈꾸는 꿈에 다가가 지금의 일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인물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경윤은 꽤 긴 기간 동안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고 시험 준비를 이어가고 있는 공시생이다. 계나와 경윤 모두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했다는 점은 같지만, 그 조건은 정반대에 있다. 회사원이었던 계나는 추운 한국을 벗어나 따뜻한 뉴질랜드, 외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를 꿈꾼다.
반대로 경윤은 ‘한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인물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번번이 시험에 떨어져 여전히 취직에 성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공’한 상태를 꿈꾸는 단계인 셈이다. 직장도, 현재 상태도, 재정 상태도, 모든 게 다르지만, 경윤과 계나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행복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
작중 행복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경윤은 계나에게, 나침반의 미세한 떨림은 방향을 맞추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흔들려야 청춘이라고. 흔들리고 있던 계나에게, 그리고 스크린 너머의 관객들에게, 그 말은 꽤나 위로가 된다. 그래서 계나가 뉴질랜드로 떠난 뒤, 한국에 남아 있던 경윤에게서 전해져 온 소식이 경윤의 죽음이었다는 건 더 큰 충격을 안긴다.
한국으로 돌아온 계나는 경윤의 장례식에 참석한 뒤,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던 이들을 다시 마주한다. 집에서 게임만 하고 있던 여동생은 밴드 공연을 하는 남자친구를 따라 함께하고 있고, 기자가 되었다던 전 남자친구, 지명은 혼자만의 어엿한 집을 가지고 있다. 일상으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나아간 이들, 그리고 일상으로부터 도망쳐 새로운 삶을 시작한 계나. 그 앞에 서 있는 계나에게, 지명은 다시 한번 손을 내민다. 한국에서, 다시 함께하지 않겠냐고.
4. 한국이 싫어서, 그래서?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머릿속에 들었던 의문은 단 하나, ‘그래서?’ 였다. ‘한국이 싫어서’ 라는 문장 뒤에 무언가가 더 붙지 않을까, 그러니까 ‘한국이 싫어서,’ 같은 반점 뒤에 이어지는 문장을 찾아내고 나면 영화가 끝나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뒤 내가 깨달은 건, 이 영화의 제목 뒤에는 반점이 아니라 온점이 붙는다는 점이었다. 떠난 이유, 한국이 싫어서. 건조하고 간단한 답이지만 그게 전부다. 영화는 한국이 싫어서, 다음으로 계나가 찾은 어떤 답을 보여주지 않는다. 계나는 그저 뉴질랜드에서 일하고, 또 하고 싶은 대로 삶을 꾸려볼 뿐이다. 그건 ‘뉴질랜드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저 ‘한국이 싫어서’, ‘한국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삶이다.
현실의 여러 문제들을 붙여놓고 보면 영화가 보여주는 계나의 삶은 너무 희망적이기만 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든다. 결국 이 영화가 보여주는 ‘한국이 싫은 이유’는 많지 않고, 영화의 끝에는 ‘한국이 싫어서 떠났다’는 결론만이 남아 있으니까. 뉴질랜드로 가더라도 그곳에서 노후를 어떻게 책임질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한국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면 뉴질랜드가 자유롭고 따뜻한 곳으로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마저도 한국에 사는 한국인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결국 영화가 보여주는 건 ‘답’이 아니다. 그저 또 하나의 삶을 시작한 누군가의 삶, 그 여정일 뿐. 그래서 이것저것 생각을 하려다가도, 결국 가만히 앉아 지켜보게 된다. 또 다시 이어질 계나의 내일을.
지명의 제안을 마주한 계나는 잠시 고민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다시 해외로 떠난다. 여전히, 한국에 자신의 자리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떠나는 계나에게 여동생은 가족 걱정은 하지 말고 계나만의 삶을 살라고 말한다. 계나는 또다시 나아간다. 이 발걸음이 ‘나아가는’ 발걸음이 될지, ‘도망치는’ 발걸음이 될지는, 이제 떠나는 계나의 발끝에 달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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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봐도 <길복순>이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청부살인 업계 최고의 회사인 MK 엔터테인먼트 소속 킬러 ‘길복순’(전도연). 맡은 '작품'은 반드시 완수해 내는 에이스인 그녀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다. 바로 소속사와의 재계약. 10대 딸 '재영(김시아)'을 제대로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워킹맘인 그녀는 결국 퇴사를 결심한다. 하지만 그녀는 재계약 제안을 섣불리 거절하지도 못한다. 청부살인의 모든 것을 알려준 멘토, '차민규'(설경구) 대표와의 인연이 마음을 무겁게 하기 때문이다. 결국 답을 미룬 채 인턴 '김영지'(이연)를 데리고 마지막 작품에 들어간 복순. 모든 것이 순조롭던 그때, 임무에 숨겨진 진실을 발견한 그녀는 회사가 의뢰받은 일은 반드시 끝내야 한다는 규칙을 처음으로 어긴다. 바로 그 순간, 복순은 이제 모든 킬러의 타깃이 된다.
