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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등대2025-08-14 14:54:55

영화를 보면서 커피를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영화속 등장하는 커피, 그 장면과 향을 오래 간직하는 방법

 

 

하루하루 바쁘게 시간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영화가 갖는 의미는 꽤나 크다. 상영시간이 끝날 때까지 외부로부터 단절된 채로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고 영화와 함께 시간을 흘려보낸다는 부분에서 많은 현대인들은 육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위로를 받기도 하고, 마모된 감정이 회복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몸과 마음이 지쳐있을 때 좋은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은 꽤나 많은 부분에서 삶의 질을 높여주기도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공간을 향유하며 복합적인 향과 맛을 음미하며 마시는 커피 한 잔 역시 영화 못지않게 높은 만족감을 주는데, 그래서 오늘은 커피 하면 떠오르는 영화 세 가지를 추천해볼까 한다.

 

 

 

<커피 오어 티> 

 

감독 : 데렉 후이 / 출연 : 류호연, 팽욱창, 윤방

 

 

줄거리 : 도전하는 스타트업마다 1010! 번아웃 직전의 이과형 창업덕후 웨이 진베이대륙 횡단 새벽 배송을 꿈꾸며 고향으로 컴백한 무한 긍정의 예체능형 배달덕후 펑 시우빙’ 2천 년 보이차 고장에서 나홀로 스XX! 마이웨이 바리스타 문과형 커피덕후 리 샤오췬깡시골 윈난에서 의기투합한 극과극 세 청춘의 난리법석 스타트업이 시작된다!

 

 

 

<커피 오어 티>의 배경은 독특하게도 커피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중국의 깡시골 윈난이다. ‘ 점유율 부동의 1위 중국. 특히 녹차 점유율은 압도적이고, 윈난지역의 보이차는 최상의 품질로 유명한 고급차이다. 하지만 작품의 주인공(진베이, 시우빙, 샤오췬)들은 이 윈난에서 저마다의 꿈과 열정을 쏟아 청년들이 모두 떠난 윈난의 저물어가던 잎 차 사업커피 사업으로 탈바꿈시킨다스타트업 덕후지만 1010패의 진베이,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고 정이 많지만 정작 사업분석은 전혀 모르는 배달 덕후 시우빙, 자기만족으로 커피를 재배한다고 하지만 커피 농장 사이즈도 남다르고, 누구보다 인정받고 싶어 하는 커피덕후 샤오췬까지. 누군가에게 커피는 하나의 비즈니스 혹은 한 잔의 음료라는 의미에서 그치지만, 이 세 청춘에게 커피는 꾸준한 도전의 첫 수확이고, 성실함을 보상받는 인정이며, 사랑하는 누군가와의 화합이다. 디테일하진 않지만 커피나무를 심고 생두가 익어 수확을 하며 커피 원두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련의 과정은 마치 청춘과도 닮아있다. 처음엔 큰 가치를 갖지 못하지만, 로스팅을 하면서 점차 깊은 풍미와 향을 지니게 되는 생두.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우리 모두가 아직은 생두이지만 어디서 재배가 되고 어떻게 로스팅되냐에 따라 풍미와 향, 깊이와 무게감이 달라지기에 <커피 오어 티>를 보며 언젠간 내가 원하는 향과 깊이를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담백한 자극을 받아보면 어떨까.

 

 

 

- 추천 -

 

추천 카페 : 안밀 (낙성대역)

 

카페 특징 : 처음 카페를 들어가면 직원의 안내를 통해, ‘안밀이라는 카페 자체를 음미하는 방법을 들을 수 있으며 잔잔한 음악이 어우러져 전시회장에서 커피를 즐기는 기분까지 들게 만든다.

 

 

 

 

 

 

추천 메뉴 : 필터커피 Hot (필터커피 특성상 시즌이나 날씨에 따라 라인업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타이페이 카페스토리> 

 

감독 허우 샤오시엔 출연 계륜미, 임진희

 

 

줄거리 : 누구나 꿈꿀 법한 따스하고 평화로운 공간인 두얼의 카페가 오픈했다. 그녀의 오랜 바람이 드디어 이루어진 것! 하지만 손님들의 발길은 뜸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카페를 운영하던 여동생 창얼은 개업선물로 받은 잡동사니들의 물물교환을 제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들의 카페는 타이페이의 명소로 자리잡는다. 처음엔 탐탁지 않아 하던 두얼도 35개의 비누에 담긴 35개의 도시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 남자와 마음을 주고 받게 되고, 마침내 36번째 이야기를 찾기 위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하는데

 

 

 

