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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샤2025-08-06 00:45:36

세상에 완벽한 가족은 없다

영화 <수연의 선율> 리뷰

 

 

무표정하거나 울거나 화난 표정의 가족사진을 본 적이 있는가? 물론 그런 가족사진이 실제 존재할 수도 있지만 촬영 전 콘셉트 회의에서 웃긴 장면을 연출해 보자고 모두가 합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가족사진 속 인물들은 파안대소하거나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가족사진은 끊임없이 '우리 가족은 참 행복해'라고 최면을 거는 매개체다. 가족사진은 적잖이 고리타분한 것 같지만 막상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면 최소한 돈이 아깝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가족사진 속 환한 웃음은 대개 실제 가족의 행불행을 여실히 반영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안다.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가 삶의 진실에 가깝다는 것을.

 

 

 

 

영화 <수연의 선율>의 주인공 '수연(김보민)'은 함께 살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덩그러니 혼자가 된다. 가만히 있으면 꼼짝없이 보육 시설로 가야만 하는 수연은 자신에게 울타리를 제공해 줄 가족을 찾아 나선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선율(최이랑)'이라는 아이를 입양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유리(김현정)'와 '태호(진대연)' 부부를 알게 된다. 유리와 태호가 추가 입양을 고려 중이라는 것을 파악한 수연은 완벽해 보이는 3인 가족의 새로운 일원이 되기 위해 선율에게 접근한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영화 <수연의 선율>은 등장인물들이 큰 감정적 동요를 표현하는 장면 없이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수연의 은밀한 계획이 성공할지, 선율은 왜 이해하기 어려운 말과 행동을 하는지, 혈연이 아닌 마음으로 맺어진 가족이 과연 해피 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지, 관객의 궁금증을 자아내며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인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내내 오뚝하려 애쓰는 수연과 끊임없이 어른들의 눈치를 살피는 선율은 마음에 파동을 일으킨다. 현실 속의 수많은 수연과 선율에게 이 영화가 작은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

 

 

 

 

 

* 씨네랩의 초청으로 7월 29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수연의 선율>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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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스샤

출처 . https://brunch.co.kr/@starshines/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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