액션 영화인 척하는 영화, 길복순
"액션이 많이 나오는 영화지만 액션 영화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영화." 변성현 감독이 설명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이다. 이상한 말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주인공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 전설이다. 자연히 러닝타임 내내 액션이 쏟아진다. 길복순과 야쿠자의 일대일 결투가 시작이다. 블라디보스토크 술집에서, 길복순의 단골 식당에서도 화려한 액션이 이어진다. 그런데 어째서 <길복순>을 액션 영화로 보지 말라는 걸까?
영화가 끝나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피비린내가 가득하고 비명과 총성이 끊이지 않지만, <길복순>은 분명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다. 눈요기를 위한 액션, 쾌감을 위한 액션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품은 영화였다. <길복순> 속 액션은 워킹맘 길복순의 고민과 변화를 보여주는 장치였다.
안타깝게도 변성현 감독의 야심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 다양한 잠재력이 보이지만, 무엇 하나 살지 못했다. 신파가 아닌 방식으로 풀어낸 모녀의 이야기는 색달랐다. 워킹맘을 킬러에 빗대어 일상 속 딜레마를 시각적으로 펼쳐 보인 아이디어도 신선했다. 그러나 둘 깊지 않다. 길복순의 서사를 함축한 액션이 부족한 깊이를 더하는 듯 보이나, 조악하다.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넘친 나머지 무엇 하나 제대로 그려내지 못했다. 기시감으로 가득하다. 결국 <길복순>은 액션 영화라 해도, 아니라 해도 불만족스럽다.
킬러보다 흥미로운 엄마 길복순
<길복순>의 스토리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킬러 길복순의 직장 생활, 길복순과 차민규 대표의 재계약 협상, 그리고 복순과 재영 모녀의 갈등. 앞의 두 이야기는 새롭지 않다. 살인청부업자가 등장하는 영화라면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냉혹하고 비정하나 최소한의 규칙이 있는 킬러들의 세계는 <존 윅>과 <킬 빌> 시리즈를 보는 듯하다. 연예 기획사 시스템을 본뜬 킬러 회사 구조가 한국의 맛을 살짝 더할 뿐이다. 길복순과 차 대표의 사제 관계도 익숙하다. 서로 아끼고 인정하지만, 언제든 죽일 수 있는 사이. 추구하는 가치 때문에 희생되는 사적인 애정. 킬러들의 이야기에 빠지지 않는 설정이다.
마지막 이야기는 눈에 띈다. 사실 모녀의 사정은 익숙하다. 워킹맘 복순은 딸 재영을 온전히 챙기지 못한다. 딸이 자기를 필요로 하는 순간 항상 출장을 가야 해서 미안해한다. 또 그녀는 딸이 어렵다. 방문을 쉽게 열지 못할 정도로. 담배를 피워도 제대로 혼내지 못할 만큼. 재영도 엄마가 어렵다. 직업조차 말하지 않는, 항상 비밀이 있는 엄마라서. 결국 둘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재영은 레즈비언이라는 사실로 협박하던 학교 친구에게 큰 상처를 입힌다. 하지만 엄마에게 쉽사리 진상을 밝히지 못한다. 동성애자라는 비밀을 털어놨을 때, 자기를 응원해 줄 거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갈등을 풀어내는 방법이 재밌다. 답답하지 않다. 거슬리지도 않는다. 대신 독특하다. 신파는 찾아볼 수 없다. 그저 각자 비밀을 담담하게 꺼내 놓는다. 엄마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항상 오가는 직장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딸은 소수자로서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이라고 속마음을 꺼내 놓는다. 고백만큼이나 응답도 쿨하다. 엄마는 딸의 선택을 조용히 응원한다. 딸도 엄마에게 고생했다고 말하며 방문을 열어 놓으라고 말한다. 그러고는 일상으로 되돌아간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응원하고 위로할 수 있을 뿐, 문제 해결은 각자 몫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처럼 <길복순>은 애정 넘치는 모녀 사이를 눈물바다 없이도 감각적으로 뽑아내는 데 성공한다. 전형적인 킬러의 이야기보다 시원하고 맵시 있는 가족 이야기가 재밌는 이유다.