타이베이 영화제작 펀드로 조성되어 타이베이시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영화 <타이베이 스카페타리>. 국내에서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통해 많은 팬이 생겼던 계륜미가 출연하면서 화제가 되었는데작품 속 대부분의 장면이 촬영되었던 두얼과 창얼의 카페는 영화를 위해 지어진 공간이 아닌,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 영춘역 쪽에 실제로 운영되는 카페라는 부분 역시 화제가 되었다. 영화의 시작부터 작품은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하나의 회사원처럼 소개한다. 익숙하게 포터필터를 결합해 샷을 내리고, 커피 퍽을 버린 뒤노즐을 한번 닦아주고 스팀을 쳐서 카페라테를 만드는 모습(바리스타의 시선으로 봤을 때 거품양이 라테보단 카푸치노가 맞다고 생각되지만). 마치 회사원이 외부 업체와 컨택하고 미팅을 잡고 보고서를 써서 상사에게 제출하는 모습과 다를 게 없다. 물론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디저트 역시 어떻게 찍어야 먹음직스럽게 보이는지도 넌지시 알려주는, 미래의 카페 창업자에게도 도움이 될법한 장면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간질간질 곁들이는 로맨스, 고즈넉한 공간 다정한 사람들, 자매의 꿈과 사랑이 한데 어우러지는 과정을 보면 금방이라도 커피 향과 달콤한 빵냄새가 가득한 감성카페에 와있는 듯하다. 또한 관객들에게 던지는 몇몇 질문들은 꽤나 달콤한 꿈을 꾸게 만들기도, 조금 씁쓸한 현실을 직시하게도 만드는데, 카페라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도 닮아있는 부분이 많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손님의 입장에서 카페는 큰 걱정과 문제없이 섬세하게 커피를 내리며 시간을 향유하는 예술가처럼 보인다면,정작 카페업을 하는 이들에게 그 공간은, 재료비와 인건비, 빨리 메뉴를 준비해야 하는데 재료가 떨어지지 않게 발주도 넣으면서 위생도 신경 써야 하는 전쟁터 그 자체. , 물론 필자를 포함한 모든 바리스타가 비극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 추천 -

 

추천 카페 : 아이덴티티커피랩 (합정역)

 

카페 특징 : 음료를 재주문 시 1000원씩 할인이 들어가서, 처음엔 커피를 즐기다 재주문할 때는 논카페인 메뉴를 즐기는 것 역시 추천한다. 특히 에스프레소와 라떼가 일품이다.

 

 

 

 

 

 

추천 메뉴 : 에스프레소 (쿠키와 곁들이면서 씁쓸함과 달콤함을 같이 즐겨보는 걸 추천한다.)

 

 

 

 

 

 

<퍼펙트 데이즈> 

 

감독 빔 벤더스 출연 : 야쿠쇼 코지

 

 

도쿄 시부야의 공공시설 청소부 히라야마는 매일 반복되지만 충만한 일상을 살아간다. 오늘도 그는 카세트 테이프로 올드 팝을 듣고, 필름 카메라로 나무 사이에 비치는 햇살을 찍고, 자전거를 타고 단골 식당에 가서 술 한잔을 마시고, 헌책방에서 산 소설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이가 소원한 조카가 찾아오면서 그의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긴다.

 

 

 

매일매일을 반복하는 삶 속에서 기뻐하고 설레하며 찰나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도쿄의 청소부 히라야마’. 그의 삶은 매시간 매분 매초마다 계획이 짜여있는 것처럼 촘촘하다. 하루를 보낸다는 표현보다 하루를 해낸다는 표현이 더 가까울 만큼 크고 작은 그만의 루틴을 따라가다 보면 의외로 히라야마는 사색을 즐기고 여유를 음미할 줄 아는 사람이다. 출근하기 직전엔 어떤 올드팝을 들을지 고민하며 시간도 보내고, 이젠 꽤 비용이 드는 취미인 필름카메라로 햇살을 찍고, 가볍게 술도 즐긴다. 그런 히라야마 집 밖을 나와 처음으로 시작하는 루틴은 바로 집 앞 자판기에서 캔커피 뽑아마시기. ‘히라야마가 항상 마시는 캔커피는 산토리의 캔커피 브랜드 보스의 카페오레. 한국의 레쓰비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카페에서 막 제조된 시원하고 진한 카페라테도 좋지만, 아주 가끔은 적당히 시원하면서 가볍고, 은은한 단맛이 묘하게 계속 찾게 되는 시기가 있다생각해 보면 보스의 카페오레는 히라야마의 삶과도 닮아있는 구석이 꽤나 있다. 특별한 자극으로 가득 차있기보단 은은하고 연한 느낌부터 시작해, 비싼 가격 대신 접근성과 대중성이 높아 꼭 필요한 카페오레는 큰돈을 벌진 못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꼭 필요한 일을 해주는 청소업 종사자 히라야마의 삶과도 닮아있다. 커다란 프로젝트를 끝낸 하루도 완벽한 하루지만, 커다란 사건 사고 없이 뜨는 해와 저무는 해를 모두 보며 소소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 역시 완벽한 하루이듯, ‘히라야마에게 카페오레는 일상의 한 순간을 부담스럽지 않게 채워주고, 근무의 시작을 알리는 첫 루틴인 셈이다.

 

 

 

 

 

 

 

 

- 추천 -
추천 카페 : 카페 꼬메노 (건대입구역, 어린이대공원역)
카페 특징 : 주택가 골목사이에 작은 간판에 숨어있는 맛집인데, 내부는 은은한 조명에 가득 찬 식물, 고소한 원두향이 가득해서 퍼펙트 데이즈의 히라야마처럼 잠깐의 여유를 만끽하기에도 좋다.
추천 메뉴 : 카페오트라테 (카페오트라떼는 커피의 쓴 맛을 귀리우유가 고소하고 은은한 달콤함으로 잡아줘서 돌아서면 계속 생각나는 맛이다. 디저트는 많지 않지만 그 대신 퀄리티를 높인 티라미수는 달콤, 촉촉쌉싸름함까지 고루 느껴지는 추천 메뉴이다.)

 

 


 

좋은 영화한 편은 좋은 스승한 명에게 가르침을 받은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맛있는 커피한 잔은  이해해 주는 친구 한 명과 대화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 콘텐츠가 부디 좋은 영화 한 편과 좋은 커피 한잔 같이 작은 여유와 미소를 건네줄 수 있기를 바란다.

 

작성자 . 영화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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