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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025-08-07 11:46:14

존윅 세계관 열차의 입석티켓

영화 [발레리나] 리뷰

이 글은 영화 [발레리나]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사진 출처:다음 영화

 

 

영화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확장된 세계관이 많아진다는 것은 좋아할 일이다. 어떤 날엔 이 세계관에서 헤엄 치다가 또 어떤 날엔 다른 세계관으로 다이빙을 하기도 할 수 있으니까. 때론 그런 탐험이 지루해 햇살에 몸을 말리기만 하는 날도 있을 수도 있고.

 

 

 

그러다 시선이 머무는 한 구석탱이에서 9와 3/4 승강장 같은 곳을 발견해 끝없이 연결된 또 다른 어딘가로 첨벙 하고 빠지게 되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는 것이니, 어떤 세계의 넓어짐은 때론 탐험과도 같아서 가끔 손꼽아 기대하기도 한다. 그 덕에 우리는 [해리포터]도, [반지의 제왕]도, [듄] 시리즈 까지도 시공간의 벽을 몇 번이고 넘어가며 맞이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사진 출처:다음 영화

 

 

세계관의 확장이라는 명목 하에 만들어지는 영화들은 관객들의 심리적인 허들도 손쉽게 넘을 수 있다. 강아지 한 마리 때문에 조직 하나를 몰살시킬 기세의 존윅을 보고 나면, 존윅의 목에 현상금이 걸렸다는 설정만 들어도 이름도 모르는 킬러들의 떼죽음을 쉽게 연상할 수 있으니까.

 

 

 

물론 이런 확장, 혹은 스핀오프들이 모두 성공적이라고 할 수 없다. [마녀] 시리즈의 스핀오프라 주장하는 [폭군]을 보아도, 몇억 년 전에 편히 눈을 감았어야 했는데도 자신들을 자꾸 살려놓는 인간들 때문에 또 한 번 영화관으로 출근해야 했던 [쥐라기 공원]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슬쩍 지어진 세계관에 무임승차 하려다 시리즈 자체의 평판도, 그리고 그 얼기설기 올려놓은 세계관마저도 모조리 무너져 아무것도 건질 것이 없어지는 폐허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사진 출처:다음 영화

 

 

그렇게 본다면 이번 영화 [발레리나]의 경우는 꽤나 영리하게 존 윅의 세계관을 차용했다고 말할 수 있다. 환갑의 킬러가 되어버린 존윅이 보여줄 수 없는 빠르고 정교한 타격 액션이라던가. 고생 꽤나 했을 법한 눈 밭에서의 추격전. 그리고 이 세계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 버린 1대 다수의 총격 액션에서 느낄 수 있는 희열(?)이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 작품 자체가 세계관에는 속해있지만, 별개의 작품처럼 보이도록 노력한 덕에 이브(아나 데 아르마스)의 개인적인 이야기나 액션들이 존윅이라는 이름에 완벽하게 묻혀버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만큼 그녀의 역량에 의심을 품거나 약하다라고 느낄 만한 점들은 없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사진 출처:다음 영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욕심을 과하게 부렸다.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 지점 역시 존재한다. 그중 제일 대표적인 장면은 정두홍 무술 감독님이 나오는 클럽 장면이라 할 수 있다. 그녀의 킬러 데뷔전에서 익숙한 얼굴의 현란한 무술을 보는 것이 재미는 있었으나. 사실 통째로 들어내도 영화의 진행상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될 만큼 사족에 가깝다. 그저 지나가는 역할에게 부여되는 쓸데없는 스포트라이트가 영화 초반의 몰입감을 분산시킨다.

 

 

 

또한 존윅의 등장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여태 이야기를 잘 끌어 왔으며 앞 구르기를 하면서 봐도 후속작이 나올 것이 명백한 이브를 존윅이 죽일 이유도 없거니와. 존윅의 무자비한 명성에 걸맞지 않게 이브를 향한 총알 한 발을 아까워하는 모습이 낯설기까지 하다. 그는 여전히 뒤뚱뒤뚱 걷고, 말투마저도 이브보다 느리기에 여태 그녀가 화염 방사기를 쏘아 가며 끌고 온 속도감에 맞지 않게 뒤떨어졌다.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리고 우리가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그의 액션신은 거의 없다시피 하기에 분명 이 구역 바바야가였던 존윅의 존재가 새삼 작고 하찮아 보이기까지 한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사진 출처:다음 영화

 

 

분명히 존윅 세계관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이 세계관 때문에 독립적인 영화 한 편으로서의 단점도 드러내고 있는 꼴이 되어버린다. 마치 헐레벌떡 기차를 잡아 타긴 했지만 시간에 맞는 열차를 잡느라 입석만 겨우 잡아 목적지까지 내내 서서 가는 것 같은 기분이다. 불안정하긴 했지만, 어느 정도의 목적은 이뤘기에 다음 편에서 이 작품에 대한 더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다.

 

 

 

 

 

[이 글의 TMI]

 

1. 복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영화관 옆자리에서 찰옥수수 야무지게 드시는 분을 만남.

 

2. 저도 하나만 주세요(?)

 

3. 일이 너무 많아서 아직 여름 휴가 못 쓴 사람 나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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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M

출처 . https://brunch.co.kr/@iltallife/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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