엄마와 킬러가 공유하는 딜레마, 목적과 수단
흥미롭게도, 스타일리시한 모녀 관계에 주목하면 평범한 킬러의 이야기도 조금은 달라 보인다. 복순과 '오다 신이치로'(황정민)가 대결하는 오프닝이 힌트다. 복순은 그에게 검을 들고 싸울 기회를 준다. 국무총리 아들의 대학교 부정입학 스캔들 뉴스를 보던 중 딸의 일침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복순에게 재영은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아무리 목적이 중요해도 그 수단이 잘못되면 안 된다는 말이다. 물론 그녀가 딸의 말을 곧이곧대로 따르지는 않는다. 대결이 불리하다 싶어지자 복순은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대신 오다를 총으로 쏴 죽인다.
하지만 복순은 이미 변했다. 주어진 작품의 동기나 배경을 신경 쓰지 않던 킬러는 이제 더 많은 것을 보고 듣는다. 흠잡을 데 없는 커리어우먼의 모습이 과연 엄마로서도 적절한지 의문을 품었기 때문이다. 모든 부모가 겪는 딜레마를 복순도 피하지 못한다. 단지 킬러라는 직업 때문에 유달리 핏빛일 뿐. 국무총리의 살인 의뢰는 전환점이다. 정치 경력을 가로막는 걸림이 되어버린 아들을 죽여 달라고 의뢰한 국무총리. 하지만 복순은 국무총리 아들을 자기 딸과 겹쳐 보고, 옳지 않은 살인이라고 판단한다. 결국 복순은 살해 대상이 미성년자만 아니라면 반드시 의뢰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규칙을 처음으로 위반한다.
이처럼 가치관이 달라진 이상, 복순은 다른 킬러와의 충돌을 피할 수 없다. 이 세계에서는 언제나 목적이 수단에 우선하므로. 일단 '차민희'(이솜)가 그녀 앞을 가로막는다. 길복순을 항상 눈엣가시로 생각했던 차 이사. 오빠 차민규와의 근친상간도 마다하지 않는 그녀는 복순을 죽이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아픈 아버지를 미끼 삼아 '한희성'(구교환)을 협박한다. 복순의 친구에게도 우정을 버리라고 제안한다. 그녀를 죽이면 MK 엔터로 스카우트하겠다면서. 멘토나 다름없는 차 대표와의 대립도 피할 수 없다. 그 역시 목적을 위해서라면 사사로운 인연은 포기할 수 있는 인물이니까. 그는 업계 탑이라는 MK 엔터 위상을 지키기 위해 자기 손으로 정한 원칙을 기꺼이 뒤엎어 버린다. 복순을 지키기 위해 그녀가 작품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아는 유일한 목격자, 인턴 영지를 죽인다. 영지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복순이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도.
액션, 킬러와 엄마의 불완전한 가교
이때 액션은 달라진 복순의 내면을 극적으로 표출하기 위한 도구라 할 수 있다. 본래 그녀에게 살인 청부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액션은 군더더기가 없었다. 오다의 목숨을 총으로 간단히 빼앗는 것처럼. 영지에게 살해를 자살로 위장하는 방법을 알려줄 때도 사무적이었다. 살인을 하나의 능력으로 보고, 그 능력에 따라 킬러의 등급을 나누는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자기나 회사 이익을 위해 남들을 짓밟아야 할 필요도 있기 때문.
생각이 바뀌자 그녀의 액션도 변한다. 차 이사의 사주를 받아 자기 목숨을 노리는 희성과 다른 친구를 상대하는 복순의 표정은 이전과 사뭇 다르다. 승진과 성공이라는 목표 앞에 헌신짝처럼 버려진 우정과 애정. 그 순간 복순의 얼굴에는 일전에 찾아볼 수 없던 착잡함이 깃들어 있다. 차 이사를 노려보는 그녀의 눈빛이 분노로 차 있는 것처럼. 또 차 대표와의 일전을 앞둔 그녀의 얼굴은 안타까움과 긴장감, 그리고 살의로 가득하다. 인간적으로는 가장 신뢰하는 스승이 이제 정반대 가치를 추구하는 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길복순>의 액션은 캐릭터의 감정과 서사를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또 자칫 완전히 따로 놀 수 있는 킬러 길복순과 엄마 길복순의 세계도 하나로 이으려 한다.
하지만 <길복순> 속 액션은 제 역할을 다해내지 못했다. 난잡한 액션 스타일 때문에 액션에 담긴 이야기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러시아 술집이나 식당 장면은 매튜 본 감독의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속 펍이나 교회 시퀀스를 보는 듯하다. 싸우기 전에 다음 상황을 머릿속으로 미리 시뮬레이션하는 장면은 <셜록 홈즈>나 <킹 아서> 등을 연출한 가이 리치 감독의 스타일을 빼닮았다. <007 스카이폴>처럼 화려한 조명 사이로 실루엣만 보이는 샘 멘데스 감독의 스타일도 중간중간 엿보인다. 그런데 이들이 한 시퀀스 안에 뒤엉켜 있고, 또 몇몇 장면에서는 합을 맞춘 티가 나다 보니 액션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보통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스타일이 인상적이지 않을 정도다.
이에 더해 작위적이고 노골적인 몇몇 대사와 추임새, 희성이나 '신상사'(김성오)처럼 등장은 강렬하나 허망하게 퇴장하는 몇몇 캐릭터도 문제를 악화한다. 결국 <길복순>은 액션 영화로 보든 아니든 아쉬움이 크다. 액션 영화라면 액션이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액션 영화가 아니라면 퀄리티가 부족한 액션 때문에 응축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신선한 도전이 엿보여서 더 아쉽기도 하다. 실망스러운 작품이 공개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잦은 넷플릭스의 징크스를 충무로의 스타일리스트이자 기대주, 변성현 감독도 완전히 피하지는 못한 셈이다.
Poor 형편없음
액션도 드라마도, 하나에만 집중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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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하지만 계속 응원하게 되는 힘!
어디선가 본듯하다. 지방 학교에서 치어리딩이라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이들이 삼삼오오모여 오합지졸 팀을 만들고, 여러 부침을 겪은 후 멋진 한 팀이 되어가는 성장 드라마. <빅토리>는 여타 비슷한 청춘 성장 영화의 길을 무던히 걸어간다. 댄스는 ‘삘’일지 몰라도 치어리딩은 ‘삘’이 아니라 약속된 플레이를 해야 하는 것을 알려주듯, 영화는 신선한 느낌을 쫓아가지 않는 대신 진부하지만 익숙한 재미를 전한다. 뻔하다. 하지만 영화가 가진 응원의 힘을 간과하기는 힘들다. 놀라지 마라. 영화를 보다 보면 밀레니엄 걸즈를 포함해 극 중 등장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게 된다.
때는 바야흐로 1999년. 세기말을 앞두고 거제에서는 춤에 흠뻑 빠진 필선(이혜리)과 미나(박세완)가 있다. 공부는 뒷전이고, 오로지 춤만 추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 댄스 연습실. 그러던 어느날, 서울에서 치어리더를 했던 세현(조아람)이 전학을 오고, 둘은 전학생을 내세워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들 계획을 세운다. 이유는 단 하나. 댄스 연습실을 얻기 위해서다. 계획은 대 성공. 하지만 자나깨나 축구 사랑인 교장의 바람에 맞춰 치어링딩 공연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다가오고, 이들은 오디션을 통해 새로운 인원을 뽑는다. 그리고 ‘밀레니엄 걸즈’라는 팀명 아래 연습에 돌입한다.
치어리딩이라는 소재로 인해 <브링잇온>이 생각날 수도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스윙걸즈>나 <치어 댄스> <훌라걸스>에 더 가깝다. 똑같다는 얘기는 아니다. 외형이 비슷한 것 뿐이다. <빅토리>는 치어리더 팀의 성장은 물론, 1990년대를 담은 향수와 스포츠의 재미, 여성들의 우정, 가족의 화해 등이 주로 다뤄진다. 앞서 소개한 일본 영화와 달리 좀 더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심지어 조선소가 많은 거제도라는 지역적 배경을 통해 척박한 노동 현장의 단면도 비추며 응원이 스포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극 중 밀레니엄 걸즈는 첫 축구부 응원에 앞서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 운동장이 아닌, 시장, 경로당, 그리고 조선소 현장 등에서 치어리딩을 펼친다. 이들의 응원에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만 보더라도 영화가 가진 선의는 관객에게까지 확장된다. 물론, 조선소 상황 등 무거운 현실 이야기가 치어리더 팀의 성장 이야기에 착 달라붙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안무가 틀려도 계속 나아가는 극 중 인물처럼 영화 또한 이같은 단점이 있음에도 밀고 나아가 기여코 응원을 통한 울림을 전한다.
이처럼 끝내 관객이 이 영화를 응원하게 되는 건 소녀들의 에너지다. 후반부로 갈수록 멋진 치어리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밀레니엄 걸즈의 퍼포먼스는 그 자체로 큰 재미를 전한다. 정말 많은 연습을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할 만큼 후반부 축구 3, 4위전 경기에 펼치는 이들의 움직임을 눈여겨 보기 바란다. 과하지 않은 소녀들의 유쾌함, 그리고 켜켜이 쌓아나간 각자의 전사들이 없었다면 감흥은 죽었을 터. 중간 중간 덜컹거리기는 하지만 크고 작은 소녀들의 이야기가 결국 한 몫 단단히 한다.
그 중심에는 역시나 혜리가 있다. 덕선이의 아우라가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이름도 필선이다.) 이 역은 혜리에게 착붙이다. 사투리는 물론, 춤, 연기 등 혜리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옷인데, 자신이 이를 아는 듯 그 옷을 입고 자연스럽고, 천연덕스럽게 연기한다. 여기에 엄마처럼 느껴지는 미나 역에 박세완, 서울 깍쟁이처럼 보이면서도 치어리딩에 진심인 세현 역에 조아람 등 소녀들의 캐스팅은 적중한 듯 보인다.
빼놓을 수 없는 거 하나. 1990년대 메가 히트곡 메들리다. 필선과 미나가 ‘펌프’ 퍼포먼스를 보여줄 때 나오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를 시작으로 ‘왜 불러’, ‘쇼’, ‘트위스트 킹’, ‘할 수 있어’ 등 선곡이 미쳤다. 그 시절을 관통했던이들이라면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데, 그 곡에 맞춰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니 흥분의 도가니탕~~
<응답하라> 시리즈를 스크린에서 보는 것 같은 느낌도 있지만, <빅토리>는 작품 자체의 주요한 주제가 있다. 뭐든 간에 누군가를 응원한다는 건 참 아름다운 일이라는 걸 말이다. 복잡한 생각과 계산없이 누군가에게 응원을 받고, 또 상대방에게 응원했던 그 시절을 돌아가게 해준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큰 의미가 있다. 좀 틀려도 어떻고, 부족해도 어떤가! 그 마음만 전해지면 된거지. 고개 들고! 가슴 펴고~ 응원하자. 내를, 그리고 느그들을~~
사진제공: 마인드 마크
평점: 3.0 /5.0
한줄평: 아쉬움을 뒤로하고 응원하게 만드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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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베놈: 라스트 댄스>가 국내 개봉 첫 주 약 79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지만, 시리즈 최저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습니다. 2018년에 개봉한 시리즈의 1편인 <베놈>은 첫 주 누적 관객 수 약 209만 명을 기록했으며, 2021년 개봉작인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첫 주에 약 109만 명을 동원한 바 있습니다.
북미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기존에 6,500만 달러로 예상되었던 수치를 훨씬 밑도는 약 5,100만 달러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1편의 8,000만 달러와 2편의 팬데믹 당시 9,000만 달러의 기록에도 크게 뒤처집니다. 소니 측은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가 관객의 발길을 집에 머물게 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출처: Variety)
이러한 부진에도 <베놈: 라스트 댄스>는 64개 시장에서 53,700개의 스크린에서 상영 중이며, 중국에서는 4,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가장 큰 성과를 냈다고 합니다. 이는 2019년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이후 중국에서 개봉한 슈퍼히어로 영화 중 가장 큰 오프닝이며 멕시코(730만 달러), 한국(580만 달러), 영국(570만 달러), 인도(470만 달러) 등 많은 나라에서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한편, 여전히 순위권에 안착해 있는 <와일드 로봇>은 79개 시장에서 1,750만 달러를 추가해 해외에서 총 1억 2,090만 달러, 전 세계적으로는 2억 3,2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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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둘> - ‘우리를 지키기 위한 느리고 아름다운 몸짓’
우리, 둘 (Deux, Two of Us)
개봉일 : 2021.07.28 (한국 기준)
감독 : 필리포 메네게티
출연 :바바라 수코바, 마틴 슈발리에, 레아 드루케, 제롬 바랑프랭, 허브 소근
‘우리를 지키기 위한 느리고 아름다운 몸짓’
젊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늦었다고는 할 수 없는 인생의 한순간, 우리, 둘이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그 순간. 니나와 마도는 당신을, 나를, 우리를 사랑한다.
<우리, 둘>은 노년에 접어든 한 레즈비언 커플의 이야기다. 이 영화를 보며 올해 5월 개봉했던 <슈퍼노바>가 함께 떠올랐다. 모두가 찬란하다고 말하기엔 어색한 느낌이 드는 노년의 사랑. 모두가 아름답다고 말하기엔 어려운 동성 간의 사랑.
우리가 사랑하고, 너와 내가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완전하게 무시하기엔 우리 앞에 놓인 것이 너무도 많기에, 우리를 가릴 수 있는 그늘막 밑으로 숨어들게 되는 사랑. ‘아름다운 우리’가 있지만 당당할 수 없었던 사랑. 늦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충분히 행복한 사랑. 자주 다뤄지지 않는 색을 띤 사랑이지만 이 또한 충분히 아름다운 사랑임은 틀림없다.
조금 방심한 채 상영관에 입장했는데, 영화를 보고 난후엔 꽤나 긴 여운에 사로잡혀 니나와 마도의 사랑에 대해 한참을 생각했다. 니나와 마도에겐 전부인 사랑이지만 누군가는 받아들일 수 없는 그 사랑에 대해. 이제 세상은 변했고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사랑에 큰 불만을 갖지 않는다!고 외치지만 여전히 짊어지기엔 버거운 사랑과 인생의 무게를 느끼며 니나와 마도의 눈빛에 스며드는 시간이었다.
흔들림 없이 행복하다기보단 불안하게만 느껴지는 순간들의 연속이지만 사랑하기에 지켜내야만 하는 우리, 둘. 천천히, 끊임없이 이어지는 니나와 마도의 사랑을 지키기 위한 몸짓이 그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니나와 마도의 사랑이 무한하다 한들 주어진 시간은 유한하기에, 이들이 사랑을 나누는 순간이 더욱 숭고하고 뭉클하게 다가온다.
우리, 둘 시놉시스
아파트 복도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맞은편에 살고 있는 니나와 마도. 마냥 가까운 이웃처럼 보이지만 사실 둘은 20년째 사랑을 이어온 연인이다. 은퇴도 했으니 여생은 로마에 가서 편하게 살자는 니나의 제안에 마도는 가족들에게 숨겨왔던 비밀을 털어놓기로 한다.
마도의 생일, 쉽지 않은 고백 과정에서 그녀는 결국 충격으로 쓰러진다. 그리고 니나는 가족으로부터 마도를 되찾을 플랜을 짜기 시작하는데…
온 세상을 떠나보내도 함께하고 싶은 두 여인이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랑 이야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니나와 마도는 서로를, 함께하는 우리를 사랑한다.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며 20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하지만 니나와 마도를 제외한 세상은 둘을 ‘오래된 이웃’으로만 알고 있다. 마도는 가족들에게도 자신의 사랑을 숨겼고 프레드릭과 앤은 엄마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알지 못한다. 삶이 충분하다고 느껴질 만큼 사랑하는 우리, 둘.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말할 수 없는 우리, 둘의 사랑. 두 사람은 짧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집을 드나들며 사랑을 속삭인다.
니나와 마도는 점점 빠르게 느껴지는 인생을 실감하며 이제 은퇴를 했으니 둘이 처음 만났던 로마로 떠날 계획을 세운다. 자녀를 두지 않은 니나는 다른 고민 없이 빠르게 집을 팔고 떠날 기대에 부풀어 있었고, 마도는 프레드릭과 앤에게 이사 계획을 밝히려고 하지만 결국 용기를 내지 못한다.
“할머니 정말 괜찮아요?”
마도의 생일날, 마도는 비밀을 털어놓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에 빠져있다. 할머니의 미묘한 불안감을 느낀 손자 테오가 이렇게 묻는다. “할머니 정말 괜찮아요?”
이 사랑은 불안하다. 사실 이 사랑은 언제 끝을 맞이할지 알 수 없다. 두 사람의 나이와 사회적 시선을 생각해 보면 두 사람은 내일 당장 갑자기 이별을 맞이해도 이상하지 않다.
똑딱똑딱 움직이는 마도 남편의 시계 소리, 브레몬트와 니나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점점 빠르게 들려오던 세탁기 소리, 프라이팬이 타들어가는 소리, 니나가 찻잔을 톡톡 때리는 소리, 마도가 없어진 날 주위에 들려오던 어지러운 사람들 소리가 주던 불안감. 행복하고 부드럽게 흐르기보단 긴장되고 초조하게 흐르던 순간들. 마도가 쓰러지던 날, 평온했던 두 사람의 시간은 잠시 멈췄다 이내 경직된 상태로 가쁘게 흐른다.
“미안해. 내가 한 말, 진심이 아니었어.”
마도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날, 니나는 마도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하지만 다른 사람들 눈엔 친한 이웃일 뿐인 니나는 마도의 옆을 지키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니나의 집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다. 오래 쓰지 않은 느낌의 침대, 텅 비어버린 냉장고, 깔끔하다 못해 허전한 느낌의 거실.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냈던 마도의 방과는 사뭇 다른 공기가 흐르는 방 안에서 니나는 여느 날보다 더 길고 느린 밤을 보낸다. 그렇게 긴 밤이 지나고 마도가 돌아왔음에도 니나는 마도를 가까이서 만나지 못한다. 니나는 현관문 구멍으로 간병인 뮤리엘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늦은 밤이 되어서야 몰래 들어가 겨우 마도의 손을 잡아본다. 마음을 무겁게 누르던 사과와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여봐도 마도는 반응이 없다.
“기억 안 나? 우리야.”
가족들은 마도에게 간병인을 붙이지만 마도의 상태는 쉽게 좋아지지 않는다. 니나는 마도를 만나기 위해 매일 문을 두드린다. 마도가 산책 나가는 날, 타이밍 좋게 함께 집안에 들어간 니나는 뮤리엘에게 신발을 건네받아 마도에게 신겨준다. 애정이 가득한 정성스러운 손길에 신발은 부드럽게 마도의 발에 맞아들어간다.
뮤리엘에게 마도는 돌봐야 하는 환자고, 니나에게 마도는 사랑하는 연인이다. 뮤리엘이 아무리 오랜 경력의 간병인이라 해도 뮤리엘과 니나의 행동과 눈빛엔 각자 다른 마음이 담겨있다. 그 차이 때문일까, 마도는 니나의 보살핌을 받으며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제 스스로 걸음을 걸을 수 있을 만큼 회복된 마도. 두 사람에게도 어슴푸레 희망이 보이는듯했다.
“내가 마도의 유일한 사랑이죠”
앤은 엄마(마도)의 유일한 사랑이 오래전에 떠난 아빠일 것이라 생각했다. 아빠와 결혼을 했고, 아빠가 세상을 떠난 후 아무도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0년 만에 밝혀진 엄마의 비밀은 앤을 혼란스럽게 했고, 충격을 받아들이지 못한 앤은 마도를 호스피스에 보내기로 결정한다.
니나는 한순간에 마도를 빼앗긴다. 마도의 ‘진짜 유일한 사랑’은 니나인데.. 마도의 남편이 책장에 장식되어 있는 오래된 장식용 시계와 같은 인연이라면 니나는 그 시계를 대신할 모든 것인데, 앤과 프레드릭은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한다.
노년의 나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거나, 사랑에 목숨을 걸고 영원을 맹세하기엔 늦은 순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니나와 마도는 여전히 서로를 아끼고 사랑한다. 둘은 어떻게든 이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호스피스에 들어간 마도는 빙고판을 보며 니나의 번호를 정확히 떠올리고 전화를 건다. 겨우 호스피스 탈출에 성공한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문안엔 희망이 아닌 허망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박스 안에 들어있던 돈은 뮤리엘이 훔쳐 갔고 집안은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로마로 떠나기는커녕 당장 내일도 명확히 보이지 않는 상황. 니나와 마도는 절망적인 현실을 뒤로하고 서로의 손을 잡고 춤을 춘다. 20년 전과 같은 음악, 그때처럼 마주 잡은 손. 20년이란 시간에 맞춰 늙어버린 몸은 전보다 무거워졌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우리.
마도는 느린 걸음으로 현관으로 다가가 문을 닫는다. 앤이 선물했던 고양이가 복도로 쫓겨나고, 두 사람을 방해하는 현실의 흔적들이 모두 사라진다. 니나의 집안엔 이제 마도와 니나뿐이다. 희망도 탈출구도 보이지 않지만, 니나와 마도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있는 한 그저 서로를, 우리를 사랑할 것이다. 나의 유일한 사랑인 그녀가 내 남은 인생의 모든 것이자 의미니까.
우리는 연애를 하며 현실적 문제를 맞이했을 때 현실을 따라 사랑을 포기할 것인지, 조금 힘들어도 사랑을 붙잡을 것인지 수없이 고민한다. 내가 지금껏 보아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먼저 ‘사랑’을 포기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변명을 늘어놓은 끝에 결국엔 후회에 도달했다. 사랑을 지키는 힘은 젊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상대와 우리에 대한 사랑에서 나오는 것임을 <우리, 둘>을 보며 한 번 더 느꼈다.
나를 둘러싼 모든 세상을 내던져도 아깝지 않은 소중한 사랑,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도 마음을 알 수 있는 사랑. 서로의 등을 감싸 안은 팔을 절대로 풀지 않을 사랑. 유한함을 마주한다 해도 포기하지 않을 무한한 사랑. 물리적 한계를 마주하기 전까진 이 아프고 아름다운 사랑이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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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Rabbitgumi 입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개봉한 지 한 주가 지났습니다.
여전히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고 있는데요.
최근 마블 영화들의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죠.
이번 닥터 스트레인지는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마블 영화에요.
완다의 서사가 꽤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어, 시리즈인 완다비전의 내용을 알고 가야 캐릭터 이해가 될 것 같아요.
여러가지 영화에 대한 느낌을 전달 드립니다.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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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룩 업」가짜 뉴스 때문에 빡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스포없음) | 돈룩업 리뷰 | 돈 룩 업 영화리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 아리아나 그란데 | 빅쇼트 |
? "돈룩업(2021,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리뷰 (*스포없음)
- 돈룩업 영화정보
장르: 코미디, 드라마, SF
감독 | 각본: 애덤 맥케이
원안: 애덤 맥케이, 데이빗 시로타
제작: 제니퍼 매들로프, 애덤 맥케이, 케빈 J. 메식, 스테이시 로버츠 스틸, 스콧 스터버, 제프 G. 왁스먼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롭 모건, 조나 힐, 마크 라이런스, 타일러 페리, 티모시 샬라메, 론 펄먼, 아리아나 그란데, 키드 커디, 케이트 블란쳇, 메릴 스트립, 히메시 파텔 등
촬영: 라이너스 샌드그렌
음악: 니콜라스 브리텔
배급사: 넷플릭스
개봉일: 대한민국 2021년 12월 8일, 미국 2021년 12월 10일, 넷플릭스 아이콘 2021년 12월 24일
화면비: 2.39 : 1
상영 시간: 139분
제작비: 7,500만 달러
- 돈룩업 시놉시스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혜성의 존재를 발견한 두 천문학자
임박한 재앙을 전 인류에 경고하려 언론사를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하지만 다른 데 정신이 팔린 세상은 시큰둥한 반응뿐
"그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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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장르만 로맨스> 30초 예고편
매일매일 버라이어티한 그 작가의 사생활 개봉박두!
쿨내진동 이혼부부
일촉즉발 비밀커플
주객전도 스승제자
알쏭달쏭 이웃사촌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의 사생활이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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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티저 예고편
서울에서 사업으로 잘나간다는 형 토오루(오다기리 죠)의 말만 믿고
아들을 데리고 무작정 한국으로 날아온 츠요시(이케마츠 소스케)는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한 형 때문에 하루아침에 낯선 서울 길바닥에 나앉을 위기에 처한다.
그러자 토오루는 기발한 사업 아이템이 있다며 좌절한 츠요시를 꼬셔 강릉으로 향하고,
기차 안에서 우연히 사연이 가득해 보이는 삼 남매
솔(최희서), 봄(김예은), 정우(김민재)를 만나 동행하게 되는데…
불운만 가득했던 인생에 벌어진 우연 같은 운명!
기적이 간절할 때, 우리는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